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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자꾸 궂긴 일만, 성화 봉송 동원된 재규어 사살됐다

    리우올림픽 자꾸 궂긴 일만, 성화 봉송 동원된 재규어 사살됐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가 애꿎은 야생 재규어의 목숨을 앗아갔다. 개최국 브라질 선수단의 마스코트 동물로 사랑 받은 ‘징가'의 실제 모델인 ‘주마’란 이름의 암컷 재규어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아마존의 관문 역할을 하는 마나우스의 한 동물원에서 진행된 리우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동원됐다가 목줄을 풀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재규어가 생포하려는 군인 한 명을 공격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군인들이 사살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마취총을 네 발이나 썼으나 소용 없자 결국 권총 한 발을 발사해야 했다. 이 재규어는 아마존 밀림에 위치한 동물원에서 어릴 적부터 여섯 형제들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올림픽조직위원회는 “평화와 단합을 상징하는 올림픽 성화와 쇠사슬에 묶인 야생동물을 함께 공개한 것은 우리의 잘못이었다”며 “올림픽에서 이런 상황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성명서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동물보호단체는 즉각 비난에 나섰다. 야생동물을 관리, 감독하는 아마존환경보호연구소(IPAAM)는 “성화 봉송 행사에 주마를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며 “연구소 차원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의 수의사 디아고 라그로테리아는 “재규어는 절대로 길들여지거나 온순한 동물이 될 수 없다”며 “야생동물은 어디까지나 야생동물일 뿐인데 이런 이벤트에 등장시킨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의 윤리적 처우를 요구하는 이들(PETA)의 브리태니 피트도 성명을 내고 “야생동물들이 사로잡혀서 무서운 일들을 하도록 강요받으면 고통스럽거나 늘 부자연스러워 마치 재깍거리는 시한폭탄 같게 된다는 것을 언제나 우리는 깨닫게 될까”라고 개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위기의 베네수엘라, 결국 식량배급제로 가나?

    위기의 베네수엘라, 결국 식량배급제로 가나?

    극심한 경제난으로 남미경제의 시한폭탄이 된 베네수엘라에서 식량배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마르코 토레스 베네수엘라 식량장관은 6일(현지시간) "민간이 식품을 팔지 못하게 하진 않겠지만 지역생산공급위원회를 통한 식품 공급에 우선권을 두겠다"고 말했다. 지역생산공급위원회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식품배급을 위해 창설한 조직이다. 현재 식품배급은 카라카스 저소득층 밀집 거주지역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지역생산공급위원회를 통해 기초식품이 든 '식량봉투'를 나눠 준다. 식량봉투는 쌀 3kg, 우유 1리터, 설탕 1kg, 강남콩 1패키지 그리고 식용류 1리터로 구성돼 있다. 마두로 정부는 3주마다 1회 식량을 배급하고 있다. 최근엔 사망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영면해 있는 엘갈바리오 구역에서 식량배급이 진행됐다. 중남미 언론은 "식품을 받기 위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이 긴 줄을 섰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식품배급을 놓고 베네수엘라에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식품배급을 위한 조직인 지역생산공급위원회를 "경제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혁명적 조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권에선 "마두로 정부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선심정책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식품을 받는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반응과 식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평이 교차하고 있다. 임신 7개월이라는 19살 여성은 인터뷰에서 "정부가 나눠주는 식품이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다만 이제 곧 아기가 태어날 텐데 기저귀와 분유를 구하지 못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언론은 "배급되는 식품의 양이 워낙 적어 혜택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도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배급이 시작되면서 베네수엘라에선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식품의 경우 앞으론 민간의 판매가 금지되고 배급만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토레스 식량장관은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그러나 (식품이 부족한 만큼) 지역생산공급위원회를 통한 나눠주기에 우선권을 두겠다"고 말했다. 마두로 정부는 품절을 거듭하는 식품대란이 "(실정이 아니라) 자본세력의 투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파티야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5승 도전 박성현 “작년 연장패 설욕”

    5승 도전 박성현 “작년 연장패 설욕”

    “첫 우승의 발판이 됐던 대회이기 때문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연장패는 쉽게 털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박성현(23·넵스)이 시즌 5승에 도전한다. 3일 제주 서귀포 스카이힐롯데 제주 골프클럽(파72·6187야드)에서 열리는 롯데칸타타오픈이 그 무대다. 박성현은 현재 시즌 4승, 상금 순위 등 각종 기록에서 1위를 내달리고 있지만 ‘1인자’의 자리에 올라선 것은 불과 1년이 되지 않았다. 지난해 생애 첫 승을 올렸던 한국여자오픈 두 주 전에 열린 이 대회에서 박성현은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해 좀더 일찍 첫 승을 거두는 듯했지만 11번홀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한 뒤 이정민(24·비씨카드)에게 연장까지 끌려들어가 결국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치고 말았다. 물론 이후 두 대회 만에 생애 첫 승을 일구긴 했지만 당시 입었던 상처는 지금도 남아 있다. 박성현은 “사실 지금 컨디션이 썩 좋은 건 아니지만 샷 감이 나쁘지 않아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면서 “코스가 익숙하고 전장이 길지 않아 짧은 클럽을 잡을 홀이 많은 것도 충분한 호재다. 많은 팬의 기대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디펜딩 챔피언 이정민이 타이틀 방어를 위해 칼을 빼든 가운데 국내 개막전에서 첫 우승 이후 약 한 달 만에 시즌 2승을 일궈내며 박성현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장수연(22·롯데)도 “내친김에 3승까지 해 보겠다”고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2승째 이후 2개 대회에서 연속 3위(공동 포함)에 오르는 등 언제라도 우승까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오렌지·포도에 비만치료 열쇠 있다(연구)

    오렌지·포도에 비만치료 열쇠 있다(연구)

