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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시험 시행 3개월전 공고

    앞으로 각 정부기관은 공무원 채용시험 시행 3개월 전에 시험관련 사항 등을 공고해야 한다. 국무총리실과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임용시험령 등 일부 개정안을 15일 입법예고한다고 13일 밝혔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이에 따라 각 정부기관은 국가에서 주관하는 모든 시험의 ▲임용예정 직급 ▲응시 자격 ▲선발 예정 인원 ▲시험의 방법·시기·장소 ▲시험과목·배점비율 등 시험관련 사항을 시험 실시 3개월 전에 공고해야 한다. 현행 법령은 시험 안내 사항을 20일 전에만 공고하면 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16개 시·도에서 치러진 9급 사회복지직 채용시험이 시험 시행 1~2개월 전에 공고돼 논란이 됐고, 지난 11일 치러진 경찰간부후보생 채용시험 역시 1개월여 전 임박해 발표돼 응시생이 반발했다.<서울신문 2월 2일자 12면, 1월 12일자 22면> 이 밖에 이번 개정안에는 그동안 제각각이던 공무원 시험 응시생에 대한 편의제공 기준도 일괄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라고 정부관계자는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올 지방직 공무원 1만 330명 선발

    올해 지방직 공무원 채용 인원이 1만 330명으로 확정됐다. 행정안전부는 6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반직 8053명을 비롯해 소방직 등 특정직 1543명, 기능직 190명, 별정직 14명, 계약직 530명 등 모두 1만 330명을 새로 뽑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894명보다 4.4% 늘어났다. 가장 많이 뽑는 자치단체는 경기도로 2019명을 채용한다. 다음은 서울 991명, 경북 751명 순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또 행안부는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소득층에게 응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경력경쟁시험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면접위원은 과거 2인 이상에서 3인 이상으로 늘렸다. 서울시를 제외하고 행안부에 시험출제를 위탁한 15개 시·도의 9급 공채시험은 5월 12일, 7급 공채시험 및 사회복지직 시험은 9월 22일에 실시된다. 행안부는 또 내년부터 3년 이상 거주한 주민등록지에서 실시하는 지방 공무원 시험에는 굳이 주소를 옮기지 않아도 응시자격을 주기로 했다. 지역에 실제 거주하며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시험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 살고 있는 재외국민(영주권자)도 지방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재외국민 역시 국내거소신고 기간 또는 주민등록 기간이 합쳐서 3년 이상이어야 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육류 공장’ 시대 열린다

