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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 1.25% 된 기준금리, 올해 얼마나 오를까

    연 1.25% 된 기준금리, 올해 얼마나 오를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방어 차원에서 0%대를 유지해 온 기준금리가 지난해 11월 1%로 올라선 데 이어 이달 추가 인상으로 연 1.25%가 됐다. 20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고,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긴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시대가 끝난 가운데 관심은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에 쏠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는 연 1.75%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지난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금리 인상을 경고하는 발언을 하면서 긴축 시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꽤 많다”며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결과를 예상보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평가하고 있고, 연준이 올해 모두 7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차는 1% 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현재의 기준금리도 여전히 완화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당초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낮춘 이후 5월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후 9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 0.50%라는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11월과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현재의 연 1.25%가 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장은 이달 초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연 1.5~2.0%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연 1.5~1.75%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린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연 2.0%까지도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통위는 이달을 포함해 2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등 올해 모두 8차례에 걸쳐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연다.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7월 이후 한 차례 더 올리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상반기인 2~5월에도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하반기에도 최소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의 배경에는 물가상승, 가계빚 증가, 견조한 경기 회복 전망 등이 깔려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지난 9월 말 기준 1844조 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3조 1000억원(9.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5%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 10월(3.2%), 11월(3.8%), 12월(3.7%)에는 석 달 내내 3%대를 넘기면서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게다가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 인상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물가,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고려해 보면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서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기준금리가 연 1.5%가 되더라도 긴축으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경제 상황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추가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인뱅에는 없는 것?’…시중은행장들, ‘옴니채널’ 강조

    ‘인뱅에는 없는 것?’…시중은행장들, ‘옴니채널’ 강조

    온·오프라인 채널 유기적 연결“마이데이터 조기선점 시급”빅테크·인터넷전문은행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시중은행이 올해엔 대면 채널 고도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은행장 등은 신년사와 취임사를 통해 ‘옴니채널’ 중요성을 강조했다. ‘옴니채널’은 모든 방식을 의미하는 접두사 옴니(omni)와 유통 경로를 뜻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창구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오프라인 영업점은 테크기업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우리 고유의 플랫폼”이라며 “올해는 오프라인 채널 혁신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 행장은 “창구 체계 혁신을 통해 고객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옴니채널 플랫폼이 신한이 지향하는 모습”이라고도 했다.이재근 신임 KB국민은행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시가총액과 플랫폼 두 측면에서 금융권 1위를 탈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행장은 “비대면에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계속 높여 나가고자 한다”면서 “전국의 모든 영업점이 모바일 플랫폼 및 콜센터 등과 상호 간에 끊김없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옴니채널’의 완성 또한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 강조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오는 5일 전면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권 행장은 “마이데이터는 ‘고객을 깊이 아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며 “시급한 과제는 마이데이터 시장을 조기에 선점해 가능한 많은 고객 데이터를 얻는 일”이라고 했다. 마이데이터가 시범 운영되고 있는 현재는 경쟁사 간 차별점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물밑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야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진 행장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누구나 동등하게 소중한 나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의 플랫폼으로 다가갈 것”이라 진단했다.
  • 은행장들 “내년 성장률 2.8%”… 정부 전망보다 0.3%P 낮았다

    은행장들 “내년 성장률 2.8%”… 정부 전망보다 0.3%P 낮았다

    박성호 “민간소비 중심으로 경제회복”권광석 “수출·설비 증가로 3.3% 성장”이재근 “부동산 상승폭 올해보다 둔화”진옥동 “서울·지방 양극화 더 커질 것”권준학 “금리인상 최대 3차례 올릴 듯”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내년 우리 경제가 불투명한 가운데 실물경제에 밀접한 주요 은행장들은 내년 성장률을 연 2.8%로 내다봤다.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그 폭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정부와 결이 다른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서울신문이 5대 시중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서면 인터뷰한 결과, 은행장 5명 중 4명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3.1%)보다 낮고 민간 연구소(LG경제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와는 같다. 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세계경제 회복으로 국내 경제 회복 중심축은 수출과 투자에서 민간소비로 이동할 것”이라며 “수출과 설비투자는 이미 정상 수준에 도달해 있어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수출경기 둔화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불확실성,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민간소비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고 했고,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수출 증가폭 감소로 성장률은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다만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가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개선으로 수출과 설비투자도 증가할 것”이라며 3.3% 성장을 예상했다. 올 하반기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상승폭이 일부 둔화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은행장 5명 중 4명이 상승폭이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집값 고점에 이은 하락 진입 직전 전망과 배치된다. 이재근 내정자는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오름폭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봤고 권준학 행장도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상승, 주택공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광석 행장은 “내년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만큼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규 주택 공급물량 부족 이슈가 이어지고 있고 실물자산 투자심리가 견고해 보합 장세가 예상된다”고 봤다. 진옥동 행장은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공급량이 부족한 서울까지 하락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서울·수도권 지역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주식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고,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준학 행장은 “물가 상승과 금융 불균형에 대응한 금리 인상 가속화로 최대 세 차례 금리를 올려 연 1.75%가 되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이재근 내정자를 포함해 진옥동·박성호·권광석 행장은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돼 연 1.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우리 경제의 변수로는 코로나19 확산 정도, 물가 상승 지속 여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공통적으로 꼽혔다.
  • 5대 은행장, 내년 경제 전망 “성장률 2.8%, 부동산 상승폭 둔화”

    5대 은행장, 내년 경제 전망 “성장률 2.8%, 부동산 상승폭 둔화”