    오렌지와 포도가 비만을 치료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과일에는 또한 당뇨병과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 숨겨져 있었다. 영국 워릭대 연구팀은 적포도 속 ‘트랜스-레스베라트롤’(trans-resveratrol, tRES)과 오렌지 속 ‘헤스페레틴’(hesperetin, HESP)이라는 성분을 결합해 만든 알약에 위와 같은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알약이 미래에 비만과 당뇨병, 심장질환이라는 치명적인 세 가지 질환에 맞설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연구를 이끈 폴 소널리 교수는 “이 약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개발로, 이런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우리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당뇨병과 심장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비만이라는 시한폭탄을 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화합물이 동시에 투여되면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작용을 개선해 동맥을 건강하게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이 화합물은 설탕이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흡수되면서 생성되는 물질인 ‘메칠글리오살’(methylglyoxal, MG)의 치명적인 영향을 중화하는 단백질인 ‘글리오살라제 1’(glyoxalase 1, Glo1)의 수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메칠글리오살(MG)은 설탕의 치명적인 영향과 관련한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고열량 식사 결과로 인한 이런 메칠글리오살(MG)의 축적이 증가하는 것은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또한 메칠글리오살(MG)은 혈관을 손상하고 심장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는 인체의 콜레스테롤 처리 방식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메칠글리오살(MG)을 차단하는 것은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하고 당뇨병을 갖고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연구팀이 약으로 만든 화합물은 일부 과일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지만, 실제 건강 개선을 위해 필요한 양과 유형은 과일 섭취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이런 성분은 비만과 당뇨병, 심장질환 위험이 큰 환자들을 위한 캡슐 형태의 약으로 제공될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25~40 사이에 있으며 나이가 18~80세인 과체중과 비만한 참가자 32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하루에 한 번 자신들이 개발한 캡슐 약을 먹게 했다. 참가자들은 평소대로 식단과 운동량을 유지했으며 이 과정은 설문을 통해 보고했다. 참가자들의 당 수치 변화가 검사됐고 동맥 건강 상태는 동맥벽의 유연성 검사로 측정됐다. 다른 평가 사항은 혈액 검사로 분석됐다. 그 결과, BMI가 27.5 이상인 고도 비만인 사람들이 이 약을 통해 당수치와 혈관 염증이 감소하고 인슐린 작용과 동맥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 위약(플라세보)을 섭취한 그룹에서는 어떤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소널리 교수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은 서구화된 국가들에서 전염병 수준에 있다”면서 “글리오살라제 1(Glo1)의 부족은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의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수는 “현재 우리는 상업적 투자자와 파트너를 찾기 위해 당뇨병성 신장 질환을 초기 표적으로 삼아 치료 효과를 입증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신약은 안전하며 현재의 치료와 함께 효과적인 부가적 치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견의 핵심 단계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요법으로, 글리오살라제 1(Glo1)의 증가에 주목하고 이후 트랜스-레스베라트롤(trans-resveratrol, tRES)과 헤스페레틴(hesperetin, HESP)을 결합하는 것이었다”면서 “우리의 돌파구는 흥미롭지만 신체 활동과 다이어트, 다른 생활습관 요인과 현재 치료가 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널리 교수는 이 화합물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일 섭취가 아닌 약물적 투여만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렌지와 포도로 직접 섭취하려면 일반인은 매일 오렌지와 포도로 만든 주스를 10ℓ씩 섭취해야 한다”면서 “이는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해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은 그런 성분이 과일에서 발견됐다는 것이지 과일을 먹으라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 저널’(journal Diabete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순자 의원 ‘찾아가는 결핵예방 서비스’ 감사패 받아

    서울시의회 이순자 의원 ‘찾아가는 결핵예방 서비스’ 감사패 받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순자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은평구 제1선거구)은 성백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구 제1선거구)과 함께 5월 2일(월) 은평구 서북병원에서 개최된 ‘찾아가는 결핵예방서비스 2주년 기념 행사’에서 감사패를 수상했다. 서북병원이 수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결핵예방서비스’는 서울시민의 결핵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예방을 위해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찾아다니며 검진을 시행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갖춘 버스를 활용한 결핵 예방 서비스를 말한다. 2014년부터 찾아가는 예방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 서북병원은 검진버스 에 X-ray 장비를 비롯하여 장애인을 위한 리프트 시설 등을 갖추고, 결핵내과 전문의 1명, 방사선사 1명, 그리고 간호사 1명이 팀을 구성하여 문진에서 객담 검사까지 결핵 조기발견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여 실직적인 검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여 시행하고 있다. 집행부가 공개한 ‘찾아가는 결핵예방서비스 2주년 경과보고서’를 보면 의료기관에 방문하기 어려운 노령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을 위한 결핵 조기 발견과 치료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찾아가는 결핵 예방서비스”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협력적 거버넌스에 기반을 둔 사업의 일환으로서 평가되며, 결핵 없는 건강한 서울시를 위해 검사에서 치료까지 One-Stop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숙인, 독거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적 지원을 통하여 공공의료의 목적과 의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서북병원은 ‘찾아가는 결핵예방서비스’의 시행을 위해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보건복지위원회 이순자 위원장과 성백진 의원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감사패를 수여받은 이순자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든 결핵균이 번창할 수 있는 조건이 맞기만 하면,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의술과 의약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보건 의식과 위생 관리라고 생각한다.”라는 소감과 함께 시민의 위생 수칙에 대한 관심 등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1. 지난해 12월 스페인 정국은 격랑에 휩싸였다. 집권 국민당이 총선에서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123석에 그치면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권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2013년 불거진 비자금 은닉 사건이 단초를 제공했다. 라호이 총리의 ‘금고지기’로 불린 루이스 바르세나스 재무장관이 비밀계좌에 수천만 유로의 통치 자금을 숨겼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자금의 일부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스페인은 지금까지 총리 선출과 연정 구성이 미뤄지는 등 여진을 겪고 있다. #2. 2013년 4월 급작스럽게 사임한 프랑스 예산 담당 장관인 제롬 카위자크 사건은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원 아래 탈세와의 전쟁을 주도했다. 하지만 스스로 비밀계좌에 자금을 숨겨 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순간에 몰락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다. 독재자의 검은돈이나 피 묻은 돈조차 아무렇지 않게 숨겨 주던 스위스의 은행들은 정치인이나 부호들의 재산 은닉처로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했다. 암호화된 계좌정보를 통해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된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검은돈의 종착점이란 오명을 듣던 스위스는 2018년부터 전 세계 97개국과 금융정보를 주고받는다. 이에 앞서 각국 정부와 일부 계좌의 정보를 교환하는 등 비밀주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금융정보 공개는 검은돈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부패 권력의 파산을 예고하는 시한폭탄이다. 이미 몇몇 나라에선 부패한 권력이나 정권의 붕괴를 재촉하는 대형 스캔들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 시위, 말레이시아의 총리 퇴진 집회,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대적 지도부 물갈이의 배경이다. 이 사건들의 이면에 숨겨진 동인(動因)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잇따른 부패 스캔들로 정권이나 권력을 휘청거리게 만든 ‘숨겨진 힘’이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주의 포기라고 지적했다. 은행의 신용으로 포장됐던 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다며 어디까지 열릴지에 관심이 몰린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비밀계좌 신화의 종언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정부와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검은돈 거래를 낱낱이 까발리면서 가장 궁지에 몰린 곳은 브라질 정부다. 국영 석유업체이자 브라질 최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부패 스캔들은 당초 수면 아래로 묻힐 것으로 여겨졌다. 일부 기업인과 정치인을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했던 불법 자금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사건의 큰 줄기가 뿌리째 드러났다. ●판도라의 상자는 어디까지 열릴 것인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선거총책을 맡았던 주앙 산타나는 불법 자금 관리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장관들이 잇따라 사직하고, 관련자 수십명이 구속됐다. 칼날은 다시 호세프 대통령과 그를 후계자로 지명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이들이 소속된 집권 노동자당(PT)으로 향했다. 뉴욕타임스는 “호세프는 재선 후 중도 퇴진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정계 전반이 요동치고 있다. 하원의장인 에두아르두 쿠냐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에 페트로브라스와 연계된 자금을 숨겨 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법처리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해 3월 의회 조사에선 이 비밀계좌의 존재를 부인했으나 스위스 은행 당국이 그와 그의 아내, 딸 명의의 계좌가 존재한다며 일가족의 금융자산을 동결하자 궁지에 몰렸다. 브라질 연방검찰도 쿠냐가 500만 달러(약 57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며 비리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후폭풍은 쿠냐가 몸담은 브라질 최대 정당인 민주운동당(PMDB)까지 번졌다. 쿠냐는 책임 회피를 위해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으나 최근 자신과 이 정당 수장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까지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PMDB는 최근 PT와 연정을 끝내면서 차기 정부 출범 채비를 갖춘 상태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부패 스캔들로 같은 처지에 몰렸다. 폭풍의 진앙은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다. 6억 8100만 달러(약 78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이 1MDB로부터 나집 총리의 스위스 비밀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집 총리는 이를 부인해 왔으나 지난 1월 스위스 당국이 1MBD와 나집 총리의 관계 일부를 흘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스위스 검찰은 아예 1MDB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40억 달러(약 4조 6000억원)의 유용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정국은 소용돌이치고 있다. 검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선물이라며 사건을 종결했지만 오히려 대대적인 퇴진 시위로 확산됐다. 절친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집 총리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FIFA가 사상 처음으로 조직적 부패를 인정한 것도 스위스 비밀계좌가 탄로 났기 때문이다. 스위스 검찰의 비밀계좌 조사로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주최지 선정 과정에서 주요 집행부가 뇌물을 받았다는 구체적 혐의가 밝혀졌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FIFA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된 뇌물 수수도 인정했다. 더러운 권력으로 지탄받던 FIFA가 월드컵 개최와 관련된 뇌물 수수를 인정하고 자체 개혁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 비밀계좌는 왜 빗장이 풀렸나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계좌 정보는 어떻게 빗장이 풀리게 된 것일까. FT는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격탄이 됐다고 해석했다. 각국이 세수 확보를 위해 은행의 돈세탁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덕분이다. 그간 돈세탁에 공조해 왔던 다국적 금융회사들에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조세 회피처 역할을 했던 금융회사들도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금융위기가 도래하면서 정부의 도움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어 미국의 주도 아래 국가 간 범죄 혐의가 있는 금융계좌 정보를 맞교환하는 다자간 협상이 궤도에 올랐다. 스위스 정부도 미국 검찰이 요구하는 정보 제공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여개의 스위스 금융업체가 미 법무부와 작성한 합의서를 분석한 결과 은행뿐 아니라 자산관리사, 투자사, 보험사 등에 약 1만개 이상의 미국인 비밀계좌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곳의 비자금 규모만 100억 달러(약 11조 5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2009년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돈세탁에 협조했다며 스위스 대표 은행인 UBS에 8억 달러(약 9200억원)가까운 벌금을 부과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어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스위스 은행들에 압박을 가하면서 스위스 비밀계좌의 관행도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스위스 정부도 비밀계좌를 보호해 주던 연방법 규정을 삭제하면서 법적 보호망을 거둬 버렸다. 각국 정부가 자국민의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하는 협정을 요구하자 비밀계좌 준수 규정을 없앤 것이다. 스위스의 태도 변화 배경에는 달라진 위상이 자리한다. 그동안 작지만 탄탄한 경제와 높은 안정성을 자랑해 왔으나 국가 이미지에 ‘검은돈의 은닉처’라는 이미지가 덧칠되는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설명했다. 나아가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환율제를 포기하면서 환율이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나우! 지구촌] 12세 무슬림 소년에게 ‘테러리스트’라 부른 교사