    ‘육류 공장’ 시대 열린다

    1932년 윈스턴 처칠은 ‘지금으로부터 50년 후’라는 수필에서 “우리는 지금처럼 닭을 키워 잡아먹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적절한 크기의 가슴살이나 날개만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풍부한 상상력과 뛰어난 위트로 국정을 운영했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큼 필력을 자랑했던 처칠이 예언했던 1982년은 이미 3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양계장에서 닭을 키워 고기와 계란을 얻고 있다. 그러나 처칠의 꿈이 허황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과학자들에 의해 입증되고 있다. ‘공장에서 키워 낸 고기’의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이 없는 육류’, 곧 ‘배양육’이 식탁을 차지할 날이 머지않았다. ●비판의 중심 선 축산업 수천년간 육류는 인류가 가장 좋아하는 식량이었다. 육류 소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국의 경우 1인당 연간 85㎏의 고기를 먹는다. 이는 33마리의 닭 또는 돼지 한 마리, 4분의3마리의 양, 소 5분의1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지난 30년간 영국인의 육류 소비는 20% 이상 늘었고 단 한 차례도 줄어든 적이 없다. 그러나 정작 육류를 생산하는 축산업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감자 1㎏을 얻기 위해 1000리터의 물이 필요한 데 비해 육류 1㎏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 100배가 필요하다. 또 축산폐수는 환경오염을 낳고, 축산배설물에 의한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20%를 차지한다. 물 부족,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기들에 축산업이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때로는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등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연일 비윤리적인 동물 사육과 도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축산업은 전 세계 땅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농업에 사용되는 땅의 70%에 해당한다. 축산업에 사용되는 땅이 곡물 경작지를 잠식하면서 전 세계적인 식량부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공장에서 필요한 고기만 생산한다.’는 처칠의 아이디어가 현실에 등장한 것은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다. 살아 있는 소나 돼지, 닭 등에서 필요한 부분의 줄기세포를 떼어내 이를 배양한다면 결과적으로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원하는 크기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만들어진 육류를 과학자들은 ‘배양육’ 또는 ‘실험실 생산육’ ‘시험관 육류’라고 이름 붙였다. 배양육 분야의 선구자인 마크 포스트 네덜란드 마스트리치대 교수는 최근 “올해 말까지 배양육으로 만든 햄버거 패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스트 교수는 돼지나 소의 근육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고, 여기에 필수 비타민과 영양소, 지방 등을 심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햄버거 패티나 소시지, 너겟 등 비교적 균일하거나 갈아서 사용하는 육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면서 “자연에서 얻은 것과 같은 완벽한 육류가 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채소로 만든 소시지보다는 훨씬 진짜 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포스트 교수팀은 수센티미터 길이까지 소 배양육을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포스트 교수의 연구에 30만 달러를 지원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 미로노프 교수팀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연구진 역시 배양육 개발의 최전선에 서 있다. 현재 이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세계 최대의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PETA)이 진행하고 있는 ‘100만 달러 공모전’이다. PETA는 5년 전 2012년 6월 30일까지 ‘상업용 배양육’을 최초로 생산하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잉그리드 뉴커크 PETA 창립자 겸 회장은 “처음 이 공모전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단지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의도였을 뿐 아무도 실제로 이 같은 일을 해낼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누군가 정말로 진짜와 같은 배양육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오염·식량위기 대안으로 주목 배양육 개발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현재의 기술로는 살코기와 근육을 배양할 수 있을 뿐 소화기관 등 내장은 만들 수 없다. 또 마블링 등 지방을 적절한 비율로 배양육에 섞는 등의 기술도 더 발전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배양육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배양육이 상업화될 경우 유럽 전역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80~95%가 줄어들고, 99%의 토지사용률 증가와 80~90%의 물사용 감축이 예상된다.”면서 “이는 현재 브라질 전체 숲이 4배로 늘어난 것과 같은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양육 상업화는 현재의 육류 생산보다 더 싼 가격에 더 많은 생산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식량 부족 현상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011년 관가 10대 뉴스] (7) 5급 민간경력자 채용

    지난해 유명환 전 장관 딸이 외교통상부에 부정채용된 일은 한순간에 국민의 공무원 채용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그 결과로 올해 도입된 것이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일괄채용)이다. 참여정부 때부터 중앙정부의 인사권을 각 부처로 점차 넘기면서 추진돼 온 ‘인사분권화’가 공직사회의 정실인사 등 채용비리로 중단된 것이다. 이에 따른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특별채용시험 실시의 주체가 바뀐 일이다. 공정성을 확보하려고 각 부처가 기득권처럼 여겼던 공무원 5급 특채 실시권한을 행안부로 이관, 공고는 물론 시험 시행·합격자 교육·부처배치까지 일괄 담당하도록 했다. 올해는 35개부처 63개 직무분야에서 102명을 최종선발할 예정으로 현재 시험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사권을 각 부처로 다시 넘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천오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당분간은 행안부가 일괄채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부처에 정실인사를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한편 중앙정부의 감시·감독 체계를 강화해, 자율적인 인사권을 부처에 주는 것이 적재 적시에 알맞은 인재를 선발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시험관리 주체 변화와 함께 시험 내용에도 변화가 생겼다. 5급 공개채용 때처럼 필기시험인 공직적격성평가(PSAT)가 도입됐다. 면접위원 구성방식도 기존 내부직원 위주에서 학계·민간전문가 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특정시험 위원에 의해 당락이 좌우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응시요건도 학위·자격증 등 ‘스펙’중심에서 근무경력 중심으로 개선했다. 3년 이상의 관리자 경력을 필수로 요구하던 것을 관리자 경력이 없더라도 10년 이상 관련 분야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면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박제국 행안부 인력개발관은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이려면 공직사회 다양화가 절실하다.”면서 “일괄채용시험 도입으로 다양한 민간 현장경험을 공직에 접목시켜 공직사회 다양성을 확보하고 만연해 있는 공직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지원자가 전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은 성과다. 올 일괄채용의 경쟁률은 32.5대1로 기존 행안부 특채 평균 경쟁률(11.6대1)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하지만, 의사자격증이 필요한 의무분야는 지원자가 미달하는 등 제도 도입 첫해 미비점도 발견됐다. 또 제도 도입취지와 달리 경력을 앞세운 인재보다는 학위나 스펙이 좋은 지원자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차 관문인 공직적격성 평가 합격자 가운데 박사학위나 자격증 소지자를 제외한 순수한 민간 경력자는 전체의 26%에 그쳤다. 반면 석·박사 학위 소지자 비율은 52%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공무원 특채제도를 수술대에 오르게 했던 외교부 핵심 관계자들이 징계를 받은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요직에 임명되면서, “인사 부정을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하루빨리 각 부처의 인사 능력을 키우고 인사권자들의 잘못된 사고체계를 고쳐나가려면 부정비리에 대한 엄격한 처벌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일괄채용 일정은 내년 1월 12~14일 면접시험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최종합격자는 같은 달 31일 발표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운전시험 보다 바다로 풍덩’ 칠레서 황당사고

