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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숙현 호소에도… 철인3종협회, 가해자 올림픽 출전만 관심

    고 최숙현 선수가 가혹행위 피해를 호소하던 순간 대한트라이애슬론(철인3종)협회는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고심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에 시선이 쏠려 피해 사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협회 홈페이지의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 회의록에는 최 선수가 핵심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주장 장모 선수의 이름이 5차례 등장한다. 총회는 2월 14일 열렸고 최 선수는 앞서 같은 달 6일 경주시청에 피해를 호소하는 진정서를 냈다. 하지만 이날 협회는 총회에서 총 14건의 안건을 상정하고도 최 선수 관련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14건의 안건 중에는 고교 지도자가 미성년자인 선수에게 수차례의 성폭력으로 영구제명된 안건이 포함되기도 했다. 협회는 오히려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있는 장 선수의 사기 진작을 위해 올림픽 출전권 획득 시 선수에게 1000만원, 해당 선수의 지도자는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는 안건을 논의했다. 박석원 철인3종협회장은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2월 10일 협회가 사태를 파악했고 보고를 받은 건 14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가 이보다 앞서 최 선수의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선수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경주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겼는데 이 과정에서 이적동의서를 협회에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스포츠 에이전트 출신 장달영 변호사는 “전국 1위의 팀 유망주가 최하위권 팀으로 이적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사전 교감 없이 이뤄졌을 리가 없다”고 했다. 박찬호 부산시청 감독도 “지난해 9월 대회에서 경주시청 감독이 먼저 말을 꺼냈는데, 보통 애제자는 잘 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시 좀 의아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 선수의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팀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날 오후 경찰에 구속됐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협회가 故 최숙현 선수 사건 알고도 뭉갠 또 다른 증거

    협회가 故 최숙현 선수 사건 알고도 뭉갠 또 다른 증거

    대한철인3종협회가 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의 문제를 알고도 뭉갠 또 다른 증거가 또다시 확인됐다. 대한철인3종협회가 지난 2월 14일 오후 4시에 연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 회의록에는 최숙현 선수 이름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다만, 최 선수의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팀 주장 장윤정의 이름은 5번 나온다. 총회가 열리는 시점 직전인 2월 6일에 이미 최 선수는 경주시청에 진정서를 낸 상태였다. 하지만 협회는 이날 총회에서 장 선수가 만약 도쿄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면 1000만원, 또 다른 주요 가해 지목인인 김규봉 감독에게는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등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협회는 최 선수가 세상을 등진 뒤에야 김 감독과 장 선수를 영구제명하고 등록 선수와 관계자 전원을 조사한다고 밝혔다.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2월 10일에 협회가 사태를 파악했고 보고를 받은 건 14일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2월 10일까지 협회가 몰랐다는 해명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대한철인3종협회 경기인 등록규정 18조에는 ‘전문선수가 소속단체 또는 등록지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적동의서를 협회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최 선수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겼다. 또 다른 규정인 20조에 따르면, 등록 절차에 따라 이적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전문 선수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에 협회는 최소한 1월 1일 이전에 상황을 파악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에이전트 출신인 장달영 변호사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국 1등 팀의 유망주 선수가 최하위권 팀으로 이적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사전 교감 없이 이뤄졌을리가 없다”고 했다. 경주시청은 시로부터 9억원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지만, 부산시청은 2억원 남짓으로 선수 7명 가운데 4명만 돈을 받는 등 처우가 열악한 팀이다. 박찬호 부산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도 “지난해 9월 전북 익산에서 있었던 대회에서 김 감독이 먼저 말을 꺼냈다”며 “통상 애제자는 잘 내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시 상황이 좀 의아했다”고 밝혔다. 한편, 무자격 팀닥터 안주현(45)씨는 사건이 공론화된 뒤 처음으로 포토라인 위에 섰다. 안씨는 이날 오후 1시 45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검은색 모자와 안경으로 알굴을 가린 채 검은색과 은색이 섞인 점퍼에 베이직색 바지를 입고 대구지법에 모습을 들어섰다. 안 씨는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으며, 성추행을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혐의는 다 인정합니다”라고 답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In&Out] 코로나 장기화, 디지털 중독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이상규 한림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In&Out] 코로나 장기화, 디지털 중독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이상규 한림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홈코노미’(홈과 이코노미의 합성어), ‘홈캉스’(홈과 바캉스의 합성어), ‘홈쿡’(홈과 쿡의 합성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겨난 신조어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면서 이른바 ‘집콕’이 자연스러워지자 집안에서 다양한 여가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보자는 취지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보복 소비’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나 외식, 쇼핑 등을 못하다가 확산세가 둔화되자 그간 못했던 여가 활동을 소비로 보상받자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일부 명품 브랜드나 백화점 등이 ‘나를 위한 소비’로 포장해 이를 부추기는 면도 없지 않다. 또 다른 우려스런 측면이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생겨난 소비나 여가 생활의 양극화 문제이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이들은 이런 재난 같은 상황에서 건강하지 않은 생활 패턴이 반복되면 몸과 마음이 위험한 환경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존 C 머터 교수는 ‘재난 불평등’이라는 책에서 ‘왜 재난은 가난한 이들에게만 가혹할까’라는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실제로 요즘의 상황은 사회·경제적으로 선택지가 적은 ‘중독 취약계층’에게 더욱 가혹하다. 전 세계적인 감염 위기 상황에서 불안·우울 등의 감정이 생기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문제는 대처하는 방법인데,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고 편하면서 가성비가 좋게’ 찾는 것이 디지털미디어다. 순간적 또는 지속적인 몰입, 적절 또는 과도한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디지털 중독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함정이다. 실제로 최근 중독 예방 연구네트워크인 ‘중독포럼’이 전국 성인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전후 중독성 행동 변화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 기간 중 과도한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사용 등 이른바 ‘행위 중독’의 위험 요소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게임 이용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24.4%가 늘었고 스마트폰 이용은 44.3%가 늘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우울, 불안, 불면 증상을 겪었는데 이들의 경우 정상에 비해 온라인 게임이나 스마트폰 이용, 성인용 콘텐츠 시청 등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불법 경륜·경정 사이트 신고건수가 늘고, ‘코로나19 확진자수 맞추기’, ‘TV 시청률 맞추기’ 등 기상천외한 불법 도박 사이트도 횡행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이 확대되면서 중독 취약층인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도박 중독도 확산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디지털미디어 활동 증진 프로그램 개발, 사행성·음란성 콘텐츠에 대한 접근과 마케팅 제한 등 균형 잡힌 대책 마련을 위한 범사회적인 고민이 시급한 시점이다.
  • 김효주, ‘2017년 톰슨법’의 첫 한국인 수혜자?

    김효주, ‘2017년 톰슨법’의 첫 한국인 수혜자?

    매년 말 골프규칙 개정판을 펴내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지난 2017년 골프 룰을 일부 개정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TV 시청자나 갤러리의 위반 제보를 받지않겠다는 것, 또 하나는 해당 위반 상황에 벌타가 따른다는 것을 몰랐다면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해서 제출했더라도 실격 조치 없이 원래 벌타만 매긴다는 것이다.2017년 4월 미여자프로골프(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선두를 달리다 ‘오소 플레이’와 스코어 오기로 무려 4벌타를 받고 유소연에게 우승컵을 넘겨준 렉시 톰슨(미국) 때문에 이 ‘예외 조항’이 생겼다. 당시 톰슨은 공을 드롭하면서 5㎝ 가량 옮겼다가 시청자 제보로 발각됐다. 펑펑 눈물을 흘린 톰슨에 대한 동정론에 힘입어 전격적으로 보완 룰이 발표된 것이다. 그러나 ‘선수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실수에 대한 처벌은 실격없이 벌타로 족하다’는 이 규정은 이후로도 논란에 휘말렸다. 잘못이 드러나도 “정당한 플레이로 알았다. 위반인 줄 몰랐다”고 우기면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골프는 규칙 준수를 플레이를 하는 선수 자신에게 맡기는 유일한 스포츠다. 그러나 맡기되 처벌은 가혹하다. 2005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팜데저트에서 열린 LPGA 투어 삼성월드챌린지에서 데뷔전을 치른 미셸 위(미국)도 공을 드롭하는 과정에서 ‘오소 플레이’를 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다음날인 최종 라운드 직전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가차없이 실격됐다.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2라운드가 열린 부산 기장군의 스톤게이트 골프장. 느닷없이 최진하 경기위원장이 기자실에 들어와 브리핑을 시작했다. 전날 1라운드에서 김효주가 5번홀 벙커에 볼이 박힌 바람에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공을 드롭한 과정에서 벌타 처리가 잘못 됐다고 한 시청자가 제보한 것에 대한 조치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시청자는 ‘드롭(벌타를 받거나 면제받은 뒤 공을 손으로 집어 안전한 위치에 떨구는 행위)’은 골프채로 한 개 길이 이내의 거리에서 해야 하는데, 김효주는 두 클럽 거리에서 했다며 이는 ‘오소 플레이’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2벌타를 적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KLPGA는 김효주에게 벌타는 매기되 실격시키진 않았다. 최 경기위원장은 “김효주는 물론 동반자였던 이소영, 김민선도 위반 행위인 줄 몰랐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김효주에게 실격 대신 오소플레이에 대한 벌타인 2타를 오늘 친 타수에서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7년 이전이었다면 실격이었지만 지금은 ‘톰슨법’이 시행된 지 3년이나 흘렀다. 김효주는 톰슨법의 혜택을 본 첫 한국인 선수가 됐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논란 속 하드캐리… 하트시그널3 박지현 “드디어 끝났다”(종합)