    [나우! 지구촌] 12세 무슬림 소년에게 ‘테러리스트’라 부른 교사

    미국 텍사스의 한 교사가 자신의 12세 무슬림 제자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지난 2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왈리드 아부샤반(12)은 시험이 끝난 뒤 친구들과 교실에서 영화를 보던 중 교사로부터 잊기 힘든 모욕을 당했다. 당시 학교에서 국어를 맡고 있던 여성 교사는 교실로 들어와 왈리드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했고, 이를 들은 친구들 역시 “폭탄을 봤다” 등의 발언과 함께 왈리드를 심하게 조롱했다. 왈리드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영화를 보며 재미있게 웃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선생님이 들어와 나를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면서 “이유를 묻자 ‘왜냐하면 우리 모두 너를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나는 매우 화가 났고 궁지에 몰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날 정말 테러리스트로 보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왈리드의 가족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즉각 항의했다. 왈리드의 아버지는 “아들이 무슬림이라는 것이 곧 테러리스트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분노하며 “학교는 아이들에게 종교적인 개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문제의 교사는 당장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 교육청이 진상을 조사하는 동안 문제를 일으킨 교사의 교사 자격을 정지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 직접 만든 시계를 폭탄으로 오인받아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했던 미국의 14세 무슬림 소년의 사건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고 있다. 텍사스주에 사는 아흐메드 모하메드(당시 14세)는 집에서 직접 만든 전자시계를 가지고 등교했다가, 이를 본 교사가 시한폭탄이라고 오해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쇠고랑을 차야 했다. 무혐의를 인정받은 모하메드는 곧장 풀려났지만 당시 사건은 전 세계에 퍼지면서, 미국 내에 ‘무슬림 포비아’(무슬림 혐오 현상)가 짙게 깔려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모하메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등의 격려를 받아 더욱 화제를 모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살생부’로 갈라진 새누리… 친박 vs 비박 ‘공천 大戰’ 비화 조짐

    새누리당이 29일 ‘현역 의원 40명 물갈이 리스트’ 파문의 당사자인 김무성 대표와 정두언 의원 사이 진실 공방으로 온종일 들끓었다. 정 의원은 이날 “‘청와대 수석이 구두로 (리스트에 있는 의원들의 낙천을) 요구했다’는 김 대표의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주장한 반면 김 대표는 만난 사실 일체를 부인하며 친·비박계 간 ‘공천 대전’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였다. 비박(비박근혜)계가 주로 담겼다는 이른바 ‘찌라시’의 실체 여부, 작성 주체를 놓고 친·비박계는 각각 ‘자작극’ ‘음모론’으로 몰아가며 맞섰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는 지도부의 티타임이 길어지며 10여분 늦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당내 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일단 사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고위에서 김 대표는 “누구로부터 어떤 형태로든지 공천 관련 문건을 받은 적도 없고, 말을 전해 들은 바도 없다”며 “내 입으로 그 누구에게도 공천 관련 문건이나 살생부 얘기를 한 바 없다”고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파동의 중심에 서 있는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문건을 받은 일이 없다’고 해 놓고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안 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26일 불러 ‘(리스트에) 정 의원이 포함돼 있다. 겁나지 않느냐’고 말했고 ‘물갈이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 공천장에는 절대로 대표 직인을 찍지 않겠다. 버티겠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또 “리스트 얘기는 김 대표를 만나기 전 K 교수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전해 들었다”며 “나는 그게(출처가) (친박 핵심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정도로만 추측했다”고 덧붙였다. 일촉즉발의 분위기는 김 대표와 정 의원의 대질신문 요구로까지 번졌다. 오후에 정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고성도 터져 나왔다. 당사자인 정 의원의 설명 이후 김을동 최고위원, 이재오 의원,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 등 비박계가 연이어 발언대에 올라 “찌라시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대표 리더십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옛 친이명박계인 이 의원은 “(비·친박계가) 18·19대 공천에서 한 번씩 (서로) 칼질했으니 그만하자”고 거들었다고 한다. 반면 친박계 이장우·김태흠 의원 등은 앉은 자리에서 “책임자를 찾아서 처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우현 의원은 발언대에 올라 “사실관계를 제대로 규명하지 않으면 당이 수도권에서 표를 잃을 수 있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곧이어 정 의원이 출석한 가운데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비공개 최고회의가 다시 열렸다. 당사자인 김 대표가 빠진 가운데 정 의원의 해명을 들은 끝에 최고위는 ‘살생부 실체는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선거를 앞두고 당 내분이 불거진 듯한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지점에선 지도부 이해가 일치했다. 결국 이날 오후 6시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를 정 의원에게 얘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문건을 받은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정 의원도 확인했다”고 공식 사과했다. 격앙됐던 친박계는 ‘대표 사퇴 요구’ 등의 강경 카드는 일단 접었지만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당 대표가 ‘공정 공천’을 약속했으니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 본인의 책임 있는 해명을 촉구했던 최경환 의원 측도 “더 진상조사해 봤자 대안이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결국 공천 헤게모니 때문에 벌어진 자작극”이라면서 “미흡하지만 최고위 결정은 일단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도 김 대표가 당내 공천 갈등에 끌어들인 데 대해 불쾌함과 불만이 교차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단합해도 모자랄 판에 당 내분이 생기면 민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당에서 얘기가 나오는 180석은 고사하고 150석도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찌라시’ 파문으로 김 대표는 당분간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갈이 리스트의 ‘청와대·친박계 개입설’이 실체가 없었음을 김 대표 스스로 인정하고 리더십에 흠집이 나면서 친박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하는 공천 심사에서 김 대표의 영향력이 상당 부분 축소될 수도 있다. 반면 김 대표가 오히려 친박계의 전략공천·물갈이 시도를 차단하며 이 위원장을 견제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 위원장이 친박계·청와대 의중대로 공천 칼날을 휘두르는 데 위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찌 됐건 이번 논란으로 친·비박계 간 불신은 한층 깊어졌고, 양측의 재충돌은 시한폭탄으로 남게 됐다. 공천 발표, 김 대표의 장악력 복원 시도 등이 다음번 도화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서울 의회 “누리대란 막자”

