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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장애인 일 시키며 폭행하고 돈 뜯고 성관계 보여준 엽기 30대 부부

    정신장애인 일 시키며 폭행하고 돈 뜯고 성관계 보여준 엽기 30대 부부

    정신분열증을 앓는 장애인을 1년 동안 부리며 폭행하는 것도 모자라 갖은 이유로 협박해 부모로부터 돈을 뜯어낸 부부가 법정에 서게 됐다. 특히 이 부부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 협박을 하거나 부모에게 친권 포기각서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검은 정신분열 장애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돈을 뜯어낸 A(36)씨를 인질강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부인 C(29)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대출을 알선받으려고 대부 중개를 요청한 B(30)씨를 커피숍에서 만났다. A씨는 정신분열증으로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는 B씨를 이용해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먹고, “내 밑에서 일을 도와주면 대부중개 일을 가르쳐 주고, 숙식도 제공하겠다”고 꾀었다. A씨는 B씨를 집으로 데려온 한 달 뒤부터 폭행하기 시작했다.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때렸다. A씨가 공무집행방해로 경찰에 체포됐을 때에는 B씨가 불리하게 진술했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폭행에는 A씨의 부인 C씨도 가세했다. 또 A씨는 부인과 성관계하는 것을 B씨에게 보여준 뒤 “(부인과) 성관계를 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성관계를 하지 않았지만, A씨는 B씨 어머니에게 전화해 “(B씨가) 부인을 성폭행했으니 합의금을 내라”고 협박해 1700만원을 챙겼다. 이와 함께 A씨는 B씨 명의로 구입한 승용차 할부금 때문에 압류가 들어왔다며 1400만원을 받았다. 또 자신의 공무집행방해죄 판결문을 B씨 가족에게 보내 “(B씨가) 경찰에서 진술을 잘못해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을 받았으니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해 2000만원을 챙겼다. A씨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B씨 아버지까지 불러 “1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으로 팔아넘기겠으니 친권포기각서를 작성하라”며 윽박지르고 폭행했다. B씨의 형에게도 접근해 위조한 임대차계약서를 보이며 400만원을 받아냈다. A씨 부부는 이렇게 B씨 가족으로부터 총 8차례에 걸쳐 7000만원 상당을 챙겼다. 농사를 짓던 B씨 부모는 A씨에게 줄 돈을 마련하지 못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고, 아직 갚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아버지는 아들의 친권포기각서를 쓴 뒤 자살까지 기도했다. 검찰은 “B씨 아버지에게 아들의 친권포기각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부인은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정신분열 장애인 감금한 채 때리고, 돈뜯고, 성관계까지 요구한 ‘악질 부부’

    정신분열 장애인 감금한 채 때리고, 돈뜯고, 성관계까지 요구한 ‘악질 부부’

    정신분열을 앓는 30대 정신장애인을 약 1년 동안 가둬놓고 상습적으로 때린 것도 모자라 성관계까지 요구한 ‘악질 부부’가 법정에 서게 됐다. 하지만 부부는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지검은 대부중개업자인 30대 남성 A씨를 인질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A씨의 20대 부인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형법상 인질강도죄는 사람을 체포, 감금, 약취 또는 유인하여 이를 인질로 삼아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익을 취득하게 한 자를 징역 3년 이상에 처할 수 있도록 한 죄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대출을 목적으로 대부 중개를 요청한 30대 남성 B씨를 만났다. A씨는 B씨의 체구가 왜소하고 정신분열을 앓고 있다는 점을 이용, 집안일을 시키고 B씨 부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B씨에게 “내 밑에서 일을 도와주면 대부중개업 일을 가르쳐 주고 숙식도 제공하겠다”고 회유했다. B씨는 A씨의 꾐에 넘어가 A씨의 집에서 일하기로 했다. 하지만 A씨는 B씨를 데려온 지 한 달 후부터 B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PC방에서 게임이 잘 되지 않는다’랄지,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때린 이유였다. A씨의 부인도 폭행에 가담했다.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고 때렸고, 아이와 함께 PC방에 다녀오라는 취지로 1만원을 줬는데 B씨 혼자서 돈을 다 썼다면서 남편과 함께 B씨를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부부의 악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B씨가 보는 앞에서 부인과 성관계를 하더니 B씨에게 “(부인과) 성관계를 해보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실제로 성관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A씨는 B씨 어머니에게 전화해 “(B씨가) 부인을 성폭행했으니 합의금을 내라”고 협박해 1700만원을 뜯어냈다. B씨 명의로 구입한 자동차 할부금 때문에 압류가 들어왔다며 1400만원을 뺏는가 하면, 올 초에는 B씨 때문에 아이가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가게 됐다면서 1000만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B씨 아버지를 불러 “1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으로 팔아넘기겠다”면서 “친권포기각서를 작성하라”고 윽박지르고 둔기로 B씨 아버지를 폭행했다. B씨 형에게도 접근해 위조한 임대차계약서를 보이며 “B씨가 살 방을 계약하며 400만원을 대신 냈다”며 돈을 받았다. A씨 부부는 이렇게 약 1년 동안 B씨 가족으로부터 모두 8차례에 걸쳐 약 7000만원을 빼앗았다. 검찰 관계자는 “A씨 부부는 영리를 목적으로 B씨를 유인한 뒤 상습 폭행하고, B씨 아버지에게 아들의 친권포기각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고, 부인은 일부 혐의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완행열차와 함께 떠난 것들

