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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명나라 황제도 반한 밴댕이

    [김준의 바다 맛 기행] 명나라 황제도 반한 밴댕이

    좀 늦었다고? 봄철이 제철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봄철에 많이 잡히지만 식탐을 해결하기에는 지금이 좋다. 여름 보양식이 점령하기 전의 ‘틈새식탐’이다. 밴댕이는 성질이 급하다. 팔딱팔딱 뛰는 놈을 상에 올리는 일은 뱃전에서나 가능하다. 갈무리해 보관된 밴댕이가 대세인 이유다. 초복이 오기 전에 우선 밴댕이로 속을 달래 보자. 밴댕이는 인간에게 유감이 많다. 활회, 젓갈, 찌개, 국물 등 온갖 요리에 다 사용해 놓고는 기껏 한다는 소리가 ‘밴댕이 소갈머리’, ‘밴댕이 콧구멍’ 같은 말이다.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것을 하필이면 자신에게 비유한단 말인가. 한데 밴댕이가 양반들이 즐겨 찾았다는 민어, 패류의 제왕 전복, 썩어도 준치 등의 생선과 어깨를 견주며 명나라 황제에게 줄 선물 목록에 오른 사실을 사람들은 알까. 세종 11년(1429)년 때 일이다. 건어물만이 아니다. 굴젓, 곤쟁이젓, 생합젓과 함께 ‘밴댕이젓’이 올랐다. ‘황제의 밥상’에 오른 몸이다. 그러니 수라상‘쯤’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밴댕이를 임금께 올리기 위해 경기 안산엔 소어소(蘇魚所)까지 설치됐다. 소어는 밴댕이를 말한다. 안산 앞 남양만에서 잡힌 밴댕이가 시화호 간척으로 사라진 별망성 인근 사리포구를 거쳐 한양으로 들어갔다. 동빙고와 서빙고에서 얼음을 꺼내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말이다. 정조 때 ‘일성록’(日省錄)에 기록돼 있다. 주로 젓갈로 수라상에 올랐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함경도와 강원도를 제외하고는 소어가 산출된다’고 했다. 서해와 남해에서 많이 잡혔던 것이다.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1776)에는 ‘국과 구이가 모두 맛이 있다. 회를 만들면 맛이 웅어보다 낫다. 단오 후에 젓갈을 담가 겨울 동안 초를 가하여 먹으면 좋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고려시대에도 밴댕이 젓갈을 많이 먹었다.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발굴한 난파선의 항아리에서도 밴댕이 젓갈의 흔적이 확인됐다. 조선 중기의 문신 이응희(1579~1651)는 ‘옥담시집’(玉潭詩集)에서 이렇게 밴댕이를 노래했다. 그의 고향은 군포였다. 화성, 시흥, 안산과 함께 밴댕이가 많이 잡히는 남양만의 어촌이었다. “계절이 단오절에 이르니/어선이 바닷가에 가득하다/밴댕이 어시장에 잔뜩 나니/은빛 모습 마을을 뒤덮었다/상추쌈에 먹으면 맛이 으뜸이고/보리밥에 먹어도 맛이 달다/시골 농가에 이것이 없으면/생선 맛 아는 사람 몇이나 될까” 지금도 밴댕이는 단오절에 많이 잡히고 가장 맛이 있다. 오월이나 유월에 먹어야 제맛이다. 그래서 오사리 밴댕이라 했다. 밴댕이 무침을 보리밥에 넣어 비빈 다음 상추에 싸 먹으면 그만이다. 이응희는 그 맛을 알았던 것이다. 충무공도 ‘난중일기’(1592년 5월 21일)에 고향 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어머니 안부를 몰라 답답하다. 전복과 밴댕이젓, 어란 몇 점을 어머니께 보냈다”고 적었다. 밴댕이와 비슷하게 생긴 생선이 멸치과에 속하는 반지다. 청어과인 밴댕이와 너무 비슷하다. 모양새나 색깔로는 구분할 수 없다. 다만 반지는 위턱이 길고 밴댕이는 아래턱이 길다. 인천의 소래나 강화에서 봄에서 여름까지 즐겨 먹는 밴댕이가 반지인 경우가 많다. 이름도 헷갈리게 많다. 강화도에서는 풀반지, 풀반댕이, 반지 등을 모두 ‘밴댕이’라고 한다. 전라도에서는 밴댕이를 송어, 송애, 납데기라 부르고, 통영이나 거제 등 경상도에서는 ‘띠포리’라고 한다. 사전에는 ‘밴댕이’와 ‘반지’가 구분돼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혼용되고 있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어떻게 먹을까 성질 급한 놈 상하기 쉬워 젓갈이 제격… 속도 없는 놈 통째로 김치 담그면 담백 밴댕이 요리 가운데 대세는 회다. 밴댕이 한 마리에서 나오는 회는 딱 두 점이다. 등뼈를 중심으로 좌측 한 점, 우측 한 점. 두 점을 함께 올려 깻잎에 싸 먹는다. 그냥 먹을 때는 한 점을 된장에 찍어 먹어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다. 강화도에는 밴댕이 마을이 조성돼 있다. 어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도 있다. 아예 회, 무침, 탕, 튀김 등 코스 요리를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제철에 잡은 밴댕이를 냉동 보관했다가 사철 요리로 내놓는 곳도 있다. 인천 연안부두 근처에는 밴댕이 요리 식당들이 모여 있다. 선어로 인기가 좋은 밴댕이, 병어, 준치를 섞어서 한 접시 내놓는다. 밴댕이는 성질이 급해 잡히면 바로 죽고 쉽게 상한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염장을 했다. 전라도에서는 밴댕이젓을 송애젓, 소어젓이라고 한다. 밴댕이 젓갈은 숙성되면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변한다. 곡류 중심으로 섭취하는 우리 식습관의 영양 균형에 잘 어울린다. 식은 밥이든 막 뜸을 들인 밥이든 상추쌈에 밴댕이 젓갈을 걸쳐 먹어 보지 않는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 모내기철이 제철인 탓에 반찬 걱정은 밴댕이 하나로 싹 가신다. 강화도에서는 가을에 수확한 강화도 특산물인 순무에 밴댕이젓을 넣어 밴댕이석박지라는 김치를 담근다. 다른 지역에서도 밴댕이 젓갈로 깍두기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경상도에서는 주로 큰 멸치와 함께 국물을 내는 데 사용했다. 속이 없으니 발라 낼 것도 없이 통째로 사용한다. 어묵 국물을 만드는 데 제격이다. 두서너 시간 달여서 육수를 만들고 난 뒤에도 제 모습을 잃지 않는다. 소갈머리 없는 생선이라지만 육수의 깊은 맛을 안다면 누구 속이 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된장국에 넣어 끓이면 좋고, 김치를 담글 때 통째로 넣으면 김치 국물이 시원 담백하다. 가을의 전어맛을 잃지 않으려면 밴댕이 맛을 보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밴댕이를 찾아 강화도나 소래포구로 떠나 보자.
  • 탕웨이 결혼, 중국 반응 “채림을 얻었지만 탕웨이 잃었다. 또 한명…” 누구?

