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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미완의 인터뷰/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완의 인터뷰/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다이칭(戴晴·76·본명 푸닝)의 친아버지 푸다칭은 천두슈와 함께 중국 공산당을 창당했고 저우언라이와 난창봉기를 일으켰다. 1940년 일본헌병대에 암살된 항일투사이기도 하다. 다이칭의 양아버지 예젠잉은 마오쩌둥과 대장정을 이끈 홍군의 영웅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10대 원수 중 한 명으로 추대됐다. 예젠잉은 절친이었던 푸다칭이 죽자 다이칭을 입양해 지극정성으로 키웠다.중국 인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두 아버지를 둔 다이칭은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시진핑 등 혁명가 자제들과 유복하게 자랐다. 공산당 간부의 자녀들이 입학하는 하얼빈 군사공정학원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부했다. 군 비리의 몸통으로 몰려 낙마한 쉬차이허우 전 군사위 부주석이 대학 친구다. 하지만 그녀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시위 때 시위대 편에 서면서 반체제의 길로 나섰다. 다이칭을 처음 만난 건 2015년 춘제(春節·설) 전날이었다. “마침 공안의 감시도 덜하니 만나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하자”며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허락했다. 손수 기른 유기농 쌀을 챙겨 주던 그녀의 얼굴에선 훙얼다이(紅二代·혁명 원로의 자손)의 권세도, 반체제 인사의 비장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고향집에 계신 어머니처럼 푸근했다. 다이칭을 다시 만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류샤오보(62)가 사망한 지난 13일이었다. 다이칭과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 광장에 함께 있었던 동지다. 광장이 유혈 진압된 직후 류샤오보와 함께 구속됐다. 이후 류샤오보는 공산당 체제 전복과 서구식 민주주의 도입을 주장했고 다이칭은 공산당 체제를 바탕으로 한 사민주의적 개혁을 외쳤다. 다이칭은 산샤댐 건설을 5년 이상 중단시킬 정도로 당국에는 눈엣가시였지만, 두 아버지 덕택에 다시 감옥에 가지는 않았다. 예상대로 다이칭과의 통화는 쉽지 않았다. “지금 연락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만 왔다. 드디어 지난 17일 통화가 이뤄졌다. “내가 오늘 태국에 왔어. 아예 떠나 온 거야. 류샤오보 문제로 매우 긴장된 날을 보냈어. 추모도 제대로 못하고 온 게 못내 아쉬워.” 다이칭은 중국을 떠난 이유를 설명했다. “베이징은 물가가 너무 비싸고 공기도 안 좋잖아. 나 같은 늙은이가 살기엔 적당하지 않아. 태국에 오니 방세가 절반도 안 돼.”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는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래도 중국 공민이야.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지. 젊은이들을 가르쳐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서면 인터뷰는 가능하다고 해서 이메일로 이런저런 질문을 보냈다. 다음날 문자가 왔다. “답변을 다 완성했는데 이상하게 메일 전송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중국 통신사 이메일 계정을 쓰고 있었다. “당국이 보기엔 민감한 내용이라 중간에서 계속 걸러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검열이 없는 구글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인터뷰 기사가 혹시 할머니의 이민 생활에 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자 친구, 중국에서 살아 보니 어때? 자유가 없다고, 공기가 나쁘다고 중국을 너무 미워하진 마. 나는 벌써 중국이 그리워. 류샤오보는 미국식 민주주의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아. 중국 인민의 힘을 믿고 싶어. 나중에 만나서 못다한 얘기를 하자구.” 좀더 자유로워진 중국 땅에서 다이칭과 다시 만나길 고대한다. window2@seoul.co.kr
  • 당원 8945만명·규율 100개 이상… 시진핑 “공산당 완벽한 정당 만들 것”

    당원 8945만명·규율 100개 이상… 시진핑 “공산당 완벽한 정당 만들 것”

    지난 13일 구금 상태에서 생을 마감한 류샤오보(劉曉波)는 중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인물이었다. 다른 인권운동가들과 달리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 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아주 구체적으로 싸웠고, 세를 불렸다.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세계인권의 날에 ‘08헌장’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과 미국식 민주주의 도입이었다. 중국 지식인 1300여명이 서명했다. 이 헌장은 1977년 체코슬로바키아의 ‘77헌장’을 벤치마킹했다. ‘77헌장’을 작성한 바츨라프 하벨은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체코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됐다. 그런 하벨이 류샤오보를 2010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대했다. 류샤오보가 하벨의 길을 걷는 건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간담이 서늘한 일이었다. 류샤오보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을 때에도 1년 6개월만 가뒀던 중국 법원이 ‘08헌장’이 발표되자 11년형을 선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류샤오보의 사망을 보며 “중국 공산당의 잔혹한 민낯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부도, 국민들도 “국제사회가 뭐라 하든 중국 공산당은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자신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가.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자본주의가 심화하면서 다른 국가의 공산당 정권은 대부분 붕괴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더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공산당 창당 95주년이었던 지난해 7월 1일 기념식에서 무려 1만 2000자 분량의 원고를 80분간 낭독했다. “갈 길이 아득히 멀어도 나는 온힘을 다해 탐구하겠다(路曼曼其修遠兮 吾將上下而求索)”는 초(楚)나라 시인 굴원(屈原)의 다짐을 되새겼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좋은지 나쁜지는 오직 중국 인민이 판단한다”고 말할 때는 박수가 30초간 이어졌다. 공산당에 대한 시 주석의 확신은 각 영역에서의 공산당 통치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15일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는 5년마다 중국의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였다. 서방 언론은 금융시장 개방과 인민은행의 역할 강화를 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금융 업무에서 당의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는 물론 금융감독 기관에 설치된 당 기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개방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당의 통제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獨 인구보다 많은 당원… 4년 후 창당 100주년 시 주석은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올랐을 때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에 모든 인민이 행복해지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꿈’을 천명했다. 비록 서방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중국 공산당을 역사상 가장 완벽한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게 시 주석의 확고한 의지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7월 상하이에서 태동했다. 전 당원 57명을 대표해 13명이 모였다. 도중에 프랑스 조계 경찰에 발각됐다. 저장성 자싱 호수로 도망쳐 배 위에서 창당을 마쳤다. 날짜가 불분명해 창당일을 7월 1일로 삼았다. 100년 정당을 4년 앞둔 현재 당원은 8944만 7000명에 이르러 세계 최대 집권정당이 됐다. 독일 인구(약 8000만명)보다 당원 수가 많다 보니 아무나 가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 세계 정당 가운데 입당이 가장 까다롭다. 만 18세 이상이 돼야 가입할 수 있는 중국 공산당 입당은 4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1차 관문은 신청서를 낸 뒤 공산당 지부의 심사를 통과해 당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적극분자’가 되는 것이다. 당 지부는 신청인은 물론 가족의 과거까지 면밀히 추적한다. 적극분자로 선발된 뒤에는 기존 당원으로 구성된 2명의 후견인과 함께 1년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공산당 이론 등 시험을 통과해 ‘발전 대상자’로 선발되면 2차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여겨진다. 3차 관문인 예비 당원이 되면 다시 1년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상급 당 위원회가 전체회에서 ‘정식 당원’으로 결정하면 마침내 4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 된다. 신청에서 정식 당원까지는 최소 2년이 걸린다. 지난 1일 중앙 선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입당 신청자는 모두 2026만명이었다. 이 중 940만명이 ‘적극분자’의 관문을 통과했다. 정식 당원이 된 인원은 191만명에 불과했다. 10.6대1의 경쟁률인 셈이다. 특히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당원 자격 요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당원 증가율은 줄고 있다. 2012년 당원 증가율은 3.1%였지만, 2016년에는 0.8%에 그쳤다. 당비도 반드시 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연속해서 6개월 동안 당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퇴출된다. 납부 금액은 신분과 소득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봉급 생활자를 예로 들면 월급이 3000~5000위안이면 급여의 1%를 납부하고, 5000~1만 위안이면 1.5%를 납부한다. 1만 위안 이상이면 2%를 납부한다.●노동자·농민 정당서 공무원·지식인 정당으로 중국인들이 기를 쓰고 당원이 되려는 이유 중 하나는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당과 정부 기관, 국유기업은 물론 사기업도 당원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당원의 학력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6년 말 현재 당원 가운데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자는 4103만 1000명으로 45.9%에 이른다. 2013년도에는 이 비율이 41%였다. 또 노동자 당원 수(709만 2000만명)보다 기업 및 민간단체의 관리자 당원(931만명)이 더 많다. 노동자·농민의 정당이었던 중국 공산당이 공무원·화이트칼라·지식인 정당으로 바뀐 셈이다. 당원에게는 혜택 못지않게 규정도 많다. 당비 납부 외에도 100개 넘는 온갖 규율을 지켜야 하고 부정을 저질렀을 때 일반인보다 가중처벌을 받는 등 오히려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20여년 동안 베이징시 당위원회에서 활동해온 한 당원은 “혜택보다는 당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더 큰 요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먼저 일어난 사람들이 바로 공산당원”이라면서 “공산당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존경을 외국인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당 과정에서 도덕성은 물론 학력과 성실성까지 검증하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도 당원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늘 “당원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당 조직이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는 지난 17일 인민일보 기고에서 “공산당의 장기적인 일당 통치와 전면적인 통치를 위해 기율 감찰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당 조직을 건설하고, 그 조직을 쉼 없이 감찰해 인민의 지지 속에 공산당 통치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중국에 공유경제 바람을 불러일으킨 스타트업(창업기업) 오포(ofo)는 지난 1일 당위원회를 건설했다. 공산당 창당 96주년에 맞춘 것이다. 오포는 2014년 베이징대 대학원생들이 세운 공유자전거 기업으로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의 투자를 받아 유명해졌다. 이날 당 대회에서 창업자인 다이웨이(27)가 오포의 당서기로 선출됐다. 다이웨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창업기업답게 젊은 패기로 당 조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인 다이웨이는 2013년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칭하이성 산골로 내려가 중고생들에게 수학과 공산주의 사상을 가르칠 정도로 당성이 깊은 인물이다. 3년 된 기업에 96년 된 공산당이 뿌리내리고, 야심만만한 창업가가 공산당 조직을 이끄는 곳이 지금의 중국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풍자, 아찔한 줄타기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풍자, 아찔한 줄타기

