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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에서 느끼는 유럽 감성…낭만광장이 된 광화문광장

    서울에서 느끼는 유럽 감성…낭만광장이 된 광화문광장

    선선한 바람과 함께 노을이 저물고 명품 클래식 선율이 낮의 분주함을 떠나보내는 저녁 공기를 가득 채웠다. 눈을 감으면 유럽인가 싶은데 화면에 보이는 한글 자막이 이곳이 한국임을 새삼 일깨운다. 광화문광장이 유럽 어느 도시에서나 느낄법한 낭만을 선사하며 시민들의 가슴을 황홀하게 물들였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지난해에 이어 11~12일 준비한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행사를 통해서다. 지난해 ‘카르멘’을 보여줬던 서울시오페라단은 올해는 피에트로 마스카니(1863~1945)의 단막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선보였다. 1880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오페라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영화 ‘대부’에 삽입된 간주곡이 특히 유명하다. ‘시골 기사’라는 뜻을 지닌 제목의 작품은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피의 복수극을 그렸다. 군대에서 갓 제대한 뚜릿뚜와 그가 사랑했던 로라, 로라가 결혼한 돈 많은 운송업자 알피오, 뚜릿뚜의 새 애인 산뚜짜의 얽히고설킨 애정 관계가 흥미롭게 펼쳐졌다.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소프라노 조선형, 메조소프라노 송윤진·정세라, 테너 정의근·이승묵, 바리톤 유동직·박정민 등 실력파 성악가가 목소리를 얹으면서 광화문광장은 명품 공연장이 됐다. 여기에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한 123명의 시민예술단도 이탈리아 원어 가사로 노래하며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우윳빛 셔츠처럼 하얀 로라’,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포도주를 마시자’ 등 작품 속 아리아가 시민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셨다. 야외광장이라는 공간적 제약이 있었지만 빛나는 무대 연출을 통해 대극장에 뒤지지 않은 무대를 완성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색채가 화려해 영상미를 뽐낸 화면에는 칸딘스키, 샤갈, 고흐, 클림트, 에곤 실레 총 5명 작가의 작품을 부분적으로 차용한 이미지가 나왔다. 이야기의 서사에 맞춰 실시간으로 변화한 무대 영상은 오페라를 떼놓고 보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마치 유럽의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목재 대신에 재활용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친환경 공연이었기에 가능한 연출이었다.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고전 오페라를 서울 시민 누구나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대로 오페라의 인기가 높지 않은 현실에서도 시민들이 객석을 빼곡하게 채우며 남다른 인기를 보였다. 서울 한복판이었지만 이곳에서만 울리는 명품 선율에 공연장은 마치 외따로 떨어진 섬처럼 다른 세계로 느껴졌다. 관객들은 중간중간 스마트폰으로 공연 장면을 담으며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 광화문광장이 오페라극장으로…11·12일 무료 공연

    광화문광장이 오페라극장으로…11·12일 무료 공연

    서울시오페라단이 11일과 12일 이틀간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공연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야외 오페라 무대다. 사전 예약을 받아 무료로 제공하는 객석 2000석은 지난달 27일 신청 접수 시작 3분 만에 매진됐지만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광장 벤치 등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단막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이탈리아 시칠리아가 배경인 사실주의 작품이다. 합창곡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와 영화 ‘대부’에도 삽입된 오케스트라 간주곡이 유명하다. 소프라노 조선형, 테너 정의근·이승묵, 바리톤 유동직·박정민 등 성악가들을 비롯해 공개모집으로 선발한 123명의 시민예술단이 참여한다. 친환경 공연으로도 눈길을 끈다. 목재 대신에 재활용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를 무대에 사용하고, 관람 관객 중 텀블러나 리유저블컵 등 다회용기를 가져오면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크림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공연은 오후 7시 30분부터 80분간 진행된다.
  • “정치인은 상상력 필요… 이상 사회 구현하는 신화 만들어야”

    “정치인은 상상력 필요… 이상 사회 구현하는 신화 만들어야”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총선이나 대선은 시나리오 게임입니다. 정치가는 권력을 잡기 위해 어떤 사회나 국가를 만들겠다는 시나리오를 잘 써야 합니다. 현실을 직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사회를 구현하는, 그 이야기(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김헌(59)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지난 18일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4층 공연장에서 ‘신화의 섬, 크레타와 시칠리아 그리고 제주’를 주제로 특강을 하는 자리에서 ‘우리 사회는 서사의 위기에 놓여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정치인들이 권력을 얻기 위한 암투에만 신경 쓰고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서사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를 하는 건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그리스·로마 신화의 탄생지이며 제주와 같은 위도상에 있는 그리스 크레타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갔다. 김 교수는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하는 거인형 여신인 설문대할망 등 탐라국 탄생 설화에 더 그럴싸한 살을 붙인다면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저력을 지닌 신화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을 경청하는 제주도민과 젊은이들에게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친 테세우스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불어 교사였던 나는 35세에 사표를 던지고 유학을 가서 서양 고전학에 도전했다. 이 도전은 테세우스의 도전처럼 성공할 가능성이 제로였지만, 도전하니까 성공의 길이 열렸다.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성공을 절대 못 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 김헌 교수 “정치인은 상상력이 필요…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 지 고민해야”

    김헌 교수 “정치인은 상상력이 필요…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 지 고민해야”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총선이나 대선은 시나리오 게임입니다. 정치가는 권력을 잡기 위해 이러 이러한 사회, 국가를 만들겠다는 시나리오를 잘 써야 합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사회를 실천해나가는, 그 이야기(신화)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김헌 서울대(59·인문학연구원) 교수가 지난 18일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4층 공연장에서 열린 ‘신화의 섬, 크레타와 시칠리아 그리고 제주’를 주제로 행복특강을 하는 자리에서 ‘우리 사회는 서사의 위기가 아니냐’며 묻는 독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 “상대방 비방하는 정치 하는 건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 김 교수는 특히 “정치인들이 권력을 얻기 위한 암투에만 신경쓰고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자기 서사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고 공인으로 활동할 때 어떤 그림을 그려 나가겠다는 모습을 자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가 여러 시나리오 중에 좋은 작품을 골라 하는 것처럼 꿈꾸는 이상사회를 실천해나가고 현실이 될 수 있게, 힘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정치인이 절실하다”면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를 하는건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서사의 위기라고 말하는 건 자신의 삶을 시나리오로 잘 만들어낼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며 “자신의 삶을 잘 쓰는 사람만이 앞으로 인생을 잘 산다. 하루하루 일기를 쓰는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탐라국 탄생설화를 살려나가면 그리스신화 못잖은 신화 될 것” 그는 이날 “신화는 역사의 토양 속에 자라며 언제 어디서든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역사 이전의 역사, 철학 이전의 철학, 과학 이전의 과학이 바로 신화”라고 설파했다. 이어 “그리스신화는 한마디로 파트로크토니아(patroktonia)의 신화, 즉 친부살해의 신화다. 잔혹하지만 역사의 이치를 담은 은유로 이해해야 한다”며 “그리스 로마 신화가 비극경연대회를 거치면서 더 자극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제주와 같은 위도상에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탄생지인 그리스 크레타섬(제주도의 약 4.6배 규모)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교수는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하는 거인형 여신인 설문대할망 등 탐라국 탄생설화에 더 그럴싸한 살을 붙인다면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저력을 지닌 신화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성공할 가능성 제로지만 도전하니까 성공의 길 열렸다…가치있는 도전 해보길” 그는 이날 강연을 경청하는 제주도민, 특히 젊은이들에게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친 ‘테세우스(포세이돈의 아들)’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불어교사였던 자신이 35세에 사표를 던지고 유학가서 서양 고전학에 도전했다. 이 도전은 테세우스 도전처럼 성공할 가능성이 제로였지만 도전하니까 성공의 길이 열렸다.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성공을 절대 못한다. 가치있는 도전이라면 도전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탈리아의 주방, 시칠리아의 군침 도는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탈리아의 주방, 시칠리아의 군침 도는 매력

