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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뒤돌아본 관가] 화제의 말말말

    올 한해 관가의 주요 관심은 행정고시 개편안과 세종시 이전 여부였다. 또 ‘8·8 개각’ 청문회에서 많은 낙마자가 나오면서 숱한 말들이 화제가 됐다. ●행정고시 개편안 논란 “행정고시 정원 축소는 서민층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없앤 것이다.”(지난 8월 중순 행시 개편안에 대한 공시족들의 항변) “서민 자제들이 뼈저리게 공부해 신분 상승할 기회를 박탈하는 대표적인 반서민 정책”(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 9월 1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좋은 뜻에서 출발했지만, 외교통상부 특별채용 사건이 생기면서 오해를 불러와 안타깝게 생각한다.”(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9월 9일 당정협의에서)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파문 “장관 딸이기 때문에 더 엄격하게 한 걸로 저는 보고 있어요.”(유 전 장관, 9월 3일 특채 파문이 보도된 다음 날 출근하면서 공정성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감사 결과, 심사위원 선정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 9월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인사 청문회 “지금 조폭 중간 보스를 뽑는 것이냐.” (최문순 민주당 의원, 8월 24일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위법 사실을 거론하며) “죄송한 총리, 현금 총리, 양파 총리, 떴다방 총리를 원하지 않는다. 썩은 양파껍질을 벗기는 느낌이다.”(민주당 박영선 의원, 8월 25일 김태호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김 전 국무총리 후보자, 8월 29일 후보를 사퇴하면서. “하늘에서 비를 내리려 하면 막을 방법이 없고, 홀어머니가 시집을 가겠다고 하면 자식으로서 말릴 수 없다.”는 마오쩌둥의 어록 인용) 정리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손명은, 예비신랑 공개+다이어트 다짐

    손명은, 예비신랑 공개+다이어트 다짐

    개그우먼 손명은이 결혼에 앞서 훈남 예비신랑을 공개했다. 손명은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예비 신랑과의 다정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100일도 안남았다. 다이어트 하자. 꿈은 이루어진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다이어리에 “다이어트, 다이어트, 다이어트 어떻게 하는 거니. 당췌 너랑 난 이루어질 수 없는거니”라며 조급한 심정이 깃든 짧은 일기를 작성하기도 했다. 손명은의 거듭된 다이어트 다짐은 기적 같은 웨딩마치를 위한 것. 손명은의 현재 미니홈피 메인글은 “명은이도 시집가는 기적 같은 세상”으로 예비신부의 설렘을 엿 볼 수 있다. 손명은은 2011년 2월 19일 여의도 KT홀에서 3살 연상 예비신랑과 백년가약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아름다운 신부로 변신하기 위한 다이어트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당신을 응원 합니다”, “다이어트 꼭 성공하세요!”, “남자친구 너무 훈훈합니다”, “살짝 샘도 나고 부럽기도 하다는” 등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손명은은 2001년 SBS 6기 공채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인기 코너 ‘맨발의 코봉이’로 얼굴을 알리며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사진 = 손명은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전설기자 legend@seoulntn.com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8·끝) 문학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8·끝) 문학

    엇갈린 칭찬, 모아진 눈초리.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해마다 수천권의 소설과 시집이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호불호(好不好)의 엇갈림은 자연스럽다. 지난해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서점가를 휩쓸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문학 작품들의 명멸이 반복됐다. 그 와중에도 황석영이 새로 내놓은 장편소설 ‘강남몽’에 대한 비판은 빠지지 않았다. 대가(大家)에 대한 높은 기대는 그만큼의 실망을 품고 있었다. 베스트와 워스트에는 많은 작품들이 다채롭게 꼽혔다. 평단의 시선과 대중의 시선에 어느 정도 간극이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준 대목이었다. 폭발적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주목할 만한 작품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설은 한강, 박민규… 시는 송경동, 정수복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는 한강의 신작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문학과지성 펴냄)에 대해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자신만의 언어와 문체로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밀도 있게 다뤘다.”고 호평했다. 고명철 광운대 국문과 교수는 이시백의 소설집 ‘갈보콩’(실천문학 펴냄)과 송경동의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펴냄)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았다. 고 교수는 “이시백의 소설집은 최근 한국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농촌을 중심 삼아 리얼리즘 방식으로 파헤치고 있고, 송경동의 시집 역시 노동 현장 속 서정성을 절묘하게 형상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괴짜 작가’ 박민규 베스트 이름 올려 눈길 문학평론가 고봉준은 박민규의 소설집 ‘더블’(창비 펴냄)을 주저 없이 올해의 베스트로 꼽았다. “이 한권의 소설로 한국 단편소설의 장르적 경계가 확장된 느낌”이라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오봉옥의 시집 ‘노랑’(천년의시작 펴냄)과 은희경의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문학동네 펴냄)를 주목했다. 권성우 숙명여대 국문과 교수는 정수복의 에세이집 ‘파리의 장소들’(문학과지성 펴냄)을 올해 최고의 저작으로 들었다. ●황석영, 작품성·정직성 모두 쓴맛 기대 이하의 작품을 꼽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황석영의 ‘강남몽’은 표절 시비가 붙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강남몽’은 황석영이 십수년 동안 붙잡고 있었다는, 서울 강남 형성의 역사를 통해 한국 사회 건설 개발 시대의 문제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문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 ‘자이언트’와 맞물린 것도 화제를 키웠다. 하지만 출간 이후 “미학적 결핍”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급기야 한 언론 매체의 기사 내용을 표절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워스트의 불명예를 안았다. 권 교수는 “강남 형성사라는 대단히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좀 더 세밀한 공력과 철저한 자료 조사, 팽팽한 구성이 필요했다.”면서 “작품에 쏟는 공력과 구성의 묘미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문 교수는 “인터넷에 연재된 탓인지 흥미 중심으로 전개됐다.”면서 “인물과 사건이 자연스럽게 용해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조정래, 신경숙, 고은 ‘베스트셀러’도 평단 냉랭 또 다른 유명 작가들의 성과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자본과 권력의 유착을 파헤치며 화제를 모았던 조정래의 장편소설 ‘허수아비춤’, 30권으로 완결된 고은의 연작 시집 ‘만인보’, 번민과 고뇌로 점철된 청춘의 기억을 되짚은 신경숙의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은 불티나게 독자들의 손에 오르내렸음에도 일부 평자들은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 작품들 역시 ‘태백산맥에서 보여주던 한국 현대사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읽을 수 없다.’(‘허수아비춤’), ‘상투적 센티멘털리즘으로 작품성을 훼손하고 있다.’(‘어디선가’), ‘대작을 완성했으나 정작 대중과의 교감 능력이 결여됐다.’(‘만인보’) 등과 같은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심사위원 고명철 광운대 교수 고봉준 문학평론가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
  • [데스크 시각]신춘문예 당선작과 동그라미 두 개/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신춘문예 당선작과 동그라미 두 개/안미현 문화부장

