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시인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버스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단속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군도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포즈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715
  • 광주 군공항 이전 평가 통과…광주형 모델 마련 2022년까지 옮기기로

    광주 군공항 이전 평가 통과…광주형 모델 마련 2022년까지 옮기기로

    국방부는 4일 광주시가 제출한 광주 군(軍) 공항 이전건의서에 대한 평가 결과 총 1000점 만점 중 800점을 이상을 획득해 ‘적정’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3~4일 이틀간 외부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개최해 이같이 판정했다. 국방부는 평가위의 ‘적정’ 판정에 따라 광주시 등 관계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 등 향후 절차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10월 군 공항 이전을 위한 첫 단추로 국방부에 ‘광주 군 공항 이전건의서’를 제출했다. 국방부는 종전부지 활용방안, 군 공항 이전 방안 및 이전 주변 지역 지원방안 등 주요 항목에 대한 평가가 진행됐으며, 이중 종전부지 개발에 소요될 재원조달 가능성 여부를 중점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가 과정에서 일부 평가위원들은 이전부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건의서가 작성돼 구체성이 미흡할 수 있다면서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해 광주시가 재원조달과 지역 간 갈등완화를 위한 세부 계획을 마련,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는 수년간 민원이 야기돼온 군 공항 이전 사업이 첫 관문을 통과한 만큼 후속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당장 이전작업이 진행 중인 경기 수원시 사례를 분석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광주형 이전사업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전부지 선정을 위한 용역 추진과 이전 로드맵도 마련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이전 후보지를 선정해 2022년까지 군 공항을 옮기고 기존 공항부지에는 2025년까지 신도시인 가칭 ‘솔마루시티’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군 공항 이전의 첫 단추를 끼운 만큼 국방부와 인근 지자체 등과 긴밀히 협의해 이전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대구공항 이전과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서울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역사상 ‘최고의 천재’ 2위는 아인슈타인…1위는?

    역사상 ‘최고의 천재’ 2위는 아인슈타인…1위는?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사람은 누구일까? 지난 2016년 8월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엔지니어인 림 팀스는 전 세계에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TOP40을 공개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개된 지능지수(IQ)의 최저점과 최고점을 각기 조사하는 동시에, 각각의 인물이 자신의 분야에 얼마나 적성을 보였는지, 얼마나 많은 분야에서 활약했는지 등을 평가하고 점수를 냈다. IQ 측정 기술이 존재하기 이전에 생존했던 사람에 대해서는, ‘콕스 아이큐’(Cox IQ) 지수를 이용했다. 콕스 아이큐 지수는 심리학자인 앤서니 버클리가 위인전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자료들을 세밀하게 분석한 뒤 수많은 천재들의 아이큐를 추정해 내놓은 자료다. 림 팀스는 이밖에도 아이큐를 측정하는 다양한 공식을 동원한 뒤 평균값을 추려 천재 순위를 매겼다. 이러한 자료를 총합했을 때,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로 독일 문학의 최고봉을 상징하는 시인이자 정치가, 과학자였던 괴테(1749~1832)가 꼽혔다. 2위는 괴테만큼이나 익숙한 천재 과학자인 알버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차지했고 뒤를 이어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 미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근대이론과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아이작 뉴턴(1642~1727)이 각각 3위, 4위에 랭크됐다.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15위에 올랐다. 아시아인 중 가장 높은 순위에 랭크된 인물은 1982년생인 물리학자 크리스토퍼 히라타로, 그는 13살에 국제물리학올림피아드에서 우승하고 14살 때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 입학한 천재로 알려져 있다. 여성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사람은 히파티아(Hypatia)로, 400년 무렵 활동했던 최초의 여성 수학자다. 한편 이번 리스트에는 한국인 과학자도 이름을 올렸는데, 주인공은 1962년생인 김웅용 신한대학교 교수다. 그는 4살 때 일본에서 8시간의 지능 검사를 통해서 IQ 210을 기록해 1980년판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 지능 지수 보유자’로 등재된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사랑과 죽음은 영원한 시의 주제이다. 이 세상에서 절실하게 말할 가치가 있는 건 사랑과 죽음뿐이다. 돈? 권력? 이 세상의 어떤 돈과 권력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지극한 정성은 가끔 기적을 만들어 ‘죽을’ 사람도 살린다. 죽음은 사랑보다 어렵다. 죽음이란 (개념은) 구체적으로든 은유적으로든 표현하기 어렵다. 사는 동안 우리는 사랑은 여러 차례 경험하지만 죽음은 한 번뿐이고, 이미 죽은 뒤에는 죽음을 말할 수 없기에. 사랑하는 남녀는 눈에 잘 띄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 몇 년 동안 종합병원을 내 집처럼 드나들고,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 살아 있는 시체들을 수두룩 목격했지만 ‘죽음’에 대한 시를 나는 한 편밖에 쓰지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직면하는, 가장 근원적이며 보편적인 문제가 죽음 아닐까. 죽음을 앞두고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잔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존 던처럼 죽음에 대해 깊이 사색하고 도발적인 언어로 죽음과 정면대결한 시인을 나는 보지 못했다. 1621년 세인트 폴 대성당의 수석사제가 되고 얼마 지나 그는 병으로 쓰러졌다. 거의 목숨이 위태로울 만큼 심하게 앓다가 그는 일어났다. 회복기에 쓴 기도문 중 하나는 ‘어떤 사람도 섬이 아니다’(No man is an island)로 시작하는데, 훗날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에 쓰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구절로 유명하다. “…어떤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는지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마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리느니.(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새 국왕 찰스 1세 앞에서 설교하는 영광을 누리고 1631년 존 던은 이 세상과 작별했다. 그의 사후에 그의 설교문과 시집들이 발간되었다. 14줄로 된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Death be not proud)는 첫 행부터 우리를 사로잡는다.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 존 던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어떤 사람들은 그대를 강하고 무섭다 말하지만, 그대는 그렇게 강하고 무섭지 않아. 그대가 쓰러뜨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죽지 않았고 가련한 죽음이여, 그대는 나도 죽이지 못해. 그대의 그림들에 불과한 휴식과 잠에서 많은 기쁨이 흘러나온다면, 그대에게선 더 많은 기쁨이 흘러나오리라. 그리고 우리 중에 가장 훌륭한 이들이 가장 먼저 그대를 따라가지만, 이는 그들 육체의 안식이며, 영혼의 구원이니. 그대는 운명과 재난사고와 군주들과 절망한 자들의 노예, 그리고 독약과 전쟁과 질병도 그대와 함께 살지. 아편이나 마술도 우리를 잠들게 할 수 있으니, 그대의 습격보다 훨씬 좋지, 그런데 그대는 왜 그리 거만한가? 짧게 한잠 자고 나면, 우리는 영원히 깨어, 더이상 죽음은 없으리; 죽음, 그대가 죽으리라. Death be not proud, though some have called thee Mighty and dreadful, for, thou art not so, For those whom thou think’st, thou dost overthrow, Die not, poor death, nor yet canst thou kill me. From rest and sleep, which but thy pictures be, Much pleasure, then from thee, much more must flow, And soonest our best men with thee do go, Rest of their bones, and soul’s delivery. Thou art slave to fate, chance, kings, and desperate men, And dost with poison, war, and sickness dwell, And poppy, or charms can make us sleep well And better than thy stroke; why swell’st thou then? One short sleep past, we wake eternally And death shall be no more;Death, thou shalt die. *(역자 주) ‘thee’는 현대영어에서 2인칭 목적격 you, ‘thou’는 2인칭 주격 you이다. ‘shalt’(=shall), ‘art’(=are), ‘dost’는 동사 do의 2인칭 단수 직설법 현재형이다. ‘canst’는 can의 2인칭 단수 현재형이다. 즉 “canst thou = can you”이니 참고하시길. 죽음을 이기려는 안간힘에 존 던 특유의 위트가 살아 반짝인다. 육신의 휴식과 잠을 (눈에 보이지 않는) 죽음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그림’(pictures)으로 보고, 잠이 달콤하고 즐거운 거라면 잠의 원형인 죽음에게선 더 많은 쾌락이 흘러나올 거라니. 시에서나 가능한 비약이다. ‘죽음’을 일종의 이데아로 보고, 그 구체적인 현상인 잠을 대립시키는 논리전개에서 플라톤의 영향이 감지된다. 죽음에게 사형을 선고한 마지막 행이 압권이다. 과학으로는 불가능한 초월을 감히 시도한 시인.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한 죽음을 (시로) 이겼으니 대단하지 않은가. 언젠가 존 던의 유해가 묻힌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에 가서, 나도 ‘죽음’을 유쾌하게 음미하고 싶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소설가 조정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소설가 조정래