    요즘 시칠리아를 다녀왔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너무 좋았다는 감탄 일색이다. 그럴 때마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일 년 남짓 시칠리아의 작은 주방에서 하루 종일 요리를 하며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당시엔 몹시 힘들고 갑갑했는데 마치 군대를 한 번 더 갔다 온 듯한 경험이었다고 할까. 다행히 신은 우리에게 망각이라는 축복을 내렸다. 다행스럽게도 이젠 땀을 비 오듯 쏟으며 고생한 시간보다 아름다운 시칠리아의 풍광만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탈리아의 식문화를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각기 다른 색깔과 모양의 조각들이 한데 모인 모자이크처럼 보인다. 공공연하게 ‘이탈리아엔 이탈리아 음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나라다. 단지 각 지방을 대표하는 지역 음식들이 있을 뿐이다. 지역색이 워낙 강해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단순하게 북부와 남부의 식문화를 구분하기도 하지만 실상은 더 복잡하다. 그중에서도 시칠리아가 가진 위상은 독특하다. 이탈리아 음식 가운데 가장 이국적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칠리아는 지중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북아프리카와 이탈리아반도를 연결하는 징검다리이자 ‘지중해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보니 온갖 부침을 겪었다. 기원전 7세기부터 18세기까지 페니키아인, 그리스인, 로마인, 아랍인, 노르만인, 스페인인, 프랑스인의 지배를 차례로 받은 곳이다. 여러 나라의 지배를 받은 시칠리아인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통치자가 바뀌면서 각 나라의 식문화도 함께 유입됐다. 그리스인들은 올리브와 포도를, 아랍인들은 사탕수수와 오렌지·레몬과 같은 감귤류, 아몬드와 피스타치오, 쌀과 건조 파스타를, 스페인인들은 카카오와 토마토를 시칠리아에 가져왔다. 수세기에 걸쳐 동서양의 영향을 받으며 식문화가 혼합된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본토와는 다른 독자적 음식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시칠리아의 문화적 다양성을 대표하는 음식은 바로 ‘카사타’라고 하는 케이크다. 원래 카사타는 부활절을 기리기 위해 리코타 치즈에 설탕을 섞은 단순한 디저트였는데 아랍인들이 가져온 레몬과 오렌지를 설탕에 절여 만든 장식이 추가되고 스페인식 스펀지 빵에 노르만 시대 유행한 마지팬의 영향으로 아몬드 가루를 반죽한 아몬드 페이스트 장식까지 더해져 지금과 같은 형태의 형형색색 카사타가 탄생하게 됐다. 특별한 것 없이 촌스러워 보이는 모양새지만 각 요소를 찬찬히 살펴보면 시칠리아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인 아란치니와 쿠스쿠스는 북아프리카와 인연이 깊다. 아란치니는 일종의 튀긴 주먹밥으로 원래 북아프리카의 유목민족이 염소 고기와 쿠스쿠스를 주먹밥처럼 뭉쳐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누군가 쿠스쿠스 대신 쌀을 이용해 주먹밥을 만들었고 겉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 보존력을 높였는데 가지고 다니면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일종의 휴대 음식이었다. 지금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자 간식으로 인기가 높다. 북아프리카의 쿠스쿠스는 향신료를 잔뜩 넣은 양고기 요리와 곁들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칠리아에선 주로 해산물과 함께 나온다. 시칠리아의 서쪽에 있는 트라파니는 천일염 산지로 잘 알려졌지만, 해산물 쿠스쿠스 요리로도 유명하다. 해산물이 풍부하게 잡히는 해안가 지역에서는 다양한 해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이탈리아 남부 해안가에서도 안초비와 정어리가 들어간 요리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참치와 청새치는 마치 우리나라의 제주도 갈치, 울릉도 오징어처럼 이탈리아인들에게 있어선 시칠리아를 연상하게 하는 식재료다. 해산물 요리에 단골처럼 곁들여지는 케이퍼, 레몬과 오렌지도 시칠리아산을 최고로 친다. 해산물의 그늘에 가려져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시칠리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육류와 유제품도 있다. 시칠리아산 흑돼지와 당나귀, 양과 염소젖, 우유로 만든 다채로운 시칠리아의 지역 치즈를 찾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해안가의 평화로운 풍경도 좋지만 진정한 시칠리아의 묘미는 시끌벅적한 도심의 시장에 있다. 팔레르모와 카타니아의 시장에서는 레스토랑에서는 쉽게 맛보기 어려운 스트리트 푸드들이 여행자들을 매혹한다. 특히 팔레르모는 길거리 음식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란치니를 비롯해 소 내장으로 만든 버거인 ‘파니 카 메우사’, 형형색색의 선인장 열매 ‘피코 디 인디아’, 병아리콩 반죽을 튀긴 ‘칙피 피리토’, 금방 썰어 낸 문어 ‘폴포’, 양곱창을 파에 둘둘 말아 먹음직스럽게 구워 낸 ‘스티기올라’는 시칠리아를 다시금 찾고 싶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이집트 난민 7명이 집단 성폭행… 伊 충격, 극우인사 “추방하라”

    이집트 난민 7명이 집단 성폭행… 伊 충격, 극우인사 “추방하라”

    이탈리아에서 이집트 출신 난민들이 13세 소녀의 남자친구 앞에서 소녀를 집단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이 나라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고 미 CNN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카타니아에 있는 빌라 벨리니 공원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13세 소녀가 이집트 출신 난민 남성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당시 소녀의 남자친구가 이들을 막으려 했으나 제지당했고, 범행은 그가 보는 앞에서 벌어졌다. 피해자들은 이후 이탈리아 국가헌병대인 카라비니에리에 신고해 용의자 7명이 체포 후 구속됐다. 이들 용의자는 2021년과 2022년에 보트를 타고 아프리카 대륙을 건너 이탈리아로 입국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현행법상 이들은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라는 조건 때문에 추방되지 않고 임시 거주권을 받아 이탈리아에 체류했다.카타니아 경찰은 용의자 7명 중 4명은 현재 성인 신분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18세가 넘었기에 더는 이탈리아에 머물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성폭행 사건은 이탈리아에 난민 입국을 차단해야 하는 증거로도 부각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반이민 정책을 내세워 2022년 9월 집권했으나, 난민 억제 정책은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멜로니 총리는 사건 이후 카타니아를 방문하고 성폭행 피해 소녀와 그 가족들에 대해 함께 하겠다며 “국가는 정의가 실현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탈리아 대표 극우인사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도 지난 4일 엑스(옛 트위터)에 “(성폭행) 가해자들이 국내에 머물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내무장관 시절 난민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그는 지난 2019년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항구 정박을 금지시켜 재판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 일 조르날레에 실린 한 칼럼은 이번 집단 성폭행 사건의 원인으로 난민 정책을 지목했다. 편집자들은 “왜 이 개인들은 국제적인 보호를 받을 필요 없이 여전히 이탈리아에 있고 추방 대상도 되지 않는가?”라고 썼다. 또 “그들은 우리나라(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스스로를 미성년자라고 주장한다. 이는 미성년자 불법 이민자를 거부하는 것을 법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그들은 강간죄로 재판받게 되지만, 그동안 그 어린 소녀는 고작 13세에 겪은 강간의 고통과 트라우마를 영원히 안고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非) 유럽연합 미성년자들이 이탈리아 보호 시설에 머물며 범죄 활동에 연루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최근 성폭력 법 강화하기도 이탈리아는 오랫동안 성폭력 문제와 씨름해왔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상·하원 의회는 젠더 기반 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 여성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새로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성폭력 예방과 경고, 새로운 금지 명령, 가정 폭력으로 유죄를 받은 남성에 대한 감시 강화, 여성 폭력과 관련한 법원 사건에 우선권 부여, 긴급 성폭력 핫라인 강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이는 같은달 전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한 22세 여대생 줄리아 체체틴 사건에서 영향을 받아 제정됐다. 체체틴은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성폭력 사건으로 살해당한 여성 118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유럽 데이터 저널리즘 네트워크(EDJNet)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가족이나 동거인 또는 이전 동거인이 저지른 살인 사건 피해자의 91%가 여성이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유능한 배신자 알키비아데스/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유능한 배신자 알키비아데스/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기원전 5세기 전반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고대 그리스는 당대 세계 최대 제국인 페르시아의 공격을 물리치는 기개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기원전 5세기 말 그리스의 여러 폴리스는 두 편으로 나뉘어 처절한 전쟁을 치렀다. 바로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기록으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펠로폰네소스전쟁(기원전 431~404년)이다. 스파르타를 맹주로 하는 펠로폰네소스동맹과 아테네를 맹주로 하는 델로스동맹 간에 벌어진 이 전쟁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인물은 아테네의 정치가 알키비아데스였다. 그는 모계 쪽으로 아테네의 최고 가문에 속했으며 당대 아테네 민주정을 이끌던 페리클레스의 친척이기도 했다. 또한 당대인들이 경탄해 마지 않던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멋진 외모와 훌륭한 언변, 대중을 휘어잡는 사교성과 리더십, 젊은 시절 페르시아전쟁에서 보여 준 탁월한 전투 실력과 올림픽 전차 경주 우승 경력까지 그는 가히 전성기 아테네에서 가장 탁월한 역량의 청년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애제자이기도 했다.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후대인과 역사는 그를 배신자로 기억하고 있다. 바로 펠로폰네소스전쟁 당시 그가 보여 준 ‘다채로운’ 정치 변신 때문이었다. 시작은 시칠리아 원정이었다. 펠로폰네소스전쟁의 첫 단계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양측의 막대한 피해와 팽팽한 접전 끝에 기원전 421년의 평화조약으로 일단락됐다. 이때 아테네에서는 역병이 창궐해 지도자인 페리클레스가 사망한 상황이었다. 전쟁 재개를 쟁점으로 여론은 분열돼 있었다. 주전파가 득세하면서 전쟁 재개가 결정됐고 알키비아데스가 지휘관이 돼 스파르타의 동맹인 시라쿠사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출정 전날 헤르메스 신상에 대해 모독을 했다는 이유로 그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만한 모습으로 정적이 많았던 터라 그에게 불리한 상황이 조성됐고 그는 스파르타로 도주했다. 신중한 화평파의 뜻을 꺾고 전쟁을 강변하던 그는 너무나 손쉽게 변절해 스파르타 편에서 아테네 공격에 앞장섰다. 결국 아테네 함대는 대규모 인명 손실을 동반한 끔찍한 참패를 당했다. 스파르타에서 입지를 다지게 된 그는 현란하면서도 오만한 성격을 다시 드러냈다. 수많은 스파르타 여성들과 염문을 뿌리면서 악명을 떨쳤고 정적을 만들었다. 그러고 다시 스파르타를 버리고 페르시아로 도주했다. 스파르타에 연패한 아테네에서는 과두정과 민주정이 뒤바뀌는 정변이 지속됐다. 그 틈을 타 알키비아데스는 페르시아 원조를 얻어내겠다는 약속으로 아테네의 스파르타 침공을 부추겼다. 승전을 통해 아테네에서 재기하고자 하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유능함과 몇몇 승전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테네인들의 신뢰를 되찾기는 어려웠다. 스파르타와 마지막 결전을 치른 아테네는 결국 전쟁에서 패배했고, 그는 페르시아에서 자객에게 암살당했다. 누구에게도 충성하지 않으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만 출중한 능력을 발휘한 결과였다.
  • “생존 한계”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농민들 분노… 뾰족수 없는 EU