    고(故) 김남주 시인이 쓴 시 중에 이런 게 있다.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주인이 종을 깔보자/ 종이 주인의 모가지를 베어버리더라 //바로 그 낫으로’ 시인의 메시지를 떠나 섬뜩하다. 이미지만 놓고 보면 영화 ‘악마를 보았다’ 저리 가라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시가 불현듯 생각난 것은 편집국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상자들 때문이다. 커다란 종이상자 안에 원고지들이 뭉텅뭉텅 나신(裸身)으로 뒹굴고 있다. ‘2011 서울신문 신춘문예’ 도전작들이다. 수화기 건너편의 목소리가 조심스럽다. 얼굴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마치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꾹꾹 눌러 묻는다. 결과가 나왔느냐고. 공식 발표는 1월 1일이지만 당선자에게는 이미 개별 통보가 갔다는 응답에 가뜩이나 조심스럽던 목소리가 더 잦아든다. 툭. 힘 없이 끊어지는 전화음.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그저 “네…”뿐이다. 원고지와 싸우며 수없이 지새웠을 밤들과, 낙담으로 수없이 뒤척일 밤들이 느껴져 덩달아 맥이 빠진다. 도대체 시가 뭐기에, 소설이 뭐기에. 어지러운 생각 끝에 따라 올라온 것이 ‘낫’이라는 시였다. 단, 넉 줄. 이렇게도 시를 쓸 수 있구나, 했던 생각이 난다. 작품성을 논()하자는 게 아니다. 11년 만에 시집을 낸 최승자 시인은 “내 시(詩)는 이사 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사 갈 집이 ‘너무 시장 거리도 아니고/ 너무 산기슭도 아니었으면 좋겠’단다. ‘아예는, 다른, 다른, 다, 다른/ 꽃밭이 아닌 어떤 풀밭으로/ 이사 가고 싶’단다. 김남주 시인이 살아 있다면 그의 시도 이사 채비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어느덧 ‘신춘문예의 달(月)’이 끝나간다. 올해는 응모작들의 수준이 두드러지게 높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얘기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이는 세상을 다 얻은, 또 어떤 이는 세상을 다 잃은 느낌일 것이다. 거개는 후자(後者)이리라. 소설 부문 본심을 끝내고 은희경 소설가와 방민호 문학평론가가 뒤풀이를 가졌다. 두 사람이 전한 심사 뒷얘기. 최종으로 남겨진 작품은 세 편이었다. 한 사람에게서는 극찬을 받았지만 또 한 사람에게서는 혹평을 받은 작품이 맨 먼저 제외됐다. 남은 두 작품. 처음엔 A에 동그라미를 쳤다. 당선작으로 골랐다는 의미다. 그런데 탄탄한 전개와 안정된 문체의 B가 못내 아깝더란다. 다시 시작된 토론. 동그라미가 B로 옮겨갔다. 최종 통보를 하기 위해 문학 담당 기자를 불렀다. 그러나 그 잠깐 사이, 도발적인 문제의식의 A가 다시 눈에 밟혔다. 또 시작된 토론. “소재가 좀 파격적이지 않아요?” “아무래도 그렇죠? 왜 이런 걸 골랐지 하고 시비 걸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게요. B를 선택하면 최소한 욕 먹을 위험은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요즘 같은 문단 분위기에 한번 파란을 일으킬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결국 A에 동그라미가 한개 더 처졌다. 2011 서울신문 신문문예 당선작에 동그라미가 두개 그려진 이유다. 흥미진진한 반전에 반전이다. 하지만 탈락자 처지에서는 모르니만 못한 얘기다. 그럼에도 이 얘기를 굳이 꺼내는 것은 그렇게 A와 B가 당선과 낙선 사이를 오갔음을, 결국 당선과 낙선은 ‘한끗 차이’임을 상기시키고 싶어서다. 적어도 본심까지 올라온 작품은 말이다. 시대가, 시가, 혹은 심사위원 성향이 ‘이사 중’이어서 낙점의 기쁨을 놓쳤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왜 열정만 주고 재능은 주지 않았느냐며 울부짖을 필요는 없다. 요즘 문학이 위기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맘때만 되면 편집국에 수북이 쌓이는 원고 속에서 희망을 본다. 그리고 기대한다. 살리에르의 모습 대신 다시 씩씩하게 원고지, 아니 컴퓨터 자판 앞에 앉는 당신의 모습을. 아울러 이 지면을 빌려 서울신문 신춘문예의 문을 두드린 그 많은 마음에도 감사드린다. 그런데 심사위원들을 걱정시킨 문제의 그 당선작이 궁금한가. 1월 3일자 서울신문을 보시라. hyun@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TV 나온 ‘앨리스’가 ‘장하준’을 꺾는 세상

    [문화계 블로그] TV 나온 ‘앨리스’가 ‘장하준’을 꺾는 세상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영향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비룡소 펴냄)가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제치고 일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 측은 21일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 장면이 방영된 직후 19일 하루 판매량 순위에서 ‘이상한’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19일 판매 순위에서도 ‘이상한’은 3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출판사 집계에 따르면 이 책은 드라마 방영 이후 2만부 이상 판매됐다. ‘이상한’는 비룡소가 어린이를 위해 펴낸 ‘클래식’ 시리즈로 중간 중간 원작에 실렸던 삽화가 들어 있다. 비룡소는 민음사의 계열 출판사다. 민음사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남자 주인공 김주원(현빈)이 사는 집의 서재에 꽂힌 3000권의 책을 협찬했다. 서재에 꽂힌 수천권의 책 가운데 진동규의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날’, 홍영철의 ‘가슴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 황인숙의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김성규의 ‘너는 잘못 날아왔다’ 등 시집 4권은 방송 전에는 아예 판매가 되지 않던 책이었다. 하지만 알라딘 집계에 따르면 드라마에서 시집 제목이 방송 화면에 자막으로 흐르면서 이 시집들은 각각 400~600권씩 팔려 나갔다. 드라마에 등장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유독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역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이었던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김주원의 서재’라는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어 드라마에 등장한 책을 묶어서 싸게 팔기도 한다. 현빈의 전작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도 비룡소의 책 ‘모모’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해 100만부나 팔린 전력이 있다. 민음사 측은 “시집이 1000권 팔리면 저자에게 인세는 70만원 남짓 돌아갈까 말까 한다. 대단한 변화는 아니지만 전혀 팔리지 않던 책이 조금이라도 나가는 게 반가운 일”이라고 밝혔다. 물론 드라마에 등장했다고 해서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원래 책의 내용이 뛰어나고 드라마 호흡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만 한다. 하지만 그 좋은 책이 ‘자체발광’하지 못하고 드라마 등에 기대야만 하는 현실 앞에서 출판인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1개국 문학작품 100권에 담아

