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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요가하는 시인/노주석 논설위원

    주위에 요가를 하는 이가 부쩍 늘었다. 사람의 몸속에는 7만 2000개의 ‘나디’(Na dis)라고 하는 기( 氣 )의 통로가 있는데 그 길을 찾는 작업이란다. ‘가만히 오래오래’(문학의 전당 간)라는 제목이 붙은 근간 요가시집을 읽었다. 유학간 아들따라 미국에 건너갔던 여류시인 김윤선씨가 취미로 시작한 요가에 재미가 붙어 쓴 시다. 시인은 그곳에서 지도자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지금은 요가하는 시인으로 이름 높다. 요가를 몸의 극기예술이라고 했던가. ‘몸으로 쓴 시’가 실감난다. 임혜신 시인은 “시인에게 어울리는 스포츠가 있다면 그것은 요가일 것”이라고 시인과 요가와의 상관관계를 풀이했다. 다른 운동은 시인에게 필요한 몽상과 우울을 말끔히 씻어갈 것 같다면서. 일반시집과는 딴판이다. 독자를 요가의 세계로 안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두루미 자세, 나무 자세, 춤추는 돌고래 자세, 송장 자세 같은 요가를 통해 갈 수 있는 ‘피안’이 그림과 함께 오롯하게 녹아 있다. 시를 읽노라면 맑은 종소리가 들린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한국시인협회상에 나태주 시인

    한국시인협회(회장 오탁번)는 제41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자로 나태주 시인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수상작은 시집 ‘눈부신 속살’. 또 제5회 젊은시인상에는 시집 ‘어쩌다, 내가 예쁜’의 윤관영 시인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새달 27일 오후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다.
  • ‘골미다’ 제일 먼저 시집갈 멤버, 단연 예지원!

    ‘골미다’ 제일 먼저 시집갈 멤버, 단연 예지원!

    ‘골드미스가 간다’의 출연자들이 가장 먼저 시집 갈 것 같은 멤버로 예지원을 꼽았다. ‘골드미스가 간다’의 출연자들은 16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 위치한 SBS 일산제작센터 진행된 현장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리얼리티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니 만큼 6명중 실제로 누가 가장 시집을 먼저 갈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지원”으로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송은이는 “예지원 언니는 두루 다 갖췄다. 더욱이 현재 ‘골드미스’를 통해 만난 분과 잘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안다.”고 살짝 귀띔했다. 진재영 역시 “예지원 언니가 가장 여성스럽고 순수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서 남성분들이 좋아한다.”며 결혼을 가장 먼저 하게 될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장윤정은 “방송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예지원 언니가 만나는 분과의 느낌이 좋게 보인다고 생각했다.”고 전했고 노홍철은 “저 역시 예지원 누나가 될 것 같다. 평소 분위기에 잘 휩쓸려서 주변에서 얘기하면 언제든지 시집을 갈 것 같다. 이중에서 제일 빨리 갈 것 같다.”는 색다른 이유를 공개했다. 이에 예지원은 “개인적으로 일등을 해서 기분이 좋다.(웃음).”며 “아직 마음이 소녀적이라 결혼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은 양정아 언니가 제일 빨리 결혼할 것 같다. ‘골드미스가 간다’를 통해 평소 정아 언니에 대해서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을 많이 봤다. 제 주변에서 언니를 소개시켜달라는 말을 듣는다. 무엇보다 나이순으로 봐도 언니가 제일 먼저 결혼해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현장공개에서는 ‘골드미스가 간다’ 6명 출연자들의 소녀시대 ‘지(Gee)’와 이효리 ‘유고걸(U go gilr)’ 뮤직비디오 패러디 촬영이 진행됐다. 이날 찍은 장면은 오는 3월 1일 방송된다. 양정아 송은이 예지원 진재영 장윤정 신봉선의 골드미스 6명이 솔로탈출을 위해 좌충우돌 공개맞선 경쟁기를 담아낸 ‘골드미스가 간다’는 매주 일요일 오후 SBS ‘일요일이 좋다’ 2부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SBS)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푸드] 장치찜

    [푸드] 장치찜

    바닷것은 식탁에 오르는 과정에서부터 벌써 맛이 변하기 시작한다. 다듬고 씻고 조리하면서 향을 잃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은 대부분 생선을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회를 앞줄에 세운다. 그리고 찜이나 구이가 비슷한 순서로 뒤를 잇는다. 하지만 그것은 싱싱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가르는 기준일 뿐, 맛이 있는가, 없는가를 구분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되지 못한다. 바꿔 말하면 찜이나 구이로 먹는 게 더 맛있는 어종도 있다는 얘기다. 장치가 그렇다. 꼭 올챙이를 뻥튀겨 놓은 듯한 꼬락서니를 하고 있지만, 맛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장치를 구덕구덕하게 말리면 바다 향은 더욱 은근해지고, 고유의 감칠 맛이 더해진다. 그렇게 말린 장치를 찌거나 구우면 맛이 한층 더해진다. ●길다는 뜻 가진 강원도 사투리 운송수단의 발달로 지방 곳곳의 토속음식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듣도 보도 못했던 요리들이 곧잘 전국구 음식으로 등극하곤 한다. 그런데 장치는 그렇지 않다. 이 땅의 별미를 찾아 다니는데 제법 이력이 난 미식가들에게조차 여전히 생소하다. 장치의 본명은 벌레문치다. 동해안 중북부 이북의 수심 300~500m 바다 밑바닥에 산다. 길이는 50~60㎝ 정도. 큰 놈은 1m에 이른다. 장치는 이처럼 길다는 뜻을 가진 강원도 사투리다. 지역에 따라 노장치·노생이·노대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장치 요리의 핵심은 건조다. 햇빛에 말리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리 간단치 않다. 특히 ‘바다의 돼지’라 불릴 만큼 기름기가 많아 건조 과정에서 어떻게 이 기름을 빼느냐가 맛을 좌우한다. 몇몇 장치 전문집에서 조차 요리에서 쩐내가 나곤 하는데, 기름기를 제대로 빼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조 과정은 황태를 말릴 때와 비슷하다. 내장을 제거하고 물에 10시간 넘게 담가 둔다. 그리고 3~4일 정도 옥상에 널어 말린다. 날씨가 궂으면 5일 정도 걸린다. 이 과정에서 흰빛을 띠던 장치 몸빛깔이 벌개졌다가 다시 하얗게 변한다. 온도나 통풍 여건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냄새가 심하게 나거나 육질이 부드럽지 못하다. 몸빛깔도 여전히 벌겋다. 특히 너무 추울 때 말리면 푸석해진다. 잘 말린 장치는 살색이 노르스름하면서 육질에 기름기가 촉촉하다. 장치찜 조리과정은 여느 찜과 비슷하다. 바닥이 널찍한 냄비에 무와 우거지를 깔고 그 위에 장치를 얹는다. 양념장도 고루 끼얹는다. 여기에 고추, 마늘, 감자 등을 넣고 센 불에 끓이듯 조린다. 조선 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독특하다. ●달달한 호박술과 찰떡궁합 장치찜은 매콤한 양념에 적셔 가며 먹어야 제 맛이다. 지방이 적당히 밴 노르스름한 육질은 쫄깃하면서도 고소하다. 마른물고기 특유의 씹는 맛도 일품. 역시 입맛은 언제든 제 고향을 찾아가기 마련인가. 맛집이 몰려 있는 정라항(삼척항)에서 한참 떨어진 삼척의료원 옆에 장치찜으로 소문난 맛집이 있다. 그런데 상호가 울릉도 호박집이다. 도무지 장치찜을 연상하기 어려운 이름이다. 이 집은 장치찜과 호박술이 전문이다. 달달한 호박술과 매콤하면서도 기름진 장치찜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주인장은 이학수(67)씨. 나이 스물에 경북 안동에서 시집 온 뒤 “딴 기는 할 줄 몰라가” 새색시 시절부터 줄곧 장치찜만 팔았다. 그 세월이 40년이다.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달인의 기준’으로 삼는 게 16년이니 이씨는 ‘슈퍼 달인’ 쯤 되겠다. 구태여 겸손할 까닭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장치에 관한 한 내가 1등”이라며 큰소리다. 호박술은 30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맛은 모주 같기도 하고 막걸리 같기도 한데, 정확히는 모주에 가깝다. 장치찜은 4인분 한 접시에 3만~4만원, 호박술은 한 동이 5000원을 받는다. (033)574-3920. 삼척해수욕장 인근 부림해물도 소문난 맛집이다. 장치찜 2만~3만원. (033)576-0789. 글 사진 삼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한보배, ‘천추태후’ 채시라 며느리로 합류