    “생존 한계”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농민들 분노… 뾰족수 없는 EU

    “친환경 규제·세금 부담·물가 상승값싼 우크라산까지 유입” 분통정상회의 개최지서 트랙터 시위돌 투척·방화에 경찰 물대포 발사집행위원회 “수입 제한·규제 완화”대책 내놨지만 사태 진정 미지수6월 선거 때 극우 포퓰리즘 비상EU, 우크라 72조원 원조안 타결 친환경 규제와 세금 부담, 물가 상승에 격분한 유럽의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유럽연합(EU) 심장부 벨기에 브뤼셀에 나타났다. 유럽 전역에서 격화하는 농민 시위가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이탈리아 등에서 급기야 유럽 국가 공통의 문제로 떠올랐다. 오는 24일이면 꼬박 2년이 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피로감이 농민 분노로 폭발한 데 대한 관련국들의 고민이 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1300여대의 트랙터를 끌고 온 농민들이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1일(현지시간) 브뤼셀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유럽 의회 건물을 향해 계란과 돌을 던지고 건물 근처에서 불을 지르고 폭죽을 터뜨렸다.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했다. 전날 프랑스 트랙터 시위대 일부가 유럽 최대 규모의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꼽히는 파리 렁지스 시장으로 접근하자 정부가 장갑차를 투입했다. 경찰은 렁지스 시장 봉쇄를 시도한 농민 15명을 교통 방해 혐의로 체포했고, 한 대형 유통업체의 창고에 침입하려 한 농민 79명을 연행했다. 지난달 18일부터 트랙터 시위를 시작한 농부 제롬 벨(42)은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에 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남은 것이 없다고 비관하며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언급하면서 “우리 삶을 지키고 농민들의 어려움을 들을 수 있도록 싸우고자 했다”고 밝혔다. 벨기에에서는 지난달 30일 유럽의 주요 교역 관문인 제브뤼헤 항구에서 농민들이 진입로 5곳을 막고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이날은 시위대가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했다. EU 본부 인근까지 트랙터를 몰고 진출해 EU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을 향해 EU ‘녹색 규정’ 등에 항의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알레산드리아와 남부 시칠리아 칼리아리항 등지에서도 농민 수백명이 모여 정부와 EU의 농업정책을 성토했다. 헝가리와 루마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에서도 값싼 우크라이나 농산물과의 불공정 경쟁, 농업 차량용 경유 인상 등에 항의하며 시위를 열고 있다. 유럽의 농민들이 이토록 분노한 건 비유럽 국가보다 더 엄격한 친환경 규제와 이로 인한 세금 및 시설 건설·유지·보수 비용 등 경비가 급증한 반면 이런 규제가 없는 해외 농산물과의 가격 경쟁에서 더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흑해를 통한 물류가 원활하지 않자 값싼 우크라이나 농산물까지 시장에 유입되면서 생존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호소해 왔다. 농업 분야는 이번 정상회의 안건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과 EU가 협상 중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농민들이 강한 반발을 드러내면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고 일부 친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제안을 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마르가리티스 스히나스 EU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우크라이나·몰도바산 수입품 급증에 대비한 조치를 발표했다. 품목에 상관없이 특정 회원국 요청에 따라 왜곡된 시장가격을 시정하고 닭고기, 설탕 등 한시적 면세 조치를 받는 품목의 수입량이 지난 2년치 평균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EU의 공동농업정책(CAP)에 따라 지원받으려면 농경지의 4%를 휴경해야 하는 의무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다른 안건과 마찬가지로 EU 회원국 27개국 전원 동의가 있어야 한다. 농민 시위가 거세지면서 유럽 정상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극우 세력이 득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지원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밤새 농민들을 만났다. 이날 EU 회의에서는 2027년까지 500억 유로(약 72조원)의 유럽평화기금(EPF)을 추가 조성해 우크라이나를 원조하는 안건이 타결됐다.
  • [영상] 신이 노했나?…용암 펑펑 쏟아내는 伊 에트나 화산

    [영상] 신이 노했나?…용암 펑펑 쏟아내는 伊 에트나 화산

    이탈리아의 에트나 화산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또다시 분출을 시작한 가운데, 눈덮인 화산을 배경으로 터져나오는 용암의 모습이 영상과 함께 공개됐다. 지난 25일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밤 시칠리아 섬의 밤하늘을 붉게 물들인 에트나산의 모습을 보도했다.공개된 영상을 보면 화산이 '분노'했다고 표현할 만큼 에트나산의 남동 화구에서 많은 양의 용암이 터져나와 하늘로 솟구치는 것이 확인된다. 특히 이 모습은 어두운 밤 하늘과 눈으로 덮힌 흰 산을 배경으로 펼쳐져 더욱 큰 대비를 이룬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은 시칠리아 섬 동부 메시나와 카타니아 인근에 위치해있으며 1998년 이후에만 무려 200차례 이상 분화했다. 실제로 올해에만 에트나 화산은 2월, 5월, 8월, 11월에 분화해 화산학자들이 '놀이터'라고 표현할 정도.이탈리아 국립 지진화산연구소(INGV)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에트나 화산 남동쪽 분화구의 높이는 해발 3357m로, 줄기차게 이어진 화산 분화로 키가 30m 더 커졌다. 기존 기록은 북동쪽 분화구로 3324m였다. 
  • 200명에 2200년형 선고 이탈리아 마피아 재판…전 총리 고문 11년형