    중국에서 때 아닌 ‘곰돌이 푸’ 논란이 일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곰돌이 푸’가 일시적으로 검색 금지어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때 웨이보에서 푸의 중문 이름(小熊維尼)을 검색해 보면 푸의 다양한 사진들은 검색되지만, 푸와 푸의 친구인 티거(호랑이 캐릭터)가 함께 걷는 사진 등 몇몇 사진은 찾을 수가 없었다. 푸와 티거가 나란히 걷는 모습의 그림은 2013년 시진핑 주석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이 걸어가는 장면과 매우 닮아 화제를 모은 것이다. 푸가 시 주석을 희화화하는 풍자 소재로 활용된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검열 대상에까지 올려야 했는지를 두고 물음표가 쏟아졌다. 과잉반응이라는 비난을 의식한 탓인지 지난 19일부터는 해당 사진 검색이 다시 가능해졌지만, 이미 세계적인 비아냥을 산 이후였다.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국가 지도자에 대한 풍자는 꾸준히 있어 왔지만 모든 풍자가 검색 검열이나 불법으로 귀결된 것은 아니었다. 풍자는 오랜 시간 표현의 자유와 특정 개인, 민족, 종교, 정치의 모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 왔다.다양한 영역에 풍자가 존재하지만, 특히 한 국가의 정치나 정치인 혹은 민족과 종교를 겨냥한 풍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가 있다. 첫 번째 사례는 영국이 총선을 앞둔 지난 5월 발표된 테레사 메이 총리를 풍자한 노래다. ‘라이어 라이어 2017총선’(Liar Liar GE2017)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정치운동 단체가 기획한 캠페인의 하나로 현지의 한 뮤지션이 제작했다. 레게와 펑키가 어우러진 이 노래는 메이 총리를 ‘거짓말쟁이’라고 지칭하며 일관되지 않은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영국의 교육과 빈곤, 국가보건 서비스 등의 문제를 랩 형식으로 리드미컬하게 담았다. 메이 총리의 연설과 인터뷰 모습을 담은 뮤직비디오까지 공개됐다. 이것이 어느 국가에서나 들을 법한 풍자 노래라고 생각하면 오산인 이유는 이 노래의 ‘성적’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5월 26일 이 노래가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영국 아이튠스 다운로드 차트에서는 2위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는 주중 업데이트 7위에 올랐다. 연이은 테러와 대형 화재 탓에 영국 정치권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고,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국민들의 불안과 갈등이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진 시기였던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현 세태와 지도자를 풍자한 노래가 음원 차트 상위권을 당당하게 차지하는 일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영국의 사례가 정치를 겨냥한 풍자의 위력을 보여 준 것이라면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프랑스의 사례는 종교와 민족을 겨냥한 풍자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 준다.2015년 1월 프랑스의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옷을 입지 않은 채 엎드려 있는 모습의 만평을 게재한 뒤 범이슬람권의 공분을 샀다. 이에 이슬람 지하디스트인 쿠아시 형제가 사무실을 급습해 총기를 난사했고,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는 같은 해 11월의 파리 테러, 다음해 7월의 니스 테러로 이어지면서 종교와 민족을 겨냥한 풍자만화 한 편이 가져온 끔찍하고 안타까운 나비효과를 실감케 했다. 위 사례를 통해 풍자의 명확한 특징 두 가지를 볼 수 있다. 하나는 풍자가 희화화해서 놀리거나 비판하는 것 이상의 힘을 가졌다는 것, 또 하나는 풍자의 영역이 몹시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정치(혹은 정치인)는 풍자가 허용되는 영역, 즉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는 영역으로, 종교와 민족은 그렇지 않은 영역으로 이분화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인권선언인 프랑스 인권선언의 11조는 ‘모든 시민은 자유롭게 말하고 저작하고 출판할 수 있다. 단 모든 시민은 법률에 규정된 경우에는 이러한 자유의 남용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는데, ‘자유’와 ‘남용’의 애매모호한 영역은 때와 장소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예컨대 각 나라가 가진 고유의 사회적 금기, 문화, 인물에 대한 풍자는 표현의 자유로 인정받으면서도 때로는 인권에 반(反)하거나 타 종교와 문화에 대한 몰지각함과 멸시를 드러내기도 한다.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음을 뜻한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보자. 표현의 자유만큼 해석의 자유도 존중한다면, 또 풍자가 가진 위력을 우려한다면 중국 정부가 특정 곰돌이 푸 그림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것이 어쩌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닐 수 있다. 다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성을 고려했을 때 중국에서는 제2, 제3의 곰돌이 푸 또는 더욱 다양하고 기발한 풍자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때마다 중국 정부가 일일이 이를 검열하고 금지할 수 있을는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한민족이 자랑스럽다고? 위대하다고?/서상문 고려대 연구교수