    코로나19의 여전한 확산세,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내년 우리 경제가 불투명한 가운데 실물경제에 밀접한 주요 은행장들은 내년 성장률을 연 2.8%로 내다봤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유지되겠지만, 그 폭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증시는 박스권을 맴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8% 예상, 변수는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21일 서울신문이 5대 시중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서면 인터뷰한 결과, 은행장 5명 가운데 4명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3.1%)보다 낮고, 민간 연구소(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와 같다.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세계경제 회복으로 국내경제 회복의 중심축은 수출과 투자에서 민간소비로 이동할 것”이라며 “수출과 설비투자는 이미 정상 수준에 도달해 있어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수출경기 둔화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불확실성,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민간소비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고 했고,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수출 증가폭 감소로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다만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가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개선으로 수출과 설비투자도 증가할 것”이라며 3.3% 성장을 예상했다. 내년 우리 경제의 변수로는 코로나19 확산 정도, 물가상승 지속 여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공통적으로 꼽혔다. 진옥동 행장은 “오미크론 확산이 각 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고 이동 제한이 내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등의 물가상승도 오랜기간 지속되면 경기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비용 부담, 이자 상승에 따른 리스크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상승폭은 둔화, 주식은 상반기까지 박스권 예상 올 하반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상승폭이 일부 둔화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은행장 5명 중 4명이 상승폭 둔화를 예상했다. 이재근 내정자는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오름폭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봤고, 권준학 행장도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상승, 주택공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광석 행장은 “내년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만큼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규 주택 공급물량 부족 이슈가 이어지고 있고 실물자산 투자심리가 견고해 보합 장세가 예상된다”고 봤다. 진옥동 행장은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공급량이 부족한 서울까지 하락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서울 및 수도권 지역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주식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박성호 행장은 “내년 기업들의 실제 이익은 올해와 비교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까지는 올해와 유사한 2900~3300선에서 증시가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돼 반도체 및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업황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증시가 상승해 3500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행장들도 대부분 상반기는 박스권, 하반기 상승을 예상했지만 “경기회복과 맞물려 상반기 고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상승요인이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권준학 행장)는 평가도 있었다. 내년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자산 배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옥동 행장은 “내년은 코로나19 극복에 따른 경기회복이라는 호재, 물가상승과 주요국의 긴축 전환이라는 악재가 공존한다”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5대 5 비중으로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은 내년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우주산업, 친환경, 미디어콘텐츠, 메타버스 등을 꼽았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어질 것”…연 2차례 인상 전망 아울러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는 내년에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권준학 행장은 “물가상승과 금융불균형에 대응한 금리인상 가속화로 최대 3차례 금리를 올려 연 1.75%가 되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이재근 내정자는 “1분기와 4분기에 인상돼 연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옥동·박성호·권광석 행장도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차례씩 기준금리가 인상돼 연 1.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연 2%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권광석 행장)는 의견도 있었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중채무자, 저소득자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봤지만, “금융기관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은행장들의 공통적인 견해였다. 내년 3월 종료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에 대해선 은행들 모두 자체 프리워크아웃 제도 등 연착륙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박성호 행장은 “고위험 차주 선별과 부실 조기 포착능력을 제고하고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차주 신용도 평가를 정교화하게 다듬었다”며 “원리금 장기 분할 납부 유도, 금리 감면 검토 등 유예 조치 종료후 연착륙을 유도 중”이라고 말했다. 권준학 행장도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단기적인 매출 감소가 유동성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내년에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것과 관련해 진옥동 행장은 “한정적 자원의 효율적, 효과적 사용에 중점을 두고 가계대출 규모를 관리할 예정”이라며 “고소득자의 거액대출을 취급하기보다는 다수의 서민층에 자금을 지원해 금융소비자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광석 행장도 “총량 규제 범위 내에서 실수요자와 중저소득자 위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은행권 주요 과제는 마이데이터, 금융플랫폼 아울러 내년 은행권의 주요 과제로는 마이데이터 사업, 금융플랫폼 확장,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공통적으로 꼽혔다. 박성호 행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재 확보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을 강조했고, 이재근 내정자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위드 코로나 시대의 리스크 관리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권준학 행장도 ESG경영, 디지털 전환, 고객신뢰 제고를 강조했다. 진옥동 행장은 “금융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서 ESG경영은 필수가 됐고, 디지털 전환은 플랫폼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 전 영역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권광석 행장도 “마이데이터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금융권에서 독점해왔던 데이터와 인프라 등이 개방되고 있다”며 “디지털 역량 강화와 코로나19에 따른 잠재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금감원장 “사후 처벌보단 사전 감독 기능 강화”

    금감원장 “사후 처벌보단 사전 감독 기능 강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현장 검사 시 사후 처벌보다는 리스크 취약 요인을 개선토록 지도하는 등 사전 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법과 원칙에 따라 금융감독을 집행할 때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줄곧 밝혀온 금융시장과의 소통, 관리·감독·지원 중심의 금융감독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정 원장은 앞으로 금융사에 대한 검사 방향에 대해선 “금융사의 각종 리스크요인을 신속하게 감지해 찾아내는 상시 감시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현장검사는 사후적 처벌보다는 은행 건전성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토대로 은행이 이를 개선토록 가이드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시 감시 등을 통해 파악된 중요 위험요인은 선제 대응을 위해 수시 테마 검사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은행장들은 정 원장이 밝힌 감독 및 검사 방향에 공감했다. 이어 은행 자체적으로 내부 통제 및 리스크 관리 기능이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금융소비자 피해와 관련해선 “금융상품의 설계, 제조 단계부터 판매, 사후관리 등 단계별로 정보를 입수·분석하는 금융상품 모니터링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가 있는 금융상품은 금융상품 약관의 제·개정 및 심사 과정에서 걸러질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금융사고 발생 전에 나타난 징후를 분석해 실효성 있는 사고 예방기법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지난 3일 금융지주사 회장 간담회 시작으로 이날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 이어 지방은행장,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업권별로 간담회를 매주 연다. 금융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한 만큼 직접 금융권 CEO들과 만나 업계의 어려움을 듣고, 감독 체계를 관리와 지원 중심으로 개편해나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CEO 보고’ 부담 커진 은행들 “내년 대출 더 옥죌 수밖에”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계획 수립 시 최고경영자(CEO) 보고를 의무화하면서 은행들의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를 의식한 은행들이 내년 초부터 강력한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예상보다 더한 대출 한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장, 은행연합회장, 금융결제원장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특히 지난 26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후 이뤄진 만남이라 후속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됐다. 고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은행장들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대해서 협조해 주겠다고 했다”면서 “소비자가 불편을 겪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가계부채를 잘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참석했던 은행장들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은행 부담이 커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잘해야 하는 문제”(허인 국민은행장)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사실 은행들은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번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의 핵심은 사실상 CEO인 시중은행장의 책임을 강화한 데 있다. 금융회사가 연초 가계대출 취급 계획을 마련할 때 CEO와 이사회 보고를 의무화했다. 대출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분기별 공급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결국 은행장이 분기별로 가계대출을 직접 챙기라는 것”이라면서 “지키지 못한다고 해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제시한 가계대출 총량을 지키지 못할 때 책임의 화살이 CEO를 겨눌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내년 1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적정성 원칙을 엄중 적용하겠다고도 한 것도 부담이 크다. 은행이 차주의 재산상황, 신용상태, 변제계획 등 상환능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출을 해 줬는지 보겠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정부 가이드라인보다 더 보수적으로 대출을 옥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12월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 “주담대 등을 줄이면서 예상했던 것들이 안 되면 풀기 어렵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연말까지 가계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 5대 은행장 “내년까지 경기회복… 하반기 증시, 핫한 종목은 I·C·E”

    5대 은행장 “내년까지 경기회복… 하반기 증시, 핫한 종목은 I·C·E”

    올 성장률 3.7~4.3% “백신 확대땐 웃돌 듯”집값엔 “저금리 여전, 상승폭은 둔화될 것”DSR 확대 등 가계대출 규제는 지속 예상 5명 모두 “실적 개선, 하반기 증시도 호조”인플레·연준 테이퍼링·금리인상 변수 꼽아 “분산 투자하되, 주식 등 위험자산 유지를”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뒷걸음질쳤던 우리 경제가 빠르게 다시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5대 시중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내년까지 경기회복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기업 실적 개선으로 하반기에도 증시가 호조를 이어 갈 것이라고 봤다. 집값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은행장들은 향후 금융권의 핵심 과제로 ‘플랫폼’을 꼽았다. 28일 서울신문이 5대 시중은행장과 서면 인터뷰를 한 결과 이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7~4.3%로, 내년 성장률은 2%대 중후반~3.3%로 전망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올해 성장률은 4.1%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이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백신 접종 비중이 높아지면서 민간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다른 나라의 백신 접종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되는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하반기 수출·투자 호조가 정보기술(IT) 산업에서 비IT산업으로 확산되고, 백신 보급 확대와 재정지출에 힘입어 내수 회복세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각국의 경제활동 정상화로 자본재 수출과 투자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가 크게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주식시장에 대해선 은행장 모두가 하반기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인플레이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국내 금리 인상을 변수로 꼽았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단기적으로 테이퍼링을 포함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일시적인 지수 조정을 예상할 수 있지만, 완화적 정책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기업 이익이 주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도 “기업 이익 전망치, 산업구조 변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주식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가격을 두고는 은행장 모두 하반기에도 상승할 것으로 봤다. 다만 상승 폭은 상반기보다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유동성과 세금(양도세 중과) 부담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이 맞물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하다”면서도 “집값 급등으로 인한 매수세 감소, 기준금리 인상,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공급 신호 강화를 감안하면 하방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권광석 행장은 “집값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택의 구조적 수급 불균형 상황이 앞으로 상당한 기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4월 금융 당국이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른 부동산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규제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성호 행장은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단계적 확대 등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융 당국의 현 정책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투자 전략을 짤 때는 자산 배분을 통한 분산투자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주식 등 위험자산은 전망이 좋은 만큼 비율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방안도 추천했다. 권광석 행장은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 완화, 경기 회복,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주식 같은 위험자산 전망이 밝다”고 조언했다. 진옥동 행장도 “하반기에도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장들은 하반기 기대 종목으로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 친환경, 해운, 조선, 소비재, 정유, 철강 등을 언급했다. 특히 자동차는 모든 은행장들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꼽았다. 권준학 행장은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차별화 장세가 예상된다”며 “업종별·종목별 실적 분석에 근거한 선택적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박성호 행장은 하반기 투자는 내년을 겨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주식은 성장주 위주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금소법’ 은행 목소리 들은 금융당국... “줄줄이 상품설명 읽기 등 개선 검토”