    200명에 2200년형 선고 이탈리아 마피아 재판…전 총리 고문 11년형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법률고문이자 상원의원을 지낸 잔카를로 피텔리가 20일(현지시간) 세기의 마피아 재판에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 비보 발렌티아 법원은 이날 최대 마피아 조직 ‘은드랑게타’ 조직원과 정부 조력자 등 피고인 338명에 대해 1심 판결을 했다고 안사(ANSA) 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존하는 가장 막강한 마피아 조직인 은드랑게타의 뒷배를 봐줘 ‘마피아의 해결사’로 불린 피텔리 전 의원은 검찰이 구형한 17년형에 못 미치는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탈리아 군사경찰대 중령을 지낸 조르조 나셀리는 2년 6개월, 전직 경찰관 미켈레 마리나로는 10년 6개월, 전 지방의회 의원인 피에트로 잠보리노에게는 18개월의 징역형이 각각 선고됐다. 법원은 아울러 은드랑게타의 작은 보스인 사베리오 라치오날레와 도메니코 보나보타에게 나란히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삼촌’으로 불리며 별도의 재판을 받는 은드랑게타 최고 보스 루이지 만쿠소에 대한 판결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AFP 통신은 이날 재판이 최근 수십년간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마피아 재판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재판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범죄조직 중 하나인 은드랑게타에 심대한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200명 이상에게 선고된 징역형을 모두 합치니 2200년이 됐으며, 100명 이상은 무죄가 선고됐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역대 가장 큰 마피아 재판은 1986년 2월 10일부터 1992년 1월 30일까지 시칠리아 마피아 465명을 대상으로 약 6년간 진행된 ‘막시 재판(대재판)’이 꼽힌다. 이탈리아 경찰은 2019년 크리스마스 직전에 ‘리나시아 스코트’라는 작전명으로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 검거 작전을 펼쳐 은드랑게타 조직원과 정부 조력자 등 수백명을 붙잡아 살인, 범죄 조직 가입, 마약 거래, 돈세탁, 국가 공무원 부패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21년 1월 첫 공판이 열린 이래 법원은 전 은드랑게타 조직원 50명으로부터 수천시간 분량의 증언을 청취했다. 법원은 2년 10개월의 심리 끝에 이날 1심 판결을 했다. 워낙 피고인이 많아서 브리지다 카바시노 판사가 판결문을 끝까지 낭독하는 데만 1시간 30분 넘게 걸렸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날 재판은 칼라브리아주 라메치아 테르메 지역의 콜센터를 특수 개조해 벙커 형태로 만든 법정에서 열렸다. 방대한 크기의 이 벙커 법정에는 참석자들이 멀리서도 재판을 볼 수 있도록 천장 곳곳에 모니터가 설치됐다. 또한 600명의 변호사, 900명의 증인, 피고인이 마주치지 않도록 법정에 화장실 32개가 마련됐다. 은드랑게타는 칼라브리아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이다. 2만명의 조직원이 세계 곳곳에 암약하고 있으며 마약 밀매, 고리대금업 등을 통해 연간 500억 유로(약 67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BBC는 600억 유로라고 더 늘려 추정했다. 유럽에 들어오는 코카인의 80%를 통제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조직 중 하나로 꼽힌다.
  • 히틀러·도조와 천하 호령…아군 장교 손에 처참한 최후 [지구촌 소사]