    논란 속 하드캐리… 하트시그널3 박지현 “드디어 끝났다”(종합)

    채널A ‘하트시그널3’가 출연자들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체 최고시청률로 끝까지 화제를 모으며 종영했다. 박지현 김강열, 서민재 임한결 최종 두 커플이 탄생했다. 초반 몰표를 받았고 마지막까지 천인우 김강열의 선택을 받은 박지현은 이 프로그램의 일등공신이었다. 박지현은 공식적인 방송이 끝난 8일 SNS에 “‘하트시그널3’가 드디어 끝났어요. 이제는 너무 그리울 것 같네요. 그동안 응원 감사했습니다”라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김강열은 “‘하트시그널’ 시즌3 처음 느껴보는 기분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경험, 추억, 기분, 느낌, 배움”이라는 글을 남겼다. 천인우는 “많이 웃었고 울었고 성장했고 무엇보다 즐거웠습니다. 하트시그널 방송하는 동안 응원은 힘이 되었고 질책은 피와 살이 되었습니다. 정말 솔직하게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한분도 빠짐없이 모두에게. 진심입니다”라는 글을 썼다.화제성과 별개로 출연자들에 대한 논란은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8명의 출연자 중 4명의 과거가 논란이 됐다. 여성 출연자인 천안나와 이가흔은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됐고 두 사람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천안나의 경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천안나는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방송 종영 후에도 홀로 소감을 남기지 않았다. 박지현과 커플이 된 김강열은 2017년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20대 여성 A씨를 폭행한 혐의로 벌금 200만 원 약식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서민재와 커플이 된 임한결은 학력 위조와 유흥업소 근무 루머에 대해 법적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제작진의 대응은 아쉬움을 남겼다. 끝까지 조심스러운 입장만 유지한 채 별도의 편집없이 사전 제작된 프로그램을 그대로 방영했다.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는 성공했지만 계속 불거지는 논란들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지만 방송경험이 있는 일반인인데다 이전 시즌에서도 비슷한 논란을 경험했던 만큼 사전검증이 소홀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집에서 굶어죽은 일본 3세 여아…20대 엄마는 애인과 장거리 여행

    집에서 굶어죽은 일본 3세 여아…20대 엄마는 애인과 장거리 여행

    일본의 20대 여성이 자신의 세 살짜리 딸을 집에 혼자 두고 1주일 넘게 집을 비웠다가 영양실조 등으로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성은 딸을 방치한 채 가고시마현으로 여행을 떠나 남자친구와 시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는 사이 딸은 기아와 탈수 증상으로 숨이 잦아들고 있었다. 일본 경시청은 지난 7일 도쿄도 오타구에 사는 음식점 점원 가케하시 사키(24)를 보호책임자유기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가케하시는 지난달 5일부터 13일까지 딸을 아파트에 혼자 둔 상태로 집을 비워 딸이 영양실조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집에 돌아온 당일 딸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이가 숨을 안쉰다”며 119에 신고했다. 부검 결과 아이는 오랫동안 먹지를 못해 위장이 텅 비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는 극단적으로 마른 상태가 아니고 피멍 등 눈에 띄는 학대의 외상도 없었지만, 더러워진 기저귀를 갈지 않은채 계속 착용해 하반신 피부가 크게 헐어 있는 상태였다. 가케하시는 초기 경찰 진술에서 “며칠 전부터 아이가 기력을 잃고 거의 먹지 못했고 기침을 심하게 하며 괴로워 했다”며 자신의 혐의를 감췄으나 아이의 실제 사망시간이 119 신고시점보다 훨씬 이전이라는 부검 결과에 따라 진술 내용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의해 덜미를 잡혔다. 그는 딸을 집에 혼자 남겨놓은채 도쿄에서 1000㎞ 정도나 떨어져 있는 가고시마현으로 가서 남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과 이혼하고 3년 전 현재의 집으로 이사해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 왔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아동상담소에 학대 피해로 통보된 아이는 총 9만 8222명이었으며, 이 중 8958명이 부모 등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들이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물 건너지 않아도 물 좋은 예능의 길 …비대면·힐링으로

    물 건너지 않아도 물 좋은 예능의 길 …비대면·힐링으로

    ‘짠내투어’ 랜선여행으로 대리만족 국내 명소 찾아 다양한 볼거리 소개 ‘비긴어게인’ 예약 통해 시청자 공감 ‘현지에서…’ 배달로 트렌드 적극 반영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해외 촬영에서 주요 소재를 찾던 예능들이 국내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외국에서 발생하는 예상 밖의 재미 대신 비대면 소통을 도입하고 ‘힐링’을 키워드로 앞세워 살길을 찾는 모습이다. 3개월이 넘는 장기 휴방 끝에 지난달 30일 방송을 재개한 tvN ‘더 짠내투어’는 국내 여행지 소개로 주제를 바꿨다. 저렴한 외국 여행이라는 콘셉트에서 벗어나 ‘랜선 여행’을 통한 대리만족을 택했다. 제주도 여행을 다룬 첫방송에서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모습을 앞부분에 내세웠다. 기존의 금액 위주 대결보다 출연자들의 캐릭터에 집중하면서 숨은 명소와 식당, 다양한 즐길 거리를 소개했다. 시청률은 1.7%(닐슨코리아 기준)로 이전 해외여행 방송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국내 명소를 즐기고 한국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국내 유명 뮤지션들이 외국의 낯선 도시에서 버스킹을 펼치는 JTBC ‘비긴어게인 코리아’는 예약제로 국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달 6일 새 시즌 시작 이후 차 안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드라이브 인 버스킹’, 인천공항 직원들을 위한 미니 콘서트, 대구 지역 의료진과 대학 캠퍼스 등을 찾는 모습이 담겼다. 텐트, 베란다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장치들도 활용하고 있다. JTBC 관계자는 “새 시즌 시작과 함께 코로나19가 확산돼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준다는 콘셉트로 변화했다”며 “안전한 진행을 위해 무대 꾸미기 등에서 보건 당국의 조언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기성 트로트 가수들의 해외 시장 공략을 내세웠던 SBS ‘트롯신이 떴다’는 최근 비대면 공연으로 선회했다. 지난 3월 첫방송 직후 코로나19가 심각해져 본래 기획 의도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실시간 콘서트로 세계 팬들을 만나는 등 ‘베테랑 가수들의 새로운 도전’으로 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미국, 중국, 태국 등 푸드트럭에서 스타 셰프의 요리를 판매해 온 tvN ‘현지에서 먹힐까?’ 시리즈는 ‘배달해서 먹힐까?’로 포맷을 바꿨다. 그동안 이국적인 풍경과 현지인들의 다양한 반응을 담으면서 음식 한류의 가능성을 발견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샘 킴 셰프의 요리를 빠른 시간에 배달해 주기 위한 출연진의 고군분투가 담긴다. 기존의 흥미 요소는 빠졌지만 비대면 시대 달라진 외식 문화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는 평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전파력 6배’ GH그룹 코로나 바이러스 강타… “3~4월 美·유럽서 유입”

    ‘전파력 6배’ GH그룹 코로나 바이러스 강타… “3~4월 美·유럽서 유입”

