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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33조원 공룡 펀드, 구조조정·혁신DNA 심을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33조원 공룡 펀드, 구조조정·혁신DNA 심을까

    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국유자본 벤처캐피털펀드’(국유자본 펀드) 창립 출범식이 중국 경제계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출동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國資委) 부주임 멍젠민(孟建民)을 비롯해 중국 광둥(廣東)성 부서기겸 선전(深?)시 당서기 마싱루이(馬興瑞), 선전시장 쉬친(許勤), 중국건설은행장 왕쭈지(王祖繼), 중국우정저축은행장 뤼자진(呂家進) 등이 참석해 국유자본 펀드의 출발을 축하했다. 멍젠민 국자위 부주임은 이날 축사를 통해 “ 국무원의 승인을 거친 국유자본 펀드의 출범으로 국유기업의 개혁과 국유자본의 운용이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국유기업과 국유자본에 대한 개혁을 촉진하고 기업 혁신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전담 기관 중국국신홀딩스가 운용 중국에 공룡 구조조정 펀드가 등장했다. 중국의 뒤떨어진 제조업 기술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하는 300억 달러(2000억 위안·약 33조원) 규모의 초대형 국유자본 펀드가 설립돼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대형 은행들과 국유기업 등을 중심으로 산업 효율화를 촉진하는 기술에 투자하는 국유자본 펀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중국 경제에 혁신 유전자(DNA)를 불어넣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에 따라 바오산(寶山)철강과 우한(武漢)철강의 합병을 비롯해 철강·석탄·중장비 국유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의 실무는 이 펀드를 통해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가 당장은 국유기업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더라도 나중에는 성장성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신성장산업을 육성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국유자본 펀드 운용은 국자위 산하의 국유기업 자산 구조조정 전담 기관인 중국국신(中國國新)홀딩스가 맡았다. 펀드의 초기 자본금은 1000억 위안(약 16조 6700억원) 규모다. 이 중 중국국신이 340억 위안을 출연해 최대 주주 역할을 떠맡았다. 나머지는 중국우정저축은행(300억 위안), 중국건설은행(200억 위안), 선전시투자공사(160억 위안)가 각각 분담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달 23일 전했다. 펀드 규모는 향후 2000억 위안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유자본 펀드는 우선 기업을 선별해 선택적으로 투자할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공급 과잉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유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돈 풀기 대신 민간 투자로… 부동산 과열 차단 중국이 정부 주도로 국유자본 펀드를 조성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국유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고 SCMP가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양적완화 등의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은행들에만 자금이 몰릴 우려가 있는 까닭에 민간 차원의 펀드를 통해 적재적소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선젠광(沈建光) 홍콩 소재 미즈호증권 선임 아시아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국유자본 펀드를 일종의 부양책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경제 시스템에 직접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유동성 공급은 자칫 부동산이나 금융회사에만 집중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국유자본 펀드가 1970년대 국영기업을 개혁하기 위해 출범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진행한 프로젝트와 비슷한 개념”이라면서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지만 어느 정도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테마섹을 통해 선택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영기업을 도태시키고 산업적으로 중요한 회사를 키워 냈다.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싱가포르식 모델, 중국 운영 방침 달라 성공 미지수 하지만 싱가포르 개혁 투자 방식은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운영 방침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 데 문제가 있다. 그간 중국 정부는 이러한 투자 모델을 도입하는 것을 주저해 왔다. 투자 대상 기업의 자율성이 강조되면 국유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탓이다. 일각에서 중국 정부가 이미 국유기업에 대한 공산당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싱가포르식 국영기업 개혁 투자가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룽카이위안(龍開元) 중국과학기술발전전략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국유자본 펀드의 계획이 성공할지는 좀더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적자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기 위해 시장 원칙에 따라 대규모 펀드를 운용하려면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 [사설] 막 오른 정기국회, 민생만 바라보라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이번 정기 국회에 거는 기대는 특별하다. 4·13 총선의 민의가 요구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 협치의 시험대인 까닭이다. 그러나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생 문제가 찬밥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인사말을 통해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와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의 소통 부재를 비판하자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것만 봐도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한다. 정기국회 개회와 함께 장관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각종 청문회가 잇따라 개최된다. 국정감사 기간에는 사드 배치로 갈라선 국론과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를 놓고 또다시 격돌할 게 뻔하다. 민생법안 처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서비스발전기본법을 비롯한 경제 관련법, 노동개혁 4법과 규제프리존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정했다. 야권은 이에 맞서 고위공직비리수사처설치법, 청년일자리창출법, 상법개정안, 세월호특별법 등을 앞세우고 있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 주목된다. 아울러 정기국회 본연의 업무인 400조원이 넘는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진통이 불가피하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누리과정 예산을 처리하려면 먼저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법안부터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추경안 합의 과정에서도 확인했듯이 여야가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밖에도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정치·외교·안보·경제·사회 문제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정기국회 개회식에 맞춰 추경안이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추경안 합의 과정에서 여야가 양보는커녕 합의 사항을 번복하는 등 협치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추경안 최종 합의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조금씩 양보한 타협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여야 지도부는 추경안 사례를 거울삼아 정치력 부재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여야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는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당의 정체성에 반하는 내용까지 강요하는 것은 협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도 처리된다는 보장이 없다. 여야 합의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야는 무쟁점 민생법안을 볼모로 정쟁을 하는 폐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쟁점이 있는 민생법안이라도 만족할 수는 없어도 한발씩 양보하는 타협의 정신이 요구된다. 민생을 외면하는 정당은 내년 대선에서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두렵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추미애 “사드 반대 소신 변함없지만 중론 따르겠다”