    히틀러·도조와 천하 호령…아군 장교 손에 처참한 최후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인물 10걸 ❿ 1922.10.31 무솔리니, 39세에 총리 등극베니토 무솔리니(1883.7.29~1945.4.18·이탈리아)는 아돌프 히틀러(1889~1945·독일), 도조 히데키(1884~1948·일본)와 더불어 제2차 세계대전 추축국 3대 인물로 유명하다. 셋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지도자로 꼽히기도 한다. 3형제 중 맏아들 무솔리니는 아버지의 대장간에 나가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이름도 멕시코의 혁명가 베니토 후아레스(1806~1872)를 따라 지었다. 집에선 가톨릭 신앙에 충실한 초등학교 교사 어머니 무릎에 앉아 성경을 배웠다. 그러나 결국 아버지의 영향을 더 받았다. 1902년 무솔리니는 병역을 피해 스위스로 이민했다. 그는 제네바에서 머물며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 조르주 소렐(1847~1922), 빌프레도 파레토(1848~1923)의 사상을 깨우쳤다. 그곳에 망명해 있던 안젤리카 발라바노프(1878~1965),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과 같은 러시아 마르크시스트도 만났다. 1904년 스위스는 무솔리니를 이탈리아로 추방했다. 무솔리니는 1905년부터 2년간 군 복무를 마쳤다. 1908년 무솔리니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통치를 받던 트렌토로 가서 노동당 서기에 올랐다. 정치 신문 ‘라보니레 델 라보라토레’(노동자의 미래) 편집진도 맡았다. 1910년엔 고향인 포를리로 돌아가 주간지 ‘로타 디 클라세’(계급 투쟁)의 편집진이 되었다. 이후 무솔리니는 사회주의 운동가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11년 무솔리니는 이탈리아의 리비아 점령을 제국주의 전쟁으로 규탄했다가 5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석방된 뒤 무솔리니는 사회당에서 전쟁을 지지한 수정주의자와 정쟁에서 승리해 기관지 ‘아반티’(전진)의 편집장에 선임됐다. 무솔리니는 2만명이던 기관지 독자를 10만명으로 늘렸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그는 9개월 뒤 수류탄 폭발로 중상을 입었다. 1917년 8월 병상에서 전역한 무솔리니는 사회당과 결별을 선언했다. 당시 “사회주의 이론은 죽었다. 남은 것은 원한뿐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1919년 3월 무솔리니는 밀라노에서 200여명으로 구성된 최초의 파쇼 ‘파르시 이탈리아니 디 콤바티멘토’(이탈리아 투쟁 결사)를 창립했다. 모든 사회 계급의 구분과 계급 투쟁을 부정하는 이념에 국가 부흥을 염원하던 국민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급격히 세력을 확장한 끝에 1921년 ‘국가 파시스트당’(Partito Nazionale Fascista)을 창당했다. 같은 해 무솔리니는 의회 진출에 성공한다. 더욱 힘을 얻은 무솔리니와 ‘파시스트당’은 1922년 10월 27일 로마 진군을 감행했다. 당내 준군사 조직인 ‘검은 셔츠단’을 앞세운 쿠데타로 루이지 팍타(1861~1930) 총리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다음날 무솔리니는 군부, 자본가, 우익의 지지를 등에 업고 총리에 올랐다. 만 39세였다. 2014년 취임한 마테오 렌치(1975.1.11~현재) 전 총리와 함께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기록이다. 무솔리니는 권력을 독점했다. 7개 장관을 겸직하기도 했다. 비밀경찰인 ‘반파쇼 분자 진압을 위한 조직’(Organizzazione per la Vigilanza e la Repressione dell’Antifascismo, OVRA)을 창설했다. 무솔리니는 이러한 철권통치로 반대 세력을 철저히 탄압하며 권력을 유지했다. 1925년부터 1927년 사이 무솔리니는 권력을 휘두르는 데 걸리적거리는 모든 헌법 조항들을 폐기하고 이탈리아를 경찰국가로 변모시켰다. 1928년엔 파시스트당을 뺀 정당 활동은 금지됐다. 같은 해 의회가 해산되고 파시즘 대의회가 대신했다. 이탈리아 제국은 스스로를 신로마 제국으로 칭하기 시작했다. 팽창주의를 추구한 이탈리아 파시즘은 결국 에티오피아를 침략한다. 또 반종교주의, 특히 반가톨릭주의로부터 교회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스페인 내전에 개입했다. 1936년 7월 무솔리니는 공군 전투비행단 선발대를 스페인으로 파견했다. 이탈리아군은 1939년까지 반란을 일으킨 프란시스코 프랑코(1892~1975)를 지원했다. 그 결과 이탈리와와 프랑스, 영국의 관계는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으며 무솔리니는 히틀러와 동맹을 맺는다. 1939년 9월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자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대해 즉각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 이탈리아는 즉각 참전하진 않았다. 1940년 들어 전황은 독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무솔리니는 독일의 승전으로 곧 종전을 맞을 것으로 판단해 6월 영국과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했다. 1941년 6월 무솔리니는 소련에 전쟁을 선포하고 군대를 진군시켰다. 이후 일본 제국이 진주만 사건을 일으키자 이번엔 미국에도 선전포고를 했다. 그러나 1942년 이후 전황은 이탈리아에 불리해졌다. 대대적인 후퇴가 계속됐다. 연합군의 시칠리아 침공에 이탈리아는 패배를 눈앞에 뒀다. 연합군의 이탈리아 본토 폭격으로 석유, 석탄과 같은 자원을 공급받지 못했다. 여기에다 곡물 수급난으로 가격이 폭등했다. 1943년 들어 무솔리니의 선전술은 더 이상 국민 마음을 붙들 수 없었다. 그들은 바티칸 라디오나 라디오 런던을 들으며 전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3월 이탈리아 북부 공업도시에서 1925년 이래 최대의 파업이 벌어졌다. 또한 최대의 공업도시 밀라노와 토리노는 공습을 피해 노동자 가족들을 소개하면서 생산이 멈췄다. 사람들은 이탈리아를 대하는 독일의 태도로 인해 이를 묵인하는 무솔리니를 대놓고 반대했다. 일찍이 무솔리니는 아프리카 전선과 튀니지에서 패퇴하자 히틀러에게 서부 전선으로부터 공격해 오는 연합국과의 전쟁에 집중해달라고 간청했다. 아프리카와 튀니지를 얻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가 겨눌 다음 목표는 당연히 이탈리아 반도 본토이기 때문이었다. 연합군의 시칠리아 상륙 며칠 후 무솔리니는 해외 군대의 회군을 지시했다. 이에 놀란 히틀러는 7월 19일 이탈리아 북부에서 무솔리니와 회동했다. 무솔리니는 더 이상 독일의 말만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솔리니는 이날 역사상 최초로 로마가 폭격을 당했다는 최악의 소식을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부 안에서마저 무솔리니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무솔리니에 대한 불신임안이 대의회에서 19 대 7로 가결됐다.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1869~1947)는 무솔리니를 왕궁으로 불러 해임을 통고했다. 무솔리니는 왕궁을 나오자마자 근위대에 의해 체포됐다. 호텔에 연금됐던 무솔리니는 9월 12일 나치 독일 무장친위대 72명으로 이뤄진 구조대에 의해 구출된다. 독일군은 왕가와 내각인사를 체포하고 무솔리니의 권력을 회복시키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히틀러는 무솔리니를 오스트프로이센으로 데려와 회동했다. 히틀러는 무솔리니가 이탈리아로 돌아가 파시스트 국가를 재건하기를 바라면서 독일군이 밀라노, 제노바, 투리노 등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동의한 무솔리니는 9월 23일 살로에서 공화국 수립을 선포하고 망명 정부의 수반에 오른다. 무솔리니는 자신을 배반한 파시스트 대의회의 요인들을 처형했다. 이 무렵 무솔리니는 1928년 출판한 자서전의 개정판 ‘나의 흥망’ 집필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1945년 4월 패전을 예감한 무솔리니는 연인이었던 클라라 페타치(1912~1945)와 함께 스위스를 거쳐 스페인으로 탈출할 참이었다. 그런데 27일 공산주의 계열의 파르티잔에게 체포됐다. 무솔리니는 병사들과 함께 독일군 장교로 위장하고 있었다. 이튿날 발레리오(실명 왈테르 아우디시오) 대령은 두 사람을 총살했다. 시신은 29일 트럭에 실려 밀라노로 옮겨졌다. 파시스트당에 의해 15명의 반파쇼 운동가들이 처형된 자리였다. 숱한 군중의 발길질에 짓밟힌 두 시체는 주유소 지붕에 거꾸로 매달렸다.
  • 플라톤도 이슬람과 ‘어깨동무’… 평화적 공존역사는 기억한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플라톤도 이슬람과 ‘어깨동무’… 평화적 공존역사는 기억한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1400년 역사의 오해와 진실 9·11테러가 발생한 지 어느덧 22년이 됐다.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알카에다를 지목하고 군사적 응징을 택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이후 20년간 이어지며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왔다. 부시는 테러를 응징하는 보복 공격을 ‘십자군 전쟁’으로 규정하고 이를 악을 제거하려는 성전이라고 미화했다. 서양 중세의 폭력적인 사건인 십자군 전쟁을 성스럽고 정의로운 전쟁으로 포장하고 폭력을 정의로 위장하려고 했다. 그러자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도 알카에다의 투쟁을 침략에 맞서 이슬람을 방어하는 지하드로 규정했다. 이로써 사태는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간 문명 충돌 양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이슬람과 그리스도교는 지난 1400년간 서로 갈등만 한 것이 아니라 공존도 반복했다. 9·11테러 사건으로 이슬람 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층 더해졌지만 두 종교 사이에는 생각보다 유사성이 많다. 이들은 아브라함을 신앙에서 중요한 인물로 여기며 비슷한 교리도 상당하다. 아라비아반도에서 지중해로 진출한 이슬람 사회는 서구 문명의 뿌리로 알려진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였다. 이슬람 문화가 고대 그리스로마의 지식을 유럽에 전수했기에 르네상스 시대인 15세기에 잊혔던 고전 문화가 유럽에서 부활할 수 있었다.●서구 문명의 스승 이슬람 부시 대통령은 보복 전쟁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려고 중세의 십자군 전쟁 개념을 소환했다. 하지만 정작 중세에 십자군 전쟁을 주도한 교황청조차 십자군 원정은 잘못된 전쟁이었다고 시인하며 용서를 구한 바 있다. ‘신이 원한다’라는 종교적 대의명분을 내세운 십자군 전쟁의 이면에는 서유럽 그리스도교 사회의 내부 갈등을 외부로 돌리려는 세속적 이해관계가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십자군 전쟁은 알려진 것과 달리 항구적 전쟁이 아니라 긴장과 적대 기류가 흐르는 냉전 같은 상태였다. 전쟁이 계속된 200여년 동안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세력이 무력으로 충돌한 기간은 50년이 채 되지 못했다. 오히려 십자군 원정은 두 집단이 접촉하면서 다양한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전쟁 기간에도 양측을 넘나드는 외교·문화·경제 교류는 점점 잦아졌으며 그로써 서로에게 적지 않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렇게 해서 고대 그리스로마의 과학·철학 지식이 아랍어로 번역됐고, 이것들이 다시 서유럽 세계에 소개되면서 그곳의 학술 언어인 라틴어로 재번역됐다. 이슬람 세계는 청결을 지켜야 한다는 종교적 계율 때문에 학자들이 위생 부분을 개선하려고 연구에 몰두했다.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와 같은 의학자들이 쓴 저서를 아랍어로 번역했고 이를 토대로 많은 실험을 해 의학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그 결과 이슬람의 의학 서적들이 서유럽의 의과대학에서 교과서로 채택됐고, 이들 대학은 오늘날까지도 의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요컨대 이슬람은 서양 문명의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지중해의 시칠리아섬에는 오늘날 불법 이민자가 해마다 15만명 이상 들어온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이곳을 거쳐 유럽으로 가려고 한다. 이처럼 지금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가르고 있지만 역사 속 시칠리아는 두 대륙의 경계를 이루는 모서리가 아니라 둘을 잇는 연결 통로였다. 이 섬은 북아프리카로부터 이슬람의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창구이자 유럽인이 지중해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활약했다. 역사적으로 시칠리아는 이슬람과 그리스도교를 분리하는 장소가 아니라 두 문화를 연결해 이들이 공생하는 접경 공간이었다. 현실적 욕망에서 비롯한 십자군 전쟁 중에는 유럽인이 유대인을 박해하고 학살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났다. 특히 레콩키스타(Reconquista)로 불리던 재정복 운동을 벌인 결과 이베리아반도에 살던 무슬림과 유대인이 그리스도교인에게 쫓겨나자 이들을 기꺼이 받아 준 곳도 이슬람을 국교로 삼았던 오스만튀르크 제국이었다. 유대인은 정작 서구 그리스도교 사회보다 이슬람 세계에서 더 안정적으로 살게 됐다. 이는 역사적으로 아랍인과 유대인이 오랫동안 종교적 갈등 없이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했음을 의미하니 오늘날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따라서 유대교·이슬람·그리스도교를 적대적 관계로만 이해하는 것은 역사 왜곡과 다름없다. 종교 간 공존과 협력 관계가 경색된 원인은 19세기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이슬람 지역을 침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부분 이슬람 국가가 서구 제국주의의 지배와 수탈에 시달렸다. 이들이 독립한 이후에도 서구 열강은 다양한 방식으로 옛 식민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슬람 세계가 받은 상처와 저항적 민족주의가 종교적 전통과 결합하면서 알카에다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자신들을 지배하고 착취했던 서구 사회와 문명을 증오의 눈길로 바라봤다. 무엇보다 과거 자신들보다 뒤떨어졌던 서구가 식민종주국으로 군림한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서구 제국주의가 만든 이슬람 근본주의 이슬람 근본주의가 어떻게 반미 감정을 가지게 됐는지는 종교적 이유보다 이스라엘과의 정치적 관계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중동의 맹주 오스만튀르크 제국은 영국과 프랑스의 영토적 야망과 이 지역 석유 자원에 대한 욕심 앞에서 무너졌다. 대영제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 주던 수에즈운하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영국은 어떻게 해서든 이곳과 인접한 팔레스타인을 차지하고 싶어 했다.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해인 1917년 11월 전쟁 후원자였던 유대인에게 팔레스타인에 자치 지역을 건설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영국 외무장관 밸푸어가 했던 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밸푸어 선언문은 팔레스타인 내에서 일부 지역만 유대인 정착촌으로 인정했을 뿐이다. 따라서 유대인에게 성지 예루살렘을 약속하지도 않았고 팔레스타인 전체를 양도하지도 않았다. 단지 유대인의 민족 국가를 건설하자는 민족주의 운동인 시온주의 운동에 불이 붙어 세계 각국에서 유대인이 대거 이주해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이 강제로 차지했을 뿐이다. 밸푸어 선언문이 명시했던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비유대인 공동체의 시민권과 종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라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밸푸어 선언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문을 여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이후 이스라엘과 벌인 전쟁에서 아랍 국가들이 계속 패배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강경 노선으로 급선회했다.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과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는 서구와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면서 점차 세력을 규합했다. 즉 이슬람과 서구 문명 사이의 갈등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역사적 결과였다.●종교 간 평화적 공존의 경험 소환 서구 대 이슬람이라고 경계를 구분하는 것은 역사적 허구다.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1990년대에 쓴 ‘문명의 충돌’에서 동서 냉전 대립이 문명 간의 갈등으로 다극화되면서 전쟁의 역사가 지속될 것이라는 문명충돌론을 설파했다. 그는 서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만나는 단층선(fault line)에 주목하면서 역사적으로 이곳은 피로 물든 경계선이었으며 21세기에도 서구 주도의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갈등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헌팅턴의 예견 이후 지난 30년을 돌아보니 코소보 전쟁, 9·11테러,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서구와 이슬람 세계는 여전히 적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두 종교가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했던 기간이 그렇지 않았던 때보다 훨씬 길다. 또한 문명 간 경계는 이질적인 다양한 문화가 만나 뒤섞여 새로운 것이 창조된 접경 공간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그리스도교와 유대교를 증오하거나 부시 대통령이 십자군 전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던 것은 자신들의 역사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짓이다. 우리는 이슬람·그리스도교·유대교가 역사상 가장 적대하는 시대를 사는 듯하다. 그래서 다양한 종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했던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 내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중앙대 교수·작가
  • 오늘밤 하늘에 ‘블루문’ 두둥실…한 달에 두번 뜨는 보름달