    ‘금소법’ 은행 목소리 들은 금융당국... “줄줄이 상품설명 읽기 등 개선 검토”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혼란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시중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일부 의견에 대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대출 전후 한달 이내에 다른 금융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이나 상품 관련 내용 ‘줄줄이 읽기’ 지침 등 금소법과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추가 개선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함께 금소법 시행 후 혼란에 대한 의견을 들으려고 9개 은행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은행장들은 구체적인 불편 사항과 개선책을 제시했다. 우선 은행장들은 고객이 가계 대출을 받은 은행에서 대출 전·후 한달동안 펀드, 방카슈랑스 등 다른 상품 가입이 일괄 제한돼 자발적으로 상품에 가입하고 싶은 고객들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금소법은 대출을 빌미로 펀드나 보험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이른바 금융기관의 ‘꺾기’ 관행을 막기 위해 투자성·보장성 상품 구속성 판매 행위 점검 대상을 ‘전체 채무자’로 넓혔다. 그 여파로 은행이 대출 실행일 전후로 1개월 동안에는 펀드나 방카슈랑스 등 투자성·보험성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 자체가 사실상 금지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액의 1% 미만으로는 펀드 판매가 가능하다”면서 “DLF 등 펀드 사태로 투자상품까지 확대한 ‘1% 규제’를 다시 폐지할 순 없지만, 꺾기가 아닌 펀드 판매 등을 걸러낼 방법이 있는지는 제도 시행 추이를 지켜보면서 세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설명 의무 강화로 은행원들이 상품 관련 내용을 일일이 고객에게 읽어주느라 상품 가입 시간이 길어지자 금융당국이 ‘설명서를 빠짐없이 읽으란 의미가 아니며, 소비자가 설명이 필요 없다는 의사를 표시한 항목은 제외해도 된다’고 안내한 것이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소한 어느 정도까지는 읽어줘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행장들은 “꼭 필요한 경우만 핵심 설명서를 교부하고 설명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고, 금융위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금소법 시행으로 도입된 ‘위법 계약 해지권’과 관련해 “금융사가 수락 여부를 결정하고 고객에게 통지해야 하는 기간이 ‘10일 이내’로 돼 있는데 너무 짧다. ‘10영업일 이내’와 같이 현실성 있는 기한으로 설정해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허인 KB은행장 17억 연봉킹… ‘라임 사태’ 은행장들도 상승

    지난해 국내 4대 시중은행장들이 10억원을 웃도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책임을 물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각각 전년 대비 5억원과 3억원가량 연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이 18일 공시한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은행장들 중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모두 17억 2900만원을 받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이었다. 2019년 연봉 8억 9100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급여가 6억 5000만원, 상여금이 10억 7400만원 지급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임원 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누적된 장단기 성과 보상이 지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통보받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경우 급여 8억 2000만원, 상여 3억 800만원 등 모두 11억 3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전년도 연봉 6억 3100만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신한은행 측은 “진 은행장이 2019년 3월에 취임하면서 2019년에는 전년도 상여가 지급되지 않았다가 지난해에는 상여가 지급되면서 수치상 착시효과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인 ‘직무정지’를 통보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11억원으로 전년 7억 6200만원보다 3억 3800만원 늘었다. 급여가 8억원, 상여가 2억 9900만원 지급됐다. 현재 금감원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였던 우리·신한은행의 제재 수위를 정하는 제재심의위원회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 두 은행에 대해 2차 제재심을 개최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 이의환 전국 사모펀드사기피해 공동대책위원장은 “사모펀드 사태 피해자들은 수년째 피해를 보상받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와중에 피해 구제의 책임이 있는 임원들이 성과급 잔치를 하는 것은 사태 해결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보수로 급여 4억 9500만원과 상여금 5500만원 등 모두 5억 5300만원을 수령했다. 권 행장의 경우 지난해 3월에 취임해 장기 성과급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은행장들과 비교해 연봉이 낮은 수준이라는 게 은행권의 해석이다. 또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지난해 보수 총액은 급여 6억 9900만원에 상여 3억 2000만원 등 모두 10억 2200만원이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 “눈먼 돈 물어와야 살아남아요”… PB, 그렇게 ‘펀드팔이’가 됐다

