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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폐 살리고 정자 세포 만들고… 현실로 다가온 ‘실험실 생명 창조’

    죽은 폐 살리고 정자 세포 만들고… 현실로 다가온 ‘실험실 생명 창조’

    200년 전 메리 셸리가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근대의 프로테메우스’는 스위스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시체를 이용해 244㎝의 인조인간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셸리는 전기분해 기술, 자연발생실험 같은 당시 최첨단 과학기술을 소재로 활용했지만 사람과 똑같은 인조인간을 만든다는 생각은 공상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최근 생물학과 생체공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프랑켄슈타인까지는 아니지만 실험실에서 신경세포나 생식세포를 만들고 기능을 상실한 폐를 되살리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생명공학과, 컬럼비아대 의대, 밴더빌트대 의대, 스티븐슨 기술연구소,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스탠퍼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이식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폐를 돼지의 순환계에 연결해 회복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의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7월 14일자에 발표했다. 폐 손상이 심각해 기능을 잃게 되면 폐 이식을 고려하게 되지만 이식용 장기를 구하기 쉽지 않다. 이식을 위해 기증된 폐는 쉽게 손상돼 70~80%는 폐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계장치를 연결해 이식용 폐의 기능을 되살리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소생 확률은 낮은 편이다. 이에 연구팀은 이식 불가 판정을 받은 사람의 폐 5개를 기증받아 마취한 돼지의 순환계와 24시간 연결한 뒤 관찰했다. 돼지의 피가 폐로 전달되도록 하고 인공호흡장치를 연결해 산소 공급을 하는 한편 면역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면역억제제도 투여했다. 그 결과 적출 뒤 시간이 오래 지나 괴사가 시작돼 상당 부분이 하얗게 변한 폐가 건강한 핑크색을 띠고 정상적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등 기능 회복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면역거부반응에 대한 대책을 포함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현재 수준만으로도 환자에게 이식하기 충분한 상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연구팀은 ‘정크 DNA’ 중 하나인 레트로바이러스가 신경 줄기세포의 분화를 좌우하고 신경세포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7월 13일자에 발표했다. 레트로바이러스는 네안데르탈인 때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와 유전자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DNA의 약 8%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바이러스 역할을 못 하는 비활성화된 상태여서 ‘정크 DNA’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실 연구를 통해 레트로바이러스 중 12번, 19번 염색체에 새겨진 HERV-K가 활성화될 경우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측삭경화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남녀에게서 추출한 혈액세포로 인체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든 뒤 신경줄기세포로 분화시켰다. 연구팀은 신경줄기세포 표면에 HERV-K 유전자가 활성화되도록 한 뒤 관찰한 결과 신경세포(뉴런)로 분화되지 못하고 HERV-K 유전자를 억제시키면 줄기세포가 쉽게 뉴런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의대 산부인과·재생과학과·비뇨기과·유전체의학연구소, 피츠버그대 의대 여성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정원줄기세포(SSC)를 시험관에서 배양하는 방법을 찾아내 국제학술지 ‘PNAS’ 7월 13일자에 발표했다. SSC는 남성의 고환 내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로 일생 증식하면서 일정 수를 유지하면서 일부가 생식세포로 분화돼 정자를 만든다. 분화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남성 불임이나 무정자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임치료를 위해 SSC를 추출해 시험관에서 배양시켜 정자로 분화시키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정자로 분화하기 전 단계인 SSC조차 체외 배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이라는 첨단 기술로 인간 SSC의 특성을 파악해 세포분열과 생존에 관여하는 AKT 경로를 억제할 경우 실험실에서 가장 잘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팀은 고환에서 추출한 30개 이상의 세포 샘플로 실험한 결과 2~4주 동안 안정적으로 SSC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질 좋은 정자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불임 수술에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코로나 속 전국서 18만명 모인다…9급 공채 시험에 방역 비상

