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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평화·통일의 새 이정표(사설)

    ◎한소 정상회담의 시대사적 의미 오늘날 국제사회에 있어서의 동북아,그 속의 한반도의 존재와 의미는 무엇인가. 전후 냉전구조를 청산하는 역사적·시대적 조류에서 한반도는 어제까지만 해도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도 급속한 변화의 흐름속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후의 냉전지대이자 마지막 화약고로 지목되던 한반도의 해빙을 위해 한국·미국·소련이 팔을 걷어 붙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역사와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주역은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육속하는 두 나라의 지도자,한국의 노태우대통령과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의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아닐 수 없다. ○두 정상 만남 자체가 「수교」 한소정상의 만남은 북한의 개방화와 남북한의 평화공존을 겨냥한 우리 북방외교의 일대 결실이다. 여기에는 물론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외교를 이데올로기에서 분리한 이른바 「신사고 외교」에 힘입은 바 크다 할 것이다. 한국과 한반도문제 유관국인 소련과의 관계개선은 따라서 우리의 북방외교와 고르바초프 페레스트로이카가 시대적 추세의 접점에서 만난 단계적 과실이라 할 수 있다.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한반도 분단사상 최대의 정치적 사건이라 할 수 있고 실질적인 수교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노대통령이 지적했듯이 두 정상간에 원칙적인 이견은 없었을 것이다. 설혹 이견이 있었다 하더라도 만남 그 자체가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할 때 그것이 함축하는 의미는 막중한 것이다. 한반도 분단이 동서대결과 냉전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 산물임에 비추어 볼 때 한소 정상회담과 그 만남의 상징성은 동시에 냉전시대를 청산하는 세계사적 흐름의 뚜렷한 새 이정표임에 틀림없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쪽의 북방정책과 소련의 대한정책 사이에는 분명한 시차가 있었던 것을 부인할 필요는 없다. 정확히 말해 한국이 「정식수교」를 서두른 반면 모스크바측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평양측과의 「균형」을 고려하여 경제협력 이상의 정치적 교류를 주저하는 태도를 보여온 것도 사실이다. 노·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은 두 나라 사이의 그같은 입장및 접근자세의 차이와 방법론을 일거에 뛰어넘는 국제외교적 묘미와 새 전례를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냉전체제의 종식과 세계적인 화해및 군축추세에 있어서도 미소는 여전히 세계질서의 두 주축임에 틀림없다. 두 정상의 만남과 한소간 거리단축이 미 부시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정상회담에 연이어 성사됐다는 점에서도 한반도적 한계를 초월하는 세계사적 의미가 부각되고도 남는다. ○냉전체제의 마지막 해소 40여년전 한반도 전쟁의 열화와 그 이후의 분쟁은 오랜 고통과 시련끝에 사라지려 하고 있다. 또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 그 오랜 분쟁의 시작은 전쟁이었다. 또 전쟁의 결과는 분단상태의 고착이었다. 국가와 민족,체제와 이념,사회와 문화의 분단이 한반도를 세계사의 엑스트라로 남게 했다. 한국과 소련 두 나라의 정상은 이제 그것을 청산하고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시대사적 문제해결의 관문에 들어선 것이다.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제일 먼저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국제여론앞에서 정중하게 촉구했다. 사실 역사적인측면에서건 현실적인 관점에서건 한반도 문제해결의 유관국은 크게 보면 수없이 많다. 그러나 대표적으로는 미·소와 중국·일본이 될 것이다. 그래도 역시 한반도 문제해결의 궁극적인 귀착점인 평화정착과 통일의 당사자는 결국 남북한 이외에 다른 나라가 될 수 없다.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은 또한 어디까지나 반전쟁적·평화적이어야 한다. 남북한은 그동안 부분적인 대화와 교류를 통해서도 아직까지 뚜렷한 긴장완화를 조성하지 못했다. 정치와 체제,이념적으로 대립했고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결했다. 지금부터 그러한 대립과 대결양상은 종식돼야 한다. 노대통령은 한반도 문제해결과 관련하여 한국측이 절대로 군사적 우위에 서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는 긴장완화와 평화정책,통일지향에 있어 전쟁적 해결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에 호응해야 한다. 생각하면 40년전 동족전쟁의 시발은 무엇이었던가. 북한측의 사회주의 혁명전략이었다. 북한은 지금부터라도 단일민족의 긍지와 사명감을 되살려 한반도가 전후 냉전체제의 마지막 「해결자」로 되는 한몫을 담당해야 한다. ○넘어야 할 절차,거쳐야 할 과정 이제 어떤 여건변화나 전제조건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한국·소련 관계발전에 있어서의 「대전환」은 가능성이 아닌 현실의 상황이 돼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소 관계가 앞으로 지향할 바 실질적인 절차와 거쳐야 할 과정이 적잖이 남아있음에 유의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는 그에앞서 소련이 직면하고 있는 대내적인 현실여건에 대해서도 깊은 인식을 갖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 소련의 경제사정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부의 경제적 지원을 절대 필요로 하고 있음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한소간 경제교류 내지 협력관계의 개선발전에 있어서 우리는 그러한 정세분석과 현실인식에 입각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대동북아 기본정책이 대단히 치밀하고 원대한 계획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한다. 그는 이미 86년엔 블라디보스토크연설을 통해서,이어 88년에는 크라스노야르스크연설을 빌려 소련이 지향할 바 세계전략과 대아시아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그가 추진하는 페레스트로이카와 그라스노스트가 근본적으로는 「강대국 소련」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 국가정책과 세계전략의 소산임을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 북방정책은 그 단계적 결실에 비추어 매우 일천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소관계의 「정상화」가 주권국가 외교주체로서의 우리에게 주는 보상이 크면 클수록 경우에 따른 실패가 주는 대가도 적잖으리라는 점을 추찰해 보는 일도 중요하다. 우리 나름의 전략과 원려로서 실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할 것이다.
  • 물가 올들어 6.7% 상승/5월까지/억제선 5∼7% 사실상 붕괴

    ◎5월에만 1.9% 기록/82년이후 최대폭등 농축산물이 주도 올들어 5월까지 소비자물가가 6.7%나 올라 연간물가억제목표 5∼7%를 사실상 넘어섰다. 5개월동안 소비자물가가 이처럼 오르기는 지난 82년이후 처음이다. 2일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중 물가는 4월에 비해 도매 1.1%,소비자 1.9%가 각각 올라 올들어 5월까지 물가상승률은 도매 3.1%,소비자 6.7%를 각각 나타냈다. 올들어 소비자물가가 이처럼 오른 것은 농축산물의 수급불균형으로 고기류ㆍ채소류의 값이 크게 오른데다 인건비,부동산가격 상승으로 개인서비스요금과 전ㆍ월세가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쌀 쇠고기 돼지고기 채소류 등 농축산물이 3.15%포인트의 기여도를 나타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또 학교납입금 의료수가 등 공공서비스요금의 기여도가 1.30%포인트로 기여도가 두번째로 높았으며 학원비등 개인서비스요금이 0.71%포인트,집세 0.69%포인트,공산품 0.67%포인트,외식비 0.18%포인트 등의 기여도를 보였다. 가중치가 높은 일반미가 5월 한달동안 4.3%나 오른 것을 비롯,배추(25.5%) 토마토(98.5%) 파(15.3%) 양파(62.3%) 고등어(16.4%) 양배추(32.9%) 당근(15.0%) 맞춤신사복(18.0%) 기성복(10.3%) 시멘트(29.9%) 우편료(25.0%) 등이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시중쌀값은 올들어 8.2%나 오르며 물가상승을 주도했는데 이는 정부미 수매가격이 높게 책정됨으로써 방출가격이 인상된데다 산지쌀값안정을 위해 지난달 19일에야 정부미를 방출,일반미공급이 달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쇠고기값은 소득수준향상에 따른 소비고급화와 수요증가(전년동기대비 19.3% 증가)로 한우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한우가격의 절반수준인 수입쇠고기 판매망의 부족으로 수입쇠고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3.8%나 올랐다. 또 건설경기의 호황으로 시멘트ㆍ철근 등의 공급부족에 따라 값이 크게 올랐고 세탁비ㆍ이미용비 등 개인서비스요금도 임대료와 인건비상승으로 큰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경제기획원 관계자들은 앞으로 물가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임금인상률이 한자리 숫자에서 타결되고 있고 정부의 물가억제대책이 6월부터는 가시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돼 이달이후 물가오름세가 현저하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소비ㆍ고임ㆍ부동산값 상승이 주인/장바구니 물가는 이미 20∼30% 넘어(해설) 물가가 큰일이다. 국내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지난달말까지 무역적자가 30억달러로 당초 연간 경상수지 적자예상폭 20억달러를 넘어선데다 물가마저 6.7%나 급등,올연간 억제목표선(5∼7%)이 사실상 붕괴됐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 82년부터 어렵사리 지켜온 한자리수 물가가 무너지고 경제안정기조가 큰 위협을 받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제수지ㆍ성장ㆍ물가ㆍ고용 등 경제운용의 네개축 가운데 두개의 축이 삐걱대고 있는 것이다. 경제기획원 등 물가당국이 조사분석한 통계수치상으로 6.7%이지 피부물가는 20∼30%를 넘어선지 오래다. 음식값 식료품값 전ㆍ월세값 등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물가는 이미 고인플레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들어 물가가 이처럼 급등하는 이유는무엇일까. 경제기획원이 분석한 물가급등 원인으로는 과소비와 누적된 임금인상분의 시차적 반영,부동산가격의 상승,통화증가 등 순으로 꼽히고 있다. 우선 지난 3년간의 높은 임금인상과 추곡 등 농산물수매가격 인상으로 가계소득이 늘면서 소득이 저축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소비지출로 이어져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VTR 무선전화기 대형냉장고 중형승용차 등 내구소비재의 구입량이 1ㆍ4분기 평균 21.6%나 증가하고 수산물 통조림 과즙음료 햄 등 소비재도 평균 12.9%나 올라 지난해 경제성장률의 2∼3배나 높은 소비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누적된 임금인상분이 공산품과 이용료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의 상승을 가져오고 농어촌임금상승을 유도했으며 지난해 이후 올초순까지 불었던 부동산투기 열풍으로 전ㆍ월세 임대료가 폭등,소비자물가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 한ㆍ소정상 무엇을 논의할까(한ㆍ소 새 시대:2)