    ‘운전시험 보다 바다로 풍덩’ 칠레서 황당사고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주행시험을 보던 여자가 바다로 돌진했다. 시험관을 옆에 태운 채 바다에 빠진 여자는 용감한 여자시민에 의해 구조돼 구사일생 목숨을 건졌다. 운전이 미숙한 여자는 부둣가에서 주행시험을 보다 화들짝 놀라 황당한 사고를 냈다. 21일(현지시간) 칠레의 항구도시 안토파가스타에서 벌어진 사고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여자는 이날 오전 시험관을 옆에 태우고 주행시험을 봤다. 떨리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꽉 잡고 천천히 주행하던 여자의 옆으로 쏜살같이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갔다. 여자는 갑자기 당황해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다. 그러나 헛발(?)을 딛었다. 브레이크를 건다는 게 그만 액셀을 밟고 말았다.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던 시험관이 손을 쓸 겨를도 없이 부두 주변을 달리던 자동차는 그대로 바다를 향해 돌진, 풍덩 빠져버렸다. 가라앉는 자동차를 본 30세 여자가 재빨리 바로 물에 뛰어들었다. 능숙한 수영으로 자동차가 빠진 곳까지 단숨에 도달한 그는 익사직전의 여자를 구출했다. 자동차 안에는 이미 물이 꽉 찬 상태였다. 사고로 큰 충격을 받은 여자는 병원으로 후송돼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사고운전자를 구해낸 여자는 “자동차가 빠진 걸 보고도 다른 사람들이 우두커니 있길 래 정신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시험관은 자동차가 물에 빠지자 서둘러 안전벨트를 풀고 혼자 탈출했다. 목격자들은 “시험관이 혼자 자동차에서 빠져나와 육지까지 헤엄쳐 탈출했다. 여자를 구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파노라마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스마트폰으로 안내도·책상위치 ‘찰칵’

    스마트폰으로 안내도·책상위치 ‘찰칵’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9일 전국 1207개 시험장에서 예비소집이 실시됐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고사장 위치를 확인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고사장 안내도와 책상 위치를 찍어 꼼꼼히 대비하기도 했다.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를 찾은 길다솜(18)양은 “시험장을 찾느라 헤맬까봐 미리 확인하러 왔다.”면서 “긴장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서울여고 시험장에 온 만학도 서정순(66·여)씨는 “대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했다.”면서 “지금은 담담한데 막상 시험장에 가면 어떨지 모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학부모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서울 강서구 영일고를 방문한 한 학부모는 5층에 있는 자녀의 시험장을 둘러본 뒤 “(우리 아이) 다리 아파서 어떡해.”라며 안타까워했다. 수험생 유의사항을 읽던 주부 안모(48)씨는 “아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한번 더 당부하기 위해서”라면서 “이게 다 부모 마음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시험장 위치 때문에 아쉬워하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 아현중 운동장에서 수험표를 받은 최무승(21)씨는 “집에서 가까운 광성고에서 시험을 보고 싶었는데 거리가 먼 숭문고에 배정됐다.”면서 “실수하지 않고 공부한 만큼 정직하게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다소 힘없이 말했다. 경기 하남 신장고 3학년 박재흥(18)양은 지난 7일 극심한 복부 통증으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급성 췌장염 판정을 받고 8일 담석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능을 포기할 수 없었던 박양은 교육당국과 병원의 협조를 얻어 10일 1인병실에서 시험 감독관과 경찰관 입회 아래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한편 수험표를 분실한 수험생은 응시원서 사진과 같은 크기의 사진 1매와 신분증을 고사장 시험관리본부에 제출, 오전 8시까지 재발급받아야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신진호·김진아·김소라기자 sayho@seoul.co.kr
  •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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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WHO&WHAT] 아쉽게 놓친 노벨상’가상 수기’ 공모해보니 [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WHO&WHAT] 다음번엔 내가 주인공!…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WHO&WHAT] 현대 고고학 레이저 레이더·로봇에 ‘깜놀’…인디애나 존스, 완전 체면 구기다 [WHO&WHAT] “먹을거리가 부족한게 아니라”…인구 10억명 시대 경제학자 멜서스의 ‘2011년판 70억 인구론’[WHO&WHAT] “과거시험 100% 붙는 방법은…”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 [주말 하이라이트]