    한보배, ‘천추태후’ 채시라 며느리로 합류

    아역배우 한보배가 KBS 2TV ‘천후태후’에 선정왕후 역으로 출연해 천추태후(채시라 분)의 며느리로 출연한다. 한보배는 KBS 2TV ‘천후태후’(극본 손영목·연출 신창석)에 목종(박지빈 분)의 비, 선정왕후선 역을 맡았다. 선정왕후는 성종(김명수 분)의 제 1비인 문덕왕후가 성종에게 시집오기 전 얻은 여식으로 훗날 목종의 비가 된다. ‘천추태후’ 9회부터 합류한 한보배는 청초하고 단아한 여인의 모습으로 가슴 속 한(恨)을 강인한 내면으로 승화시키는 외유내강 캐릭터를 선보인다. 한보배는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서 송강호의 납치된 어린 딸 역으로 데뷔해 영화 ‘조용한 세상’에서 김상경, 박용우와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진제공 = 싸이더스HQ)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080]월 200만원으로 넉넉한 황혼

    [5080]월 200만원으로 넉넉한 황혼

    “월 200만원이면 황제처럼 생활할 수 있다.” “집안일은 도우미에게 맡기고 집 앞의 골프장에서 아침 저녁으로 골프를 치면서 지낼 수 있다.” 동남아 은퇴 이민을 둘러싼 이런 꿈같은 이야기는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에 동남아 은퇴이민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무렵이다. 그때부터 한해에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가가 싸 생활여건이 좋은 동남아로 떠났다. 물론 이민에 실패하고 되돌아온 사람들도 있었고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무리없이 정착해 살고 있다. 이들을 좇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갈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최고의 은퇴이민지로 꼽히는 필리핀의 경우 정식 은퇴이민비자를 발급받은 한국인은 2005년 586명(동반 가족 684명), 2006년 1181명(1050명), 2007년 1335명(1285명)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부터는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은퇴이민자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퇴이민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이민자들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여행사나 이민전문업체 말만 듣고 떠나 실패 사례가 많았지만 요즘에 떠나려는 사람들은 실패를 겪지 않기 위해 수년 간에 걸쳐 사전조사와 현지답사를 하기도 한다. ●필리핀 ‘세컨드 홈’에서 주 2~3회 골프 지난 2007년 중앙 정부기관 서기관으로 명예퇴직한 황지훈(57·가명)씨. 황씨는 명예퇴직 직후부터 부인 김옥지(56·가명)씨와 은퇴 이후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전부터 황씨는 은퇴자 카페에 가입하고 사전조사를 하는 등 은퇴 이후의 생활을 구상해 왔었다. 황씨는 퇴직금 중 5000만원으로 필리핀 세부섬에서 차로 두 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단독주택을 구입했다. 2006년 지어진 마을은 한적하고 깨끗했다. 황씨가 두 차례 현지를 답사했던 마을에는 현재 한국인과 일본인이 절반가량 섞여 살고 있다. 황씨의 은퇴이민 목표는 ‘즐거움과 실속’이다. 황씨 부부는 다른 은퇴이민자들과 달리 11월부터 4월까지 날씨가 쌀쌀할 때만 필리핀에서 살고 나머지 여섯달은 한국으로 들어와 경기도 분당의 집에서 생활한다. 이유가 있다. 황씨는 “먼저 은퇴이민을 간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니 친구나 다른 가족과 떨어져 지내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신 현지의 집은 팔리지 않더라도 최악의 경우 포기할 수 있는 수준의 저렴한 주택을 선택했다. 생활비도 최대한 아낀다. 황씨 부부의 가장 큰 낙()은 역시 골프다. 공직에 있을 때는 주변의 눈치를 봐야 했지만 이제는 일주일에 2~3일은 하루 두 차례씩 라운딩을 한다. 라운딩 한 번에 드는 돈은 부부가 합쳐 5만~6만원 수준. 생활비는 매월 100만원 정도가 든다. 식료품비는 싸지만 공산품 값은 한국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구입하지 않는다. 부인 김씨는 “인건비가 싸다고 도우미를 쓰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살림은 혼자 하고 있다.”며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했다. 시집간 외동딸도 매년 한 차례 찾아온다. 올해도 지난 1월 딸네 부부와 세부 리조트에서 일주일간 휴가를 보냈다. 사위 정경민(30·가명)씨는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 자라면 ‘필리핀 처가’에서 일정 기간 키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자카르타에서 5년 쉬고 한국서 인생 마무리 장세용(70·가명)씨는 중소건설업체를 운영하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사업을 접은 뒤 곧이어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열었다가 1년이 못 돼 투자금 3억원가량을 모두 날렸다. 그래도 젊은 시절 서울 양천구 목동에 지어 놓은 빌딩이 있어 거기서 나오는 한 달 400만원의 임대수입으로 5년여를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무료한 일상을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부인과 의논 끝에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장씨 부부가 인도네시아를 택한 이유는 10년 이상 현지에서 살아온 친구 때문이었다. “황제처럼 살 수 있다.”는 반 농담조의 친구 말에도 이끌렸다. 집도 자카르타 근교의 친구 집 바로 옆에 마련했다. 장씨가 도착하기 전에 친구가 가사도우미와 운전기사까지 모두 구해 놓아 쉽게 정착할 수 있었다. 집 임대료 월 80만원을 포함해 장씨는 한 달에 200만원가량을 지출한다. 장씨는 “나보다는 집사람이 100% 만족하며 살고 있다.”면서 “자카르타 지역은 비교적 안전하고 생활도 평온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5년쯤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인생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사소한 불편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꿈꾸던 ‘동창 마을’ 4월이면 완성 회계사 유인상(58·가명) 씨 부부도 요즘 은퇴 이민을 앞두고 들떠 있다. 올 4월이면 중학교 동창 부부 8쌍이 함께 추진해온 ‘동창 마을’이 필리핀에 완성되기 때문이다. 빌라 형태의 집을 구하기 위해 유씨와 동창들은 집집마다 2억원가량을 지불했다. 유씨는 “몇 년전 연말 모임에서 한 친구의 제안으로 모두 함께 노후를 보내는 꿈을 실현하게 됐다.”면서 “‘필리핀의 강남’으로 불리는 번화가여서 ‘투자’의 면에서도 친구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슬람 문화에 울고, 부실시공 빌라에 속고 실패 사례가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지만 아직도 그런 예는 있다. 과장된 광고에 혹해 사기를 당하거나 현지 생활 적응에 실패해 돌아오는 사람들도 여럿 있다. 2007년 말레이시아로 은퇴이민을 떠났던 고진화(64·가명)씨 부부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케이스. 고씨 부부는 “필리핀보다 안전하다.”는 이민업체 관계자의 말을 듣고 말레이시아를 택했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문화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 결국 지난해 초 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고씨는 “6000만원을 말레이시아 은행에 예치하고 받은 비자도 그렇고, 선불로 준 도우미 비용까지 완전히 실패였다.”면서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업체 사람 말을 믿은 것이 실수”라고 했다. 지난해 필리핀으로 은퇴 이민을 떠났던 조은보(58·가명)씨 역시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 업체가 짓고 있는 빌라 단지라는 말에 1억원에 집을 구입하고 떠났다가 속은 사실을 알게 됐다. 시공사는 인도네시아 업체였고 시공을 부실하게 해 고치는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었다. 조씨는 “근처에 빈민촌이 있어 낮에도 밖에 나다니기가 무섭고 이웃 사람들 중에는 골프장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도 있었다.”면서 “집이 팔릴 것 같지도 않아 1억원을 포기하고 돌아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건형 류지영 정현용기자 kitsch@seoul.co.kr ●알림 이번 주부터 장·노년층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5080’면에서는 일반 지면보다 큰 본문 활자를 씁니다. [다른 기사 보러가기] 눈물의 ‘출근 등산’ 30대 “거래처야 끊어!” 외통위 박차고 나간 ‘대통령 형님’ 이상득 의원 윤진식의 힘…확 달라진 경제수석실 [서울광장] 전설의 섬 ‘명박도(島)’ 감상법 석유公, 1조원대 페루 석유社 인수 ’하루 50만원 위약금’이 용산참사 화근
  • 평단 거목 유종호의 소설적 자전에세이