    서울시의회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두고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104석 중 73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4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2일 예정됐던 의총을 미루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부모뿐 아니라 서울시교육청, 새누리당 등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욱 서울시의원(더민주)은 “일단 보육 대란은 피해보자는 생각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안을 두고 내부 조율 중”이라면서 “경기도 편성 이후 서울시도 편성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과정 예산 편성 불가를 고수하는 강경파 의원들 때문에 근본적인 처방은 어려울 전망이다. 또 다른 시의원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동시에 편성할지, 아니면 어린이집은 예산집행까지 여유가 있는 상태라 유치원만 2개월 정도 편성할지 여러 가지 경우수를 놓고 고민 중”이라면서 “보육대란을 막자는 의원들이 많아서 4일 의총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만 편성하면 오는 3월부터 또다시 어린이집 보육대란이란 시한폭탄이 남게 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절실한 시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와 교육청의 힘겨루기에 자녀를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의 가슴만 애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에 최소 3~4개월분 이상을 편성해줄 것을 호소했다. 시교육청은 시의회에서 예산편성이 확정되면 설 연휴 전 모든 유치원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위해 소요자금(1개월분 약 200억원) 확보 등 집행준비를 마쳤다. 또 시의회에서 예산편성이 지연 또는 부결되어 설 연휴 전에 예산집행이 어려운 경우, 사립유치원 차입금 허용뿐만 아니라 시교육청 교육복지 예산의 일부 전용 등 특단의 조치도 취할 방침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러시아판 ‘國父 논쟁’

    러시아판 ‘國父 논쟁’

    ‘강한 러시아’를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왼쪽·64) 러시아 대통령이 볼셰비키 사회주의 혁명을 이끈 소비에트연방의 창설자 블라디미르 레닌(오른쪽·1870~1924)을 정면으로 비판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의 지도자가 ‘건국의 아버지’ 레닌을 강하게 비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푸틴은 그동안 유권자들을 의식해 러시아 역사와 관련한 발언에 신중을 기해 왔다. AP 등에 따르면 푸틴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에서 지역 활동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레닌이 러시아에 ‘시한폭탄’을 안겼다”며 부정적 평가를 했다. 레닌이 소련을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이 주장한 단일국가로 만들지 않고 연방국가로 만든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방국가들이 러시아로부터 독립하면서 영토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는 의미다. 이어 “레닌과 볼셰비키 정부가 제정 러시아의 황제인 차르를 비롯해 로마노프 왕가의 가족과 신하들을 잔혹하게 처형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레닌이 수천 명의 러시아 정교회 성직자를 학살했다고 언급하면서도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이 성역으로 여겨져 온 레닌의 통치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은 최근 러시아가 처한 상황과 관련이 깊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15개 위성국은 독립 노선을 걸었다. 최근 이들 국가 중 일부가 친서방 정책을 내세우면서 러시아의 안보는 치명타를 맞았다. 예컨대 크림반도에는 러시아 흑해함대의 모항인 세바스토폴이 자리하는데, 이 항구는 러시아가 지중해로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이런 까닭에 푸틴은 “(서방 제재로 인한) 지금의 러시아 경제 위기도 모두 레닌 탓”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푸틴은 스스로를 차르라고 칭할 만큼 제정 러시아에 남다른 유대감을 지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푸틴이 집무실에 로마노프 왕조의 4대 차르인 표트르 대제(1672~1725)의 초상화를 걸어 둘 만큼 절대왕정을 숭배한다는 것이다. 2000년 집권 이후 대통령과 총리를 오가며 16년째 권좌를 지켜 온 푸틴은 이미 안팎에서 차르로 불린다. 심지어 러시아 정교회에 막강한 권력을 부여해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차르로 볼셰비키에 살해당한 니콜라이 2세의 유해 확인 작업에 박차를 가하도록 했다. 2014년에는 러시아 전역에서 로마노프 왕조 400주년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 국민이 과거 제정 러시아처럼 강한 러시아를 지향하도록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푸틴의 이 같은 발언이 예전 중국 지도부의 마오쩌둥(毛澤東)에 대한 문화혁명 비판처럼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레닌은 여전히 상당수 러시아 국민에게 국부(國父)로 여겨질 만큼 존경받고 있다. 지금도 방부 처리된 레닌의 시신이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렘린 바로 옆 붉은 광장에 나란히 안치돼 있을 정도다. 레닌의 시신을 옮겨야 하느냐는 물음에 푸틴은 “사회의 분열을 피하려면 이런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모호하게 답했다. 한편 연봉 11만 달러(약 1억 3000만원)인 푸틴의 재산이 400억 달러(약 48조원)에 이른다는 미국 중앙정보국의 비밀보고서가 나온 적이 있다고 BBC가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새해의 한국 경제, 어떻게 할 것인가/강태혁 한경대 교수