    “아유, 덥지? 자자, 이리 와. 빨리 웃옷 벗고 여그 에어컨 바람 좀 쒸여. 어서 어서.”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분당 집에서 만난 조정래(73)는 편안해 보였다. 신작 장편 ‘풀꽃도 꽃이다’ 집필 때문에 9개월 동안 이어졌던 ‘글감옥’에서 출소한 지 얼마 안 돼서였을까. “그란디, 뭐 인터뷰허고 자시고 헐 거시 뭐 있겄어? 태백산맥도 글코, 아리랑도 글코, 내 얘기야 많이들 알려진 것인디. 커피 한 잔씩 허면서 그냥 편하게 놀다들 가면 되제.” 서재에서 이어진 대화는 유쾌했다. 그리고 그의 이번 휴식이 길지는 않을 것임을 알게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래야, 이제 그만 부처님 앞으로 가야겠다.” 고3 때인 1961년 9월 어느 날, 아버지는 나를 앉혀놓고 절에 들어가 승려가 되라고 하셨다. 아버지 손에는 ‘조계사 승적 168호’라고 일련번호가 매겨진 승적(僧籍)이 들려 있었다. 속명 ‘조정래’, 법명 ‘인천’(?天)이 눈에 확 들어왔다. 나는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우리 가족이 전쟁의 난리 속에서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했던 것은 다 부처님의 가호 덕분이다. 형은 장남이어서 좀 그렇고, 차남인 네가 부처님 앞에 일생을 바치는 게 좋겠다.” 배신감이란 이런 것일까. 며칠 전 “남자가 장성하면 무릇 호(號)를 가져야 하는 법”이라며 갑자기 ‘하늘을 벗한다’는 뜻의 ‘인천’이란 이름을 주신 게 결국 아들을 중으로 만들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던 건가. “아, 아버지. 저, 저는 문학을 할 겁니다.” 하지만 그 정도 응수쯤은 이미 아버지의 계산 속에 들어 있던 듯했다. “그건 출가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 아니냐. 만해(한용운) 선생을 봐라. 종교도 문학도 다 이루시지 않았느냐.” 아아, 나는 과연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을까. “아유, 만해 선생은 100년에 한번 날까 말까 하는 엄청난 분이시잖아요. 어떻게 제가 감히….” 그 말에 아버지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셨다. 이렇게 해서 나는 남자로 태어나 연애 한번 못해 보고 중이 되는 위기를 간신히 모면할 수 있었다. -아버지 조종현(1906~1989)은 시조시인이자 승려였다. 예전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의상대 해돋이’가 아버지의 작품이다. 열여섯에 전남 순천 선암사에서 출가한 아버지는 불법 공부의 높은 경지에 다다라 스물넷에 그 어렵다는 법사 시험을 통과했다. 설법을 전문으로 하는 일종의 교수가 됐는데, 승려들의 비밀결사 ‘만당’(卍黨)에 참여해 만해 스님과 항일운동도 함께 했다. 아버지는 선암사에서 결혼을 한 최초의 승려가 됐다. 당시 일제 총독부가 불교를 장악하기 위해 젊은 승려들을 결혼시켜 일본식 대처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1943년 선암사에서 4남 4녀의 네째이자 둘째 아들로 태어난 것은 일제 황국화 정책의 산물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해방 후 좌익, 우익 투쟁의 소용돌이에서 빨갱이로 몰려 절을 떠나야 했는데, 이후 갖은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부처님을 등지고 사는 것을 늘 안타까워하셨다. 나를 승려로 만들려고 하셨던 것도 그런 죄의식의 소산이었던 것 같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0월 아버지가 벌교상고 교사로 가면서 나는 벌교 북국민학교 3학년으로 전학을 했는데, 그때부터 최고의 낙은 형이 부잣집 친구에게서 빌려다 주던 학생잡지 ‘학원’을 받아보는 일이었다. 내 관심은 잡지 속의 중고생 문예투고였다. 그걸 보면서 동시를 짓고 동요를 지었다. ‘내가 중학생이 되면 이 잡지에 실린 나의 글을 볼 수 있겠지.’ -“이게 다 네가 지은 것들이냐?” 국민학교 4학년 어느 날,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아버지가 내가 쓴 작문을 들고 계셨다. 밥 먹을 때 쩝쩝 소리도 못 내게 했던, 늘 엄했던 아버지. 도둑질이라도 하다 들킨 양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낱장에 쓰면 되겠느냐”며 학교에서 버려진 시험 답안지를 수십장 묶어 이면지 공책을 만들어 주셨다. “여기에 적어야 글들이 안 없어지지.” 아버지는 잘 썼다, 못 썼다 단 한마디도 안 했지만, 조용히 공책을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며 ‘칭찬을 저렇게 표현하나 보다’ 하고 나는 생각했다. 당시는 종이가 거칠고 잘 찢어져 사람들이 그걸 ‘똥지’라고 불렀는데, 나는 그 종이 묶음을 ‘똥지 문집’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 즈음부터 학교에서 글짓기를 했다 하면 나는 수필이건 동요건 동시건 전교 1등을 했다. -1959년 서울 보성고에 입학하면서 방대한 양의 책읽기가 시작됐다. 학교 도서관에서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같은 명작들을 타는 목에 냉수를 들이켜듯이 독파했다. 하지만 남들이 느끼는 만큼의 감동은 내게 오지 않았다. ‘좋은 작품이긴 하지만 가슴이 떨리지가 않아.’ 그럴수록 마음 한편에서는 ‘나도 좀더 나이 먹으면 이 정도는 쓸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차올랐다. 고1 나이에 꽤나 기가 승하고 방자했던 셈인데, 그런 내가 은근히 좋기도 했다. -미치도록 글을 쓰고 싶었지만 학교 문예반에는 갈 수가 없었다. 당시 우리 보성고 문예반은 보성중 문예반과 통합으로 운영됐는데, 지도교사가 하필 보성중에 교편을 잡고 있던 아버지였다. 한 교실에 앉아 아버지 지도를 받는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민망했다. 그래서 운동을 했다. 태권도부, 역도부, 등산반을 두루 섭렵했는데 그 덕에 요즘 말로 ‘몸짱’이 됐다. 가슴둘레가 1m가 넘고 턱걸이는 60개를 넘게 했다. -“너도 아버지처럼 굶어가며 살려고 그러니. 제발 상과대학을 가라.” 내가 국문과에 가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기함을 하셨다. 당시는 국문과가 ‘굶을과’로 통하던 때였다. 그러나 나는 “굶지 않고 작가의 길을 걷겠다”고 몇 번을 어머니에게 다짐을 한 끝에 1962년 결국 동국대 ‘굶을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정말로 결심했다. 아버지처럼 처자식 배를 곯리지 않을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을 가질 것이다, 아이를 여덟이나 낳은 부모님과 달리 하나만 낳을 것이다(아들이 태어나고 15년 후에 태백산맥이 그렇게도 잘 팔릴 줄 알았더라면 셋쯤은 낳았어도 됐는데, 내 인생에 가장 실패한 계획이 가족계획이다). -대학에 들어갈 때 내 꿈은 다른 대부분 동기들과 마찬가지로 소설가도 아니고 수필가도 아닌 시인이었다. 정말 열심히 시를 썼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고민이 깊어 갔다. 남들은 일주일에 한 편 쓰기도 벅차다는데 나는 서너 편이 그냥 써졌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가 자꾸 길어지고 늘어지는 데 있었다. 