    평론가와 창작자 사이는 미묘하다. 문학의 이름으로 공생하는 듯하지만 개별적 친소를 떠나 숙명적으로 데면데면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평론가들은 창작하고픈 충동이, 창작자들은 그들의 글을 평하고픈 충동이 강하게 일 수밖에 없다. 한국 문학평단의 거목으로 꼽히는 유종호(74)가, 소설과도 같은 회상 에세이 ‘그 겨울 그리고 가을-나의 1951년’(현대문학 펴냄)을 내놓았다. 6·25전쟁을 체험했던 작가의 구체적인 경험담이 담겨있다. 자전적 소설이 넘쳐나는 세상에 소설로 풀 법도 하련만 노() 문학평론가는 굳이 에세이라는 형식을 택했다. 2004년 ‘나의 해방 전후’에 이어 2부에 해당하는 회상 에세이다. 이에 대해 유종호는 “수통(羞痛)스러운(부끄럽고 고통스러운) 자기 노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허구 소설을 시도해 보자는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진실의 순도를 훼손할지 모른다는 심정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소설이라고 이름 붙여도 전혀 손색없을 만치 피란 과정을 보낸 한 해 겨울과 이듬해 가을까지의 시간과 그 안에서 머무르고 부딪쳤던 다양한 인간 군상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열 여섯 살 소년 유종호는 1951년 겨울 고향 충주를 떠나 피란길에 나섰다. 청주·달천·원주 등지를 떠돌며 미군 해병대에서 사환으로 일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 비열한 사람들에 대해 적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인식을 쌓았음을 고백한다. 유종호는 천상 평론가다. 2004년 시집 ‘서산이 되고 청노새되어’를 펴내기도 했고, ‘파리대왕’, ‘그물을 헤치고’ 등 소설을 번역하기도 했지만 그는 한국 문단의 1세대로 분류되는 평론가이자 예술원 회원이다. 그는 자신의 그 한 해를 미화하지도, 과장하지도, 각색하지도 않았다. 대신 고독한 기록자이자 평자(評者)의 역할을 자임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수 차례 언급하는 표현처럼 ‘수통스러운’ 기억임에도 실명을 들며 냉혹한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고, 부친은 물론, 자신 역시 타자화해 평론의 대상으로 삼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교원이었지만 한때 인민군에 소극적으로 부역한 탓에 오랫동안 복직되지 못한 부친, 어렵사리 복직한 뒤 교내 잡지 앙케트에 존경하는 인물로 이승만 대통령을 꼽아 부끄러웠던 부친의 모습 등도 적나라하게 쓰여진다. 곳곳에 그의 문학적 재기(才氣)를 드러냈다. 더욱 정교한 서사구조를 갖췄거나 소설적 형상화를 꾀했다면 유감없이 훌륭한 소설이 됐을 법하다. 어린 유종호는 15개월의 방학 아닌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잃어 버렸다는 사실이었고… 뒷날 나는 그것을 소년 상실이란 이름으로 되돌아 보곤 했다.’고 회상한다. 그는 “한 권을 더 채워 회상에세이 3부작을 완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다림이 시작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자치구 2009 핵심사업]김우중 동작구청장