    ●산 너머 남촌에는(KBS1 일요일 오전 9시) 모임에 나갔다가 온 정미는 은자에게 아는 친구가 시험관 시술로 쌍둥이를 낳았다는 얘기를 전한다. 그 말을 들은 은자는 부럽고 새삼 아이를 갖지 못하는 자신이 한스럽기만 하다. 이제는 영영 아이를 가질 수 없을 나이가 된 것 같은 은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험관 시술을 해 보기로 마음먹는다. ●글로벌 성공시대(KBS1 토요일 밤 7시 10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일인 2008년 11월 4일.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장 선거에서 52%의 득표율로 당당히 시장에 당선된 한국인이 있다. 미국 최초의 한인 1세 직선 시장인 강석희다.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 백인주류 도시에서 정치가로 성공하기까지, ‘어바인의 오바마’ 강석희의 도전기를 들여다 본다. ●오작교 형제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끝내 아무 말도 못하는 복자의 모습에 자은은 충격받는다. 윤숙은 그런 자은에게 자신이 사는 곳으로 가자며 자은을 데리고 나가고, 남겨진 가족들은 마음이 착잡하다. 엉망이 된 집을 치우던 태희는 그간 참았던 화를 복자에게 터뜨린다. 한편 미숙은 태식에게 그의 아들 국수를 더 이상 맡아줄 수 없다고 얘기한다. ●천 번의 입맞춤(MBC 토요일 밤 8시 40분) 신혼여행을 떠난 주미와 우진은 급성 복통에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한다. 결혼식장에서 주영을 발견한 혜빈은 주미와 주영이 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진은 주미의 병실에서 나란히 잠든다. 한편 우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설득하려던 장 사장은 우빈이 좋아하는 사람이 주미의 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지난 9월 서울 성북동에서 원룸에 침입해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가장이 구속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가 2008년부터 이 일대에서 여성들에게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는 소위 바바리맨 행위를 해왔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런 짓을 해도 여성들이 신고조차 하지 않자, 그의 범죄 행각은 더욱 대담해졌다는데…. ●아름다운 콘서트(MBC 일요일 밤 12시 40분) 신문희의 ‘아름다운 강산’과 조병석·남준봉의 ‘별이 진다네’ ‘왠지 느낌이 좋아’를 비롯해, 트로트 가수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이바디의 멤버 호란·거정·저스틴 킴의 ‘아빠를 닮은 소녀’, 김조한과 함께 하는 ‘Lucky’ ‘그대 나만큼은’ ‘I Believe’, 서영은의 ‘가을이 오면’ 등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소개한다.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먹고 싶지만 불안하고, 끊을 수 없는 ‘고기’에 대한 우리 감정의 실체는 무엇일까. ‘SBS 스페셜’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DIY 도축’과 ‘작은 정육점’ 등 새로운 흐름을 심층 취재한다. 공급자 중심의 소비형태를 극복하는 ‘통소비’를 제안하며 일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펼쳐진 특별한 프로젝트 ‘식용 돼지 키우기’를 공개한다.
  • ‘엄마’ 될 수 있어요

    “나도 엄마라는 이름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관악구 난곡동 최모(34)씨는 지난 9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며 이렇게 마음속으로 되뇌었다고 22일 밝혔다. 최씨는 “최근 관악구 보건소의 ‘난임 부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시험관 시술을 시도, 행복한 쌍둥이 엄마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관악구는 출산을 희망하지만, 수년째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서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다음 달 20일부터 27일까지 ‘난임 부부 교실-두근두근 행복한 기다림’을 무료로 운영한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직접 난임을 진단하고 치료과정에서 생기는 궁금증을 없애는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필라테스 전문가가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켜 아기가 오고 싶은 몸을 만들기 위한 ‘아이 소망 스트레칭’도 가르쳐 준다. ‘난임 부부교실’은 임신을 준비 중인 난임 여성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은 관악구 홈페이지(www.gwanak.go.kr) 복지관악→교육/강좌→종합강좌안내,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보건소 지역보건과 881-5553.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쥐 줄기세포로 정자 생성 불임 원인 규명 길 열리나