    [열린세상] 새해의 한국 경제, 어떻게 할 것인가/강태혁 한경대 교수

    지성인 집단이라는 대학교수들은 지난해를 가리켜 혼용무도(昏庸無道)라고 했단다.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질서 속에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는 말이다. 실제 한창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할 5월부터 한국 경제는 연타를 맞았다. 예상치 못한 중동호흡기증후군이 범인이었다. 연이어 부패 고리에 연루된 정치권 스캔들이 터지고, 여권 내부 불협화음은 배신의 정치와 진실한 사람 공방으로 한 해를 허송했다. 야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집안싸움은 계속됐고, 발목 잡기나 하면서 해를 보냈다. 문인들과 대학교수까지 가세해 반지성적인 표절 시비로 몸살을 앓았다. 기성세대의 무책임·무절제한 탐욕으로 빚어진 혼돈 속에 사회는 갑과 을로 고착화되고, 기성세대의 갑질에 미래세대의 꿈은 무너져 내렸다. 연이은 정쟁은 내일을 예측할 수 없게 했고,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을 걸고 경제활동에 나설 사람은 없었다. 정부는 해외 경제 여건을 탓하고 여의도를 원망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세계 평균 수준의 성장, 안정된 물가, 아직은 괜찮은 재정수지 등 외형적인 거시지표가 그만하면 됐다고 자족했다. 그런데 정치사회적 난기류 속에 2015년 경제성적표는 빈한했다. 3% 성장은 달성해 보겠다는 의욕으로 추경까지 동원했지만 “혹시?”는“역시!”로 그치고 말았다. 경제성장률 2.7%(예상). 연이은 뒷걸음질로 수출강국의 체면은 구겨진 지 오래고, 수출입 1조 달러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수출액 증가율 -7.9%(잠정). 수출 둔화에 대비해 내수를 키워야 한다는 말은 끝내 구두선에 그치고, 수출도 내수도 안 되니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전투적 노조의 일자리 보전 투쟁과 맞물려 제도권 밖의 청년들은 비정규직으로 겉돌고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다. 청년실업률 10%(6월). 여도 야도 언필칭 민생을 외쳤지만, 서민 경제는 시름시름 앓고 있다.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주택담보대출, 대학생 학비 지원이라는 등록금 융자 등 저금리에 맛들인 빚잔치에 가계부채는 늘어만 갔다. 가계부채 1200조원, 국민소득의 80%. 이제야 알았다는 듯 정부는 대출 규제를 조자룡의 헌 칼처럼 휘두르고 있다. 바야흐로 미국의 금리 인상 파고가 태평양을 건너오면 가계부채는 대규모 금융부실로 이어질 시한폭탄이 됐다. 한반도 반쪽은 2015년을 그렇게 보냈다. 경제가 어렵기는 이웃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 열강을 꿈꾸고 있다. 강한 일본, 강한 경제, 풍요로운 국가를 건설한다는 아베노믹스에 안간힘이다. 잃어버린 20년을 회복하기 위한 재생의 10년 계획 달성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 않은가. 대륙 중국의 힘은 더이상 물량 공세나 인해전술만이 아니다. 최첨단 기술제품을 최저 가격으로 우후죽순 출시해 우리 시장을 빼앗고, 13억 시장을 무기로 신생 부호가 속속 국제무대에 깜짝 등장해 지구인을 놀라게 한다. 한때 아시아의 네 호랑이 중 하나였던 한국이 언제부턴가 두 거대 골리앗 사이에 낀 다윗의 형국이다. 두 공룡의 가쁜 숨소리에 동북아는 소용돌이 조류에 휩싸이고 일엽편주 한국호는 지금 항로를 못 찾고 있는 것 아닌가? 잘나가던 고성장의 달콤한 미몽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정치 계절을 앞두고 벌이는 네 탓 공방이나 에멜무지로 던지는 허황한 풍선 공약에 도취해 있을 계제가 아니다. 올해를 또 그렇게 보낼 것인가. 새로운 경제 생태계 조성이 급하다. 저성장 시대의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새 물길을 찾아 경제체질을 강인하게 다져 놓아야 한다. 그래야 큰물을 만나도 위축됨 없이 뛰어들 수 있지 않겠나. 가능성에 도전하는 기업에 기회의 문을 활짝 개방하고, 둥지를 갓 털고 나온 스타트업도 힘껏 활갯짓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좋은 시절 벌어 놓은 곳간 알곡 빼먹을 궁리나 하는 기업인이나, 피와 나락을 구분하지 않고 손쉬운 돈벌이만 탐하는 기업은 도태돼야 한다. 경제 생태계가 건강해야 창업도 되고 일자리도 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5년도 한국의 경쟁력이 26위라고 했다. 해마다 뒷걸음질이다. 올해 새로 출범하는 20대 국회에 희망을 품어 본다.
  • 철거등급 ‘E’ 주택 2동… 붕괴 시한폭탄 안고 살았다

    철거등급 ‘E’ 주택 2동… 붕괴 시한폭탄 안고 살았다

    지난 26일 균열이 발생한 서울 은평구 녹번동 공사 현장 주변 주택을 대상으로 긴급안전진단을 벌인 결과 8개 동 가운데 2개 동은 붕괴 우려가 있는 E등급을 받고 나머지 6개 동도 사용 여부를 재검토해야 하는 D등급이 나왔다. 은평구는 건물 8개 동을 모두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했다. 은평구는 27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E등급 2개 동에 대해서는 철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는 해당 건물을 비롯해 균열은 생기지 않았지만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주변 5개 동 주택에 사는 주민까지 총 132명을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 중 26가구 74명은 구가 임시로 마련한 인근 숙박시설 4곳에서 묵고 55명은 친척이나 지인 등의 집으로 옮겼다. 사고가 발생한 녹번동 29-43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지하 1층·지상 5층짜리 생활주택 2개 동(총면적 1717㎡)을 짓기 위해 땅을 파고 있었다. 이 공사장 주변 주택에 균열이 일어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24일이었다. 구는 이날 공사를 중단시키고 연휴가 끝난 뒤인 28일에 대책회의를 할 계획이었다. 25일 오후부터 가스가 샌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균열이 급격히 확대되자 구와 소방당국, 서울도시가스는 26일 새벽부터 도시가스를 차단하고 주민 대피 등의 긴급 조치를 했다. 구는 토질·건축구조 전문가 등과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현장 점검을 벌였다. 사고 원인은 터 파기로 인한 가시설의 변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스 누출은 지반 침하와 건물 균열로 인해 외벽 가스관 연결이 느슨해진 결과로 보인다. 현장 점검을 한 우종태 경복대 교수는 “토압과 수압이 공사장 근처 건물에 금이 가게 만든 요인일 수 있다”면서 “땅의 경사가 일정하지 않아 철골 구조물을 더 튼튼하게 세워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조금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 현장 가까이에 있는 하수구에서 오수가 흘러나오고, 이틀 전에 노후한 상수도관이 떨어져 나갔다”면서 “이걸 보수하기까지 두세 시간 동안 물이 샜는데 그 물이 땅에 스며 공사 현장 지반을 약화시키는 등 부담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 관계자는 “해당 공사 현장은 구릉지인데 크게 땅을 파면서 지지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26일부터 덤프트럭 186대를 동원해 토사 2500여㎡로 굴착 부분을 다시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 보상과 관련해서는 이날 해당 주민과 건축주 대리인이 모인 회의에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건축주는 이번 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건강이 악화돼 참석하지 못했다. 건축주 대리인은 임시 숙소 제공, 건물주와 세입자에 대한 동등한 지원, 신축 예산 등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철거 예산을 대기로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구의 현장 점검 결과를 지켜본 뒤 붕괴 원인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시공사의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 사고 이후 구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일대 주민들은 이달 중순부터 ‘건물 벽에 균열이 생겼다’는 민원을 제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D등급 판정을 받은 다세대주택 건물주인 윤모(41)씨는 “세입자가 12월 중순부터 집 벽에 금이 간다고 연락을 했다. 집 앞 전봇대가 싱크홀처럼 푹푹 꺼져서 신고했다고 들었는데, 구가 무시한 것 같다”고 전했다. 구 관계자는 “24일 이전에도 관련 민원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25일에도 세 차례 민원을 받아 현장에 나가고, 저녁에는 주민에게 대피할 것을 권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사설] ‘유일호팀’ 비상한 각오 없이는 위기 못 넘는다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지명되자 기대보다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 역대 경제 부총리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997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에서 남은 2년여 동안 ‘마무리 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친박 정치인인 유 후보자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재선 의원에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지냈다. 박근혜 정부의 3기 경제팀 사령탑을 할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하지만 40여일 전까지 총선 출마를 위해 표밭갈이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경제위기를 타개할 역량과 전략을 보여 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비상계획의 필요성을 언급할 정도로 내년 우리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야권에서는 과거 독재정권이 했던 ‘북풍’(北風) 공작에 빗대 현 정권이 경제불안 심리를 조작하는 ‘경풍’(經風) 공작을 전방위적으로 펼친다고 비난한다. 동의하기 어렵다. 지금은 실제로 위기상황이 맞다. 내년은 한국 경제의 명운을 결정지을 중차대한 시기다.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거나 아니면 저성장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분기점에 서 있다. 대내외적인 여건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미국은 7년 만에 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중국 경제 둔화는 나아질 조짐이 없고 저유가 쇼크는 내년에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수출이 끝없이 추락하는 가운데 내년 초 ‘소비절벽’이 예상되는 등 내수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12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시한폭탄은 언제든 뇌관이 터질 수 있다. 100만원을 벌어서 24만원을 빚 갚는 데 쓸 정도로 빚에 허덕이고 있다. 안팎의 악재 속에 신임 경제수장의 역할과 책무는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애초 경제 부총리에는 정통 경제관료가 유력하게 거론되다가 집권 하반기 들어 정부에 정치적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친박계의 의견에 따라 유 후보자가 경제사령탑에 내정됐다는 말도 나온다.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판단에 따라 경제 정책이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도 유 후보자의 몫이다. 유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한 말이겠지만 돈을 미리 끌어다 쓰는 식의 단기적인 경기 부양은 이미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다. 내년에는 돈을 풀어서 경기를 띄울 만한 재정적인 여력도 없다. 기존 정책을 따라 하는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 위기일수록 대증요법이 아니라 정공법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비상한 인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경제 위기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 유 후보자도 최우선 과제로 꼽았지만 한계기업의 정리 등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할 때다. 경제체질 개선을 통한 경제 살리기에도 나서는 등 적절한 처방을 실기하지 않고 내놓아야 한다. 3기 ‘유일호 경제팀’이 ‘약체’가 아니냐는 걱정을 보란 듯이 떨쳐 버리고 한국 경제가 반등할 수 있는 탄탄한 초석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 [막내린 美 제로금리 시대] (3) 1200조 가계빚 어떻게 되나