    추미애 “사드 반대 소신 변함없지만 중론 따르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기존보다 강경한 노선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념 성향도 중도·실용 노선을 탔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때보다 ‘좌클릭’하는 것으로 영점을 조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각종 정치 현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새달 2일 워크숍서 당론 여부 결정 추 대표는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는 다음달 2일 의원 워크숍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사드 배치 관련 당론 채택 문제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반대 당론’을 지지하는 추 대표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드 당론 채택 문제는 추 대표의 노선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성 강화로 ‘도로 민주당’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중원 공략도 중도개혁 정당이란 정체성을 통해 지지층 결속이 뒷받침돼야 이뤄질 수 있다”며 당 정체성 강화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추, 노동4법에 부정적 정부와 여당이 요구하는 노동개혁 4법(근로기준법·파견법·산재보상법·고용보험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법, 규제개혁특별법 등 경제활성화법 처리도 ‘추미애 체제’ 내에선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추 대표는 특히 노동개혁 4법에 반대하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달 26일 한국노총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노동자의 근로 조건과 고용 안정을 악화시키는 성과연봉제와 일반 해고를 밀어붙이고 파견법 개정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전 대표 체제에서 강조해 온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다. 앞서 추 대표는 지난 19대 국회 때 동료 의원 104명의 서명을 받아 국무총리 산하에 경제민주화위원회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제민주화기본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추 대표는 김 전 대표 시절 경제민주화 주요 추진 법안인 법인세 인상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대통령도 제1야당 대표도 여성… 한번도 가지 않은 길 가는 한국

    대통령도 제1야당 대표도 여성… 한번도 가지 않은 길 가는 한국

    지난 27일 추미애(오른쪽)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헌정 사상 초유의 ‘여성 여야 영수(領袖) 시대’가 열렸다. 현직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동시에 여성인 경우는 우리 정치 사상 처음으로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나아가 지나치게 정쟁적인 특징을 보이는 한국 정치 현실에서 여성 정치 리더십이 기존의 남성 리더십과 어떤 차별성을 보일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과 함께 대한민국이 한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새달 박대통령-여야 지도부 회동 전망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 대통령(왼쪽) 취임 이후 새누리당에서 한번도 여성 대표가 나온 적이 없다는 점에서 보면, 추 대표 선출은 여야를 막론한 ‘첫 여성 대통령-첫 여성 유력 정당 대표’라는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 2014년 당시 박영선 의원이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2개월간 임시로 이끈 적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정식 당 대표는 아니었다. 또 추 대표 이전에 이미 정의당에서 여성인 심상정 대표가 뽑혔지만 정의당은 원내교섭단체가 아니다. 과거 대통령이 집권당 총재를 겸했던 권위주의 정치 시절이라면 여성 대통령과 여성 야당 당수가 청와대에서 만나 담판을 짓는 ‘여성 여야 영수회담’도 가능해진 셈이다. 영수회담까지는 아니더라도 박 대통령은 다음달 중으로 여야 3당 지도부와 회동할 것으로 보여 여성 대통령과 여성 제1야당 대표의 만남이 임박해 있는 상황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여야 3당 원내대표와 만나 당 대표 회동을 분기별로 정례화하기로 합의했었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박 대통령은 다음달 초 해외 순방과 중순의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인 하순쯤 3당 대표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女장관 2명뿐… “여성 정치시대” 일러 여성 여야 영수 시대는 대통령제 대표 국가인 미국을 비롯해 우리보다 민주정치 역사가 앞선 대부분의 선진국도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사례여서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을 만하다. 지극히 남성 위주의 유교적 왕조시대에서 벗어나 민주정치가 도입된 지 불과 68년 만에 이뤄진 변화라고 보면 드라마틱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반면 현재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여성은 전무하고, 박근혜 정부 내각 19명 중 여성 장관은 2명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여성 정치시대’라고 부르기엔 한참 이른 측면도 있다. 20대 총선 당선자 300명 중 여성이 5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건 그나마 고무적인 부분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안철수 내년 ‘대선 도전’…“정권교체는 시대과제, 모든 것 바치겠다”

