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 매각 기회인가 위기인가
‘기회인가 위기인가’ 삼성자동차 매각 확정이 25일로 임박한 가운데 정부와 업계는 삼성차 매각이 국내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대조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매각대금(5,600억∼5,700억원선)이 평가금액(1조2,000억원)에 비해 너무 싸다는 점에서 업계와 노동단체 등에선 국가기간산업을 ‘헐값으로 팔았다’는 지적과 함께 고용불안,협력업체의 파산·전업 등을 우려하고 있다.반면 정부쪽에선 대외신인도 향상과 부산지역 경제 활성화 등 무형의 가치에무게를 두면서 자동차산업 및 전후방 연관산업의 도약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경제활성화 기대하는 정부 해외 조기매각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정부는 ‘헐값 매각’이란 일부의 지적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며일축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삼성차는 지난 98년 12월 이후 10개월 이상 가동이중단돼 협력업체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그동안 고용유지,금융유예를 위해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4월이 지나면 재고부품마저 소진돼 공장가동을 멈춰야하는 상황이어서 이 시기를 놓치면 ‘고철공장’으로 전락해 더 형편없는 가격에 팔릴 위기였다”면서 ‘헐값 매각’지적을 반박했다.또 단기적으로 어려움에 처한부산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대외신인도 향상과 국내투자환경에 대한 외국기업의 인식을 바꿈으로써 매각대금과는 비교도 안되는 무형의 가치를 얻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르노는 한국을 거점으로 동북아 진출을 꾀하고 있어 기존 국내 업체가 마음먹기에 따라 기술 및 가격,서비스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우리의 자동차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기간산업 붕괴 우려하는 업계 업계는 대우자동차 매각의 향방과 현대·기아자동차의 향후 변신 노력이 국내 자동차산업의 주요 변수가 되겠지만 그동안 다국적 기업의 외국투자 행태로 미뤄 르노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채권단이 정부의 시한부 협상타결 요청에 밀려 운신의 폭이 좁았고,결과적으로 매각대금중 1,000억원 정도(2,000억원 부채탕감 2,700억은 20년간균등상환)만 쥐게 된다며 ‘헐값 매각’ 여론에 동조하고 있다.
르노가 삼성차 경영을 청사진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은 지금보다 더 큰 위기에 처할 지도 모른다는 시각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포드,푸조 등이 영국에 투자한 후 대량해고를 했고,이익을 못내 결국 철수한 것은 다국적기업들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관행을 보여준 전형적 사례”라면서 “르노의 삼성차 경영을 지켜봐야겠지만정부는 고용안정과 협력업체 유지 등 자동차산업을 뒷받침하는데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육철수기자 y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