    탕웨이 결혼, 중국 반응 “채림을 얻었지만 탕웨이 잃었다. 또 한명…” 누구?

    탕웨이 결혼, 중국 반응 “채림을 얻었지만 탕웨이 잃었다. 또 한명…” 누구? ’색, 계’로 유명한 중국 여배우 탕웨이(湯唯·35)와 한국의 김태용(45) 감독의 결혼계획 소식 발표에 대해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주요언론들은 결혼계획이 발표된 2일 이 기사를 한 줄짜리 ‘속보’ 형태로 잇따라 보도했다. 관련 기사는 만 하루가 지난 3일도 주요뉴스로 게재돼 있고 관련 후속보도로 이어지고 있다. 연예매체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중국 매체들은 탕웨이의 결혼소식을 ‘(중국의) 국민여신이 한국인 감독과 결혼한다!’, ‘한국이 또다시 중국의 물건(보물)을 빼앗아 갔다’는 등의 제목으로 전하며 중국의 탕웨이 팬들이 느끼는 ‘상실감’에 초점을 맞췄다. 한 네티즌은 “손해다. 우리는 채림을 얻었지만 탕웨이를 잃었고, 치웨이(戚薇)도 ‘절반쯤’ 잃었다. 이건 아주 큰 손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중 언론들은 최근 중국의 배우 겸 가수인 치웨이가 가수 죠앤의 친오빠이자 그룹 테이크로 활동했던 이승현과 연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탕웨이가 한국인에게 시집간다. 우리는 장쯔이(章子怡)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오직 그녀만이 외곬으로 중국남성을 사랑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언론들은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과정과 한때 제기됐던 열애설을 일축했던 상황, 두 사람의 나이 차이 등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일부 연예매체는 ‘네티즌 폭로’ 등을 인용, 탕웨이가 이미 2년 전 한국영주권을 취득했다고 보도하며 영주권을 취득하게 된 배경 등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쏟아냈다. 신화망은 “2012년에는 좋은 친구 사이라고 하더니 이제 결혼한다”면서 “한국의 영화 관계자들은 지난해 부산 영화제에서도 김 감독과 탕웨이를 자주 목격했다고 한다. 또 탕웨이가 한국 경기도 분당에 13억 토지를 매입한 것도 이들의 관계와 관련이 있었다. 김 감독도 베이징에 올해 자주 들렀다”고 보도했다. 중국매체 시나닷컴은 지난 2일 “탕웨이의 전 남자친구인 텐위와 연락했다”며 “텐위는 탕웨이의 결혼 소식에 ‘나와는 관계없는 일’ 이라고 반응했다”고 보도했다. 텐위는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배우로, 탕웨이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연인이기도 하다. 네티즌들은 “탕웨이 결혼, 중국 팬들 상실감이 정말 크겠군”, “탕웨이 결혼, 채림이 갔잖아요. 힘내세요”, “탕웨이 결혼, 두 사람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세요. 응원합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립중앙도서관 9월 29일까지 ‘중인들의 문학활동, 시사’

    국립중앙도서관 9월 29일까지 ‘중인들의 문학활동, 시사’

    국립중앙도서관은 오는 9월 29일까지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중인들의 문학활동, 시사(詩社)’전을 이어 간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후기 중인들이 꽃피웠던 모임인 시사를 비롯해 공동시집인 ‘소대풍요’(昭代風謠), ‘풍요삼선’, 대동여지도 중 ‘도성도’(都城圖) 등 중인 관련 고문헌 25종 77책이 전시된다. 양반과 평민의 중간에 위치한 계층인 중인을 통해 글씨, 한시 등 문학과 그림을 비롯한 당대의 문화를 두루 살펴본다. (02) 590-6323.
  • [대입 아빠도 힘 보태자!] 용어 익혀야 길 보인다