    21개국 문학작품 100권에 담아

    꼬박 10년이 걸렸다. 2001년 6월 전위 소설로 평가받는 영국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샌디’ 출간부터 시작해 노벨상 수상작가인 이탈리아 루이지 피란델로의 소설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까지 100권이다. 21개 국가, 16개 언어의 작품들이다. 100권 모두 다른 언어를 거치는 중역(重譯)이 아닌 해당 언어를 직역(直譯)했다. 80%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초역이다. 소설, 시 등은 물론 희곡, 산문, 우화, 설화까지 담았다. 기존에 유럽, 영미권 중심 또는 고전 중심의 세계문학이 아닌, 당대까지 아우르며 세계 곳곳의 문학흐름이 반영된 진정한 세계문학이다. 대산세계문학총서가 만들어낸 오롯한 성과다. 81종 100권을 내놓았던 10년의 역사 곳곳에 대산문화재단과 문학과지성사의 뚝심이 빛난다. 대산문화재단이 1999년부터 외국문학 번역지원 사업을 펼쳤고, 문학과지성사가 발간해왔다. 이미 70종이 번역중이거나 기획돼있는 상태다. 작품 선정위원인 권오룡 한국교원대 교수는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전집이 아니라 총서”라며 닫혀있는 구조가 아닌 계속해서 ‘당대의 고전’까지 포함하는 열린 문학시리즈임을 강조했다. 그는 “100권 출간은 우리가 세계문학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며 “예전에는 우리보다 발전된 문학을 한 수 배운다는 느낌으로 수용했다면, 이제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 교류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상업성보다는 작품성과 다양성에 중점을 뒀다. 그럼에도 전 10권의 서유기와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행인’ 등 소설은 물론, 보들레르의 ‘악의 꽃’, 비슬라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 등 시집들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특히 브라질 희곡작가이자 소설가인 네우송 호드리게스의 ‘결혼식 전날 생긴 일’과 같은 소설은 동성애, 근친상간 등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억압을 드러낸 수작이다. 하지만 파격적인 소재 탓에 대산문화재단 내부에서조차 출간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가 선택해 우리가 번역했다는 것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면서 “어디가 끝일지는 우리도 알 수 없지만 최소 300권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수락산 ‘시인 천상병 공원’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수락산 ‘시인 천상병 공원’

    노원구의 수락산은 크게 보면 북한산 자락 안에 있지만, 산책하기 좋으면서 등산하는 효과가 있는 산이다. 노원구 최초의 디자인 서울거리인 수락산 디자인 서울거리를 쭉 따라 올라가다 보면 수락산이 나오고, 그 수락산 디자인 서울거리 안에 천상병(1930~1993) 공원이 있다. 서울대 상대 중퇴 출신의 시인 천상병은 하루치 막걸리와 담배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했던 ‘기인’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수락산 디자인 서울거리는 서울시와 구가 57억원을 들여 조성한 곳으로, 간판을 정비하고 보도 석판과 가로수의 수종을 교체했으며 전신주를 지중화하는 등 도시경관을 개선한 곳이다. 지난 10월에 준공해 새로 심은 가로수들이 아직 어리다. 그래서 아직 거리가 안정적이거나 정착된 느낌이 없다. 다만 거리 곳곳에 있는 김경민 등의 조각 작품이 눈길을 끈다. ●자투리땅 자그마한 ‘섬’ ‘시인 천상병 공원’은 보기에 따라서는 볼품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자투리땅에 6억원을 들여 정자를 짓고 사진 찍기 좋도록 천 시인을 기념하는 조형물과 대표 작품인 ‘귀천’ 시가 적힌 시비를 세웠다. 상가들 사이에 묻혀 있어서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스쳐 지나갈 수 있기 때문에 공원이라기보다는 마치 ‘천상병 섬’ 같다. 이곳에는 천 시인의 안경과 찻잔, 집필 원고 등 시인의 유품 41종 203점을 모아 타임캡슐로 묻어 둔 곳도 있다. ●디자인 거리부터 20분 산책코스 천 시인은 1982년부터 1990년까지 8년간 상계동 1117-12에 거주했다. 그 무렵 천 시인은 산문집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를 비롯해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진짜 볼거리는 하루 약 2만명의 등산객이 찾는 수락산 입구의 ‘시인 천상병 공원’을 지나 수락산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다. 천 시인의 시를 적어 놓은 안내판들이 많이 있다. 시인의 시를 새긴 의자도 있고 분수도 있다. 수락산 디자인 거리부터 시작해 올라가면 20분 정도 가볍게 운동한 효과가 생긴다. 가볍게 운동을 하고 출출할 때면 수락산 디자인 거리에 있는 안성맞춤 음식점들이 기다린다. 칼국수, 된장찌개, 팥죽 칼국수 등 대부분 음식이 5000원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누드 브리핑] 吳시장, 詩 읽으며 마음 달래

    “아~, 북서울 꿈의 숲을 거니는 시민들 보며 난 행복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자작한 시(詩)라며 이렇게 읊어 눈길을 끌었다. 오 시장은 16일 “너무 일에 매달린다는 생각도 들고, 복잡다단한 심정을 스스로 다독이기 위해 승용차에 시집 2권을 두고 짬짬이 읽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현승·이혜인 시인의 작품을 즐겨 읽었는데, 최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과 ‘영미 시 산책’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날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 개막식 참석차 서초동 예술의전당으로 가던 오 시장은 “공무용 승용차 2대 가운데 책을 꽂은 승용차가 요일제에 걸렸는데 옮길 생각을 미처 못했다.”고 말했다. 요즘 심정을 김현승(1913~1975) 시인이 쓴 ‘가을의 기도’로 대신했다.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시간을 가꾸게 하소서/…/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굽이치는 바다와/백합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라고 읊기도 했다. 가구 소득과 무관하게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도록 한 조례안을 둘러싸고 시의회와 다툼을 벌이는 데 대해서는 “지금까지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애썼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시집을 탐독하게 된 사연을 설명했다. 이른바 ‘오세훈법’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조선시대 이단아를 돌아보다