    [자치구 2009 핵심사업]김우중 동작구청장

    김우중 서울 동작구청장의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가장(家長)의 일자리 만큼 더 큰 복지가 없다.’는 것이 그이 지론이다. 그래서 김 구청장은 회의 때마다 ‘일자리’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구청장이 이렇게 챙기니 간부들도 새 일자리 발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 구청장의 ‘일자리 소신’은 체험에서 비롯됐다. 그가 동작구청장으로 처음 취임한 1998년은 외환위기 한파가 한창 몰아칠 때였다. 복지와 지역 발전, 규제 완화, 행정서비스 개선 등 챙겨할 것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그는 최우선 순위로 일자리 창출을 꼽고 밀어붙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요즘 그가 일자리 창출을 다시 꺼내든 것은 예견된 수순이다. 5일 그의 ‘일자리 발굴’ 아이디어를 들어봤다. ●“취업이 최상의 복지다” 김 구청장은 “가장이 실직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공공근로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개발 현장에 동작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올해 행정 인턴, 관급 공사장의 일용직 인부 채용 등으로 총 95개 사업에서 3873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전담할 ‘취업·복지 특별대책팀’도 꾸렸다. 이와 함께 취업정보 제공에도 열심이다. 구청 홈페이지에 ‘잡 카페’를 개설해 지역 주요기관과 연계시켜 놓았다. 수도권에 위치한 48개 고용촉진훈련기관과 손잡고 직업훈련을 실시해 재취업을 돕기로 했다. 특히 세금 체납으로 신용불량이 된 주민에게는 분납계획서를 받고 신용을 즉시 회복시켜 주기로 했다. 김 구청장은 “1998년에 전국 최초로 취업정보센터를 운영해 호응이 좋았다.”고 했다. 노인과 여성을 위한 일자리 발굴에도 한창이다.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연계해 ‘급식조리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여성채용 엑스포’를 연다. 올해 800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고, ‘노인일자리 박람회’ 유치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틈새계층 복지에 돈 푼다 김 구청장은 “일자리로 채울 수 없는 복지 부문에 구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소년·소녀가장과 차상위계층 등이 주요 대상이다. 또 복지재단을 통해 1개 동에 20%(500명)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풀기로 했다. 동작구는 올해 신년인사회 대신에 이웃돕기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모두 8600만원을 모아 차상위계층 300명에게 지원했다. 또 중앙대병원, 보라매병원과 손잡고 노인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 일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시집살이를 하면 할수록 힘들다.’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세계철도연맹 분쟁 코레일 중재로 해결

    코레일이 정관 개정을 놓고 유럽과 비유럽 국가간 극심한 대립으로 분열위기에 처했던 세계철도연맹(UIC) 내 갈등을 봉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일 코레일과 철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프랑스 파리 UIC 본부에서 열린 정관개정위원회에서 코레일이 내놓은 중재안을 양측이 수용, 3월31일 임시총회에서 의결·승인할 예정이다. 코레일이 마련한 중재안은 총재가 최종 결정권을 갖고, 집행이사국의 투표권을 총회처럼 납부 연회비에 비례해 부여하자는 것. 현행 정관에는 총재와 부총재, 의장 합의제로 이해관계에 따라 안건 처리가 지연되는 등 유럽과 비유럽간 갈등 원인이 돼 왔다. UIC의 실질적인 정책 결정기구로 2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집행이사회는 총회와 달리 ‘1국 1표제’가 적용돼 그동안 유럽은 총회와 동일한 투표권을, 비유럽측은 ‘현행 유지’를 주장해왔다. 회원 수는 적지만 총회 투표권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이 반대하면 이사회를 통과한 안건이 처리되지 못하는 등 제기능을 못했다. 코레일이 내놓은 중재안은 집행이사회에 참여한 유럽 4개국(프랑스·독일·폴란드·네덜란드)의 지분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 경우 유럽과 비유럽이 각각 투표권 50%를 보유하게 돼 개별 국가를 상대로 한 협상과 협력이 가능해진다. 유럽측의 불만을 잠재우는 동시에 비유럽의 입지도 유지하는 등 양측의 얽힌 이해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절충안이다. 총재의 위상을 강화함으로써 안건의 신속한 결정도 가능해졌다. UIC는 그동안 총재(유럽)와 부총재(비유럽)간 갈등이 고소로 이어지면서 급기야 프랑스 법원이 지난해 3월 이들의 권한을 중지하고 임시행정관(법정관리인)을 파견했다. 유럽과 비유럽측의 ‘러브콜’을 받아온 코레일이 지난해 11월 인도 뉴델리 임시집행이사회에서 중재안을 내놓고 양측을 대표하는 철도 CEO들을 설득한 결과로 UIC 분열 위험을 넘겼다는 평가다. 이번 일로 아시아 의장국인 코레일의 UIC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3월로 예정된 철도분야 G7으로 불리는 세계철도학술회의(WCRR)에 코레일이 정규 멤버로 가입하는데 청신호가 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UIC는 철도 각 부문의 국제표준과 규정을 제정하는 등 철도분야의 유일한 국제기구”라며 “우리나라 철도산업계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가정법률상담소 이혼상담 통계 자료에 따르면 고부 갈등에 관한 상담 건수보다 시아버지와의 갈등에 대한 상담이 약 세배가량 더 많다고 한다. 도대체 며느리들은 시어머니와 시아버지들과 어떤 문제로 대립하는 걸까? 또 그 예방책은? 갈등을 넘어서고 가정의 평화를 찾는 길에 대하여 꼼꼼하게 살펴본다. ●소비자 고발(KBS2 오후 11시5분) 전 국민의 안방으로 하나의 놀이공간으로 자리잡은 찜질방. 추운 겨울 찜질방을 찾아 땀을 빼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그런데 이렇게 먹고, 자고, 씻는 찜질방의 위생상태는 안전할까? 휴식 공간인 찜질방이 병을 얻을 수 있는 무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실태를 공개한다. ●아침드라마 하얀거짓말(MBC 오전 7시50분) 나경은 신여사에게 ‘전(前)시어머니가 이 집으로 시집온 사실을 알고 있다. 막아준다고 하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신여사는 ‘세상 사람들은 나경이 자신의 며느리로 알고 있다. 너만 조심하면 별 일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은영은 형우와 함께 집으로 찾아와 비안을 만난다.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SBS 오후 7시20분) 은재는 금괴에 관해 애리 목소리가 담긴 녹음을 틀어놓고, 애리는 놀라며 이렇게 해서 얻는 게 뭐냐며 불안해 한다. 그러자 은재는 금괴가 장물이라는 게 밝혀지면 팔기도 힘들고, 10억원을 통째로 잃을 수도 없는데, 그렇다면 교빈을 갖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강하게 말한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태권도와 아크로바틱이 결합된 익스트림 무술공연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뮤지컬 점프! 체조, 무술, 연기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지옥훈련을 견뎌내야 한다. 워낙 격한 동작이 많아 늘 부상과 말 못할 통증에 시달려야하지만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 익스트림 무술공연단 배우들을 만나본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새 정부 들어 추진된 교육개혁 1년 자율과 경쟁이 강화됐지만, 교육현장이 크게 달라졌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해마다 방학이면 해외로 영어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이 봇물을 이루고, 매년 3만명 이상의 학생은 아예 한국을 떠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안병만 장관과 한국교육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 한국농민문학상에 장윤우 시인

    장윤우 시인이 시집 ‘뚜벅이 반추’(현대시단사 펴냄)로 제16회 한국농민문학상을 받았다. ‘뚜벅이 반추’는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나온 화가·공예가이자 시인인 그의 12번째 시집이다. 시상식은 23일 오후 서울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열렸다.
  • 정우성 “결혼해서 아들 낳고 싶다”

    정우성 “결혼해서 아들 낳고 싶다”