    [대입 아빠도 힘 보태자!] 용어 익혀야 길 보인다

    입시를 준비할 때 우스갯소리로 ‘12년 만에 아버지가 돌아왔다’고 말한다. 초·중·고등학교 동안 아이들에게 신경쓰지 않았던 아버지들이 대입에 직면한 아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맹부삼천지교’를 꿈꾸는 것을 꼬집어 하는 얘기다. 지금의 입시제도는 아버지 세대가 대입을 준비하던 때와 많이 달라졌다. 일례로 아버지 세대 때와 지금은 대학의 위상 자체가 바뀌었다. 우리나라에 대학교는 몇 개나 될까. 4년제 일반대는 총 189곳(국공립 31곳, 사립 158곳)이고, 교육대학 10곳, 산업대학 2곳(청운대, 호원대) 등이 있다.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학교는 10곳으로 경찰대, 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전통문화학교, 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있다. 전문대라 칭하는 2~3년제 대학은 138곳이 있고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대학으로는 한국농수산대학과 한국폴리텍대학 등이 있다. 매년 변하는 입시제도, 전국 400여개에 이르는 대학들…. 입시를 알아 가려고 시작하는 단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고 혼란스럽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맹부삼천지교’를 꿈꾸는 아버지들에게 입시의 첫걸음인 대입제도와 용어를 소개한다. ① 모집 시기 대입은 수시와 정시로 나뉜다. 수시 모집 원서 접수는 9월부터다. 학생부, 논술, 서류, 면접, 적성검사 등 다양한 전형 요소에 따라 수험생을 선발한다. 전형 유형은 크게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논술 위주, 특기자 전형 등으로 나뉜다. 수시는 총 6차례 지원할 수 있다. 수시모집에서 1개 대학에라도 합격하면 무조건 등록해야 하고 정시 지원이 금지된다. 정시는 수능 실시 뒤 수능, 학생부 등의 전형 요소를 통해 수험생을 선발하는 것을 말한다. ② 정시 분할모집 정시는 전형 기간에 따라 가/나/다, 3개 군으로 나눠 모집한다. 학생 한명당 군별로 1개 이상 대학씩 최대 3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하나의 군에서만 모집하는 학교도 있지만 2개 이상 군에서 분할모집하는 학교도 있다. 예를 들어 고려대와 연세대는 나군에서만, 서강대와 서울대는 가군에서만 뽑는다. 그러나 성균관대, 한양대 등은 가/나군에서 분할모집한다. 한국외대 등은 가/나/다군에서 분할모집을 한다. ③ 모집단위 수험생을 모집하는 최소 단위로, 일반적으로는 ‘학과’를 지칭한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계열 모집’(인문과학계열)으로, 일부 대학은 ‘인문학부 모집’ 등으로 수험생을 선발한다. 모집단위에 따라 정원, 지원자 수준뿐 아니라 대학 1~2학년 생활이 달라진다. ④ 추가합격, 추가모집 추가합격이란 수시모집 일부 전형과 정시모집에서 예비번호를 부여하고 결원에 따라 인원을 선발하는 제도를 말한다. 예컨대 어떤 학생이 가군과 나군에 합격한 뒤 가군 대학에 등록했다면 결원이 생긴 나군 대학에서 다음 순위 학생을 합격시킨다. 추가모집은 추가합격까지 진행했지만 최종 등록일에 결원이 생긴 일부 대학이 일정 기간 다시 한번 모집 공고를 내고 수험생을 선발하는 것을 말한다. ⑤ 단계별 전형 ‘일괄 합산 전형’의 반대말이다. 단계를 거치면서 수험생을 선발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1단계에서 학생부로 모집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와 논술을 통해 최종 선발하는 것을 말한다. ⑥ 반영 비율 반영 비율은 두 단계로 논해진다. 우선 ‘전형 요소별 반영 비율’은 수시와 정시에서 대학이 전형 요소를 반영하는 비율을 말한다. ‘학생부 100%’ ‘서류 60%+면접 40%’ ‘학생부 40%+논술 60%’ 등으로 다양하다. 보통 수시보다 정시에서 수능 반영 비중인 높은데 이를 반영 비율로 표현하면 ‘수능 100%’ ‘수능 90%+학생부 10%’ 등이 된다. 두 번째로, 수능을 반영할 때 ‘영역별 반영 비율’이 있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등 영역별 반영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인문계열에서 국어, 영어 영역을 수학, 탐구 영역보다 더 많이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계열에서는 수학, 영어 영역 성적에 가중치를 두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인문계열 중 상경계열에서 수학 영역을 많이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⑦ 실질반영비율 실질반영비율이란 전형 요소가 실제 전형 총점에 미치는 비율을 말한다. 앞서 설명한 모집 요강에 표시된 ‘반영 비율’은 표면상 비율로 실질반영비율과 다르다. 예를 들어 A대학이 ‘학생부 50%+수능 50%’로 요강을 내걸었다면 이는 반영 비율을 알린 게 된다. 이 대학이 총점을 800점으로 산정했다면 ‘학생부 400점+수능 400점’으로 평가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A대학이 학생부 최고점을 400점, 최저점을 320점으로 한다면 실제 학생부가 총점에 미치는 영향은 400점에서 320점을 뺀 80점이 된다. 이에 따라 총점(800점) 대비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은 10%(80점)가 된다. ⑧ 수능점수 활용지표 수능점수 활용지표란 수능이 끝난 뒤 받는 성적표에 표기되는 점수를 말한다.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으로 점수를 받게 된다. 학교마다 반영하는 점수가 다르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국어, 수학, 영어에서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탐구는 백분위를 자체 변환해 활용한다. 숙명여대는 백분위, 한국외대는 표준점수로 수험생을 뽑는다. 여기에서 ‘표준점수’란 영역별 난이도와 응시집단 규모 등을 고려해 상대적 서열을 나타낸 점수다. 일반적으로 시험이 어려울 때 표준점수가 높아지고 시험이 쉬워지면 표준점수가 낮아진다. ‘백분위’는 수험생이 얻은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얻은 수험생 수를 비율로 나타낸다. 수험생 원점수가 70점, 백분위가 80이라면 70점 아래 전체 학생의 80%가 있고 이 학생 성적이 상위 20%에 들었음을 알 수 있다. ‘등급’은 표준점수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9개 구간으로 나뉜다. 1등급은 상위 4%까지, 2등급은 11%까지, 3등급은 23%까지 등으로 구분된다. 많은 대학이 등급을 수시모집의 최종 당락을 결정할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한다. 우연철 진학사 책임연구원
  • ‘닥터 이방인’ 이종석, 김보미 살리기 위해 대결 포기 ‘어떤 병이길래?’

    ‘닥터 이방인’ 이종석, 김보미 살리기 위해 대결 포기 ‘어떤 병이길래?’

    ’닥터 이방인’ 이종석이 김보미를 살리기 위해 수술 대결을 포기했다. 3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 17회에서는 박훈(이종석 분)이 한승희(진세연)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김아영(김보미) 수술을 선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재준(박해진)의 수술 환자로 김치규(이재원)의 여동생 김아영이 선정됐다. 김아영은 결혼을 앞두고 수술하지 않고 나을 방법을 고민했고, 박훈은 김아영이 당장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치규는 한재준의 말을 듣고 김아영에게 수술을 고집했지만, 김아영이 수술방에 들어간 후 그의 휴대폰에서 예식장을 취소했다는 문자 메시지와 아기 옷이 찍힌 사진들을 보며 결심을 바꿨다. 김치규는 박훈의 수술 방에 들어가 “나 우리 아영이 예식장 취소하지 말라 그랬어. 한 과장님이 환자 바꿔도 된다 그랬지. 우리 아영이 시집가서 남들처럼만 살게 해주라”라며 눈물 흘렸다. 박훈은 의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던 아버지 박철(김상중)의 마지막 유언과 수술 대결에서 이겨서 반드시 한승희와 장석주(천호진) 총리 수술팀에 합류하겠다는 다짐을 떠올리며 갈등했다. 결국 박훈은 수술을 시작하려는 한재준을 저지했다. 박훈이 김아영의 수술을 맡을 경우 한재준과의 수술 대결에서 지는 상황. 박훈의 선택이 앞으로 어떤 전개를 이어갈지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사진 =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동작구 심훈 문학비 세운다

    동작구 심훈 문학비 세운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르는 까마귀같이/ 종로의 인경 머리로 드리받아 울리오리다’ 민족 독립과 계몽에 앞장섰던 심훈(1901~1936·본명 심대섭)의 문학비가 동작구 흑석동 용봉정근린공원에 우뚝 선다. 30일 구에 따르면 흑석체육센터 옆 효사정 입구에 세워질 2.7m 높이의 문학비에는 독립에 대한 열망을 담은 심훈의 시 ‘그날이 오면’이 새겨진다. 7월 중순 완성될 예정이다. 구는 공원 주변을 정비하는 한편 태양광 조명등을 설치해 주민들이 밤에도 시를 음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는 동작구 출신인 심훈의 문학비가 지역 내 역사 상징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청소년에게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역사의 산 교육장도 될 것으로 보인다. 구는 한국문인협회 동작구지부의 제안과 서울시의 지원으로 문학비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경기 과천군(현 흑석동)에서 태어난 심훈은 서른다섯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뜰 때까지 기자, 시인, 소설가, 독립운동가, 영화인 등으로 활동하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소설 ‘상록수’를 비롯해 영화 ‘먼동이 틀 때’, 소설 ‘불사조’, 시집 ‘그날이 오면’ 등이 있다. 영화 ‘장한몽’(1926)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동작구 출신 문학가의 문학비는 교육 측면은 물론이고 문학·역사적인 면에 있어서도 상징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통영문학상 시·시조·소설 부문 뽑혀