    [단독] “눈먼 돈 물어와야 살아남아요”… PB, 그렇게 ‘펀드팔이’가 됐다

    “고위험 상품을 많이 팔아 지점장이 된 상사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었어요. ‘금융상품은 생물이다. 상하기 전에 빨리 팔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국내 한 시중은행에서 7년간 프라이빗뱅커(PB)로 일했던 김시영(57·가명)씨는 지점장 A씨의 음성이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A씨는 “PB는 독사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회사가 팔라고 요구하는 상품이 고령 고객에게 꼭 필요한지 고민하면 “프로답지 못하다”는 질책이 떨어졌다. 은행의 기준대로라면 김 전 PB는 독사도, 프로도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상했는지 모를 ‘생선’(상품)을 고객에게 권할 순 없었다. 판매 속도전에 보폭을 맞추지 못한 그에게 조직은 ‘저성과자’ 꼬리표를 붙였다. 인사철 승진 명단에서는 번번이 이름이 빠졌다. 결국 PB직을 벗어던진 뒤 4년쯤 버티다가 지난해 퇴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전 PB가 2019~2020년 한국 금융계를 강타한 사모펀드 사태를 피해 갈 수 있었던 건 저성과자였기 때문이다. 김 전 PB는 지난달 9일 서울신문과의 심층 인터뷰에서 “노인 고객이 주요 피해자인 사모펀드 사태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판매 구조상 한 번쯤 터질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신문은 김 전 PB를 비롯한 복수의 전현직 PB, 은행 본점 상품 판매 담당자, 금융당국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 3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고령 피해자가 녹취해 둔 사모펀드 판매 PB들의 발언 등을 토대로 잘못된 판매 관행을 분석했다. 비극의 이면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숨어 있었다. ▲중점상품제도와 영업 압박 ▲교육받지 않는 PB ▲부실 상품을 솎아 내지 못한 내부위원회 등이다.●돈 되는 상품에만 혈안 된 금융사 은행과 금융투자회사가 직원을 경쟁으로 내모는 방법은 간단하다. 본사 사업부에서 판매할 상품을 찍어 준 뒤 많이 팔면 승진과 연봉 산정 때 활용되는 ‘핵심성과지표’(KPI) 점수를 잘 주면 된다. 문제의 사모펀드들은 각 금융사가 ‘중점상품’, ‘추천상품’으로 뽑았던 상품이었다. 짧은 만기 덕에 회전율(만기 이후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주기)이 빨라 ‘선취 수수료’(투자자의 수익 여부와 무관하게 원금에서 미리 떼는 수수료) 장사를 하기 쉬운 펀드들이었다. 특정 상품 판매 실적에 치중하다 보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김 전 PB는 “중점상품을 팔면 다른 상품을 팔았을 때보다 KPI 점수를 1.5배 더 받는다”며 “과거 일했던 지점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손실이 쌓이는데도 직원들이 가점을 받기 위해 계속 팔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신문이 입수한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KPI 항목별 배점을 보면 고객 수익률이나 소비자 보호를 잘했을 때 받는 점수가 낮았다. 예컨대 우리은행은 위험조정영업수익에 280점, 비이자이익에 100점을 배점했지만 고객 수익률은 20점, 금융소비자 보호는 50점(감점 요인)이 만점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소비자 보호 부문을 강화하는 쪽으로 KPI 배점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은 전국 PB들의 판매 실적에 매주 순위를 매겨 전 직원이 보는 내부 게시판이나 영업본부별 PB 카톡방에 올려 압박한다. PB들은 펀드 환매 중단 사고 이후 피해 고객에게 “윗선의 압박 탓에 무리를 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옵티머스 펀드를 판 NH투자증권의 한 PB는 피해 고객과의 통화에서 “위(본사)에서 (인기 상품인) 옵티머스 펀드를 또 가져올 수 있는데 못 팔면 바보라는 식으로 취급했다”고 털어놨다. 본사로부터 토끼몰이식 실적 압박을 받은 PB들은 오래 거래해 온 ‘집토끼’인 노인 고객에게 손을 뻗는다. 퇴직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직장 생활을 하는 젊은 자산가에 비해 영업점 등에서 대면할 기회가 많아 신뢰를 쌓기 쉽다. 김 전 PB는 “PB들이 노인들의 집사 역할을 해 준다. 자식보다 더 친한 PB도 있다. 자녀의 중매 주선 같은 공식 서비스 외에 세무 신고를 돕고, 가끔 운전기사 역할도 한다. 어떤 고객은 ‘백화점에서 억울한 일을 겪었다’며 와서 해결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노인 고객의 마음이 움직이면 자녀에게 재산 관리를 맡기듯 꼼꼼히 따지지 않게 된다고 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장에서 고위직까지 했던 사람이 은퇴하고 나면 상실감이 크다. 조금만 추켜세워 주면 빨리 설득된다. 이런 심리를 금융사가 파고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공부할 시간 없는 PB들 사모펀드 투자자 중에는 “PB들도 절반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본사 설명만 믿고 진짜 좋은 상품인 줄 알고 팔았다는 얘기다. 신한 PWM센터에서 라임CI펀드 등을 산 이모(71)씨는 “PB가 환매 중단 이후 ‘썩은 사과를 팔았다’며 미안해했다”면서 “PB도 월급쟁이라 경영진의 소모품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PB들도 “수백 개씩 되는 상품을 다 이해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큰 손실이 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펀드(DLS·DLF) 등은 수익 구조가 복잡해 설명을 들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시중은행의 차장급 직원은 “보통 회사에서 중점상품을 내려보낼 땐 상품 구조 등을 홍보 포인트 위주로 요점 정리해 준다”며 “PB들은 이 내용을 외워 고객들에게 설명하는데, 사고 뒤 보면 본인이 설명한 내용과 달라 당황스러운 일이 많다”고 전했다. 문제의 뿌리는 PB들이 적절한 직무교육을 받지 못하는 데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최근 일선 지점의 인력이 줄어 교육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는 같이 업무를 하는 직원이 2~3명씩 있었지만 지금은 한 명이 빠지면 업무 공백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털어놨다. ‘사기 펀드’였던 옵티머스 펀드를 4327억원어치나 판 NH투자증권은 PB 대상 상품설명회를 서울·대전·광주에서 딱 3번, 각 1시간씩 한 게 고작이었다.●은행·금투사 고장난 내부 거름장치 은행·금투사들은 본점 내부 여러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외부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 중 어떤 걸 팔지 정한다. ‘소비자보호부→상품위원회→준법감시본부→상임감사위원회’ 순으로 상품을 검토한 뒤 모두 통과되면 영업점에서 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영업 담당 간부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면 상대적으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등한시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를 살펴보면 사고를 막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영업 임원 등이 이를 무시해 막지 못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 등 최고위직들도 실적이 줄면 본인 입지가 흔들리니 영업 임원에게 힘을 실어 준다는 주장이다.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 최근 환매 중단된 상품을 팔지 않았다. 이 은행의 김재은 투자전력상품부 이사는 “문제의 운용사들은 생긴 지 얼마 안 돼 기록이 쌓여 있지 않았고 특정 상품만 특화시킨 곳이라 위험성이 높아 검증에서 떨어졌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과장급 직원은 “몇 해 전 본사가 밀어붙인 고위험 상품을 두고 차장급 실무자가 ‘리스크(위험도)가 커 팔면 안 된다’고 건의한 일이 있었다”면서 “회사가 묵살하니 사내 연수 강사로 와서 영업점 직원들에게 ‘팔지 말라’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부의 경고만 들었고 이 상품을 산 고객은 큰 손실을 봤다. 김 전 PB는 “우리나라 PB는 고객을 위한 자산관리사라기보다는 은행의 영업사원”이라며 “이 구조가 바뀌어야 사모펀드의 악몽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집중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지킬 것인가, 내줄 것인가… 금융권 CEO 하반기 ‘인사 태풍’ 분다

    지킬 것인가, 내줄 것인가… 금융권 CEO 하반기 ‘인사 태풍’ 분다

    KB 윤종규 ‘리딩뱅크’ 탈환에 3연임 유력산은 이동걸, 구조조정 과제에 연임 무게하나 김정태 후임, 함영주·이진국 하마평NH 3연임 전례없어… 김광수 교체 가능성신한·하나·우리銀 ‘사모펀드 책임’ 변수로 주요 금융사를 이끌어 온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다음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줄줄이 끝난다. ‘인사 태풍’이 임박했다는 얘기인데 기존 수장이 자리를 지키느냐 혹은 새로운 CEO가 오느냐에 따라 각 금융사의 경영 기조 등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또 다수의 금융 공기업 수장들도 조만간 임기를 마칠 예정이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연될 여지가 있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CEO 인사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KB금융지주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20일에 끝난다. 윤 회장은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는데 회사 안팎에서는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 특히 올 2분기 경영 실적이 개선되며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농협)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리딩 뱅크’ 위치를 탈환한 게 호재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윤 회장이 외풍이 심했던 시기에 회장이 돼 6년간 안정적인 운영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이 돈다. 다만 경쟁자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이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8일 후보 4명을 추려 공개한다. 다음달 10일 임기를 마치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9월 취임한 이 회장은 3년간 금호타이어와 한국GM, STX조선해양 등의 구조조정을 원만히 마무리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매각, 두산그룹 구조조정 등 산은이 채권단으로서 해결해야 할 골치 아픈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해결사’ 이미지가 강한 이 회장이 3년 더 자리를 맡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정관계에서 다른 후보자의 하마평이 들리지 않는 점도 연임설에 무게를 싣는다. 만약 이 회장이 계속 직을 맡는다면 ‘총재’ 체제였던 이형구(1990~1994년) 전 총재 이후 26년 만에 연임 수장이 된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 때 연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다음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시간도 없다. 저는 충분히 피곤하다”며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비교적 시간이 남았지만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김 회장은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2012년 이후 8년 넘게 하나금융을 이끌고 있다. 은행과 금융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최근 사석에서 회장직을 더 할 의사가 없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하나금융의 함영주·이진국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도 내년 4월 말 연임 임기를 마친다. NH금융 회장은 두 차례 이상 연임한 전례가 없다. 관례대로라면 김 회장처럼 경제관료 출신이 새 회장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장 중에는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각각 11월과 12월에 끝난다. 허 행장은 2017년 이후 KB국민은행의 경영을 맡았고 지난해 1년 연임을 보장받았다. 진 행장은 현재 2년간의 첫 임기를 보내고 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진 행장과 지 행장, 권 행장은 모두 연임 가능성이 있는데 사모펀드 환매 중단 등 최근 터진 사고에 대한 책임 여부가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를 팔았다가 고객들에게 큰 손실을 끼쳤고, 신한은행도 ‘보험을 통해 원금을 100% 보장해 주겠다’고 홍보하며 판매한 ‘아름드리 사모펀드’가 최근 환매 중단됐다. 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오는 10월 임기를 마치고, 박종복 SC제일은행장도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등 외국계 은행들도 CEO 인사를 앞두고 있다. 금융공기업 인사도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사장의 임기 만료는 각각 11월과 내년 3월이다. 차기 거래소 이사장으로 지난 4월 총선 때 낙선한 전직 여당 의원이나 현직 경제관료가 올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또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은행연합회 등 금융협회장들도 11~12월에 임기가 끝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금감원장 전결’ 은행장만 파리목숨?… 징계 차별 논란