    코로나 속 전국서 18만명 모인다…9급 공채 시험에 방역 비상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오는 11일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이 전국에서 시행된다. 수험생 18만여명의 대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5월 5급 공채시험과 6월 지방공무원 시험, 국가기술자격시험이 시행됐을 때도 40여만명이 시험을 치렀으나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는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전파되고 있을 때였고 지금은 수도권을 넘어 호남권과 충청권, 대구·경북, 경남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더 엄중한 상황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8일 브리핑에서 “이번 시험 역시 시험장의 철저한 대비와 수험생들의 방역수칙 준수를 통해 차질 없이 안전하게 시행되도록 준비하겠다”며 “특히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등 현재 감염이 확산 중인 지역은 시험관리에 더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는 지난 3일부터 수험생 전원을 대상으로 자가격리 여부를 확인하고 최근 출입국 이력과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자진신고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자가격리 된 수험생은 각 권역별로 마련된 별도의 장소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으나 확진자는 응시할 수 없다. 시험 당일 시험장 출입구는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폐쇄한다. 출입자 전원은 발열검사를 받아야 하며 의심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예비시험실에서 따로 시험을 봐야 한다. 시험이 끝나면 순서를 정해 차례로 퇴실한다. 한번에 몰려나가면 밀집·밀접 접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응시자간 안전관리 확보를 위해 시험실 당 수용인원은 20명 이하로 축소했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응시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고 방역절차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인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통계청, 고용노동부,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 고리규제실장 노경완 △ 한울규제실장 류수현 △ 생활방사선총괄실장 전승엽 △ 생활방사선조사평가실장 이재국 △ 사업성과실장 박상완 △ 예산실장 한덕규 △ 교육개발실장 김지환 △ 교육운영실장 최영성 △ 면허시험관리실장 임헌평 ■ 통계청 ◇ 일반고위직공무원 임용 △ 사회통계국장 정동명 ◇ 과장급 전보 △ 운영지원과장 공미숙 ■ 고용노동부 ◇ 과장급 전보 △ 공정채용기반과장 김문실 △ 직업능력평가과장 박종환 △ 강원지청장 최상운 △ 부산동부지청장 최승찬 △ 부산북부지청장 강성훈 △ 진주지청장 김두희 △ 대구서부지청장 정찬영 △ 대전고용센터소장 이한수 △ 충주지청장 김영심 ◇ 과장급 파견 △ 정책기획위원회(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장중서 △ 코트라(외국인투자지원센터) 윤옥균 ■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 실장급 승진 △ 정부업무평가실장 백일현 ◇ 과·팀장급 △ 국토교통부 파견 김부선 △ 자치분권위원회 기획단 파견 이태정
  • 하리수 “미키정과 결혼 후 자궁이식까지 생각”

    하리수 “미키정과 결혼 후 자궁이식까지 생각”

    하리수가 미키정과의 결혼, 이혼 등 루머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가수 겸 배우 하리수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리수는 지난 2007년 미키정과 결혼해 10년의 결혼생활을 했지만 지난 2017년 이혼했다. 이날 하리수는 전 남편 미키정에 대해 “남자들과의 스킨십을 정말 싫어한다. 내가 트랜스젠더라고 해서 ‘하리수 남편은 게이냐, 여자에서 남자가 된 거냐’ 루머가 있었다. 계속 인신공격을 받고 비하를 당했다. 그런 걸 듣고도 의연하게 나를 지켜줬던 게 고마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하리수는 “아이를 낳고 싶은 게 사람의 욕심이더라. 그래서 사실 성전환자에게서 나온 자궁을 이식받으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가능하지만 이식하려면 면역억제제를 최소 1년 복용해야 하고 시험관 아기처럼 해야 했다. 남편이 원한 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하리수는 미키 정과 이혼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 2년째 열애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10년 차이인데 쌍둥이?…中 부부, 10년 된 냉동 배아로 아이 출산

    10년 차이인데 쌍둥이?…中 부부, 10년 된 냉동 배아로 아이 출산

    한 엄마가 낳은 쌍둥이인데 무려 10년 차이가 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중국 허베이성의 한 병원에서 체외수정 시술을 통해 3.48㎏의 건강한 사내 아이가 제왕절개로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평범한 아이의 출생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10년 전 태어난 아이와 쌍둥이이기 때문이다. 이름이 왕씨(41)라고만 알려진 산모와 쌍둥이에 얽힌 사연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왕씨는 나팔관이 막혀 아이를 갖기 힘들자 의료진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왕씨는 "10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시험관 아기가 흔치 않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남편과 상의해 체외수정을 시도했다"고 회고했다.이렇게 수정된 배아 중 하나가 왕씨에게 이식됐고 결국 임신에 성공해 이듬해 6월 왕씨는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여기까지 보면 체외수정을 통해 아기를 낳은 부부의 이야기지만 지난 16일 또 한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바로 10년 전 냉동 보관했던 배아로 다시 임신에 성공해 아들을 낳은 것. 10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체외수정을 맡은 정제 박사는 "10년 간 냉동 보관해오던 배아 중 가장 상태가 좋은 것을 왕씨의 자궁에 이식했고 결국 성공적으로 출산했다"면서 "의학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두 아이는 쌍둥이 형제"라고 밝혔다. 한편 왕씨 부부의 이같은 사례는 서구에서도 종종 보고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미국 테네시주에서 한 부부가 25년 전 냉동 보관한 배아를 이식받아 출산에 성공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방·교육 공무원 공채에 19만명 응시…138명 발열로 별도시험