    쥐의 인공 다능성 간세포(iPS 세포)와 배아성 간세포(ES세포) 등 만능 세포로부터 정자를 만들어 시험관에서 난자와 수정시킨 뒤 암쥐 자궁에 이식, 새끼가 태어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교토 대학의 사이토 미티노리 박사는 쥐의 배아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원시생식세포로 분화시켜 불임 숫쥐의 고환에 주입, 완전한 정자로 만든 뒤 난자와 수정시켜 암쥐의 자궁에 넣어 건강한 새끼들을 낳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일본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생식세포의 기능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불임의 원인 해명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이토 박사의 논문은 이날 미 과학잡지 셀 인터넷판에 실렸다. 사이토 박사는 쥐의 배아줄기세포를 세포 증식과 분화를 촉진시키는 성장인자와 화학물질에 노출시켜 포유동물의 초기단계 배아인 외배엽 세포로 만들고 이를 다시 원시생식세포로 분화시켰다. 이어 정자를 만들지 못하는 생후 7일 된 불임 숫쥐의 고환에 원시생식세포를 주입해 완전한 정자로 자라게 한 다음 이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난자와 수정시켜 두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배아 214개를 만들었다. 이 배아들을 여러 마리의 암쥐의 자궁에 착상시켜 총 65마리의 건강한 암수 새끼쥐들을 태어나게 했다. 이 새끼쥐들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건강하게 자라 2세까지 출산했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시험관에서 정자와 난자를 만들려고 시도해 왔지만 부분적인 성공밖에는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쥐와 사람의 세포가 상당히 달라 쥐실험과 똑같은 결과가 사람에게서도 나올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또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할 경우 배아 파괴를 둘러싼 윤리논쟁이 일 수도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1등 당첨되면 시험관아기 제공’ 이색 로또

    영국에서 세계최초로 잭팟에 시험관아기시술(IVF)을 제공하는 로또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의하면 영국 갬블링 협회는 임신클리닉 자문기관인 ‘더 해치’(The Hatch)와의 연계로 오는 30일 ‘IVF로또’를 판매할 예정이다. 로또 모토는 ‘아기를 득템하라’(Win a baby), 로또 가격은 20파운드(약 3만 4천원)다. 1등에 당첨되면 영국 최고의 클리닉에서 2만 5천 파운드(약 4천 3백만 원) 상당의 시험관아기시술을 받는다. 당첨자는 부부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독신자, 동성애자. 노인도 가능하며 이 상품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증여할 수도 있다. 부부의 경우 여성 문제로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난자를 기증받는다. 독신 여성의 경우에는 정자 기증을 받을 수 있고 독신남성의 경우는 심지어 대리모를 통한 출산이 가능하다. 폐경기를 맞이한 여성에게도 난자가 제공된다. 당첨자는 고급호텔에서 숙박을 하며 클리닉까지 운전사가 달린 자가용으로 이동한다. 환자에게는 담당 의사와 24시간 연락이 가능한 전용 휴대전화기도 제공된다. 1등 상품을 제외한 로또 수익금은 불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국 NHS(국가 건강 협회)에 투자와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로또는 한 달에 한번 당첨자를 낼 예정이지만 성공적이면 2주에 한번 당첨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IVF 로또’는 현재 논란의 중심에 놓여있다. ‘도덕적 딜레마’ 그룹의 조세핀 퀸터빌레는 “인간 생식의 자연성을 폄훼하는 행동” 이라며 “인간 출생은 로또의 부산물이 될 수 없으며, 차라리 불임문제 연구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고 비난했다. 더 해치의 창설자는 “IVF에 대한 정부 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으로 수천 명의 부부들이 한번 시술에 들어가는 5천 파운드로 고통을 받고 있다.” 며 “이번 로또는 불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예산 삭감에 대한 대처방안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의사 국가시험 기출문제 공개

    사전 유출 논란을 일으켰던 의사 국가시험 기출문제가 전면 공개된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시행하는 제76회 의사 국가시험부터 기출문제를 전면 공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출문제는 공개되지만 기존의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은 그대로 유지된다. 현재 500개 출제문항의 25배수인 문제은행 보유문항을 약 30배수로 늘리고, 단순 지식 암기 수준의 문제보다 수기, 임상 수행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문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시험문제 출제기간 연장, 이의신청 및 검토기간 신설, 시험문제 검토위원 확충 등 시험관리를 전향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운전면허 취득절차 간소화 첫 날 기능시험장 가보니