    [이호준 시간여행] 완행열차와 함께 떠난 것들

    해마다 6월이면 기차 여행을 떠난다. 녹음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계절, 산천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 들판을 열어젖히며 달리는 기차의 창을 스치는 풍경은 얼마나 가슴 설레게 하는지. 이 무렵에는 자동차보다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이 훨씬 행복하다. 산들은 금방 머리를 감고 나온 새댁처럼 싱그럽고 강물은 노래하며 완보(緩步)로 흐른다. 강둑에는 미루나무 여린 잎들이 바람 따라 깔깔거리며 몸을 뒤챈다. 낮은 언덕에는 예배당 종탑이 우뚝 서 있다.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면 뎅뎅 푸른 종소리가 들판을 달려와 안길 것 같다. 간이역에서 내려 가르마처럼 뻗은 논길을 걸어가면 산 아래 낮게 엎드린 집에서 허리 굽은 어머니가 마중 나올 것 같다. 기차가 시골 역에 들어서면 사람 사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주름이 깊어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노인 하나가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 열차가 서고 젊은 여인과 서너 살 정도 먹어 보이는 아이가 내린다. 노인의 얼굴에 순식간에 환한 꽃이 피어오른다. 고단으로 찌든 삶 어디에 저런 미소가 숨어 있을까. 시집간 딸과 손자가 다니러 온 모양이다. 할머니를 발견한 아이가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달려간다. 노인도 마주 달려간다. 걸음이 둔할수록 상봉의 감동은 웅숭깊다. 만남이 있는 곳에는 헤어짐도 있기 마련. 아빠와 엄마, 그리고 꼬마 형제가 기차에 오른 뒤 플랫폼에는 노인만 남았다. 노인은 떠나는 자식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든다. 화살처럼 내리꽂히는 뙤약볕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손짓마다 이별의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하지만 얼굴 가득 피어난 미소는 끝내 지워지지 않는다. 6월의 여행은 가능하면 천천히 달리는 기차를 타고 간다. 역마다 서는 기차라야 제맛이 난다. 검은 연기를 내뿜던 증기기관차는 퇴역한 지 오래고 완행열차 자체가 시간의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그 이름에 담긴 그리움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시골 풍경 속을 지나다 보면 완행열차가 누비던 날들이 더욱 그리워진다. 그때의 기차는 민초들의 기쁨과 아픔까지 싣고 오갔다. 돈벌이를 찾아 도시로 가는 처녀도, 푸른 꿈을 품고 서울로 가는 청년도 기차를 타고 고향을 떠났다. 그 시절의 완행열차는 요즘의 기차처럼 안락하지 않았다. 자리 하나에 여럿이 끼어 앉기도 하고 통로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으면 그게 내 자리였다. 시큼한 땀 냄새와 억센 사투리도 함께 길을 떠났다. 손수건에 싸 온 삶은 달걀을 나눠 먹고 사이다 하나로 여럿이 갈증을 달래기도 했다. 그런 풍경 역시 옛날이야기가 됐다. 속도 경쟁에서 밀려 소박한 삶을 실어 나르던 열차도, 정겹던 풍경도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빠르게 달리는 세상이 어지럽다. 분침과 초침에 쫓기는 삶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얼마나 많은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달려야 하는 일상 속에서는 나 자신조차 들여다볼 기회가 없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속의 부품으로 전락한 채 한세상을 쫓기다 갈 뿐이다. 천천히 가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각박한 세상살이에서 한발 비껴나 본래의 나를 찾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완행열차다. 그 열차 어딘가에는 오래전에 잃어버린 꿈이 길게 누워 있을 것 같다. 6월이면 느리게 달리는 기차를 타는 이유다. 시인·여행작가
  • [新전원일기] 자취 감춘 당나귀 녀석 중국 전역 돌며 모셔와 열정으로 연매출 20억