    오늘밤 하늘에 ‘블루문’ 두둥실…한 달에 두번 뜨는 보름달

    오늘 해가 지면 블루문이 뜬다. 블루문(blue moon)은 양력 날짜로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현상에서, 두 번째로 뜨는 달을 일컫는 말로 실제 달의 색깔과는 무관하다. 달의 공전주기는 27.3일이고, 달의 위상변화 주기는 29.5일이다. 그런데 양력에서 한 달은 2월을 제외하고 30, 31일이다. 이 때문에 한 달의 1일경에 보름달이 뜨면 30일이나 31일경에 다시 보름 달이 뜨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보름달을 풍요의 상징으로 보는 동양과 달리 서양에서는 보름달을 불길한 것으로 인식하여 한 달에 두 번이나 뜨는 보름달을 재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여 블루문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어원으로 보면, ‘blue’와 같은 발음인 옛 영어 단어 ‘belewe’에는 ‘배신하다'(betray)라는 뜻이 있는데,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배신자의 달'(betrayer moon)이라 칭한 게 지금과 같이 불길한 두 번째 보름달인 ‘블루문’ 개념을 낳았다고 전해진다. 위의 사진은 지난 8월 1일 달 궤도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지점 근처에서 태양이 지면서 뜬 보름달을 찍은 것이다. 평균보다 밝은 달 원반이 이탈이아 남쪽 섬 시칠리아 라구사의 동쪽 지평선을 따라 빽빽한 구름 둑 위로 이 드라마틱한 월출 장면에서 포착되었다. 한 달에 두 번째 보름달로 정의되는 블루문은 2~3년에 한 번만 발생한다. 그 이유는 달의 위상이 완전한 주기를 거치는 데 거의 한 달에 해당하는 29.5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밤 해가 지면서 떠오르는 8월의 두 번째 보름달은 햇빛이 산란되어 달 원반이 붉게 변하더라도 블루 문으로 불려질 것이다. 구름이 없다는 예보가 있으니 블루문을 보기가 적기일 듯하다. 보너스도 있다. 오늘 밤 8월의 블루문 옆에서는 밝게빛나는 토성을 보게 될 것이다. 
  • 伊 총리 동거인 “여성이 술 취하지 않으면 성폭행 당할 일 없어”

    伊 총리 동거인 “여성이 술 취하지 않으면 성폭행 당할 일 없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동거인 안드레아 잠브루노가 TV 뉴스쇼를 진행하며 젊은 여성들이 술에 취하지 않으면 성폭행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해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잠브루노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레테 4’ 방송사의 뉴스쇼 ‘오늘의 일기’를 진행하며 최근 잇따른 젊은 여성들의 집단 성폭행 피해를 다뤘다. 그는 “춤을 추러 간다면 술에 취할 권리가 있다”며 “여기에는 어떤 종류의 오해나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되지만, 술에 취해 이성을 잃지 않는다면 어떤 문제에 부딪히거나 ‘늑대’와 마주치는 것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나폴리 근처 카이바노, 시칠리아섬의 팔레르모에서 술에 취한 젊은 여성이 집단으로 유린 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카이바노에서는 6명의 젊은이가 두 여자 사촌을 겁탈했다. 지난달 팔레르모 사건의 남성 용의자 7명은 19세 여성을 성폭행하며 동영상까지 촬영한 것으로 드러나 이 여성은 지금도 이 동영상이 나돌까봐 전전긍긍하며 엄청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이 성범죄자들의 화학적 거세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이탈리아 사회가 느낀 충격과 분노는 상당했다. 이런 상황에 성폭행을 유발한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듯한 잠브루노의 경솔한 발언이 생방송에서 나와 후폭풍이 상당했다. 야당들은 일제히 그의 발언을 성토했다. 최대 야당인 민주당(PD)의 세실리아 델리아 상원의원은 “잠브루노는 여성에게 조심하라고 가르치기보다는 남성들에게 동의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야당인 오성운동(M5S)은 성명을 내고 “잠브루노가 이미 육체적, 정신적으로 파괴된 여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거센 반발이 일자 잠브루노는 다음 날 ‘오늘의 일기’를 시작하며 “난 성폭행을 정당화하지 않았으며, 그 행위를 ‘가증스럽다’고 했고, 가해자를 ‘늑대’라고 표현했다”며 “내 말을 곡해하는 사람들은 나쁜 의도가 있거나 이해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0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인터뷰에서도 “남성이 술에 취한 여성을 자유롭게 성폭행해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일부 정치인들이 잘못된 헤드라인에 편승해 징계를 요구하고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잠브루노는 멜로니 총리와 사실혼 관계로, 사귀기 전부터 유명 방송인으로 활동했다. 둘은 슬하에 7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31일 카이바노를 찾아 마약 거래와 마피아 조직범죄에 시름하는 이 지역사회와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두 피해 소녀 중 한 소녀의 어머니는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가족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웃들로부터도 놀림을 받고 있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잠브루노가 논란을 일으킨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기후 변화로 이탈리아의 관광산업이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을 향해 “집에 머물러라, 검은 숲에 머물러라”고 말했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휴가에 이탈리아를 찾았다가 폭염의 직격탄을 맞은 뒤 위 글을 썼는데 잠브루노는 그에게 이탈리아에 오지 말라고 말한 셈이다. ‘검은 숲’은 독일 서남부의 침엽수림을 가리킨다.
  • 伊 람페두사 섬의 참극 또, 45명 탄 보트 침몰 어린이 셋 등 41명 몰살