    통영문학상 시·시조·소설 부문 뽑혀

    통영문학제추진위원회는 27일 올해 통영문학상 수상자 3명을 발표했다. 김춘수 시 문학상에는 박판식(41) 시인의 ‘너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가 뽑혔다. 김상옥 시조문학상에는 박옥위(73) 시조시인의 ‘조각보 평전’, 김용익 소설문학상에는 조용호(53) 작가의 ‘떠다니네’가 선정됐다. 박 시인은 경남 함양 출신으로 동국대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1년 동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밤의 피치카토’와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등을 펴냈다. 박 시조시인은 부산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감을 지냈으며 ‘현대시조’와 ‘시조문학’에 추천된 뒤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시조집으로 ‘유리고기의 죽음’, ‘숲의 침묵’ 등이 있다. 조 작가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세계의 문학’에 단편소설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발표, 등단했다. 세계일보 문학전문기자로 있으며 장편집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와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등이 있다.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000만원씩을 준다. 시상식은 다음달 5일 오후 6시 30분 문화마당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통영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1930년대 남성들의 성적 방종… 가정폭력…

    경성 고민상담소/전봉관 지음/민음사/324쪽/1만 9800원 1930년대 한 여인이 털어놓는 사연이다. ‘저는 31세 된 여자입니다. 15세 때 부모의 주선으로 다섯 살 어린 남자와 결혼하였습니다. 남편 되는 사람은 부모가 없어 지금까지 외조모님 슬하에서 살아왔습니다. 4년 전 남편은 다른 여자를 사랑하여 딸까지 낳았고, 시외조모는 제게 열 살과 여섯 살 되는 두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학대하는 까닭에 저는 하는 수 없이 아들을 뺏기고 집에서 쫓겨나 남의 집에서 일하면서 오직 남편이 회개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편은 다롄에 가 있다고 합니다. 시외조모는 아들이 없는 분으로 저의 남편을 양자로 들였습니다. 시외조모는 저보고 다른 곳으로 개가하라고 합니다. 남편과 남편의 양모인 시외조모에 구박을 받고 있는 저는 어찌하리까?’ 부모가 없는 남편을 양자처럼 키우는 시외조모의 학대와 이혼 요구, 남편의 외도와 가출, 그리고 시집에서 쫓겨난 이후의 생계문제 등을 절절하게 고민하고 있다. 불행의 근본 원인은 부모의 강요로 너무 어린 나이에 자신보다 더 어린 남편과 혼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혼한 남편은 철없던 시절 자식을 낳고 본부인과 그럭저럭 지내다가 성년이 되고 이성에 눈뜬 후 다른 사랑을 찾아 처자식을 버렸다. 신간 ‘경성 고민상담소’는 1930년대 남성들의 성적 방종, 제2부인 문제, 가정폭력의 기저에는 조혼풍습, 뿌리 깊은 정조관념, 남성의 간통죄를 규정하지 않는 법규 등이 문제로 얽혀 있음을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길항하는 가치들의 충돌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비극으로 몰아갔는지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근대와 전근대가 착종하던 1930년대는 ‘성 윤리의 아노미 시대’라고 할 만큼 혼란했음을 지적하고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분석한다. 당시 신문의 ‘독자문답’에 소개된 사연을 통해 1930년대 한국인이 사적인 영역에서 실제로 무엇을 고민했는지 등을 자세하게 살핀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부대공기와 바깥공기

    [정기홍의 시시콜콜] 부대공기와 바깥공기

    ‘아쉬운 밤 흐뭇한 밤 뽀얀 담배연기’로 시작하는 최백호의 ‘입영전야’는 1970~80년대에 널리 불렀던 입영가다. 이 노래가 선술집 분위기를 많이도 적셨다. 가사는 한 대학생이 강제 징집되자 쓴 시로, 입영가의 효시로 본다. 김광석의 ‘이등병 편지’ 분위기도 비슷하다. 입영 노래는 90년대 들어 ‘입영열차 안에서’(김민우)와 ‘훈련소로 가는 길’(이장우)로 이어졌다. 애잔하고 가슴이 찡하다. ‘민간 생활’을 뒤로하고 입영하면 말 그대로 군대다. 절도있는 생활, ‘각’(角)의 문화에 순치돼야 하고 소위 “까라”고 하면 까야 한다. 패하지 않아야 산다는 1등주의가 지배한다. 2등을 허하지 않는 일과는 어떤가. 같은 훈련은 어제도 오늘도 반복된다. 지루하고 답답하다. 기상나팔에 후다닥 몸을 일으켰지만 사격장 가는 날이다. 점호 준비에 허둥대다 군화 한쪽이 열에서 빠끔히 나와 버렸다. 고참병의 잔소리가 3년 시집살이와 진배없다. 기자가 30여년 전 ‘땅개’(보병의 군대말)로 겪었던 일상이다. 지금의 병영생활은 신·고참병 간에 ‘임무 분담제’가 도입돼 있는 등 많이 달라져 있다. 강산이 3번이나 변한 세월이다. 군대는 군기(軍紀)로 먹고살아야 한다. 군의 본령은 기강이다. 군기가 빠진 군대는 오합지졸의 ‘당나라 군대’와 다름없다. 이 때문에 군 생활은 예나 지금이나 병사들로선 숨이 막힐 정도다. 작은 것만을 찾아 훈련하는 일상은 한 치의 틈없는 ‘좀스러움’의 연속이다. 고역은 고역이다. 그렇지만 값진 경험도 많이 있다. 재래 화장실에서 고참병 몰래 PX에서 산 단팥빵을 입에 우겨넣어 보지 않은 이는 없다. 기껏 빵 한 조각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란 걸 군대가 깨우쳐 줬다. 사격장 ‘얼차려’와 ‘선착순’이 긴장감을 풀어 사고를 예방하려는 것임도 나중이지만 알게 됐다. 부대를 둘러싼 담 바깥에 나가 청소하는 ‘영외 청소’라는 게 있다. 한 모금의 바깥공기를 들이마시면 가슴이 확 뚫린다. 분명 공기 맛이 달라 그 순간 세상을 다 얻은 듯하다. 안팎의 단절감 때문이다. 며칠 전 동부전선 GOP(일반전초)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고가 까마득히 잊고 지내던 지난 군대 생활의 귀한 조각들을 한데 모아주었다. 고참병의 갈굼에 살벌했던 옛 분위기와 지금의 ‘집단 따돌림’ 분위기가 어떻게 다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문제는 병영 생활을 어떻게 꾸려 가느냐다. 군대 가면 고문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병영생활, 서로 보듬어야 전우애가 꽃을 피운다. 이래야 제대 후에 아득한 군대이야기를 한 보따리 풀어놓지 않겠나.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하나 되는 거리응원 한국인의 힘 느껴요