    [新전원일기] 자취 감춘 당나귀 녀석 중국 전역 돌며 모셔와 열정으로 연매출 20억

    당나귀 울음소리는 거칠다. 백석 시인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당나귀는 ‘응앙응앙’ 울지 않는다. 적어도 나의 귀에는 거칠고 시끄러웠다. 차라리 ‘응헝응헝’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비록 녀석들의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해도 그 아담한 체형과 크고 맑은 눈망울을 보면 ‘시끄럽다’는 표현은 무색해지고 웃음이 절로 난다. 아이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는 이유도 분명 그 때문일 게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에서 귀여운 사고뭉치 캐릭터로 자주 등장해 우리에게 더욱 친근한 동물이기도 하다. “당나귀는 사람을 잘 따르고 온순해요. 그래서 예로부터 양반들이 타고 다녔다고 해요. 고집이 세긴 하지만 끈기와 지구력이 대단한 동물이에요. 어떤 악조건도 견뎌 내는 전천후 동물이지요.” 당나귀 얼굴을 쓰다듬던 ‘우&주’ 대표 송우(38)씨가 한마디 거들었다. 훤칠한 키에 당나귀처럼 큰 눈을 가진 송 대표는 귀농한 지 7년째 접어든 성공한 열혈 사업가다. 그는 불모지였던 당나귀 축산업에 뛰어들어 사육부터 분양, 화장품, 건강식품, 체험농장까지 1, 2, 3차 산업을 모두 아우르며 끌고가는 ‘당나귀 마니아’다. ‘당·나·귀로 삼행시를 지어 구호를 외치고 다닐 만큼. “당신과 나의 귀중한 만남, 어디 시작해 볼까요?” #인연… 당신과 나의 귀중한 만남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5000평 규모의 체험농장엔 당나귀 150마리의 울음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짝짓기를 하려고 껑충껑충 뛰는 녀석들부터 서로 장난치는 녀석들까지 축사는 활기가 넘쳐난다. 송 대표가 ‘워, 워’ 소리를 내며 사료가 가득 담긴 수레를 끌고 들어가자 당나귀들이 슬금슬금 울타리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주인의 발소리만 듣고도 식사 시간임을 아는 게다. 당나귀들이 일렬로 서서 식사하는 모습은 꽤 흐뭇한 풍경이었다. 송 대표에게는 더욱더 그러하리라. 지금이야 녀석들의 모습을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농촌에 내려와 자리잡기까지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에 귀농해서 당나귀를 키우겠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다들 웃었어요. ‘왜 하필 당나귀를 하느냐, 얼마나 할 게 없길래 그러느냐, 미친 것 아니냐, 쟤가 정말 하겠어 저러다 말겠지’ 하면서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봤죠. 그런데 지금은 한결같이 ‘좋겠다, 부럽다, 좋은 아이템이다’라고 말해요. 인생이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가 당나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당나귀 육회를 보고 막연히 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후부터였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당나귀 육회는커녕 당나귀를 제대로 사육해서 분양하는 사람조차 없었다. “불과 7년 전인데 인터넷을 검색해도 자료가 전혀 없었어요. 알아보니까 이미 국내에서는 당나귀가 사라진 지 오래라는 거예요. 그러면 포기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상하게 끝까지 찾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인연인 것 같아요.” 인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존재하는 건 아닌 듯하다. 그는 조사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궁금해졌고, 관심을 갖고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업적으로도 수익성이 분명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의 예상은 적중했고, 결국 당나귀로 20억원이 훌쩍 넘는 연 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키워 냈다. 중심이 되는 매출은 고기 유통이지만, 당나귀 오일과 우유로 만든 화장품만 해도 월 매출 4000만원을 넘고 있다. 서른한 살 청년의 호기심과 열정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끈기·열정… 당나귀 찾아 삼만리 국내에서는 더이상 당나귀를 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 송 대표는 중국으로 날아갔다. 마침 군 제대 후 중국에서 여행을 하던 동생 송주(31)씨로부터 중국에서는 당나귀를 쉽게 만날 수 있고 요리로도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솔깃했던 내용은 한 마리당 30만원에 살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분양가격이 350만원 정도 했거든요. 중국 현지 가격을 듣고는 ‘바로 이거다’ 싶었지요. 당나귀를 수입해서 분양하면 열 배의 수익이 나겠구나 하고 단순하게 생각한 거죠.” 무엇보다 당나귀 수입을 결심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당나귀를 사육할 수 있는 농장을 마련했기 때문이었다. 2009년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 때문에 힘들어하는 한우 농가가 많았다. 송 대표의 친구인 김한종(38)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씨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한우 농장이 타격을 받자 러시아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들어온 상태였다. 송 대표는 고민하는 친구에게 “한우 대신 당나귀를 키워 보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김씨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제 농장도 준비됐고, 따끈한 아이템도 있고, 청년 셋이 1억원 정도를 모았으니 수입만 하면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리라 믿었다. 하지만 정작 고생은 그때부터였다. 중국 당국이 아무것도 모르는 경험 없는 외국인들에게 수출을 허가할 리 만무했다. 중국은 땅이 넓어서 국가가 검역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마다 개인이 시설을 운영한다. 그래서 기준이 곳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이윤이 보장되지 않으면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직접 땅에 투자해서 검역소를 해볼까 했더니 20억~30억원을 달라는 거예요. 그걸 어떻게 해요. 어쩔 수 없이 당나귀를 수출해 줄 검역소를 찾기 위해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설득했죠. 결국 좋은 중국인 거래처를 만나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사기도 당하고 고생 많이 했어요.” 송 대표는 동생 주씨를 모든 일의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거래처 찾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 서로 다독이고 의지하지 않았다면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다. 회사명이 형제의 이름을 넣은 ‘우&주’인 것도 그 때문이다. 거래처를 찾았으니 이제 모든 일이 해결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0만원이라고 들었던 한 마리당 가격이 현지에서는 달랐다. 한 마리당 70만~80만원을 줘야 했다. 게다가 운반 비용도 만만치 않아 한 마리를 온전히 들여오는 데 드는 비용이 자그마치 250만원이나 됐다. 당나귀 검역도 까다로워 중국에서만 2차례를 받아야 하는데 그 기간이 40일이 걸린다. 그런 다음 차에 싣고 1000㎞를 달려 항구에 도착해 하루를 기다렸다가 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온다. 그 기간이 꼬박 3일, 당나귀들이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오롯이 굶는 시간이다. 처음엔 수놈 한 마리에 나머지는 모두 암놈으로 24마리를 들여왔다. 그런데 진짜 고생은 당나귀를 수입한 이후부터였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한국 땅을 밟은 당나귀들을 회복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는 것, 그리고 녀석들에게 먹일 사료며 관리 비용이 얼마나 많은지를 간과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가축 한번 키워 본 적 없는 청년들이라 사육 기술에 대한 정보도 깜깜했다. 당나귀에 관한 자료를 찾기 위해 국내 서점과 국립 도서관을 이 잡듯 뒤졌지만 전무했다. 그래서 중국에서 책을 사다가 직접 번역하며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큰 난관은 당나귀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었다.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분양 정보를 올렸지만 전화만 빗발칠 뿐 당나귀를 사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4개월 동안 정말 한 마리도 못 팔았어요. 나중에 농가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알았죠. 당나귀를 분양받아서 새끼를 낳으면 뭐하냐는 거예요. 유통할 곳이 전혀 없는데. 우리는 그저 분양할 생각만 했던 거예요.” 송 대표는 그때 알았다. 농업에서 생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판매와 유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말이다. 그는 중국에 처음 갔을 때 4박5일 동안 먹었던 당나귀 고기를 떠올렸다. 그는 곧바로 당나귀 직영 매장을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다. 부위별로 다양하게 요리해서 먹어보기를 수개월. 모든 것이 첫 시도라 시행착오도 많았다. 동생 주씨는 아예 요리사 자격증을 따서 직접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이제는 당나귀 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당나귀 고기의 효능을 알고 전국의 음식점에서 고기를 공급받고 싶다는 요청도 꼬리를 물고 있다. “중국 문헌에 보면 ‘하늘에는 용 고기, 땅에는 당나귀 고기’라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맛과 효능이 좋다는 얘기죠. ‘나귀고기를 먹어 본 사람은 절대로 끌고는 못 간다’는 중국 속담이 있을 정도니까요.” #비전…“당나귀 하면 송우” 전문가의 꿈 송 대표가 보여 줄 것이 있다며 데려간 곳은 동생 주씨가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생고기가 여러 마리 들어오는 날이라 주방이 시끌벅적했다. 그는 당나귀 배 한쪽에 뭉쳐 있는 축구공보다 약간 큰 지방 덩어리를 보여 주었다. “이렇게 뭉쳐 있는 지방을 통째로 떼어다가 화장품 원료로 써요. 당나귀 지방은 손 온도로도 녹아요. 소 지방하고 다르죠. 오리 고기랑 비슷하다고 보면 돼요.” 그는 지방을 조금 떼어내 손등에 올려 주며 문질러 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지방이 체온에 의해 녹아들었다. 물로만 씻어도 전혀 미끌거리지 않았다. 그는 이 당나귀 지방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출시했다. 그리고 ‘국제화장품원료집’(ICID)에 세계 최초로 ‘동키 오일’을 등재시켰다. 당나귀 우유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비누 정도만 만들어 볼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화장품 브랜드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옛 문헌에 보면 클레오파트라가 피부 미용을 위해 당나귀 700마리를 끌고 다녔다고 해요. 사람의 모유와 가장 가까운 게 당나귀 젖이라고 합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당나귀 우유를 먹기도 하고 화장품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거든요.” 송 대표의 책상에는 다양한 모양의 당나귀 캐릭터들이 있다. 화장품에도, 건강식품에도, 마스크 팩에도 갖가지 모습의 당나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나귀 하면 ‘송우’라는 이름이 떠오를 정도로 최고의 당나귀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당나귀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당나귀 마을을 만들고 싶은 게 제 꿈이에요.” 강한 신념과 열정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된다. 그도 그랬다. 송 대표는 당나귀의 모든 것을 담을 세상을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린다며 자신의 꿈에 느낌표를 달았다. ■ 글쓴이 방송작가 한정원 ‘6시 내고향’, ‘생방송 투데이’, ‘주주클럽’, ‘TV내무반 신고합니다’, ‘기분 좋은 날’, ‘여유만만’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참여.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 ‘명사들의 문장강화’, ‘명인명촌’ 등 출간.
  • 서울시의회 성중기의원 “메트로, 박원순시장 옹호 일관” 질타