    10일 오전 서울 대치동 강남운전면허시험장.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운전면허시험 취득절차 간소화 이후 첫 기능시험이 진행됐다. 시험이 쉬워지면서 응시생의 93%가 합격했다. 예전과 달리 응시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아닌 여유가 묻어났고, 전체의 대폭 간소화된 시험절차에 따라 굴절, S자, T자코스 등 11개 항목을 거치는 700m의 코스 시험이 없어졌기 때문. 대신 간단한 차량 조작과 50m 주행 능력만 측정했다. 평행주차 과정은 도로주행시험 과정으로 편입됐다. ●응시생 2배이상 몰려… 평균 합격률 93% 응시생들은 지나치게 까다로웠던 기능시험의 복잡한 코스들이 없어지고, 짧은 기간에 운전면허를 딸 수 있게 돼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한 응시생은 “전조등과 와이퍼 등을 작동한 뒤 가속페달을 밟고 잠깐 동안 직진 및 커브를 돌고 나니 시험이 끝났다.”면서 “시험이라기보다 점검 수준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손영희(58) 시험관은 “차량 안에서 나오는 방송만 잘 들으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17명이 시험을 치러 2명만 불합격했다. 전국 면허시험장 집계 결과 전체 응시생의 평균 합격률은 93%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기능시험 평균 합격률 45.2%에 견줘 두배 이상 높았다.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운 채 가속 페달을 밟거나, 와이퍼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해 불합격한 응시생을 제외하면 50m를 달리면서 차로를 잘 지키는지,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급제동을 할 수 있는지를 보는 ‘운행상태 기기조작’ 항목에서는 사실상 모두 합격했다. 때문에 응시생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진욱(32)씨는 “웬만해선 떨어질 수 없을 것 같다. 시험이 지나치게 쉬워서 실제 도로에서 운전을 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우려했다. ●“너무 쉬워… 실제 도로운전 우려” 이날 기능시험을 치르는 응시생은 전날 88명보다 배 이상 많은 216명이 몰렸다. 면허시험이 간소화되길 기다렸다가 전날 인터넷으로 예약한 응시생이 몰린 데다가 시험을 치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3~4분으로 짧아져 응시생이 크게 늘었다. 운전학원 강사들은 짧은 시간에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화양동의 동아자동차운전 전문학원 관계자는 “차량을 제대로 조작하지도 못하는 수강생이 도로에 나가면 정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고, 강사와 수강생의 안전도 문제”라면서 “수강을 문의하면서 학원비가 내렸다며 좋아하다가도 기능교육을 두 시간 받고 도로에 나간다는 말에 ‘그게 가능하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이아현 입양 사연 고백에 안방극장 눈시울

    이아현 입양 사연 고백에 안방극장 눈시울

    이아현 입양 고백에 안방극장이 눈시울을 적셨다. 9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 배우 이아현이 두 아이 입양 등 눈물 어린 가족사를 고백한 것. 이날 이아현은 리포터 조영구와 인터뷰를 통해 첫째 딸 유주 양도 입양아란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 둘째 딸 유라 양은 지난해 공개 입양했다. 이아현은 “나는 한 번도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다. 두 딸 모두 가슴으로 낳았다”며 “결혼 초에 시험관 아기 시술 등 안 해본 것이 없다. 결국 마음을 접고 입양 기관에 연락을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많이 고민한 끝에 두 딸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알고 서로 의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입양 사실을 알린 이유를 밝혔다. 이아현은 두 번의 이혼을 겪으며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큰 상처를 받았음을 털어놓으며 아이들이 받은 상처에 대해서도 미안함을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고시 Q&A] 답안지 무효처분 받아도 응시제한 안해

    Q:지난 14일 지방직 시험에서 시험 종료 후 답안지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답안지 무효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경우 앞으로 5년간 공무원 시험을 볼 수 없는 건가요. A:답안지 무효 처분은 당해 시험의 답안지에 대해서만 무효일 뿐 향후 5년간 공무원 채용시험의 응시자격을 제한하지는 않습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5년간 자격정지의 대상이 되는 부정행위의 유형은 ▲대리응시 ▲전산기기를 활용한 의사소통 행위 ▲부정한 자료를 가지고 있거나 이용하는 행위 ▲다른 수험생의 답안지를 보거나 본인의 답안지를 보여 주는 행위 ▲시험에 관한 소명 서류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거나 이를 위조·변조해 시험 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 등 ‘공무원임용시험령’ 제51조 제1항에서 규정한 행위에 한해 처분을 하고 있습니다. 시험 종료 후 시험관리관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답안지를 계속 작성하면 수험생은 자술서를 작성해야 하며, 행정안전부는 자술서와 시험관리관 확인서를 근거로 사실 관계를 확인해 답안지 무효 처분을 내리게 됩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 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psk@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대기업 보육지원 ‘걸음마’