    ‘금감원장 전결’ 은행장만 파리목숨?… 징계 차별 논란

    자산운용·증권사는 금감원→금융위 거쳐 은행 문책경고 중징계는 사실상 ‘1심제’로 “300조 은행장 운명, 금감원장 한명 좌우” 금융위, 두 차례 법 개정 시도했지만 무산 “최소 두 단계로 제재 절차 공정성 높여야”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중징계 이후 금융권에서는 ‘은행장만 파리목숨’이라는 차별 논란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임원에 대한 중징계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거쳐 결정되지만, 은행의 경우 문책경고 이하 징계에 대해선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된다. 은행장을 날려버리는 중징계(문책경고)가 ‘1심제’로 결정된다는 얘기다. 이는 금융지주사,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로 임원에게 적용되는 징계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우리·하나은행장이었던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지난달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손 회장은 이러한 결정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내고 연임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제재를 둘러싸고 유독 은행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차별적인 징계 결정구조가 한몫을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23일 “중징계를 받으면 보통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금감원장의 문책경고 결정이 사실상 사퇴로 이어졌다”며 “자산 300조원대 시중은행장의 운명을 금감원장 한 명이 좌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사 임원의 징계 절차는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이뤄진다. 금융지주사 임원, 증권사를 포함해 금융투자업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과 자본시장법에서 금감원장에게 위탁하는 업무의 징계 범위는 주의와 경고까지다. 시행령에는 ‘임원의 결격사유가 되는 조치는 금감원장에게 위탁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중징계는 금융위 의결이 있어야만 한다는 의미다. 반면 은행법과 보험업법에는 금융위가 금감원장에게 위탁하는 업무의 징계 범위를 ‘주의와 경고, 문책경고’로 명시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 임원의 경우 금감원장 전결로 문책경고가 확정되는 것이다. 금융사 임원 징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로 나뉜다. 문책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퇴임 후 3년간 임원 자격이 제한되고 직무정지는 4년, 해임권고는 5년이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금융 관련 법률 간 징계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금감원에 위탁한 권한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금감원장 전결권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10년과 2014년 모든 금융사 임원의 중징계는 금감원과 금융위를 거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제재가 정당성을 갖췄어도 당사자들이 승복하려면 제재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영진의 해임이나 선임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금융위 의결을 거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절차적으로 두 단계 이상은 돼야 어느 한 기관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감원의 권력을 견제하려고 제재심의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위원장을 빼고 모두 외부위원으로 바꾸고 자문기구가 아닌 법적기구가 돼야 독립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정부, 日 극복 위해 해외 부품 기업 M&A 금융·세제 지원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제외 조치에 대응해 국내 기업이 소재 부품 분야의 해외기업을 인수 합병(M&A)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일거에 원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M&A를 통해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줄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는 우리의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두겠다”면서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기술개발(R&D)과 함께 해외 핵심기술 확보, 해당 전문기업 M&A 등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별도의 펀드를 조성하고 해외 M&A 인수금융 지원, 소재·부품·장비 M&A 세제지원 등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소재·부품 기업에 대해선 하반기 29조원의 공급 여력을 바탕으로 정책 금융을 신속히 집행키로 했다. 올해안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자금 10조원 이상을 해외 기업 M&A를 추진하는 기업에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금융위원회는 3일 주요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장들을 소집해 관련 후속대책을 발표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 예산이 아니라 이들 기관의 정책금융이 투입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기업 인수비용을 법인세와 소득세에서 공제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유관 기업이 해외 소재 부품사를 1000억원에 사들였다고 하면 인수 금액의 일부를 공제해주는 것이다. 현재는 대기업들이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이나 R&D 투자 비중이 5% 이상인 중소기업을 인수합병할때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만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해외 기업을 완전히 인수하는 것뿐 아니라 지분 투자 등으로 소재부품사의 주주가 될 경우에도 세금공제를 해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아울러 해외 기업에서 배당을 받을 때 세금을 줄여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세액공제 이외에 해외 핵심 소재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하고 중요 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출렁인 금융시장…잇단 악재 이겨낼까

    출렁인 금융시장…잇단 악재 이겨낼까

    한국 금융시장이 일본의 추가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북한의 발사체 도발 등 잇단 악재에 출렁이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는 2일 ‘화이트리스트’(전략 물자 수출심사 우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내용으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러한 악재는 곧바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졌다. 이날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와 원화 가치가 나란히 하락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가뜩이나 기업 실적 부진으로 먹구름이 깔린 와중에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2차 보복 강행으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여기에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한층 더 악화할 수 있어 당분간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를 둘러싼 잇단 악재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악재가 이미 지수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인 만큼 코스피 2000선 붕괴 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전 세계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국내증시는 이미 주가가 많이 내려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덜한 것처럼 보인다”며 “현 코스피 수준에서 추가로 낙폭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8.0원에 마감하며 1200선을 위협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일단 달러당 1200원 테스트는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주말이 지나면 심리가 안정되는 경우가 있는 데다 화이트리스트 이슈가 충분히 예상 가능했기 때문에 다음 주 이후까지 계속 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할 경우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금융당국도 국내 금융시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기업 기관장과 시중은행장 등을 소집해 일본의 2차 보복조치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금융위는 회의 직후 일본의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금융기관을 주축으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시장 상황 추이에 따라 금융시장 안정 방안을 발표할 수도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하나은행, 디지털 혁신·글로벌 진출 양 날개 달겠다”

    “하나은행, 디지털 혁신·글로벌 진출 양 날개 달겠다”