    안철수 내년 ‘대선 도전’…“정권교체는 시대과제, 모든 것 바치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정치를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고 시대를 바꾸라는 명령을,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반드시 정권 교체하라는 명령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제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며 대권 도전을 사실상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28일 광주에서 무등산을 다녀온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년 겨울, 서설이 내린 무등산에 와보고 싶다. 낡은 시대를 끝내고 새 시대를 열어가는 무등의 아침을 다시 맞고 싶다”면서 “다음 대선은 양 극단 대 합리적 개혁세력 간 대결이 될 것이다. 이제 양 극단은 과거이고 합리적 개혁세력은 대한민국의 미래로, 내년 대선은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국민 마음속에 합리적 개혁세력에 대한 생각이 잠복해 있다가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것”이라면서 “저희는 문호를 활짝 개방할 것이다. 스스로 시험대를 만들고 끊임없이 돌파해 최종적인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제3세력’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총선 민심이 저희를 세워주셨는데 이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총선 민심에 반한다”면서 사실상 국민의당 중심의 새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총선 의미를 잘 짚어보면 거대 양당에 대한 심판으로,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도도한 민심의 흐름이 내년 대선에서 폭발할 것”이라면서 “투표율도 엄청나게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지난 4년간 사회적 격차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강조하면서 “4년 전에는 힘듦과 고단함이었다면 지금은 분노로, 정권교체로 시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와 음주운전 교통사고 후 경찰 신분을 숨긴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임명 등과 관련해서는 “이게 나랴냐.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면서 “대통령은 한마디 사과도 없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총선 이후 국민의당이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한 점과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 개편,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사안에 대해 여야 3당 중 가장 먼저 제안한 것을 성과로 언급했으나 “의원 수가 적은데 선택과 집중이 미흡했다”는 아쉬움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3조원짜리 공룡 구조조정 펀드 등장

    33조원짜리 공룡 구조조정 펀드 등장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유자본 벤처캐피털 펀드’(국유자본 펀드) 창립 출범식에 중국 경제계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國資委) 부주임 멍젠민(孟建民)을 비롯해 중국 광둥(廣東)성 부서기겸 선전(深圳)시 당서기 마싱루이(馬興瑞), 선전시장 쉬친(許勤), 중국건설은행장 왕쭈지(王祖繼), 중국우정저축은행장 뤼자진(呂家進) 등이 참석해 국유자본 펀드의 출발을 축하했다. 멍젠민 국자위 부주임은 이날 축사를 통해 “ 국무원의 승인을 거친 국유자본 펀드의 출범으로 국유기업의 개혁과 국유자본의 운용이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국유기업과 국유자본에 대한 개혁을 촉진하고 기업 혁신을 지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공룡 구조조정 펀드가 등장했다. 중국의 뒤떨어진 제조업 기술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하는 최대 300억 달러(약 33조 6750억원) 규모의 초대형 국유자본 펀드가 설립돼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대형 은행들과 국유기업 등을 중심으로 산업 효율화를 촉진하는 기술에 투자하는 국유자본 펀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중국 경제에 혁신 유전자(DNA)를 불어넣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에 따라 바오산(寶山)철강과 우한(武漢)철강의 합병을 비롯해 철강·석탄·중장비 국유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의 실무는 이 펀드를 통해 진행할 공산이 크다. 펀드가 당장은 국유기업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더라도 나중에는 성장성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신성장산업을 육성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국유자본 펀드 운용은 국자위 산하의 국유기업 자산 구조조정 전담 기관인 중국국신(中國國新)홀딩스가 맡았다. 펀드의 초기 자본금은 1000억 위안(16조 8120억원) 규모이다. 이중 중국국신이 340억 위안을 출연해 최대 주주 역할을 떠맡았다. 나머지는 중국우정저축은행(300억 위안), 중국건설은행(200억 위안), 선전시투자공사(160억 위안)가 분담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전했다. 펀드 규모는 앞으로 2000억 위안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유자본 펀드는 우선 기업을 선별해 선택적으로 투자할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공급과잉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유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정부 주도로 국유자본 펀드를 조성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국유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고 SCMP는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양적완화 등의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은행들에만 자금이 몰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민간 차원의 펀드로 적재적소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선젠광(沈建光) 홍콩 소재 미즈호증권 선임 아시아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국유자본 펀드를 일종의 부양책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경제 시스템에 직접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이같은 유동성 공급은 자칫 부동산이나 금융회사에만 집중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국유자본 펀드가 1970년대 국영기업을 개혁하기 위해 출범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진행한 프로젝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라면서도 어느정도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확보하는게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는 테마섹을 통해 선택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영기업을 도태시키고 산업적으로 중요한 회사를 키워냈다.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싱가포르 개혁 투자 방식은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운영 방침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데 문제가 있다. 그간 중국 정부는 이러한 투자 모델을 도입하는 것을 주저해왔다. 투자 대상 기업의 자율성이 강조되면 국유기업에 대한 통제력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탓이다. 일각에서 중국 정부가 이미 국유기업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싱가포르식 국영기업 개혁 투자가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룽카이위안(龍開元) 중국과학기술발전전략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국유자본 펀드의 계획이 성공할지는 좀 더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적자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기 위해 시장 원칙에 따라 대규모 펀드를 운용하려면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공수처 설치, 檢의 우병우 수사에 달렸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재로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의 비리 의혹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데 따른 결과다. 초미의 관심 속에 현직 민정수석에 대한 특별감찰이 진행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결국 공은 검찰로 넘겨졌다. 검찰이 어떻게 운신할지에 국민의 시선이 옮겨진 것은 당연하다. 그런 검찰이 지금 얼마나 난감할지는 손금 보듯 빤하다. 청와대에 버티고 있는 핵심 권력을 수사해야 하는 사실만으로도 곤혹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설상가상 이 특감까지 감찰 내용 누출 의혹으로 고발된 상황이다. 검찰의 입장만 살피자면 그야말로 진퇴양난, 사면초가다. 그러니 사건 배당에서부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모양이 역력하다. 두 사람 중 누구를 먼저 조사하는지에서부터 향후 얼마만큼의 수사 의지로 어떤 처분을 내릴지 등에 이르기까지 검찰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적 중립성의 시험대에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이 특감은 유출된 발언록에서 “경찰에 자료를 달라고 하면 하늘만 쳐다보며 딴소리한다”고 감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유출 의혹의 불법성 여부와 별개로 그가 감찰 직무 수행이 원활했으면서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특별감찰관은 감찰 대상자의 비위 행위를 조사만 할 뿐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등의 강제수사권이 없다.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는 있되 그나마 당사자가 응하지 않으면 강제할 방법도 없다. 이빨 없는 호랑이가 사정기관의 현직 사령탑을 무슨 용빼는 재주로 조사할 수 있었겠는가. 특별감찰관제의 한계와 무용론이 심각하게 지적되는 까닭이다. 야당은 강제수사권을 확보해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성역 없이 실세 권력의 비리까지 파헤치려면 공수처가 대안이라는 여론도 빠르게 가세하고 있다. 인터넷 공간만 일별해도 지칠 대로 지친 민심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막장극이 현실에서 펼쳐지니 극장에 갈 필요가 없다”는 비탄을 쏟아낸다.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검찰의 행보를 응시하고 있다. 그 현실이 얼마나 엄중한지 검찰은 알아야 한다. 검찰의 빈약한 수사 의지로 납득할 결과가 나오지 못한다면 공수처 도입이 유일한 해법으로 본격 논의될 수밖에 없다.
  • 與 비박계, 禹수석 자진사퇴 압박