    행정안전부와 교육부는 13일 전국 17개 시도 70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 2020년도 지방·교육청 공무원 8·9급 공채 시험에 모두 19만2778명이 응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지방공무원 8·9급 공개경쟁 임용시험은 16만240명이 593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2만3211명을 뽑는 이 시험에 총 24만531명이 원서를 접수했는데 이 가운데 66.6%가 실제로 시험을 본 것이다. 지방교육청 공무원 시험에는 3만2538명이 109개 시험장에서 필기시험을 치렀다. 교육행정 등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8·9급을 뽑는 이 시험에는 4077명 선발에 5만5326명이 원서를 내 58.8%가 응시했다. 이날 시험장을 찾은 응시생 가운데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시험장 내에 따로 마련된 예비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른 인원은 모두 138명이다. 지방공무원 시험이 113명, 지방교육청 공무원 시험은 25명이다. 의심 증상자들이 응시한 예비시험실에는 전신 보호복과 안면 보호구, 장갑 등을 착용한 시험관이 입회했다. 예비시험실 응시자와 시험관은 시험 종료 후 다른 응시생들이 모두 건물 밖으로 나간 뒤에 퇴실하도록 했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자가격리 중이어서 미리 별도 시험장소를 신청한 3명도 예정대로 응시했다. 경기 지역 지방공무원 응시자 1명과 인천시교육청 공무원 응시자 1명 등 2명은 자택에서 시험을 치렀다. 나머지 1명은 경북 지방공무원 응시자로 폐교인 풍천중학교에서 시험을 봤다. 이번 시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무원 공채 시험으로는 최대 규모다. 앞서 5월 16일 진행된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1차 시험 때는 1만2000여명이, 같은 달 30일 치러진 순경 공채시험에는 5만여명이 접수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이 이날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등 전국 4개 권역 24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당초 3월 21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탓에 2차례 연기됐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난임 주사, 다음달부터 가까운 보건소에서 맞으세요”

    “난임 주사, 다음달부터 가까운 보건소에서 맞으세요”

    오는 6월 4일부터 각 지역 보건소에서도 난임 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된다. 26일 보건복지부는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지역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난임으로 시험관 시술을 하는 여성의 경우, 과배란을 유도하는 복부 주사와 함께 수정란 이식 후 착상을 유도하고 유산을 방지하는 프로게스테론 주사(일명 돌주사) 등을 4주에서 최대 8주 간 매일 일정한 시간에 맞아야 한다. 프로게스테론 주사는 스스로 놓기가 어려워 병원에서 맞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처방 병원이 아닌 일반 동네 병원은 주사 투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난임 전문병원은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 의료 취약지 거주 여성들은 난임 주사를 맞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보건소에서도 난임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지역보건법을 개정했다. 보건소 업무에 ‘난임의 예방 및 관리’를 추가한 것. 6월 4일부터 적용되는 개정 시행령은 보건소에서 진행할 난임 관련 업무를 ‘난임시술 주사제 투약에 관한 지원 및 정보 제공’으로 구체화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으로 난임 주사제 투약에 어려움을 느끼는 난임 부부들이 보건소에서 편리하게 서비스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구충제 이버멕틴, 임상시험도 코로나19 치료 효과…부작용 관건

    구충제 이버멕틴, 임상시험도 코로나19 치료 효과…부작용 관건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이 시험관 실험에 이어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뉴스맥스 헬스(Newsmax Health)가 23일 보도했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버멕틴의 여러 부작용 가능성에 사용 승인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 48시간 만에 소멸” 시험관실험 후 임상시험 진행중 호주 모나시대학 연구팀이 지난 4월 초 이버멕틴에 노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48시간 만에 소멸했다는 시험관 실험 결과를 발표한 이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미국과 방글라데시 등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이버멕틴이 환자들에 투여된 직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양(viral load)이 줄어들면서 증상이 크게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드스테이트 메디컬센터의 응급의학 전문의 피터 히버드 박사가 뉴스맥스 헬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임상시험에서는 이버멕틴이 한 차례 또는 일주일 후 추가로 경구 투여됐으며,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은 환자를 사망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고 히버드 박사는 설명했다. 이버멕틴은 FDA가 원래 구충제로 승인했던 용량대로 투여됐으며, 일부 임상시험에서는 항생제 등 다른 약과 함께 투여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버멕틴, 사망률 낮추는 데 기여” 미국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 있는 브로워드 헬스 메디컬 센터(Broward Health Medical Center)의 폐 질환 전문의 장-자크 라즈터 박사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약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는 이버멕틴이 투여된 환자의 사망률이 통계학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까지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혈중 산소 포화도가 50%까지 급격하게 낮아진 환자가 이버멕틴이 투여된 지 24시간 내에 수치가 안정을 되찾았고, 해당 환자는 1주일 후 퇴원했다고 이 임상시험과 관계가 있는 의료계의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현재 한 의학연구 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에 제출된 상태다. 한편 방글라데시 의과대학 병원 내과 전문의 타레크 알람 박사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는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고 인도의 지뉴스(Zee News)가 보도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에게는 이버멕틴과 함께 항생제 독시사이클린이 투여됐다. 환자들은 이버멕틴이 투여된 후 72시간도 안 돼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으며 4일 만에 증상이 회복됐다고 지뉴스는 전했다. “FDA, ‘간 손상’ 등 이버멕틴 부작용 가능성에 신중” 다만 히버드 박사는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제로 FDA의 사용 승인을 받으려면 추가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FDA는 이버멕틴 사용에 조심스러워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버멕틴이 다른 약과 병행해서 투여됐을 때 급격한 혈압 강하, 간 손상, 구토, 설사, 복통, 현기증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월드피플+] 한꺼번에 태어난 美 여섯둥이, 18년 후 모두 고교 졸업