    배우 정우성이 “결혼하면 딸 보다 아들을 낳고 싶다.”는 속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로망 정우성은 23일 방송되는 온스타일 ‘정우성의 프로젝트 J’에 출연해“아기 때문에 결혼하고 싶다.”고 깜짝고백했다. 정우성은 “결혼 적령기가 지났으니 저녁에 집에 혼자 있을 때면 결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지금을 돌이켜봤을 때 결혼을 포함해서 이 시기에 해야 했던 일들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그래서 과연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결혼관에 대해 털어놓았다. 특히 정우성은 ‘정우성의 프로젝트 J’ 촬영 중 “예쁜 아기를 낳고 싶어서라도 결혼은 하고 싶다”며 “예쁜 딸을 키우고 싶지만 나중에 시집보낼 때 너무너무 속상할 것 같아서 그냥 아들을 키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정우성은 실제 신혼부부의 집에서 광고 촬영을 하며 아기자기한 신혼집 분위기를 만끽하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청첩장이나 가족사진을 살펴보는 등 집안 곳곳을 구경하며 신혼부부의 ‘깨소금’ 냄새에 호기심과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정우성과 박중훈의 유쾌한 만남도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정우성은 “신인배우 때 영화 ‘게임의 법칙’을 촬영 중인 박중훈과 처음 인사를 했다”며 “그때 선배는 ‘또 한 명의 왔다가는 그냥 그런 신인배우’라는 듯 새침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셨다.”고 첫만남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정우성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내는 tvN ‘정우성의 프로젝트 J’는 23일과 30일 2주일에 걸쳐 밤 12시 방송된다. 사진 = 조선희 포토그래퍼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때, 거기 어릴 적 호되게 생선가시가 목에 걸렸다

    설이다. 도시로 떠난 이들이 고향을 찾아 허위허위 몰려든다. 그곳에는 변함없이 두 팔 벌려 맞아주는 어머니, 아버지가 있다. 혹은 이미 세상에 없는 어머니, 아버지와 관련된 슬픈 상실의 기억이 있다. 마을 어귀 감나무는 이맘때 늘 그러했듯 앙상한 가지 속에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동무들과 어울렸던, 잊고 있던 유년의 추억은 마치 어제의 일인 듯 절로 떠오른다. 열 시간 남짓의 꽉꽉 막히는 ‘고난의 길’을 애써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200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시인 고영민이 설 느낌, 고향 느낌 물씬 풍기는 시집을 냈다. ‘공손한 손’(창비 펴냄)이다. 2005년 첫 시집 ‘악어’에서 보여줬듯 능수능란하게 서사와 서정을 적절히 버무린 언어의 구사는 훨씬 더 완숙해졌다. 또한 도회의 쓸쓸한 느낌과 고향 시골마을에 대한 아련함을 자아내는 정서는 더욱 풍성해졌다. 1968년생인 고영민의 고향은 충남 서산이다. 토속적인 해학과 함께, ‘시(詩)답지 않게’ 재미난 이야기는 마치 소설책 읽듯 낄낄대게 만든다. 어릴 적 별 주전부리 없던 시골에서 치약 한 통을 몽땅 짜먹은 얘기(‘치약’)며 노모에게 바바리맨 인형을 선물하며 벌어진 왁자지껄함(‘효자’), ‘작은 마누라’와 한바탕 싸움 벌였다는 아내의 꿈 이야기 ‘만삭’ 등 끝이 없다. 눈 사박사박 내리는 겨울 저녁 반가운 옛 동무들끼리 시골 마을회관 사랑방에 둘러앉아 고구마 삶아먹으며 풀어낼 법한 이야기 보따리들이다. 그러다가 이제는 세상에 없는 부모에 대한 그리움, 그 마지막 장면을 그린 대목은 읽는 이들에게 깊은 한숨과 함께 눈물을 떨구게 한다. ‘민물에 담가 놓은 모시조개’와 같이 ‘그르렁 한움큼의 모래’를 토하면서 떠난 아버지(‘해감’), 머루를 보고 떠올린 노모의 검어진 유두(‘머루’)는 그리움의 깊이가 느껴져 애잔하기만 하다. 하지만 고영민은 과거의 추억과 향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표제시 ‘공손한 손’에서는 추운 겨울날, 사람들이 식당에서 뜨거운 밥뚜껑 위에 ‘공손히’ 손을 올려놓은 장면을 그렸다. 농촌에서 길러진 그 쌀이 따뜻한 밥이 되어 도회로 나가 있는 이들에게 시골 아궁이와 같은 훈훈함을 준다. ‘여섯살 된 딸이 생선을 먹다 목에 가시가 걸렸다 밥 한 숟가락을 떠 씹지 말고 삼키라 했다 딸아이는 울며 입속의 밥을 연신 우물거린다 씹지 말고 삼켜라 그냥 씹지 말고! 어릴 적 나도 호되게 생선 가시 하나가 목에 걸린 적이 있다 밥이 삼켜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직접 밥 한 숟가락을 떠 꿀꺽, 씹지도 않고 삼켜 보였다 그리고 아, 입을 벌려 당신의 입속을 보여주었다’(‘당신의 입속’ 전문) 실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다른 세상으로 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그로부터 배운 부성애는 이미 시인의 몸에 켜켜이 쌓여 딸에게 전해진다. 고영민은 거의 모든 시편에 걸쳐 ‘그때, 거기’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금, 여기’를 노래한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을 노래하다 보면 자칫 빠질 수 있는 도식화된 감정에 머물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고향길 동행하는 짐가방 한쪽에 꽂아놓고 지루해질 만하면 슬쩍 꺼내 읽어봄 직한 시들이 모두 62편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플러스] 결혼이민여성 위한 한국 요리교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결혼이민여성을 위한 설맞이 한국 요리교실을 열었다. 한국으로 시집을 온 외국인 여성들은 떡만두국과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등 삼색나물 만들기에 도전했다. 이날 통역은 이주여성지원센터의 상담사들이 담당하고, 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식재료 다듬기와 음식시연 도우미 등으로 참여했다. 가정복지과 490-3492.
  • ‘남은 건’ 외국인 신부뿐, 마을문화 지켜질까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한국 문화 체험과 교육에 힘쓰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외국인 신부들이 한국 농촌 마을의 향토문화와 풍습을 몸에 익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신평1리 이장 최재형(58)씨는 “한국말 배우기도 벅찬데 무슨 민속놀이냐.”고 혀를 찼다. 이 마을은 설 명절 때마다 주민들이 모여 마을 은행나무 밑에서 마을제사를 지내고 풍물놀이 등을 한다. 농촌총각과 국제결혼한 베트남 신부 3명이 이 마을에 살고 있지만 마을 전통 풍습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우리 고유의 마을풍습과 전통문화를 외국인 신부들이 한국에 몇년 살았다고 해서 익힐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통 마을문화 계승은 고사하고 마을 분위기에 적응해 잘 살기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마을에는 당초 베트남 신부 4명이 있었으나 이 중 한 명이 최근 아이를 데리고 자취를 감춰 분위기가 흉흉하다. 역시 베트남 출신으로 4년 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원리 마을로 시집와 남편 김모(44)씨,딸(4)·아들(2)과 함께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A(26)씨는 “한국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A씨는 한국 전통 음식인 된장국과 김치찌개도 잘 끓인다. 하지만 A씨는 “한국문화를 빨리 익히려고 전통문화 체험 행사에도 자주 참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낯설고 너무 어려운 것이 많다.”고 했다. 주민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직은 어색해 반상회에도 남편이 참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등의 통계에 따르면 농림어업 종사자 가운데 2007년 결혼한 남자의 40%가 동남아나 중국 등의 외국 신부를 맞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대식 박사는 “농촌에 다문화 가정이 늘어날수록 향토문화나 전통풍습의 고유 색채는 옅어질 것”이라면서 “외국인 신부들이 한국의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제3의 문화가 생겨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미혼공무원 중매합니다” 대전청사 새달14일 합동미팅