    與 비박계, 禹수석 자진사퇴 압박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 검찰에 수사 의뢰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사퇴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수석 논란에 대해 “우리나라 사정기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을 상황에서) 그 자리에 있어서 되겠느냐”면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면서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지금까지 우 수석에 대해 한마디도 안 했는데, 그만큼 우 수석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라면서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감찰관이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8·9 전당대회’에서 비박(비박근혜)계 단일 후보로 당권에 도전했던 주호영 의원은 지난 19일 “국민 여론 등을 정무적으로 판단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지난 18일 “대통령과 정부에 주는 부담감을 고려해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각각 우 수석의 사퇴론을 제기했다. 특히 김 전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우 수석에 대한 사퇴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비판 여론이 정부를 넘어 여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친박근혜)계는 “검찰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론만 내세울 뿐, 우 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도 21일 “유구무언”이라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우 수석의 거취 문제가 자칫 계파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도 있다. 비박계가 사퇴 주장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이 대표로서는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원내대표 역시 정치적 소신과 당내 주류인 친박계와의 관계 설정 문제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정현 인사 코드 ‘친박당’ 지우기

    이정현 인사 코드 ‘친박당’ 지우기

    대선주자 측근 기용 여부 관심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이번 주 첫 당직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인사’(人事)로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 대표는 계파·지역 편향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어떤 ‘탕평인사’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받고 있다. 또 내년 대선을 대비한 지역 조직 정비 과정에서 ‘탈계파’ 원칙이 지켜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원내 문제는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이 전담하고, 주요 당직은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꾸리겠다고 공약했기에 원외 인사가 대거 발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표는 특히 ‘도로 친박당’을 면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호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모든 인사가 친박계로 분류되기 때문에 계파 균형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계파 색이 옅은 재선의 윤영석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원외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의 측근을 몇 명이나 기용할지도 ‘이정현식’ 인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대선 주자들을 배려한 인사는 계파 화합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으면 계파 갈등은 다시 첨예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 조직 정비도 이 대표에겐 막중한 임무다. 원외 위원장이 누구냐에 따라 내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후보별 유불리가 갈릴 수 있어서다. 새누리당은 4·13 총선 참패 이후 4개월 동안 전국 253개 지역구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다. 당협위원장도 형식적으론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이 대표는 신설되는 당무감사위원회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 및 부실 조직 물갈이에 나선다. 그러나 새 대표가 실시하는 지역구별 당무 감사가 그동안 상대 계파 인사 ‘솎아내기’ 차원으로 인식돼 왔고, 계파 갈등 탓에 감사가 제대로 이뤄진 적도 없기 때문에 이 대표 역시 과거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찮다. 당무 감사를 할 때 계파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조직위원장 임명 시 어떻게 계파를 안배할지가 분수령이다. 아울러 ‘젊어진 지도부’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지도부가 평균 2.4선으로 너무 젊다 보니 당 운영에 있어 다선 의원의 경륜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세대교체 측면에선 바람직하지만, 다선 의원들이 당 운영에 참여해 선수 조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4선 이상 의원들을 ‘뒷방 늙은이’로 전락하지 않게 할 묘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당·청 관계 재정립에 이정현號 성패 달렸다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 대표를 비롯해 총선 공천 과정에서 ‘진박(진정한 친박) 감별사’ 별칭을 얻었던 조원진 최고위원, 충청권 대표 친박 이장우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를 친박계 인사들이 장악함에 따라 일각에선 ‘도로 친박당’이란 비판도 나온다. 이 대표는 그제 수락 연설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리고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했지만 강력한 솔선수범이 없다면 공허한 말장난에 그치고 말 것이다. 사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의 고질적 계파 갈등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비박계는 단일 후보를 만들어 가며 친박계의 총선 패배 책임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총선 참패 후 외부 인사들을 영입해 구성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계파 해체를 공식 선언했지만 오히려 계파 실력자들이 세몰이 등을 통해 계파 갈등을 조장해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파국·분당도 불사할 듯 감정적 대결로 치달았던 두 계파의 누적된 앙금을 하루속히 걷어 내는 것이 이정현호(號)의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친박계 일색의 새 지도부가 과연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헌정 사상 최초의 호남 출신 보수 여당 대표 선출을 ‘외연 확대’로 평가하지만 오히려 친박계 일색으로 당이 오그라들었다는 비판도 엄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실 ‘도로 친박당’이라는 다소 비아냥 섞인 표현에는 과거 친박 체제의 구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당이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비정상적인 당·청 관계의 부활도 핵심적인 우려 사항 가운데 하나다. 이 대표는 청와대 홍보수석이던 2013년 박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불통’ 지적에 “국민 전체에 더 큰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을 방해하고 욕하는데 그것도 불통이라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했을 만큼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확신하고 있다. 취임 첫날인 어제는 또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굉장히 긴 기간”이라면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가와 국민, 민생, 경제, 안보를 챙기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물론 박 대통령의 성공적 직무 완수는 국가적 차원에서나 국민을 위해서나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는 이제 박 대통령과의 ‘특수관계’를 의도적으로라도 잊어야 한다. 이 대표가 인정할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이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를 비롯해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 리더십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임기 말 집권 여당의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를 이끌며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수평적 당·청 관계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노”를 외쳐야 한다. 오늘 박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그 시험대로 삼기 바란다.
  • 보수여당 ‘키’ 잡은 첫 호남 대표