내 시의 함축과 절제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인가. 교내 ‘문학의 밤’ 행사에서 1학년 동기 중 유일하게 시 낭독자로 뽑히기도 했지만, 뜻대로 시가 안 되는 데서 오는 우울감은 도통 가시지 않았다. “나는 시는 안 된다. 소설로 바꾸자.” 답답한 마음에 떠난 겨울방학 무전여행.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사흘간 어지러이 내리는 눈발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는 나의 시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소설로의 전향은 꽤 괜찮은 성취로 이어졌다. 2학년 때 교내 문학상에서 단편 ‘비탈진 음지’로 장원을 했다. 그때 상금 탄 걸로 같은 과 친구들한테 술 한번 사고, 당시 뭇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입학 동기 김초혜(시인)에게 손지갑을 사줬다. 그녀와는 군 복무 중이던 1967년 평생의 언약을 맺었고 1970년 동구여상에 함께 교사로 들어갔다. 학생들은 우리를 ‘잉꼬부부’라고 불렀다. -문단 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안 돼 나는 금세 공처가로 소문이 났다. 사람들에게 나는 한술 더 떠 “조정래는 공처가가 아니라 놀랄 경(驚)자를 쓰는 경처가다. 마누라만 보면 무서워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하곤 했다. 나는 문학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작가입네 예술가입네 하면서 방탕하게 살고 바람 피우는 것 같은 이상한 짓들을 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문학은 형식적인 몸짓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충실한 내용으로 해야 한다고 스스로 경고했고, 주색잡기 같은 걸로 아내의 속을 썩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내가 눈부시지 않고 미우면 하루인들 어찌 살겠는가. 사람들에게 말한다. 내 왼팔은 50년 동안 아내가 잡고 다녀 망가졌고, 오른팔은 글을 쓰느라 망가졌다고. -1972년 동구여상을 떠나 중경고로 옮기고 얼마 안 돼 10월 유신이 선포됐다. 예비역 장성 출신인 교장은 “역사적 영단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며 흥분을 했는데, 나에게는 참기 힘든 압박의 시작이기도 했다. 당시 나는 미국을 비판한 ‘누명’, 연좌제를 비판한 ‘어떤 전설’, 월남전을 비판한 ‘청산댁’ 같은 작품으로 교장에게 미운털이 박혀 있던 터였다. 시시콜콜 트집을 잡는 바람에 위경련이 생겼고, 결국 죽지 않으려고 사표를 던졌다. 이후에는 출판사를 경영하기도 하고 차리기도 하며 경제적 여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였는데, 어느 정도 굶지는 않겠다는 믿음이 선 뒤 나는 글쓰기로 다시 돌아와 방대한 양의 소설을 써내기 시작했다. -1983년 9월부터 1989년 10월까지 6년여에 걸쳐 월간 ‘현대문학’에 ‘태백산맥’을 연재했다. 위로 쌓아 내 키만큼 되는 200자 원고지 1만 6500매 분량이 쓰였다. 한국의 작가들, 특히 전쟁을 겪은 우리 세대에 있어 분단은 문학의 원류 내지 본류라고 할 수 있다. 분단이야말로 우리 삶을 옥죄는 고통의 핵심이다. 소년 시절에 겪은 상처와 고통, 같은 민족끼리 싸운 아픔, 여전히 분단돼 있는 상황은 내가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제공한다. 태백산맥 이전에도 내 작품의 70%가 분단을 소재로 했던 이유다. 단편이 호미로 골짜기 하나를 파는 정도라면 중편은 골짜기 2개, 장편은 골짜기 3개를 파는 데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단편이나 중편, 장편으로는 태백산맥에 있던 그들이 왜 짐승이 아닌 사람인지, 왜 그들이 그래야만 했는지를 도무지 담아낼 수가 없었다. 1986년에 ‘태백산맥’이 단행본으로 발간되고 나서 한 달 정도가 지나자 미처 인지를 찍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책이 팔려나갔다. 태백산맥을 쓰면서, 또 영화화되면서 겪은 우익단체 등의 협박과 훼방 같은 것들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1994년 4월 우익단체에서 고발당한 사건의 경우, 2005년 5월에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무려 11년 동안이나 나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했다. -후배들이 나에게 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느냐고 말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난 “나는 소설로 참여한다”고 말해 주었다. “나는 가투(가두투쟁)를 안 했으니 가투를 해 본 너희들이 그 소재로 소설을 써보라”고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체험은 있지만 치열성이 없었고, 그래서 고민과 사명감과 역사의식을 작품에 담아내질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려면 하루 8시간 노동하는 보통 사람들의 두 배, 하루 16시간의 노동을 바쳐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래서 수십년 동안 글감옥에 갇혀 먹고 자고 쓰는 것이 연속되는 생활에서 16시간 노동을 다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켜 나 자신을 이기고 싶었다. 그것은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소설가 조정래 치열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시대와 사회의 아픔을 문학에 녹여낸 우리 시대의 대표 작가다. 탄탄한 구성과 깊은 통찰력, 실증적인 취재에 기반한 왕성한 활동은 작품의 수에서도 유례가 없다는 평을 받는다. 20세기 한국사 3부작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1500만부 돌파라는 출판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1943년 전남 승주군(현 순천시) 출생 ▲순천 남국민학교, 벌교 북국민학교, 광주서중, 서울 보성고, 동국대 국문학과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恨), 그 그늘의 자리’ ▲중편집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비탈진 음지’, ‘황토’, ‘인간연습’, ‘사람의 탈’, ‘허수아비춤’,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의 시선’, ‘조정래 사진여행: 길’(사진앨범)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 ‘안중근’, ‘한용운’, ‘김구’, ‘박태준’, ‘세종대왕’, ‘이순신’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만해대상, 현대불교문학상 등 수상
  • 청년유니온 “복지부, 서울시 청년수당 시정명령 자격없다”