    [열린세상] 한민족이 자랑스럽다고? 위대하다고?/서상문 고려대 연구교수

    6년 전 학술 조사차 진먼다오(金門島)와 그 맞은편 대안 중국 샤먼(厦門)의 군사기지들을 돌아본 적이 있다. 1958년 마오쩌둥이 하루 걸러 수만 발씩 포격하도록 한 진먼다오는 대만에 속한 최전방 섬이지만 샤먼에서 보면 가물가물 보일 정도로 지척이다. 당시 두 곳 모두 평화로운 섬과 도시였을 뿐 군사적 긴장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중국?대만의 고위급 정치회담 결과 국공 쌍방 군대가 대폭 철수해 군부대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군사 대치 시절 건설된 벙커, 포대, 지하요새, 격납고, 초대형 스피커만 덩그러니 남아 살벌했던 긴장의 흔적을 말해 줬다. 양측 군사시설은 각기 관광자원화돼 관광객을 맞고 있었다. 대만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대만해방작전 임무를 맡던 제31집단군의 전투력을 갑에서 을로 낮춘 것은 덩샤오핑 때다. 진먼다오에 배치된 12만여명의 국민당군은 현재 3000명뿐이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서신 왕래와 친지 방문 같은 인도적 교류는 중단되지 않고 있다. 관광, 교역, 투자, 학술 교류는 물론 홍콩~타이베이~베이징을 잇는 실시간 언론 보도는 불가역적 일상사가 됐다. 남은 건 이념, 군사, 외교, 정치, 행정, 경제의 통합과 최종적인 통일뿐이다. 비슷한 시기에 찾아간 판문점은 판이했다. 군사분계선 건너 마주 보는 남북한 초병의 표정 없는 얼굴엔 긴장감이 돌았다. 반세기 이상 서로 겨누던 휴전선 일대 남북의 총구와 야포는 줄어든 게 없고 군사시설도 그대로였다. 난데없는 북한의 포격으로 무고한 국민들만 다치고 죽었다. 정상회담도 중단됐다. 수십만 병력이 대치하고 있고 관광, 투자, 체육 및 학술 교류는 한 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답보 상태다. 심지어 이산가족의 생사마저 알 수 없다. 지난해 개성공단이 창졸간에 폐쇄돼 그나마 있던 숨구멍마저 막혔다. 합리성을 결한 단기적 결정, 아집과 독선으로 이산가족 상봉은커녕 서신 교환 하나 제도화하지 못하는 우리다. 중국과 대만엔 양안 관계의 창구 역할을 하는 기구가 운용되지만 우리는 지난 세기부터 오가던 그 많은 회담 중에 정례화된 게 하나 없다. 한쪽은 여전히 대남 적화통일 방침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다른 한쪽은 지난 10년간 힘으로 상대를 궤멸해 흡수 통일하겠다며 자기 허물은 눈 감은 채 압박만 하다 허송세월했다. 한민족이 자랑스럽고 위대하다고? 확연히 대비되는 중국과 우리의 분단 관리를 보면 자랑은커녕 자괴감이 든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는 과거 서로 총부리를 겨눴지만, 한때는 동료, 친구, 사제지간, 부모형제였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저우언라이는 장제스의 제자였고, 덩샤오핑과 장징궈(蔣經國)는 모스크바 유학 동기였다. 최고위층에서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숱한 인연과 ‘관시’들이 존재하고, 그것이 충돌 시에도 양안 관계의 판은 깨지 않는 힘으로 작동된다.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공 영수회담 때 시진핑 주석은 대만의 현실, 양안의 의견과 건의를, 대만 동포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겠다(3개 충분론)면서 형식적인 통일보다 마음과 혼을 합치(心靈契合)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왜 우리는 이런 여유와 역지사지를 볼 수 없는가? 중국 민족이 중화주의를 매개로 통합의 결을 다듬어 갈 때 우리는 아직도 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서로를 철천지원수로 보는 적대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민족의 통일정책은 상대를 무시하고 자신만 옳다는 아집과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다. 어째서 동일한 냉전의 유산인 분단을 관리하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중국과 이다지도 다른가. 통일에 관한 한 나는 한민족을 결코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위대함은 거리가 멀다. 분단을 후세대에 물려줄 걸 생각하면 외려 부끄럽고 죄스럽기까지 하다. 대국적, 대승적 견지의 민족의식과 역지사지의 공유가 절실하다. “통일 상태가 오래가면 필히 분열되고, 오래 분열하면 필히 합치게 된다”(合久必分, 分久必合)는 중국인의 역사 의식을 본받을 일이다. 명분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유연성도 부족하다. 남과 북이 각기 장단점이 있는 체제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출 줄 알아야 한다. 이번에 남측이 위기 관리 차원에서 먼저 자신을 낮춰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제의했다. 이제 북측에서 인민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통 크게 화답할 차례다.
  • “트럼프, 시리아반군 지원 중단…결국 푸틴 승리”

    “트럼프, 시리아반군 지원 중단…결국 푸틴 승리”

    “러 함정에 반군 생명줄 끊어져”…일각에선 “美 현실 수용한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의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비밀 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날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도 전인 1개월 전쯤 백악관에서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뒤 CIA 지원 작전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모색하려는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만나 시리아 남서부 지역 휴전에 합의했다. 이는 시리아가 러시아의 영향권이라는 것을 인정한 ‘고립주의’ 행보이나, 국익은 물론 국제사회 지도국으로서 미국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3개월 전인 지난 4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판하며 시리아의 알샤이라트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발사했었다. CIA의 비밀 작전은 2013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알아사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온 러시아는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왔다. 미국의 전현직 관료들은 “푸틴이 결국 시리아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찰스 리스터 중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함정에 빠진 것으로, 반군단체의 생명줄을 끊은 셈이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2015년 시리아에 파병한 이후 이 작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미국이 현실을 수용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미국 정부 내에서는 시리아 반군에 성능이 우수한 대공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러시아와의 분쟁을 우려한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유착해 미국의 국익을 훼손했다는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한 일과 맞물려 파장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5분간 사교적인 인사말을 나눴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엔 백악관에서 러시아 외무장관 등을 만나 이스라엘로부터 제공받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 정보를 유출해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기도 했다.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무대에서 후퇴하면서 생기는 공백은 중국과 러시아가 파고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구상 등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 “완다그룹 M&A는 해외투자 아닌 국부유출”

    中 “완다그룹 M&A는 해외투자 아닌 국부유출”

    지난 18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중국 대기업의 무분별한 해외 기업 인수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여기에 출연한 국무원 산하 사회과학원 인중리 교수는 “빚더미에 오른 일부 기업이 대출을 더 받아 해외에서 흥청망청 쓰고 있다”면서 “해외 인수합병(M&A)은 돈을 벌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돈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이날 오전에는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대형 국유은행 책임자들을 소집해 부동산 재벌인 완다그룹의 해외투자에 대출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완다가 2012~2016년 진행한 해외 기업 인수 가운데 여섯 건이 당국의 투자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와 관련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중국 당국이 해외 M&A를 투자가 아니라 자본 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국부유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대변인은 “부동산, 호텔, 시네마, 엔터테인먼트, 축구클럽에 대한 비이성적 인수를 면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다섯 개 분야는 최근 중국 기업이 웃돈을 퍼 주고 인수해 온 분야로 당장 세계 M&A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SCMP는 전망했다. SCMP는 특히 완다그룹의 해외투자 위험을 적시한 보고서가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에게 전달된 사실도 보도했다. 두 지도자는 지난 5일 5년 만에 열린 금융공작회의에서 “금융 리스크를 철저히 해소하라”며 금융안정발전위원회라는 ‘슈퍼 감독기구’ 설치를 주문했다. 이 결정으로 증시가 폭락했으나 당국은 “주가 하락보다 자본유출이 더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국의 돈줄 조이기에 디즈니를 넘어서는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건설하려던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완다그룹은 19일 638억 위안(약 10조 6000억원)에 호텔 및 문화·여행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베이징의 자화호텔 등 77개 호텔은 푸리부동산에 팔고, 창바이산(長白山) 리조트 등 13개 리조트 및 테마파크는 수낙 차이나에 매각한다. 당국이 해외 M&A에 급제동을 걸고 채무 전반을 조사하기 시작하자 재무 건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핵심 사업을 모두 정리한 셈이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글로벌 포식자’로 명성을 떨치던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을 전격 체포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중국 내 정보기술(IT) 강자로 떠올랐던 러에코는 문어발식 확장을 하다가 자금줄이 막혀 파산 위기에 몰렸다. 푸싱그룹, 하이난항공(HNA)그룹, 로소네리그룹 등 해외 기업을 쓸어 담던 대표 기업들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에서 인권이란/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에서 인권이란/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끝내 숨을 거뒀다. 국제사회는 죽음을 눈앞에 둔 그에게 해외 치료 기회를 주라고 간절히 요청했지만 중국은 “내정간섭 말라”며 출국을 불허해 그의 한많은 삶은 조국에서 마감됐다.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된 지 한 달도 안 돼 류샤오보마저 사망함에 따라 중국은 ‘인권탄압국’이라는 오명을 두 겹이나 썼다.중국 인권은 ‘황무지’로 비유된다. 수천 년의 장구한 역사에서 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인권은 봉건시대뿐 아니라 서구 인권사상이 보편화된 현대에도 사회 이슈로 부각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왕조시대에는 유가의 위계질서와 가부장 통치로 설 자리를 잃었다. 그나마 공맹(孔孟)이 나서서 인권 침해를 묵인하지 않는 ‘최소한의 인권’을 주창했지만, ‘상갓집 개’로 취급받은 이들의 영향력으론 전파가 역부족이었다. 민족·민권·민생의 ‘삼민주의’를 내건 쑨원(孫文)이 청나라 왕조를 무너뜨린 신해혁명(辛亥革命)을 통해 대통령에 올라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듬해 물러나는 바람에 인권은 자랄 겨를이 없었다. 사회주의 중국이 들어서면서 인권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사람의 목숨은 파리보다 못한 신세로 전락했다. 마오쩌둥은 ‘15년 만에 영국을 따라잡자’며 야심차게 대약진 운동을 추진했지만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길거리에 굶어 죽은 사람이 널려 있다는 보고를 받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민의 절반을 죽게 내버려 두어 나머지 절반이 그들 몫을 먹도록 하는 게 낫다.”(‘마오의 대기근’ 프랑크 디쾨터 지음) 그 결과 수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 민심이 흉흉해지자 마오는 ‘뱀’(반대파 지식인)을 색출하기 위해 군불을 지폈다. 구멍 속에 숨은 뱀을 끌어내기 위해 ‘맘대로 비판하라’(百花齊放·百家爭鳴)는 독수를 썼다. 멋모르는 뱀들은 앞다퉈 마오 숭배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덫을 놓고 기다리던 그는 이들을 ‘우파’로 몰아 고문을 자행하는 등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피해를 입은 이들이 수십만을 헤아린다. 2인자 류사오치 국가주석이 대약진 운동을 “인재(人災)가 70%고 천재(天災)는 30%”라고 규정하자 마오의 권좌가 흔들렸다. 불안해진 그는 ‘문화혁명’을 발동해 ‘반란은 정당하다’(造反有理)며 순진한 인민들을 꼬드겼다. 선생님과 학생, 지식인, 혁명 원로를 모조리 반대파로 낙인찍어 솎아냈다. 심지어 ‘타락한 부르주아의 상징’이라며 고양이까지 학살했다.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은 체제 도전을 용인할 수 없다며 류샤오보가 중심이 된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총칼로 짓밟아 수많은 젊은이가 피를 바쳐야 했다. 장쩌민은 톈안먼 시위를 체제전복 세력의 ‘동란’(動亂)으로 규정하고, 개혁파 후야오방·자오쯔양의 추모와 복권을 금지했다. 후진타오는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당서기 때 분리·독립시위가 발생하자 직접 철모를 쓰고 나가 유혈 진압했다. 시진핑도 매한가지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감금돼 있는 중국 정치범은 수만 명에 이른다. 상황이 이런데도 13억을 먹여 살린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중국 정부에 인권을 거론한다는 것은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khkim@seoul.co.kr
  • 자유 되찾은 ‘곰돌이 푸’