    보수여당 ‘키’ 잡은 첫 호남 대표

    ‘비박계 단일후보’ 주호영 제쳐 강석호 빼곤 모두 친박 지도부 계파 청산·정권 재창출 ‘과제’ ‘朴대통령 복심’ 당청관계 주목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을 이끌 새 대표에 이정현 의원이 9일 공식 선출됐다. 보수정당 사상 최초로 호남 출신 대표가 탄생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비박(비박근혜)계 단일 후보인 주호영 의원은 2위에 그쳤다. 8명이 도전장을 던진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친박계 조원진·이장우, 비박계 강석호 후보가 각각 1~3위를 기록해 최고위원이 됐다. 여성 몫 최고위원 의무 할당 규정에도 불구하고 여성인 친박계 최연혜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4위에 올라 새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번 전대에서 신설된 청년 최고위원에는 친박 성향의 유창수 후보가 당선됐다. 이정현 대표 체제는 ‘계파 청산’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양대 과제를 안고 있다. 4·13 총선과 전대 경선 과정에서 노골화된 계파 갈등 해소 여부가 체제 안착을 가늠할 첫 시험대다. 바로미터는 당직 인선이다. 친박계 중심의 ‘쏠림 인사’는 비박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탕평 인사’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던 양 계파를 ‘한 바구니’에 쓸어담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숙제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공천제도를 정비하는 작업 역시 계파 갈등의 새 불씨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이 신임 대표가 대선 체제 조기 가동을 공언한 만큼 잠룡을 중심으로 한 당내 세력 재편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 같은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특정 잠룡을 지원 또는 옹립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낙오한 잠룡과 그 세력의 이탈을 차단하는 게 새 지도부의 고민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청 관계를 설정하는 문제도 새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 신임 대표로서는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취약한 지지 기반을 감안하면 정치적 고립과 확장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형국에 놓일 수 있다. 자칫 박 대통령이라는 현재 권력과 차기 대선 주자라는 미래 권력 사이에서 균형감을 잃을 경우 체제 자체가 위협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車·쇼핑·문화를 품다… 정용진의 ‘하남 실험’

    車·쇼핑·문화를 품다… 정용진의 ‘하남 실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 역량을 총집결해 다음달 문을 여는 국내 최대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이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실험실’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 ‘테슬라’의 1호점이 입점을 앞두고 있고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와 패션 브랜드 ‘데이즈’ 등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들이 총출동해 그룹 성장동력의 미래도 시험대에 오른다. 7일 신세계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스타필드 하남에 테슬라 전시장 입점을 확정하고 최종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많은 쇼핑몰이 테슬라를 ‘앵커태넌트’(사람들을 유인하는 대표 매장)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스타필드 하남 전시장 오픈을 시사했다. 정 부회장은 2014년 미국에서 테슬라의 ‘모델S’를 직접 들여온 국내 1호 테슬라 소유주이기도 하다. 스타필드 하남에는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단독 전시장과 현대차 브랜드 체험관도 각각 330㎡ 규모로 들어선다. BMW와 미니(MINI) 두 브랜드를 모두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BMW 미니 시티라운지’도 유럽 외 지역에서 최초로 문을 연다. 모터사이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전시장도 세계 최대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실내에서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를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는 쇼핑몰은 스타필드 하남이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자체 브랜드들도 스타필드 하남을 데뷔 무대로 삼았다. 스타필드 하남은 이마트의 자체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와 ‘노브랜드’를 직접 먹어 보거나 요리해 볼 수 있는 ‘PK마켓’을 처음 선보인다. 각각 올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바라보는 이들 브랜드를 통해 신세계그룹이 간편식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발판을 스타필드 하남으로 정한 셈이다. 이마트에만 매장을 두고 판매했던 의류 브랜드 ‘데이즈’도 스타필드 하남을 통해 본격적으로 브랜드 독립을 알린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데이즈’가 이마트의 유통망을 떠나서도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을 지니는 것이 목표”라면서 “스타필드 하남의 첫 번째 단독 매장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시험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경제 블로그] ‘그놈 목소리’ 공개 주역도 재취업 퇴짜 맞은 금감원