    [월드피플+] 한꺼번에 태어난 美 여섯둥이, 18년 후 모두 고교 졸업

    미국 캔자스 주의 한 가족은 이번 5월 달이 그들에게 잊지 못할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산드라와 엘든 헤드릭스 부부는 지난 2002년 캔자스 주 최초로 태어난 여섯둥이의 부모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들은 자녀들이 모두 건강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어 다시 한 번 더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됐다. 결혼 후 오랜 시간 동안 자녀가 없었던 헤드릭스 부부는 자궁 내 수정을 통해 임신을 하게 됐다. 하지만 임신 후 배 속에 잉태된 아이들의 숫자를 듣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려 여섯명, 여섯둥이였기 때문이다. 올해 5월 고교를 졸업하는 여섯둥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통적인 졸업식을 통해 졸업장을 받을 수 없지만 학교는 이들을 위해 오늘 7월 특별한 졸업식을 해 줄 예정이다. 여섯둥이의 아버지 엘든 헤드릭은 미국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들 모두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나는 이 아이들의 아버지라는게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교를 졸업하는 여섯둥이는 잠시 쉬어가기로 결정한 한 명을 제외하고 각기 다른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때문에 이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떨어져 지내게 됐다. 하지만 여성둥이는 가능한 서로 떨어져 있는 기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여섯둥이 중 한 명인 멜리사는 "고교를 졸업하는 우리 형제자매 모두 앞으로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게 될 것이다. 소도시 출신인 우리 여섯둥이 모두 대도시로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아울러, 우리가 누구인지 새로운 탐험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쌍둥이 이상의 다둥이가 태어나는 현상은 결혼이 늦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난임(難妊) 여성이 늘어난 것과 연관이 깊다. 난임치료법으로 시술하는 과배란(한 번에 난자 여러 개 배란) 유도, 2개 이상 배아 이식 등이 다태아 임신확률을 높인다. 자연임신의 다태아 임신확률이 2% 미만인 데 비해 인공수정, 시험관시술은 30~40%에 달한다고 한다. 역사상 여섯둥이는 전세계적으로 160회가 보고 되었지만 그 중 모두 생존한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라고. 미국에선 여섯둥이가 총 6회 보고 되었고 다행이 이들 모두 생존해 있다고 한다. 허남주 피닉스(미국) 통신원 willbeback2@naver.com
  • 코로나로 연기된 부산교통공사 채용시험 7월 5일 확정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부산교통공사 채용시험이 7월 5일 치러진다. 부산교통공사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이 이번 달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연기했던 신규 채용 필기시험을 7월 5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부산교통공사는 다음 주 인사위원회를 거쳐 필기시험과 후속 일정을 확정한 뒤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응시자에게도 관련 내용을 알릴 예정이다. 공사는 중앙방역대책본부 시험관리지침에 따라 응시자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방역 관리 대책도 세운다. 채용인원은 670명이며 총 2만8천767명이 지원해 역대 최대 규모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공공 일자리 156만개 즉각 가동

    공공 일자리 156만개 즉각 가동

    공무원 4만 8000명 예정대로 채용 진행 ‘전 국민 고용보험’ 범정부 추진 드라이브 ‘코로나발(發) 고용 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156만개를 긴급 공급한다. 시험 일정 등이 연기됐던 공무원과 공공기관 채용을 재개하고, 노인 일자리 사업 등도 재가동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언급한 ‘전 국민 고용보험’도 범정부 추진 체계를 마련해 드라이브를 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 156만개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예정된 노인 일자리와 자활근로자사업 등 ‘직접일자리사업’ 94만 5000개 ▲지난달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된 공공·청년 분야 단기일자리 55만개 ▲올해 국가공무원·공공기관 신규 채용 6만 7000개(채용 진행 1만 9000명 포함)를 망라한 숫자다. 직접 일자리사업은 지난 8일 기준 77만 8000명(82.3%)에 대한 선발을 완료했으나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은 33만 300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44만 5000명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휴직 중이다. 또 16만 7000명(17.7%)은 아직 뽑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휴직 중인 사람을 야외나 비대면 작업으로 돌려 조만간 일을 재개토록 하고, 미선발 사업 채용도 가급적 다음달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가공무원은 올해 3만 6000명, 공공기관은 3만 1000명을 채용할 예정이지만 지난달까지 채용이 시작된 인원은 각각 1만 3000명, 600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4만 8000명에 대해선 중앙방역대책본부 시험관리 지침을 준수해 예정대로 채용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16일 5급 공채 및 외교관 선발, 지역인재 7급 채용과 30일 경찰직 공채 등이 잇따라 치러진다. 공공·청년 분야 단기 일자리는 다음주 최종 확정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화성 탐사 귀환시 지구에 ‘외계 바이러스’ 오염될 수도”