    ◎「한반도 평화구도」 구축 의중 타진/의정서 교환등 수교일정 합의할 듯/남북대화에 대북 영향력행사 요청/남북한 교차승인ㆍ유엔가입 심도있게 거론 오는 4일의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은 획기적인 한소관계진전 뿐만 아니라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평화구도구축이라는 면에서 대단한 기대감을 주고 있다.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무슨 의제에 관해 논의할지에 대해 양국 정부당국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김종휘청와대외교안보보좌관은 노ㆍ고르비회담의 일반적인 수교국간의 정상회담처럼 몇개월전부터 준비하고 양국 외교경로를 통해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의제에 관해 사전에 입장을 조정하고 하는 식이 아니라며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무슨 문제든 얘기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ㆍ고르비회담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회담시간이 1시간30분정도로 예상되고 있고 의사소통이 우리말↔영어↔러시아어로 2중통역 과정을 거치며 정상회담외에 별도의한소 외무장관회담 계획이 없는 점을 감안할때 「외교수사없이 단도직입적으로 큰 시각에서」의견을 교환하고 「알맹이」를 끌어낼 것으로 생각된다. 노ㆍ고르비회담의 의제는 결국 ▲한소 양국관계 ▲동북아 평화구도 구축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한소관계는 국교수립문제와 경제협력방안이 중심이 될 것이며 동북아 평화구도 문제는 남북한관계등 한반도 긴장완화,남북한 교차승인,한국의 유엔가입문제 등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교수립문제와 관련,『한소정상의 만남자체가 사실상 상호국가로 승인한 것』(김외교안보보좌관)이란 설명에 비추어 양국정상은 조기수교원칙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체적인 수교일정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관계자의 관측대로 6월 정상회담,7월 수교의정서 서명의 수준을 내부적으로 합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소련측이 경우에 따라서는 상주대표부 교환설치라는 중간단계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완전배제할 수 없으나 이는 양국간의 실질적인 경제협력에 대한 합의수준과 어느정도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 경제협력문제는 소련측이 역점을 두고 있고 우리측에 거는 기대도 많아 수교와 동전의 앞뒷면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소간의 경제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소련의 결제수단부족,투자에 대한 확실한 보장,정부간 통상교섭창구부재 등의 장애를 극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교수립을 통해 투자보장협정,2중과세 방지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측이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련측은 우리측에 대해 40억달러 규모의 경협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정부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이 대외결제수단인 외환부족으로 우리 기업과 직교역에 있어 결제를 지연시키고 있는 점,생필품등 소비제품 공급을 위한 투자의 필요성이 절실한 점등을 고려할때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고르비회담에서도 경협문제가 심도있게 거론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우리 진출기업의 수출대금연체 해결을 위한 10억달러의 현금차관을 포함하여 한국산 가전제품등 소비제품 구입을 조건으로 하는 20억달러등 30억달러 정도의 경협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련측은 이번에 한국기업들이 시베리아및 레닌그라드 지역등에 대한 대형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노력해 주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우리측은 양국 공동조사단 구성수준에서 응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평화구도구축 문제에 대해서는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인식을 같이하면서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노대통령의 의지와 구상이 비중있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은 북한을 고립화 시키지 않을 것이며 민족공동체 일원으로 북한을 돕겠다는 뜻과 함께 남북 정상회담개최 등 남북한 관계진전을 위해 소련이 최대한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한 한소관계는 「경협촉진을 위해서는 수교가 급선무」라는 한국측 입장과 「경제협력 관계확대를 통한 점진적인 수교」라는 소련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확실한 접점을 찾지 못했으나 이번의 전격적인 양국 정상회담으로 이같은 「시차」는 단숨에 극복하고 한두달내 수교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불법주차/7월부터 「민간견인」/단속전담 공무원 450명 뽑기로

    ◎출근 시차제 서울서 시범실시 정부는 대도시 교통난 완화책의 하나로 불법 주ㆍ정차의 단속을 강화하기로 하고 금년 말부터 시행키로 했던 민간용역회사의 불법주ㆍ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 및 보관업무를 빠르면 오는 7월부터 실시키로 했다. 28일 대도시 교통대책위(위원장 강영훈 국무총리)에 따르면 민간용역회사의 불법주ㆍ정차 차량의 견인 및 보관업무는 6월 임식국회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되는대로 준비작업을 거쳐 실시키로 하고 이를 위해 서울시에서 6월중 민간용역회사의 신청을 받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용역회사에 대해 불법 주ㆍ정차 단속권은 부여하지 않기로 했으나 경찰만이 갖고 있던 단속권은 지방자치단체의 일반공무원에게까지 확대 부여 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불법주ㆍ정차의 단속강화를 위해 금년도 추경예산에서 18억원을 배정,견인차량 1백대를 구입해 서울시에 지원키로 하는 한편 불법 주ㆍ정차 차량단속을 위한 전문요원으로 4백50명의 여자공무원을 6월중에 채용키로 했다. 정부는 이 밖에 오는 9월1일부터 실시예정인 출근시차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6월말 또는 7월 초에 서울에 하해 2∼3일간 시범실시한 후 문제점들을 분석,보완책을 강구키로 했다.
  • 전국 휩쓰는 「망국병」(물가비상:6 끝)

    ◎“춤추는 부동산”… 투기 못잡으면 파국/실물쪽에 돈몰려 산업부문 “공동화”/「개발예정지」 폭등… 1년새 2배이상 뛰기도/경제불안의 주범… 인플레 악순환 유발 요인 최근 물가급등의 이면에는 폭넓게 퍼져 있는 인플레 기대심리가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다. 더 오를 것 같고 그래서 오르기 전에 서둘러 사둬야겠다는 심리가 촉발됨으로써 인플레의 폭발력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심리가 만연돼 있는 한 저축보다 부동산이나 귀금속 등 실물자산에 돈이 많이 몰리게 마련이다. 따라서 실물쪽에 투기가 일면서 산업부문엔 자금공동화현상이 나타나고 상품의 가격도 덩달아 뛰는 인플레 악순환이 유발되기 십상이다. 증권시장이 장기침체를 보이면서 증시를 떠난 돈들이 몰린 곳이 바로 부동산시장이다. 증시이탈자금 등 풍부한 부동자금으로 부동산 값이 오르고 인플레기대까지 가세해 투기양상을 빚으면서 임대료와 전ㆍ월세값,개인서비스요금의 인상 등 물가전반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물가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이발료ㆍ목욕료 등 개인서비스요금의 인상러시와 전ㆍ월세값 파동도 부동산투기의 또다른 얼굴일 뿐이다. 지난해 전국의 평균지가상승률은 31.97%,당국의 공식통계라는 점을 제쳐두더라도 은행돈을 꾸어 땅을 샀을 경우 연 20%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국평균이 그렇지 1백% 이상 뛴 곳도 많다. 인천시 중구만해도 1백1.6%가 올랐고 경기도 부천시ㆍ성남시가 1년새 80.3%,60.2%가 각각 올랐다. 용도별로는 상업용(29.9%)ㆍ공업용(32.4%)용지와 주거지역(31.1%)보다 녹지(39.1%)의 지가상승률이 높아 임야를 중심으로 한 투기가 극심했음을 보여준다. 최근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30대 재벌그룹들의 지난 한햇동안 부동산취득실적을 보면 토지 2백34만여평,건물 1백14만평 등 모두 2조4천4백40억원어치에 달했다. 업무용명목으로 사들였지만 장부가액으로 계산한 것이어서 실제 거래가격으로 치면 10배 가까운 무려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굳이 노사분규를 겪어가며 생산에 투자할 마음이 생겨날리가 없다. 증권시장이 지난해 부터 실명제 실시의 영향으로 침체국면에 들어서면서 증시의 「검은돈」들이 뭉터기로 빠져 나갔다. 지난해 12ㆍ12부양조치후 연초까지 빠져나간 돈만 어림잡아도 3조원. 이들 자금은 제2금융권의 CMA(어음관리계좌)등 단기고수익성 금융상품에 자리를 잡고 빠르게 부동산 시장을 오가며 실물투기의 선봉에 서왔다. 이들 자금이 전국 곳곳을 떠돌며 오지ㆍ낙도에까지 투기붐을 조장시켰던 것이다. 「서해안시대의 개막」에 들떠 서산ㆍ당진 등 충남일대와 북방교역 및 신도시개발 기대속에 경기도 일산ㆍ파주ㆍ문산지역의 땅값이 1년만에 2∼10배 가까이 뛰었다. 목좋은 곳은 물론,『개발이 된다더라』하는 개발 예정지,세금이 중과되는 토지거래 허가지역에까지 투기열풍이 몰아쳤다. 성남 분당ㆍ대전 둔산ㆍ목포 대불등 택지 및 개발사업 지역주변,중앙고속도로ㆍ서해안고속도로 등 지역도 1년도 안돼 땅값이 2배이상 폭등했다.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한 정부의 강도높은 억제책이 다양하게 총망라됐지만 이를 피하기 위한 투기꾼들의 수법도 고도화ㆍ지능화,정부대책을비웃으며 여전히 투기를 부추겨 왔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가족ㆍ임직원 이름으로 위장매입하는가 하면 전문투기꾼들은 투기대책에 한발 앞서 위장전입ㆍ미등기 전매ㆍ미성년자 명의ㆍ위장증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다녔다. 지난 87년8월 H그룹이 강원도 춘성군 남면의 1백67필지 1백95만9천㎡의 골프장 부지를 확보하면서 회사 기획실장과 계열사 사장 등 16명의 명의로 42만2천4백㎡를 사들여 지방세 5억7천만원과 증여세를 추징당한 적이 있다.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몇년새 몰아친 부동산투기는 결국 임대료ㆍ전월세값마저 들썩이게 하고 여타 물가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임대료가 폭등세로 돌아서면서 목욕료ㆍ이발료 등 개인서비스 요금의 상승세로 이어져 인플레확산에 불을 댕겼다. 목욕료ㆍ커피값ㆍ설렁탕 값 등이 최근 20∼40%씩 오르고 유치원비ㆍ미용비 등도 한달새 10∼20%씩 급등했다. 각종 학원비는 물론 이발료ㆍ구두닦는 값까지 20%이상씩 올랐다. 개인서비스요금의 상승에 맞물려 그동안 눌려 있던공공요금ㆍ공납금 등도 인상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다소 시차가 있지만 물가와 부동산이 맞물려 가며 물가상승을 유발하고 인플레 심리를 가중시켜 경제안정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물가상승압력이 컸던 지난해 지가상승률이 31.97%로 80년이후 최대를 기록했으며 물가상승률이 28.7%를 나타냈던 80년에는 전체지가상승률이 11.68%에 달했었다. 당국은 부동산투기를 잡지 않는한 물가ㆍ성장 뿐 아니라 한탕주의 심리에 따른 근로자의욕저하 등 심각한 경제ㆍ사회적 위기가 초래될 것으로 보고 그동안 끊임없이 강도높은 투기대책을 구사해왔다. 특정지역고시,투기혐의자 구속수사 및 출국정지,토지공개념 확대실시,등기의무화 등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강수를 계속 두어왔다. 그럼에도 아직 이들 투기대책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데다 부동산에 대한 국민들의 집착 때문에 좀처럼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부관계자들은 최근 잇따라 나온 토지초과이득세 시행등 강도 높은 투기억제책이 실현단계에 이르면 투기가 다소 수그러질 것으로 일단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예외조항이 많아 여전히 구멍투성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투기를 잠재우지 않는 한 우리경제는 「망국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다. 최근 일본의 주가와 엔화폭락을 두고 일본의 부동산 투기와 연결시키는 시각이 있어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도쿄시내 땅 한평이 1억엔(4억4천만원)을 홋가할 정도로 극심한 땅투기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경제가 부동산 가격상승에 따른 근로ㆍ생산의욕감퇴 등으로 점차 퇴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짐에 따라 증시붕괴와 엔화 폭락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 「피부물가」 상승의 “일번지”(물가비상:5)