    하나 되는 거리응원 한국인의 힘 느껴요

    “월드컵과 촛불집회에서 하나로 똘똘 뭉치는 ‘한국인의 힘’을 봤습니다.” 필리핀 출신 로센리 이 파라딘(32·여)이 한국땅을 처음 밟은 것은 2006년. 13살 연상의 남편 김모(45·건축설비기사)씨와 결혼하면서 한국땅에 정착했다. 하지만 한국 생활 9년째인 지금은 모국어인 타갈로그어(영어와 더불어 필리핀의 공용어)보다 한국말이 더 편하다는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3남 1녀를 키우는 ‘슈퍼맘’이기도 하다. 지난 20일 일터인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의 카페 오아시아에서 만난 로센리는 “18일 아침에도 남편, 아이들과 월드컵 축구 러시아전을 봤다”면서 “한국 오기 전까지 월드컵은 유럽이나 남미, 미국 사람들만 하는 대회인 줄 알았다”며 수줍게 말했다. 이어 “필리핀에서는 한국 축구는 몰랐고, ‘파리의 연인’ ‘풀하우스’ 같은 드라마만 좋아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축구 문외한이던 그는 어느새 4년마다 밤잠을 설쳐 가며 한국 대표팀 경기를 챙겨보게 됐다. 로센리는 “한국인의 열정(熱情)에 동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촛불집회도 그렇고, 4년마다 돌아오는 거리응원을 보면 한국인의 저력을 새삼 느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결혼했을 때만 해도 로센리가 낯선 한국 땅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정붙일 곳 없던 시절, 주위 어르신들이 나눠준 따뜻한 정(情) 덕분에 버텼다”면서 “시장에 가면 젊은 처자가 남의 나라 와서 힘들겠다며 손 잡아주고, 장 볼 때도 뭐라도 덤으로 더 주시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거리응원도 정이 넘치는 한국 문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주여성들에 비해 유창한 한국어의 비결을 물었다. 현재 두 살배기인 막내 아들을 출산하기 전까지 그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의 분식집에서 일했다. 로센리는 “사장님도 좋은 분인데다, 다른 종업원들이 모두 조선족이라 일하며 자연스럽게 배웠다”면서 “지금은 (서울시 외국인 전용 민원 센터인)글로벌센터를 통해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이 카페에서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부인과 사별한 남편의 세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결혼 직후 중학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딸에게 제대로 된 엄마 역할을 하고 싶은데, 타갈로그어는 통하지 않아 죽기 살기로 한국어를 배웠다”면서 “특히 결혼 당시 겨우 다섯 살이던 셋째 아들(13)에게 늘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오는 27일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온 가족이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으며 대표팀 승리를 기원할 계획이라는 로센리는 “지난 월드컵 때부터 골키퍼 정성룡 선수를 응원해 왔다”며 “이번에도 잘 지켜줄 거라 믿는다”며 웃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씨줄날줄] ‘안내견’의 슬픔/서동철 논설위원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일어날 상황을 헤아릴 수 있도록 하는 민간 신앙 풍습의 하나가 속신(俗信)이다. ‘밤에 손톱을 깎으면 나쁘다’거나 ‘가르마가 둘이면 시집을 두 번 간다’거나 ‘화투놀이를 할 때 굴뚝 쪽에 앉으면 운이 좋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이에 해당한다. 개에 얽힌 속신어(俗信語)는 다른 어떤 동물의 그것보다도 많다. 먼 옛날부터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개가 길조(吉兆)를 알리는 동물이기도 하고, 흉조(凶兆)를 알리는 동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개가 집을 나가면 액땜을 하거나 집안에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반면 개가 집을 나가면 복이 나간다거나 집이 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나의 현상에 대한 시각이 이처럼 다르다. 어릴 적에는 개를 자동차에 태우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주위 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개가 차에 타면 왜 좋지 않다고 했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우리 가족은 모두 개를 좋아해 언제나 한두 마리를 키웠지만, 지금과 같은 반려견 문화는 당시 존재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개에게 하루 두 끼만 밥을 주었는데, 다른 집도 그런 줄 알고 초등학교 시절 “개는 원래 두 끼만 먹는 것”이라고 친구들에게 우기다가 웃음거리가 됐던 적도 있다. 어쨌든 지금처럼 자동차가 많지도 않은 시절이었으니 짐승을 화물칸도 아닌 사람이 타는 곳에 함께 태운다는 개념이 그때 사람들에게는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시외버스 운전기사가 안내견을 데리고 타려던 시각장애인의 승차를 거부한 일로 인터넷 세상이 시끄럽다. 지금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돼 있다. 승객들에게 위협이나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간수하면 안내견이 아니더라도 작은 애완동물은 버스를 탈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니 버스 기사에 대한 비판이 줄을 잇고, 해당 버스 회사가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하지만 운전기사의 개 금기를 귀가 따갑게 들었던 사람으로 버스 기사에게는 일말의 동정심도 인다. 지금도 ‘조상을 박대하면 3대가 망한다’거나 ‘하늘 보고 욕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속신을 수긍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과학적 근거가 없기는 개와 자동차의 경우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어느 나라보다도 사회의 진화속도가 빠른 게 대한민국이다. 갈등이 최소화되려면 먼저 구성원이 그 속도에 맞추려 노력하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과도기에는 과거의 믿음을 가진 사람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분위기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모디의 제1과제 “화장실을 지어라”

    모디의 제1과제 “화장실을 지어라”

    “화장실 먼저, 힌두 사원은 나중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선거 기간 집권하면 가장 먼저 시골 가정에 화장실을 짓겠다고 공약했다. 힌두민족주의자인 모디 총리가 사원보다 화장실이 중요하다고 본 이유는 위생 때문이 아니다. 유엔까지 나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국제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성폭행 때문이다. 인도 여성 약 3억명이 화장실이 없어 밖에서 용변을 보고, 이 와중에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여성 70% 용변보다 성희롱당해 19일 BBC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성폭력을 근절하려는 방안으로 화장실 설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사촌 자매가 집단 성폭행 뒤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나온 대책이다. 이들은 화장실이 없어 들판에 용변을 보러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인도인 48%가 화장실이 없어 숲, 들판, 도랑 등지에서 용변을 본다. 시골은 비율이 65%에 달한다. 인도 최대 도시인 뭄바이와 수도인 델리에서도 기차역 근처 나무 뒤에서 용변을 보는 일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공중화장실이 밤 9시면 문을 닫아 새벽이나 밤에 용변을 보러 밖에 나갔다 성폭행당하는 여성이 많다. 동부 비하르주의 한 경찰관은 BBC에 “지난해 성폭행당한 여성 중 400명은 화장실만 있었어도 (성폭행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옥내 화장실 설치땐 현금 보조금 화장실 문제는 빈부 격차, 카스트 제도와 관련 있다. 알자지라는 “낮은 카스트 계급의 인도인 대부분이 빈곤층이다. 돈이 없어 화장실도 없는 구조”라고 보도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사촌 자매도 불가촉천민 ‘달리트’에 속해 있다. 인도 정부는 옥내 화장실을 건설하면 현금으로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북부 하리아나주는 2005년부터 ‘화장실 없는 남편에게 시집가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도 화장실 설치를 도울 예정이다. 그러나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수 코티스는 “화장실이 생겨도 밖에서 용변 보는 오래된 버릇은 변하지 않는다”며 습관을 고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만해 70주기 29일 추모 다례재 남북 불교계 금강산서 손잡는다