    “화성 탐사 귀환시 지구에 ‘외계 바이러스’ 오염될 수도”

    공상과학(SF) 영화 속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일부 과학자는 우리 지구를 오염시킬 수 있는 외계 바이러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는 인류 최초의 화성 탐사 임무가 준비되면서 우주비행사들은 화성에서 우주선을 타고 귀환할 때 외계 오염물질을 옮겨오지 않도록 하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스콧 허버드 미 스탠포드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7일(현지시간) 스탠퍼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결책은 바로 ‘행성 보호 규정’에 있다면서 우주선과 같은 기계적 시스템은 고온 살균 처리와 화학적 세척을 병행해야 하지만, 화성에서 채집한 토양 표본이 들어있는 시험관은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버드 교수는 또 아폴로호 임무로 달을 최초로 방문한 우주비행사들이 격리됐던 것처럼 화성에서 돌아온 사람들도 그런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짐 브리든스틴 NASA 국장은 2030년대 안에 빠르면 2035년까지 NASA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는 임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화성 탐사 임무는 흥미롭지만, 만일 우주를 개척하는 영웅들이 외계 오염물질을 싣고 돌아온다면 지구에 해가 될 수 있다.1970년대 중반 바이킹 1, 2호와 같이 대규모 예산이 드는 로켓을 이용한 기존 화성 탐사 임무에서는 단지 고온에서 살균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의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우주기업과 대학에서는 모두 저비용으로 로켓을 개발하고 있어 이런 작은 우주선은 행성 보호 프로토콜에 관한 부담을 갖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해 허버드 교수는 고온 살균 기술만으로는 오염을 제거하는데 충분하지 않지만 이 과정에 화학적 세척을 더하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NASA는 2020년 화성에 인내라는 의미의 퍼서비어런스 로버를 보내 토양 표본을 채집한 시험관을 연구자들이 접촉할 수 있도록 살균 처리해야 할 것이다. 허버드 교수는 “역으로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귀환하는 우주선과 화성의 암석 표본 사이에 접촉이라는 사슬을 끊으려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3, 4단계의 격납용기를 만드는 자율 밀봉 및 용접 기술이 계획돼 있다”면서 “나와 과학계의 생각으로는 몇백만 년 된 화성에서 온 암석들에 지구를 오염시킬 활동적인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허버드 교수는 또 사람을 로봇처럼 청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기존 규정들에 대해 살피고 있다. 그는 “사람의 경우 아폴로호의 우주비행사들은 혹시 모를 질병의 징후가 나타날 것을 대비해 처음 몇 달 동안 격리돼 있어야 했다. 달은 위험성을 내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방역 절차가 사라졌다”면서도 “이런 절차는 화성에서 귀환하는 사람들에게 의심할 여지 없이 똑같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뿐만 아니라 지구의 세균이 화성에 퍼지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 노보사우스이스턴대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 공동연구진은 화성에 특정 미생물을 옮기면 이른바 테라포밍이라는 지구의 환경처럼 변하는 과정이 시작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생물학자로 이뤄진 이들 연구자는 또 화성에 미생물을 옮기기 전에는 테라포밍 가능성이 있는 미생물을 선별하면서도 위험할 수 있는 미생물은 폐기하는 과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학자가 주장하는 주요 문제는 각국의 우주 개발 과정에서 지구의 미생물이 화성 등 다른 행성으로 옮겨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미 각 기관은 60여 년 전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설립된 국제우주공간연구위원회(COSPAR)가 만든 ‘행성 보호 프로토콜’이라는 규정에 따라 지구의 미생물이 다른 행성으로 옮겨가거나 다른 행성에 혹시 존재할지도 모르는 미생물이 지구로 유입되지 않게 탐사선을 고온 살균 처리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미생물 전문가는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생물의 오염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우리가 다른 세계를 오염하기 전에 이처럼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들 연구자는 “대개 미생물의 유입은 우연한 것이 아니라 막을 수 없다고 여겨야만 한다”고 말했다. 관련 연구 논문은 유럽미생물학회(FEMS)가 발간하는 동료검토 학술지 ‘미생물 생태학’(Microbiology Ecology) 2019년 10월호에 실린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구충제 이버멕틴, 세포실험서 코로나19 바이러스 48시간 내 소멸”

    “구충제 이버멕틴, 세포실험서 코로나19 바이러스 48시간 내 소멸”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이 세포 배양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이내에 죽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니쉬(Monash)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Biomedicine Discovery Institute)의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는 세포 배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버멕틴에 노출되자 48시간 안에 모든 유전물질이 소멸됐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단 한 번 투여된 용량에도 24시간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가 상당 부분 줄어들었으며 48시간이 지나자 RNA 전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왜그스태프 박사는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세포 배양 실험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인체에서는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환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왜그스태프 박사는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아 안전성이 입증된 이버멕틴은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안전한 약이지만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용량을 투여해야 환자에 효과가 있는지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버멕틴이 다른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보면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방어력을 ‘약화’시키지 못하게 차단한다고 왜그스태프 박사는 설명했다. 이버멕틴은 구충제로 승인된 약이지만 에이즈, 뎅기열, 독감, 지카 바이러스를 포함, 광범한 종류의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시험관 실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항바이러스 연구’(Antiviral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日 신종플루약 아비간,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로 도입 않을 듯