    야사(野史)에 정사(正史) 못지않은 관심이 쏠리듯, 주인공이 되지 못한 주변인, 특히 사회에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진 이단아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를 끈다. 이언진(1740~1766)은 조선 사회의 이단아로 불린다. 역관 출신의 문인이었던 그는 조선의 근간을 이루는 주자학 외에 다른 학문을 인정하지 않던 당시 사회를 거침없이 비판했다. 천재였지만 중인(中人)이란 미천한 신분 탓에 스스로를 내세울 수 없었던 그는 글쓰기를 통해 신분 차별 없는 새 세상을 펼쳐 보였다. 유교적 봉건사회에 속해 있으되, ‘발칙하게도’ 그 너머 세계까지 사유했던 셈이다. ‘나는 골목길 부처다’(박희병 지음, 돌베개 펴냄)는 이언진에 대한 평전이다. 그가 남긴 글과 그에 대한 당대 문인들의 평가 등을 통해 그의 삶과 사상을 꼼꼼하게 살핀다. 이언진은 1795년 역과(譯科)에 급제해 중국에 두번, 일본에 한번 다녀왔다. 통신사 일행으로 일본에 가 문명(文名)을 떨쳤지만, 조선 사회의 신분 차별과 부조리에 그는 좌절했다. 병약했던 그는 일본을 다녀온 뒤 급격히 상태가 악화돼 27세에 요절하고 만다. 중인이란 신분이 그의 외면을 보여줬다면, 책의 제목은 그의 내면 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는 스스로를 ‘호동’(衚衕)이라 불렀다. ‘골목길’이란 뜻이다. 큰 길, 혹은 주류에서 벗어나 있던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조 섞인 표현일 터다. 그러면 부처란 뭔가.  “과거의 부처는 나 앞의 나  미래의 부처는 나 뒤의 나.  부처 하나 바로 지금 여기 있으니  호동 이씨가 바로 그.” 이언진이 남긴 시집 ‘호동거실’의 158번째 시다. 얼핏 교만의 극치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주체성에 대한 확신’이라 평가한다. “자신의 주체성에 대한 확신은 곧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각성에서 비롯되는데, 스스로를 ‘호동의 부처’라고 선언한 이 시만큼 조선시대 새로운 주체의 탄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도 없다.”는 것. 저자는 이를 ‘저항적 주체’라 부른다. 당시 사회를 지배했던 사대부들의 ‘지배적 주체’의 대척점에 선 개념이다. 저자는 이 같은 이언진의 저항 정신이 25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당시의 체제에 대한 이언진의 담대한 부정의 자세와 그가 보여준 새로운 진리구성의 태도는 후기 근대사회의 온갖 모순과 문제 속에 살고 있는 오늘의 우리로 하여금 현존하는 사회 체제와 삶의 방식을 넘어 어떤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지 근본적 물음을 하게 만든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새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연민·희망 녹아든 따뜻함

    새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연민·희망 녹아든 따뜻함

    시(詩)는 여물대로 여물었다. 활활 타오르는 듯한 뜨거움은 없다. 먼발치에서 건너다보는 쌀쌀함은 더더욱 없다. 스러져가는 생명에 대한 연민, 또 다른 새 생명을 꿈꾸는 희망이 녹아들어 있다. 그것은 따뜻함이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등단한 지 벌써 25년에 쉰을 앞두고 있는, 중견으로 접어든 시인이기에 자연스러운 변화로 여겨질 법도 하다. 하지만 그저 시간에 의해 뜨거움이 식어서 만들어진 따뜻함과는 다르다. 그런 식의 따뜻함은 필연적으로 차갑게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시인 오봉옥(49)은 따뜻함의 근원, 즉 화원(火源) 자체가 다르다. 과거에 지폈던 불이 분노와 열정으로 산을 불태웠다면, 지금 그가 품고 있는 불은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가없는 온정이 배어나게 만든다. 꼬물거리며 기어가는 달팽이에게 자신을 실어 ‘이슬 한 방울도 누군가의 눈물인 것 같아 쉬이 핥지 못’(‘달팽이가 사는 법’)하는 감성이 튀어나온 배경이다. 그가 꼬박 13년 만에 새 시집 ‘노랑’(천년의시작 펴냄)을 내놓았다. 네 번째 시집이다. 직전 시집 ‘나 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역시 두 번째 시집 이후 8년 만에 나왔으니 시집 출간 주기가 참 길다. 1990년 서사시집 ‘붉은 산 검은 피’로 필화사건을 겪었던 것도 과작(寡作)에 한몫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그를 만났다. 넉넉한 웃음이 여전하다. 오 시인은 “매번 시집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무거우면서도 편안할 수 있는 시편들, 현실에 기반하면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시편들을 노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인이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 시는 놀랍게도 죽음의 이미지를 곳곳에서 불러 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냉소 혹은 염세와는 거리가 먼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이다. ‘바람불어 좋은 날/이 세상 하직하기 딱 좋은 날/흰 철쭉 붉은 철쭉 서로 먼저 떨어져/ 나란히 나란히 누워 있다/…/이렇게 환한 떼죽음이 있다니/’(‘산화’)라거나 ‘두어 달 춘풍에 흔들리다보면/여체인 듯 부드러운 땅살도/ 봄자궁을 연다/그때부터 꽃잎들 나풀나풀 떨어진다/…/저렇게 한번 죽어보고 싶은 봄이다’(‘늦봄’)와 같은 심상이다. 서로 맞물려 순환하기에 죽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생명이다. 그렇기에 ‘미루나무와 구름’, ‘이런 죽음’, ‘늦봄’ 등 여러 시편에 걸쳐 생명의 몸짓을 드러내는 육감적인 시어가 빈번히 등장한다. 죽음 속에 내재된 생명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색채의 변모다. 시인은 변혁의 시대를 대변하는 붉음과 검음이 아닌, 생명의 시대를 상징하는 노랗고 파란 색깔을 불러낸다. 표제작 ‘노랑’은 얘기한다. ‘노랑이 저를 죽여 초록 세상을 만든 것’이라고. 또한 시인은 ‘…애늙은이가 된 나는 어서 빨리 붉어져야 했으므로 초록을 버렸다. 그러나 초록이 없는 세상은 불바다뿐이었다./죽어서도 다시 찾은 건 초록이었다.… 여기서 난 또 한 生을 시작해야 한다.’(‘초록’)라고 다짐하듯 읊조린다.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고발(KBS1 오후 10시) 지난 10월 15일 방영된 ‘충격! 초저가 해외여행의 실체’ 편에서 살아 있는 곰의 쓸개즙을 채취해 판매하는 모습이 나와 소비자들이 분노했다. 2개월 만에 다시 찾은 베트남 곰 농장에는 여전히 여행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지 여행사들의 불법 행위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망릴레이 일자리 119(KBS2 오전 11시 20분) 지난 40여년 동안 정유 및 석유화학 단지와 고속철도, 고속도로 등 사회 기반시설의 건설 사업을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등 다수의 플랜트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공한 기업, 신한. 새롭게 발전해 나가는 신한에서 해외 사업 분야의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몽땅 내사랑(MBC 오후 7시 45분) 옥엽과 함께 순대볶음을 먹게 된 김 원장은 순대볶음이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먹고, 옥엽은 돈을 안 내고 도망가 버린다. 급히 음식을 먹어 배탈이 난 김 원장은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학원 선생님들한테 전화를 하지만 모두 받지 않는다. 우연이 이 사실을 알게 된 미선은 김 원장을 간호하게 된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오후 8시 50분) 사냥총으로 무장한 엽사들도 긴장하게 하는 멧돼지가 점령한 충청북도 깊은 산속.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도 한 시간을 걸어가야 나온다는 오지마을에는 25살에 시집와 47년째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가 있다. 이웃들이 모두 떠나고 남편마저 세상을 떠난 후에도 할머니는 왜 두메산골을 떠나지 않고 홀로 살고 계실까. ●최고의 교사(EBS 오후 8시) 심승현 선생님은 수업을 마치고 나면 그날 수업한 내용을 정리해서 곧바로 특수교사들과 공유한다. 선생님이 수업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바로 실험 재료 준비와 사전 실습인데, 이 단계에서 동료 선생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과학을 매개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수업을 하는 한국경진학교의 심승현 선생님을 만나본다. ●명불허전(OBS 오후 10시 5분) 데뷔 50주년,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배우 신성일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생 이야기와 언론에 밝혀지지 않았던 결혼 과정의 숨은 이야기를 공개한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거론된 적이 없었던 어머니의 결혼 반대 사연과 원조 과속 스캔들의 비화를 고백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MOU 교환했으니 자금출처 소명 당연”