    [막내린 美 제로금리 시대] (3) 1200조 가계빚 어떻게 되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가계빚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가계빚은 올 연말 1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국은행이 당분간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지만 대내외 불안요소와 국내 금리 인상이 겹칠 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바로 가계빚이다. 특히 자영업자와 고령자, 다중채무자 등 저소득 계층부터 부실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긴급처방으로 내놨지만 가계빚 체질 개선을 위한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가계빚은 1166조원이다. 이 중 가계대출이 1102조 6000억원, 변동금리 대출이 올 10월 말 기준 70%이다. 앞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가정하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1조 9300억원 늘어나게 된다. 1% 포인트 올리면 늘어나는 이자 부담이 7조 7200억원이다. 박광훈 우리은행 부동산금융부 팀장은 “지난해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이후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으로 돌아서면서 가계부채 급증을 주도했다”며 “당장 금리가 1% 포인트 올라도 실수요자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포기하거나 부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경기에 취약한 자영업자나 저신용자, 다중채무자들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해도 금융사들이 가산금리를 올려 저신용자·저소득자의 대출금리가 오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나 고령층 대출은 전체 가계부채의 40~50%로 추정된다. 특히 저신용, 다중채무자들은 금융사에서 신용대출(변동금리)을 주로 이용하고 있어 부실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은 지난 6월 소득 중 원리금 상환비율이 40%가 넘거나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위험가구를 112만 2000가구(2014년 기준)로 추정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전체 1090만 5000가구 중 10.3%다. 한은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위험가구가 122만 가구로, 집값이 5% 떨어지면 121만 가구로 각각 늘어난다. 집값 하락과 금리 인상이 겹치면 위험가구가 더 늘어나게 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깡통 주택’(담보 가치 이하로 집값 하락)이 속출할 경우 가계부채 부실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금리 인상 전후 아파트 매매값은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아파트 거래량은 5470건으로 지난달(1만 6000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고 금리 인상도 예견된 만큼 주택 시장이 침체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집값이 하락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상환 압박이 커진다. 5억원짜리 주택을 LTV 70%를 적용받아 3억 5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치자. 집값이 4억 5000만원으로 떨어지면 LTV 한도가 3억 1500만원으로 줄어들어 3500만원을 갚아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들은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닌 생계비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는데 집값이 하락하면 이들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은 주택담보대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신규 대출 시 고정금리와 원리금 분할상환을 유도해 돈을 빌려가고 난 즉시 대출 원금을 줄여가는 게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가계빚 규모를 줄여 가겠다는 정부의 ‘방향 설정’에는 동의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세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 교수는 “내년부터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금, 생계형 대출을 받는 차주들은 대출 길이 막혀 부도나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준협 실장은 “대출 심사가 깐깐해지면 고금리인 2금융권에 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에 대한 대책 마련과 토지, 상가에도 LTV를 적용하는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자영업자와 다중채무자, 저신용자의 가계부채 상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소득 증대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日 야스쿠니서 ‘쾅’… 테러 촉각

    태평양 전쟁의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서 23일 폭발 사고가 났으며 현장에서 시한폭탄 기폭장치가 발견됐다.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로 전 세계에 테러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일본 경찰은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오전 10시쯤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 남문 근처의 남성용 화장실에서 폭발 소리와 함께 화장실 천장과 내벽 일부가 불에 탔다. 천장에는 가로·세로 각 30㎝ 길이의 구멍이 생겼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시한식 발화 장치에 쓰이는 건전지와 전선줄, 작은 쇠파이프 같은 물건 4개 등이 발견됐다. 또 터지지 않은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돼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했다고 NHK 등이 보도했다. 야스쿠니 신사의 남문 근처에 있는 한 빌딩 공사 현장 경비원은 “오전 10시쯤 야스쿠니 신사 쪽에서 한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꽤 소리가 커서 놀랐지만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은 일본의 공휴일인 근로감사의 날인 데다 오전 10시부터 아키히토 일왕의 ‘니이나메사이’(新嘗祭·일왕이 진행하는 추수감사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신사를 방문했다.신사 측은 폭발음이 들린 뒤에도 예정대로 제사를 진행했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는 ‘시치고산(七五三) 참배’ 접수는 중단했다. 일본 경찰은 야스쿠니 신사를 노린 ‘게릴라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근 경찰서에 수사 본부를 설치한 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중국의 극우 인사 등이 방화를 시도한 적이 있으며, 일본 국내 인물들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바가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 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늘 10만 ‘민중총궐기’… 정부 “불법 엄정 대응”

    오늘 10만 ‘민중총궐기’… 정부 “불법 엄정 대응”

    정부가 13일 노동계 등이 주축이 된 주말 대규모 도심 집회를 앞두고 5개 부처 공동 담화를 발표하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집회 주최 측은 “정부가 평화집회를 불법 폭력집회로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최대인 10만명 안팎의 인원(주최 측 주장 15만명, 경찰 추산 8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앞두고 정부와 집회 주최 측 간에 전운이 감도는 모양새다. 교육부·법무부·행정자치부·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 등 5개 부처 장차관들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집단행동 자제를 당부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불법 집단행동이나 폭력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특히 불법 시위를 조장, 선동하는 사람이나 극렬 폭력행위자는 끝까지 추적해 사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지금 노동개혁을 완성하지 못한다면 우리 아들딸들은 고용절벽을 맞아 모든 희망을 포기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외면한 채 ‘노동개혁 반대’만 외치면서 정치 총파업까지 간다면 ‘정규직의 기득권 챙기기’라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도 이날 경찰청 등 관련기관과 공안대책협의회를 열고 불법 집단행동에 엄정 대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공안당국은 민주노총과 교류하는 일본 노동계 인사 100여명이 시위에 참가하며, 이 중에는 과격 성향을 띤 일본 극좌파 ‘중핵파’ 구성원 1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60대가 됐지만 중핵파는 1960년대 ‘혁명군’이라는 테러 실행집단을 꾸려 시한폭탄 설치, 자민당 당사 방화 시도 등을 해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투쟁본부는 많은 대학의 대입 논술 및 면접시험이 14일 집회일과 겹치는 것과 관련, 공식 페이스북에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올렸다. 투쟁본부는 “시험을 치르는 12개 대학 중 11개 학교는 집회 장소와 상당히 먼 곳에 있고 집회는 대부분 오후에 시작되기 때문에 집회에 따른 영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집회에 따른 논술고사 수험생과 시민들의 불편을 덜고자 지하철 운행 횟수를 증편하기로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쟁점 눈감고 본회의만 ‘시한폭탄 국회’