    중국에서 사라졌던 ‘곰돌이 푸’가 돌아왔다. 중국 검열당국은 최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와 푸의 친구 티거(호랑이 캐릭터)가 함께 걷는 사진을 차단했었다. 이 사진은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이 걸어가는 장면과 매우 닮아 화제를 모았다. 차단 이후 과도한 검열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19일 웨이보와 웨이신(위챗) 등에서 푸의 중문 이름(維尼熊)을 검색하니 해당 사진이 다시 나왔다. 누리꾼들은 “푸야 다시 자유를 찾은 걸 축하해”라며 환영했다. 검열 당국이 푸를 다시 살린 것은 이번 조치로 세계적 비아냥을 받는 등 오히려 역풍을 맞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시진핑과 곰돌이 푸’로 돌아본 풍자

    [송혜민의 월드why] ‘시진핑과 곰돌이 푸’로 돌아본 풍자

    중국에서 때 아닌 ‘곰돌이 푸’ 논란이 일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곰돌이 푸’가 검색 금지어에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웨이보에 푸의 중문 이름(小熊維尼)을 검색해 보면 푸의 다양한 사진들은 검색되지만, 푸와 푸의 친구인 티거(호랑이 캐릭터)가 함께 걷는 사진 등 몇몇 사진은 찾기 힘들다. 푸와 티거가 나란히 걷는 모습의 그림은 2013년 시진핑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이 걸어가는 장면과 매우 닮아 화제를 모은 그 그림이다. 푸가 시 주석을 희화화 하는 풍자 소재로 활용된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검열 대상에까지 올려야 했는지를 두고 물음표가 쏟아졌다.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국가 지도자에 대한 풍자는 꾸준히 있어왔지만 모든 풍자가 검색 검열이나 불법으로 귀결된 것은 아니었다. 풍자는 오랜 시간 표현의 자유와 특정 개인, 민족, 종교, 정치의 모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다. ◆단순한 희화화? 풍자의 위력은 강하다 다양한 영역에서 풍자가 존재하지만, 특히 한 국가의 정치나 정치인, 혹은 민족과 종교를 겨냥한 풍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그 첫 번째 사례는 영국이 총선을 앞뒀던 지난 5월에 발표된 테레사 메이 총리를 풍자한 노래 한 곡이다. ‘라이어 라이어 2017총선‘(Liar Liar GE2017)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정치운동단체가 기획한 캠페인의 하나로 현지의 한 뮤지션이 제작했다. 레게와 펑키가 어우러진 이 노래는 메이 총리를 ‘거짓말쟁이’라고 지칭하며 일관되지 않은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영국의 교육과 빈곤, 국가보건서비스 등의 문제를 랩 형식으로 리드미컬하게 담았다. 메이 총리의 연설과 인터뷰 모습을 담은 뮤직비디오까지 공개됐다. 이것이 어느 국가에서나 들을법한 풍자노래라고 생각하면 오산인 이유는 이 노래의 ‘성적’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5월 26일, 이 노래가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영국 아이튠스 다운로드 차트에서는 2위를,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는 주중 업데이트 7위에 올랐다. 연이은 테러와 대형 화재사고 탓에 영국 정치권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고,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국민들의 불안과 갈등이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진 시기였던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현 세태와 지도자를 풍자한 노래가 음원차트 상위권을 당당하게 차지하는 일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영국의 사례가 정치를 겨냥한 풍자의 위력을 보여준 것이라면,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프랑스의 사례는 종교와 민족을 겨냥한 풍자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5년 1월, 프랑스에서는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옷을 입지 않은 채 엎드려 있는 모습의 만평을 게재한 뒤 범이슬람권의 공분을 샀다. 이에 이슬람 지하디스트인 쿠아시 형제가 사무실을 급습해 총기를 난사했고, 십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는 같은 해 11월의 파리 테러, 다음 해 7월의 니스 테러로 이어지면서 종교와 민족을 겨냥한 풍자만화 한 편이 가져온 끔찍하고 안타까운 나비효과를 실감케 했다. ◆풍자의 영역은 어디까지? 위 사례를 통해 풍자의 명확한 특징 두 가지를 볼 수 있다. 하나는 풍자가 희화화해서 놀리거나 비판하는 것 이상의 힘을 가졌다는 것, 또 하나는 풍자의 영역이 몹시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정치(혹은 정치인)는 풍자가 허용되는 영역 즉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는 영역으로, 종교와 민족은 그렇지 않은 영역으로 이분화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인권선언인 프랑스 인권선언의 11조는 ‘모든 시민은 자유롭게 말하고, 저작하고, 출판할 수 있다. 단 모든 시민은 법률에 규정된 경우에는 이러한 자유의 남용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는데, ‘자유’와 ‘남용’의 애매모호한 영역은 때와 장소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예컨대 각 나라가 가진 고유의 사회적 금기, 문화, 인물에 대한 풍자는 표현의 자유로 인정받으면서도 때로는 인권에 반(反)하거나 타 종교와 문화에 대한 몰지각함과 멸시를 드러내기도 한다.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보자. 표현의 자유만큼 해석의 자유도 존중한다면, 또 풍자가 가진 위력을 우려한다면 중국 정부가 특정 곰돌이 푸 그림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 어쩌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닐 수 있다. 다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고려했을 때, 더 이상 푸와 티거가 나란히 걷는 사진을 볼 수 없는 중국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기발한 풍자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때마다 중국 정부가 일일이 이를 검열하고 금지시킬 수 있을런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상상초월하는 시진핑 권력 야심… 쑨정차이 ‘기율 위반’ 조사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로 꼽히다가 지난 15일 돌연 퇴임한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가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SCMP는 17일 충칭시 내부자의 발언을 인용해 “쑨 서기가 엄중기율 위반으로 정식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로부터 ‘쌍규’(雙規)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쌍규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조사를 받는 뜻으로 비리 혐의 당원을 입건하기 전에 임시로 구금해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베이징의 징시호텔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쑨 서기가 단순히 퇴임한 게 아니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시진핑 주석의 권력 강화 의지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쑨 서기를 영구 제거하고 그 자리에 최측근인 천민얼 구이저우 서기를 앉힌 것은 공청단파나 상하이방 등 경쟁 정치세력에게 마지막 경고를 날린 것과 같다. 향후 정치국 위원(25명)과 상무위원(7명)을 모두 측근으로 채우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천민얼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입성할 게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심복을 상무위원회에 입성시켜 2022년 이후까지 이어지는 장기집권 플랜을 실행하게 하거나, 후계자로 전격 낙점해 2022년 퇴임하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시 주석의 뜻이 이번 ‘정치 파동’에서 읽힌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측근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유임시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69세인 왕 서기가 유임하면 ‘7상8하’(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전통도 사라진다. 새롭게 상무위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리훙중 톈진시 서기, 왕양 부총리, 자오러지 중앙조직부장,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도 모두 시 주석의 ‘직계’다. 한편 천민얼은 지난 16일 첫 공식 행보로 충칭의 원로 정치인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천 서기는 “시진핑 총서기가 충칭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총서기의 통치 이념을 충칭이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요하는 충칭 정계를 안심시키는 동시에 “시 주석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똑바로 알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중국 매체들은 신임 지방 서기의 첫 행보를 이례적으로 크게 보도했다. 미국에 도피한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의 폭로로 활동이 위축됐던 왕치산 기율위 서기도 이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2면에 장문의 글을 기고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왕 서기는 기고문에서 “당의 핵심인 시진핑 동지의 요구대로 순시 감찰은 엄격한 당관리를 위한 날카로운 칼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궈원구이는 왕 서기가 미국에 막대한 부를 숨기고 있으며 여배우 판빙빙에게 성상납을 받았다고 폭로했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별걸 다 검열하는 中… ‘곰돌이 푸’ 검색 막은 이유는