    ◎고삐풀린 서비스료… 두자리수 폭등/이미용ㆍ목욕료ㆍ음식값 “인상러시”/지하철등 공공요금도 덩달아 들먹/투기억제ㆍ재정긴축등 경제안정기반 다져야 각종 서비스요금이 인상러시를 이루고 있다. 협회나 개인의 자율결정에 맡겨져 있는 개인서비스요금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가 직접 요금을 결정하는 공공요금까지 들먹인다. 농수산품ㆍ공산품ㆍ공공 및 개인서비스요금 가운데 최근 가속화 되고 있는 「인플레 무드」를 조장하는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개인서비스요금인 이ㆍ미용료 목욕료 세탁료 학원비 유치원비 가정부임에서 외식비에 이르가까지 값올리기 경쟁이 치열하다. 개인서비스요금은 이미 지난해에 유일하게 두자리수 상승률 「돌파」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도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서비스요금이 전체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가중치)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서비스요금은 도시민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피부물가」 또는 「생활물가」라는 점에서 서비스요금인상이 일반물가에 미치는 심리적인 파급효과는 지대하다. 전체품목의 가중치 합계를 1천으로 잡을때 농산품은 3백80,공산품은 3백50의 가중치를 갖는다. 공공요금의 가중치는 2백20이고 개인서비스요금은 50에 불과하다. 따라서 농ㆍ공산품이 안정기조를 유지하는 한 개인서비스요금의 인상은 크게 걱정할게 못된다. 그러나 과거의 무분별한 물가상승 과정을 분석해보면 개인서비스요금이 오를 경우 거의 필연적으로 인플레심리를 자극하고 여타부문의 물가상승을 유발해왔다는 것이 물가당국의 설명이다. ▷개인서비스요금◁ 올들어 3월말까지 전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말보다 3.2%가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일반국민들이 느끼는 피부물가는 두자리수로 오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커피값은 한잔에 5백원에서 7백원 이상으로 40%이상 올랐고 설렁탕ㆍ갈비탕ㆍ비빔밥등 대중음식값도 평균 20%나 올랐다. 유치원비는 3월 한달동안에 무려 24.1%나 올랐고 미용료도 12.2%나 오른 것으로 발표되고 있어 피부상으로만이 아니라 지수물가로도 두자리수 인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피아노학원비ㆍ주산학원비 등도 3월 한달동안 3.9%,4.7%씩 올라 전체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유치원비의 경우 고급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강남지역의 반포나 서초동에 있는 이름있는 유치원들은 입학금 5만원에 월 6만원씩 3개월 단위로 18만원을 받고 있다. 취학전 아동들의 교육비가 대학등록금과 맞먹는다. 개인서비스요금은 지난해에도 평균 13.2%가 올랐다. 지난해의 전체소비자물가 상승률 5.7%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뛰어오른 셈이다. 개인서비스요금이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는 부동산 값 폭등에 따른 상가의 임대료 인상과 지난 3년간의 급격한 임금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개인서비스요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도 과소비풍조의 여파로 장사가 위축되지 않고 있는 것도 서비스요금의 인상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개인서비스업자들이 사회 전반적인 인플레심리에 편승해 원가상승요인 이상으로 요금을 올리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개인서비스요금이이처럼 계속 폭등하면서 인플레심리를 선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멈추게 할만한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수단이 없다는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개인서비스요금은 업체나 개인의 자율요금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행정지도를 통해 과다인상을 자제하도록 호소할 수는 있으나 이것도 행정력이 달리고 있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개인서비스요금은 정부의 물가관리에 사각지대인 셈이다. 따라서 개인서비스요금의 인상러시를 막기 위해서는 ▲부동산투기 억제 ▲임금인상의 자제 ▲재정ㆍ금융의 긴축 ▲과소비 퇴치 등을 통해 전체적인 경제안정기반을 다쳐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비스요금이 오르는 것은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반드시 한번은 거쳐야 하는 홍역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도 지난 70년대 초반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서비스요금의 폭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서비스요금의 인상은 결국 그만큼 「사람대접」이 후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개인서비스요금의 과다인상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별로 품목될 담당관을 두어 전체소비자물가 수준과 연계해 10% 범위이내로 상승률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요금◁ 경제전반의 인플레 심리를 조장하기는 공공요금도 마찬가지다. 올들어 1월에 시내통화시분제 도입으로 전화요금이 평균 14%나 올랐고 2월에는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가중치)이 큰 의료수가가 평균 7% 인상됐다. 3월에는 한달동안 각급 학교의 납입금이 크게 뛰어 사립대가 6.7%,전문대가 17.3%,사립고가 11.7%,공립고 11.5%,중학교가 12.3%씩 각각 인상됐다. 5월에는 우편요금이 평균 5% 인상되며 한갑에 6백원하던 88담배가 「88마일드 딜럭스」로 이름이 바뀌어 7백원으로 오르게 된다. 각종 공공요금이 시차를 두고 줄줄이 인상러시를 이루고 잇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3월말까지의 공공요금 상승률은 3.5%로 이기간중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2%를 앞질렀다. 정부는 이처럼 공공요금 인상이 일반 소비자물가의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를 빚게 되자 지난 20일 서둘러 물가안정대책을 발표,전기ㆍ전화 및 도시가스 요금을 인하했다. 전기요금의경우 산업용을 5% 낮추고 서민보호를 위해 1주택 다가구의 전기요금을 평균 3.6% 인하했다. 전화요금은 기본료를 3천원에서 2천5백원으로 낮추었고 시외전화요금이 10% 인하됐으며 도시가스요금도 평균 6% 떨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공공요금인하가 전체 물가에 미치는 인하효과는 전기요금인하로 0.134%포인트,전화요금인하로 0.081%포인트,도시가스요금인하로 0.01%포인트 등 모두 합해 0.225%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정부는 여타의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 중에는 인상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하철ㆍ상수도ㆍ철도요금 등이 장기간의 인상억제에 따른 적자 누적과 적자보전을 위한 재정지원에도 한계가 있어 올 하반기에 들어가면 또다시 이들 공공요금의 인상이 줄을 잇게 될 전망이다. 현재 지하철요금은 적자해소 및 자하철망 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키 위해 2백원인 기본요금이 최소한 2백50원으로 25%의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있으며 상수도요금이 17%,철도요금이 10%씩 인상요인을 안고 있다.
  • 심야 경제장관회의 소집이 뜻하는 것

    ◎“경제 꼭 회생시킨다” 정책의지 표명/증시ㆍ분규 맞물린 불안의 심각성 인식/“이대론 안둔다” 투기등 원인처방 모색 월요일밤의 긴급경제장관회의는 논의된 대책이상의 놀라움을 던져주고 있다. 이날 갑작스럽게 소집된 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된 것은 최근의 증시붕괴문제와 격화된 노사분규문제로 갑작스럽게 생겨난 주제도 아니거니와 딱 부러지는 대책이 확정되어 나온 것도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서 정부가 확고하고도 강경한 입장을 표명,심야회의를 열어서라도 팽배해 있는 국민의 불안심리를 화급히 잡아주자는데 의미가 있다. 경제장관회의가 긴급소집되기까지 이날 정부관계부처의 움직임은 숨가빴다. 증권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대폭락을 감지한 재무부는 상ㆍ하오에 걸쳐 마라톤회의를 계속했고 드디어 사상최대 폭락으로 최종종합주가지수가 확인되자 진념 재무부차관은 증시현상을 분석한 자료를 들고 청와대로 직행,김종인경제수석과 숙의를 거듭했다. 그후 대통령의 긴급지시가 내려지고 ADB(아시아개발은행)총회 참석차 방콕에서 막 뉴델리로 떠나려던 정영의재무장관에게 비행기탑승직전 급거 귀국명령을 내린데 뒤이어 이날 야간경제장관회의를 소집케 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대책의 주요골자는 「돈 안푸는 증시활성화 방안」과 「노사분규 현장에 공권력 투입을 통한 적극 대처」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12ㆍ12증시부양조치 등을 포함,주가폭락사태를 막기위해 온갖 정책수단들을 동원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증시개입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폭락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30일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주가지수 7백선마저 무너지는등 증시붕괴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30일 밤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증시안정문제가 비중있게 논의된 것도 증시붕괴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증시활성화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이미 거의 대부분 사용됐을 뿐만 아니라 최근 폭등추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에 미칠 악영향 등을 감안할 때 돈을 풀어 증시를 살리는 방식은 위험부담이 크고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통화량의 증가를 초해하지 않고 증시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방안들이 집중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경제는 그동안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수출이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내수업종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나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국책 및 민간경제연구기관에서도 이같은 추세라면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을 제시하는등 지난 2년반 동안의 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능케했다. 그러나 작년을 고비로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던 노사분규는 최근 KBS사태를 기점으로 현대중공업파업,공권력투입에 의한 강제해산,현대계열사의 잇단 파업 등으로 비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시기적으로 「메이데이」와 맞물려 전노협등 일부과격 노동운동단체들이 전면적인 연대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는등 노사현장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이날 밤 철야 경제장관회의 끝에 공권력을 통한 강경대처방침을 천명하게 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의 폭락국면속에서도 증권시장의 자생력을 키우고 투자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풍토를 조성,증시의 건전육성을 도모해 나간다는 정책을 유지하려고 애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 계속됐던 증시부양책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한데다 「12ㆍ12부양조치」로 증시에 지원된 2조8천억원의 자금이 결과적으로 증시를 부양하지도 못한채 통화관리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자성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27일 청와대 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원칙확인이 또 다시 정부의 증시에 대한 무관심으로 확대되면서 이후 연이틀 대폭락장세를 보이며 바닥모를 심연으로 빠져듦에 따라 더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국면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주가폭락사태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자자들의 시위ㆍ항의소동이 자칫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경우 산업현장에서 빚어지는 노사갈등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사회ㆍ정치적 불안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취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우리 경제의 현실은 성장을 떠받쳐왔던 수출이 4월들어 지난 27일 현재 40억8천1백만달러(통관기준)로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에 그쳤고 지금까지의 연간누계도 1백79억8천4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5% 증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무역적자는 28억달러에 달하는등 수출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물가는 올들어 4개월동안 소비자물가지수가 연간 억제목표선에 육박하는 4.7%를 기록하는등 안정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부동산투기 과열과 이로 인한 집값,전월세폭등은 서민생활기반을 위협,또는 노사분규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긴급지시가 나오고 경제장관회의가 열린 것이나 이같은 정부의 의지와 관심표명이 폭락증시를 얼마나 회복시킬지는 미지수다. 우선 증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웬만큼 충격적인 조치가 아니고서는 떠나버린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려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논의된 내용도 인위적인 증시부양책보다는 간접적인 증시안정유도에 모아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나치게 느긋한 정책대안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증권ㆍ보험사의 부동산처분 역시 약효가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닌데다 대부분 업무용ㆍ투자용으로 「합법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어서 정부의 처분지시가 얼마만큼 먹혀들지도 의문이다. 증권ㆍ보험사 사장단이 1일 상오 사장단회의를 열어 정부의 부동산처분지시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현된다해도 부동산처분을 통한 주식매입은 시차가 있는데다 이들 기업의 보유부동산이 대부분 점포 신ㆍ증설에 따른 것이어서 처분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이날 긴급경제장관대책회의는 증시회생의 즉효를 노렸다기보다는 부동산투기근절을 통해 흔들리는 물가를 잡고 장기적으로 증시의 회복을 겨냥한 다목적조치로 볼 수 있다. 특히 5월1일 메이데이를 기점으로 폭발될 수 있는 노사분규의 불씨를 잠재우고 증시폭락으로 흐트러지기 쉬운 민심을 바로잡고자 하는데 의미를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의 부동산에 대해서도 비업무용판정기준을 강화하고 비업무용부동산의 처분을 강력,추진키로 한 것은 부동산투기가 경제를 좀먹고 물가와 증시 등에 치명적인 폐혜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명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관련 은행감독원이 여신관리대상 49개 계열기업군에 대해 특별시나 도심권내에서 체육 및 휴양시설,연수원등 용도의 부동산취득을 금지토록 한 것이나 국세청과 은행감독원이 금명간 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실태조사에 전면나서기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 “증시 공황 아니냐”허탈/“마의 목요일”… 객장 이모저모