    ‘집단감염’ 이태원 클럽·부천 쿠팡·대전 방판·광주 광륵사·美 입국자 등 모두 GH 그룹질본, 국내 검출 526건 유전자 분석 결과 발표4월 이전 中우한 S 그룹 바이러스 변이 확인 국내 변종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더 세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형이 증식이 빠르고 전파력이 코로나 유행 초기보다 6배 높은 GH 그룹인 것으로 확인됐다. 변종인 GH 그룹 바이러스의 전파속도가 최고 6배 빠르다는 연구 결과는 미국 연구진들이 최근 내놓은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지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GH 그룹의 특성상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6일 방대본에 따르면 국내에서 검출한 바이러스 526건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GH 그룹의 바이러스가 63.3%인 33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V 그룹 바이러스 127건, S 그룹 바이러스 33건, GR 그룹 바이러스 19건, G 그룹 10건, 기타 그룹 4건 등의 순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로 인한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S, V, L, G, GH, GR, 기타 등 총 7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정은경 “GH 그룹, 우한 S유전자 세포 변이”전파력 강한 GH, 수도권 집단감염서 검출 정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4월 초 이전에는 주로 S와 V그룹이 확인됐다”면서 “4월 초 경북 예천 집단발병과 5월 초 서울 이태원 클럽 발생 사례 이후부터 대전 방문판매업체, 광주 광륵사 관련 사례를 포함해 최근 발생 사례는 GH 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GH 그룹 유행 배경과 관련, “최근 주로 GH 그룹이 도는 것은 3∼4월 유럽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 굉장히 많은 입국자가 있었고, 그때 유입됐던 바이러스들이 최근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GH 그룹의 바이러스가 주로 유행하고 있다”면서 “GH 그룹 바이러스는 S(그룹 바이러스) 유전자의 변이로 세포에서 증식이 보다 잘되고, 인체세포 감염 부위와 결합을 잘해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의 언급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박 1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바이러스의 감염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바이러스 자체의 변이 가능성보다는 빠른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를 신속하게 찾아내는 그런 대처의 차이도 있다고 언급했다. GH 그룹 바이러스는 전체의 약 63%를 차지하는데 이태원 클럽과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서울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삼성서울병원, 양천구 탁구장,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서울시청역 안전요원 등 최근 발생한 수도권 집단감염 사례에서 주로 검출됐다. 또 최근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광주 사찰 광륵사와 대전 방문판매업체 및 꿈꾸는교회 관련 집단감염의 바이러스 유형도 GH 그룹에 속한다. 경북 예천과 대구 달서구 일가족,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입국한 확진자들에게서도 GH 그룹 바이러스가 검출됐다.코로나 초 우한교민 등 해외입국자 S그룹신천지 대구 확진자 V 그룹 바이러스 검출 부산 러시아 선박 선원·해외입국자 GR 그룹일본 확진자 접촉자·싱가포르 출장자는 기타 다른 바이러스 그룹을 보면 코로나19 유행 초기 우한교민 등 해외입국자의 경우 S 그룹 바이러스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확진자들한테서는 V 그룹 바이러스가 각각 검출됐다. 바이러스 그룹별 검출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S 그룹은 유행 초기의 해외유입 사례와 우한 교민, 구로콜센터, 해외입국자 등이며, V 그룹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 성남 은혜의강 교회, 정부세종청사(해양수산부) 등이다. G 그룹 바이러스는 모두 해외입국자 사례였다. GR 그룹 바이러스는 부산 감천항 입항 러시아 선박 선원과 해외입국자 등에서 발견됐다. 이 밖에 일본 현지 확진자 접촉자와 싱가포르 출장 관련자 등의 사례는 기타 그룹으로 분류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출국 금지’ 된 예능들, 국내에서 ‘살길 찾기’

    ‘출국 금지’ 된 예능들, 국내에서 ‘살길 찾기’

    ‘더 짠내투어’ 국내 여행 정보 선회‘비긴 어게인’ 예약제로…힐링 초점‘트롯신’은 온라인 콘서트로 전환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해외 촬영에서 주요 소재를 찾던 예능들이 국내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외국에서 발생하는 예상 밖의 재미 대신, 비대면 소통을 도입하고 ‘힐링’을 키워드로 앞세워 살 길을 찾는 모습이다. 3개월 이상 장기 휴방 끝에 지난달 30일 방송을 재개한 tvN ‘더 짠내투어’는 국내 여행지 소개로 주제를 바꿨다. 저렴한 외국 여행이라는 콘셉트에서 벗어나 ‘랜선 여행’을 통한 대리만족을 택했다. 제주도 여행을 다룬 첫 방송에서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모습을 앞부분에 내세웠다. 기존의 금액 위주 대결보다 출연자들의 캐릭터에 집중하면서 숨은 명소와 식당, 다양한 즐길 거리를 소개했다. 시청률은 1.7%(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이전 해외 여행 방송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국내 명소를 즐기고 한국을 재발견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국내 유명 뮤지션들이 외국의 낯선 도시에서 버스킹을 펼치는 JTBC ‘비긴어게인 코리아’는 예약제로 국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달 6일 새 시즌 시작 이후 차 안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드라이브 인 버스킹’, 인천공항 직원들을 위한 미니 콘서트, 대구 지역 의료진과 대학 캠퍼스 등을 찾는 모습이 담겼다. 텐트, 베란다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장치들도 활용하고 있다. JTBC 관계자는 “새 시즌 시작과 함께 코로나19가 확산돼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준다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며 “안전한 진행을 위해 무대 꾸미기 등에서 보건 당국의 조언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MBC ‘편애중계’도 ‘트로트 가수왕’ 편 등에서 자동차 극장 형식으로 관객 참여를 시도했다. 기성 트로트 가수들의 해외 시장 공략을 내세웠던 SBS ‘트롯신이 떴다’는 최근 비대면 공연으로 선회했다. 지난 3월 첫 방송 직후 코로나19가 심각해져 본래 기획 의도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시청률은 6%대로 하락했지만, 온라인 콘서트로 세계 팬들을 만나는 등 ‘베테랑의 새로운 도전’으로 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중국, 태국 등 푸드트럭에서 스타 셰프의 요리를 판매해 온 tvN ‘현지에서 먹힐까?’ 시리즈는 ‘배달해서 먹힐까?’로 포맷을 바꿨다. 그동안 이국적인 풍경과 현지인들의 다양한 반응을 담으면서 음식 한류의 가능성을 발견했던 모습에서, 샘 킴 셰프의 요리를 빠른 시간에 배달해주기 위한 출연진들의 고군분투가 담긴다. 기존의 흥미 요소는 빠졌지만 비대면 시대 달라진 외식 문화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최대호 시장, “안양시청 이전 큰 틀에서 검토“…현직시장 최초 언급

    최대호 시장, “안양시청 이전 큰 틀에서 검토“…현직시장 최초 언급

    “안양지역 균형 발전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에 시청사를 이전, 만안을 행정중심 지역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변죽만 울리던 경기도 안양시청 만안구 이전 논의가 마침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2일 서울신문과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안양시청사 만안 이전’에 대한 밑그림을 밝혔다. 지금까지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이전 공약을 내세우긴 했지만, 시정의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안양시청 이전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문이 일 전망이다. 조만간 공론화될 가능성은 매우 커졌고, 이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만안 행정 중심 지역 조성은 안양 균형 발전” 아직 구상 단계이지만 최 시장 생각은 상당히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안양 만안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검역본부 부지를 지역발전 불균형을 해소하는 ‘유의미한 가치가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해야 한다”며 “만안 마지막 가용토지인 검역본부 부지를 급하게 개발하면 만안은 영원히 ‘안양의 변방’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검역본부 부지 공간을 비워두고 시청사 이전을 큰 틀에서 시간을 갖고 고민해 볼 것”이라며 “예정된 검역본부 부지 융복합센터 착공을 서두르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얼마 전에는 지난 총선에서 시청사 만안 유치를 공약을 내세웠던 강득구 국회의원과도 만나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강 의원은 “만안을 행정 중심 지역으로 조성하고 동안은 경제 중심지로 키우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최 시장도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상공인들 마저 검역본부 부지 기업단지 조성 계획에 대해 ‘주변 척박한 인프라와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대부분 부정적 의견을 내놓자 최 시장은 사업 진행을 주저하고 있다. 그는 “현 안양시청사 부지를 매각, 재원을 마련해 검역본부 부지에 시청을 이전하면 만안을 행정중심 지역으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꼭 필요한 시민의 합의와 동의가 가장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시장이 안양시청 이전지로 고려하는 곳은 검역본부가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하자 시가 1293억원에 매입한 5만 6309㎡ 규모 부지다. 만안구청을 비롯해 행정·복지·체육·문화시설과 기업업무단지를 갖춘 융복합단지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구단위계획수립을 고시하고 올 하반기 융복합센터 건축설계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최 시장이 시청사 이전 구상을 밝히면서 2022년 착공 2024년 사업을 마무리하려던 계획은 당분간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안양시 청사 부지 매각 대기업 유치 최 시장의 이전 구상은 침체한 동안구 상권 활성화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최 시장은 “안양의 가장 중심상권인 평촌역에서 범계역에 이르는 시민대로는 퇴근시간 이후 도시가 텅비는 공동화 현상이 심하다”며 “이 일대 상권이 활성화돼야 안양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시청부지를 개발해 다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유치하면 이 일대 상권은 활성화되고 안양 경제도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시청사 부지는 만안 구 검역본부와 달리 평촌스마트타운,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인접해 있어 주변 여건과 인프라가 뛰어나 기업 유치에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안양시 청사 부지는 무려 6만 736㎡ 규모로 매우 크지만 용적률은 54.5%에 불과하다. 평촌신도시 중앙에 위치하고도 시민 이용도와 활용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5년 된 시청사 공간 협소. 공무원도 500여명 증가 최 시장의 안양시청 이전 구상 이유 또 하나는 노후된 시청사 공간 문제다. 만안구에서 22년간 자리를 굳게 지켰던 안양시청은 평촌신도시가 들어서며 1996년 동안구 관양동으로 옮겼다. 현 시청사로 이전 당시 안양시 공무원 수는 1400여명 정도에 불과했다. 25년이 지난 지금 2000여명으로 크게 늘면서 공간이 협소해 졌다. 최 시장은 “이번 안양시 안전을 책임지는 시 핵심시설 ‘스마트도시통합센터’도 청사 내에 이전할만한 공간이 없어 동안구청으로 이사했다”며 “시청사 증축도 신축도 쉽지 않을 정도로 한계에 다다랐다”라고 시청 이전 논리로 내세웠다.-한계에 이른 도시성장과 지역 간 불균형 해소 특단 대책 드넓은 현 안양시청 부지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활용하려는 시도는 민선 4기 때도 있었다. 당시 이필운 안양시장은 지방선거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현 시청을 헐고 100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지어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성남. 용인 등 호화청사 논란과 맞물려 지역 사회에 큰 논란을 불러왔다. 결국 지방선거에서 낙선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 시장 구상도 시청이전 문제만 제외하면 현 시청부지를 개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전임 시장 의도와 서로 비슷하다 1984년 평촌신도시 개발로 인구 46만 8000여명의 안양시는 인구가 59만 4000여명까지 크게 늘었다. 2004년에는 정부의 지방자치경쟁력 부분에서 전국 최상위권 도시로 우뚝 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노령인구 증가와 청년층 감소, 잇따른 대기업.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도시 성장은 둔화하며 한계에 이르렀다. 특히 원도심 지역인 만안과 평촌 신도시 동안 두 지역 간 불균형 심화는 갈등의 원인이 됐고 불균형 해소는 시의 오랜 숙제가 됐다. 최 시장은 한계에 이른 도시 성장과 지역 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안양시청 만안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단독] 무자격 팀닥터 영입·숙소 소유… 팀 주무른 ‘그 선배’