    세계적인 ICT·SNS기업과 융합 베트남·필리핀·인도 시장 공략“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데이터 기반의 정보회사로 변모하겠다” 21일 정식 취임한 지성규(56)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대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닦아 둔 기반 위에서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양 날개를 달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지 행장의 선임 안건을 결의했다. 지 행장은 2015년 9월 외환은행와 하나은행이 합병한 뒤 두 번째 은행장이자 시중은행장 중 최연소다.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지 행장은 “국내에서 제로섬 경쟁을 벌이기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을 끌어올리겠다”면서 디지털 혁신과 해외 진출 접목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ICT 발전으로 해외 리테일 시장에서도 물리적 네트워크 없이 성공이 가능해졌다”면서 “인도네시아에서 라인과 합작을 했듯 글로벌 ICT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과 결합하고 융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달 글로벌 결제 시스템 출시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취임식도 하나은행의 인공지능(AI) 비서인 ‘하이’(HAI)와 지문인식 방식을 활용해 진행됐다. 지 행장은 2014년부터 3년 동안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초대 은행장을 맡은 ‘중국통’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외에 눈여겨보는 시장으로는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 신남방 국가를 꼽았다. 국내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가계와 기업의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고 현장 중심 관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새해 들어 3조 5000억 위안이 넘는 ‘돈폭탄’ 퍼붓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새해 들어 3조 5000억 위안이 넘는 ‘돈폭탄’ 퍼붓는 중국

    중국 경제발전 전략 수립과 거시경제 정책을 관리를 맡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15~16일 웹사이트를 통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후허하오터(呼和浩特)를 비롯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 후베이(湖北)성 어저우(鄂州)의 공항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후허하오터 신공항의 투자액은 223억 7000만 위안이 책정됐다. 시안 셴양(咸陽) 국제공항 제3 터미널 확충 공사에 471억 4000만 위안, 롄윈강 공항이전에 23억 1300만 위안, 그리고 어저우 신공항에 320억 6300만 위안 규모의 투자액이 각각 책정됐다. 이를 모두 합치면 1038억 8600만 위안(약 17조 2200억원)이 넘는 엄청난 액수다. 중국이 내달 초 춘제(春節·설날)를 앞두고 급랭하는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무려 3조 5000위안(약 582조원)이 넘는 ‘돈폭탄’을 살포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으로 중국의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당황한 중국 정부가 1조 3900억 위안 규모의 채권을 조기에 발행하고, 시중에 2조 13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뿌려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이다.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 푼 4조 위안의 88%에 해당하는 초대형 돈 풀기 프로젝트인 셈이다.17일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허난(河南)성이 올해 들어 지방정부 중 처음으로 채권 발행에 들어갔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지난 14일부터 건설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00억 위안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신장자치구는 앞서 13일 40억 위안 규모의 일반 채권(일반채) 및 특수목적채권(특수채) 발행을 시작했다. 허난성도 15일부터 165억 위안 규모의 일반채와 288억 위안 규모의 특수채 발행을 시작했다. 새 채권 발행으로 확보되는 자금은 빈곤층 구제와 서민 주택 개조, 학교 건설, 도시 지하철 건설 등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허난성은 밝혔다. 중국 지방정부가 1월부터 채권 발행에 나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적으로 중국에서는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에 해당)에서 예산 규모가 확정되고 나서야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로부터 신규 채권 발행 규모를 할당받아 채권 발행에 나설 수 있었다. 이런 만큼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은 4월부터 가능했고 7월 이후에야 본격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올 들어 지방정부들이 과거와 달리 1월부터 채권 발행에 나서 대대적인 공공사업에 나섰다. 급속한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채권 조기 발행을 통한 돈 풀기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인대는 지난달 상무위원회를 열고 정부기구인 국무원에 지방정부 채권 발행량 중 일부를 전인대 연례회의의 승인 없이 먼저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위임했다. 이에 국무원은 각 지방정부에 모두 1조 3900억 위안 규모의 채권 발행을 미리 허용하고 조기 발행을 통한 예산 집행을 주문했다. 이번에 승인된 지방정부채권(지방채) 가운데 8100억 위안은 특수채로, 나머지 5800억 위안은 일반채로 각각 발행된다. 류쿤(劉昆) 중국 재정부장은 “조기 지방채 발행으로 조달된 금액은 인프라 투자 등 핵심 프로젝트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춘제를 앞두고 시중에 2조 위안이 넘는 유동성 공급했다. 인민은행이 14일~16일 내리 3일 연속 ‘공개시장 운영’(중앙은행이 유가증권을 금융기관을 상대로 사고 팔거나 일반공개시장에 참여해 매매· 국채나 기타 유가증권을 매도하거나 매입함으로써 시중의 통화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통해 시중에 모두 7600억 위안 규모의 자금을 공급했다. 이와 함께 이번주 들어 역환매조건부채권(RP)(중앙은행이 일정기간 후에 다시 매각한다는 조건으로 은행들로부터 사들이는 채권·중앙은행이 은행들로부터 채권을 사는 대신에 자금을 공급하기 때문에 시중에 그만큼 돈이 많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운영을 통해 57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여기에다 15일 지준율 0.5%p 인하한데 이어 25일 또 한차례 지준율 0.5%p를 떨어뜨려 시중에 8000억 위안이 공급되면서 새해 들어 모두 2조 1300억 위안의 자금이 풀렸다. 중국의 ‘돈 풀기 프로젝트’는 지난 4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시중은행장과의 회동에서 예고됐다. 리 총리는 당시 회동에서 지준율 인하와 감세 등 조치를 통해 민간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펼쳐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임을 강하게 내비쳤다. 인민은행 측은 이와 관련해 “만기가 도래한 국채 상환, 금융기관의 자금 경색, 기업들의 세금 납부에 따른 자금 수요 등 요인을 감안한 조치”라고 밝혔다. 중신(中信)증권은 “향후 경기 지표가 개선이 안될 경우 당국은 통화정책을 더욱 완화하는 한편, 지준율 추가 인하 및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조기 집행과 유동성 공급은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전반적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는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중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꺾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31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를 기록하며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공개된 대표적인 민간 지표인 차이신 제조업 PMI도 49.7에 그쳤다. 5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경기 위축을 뜻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중앙정부는 당장 지방정부 ‘디레버리징’(부채 감축·Deleveraging)보다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의 부양책으로 경기를 떠받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채 발행은 시중은행의 인프라 사업에 대한 대출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방채 발행을 통한 경기회복 여부를 살펴보며 중앙정부의 채권 발행량을 조율해 경기부양책을 다채롭게 운용할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 차이신은 “지방채 발행을 연초로 앞당기는 것은 정부가 연중 혹은 연말에 추가로 (채권) 발행을 늘려야 하는지를 판단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 경제가 전반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던 중국 지도부조차도 올들어 경기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하면서 위기의식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리 총리는 15일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 등 경제학자·경제인 등 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어려움과 도전에 대응하는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통한 부양책에 나서는 한편 시중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면서 통화완화 정책을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무지막지한’ 돈 풀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역점 사업인 디레버리징 정책이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한 판국에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같은 초대형 부양책과 전면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펴기에는 정책적 공간이 너무 좁다는 지적이다. 물론 중국 당정이 부채관리와 산업구조 선진화를 통한 ‘질적 발전’이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경기둔화에 대응해 사실상 이와 반대 방향인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의식한 듯 리 총리는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 기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거시 정책 도구들을 풍부하고 잘 사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광장] ‘김태우 리스트’ 진위 서둘러 밝혀라/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김태우 리스트’ 진위 서둘러 밝혀라/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이태운가(실제로는 김태우) 하는 그 양반이 요즘 폭로하는 거 보면 이 정부도 다를 게 없네요. 적폐청산이라는 게 말도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진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지.”(기사) “주장일 뿐이지 아직 사실로 확인된 건 없는 거 아닌가요.”(기자) “무슨 소리예요. 청와대에 있던 사람이 허튼소리했겠어요.”(기사) “아! 네….”(기자)야근을 마치고 엊그제 새벽 2시 넘어 탔던 택시의 기사는 꽤나 흥분했다.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요즘 터져 나오는 권력 실세들의 비위 의혹을 철석같이 믿었다. 괜한 다툼이 될 거 같아 대화를 서둘러 끝냈지만, ‘김태우 리스트’는 이미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이번 폭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나왔다. MB 때 3년 4개월간 출입했지만, 청와대는 취재가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애를 먹이는 곳이 민정 라인이다.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나 네 명의 비서관은 그나마 전화를 안 받으면 나중에 콜백이라도 해 준다. 나머지 행정관과 그 아래 직원들은 통화 자체가 어렵다. 개각을 앞두고 있을 때 제일 애를 먹는다. 특정 인물에 대한 인사 검증에 들어갔는지를 확인하려면 민정 쪽이 가장 빠르다. 어쩌다 운 좋게 통화가 돼도 “말해 줄 수 없다”,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짜증 나는 답변만 돌아온다. 학교 후배 등 개인적으로 안다고 해도 다르지 않다. 검찰이나 경찰 등 권력기관에서 파견돼서 그런지 ‘보안’이 생활화돼 있다. 입은 있어도 말이 없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자고 일어나면 민정수석실발(發) 1면 머리기사가 뻥뻥 터진다. 6급 검찰수사관이 청와대를 상대로 연일 폭로전을 이어 가고 있다. 6급 공무원이 이렇게 센 줄 몰랐다는 말도 나온다. 전직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 얘기다. 그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입맛에 맞는 언론사를 하나 골라 새로운 의혹을 하나씩 하나씩 폭로한다. 청와대는 그의 주장에 대해 해명을 한다. ‘폭로→반박→폭로→반박’이 이어진다. 모양새도 이상하다. 대통령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까지 청와대가 총동원돼 6급 공무원 한 사람과 싸우는 형국이다. 급이 맞지 않는다. 사실 김 수사관은 궁지에 몰려 있다. 골프 접대를 받았고 피감찰 대상 기관에 자기 인사 민원을 한 일로 대검 감찰을 받고 있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도 당했다. 폭로 내용도 아직은 확인된 건 없다. 물론 그의 주장이 어디까지 팩트이냐에 따라서 향후 양상이 달라질 수는 있다. 야당도 김 수사관의 첩보 문건 104건의 제목을 공개하며 뒤늦게 가세했지만, 핵심은 민간인 사찰이 있었느냐는 부분이다. 김 수사관은 전직 총리 아들, 시중은행장 동향까지 상부에 보고했다고 주장한다. 민간인은 감찰 대상이 아니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불법이다. 청와대는 펄쩍 뛴다. 지시는 없었고, 김 수사관 개인이 임의로 수집한 정보라는 반박이다. 보고를 받은 특감반장이 감찰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해 첩보를 바로 폐기했다는 것이다. 개연성은 충분하지만, 김 수사관의 폭로가 첩보 수준인 것처럼 청와대의 해명에도 의문점이 많다. 특감반장은 지난해 8~9월쯤 민간인 관련 첩보 수집과 관련해 김 수사관에게 구두로 시정 조치를 지적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민간인 사찰이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와 맞지 않다면 이런 보고를 받는 즉시 인사 조치를 취해 그를 쫓아냈어야 맞다. 하지만 그는 경고를 받은 이후 지난달 초 업무에서 손을 뗄 때까지 첩보 활동을 지속했다. 적어도 청와대가 관리감독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우윤근 대사가 1000만원을 받았다는 첩보와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는 청와대의 처음 해명과 달리 애당초 검찰 수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 기업인 공항철도에 대한 사찰도 “특감반장이 공항철도를 감찰 대상인 공기업으로 잘못 알고 지시했던 것”(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설명은 석연치 않다. 이런 의문점들을 포함해 검찰은 서둘러 모든 의혹을 밝혀야 한다. 혹여 좌고우면하며 시간을 끈다면 소모적인 정치 공방만 길어질 뿐이다. 특검이나 국정조사까지 안 가도 검찰이 의지만 있다면 명명백백하게 진위를 가릴 수 있다. ‘미꾸라지’가 만든 ‘불순물’이었는지, 아니면 동기는 선(善)하지 않았지만 내부고발자의 용기 있는 폭로였는지 결과가 궁금하다. sskim@seoul.co.kr
  • [서울광장] 호남 대망론/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호남 대망론/이종락 논설위원