    만해 70주기 29일 추모 다례재 남북 불교계 금강산서 손잡는다

    대표적인 불교사상가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1879~1944) 스님의 열반 70주기를 맞아 남북 불교들이 합동 추모행사를 갖는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와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은 오는 29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만해 스님 열반 70주기 남북합동 다례재를 봉행한다고 19일 조계종 총무원이 발표했다. 남·북의 불교도들이 만해 스님 추모행사를 함께 열기는 처음이다. 만해 스님은 북한에서도 ‘민족의 지도자’로 높이 평가받는 인물. 김일성 주석은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통해 만해 스님을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나섰던 만해 한용운은 조선의 독립이 민족 스스로의 결사적인 행동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행동파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합동 다례재는 이 같은 사정을 감안, 조계종 민추본이 지난 3월 중국 심양에서 진행된 남북불교교류 실무회의를 통해 북측에 제안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민추본은 올해 만해 스님 열반 70주기를 맞아 합동다례재 봉행과 학술토론회를 함께 제안했다. 조불련은 합동추모재와 관련, “반일투사이자 민족대표 33인의 한 분으로 북측에서도 대단히 존경받는 민족의 지도자”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민추본과 조불련은 추모행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오던 중 최근 스님의 열반일인 29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합동 다례재를 봉행키로 최종 합의했다. 다례재에 참석할 남측 불교계 대표단 규모는 20∼40명 정도로 예상된다. 그러나 학술토론회는 주제와 내용, 범위 등 현실적인 문제로 제외됐다. 이와 관련, 민추본은 “통일부 등 정부기관의 방북인원 확정과 조불련의 공식초청 과정이 남아있지만 남북 합동다례재 봉행은 합의된 대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만해 스님 합동다례재를 계기로 남북공동학술세미나 개최와 8월 만해축전 북측 대표단 초청 등 만해 스님 관련 행사가 정례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추본은 오는 9월 임진왜란 당시 승군을 일으켰던 서산대사의 국가 제향(祭享) 복원을 추진 중이다. 서산대사의 업적을 기리는 제향은 조선 정조 때부터 시작돼 춘계제향은 해남 대흥사에서, 추계제향은 묘향산 보현사에서 열렸으나 일제시대 때 단절됐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한용운은 1905년 인제 백담사에서 연곡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19년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했고 체포돼 3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을 출판한 것을 비롯해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 불교의 대중화와 독립사상 고취에 힘썼다. 창씨개명 반대운동, 조선인 학병출정 반대운동을 폈으며 1944년 6월 29일 서울 성북동 심우장에서 입적했다.
  • [제22회 공초문학상] “시를 쓰는 건 죽은 자, 지금 없는 자 위한 것”

    [제22회 공초문학상] “시를 쓰는 건 죽은 자, 지금 없는 자 위한 것”

    문단 데뷔 1년 차이던 고은(81) 시인을 ‘불나비’에 빗댄 이가 있었다. 그는 두려움 없이, 쉼 없이 시라는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고은을 불을 발견한 프로메테우스에 비유한 시 ‘불나비’를 썼다. 1959년 인쇄소 화재로 세상에 나오지 못했던 고은의 첫 시집에 실린 서시였다. 그는 공초 오상순 선생이다. 55년의 시간을 넘어 시인은 자신의 천재성을 첫눈에 알아봐 줬던 오상순 선생에게 또다시 격려를 받게 됐다. 지난해 펴낸 ‘무제 시편’에 실린 ‘무제 시편 11’이 서울신문이 주관하는 제22회 공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수원 광교산 품에 안긴 그의 자택을 18일 찾았다. 수만권의 책이 장벽을 이룬 2층 서재 책상은 ‘세계인의 시인’이 된 그를 불러내려는 국내외 행사 스케줄과 초청장, 집필 중인 원고 더미 등으로 한 치의 여백도 없었다. “주시는 쪽도 불편했을 거고 받기에도 송구스럽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대신한 그의 기억은 어느새 파릇한 스물셋, 승려로 살았던 1956년으로 건너가 있었다. 당시 그는 전국승려대회를 맞아 서울 조계사 총무원의 허름한 숙직실에서 공초와 처음 만나 함께 살았다. 속인으로 절에 기거했던 공초와 승려대회를 찾은 승려 20여명과 한 방에 꾸역꾸역 껴서 자야 했던 곤궁한 시절이었다. “공초도 나도 구석에 누워 서로 정수리를 마주하고 자야 했어요. 새벽 2시쯤인가. 자다가 둘이 동시에 일어나 손을 잡았어. 몽유병처럼 둘 다 전혀 의식이 없던 행위야. 악수하고 보니 그제야 의식이 돌아와 불을 켜곤 함께 ‘허허허’ 웃었어. 둘 사이에 정신의 어떤 동시적인 폭발이 있었달까. 서로 도의 수준이 통하는 걸로 됐죠.” 이후 그와 공초, 구상은 불교, 가톨릭이라는 종교의 경계 없이 가족처럼 어울려 지냈다. 집도 혈연도 없는 공초를 조계사에 영구히 거주하도록 도와준 것도 그였다. 시인은 공초의 말년작 중엔 함께 쓴 것도 있다고 했다. “공초는 남이 잘 쓰면 칭찬했지만 자기 작품은 자랑하려 하지 않고 자신만의 문학관을 지키고 있었죠. 엄연한 저작권이 있는 지금처럼 자기 문학이냐 남의 문학이냐 하는 구분은 의미 없어 했어요. 이건 세상이 잘 모릅니다. 그래서 함께 시도 쓸 수 있었지요.” 그는 수상작 ‘무제 시편 11’에서 ‘명왕성의 고독을 안다/그 만겁 빙벽의 고독을 안다’고 노래했다. 장소와 시간에 속박되지 않고 우주와 소통하는 시인의 사상을 압축한 이 작품은 공초의 시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평을 받았다. 시인은 자신의 생명의 씨에 깃든 고독과 우주 권속인 명왕성의 고독이 끊임없이 내통하고 있다는 ‘리얼리티’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삶의 여러 경험 속에서 늘 고독과 동행해 온 시인은 20세기 인류에게 남겨진 최대의 사명, 과제는 ‘우애’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최근 세월호 사건을 통과하면서 더욱 굳히게 된 생각이다. “지금의 시장 속에선 인간이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하늘과 땅의 의미도 돈의 의미로 바뀌어 버렸죠. 이런 시장의 야만, 폭력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물을 연민화하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남기가 되어야지요. 그래서 ‘애도가 길어야 한다’는 자크 데리다의 말을 좋아해요. 최근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하루나 이틀 생각하고 돌아서서 자기 삶을 사는 행위는 안 된다는 거죠. 내가 쓰는 것도 결국은 죽은 자, 지금 없는 자들을 위해 쓰는 거 아니에요? 내 어깨에는 한국전쟁, 제주 4·3 사건, 1980년 광주 등 무수한 죽음이 짊어져 있어요. 그걸 지워 버리고 살 수가 없죠. 이 죽음들을 하나하나 현재화시키는 것 역시 애도라고 봐요.” 그의 쓰기, ‘애도’는 계속된다. 시인의 책상에는 시 한 편이 700여쪽에 이르는 장시(長詩) ‘처녀’의 원고 뭉치가 묵직하게 자리해 있었다. 현재 487쪽까지 썼다는 ‘처녀’는 지상과 용궁, 천상 등 세 개의 공간을 오가는 심청을 그린 대작이다. “1950년대 후반 ‘심청부’라는 시를 쓴 이후 ‘고은에겐 심청의 세계가 있다’고 한 평론가들이 더러 있었죠. 중국 고사 등을 따와 만들어진 심청의 문학적 가치를 끌어올려 고전으로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오라는 곳이 빗발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형편이다. 오는 8월 마케도니아 스트루가 국제시축제에서 황금화환상을 받을 예정인 데 이어 10월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강연 및 낭독 행사에 초청받았다. 11월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시축제와 영국 첼튼엄문학페스티벌에서 잇따라 참가 요청이 들어온 상태다. “온몸이 찢어져서 쓸 수가 없다. 내 팔자려니 한다”는 팔순의 시인은 “그래도 ‘어떤 시를 쓸까’가 여전히 나를 눈뜨게 하는 질문”이라며 엷은 미소를 띠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1933년 전북 군산 출생 ▲1958년 ‘현대시’ 창간호에 시 ‘폐결핵’으로 등단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간사 ▲1989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의장 ▲1990년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 ▲1999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교수. 버클리대 방문교수 ▲2005년~현재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2008년~현재 단국대 석좌교수 ▲주요 수상: 만해문학상(1988), 대산문학상(1993), 은관문화훈장(2002), 스웨덴 시카다상(2006), 캐나다 그리핀 시인상 평생공로상(2008), 대한민국예술원상(2008), 미국 아메리카어워드(2011)
  • [경제 블로그] 한지붕 하나·외환 ‘배지싸움’