    [단독] 무자격 팀닥터 영입·숙소 소유… 팀 주무른 ‘그 선배’

    폭행 주도 팀닥터, 대표 선수 모친이 소개의사 면허·물리치료사 자격증 없이 합류선수 소유 숙소 月 130만원 보전 논란에시체육회 “문제없다” 해당 선수측 “선의” 최숙현, 팀닥터·선배에 각 1500만원 송금오늘 경주 철인3종 추가 피해 기자회견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폭행 피해 사건과 관련해 가혹 행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경주시청 팀 A선수가 사실상 전권을 쥐고 있는 듯한 기형적인 팀 운영 구조가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무자격증 팀닥터’ 채용은 물론이고 A선수 측이 개인 소유 부동산을 팀 숙소로 활용하는 등 감독 못지않은 위세를 떨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최 선수가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경주시청 팀의 단체 숙소는 A선수와 A선수 모친 명의의 빌라였다. 경북 경산 사동 소재 이 빌라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보니 여자팀 숙소로 사용되는 4층 1개 호실은 A선수 명의로 돼 있고 남자팀 숙소로 사용되는 3층 1개 호실은 A선수 어머니 명의로 돼 있었다. 계약 당시 신축이었던 빌라의 두 개 호실은 2014년 12월 같은 날 각각 1억 8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듬해부터 경주시청 팀 숙소로 사용됐다. 두 호실은 각각 은행 대출을 9600만원, 4800만원 받아 매입한 뒤 지난해까지 대출금을 모두 상환한 것으로 등기부등본에 나타난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A선수의 어머니가 계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체육회가 숙소당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65만원씩을 지급해 왔다.인근 부동산에 확인한 결과 월세는 시세와 크게 차이가 없고 한편으론 선의로 해석할 여지도 있으나 사실상 팀 관계자 관련 부동산을 팀 숙소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넓게 보면 경주시체육회가 세금으로 대출금 변제를 도와준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A선수는 최 선수를 비롯한 경주시청 소속 선수들에게 해외 훈련 때 훈련비와 항공료 명목의 금전을 개인 계좌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이 공개한 입금 내역서에 따르면 최 선수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500여만원을 송금했다. 한 체육계 인사는 “비인기 종목 실업팀의 경우 감독이 숙소를 소유한 경우가 허다하다”면서도 “하지만 선수가 소유한 경우는 처음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 A선수 모친 측은 “경주에는 철인3종 규격에 맞는 수영장이 없어 훈련 장소인 경북체고 시설 근처에 숙소가 필요했다. 이전 숙소는 좁고 유흥가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아 옮겨야 했는데 경주시에서 돈이 없다고 해서 내가 한 것”이라면서 “현재 숙소가 더 넓고 채광 등 환경이 더 좋다”고 해명했다. 경주시체육회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녹취록 등에 따르면 최 선수에게 가장 심한 가혹 행위를 저지른 ‘무자격 팀닥터’도 A선수 모친이 연결 고리가 돼 팀에 영입된 인물로 알려졌다. 이 ‘무자격 팀닥터’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도 없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운동처방사 2급 자격증만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시청 소속이었던 다른 선수의 어머니는 “A선수 모친이 경산의 한 병원에 물리치료를 몇 번 받으러 갔다가 괜찮으니까 A선수를 데려갔다. 그러다 이 사람을 숙소로 불러들인 거다. 처음에는 A선수만 봐줬다가 대상이 늘었다”며 “월 60만원씩 내거나 한 번 봐줄 때 5만원씩 냈다”고 전했다. 최 선수 측이 생전 심리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팀닥터에게 이체한 금액은 1496만여원이다. 경주시청 팀 출신의 또 다른 선수는 “팀닥터는 미국 의사 면허가 있다고 거짓말을 해 왔다. 외가가 의사 집안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쓴 논문을 보여 달라고 했더니 안 보여 줬고 거짓말이 들통나자 자기가 암에 걸려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지난해 12월 팀을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암 환자가 그렇게 술을 먹고도 건강할 수 있나”라고 되물으며 암 치료도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한편 최 선수 가족과 또 다른 피해 선수 2명은 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기자회견 준비를 돕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전체회의를 통해 최 선수 사건 관련 현안 보고를 받는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같은 날 오후 4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김포 한강신도시총연합회 카페 특정세력 주장 일베같다”

    “김포 한강신도시총연합회 카페 특정세력 주장 일베같다”

    “내 평생 이렇게 다양하고도 찰지게 많이 욕먹어 보긴 처음입니다.” “김포시장에 대한 인격적 모독과 저질스런 욕설 등에 대해 일베 같다고 했다가 별소리 다 듣습니다.” 경기 김포시의 ‘한강신도시총연합회’ 카페 커뮤니티에 경희대병원의 풍무역세권 유치를 놓고 시민 S씨는 “한강신도시내 일부 특정세력들이 일베수준만도 못한 주장을 펴고 있는데 도대체 어쩌라고?”라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 정하영 김포시장이 GTX를 끌어와도 별트집 다잡아서 악을 써댈 기세”라며, “비판은 정당하고 논리적으로 해야 한다. 앞으로 이들을 한강신도시 ‘일베’로 부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풍무동의 고질적 민원이었던 도축장 이전 등 성과에 대해 인정은 못해 줄 망정, 시장에 대한 인격적 모독과 저질스런 욕설 등에 대해 일베 같다고 했다가 별소리 다 듣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일베의 중요한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베의 특징은 서슬퍼런 공격성이다. 그들은 정공법이 아닌, 비열하고 악랄한 공격을 구사한다. 상대를 죽이기 위해 발톱과 이를 드러내고 털을 치켜세운 들짐승 같은 느낌의 룰이 없는 공격성이다.(출처: https://warzek.tistory.com/35 마흔하나, 생각을 시작하다). 카페가 커뮤니티 공간이 아니라 특정인들에 의해 공동체를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험이다.먼저 이런 다양한 욕들(비판도 아니고 비난도 아닌 순수한 의미의 욕설)에 수고스럽지만 가능한 일일이 대응하겠다는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이들의 주장이 뭔지부터 확인해봤다. 첫째, 장기동 병원부지가 아닌 풍무역세권 구도심에 경희대 병원이 들어서는 것에 무조건 반대. 둘째, 구도심에 비해 신도시를 차별하고 편 가르기 한다(이걸 쓰면서도 이해불가). 셋째, 경희대 측에 알아본 결과 경희대 의료원의 김포 유치설은 금시초문, 김포시가 거짓말한다고 압축했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그는 “일일이 이에 대해 설명을 하는 건 내가 시청 공무원도 아니고 대변인도 아니라 적절치 않으니 많이 아는 분들이 설명해주시면 고맙겠다. 아니면 따로 다시 의견 올리겠다”고 말하면서, “다만, 개인간 의견차이와 의견충돌을 한강신도시총연합회가 나선 점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고, 이들의 댓글 행태나 의견 수준 정도가 딱 일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이라고 충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코로나로 힘들고 짜증나는 페친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자 가능한 매일 그들의 욕짓거리를 소개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드리고자 한다”며, “젊어서부터 김포발전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하고자 했지만, 이런 식으로 즐거움을 드리게 될 줄이야~ ㅠㅠ”라고 씁쓸해하며 글을 맺었다. 한강신도시연합회카페는 총회원이 1만 6000여명으로 신도시 입주민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운영되고 있다. 지난 6월30일 시민들의 숙원인 경희대학과 대학병원이 풍무역세권에 유치가 결정되자 신도시 지역을 홀대한다며 김포시와 시장에 대한 소환론이 등장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반면 최근 들어 카페커뮤니티가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이 아니라 일부 특정세력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비판이 회원들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또 일부 비판적인 회원들에게는 자의적인 잣대로 강퇴를 일삼는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청계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백운동천·삼청동천 등 5개 지천 보고서