    청년유니온 “복지부, 서울시 청년수당 시정명령 자격없다”

    서울시가 실업 등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청년수당 제도에 정부가 수당 지급을 중단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청년 노동인권 단체가 “정부가 청년 정책을 내실화하거나 신규 도입하기는커녕 청년 정책을 새롭게 시도하는 지방자치단체를 억압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청년유니온은 3일 서울 서대문구 국무총리 소속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서울시의 청년수당 정책이 청년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급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기소득이 없는 미취업자 중 구직 등의 활동 의지를 가진 청년들을 위해 서울시가 마련된 것이 ‘청년수당’이다. 청년수당 제도는 서울에 1년 이상 거주(주민등록 기준)한 만19~29세 중 주당 근무시간 30시간 미만인 청년에게 최장 6개월간 월 50만원의 활동비를 현금으로 주는 제도다. 서울시는 올해 예산 90억원을 들여 청년 3000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포퓰리즘’의 논리로 서울시의 청년수당 제도를 반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 제도에 대해 “청년들에 대한 현금 지원은 실업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아니고 도덕적 해이 같은 부작용만 일으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복지부는 서울시에 청년수당 지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청년유니온은 “청년 실업문제를 포함해 청년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일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복지부는 청년정책을 내실화하고 신규 도입하기는커녕 청년정책을 새롭게 시도하는 지자체를 억압하고 있다”면서 “복지부가 ‘도덕적 해이’를 말할 자격이 없다. 정부의 도덕적 해이로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동안, 청년들은 고군분투하며 어떻게든 취업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온전히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시정명령을 서울시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직권취소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시정명령에서 정한 이행 기한이 오는 4일 오전 9시인 만큼 복지부는 미이행시 이날 바로 직권취소 처분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자체장이 취소·정지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처분을 통보받은 지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직권취소 처분이 내려지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양준욱의장 “정책연구위, 시민 안전-삶 개선에 최우선을”

    서울시의회 양준욱의장 “정책연구위, 시민 안전-삶 개선에 최우선을”

    서울시의회 양준욱 의장은 제13기 정책연구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2016년 7월 28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위촉식을 개최했다. 이날 제13기 신임 위원장으로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최영수의원이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 신임 최영수 정책연구위원장은 제5대 서울시의회 의원, 동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하였으며, 제3회 대한민국 위민 의정대상, 제2회 대한민국 행복나눔 봉사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영수위원장은 “서울시의회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정책연구위원회의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큰 책임감을 느끼며, 정책연구위원회 활동을 통해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서울, 지방자치 분권을 강화하는 디딤돌이 되는 연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최영수위원장은 제13기 정책연구위원회가 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정책연구·입법활동 뿐 아니라 집행부와 교류·협력을 통해 연구결과가 실용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범하는 정책연구위원회는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안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市 핵심사업(도시재생사업, 기후변화대응,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방재정건전성 확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이 시민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이슈들을 재조명하여 실질적으로 시민의 삶의 희망이 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편, 정책연구위원회는 시의원들의 자치입법 활동과 정책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2004년 8월에 발족하여 현재 12기까지 운영하였으며, 90회 이상의 회의와 정책연구발표회 등을 통해 서울시정의 핵심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의원 입법으로 연결시키는 활동을 해왔다. 정책연구위원회는 서울특별시의회 정책연구위원회 설치운영조례에 따라 시의원, 외부전문가(학계, 시민단체 등) 총 30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의 임기는 1년이다. 또한 소관사항에 대한 심의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총 4개의 분과별 소위원회(행정혁신연구 소위원회, 문화환경교통연구 소위원회, 교육복지연구 소위원회, 도시인프라개선연구 소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제13기 정책연구위원회에서는 지방분권강화연구 소위원회를 추가하여 명실상부한 정책연구위원회로서의 위상을 더욱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위촉식에서 양준욱 의장은“최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과 같은 뼈아픈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서울시민의 건강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기에, 시민안전과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아 시민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영향력 있는 위원회”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학의 또 다른 진화, 문예지 ‘색다른 초대’

    문학의 또 다른 진화, 문예지 ‘색다른 초대’

    민음사 새 문예지 ‘릿터’ 공개 아이돌·드라마 등 장르 다양화창비 새 잡지·문지 혁신호 출간 “스타 작가 의존성 여전” 지적도 문예지가 ‘변혁의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민음사의 ‘세계의 문학’ 종간은 문예지의 쇠락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겨졌다. 정부의 문예지 지원 삭감으로 ‘폐·휴간’ 사태도 잇따랐다. 하지만 최근 문예지들은 스스로 ‘변신’을 꾀하며 외면하던 독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민음사는 2일 “‘세계의 문학’의 전통을 이으면서 혁신을 가한다”는 기치를 내세운 새 문학잡지 ‘릿터’(Littor)를 공개했다. 영어로 문학(Literature)과 ‘~하는 사람’(tor)이란 뜻의 접미사를 합쳐 ‘문학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은 ‘릿터’는 소설가, 시인, 평론가들이 편집위원단을 구성해 이끌어 가던 기존 문예지와 달리 편집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다. 기존의 문학 콘텐츠뿐 아니라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의 인터뷰부터 영화, 드라마, 만화, 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품고 있다. 책임편집을 맡은 서효인 민음사 국내문학팀장은 “문학을 평소에 많이 찾아보는 독자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팬들도 문학의 독자로 들어왔으면 했다. 그래서 그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부분을 초대장처럼 넣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건으로 촉발된 문학권력 논란에 휩싸였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도 하반기 새로 창간하거나 기존의 것을 재정비한 문예지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창비는 30~40대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이 편집위원을 맡아 이끄는 젊은 감각의 문예지를 이르면 오는 10월 선보인다. 강영규 창비 문학출판부 부장은 “기존 문예지나 문단 질서에 편중된 작가군에서 벗어나 지역, 세대 구분 없이 주목받지 못하던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장르·르포 문학 등도 아울러 문학의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며 “종이잡지뿐 아니라 온라인도 연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간 ‘문학과 사회’(문학과지성사)도 이달 말 출간될 가을호부터 ‘혁신호’로 꾸민다.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문학 담당 편집장은 “‘문학과사회’ 본권에 별권을 더해 2권으로 펴낼 예정이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논문 등을 적극 소개하는 등 그간 ‘문사’가 견지해 온 인문사회학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이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나란히 창간 1주년호를 낸 ‘악스트’(은행나무)와 ‘미스테리아’(문학동네)는 ‘문예지도 독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소설가들이 꾸려 가는 ‘악스트’는 매호마다 1만부가 소진되고 1, 4, 5호는 품절돼 “중쇄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만큼 호응이 높다. 추리소설 마니아층을 겨냥한 ‘미스테리아’도 창간호 5000부에 이어 매호 4000여부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꾸준하다. 전통적인 문예지의 형태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의 구미에 맞는 감각적인 디자인·편집에, 내용 면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꾀하면서 차별화를 이뤄냈다는 평을 받는다. 새로운 형태의 문예지들이 잇따라 생겨나는 현상에 대해 이경재 문학평론가는 “침체를 벗어나려는 고육책이기도 하지만 창작집단과 독자들의 다양성, 일반인들의 높아진 인문학적 소양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며 “이에 따라 평론가 등 전문가들이 생산한 문학 담론이 중심인 전통적인 문예지에서 벗어나 출판사 편집자가 기획하고 등단, 비등단 작가를 가리지 않는 ‘경계 해체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문학의 또 다른 진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형식의 변화가 내용의 변화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새로 선보이는 문예지들이 출판 자본으로부터의 자율성, 스타 작가에 대한 의존성 등 기존 문예지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극복했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며 “디자인의 혁신, 판매 부수의 증가도 긍정적이고 중요한 현상이지만 얼마나 새로운 글쓰기와 담론, 글쟁이들을 배출하느냐가 진정한 혁신일 것”이라고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新전원일기] 대기업 이사, 年매출 1억대 멜론박사 되다