    日 신종플루약 아비간,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로 도입 않을 듯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정부가 수입 특례를 검토했던 일본의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을 국내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에서 개발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아비간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부작용 우려가 큰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식약처 “국내 도입 요청 없다…수입특례 검토 안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아비간을 국내 도입해달라는 요청이 없어 의약품 수입 특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의경 식약처장이 지난달 25일 “국내에 허가돼 있지 않은 아비간에 특례를 적용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코로나19 방역과 치료를 관장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별다른 요청이 없어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질본이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제에서 사실상 배제한 것은 중앙임상위원회 등 의료계에서 아비간의 효능·효과에 상당한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영돈 교수 “시험관시험서 효과없음 확인…태아 독성·사망 부작용”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맡은 주치의 등으로 구성된 중앙임상위원회는 아비간이 코로나19 치료에 쓸 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에 게재된 논문을 분석한 결과 아비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없는 데다 부작용은 심각해 사용하기 어렵다는 게 임상위의 결론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아비간은 시험관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 임상시험을 시행한 데이터도 없다”며 “동물실험에서 태아 독성과 사망이 보고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약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서 치료제로 허가받았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해당 기사의 근거로 언급된 네이처 논문에서는 단순히 임상시험 환자를 모집한다고 돼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 ‘후보’에 올리지 않았다. 오 교수는 “WHO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들어갈 만한 후보 치료제를 선별·공개한 의약품 목록에도 아비간은 포함되지 못했다”며 “더는 아비간이 치료제로 허가받았다는 가짜 뉴스가 돌아다니질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의 자회사인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이 개발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다. 일본 정부는 기존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듣지 않는 신종 플루가 유행한다고 판단할 때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2014년 승인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에서 신종 플루 치료제인 아비간 등 3종의 약이 코로나19에 일정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임상사용을 통해 유효성이 인정되는 코로나19 치료약을 조속히 개발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비간은 태아에게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어 임신부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약이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코로나19 환자에 아비간을 사용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19 바이러스 99% 감소” 일양약품, 치료제 개발 앞당기나

    “코로나19 바이러스 99% 감소” 일양약품, 치료제 개발 앞당기나

    일양약품은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치료제 개발 사업에 참여해 발굴한 후보물질과 회사의 백혈병 신약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일양약품이 고려대 의대 생물안전센터의 실험실에서 시행한 시험관시험(in vitro)을 통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분양받은 SARS-CoV-2 바이러스에 슈펙트를 적용한 결과에 따르면, 투여 후 48시간이 지난 뒤 슈펙트 투여군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수가 대조군보다 70% 가량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으로 주목받은 HIV 치료제 칼레트라나 독감치료제 아비간에 비해 우월한 결과라고 일양약품은 설명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슈펙트는 이미 시판 중인 신약인 만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미 시판 받은 약물이라도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근거 자료를 확보하고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임상시험 등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시판 받은 약물인 만큼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보는 임상 1상의 경우 면제될 가능성도 있으나 역시 식약처와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에서 주관한 차세대응용오믹스 ‘신·변종 바이러스 원천 기술개발(메르스 치료제 개발)’ 연구과제를 통해 도출된 메르스 치료제 후보물질 9종도 시험관내 시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탁월하게 억제시키는 결과가 도출됐다. 특히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신규 후보물질 5종은 투여 후 24시간 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 이상 감소시켰다. 일양약품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대유행이 선언되고 매년 겨울철에 찾아오는 계절성 감염질환의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치료제 개발은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CAS, 도핑검사 회피 쑨양에 “8년 자격정지” 은퇴하란 얘기