    청계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백운동천·삼청동천 등 5개 지천 보고서

    빽빽이 들어선 건물 숲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흐르는 청계천. 잠시 짬을 내 물가를 걷다 보면 운 좋게 피라미와 잉어를 비롯해 왜가리와 청둥오리, 중대백로 등을 만날 수 있다. 청계천은 조선 왕조가 한양에 도성을 건립하기 전까지 이름 없는 자연 하천이었다. 태종대에 정비를 시작했지만, 해마다 범람해 물관리를 겪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와 현대의 복개과정, 그리고 2005년 복원사업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한양은 예로부터 ‘물의 도시’라고 불렸다. 그렇다면, 어떤 물길들이 모여 청계천을 이루었을까.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박물관은 2015~2019년 5년 동안 청계천으로 흐르는 주요 지천에 관한 연구 성과를 종합한 ‘청계천 지천 연구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대상 지천은 백운동천(白雲洞川), 삼청동천(三淸洞川), 남소문동천(南小門洞川), 흥덕동천(興德洞川), 창동천(倉洞川)의 청계천을 이루는 주요 5개 지천이다. 보고서는 주요 지천 지형과 수계, 주요 공간의 역사와 공간 변천 등을 기록했다. ●‘본류’ 백운동천, 크게 바뀐 삼청동천과 남소문동천 보고서에 따르면, 백운동천은 청계천 지류 중 가장 길어 청계천의 본류로 간주한다. 백악산 창의문 기슭에서 발원해 인왕산과 경복궁 서쪽 지역을 따라 흐른다. 근처 골짜기인 백운동을 지나 백운동천으로 불렸다. 신교, 자수궁교, 금청교, 종침교 등 이름난 다리들이 있었다. 백운동천 일대 공간은 조선시대 국가권력의 중심이던 궁궐, 사직, 사당, 관청인 육상궁과 사직단, 경희궁이 자리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를 비롯한 통치시설들이 자리 잡았다. 해방 이후 상류지역에 시민아파트, 중류지역에는 소규모 주택이 밀집했다. 현재 하류지역은 도심 재개발에 따라 업무지구로 변모했다.삼청동천은 백악산 동쪽 삼청동 계곡에서 발원해 경복궁 동쪽과 조선시대 사학의 하나인 ‘중학’ 앞을 흘러 혜정교를 지나서 모전교 위에서 청계천으로 합류한다. 삼청동천 주변에 왕실 기관인 소격서와 종친부, 사간원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행정기관, 교육기관, 의료시설, 회사 등이 집중적으로 자리했다. 신흥 자본가가 근대식 도시형 한옥을 지었고, 해방 이후에도 전통적 주거 지역으로 개발을 억제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부터 전통적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관광과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발돋움했다. 남소문동천은 남산 기슭 남소영 부근에서 발원해 장충단을 지나 광희동 사거리 부근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한쪽은 국립의료원 방면에서 청계천으로 합류하고, 다른 한쪽은 동쪽으로 흘러 이간수문을 통해 성 밖에서 청계천 본류와 합류했다. 조선시대 한양도성과 군사시설인 남소문과 훈련원, 하도감이 위치했다. 대한제국기에는 애국선열 추모공간인 장충단이 들어섰는데, 일제강점기에는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기 위한 다양한 근대시설이 자리 잡았다. 해방 이후에는 군부정권이 정치적 당위성을 강조하고자 반공과 호국, 민족과 세계화라는 키워드로 기념비, 동상, 국립극장, 자유센터 등을 세웠다. 1980년대 이후 하류에는 동대문시장, 이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가 생겨났다. ●교육의 중심 흥덕동천, 소공로 조성된 창동천 흥덕동천은 도성 동북부를 흐르는 지천이다. 서울국제고와 서울과학고에서 발원한 두 물줄기가 혜화로터리 부근에서 성균관을 감싸 흐르는 서반수와 동반수와 합쳐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물이 대학로, 효제동 일대를 거쳐 청계천으로 흘렀다. 조선시대 교육의 중심지인 성균관이 있었다. 해방 이후 낙산 일대에 생성된 토막촌이 한국전쟁을 이후 국민주택으로 재개발됐다. 1975년 서울대 이전으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들어오면서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됐고 소극장들이 많이 생겨났다.창동천은 남산 서쪽 백범광장 인근에서 발원해 남대문시장과 시청 동쪽을 흘러 청계천으로 합류한다. 대한제국 때에는 경운궁과 함께 환구단, 대관정이 건립됐다. 소공로가 이에 따라 조성됐다. 일제강점기에는 환구단이 철도호텔로, 대관정이 하세가와 관저와 경성부립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이번 조사 보고서에는 이처럼 5개 주요 지류의 변화상을 꼼꼼히 살폈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도성 내 곳곳에 흐르며 청계천 본류를 구성한 주요 지천에 대한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길 바한다”면서 “청계천과 주변 지역에 대한 조사연구사업으로 청계천 기획연구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museum.seoul.go.kr) 또는 서울역사자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서울책방 홈페이지(store.seoul.go.kr)에서 책 형태로 구입도 가능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화마당] 커먼스의 숲/이양헌 미술평론가

    [문화마당] 커먼스의 숲/이양헌 미술평론가

    최근 미술계에 온라인 플랫폼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동시대 페미니즘을 주제로 웹진을 발행하는 ‘세미나’, 젊은 작가들과 협업해 온라인 전시나 스크리닝 등을 기획하는 ‘시카다 채널’과 ‘DDDD’, 해외에서 생산되는 예술 관련 텍스트를 번역하는 ‘호랑이의 도약’, 시청각 형식의 매거진을 제안하는 ‘LENZ 매거진’ 등이 그것이다. 미술계 밖에서는 젊은 영화평론가들이 이끄는 ‘마테리알’과 ‘콜리그’, 문학의 새로운 지면을 만들어 가는 ‘일간 이슬아’와 ‘던전’, 온오프 라인을 병행하며 연극 비평을 생산하는 ‘시선’ 등이 눈에 띈다. 2019년 전후로 가시화된 이 현상은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재난과 조응하며 예술계에서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획된 땅을 일컫는 플랫폼은 일반적으로 복수 집단이 교류하는 디지털 인프라 구조 전체를 의미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은 개방과 공유를 근본 속성으로 하면서 동시성과 다중 접속,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배포와 같은 특성을 지닌다. 이런 토대 위에서 세워진 플랫폼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전제에서 출발했다. 마치 봉건제와 같이 견고한 성채를 쌓아 올린 제도나 기관이 오프라인 영토 대부분을 차지한 상황에서 이들은 소작농이 되거나 성벽을 높이는 데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진실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발 빠른 예술가들은 가상의 생태계로 이주해 자신들을 위한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중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그 자체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술계의 경우 웹2.0과 인터넷 문화가 급속하게 확산된 2000년대 이후 ‘포도포도넷’이나 ‘제너럴매거진’ 등이 초기 플랫폼 형태를 보여 주었다. 이후 ‘크리틱-칼’, ‘집단오찬’, ‘옐로우팬클럽’ 등이 블로그 형식을 차용해 젊은 세대의 비평을 활성화시켰다. 최근 등장한 플랫폼들은 간헐적으로 텍스트를 생산했던 이전의 방식을 넘어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는 특징을 보인다. 전문적으로 사이트를 재정비하고 특정한 주제를 정해 시기별로 이슈를 생산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문제는 온라인과 플랫폼 사이에서 어떤 결절점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먼저 오프라인을 떠나 이들이 도착한 장소는 비물질 재화가 자유롭게 순환하고 복제 가능한 일종의 공유지다. 비경합적이고 차감성도 거의 없는 이 커먼스(공동체 안에서 공유하는 자원)의 땅에서 소유나 배제성의 원리는 원론적으로 무의미하다. 그러나 플랫폼은 그 구조적 특징상 독점을 추구하려는 자연적 경향을 띠며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착취와 경쟁, 배제를 작동시킨다. 이는 온라인의 광범위한 접근성이 사실상 대체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고, 디지털화된 콘텐츠를 인위적으로 제한해야 하며, 온라인에서 생산되는 상호작용을 어떤 식으로든 무상으로 흡수한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자기자본이나 공적 기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플랫폼의 경우 결과적으로 오프라인과 경쟁해야 하는 당착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온라인 플랫폼이 여전히 가능성의 장소라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12세기 중세 장원에서 숲은 무엇보다 중요한 공동 자원이었다. 목재와 열매, 쉼터를 제공하는 이 비옥한 공유지는 원래 영주의 소유였지만 공동체의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숲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경쟁하는 대신 이곳을 적절하게 관리하면서 공정한 분배를 실현했다. 이는 공동체가 합의한 특정한 관습과 규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온라인 플랫폼에도 이러한 방식이 가능할까. 플랫폼의 또 다른 의미가 약속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 10년째 결론 못내는 서울대 ‘관악수목원 무상양도’ 문제…“최대 피해자 시민”

    10년째 결론 못내는 서울대 ‘관악수목원 무상양도’ 문제…“최대 피해자 시민”