    여야가 12일 본회의를 열기로 우여곡절 끝에 합의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여파로 지난 3일 ‘원포인트’ 본회의와 5일 본회의 등이 줄줄이 무산됐던 상황에서 꽉 막힌 국회 일정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그러나 쟁점 현안을 놓고선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전면적인 정상화로 보기는 어렵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11일 회동을 갖고 본회의 개최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개운해하지 않았고, 표정은 어두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개최 합의에 불만족스러운 듯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협상장을 떠났다. 본회의에는 37개 무쟁점 법안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간(11월 15일) 연장안, 국토교통위원장 선출안 등 의사 일정상 어쩔 수 없이 처리해야 하는 41개 안건만 상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알맹이 없는 요식 행위에 불과한 본회의가 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그나마 유통시장 주변에 대형마트 입점을 금지하는 규제를 5년 연장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이날 법제사법위를 통과하고 본회의로 부의된 것은 성과로 인식된다. 국회 파행의 시한폭탄은 아직 해제되지 않은 상태다. 새누리당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경제활성화 관련법, 노동 개혁 법안 등을 조속히 처리하자고 주장했지만 야당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을 국비로 지출하고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중 누리과정 예산은 새해 예산안 심사의 ‘뇌관’으로 인식되고 있어, 여야 지도부가 조속히 매듭짓지 못한다면 국회는 또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누리과정이든 전·월세든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하면 된다”면서 “누리과정 예산은 교육 재정이 얼마인지 확인한 뒤 부족분을 어떻게 충당할지를 봐야 하고, 전·월세 문제는 용역을 준 연구보고서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 나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임위로 보내면 하루 종일 그것만 붙들고 있어야 한다”며 “원내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맞섰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4만 군견’ 폭탄특공대·방패삽… 아군 위한 개발 맞나요?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4만 군견’ 폭탄특공대·방패삽… 아군 위한 개발 맞나요?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돌을 갈아 창을 만들고 나무를 다듬어 몽둥이를 만든 이후로 끊임없이 신무기를 개발해 남의 영토를 침략하거나 국토를 지키려고도 했죠. 무기의 성능을 개량해 더 많은 인원을 살상하고자 하는 욕구는 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무기가 주목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는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실패’ 딱지가 붙었고, 일부는 어렵게 빛을 봤으나 볼품없는 성능 때문에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첨단 무기를 동경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전 이번에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 무기를 보여 드리려 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잖아요. 한번 들여다볼까요. 2차 세계대전은 신무기의 각축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무기가 쏟아진 전쟁이었습니다. 미국, 영국, 소련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과 나치 독일은 상대 병사를 더 많이, 효과적으로 살상하기 위한 무기 개발에 힘을 쏟았는데요.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황당한 무기도 참 많았습니다. 잘 알려진 것 중 하나가 ‘개폭탄’(antitank dog)입니다. ●개에 폭탄을 매달아 전차에 돌진시켰더니 소련군은 독일과의 전쟁 초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구형 전차로 독일에 맞서야 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진격하는 독일의 신형 전차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죠. 소련군은 ‘맨몸’으로 대항하다 연이은 패배로 후퇴를 거듭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군견을 훈련시켜 자살 특공대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개 4만 마리를 활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는데요. 시한폭탄을 두른 개를 적 전차에 돌진시키는 단순한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투입해 본 결과 독일 전차로 달려가기는커녕 소련 전차로 돌진해 폭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디젤(중유)을 사용하는 소련 전차를 이용해 훈련한 개들이 가솔린(휘발유)을 사용하는 독일 전차 대신 익숙한 냄새를 풍기는 소련 전차로 달려왔기 때문이죠. 놀란 소련군은 불쌍한 개를 더 희생시키는 대신 이 계획을 즉시 폐기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은 프랑스로 대규모 병력을 상륙시키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준비했습니다. 독일은 스페인부터 벨기에까지 해안 높은 지역에 수많은 콘크리트 벙커를 짓고 대포와 기관총을 촘촘하게 설치해 대비했죠. 영국군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콘크리트 벙커를 파괴할 방법을 구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온 무기가 ‘판잰드럼’입니다. 판잰드럼은 바퀴 모양의 구조물에 로켓을 달아 추진력으로 스스로 굴러가게 하는 기상천외한 무기였습니다. 여기에 폭약을 실으면 적이 있는 고지로 바퀴가 저절로 굴러가 폭발하게 한다는 복안이었죠.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로켓의 추진력이 약해 예상보다 속도가 느렸고, 추진력을 강화하자 로켓이 바퀴에서 분리돼 튀어나가 버렸습니다. 또 평지에서는 그나마 제대로 굴러갔지만 돌이 가득한 고지에서는 제멋대로 굴러가 오히려 바다 쪽으로 되돌아오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습니다. 1t 무게의 폭발물을 실은 구조물이 굴러오는 재난을 상상하기도 싫었던 연합군은 개발 계획을 포기합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는 적의 총탄을 방어하는 황당한 ‘삽’도 등장했는데요. 바로 캐나다군의 ‘맥아담 방패삽’입니다. 평소에는 병사의 개인 삽으로 사용하다가 유사시 적과 조우하면 총에 끼울 수 있도록 구멍을 냈습니다. 그런데 손바닥만 한 삽의 크기로는 총탄을 막을 수 없었고, 세기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죠. 스스로를 ‘천재 전략가’라고 치켜세웠다가 결국 패망한 나치 독일의 히틀러는 대형 무기를 선호했습니다. 무기를 좋은 정치 선전 도구로 여겼던 그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무기로 적을 단번에 제압하길 원했습니다. 히틀러뿐만 아니라 당시 군 전문가들도 무기의 크기와 공격력이 비례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마우스 전차’와 ‘구스타프 열차포’입니다. 구스타프 열차포는 구경 800㎜에 포신 길이만 32.5m, 전체 길이 47.3m, 너비 7.1m, 높이 11.6m, 무게 1350t의 거대한 모습이었습니다. 2500명이 철로를 설치해 길을 터야 했고, 250명이 포를 조작해 4.8t이나 되는 포탄을 하루 14번만 쏠 수 있었죠. 프랑스 침공 당시 요새인 마지노선을 공격하려고 구상했지만, 개발이 늦어져 소련 요새 공격인 세바스토폴 전투에 딱 한 번 사용했을 뿐입니다. 결국 연합군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독일군 스스로 파괴했죠. ●박물관 전시물이 된 최대 시속 20㎞ 괴물전차 1942년 히틀러는 연합군 전차가 절대로 파괴하지 못할 ‘괴물 전차’를 제작하도록 지시합니다. 전세가 이미 연합군 쪽으로 기운 1943년 11월 개발된 것이 8호 전차 ‘마우스’입니다. 총중량 188t, 전면장갑 200㎜, 포탑장갑 240㎜로 괴물 그 자체였습니다. 구경 128㎜ 주포와 75㎜ 부포를 갖춰 화력도 강력했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너무 무거워 속도가 시속 20㎞에 불과했던 것이죠. 시제품 2대가 있었지만 독일은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전차를 폭파했습니다. 그런데 소련이 폭파된 전차를 노획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죠. 냉전 시대에도 황당한 작전이 있었는데요. 바로 ‘도청 고양이 작전’입니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은 고양이의 몸속에 실제로 도청 장치를 삽입해 대화 내용을 엿듣는 방식을 고안해 냈습니다. 당시에는 도청 장치 크기가 지금처럼 작지 않았기 때문에 고양이에게는 큰 고통이었을 겁니다. 고양이가 배가 고프면 현장을 이탈하는 문제가 부각되자 식욕을 억제하는 수술까지 했다고 합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CIA는 결국 고양이를 현장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허무했습니다. 고양이가 자동차에 치여 죽었기 때문이죠. 고양이 몸속의 도청 장치가 탄로날까봐 CIA는 즉시 고양이 사체를 회수했고, 그것으로 프로젝트는 끝이었습니다.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지아이조2’에 등장하는 ‘신의 지팡이’ 위성 공격 시스템도 실제로 1980년대 미국이 진행했던 프로젝트입니다. 길이 6m, 무게 100kg의 텅스텐(중석)탄을 시속 1만 1000㎞로 지상으로 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핵미사일보다 위력이 떨어지는 데다 탄도미사일 생산 사격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 포기했습니다. ●“적군을 게이로 만들자” 황당 발상의 결말은 1990년대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 황당 무기로는 ‘게이 폭탄’이 있습니다. 1994년 미 공군 소속인 오하이오주 라이트연구소는 적진에 ‘아프로디시악’이라는 물질이 가득한 폭탄을 투하해 적군들이 서로 참을 수 없는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이 폭탄을 생각해 내게 됩니다. 아프로디시악은 일종의 최음제로, 적진에 투하해 남성 위주로 구성된 적군을 동성애에 빠지게 하고 최종적으로 전의를 상실시킬 의도로 개발했습니다. 연구소는 이 ‘안전한 비살상 무기’를 사용하면 사랑에 굶주린 군인들이 총을 놓고 동성 연인에게 푹 빠질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연구소는 상부에 무려 70억원의 예산을 요청했는데요. 시작도 하기 전에 효과에 의문을 가진 정부가 예산 지원을 하지 않아 자동 폐기됐습니다. 적군은 물론 아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일반인이 최음제에 노출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생기겠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만 이 무기는 황당한 발명자에게 상을 주는 2007년 ‘이그노벨상’ 평화상 부문에 선정돼 세상에 실체를 드러냈고,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전쟁을 막아 전 세계에 평화를 안겨 줄 수 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죠. 라이트연구소 일부 연구진은 적군에게 땀·방귀·입냄새를 유발해 냄새로 숨어 있는 병사를 찾아내고 적진의 사기까지 떨어뜨리는 특수 폭탄도 개발했지만 마찬가지로 상부로부터 외면당했다고 하니 정말 노력이 가상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junghy77@seoul.co.kr
  • [나우! 지구촌] 14세 무슬림 소년, 폭탄제조 오인받아 체포 ‘논란’