    [경제 블로그] 한지붕 하나·외환 ‘배지싸움’

    잘 다려진 와이셔츠에 단정한 양복 상의 왼쪽 깃에 꽂은 은행 배지(badge).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은행원을 상징하는 옷차림입니다. “첫 출근용으로 맞춘 정장에 배지를 달 때 자랑스러움을 느꼈다”거나 “퇴근 후 배지를 달고 종로에 가면 유흥업소 호객꾼들이 많이 달라붙었다”는 고참 은행원들의 말은 배지에 담긴 의미를 잘 보여줍니다. 은행원으로서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나타내 준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데 이런 배지가 최근 두 은행 사이 불화의 주범이 돼 버렸습니다. 하나금융지주 지붕 아래 있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이야기입니다. 하나금융은 지난 4월 세로 2㎝, 가로 1㎝가량의 초록색 배지를 제작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하나SK카드 등 전 계열사 직원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Trusted&Global) 금융그룹’이라는 하나금융의 슬로건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입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직접 하나은행 노동조합 모임을 방문해 착용을 독려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애착이 큰 ‘작품’인 것이 분명합니다. 반면 같은 하나금융 자회사인 외환은행에서는 이 배지가 애물단지가 돼 버렸습니다. 기존 외환은행 직원들이 착용하던 ‘KEB 배지’를 떼고 새로 받은 하나금융 배지를 달려니 어느 한 지점의 직원 말마따나 “친정 떠나 시집 가는 느낌”이라는 겁니다. 특히 외환은행 노조 측은 “감성통합을 내세워 외환은행의 정체성을 희석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합니다. 하나금융의 배지 착용 지침은 5년간의 독립경영을 약속한 ‘2·17 합의’ 위반이라며 각 영업점에 배포된 배지를 반송받거나 수거하기도 했습니다. 두 은행의 불협화음은 ‘배지 싸움’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사내교육 위탁업체에 넘겼다며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회사와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하나금융 측은 “사전에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정보공유를 공지했을뿐더러 마케팅용이 아닌 교육을 목적으로 모은 정보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며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제22회 공초문학상-심사평] 온 세상 진동시키는 모국어의 숨결

    오랜 어둠을 깨치고 20세기의 새벽에 우주적 광망(光芒)을 밝힌 공초의 시맥을 한 세기 가깝게도 따르는 이 없더니 공초 탄신 120주년을 맞아 시인 고은이 신작시 607수를 한 묶음으로 사화집 ‘무제 시편’(창비)을 헌정하였다. 강점기, 분단, 전쟁의 질곡과 역경 속에서 고독한 자유인으로 무위이화(無爲而化)의 경지에 이른 선각이요 구도자인 공초의 저 불기(不羈)의 여정 말엽에 동식서숙(東食西宿)을 동행했던 고은의 시의 오름이 오늘에 이르러 어찌 그에 상응하는 것인지 참으로 놀랍고도 신기한 일이다. 본심에 올라온 지난 한 해의 특출한 시집들 속에서 ‘무제 시편’은 그 방대함 위에 내뿜은 시정신의 절정에 압도되었다. 한 시인이 생애를 바쳐 써낼 만한 숫자의 한 편 한 편의 시가 모두 측량하기 어렵지마는 굳이 수상작을 뽑아 달라는 요청에 ‘무제 시편 11’을 가려보았다. “오늘밤은 상심의 내가 우주의 눈물을 흘리는 밤이다” “나의 고독은/ 토성 및 토성 고리의 고독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도 토성도 허망이다”에 이르러 공초가 일찍이 갈파한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이나 ‘허무혼의 선언’의 대구(對句)임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이 고은의 종횡무진, 호호탕탕, 자유분방은 어디가 끝일 것인가. 이 땅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사해(四海)에 우리 모국어의 사자후를 진동시키는 그의 거친 숨결이 공초 제단에서 다시 한번 향불로 피어오르리라. “때려죽여도 때려죽여도 시의 땅인” 이 땅에 태어난 고은의 축복이 여기 있다. 심사위원 임헌영, 유안진, 이근배
  • 이육사시문학상 이성복 시인