    [경제 블로그] ‘그놈 목소리’ 공개 주역도 재취업 퇴짜 맞은 금감원

    요즘 금융감독원은 공직자윤리위원회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퇴직 후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려던 ‘OB’(선배)들이 줄줄이 취업 심사에 발목을 잡혀서죠. 공직자윤리위는 지난 6월 김용우 전 금감원 선임 국장의 KB생명 전무이사 재취업에 ‘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조성목 전 금감원 국장조사역의 연합자산관리(유암코) 감사 재취업을 퇴짜 놨습니다. 4월에 이어 재차 취업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취업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조 전 국장은 ‘그놈 목소리’(보이스피싱 사기범 실제 음성)를 공개했던 주역입니다. 관련 피해를 크게 줄인 공을 인정받아 올해 2월 국민훈장 목련장(공무원에게 주는 최고 훈장)까지 받았지요. 인사혁신처 측은 “직무 연관성과 더불어 조 전 국장이 유암코 업무(부실채권 매입, 자산관리 등)와 관련해 독보적인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어 취업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암코는 구조조정 전문회사인데 조 전 국장은 서민금융 전문가입니다. 그렇더라도 금감원은 입을 샐쭉거립니다. 금융위원회 출신인 송재근 전 과장(감사담당관)은 지난달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에서 생명보험협회 전무로 취업 승인을 받아서죠. 여기에는 금감원 출신에 대한 재취업 심사 문턱이 높아졌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습니다. 금감원은 그동안 민간영역(공직유관기관)으로 분류돼 공직자윤리위 취업 심사가 그리 깐깐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들어 7월까지 금감원 출신이 금융사 재취업을 신청한 10건 중 7건은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아직까지는 ‘깐깐하다’고 볼멘소리를 낼 정도는 아니라는 얘깁니다. 오는 9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우리 사회는 전례가 없던 ‘청렴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금감원 역시 ‘관행’이란 이름으로 그동안 당연시 여겨오던 ‘특권’들을 내려놔야 할 때로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김영란법 ‘Go’… 400만명 ‘청렴 시험대’

    김영란법 ‘Go’… 400만명 ‘청렴 시험대’

    ① 언론인·사립학교 교원 적용 ② 배우자 금품 수수 신고 의무 ③ 허용 금품 대통령령에 위임 ④ 부정청탁·사회상규도 명확 공직자와 언론인, 사립교원은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1회 100만원 이상, 1년 3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농·축산업과 유통업 등 관련업계의 반발과 정치권의 분분한 개정 논의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은 예정대로 9월 28일 본격 시행될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공무원뿐 아니라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 및 가족들까지 대략 400만명이 이 법의 직접 적용 대상이라는 점에서 국민생활과 국내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주요 쟁점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재 재판관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권의 개정 논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헌재는 28일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4개 쟁점에 대해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규정한 부분에 대해 헌재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이 법의 목적, 교육 및 언론의 공공성과 이를 근거로 한 국가와 사회의 각종 지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에게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금품 수수를 금지한 입법자의 선택은 수긍된다”고 판단했다. 배우자가 법이 금지한 금품을 수수한 경우 법 적용 대상자가 이를 신고하도록 한 조항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거나 그 제공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신고와 제재 조항에 따라 처벌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수수가 허용되는 금품과 외부강의 사례금의 가액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해 정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부정청탁’과 ‘사회상규’의 개념과 규제 행위 유형이 명확한지에 대해선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정치권은 이날 헌재의 합헌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농축산업계 등의 우려를 불식할 법 개정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ARF 이후 韓 외교 ‘확고한 포지션’ 있나

    “평화적 해결·주권 존중 같은 원칙 있어야 G2 눈치 안 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 우리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진단과 관련,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27일 이번 ARF에서 중국이 보인 반응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원칙에 따라 설득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가 안보 이익을 택할 때는 중국과의 마찰을 계산하고 이런 부분을 감내하기로 한 것으로 지금 한·중 갈등은 충분히 우리가 예상한 범위”라면서 “중국의 반응에 너무 민감해하거나 과장할 필요 없이, 중국 외교가 중시하는 체면과 위신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도 “중국 측의 현란한 제스처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이 대화 채널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건 사드로 한·중 관계를 악화시키고 싶지는 않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 주권 존중 같은 원칙을 지키는 외교를 하지 않으면 매번 사안마다 분열할 수밖에 없다”면서 “확고한 포지션이 없으면 사안마다 미·중의 눈치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사드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는 만큼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현재 들여오기로 한 사드 1개 포대는 북핵 대응 목적이라고 설명하면 정당화될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추가 배치나 기술개량에 대해서는 앞으로 국회 비준 절차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사드 외교를 계기로 중국을 압박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사드 문제를 얘기할 때 사드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라고 하는데 우리도 똑같이 중국에 남중국해에서의 군사행동이 평화와 안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되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中, 아세안 ‘남중국해 외교전’ 일단 승리