    伊 람페두사 섬의 참극 또, 45명 탄 보트 침몰 어린이 셋 등 41명 몰살

    목숨을 건진 이들의 사연과 구조 당시 사진을 10일 오전 10시 30분 업데이트합니다.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근처 바다의 참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 이주를 꿈꾸는 아프리카 이주민 42명과 어린이 3명이 탄 소형 보트가 이곳에서 침몰해 4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3세 소년과 두 남성, 한 여성 등이 난파 며칠이 흐른 전날 근처를 지나가던 벌크선에 구조된 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인계됐다. 이날 오전 람페두사섬에 도착한 이들은 모두 코트디부아르, 기니 출신이라고 했다. 구조된 이들은 지난 3일 오전 10시 튀니지 스팍스를 출항한 지 몇 시간 안돼 큰 파도가 덮치는 바람에 보트가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길이가 7m 밖에 안 되는 그렇게 작은 배에 45명이 승선했다는 것도 놀랍기만 하다. 탑승자 가운데 15명 정도만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했다. 적어도 11명은 구명조끼를 입고도 목숨을 건지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등이 사고 지점 근처 바다를 수색하고 있으나 시신들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가 지난 6일 이 일대에서 두 척의 난파선을 보고했는데 이 보트가 그 중 하나인지는 분명치 않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이탈리아 남부와 가까운 튀니지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이주민들이 주요 출발지로 삼는 곳이다. 특히 튀니지 스팍스에서 람페두사섬까지 직선 거리가 180㎞에 불과해 이 경로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려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튀니지로 몰려들고 있다. 여기에다 튀니지에서 아프리카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해진 것도 어떻게든 보트를 타고서라도 이탈리아로 건너 오겠다는 행렬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9만 2000여명이 바다를 통해 입국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 3000여명보다 곱절 이상 늘어난 숫자다.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려다 올해 목숨을버린 사람은 1800명에 이른다. 최근 며칠 동안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순찰선과 자선단체들에 의해 구조돼 람페두사 섬에 도착한 난민 숫자만 2000명에 이른다. 2014년 이후 지중해 중부에서 죽거나 숨진 사람이 1만 7000명을 넘는다고 유엔은 보고 있다. 세상에서 난민들이 건너기에 가장 위험한 바다가 되고 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규칙적이지 않은” 이주를 제한하기 위해 1억 1800만 달러를 튀니지에 제공하겠다는 데 서명했다. 이 돈은 인신매매를 막고 국경을 강화하고, 난민들을 송환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극우가 주도하는 연립정부는 난민들을 구조한 선박들이 람페두사나 시칠리아 같은 곳에 하선시키는 것보다 본토에서 더 멀리 떨어진 항구에 내리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부기구들은 이런 정책을 실행하면 난파하는 일이 너무 흔해진 이 지역을 순찰할 시간을 현저히 줄여 이주 희망자들을 구조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 하늘에 ‘24㎞ 男성기’ 그린 조종사… 우회명령에 화나서?

    하늘에 ‘24㎞ 男성기’ 그린 조종사… 우회명령에 화나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에 착륙하려던 독일 루프트한자 조종사가 항로 변경을 요청받은 후 인근 하늘에 남성 성기 모양의 비행 경로를 그렸다고 2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이 전했다. 최근 항공기 팬들이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 발견해 화제가 된 이 비행 경로는 지난달 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카타니아로 향하던 루프트한자 비행기의 작품이었다. 이 비행기의 목적지였던 카타니아·폰타나로사 공항은 앞서 같은 달 16일 터미널 건물 화재 이후 문제가 지속되며 여러 차례 비행기를 회항 또는 착륙 지연시킨 바 있다. 루프트한자 조종사는 이날 카타니아·폰타나로사 공항에 두 차례 착륙을 시도했다가 약 180㎞ 남쪽의 몰타로 항로를 변경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조종사는 명령을 받은 이후 카타니아 동쪽 지중해 상공으로 날아간 뒤 16분 넘게 선회하며 길이 24㎞가 넘는 남성 성기 모양 경로를 완성했고, 30분 후 몰타에 착륙했다. 우회 명령에 불만을 품은 조종사가 일부러 이같은 그림을 그린 게 아니냐는 이탈리아 언론의 추측이 나왔지만, 루프트한자 측은 비행기가 시칠리아섬에서 멀어지면서 우연히 그 모양이 만들어졌을 뿐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 지중해 건너 두 죽음…튀니지 해변에 901명 익사체-남유럽 산불 시름

    지중해 건너 두 죽음…튀니지 해변에 901명 익사체-남유럽 산불 시름

    올해 들어 유럽행에 나섰다가 튀니지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주자가 901명이나 된다고 카멜 페키 튀니지 내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이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지중해 건너편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폭염에 산불 피해가 겹쳐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키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 해안경비대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발견한 익사체가 901구라면서 이 가운데 튀니지인은 36명, 외국인은 267명이며 나머지는 신원 불명이라고 말했다. 200일 동안 매일 거의 매일 4~5명은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는 뜻인데 한 번도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최근 튀니지 당국이 사막 한가운데 이주 희망자들을 방치하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는데 소형 보트에 의지해 지중해를 건너려다 변을 당하는 이들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튀니지는 리비아를 대신해 유럽행을 꿈꾸는 이주자들의 주요 출발지가 되면서 올해 들어 가난과 분쟁에 지친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와 중동지역 사람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이주 희망자들은 주로 튀니지 남부 해안 도시인 스팍스에서 인신매매범들이 운영하는 불법 이민선을 이용해 이탈리아행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 전복 사고 등의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탈리아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이 7만 50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1920명보다 두 배 넘게 급증했는데 이 중 절반 정도가 튀니지를 출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럽연합(EU)과 튀니지는 지난 16일 튀니지에 대해 현금을 지원하고 국경 관리 강화를 약속하는 포괄적 파트너십 패키지 이행에 합의했다. EU가 지난달 제시한 패키지는 경제난을 겪는 튀니지에 향후 9억유로(약 1조 2688억원) 상당의 거시경제금융지원 검토, 예산 1억 5000만 유로(2114억원) 즉각 지원, 튀니지 국경 관리 및 불법 이주민 수색·구조 등에 올해만 1억 유로(1409억원)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한편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산불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남유럽의 인명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그리스 중부의 두 주요 도시인 볼로스, 라미아 외곽에서 산불이 발생해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볼로스 근처 5개 마을과 라미아 외곽 3개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그리스에선 거의 매일 새로운 산불이 발생하면서 소방 당국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오아니스 아르토피오스 소방 당국 대변인은 “소방대원들이 현재 90건의 산불과 싸우고 있다”며 “이 중 61건은 지난 24시간 안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이 발생한 로도스섬에선 일주일 넘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 나라 휴양섬으로 꼽히는 로도스섬은 이번 산불 여파로 주말 동안 주민과 관광객 1만 9000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또 다른 휴양섬인 코르푸섬, 에비아섬에서도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주민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리스 산불은 매년 여름 자주 발생했지만, 올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백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건조한 토양과 폭염, 강한 바람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아르토피오스 대변인은 그리스 ‘스카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달 13일 이후 전국에서 약 50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전날에는 에비아섬에서 산불 진화에 나섰던 소방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자 둘 모두 사망했다. 에비아섬 산불 현장에서 이틀 전 실종됐던 41세 양치기가 오두막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탈리아 남부의 산불도 걷잡을 수 없다.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반도 앞굽에 해당하는 칼라브리아와 시칠리아섬의 피해가 특히 크다. 시칠리아섬에선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해 주도인 팔레르모에 있는 국제공항이 일시 폐쇄됐다. 또 화염에 휩싸인 주택에서 두 노인의 시신이 발견되는 등 팔레르모에서만 이번 산불로 3명이 희생됐다. 안타까운 사연도 들려왔다. 이탈리아 일간 ‘일 파토 쿼티디아노’에 따르면 전날 팔레르모의 보르고 누오보 지역에선 조문객들이 주변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주택가까지 번져 한 주택에서 철야 기도 중이던 조문객들이 관을 놔두고 황급히 도망쳐야 했다. 소방관들이 출동했을 때는 관이 이미 잿더미로 변한 뒤였다.
  • 이탈리아 북부 폭풍우에 16세 소녀 희생, 남부는 폭염에 산불 여전