    이육사시문학상 이성복 시인

    제11회 이육사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래여애반다라’의 이성복(62) 시인이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이성복의 시는 타락한 세상, 추락한 권위로 특징지워지는 현실을 살아가는 지식인의 자기 모멸감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돋보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7월 26일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린다.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엄마의 크레파스(이종혁 지음, 이영경 그림, 웅진주니어 펴냄) 세상을 떠난 엄마의 자리를 지키려는 창혁이는 새엄마를 쫓아내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쓴다. 새엄마 얼굴에 연탄재를 뿌리는 건 예사다. 결국 새엄마는 집을 나가기로 했는데, 배가 점점 불러오기 시작한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두 엄마를 잃은 아이의 성장통이 처연하면서도 서정적이다.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9500원. 별에 다녀오겠습니다(김륭 지음, 방현일 그림, 창비 펴냄) ‘국어책이 쿨쿨 잠든 사이/수학책 속의 숫자들이 꽁꽁/책상에 이마 찧는 사이/별에 다녀오겠습니다’ 개성 넘치는 동시로 평단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륭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일상의 신선한 얼굴을 발견해 내거나 낯선 소재를 캐 동시 속으로 옮겨오는 시인의 상상력이 우주로 솟구칠 듯 활기차다. 9000원. 하늘 천(天) 땅 지(地)(애플비 펴냄) 한자 모양이 낯설 4~6세 유아들을 위한 노래하는 한자 그림책. ‘작은 별’, ‘나비야’, ‘열 꼬마 인디언’ 등 친근한 동요 멜로디에 한자의 음과 뜻을 일러주는 노랫말을 얹어 아이들이 쉽게 따라부를 수 있도록 했다. 쉬운 한자 70자를 요일, 숫자, 자연, 계절, 사람 등 6개 주제로 묶었다. 1만 4000원.
  • [오늘의 눈] ‘나라’ 없는 나라/정서린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나라’ 없는 나라/정서린 문화부 기자

    ‘어디 남태평양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섬은 없을까. 국경도 없고 경계도 없고 그리하여 군대나 경찰은 더욱 없는. (중략) 아, 그런 ‘나라’ 없는 나라가 있다면!’ 최근 이시영 시인(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의 새 시집에 담긴 시 ‘‘나라’ 없는 나라’의 구절이다. 지난 4월 말 세월호 참사의 한복판을 통과하고 있을 때라 제목도 내용도 의미심장했다. 어떤 연유로 쓰게 된 시인지 묻자 시인은 일본 오키나와현 요나구니 섬 얘기를 꺼냈다. 요나구니 섬은 일본 최서단 국경이나 타이완과의 거리가 108㎞에 불과하다. 때문에 예부터 물자·유학생·관광 등의 교류가 타이완과 더 활발했다. 하지만 1945년 일본 패전으로 미 군정기를 거쳐 국경이 강화되면서 이는 차단됐다. 최근에는 중국·일본 간 센카쿠 분쟁으로 일본 정부가 자위대 주둔 계획까지 내놓으며 생활권인 타이완과의 괴리, 주민들의 고립과 불편은 더 심화되고 있다. 시인은 그때 생각했다고 한다. ‘국가가 국민들을 진정 위하기보다 되려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여기서 비롯된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의구심은 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분노의 물음으로 바뀌었다. ‘이게 국가인가.’ 요즘 새로 나온 문학작품들 중에는 ‘불신의 대상, 억압의 주체’로 그려진 정부가 유독 눈에 띈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와 이후 33년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인간이 말을 빼앗긴 세상을 그린 정용준의 소설 ‘바벨’에서는 폭력이 된 권력 앞에서 서로 껴안는 약자들의 연대가 빛났다. ‘말이 되지 못한 분노와 슬픔을 표현하는 업’을 지닌 이들인 만큼 세월호 참사 이후 무력감과 절망을 호소하는 작가들도 많았다. 지난 2일 문인 754명은 결국 계파와 세대를 넘어 시국선언을 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문학은 본래 세상의 모든 약한 것들을 위한 것이고 세상의 가장 위태로운 경계에 대한 증언”이라고 적시하고 “그래서 오래 기억하고 그치지 않고 분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이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나서는 오만과 착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위임받은 권력으로 국가를 참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오늘은 이기고 진 쪽의 희비가 갈린 날이다. 선거에만 유능하고 국민들과의 공감 능력에는 무능한 정부, 자신에게 향한 화살을 타인에게 돌려세우는 정부. 그리하여 국민들에게 ‘나라 없는 나라’를 꿈꾸게 하는 정부. 이기고 지는 쪽, 모두가 되풀이해선 안 될 현재이자 걷어내야 할 과제인 것이다. rin@seoul.co.kr
  • “박원순 도시락, 고급요리인 스시” 변희재 비난했다가 사실관계 틀려 망신…박원순 부인 강난희 씨가 싸준 도시락 메뉴는?

    “박원순 도시락, 고급요리인 스시” 변희재 비난했다가 사실관계 틀려 망신…박원순 부인 강난희 씨가 싸준 도시락 메뉴는?

    ‘박원순 도시락’ ‘변희재 스시’ ‘변희재 초밥’ ‘변희재 박원순’ ‘박원순 부인 강난희’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부인 강난희 씨가 만든 도시락을 언급하며 비난했다가 사실관계가 틀려 비판을 받고 있다. 변희재 대표는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원순 부인의 도시락- 뭔가 이상함, 집에서 누가 스시를 만들어 먹나요” “스시, 이른바 생선초밥은, 질좋은 생선회 구입과 밥알갱이가 뭉칠 정도로 적당히 밥을 지어야 하는 초일류 요리사들만 하는 고급 요리입니다. 스시 요리를 집에서 직접 해먹는 건 8억 빚진 박원순이 처음입니다”라며 박원순 후보의 도시락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어 변희재 대표는 “박원순은 무식한 기자들만 믿고 온몸에 거짓말 쳐바르고 다닙니다. 부인이 싸준 도시락에 스시가 들어있으면 “집에서 어떻게 스시를 만들어 먹냐” 질문 하나 할 수준의 기자가 없다는 거죠” “일본 오뎅탕이 담긴 그릇도 스시집에 쓰는 전문 특수 컵입니다. 박원순과 부인이 집에다 스시집 차리지 않고서, 저런 특수용품을 왜 집에도 비치해놓나요”라며 박원순 후보의 도시락에 트집을 잡았다. 일각에서 박원순 후보의 부인이 만든 도시락은 초밥이 아니라 월남쌈밥이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변희재 대표는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변희재 대표는 “박원순 부인이 사준 도시락이 스시가 아니라 월남쌈밥이란 의견도 있네요. 월남쌈밥을 집에서 도시락으로 해먹는다? 대단한 8억원 빚쟁이 가족입니다” “박원순 부인이 싸준 도시락 국물 컵은 400개에 10만 2400원하는 종이 특수컵이다”라며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 행사에 참석한 이들에 따르면 박원순 후보의 도시락 메뉴는 고구마였다. 각 언론사들이 찍은 사진에도 박원순 후보가 자신의 고구마를 참석자들에게 나눠주는 장면이 찍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박원순 도시락, 변희재 답 없다”, “박원순 도시락, 초밥이 고급요리? 생선초밥 마트 가면 한 팩에 만원도 안함”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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