    별걸 다 검열하는 中… ‘곰돌이 푸’ 검색 막은 이유는

    오동통한 배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캐릭터 ‘곰돌이 푸’가 최근 중국 검열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푸와 관련된 글이 지난 주말부터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워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푸의 중국 이름을 입력하면 ‘불법 콘텐츠’라는 메시지가 뜨고 심지어 메신저인 웨이신(위챗)에서는 곰돌이 모양의 이모티콘이 사라졌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공식 설명은 없었지만 전문가들은 인터넷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푸에 빗댄 사진이 인기를 끄는 것이 ‘푸 검열’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2013년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사진이 푸와 호랑이 친구 티거의 닮은꼴로 화제를 모았다. 2014년에는 시 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는 사진이 푸와 당나귀 친구 이요르의 닮은꼴로 또 한번 거론됐다. 시 주석이 퍼레이드 차량에 탄 모습이 푸가 장난감 차에 타고 있는 모습과 비교된 사진은 정치컨설팅업체인 ‘글로벌 리스크 인사이츠’가 선정한 ‘2015년 최대 검열 사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FT는 푸에 대한 검열이 국가 지도부를 임명하는 제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인터넷 검열의 가속화와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5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를 앞두고 어떠한 형태의 것이든 지도부에 관한 토론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외국어대 언론학부의 차오무 교수는 “역사적으로 보면 (당 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결사와 행동이 금지됐다. 올해는 세 번째로 시 주석에 대한 언급이 추가됐다”고 FT에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슬슬 ‘중국산 철강 압박카드’ 꺼내는 美

    슬슬 ‘중국산 철강 압박카드’ 꺼내는 美

    미·중 간 무역과 투자 불균형 해소를 위해 맺은 ‘100일 계획’이 끝나면서 양국 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강력한 대북 제재에 나서지 않는다며 중국 은행과 기업 등을 정조준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가 100일 허니문을 끝낸 미·중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전했다. 경제대화는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플로리다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맺은 ‘100일 계획’을 점검하는 자리다. ‘100일 계획’은 중국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하고 생명공학 제품 승인 과정을 가속화하며 금융시장을 더욱 폭넓게 개방하고, 미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광역 경제권 구상인 현대판 실크로드 ‘일대일로’에 협력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지난 4월 미·중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 의기투합했다. 미국은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협력하는 것을 전제로 양국 간 ‘통상 문제’를 강하게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중국도 가장 껄끄러운 대미 통상 문제를 양보받으면서 두 나라의 허니문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시진핑 주석을 ‘훌륭한 지도자, 많이 좋아한다. 우정을 쌓았다’ 등 우호적인 표현을 쓰면서 양국의 달콤한 허니문을 즐겼다. 하지만 두 나라의 허니문은 실질적으로는 오래가지 못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발사하면서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북핵 해결 노력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며 중국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는 ‘통상 카드’를 앞세워 연일 중국에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구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을 인신매매국가 최하위 등급으로 지정했고, 중국 단둥은행 제재와 대만 무기판매에 이어 대북 무역관련 중국기업 10곳을 직접 수사하는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잇단 미국의 압박에도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강력한 대북 제재를 반대하면서 북·미 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경제대화에서 중국산 ‘철강’ 압박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말 발표 예정이었던 ‘수입산 철강이 (미국)안보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경제대화의 결과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는 중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120만t 미만으로 최고점 때보다 3분의1로 줄었지만, 여전히 제3국을 통해 중국산 철강재가 자국 내에 흘러들어오면서 미국의 철강 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경제대화에서 중국산 ‘철강’ 문제로 중국 압박에 나서려고 조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경제대화는 통상 문제가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중 간 허니문이 형식적으로도 깨질 것인지 주목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포스트 시진핑’ 쑨정차이 사라졌다

    ‘포스트 시진핑’ 쑨정차이 사라졌다

    올가을 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충칭에서 ‘정치 격변’이 일어났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이을 차세대 주자로 꼽히던 쑨정차이(孫政才·54)가 충칭시 당위원회 서기에서 전격 퇴임하고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천민얼(陳敏爾·57) 구이저우성 서기가 충칭시 서기 자리를 꿰찼다. 베이징, 상하이, 충칭, 톈진 등 4대 직할시 서기는 당 중앙 정치국 위원(25명)이나 정치국 상무위원(7명)으로 직행하는 보직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앙위원인 천 서기는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 이상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만일 50대인 그가 곧장 상무위원회에 진입한다면 시 주석의 후계자로 낙점됐다고 볼 수도 있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를 지낼 때 선전부장을 맡아 4년간 시 주석의 신문 칼럼 초고를 집필했던 측근 중의 측근이다.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구이저우성 성장을 거쳐 서기로 초고속 승진했다. 저장일보에 실렸던 칼럼의 문패는 ‘즈장신위’(之江新語)였다. 저장성 시절 형성된 시 주석의 인맥이 현재 권부를 대부분 장악했는데, 이들을 ‘즈장신쥔’(之江新軍)이라고 부른다. ‘즈장’은 저장의 옛 이름이다. 최근 톈진시 서기로 임명된 리훙중과 베이징시 서기가 된 차이치도 즈장신쥔 멤버다. 지난 15일 인사 소식을 전한 신화통신은 쑨정차이 대해서는 “현직을 면(免)한다”고만 발표했을 뿐 후속 직책을 적시하지 않았다. 통상 따라붙는 ‘별도임용’이란 표기도 없었다. 고위급의 보직이 바뀔 때는 보통 ‘별도임용’이라고 표기하고 나중에 새로운 직위를 공개한다. 다만, 당국의 조사를 받는 인사에 대해서는 이런 표기가 없다. 시 주석과 권력투쟁을 벌이다가 2012년 비리와 아내의 살인죄 연루 등으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가 충칭 서기직에서 물러날 때도 ‘별도임용’이라는 표기가 없었다. 이 때문에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인사를 충칭의 두 번째 ‘정치 격변’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쑨 서기가 이미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명보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쑨 서기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에 참석했다가 전격 연행됐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쑨 서기가 보시라이 계파의 허팅 전 충칭시 공안국장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당 기율위는 지난 2월 “충칭에선 여전히 보시라이가 남긴 독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때 쑨 서기는 자아비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몸집 키워야 산다”… 中 해운·에너지·철강 국유기업 ‘빅딜 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몸집 키워야 산다”… 中 해운·에너지·철강 국유기업 ‘빅딜 굴기’