    서울시의회 성중기의원 “메트로, 박원순시장 옹호 일관” 질타

    서울시의회 성중기의원(새누리당, 강남 1)은 6월3일 교통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 267회 임시회 폐회 중 의사일정으로 서울메트로 및 도시교통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구의역 사고현장에 뒤늦게 방문한 박원순시장과 서울메트로의 서울시 보고체계를 질타하며 서울메트로에서 박원순시장을 옹호하는 답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5월 28일 오후 5시 57분경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시청에서 잠실로 향하는 열차에 승강장안전문고장으로 작업중이던 은성PSD소속의 김00군이 사망했다. 사고발생 4일이 지난 31일에서야 뒤늦게 현장을 방문한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사고발생현장과 추모장소에 얼굴을 비췄다. 이에 대해 성중기의원은 ‘서울메트로에서 사고발생이후 어떠한 보고를 거쳤는지’에 대하여 질의하자 김상균소장은 “사고발생 10분안에 문자메시지시스템을 통해 서울시와 시의회 관계자에게 상황전파를 하고, 서울시장에게 별도 보고한 사실이나 핫라인 보고는 없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뒤이어 질의한 최판술의원의 질문에는 “보고체계를 통해 보고가 이루어졌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지켜지지 않아 사고발생 이후 50분쯤 지나서 전달되었다. 서울메트로는 철도사고 및 운행장애조사 처리규정에 따라 직무사상 사고발생 이후 30분이내에 박원순시장에게 보고해야 했다. 또한 서울시가 해명한 자료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구의역 사고가 발생한 5월 28일 박시장은 오후 6시 1분 서울메트로 관제소가 단체전송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즉시 상황인지를 하고 있었고, 이후 당시 진행 중이던 일정이 끝난 후 당일 오후 7시경 수행비서관을 통해 해당 부서가 전달한 별도 세부사항을 구두로 보고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박 시장은 사고발생 다음날인 5월 29일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16 K리그에 참석하여 시축을 하며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인사하였다. 또한 31일 현장을 방문하기 이전까지도 다른 일정의 취소에 대하여 고민하는 행보를 보였다. 평소 SNS를 통해 사회 이슈에 대해 즉각 반응하던 박 시장이 구의역 사고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평도 없다가 현장을 방문하고 나서야 관련 사고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이에 성중기의원은 “현장을 뒤늦게 방문한 박원순 시장을 옹호하기 위해 서울메트로가 답변을 즉흥적으로 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의원들이 질문을 조금만 달리해도 답변을 상이하게 한다”며 “이 자리는 진실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이며 박원순 시장을 감싸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사·순직 경찰관 추모공원 문 열어

    전사·순직 경찰관 추모공원 문 열어

    경찰청은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맞은편의 의주로 소공원에 경찰기념공원을 개원하고 지휘부·유가족·보훈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과 추도식을 열었다. 경찰기념공원은 지난해 10월 경찰 창설 70주년을 맞아 전사·순직 경찰관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추진된 지 약 8개월 만에 완공됐다. 전사·순직 경찰관 1만 3700명의 명패를 새긴 추모벽과 와비석, 기념탑 등을 마련했다. 와비석에는 ‘조국의 가슴에 그 이름을 새기노라’는 문정희 시인의 추모시를 새겼다. 이미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립법집행관기념관이나 영국 런던의 전국경찰기념관 등은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세계 속의 치안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전사·순직 경찰관들의 희생과 애국심 덕분”이라며 “현장 경찰관의 처우 개선을 위해 위험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희생에 대해 합당한 보상과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예술의 시작 또는 그 자체, 드로잉

    예술의 시작 또는 그 자체, 드로잉

    드로잉은 예술가들에게는 창작을 위해 가장 편안하게 대하는 매체다. 유희의 마당일 수도 있고, 단순한 손 풀기일 수도 있고, 실험적인 기법의 연습장이 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드로잉을 통해 화가는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화가의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할 수 있는 드로잉은 작품의 출발점이자,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미학적 가치를 지닌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애프터 드로잉’전에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추상회화 작가 8인의 드로잉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김환기(1913~1974)와 이승조(1941~1990) 등 작고 작가를 포함해 김창열, 박서보, 정상화, 김기린, 윤명로, 이우환의 드로잉과 회화작품 60여점이 걸렸다. 화가 김환기는 4년간의 파리 체류를 접고 귀국하기에 앞서 그동안 구상하고, 앞으로 펼칠 작품세계를 드로잉북에 채워 나갔다. 달항아리와 학, 산, 구름 등 자나깨나 그리워했던 한국적인 형상들이 단순한 형태로 바뀐다. 면 분할과 함께 원, 삼각형 등 기하학적 형태가 등장하고 색연필이나 과슈를 이용해 색면이 등장한다. 마지막 부분에는 색연필로 작은 점을 찍어 기하학 형태를 만든다. 1959년 4월 1일부터 시작해 근 1년여간의 드로잉은 한국적 자연이 반구상에 이어 기하학적 추상으로 발전하고 종국에는 한국 근현대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인 점화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1960년대 드로잉은 그 자체가 작품이다. 그는 유화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종이에 두터운 느낌이 나는 수성 물감인 과슈로 바탕을 칠한 다음 마르기 전에 닦아내고 그 위에 점을 찍거나 선을 그었다. 물방울이 번져나가는 모양을 깊이 관찰하던 작가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종이에 흰 점을 찍고 연필로 테두리를 둘러 물방울이 구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도 있다. 김기린은 시인에서 화가가 되려고 늦게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미술공부를 시작하던 1960년대 중반에 자유로운 손 풀기로 드로잉 몇 점을 남겼다. 박서보의 ‘묘법’을 위한 드로잉은 건축 도면을 연상시킨다. 정상화의 드로잉은 그 꼼꼼하고 세밀함이 유화작품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는 고령토를 얇게 바르고 마른 뒤에 칸칸이 접어 떼어내고 그 자리에 물감을 칠하고, 떼어내고, 또 칠하는 수행과정 같은 방식을 구사한다. 때로는 종이를 붙이고 다시 도려내고 색을 칠한다. 그의 방법론은 1978년의 연필 소묘와 1979년의 종이 작업에 그대로 드러난다. 오히려 더욱더 서정적이다. 윤명로는 1980년대 작품 ‘얼레짓’ 시리즈에 앞서 직접 고안한 얼레빗 모양의 붓을 반복적으로 휘둘러 그 흔적을 드로잉으로 남겼다. 나란히 걸린 2000년 작 드로잉은 같은 행위의 결과이지만 보다 더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이우환은 드로잉에서도 특유의 압축적인 필선과 여백의 미를 보여준다. 질서정연한 파이프 연작으로 유명한 이승조는 전통한지의 뒷면에 먹으로 그리는 배채(背彩) 라는 전통적 방식으로 드로잉 작품을 남겼다. 매체는 다르지만 그의 유화작품과 드로잉은 통일성이 있다. 정상화와 마찬가지로 드로잉이 하나의 독자적인 완성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시를 기획·자문한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지난 세기까지 미술계에서 배경 또는 보조적 매체로 존재해 왔지만 드로잉이 지닌 풍부한 시간성을 고려한다면 과거를 현재로 재구성하는 매체가 바로 드로잉”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모두 한국적 순수 추상, 특히 1970년대 단색화와 직간접으로 연결된다”면서 “이들의 동시대 드로잉은 새로운 한국적 추상의 탄생과정과 전개 양상을 풍부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7월 1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시리아軍, IS 수도 락까 첫 진입… 반군도 거점 34곳 점령