    “더이상 형식적인 초콜릿을 주고받기 싫다.”정부대전청사노동조합연합회(대공연)가 대전청사 미혼 공무원들의 ‘후생복지’(?)에 관심을 갖고 나섰다. 선남선녀 시집·장가보내기, 일명 ‘꽃마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다음달 14일 밸런타인데이에 관세·산림·중소기업·특허·통계·문화재청 등 6개 기관 미혼 공무원 40명을 모집해 전남 담양으로 1박2일 일정의 문화유산답사 미팅에 나선다.자연과 전통문화 탐방을 겸한 자리로 미팅·맞선의 어색함을 탈피하고 정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요 코스마다 문화해설사를 섭외해 체험가능한 문화재 탐방이 진행되고 답사 후 임의 커플이 박물관 내에서 지정된 미션을 풀어나가는 문화유산데이트 등도 마련했다. 참가자는 노조와 공무원직장협의회에서 각각 모집한다. 개인 참가비는 최소화하고 대공연이 비용을 대부분을 보조하기로 했다.대공연이 중매자로 나선 만큼 결혼식 등 일정도 챙기고 결혼 골인시 상당한 혼수도 지원할 계획이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마을이 사라진다] (상) 경북 고령군 독점마을

    [마을이 사라진다] (상) 경북 고령군 독점마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겨울 바람이 스산함을 더했다. 마을 여기저기에 허물어진 집들이 널려 있다. 폐가들은 앙상한 뼈대를 드러냈다. 빈 집터와 길가엔 바싹 마른 잡초가 숲을 이뤘다. 섬쩍지근한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 17일 오후 3시 경북 고령군 운수면 법리의 독점마을. 혹시나 하는 걱정에 큰 헛기침을 했다. 하얀 개가 마구 짖어댔다. 반가웠다. ‘이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구나.’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잠시 뒤, 마을 어귀의 한 집에서 할머니가 빗살 방문을 열고 마루로 모습을 드러냈다. 목도리로 머리와 목을 푹 감싼 채였다. 발걸음을 재촉해 대문 없는 할머니 집 앞에 멈춰 섰다. “아이구, 이 곳까지 어떻게 왔는교. 와 그기 섰는교. 어서 집안으로 들어 오지 않고.”라며 할머니는 연신 반갑게 맞았다. 사람이 무척 그리웠던 듯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주민 박필금(78) 할머니였다. 박 할머니는 자꾸 안방으로 안내했다. 이를 겨우 뿌리치고 마루에 걸터 앉았다. 산골 마을에 혼자 사는 연유를 물었다. 할머니는 “딸·아들 5남매가 서울과 대구 등지로 나가 모두 성공했고, 하나 같이 효심이 지극하지만 그래도 나는 여기가 젤 마음 편하고 좋다.”면서도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을 내가 아니면 지킬 사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할머니는 60년 전 고령군 성산면 원당리에서 이 곳으로 시집왔다. 29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자식과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줄곧 마을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유일한 벗, 흰둥이와 함께. 할머니는 봄부터 가을까지 밭에서 도라지·콩·고추·메밀 등 갖가지 농사를 짓는다. 겨울이면 산자락에서 땔감도 구해 온다. 마을 역사는 200여년에 이른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 이씨, 밀양 박씨, 동래 정씨 후손 20여가구 100여명이 오순도순 살았다. 집집마다 살림살이는 넉넉하지 못했지만 자식들이 대 여섯씩이나 됐고, 3대가 함께 사는 다복한 집도 많았단다. 설을 앞둔 이맘 때면 마을은 온통 설맞이 준비로 시끌벅적했다. 주민들은 성씨를 가리지 않고 함께 모여 떡을 쳤다. 강정을 버무렸고, 약과와 정과를 다듬었다. 설빔과 떡 썰기에 몇날 밤을 지새웠다. 아이들은 세뱃돈과 새 옷, 새 신발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에 마냥 들떴다. 설날이면 출향인들로 마을이 넘쳐 났다. 70년대 대도시에 개발 바람이 불면서 독점마을도 급속히 쇠잔해졌다. 집집마다 자식들을 도시로 유학 보내거나 공장에 취직시키기 시작했다. 가난을 대물림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부는 아예 도시로 떠났다. 나이 많은 노인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등지면서 마을은 더욱 비어 갔다. 80년대에는 5가구 주민 7명이 동네 식구 전부가 됐다. 이후 더욱 줄었다. 2003년 유일한 이웃 이모(68)씨 부부가 1.5㎞ 아랫마을 법리로 훌쩍 이사를 가버렸다. 이 때부터 박 할머니에겐 놀러갈 이웃도 이야기할 상대도 없어졌다. 할머니의 아들·딸들이 한달에 한두번씩 마을을 찾을 뿐이다. 출향인들의 발길은 끓긴 지 이미 오래다. 마을이 텅 비자 문전옥답과 길은 온통 풀과 잡목으로 뒤덮였다. 한때 동네 젊은이들이 애써 일궜던 곳이다. 요즘엔 마을 주변이 공동묘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것 때문에 박 할머니는 더욱 서글퍼진다. 4~5년전 생면부지의 외지인들이 마을 바로 앞 밭에 대규모 가족 공동묘지를 조성했다. 당시 10여기의 묘도 이장해 왔다. 요즘도 심심찮게 대구 등 외지인들이 마을 주변을 돌며 묘 터로 쓸 땅을 물색하고 있다. 몸이 편찮은 박 할머니는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우리 마을이 왜 이리 변했는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는 “늙은 몸이고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 마을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있어야지.”라고 힘없이 말했다. 할머니 집 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글 사진 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동아도 풀지 못한 ‘K 미스터리’ ☞추억의 동춘서커스, 오늘도 곡예는 계속 ☞합법적 고스톱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구?’ ☞’우리 만수’ 다음 ‘윤 따거’는 ☞마이스터·자사·국제·외고…우리 애 어디로 ☞ “필리핀 원정토익 사기 조심하세요” ☞설 대목 재래시장 “손님 구경도 힘들어요” ☞교육계 ‘서남표식 개혁’ 신드롬
  • [김문 전문기자 인물프리즘] 모헨조다로 사진전 연 고창수 전 파키스탄 대사