    베트남·말레이 등 관련국은 반발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이 많이 포함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흔들기에 성공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진통 끝에 공동성명을 냈으나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비판이나 중국의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 대한 반응 등 핵심 문구가 빠졌기 때문이다. 2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은 연례 외교장관회담 이틀째인 이날 남중국해 분쟁 등에 대해 원론적인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최근 진행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남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PCA 판결이나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입장은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PCA에 소송을 제기해 유리한 판결을 끌어낸 필리핀과 분쟁 핵심 당사국인 베트남 등은 이런 내용을 성명에 담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가 적극적으로 반대하면서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결국 전날 3차례 회의에 이은 25일 긴급회의를 거치고도 아세안의 ‘전원합의’ 의사결정 원칙 앞에 무너진 필리핀은 요구를 접었고 중국은 공개적으로 캄보디아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4일부터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외교 수장과 연쇄 회동하며 아세안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아세안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문제에서 공동성명 발표에 실패하면서 회원국 간 불신이 커지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베트남은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는 아세안 회원국의 연대를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였지만 외교장관들은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중국의 압력에 불만을 품었던 말레이시아의 외교장관은 아예 회담에 불참하고 사무국장을 대신 참석시켰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동남아연구소의 말콤 쿡 연구원은 “캄보디아가 아세안을 마비시키고 회원국 간의 연대와 결집력을 훼손했다”면서 “아세안은 남중국해 문제의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본, 호주는 중국을 협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3개국 전략대화를 열고 PCA 결정을 수용하라고 중국에 촉구했다. 한편 왕 부장과 기시다 외상 간 중·일 양자회담에서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기시다 외무상은 “PCA 판결을 수용하지 않는 중국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왕이 부장은 “분쟁 당사국이 아닌 일본은 개입하지 말라”고 맞섰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교육, 뭣이 중헌디/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학교육, 뭣이 중헌디/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78%다. 고교 졸업생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간다는 뜻이다. 자발적인 진학 포기자도 있으니,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학에 진학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대학 진학 추세는 당분간 돌이키기 어려울 전망이고, 지식기반사회에서 높은 대학 진학률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학 졸업장이 더이상 사회적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남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대학에서 무얼 배우고 준비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머지않아 인생 100세 시대가 도래한다. 앞으로 한 사람의 인생은 대학 졸업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평생학습시대라고 하지만 대학 시절이야말로 공부에만 전념해도 되는 마지막 시기이고,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사회에 대한 안목과 삶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대학 생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은 바뀔 필요가 있다. 알다시피 세계는 융합과 혁신이 성장과 발전을 좌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지식과 기술의 수명은 짧아지고, 산업은 시시각각 변한다. 글로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다. 이렇다 할 자원이 없는 우리로서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이 생존과 번영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첫 번째 과제다. 그렇다면 대학은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할까. 학생들은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경험할 때 성공할 수 있을까. 평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껴온 몇 가지를 제언한다. 우선 문제 찾기의 중요함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빨리, 정확히 푸는 연습에 매달렸다. 덕분에 호기심은 억눌렸고 상상력은 빈곤해졌다. 하지만 바야흐로 창조적 발상과 비판적 사고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문제를 발견하고 본질에 접근하는 능력이 없다면 국가든 개인이든 늘 뒤따라가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최근 주목받는 ‘디자인 사고’의 첫 단계가 관찰과 공감을 통한 문제의 발견이라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대학 교육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에만 초점을 두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빠른 추격자가 아닌 창조적 선도자를 길러 내려면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내용과 방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대학에서 팀워크와 공동체 정신을 배워야 한다. 개인 창의성보다 팀 창의성이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2015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어젠다로 양극화 해소와 협력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은 협업에 익숙하지 않고 공동체 의식이 취약하다.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과 승자 독식을 경험해 온 탓이다. 지금의 대학 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상대평가 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상대평가 제도에서 학생들은 A를 받으려면 누군가를 반드시 이겨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제 학생들이 함께 일하는 법과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경험하자. 전공을 넘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교류함으로써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마인드와 진취적 도전정신을 키우라고 권하고 싶다. 이미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오히려 한반도 밖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청년들은 글로벌 이슈에 둔감하고, 글로벌 도전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언어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관심의 문제이고 정신의 문제다. 학생들이 과감하게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고 넓은 세상을 경험토록 대학이 나서서 도와야 한다. 이제 대학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할 때다.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장(場)에서 학생이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가치 있는 경험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장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대학 사회에 존경을 보내는 이유는 대학이 변화를 직시하고 성찰하며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이 이를 보여 줄 최고의 시험대는 교육이 될 것이다.
  • [오늘의 눈] 금융개혁도 ‘열린 귀’ 필요하다/임주형 금융부 기자