    지난 9일 갑작스레 날아든 중국발 초대형 인수합병(M&A) 소식으로 세계 해운가는 하루 종일 웅성거렸다. 중국 최대 해운회사인 중국원양해운(遠洋海運·COSCO)이 둥젠화(董建華) 전 홍콩 행정장관의 동생 젠청(建成) 일가 소유인 해운업체 오리엔트오버시스컨테이너라인(OOCL)을 63억 달러(약 7조 2734억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해진 것이다. COSCO는 수개월간 공을 들여 세계적 항만운영 업체 상하이국제항무(上海國際航務·SIPG)그룹과 손잡고 OOCL 지분 68.7%를 전격 인수했다. M&A가 성사되면 COSCO는 400척 이상의 선박, 29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대)의 운송 능력을 갖추게 된다. 세계 해운시장 점유율(물동량 기준)도 11.6%로 수직 상승해 덴마크 머스크(16.4%), 스위스 MSC(14.7%)를 바짝 추격하는 세계 3위의 해운사로 발돋움한다.중국 정부가 초대형 M&A를 통해 국유기업의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이유로 덩치를 키워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지난달부터 본격화하는 중국 국유기업의 M&A는 해운업과 석탄·전력산업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 중공업, 철강 업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번에 발표된 COSCO의 홍콩 OOCL 전격 인수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중국 해운업의 구조조정은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글로벌 해운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몸집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당시 해운업 순이익 증가율은 -103.5%였다. 물류(87.7%), 항공(58.0%) 등과 비교해 최악의 수준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그해 8월 중국 1위인 COSCO가 2위인 중국해운(中國海運·CSCL)과 ‘통합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 M&A를 추진해 이듬해 2월 세계 4위의 COSCO로 공식 출범했다. 본격적으로 국유기업 초대형 M&A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해운업에 이어 에너지 부문에선 중국신화(神華)그룹과 중국국전(國電)그룹이 발전 원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M&A를 추진 중이다. 신화그룹은 포천지 기준(2015년) 매출액 26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한 최대 석탄 기업이고, 국전그룹은 매출액 305억 1500만 달러로 중국 6대 전력사 중 하나다.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통합 회사는 262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공룡기업으로 부상한다. 대형 전력기업인 국가전투(國家電投)그룹은 중국화능(中國華能)그룹과 M&A를 타진하고 있다. 국가전투그룹은 매출액이 306억 1600만 달러, 중국화능은 432억 2400만 달러에 이른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원자력과 수력, 화력, 풍력 등 200여개 발전소를 거느린 초대형 전력기업이 태어난다. 지난 3월에는 원자력발전 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中核·CNNC)과 중국핵공업건설그룹(核建·CNEC)이 800억 달러 규모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철강 업계에서도 M&A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강(寶鋼)철강과 무한(武漢)철강이 공식 합병했다. 두 철강 대기업의 합병으로 탄생한 보무(寶武)철강은 총자산 7000억 위안(약 118조 5000억원), 조강 생산량 6000만t으로 세계 2위의 철강사로 떠올랐다. 이보다 4개월 앞서 8월 중국 1위 하북강철(河鋼)과 5위 수강강철(首鋼)이 합병안도 발표됐다. 중국 최대 화학업체인 중국화공(化工·CHEMCHINA)과 석유화학 기업인 중국중화(中化·SINOCHEM)도 내년 합병할 예정이다. 중국화공의 매출액은 414억 1200만 달러, 중국중화의 매출액은 606억 5500만 달러다. 두 회사를 합치면 독일 바스프(BASF)를 뛰어넘는 세계 1위의 화학그룹으로 도약한다. 중국화공은 특히 지난달 세계 최대 종자 기업인 스위스 신젠타 인수를 끝냈다. 인수 금액을 440억 달러를 써내 중국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중공업계에서도 합병 바람은 거세다. 중국기계공업(機械工業)그룹은 2013년 중기계 기업인 제2중형기계그룹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섬유기계 업체인 중국항천(恒天)그룹을 합병했다. 중국기계공업은 이를 통해 자산 규모를 520억 달러로 늘렸다. 중국 국유기업들 간의 M&A는 국내적으로 과잉생산을 줄이고 과당 경쟁을 방지하며, 대외적으론 대형화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다. 웬디 로이터트 미국 코넬대 행정학과 연구원은 “중국 국유기업의 초대형 M&A는 국내외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며 “중국 내에서는 합병을 통해 과잉설비를 줄이고 가격결정력을 높이며, 해외에서는 국가 대표 기업으로 키워내 중국의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격 경쟁을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국유기업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관련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합병을 선택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인프라 투자 예산을 따내려면 국유기업 개혁이라는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리진(李錦) 중국기업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어떤 합병은 비슷한 기업들을 통합해 몸집을 키우고 경쟁을 줄이기 위함이고, 어떤 합병은 업계 가치사슬에서 상·하류 부문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합병은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국유기업들의 프로젝트 수주 준비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2014년 말 중국 1, 2위 고속철 제조회사인 중국남차(南車·CSR)·중국북차(北車·CNR)그룹이 합병해 중국중차(中車)그룹으로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자산 3074억 위안 규모의 세계 최대 고속철 기업으로 떠오른 중국중차는 프랑스와 독일, 일본 등의 고속철 강국을 제치고 급성장 중인 중국 고속철의 성장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5년 매출액 378억 3700만 달러를 기록해 포천지 선정 글로벌 기업 266위에 올랐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 국유기업 간의 초대형 M&A를 ‘부실기업의 덩치 키우기’로 평가절하한다. FT는 “중국 당국은 강한 국유기업이 약한 라이벌 기업을 흡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 시장경제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유기업 합병이 지나치게 많은 부채와 비효율성 등 본질적 문제 해결을 미뤄 오히려 리스크를 키운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재 중국 기업들의 부채 규모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60%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국유기업이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의 기업 부채비율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2~3배에 이르는 만큼 금융위기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적신호가 켜졌다. M&A 이후의 이들 기업의 실적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베이징 소재 리서치업체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에 따르면 국유기업들은 전체 투자액이나 은행 차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지만 GDP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셰옌메이(謝艶梅)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정부 주도의 합병은 시장에 의해 가장 적합한 기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닌, 주로 강한 국유기업들이 약한 라이벌 기업들을 흡수하도록 만드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국제사회 뒷북 추모…“G20땐 뭐했나” 지적

    국제사회 뒷북 추모…“G20땐 뭐했나” 지적

    세계 각국 정부와 지도자들은 13일(현지시간)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61)의 사망에 일제히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 대국으로 위상이 높아진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중국을 향한 민주화 요구에 침묵하던 국제사회의 ‘뒷북 추모’라는 비판과 함께 서방 국가들도 결국 그의 죽음을 방치한 ‘공범’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유엔 사무총장 조의… 中 비판은 자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의 죽음을 깊이 슬퍼하고 있으며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그러나 류샤오보의 사망을 방치해 인권 탄압 비판에 직면해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트럼프, 시진핑 찬사 뒤 논란 일자 “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류샤오보가 사망한 이날에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나의 친구이며 나는 그를 매우 존경한다”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백악관은 이 발언이 류샤오보 애도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죽음을 알고 깊이 슬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명은 중국이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거부한 것 등에 대한 비판은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 류샤오보를 ‘자유의 전사’로 칭송하며 유족과 슬픔을 나눈다는 글을 올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시민권리와 사상·표현의 자유를 위해 용감하게 싸운 투사, 류샤오보를 추도한다”며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페이스북에 “류샤오보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한다”면서 “중국 정치 발전과 자유를 바라는 ‘중국의 꿈’을 대만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했던 각국 정상들은 류샤오보 문제에 일제히 침묵했다는 점에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서방 지도자들이 시 주석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렸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상당수 중국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류샤오보의 석방 노력을 벌이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기회를 저울질하는 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미·불 정상회담서 美기자에 질문 기회 안 줘 ‘구설수’