    [나우! 지구촌] 14세 무슬림 소년, 폭탄제조 오인받아 체포 ‘논란’

    미국의 한 14세 소년이 직접 만든 시계를 자랑스럽게 학교에 가지고 갔다가 현장에서 체포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에 사는 아흐메드 모하메드(14)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집에서 직접 전자시계를 제작한 뒤 기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를 가방에 넣고 등교했다. 당시 이를 본 교사는 “매우 잘 만들었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경고했는데, 멀리서 이를 본 또 다른 교사가 다음 날 모하메드의 시계를 시한폭탄이라고 오해하고 곧장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모하메드의 아버지는 아들의 체포소식을 듣고 곧장 학교로 달려갔다. 그는 “무슬림 배경 때문에 아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직접 만든 시계 때문이었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즉각 학교로 출동한 경찰 4명은 영문도 모르는 14살 소년에게 수갑을 채웠다. 모하메드가 손을 뒤로 한 채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친구들에 의해 SNS에 급속하게 퍼졌다. 이후 모하메드는 경찰 4명, 교장선생님 등과 3일간 조사를 받아야 했다. 당시 소년을 조사한 현지 경찰은 “이 소년은 시계를 제작한 것뿐이라는 뜻을 끝까지 고수했다. 하지만 문제의 물건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 물건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모하메드는 현지 언론인 달라스모닝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평소 로봇공학과 기계공학을 좋아했고, 직접 만든 전자시계를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싶었을 뿐”이라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모하메드의 아버지 역시 “아들은 그저 자신이 개발한 것을 자랑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름에 ‘모하메드’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당일이 ‘9월 11일’이라는 이유로 내 아들은 불이익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년의 학교 측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학교 측 관계자는 “학생이나 교사에게 수상한 행동이나 수상한 물체를 가진 사람을 보면 즉각 신고할 것을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말초혈관 질환 치료하려면 담배부터 끊어야 우리 몸에는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동맥과 심장으로 혈액을 되돌리는 정맥이 있다. 이중 동맥이 막히거나 혈관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말초혈관 질환을 동맥류와 동맥경화증이라고 한다. 동맥경화증은 수도관에 찌꺼기가 쌓이듯 동맥 내부에 지방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주로 심장 혈관인 관상동맥이나 다리로 가는 장골동맥과 대퇴(넓적다리)동맥, 뇌로 가는 경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잘 나타난다. 동맥경화는 대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증상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혈관의 절반 이상이 막힌 경우가 많다.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지혈증 등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혈관이 더 빨리 막히기도 한다. 동맥류는 동맥벽의 특정부위가 약해져 늘어나는 질환으로, 주로 복부대동맥에 발생한다. 복부대동맥은 배의 뒤쪽 후복강이라는 비교적 넓은 공간에 있어, 동맥류가 어른 주먹만큼 커질 때까지도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민감한 사람이거나 마른 사람은 누웠을 때 심장박동에 맞춰 움직이는 혹을 느낄 수 있어 동맥류를 발견하지만, 보통 사람은 동맥류가 주변 장기를 눌러 통증을 일으킬 만큼 커진 뒤에야 발견한다. 이 정도면 동맥벽이 지탱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선 상태다.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수도관이 터지면 물바다가 되듯 복무대동맥에 생긴 동맥류가 터지면 뱃속에 피가 가득 차 사망할 수도 있다. 동맥류는 동맥경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예방법도 같다. 무엇보다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담배는 끊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이 있는 환자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약물치료 등으로 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금연은 가장 힘든 치료지만 가장 효과적인 치료이기도 하다. 동맥경화증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담배를 멀리해야 한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한다. 예를 들어 다리 동맥이 막힌 환자는 나이, 사회 활동 범위, 동반 질환, 현재 환자의 상태 등을 모두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어서다. 절단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치료를 할 수도, 더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를 할 수도 있다. 반면 복부대동맥류는 시한폭탄처럼 언제든 터질 수 있어 동맥류로 인한 사망을 막는 게 급선무다. 경동맥은 합병증인 뇌졸중 예방을 목표로 치료한다. ■도움말 권태원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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