    [오늘의 눈] 금융개혁도 ‘열린 귀’ 필요하다/임주형 금융부 기자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발한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가결하면서 정부의 금융개혁이 시험대 위에 섰다. 금융노조는 2014년에도 ‘관치금융 철폐’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으나 참가율은 10%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합원(주로 은행원)의 ‘월급봉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정부가 금융개혁을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는 건 아닌지 한번 돌이켜봐야 할 때이다. 금융개혁은 정부가 추진 중인 4대 개혁 중 하나지만 아직 국민의 체감도는 낮다. 금융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국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도 주요 정책 대국민 서베이 조사’를 보면, ‘금융개혁을 위한 당국의 노력’은 평균 41.8점(100점 만점)을 받는 데 그쳤다. ‘금융개혁으로 인해 금융사가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엔 44.6%가 ‘아니다’고 답해 긍정 답변을 한 18.3%보다 2.5배가량 많았다. 응답자의 답변을 점수화하자 38.7점이라는 부끄러운 성적이 나왔다. 서울신문이 최근 엠브레인에 의뢰해 국민 4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7월 4일자 1·4·5면)도 비슷한 실상을 말해준다. 금융개혁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거나 ‘있는 것 같은데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가 57.7%다. 아무리 좋은 개혁도 국민이 잘 모르면 ‘힘’을 받기 어렵다. 요즘 금융위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느낌이다. 최근 내놓은 ‘금융개혁 바로 이해하기’라는 자료만 보더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부각시켰다. 한국갤럽의 설문조사 결과 가운데 위에서 언급한 부정적인 항목은 쏙 뺀 채 ‘일반인 68.7%가 개혁과제 8개 중 4개 이상을 알고 있다’ ‘핀테크(금융+IT) 이용자 74.2%가 서비스에 만족한다’ ‘금융사 실무자 80%가 개혁 노력 긍정 평가’ 등 긍정적인 결과만 구구절절 나열한 것이다. 대국민 서베이 조사에서 금융위는 전문가 1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도 진행했다. 이들은 금융개혁의 가장 불만족 요소로 ‘당국 실무자의 바뀌지 않은 태도’(41.7%)를 꼽았다. 금융위가 ‘싫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이는 요즘이다. hermes@seoul.co.kr
  • ‘親北’ 라오스가 의장국인 ARF… 대북제재 공조 시험대

    의장성명에 ‘북핵 포함’ 쟁점 北 리용호 외무상 참석할 듯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 의지를 확인하는 시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및 남중국해를 둘러싼 역내 갈등이 격화된 데다 ‘친북 국가’로 알려진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북핵 문제에 관한 강도 높은 의장 성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외교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ARF 의장 성명에 북핵 문제를 포함하는 것을 두고 “올해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회원국 사이에서는 의장 성명의 1차 초안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 성명은 초안 회람 과정에서 회원국들이 내놓은 입장과 ARF 회의 당일 회원국 장관들의 발언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작성된다. 회원국 전체의 입장을 반영하는 합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회원국 간 갈등이 첨예한 이슈는 포함되기가 힘들다. 즉 우리나라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고강도 비난을 의장 성명에 넣으려 해도 북한의 반대 탓에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는 북한에 우호적인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성명 문안을 쓰는 게 의장국인데 의장국은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있다”면서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ARF에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을 비롯, 6자 회담 당사국의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국 대표가 어떤 형태로 회담을 진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 리 외무상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및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과 조우할지도 관심사다. 윤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각국 장관들과 양자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감정이 상한 중국 측과의 회담 개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면서 “양자회담 추진 여부를 내부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소크라테스와 국법

    필멸의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하지만 늘 더 오래 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죽느냐가 그 사람의 삶의 가치를 좌우한다. 플라톤(BC 427~347)의 대화편 ‘크리톤’에 나오는 이야기다. 소크라테스(BC 470~399)도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기소돼 시민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시민들을 지혜로운 삶으로 이끌기 위해 분투하던 그에게 얼토당토않은 죄목이었지만 시민들의 심판 결과는 어긋났다. 소크라테스의 친구와 제자들은 독약을 마시고 죽어야 될 소크라테스의 운명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들은 부당한 재판 결과에 따라 소크라테스를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소크라테스가 사형 집행을 기다리며 투옥돼 있는 동안 죽마고우 크리톤은 감옥에 면회를 가서 간수에게 뇌물을 써서 그를 탈옥시키겠다고 말한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이대로 죽는다면 아직 장성하지 않은 자식들을 배신하는 무책임한 행위이고, 친구들에게도 해악이니 탈옥 계획을 세우자고 채근했다. 특히 소크라테스가 불합리한 일로 죽게 된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친구들이 비겁하게 처신한 탓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불의한 행위에 의해 탈이 나고 정의로운 행위에 의해 덕을 보는 혼이 망가졌다면 우리의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의문하며, 중요한 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잘 사는 것은 아름답고 올바르게 사는 것이라고 갈파한다. 소크라테스는 대중에게 자신이 해를 입었다고 해서 그 앙갚음으로 해코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며, 탈옥 행위는 국법과 국가 공동체를 파괴하는 불의한 짓이라고 규정한다. 특히 자신은 낳아 주고 교육받고 살 수 있게 해 준 국법과 조국에 앙갚음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불경한 짓이라며, 조국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훨씬 더 불경한 짓이라네.” 소크라테스는 탈옥은 국법을 준수하기로 합의해 놓고 이를 어기고 도주하려는 기도이므로 이는 불공정한 기만행위라고 규정한다. 결국 크리톤은 소크라테스를 설득하지 못했고, 얼마 후 소크라테스는 독약을 기꺼이 마시고 죽었다. 그는 국법의 판결에 불복하고 더 오래 사는 길을 택할 수 있었지만, 국법에 따른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것이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선동과 괴담에 휘둘려 국법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들이 서슴없이 빚어지는 요즘 세태에 깊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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