    “MOU 교환했으니 자금출처 소명 당연”

    현대건설 매각 관련 채권단 협의회를 주도하고 있는 김효상 외환은행 여신관리본부장은 지난달 29일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 교환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시집도 안 온 규수를 며느리처럼 대할 수 있나. 시집 온 다음에야 나무라고 참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OU를 교환했기 때문에 대출계약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어 “의혹을 받고 있는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대출금 등에 대해 현대그룹이 성실히 소명해야 하는 것도 MOU에 이같은 문구를 집어넣었기 때문”이라면서 “MOU 교환 당시 불만을 표시했던 정책금융공사와 우리은행도 지금은 모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이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가 대주주 론스타에 이익 배당금을 두둑히 챙겨주기 위해서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얼토당토않다.”고 잘라 말했다. 외환은행이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주주 80%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최종 매각이 가능하다.”면서 “주간은행으로서 절차에 따라 충실히 딜(거래)에 임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오는 14일까지 의혹 자금에 대해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할 경우에 대해서는 “예단할 수는 없지만 현대그룹이 부실한 자료를 제출할 경우 MOU 즉각 해지 등을 우선적으로 논의한 뒤 후속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연말공연 입맛대로 골라 볼까

    연말공연 입맛대로 골라 볼까

    연말을 맞아 공연의 중심지로 꼽히는 서울 대학로, 광화문, 남산에서 특색 있는 공연이 마련됐다. 단순한 연말맞이 할인 공연 수준을 넘어 나름대로의 목표층을 설정해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 10일부터 10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등에서는 코미디 작품들이 줄줄이 올라간다. 한국공연예술센터가 기획한 ‘대학로코미디페스티벌’이다. 슬로건도 아예 ‘극장이 웃다’로 정했다. 비극적이고 웅혼한 작품도 좋지만, 그냥 지나는 길에 한번 들러 즐겁게 볼 수 있는 소극을 통해 연극의 대중성을 넓혀보자는 취지다. 그런 만큼 코미디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골랐다. 첫 무대는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는 극단 실험극장의 ‘휘가로의 결혼’(12월 10~26일)이 장식한다.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이미 선보여 호평을 받은 극단 수레무대의 ‘스카펭의 간계’(12월 21~26일), 셰익스피어 작품을 조선시대 배경으로 옮겨 한국연출가협회가 선보이는 ‘사랑의 헛수고’(12월 29일~2011년 1월 6일), ‘한국 희극의 독보적 존재’ 이근삼의 출세작을 가져온 민중극단의 ‘국물 있사옵니다’(12월 30일~ 2011년 1월 9일)가 그 뒤를 잇는다. 한국 전통 가면극의 현대적 변용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연희단거리패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2011년 1월 9~16일), 공연제작센터의 ‘유쾌한 유령’(1월 14~23일), 극단 골목길의 ‘처음처럼’(1월 27~2월 6일) 등도 기대할 만하다. ‘휘가로의 결혼’(2만~7만원)을 빼고는 각 1만 5000~2만원. (02)3668-0051. ●세종벨트 통합패키지 20% 할인 세종벨트, 그러니까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서울 광화문에 포진하고 있는 15개 공연장, 5개 박물관, 5개 미술관 등을 한데 묶은 ‘세종벨트 통합패키지 문화상품’이 나왔다. 광화문 인근뿐 아니라 종로 구역 안에 위치한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은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20% 이상 할인해준다. 작품도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외국인 손님에게 권할 수 있는 ‘한국의 문화’,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는 ‘스트레스 아웃’, 연인들을 위한 ‘러브 앤드 하트’는 물론, 가족 단위 모임과 어린이·직장인 모임 등을 위한 40개 패키지 상품이 갖춰져 있다. 본인이 직접 즐길 수도 있고, 송년 모임이나 선물용으로도 쓸 수 있다.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안에 설치된 ‘세종벨트 통합 티켓팅&인포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관련 정보 확인과 예약도 가능하다. 당일 공연 잔여 좌석을 50% 싸게 공급하는 ‘러쉬 티켓’도 노려볼 만하다. 센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다. 세종벨트 홈페이지(www.sejongbelt.com)나 인터파크(www.interpark.com)를 이용해도 된다. ●22일까지 수험생 위한 특별공연 남산에 위치한 국립극장은 7일부터 22일까지 ‘수험생을 위한 특별 공연’을 KB국민은행 청소년하늘극장에 올린다. 국악음악회와 연극을 합친 형태다. 수험생을 위한 프로그램인 만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연이 꾸려진다. 가급적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으로 골라 책에서만 보던 내용이 실제 무대에 올려지면 어떻게 되는지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중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1부 ‘우리 민요’에서는 도라지타령, 방아타령, 쑥대머리 등 익숙하지만 정작 잘 알지 못하는 곡들이 연주된다. 2부에서는 국악관현악이 받쳐주는 연극 ‘시집가는 날’이 준비됐다. 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수준을 약간 높였다. 1부 국악음악회 ‘환상’은 주목받는 젊은 작곡가 홍정의와 재일교포 작곡가 양방언의 창작 음악을 선보인다. 중간 중간 곡이나 악기에 대한 설명, 전통적 작곡법과 현대적 편곡 등에 대해 이해를 넓히는 시간을 갖는다. 2부에서는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 봄’을 연극으로 무대에 올린다. 청소년 단체 관람객을 위해서는 교가를 국악으로 연주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02)2280-4114~6.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충남의 한 작은 마을에 소문난 잉꼬부부 박종팔·이봉순씨가 산다. 열아홉 살 어린 나이에 가난한 집 종손 종팔 씨에게 시집 와 갖은 고생 마다 않던 봉순씨가 5년 전 부터 알츠하이머에 걸리기 시작했다. 종팔씨는 평생 고생만 하던 아내가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사실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데…. ●매리는 외박중(KBS2 오후 9시 55분) 정석과 대한은 무결과 매리의 가짜 결혼이 밝혀진 이후 정인과의 결혼을 서두른다. 매리는 정인의 어린 시절 상처를 듣게 되고, 과거로 인해 괴로워하지 말라며 정인을 다독인다. 한편 매리의 생일 그리고 정인의 약혼식이 있는 날, 생일축하 문자메시지 중 무결의 것을 확인한 매리는 그를 만나러 간다. ●몽땅 내사랑(MBC 오후 7시 45분) 김 원장은 미선과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식사 후 다시 보니 미선이 영 아니었다며, 앞으로 연락하고 싶지 않다고 태수와 김 집사에게 아이디어를 내라 말한다. 미선은 식사 후 김 원장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학원으로 찾아가기까지 하지만 김원장은 미선을 피하기만 한다. ●괜찮아, 아빠 딸(SBS 오후 8시 50분) 진구에 의해 만인병원으로 옮겨진 기환은 닥터 홍의 집도하에 수술을 받는다. 진구는 애령으로부터 기환의 사정을 전해 듣고도 결혼을 추진한다. 한편 욱기로부터 혁기의 판단 전에 자신의 부모와 돈 얘기를 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들은 채령의 가족은 합의를 주저하지만, 종석 부모는 계속 합의를 부추긴다. ●다큐 인생2막(EBS 오후 10시 40분)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신문기사가 농부들에게 농약을 공급하던 농약사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나이 마흔에 모든 것을 접고 시골로 내려가 친환경 전통방식으로 장을 만들면서 살고 있는 조영식씨 부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외치며 농촌과 사랑에 빠지게 된 된장부부의 인생을 만나본다. ●경찰 25시(OBS 오후 11시 5분) 한 의류매장에서 도난수표 신고가 접수됐다. 형사들은 피해자를 만났고, 피해자가 실수로 분실한 것이 아닌, 누군가 의도적으로 훔쳐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또 다른 절도사건이 접수되고 동시에 두 가지 절도사건을 맡게 된 형사들. 과연 용의자를 모두 검거해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 [서울신문 社告]문학청년의 꿈 왜 서울신문인가