    이탈리아 북부 폭풍우에 16세 소녀 희생, 남부는 폭염에 산불 여전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강타한 폭풍우 때문에 적어도 2명이 사망하는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남부는 폭염에 펄펄 끓고 산불에 탔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날 북부 롬바르디아주 브레시아 근처 캠핑장에서 16세 소녀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이 소녀는 텐트 안에서 잠자던 중 변을 당했다. 몇몇 곳에는 테니스 공만한 우박이 떨어져 사람들이 다치고 자동차와 농작물들이 피해를 입었다. 전날에는 같은 주 리소네에서 나무가 쓰러지며 차량을 덮쳐 58세 여성이 사망했다. 롬바르디아주 주도인 밀라노의 코모 소방본부에는 전날 밤 9시부터 이날 새벽까지 폭풍우 피해 신고가 약 200건 접수됐다. 나무가 쓰러지면서 여러 명이 다쳤고, 곳곳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교통이 한동안 마비됐다. 밀라노 당국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공원을 폐쇄했다. 15세기에 축조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스포르차 성도 문을 닫았다.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는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며 “한때 시속 100㎞가 넘는 폭풍이 관측됐다”고 말했다. 살라 시장은 “평생 65번의 여름을 겪었는데,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건 정상이 아니다”며 “기후 변화가 우리 삶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더는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베네토 등 다른 북부 지역에서도 밤새 몰아친 폭풍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안사(ANSA) 통신은 베네토의 지멜라에서 폭풍우 때문에 7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주 지사는 “우박으로 인해 주택 지붕, 자동차, 산업 및 공예품 시설이 파괴됐다”며 “시골에서는 농작물, 포도밭, 과수원, 온실이 쑥대밭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남부에서는 폭염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남부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와 카타니아를 포함해 16개 도시에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전날 시칠리아섬의 일부 지역은 최고 기온이 섭씨 47.6도까지 올라 2021년 8월 작성된 유럽 최고 기록인 48.8도에 근접했다. 산불 불길이 접근한 리조트들과 관광 명소들은 방문객을 피신시켰다. 팔레르모 공항은 이날 아침 일시 폐쇄됐다. 팔레르모 시의 북쪽에 있는 세르벨로 병원의 일부 병동은 산불이 접근하자 환자들을 소개했다. 200명 이상이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았고, 두 군데 병원이 예약 검진을 취소했다. 88세 할머니는 응급요원들이 산불 때문에 접근하지 못해 숨을 거뒀다. 사르데냐섬에서는 한 소방관이 산불과 씨름하다 지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이탈리아 기후학자 줄리오 베티는 영국 BBC에 북부 폭풍우와 남부 폭염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북부 지역은 아주 차가운 대서양의 공기와 지독하게 뜨거운 아프리카 공기의 한가운데 있어서 아주 강력한 폭풍우를 맞았다. (올해) 가장 충격적인 점은 폭염의 강도와 빈도, 지속성이다. 이런 일들은 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한편 그리스 에비아섬에서 산불 진화에 나섰던 소방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자 2명 모두 숨지고 신원을 알 수 없는 불에 탄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공영방송 ERT와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2분 에비아섬에서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던 소방 비행기가 임무를 수행하던 중 추락했다. ERT는 비행기가 산불 위에 물을 투하한 뒤 협곡으로 사라진 뒤 불기둥이 치솟는 장면을 공개했다. 조종사 크리스토스 모울라스(34), 부조종사 페리클레스 스테파니디스(27)가 사망했다. 콘스탄티아 디모글리두 그리스 경찰 대변인은 “그을린 채 발견된 남성이 이틀 전부터 실종된 양치기인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관들이 현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비아섬 산불은 지난 23일 발생해 소방 비행기 4대, 소방관 100명의 진화 노력에도 이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수도 아테네 북쪽에 있는 이 섬은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면적 4167㎢)으로 20만명이 사는 여름 휴양지다. 로도스섬과 코르푸섬에서 일어난 산불도 여전히 불길이 잡히지 않으며 주민과 관광객들의 대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로도스섬에선 소방 비행기 9대, 소방 헬리콥터 2대, 소방관 260명이 투입돼 8일째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강풍으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광객을 포함해 2만명 이상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코르푸섬에서도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로 2500명이 대피했다. 그리스 기상청은 이날 아테네의 기온이 41도까지 오르고 중부 지역은 최고 44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26일 일부 지역에서 46도까지 오르는 등 정점을 찍은 뒤 다음날부터 수그러들 것으로 내다봤다.
  • [특파원 칼럼] 겪지 않은 길, 기후변화, 미래세대/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겪지 않은 길, 기후변화, 미래세대/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우리는 녹아내리고 있다.” 전 세계를 뒤덮은 폭염과 이상기후에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유럽에서 폭염이 가장 심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기온이 섭씨 47도로 역대 유럽 최고기록에 근접하자 섬 주민이 탄식한 짧은 한마디가 지난주 외신을 탔다. 유럽에선 연일 40도를 넘는 폭염으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미국과 중국도 최고기온 50도를 웃도는 살인 더위가 기승이다. 미국에서 가장 무더운 곳인 데스밸리는 지난주 낮 기온이 53.3도로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웠고,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20일 연속 43도 이상 폭염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약 8500만명의 미국민이 폭염경보에 시달리고 있다. 폭우, 홍수, 산불, 토네이도도 지구촌에 몰아치고 있다. 지난봄 캐나다에서는 동시다발적인 산불로 연기가 미국까지 덮친 데 이어 동부 지역에서 1971년 이후 최대 폭우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폭염에다 폭우가 겹친 미국은 올해에만 기후 재해로 인한 피해액이 120억 달러(약 15조 2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 역시 몬순 폭우로 수백명이 사망했다. 한국에서도 역대급 장마와 폭우로 인해 충북, 경북 등지에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현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기상이 부지불식간에 일상이 돼 버렸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식량 부족, 모래폭풍에 시달리는 황폐해진 지구촌이 배경이 됐던 영화 ‘인터스텔라’가 머지않은 미래가 될 수 있겠다는 두려움마저 든다. 기상이변이 두려운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기 때문이다. 더 두려운 것은 우리 세대가 사라진 뒤에 남는 아이들 세대는 치명타를 받게 된다는 데서 오는 죄책감이다. 산업화와 탄소 배출, 환경 오염, 앞세대 업보를 이어받아 부모들이 누렸던 일상을 미래세대는 아예 꿈꿀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상상은 그저 상상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위기에도 지구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글로벌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지난주 중국을 방문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중국(32.9%)과 미국(12.6%)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정치·경제 안보를 놓고 기싸움 중인 주요 2개국(G2)의 이해관계가 얽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인류 공동의 문제인 기후변화 대처에 탈정치적으로 협력하라”고 요구하지만, 중국은 이런 압박마저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수단이라며 맞서는 형국이다. 한쪽에선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를 ‘정크 과학’이라고 비난하는 거대 석유업계의 로비도 견고하다. 유엔난민기구는 앞으로 적절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2050년까지 약 2억명 이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강제 실향민 신세가 되리라는 우려를 내놨다. 더는 시간이 없다. 곧 사라질 세대가 미래세대를 망가뜨릴 수는 없다. 이들이 꿈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도록,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구촌 시민들이 글로벌 리더십을, 거대 기업들을 흔들어 놔야 한다.
  • ‘성모의 눈물’에 ‘줄지 않는 피자’까지…伊 여성 주장에 가톨릭계 경고

    ‘성모의 눈물’에 ‘줄지 않는 피자’까지…伊 여성 주장에 가톨릭계 경고

    이탈리아 여성이 성지 순례를 다녀오는 길에 가져온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는 기적을 행했고, 피자 등 먹거리로 현대판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톨릭계는 일제히 신뢰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거리를 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아 주세페 스카르풀라(53)는 수도 로마 근처 트레비냐노 로마노 마을의 자택에서 예수와 같은 기적을 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종자들 사이에 ‘지셀라 카르디아’로 불리는 스카르풀라는 2016년 성모 발현지로 유명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메주고레로 성지 순례를 갔다가 성모상 하나를 집에 갖고 왔는데 이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는 기적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시칠리아 섬 출신인 스카르풀라는 기적이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에 그치지 않고 자신도 기적을 행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기적의 성모상을 보려고 찾아온 신자들에게 ‘양이 줄어들지 않는’ 피자와 뇨키(파스타의 일종)로 대접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4인용 피자로 25명을 먹였다. (피자는) 절대 작아지지 않았다”면서 “우리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수천명을 먹였다는 성경에 등장하는 오병이어의 기적과 닮아 보인다. 스카르풀라의 추종자들은 그가 병자까지 치료했으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 것을 예견하고, 몸에는 성흔까지 나타났다고 믿고 있다. 몇년째 매월 3일이면 신자 수백명이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겠다며 트레비냐노 로마노를 찾아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병을 치료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스카르풀라는 추종자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인근 공원 부지를 사들여 유리 장식장 안에 성모상을 전시하고 제단까지 차려놓았다. 지역 주민들은 스카르풀라의 이런 행보를 ‘거대한 사기’로 보고 있으며 가톨릭계 역시 회의적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스카르풀라는 2013년 파산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까지 있다. 지난 3월에는 한 사립탐정이 성모상이 흘렸다는 피눈물이 돼지 피로 확인됐다며 스카르풀라를 사법당국에 고소하기도 했다. 그 뒤 스카르풀라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는데 돌아온 모양이다. 해당 교구의 주교인 마르코 살비 몬시뇰은 신자들에게 성모 발현 월례 모임에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사제들도 이곳과 엮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모 마리아를 연구해 온 로마의 신학 단체 지도자 살바토레 페렐라 신부도 “우리는 자칭 선지자(스카르풀라)를 절대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트레비냐노가 성모 발현지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달 트레비냐노의 성모상을 언급하며 성모가 발현했다는 주장들이 항상 사실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고했다. 현재 독립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회 조사위원회가 트레비냐노 성모상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AF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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