    대기업 보육지원 ‘걸음마’

    최근 정부가 사회 전반의 저출산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대기업들의 보육 지원 행보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자동차·건설업 등에서는 직장 어린이집조차 갖추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어서 보육 지원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고용노동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 1~3월 정부로부터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남성은 모두 27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000명 이상 사업장에 다니는 중견기업 이상 직원들의 수는 73명에 불과해 대기업일수록 육아휴직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에 따르면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는 각각 최대 1년씩 육아휴직을 쓸 수 있으며, 휴직 전 통상임금의 40%(월 최고 100만원까지)를 휴직 급여로 받게 된다. 하지만 아이를 낳으면 아내와 남편이 6개월에서 1년씩 번갈아 가며 육아휴직에 나서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아직도 육아휴직에 나서는 남성 직장인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휴직한 뒤 복귀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거나 진급에 장애가 된다고 여기는 기업 내 풍토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보육시설 지원 의지 또한 크게 부족하다. 영유아보호법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이거나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대기업은 직장 내에 보육시설을 둬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직장보육시설 설치 대상 기업 576곳 가운데 실제 보육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179곳(31.1%)에 그쳤다. 지역 보육시설에 위탁하거나 보육 수당을 지급하는 등 최소한의 보육 의무조차 하지 않는 대기업도 41.0%나 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부지 확보 어려움 등을 이유로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를 꺼리고 있다.”면서 “관련 법 또한 강제조항이 없는 권고 수준에 머물다 보니 기업들이 무시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대기업들의 보육 시설 지원은 업종별로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력이 많은 유통 및 항공업계의 경우 적극적으로 육아정책을 앞다퉈 도입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자녀 3명까지 학자금을 지원하고 가족과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정시 퇴근 운동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공 수정 및 시험관 시술 희망자를 위한 불임치료 휴직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2년간 출산한 여성 가운데 78.2%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등 육아휴직제도가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반면 여직원 비율이 낮은 자동차 업계나 건설업의 경우 ‘워킹맘’을 위한 프로그램이 전무한 곳이 태반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유일하게 GS건설만이 본사 건물에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명으로 삼성그룹(37명)의 5% 정도에 머물렀다. 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직장 내 어린이집조자 갖추지 않고 있다. 류지영기자·산업부 종합 superryu@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평균 몸길이 20~30㎝에 적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이빨조차 없는 작은 파충류, 카멜레온. 치열한 열대 우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생존 방법은 따로 있다. 카멜레온은 적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평소에는 나무와 비슷한 녹색과 갈색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카멜레온이 가진 생존능력의 비밀을 살펴보자. ●동안미녀(KBS2 밤 9시 55분) 학벌·나이·신용, 무엇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노처녀 이소영. 결국 그녀는 어리고 파릇파릇한 여직원에게 밀려 원단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만다. 그녀의 재취업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파란만장한 사건 사고들만 줄줄이 터진다. 그리고 서른넷의 나이를 스물다섯으로 속이고 패션회사 피팅 모델로 들어가기에 이른다.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던 안나는 또다시 실패하고 유랑은 미숙아로 태어난 우주를 신생아 중환자실에 둔 채 강수와 대풍의 집으로 들어간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가냘픈 숨을 내쉬는 우주. 유랑은 그런 우주의 모습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한편, 마린블루의 신메뉴 공모전에서 강수가 내놓은 감자전이 입상하게 된다. ●재미있는 퀴즈클럽(SBS 밤 8시 50분) 걸그룹 아이돌이 자리를 빛내주었던 ‘재미있는 퀴즈클럽’ MC 군단에 신예 가수 한그루가 전격 합류한다. 또, 4년 만에 미니앨범 ‘틸 던’(Till Dawn)으로 컴백한 연기자 겸 가수 이현우가 출연해 ‘난센스 퀴즈’ 강자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이현우의 평소 진지한 이미지로 난센스에 특히 자신감 없는 모습도 만나본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어린이날 선물받을 기대에 부푼 보라반 꾸러기들은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카네이션과 효도 쿠폰을 만들기로 한다. 엄마 아빠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현서는 10장, 발레 학원도 가고 피아노 학원도 가야하는 채린이는 3장, 일찍 자야 하는 해라는 4장을 만들고, 민이는 심통 난 표정으로 효도쿠폰에 낙서만 하고 있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어느 날 밤, 손님 두 명이 택시기사를 마구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들에게 택시비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눈 주위의 뼈가 모두 무너져 내려 시력 손상은 물론이고, 얼굴형까지 틀어진 상태였다. 과연, 범인들을 찾아 택시기사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까.
  • [고시 Q&A] 시험종료 후 답안지 작성땐 무효처리