    ◎시위대 닥칠라”증권사 셔터내리고 영업/전광판은 온통 녹색뿐… “큰일났다”한숨만/서툰 기금조성안에 장외불안이 하락 부채질 ○…26일의 주가 대폭락은 「경악」바로 그것이었다. 종합주가지수는 매몰찬 폭풍앞에 놓인 연약한 꽃잎처럼 우수수 떨어져나갔다. 후장들어 지수의 하락 속도는 낙화 정도가 아니라 그저 허공에서 떨어뜨린 돌멩이의 낙하였다. 주가시세 걱정에 전전 긍긍하다 잠든 주식투자자들의 악몽에서나 일어날 급전직하의 형상이었다. 꿈이라면 식은땀과 함께 가위눌린 채 깨어나기 마련이지만 화창한 봄날에 일어난 엄청난 현실이었다. 초시계처럼 지수 숫자가 금방금방 변하기만 하는 무정한 전광판을 멍하니 응시하던 객장 투자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저 망할놈의 전광판을 꺼버리라」고 소리소리를 질렀다. 이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증권사 지점마다 전광판끄기를 명령했다. 지점들은 사람들이 요구하기 전에 녹색(하락표시) 천지인 전광판 스위치를 내렸으며 셔터까지 내린채 뒷문출입으로 전화주문만 받기도 했다. 창구에는여자들만 남아있고 격앙된 투자자들의 시비 표적이 되기 쉬운 남자직원들은 거의 모조리 몸을 피했다. 물리적으로는 큰 마찰은 없었으나 이날 객장 투자자들은 어느때보다도 공황 심리에 몰린 군중의 양태를 드러냈다. 주가가 저 지경으로 실성한 마당에 이판사판이라고 성질이 받친 사람들도 꽤 됐다. 증권거래소는 이날 올들어 처음으로 시위 투자자들을 맞았는데 사람들도 1백명이 채 안되고 큰일은 없었지만 거래소가 주식시장의 상징이듯 이곳에 삼삼오오 떼지어 찾아와 말없이 서있는 사람들은 투자자의 가눌 길 없는 불안과 허탈감을 웅변해줬다. ○…증권사 창구는 이날 영업다운 영업을 하지 못했는데 투자자들의 모습이 어른거린 탓도 있겠으나 직원들 자신들조차 이런날 영업을 한다는게 몹쓸 짓처럼 생각된다는 것이다. 일할 마음이 내키기는 커녕 맥이 탁 풀리고 만다는 말이었다. 이들 중에는 주가대폭락이 투자자에 끼칠 공황심리의 만연도 문제지만 대폭락이 계속 될 경우 불가피해질 경제 전반의 공황 상태가 눈앞에 아른거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주가동향분석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큰일났다」 「괴롭다」는 말만 연발하는 실정인데 전날의 증권업협회와 증권감독원거래소의 증시부양조치를 『서툴고 섣불렀다』고 매도하는 목소리가 컸다. 협회가 증권사공동출자로 2조원의 증시안정기금을 맘먹고 조성한다는 결의를 했다지만 투자자들은 『속히 빤히 들여다보이는 말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라는것. 증권사 모두가 자금난 때문에 두손이 묶여 쩔쩔매는 판국인데 어디서 그돈을 염출하겠느냐며 믿지를 않는다고. 또 협회의 기금안은 무엇보다 증권사의 자율성 및 자구책이란 좋은 명목을 내걸고 있으나 허울뿐이고 돈줄을 쥔 정부가 기금조성에서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것이 투자자를 실망으로 몰고갔다. 기금의 조성 계획에서도 증시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앞에서는 우는 소리를 하면서도 돈마련 일정을 보면 한달뒤의 일로 미룬데다 그것도 고작 5천원이라는 불평이 대단하다. ○…협회의 기금은 어떻다해도 당국의 대용증권 대납비율 변경조치는 「타이밍 감각」이 제로로써 증시부양이 아니라 증시붕괴를 위한 「멍청한 짓」이라고 일갈하는 증시관계자가 많다. 대납제도 변경은 그동안 증권사나 투자자들이 시장개선 사항으로 줄기차게 요구해 온것은 사실이나 협회의 기금안과는 시차를 두어 실시해야 마땅하다는 분석. 상품주식을 팔수도 없고 그렇다고 소유부동산을 처분할 리 없는 증권사가 기금에 출자하기 위해선 미수매물을 반대매매시켜 돈을 모으는 수 밖에 없다. 미수금이 걸린 투자자들은 서둘러 매도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대납비율 변경으로 외상거래가 어려워져 그나마 장을 지킨 가수요가 사라져 매수세의 격감이 필연적이었다. 협회와 당국 양쪽으로부터 매도로 몰리게끔 협공당한 미수물량은 1조1천억원에 가까운 사상최대치이며 반대로 이를 소화해낼 고객예탁금은 1조3천억원 밖에 안돼 쏟아지는 「팔자」를 제대로 받아낼리 만무해 지수 대폭락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이다. ○…액수는 그런대로 모양을 갖췄지만 암만봐도 숫자놀음일 것같은 기금조성에 투매가 속출한 이날 노사분규와 KBS사태등 정치ㆍ사회적 불안요인이 매도세를 한층 부풀리고 말았다. 이날의 투매는 증시 앞길에 대한 비관적 판단이 장을 휩쓸면서 나타난 것이나 우리사회전반에 스며들고 있는 「기둥뿌리가 어쩐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감의 표출로도 볼 수 있다. 증시내적으로 보아서 이날 투매로 나선 미수물량은 최소한 6천억원 선까지 소화되어야 조금 장이 안정을 되찾는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구호인 「폐장,아니면 대통령의 회생책발표」가 무리한 주문이더라도 투자심리를 쓰다듬어줄 방안이 강구되지 않으면 투매는 계속될 전망이다. 어느 증권사는 7백선을 1차 저지선,6백70선을 2차 저지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봄기운이 난만하기만한 목요일 증시에서 터지고만 대폭락 「불랙」파동은 하루로 그친다기 보다는 당분간 계속 몰아칠 성격의 것으로 이에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예상이다.〈김재영기자〉
  • 「물가상승속의 성장」 예고/KDI분석,「올 경제전망」의 의미