    시리아軍, IS 수도 락까 첫 진입… 반군도 거점 34곳 점령

    ‘美 지원’ SDF도 락까로 남진 IS, 거점지 숨통 조여오자 반격 북부 알레포 공격… 45명 사상 러시아 공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4일(현지시간)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사실상 수도인 락까시 외곽에 진입하며 IS의 숨통을 조였다. 정부군이 락까에 진입한 것은 IS가 2014년 8월 이슬람제국인 ‘칼리프 국가’를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IS와 사흘에 걸쳐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락까시 외곽 진입에 성공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AP, AFP 등이 보도했다. 지난 사흘간의 전투에서 정부군 9명과 IS 전투원 26명이 각각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은 이날 러시아의 공습 지원을 받아 최근 수일간 락까주 주변의 IS 기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락까시에서 서쪽으로 40㎞ 정도 떨어진 타브카를 향해 진격 중이다. 러시아 공군은 락까주 남서부로 통하는 살라미야~락까 고속도로 주변의 IS 기지를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미군의 지원을 받는 반군인 시리아 민주군(SDF) 역시 락까의 북쪽 IS의 거점 만비즈에서 락까 쪽으로 남진하고 있다. 쿠르드군이 주축을 이루는 SDF는 만비즈 인근 마을 34곳을 점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정부군과 SDF 양측이 이번 협공을 조율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SDF에 소속된 쿠르드군이 만비즈에서 락까로 남진하는 과정에서 거쳐온 마을과 농장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과 공포심이 커지는 등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레바논 매체 알 아크바에 따르면 락까 진입에 성공한 시리아 정부군이 당면한 과제는 타브카를 탈환하는 것이다. 타브카는 2014년 8월 IS가 빼앗은 정부군의 옛 공군기지로, 당시에는 정부군의 헬기와 탱크, 대규모 탄약저장고가 있었던 곳이다. 특히 IS는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있는 시리아 최대의 타브카댐을 사령부와 감옥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미군이 지난달 24일부터 수일간 락까 인근에서 IS를 상대로 모두 150차례 공습을 단행하고 SDF도 락까시 재탈환 공격에 가담하자 세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이다. 시리아가 락까주를 재탈환하기 위해 집중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IS도 반격에 나섰다.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에서 알카에다 연계 세력의 소행으로 보이는 포격으로 4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터키 국경에 인접한 시리아 제2의 도시인 알레포는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끊임없는 분쟁의 대상이 돼 왔다. 이 도시에서는 쿠르드족이 지배하는 쉐이크 막수드 지구를 겨냥한 이번 포격으로 22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지구는 YPG로 널리 알려진 ‘쿠르드족 보호 기구’가 지배하고 있다. 이번 포격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누스라 프론트’의 소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방송들은 알레포의 정부 통제 지구에서도 포격으로 11명이 숨졌으며,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 한 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링 위에서… 인종차별 맞서… ‘74년 인생’ 벌처럼 쏘고 하늘로 나비처럼 날아갔다

    링 위에서… 인종차별 맞서… ‘74년 인생’ 벌처럼 쏘고 하늘로 나비처럼 날아갔다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장례식이 오는 10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 고인의 고향인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KFC 염! 센터’에서 거행된다. 알리 가족의 대변인 밥 건넬은 4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취재진을 만나 가족끼리 비공개 장례식을 치른 뒤 어린 시절을 보낸 거리 등을 돌고서 공개 장례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털, 스포츠캐스터 브라이언트 검블 등이 추도사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챔피언 3회·타이틀방어 19회 알리는 지난 3일 밤 늦게 생명 보조장치로 연명해 오던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의료기관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건넬은 사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자연적 이유에 따른 패혈성 쇼크”라고 설명했다. 세 차례 세계 챔피언을 지내며 19차례 타이틀을 방어하는 등 20세기 최고의 복서로 꼽히는 그는 은퇴 3년 만인 198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으며, 2014년 12월 폐렴으로, 지난해 1월에는 요로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은퇴 후 파킨슨병 30여년간 투병 12세 때부터 아마추어 복서로 활동한 그는 1960년 로마올림픽 라이트헤비급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흑인이란 이유로 패스트푸드점 출입을 금지당하자 메달을 강에 던져버리고 프로로 전향했다. 1964년 2월 WBA와 WBC 통합 챔피언 소니 리스턴을 누르고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뒤 캐시어스 클레이란 노예 이름을 버리고 이슬람으로 개종하며 개명했다. 1967년 베트남전 징집 통보를 받고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했다가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1970년 복귀해 이듬해 조 프레이저에게 생애 첫 패배를 당했으나 1974년 조지 포먼을 캔버스에 눕히고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1981년 트레버 버빅에게 판정패하며 은퇴했을 때 통산 전적 56승(37KO) 5패였다. ●인종차별 반발 금메달 강에 버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성화 점화 후 남자농구 결승전 하프타임 때 36년 전 강물에 던져 버렸던 금메달을 다시 목에 걸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단순한 복싱 챔피언을 넘어 민권운동가, 링 위의 계관시인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보폭도 넓었고 거침이 없었다. 리스턴과의 대결 직전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고 했고, “난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내가 위대함을 알기 전부터 이 말을 해왔다”고 했으며,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와 같은 명언을 남겼다.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가 “링 안에서는 챔피언, 링 밖에서는 영웅”이라고 갈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급진 민권운동가 맬컴 엑스와 교류하면서 흑인의 자부심과 독립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고 흑인 무슬림 단체 ‘네이션 오브 이슬람’ 활동에 대한 이견으로 맬컴과 결별했지만, 맬컴이 인종차별주의자에 의해 암살당하자 뒤늦게 자책하기도 했다. 30년 넘게 파킨슨병과 싸우면서도 유엔개발계획(UNDP) 친선대사를 맡아 평화의 메신저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12월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혐오 발언이 이어지자 “정치 지도자라면 마땅히 이슬람 종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점잖게 꼬집기도 했다. ●흑인 독립의 아이콘·평화 메신저 스포츠 스타와 유명 정치인들도 앞다퉈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의 르브론 제임스는 “링 밖에서 더 위대했던 영웅”이라고 했고, 미국프로야구(MLB) 디트로이트의 투수 저스틴 벌랜더는 “영원한 안식을(RIP). 모두에게 영감을 주신 분”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옳은 일을 위해 싸운 사람이었다”며 그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트럼프조차 “우리 모두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그가 1998년 UNDP 친선대사로 활동한 점을 회고하면서 “그는 원칙과 매력, 재치와 우아함으로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싸웠고 이를 통해 인류애를 고양시켰다”고 추모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12장 공원 그림에 끝없는 얘기가 숨어 있죠”

    [이주의 어린이 책] “12장 공원 그림에 끝없는 얘기가 숨어 있죠”