    2011년 서울대 법인화에 따른 학술림·수목원 등 국유재산 무상양도 문제가 10여년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일명 ‘비밀의 화원’으로 불리는 관악수목원 전면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안양예술공원번영회는 30일 안양시청과 관악수목원 앞에서 “시민들이 언제나 자유롭게 힐링,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관악수목원 전면개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해 7월 번영회를 비롯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서울대 관악수목원 앞에서 40여일간 ‘ 수목원 무상 양도 반대·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1인 시위도 벌였다. 공원번영회는 안양시와 서울대 등 3자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관악수목원 개방에 대한 협의를 요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관악수목원 무상양도 문제가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최대 피해자는 관할 지자체 시민들” 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부로부터 아직 무상양도는 받지 못했어도 서울대는 이전처럼 실질적으로 국유재산인 관악수목원을 관리하면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유재산인 학술림·수목원 무상양여를 놓고 서울대와 관할 지자체·시민단체와 갈등은 서울대 법인화에서 비롯됐다. 관할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통과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서울대법) 22조에 따르면 ’서울대가 관리하던 국유재산 및 물품에 관하여 국립대학법인 서울대의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무상 양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7년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학술림, 수목원과 관련 ‘교육·연구·학술·목적 등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양여범위를 최소화’ 하겠다는 공식입장을 서울신문에 밝혔다. 게다가 “서울대가 전체 양여를 요구하는 관악수목원도 꼼꼼히 따져 연구·학술 목적을 벗어난 범위에서는 양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수목원과 학술림이 관련법에 따라 무상양여 대상이지만 지역 주민 반대와 전면개방 등 국민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학술림인 남부(전남 광양·구례)·태화산(경기 광주)·칠보산(수원·화성시), 관악수목원(안양,과천, 관악구) 1만 8624ha가 대상이다. 서울대도 시대적 흐름으로 볼 때 수목원개방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범위를 놓고는 논란이 많다. 서울대는 관악수목원은 전체 부지에 대해 무상양여를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서울대 한 관계자는 “서울대가 많이 활용하고 있는 관악수목원은 백운산 등 학술림과 용도가 다르다”며 “학술적으로 연구에 필요한 수종을 보존하기 위해 주변 영향을 받지 않는 정도 부지(관악수목원 전체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서울대법에 따른 무상양도를 기재부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관할 지자체와 시민·환경단체는 국유재산으로 존치, 국립공원(국립수목원)으로 전환해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아직까지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김구 처단은 의거”… 서북청년회 후계자들 남북 신뢰를 깨다

    “김구 처단은 의거”… 서북청년회 후계자들 남북 신뢰를 깨다

    일부 ‘서북청년’들의 난동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저지, 주민들의 호소에도 대북전단을 마구 살포하며 남북의 신뢰를 파탄 내고 있다. 결국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 남북 관계의 이정표이자 신뢰의 상징이었으니 난동은 성공했다. ‘서북청년회’(서청)가 있었다. 해방 공간에서 극우세력의 칼과 몽둥이가 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테러하고 린치했던 단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영화 ‘지슬’의 내용은 대부분 ‘서북청년’들이 제주도에서 저지른 실제 만행이었다. 약탈하고 능욕하고 토끼몰이를 하고, 학살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았다. 대검으로 할머니를 난자하고, 며느리를 겁간한 뒤 찔러 죽이고, 시신 옆에서 피 묻은 대검으로 사과를 깎아 처먹었다. 육지에선 백색테러로 민족지도자와 양심적인 지식인을 암살하고 진보적 사회단체들을 파괴했다. 백범 김구 등이 희생됐고 학생과 교사들이 린치를 당했으며 노조나 언론사가 파괴됐다. 다음은 ‘만인보’(지은이 고은)의 ‘선우기성’(전 서북청년회 집행위원장) 내용 중 일부. “이승만의 두 주먹이 돼…, 38선 이남이 떨었다, 모든 도시 촌락들, 선우기성의 대낮이 벌벌 떨어댔다.” ●“이승만의 두 주먹 돼… 38선 이남이 떨었다” 그러나 김구도 제거되고 군과 경찰이 정권의 폭력으로 자리잡자 이승만은 ‘서청’이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그들은 더러운 비밀을 너무나 많이 알고 있었다. 제거해야 했다. ‘서청’을 이끌던 김성주의 운명은 상징적이었다. 1954년 5월 29일 김성주 사형집행 소식이 일간지에 짧게 보도됐다. 5월 6일 고등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으니, ‘개처럼 살다가 개처럼 간’ 그의 삶은 그것으로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의심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었다. 가족의 요청에도 군은 시신을 내주지 않았다. 5월 6일 선고 공판엔 김성주가 출정하지 않았다. 4월 7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의 구형은 징역 7년에 불과했다. 이듬해 1월 국회에 ‘김성주 살해 및 암장 사건 규명 청원’이 접수됐다. 국회는 진통 끝에 진상조사를 의결했다. 하지만 심증만 확인했지 실체적 진실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적법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헌병총사령관 원용덕 등을 처벌하라는 내용의 보고서만 채택했다. 진실이 드러난 것은 그로부터 5년 뒤, 4·19혁명 이후였다. 다음은 동아일보 1960년 8월 5일자 관련 기사의 주요 내용. 1954년 4월 16일 오후 1시 헌병총사령부 소속 지프가 3군 육군형무소에서 빠져나왔다. 지프 뒷자리엔 한쪽 눈이 실명한 듯한 미결수 한 명이 타고 있었다. 김성주였다. 지프는 아현동 한 민가에 머물다가 어둠이 깔린 뒤에야 신당동 원용덕 헌병총사령관 관저로 이동했다. 관저 앞 공터엔 지휘관용 군용천막이 있었다. 그날 밤 천막 안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시신은 천막 인근의 헌병총사령관 방공호로 옮겨져 암장됐다. 시신은 6월 10일께 화장됐다. 김성주. 평안북도 출신으로 1946년 초 월남했다. 5월 평안남도 출신인 문봉제와 함께 탈북한 뒤 부랑하는 서북청년들을 모아 ‘평안청년회’(평청)를 결성했다. 평청은 탁월한 전투력을 발휘했다. 평청은 출범 후 남로당 기관지 해방일보 사옥 파괴 및 점거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잇따라 탈북 청년단체가 등장했다. 11월 함북·함남청년회, 황해회 청년부 등이 서북청년회로 통합됐다. 이승만, 조병옥 등은 경찰이 내놓고 저지를 수 없는 린치, 암살 등 테러를 서청에 맡겼다. 서청은 1947년 3월 1일 중도 및 좌파의 삼일절 행사를 피바다로 만들었다. 부산극장사건, 조선민주애국청년동맹사건, 정수복 검사 암살 사건 등도 서청의 짓이었다. 사회단체나 신문사를 습격했고 노조에 침투해 노동운동을 파괴했다. 그런 활동에 비례해 친일기업과 우익 정치인의 후원이 쏟아졌다. 1947년 9월 귀국한 이청천 광복군 총사령관은 우익 청년조직을 대동청년단으로 흡수하려 했다. 김구와 이승만 모두를 지지했던 선우기성 서청 집행위원장 등 다수파는 찬성했다. 이승만의 단정노선만 지지하던 문봉제나 김성주 등 강경파는 통합을 거부하고 서청(‘재건 서청’)을 이어 갔다. 테러는 더 극렬해졌다. 선거를 방해하고 독립지사를 암살했다. 5·10총선 땐 이승만을 무투표 당선시키기 위해 민족지사 최능진의 출마를 막았다. 제주도에서의 만행은 상상을 초월했다. 미군정의 실정에 지쳤던 제주도민의 민심은 1947년 경찰의 삼일절 행사 발포사건으로 돌아섰다. 육지 출신의 유해진이 새 지사로 임명됐다. 그는 4월 20일 부임하면서 서청 출신 7명을 경호원으로 대동했다. ‘서청’이 제주도로 몰려가는 물꼬였다. 그해 11월 서청제주도단이 결성됐다. 이듬해 4·3사건 이전까지 제주도에 들어온 서청 회원은 제주읍 300명, 면마다 40~50명 등 760여명에 이르렀다. ●서청제주도단 결성해 주민 학살·약탈 이들은 이승만의 사진이나 태극기를 강매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멀쩡한 주민을 빨갱이로 몰아 고문해 가족들로부터 금품을 뜯어냈다. 심지어 ‘보급이 시원찮다’는 이유로 제주도 총무국장을 두들겨 패 죽이기도 했다. 이런 만행은 이듬해 4월 3일 남로당 무장대 봉기의 한 원인이 됐다. 당시 미군정청의 특별감사 결론은 이러했다. “(서청에 의존한 유해진 지사는)반복적으로 무능함을 드러냈고 폭력적으로 정치이념을 통제하려 했다.” “테러 행위를 수없이 자행했다.”(넬슨 특별감찰보고서) 정부 수립 후 이승만은 더 많은 서청을 제주도로 보냈다. ‘14연대의 제주 파병’ 문제로 터진 여순사건 직후 이승만은 서청 1000여명을 경찰이나 경찰보조원 혹은 국방경비대로 제주에 투입했다. 제주도는 피바다가 됐다. 1949년 6월 26일 김성주의 직계 안두희가 백범 김구를 암살했다. 김성주는 자랑하고 다녔다. ‘이승만의 지시를 받아 내가 안두희를 시켜 백범을 죽였다.’ 안두희 공판일에는 회원들과 떼거리로 법원에 몰려가 ‘안두희는 민족의 영웅’이라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하며 석방을 요구했다. 김성주가 함께 모의했다는 ‘88구락부’ 멤버는 신성모 국방장관, 채병덕 참모총장, 장은산 포병사령관, 김창룡 특무대장, 김태선 서울시경국장, 정치 브로커 김지웅이었다. 이승만은 김성주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김성주는 미군에 줄을 댔다. 서청 회원들과 함께 미군 극동군사령부 직속의 북파공작대인 켈로부대에서 활약했다. 미군은 보답으로 그를 평안남도 도지사에 임명했다. 문봉제를 이미 평남 도지사로 발령했던 이승만은 분노했다. 전선이 교착되자, 이승만은 김성주 소령을 예편시켰다. 1952년 2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성주는 무소속 조봉암 후보 편으로 돌아섰다. 1953년 6월 반공포로 석방에 대해 이승만을 비난한 것이 빌미가 돼 헌병대에 체포됐다. 1954년 1월 김성주는 두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국가변란이나 대통령 살해 음모. 하지만 군 검찰조차 혐의를 인정하기 힘들었다. ●김성주 살해·암장 진실 사망 5년 뒤 드러나 1960년 8월 군검합동조사단은 원용덕 자택 2층에서 한 장의 밀서를 발견했다. “김성주는 반드시 극형에 처해야 한다. 그는 외국인이 임명한 평양지사였다. 이는 반역사건이기 때문에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국방장관에게도 말했지만, 당신에게도 명령한다. 신속하고 아주 조용하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2014년 9월 2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서북청년단’ 재건추진위원회라는 단체가 등장했다. 위원장 배성관은 일베에 이런 글을 올렸다.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처단한 것은 의거였다.” 앞서 2005년엔 자유개척청년단(단장 최대집 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란 ‘서북청년단의 정신 계승’을 표방한 단체가 결성됐다. 박상학, 박정오 형제는 자유북한운동연합, 큰샘이란 단체를 만들어 대북전단 살포로 돈도 벌고 ‘명성’도 얻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막아도 막무가내다. 이들 앞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벌벌 떤다’. 그러면 현대사의 저주, 서북청년단의 망령은 무엇으로 부활하는가. 4·15총선 때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태구민, 지성호 등 두 탈북자를 지역구(서울 강남갑)와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국가적 망신’이라고 반발했다. 서북청년들을 괴물로 만든 이승만은 문봉제 서청 회장을 치안국장(지금의 경찰청장)과 교통부 장관에 중용했다. 부회장 김성주는 ‘아스팔트 위의 김창룡’이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광교기생조합’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광교기생조합’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1914년 10월 28일 자 매일신보를 보면 ‘축신축낙성’(祝新築落成)이라는 부제가 붙은 ‘광교기생조합일동’이란 제목의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매일신보는 1914년 10월 17일 지금의 서울시청 자리에 새 사옥을 짓고 이전했는데 여러 축하광고 가운데 기생조합 광고가 들어있다. 조합의 주소는 ‘경성 무교정(町) 92번지’로 돼 있다. 관기(官妓) 제도가 완전히 폐지된 것은 1908년이다. 관기는 관청에 속하여 가무(歌舞), 기악(技樂) 따위를 하던 기생으로 접대여성보다는 예술인에 더 가까웠다. 소속을 잃은 기생들은 공연과 취업 등 활동을 위한 조직이 필요했고 그런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이 기생조합이다. 최초의 기생조합은 1909년 유부기(有夫妓)들로 조직된 한성기생조합으로 유부기란 남편 격인 기둥서방이 있는 기생을 말한다. 1910년 4월 한성기생조합 기생들은 원각사에서 경성고아원 경비를 보조하기 위한 자선연주회를 열었고 그해 5월에는 일본박람회 때 23명이 도일(渡日)공연단을 구성해 한 달 동안 도쿄·오사카 등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1913년에는 지방 출신의 무부기(無夫妓) 향기(鄕妓)들이 모여 다동기생조합을 설립했다. 한성기생조합은 1912년까지만 존속하고 이듬해 이름을 바꾸었는데 바로 광교기생조합이다. 다동조합의 기생은 거의 평양 출신이고 광교조합은 주로 서울이나 남도 출신이었다고 한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통영, 진주, 공주, 대구, 의주 등 지방에도 기생조합이 우후죽순 생겨나게 된다. 이후 기생조합은 일본식 명칭인 ‘권번’으로 바뀌게 되는데 광교기생조합은 한성권번이 된다. 기생조합 소속 기생들의 활동은 공연과 접객이었다. 매일신보에는 ‘금일의 연예관’이라는 제목의 기생 공연 소식이 실렸다(1915년 9월 26일 자 등). 기생들은 요릿집에서도 일했다. 기생조합이나 권번에 등록된 기생들은 요릿집이나 손님의 요청을 받으면 그곳으로 가서 공연하고 손님들과 어울렸다. 기생조합은 요즘의 연예인을 키우고 관리하는 연예기획사와 유흥업소에 종업원을 공급하는 보도방을 합친 개념과 비슷했다. 기생조합은 광고를 내 홍보를 했고 자선공연이나 기부 등의 사회봉사 활동도 했다. 요릿집은 손님이 주는 이른바 화대에서 일부를 챙겼는데 그 비율을 놓고 요릿집과 기생조합의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평양의 요릿집이 화대에서 20%를 가지겠다고 하고 기생조합은 10%만 주겠다고 하여 알력이 생겼다는 기사가 있다(매일신보 1917년 3월 8일 자). 접객업에도 서양과 일본문화가 침투해 여급을 둔 카페들이 생겨나고 이때부터 기생문화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가무 재주보다 외모가 중시된 것이다.
  • 6·25의 상흔, 그럼에도 살아내다