    트럼프, 미·불 정상회담서 美기자에 질문 기회 안 줘 ‘구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례를 깨고 미국 언론 대신 중국 기자에게 질문 기회를 줘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언론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싸움을 벌인 걸로 해석된다.CNN 머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엘리제 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비공개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 봉황TV 소속이라 밝힌 기자에게 마지막 질문 기회를 줬다. 관례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을 할 때 주최국 언론사 기자 2명과 주빈국 언론사 기자 2명, 총 4명에게 질문 기회를 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관례를 깨고 제3국인 중국 기자를 질문자로 고른 것이다. 심지어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 기자에게 마지막 질문을 받겠다”고 말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참석자 모두가 당황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치 못한 질문 기회를 얻은 중국 기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와 미국과 중국 간 협력 방안을 물었다. 모두 미·불 정상회담이나 미국 내 정치 이슈와는 무관한 질문이었다. 그나마 첫 질문의 기회를 얻은 ABC뉴스의 세실리아 베가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몸통으로 떠오른 러시아 스캔들에 관해 질의했다. AP 소속 백악관 출입기자인 조너선 르마이어는 트위터에 “마지막 질문이 미국 기자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명백한 관례 위반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백악관 출입기자단과 마찬가지로 백악관도 언론의 자유를 원하며 대통령은 자신이 선택한 기자에게 발언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이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것이 안팎의 시선이다. 최근 자신이 프로레슬링 경기장에서 CNN 로고가 얼굴에 합성된 남성을 때려눕히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미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공공연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하는 매체는 ‘가짜뉴스’로 몰아세우고 조롱해왔다. 트위터로 주요 언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개월 동안 혼자서는 한 차례도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공룡이 멸종한 이유’를 모르고 덩치만 키우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공룡이 멸종한 이유’를 모르고 덩치만 키우는 중국

    지난 9일, 갑작스레 날아든 중국발 초대형 인수·합병(M&A) 소식으로 세계 해운가는 하루종일 웅성거렸다. 중국 최대 해운회사인 중국원양해운(遠洋海運·COSCO)이 둥젠화(董建華) 전 홍콩 행정장관의 동생 젠청(建成)일가 소유인 해운업체 오리엔트오버시즈컨테이너라인(OOCL)을 63억 달러(약 7조 2734억원)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전해진 것이다. COSCO는 수개월 간 공을 들여 세계적 항만운영업체 상하이국제항무(上海國際航務·SIPG)그룹과 손잡고 OOCL 지분 68.7%를 전격 인수했다. M&A가 성사되면 COSCO는 400척 이상의 선박, 29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대)의 운송능력을 갖추게 된다. 세계 해운시장 점유율(물동량 기준)도 11.6%로 수직 상승해 덴마크 머스크(16.4%), 스위스 MSC(14.7%)를 바짝 추격하는 세계 3위의 해운사로 발돋움한다.중국 정부가 초대형 M&A를 통해 국유기업의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이유로 덩치를 키워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지난달부터 본격화하는 중국 국유기업의 M&A는 해운업과 석탄·전력산업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 중공업, 철강업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번에 발표된 COSCO의 홍콩 OOCL 전격 인수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중국 해운업의 구조조정은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글로벌 해운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몸집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당시 해운업 순이익 증가율은 -103.5%였다. 물류(87.7%), 항공(58.0%) 등과 비교해 최악의 수준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그해 8월 중국 1위인 COSCO가 2위인 중국해운(中國海運·CSCL)과 ‘통합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 M&A를 추진해 이듬해 2월 세계 4위의 COSCO로 공식 출범했다. 본격적으로 국유기업 초대형 M&A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해운업에 이어 에너지 부문에선 중국신화(神華)그룹과 중국국전(國電)그룹이 발전 원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M&A를 추진 중이다. 신화그룹은 포천지 기준(2015년) 매출액 26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한 최대 석탄 기업이고, 국전그룹은 매출액 305억 1500만 달러로 중국 6대 전력사 중 하나다.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통합회사는 262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공룡기업으로 부상한다. 대형 전력기업인 국가전력투자(國家電投)그룹은 중국화능(中國華能)그룹과 M&A를 타진하고 있다. 국가전투그룹은 매출액 306억 1600만 달러, 중국화능은 매출액 432억 2400만 달러에 이른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원자력과 수력, 화력, 풍력 등 200여개 발전소를 거느린 초대형 전력기업이 태어난다. 지난 3월에는 원자력발전 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中核·CNNC)과 중국핵공업건설그룹(核建·CNEC)은 800억 달러규모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철강업계에서도 M&A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강(寶鋼)철강과 무한(武漢)철강이 공식 합병했다. 두 철강 대기업의 합병으로 탄생한 보무(寶武)철강은 총자산 7000억 위안(약 118조 5000억원), 조강 생산량 6000만t으로 세계 2위의 철강사로 떠올랐다. 이보다 4개월 앞서 8월 중국 1위 하북강철(河鋼)과 5위 수강강철(首鋼)이 합병안도 발표됐다. 중국 최대 화학업체인 중국화공(化工·CHEMCHINA)과 석유화학 기업인 중국중화(中化·SINOCHEM)도 내년 합병할 예정이다. 중국화공의 매출액은 414억 1200만 달러, 중국중화의 매출액은 606억 5500만 달러다. 두 회사를 합치면 독일 바스프(BASF)를 뛰어넘는 세계 1위의 화학그룹으로 도약한다. 중국화공은 특히 지난달 세계 최대 종자 기업인 스위스 신젠타 인수를 끝냈다. 인수 금액을 440억 달러를 써내 중국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중공업계에서도 합병 바람은 거세다. 중국기계공업(機械工業)그룹은 2013년 중기계 기업인 제2중형기계(제二重型機械)그룹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섬유기계 업체인 중국항천(恒天)그룹을 합병했다. 중국기계공업은 이를 통해 자산 규모를 520억 달러로 늘렸다.  중국의 국유기업들 간의 M&A는 국내적으로 과잉생산을 줄이고 과당 경쟁을 방지하며, 대외적으론 대형화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이다. 웬디 로이터트 미국 코넬대 행정학과 연구원은 “중국 국유기업의 초대형 M&A는 국내외 두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며 “중국 내에서는 합병을 통해 과잉설비를 줄이고 가격결정력을 높이며, 해외에서는 국가대표 기업으로 키워내 중국의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격 경쟁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국유기업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관련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합병을 선택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인프라 투자 예산을 따내려면 국유기업 개혁이라는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리진(李錦) 중국기업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어떤 합병은 비슷한 기업들을 통합해 몸집을 키우고 경쟁을 줄이기 위함이고, 어떤 합병은 업계 가치사슬에서 상·하류 부문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합병은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국유기업들의 프로젝트 수주 준비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2014년 말 중국 1, 2위 고속철 제조회사인 중국남차(南車·CSR)·중국북차(北車·CNR)그룹이 합병해 중국중차(中車)그룹으로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자산 3074억 위안 규모의 세계 최대 고속철 기업으로 떠오른 중국중차는 프랑스와 독일, 일본 등의 고속철 강국을 제치고 급성장 중인 중국 고속철에 강력한 성장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5년 매출액 378억 3700만 달러를 기록해 포춘지 선정 글로벌 기업 266위에 올랐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의 국유기업 간의 초대형 M&A가 ‘부실기업의 덩치 키우기’로 평가절하한다. FT는 “중국 당국은 강한 국유기업이 약한 라이벌 기업을 흡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 시장경제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유기업 합병이 지나치게 많은 부채와 비효율성 등 본질적 문제 해결을 미뤄 오히려 리스크를 키운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재 중국 기업들의 부채 규모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60%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국유기업이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의 기업 부채비율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2~3배에 이르는 만큼 금융위기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적신호가 켜졌다. M&A 이후의 이들 기업의 실적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베이징 소재 리서치업체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에 따르면 국유기업들은 전체 투자액이나 은행 차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지만 GDP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셰옌메이(謝艶梅)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정부 주도의 합병은 시장에 의해 가장 적합한 기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닌, 주로 강한 국유기업들이 약한 라이벌 기업들을 흡수하도록 만드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꺼져가는 류샤오보… 커져가는 中인권탄압 오명