    공원을 헤엄치는 붉은 물고기/곤살로 모우레 지음/알리시아 바렐라 그림/이순영 옮김/북극곰/48쪽/2만 2000원 처음엔 ‘이게 뭐야’ 싶다. 언뜻 보면 똑같은 공원 풍경이 12장이나 연속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샌드위치를 앙 베어무는 아이, 단출한 차림으로 조깅에 나선 남자, 아기가 탄 유모차를 밀고 가는 엄마, 충실한 길벗인 안내견의 발걸음을 따라 산책에 나선 시각장애인 등…. 한낮의 공원에 가면 늘상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번엔 전체에서 시선을 좁혀 본다. 한 사람 한 사람씩 찬찬히 붙잡고 페이지를 넘겨 보면 ‘같은 그림’은 ‘다른 그림’이 된다. 이야기 하나가 절로 완성된다. 공원 안의 사람들이 다 하나씩 자기만의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었던 셈이다. 12가지 장면이 벌어지는 시간은 몇 분 정도일 듯하다. 이 짧은 찰나, 공원 안에서는 우연히 만나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 사람과 자연의 교감이 여러 편의 단편으로 빚어진다. 공원 안의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어지러워하다 풀썩 쓰러진 중년의 부인을 일으켜 주는 중년의 남자. 짝사랑하던 소녀에게 꽃을 건내 주려다 눈길도 받지 못하는 소년, 시를 쓰다 공중으로 떠오르는 시인과 그의 발에 팽이 끈을 묶어 풍선처럼 붙잡아드는 소년, 참새들이 가져온 음표로 비발디의 음악을 완성하는 플루티스트 등이다. 붉은 물고기 한 마리가 공원 안을 유유히 헤엄치며 독자들의 시선을 구석구석 가닿게 한다. 그림이 끝난 자리에 작가가 글로 풀어쓴 이야기는 7편이지만 눈 밝은 독자라면, 상상력의 한계를 모르는 아이들이라면, 이야기는 무한대로 나올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고맙습니다(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알마 펴냄) 지난해 8월 30일 여든두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의학계의 계관 시인으로 불리는 올리버 색스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에세이 4편을 모은 책이다. 그는 삶의 마지막 몇 달 동안 쓴 에세이에서 죽음에 대해 놀랍도록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실제 목소리가 담겨 있지 않은데도 문장마다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나지막하다. 김명남 번역가가 색스의 뉘앙스를 최대한 살려낸 덕분이다. 삶에 대한 따뜻한 감사로 가득한 글들에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많은 독자들을 마지막까지 매혹시켰다. 글만 있는 일반판과 영문 글과 그림이 담긴 스페셜 이디션이 함께 출간됐다. 64쪽. 6500원. 스페셜 이디션 128쪽. 2만 6000원. 악어프로젝트: 남자들만 모르는 성폭력과 새로운 페미니즘(토마 마티외 지음, 맹슬기 옮김, 푸른지식 펴냄) 양성 평등국가로 알려진 프랑스에서조차 성폭력과 성차별이 일상적으로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담아낸 그래픽북. 남성인 작가는 여성들의 경험담을 직접 듣고 이를 충실히 그려 냈다. 이 책 자체도 화제가 됐다. 2014년 11월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 기념전시회에 초청됐다가 돌연 취소됐고 르몽드 등 프랑스 주요 언론이 이를 집중 보도했다. 책은 프랑스 사회의 현실, 공공장소 성추행, 직장 성희롱, 데이트 폭력 등의 낯뜨거운 행태와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모든 남성을 포식자인 ‘악어’로 그려 낸 게 흥미롭다. 184쪽. 1만 5000원.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안니카 외레스 지음, 남기철 옮김, 북폴리오 펴냄) 1990년대까지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였던 프랑스는 현재 평균 출산율 2.1명으로 유럽연합 국가 중 1위를 자랑하고 있다. 독일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대부분의 프랑스 부부들이 아이를 낳기에 ‘완벽한 때’를 기다리지 않으며 출산 후에도 일과 양육을 조화롭게 병행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책은 국민총생산(GDP)의 3.2%를 가정에 지원하는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 보육 정책과 육아와 교육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복지 정책 등을 소개하며 출산과 육아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 292쪽. 1만 4000원. 마켓바스켓 이야기(대니얼 코션·그랜트 웰커 지음, 윤태경 옮김, 가나출판사 펴냄) 미국 뉴잉글랜드에 지점을 둔 슈퍼마켓 체인 얘기다. 10여평의 작은 식료품에서 75개 매장, 2만 5000명의 직원을 가진 연매출 5조원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마켓바스켓은 2014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다. 해고당한 최고경영자(CEO) 아서 T 디물러스를 지지하기 위해 직원들은 파업을, 고객들은 불매운동을, 납품업체는 납품 거부를 벌여 그를 복귀하게 만든다. 기업 이익보다 사람을 더 중시하고, 지역 생산자들에게 입점 수수료 부담을 줄여 줘 판로를 확보하고, 브랜드를 키우는 상생 정책을 펼쳐 온 디물러스의 경영 철학과 기업 운영 비결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320쪽. 1만 5000원. 성전의 상인들(잔루이지 누치 지음, 소하영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교황청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된 이탈리아 기자가 교황청의 재정 부패 스캔들을 폭로한 책이다. 가톨릭 성인(聖人)을 추대하는 시성 절차에는 75만 유로(약 10억원)가 들며 교황청이 ‘돈 많은 이들을 성인으로 찍어 내는 공장’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교황청 종교 사업 기구인 바티칸은행이 마피아의 돈세탁에 연루된 의혹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직속 감사단을 구성하고 경제사무국 개혁 기관을 만드는 등 부패 척결에 나섰다. 저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승리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확실한 대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작업에 지지를 보낸다. 376쪽. 1만 6000원.
  • 섬마을 ‘짐승들’… 갓 부임한 女교사 집단 성폭행

    학부형 등 3명 교사에게 접근·술 권해 데려다 준다며 초교 관사로 가 몹쓸짓 “오지 근무하는 여교사 보안 대책 필요” 도서지역 초등학교 관사에서 20대 새내기 여교사가 학부모가 포함된 동네 주민 3명에게 성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3일 전남의 한 섬 초등학교 관사에서 이 학교 여교사 A씨를 성폭행한 학부모 박모(49)씨와 같은 동네 주민 2명 등 3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달 21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횟집을 운영하는 박씨는 자신의 식당에서 혼자 저녁을 먹는 여교사 A씨에게 후배인 김모(38)·이모(34)씨와 함께 접근해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하였다. 술에 약한 A씨는 이들이 한두 잔씩 따라주는 술을 마시다 결국 식당에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이후 박 모씨 등은 A씨를 바래다준다며 업어서 관사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관사는 주중에 A씨를 포함해 교사 4명이 사용하지만, 이날은 토요일이라 혼자만 남았다. A씨는 지난 3월 이 섬 초등학교로 발령받아 홀로 자취하면서 평상시 이 식당을 자주 이용했고, 이날 가해자들과의 합석도 학부모와 교사로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를 통해 이들의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A씨가 22일 오전 깨어나 수상한 정황을 인지한 직후 112에 직접 신고해 성폭행 관련 증거를 고스란히 확보한 덕분이다. 박씨와 이씨는 범죄 사실을 시인했고, 김씨만 강력히 부인해 경찰이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 현재 A교사는 병가를 내고 정신 치료를 받고 있다. 요즘은 여교사라고 해서 낙도나 오지 근무를 피할 수는 없다. 오지 근무를 할 경우 승진·가점 등에서 각종 혜택도 있다. 전남지역에 근무하는 공립 유·초·중·고등학교 교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1만 6840명으로, 이 중 1만 154명이 여교사다. 한 교사는 “외딴곳에 있는 학교 관사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인 점검과 보안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앞으로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안전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약속하지만 “낙도·오지 학교의 관사와 여교사 주거 실태에 대해 현재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는 빠른 시일 내 오지에 발령받은 여교사들의 보안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얼굴 공개된 ‘수락산 살해범’