    아직 섣부른 얘기다. 차기 대선 주자를 거론한다는 것은. 20대 대통령 선거가 3년 이상이나 남은 시점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상 차기 대권에 대한 관심은 늘 있다. 요즘도 그렇다. 그런데 최근 주로 회자되는 것은 ‘호남 대망론’이다.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와 전남 장흥생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호남 출신이 대권을 움켜쥔다는 호남 대망론은 현실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 유권자 수를 따지면 그렇다는 얘기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광주광역시, 전라남북도를 합친 호남 인구수는 518만 2682명이다. 반면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와 경상남북도를 아우르는 주민수는 1312만 1179명이다. 호남 인구는 영남 인구의 39.4%에 불과하다. 물론 상당수의 호남 출신 사람들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거주한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지만 숫자로는 열세다. 어쨌든 출신 후보에 따른 표 대결에서는 호남 대망론이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 실제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패한 전북 순창 출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6.1%를 얻는 데 그쳤다. 호남을 기반으로 대선에 성공한 정치인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호남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가 골동품 취급을 받고, 이념과 정책이 더욱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요즘 유권자에게 여전히 지역 기반이 유효하지만 머릿수만 계산하는 옛날 방식의 정치 셈법은 사실상 끝난 것 같다”면서 “예를 들어 통일이나 성장, 분배 등 확실한 프레임을 지니고 행동하는 실용주의 정치인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부상은 예사롭지 않다. 중도 보수까지 포용할 수 있는 이 총리는 확장성과 안정감이 최대 강점이다. 이 총리는 지난 16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정대철 상임고문, 무소속 서청원 의원과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같은 날 오찬에서는 시중은행장들과도 회동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 하는 등 각 분야의 인사들과 접촉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측근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천거하고, 광주제일고 후배인 노형욱 국무조정실 제2차장을 국무조정실장에 승진시켜 앉히는 등 임명제청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책임총리’의 위상도 굳힌 듯하다. 정치 이력상 친문(친문재인)과 공유할 부분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약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친문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이니’라고 부르듯 이낙연 총리를 ‘여니’라고 부르는 등 호의적으로 보기 시작한 점은 이 총리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52세라는 젊은 나이에 문재인 정권 2인자로서 또 다른 호남 대망론을 실현할 수 있는 유력 주자다. 친문 본원은 아니지만 신친문 주류로서 문재인 정부 1기를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비서실장으로서 민감한 현안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국정 운영 능력으로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은 최대의 강점이다. 또한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준비위원장으로서 차기 대권 주자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국회를 한창 뜨겁게 달궜던 ‘DMZ 선글라스’ 논란은 임 실장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 준 사례다. 임 실장도 청와대에서 나오면 급을 낮춰 통일부 장관을 희망할 정도로 ‘남북 문제 최고 전문가’라는 브랜드로 다음 대선을 준비할 태세다. 이 총리와 임 실장의 쾌속질주에 대해 “현재의 여론조사는 아무 의미 없다”고 폄하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역대 대선이 있는 해 신년 여론조사에서 조차 1등한 주자들 중 그 누구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박찬종(1997년), 이회창(2002년), 고건(2007년), 안철수(2012년), 반기문(2017년) 등이 ‘김칫국만 마셨던’ 후보들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총리와 임 실장은 너무 빨리 주목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역 구도보다는 세대 구도가 강해지고 있는 점도 이들에겐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역설적으로 ‘호남’을 버리고 자신만의 시대정신을 보여야 호남 대망론을 쟁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jrlee@seoul.co.kr
  • 필수 증인 vs 망신주기… 10월 국감철 기업인 줄 세우기 논란