    CAS, 도핑검사 회피 쑨양에 “8년 자격정지” 은퇴하란 얘기

    ‘도핑 검사 회피’ 의혹을 받아온 중국 수영 스타 쑨양(28)이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사실상 선수 생활을 끝내게 됐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8일 스위스 로잔 본부에서 “쑨양이 반도핑 규정을 위반해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CAS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중재하고 조정하고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984년 창설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와 1500m,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자유형 200m 등 세 차례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쑨양은 2018년 9월 4일 도핑검사 샘플을 채집하기 위해 중국 자택을 방문한 국제도핑시험관리(IDTM) 검사원들의 활동을 방해해 도핑 테스트를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을 샀다. 당시 그는 혈액샘플 채취 후 검사원들의 신분에 의문을 제기한 뒤 자신의 경호원들과 함께 망치를 이용해 혈액샘플이 담긴 유리병을 깨뜨리고 검사보고서까지 찢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수영협회는 IDTM 검사원들이 합법적인 증명서와 자격증 등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쑨양의 주장을 받아들여 별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그러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난해 3월 쑨양과 국제수영연맹(FINA)를 CAS에 제소했다. 쑨양에게는 적어도 2년에서 최대 8년까지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 달라고 CAS에 요구했는데 나이를 고려하면 은퇴하라는 명령에나 다를 것 없는 8년 자격정지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지난 2014년 약물 복용으로 4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당한 뒤 이번이 두 번째 약물 관련 징계여서 가중 처벌의 성격이 있다고 영국 BBC는 설명했다. CAS는 세계적 관심이 쏠린 이 사안에 대해 지난해 11월 15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재판을 열었는데 쑨양의 요청에 따라 이례적으로 공개 진행했다. 그는 재판에 참석해 검사원의 규정 위반 등을 지적하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선수로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CAS가 WADA의 손을 들어줘 은퇴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그는 CAS 재판 절차가 지체되면서 지난해 7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자유형 200m 금메달을 차지한 뒤 동메달에 그친 던컨 스콧(영국)이 시상식 연단에 함께 서길 거부한 데 이어 400m 자유형 경기 뒤에도 맥 호튼(호주)에게 “약물 사기꾼”이란 비난을 몇년 전이나 마찬가지로 듣고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쑨양은 CAS의 판결이 나온 직후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난 내가 결백하다는 것을 확실히 믿는다”면서 “많은 사람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CAS가 이번 재판에 앞서 설명한 데 따르면 중재 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주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스위스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단, CAS 판결 이후 30일 안에 해야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최혜영, 부정수급 의혹에 “빚 때문에 8년간 혼인신고 못해”

    최혜영, 부정수급 의혹에 “빚 때문에 8년간 혼인신고 못해”

    기초수급비 부정수급 의혹 직접 해명“관할 행정관청 조사 성실히 받겠다”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1호 인재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가 25일 기초생활수급비 부정수급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최근 한 언론은 2011년 결혼한 최 교수 부부가 지난해 혼인신고를 하기까지 약 8년간 기초생활비를 부정수급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척수장애인인 최 교수의 남편 정낙현씨도 사지마비 장애인인데, 정씨가 국공립기관·대학 등에 출강하며 얻은 수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비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혼인신고를 미루면서 정씨가 ‘최중증 독거 장애인’으로 분류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이에 최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2011년 결혼했지만 둘 다 척수 사지마비 장애였고, 서로 직업이 없고 빚이 6000만원이 넘었다”며 “남편은 빚부터 떠안고 신혼을 시작하는 것은 못 할 짓이라며 혼인신고를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남편은 2017년 직업을 얻었다”며 “빚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그때부터 남편은 기초생활비를 수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저도 지난해 9월 교수직을 얻으며 빚을 갚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고, 혼인신고를 하면 정부 보조를 통해 시험관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혼인신고를 했다”며 “오래전부터 산부인과를 다닌 진료기록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것은 생계 문제와 불안감 때문이지, 결코 기초생활비를 받아내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가난을 견디며 생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면서 “오늘 관할 행정관청 조사를 받을 예정으로, 저희 사정을 있는 그대로 성실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中 임상시험만 80여건… 코로나19 치료제 ‘난립’

    中 임상시험만 80여건… 코로나19 치료제 ‘난립’

    전 세계 연구진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나 예방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만 약 80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오히려 ‘기대는 금물’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임상시험의 기본적인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한 것이 많아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6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 과학자 소미아 스와미나탄 박사의 말을 빌려 이같이 밝혔다. 네이처에 따르면 중국 내 임상시험 전반을 등록 관리하는 중국임상시험등록센터에는 현재 약 80건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등록돼 있으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는 중국 전통 중의학부터 시작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까지 다양하다. 80여건의 임상시험 중 15건이 중의학 전통약물에 대한 것이며 이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시도되고 있는 것은 당개나리 열매를 건조시킨 ‘연교’ 추출물을 활용한 ‘샹황롄’이라는 일종의 감기약이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고자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과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스와미나탄 박사는 “코로나19처럼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새로운 질병일수록 신중하게 시행된 임상시험을 거친 치료제나 방법만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임상시험이 엄격한 잣대로 제대로 설계돼 진행되지 않는다면 연구자의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기존에 항바이러스 효과와 안전성은 검증된 약물을 활용한 ‘약물재창출’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에이즈치료제나 말라리아치료제,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등이 코로나19 확진환자 치료에 활용돼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 연구진은 시험관 실험과 생쥐, 원숭이 실험을 통해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메르스와 사스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14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이언스브런치]“에볼라치료제, 코로나19에 확실히 효과있다”…美연구진 치료효과 검증