    얼굴 공개된 ‘수락산 살해범’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의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봉(가운데)씨가 3일 진행한 현장검증에서 범행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김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밥을 사먹기 위해 돈을 뺏으려다 살해하게 됐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신상공개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김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 학부모 낀 동네주민들 20대 여교사 성폭행…112 신고 직접 증거 확보

    학부모 낀 동네주민들 20대 여교사 성폭행…112 신고 직접 증거 확보

    도서지역 초등학교 관사에서 20대 새내기 여교사가 학부모가 포함된 동네 주민 3명에게 성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3일 전남의 한 섬 초등학교 관사에서 이 학교 여교사 A씨를 성폭행한 학부모 박모(49)씨와 같은 동네 주민 2명 등 3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달 21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횟집을 운영하는 박씨는 자신의 식당에서 혼자 저녁을 먹는 여교사 A씨에게 후배인 김모(38)·이모(34)씨와 함께 접근해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하였다. 술에 약한 A씨는 이들이 한두 잔씩 따라주는 술을 마시다 결국 식당에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이후 박 모씨 등은 A씨를 바래다준다며 업어서 관사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관사는 주중에 A씨를 포함해 교사 4명이 사용하지만, 이날은 토요일이라 혼자만 남았다. A씨는 지난 3월 이 섬 초등학교로 발령받아 홀로 자취하면서 평상시 이 식당을 자주 이용했고, 이날 가해자들과의 합석도 학부모와 교사로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일 국과수 감정결과를 통해 이들의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A씨가 22일 오전 깨어나 수상한 정황을 인지한 직후 112에 직접 신고해 성폭행 관련 증거를 고스란히 확보한 덕분이다. 박씨와 이씨는 범죄 사실을 시인했고, 김씨만 강력히 부인해 경찰이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 현재 A교사는 병가를 내고 정신 치료를 받고 있다. 요즘은 여교사라고 해서 낙도나 오지 근무를 피할 수는 없다. 오지 근무를 할 경우 승진·가점 등에서 각종 혜택도 있다. 전남지역에 근무하는 공립 유·초·중·고등학교 교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1만 6840명으로, 이 중 1만 154명이 여교사다. 한 교사는 “외딴곳에 있는 학교 관사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인 점검과 보안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앞으로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안전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약속하지만 “낙도·오지 학교의 관사와 여교사 주거 실태에 대한 현재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는 빠른 시일 내 오지에 발령받은 여교사들의 보안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멍청한 금발? 시쓰는 좌파!

    멍청한 금발? 시쓰는 좌파!

    1일(현지시간)로 ‘섹시의 아이콘’ 메릴린 먼로(1926∼1962)가 태어난 지 90주년이 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영국 BBC 등은 그간 출간된 먼로의 전기와 일기 등을 통해 ‘멍청한 금발’이라는 이미지 혹은 복잡한 남자 관계 등에 묻혀 있던 그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조명했다. 타임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역사 교수 출신이자 작가인 루이스 배너가 2012년에 쓴 먼로의 전기를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먼로는 모친이 그를 돌봐줄 형편이 못 돼 여러 집을 전전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먼로는 몸을 의탁한 여러 가족 중에서도 유독 흑인 밀집 지역에 살던 볼런더스 가족을 좋아했다고 한다. 가난이라는 개인적 사정과 이때 경험한 다른 인종과의 유대 등으로 훗날 인종과 계층 문제를 바라보는 먼로의 시각이 진보 성향을 띠는 계기가 됐다. 당대의 극작가 아서 밀러와 결혼한 1956년 먼로는 더욱 적극적으로 정치 분야에서 목소리를 냈다. 미사일 위기로 미국과 갈등을 빚던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흑인 민권운동 세력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BBC 방송은 “2010년 출판된 먼로의 일기를 보면 그가 생각보다 훨씬 생각이 깊고 시인의 소양도 갖췄음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16세이던 1942년 제임스 도허티와 첫 번째 결혼을 한 먼로는 “모든 생각과 글이 내 손을 떨리게 하지만 내 마음의 큰 단지가 안도감을 찾을 때까지 글을 계속 쓰겠다”고 적어 글쓰기로 위안을 삼고 있음을 시사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중섭의 소 모두 모았소

    화가 이중섭(1916~1956)의 탄생 100년, 작고 60년을 기념한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이 3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이중섭은 ‘국민 작가’로 1970년대 이후 폭발적인 대중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오랫동안 가치평가는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작품의 시장 거래가 반복되면서 작품가는 천문학적으로 오르고 작품은 곳곳에 흩어진 상황이다. 미술관 측은 “산발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이중섭의 원작을 최대한 한자리에 모아 대중이 감상하고 연구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이중섭의 은지화 3점을 비롯해 삼성미술관 리움, 부암동 서울미술관 등 국내외 60개 소장처로부터 200여 점의 작품, 100여 점의 자료를 대여해 덕수궁관 4개의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식민, 해방, 전쟁을 관통해 정처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이중섭이 거쳐 간 공간을 따라 전개된다. 1부(1916~50)에서는 일본 유학기 야마모토에게 보낸 엽서화, 해방 직후 원산 시기에 제작된 연필화 등이 전시된다. 2부(1950~53)는 가난했지만 가족들과 비교적 행복하게 보내면서 남긴 작품들로 구성된다. 3부는 은지화로 꾸며졌다. 이중섭은 양담배를 싸는 종이에 입혀진 은박을 새기거나 긁고 그 위에 물감을 바른 후 닦아 내는 방식으로 일종의 드로잉을 완성했다. 그는 300점 정도의 은지화를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번에 40점이 진열됐다. 4부(1953~54)는 이중섭이 통영 나전칠기전습소에서 강사로 재직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의욕적으로 활동을 펼친 시기의 작품들이다. 이중섭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화, 서울 시절 그린 ‘길 떠나는 가족’(1954년)과 ‘투계’(1955년) 등이 5, 6부에 이어지고 7부에선 대구 시절 시인 구상의 집에 머무르며 요양 생활을 하던 때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전시는 10월 3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현장 행정] 다시 모인 ‘펜’들… 한국문학 메카를 꿈꾸다