    [김문 전문기자 인물프리즘] 모헨조다로 사진전 연 고창수 전 파키스탄 대사

    ‘그리하여 우리는 그대의 시인들이, 그대의 물레로 짠, 끊기고 깨어진 이야기들을 이어받아 그들의 서사시를 이어간다∼’ 영화 찍고 시 쓰고, 그러면서 외교관으로 30년 동안 세계 무대를 누볐던 고창수(75) 전 파키스탄 대사. 그의 시 ‘모헨조다로’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는 12년 전 외교관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홀가분하게 영화감독과 시인으로 살아왔고 최근에는 ‘사진작가’라는 명함을 새로 추가했다. 나이가 7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예체능’으로 제2의 삶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바움아트갤러리를 찾았을 때 특별한 전시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대부분 멈춘다. 도시의 건물에 투영된 인간의 군상, 또 그 반대로 투영된 도시의 구조물들에 시선이 잔뜩 고정된다. 어둠에 깔린 도시의 유리창에 반사된 석양빛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얼핏 보기엔 컴퓨터그래픽 같기도 했지만 알고 보니 엄연히 예술성이 뛰어난 사진작품이다. 소문을 듣고 여러 사진작가와 문학평론가들도 찾았다. 갤러리 벽에 내걸린 작품은 모두 20여점. 고 전 대사는 지난 12월 제1회바움문학상을 수상했고, 그 기념으로 이 상을 제정한 바움아트갤러리측에서 ‘고창수의 모헨조다로전’을 16일까지 열었던 것. 이 상은 아시아 시인회의를 이끌어오던 김광림 시인이 제정한 것으로 예술장르의 벽을 허물고 종합적인 인식을 추구하는 예술가를 기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를 만나 우선 사진에 관한 얘기부터 나눴다. →사진촬영 기법이 독특해 보입니다. “영화적 수법을 응용한 다층 촬영 기법이라고나 할까요. 그동안 수만점의 사진을 찍어 놓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건물을 주제로 한 것만 골랐어요.” ●“사진으로 禪 사상 보여주고 싶어” →전시된 사진들은 주로 어떤 내용입니까. “이번 ‘모헨조다로전’은 제가 직접 제작한 국제영화제 수상작인 독립영화 ‘모헨조다로’와 그동안 카메라 앵글에 잡힌 여러 시상(詩想)을 함께 담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모헨조다로’는 인더스문명의 최대 도시였지요.” →영화감독, 시인에서 이번에는 사진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이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취향에 맞습니까. “사실 그동안 영화를 하면서 사진을 등한시했습니다. 영상과 시를 묶는 퓨전 작업에 몰두했지요. 요즘에는 사진이 체질에 맞고, 또 즐겁습니다. 오후에는 도시든 동네 주변 산이든 카메라를 메고 다니면서 셔터를 눌러댑니다. 동물, 인물, 풍경 등 전부 제겐 소중한 시선의 대상들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사진렌즈의 방향은 어디로 향합니까. “꼭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선(禪) 사상, 다시 말해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는 수행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현재 시간나는 대로 작업도 하고 있고요. 또 한국의 문화를 사진을 통해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영화나 시 등 예술적 끼가 간단치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영화감독이나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외교관되기 전부터 하고 싶었던 분야였고, 또 외교관이 되고 나서도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려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나이 들어 사진까지 하게 되니 더욱 인생이 즐겁지 않겠습니까.” ●1966년 김춘수 시인 등 추천으로 등단 그는 1966년 김춘수 시인 등의 추천으로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파편줍는 노래’ ‘산보로’ ‘몇가지 풍경’ 등이 있다. 특히 ‘한국의 현대시’ 1000여편을 영어로 번역해내 1990년 ‘한국문학 번역상’을 수상했다. 그러는 한편 1970년대부터 독립영화작가로 활동하면서 ‘렌즈를 통해 어둡게’ ‘햇빛속의 손’ 등 15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으며 지난해 9월 서울국제실험영화제에 그가 만든 영화 6편이 초대될 정도로 이 방면에는 프로급이다. 1934년 함남에서 출생했으며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경북대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965년 외무부에 들어갔다. 이후 주 에티오피아대사, 주 시애틀총영사, 국제문화협력대사, 주 파키스탄대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시인협회, 한국영화학회, 외교협회 회원, 다시올문학 고문 등으로 있다.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母女 가슴울리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母女 가슴울리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한 이름… ‘엄마’ 16일 오후2시 서울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연출 구태환)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에는 브라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배우 강부자, 전미선과 연극배우 이용이, 이서림이 더블캐스팅됐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제목 그대로 결혼한 딸과 오랜만에 만난 친정엄마의 정을 다룬다.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고향집을 떠나 서울에서 가정을 꾸린 딸 미영(전미선 분)은 어느날 바쁘다는 핑계로 평소 자주 연락도 않던 친정엄마(강부자 분)를 찾는다. 갑작스런 딸의 방문에 엄마는 반갑지만 마음이 쓰인다. 말못할 사정이 있는 듯 미영은 엄마와의 만남에도 편하지만은 않고 이런 딸의 모습에 엄마는 걱정이 앞선다. 이내 미영과 엄마는 서로에게 느끼는 서운함으로 말다툼하며 서럽게 울지만 서로의 사랑을 느끼고 부등켜 안는다. 어렵지 않은 그 한마디 “엄마 사랑해”를 하지 못했던 못난 딸과 그 딸을 낳은 일이 세상에 태어나 제일 보람있는 일이라는 친정엄마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 ‘친정엄마와 2박3일’은 특히 모녀관객들의 마음을 애절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시간 40여분의 시간동안 진행되는 공연은 시집간 딸을 향한 친정엄마의 극진한 모정으로 여성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극본 고혜정·연출 구태환)은 1월 17일부터 3월 1일까지 서울 동국대학교 내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관객들을 찾는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kr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080] 세상은 변했다…고부 관계 재조명