    [新전원일기] 대기업 이사, 年매출 1억대 멜론박사 되다

    “센비키야의 멜론이 먹고 싶소.” 천재 시인 이상(李箱·1910~1937)이 병상에 누워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긴 말이라고 한다. 1930년대에 멜론이라니…. 선구적 모더니스트인 이상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센비키야는 1834년 설립된 일본의 고급 과일 전문점으로, 일반 과일 가게보다 3~10배까지 가격이 비싼 대신 최고의 맛과 모양을 자랑하는 과일만을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충남 청양군 청남면 중산리에 위치한 ‘예란 농원’에서 멜론 농사를 짓고 있는 전영태(60)·구미경(54)씨 부부를 만나러 가는 길, 시인 이상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농원 앞 둑길까지 마중 나온 전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정신이 아찔해졌다. 당대 최고의 천재 시인을 매료시켰던 이국(異國)의 향이 달콤하게 풍겨 오는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사우나에 들어섰을 때처럼 훅 하고 얼굴을 덮으면서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바깥의 온도는 32도에 육박했고, 온실 내부의 온도는 그보다 10도 더 높았다. 멜론 농원을 제대로 둘러보기도 전에 등줄기와 겨드랑이에서 땀이 배어나왔다. 열대 과일을 조우하고 있다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여름에는 온실 내부의 온도가 50도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체력 소모가 크죠. 그래도 햇빛을 받아 멜론 알이 굵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작지만 단단한 몸집, 새까맣게 탄 피부가 인상적인 전 대표는 말수가 적은 편이었지만 튼실하게 여문 멜론 앞에서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예란 농원에서 주로 생산하는 품종은 ‘머스크멜론’으로, 과일에서 사향(麝香)이 난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껍질 표면이 그물로 둘러진 모양이라 해서 시중에서 ‘네트멜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2011년 이곳 청남면으로 귀농한 전 대표는 ‘고급스러운 이국의 과일’이라는 멜론의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멜론은 일상적으로 먹는 과일이라기보다는 특별한 날에 먹거나 선물하기 좋은 과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중적이지 않은 고급 과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대신에 농사를 잘 지으면 그만큼 비싸게 팔 수 있는 고소득 작물이기도 합니다. 품종이 같은 머스크멜론이라 하더라도 크기, 모양, 맛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동네 과일 가게에서 1개에 5000원에 팔기도 하고, 백화점에서는 1개 1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죠.” # 깐깐… 고객 냉장고서 떨어질 당도까지 관리 상품성이 높은 멜론은 대체 어떤 멜론일까. 전 대표는 우선 식감을 자극할 정도로 예뻐야 하고 동그란 모양도 중요하다고 답한다. 멜론은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 과일이라 모양에 특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단다. 머스크멜론은 초록색 껍질 표면에 나타난 네트의 모양도 중요하다. 밝은 회색의 네트가 올록볼록 선명하고 두껍게 올라온 멜론을 상품(上品)으로 쳐준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과일의 맛이다. 전국에서 가장 단 멜론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하는 전 대표에게 근거가 있는 자랑이냐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 달콤함이란 손으로 만져지거나 눈으로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미감이 아니던가. “보통 14브릭스(Brix·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단위) 정도의 멜론이면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데, 저는 과일 안쪽 기준으로 16브릭스가 되어야 출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껍질과 가까운 바깥쪽 과육도 12브릭스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기준도 세워 놓았고요.” 깐깐한 품질 관리를 위해 출하가 가까워지면 매일매일 당도를 측정한다. 열매마다 철저하게 당도 표시를 하면서 관리하기 때문에 남다른 맛의 멜론을 출하할 수 있단다. 너무 달아서 거부감을 느끼는 고객은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 멜론을 한 번 맛본 손님들은 다른 집 멜론은 싱거워서 못 먹겠다고 한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멜론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시원하게 먹는 경우가 많잖아요. 온도가 내려가면 그만큼 단맛이 줄어들거든요. 냉장고 안에서 단맛이 감소되는 것까지 감안해서 당도를 관리하는 겁니다. 그리고 멜론은 아무리 달아도 기분 나쁜 단맛이 아니라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사해 주잖아요.” 멜론에 대해 ‘후숙 과일 채소이기 때문에 덜 익은 것을 수확해 익혀 먹는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전 대표에 따르면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한 과일을 구입 후 2~3일 정도 상온에 두었다가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출하되는 시점에 16브릭스에 달하는 예란 농원의 멜론이니, 후숙시킨 다음에는 당도가 더 올라간 상태로 고객의 식탁에 오를 것이다. 열대과일은 냉장고에 오래 두면 신맛이 나기 때문에 먹기 직전에 1~2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맛있게 멜론을 먹는 방법이라고 귀띔까지 해준다. 아직 출하 시기가 아니라 당도가 떨어질 거라며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전 대표가 따 온 멜론 하나를 아내 구씨가 예쁘게 깎아 내놓았다. 맛이 별로 없을 거라는 그의 말과 달리, 특유의 향이 코끝을 휘감으면서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입안에서 살살 녹는 과육의 부드러움이 일품이었다. “충분히 맛있다”는 나의 칭찬에 머리를 갸웃거리며 전 대표는 당도계를 꺼내 과일의 당도를 측정해 보여주었다. 측정 결과는 14브릭스. 시중에서는 괜찮은 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겠지만, 본인 기준에는 못 미친다며 맛있는 멜론을 맛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전 대표의 성격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단맛과 함께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아드는 멜론의 육질도 범상치 않았는데, 출하 직전까지 멜론에 물을 주는 것이 그만의 과육 관리 비법이란다. “다른 멜론 농가에서는 출하 보름 전부터 멜론밭에 물 공급을 끊어요. 가물어야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멜론은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과일이잖아요. 저는 수분 공급이 충분해야만 과육이 부드럽고 영양분을 더 잘 보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을 끊지 않는 대신 과일이 터지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하죠. 물 때문에 과일이 싱거워지지 않도록 당도 조절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하고요.” 당도가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농부의 손에서 풍부한 물을 머금고 자란 예란 농원의 멜론은 도매시장 대신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직거래로 판매된다. 실제로 전 대표의 멜론은 일반 농가의 멜론보다 박스당 1만~2만원 더 비싸게 팔린다. 200평짜리 비닐하우스 7동 규모로 따로 직원을 두지 않고 부부 위주로 농사를 지으면서도 1억원 이상의 연매출, 5000만원 수준의 연소득을 자랑하게 된 것은 까다로운 농법을 고수하면서 고급화 전략을 추구한 덕이다. # 행복… 윗선 결재 안 받고 스스로 책임지는 삶 충북 영동에서 나고 자란 전 대표는 광운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LG그룹에 입사해 이곳에서만 30여년을 일했다. 서울로 올라가 성공하고 싶었던 시골 소년의 꿈은 현실에서 이뤄졌다. LG오티스에서 이사까지 지냈고, 2010년 후배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직했다. 회사에서는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올라가 본 셈이었다. 문제는 대기업 임원 자리를 내려놓았을 때 그의 나이가 55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백세 시대에, 겨우 인생의 절반에 도달한 시점인데 회사에서는 할 일이 없었다. 협력업체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몇 년 더 일한다고 한들 그 이후의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귀농을 결심한 계기도 여기에 있었다. 고향 땅과 가까운 곳에서 멜론 농사를 지으면서 인생 이모작을 꿈꿔보기로 했다. “퇴직 5년 전부터 귀농을 결심하고 꾸준히 정보들을 수집했어요. 주말이면 전국 곳곳에 땅을 보러 다니기도 하고 저한테 맞는 작물이 무엇일지 알아보는 과정도 거쳤습니다.” ‘타고난 이과 체질’이라 농사에서도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는 것을 즐긴다는 전 대표는 윗선의 결재가 필요했던 회사 생활과는 달리, 직접 농원을 운영하면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삶이 벌이는 적더라도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느라 큰 수익이 나지 않았어요. 머스크멜론뿐 아니라 양구멜론, 백자멜론 등 다양한 멜론을 수확하느라 효율성도 떨어졌고요. 하지만 손해가 나더라도 제가 책임지면 될 문제이니 마음이 편해요.” 손해가 생기면 부인에게 혼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아내 구씨가 옆에서 싱긋이 웃으며 말한다. “귀농을 결심했을 때에도, 농사짓는 방식에 대해서도 저는 한 번도 불만을 표시해본 적이 없어요. 워낙에 남편이 성실하고 반듯하기 때문이죠. 같이 농사를 짓지만 남편이 저보다 몇 배는 더 고생하는 걸요.” 대기업 임원 사모님에서 농사꾼이 되어 햇볕에 그을리는 일상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사 사모님에서 대표이사 사모님으로 승진한 셈”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전씨 가족은 청양군에서도 성공적인 귀농귀촌 사례로 꼽힌다. 큰딸 예슬씨(29)는 지방공무원직에 합격해 올 봄부터 청양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딸이 수년간 공무원 시험에 낙방하다가 지원 지역을 바꾸면서 한 번에 합격한 것만 보아도 청양과 전 대표 가족 간의 기운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단다. 두 딸의 아버지인 전 대표는 예전부터 동네에서 소문난 ‘딸 바보’였다고. 예란 농원이라는 농원 이름은 둘째 딸 예란씨(28)의 이름에서 따왔다. ‘예쁘고 맛있게 자란 멜론’이라는 뜻은 딸 이름을 따서 작명부터 하고 나중에 붙인 거라고 한다. 모든 일에 딸들이 우선이라는 딸 바보 아버지는 이제 딸을 돌보는 마음으로, 자식과 손주에게 가장 맛있는 과일을 먹이겠다는 마음으로 멜론을 키운다. # 신뢰… 겉으론 알 수 없는 멜론, 농부가 답 서양 속담에 ‘사람과 멜론을 알기는 매우 어렵다’(Man and melons are hard to know)는 말이 있다. 우리 속담으로 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와 같은 말인데, 그만큼 겉으로 봐서는 멜론의 맛이나 품질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꺼운 껍질에 싸여 눈으로는 좀처럼 그 속을 가늠하기 어려운 멜론, 어쩌면 그래서 그 멜론을 키우는 사람이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멜론을 알기는 처음 본 사람을 아는 것처럼 어렵지만, 신뢰할 만한 멜론 농부 하나를 알고 지내는 것은 씁쓸한 인생의 달콤함을 배가시키는 방법일 수 있지 않을까. ■글쓴이 소설가 김유담 부산 출생.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 “뇌전증뿐 아니라 기면증도 달리는 시한폭탄”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 “뇌전증뿐 아니라 기면증도 달리는 시한폭탄”