    ◎새 경제팀의 「안정속의 성장」과 배치/투자활성화ㆍ재정긴축 병행 급선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5일 발표한 올해 경제에 대한 수정전망은 실질 GNP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초 전망보다 상향 조정한 것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즉 실질GNP 성장률은 6.5%에서 7%로,소비자 물가상승률은 6.8%에서 8%로 전망치를 각각 수정한 것이다. 이 가운데 실질 GNP 성장률 전망치를 7%로 수정한 것은 지난해 성장률 실적치가 6.7%였음에 비추어 경기가 장기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KDI는 이같은 낙관적인 경제전망의 근거로 노사분규의 진정 및 환율 안정을 들고 있다. 87년에서 89년까지 3년간 연평균 20∼30%씩 뛰어 올랐던 임금이 올들어 한자리수 이내로 인상폭이 줄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달러당 6백60원대까지 고속으로 절상됐던 원화의 환율이 최근 다시 7백원대를 회복,적정실세 수준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같은 임금 및 환율의 안정은 올해 중반이후부터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해 그동안맥을 못추던 수출산업의 대외경쟁력을 회복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KDI는 이같은 전망을 토대로 수출이 물량 기준으로 지난해 5.2% 감소에서 올해는 2.2%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최근 급락하고 있는 엔화의 약세가 해외 전문기관들의 전망대로 과연 연내에 정상수준으로 반전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수출회복세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팀」의 컬러를 갖고 있는 이승윤 경제팀의 등장으로 위축된 기업의 투자의욕이 되살아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ㆍ4경제종합대책」 등 잇단 경제활성화 조치들은 경기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에따라 KDI는 올해 고정 투자증가율이 1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연초에 KDI가 예상했던 11% 수준보다 5%나 높아진 것이다. 이승윤 경제팀의 등장이 경기회복과 성장추구에는 상당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물가에는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을 갖게 한다. KDI가 당초 6.8%에서 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수정한 것도 이같은 예측을 바탕으로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은 15일 현재 지난해 말보다 4.7%나 올라 점차 가속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KDI는 이에 대해 생산성 향상을 크게 초과한 지난해 임금상승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는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절하로 인한 수입가격 상승 효과까지 가세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KDI의 이같은 전망은 「물가상승을 동반한 성장」이 이루어질 것임을 예고한다. 이는 새 경제팀이 출범초에 밝혔던 「안정속의 성장추구」 목표에는 어긋나는 것이다. 그러나 물가안정이 전제되지 않는 성장은 그 내용면에서 건전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결국에는 성장추구 자체도 불가능 해진다는 것이 80년대 초반 고물가 시대가 주는 교훈이다. 정부가 최근 물가안정대책ㆍ부동산 투기억제 대책 등을 내놓은 것도 물가불안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KDI는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과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 및 최근의 임금안정 분위기 등에 따라 올 2ㆍ4분기 이후 물가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전제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2ㆍ4분기 이후 물가급등세가 크게 진정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물가는 두자리수로 폭등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물가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단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성장과 안정이 조화있게 추구될 수 있도록 수출회복 및 투자활성화 시책과 함께 금융ㆍ재정의 긴축 등 경제안정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기관별 올해 경제전망 구 분 KDI수정전망 기획원운용계획 한국은행 89년잠정실적 (연초전망) 실질GNP 7.0 (6.5) 6.5 7.0 6.7 성장(%) 총소비 8.7 (8.7) 8.3 8.0 9.5 고정투자 16.0(11.0) 10.0 17.3 16.2 상품수출 2.2( 1.5) 3.0 1.7 -5.2 상품수입 11.0(10.0) 10.6 8.1 14.2 농림수산 8.0( 3.0) 2.0 -0.7 비농림수산 8.3( 6.9) 7.0 7.6 경상수지흑10.0(10.0) 20.0 12.0 50.5 자(억$) 무역수지 10.0( 8.0) 15.0 11.0 46.0 흑 자 물가상승률(%) 도매 3.5( 3.0) 2∼3 2.2 1.5 소비자 8.0( 6.8) 5∼7 6.0 5.7 GNP디플 6.5( 5.5) 4.5 4.7 레이터
  • 동구변혁과 북한의 딜레마/서병철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세평)

    공산권의 공동번영을 위하여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강력히 촉구 하는 개혁정책의 바람이 아직까지 북한과 알바니아에만 눈에 보이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으나 공산권의 최근 정세는 이 두나라로 하여금 나무의 뿌리가 뽑히기 전에 가지를 휘어 순응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인식을 갖게할 것이다. ○국내외서 개혁 압력 나라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천지개벽에 비유될 만한 근본적인 변혁이 보도관제로 봉쇄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예컨대 소련이 북한에 신예무기를 제공하면서 고성능기계를 착오없이 다루도록 기술지도를 하기 위하여 군사고문단을 파견하면 이들은 소련과 동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소식을 북한 군부에 전달하는 매체가 될 것이다. 외부로 부터 들어오는 소식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완전무결할 수는 없으며 단편적으로 입수되는 정보는 오히려 실제보다도 부풀리어 확산된다. 따라서 국민들의 요구가 표면화되기 전에 개혁추세에 동조하려 할 것이다. 낙후된 경제도 개혁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국가가 국민을 잘 살게 해 주어야 한다는기본적인 존립 목적 조차 저버릴때 국민들은 집권층에 등을 돌리고 축적되는 불만을 기회만 있으면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위험을 인식한 알바니아의 예를 들어보자. 사회주의체제를 채택하고도 소련 및 중국과 국교를 단절하고 미국과는 수교조차 하지 않은 이 나라는 1976년 개정된 헌법에서 외국으로 부터의 차관도입까지 금지하였다. 이 알바니아에서 최근에 우선 헌법에 저촉 안되는 무상원조를 서방으로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경제 상황이 비슷한 북한이 알바니아의 예를 따를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북한의 변화는 국내상황에서도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생존하고 있는 동안에 주석직을 맡는 등 후계자로서 권력기반을 굳히는 것이 세습통례상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는 정치적 카리스마도 없고 혼자의 힘으로 거센 바람을 막아내기도 어려워 부친의 후광을 최대로 이용하기 위하여 수렴청정을 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이때 그는 혼자서도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대세에 동조하는과감한 개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수렴청정 바랄지도 다당제를 채택하여 민주주의적 선거를 실시하면 공산주의 정당은 비공산세력과 경쟁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정권을 상실한다는 사실이 폴란드ㆍ동독 및 헝가리에서 확인되었다. 작년 6월 공산주의 국가에서 처음 실시된 폴란드의 제한된 자유총선거에서 자유노조가 허용된 하원 35%의석을 석권하였으며 그 결과 비공산정권이 창출된 이변이 발생하였다. 금년 3월18일 동독 총선거에서도 「사회주의」라는 명칭을 당의 이름에 붙이고 있는 모든 정당이 보수세력에 의하여 밀려나는 결과가 나타났다. 헝가리에서도 지난 4월8일 실시된 선거에서 공산주의 통치원칙을 포기하고 새롭게 변모한 사회당이 불과 8%의 득표에 그쳤으며 마르크스 주의를 고집한 공산당은 완전 탈락하였다. 동유럽 국가들의 잇단 선거에서 예외없이 나타난 국민들의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감은 현 집권당으로 하여금 탈바꿈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공산주의를 고수하려고 버티는 북한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며 동시에 북한이 늦기전에변화하도록 자극을 주는 요인이다. 공산권의 수많은 변화중에서도 북한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동독의 정권교체와 루마니아 「피의 혁명」이었을 것이다. 동독의 호네커는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채택하도록 강력히 권유하였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독자노선을 고집하는 오만을 보이다가 정권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는 공산권 최대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코메콘(공산권 상호경제원조회의)내에서 발언권을 강화하여 왔으며 17년에 걸친 장기집권중 카리스마까지 구축하여 북한으로부터 가장 성공적인 사회주의 성취자로 평가받았었다. 김일성은 「주체사상」과 호네커의 독립노선을 기꺼이 비유하면서 동독모형을 표준으로 삼았었다. 결코 개혁하지 않겠다는 호네커의 옹고집이 결국에 가서는 정권을 교체시켰고 이제는 동독이 서독에 흡수되는 형태의 통일로까지 연결되었다. 다음으로 공산권에서 발생하는 심상치 않은 사태에 관한 소식이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집안단속을 철저히 하는데 뜻을 같이했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가 밑으로부터의 혁명에 의하여 무너지고 처형된 사실도 북한을 초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양국은 공산권 개혁은 사회주의를 욕되게 하는 일이므로 공동으로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선언하였으며 소련에 대한 독자성을 바탕으로 이념적 동맹관계를 굳혀왔다. 차우셰스쿠도 족벌정치와 정권세습을 시도하여 사회주의의 이단자로 빈축을 사오기도 했다. 루마니아 혁명당국이 차우셰스쿠를 실각시키고 군법재판에 회부하여 신속히 처형함으로써 추종자들의 반발을 봉쇄해버린 기민성을 보인 것은 소련 KGB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보도된 바도 있다. 이와같이 개혁에 소극적인 정책을 추구하다 불행을 자초한 나라들의 예는 비록 동유럽국가들과 북한과는 지정학적인 위치와 국민들의 정치문화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북한으로 하여금 적합한 개혁방도를 찾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북한의 변화가능성을 열거하면서 한국은 이에 대비한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더구나 70년대초의 독일의 여건이 90년대초 한국의 상황과 흡사하기 때문에 20년전 서독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선을 잡아 오늘날 통일에까지 이르게 된 것과 같이 한국이 노력하면 결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한국이 작년 헝가리ㆍ폴란드 그리고 유고슬라비아와 수교한 이래 금년에 체코슬로바키아ㆍ불가리아 및 루마니아와도 국교를 수립하여 북방정책에 결실을 가져온 것은 1970년 8월 서독이 소련과 무력행사포기조약을 체결하고 이어 12월에 폴란드와 관계를 정상화한 동방정책의 결실과 비유된다. 또한 국제정세면에서도 1970년은 동서진영간의 데탕트가 이루어진 해였으며 두번째로 미소간의 대화와 타협에 의한 긴장완화가 1990년에 되풀이되고 있다. ○독일 본받을 필요성 1971년 동독에서는 울브리히트에서 호네커로 정권교체가 있었으며 1991년안으로 북한에서는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정권이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같이 20년의 시차를 두고 동ㆍ서양에서 전개되고 있는 분단국간 상황의 유사점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따라서 국력을 바탕으로 동독을 대화에 유도하여 통일을 달성하는 서독의방법을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 넘치는 뭉칫돈,투기자금으로“준동”(물가비상/왜곡된 돈의 흐름:2)