    Q:이번 9급 공채에서 시험 종료 후 약 30초간 답안지를 더 작성해 자술서를 썼습니다. 저는 어떠한 처분을 받게 되나요. A: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하는 공개경쟁채용시험은 1~2문제로 합격의 당락이 결정되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험이기 때문에 특정 수험생이 시험시간 종료 후 답안지를 계속 작성하는 행위는 시험의 공정성을 해하는 불공정행위로 불이익 처분이 불가피합니다. 이러한 사항은 필기시험 시행 7일 전에 공고한 ‘시험시간 및 장소 공고문’과 답안지 뒷면의 ‘응시자 준수사항(답안지 작성요령 및 부정행위 등 금지)’을 통해 공지한 바 있습니다. 행안부에서는 수험생이 직접 작성한 자술서 및 시험관리관 확인서를 근거로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공무원임용시험령 제51조 제2항에 따라 답안지 무효처분 등의 불이익 처분을 하게 됩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답안지 무효처분은 당해년도 시험에만 해당되며, 5년간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은 아닙니다. 5년간 자격정지 대상이 되는 부정행위 유형은 대리응시, 전산기기를 활용한 의사소통행위, 부정 자료 지참 및 활용 등이 있습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증 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psk@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씨줄날줄] 손정의/박홍기 논설위원

    손정의(54)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은 지난해 6월 25일 복받치는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울었다. 앞으로 30년 비전을 밝히는 회사 주주총회 연설에서였다. 재일교포 3세로서 겪었던 유년시절과 가족 이야기, 경영철학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1974년 고교 1년을 그만둔 뒤 미국 유학길에 오를 때를 이렇게 말했다. “국적이나 인종에 얽매여 스스로 졸아들지 않고 훌륭한 사업가로 커 모든 인간은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유학 2주 만에 고교 졸업검정고시에 도전했다. 교장을 찾아가 “일본어로 쓰인 교과서라면 전 과목 A학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득해 2, 3학년을 연거푸 월반하고 나서다. 졸업검정시험지를 받아든 뒤 시험관에게 다부지게 말했다. “영어실력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학력평가인 만큼 영일사전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시험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주(州) 교육 당국은 논의 끝에 사전 사용과 함께 하루에 두 과목씩 나흘 동안 치르도록 허용했다. 시험 뒤엔 녹초가 됐다. 그만큼 힘들었다. 2주 만에 고교를 졸업한 것이 아니라 중퇴하고 대학입학자격을 얻은 것이다. 손정의(孫正義)의 일본 이름은 손 마사요시다. ‘정의’의 일본식 발음이다. 1990년 귀화했다. 한국 국적으로는 여권 발급이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성(姓)은 유지했다. 일본 정부는 “손씨 성을 가진 일본인은 없으니 귀화하려면 성부터 바꿔라.”고 요구했다. 미국 유학 때 만나 결혼한 일본인 아내 오노 마사미(大野優美)를 손씨로 개명시키면서까지 한국인의 뿌리를 지켰다. 미국 UC 버클리대 졸업과 동시에 일본으로 돌아와 1981년 9월 자본금 1000만엔으로 소프트뱅크를 세웠다. 24세 때다. 아르바이트 사원 2명밖에 없는 사무실에서 사과 궤짝에 올라 “5년 뒤 매출 100억엔, 10년 뒤 500억엔”을 선언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다. 허풍으로 여겼다. 그 후 30년,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계열사 117개사, 투자회사 79개사를 거느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개인 자산만 8조 8000억원으로 일본 내 자산 순위 1위다. 손 회장이 그제 일본 대지진 성금으로 개인 돈 100억엔을 내놓았다. 1300여억원에 이른다. 은퇴할 때까지의 보수 전액도 지진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위해 쓰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의연금 가운데 최대다. 정말 통 큰 기부다. 손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밝혔듯 미국 유학길에 오를 때 결심한 “모든 인간은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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