    [현장 행정] 다시 모인 ‘펜’들… 한국문학 메카를 꿈꾸다

    원로 기자·문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서울 ‘기자촌’에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기 위해 은평구와 지역 주민이 뭉쳤다. 은평구는 정지용, 윤동주 시인 등 문인과 유수 언론인 등이 배출된 문화적 가치가 밴 지역이다. 서울 은평구는 2일 기자촌 건립 계획 수립 50주년을 맞아 국립한국문학관 예정 부지인 기자촌에서 ‘홈커밍 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자촌에 살았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 서울신문 외신부 기자 출신인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안병훈 통일과나눔재단 이사장, 소설가 이호철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촌 옛터’ 표지석 제막 및 옛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돌아보며 회상에 잠겼다. 참석자들은 “신혼살림을 차리고 문학과 정론직필의 꿈을 펼쳤던 이곳이 재개발로 상전벽해가 됐다”며 놀라워했다. 은평구 진관외동 175 일대 기자촌은 기자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한국기자협회에서 1969년 국유지를 사 택지를 조성, 1974년까지 420여 가구가 분양돼 이뤄진 마을이다. 유수의 언론인과 언론 출신 문학인이 배출된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그러나 기자촌은 2006년 은평뉴타운 건립에 따라 철거된 이후 지금은 공원 부지로 남아 있다. 은평구는 이곳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을 추진 중인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려고 노력 중이다. 오는 7월 최종 선정을 앞두고 전국 24개 지자체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구는 국립한국문학관 바로 옆 4만 5000㎡ 부지에 언론기념관과 문인 마을 등 언론·문학인을 위한 문학테마파크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자촌과 은평구는 특히 근대 한국문학의 ‘명실상부한 산실’이라는 게 구의 설명이다. 시인 정지용, 윤동주, 소설가 최인훈, 김훈, 조정래, 신경숙 등 쟁쟁한 문인들이 모두 이곳에 터를 잡고 집필했다. 소설가 이호철은 축사에서 “여기 살면서 단편소설 ‘탈향’을 탈고했다”며 “문학관이 들어선 이곳으로 돌아와 소설 ‘귀향’을 새로 쓰고 싶다”며 문학관 유치 의지를 드러냈다. 송 명예교수는 “2006년까지 33년을 기자촌에 거주했다”고 했다. 송 명예교수는 인근 진관사·삼천사 등 문화유적을 들며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집현전 학자들이 늘 다녔던 곳이 이곳”이라며 “전국적으로 이만한 문학적 역사와 자연환경을 가진 곳도 드물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 국문과 출신인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문학의 요람, 통일문학의 중심지인 ‘기자촌’을 문학의 중심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한국문학관을 유치하려고 한다”며 “기자촌을 한국문학의 메카로 조성해 마을의 정신적, 문화적 뿌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찰 압수한 이우환 작품 13점 모두 가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우환 화백의 작품 13점에 대해 위작 판정을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일 “위작 유통 및 판매책이 보관한 8점, 일반인이 구매한 4점, 미술품 경매에 나왔던 1점 등 이 화백의 작품 13점에 대해 ‘진품과 다르다’는 의견을 국과수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위작 논란에 휩싸였던 13점을 국내 유명 미술관이 소장한 진품 6점과 법화학 기법 및 디지털 분석 기법으로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물감 성분과 캔버스 제작 기법이 진품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국제미술과학연구소, 민간 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등 3개 민간 기관에도 감정을 맡겨 위작이라는 의견을 받았다. 민간 기관들은 캔버스와 나무틀에 오래된 것처럼 덧칠한 흔적이 있고 화면의 구도가 진품과 다른 점 등을 지적했다. 경찰은 지난달 위조 총책인 현모(66)씨를 사서명 위조 혐의로 구속했고, 같은 혐의로 위조 화가 A(40)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위작을 1개당 평균 4억원을 받고 판매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 화백의 작품 50여점을 위조해 유통시킨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이번에 위작으로 판명된 13점 가운데 본인이 그리지 않은 작품이 있다고 진술해 경찰은 또 다른 위조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화백의 대리인인 최순용 변호사는 “(이 화백이)프랑스 전시회 일정 때문에 당장 귀국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한 빨리 경찰에 가서 위작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화백은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수사 포인트 3가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환경기준 유로6’ 적용 차량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최근 이번 사건에 부서 인력의 절반인 3명의 전담 수사관을 배치했다. 중요 사건으로 분류해 수사의 집중도와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평택 센터에서 3개 차종 956대를 압수했다. 1.6ℓ EA288 디젤 엔진을 장착한 2016년형 아우디A1(292대)·A3(314대)와 폭스바겐 골프(350대) 등이다. 아우디 A1과 A3는 수입 전에 사전 환경 인증을 받지 않았고, 골프는 유해가스 배출량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모두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번 수사를 통해 규명해야 할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미인증 차량의 불법 유입과 인증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여부, 배기관 누설의 고의성 등이다. 검찰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배출가스 조작 여부다. 앞서 폭스바겐은 ‘환경기준 유로5’의 소프트웨어를 통한 조작을 시인한 바 있다. 기기 조작으로 인증검사 때에만 유해가스 배출량을 기준치에 맞춘 것이다. 검찰은 ‘유로6’에 ‘유로5’보다 더 정교하고 진화된 조작 시스템을 설치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적절히 테스트만 통과하도록 만들었거나 애초에 독일에서의 자체 인증에도 데이터 조작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폭스바겐 골프는 환경부 인증을 거친 뒤 수입돼 모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지만 그동안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판매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판매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만일 문제가 있는 걸 감추고 조작한 서류를 제출해 인증받았을 경우 대한민국 정부를 속인 것으로 간주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도 성립한다”고 말했다. 미인증 차량의 유입은 국내 인증 절차의 허점과도 연관이 있다. 현재 수입차 인증은 서류만으로 진행되고 있다. 들어오는 차마다 환경부가 일일이 테스트를 하기엔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어 업체에서 제출하는 서류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보통 제출한 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많아 폭스바겐 등은 그동안 인증 신청을 해 놓고 먼저 국내에 차량을 들여보냈다. 인증받지 않은 수입 차량에 대한 상시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검찰은 이 같은 미인증 수입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보고 처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가스 누설이 문제가 된 차량 배기관과 관련해선 고의적인 불량 제작을 의심하고 있다. 전문적인 대형 차량 제작회사에선 흔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배기관 계통에 의도적으로 흠을 내 유해가스를 분산 배출하도록 함으로써 인증 테스트를 눈속임하려 한 게 아닌지 파헤쳐 보겠다는 것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길섶에서] 하얀나비/강동형 논설위원

    나비는 인간과 가장 친숙한 곤충 가운데 하나다. 그의 날갯짓은 중력과 사투를 벌이는 것 같아 안쓰럽다. 호랑나비, 노랑나비, 흰나비 등 나비는 색깔과 크기가 다양해 지구상에 20만종이나 서식한다고 한다. 유월의 정오. 땡볕이 내리쬐는 광화문광장 사거리 횡단보도 위에서 하얀 나비 한 마리가 힘겹게 날갯짓을 하고 있다. 사람을 이리저리 피하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하얀 나비의 곡예비행을 한동안 지켜봤다. 김종길 시인의 ‘바다로 간 나비’처럼 청계천을 찾아 나선 것일까, 아니면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스친다. 횡단보도에서 만난 나비가 하얀 나비가 아니라 호랑나비였다면 눈길을 끌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특정 사물을 보면 연상되는 게 있기 마련인데 내게는 하얀 나비만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어머니다. 언제부터인지,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하얀 나비의 이미지가 어머니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소시민의 일상에서 어제도 그제도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잠시 잊고 있었다. 광화문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하얀 나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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