    ◎총통화증가율 계속 억제선 넘어서/경기진작용 각종무금,실물부문으로만 몰려/통화팽창에 고물가 맞물려 악성인플레 조짐/제2금융권 유동성자금통제시급… 통화관리정책 바꿔야 돈이 문제다. 최근 물가급등의 주범이 과잉통화에 있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동안 선거다,경기활성화다 해서 방만하게 풀려나간 돈들이 생산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투기풍조와 과소비성향을 타고 물가불안을 부추겨 왔기때문이다. 돈이 많이 풀렸더라도 생산부문으로 흘러들어 산업자금화 된다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풀려나간 돈들이 생산쪽으로 흐르지 않고 인플레 기대심리로 부동산등 실물부문으로 대거 몰려다니고 투기기회를 노리면서 금융권에 대기성자금으로 포진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속성상 이익이 높은 곳을 찾아다니는게 돈이다. 때문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제2금융권의 금융상품이나 부동산등 실물부문에 자금이 집중되는 것은 일면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과소비도 부채질 문제는 고수익을 쫓아 다니는 돈들이 부동자금화해서 실물부문에 집중됨으로써 자금흐름의 왜곡을 가져오고 투기등 역작용을 연출,물가불안을 야기시키는데 있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만연된 상태에서는 아무리 통화공급을 늘려도 경기진작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물가만 부채질 하게 된다. 물론 통화공급이 막바로 물가상승에 연결되지 않고 상당한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같은 논리로 최근의 통화증가가 곧 물가상승의 주원인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올들어 가시화되고 있는 물가급등은 그간의 통화증가에 따라 누적돼온 잠재수요가 정부의 가격통제정책등 억제요인에 눌려 있다가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다는 견해가 더 설득력을 갖는다. 한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경험적으로 통화증가가 있고나면 인위적인 통제요인이 없는한 물가가 반드시 오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평균 16.2%에 달했던 75∼78년에 앞서 73∼74년에 통화증가율이 무려 32%나 됐었고 75∼78년에도 통화증가율이 연 33%를 기록,이듬해인 79∼81년 물가가 22.8%라는 고물가를 보였었다. 80년대 들어 한자리에 머물렀던 물가는 86년이후 연3년간의 고도성장과 해외부문의 통화증발등으로 수요압력이 조성되고 임금과 임대료 상승 등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했으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이후 연초까지 집중적으로 풀려나간 돈들이 최근 물가상승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의 통화공급추이를 보더라도 통화가 적정수준이상 풀렸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총통화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18.4% 증가한데 이어 1월 22.5%,2월 24.3%,3월 23.7%가 증가,큰폭의 통화증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평균잔액기준으로 총통화는 59조3백81억원으로 1년새 무려 11조3천2백34억원이 늘어났다. 연12%이상의 고도성장을 보였던 지난 86∼88년중에도 연간 총통화공급규모가 전년대비 16.8∼18.8%에 그쳤으나 성장률이 6.7%를 보인 지난해에도 18.4%나 총통화가 늘어난 것이다. ○1년새 11조 풀려 또 올 경제성장률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연초 들어서부터 총통화 증가율이 22%를 웃돌아 통화과잉상태가 지속되고있다. 이렇게 풀려나간 돈들이 은행이나 증권시장등 제도금융권에 머물러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러나 지난해 집중공급된 통화는 금융권에 정착되지 못한채 실물자산쪽으로 빠르게 옮겨다니며 물가를 부추겨 왔다. 넘치는 자금을 효과적으로 흡수,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할 통화당국의 통화정책도 빠르게 몰려다니는 부동자금을 흡수하는데는 구조적으로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해 정부가 증권시장을 살리기 위해 5개시중은행을 통해 공급한 2조7천억원의 돈이 곧바로 대기성자금으로 빠져나간 것이 좋은 본보기이다. 경기침체와 금융실명제 우려로 매도기회만 엿보고 있던 대기업 주주와 큰손들이 증시자금지원을 기회로 주식을 모두 처분해 버리고 증시를 떠났던 것이다. 그러나 증시를 떠난 이들 자금은 통화관리 영역이 아닌 부동산 제2금융권등 사각지대로 몰려 통화정책의 걸림돌로 작용,결과적으로 증시도 못살리고 통화관리도 어렵게 만드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금융관계자들은 이들 부동성자금도 제도금융권에 계속 남아 있는 한 산업자금으로활용된다고 밝히고 문제는 단기 고수익성상품과 실물부문을 빠르게 옮겨다니는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달말 현재 금융권의 수신추이를 보면 정기예금이나 요구불예금이 감소한 반면 단기 수신상품인 자유저축예금 신탁,CMA(어음관리구좌)등은 크게 늘어났다. 이기간중 기업금전신탁이 5천9백32억원,CMA 9천2백42억원,저축예금 4천7백29억원이나 증가한 반면 정기예금은 6천5백억원,증권사 고객예탁금은 4천4백14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이달들어서도 농사자금,신도시보상자금과 각종 정책금융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통화공급도 늘어 당초 통화당국이 설정한 총통화증가율 22%를 지키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화당국은 지난연말 증시 부양자금공급등으로 통화수준이 급격히 높아지자 연초부터 통화고삐를 죄어왔다. 올총통화공급증가율을 15∼19%로 잡고 1월부터 강력한 통화환수책을 폈으나 결과는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2%가 넘는 통화증가가 지속됐다. ○계절적 수요 겹쳐 올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적정수준이상의 통화증가목표인데다 실적치마저 목표억제선을 넘어선 것이다. 1·4분기 동안에 은행의 기업예·적금을 대출금과 상쇄시키는 예화상계를 강력히 실시하고 통화관리대상이 아닌 신탁계정으로 예금을 옮기는 편법까지 동원했으나 시중통화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이달 들어서도 시중통화는 농사자금등 계절적 자금수요까지 겹쳐 뭉터기로 풀려나가고 있지만 통화당국이 선택하고 있는 관리수단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이다. 1년에 이자지급액만도 1조원을 넘어서는 통화안정증권발행도 자체통화증발요인이 내재해 있는데다 최근에는 증권시장의 침체로 투신·증권사의 자금사정이 어려워 발행소화도 만만치 않다. 통화당국자들은 연초만 하더라도 1·4분기 통화고삐를 잡으면 2·4분기 이후부터는 통화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4·4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자금공급이 필연적으로 증가할 예정인데다 자금의 계절적 수요등이 겹쳐 통화는 시중에 지속공급되고 있다. 은행중심의 통화환수도 어려워 과잉통화 상태속에서 물가급등의 우려는 점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발사업 절제를 금융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계수맞추기식의 통화관리방식을 하루 빨리 벗어나 제2금융권의 상품 등 통화관리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유동성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통화관리정책이 우선 전환돼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1월말 현재 제1·2금융권을 포함한 총유동성은 1백54조7천억원 규모. 그러나 정작 통화관리대상인 총통화 규모는 3분의 1 수준인 59조5천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돌아다니는 돈의 3분의 1만이 통화관리영역에 포함돼 있다는 얘기다. 전체적인 돈 관리가 되기 어렵고 통화관리영역 밖의 돈들이 실물쪽으로 쉽게 빠져 나갈 소지가 그만큼 많은 것이다. 투기심리를 근절시킬 수 있는 강도 높은 정책추진과 함께 통화정책전환등 효율적 통화관리를 통해 인플레 심리를 잠재우고 성장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개발사업·공약사업의 절제있는 추진으로 재정부문의 긴축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통화고삐가 더이상 느슨해지지 않을 것이다.
  • 매연차 단속의 허실(사설)

    대기오염사범에 대한 강력한 단속안이 나왔다. 서울지검은 서울환경지청ㆍ서울시경 등과 함께 특히 운행차량들의 매연을 비디오로까지 촬영하여 이를 구속수사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와 함께 시민카메라 고발제까지 마련했다. 시민들이 사진을 찍어 신고해주면 3천원정도의 보상금도 주겠다는 자못 실현성있어 보이는 발상이다. 하기는 그렇게라도 해야 할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구체적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오늘의 서울 대기오염현상은 무슨 방법이라도 써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사실 한구석만 들여다보고 대책을 세우는 지극히 단편적인 대안에 불과하다. 챠량에서 매연을 방지하거나 축소시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매연이 발생되는 최종시점을 단속하는 것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이보다 더 원천적인 차체의 성능과 어떤 연료를 쓰고 있느냐가 더 본질적인 문제이고 따라서 이 문제발생의 거점을 모두 점검하는 것으로만 해결이 가능한 과제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정책들은 다분히 제한된 범위에 구석들만 따로 떼어 대응하는 무리를 갖고 있다. 매연만 하더라도 바로 현안이 되어있는 택시차령연장정책이 이를 논증한다. 도저히 더 끌고 다닐수 없을만큼 노후한 택시들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1년이상씩 차령만 연장해 주기로 한 행정조치안은 드디어 자동차 노련의 전면적 거부행동까지 이끌어내고 있는데,이같은 조치가 바로 실제 매연양산을 조장하는 근원인 것이다. 지난달말 어이없이 놀랐던 폐유판매업자 구속사건 역시 차량만이 아니라 가정연료까지도 공급하고 있을만큼 조직적이고 물량적인 매연의 생산체계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나 이 역시 그중 작은 부분만을 찾아냈을 뿐이지 여전히 유통이 되고 있음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휘발유의 생산과 자동차의 생산체제에도 매연이 더 생길수 밖에 없는 구조가 있다. 법적으로 따지면 87년 7월이후 출고되는 승용차들은 모두 무연휘발유를 쓰도록 우리는 이미 규정한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유연대 무연휘발유 사용량은 55대45로 유연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는 이유가 사용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연휘발유 공급량이 아직은 전체 승용차 생산판매량과 맞지 않다는 데 기인하는 것이다. 게다가 무연을 쓰도록 제작된 차량이 유연을 쓸 경우 오히려 무연을 쓸때보다 납성분이 적게 발생한다는 해석까지 나와 있다. 이런 주장들이야말로 어느 한구석에서 전체를 파악하는 관점을 무시하고 임기응변으로 장사나 하고 보자는 고질적 무책임성과 비윤리적 태도를 설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자동차 생산 역시 보다 매연이 덜 나오게 하는 제작태도를 윤리감으로 갖고 있는 것이 아니고 또 정기적 자동차점검행정 역시 생산자와 사용자의 책임 범위를 균등하게 분할하여 지켜야 할 의무를 명확히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모든 구조적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단속체계를 가져야만 대기오염 개선에 실질적 효율을 얻을 수 있다. 시민의 사진찍기 같은 것으로 접근한다는 것처럼 지엽적이며 비효율적인 대책은 없는 것이다. 보다 명석해지기를 바란다.
  • 차령연장 철회 요구/택시노련/“전국 총파업 불사”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은 3일 교통부의 택시차령연장제 입법화와 관련,성명서를 통해 『교통부의 택시차령연장제도를 교통여건과 차량내구역량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 성명서는 업주측의 편의요구에 응한 택시차령연장을 즉각 철회하고 적정 1일 주행거리를 하향조정 할 것을 요구하고 이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년6개월이상 운행한 차량에 대해서는 승무를 거부하고 ▲전국연대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택시노조는 오는6일 하오4시 여의도 광장에서 「택시차령 연장저지 및 임투승리 결의대회」를 벌이기로 했다.
  • 교통난대책과 효율성(사설)