    6·25의 상흔, 그럼에도 살아내다

    국립박물관, 수난 유물 온라인展 전쟁 속 ‘문화재 수호’ 분투 조명“고려자기를 포장하였다. 크기를 재지 않고 하였다고 하여 다시 풀었다가 쌌다. 또 고려자기를 싸는 데는 아무리 하여도 많은 종이를 써야 되고, 회화는 습기가 안 들도록 싸야 되고, 불상은 머리 부분이 약하다는 등등의 이유를 들어 3일간에 겨우 5개의 포장을 마쳤다. (…)그들의 눈앞에서의 대담한 지연작전은 생명을 건 싸움이었다.” 국립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전신) 초대 관장 김재원(1909~1990)의 회고록 ‘경복궁야화’의 한 대목이다. 6·25전쟁 당시 서울을 점령한 북한은 ‘내각직속 물질문화연구보존위원회’를 통해 국립박물관과 개인 소장가들의 문화재를 북한으로 옮기려 했다. 국립박물관 직원들은 이를 막고자 필사적으로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다. 결국 북한은 빈손으로 퇴각했다. 70년 전 일어난 전쟁은 문화유산에도 깊은 상흔을 남겼다. 덕수궁 석조전 지붕이 전소됐고, 경복궁 안에 있던 국립박물관 건물에 포탄 구멍이 뚫렸다. 그러나 전쟁 포화 속에서도 문화재를 기어이 지켜내고자 고군분투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문화의 맥을 이을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5일 개막한 테마전 ‘6·25전쟁과 국립박물관- 지키고 이어가다’는 수난을 겪은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문화재 수호라는 또 하나의 전쟁을 치렀던 박물관을 조명한다.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휴관으로 온라인으로 먼저 선보였다.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월정사 범종은 절반이 사라지고, 남은 절반도 형체가 비틀려 있다. 1951년 1월 월정사가 불탈 때 범종도 화마를 입었다. 18세기 조선 지도인 ‘요계관방지도’에는 북한군의 군홧발 자국이 찍혀 있다. 경복궁 건물에 북한군이 드나들면서 훼손한 흔적이다. 고려시대 유리구슬은 전쟁을 겪으며 5점 중에서 1점만 남았고, 19세기 청화백자 용 항아리는 몸통이 사라졌다. 철원에서 한 스님이 “북한군에게 뺏기지 말아 달라”고 참전 미군에게 건네 가까스로 살아남은 고려말 관세음보살상도 전시장에 자리했다. 국립박물관은 1950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네 번에 걸쳐 소장품을 부산 광복동 임시청사로 옮겼다. 피란 가기 전 국립박물관과 덕수궁미술관 소장품 2만여점을 일일이 필사한 ‘소개품 목록’과 국립박물관 이전을 승인한 문교부 장관의 허가서, 부산 박물관 임사청사 내부 평면도 등은 절박했던 당시 상황을 말없이도 웅변한다. 국립박물관이 1953년 발굴한 경주 금척리 고분, 노서리 138호분 출토 토기와 같은 해 주최한 제1회 현대미술작가초대전, 이조회화전 자료와 더불어 1957년 최초 한국문화재 해외순회전으로 미국에 갔던 서봉총 금관(보물 339호)도 전시됐다. 9월 13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열두 살에 데카와 전속 계약, 나는야 ‘바이올린을 든 해리 포터’