    총수 소환 비판에 실무급으로 조절도 ‘증인 실명제’로 무분별 소환 줄었지만 경제·산업계 “시간만 낭비” 불만 여전 해마다 10월 국정감사 철이 되면 ‘기업인 국감 증인’을 놓고 정치권과 경제·산업계에선 갑론을박이 뜨겁다. 올해 국감도 마찬가지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알 만한 기업의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정당한 문제 제기를 위한 필수 작업이라는 정치권 주장과 기업인 줄 세워 망신주기라는 경제·산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증인 채택 등을 논의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관련 민간기업의 기부 실적이 저조하다며 재계 1~5위 대표이사급을 부를 것을 요청했다. 총수급은 줄 세우기 비판이 부담된 듯 삼성전자와 SK, LG는 사장, 현대차와 롯데는 전무를 부르기로 잠정 합의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이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을 게임업계 문제 등을 지적하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했다. 기업인을 대거 부르는 대표적인 상임위인 정무위는 지난달 28일 42명의 국감 증인을 채택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금리 대출 확대 등을 지적하고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은행장을, 케이뱅크 인가 과정의 특혜 의혹 등을 질의하기 위해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을 각각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 대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갑질 문제 지적을 위해 박현종 BHC 회장을 증인으로 요구했다. 당초 정무위에서는 채용 비리 사건 등으로 시중은행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단 한 명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실무진을 불러 질의하자고 합의하면서 대거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노동위도 지난달 20일 증인명단을 확정했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삼성전자 기흥공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최태원 SK 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배제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과방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는 2일 국감 증인 채택 문제 등을 논의한다. 경제·산업계 대관 담당자는 국감철이 다가오면 각자의 총수가 증인으로 신청되는지 정보를 얻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5분도 채 안 되는 질의를 준비하느라 10월은 기업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망신주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올해부터는 총수 대신 실무급으로 낮춰 부르는 경향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 지적으로 국회는 지난해 국감부터 증인 채택 시 증인 신청자와 이유 등을 기재한 증인신청서를 소관 상임위에 서면으로 제출하고 국감 결과 보고서에 신문 결과를 명시하도록 하는 ‘증인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국감 증인 채택 과정에서 보듯 무분별한 대기업 총수 부르기는 자제됐지만 또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회 보좌진은 “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해도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실제 출석하는 일이 드물다”며 “총수를 부르는 이유는 해당 문제를 좀더 잘 챙기라는 의미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관피아’ 여전하지만…요즘 금융권엔 낙하산 안 펴진다

    ‘관피아’ 여전하지만…요즘 금융권엔 낙하산 안 펴진다

    지방선거 전후로 한동안 멈춰 섰던 공공기관장 인선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예금보험공사 등 39개 기관이 새 수장을 기다리고 있다.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끊이지 않는 것이 바로 ‘낙하산 논란’이다. ‘대선 공신’ 등 여당 쪽 인사가 뜬금없이 내정되거나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 당연한 듯 내려오기도 한다.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지금 정부에서도 이런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금융 등 갈수록 전문성이 부각되는 기관에서는 ‘자리 챙겨주기’가 아닌 실제로 ‘일할 사람을 앉히는’ 인사가 중시되면서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서울신문이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서 338개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날까지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 만료된 공공기관은 총 39곳(11.5%)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이 5곳, 준정부기관이 16곳, 기타공공기관이 18곳이었다. 3개월 안에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도 부산항만공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총 6곳으로 집계됐다. 총 35개 공기업 중 현재 수장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은 5곳이다. 그중에서도 대한석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3곳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도 산업부 산하인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새 기관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이뤄진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에 대한 적폐 청산이 이뤄지면서 기관장 선임이 영향을 받고 있다. 기관장 공석 상태가 지속되면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장기간 기관장이 부재중인 경우에는 ‘제 식구 챙겨주기’ 차원에서 자리를 비워두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제기되곤 한다. 수개월째 신임 기관장 인선 절차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몇 개월째 수장이 오지 않으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어렵고 직원들도 지친 분위기”라면서 “계속해서 인사가 늦어지니 ‘우리 기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코바코 등 인선 늦어져 업무공백 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기관장 공백이 길다. 곽성문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사의를 표명한 이후 8개월째 기관장이 비어있다. 곽 전 사장은 지난해 9월 임기가 끝났으니 사실상 1년 가까이 후임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보증기금도 K 전 이사장이 불륜 의혹으로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이후 4개월째 수장 공백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K 전 이사장을 해임했지만 아직 새 이사장 선임 절차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장은 보통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선출되거나 소속 정부부처 장관이 임명한다. 절차만 따지면 수개월씩 걸릴 일이 없지만 사실상 윗선에서의 ‘시그널’(신호)이 없으면 새 기관장 선임에 돌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신임 기관장 선출 절차에 들어간 곳들은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예보의 차기 사장에는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예보 사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권에서는 위성백(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전 기재부 국고국장과 진승호 전 기재부 대외경제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예보는 이달 안에 사장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기가 끝났을 때 바로 절차가 시작되지 않은 것은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이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많았고 이제는 ‘시그널’이 내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도 차기 사장에 전직 국토교통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설이 돌면서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공항공사 노조는 “지난 3월 국토부 출신인 김명운 부사장을 임명한 데 이어 사장까지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일환 전 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3월 임기를 1년 앞두고 돌연 사퇴해 정부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는 사장 선임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절차를 진행 중이며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관장 4명 중 1명 상급 주무부처 출신 퇴임한 관료들이 공공기관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건 어느 정권에서나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집계한 결과 공공기관장 4명 중 1명은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었다. 당시 공석인 곳을 제외한 286개 공공기관장 중 26.9%에 해당하는 77명이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장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퇴직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고 상급 부처와 소통하기에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관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평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낙하산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라면서 “규모, 성격에 따라 기관을 나눠 수장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자격요건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기관 수장 선임에 있어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코드 인사’ 논란이 심했다. 특정 ‘라인’을 등에 업고 잘나가다가 정권이 바뀌면 초라하게 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이른바 ‘4대 천왕’이 득세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전 KDB금융그룹 회장은 당시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고려대·소망교회 라인’으로 평가받았다. 박근혜 정부로 넘어가서는 4대 천왕이 물러가고 ‘서금회’가 주목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나온 서강대 출신 금융인의 모임이다. 홍기택 전 KDB금융그룹 회장,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 등이 대표 인사다. 이렇듯 금융권 수장 자리를 ‘나눠 먹기’ 용도로 취급하다 보니 금융 산업이 계속해서 후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기관은 국내외 경제 정책과 연계된 업무가 복잡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온 낙하산 기관장이 이를 파악하는 데에만 임기 대부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코드 인사 논란은 여전하지만 어느 한 세력이 주도하는 ‘싹쓸이’ 현상은 없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또한 최소한의 전문성과 여론 동향을 고려해 인사가 이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이다. 지난해 9월 임명 당시 일부에서는 “역시 현 정권과 가까운 코드 인사”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한국GM,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지뢰처리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산은 수장은 전관예우 차원에서 맡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금융이 선진화되면서 전문성이 부각돼 ‘함부로 앉지 못하는 자리’가 된 것이다. 공공기관장은 아니지만 시중은행장이나 각종 금융협회장 인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코드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많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정부 들어서 은행장 등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낙하산 논란은 줄어든 편”이라면서 “정치적 입김이 적었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공기관장이 정부의 철학과 방향을 공유해야 할 필요는 분명 있다”면서도 “전문성이 강조되는 금융기관은 특히 능력 있는 수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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