    [서울신문 社告]문학청년의 꿈 왜 서울신문인가

    저는 희곡을 쓰고, 번역을 하고, 시를 씁니다. 외람되게도 ‘제2의 기형도’라고 부르는 이도 있습니다. 제 이름은 김경주입니다. 올해 서른넷이지요.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습니다. 당선되기 몇 해 전 서울신문을 배달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고 곡절도 있었습니다. 서울신문과 저의 첫 인연이었죠. 서울신문에 제 이름을 올려보고 싶어졌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매년 1월 1일자에 당선자를 공고하는 신춘문예였습니다. 대부분의 일간지 신춘문예 심사위원은 변화가 거의 없는 것과 달리 서울신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고이지 않은 그 역동성이 좋아 ‘반드시 서울신문 신춘문예여야 한다.’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단 두번 만에 당선됐습니다. 당선 통보 전화를 받던 그날의 가슴 벅참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심사위원들은 저의 ‘파격적인 시어와 자유로운 사고’를 높게 평가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첫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를 시작으로 ‘기담’, ‘시차의 눈을 달랜다’ 등 시집이 잇따라 독자들과 대면할 수 있었지요. 문학을 하며 흔히 빠지곤 하는 오류이기도 합니다만, 신춘문예는 문학을 하는 자격증이 아닙니다. 신춘문예가 있어서 문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하기에 신춘문예에 다가서는 것입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도전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2011 서울신문 신춘문예 원고 접수 마감은 10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www.seoul.co.kr)를 참조하거나 QR(Quick Response) 코드에 스마트폰을 대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담백한 시어·간결한 운율로 풀어가

    담백한 시어·간결한 운율로 풀어가

    평론가와 작가는 문학의 이름 아래 공존의 관계다. 하지만 그 관계의 본질은 끝없이 갈등하고 대결하는 것이 숙명이다. 설령 번듯한 시인 하나 발굴해 내지 못하거나 주례사 같은 글만 쏟아내는 평론가일지라도 가슴 속 한 구석에 자괴감과 함께 잘 벼린 칼 하나 품고 있음은 물론이다. 마찬가지로 작가 역시 자신의 작품에 대해 평론가가 던진 한 구절의 평가에 씩씩대며 온갖 저주를 퍼부으면서도 찬사 일색의 평론 앞에서 감격스러움을 잊지 않는다. 1994년 제1회 창작과비평 신인평론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평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문학평론가 방민호(45)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자신의 첫 시집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실천문학 펴냄)를 내놓았다. 2001년 4월 ‘현대시’를 통해 시단에 나왔으니 꼬박 10년 동안 문학평론가면서 시인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그 시간 동안 변변한 시집 하나 없었으니 ‘그저 딜레탕트 아닌가’라는 의심을 지워내기 어려웠으리라. 평론가가 쓴 시어는 의외로 담백하다. 운율 또한 간결하게 풀어낸다. 첫 작품 ‘행복’을 비롯해 ‘그때’, ‘장난감 낙타’, ‘옥탑방’ 등 대부분의 시편에는 젊은 날의 소박한 사랑과 욕망 등이 표현됐다. 심지어 물론 ‘나는 베냐민을 닮은 사내/……/단 하룻날 행복 위해/ 긴 불행 즐긴다’(‘나의 베냐민’)처럼 대량의 모르핀을 먹고 자살한 독일의 문학평론가 발터 베냐민을 불러내거나 ‘볼트가 되어 수직으로 떨어지는 노동자들 눈물 두 손으로 고이 받아 간직’(‘나의 스피노자’)하겠다며 비장함과 결연함도 감추지 않는다. 그러나 시를 읽는 독자에게 불편함을 주지는 않는다. ‘몸이 지독하게 아픈 날은 즐겁다’(‘낭비는 나의 인생’)며 결연함마저 편안하게 풀어 주는 덕분이다. 65편에 이르는 시편들의 균질감에 편차가 보이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서 그의 두 번째 시집이 기대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책꽂이]