    지난달 말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시속 100㎞로 달린 자동차가 횡단보도 보행자와 마주오던 차 등을 덮쳐 사상자 24명이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뇌전증(간질) 등 뇌질환을 앓는 사람에 대한 운전면허 취득을 일정 부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한 교통 전문가가 “뇌전증뿐만 아니라 기면증도 하나의 병”이라며 운전면허 취득 관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면증은 밤에 잠을 충분히 잤어도 낮에 갑자기 졸음에 빠져드는 질환, 증세를 가리킨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의 최재원 교수는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로서는 뇌전증 환자가 자신의 뇌전증 질환을 숨기고 오는 경우를 비롯해) 본인이 스스로 자가체크란에 (뇌전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체크를 하지 않는다면 이런 부분을 걸러낼 수 없다”면서 현행 운전면허 발급·관리체계의 ‘사각지대’가 있다고 지적했다. 뇌전증 환자가 운전면허증 취득을 위해 신청을 할 때 반드시 운전적성판정위원회에 있는 의사와 위원들이 운전을 해도 좋을지에 대해 판정을 내리게 돼있는데, 응시자가 그것을 숨겼을 때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현재 간질 환자 같은 경우랄지 뇌에 어떤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6개월 이상 입원을 하게 되면 (입원 사실을 해당 병원이) 환자 거주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를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즉 6개월 이상 입원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어 최 교수는 독일의 사례를 언급했다. 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독일은 상습 음주운전 같은 경우에는 운전면허 재취득 과정인지 알코올 중독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의사 소견서를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의사 소견서가 없어도 면허 발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실정이다. 이는 최 교수가 엄격한 운전면허 관리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한 사례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기면증은 현행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 결격사유에서 빠져있다”는 점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질환자 또는 뇌전증 환자의 운전면허 취득을 금지하고 있다. 즉 기면증은 빠져있는 셈이다. 그가 기면증의 심각성을 언급한 이유는 지난달 17일 발생한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추돌사고’ 때문이다. 당시 시속 105㎞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5중 추돌 사고로 41명의 사상자를 낸 관광버스 운전자 방모(57)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졸음운전을 시인했다. 최 교수는 “최근에 있었던 봉평터널 추돌 사고의 운전자도 기면 증상이 조금 있다고 밝혀졌다”면서 “이런 부분도 한번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정신질환 환자나 뇌 질환자들에게 면허증을 딸 수 없게끔 제재를 가한다면 그건 또 하나의 차별이 될 수 있다”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진욱 성폭행 고소녀 무고죄 구속영장 기각

    이진욱 성폭행 고소녀 무고죄 구속영장 기각

     배우 이진욱(35)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한 범죄혐의의 소명 정도 등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이씨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애초 진술을 뒤집고 무고 혐의를 시인한 만큼 지난달 28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성폭행 피소로 배우인 이씨가 유·무형적 피해를 크게 봤다는 점과 무고죄 형량(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중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A씨는 지난달 14일 이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고 같은 달 15·22·23·26일 4차례 경찰에 출석했고, 4차 조사 때 무고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이 지난달 21일 두 사람에 대해 실시한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 이씨는 ‘판독불가’, A씨는 ‘거짓’ 반응이 나온 바 있다.  그동안 이씨는 지인과 지난달 12일 저녁 식사를 한 뒤 이씨가 자신의 집에 찾아와 성폭행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씨는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였다면서 성폭행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해왔으며, 피소 이틀 뒤인 16일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고 이튿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최남선·이광수문학상 문인협회 제정 논란

    국내 문학계 대표 단체 중 하나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문효치)가 육당 최남선(1890∼1957)과 춘원 이광수(1892∼1950)를 기리는 문학상을 만들기로 했다. 1일 문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제정안을 가결했다. 이 이사회에는 협회 전체 이사 97명 중 89명(위임 33명 포함)이 참석했다. 두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 제정은 올해 봄부터 문효치 이사장 제안으로 내부에서 논의돼 이번 이사회에 공식 상정됐으며, 별 이견 없이 원안이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두 문학상을 시행해 협회 회원 중 그해 우수한 활동을 한 문인을 뽑아 상을 줄 예정이다. 또 내년에 춘원이 한국 현대소설의 효시인 ‘무정’(1917)을 발표한 지 10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심포지엄 같은 기념행사를 마련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하지만 육당과 춘원은 일제강점기 친일 활동을 한 이력이 있어 이들을 기리는 문학상 제정과 기념사업을 두고 문학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문인협회 관계자는 “육당과 춘원이 친일 문제로 공격을 받았지만 친일 행각과 문학 성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 이들의 뛰어난 문학적 성과마저 매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1961년 창립된 한국문인협회는 현재 문인 1만 36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맞춤반·종일반 나눠도 일괄 4시 하원”