    열두 살에 데카와 전속 계약, 나는야 ‘바이올린을 든 해리 포터’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바이올린을 든 해리 포터’라고, 여느 열두 살처럼 해리 포터, 호빗 시리즈, 게임 앵그리버드에 빠져드는 초등학생이다. 그런데 바이올린 재능은 낭중지추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고 자신감에 넘친단다. 22일 영국 BBC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에서 엔지니어 아빠와 회계사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국계 부모는 악기를 전혀 다룰 줄 모르지만 다섯 살 때 처음 바이올린을 집어든 지 몇주 만에 중국의 우유 광고에 바이올린을 든 채 등장할 정도였다. 열 살 때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예후드 메뉴힌 콩쿠르 주니어 공동 우승하며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다. 물론 본인은 우승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고 오로지 연주하는 것만 신경 썼다고 겸손해 했다. 보통 크기의 절반인 바이올린을 신들린 듯 연주하며 성인 연주자들과 의젓하게 비발디의 사계 가운데 여름을 협연하는 유튜브 동영상은 수백만 회 시청을 자랑한다. 늘 무대 위에 오르기 전에는 긴장하는데 이상하게도 연주를 시작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즐기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특이한 루틴(버릇)이 하나 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바나나를 까먹으면 이상하게 힘이 솟구치며 마음도 차분해진단다. 올해 클래식 정통 레이블인 데카 레코드와 계약한 최연소 음악가로 이름을 올렸다. 처음 녹음한 싱글 작품은 이탈리아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안토니오 바치니(Antonio Bazzini 1818~1897년)의 ‘요정의 론도’로 낯설고 많은 테크닉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메뉴힌 콩쿠르 심사위원이었던 막심 벵게로프의 연주를 몇년 전 듣고 홀딱 반했다고 했다. 리가 롤 모델로 삼는 벵게로프가 연주하는 동영상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지켜봤다. 두 번 만에 녹음을 마쳤는데 그는 자신의 연주에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의젓하게도 “개선의 여지가 있으므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매일 학교를 마친 뒤 4시간씩 연습하고 주말에는 조금 더 시간을 쓴다고 했다. 이렇게 전하니 그가 온종일 연주에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짬만 나면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에 빠져든다며 다음에 영국에 갈 일이 있으면 해리 포터 마법 놀이터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 외에도 할 줄 알고 즐기는 일이 많다고 했다. 수영, 사이클, 달리기 등등. 게임 앵그리버드는 많이는 아니고 조금 즐기는데 “싸움이나 피를 흘리는 게임이 아니라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마이클 잭슨은 예외이긴 하지만 대체로 팝 음악은 즐겨 듣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배트맨’ ‘슈퍼맨’ ‘스타워즈’ 영화 사운드트랙을 즐겨 듣는 편이라고 했다. 극적이기도 하고, 힘도 있고, 역시 클래식 요소 때문이라고 했다. 이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뉴욕 카네기홀 무대를 비롯해 축제나 여러 공연장에서 연주를 해봤다. 그의 꿈은 “프로 바이올린 독주자가 돼 세계를 여행하며 오케스트라와 함께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탓에 여러 재미있는 일정이 취소되고 있다. 예를 들어 8월에 호주 체임버 페스티벌 무대에서 영국 첼리스트 셰쿠 칸네메이슨과 협연할 예정이었는데 연기됐다. 하지만 리는 낙담할 아이가 아니다. “정말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해요.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테크닉 훈련에 쏟을 수 있고 더 다양한 레퍼토리를 만들 수도 있는 거 잖아요.” 그런데 이 영민한 바이올린 신동은 이 점 하나를 인정하고 들어가긴 한다. “청중이 한 분이라도 계셨으면 좋겠네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사도 갓갓도, n번방에서 감방으로… 법정최고형까지

    박사도 갓갓도, n번방에서 감방으로… 법정최고형까지

    23일 텔레그램 내에서 일명 ‘박사방’을 만들어 성착취 영상을 제작·판매·유포한 조주빈(25)이 검거된 지 100일이 된다. 그저 소수의 일로 치부되던 디지털 성범죄는 지난 3월 16일 조씨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피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공범들을 추적했고, 관련 성범죄자들을 소탕했다. 특히 지난달 11일 경찰이 ‘n번방’의 시초격이자 핵심 인물 가운데 마지막까지 잡히지 않았던 닉네임 ‘갓갓’ 문형욱(24)을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마치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21일 확인한 결과 디지털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착취 범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성착취 사건들을 막기 위해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어떤 최후를 맞는지 끝까지 지켜보며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판사님, 죄송해요”…무늬만 반성 ‘박사’ 조씨를 비롯한 텔레그램 성범죄 핵심 인물들은 재판부에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 보기 위해서다. 조씨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 동안 매일 반성문을 제출했다. 지난달 1일부터 제출한 반성문은 21일 기준 총 29건이다. 조씨가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 피해자에 대한 사죄에는 침묵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 11일 열린 조씨의 첫 공판기일에서 조씨 측 변호인은 강제추행, 강요 및 강요미수 등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하기도 했다. 조씨의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25일이다. 공범들도 마찬가지다. 조씨의 ‘오프남’으로 알려진 공범 한모(26)씨는 56일간 반성문 64건을 제출했다. 오프남이란 제작자의 제안·지시를 받고 실제 성폭행에 가담한 사람을 의미한다. 거제시청 공무원이었던 공범 천모(29)씨는 21일 기준 반성문을 11차례 제출했다. 천씨는 지난 4월 10일 공무원 징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파면 처분을 받았다. 조씨와 함께 재판을 받는 공범 ‘태평양’ 이모(16)군과 공익요원 강모(24)씨는 각각 5건, 3건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시민들은 이들을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적극적으로 제출하고 있다.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 프로젝트를 추진한 ‘프로젝트 리셋’(Project ReSET)과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eNd)는 온라인 법률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 박사 조씨 등 15명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다. 21일 기준 조씨에 대한 탄원서를 낸 사람은 3만 9553명이다. 조씨의 공범 ‘부따’ 강훈(19)에 대해서는 1만 5608명, 조씨의 공범이자 군인 ‘이기야’ 이원호(19)에 대해서는 1만 3636명, 문씨에 대해서는 1만 1629명이 각각 엄벌을 처해 달라며 탄원서를 작성했다. 조씨의 공범들은 잇따라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기도 했다. 강씨는 지난달 27일 신상공개 처분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다. 천씨는 외국에는 영상 촬영에 합의한 경우 처벌을 배제하는 규정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한 모든 경우를 처벌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20일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형량 과하다” 항소… 죄책감 못 느껴 n번방 사건 주범들은 하나둘씩 선고를 받고 있다. ‘제2n번방’을 운영하면서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를 받은 ‘로리대장태범’ 배모(19)군과 ‘슬픈고양이’ 류모(20)씨 등이 그 시작이다.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실질적으로 내려진 첫 판결이라 볼 수 있다. 배군과 류씨, 또 다른 공범 ‘서머스비’ 김모(20)씨는 지난 5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범행 전 과정을 주도한 배군에게 소년법상 유기 징역형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단기 5년을, 류씨와 김씨에게는 각각 징역 7년과 8년을 선고했다. 과거와 달리 법원은 이들에 대해 중형을 선고했다.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르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즐긴 이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들은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배군과 류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김씨는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제작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n번방 이후 내려진 실질적 첫 판결은 2라운드를 맞게 됐다. 한편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되기 이전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었던 주범들은 조용히 사건을 끝내기 어려워졌다. 문씨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진 ‘켈리’ 신모(32)씨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년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n번방 사건이 불거지자 항소를 취소했다. 신씨 사건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1년형이 확정된 채 끝나 ‘꼼수 항소 취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보강 수사를 마친 검찰이 이달 4일 신씨를 추가 기소하면서 신씨는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n번방으로 이어지는 링크를 공유하는 ‘고담방’ 운영자 ‘와치맨’ 전모(38)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검찰은 n번방 공론화 이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받자 부랴부랴 변론 재개를 신청해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n번방 사건, 아직 끝나지 않았다 n번방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총 594건에 연루된 664명이 검거되고 86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16건 25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에 대한 수사는 이어 가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까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성착취 범죄를 계속 수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거된 피의자의 70% 이상은 10대·20대였다. 피의자 664명 가운데 10대는 221명(33%), 20대는 274명(41%)으로 드러났다. 30대 117명, 40대 38명, 50대 이상이 14명 등이다. 피해자도 마찬가지로 10대·20대가 많았다. 신분이 특정된 피해자 482명 중 10대가 301명(62%), 20대가 124명(26%)이었고 차례대로 30대 39명, 40대 12명, 50대 이상 6명 등으로 나타났다. 박사, 갓갓만큼 유명세를 떨쳤지만, 아직 꼬리가 잡히지 않은 운영자들도 주목해야 한다. ‘완장방’을 운영한 닉네임 ‘체스터’, ‘똥집튀김네방’ 운영자 닉네임 ‘똥집튀김’, ‘한국인잡담방’ 운영자 닉네임 ‘강호동’이 대표적이다. 아직 경찰이 검거한 인원 중 체스터, 똥집튀김 등이 포함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체스터가 운영했던 완장방은 조씨의 박사방이 파생됐던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검거 전 조씨와 문씨 등이 “나는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듯이 당당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텔레그램 비밀대화방뿐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모두에게 공개된 SNS 계정에서도 성착취 범죄는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트위터 일부 계정에는 “노예녀 분양합니다”라며 성착취를 종용하거나 스스로를 성착취하는 여성의 영상이 버젓이 올라와 있기도 했다. 이날에도 해당 계정은 지난달 31일부터 매일 2개씩 성착취 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3주가 지나도록 계정이 정지되지 않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처럼 공론화가 되면 주범들이 처벌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여전히 비밀대화방 등 성착취 범죄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라면서 “조주빈은 검거됐지만 이용자 1만 5000명에서 2만명가량은 플랫폼을 옮겨다니면서 성착취물을 사고팔고 있어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착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잠입수사 등을 허용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 사회적인 경각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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