    누가 보아도 거의 막바지에 왔다고 느껴지는 대도시교통난대책에 드디어 정부가 직접 나서기를 시작했다. 국가차원의 대도시교통대책위원회가 가진 첫 교통난 완화대책합동보고회는 그나름대로 문제의 파악과 또 해야할 일들의 항목을 정리하는데 의미있는 작업을 했다고 보인다. 그러나 도면상으로나마 빛이 있는 출구가 확연하게 그려지진 않았다. 물론 과감한 접근책들이 제시는 되었다. 지하철의 조기착공,수도권 광역도로망 계획의 조기수립과 실시,그리고 교통특별회계의 신설등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과제로만 있었던 대책수준을 중앙정부의 차원으로 크게 이끌어 올림으로써 가히 획기적이라 할만한 규모를 만든 것은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년만 참으면 좀 나아지겠구나하는 생각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것은 이 모든 대책들이 가시적으로 개선을 보장하는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별회계를 설치할 수밖에 없다는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재원의 조달방법이 주로 수익자부담에 의존한다는 부분이 그 실현성에 대한 기대를줄이고 있다. 지하철 공채나 차관등은 차치하더라도 교통유발부담금이나 자동차세의 인상들은 그동안도 논의해 오지 않은것이 아니고 그나름대로 한계가 있는 것임을 알고 있는 안들이다. 더구나 교통범칙금까지 주요재원으로 파악하는것은 재원조달의 궁핍성을 보다 선명하게 하는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특별회계를 설립하려면 누가 보아도 과감한 수준으로 출발을 해야 한다. 세계잉여금이나 석유기금들에서도 정책의 우선순위만 확실히 한다면 충분히 재원을 떼어 낼 수 있고 또 이것이 사안에 비추어 특별한 저항을 받을리도 없다. 시민도 이미 도심도로율 1%를 올리는데 1조원쯤 든다는 것을 알고 있고 서울시 1년예산을 전부 투입해도 겨우 4%밖에 못 올린다는 것쯤은 이해하고 있다. 지하철의 조기착공과 완공,수도권 광역도로망 조기구축안들도 역시 또다른 측면의 우려를 유발한다. 지하철공사를 빨리 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부실과 무리의 공사가 아니면서 빨리 할수 있는 것인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것이다. 광역도로망 역시 1,2년내에 할일이아니므로 인구와 차량의 증가,주택지의 변화까지를 포함한 보다 실질적 전망이 먼저 이루어져야 믿을만한 계획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조급한 형식을 취하기 보다 견실하고 안정감 있는 대책을 더 선호한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어차피 교통난대책이란 눈에 띄게 시원할 만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항목들이 검토ㆍ연구의 대상으로만 내세워진 것도 실은 막연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합리적인 순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거론만 하면서 실시는 하지못했던 몇가지 과제들은 이번 계기에 정말로 철저히 시행하기 바란다. 예컨대 신호체게의 개선같은 것은 진지하게 매달리기만 하면 곧 실현이 가능한 것이다. 버스노선의 근본적 정비조정도 그러하고 불법주정차 단속도 그러하다. 돈 안들이고 할수 있는 시차제운영도 그 효과를 보다 정밀히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 결국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교통대책기구의 일원화와 이를 통한 지속적이며 확고한 대책의 체계화를 먼저 강조해 두려고 한다.
  • 6대도시 지하철535㎞ 추가 건설/정부,교통난 완화대책

    ◎서울5ㆍ7ㆍ8호선 올해 착공/교통유발 부담금 7월 징수/출퇴근시차제 9월에 실시/자동차세 인상…도심통행료 연내 입법 정부는 대도시의 교통난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하철건설이 가장 큰 핵심과제라고보고 오는 2001년까지 서울ㆍ부산의 지하철을 확충하고 대구ㆍ인천ㆍ광주ㆍ대전및 분당ㆍ일산 신도시에 지하철을 건설하는등 총연장 5백35.5㎞의 지하철을 추가로 건설키로 했다. 정부의 대도시 교통대책위원회(위원장 강영훈국무총리)는 2일상오 청와대에서 열린 대도시교통난완화대책 합동보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는 대도시교통 종합대책을 확정,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도시교통대책위는 서울의 경우 당초 93년이후 건설하기로 했던 5∼8호선 1백3㎞중 일부구간인 41.5㎞를 앞당겨 금년 11월에 착공 ▲5호선 여의도∼왕십리,길동∼거여구간 ▲7호선 상계∼화양구간 ▲8호선 복정∼잠실구간을 93년에 완공키로 했다. 6호선 신설 및 7ㆍ8호선 전체노선사업은 93년에 착공,97년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 부산시는 1호선연장 5.1㎞와 2호선 53㎞를 올해착공,95년까지 완공하며 3ㆍ4ㆍ5호선 57.9㎞는 96∼2001년까지 건설키로 했다. 대구시는 금년내에 총연장 71.4㎞에 대한 조사계획을 확정,91년 착공키로 했으며 광주ㆍ인천ㆍ대전에도 91년부터 타당성조사를 실시,지하철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대도시교통대책위는 또 도시고속화도로ㆍ간선도로ㆍ지선도로등 도시도로망을 체계적으로 확충하기로 하고 판교∼안양을 연결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1백14.5㎞를 조기에 완공하고 제 2경인고속도로와 시흥∼안산간 2개노선 26.8㎞도 올해안에 착공,94년까지 완공키로했다. 대도시 교통대채귀은 이같은 사업을 위해 2001년까지 27조원을 투입하며 이중 15조5천억원은 지방자치단체에서,나머지 11조5천억원은 중앙정부에서 자동차부품수입관세와 교통범칙금 신규재원을 토대로 교통특별회계를 신설,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와함게 교통유발억제와 교통재원마련을 위해 오는 7월부터 서울등 6대도시의 호텔ㆍ백화점ㆍ예식장등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금년중 지하철이 없는지역에 직행노선을 개설하는등 시내버스노선을 전면 개선하기로 했으며 도심통행료징수를 위한 법적근거를 금년중 마련키로 했다. 특히 도시외곽 그린벨트활용,버스차고지를 만들어 버스회사에 임대해 주기로했으며 차종별로 격차가 심한 자동차세 세율구조를 전면적으로 인상조정하기로 했다. 대도시 교통대책위는 이밖에 주차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6대도시에 주차단속전담 교통관리대를 편성하고 불법주차 운전자에 대한 벌과금이외에 차주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한편 출퇴근시차제는 교통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5개월간 정밀조사를 실시한뒤 공무원및 국영기업체ㆍ금융기관종사자들을 상대로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계속 관련부처간 협의키로 했다.
  • 「교통사업 특별회계」 신설/교통대책회의

    ◎도로회계 1조원 편입ㆍ범칙금 충당/도심 통과료 부과… 시차제 출근은 않기로 정부는 27일 하오 정부종합청사에서 강영훈국무총리주재로 대도시 교통대책위원회를 열고 교통난 해소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재원마련을 위해 중앙교통사업특별회계(가칭)를 신설하고 현재 건설부 소관인 1조원 규모의 도로사업특별회계를 이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중앙교통사업특별회계는 수입자동차관세ㆍ교통범칙금ㆍ자동차특소세 등으로 충당된다. 회의에서는 6대 대도시의 교통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히 지하철및 도시고속화도로의 건설 또는 확장사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오는 2001년까지 모두 27조원을 이에 투입시키기로 했으나 특별회계재원이 총사업규모의 30∼40%에 불과해 별도의 지원방안을 정부및 지방자치단체에서 협의해 확정키로 했다. 정부는 이달말까지 관련부처간의 이견을 조정,대도시 교통종합대책을 마련해 다음달초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도시 교통종합대책에 ▲차량등록시 차고지증명서 첨부 또는 일정액의 부담금 부과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에 도심통과료 부과 명문화조항 삽입 ▲지하철공채 매입액 확대 등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그러나 그동안 검토해온 출근 시차제의 경우 현재로선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전면 보류키로 했다.
  • 자동차세 인상 논의/오늘 강총리 주재 교통대책회의

    정부는 26일 하오 정부종합청사에서 관계부처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3ㆍ17개각후 첫 대도시교통대책위원회를 열고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대도시 교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강영훈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가 거둬들이는 도로교통범칙금ㆍ유류세ㆍ자동차세등 교통관련 재원의 대중교통시설 투자재원 전용 ▲자동차세등 세율조정을 통한 재원조달 ▲교통관계법령 개정,단속업무 일원화등 제도개선 ▲공무원및 정부투자기관의 시차제 출퇴근과 중고교 등교시간 조정등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교통완화방안을 협의한다.
  • 서울의 「교통몸살」묘약은없는가/이건영 국토개발연구원연구위원(세평)

    서울의 인구는 이제 1천만을 넘어 섰고 자동차도 1백만대를 넘어섰다. 서울은 이제 「초만원」이다. 이같은 비만증 때문에 주택난ㆍ범죄ㆍ공해 등 각종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으며 「서울살이」는 점점 짜증스럽고 고달파 지고 있다. 이중 무엇보다도 시민생활의 가장 큰 불편은 교통문제이다. 자동차로 꽉찬 길거리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내집보다 내차 먼저 시민들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오늘날 같은 기동성 사회에서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간손실이나 유류낭비ㆍ매연증가 등의 사회적 부담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돌이켜 보면 서울시는 그동안 참으로 꾸준히 교통시설을 확충해 왔다. 금세기 초만해도 고작 소달구지나 인력거가 다니던 종로거리에 지금 차량의 홍수가 흐르고 있다. 그러나 워낙 도시성장이나 교통수요 증가의 속도가 빨라서 교통문제는 계속 누적되어 왔다. 영국의 에드워드 히드수상이 어느날 교통체증에 막혀 할 수 없이 리무진을 버리고 걸어서 다우닝가 10번지로 출근해야 했다. 그래서 런던시장에게 불평을 하였더니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고 대답 하였다고 한다. 교통체증은 이처럼 국부와 상관없이 세계 대도시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다. 지금 선진국의 대도시들도 도심지의 평균 차량속도는 19세기의 역마차 속도만도 못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정은 런던처럼 낭만적일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제 겨우 자동차 시대의 초문턱에 서 있고,금세기 말이면 서울의 자동차는 2백5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서울의 교통은 「체증」정도가 아니라 「마비」될지도 모른다. 대도시 교통문제에 물론 묘약은 없다. 그러나 묘약이 없다고 정책마저 없어서야 되겠는가. 몇가지 문제점과 방향을 아래에 정리해 본다. 첫째,지금까지 서울시는 교통정책에 관한한 장기적 비전이나 철학은 제시한 적이 없다. 도시 교통정비촉진법에 의하면 서울시는 서울과 주변도시를 망라한 광역 교통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다. 교통문제는 차츰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주차장법에 의하면,시가지의 주차장 정비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다. 서울시에는 아직 이런 계획이 입안된 적이 없다. 서울만한 대도시를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지하철을,도로율을,주차장을,그리고 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정도의 비전은 앞세워져야 하지 않겠는가. ○대도시의 “필요악” 지하철의 예를 보자. 지하철 1호선을 끝내고 우리는 4년을 쉬었다. 다시 4호선까지 완공하고 또 5년을 쉬었다. 왜냐하면 1백16km의 지하철과 17%의 도로율로 1천만 인구의 교통처리를 오판했던 것이다. 이같은 지연 탓으로 서울의 교통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교통정책은 장기적인 비전을 그려 놓고 보다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의 오스망 시장은 이미 19세기에 파리 건물의 상당량을 파괴하면서까지 대대적인 도시 개조작업을 벌여 자동차 시대에 대비 했었다. 둘째,어찌된 셈인지 서울에는 장기적인 계획보다 단기적인 대책만 난무하고 있다. 최근 온갖 교통대책이 쏟아져 나와 교통 공학도의 실습장이 된듯 하다. 홀짝 운행(또는 10부제 운행)ㆍ도심통행료ㆍ시차제ㆍ카풀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제한적인 정책은 교통문제의 책임을 시민에게 떠 맡기려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인구 2백만의 조그만 도시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을 뿐인 도심통행료를 서울에 시행하면 도심진입 차량은 줄겠지만 교통혼잡은 시내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다. 교통영향평가제로 건축주의 발목을 쥐고 있지만,도대체 교통영향을 시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 시당국이 할 일은 무엇인가? 지금 거리에는 가변차선제ㆍ버스전용 차선제ㆍ홀수차선제 등으로 길바닥의 페인트가 마를 날이 없다. 소위 가변차선제가 「유행」인데 지금 서울의 가변차선 중에는 안전문제를 도외시한 위험구간도 상당수 있다. 자동차세 인상,교통유발 부담제등도 제안되고 있다. 지난 18년간 휘발유값은 실질적으로 3분의 1로 떨어졌고 택시값이나 톨요금은 물가정책의 볼모가 되어 있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자동차의 소유를 억제하기보다 자동차의 이용을 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지 못한 추가비용 부담은 교통수요를 더욱 왜곡시킬 것이다. 미안한 표현이지만 시 당국은 조자룡이 헌칼 쓰듯 이런 대증적인 처방만 일삼아서야 교통문제가 풀리겠는가. 셋째,교통문제에 관한 한 시민들도 공범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자동차 문화가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시당국이 앞장서야 한다. 미국여행을 할 때마다 자동차 안에서 은행업무를 보고 식사하고 영화보는 자동차 중독문화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요즘 우리에게 이같은 중독증이 나타나는 징후가 보인다. 1백m 걷는 것도 싫어서 불법주차를 일삼고 젊은 신혼부부들은 「내집」보다 「내차」마련에 우선하는 경향이다. 자동차를 위한 도로의 확장엔 끝이 없다. 어찌 보면 교통체증은 대도시의 필요악이다. 그 도시의 교통체증은 대중교통수단의 서비스 수준과 같은 선에서 평형을 이루는 법이다. 따라서 서울시내에 충분한 지하철 네트웍이 형성될 때까지 교통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기대할 수 없다. ○시민들의 협조 긴요 그렇다면 시민들은 참고 질서와 절제로써 적은 시설을 넓게 쓰며 자동차를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시에 정책당국은 대증료법만 되풀이 하기보다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지하철 등을 위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하여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인내와 협조와 동참 없이 교통문제의 해결은 기대할 수 없다. 「서울살이」가 지금보다는 좀 더 나아져야 되지 않겠는가.
  • 국민 편히 살 수 있게 “총력 치안”(인터뷰)