    [사이언스브런치]“에볼라치료제, 코로나19에 확실히 효과있다”…美연구진 치료효과 검증

    미국 연구진이 미국 바이오업체 길리어드에서 개발한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어’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 광범위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렘데시비르가 여러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결과가 나옴에 따라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잡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바이러스실험실와 로키마운틴 수의과학분소, 미국 바이오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 생물학분과, 컬럼비아대 공중보건대 감염·면역센터 공동연구팀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렘데시비르가 메르스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4일자에 발표했다. 이에 앞서 중국과학원(CAS) 우한감염병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중국연구팀은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에이즈치료제로 알려진 로피나비르(칼레트라)도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 일부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기도 하다. 정맥주사제 렘데시비르는 당초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지만 지난달 19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투여돼 효과를 봤다는 사실이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슨’에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시험관 실험과 생쥐, 히말라야원숭이(rhesus macaque)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팀은 우선 생체 바깥 시험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메르스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의 복제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그 다음에는 생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도 차단한다는 것을 확인했다.이에 연구팀은 추가로 수컷 히말라야 원숭이 9마리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6마리에게는 렘데시비르를 주사하고 나머지 3마리는 일반적 치료를 실시했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원숭이는 근육통과 발열, 기침과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임상적 징후가 눈에 띄게 적었고 폐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줄어들어 폐렴이나 폐손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이 관찰됐다. 특히 접종 12시간 뒤부터 항바이러스효과를 드러내고 6일 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등 치료효과도 빠르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NIAID 분자발병학팀의 에미 드 위트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렘데시비르가 사스, 메르스 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을 처음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 임상시험이 필요하겠지만 최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돼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들을 보면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와인잔, 어떻게 우아하게 돌릴 수 있을까

    [남순건의 과학의 눈] 와인잔, 어떻게 우아하게 돌릴 수 있을까

    와인은 다른 어떤 음료보다도 다양하다. 와인을 좀 안다는 사람은 온갖 품종에 대해 이야기하고 품종에 따라 다른 형태의 잔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와인 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와인을 적당히 따르고 그것을 잘 돌려서 향이 살아나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와인잔을 돌리는 것을 스월링이라고 하는데 마구 세게 흔들면 안 되고 우아하게 잘 흔들어야 한다. 와인에는 왜 이런 우아함이 필요한 것일까. 여기서 물리학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와인잔을 돌리는 것은 분명 물리학적인 현상인데 어떤 회전 속도로 돌려야 하는지, 그리고 잔의 형태에 따라 돌리는 속도를 달리해야 하는지 등이다. 즉 에티켓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물리학적 변수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향이 중요한 부르고뉴의 피노누아는 매우 넓은 잔에 따른다. 반면 소비뇽 블랑 같은 화이트와인은 보다 폭이 좁은 잔이 적합하다고 한다. 그럼 이렇게 다른 모습의 와인잔을 돌리는 속도도 달라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여러 가지 와인을 동시에 비교 시음할 때는 테이스팅 잔이라는 보다 작은 잔을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와인을 조금 따르고 세차게 흔드는 것을 보게 된다. 더 깊은 향을 찾아내려고 이렇게 하는 것일까. 다양한 현상들에서 공통적인 법칙을 찾으면 개별적인 것을 외울 필요 없이 하나의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물리학자들은 지난 수백년 동안의 성과를 통해 익히 잘 알고 있다. 대포를 쏠 때 날아가는 거리를 대포의 각도에 따라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외우는 대신 하나의 공식을 유도함으로써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경험적으로 큼직한 잔은 더 천천히 돌리게 되고 작은 잔에 담긴 것은 더 빨리 돌려야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시험관에 담긴 용액을 돌리기 위해서는 사람이 하기에는 벅찬 속도로 돌려야 하고 반면에 국사발을 시험관만큼 세차게 돌리면 다 넘치게 된다.이런 호기심과 관련해 2011년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의 연구진은 와인잔에 담긴 액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해 구체적인 공식을 발견했다. 최적의 스월링을 위한 회전속도는 와인잔의 지름과 상관이 있다는 것을 특정한 공식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좁은 잔은 더 빨리 회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식품공학 등에서 대규모로 용액을 섞어야 할 때도 곧바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거품이 있는 맥주잔을 돌리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2018년 프랑스에서는 놀랍게도 일정 양 이상의 거품이 덮여 있는 맥주잔에서는 조건이 갖춰지면 잔을 돌리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거품이 돈다는 것을 발견했다. 회전운동은 회전력을 주는 방향으로 일어나야 하는 것이 물리법칙인데 마치 물리법칙을 위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현상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사실 거품과 잔의 유리에 마찰이 있어 그 마찰력 때문에 거품이 반대로 도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유 거품이 덮여 있는 라떼에서도 재현할 수 있고, 알갱이가 떠 있는 액체에서도 조건이 맞으면 재현할 수 있다. 세상의 이치는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하다. 그리고 그것을 응용하는 것도 쉽게 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이치를 이해하면 세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그런데 보다 복잡하고 얽혀 있는 사회도 인간의 마음의 이치를 깨달으면 꿰뚫어 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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