    ●친구가 죽어서 기뻤다(김웅 지음, 나남 펴냄) 현직 방송기자인 저자가 기자 특유의 철저한 핍진성 위에 판타지적인 영역까지 접목시킨 장편소설을 내놓았다. 제목이 사뭇 도발적이다. 내용도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일기 형식으로 풀어간 자전소설이다. 1만 2000원. ●씩씩한 아기 토끼-이제 밤이 무섭지 않아!(에밀리 호킨스 지음, 존 버틀러 그림, 노은정 옮김, 아이즐 펴냄) 어두운 밤을 지나치게 무서워하는 아이, 혹은 밤에 잠을 안 자고 놀려고만 하는 아이 모두에게 읽히면 좋은 책이다. 호기심 많은 아기토끼 버니가 캄캄한 밤이 좋은 이유를 발견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책장을 넘기면 그림이 스르륵 바뀐다. 1만 6000원. ●환속하는 물레새(이전안 지음, 신아출판사 펴냄) 예순 나이에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시조시인으로 등단하더니 71살이 된 올해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가가 내놓은 두 번째 시조시집이다. 연륜이 묻어나는, 정갈하면서도 토속적인 시어들이 시편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9000원. ●오른손 왼손(맥스 루케이도 지음, 개비 핸슨 그림, 권기대 옮김, 베가북스 펴냄) 모든 생활에서 한시도 쉴 틈 없이 사용하는 손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두손의 구체적인 사용이 주는 행복감은 나를 위한 일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돕고 배려하는 데 있다는 가르침을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생각하게 한다. 따뜻하고 편안한 수채화풍의 그림이 어우러져 있다. 1만원.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⑩ 논산 갈산리 쌍군송 마을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⑩ 논산 갈산리 쌍군송 마을

    나무가 견뎌내기에는 늦가을의 바람이 지나치게 매웠던 것이 분명하다. 단풍에도, 낙엽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거늘, 그 지당한 자연의 순서가 이 가을에 바뀌었다. 큰 나무들이 유난히 그렇다. 겨울 오기 전에 나무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줄기 속에 담아두었던 물을 덜어내야 한다. 생명의 물이건만 자칫 몸 안에서 얼어붙으면 하릴없이 동해(凍害)를 입을 수 있어서다. 단풍은 나무가 수분을 덜어냈다는 증거다. 낙엽은 그 다음에 따라와야 맞다. 그런데 간간이 불어온 매운 바람은 나무들을 놀라게 했다. 수천의 가을을 겪었건만, 이 가을 바람에 든 추위가 뜻밖이었던 나무들은 채 단풍도 들지 않은 초록의 나뭇잎들을 서둘러 땅 위에 내려놓았다. 충남 논산시 광석면. 앞들에서는 쌀이 많이 나오고, 뒷산에서는 칡이 많이 자란다 해서 갈미(葛米) 마을이라고 부르던 갈산(葛山)리. 한눈에도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 마을에서 사람살이를 지켜주며 정확히 355년을 살아온 나무가 있다. 독야청청 늘 푸른 소나무다. 쌍군송(雙君松)이라는 이름의 갈산리 소나무는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나무다. 대개의 경우, 300년쯤을 넘게 산 나무의 나이는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나무는 낡은 세포 조직을 덜어내고, 해마다 새로운 세포를 키워낸다. 오래된 세포는 나무 줄기 안쪽에서 서서히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오래된 생명의 흔적은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갈산리 쌍군송은 정확히 355살, 틀려봐야 고작 두세살쯤의 오차가 있을 뿐이다. 누가 언제 심은 나무인지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나무가 이곳에 처음 자리 잡은 건 1655년이다. 당시 이 마을에는 권육(1587~1654)이라는 선비가 살았다. 병자호란 때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호위하기 위해 청나라에 따라 들어갔던 그는 중국의 앞선 문물과 과학서를 접했고, 고국에 돌아와서는 이를 바탕으로 요긴한 생활품과 병기를 만들어냈다. 나중에 예조판서까지 지냈던 그가 67세에 세상을 떠나자, 효종은 손수 소나무 두 그루를 골라, 그의 묘 앞에 심도록 했다. 그것이 1655년의 일이다. ●효종, 신하 권육 죽자 손수 보내 마을 사람들은 임금이 내린 한쌍의 소나무가 황송했고, 임금의 뜻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임금 군(君)자를 내세워 쌍군송이라 불렀다. 그 소나무가 여태껏 푸르게 살아 있는 것이다. 처음에 튼실한 묘목을 심었을 테니, 당시 대략 3년쯤 된 묘목이었을 것이다. 나무의 나이를 360살쯤으로 추정하는 근거다. 소나무라 했지만, 정확히는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송(海松), 우리말로는 곰솔이다. 최근 몇 해 동안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던 아름다운 곰솔들이 벼락을 맞거나 도시화의 피해로 잇달아 쓰러져 죽었다. 전주 삼천동 곰솔을 비롯해, 서천 신송리 곰솔, 익산 신작리 곰솔이 모두 생명을 잃었다. 오래된 곰솔을 보는 마음이 유난히 각별해지는 이유다. 더구나 임금이 손수 보낸 나무라니 더욱 각별하다. 쌍군송은 1982년 충청남도에서 지방기념물 제27호로 지정한 두 그루의 곰솔이다. 그중 한 그루는 16m의 키에 둘레가 3m 가까이 되고, 자람이 조금 늦은 다른 한 그루는 12m의 키에 둘레가 2m가 넘는다. 같은 시기에 심은 나무지만, 바람과 햇살에 따라 자람에 차이가 생겼다. 마을 안쪽 동산에 10여m의 거리를 두고 서 있는 한쌍의 곰솔은 제가끔 마을의 살림살이를 보살피듯 허리를 마을 쪽으로 살짝 굽혔다. 살아온 연륜에 비하면 규모가 큰 나무라 할 수야 없지만, 오랫동안 마을의 자존심으로 지켜온 만큼 여느 큰 나무 못지않은 도도한 기품을 갖췄다. 쌍군송은 지난 36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마을의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다. 나무 곁으로는 나무가 넉넉히 자랄 수 있는 생육 공간을 두고, 둘레에 울타리를 쳐서 엔간한 사람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울타리 한쪽에 여닫이문이 있지만, 커다란 자물쇠가 입을 앙다물고 나무를 지키고 있다. ●도도한 기품으로 사람살이 지키다 “나무 보러 왔어? 이게 임금님 나무야. 임금님!” 옛 선비와 그를 추모한 임금의 배려를 떠올리며 넋을 놓고 있는데, 지팡이에 의지해 더듬더듬 다가오던 노파가 말을 걸어온다. 쌍군송 바로 앞 집으로 시집 와 60년 넘게 살았다는 노파다. ‘나무 앞에서 마을의 특별한 행사는 지내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노파는 들은 체하지 않고 제 이야기만 풀어 놓는다. 귀가 어두운 탓도 있겠지만, 60년 동안 보아온 나무의 사연이 많은 탓이 더 클 것이다. “얼마 전,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큰 나뭇가지 하나가 부러졌어. 그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좋았지. 좋았고 말고. 그때까지만 해도 저 뒤에 있는 집에 살던 사람이 나무를 보살폈는데, 지금은 떠났어. 이제는 시(市)에서 나무를 봐 주지.” ‘어디 가실 참이냐’고 어두운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묻자, 머리가 아프고 허리도 뻑뻑해서 병원에 가는 길이라 한다. 동구 밖으로 향하던 노파가 갑자기 나무 곁에 다가가려면 울타리 뒤로 돌아가야 한다며 나그네의 손을 잡아끌었다. 혼자 가도 된다고 만류했지만, 노파는 굳이 ‘내가 보여줘야 한다.’며 울타리 뒤편으로 접어드는 모퉁이로 나그네를 이끌었다. 어떻게든 나무를 잘 보여주려는 마음이 주름투성이의 깡마른 손아귀에 한가득 담겼다. 나무 줄기 바로 앞에까지 다가선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노파는 동구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갈산리 쌍군송은 그렇게 사람과 나무가 서로 보살피고 자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하기야 사람살이를 지켜주는 나무가 어디 갈산리 쌍군송뿐이겠는가. 나무 없이 세상의 어떤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있으랴. 글 사진 논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남 논산시 광석면 갈산리 산 26-22. 천안 논산 간 민자고속국도의 서논산나들목으로 나가서 셋으로 나뉜 갈림길의 가운데 길로 들어서야 갈산리로 들어갈 수 있다. 입체교차로를 한 바퀴 돈 뒤, 곧바로 오른쪽으로 난 마을 길로 들어선다. 100m쯤 가서 좌회전하면 700m쯤 앞에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 보인다. 쌍군송은 마을 뒤편에 있어서, 마을 밖에서는 안 보인다. 골목 길 300m쯤 안쪽에 마을회관이 나오고 그 앞에 쌍군송이 있다.
  • 구청들, 짝짓기에 빠지다