    ◎“지자제 기반 구축에 완벽 기할터”/안응모 내무장관 『갖가지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국민들이 매우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일은 흐트러진 민생치안을 하루빨리 바로 잡아 국민들이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37년전 순경으로 출발,19일 치안의 최고책임자인 내무부장관에 취임한 신임 안응모내무장관은 『30여년을 경찰로 지냈던 경험을 십분 살려 민생치안을 확립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민생치안장관으로 발탁된 안장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큰 것 같은데. 『사회의 민주화 추세에 편승해 강력범죄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13만 경찰관 모두가 사명감을 갖고 방범에 온 힘을 기울이도록 분위기를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국민들이 범죄 걱정없이 생업에만 충실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진력하겠습니다』 ­민생치안을 확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선 전 경찰관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있는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긍지를 갖고 일선에서 방범활동에 정열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모든 국민들이 우리사회와 우리가정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자경의식을 드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봄철이 되면서 각종 시위도 끊이질 않고 있는데. 『민생치안확립과 아울러 힘을 써야 할 것이 시국치안 문제입니다. 거대여당의 출현에 따른 대학가의 소요가 심화되고 있으며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분규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권력을 적절히 활용해 국민들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밖에 내무행정을 펴나가면서 어디에 역점을 둘 계획인가. 『지방자치제실시 문제가 비록 다음 국회로 넘어갔습니다만 역시 내무부가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지방화시대를 맞아 민의를 바탕으로 한 주민자치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실시에 아무런 차질이 없도록 모든 준비를 완벽히 해놓겠습니다』 ­전임장관이 침체된 새마을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애를 썼는데 신임장관의 뜻은 어떤지. 『새마을운동이야말로 우리사회의 근대화를 앞당긴 범국민적인 운동이었습니다. 우리들이 그동안 활기차게 전개해왔던 새마을운동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아직도 대단하다고 믿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정신적 자산을 지닌 이 운동을 국민들의 의식을 선진화하는 국민정신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30만 내무부공무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민주화ㆍ자율화시대를 맞아 내무조직의 결속이 다소 해이해질 우려가 많습니다. 모든 내무공무원들이 스스로 헌옷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한 새옷으로 갈아입고 국민들과 마주할 때 국가중추신경의 역할을 맡은 공무원으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느낄 것입니다』 ◎“법 경시 풍조 이번엔 뿌리 뽑겠다”/이종남 법무장관 『만신창이가 되다시피한 공권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며 국민들이 두발 뻗고 잠잘 수 있는 사회와 법을 지키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법무검찰의 당면과제 입니다』 검찰총장을 그만둔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객원교수로 일하다18일 저녁 서둘러 귀국,19일 취임한 이종남법무장관은 「민생침해사범의 근절과 법 경시풍조의 추방」을 제1목표로 내세웠다. 이장관은 이날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시차극복도 안된 상태이지만 미국에서 국내신문을 받아 보면서 「범죄전문소식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국내의 민생침해문제가 끔찍하다고 생각했기에 시차극복의 여유조차 없을 듯하다』고 민생치안의 시급함을 역설했다. 88년12월 고시12회 동기인 김기춘검찰총장에게 검찰 총수자리를 물릴때까지 대검 특수부과장ㆍ수원지검차장ㆍ대검초대 중수부장ㆍ서울검사장ㆍ법무부차관ㆍ검찰총장 등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쳐서 인지 미국 유학생활에서 돌아왔으면서도 『감회가 깊고 책임도 무겁지만 검사로서의 마지막 봉사라는 기분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공권력집행의 최일선기관에 있다가 다시 법무행정의 최고책임자 자리에 올랐는데. 『법과 질서가 확립되고 사회기강이 확립되어야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안정을 이룩하고 나아가 선진민주사회를 만들수 있습니다. 따라서법무공무원이나 검찰은 역사의 냉엄한 비판의 눈초리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업무추진 방침은. 『우선 강도ㆍ살인ㆍ강간ㆍ방화ㆍ주거침입ㆍ폭행ㆍ조직폭력 등 국민생활을 위협하는 강력사범의 소탕에 모든 수사력을 집중시킬 작정입니다. 그렇게해서 범죄자는 반드시 검거돼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국민이나 범죄자에게 똑똑히 심어줘야지요. 또 법을 경시하는 풍조 역시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사회에는 언제부터인지 자신과 관련되는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집단적인 힘이나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풍조가 만연돼 있습니다』 ­이 사회가 그렇게 된 이유를 어떻게 보는지. 『가장 큰 원인은 가진자나 집권층부터가 법을 안지키고 남에게 강요한데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제는 솔선수범의 풍토가 정착될 시점도 됐습니다』 ­미국생활에서 쌓은 경험은. 『미국사회가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엉성한 듯 하지만 속으로는 법을 안지키면 못살게끔 탄탄한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법무부는 이같은 준법사회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김기춘검찰총장과 동기끼리 선두다툼을 벌여 외부사람에게 묘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장관ㆍ총장 동기시대를 맞아 더욱 잘 풀려 나갈 것입니다』
  • 연말 무리한 증시부양책이 주인/총통화 7년만의 최대증가 의미

    ◎본격환수 나섰으나 “과잉수위”여전/전세값 상승등 물가불안을 부채질 2월중 총통화증가율이 24.3%라는 7년만의 최대치를 기록함에 따라 통화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통화당국이 올해부터 돈의 흐름을 부드럽게 한다는 명분으로 월별 통화관리에서 분기별 통화관리방식으로 정책을 선회한지 두달만의 일이다. 아직 한달이라는 유예기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1ㆍ2월의 높은 통화수준을 급격히 낮추기가 어려워 당초 통화당국이 설정한 1ㆍ4분기 총통화증가율 19∼22%를 지키기란 난망해 보인다. 전년 동월대비 총통화증가율이 이처럼 높게 나타난 것은 지난해 연초에 2조원 환수조치로 89년 2월의 통화수위가 낮아진 반면 올해는 지난 연말에 집중적으로 풀린 돈 때문에 통화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데 원인이 있다. 통화당국은 총통화증가율이 7년만에 월별로는 최고수준을 보였지만 올해부터 새로 도입한 진도율(전년말 평균잔액대비 증가율)개념으로 보면 그다지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진도율이 1월중 4.7%에서 2월에 4.1%로 낮아졌고 이달에2월말 평균잔액을 기준으로 1천억∼3천억원을 환수하면 1ㆍ4분기 목표선 4%까지는 무난히 내릴 수 있다며 총통화 증가율의 의미를 축소해석하고 있다. 물론 통화당국의 설명대로 2월중 총통화의 평균잔액이 59조2천3백95억원으로 1월의 59조5천5백65억원에 비해 3천1백70억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2월에 비해 총통화증가율이 이처럼 높게 나타난 것은 자금흐름이나 경제사이클상 적정수준 이상의 돈이 시중에 풀려나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진도율 개념은 지난해말의 급격한 통화팽창을 무시한 「과거를 묻지마오」식의 통화관리척도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 연말 2조8천억원의 돈이 증시에 지원됨으로써 연말자금수위가 높아졌음에도 이를 감안하지 않고 연말수준과 대비한 진도율을 통화관리기준으로 고집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통화당국은 느슨한 통화관리로 시중자금이 넘쳐흐르자 지난달에 1조4천억원의 예대상계를 실시하고 이달 들어서는 통화안정증권의 일반매출,제2금융권과의 국공채환매조건부거래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환수작전을 펴고 있지만 한번 풀려나간 돈들이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12ㆍ12」증시부양책으로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주식매입에 지원하는등 무리한 정책추진이 통화관리에 지속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분석에 따르면 총통화가 5% 증가할 경우 물가상승률은 1차연도에 0.35%,2차연도에 1.75%,3차연도에 1.8%의 영향을 주며 환율이 5%절하되면 1차연도에 0.65%,3차연도 2.85%,5차연도 3.85%의 물가상승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량증가가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치나 통화증가가 최근의 원화절하추세에 맞물려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높다. 특히 제2금융권에 몰려있는 대기성자금들이 부동산등 실물자산으로 몰릴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물가불안을 유발할 가능성 또한 크다. 통화당국자의 설명대로 통화량증가가 물가에 미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다 하더라도 임대료인상등 최근의 물가상승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이같은 설명이 액면대로 믿어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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