    [5080] 세상은 변했다…고부 관계 재조명

    “둘째며느리 고것이 찜질방을 가자고 그러잖아요. 날 태워 죽이려고.” 일요일밤 방송되는 인기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할매가 뿔났다’ 코너. 할머니로 등장하는 개그맨 장동민은 등장할 때마다 둘째며느리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겨 잔뜩 화가 나 있다. 코너에는 등장하지도 않는 둘째며느리의 호의는 언제나 시어머니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스티커 사진을 찍자고 하면 죽은 다음 영정사진으로 쓰기 위해서고, 밥을 많이 먹으라고 하면 배터져 죽게 하려는 음모가 된다. 관객도, 시청자도 시어머니의 과장된 오해에 폭소를 터뜨리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34년전 며느리의 애교작전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사는 김진순(57·가명)씨는 34년 전 지금의 남편을 따라 경북 상주의 시댁을 처음 찾았다. 김씨를 처음 본 시어머니는 맘에 들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김씨의 집이 가난했던 데다 또박또박 말대답을 하는 김씨의 태도 때문이었다. 결혼 후 시어머니는 큰며느리와 사사건건 비교했고 차별대우를 했다. 큰며느리는 부엌에만 들어가도 “힘들면 쉬어라.”라고 하면서 일은 김씨에게 시켰다. 심지어 ‘이년 저년’이라는 소리도 했다. 물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 적도 없다. ‘서울댁’ 김씨가 택한 생존법은 ‘애교 작전’. 남편과 함께 거의 매주말 상주를 찾았고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불렀다. 좋게 대해주지 않는데도 이런 모습을 보이자 시어머니의 태도도 누그러졌다. 넷이나 되는 시누이들에게도 김씨는 무작정 들이댔다. 집으로 찾아가 김치를 해주기도 했다. 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시누이들은 김씨의 편이 됐다. 김씨는 “시댁 사람이 되기로 마음을 먹으니까 마음이 편해졌다.”면서 “친정 행사는 빼먹더라도 시댁 행사는 한 번도 안 간 적이 없었다.”고 했다. ●시어머니가 된 며느리 김씨는 “시어머니의 캐릭터를 그대로 인정하니 서운할 것도, 마음 상할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김씨는 남편이나 시누이들보다도 서럽게 울었다. 김씨는 “정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런 생을 겪은 김씨는 며느리를 절대 차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05년, 2008년 두 아들을 차례로 장가보낸 김씨는 시어머니의 입장이 됐다. 두 며느리는 ‘곰’과 ‘여우’라고 할 정도로 캐릭터는 정반대다. 작은며느리는 자신의 젊은 시절처럼 시부모에게 애교를 부린다. 주말이면 영화를 보러 가자며 조르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작은며느리에게 마음이 더 간다. 김씨는 “일생의 대부분을 남으로 살아온 며느리를 진심으로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면서 “30년 넘게 겪으면서도 시어머니를 잘 알지 못했는데 며느리가 생긴 이후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며느리 전성시대 전통적인 고부갈등에서 시어머니가 우위에 있었다면 이제는 아니다. 대전에 사는 강보영(60·가명) 씨는 2월 초 생일을 앞두고 요즘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울에서 올 전화를 기다린다. 2년 전 결혼한 아들 내외가 첫 생일상을 차려주겠다고 내려왔을 때 한 말실수 때문이다. 강씨가 보기에 전날 저녁부터 며느리가 준비한 미역국은 간이 맞지 않았고 잡채도 맛이 없었다. 모인 가족들에게 이 음식을 도저히 먹일 수가 없겠다는 생각에 부엌으로 들어가 직접 음식을 손봤다. 식사가 끝난 후 넌지시 요리학원이라도 다니는 게 어떻겠냐고 말을 꺼낸 게 발단이었다. 얼굴이 굳어버린 며느리는 불만 섞인 표정으로 말없이 있다 상경했다. 다음 주말 혼자 내려온 아들은 “엄마 때문에 이혼하게 생겼다.”면서 난리를 쳤다. 아들 표현대로라면 강씨는 간 큰 시어머니이자, 세상 물정 모르고 시어머니 대접 받으려는 사람이었다. 충격을 받은 강씨가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자 대부분 아들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고 여대를 다니는 딸조차 “엄마 같은 시어머니가 요즘 어디 있느냐.”며 며느리 편을 들었다. 강씨가 음식을 싸들고 서울로 올라가 며느리에게 사과했지만 한 번 서먹서먹해진 상황은 2년째 그대로다. 결혼 전에 수시로 내려와 애교를 떨던 며느리는 그 후로 명절 때를 제외하고는 전화조차 잘 하지 않는다. 어쩌다 와도 며느리와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는 것 같아 영 불편하다. 강씨는 “이제나 저제나 생일상을 다시 차려주겠다는 전화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며느리에게 정말 잘할 수 있는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정말 후회된다.”고 말했다. ●사위에게 잘 보여야 하는 장모 서울 일원동에 사는 이은우(65·가명) 씨는 시집간 외동딸에게 남편 몰래 집을 사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젊은 시절 정치를 하느라 바빴던 남편 대신 재산을 관리했던 터라 이씨는 강남 일대에 오피스텔 빌딩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재력가다. 처음 딸이 사윗감을 데려왔을 때 이씨는 속으로 탐탁지 않았다. 특히 시댁에서 전셋집만 마련해 주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귀하게 기른 딸을 별 볼일 없는 집에 보낸다고 주위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 같아 신경도 많이 쓰였다. 이씨는 “집을 사주고 싶었지만 상대편 집 입장도 생각해야 하는지라 일단 참았다.”면서 “나중에 아기를 낳으면 집을 옮겨주겠다고 딸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결혼 이후 딸과 사위는 이씨에게 극진하다. 차가 고장나면 사위가 회사에 휴가를 내고 기사 역할을 할 정도다. 칠순이 넘은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 채 흐뭇해하기만 하지만 이씨는 요즘 혼란스럽다. 딸은 집에만 오면 “집값이 많이 떨어졌는데 지금 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보채고 사위는 옆에서 눈치만 살피고 있다. 가족끼리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 얘기로 화제가 옮겨가고 결국 딸 내외의 눈치를 보게 된다. 이씨는 “돈이 있어야 대접받는다고 해서 집 얘기를 처음 꺼냈는데, 이제는 사위가 오로지 집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집을 사주고 난 이후에 사위가 어떻게 변할지 솔직히 겁이 난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집을 보러 다니느라 바쁘다. 집을 사주지 않을 경우 지금 받고 있는 관심조차 줄어들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은퇴해서 집에 있는 남편 모르게 일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이씨는 “한번 사주는 집인데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을 찾는 것도 어렵고, 사돈집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면서 “이렇게라도 사위에게 대접을 받을 수 있다면 크게 아깝지는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스테디셀러 ‘고부 갈등’ 여전히 TV드라마 최고의 소재는 고부갈등이다. ‘너는 내운명’, ‘조강지처클럽’, ‘며느리 전성시대’, ‘겨울새´ 등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들에도 예외없이 고부갈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어머니’, ‘시댁’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십만건씩 찾을 수 있다. 댓글도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달려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한다는 얘기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또 다른 세계라는 의미에서 시댁을 부르는 ‘시월드’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그러나 시어머니들은 탈출구가 없다. 인터넷에서 남의 사연을 읽고 공감하고 익명으로 마구 욕을 퍼부을 수 있는 며느리들에 비해 시어머니들은 고작해야 친구들과 며느리 흉을 보는 일이 전부다. 그나마 친구들이 며느리 자랑이라도 하면 배만 아프기 일쑤다. 송지인(55·가명)씨는 “며느리가 시댁 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다른 친구들한테 민망해서 하소연도 못하겠다.”면서 “아들한테 넌지시 얘기를 했다가 ‘바쁜 사람 왜 자꾸 부르느냐.’고 잔소리만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당하는 며느리가 줄어들면서 시어머니가 약자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노인의 전화 관계자는 “며느리나 사위가 절대 강자인 집안도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 “며느리나 사위와의 관계 설정에 실패하는 경우 나이 든 시부모나 장인 장모가 상처를 받고 전화를 거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서는 ‘선진국형 가족갈등’으로 평가되는 역고부갈등(사위와 처가식구간의 갈등)이나 시아버지와 며느리 간의 갈등도 많아지고 있다. ‘좋은 가정 만들기’, ‘생명의 전화’ 등 상담소들에 따르면 걸려오는 가족갈등 상담 중 역고부갈등이나 시아버지와 며느리간의 문제가 절반을 넘을 정도다. 이처럼 갈등이 다양해진 배경에는 며느리들의 사회 진출이나 육아로 인한 처가살이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신혼부부들의 결혼 당시 경제 지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처가에서의 지원(18%)이 시댁 지원(1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박건형 류지영 정현용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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