    “맞춤반·종일반 나눠도 일괄 4시 하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종일반 신청을 좀 해 달라고 해서 친구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처럼 꾸며 서류를 냈어요. 근데 동주민센터에서 2개월치 급여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갑자기 그 가게를 찾아왔다는 겁니다. 친구가 당황해서 연락을 해 왔어요. 친구 볼 면목도 없고, 취업 사기까지 쳐 가면서 애를 맡겨야 할까요.” 34개월 된 딸 희연(가명)양을 경기 성남에 있는 민간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주부 윤모(30)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희연이는 맞춤반 대상자인데, 다른 애들은 다 종일반이라 우리 아이만 차별당할까 봐 조건을 맞춰 똑같이 (종일반으로) 신청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바우처를 다 쓰면 종일반과 맞춤반의 비용 차이가 월 2만원 정도인데 차라리 사비로 돈을 더 내고 (맞춤반에 보내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종일반(12시간)과 맞춤반(6시간)으로 나눠 이용 시간에 따라 보육료를 차등 지원하는 ‘맞춤형 보육’이 1일로 시행 한 달을 맞았다. 맞벌이 부부도 눈치 보지 않고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인데, 부모들의 불만은 여전했다. 직장맘 우모(29)씨는 종일반에 아이를 보내지만 직장과 시부모의 배려로 오후 4~5시면 아이를 데려올 수 있어서 “제도의 혜택을 체감할 수 없다”고 했다. 맞춤반 부모의 고충도 전했다. “맞춤반은 원래 하원 시간이 오후 3시인데, 어린이집에서 바우처를 일괄 사용해 오후 4시에 하원시키고 있어요. 바우처로 채우지 못한 닷새는 시간당 4000원으로 쳐서 한 달에 2만원을 부모가 부담하게 했다는군요.” 바우처는 한 달에 15시간을 추가로 쓰도록 한 일종의 시간 사용권이다. 오후 3시에 하원하지 못하는 경우 바우처에서 시간을 빼 아이를 더 돌봐 주게끔 할 수 있다. 어린이집 대부분은 오후 3시를 낮잠과 간식 시간으로 두고 있어 정부가 정한 3시 하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이를 깨워 집에 보내느니 바우처를 사용해 더 돌보겠다는 의미도 있다. 이 어린이집 원장 A(50·여)씨는 “바우처 사용을 유도하면 특별 단속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라고 항변했다. A씨는 “바우처 사용 입력을 대신 해 달라는 부모 요청이 많아 보육교사의 업무가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0~2세 아이들을 20명 이내로 돌보는 가정어린이집은 당장 적자 운영이 걱정이다. 경기 성남의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 B(49·여)씨는 “원생도 적고 보육교사도 적어 맞춤반과 종일반을 구분해 운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맞춤형 보육으로 원의 수입이 40여만원 정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 C(46·여)씨는 “부모가 취업 예정인 경우 아이에게 종일반 자격을 주기도 했는데, 이게 3개월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었다”며 “다시 종일·맞춤반을 판단해야 하는 9월 말이 되면 또 한번 혼란을 겪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시의회 최영수 정책연구위원장 “시민 삶 변화시킬 정책 반영할 것”

    서울시의회 최영수 정책연구위원장 “시민 삶 변화시킬 정책 반영할 것”

    서울시의회 9대 후반기 제13기 정책연구위원장으로 지난 28일 선출된 최영수 위원장이 8월1일자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영수 위원장(사진)은 제13기 정책연구위원회가 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정책연구·입법활동 뿐 아니라 집행부와 교류·협력을 통해 연구결과가 실용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수 위원장은 정책연구위원회의 연구활동의 박차를 가하기 위하여 현재 운영되고 있는 4개 분과별 소위원회의 명칭을 행정혁신연구 소위원회, 문화환경교통연구 소위원회, 교육보건복지연구 소위원회, 도시인프라개선연구 소위원회로 일부 개정함을 물론, 지방분권강화연구 소위원회를 추가하여 명실상부한 정책연구위원회로서의 위상을 더욱 더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이슈들을 재조명하여 연구함으로써 연구결과가 실용적으로 시민의 삶의 희망이 되는 방안을 모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책연구위원장실을 상시적으로 토론과 연구가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여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대생 치마 속 촬영 40대 경찰관 파면

    생필품 판매점에서 핸드폰으로 여대생 치마 속을 촬영한 경찰관이 파면됐다. 전북 진안경찰서는 1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여대생 치마 속을 촬영한 A(48)경위를 파면했다. A경위는 지난달 7일 오후 1시 50분쯤 전주시 완산구 한 생필품 판매점에서 휴대전화로 여대생 B씨의 치마 속을 촬영하다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일부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A 경위를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하는 경찰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으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며 “비위 행위가 줄어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7620m 상공에서 낙하산 없이 점프한 미국인 “2년 전부터 준비”

    7620m 상공에서 낙하산 없이 점프한 미국인 “2년 전부터 준비”

     정말 이건 위험하고도 무모한 도전이라 할 만하다.  미국인 루크 에이킨스(42)가 7620m 상공을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낙하산 없이 뛰어내려 가로, 세로 30m 크기의 그물에 정확히 떨어지는 도전에 성공했다. 스카이다이빙 경력만 1만 8000여회를 자랑하는 그는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 밸리에서 시속 193㎞로 목표 지점에 정확히 떨어졌다.     그가 2분 동안 미친 속도로 지상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은 폭스 TV로 생중계됐고 그는 그물을 빠져 나와 아내와 어린 아들을 차례로 껴안았다. “난 거의 공기부양했다. 믿을 수 없다.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라고 밝힌 에이킨스는 이번 모험을 앞두고 많이 긴장했다고 시인하고 “내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질 않는다”고 감격했다.    워낙 위험한 일이라 이벤트를 조직한 쪽은 처음에 안전을 위해서라도 낙하산을 쓴 채 뛰라고 해 한때 포기할까 했다. 그는 낙하산을 쓰면 중량이 초과돼 착륙할 때 오히려 더 위험해진다고 맞섰다. 이에 주최측은 낙하 몇 분을 앞두고서야 명령을 철회했다.    그의 대변인 저스틴 에이클린은 “에이킨스의 점프는 낙하산이나 윙수트 없이 생애 최고와 세계 최고 높이의 점프로 26년 경력의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패러슈트연맹(USPA)의 안전·훈련 고문인 에이킨스는 2년 전 한 친구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아 오랜 훈련 끝에 이날의 도전을 성공시켰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시인과 독자, 늦여름 밤의 교감

    무더위가 잠을 앗아간 여름밤, 시인과 독자들이 교감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문정희, 정호승, 장석주, 고두현, 송찬호, 김선우, 박준 등 국내 대표 시인 7명이 시민들과 숲 속에서 1박 2일을 보내며 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시낭독캠프’다. 이야기경영연구소와 칠곡 교육문화회관, 서울도서관이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다음달 6~7일 칠곡 송정휴양림에서 열린다. 이야기경영연구소는 “시가 죽어 가고 있는 우리 인문학 풍토에서 한국 대표 시인과 독자가 함께 시를 읽고 짓고 나누는 축제로 우리 시의 진면목을 재확인하고 시 부흥 운동으로 연결하고 싶다”고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참여 시인들은 이틀간 자작시 낭독, 독자와의 대화, 문학세계 강연 등 다채로운 행사로 독자들을 이끈다. 일반 독자들도 시낭독 대회, 시 퀴즈 대회, 시 낭독극 등 시를 매개로 한 여러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4일 서울도서관에서는 사전 행사로 참가 시인들의 특별 강연과 애송시 낭독, 사연이 있는 시쓰기 행사 등이 열린다. 문정희 시인은 “속도와 경쟁에 매몰돼 모국어마저 황폐해지고 상처 난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중에서 가장 맑고 빛나는 보석인 시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정화시켜주고 싶다”며 “좋은 시인들이 많이 참가하는 만큼, 이번 행사가 인문학 정신을 살리는 작은 우물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야기경영연구소에서 마련한 신청서에 사연을 적어 보내면 심사를 거쳐 105명을 선발한다. 문의는 (02) 6389-11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日 사상 첫 여성 도쿄도지사