    행정에서 힘을 빼니 톡톡 튀는 정책이 나온다.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미팅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별까지는 직접 못 따줘도 하늘이라도 보여주겠다는 심산이다. 행정에 대한 딱딱한 이미지까지 바꿀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서초구이다. 오는 5일에는 지역의 미혼 직장인 50명이 참여하는 미팅 프로그램 ‘제1회 너는 내 운명’을 개최한다. 구가 이렇듯 만남의 기회만 제공하는 데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자원봉사와 미팅을 접목한 ‘봉사팅’은 물론 아예 구청 한쪽에 결혼중매 상담코너까지 운영하고 있다. 참가자를 20∼30대 미혼 직장인으로 제한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싱글벙글 볼런투어’는 지난해 4월과 올해 4·9월 등 모두 세 차례 열렸다. 오는 18일에는 1~3회 참가자 중 배우자감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 한번의 기회를 더 주는 ‘패자부활전’ 개념의 행사도 열린다. 지난해 구청 OK민원센터에 마련된 상담코너는 회원 가입 대상을 주민과 지역 소재 직장인으로 제한하고 있음에도 가입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상담코너를 통해 인연을 맺은 ‘1호 부부’가 탄생하기도 했다. 강남구는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주관하는 미팅 행사의 원조에 해당한다. 2008년부터 ‘너만을 위한 프러포즈’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지난 20일 역삼동 오리옥스홀에서 네번째 행사가 열렸다. 27~39세 미혼 남녀 60명이 참여해 7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제3회 행사에서 배우자를 만나 결혼한 배모씨가 참석해 성공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송파구도 지난 17일 올림픽파크텔에서 ‘내 손을 잡아줘’ 행사를 처음 열었다. 미혼 남녀 100명 중 17쌍이 연결돼 ‘그들만의 행사’를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구 관계자는 “가장 먼저 결혼하는 커플에게는 해외호텔 숙박권과 유모차 교환권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매년 정례적으로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지난 10월 15일 전문건설회관에서 ‘제1회 행복한 인연 찾기’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지역에 위치한 28개 기업에 다니는 미혼 직장인 80명이 참여했다. 이 중 ‘사랑의 작대기’ 등를 통해 모두 14쌍이 커플로 맺어졌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내년에는 보다 체계적인 ‘장가·시집 보내기’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강북구와 동대문구는 ‘내부자 거래’를 시도한 경우이다. 지난 10월 4일 경동플라자 웨딩홀에서 소속 미혼 직원들을 위한 ‘싱글&싱글 만남’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친분이 두터운 박겸수 강북구청장과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의기투합해 성사된 것으로, 각 구청 직원 30명씩 모두 60명이 나서 5쌍의 커플이 나왔다. 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확인한 동대문구는 민간기업에도 추파(?)를 던졌다. 구청과 대상㈜에 근무하는 미혼 직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이달 안으로 만남을 주선할 계획이다. 강동삼·장세훈·김지훈기자 shjang@seoul.co.kr
  • 십시일반 책 1600권 브라질로

    십시일반 책 1600권 브라질로

    “브라질 상파울루에 한국서점이 두곳 있었는데 문을 닫았대요. 교민 5만여명이 한글로 된 책을 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책을 모으게 됐어요.” 이상희(44) 광진구 자양4동 새마을문고 회장이 30일 브라질 교민들에게 도서 1600여권을 보내는 사업을 펼치며 이같이 말했다. 자양4동 주민센터와 새마을문고는 해외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초 라오스에 사랑의 의류 200상자를 기증한 데 이어 올해에는 브라질에 책을 선물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민센터에 따르면 상파울루 사랑의 교회(담임목사 김영수)가 교민들을 위해 도서관을 만들었는데 책값이 비싸 도서구입에 고충을 겪고 있다는 연락이 와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십시일반 책을 모으기 시작했다. 특히 상파울루에는 유소년 축구 유학생 50여명이 살고 있어 역사서를 비롯해 시집, 수필, 소설 등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아동·청소년 도서를 중심으로 기증받았다. 박우상 자양4동장은 “처음엔 1000권 정도를 예상했는데 통장을 비롯해 어린이집과 학교 등지에서 행사의 취지를 알고 흔쾌히 많은 책들을 기증해 줬다.”면서 “교민들에게 한글로 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반응을 봐가며 중남미 등 다른 곳에도 도서보내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성탄절 책 선물은 2일 배편으로 부칠 예정이다. 배송비는 교민들이 부담한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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