    꺼져가는 류샤오보… 커져가는 中인권탄압 오명

    간암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그 어느 때보다 중국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이후 감옥에서 자유·인권·민주를 외쳐 온 류샤오보에 대한 응원과 지지가 해외에서는 물로 중국에서도 은밀하게 번지고 있다. 그가 사망하면 중국은 다시 ‘인권 탄압국’이라는 수렁에 빠질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외국 정상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에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 허용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가 류샤오보와 가족에게 ‘인도주의의 신호’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지난 4~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에게 수차례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망명한 중국 작가 랴오이우는 교도통신 등에 “메르켈 총리가 류를 독일에 보낼 것을 간청했지만, 시 주석은 즉답을 피했다”고 밝혔다. 랴오이우는 외국으로 나가 치료받기를 원하는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건넨 편지를 독일 정부에 전달한 사람이다. 랴오이우의 주장에 대해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양국 정상의 대화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메르켈 총리가 류샤오보의 비극적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주재 독일대사관은 류샤오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선양의 중국의대 제1병원을 찾은 독일과 미국 의사의 활동 장면이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유출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두 의사가 중국 의료진의 치료를 칭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중국 당국이 고의로 편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호소를 “내정 간섭”이라고 무시하고 있다. 언론 통제 때문에 중국 매체에서는 류사오보 관련 소식을 찾을 수도 없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의 검열에 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류샤오보를 응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류샤오보가 2009년 12월 작성한 최후 법정 진술문 “나는 적이 없으며 원한도 없다”와 “역사는 영원히 그를 기억할 것”이라는 글 등이 숨바꼭질하듯 삭제됐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있다. 상하이와 후난성에서는 일부 시민이 “류샤오보에게 자유를 허락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문제는 류샤오보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 있다. 홍콩 명보는 “홍콩 전문가들이 중국 병원이 공개한 자료만 검토했는데도 류의 종양은 이미 터져 버렸고, 복막염 출혈이 심각해 하루 이틀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중국이 처음으로 간암 말기 사실을 공개하고 가석방했을 때만 해도 중국 관영매체 중 일부는 출국 허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민족주의 논객인 환구시보 편집인 후시진은 지난달 28일 “류샤오보가 중국을 떠난다면 그에 대한 서방의 흥미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 편집인의 칼럼은 곧바로 삭제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매체 가운데 종종 중국 당국의 편에 서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11일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류샤오보를 출국시켜야 했다”면서 “류샤오보가 이대로 사망하면 중국은 안팎에서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지역 경제 활성화 포럼] 가난한 中석탄도시, 빅데이터 산업 품고 미래도시로 우뚝

    [지역 경제 활성화 포럼] 가난한 中석탄도시, 빅데이터 산업 품고 미래도시로 우뚝

    ‘21세기 원유, 빅데이터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자문회사 가트너가 수년 전 10대 미래전략기술로 빅데이터를 선정한 뒤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거대기업 시스코는 빅데이터 전략을 추구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 가치를 2022년까지 14조 4000만 달러로 내다봤다.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빅데이터산업을 놓고 국가와 기업들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2014년 중국 국무원 승인을 거쳐 구이저우(貴州)성에 대단위 빅데이터 전문 신도시인 ‘구이안(貴安)신구’를 건립 중이다. 세계적인 빅데이터 관련 기업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여 미래 산업을 선점하겠다는 심산이다. 지난달 23일 데이터 관련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는 구이저우성 중심도시 구이양(貴陽)시를 찾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데이터 도시의 면모를 돌아봤다.수도 베이징에서 2000㎞, 비행기로 3시간 남짓 남쪽으로 더 가야 나오는 구이양시는 숲의 도시다. 480만 인구를 가진 구이양은 산악지역에 있어 도심과 외곽을 잇는 도로가 교량과 터널이 대부분이다. 아파트 등 주거지는 깊은 구릉 속에 숲을 따라 지어졌고, 도심에는 데이터 관련 업체 빌딩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 하지만 수년 전만 해도 워낙 중국 남쪽 내륙지역에 있고 석탄과 철강 외에 별다른 산업이 없어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도시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었다. 이런 구이양이 2014년 중국 정부로부터 빅데이터산업 국가급 특구인 구이안신구로 지정되면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산업의 성공 조건은 우선 자연조건이다. 구이양은 해발 110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연평균 14~16도를 유지하며 별도의 냉방시설이 필요 없다. 주변에 수력자원이 풍부해 전력 가격이 싼 것도 한몫했다. 숲이 많고 굴뚝산업이 많지 않아 미세먼지가 없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혔다.중국 정부는 이 같은 장점을 살려 구이저우성 내 구이양시와 안순(安順)시 중간지대에 구이안신구를 지정했다. 면적만 서울시(605㎢)의 3배에 육박하는 1795㎢에 이른다. 구이양 도심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다. 중국의 8번째 국가지정 신규 경제구역으로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빅데이터 비즈니스의 중심지 역할이 맡겨졌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시진핑 주석의 측근인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당서기가 빅데이터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법규를 제정하면서 힘이 실렸다. 신구 건설에는 3년 동안 700억 위안(약 11조 8125억원)이 투자됐다. 길이 560㎞의 도시 연결 도로망이 뚫렸고, 고속철도와 경전철 건설이 한창이다. 지난해 제2회 빅데이터 엑스포에 참석한 리커창 총리는 “기회를 먼저 잡는 사람이 미래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는 사례”라며 빅데이터산업 선점을 독려했다. 구이안신구는 분야별로 구획을 정해 추진되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국가급 데이터 저장과 재난복구시스템(DRS)기지, 국가급 클라우드 컴퓨팅 응용기지가 조성되고 있다. 빅데이터산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 3자 지불방식 등 서비스 기능 강화를 통해 앞으로 중국 서남지역의 택배 중간허브지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구이저우 중심도시인 구이양과 새로운 도시 구이안신구에는 벌써 빅데이터 업체들의 입주가 러시를 이룬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규모,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빅데이터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퀄컴, 팍스콘을 비롯해 중국 통신기업인 차이나 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콘 등이 이미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첨단 제조회사인 HTC, Sowei, Inspur와 화웨이 글로벌 DC, 애플 아시아태평양 DC 등도 동참했다. 쉬하오(徐昊) 구이양시 부시장은 “지난 1년 사이 100여개 업체가 늘어나 800여개 업체가 입주했다”면서 “앞으로 빅데이터 업체들의 입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구이양 도심에 자리잡은 건강 빅데이터 전문 기업인 롱마스터인터내셔널은 인터넷병원까지 갖춘 기업으로 뜨고 있다. 직원 수이찡은 “혈액을 채취해 휴대전화를 통해 직접 병원과 교통하며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상품화했다”면서 “인공지능이 휴대전화와 접목해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예약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보안인증 응용기술 개발업체들이 모여 자신들의 기술을 홍보하는 블록체인 전시장에도 하루 1000여명이 오가는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함께했던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는 “구이양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전시장에는 20개의 보안인증 관련 업체들이 입주해 기업인들과 정부 기관들이 수시로 정보를 교류하며 응용기술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구이양 빅데이터 홍보전시관에서는 구이양과 구이안신구의 현주소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 빅데이터 응용 전시센터, 서비스센터, 금융센터, 혁신센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놨다. 구이양에는 2년 전 중국 첫 빅데이터 거래소가 문을 열었고, 도시 전역에 외국인을 위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가 추진 중이다. 해마다 구이양에서 열리는 국제 빅데이터 엑스포도 붐 조성에 일조한다. 올해까지 벌써 세 번째 열렸다. 2회부터 중앙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며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엑스포에는 중국 국내외 350여개 데이터 관련 업체가 참석하고, 9만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미국 지열에너지 자격증(Installer 및 Designer)까지 가진 박재복 강원도 녹색국장은 “중국이 기업 중심의 데이터센터에 그치지 않고 정부가 공공서비스 영역의 빅데이터와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과 전문 인력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면서 “한국도 수열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센터가 빠른 시일 내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구이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트럼프, 이방카 G20 논란에 “메르켈이 동의했다” 해명

    트럼프, 이방카 G20 논란에 “메르켈이 동의했다” 해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장녀인 이방카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자신의 자리에 대신 앉은 것이 논란이 되자 직접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일본이나 다른 국가들과의 짧은 만남을 위해 회의실을 떠났을 때 내가 이방카에게 자리에 앉도록 부탁했다”며 “매우 관례적인 일. 앙겔라 메르켈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첼시 클린턴이 그녀의 엄마(힐러리 클린턴)를 대신해 자리에 앉도록 요구받았다면, 가짜뉴스는 ‘첼시를 대통령으로’이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의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장녀 이방카 모습의 사진이 실린 트위터에 퍼졌다. 이방카의 대리착석을 놓고 “권력이 혈통에서 나오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후폭풍은 거셌다. 그러나 실제 회의를 주재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언론에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면 누가 이를 넘겨받아 좌석에 앉을지도 (해당국) 대표단 스스로 결정한다”며 “이방카 트럼프는 미 대표단의 핵심 일원이었다. 다른 대표단 역시 하는 일. 그녀가 백악관에서 일하고 어떤 계획에 관여한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고 트럼프의 입장을 옹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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