    “제2 한국학교 재검토”… 설립 난항 아베 신조 총리와 소원한 관계인 집권 여당 자민당의 8선 중진 여성 의원이 일본의 수도 도쿄도의 수장이 됐다. 고이케 유리코(64·여) 후보는 31일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집권 여당 후보, 야당 연합 후보 등을 각각 따돌리며 당선을 확정 지었다. 최종 개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고이케 후보는 2위 득표자와 표차를 크게 벌리며 여유 있게 당선됐다. 여성 후보의 도쿄도지사 당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도지사는 광역시인 도쿄시의 수장으로 직원 16만명을 거느리며 해마다 13조 3000억엔의 예산을 집행하는 막강한 자리다. 그는 소속 정당인 자민당의 지지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무소속으로 나와 고군분투하며 아베 신조 정권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공동으로 지원한 마스다 히로야(65) 전 총무상을 여유 있게 눌렀다. 또 민진·공산·사민·생활당 등 4개 야당이 단일 후보로 민 도리고에 슌타로(76) 후보와도 큰 표차를 내며 승리했다. 고이케 후보는 유세 기간 동안 “전임 지사의 도쿄 제2 한국학교 설치 지원 약속을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취임 이후 그의 결정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전임 마스조에 요이치 지사는 도쿄 신주쿠 옛 도립고교 부지를 제2 한국학교로 활용하도록 한국 정부에 유상 대여하기로 약속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고이케 후보는 참의원 1선(임기 중 사퇴), 현역 중의원 8선 의원으로 방위상, 환경상, 오키나와·북방영토담당상 등을 지냈다.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아베 총리의 라이벌인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을 지지해 제2차 아베 정권에서는 집권층과 소원한 관계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동물도 이발하고 짜장면 배달한대요

    [이주의 어린이 책] 동물도 이발하고 짜장면 배달한대요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시 최승호·말풍선 백로라/그림 윤정주/문학동네/72쪽/1만 2800원 “바닷가재야/수염 좀 얼른 깎아/나 배고파/가만히 계세요/수염 다 깎으려면/천 년 걸립니다”(흰수염고래 수염 깎기 전문) “오토바이 뒤 짜장면/철가방 속 짜장면/벌써 왔니 짜장면/치타 최고 짜장면/짜장 짜장 맛있다/노란 단무지 짱이야/네 입 까매 짜장면/네 혀 까매 짜장면”(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 중) 최승호 시인이 동물을 주제로 쓴 동시 32편과 카툰이 만나 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 책이다. 최 시인의 재밌는 동시뿐 아니라 퍼포먼스를 전공한 백로라 교수가 유머스러운 말풍선 글을,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윤정주 작가가 동물들의 그림을 그렸다. 동시 속 동물들은 저마다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왕눈이꼬마거미부터 흰수염고래의 수많은 수염에 난감한 바닷가재 이발사, 검은 석탄을 캐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두더지 아빠 등 동시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특성을 드러내며 삶을 노래한다. 특히 절묘한 동시와 카툰의 조화도 눈에 띈다. 동물들의 특성을 잡아 챈 동시 속 이야기를 극적인 방향으로 비틀거나 더 높고 가뿐한 곳으로 이끌고 가는 장단을 맞춰 주는 역할을 하는 게 카툰이다. 어떤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더라도 아이들이 즐겁게 느끼고, 새로운 유머를 발견하는 ‘읽는 재미’를 던진다. 우리 일상 속 속도감 있는 짜장면 배달을 치타의 빠른 발놀림에 빗댄 시인의 유머스러운 시각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윤기 흐르는 짜장면 한 그릇처럼 완벽한 맛과 깜짝 서비스로 등장한 군만두 한 접시처럼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맛깔스러운 동시집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진욱 고소한 30대 여성,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반응

     배우 이진욱(35)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가 ‘거짓’으로 나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1일 이씨, 이씨를 고소한 여성 A씨에 대해 거짓말탐지기를 조사한 결과 이씨는 ‘판독불가’, A씨는 ‘거짓’ 반응이 나왔다고 2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만으로 무고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와 더불어 앞서 확보한 이씨와 A씨 진술 및 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난 14일 이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A씨는 이달 15·22·23·26일등 4차례 경찰에 출석했고 26일 4차 조사 때 무고 혐의를 시인했다.  당시 A씨는 이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뒤집어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고 사건 당일 강제적인 일은 없었다는 취지로 자백했다.  A씨의 자백에 따라 이씨는 성폭행 혐의를 벗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A씨는 무고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씨는 이씨와 지인과 이달 12일 저녁 식사를 한 뒤 이씨가 자신의 집에 찾아와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며 14일 이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이씨는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였다면서 성폭행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피소 이틀 뒤인 16일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성희 문광위원장 ‘강북 파인트리’ 市서 매입, 개발 요구

    서울시의회 이성희 문광위원장 ‘강북 파인트리’ 市서 매입, 개발 요구

    서울시의회 이성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강북구2)은 28일(목)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실에서 정양석 국회의원, 이복근 시의원, 유인애, 김명숙, 장동욱 구의원과 서울시 김학진 도시계획국장 외 3명이 참석하여 ▲강북 파인트리 향후 대책, ▲일반주거지역 종상향 관련 민원해결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파인트리 사업은 6,000여억원의 건설비를 들여 서울 우이동 일대 8만60㎡부지에 최고 7층 높이의 콘도 14개동(객실332실)을 건설하고자하는 관광단지 조성 사업으로서 前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고급 휴양지로 개발하기로 허가를 받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뒤 주변 경관을 해치고, 북한산 등산로에 일부 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지어선 안 된다는 주민 및 시민단체의 민원과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고도제한 완화 등 각종 특혜 의혹이 접수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에 수사 기관의 조사에서 인허가 과정의 특혜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시행사 자금난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파인트리 시행사는 2,000억원대에 달하는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공사의 45%만 이뤄진 채 부도를 맞은 뒤 2012년 중순부터 지금까지 4년째 흉물로 방치된 사이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최근 졸업했고, 현재 채권단은 이랜드와 매각·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흉물로 변해가고 있는 파인트리 사업의 재개를 위해 여섯 차례나 공매에 부쳤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유찰이 되었으며, 3,000억원대였던 매각 예정가격은 1,500억원대로 떨어졌다. 강북구의 일반 주택이 밀집된 번동 148번지 일대는 1980년대에 지어져 단열도 되지 않고, 배관이 녹슬어 파손되는 등 현재 30여년 된 노후 불량주택이 많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이나 용적률에 맞게 신축할 경우 기존 건물 면적이나 층수보다 더 낮고, 더 좁게 줄여서 지어야 하는 등의 문제점과 경제성도 없어 신축하지 못하므로 노후주택개량을 위해 종상향이 필요하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개발 및 정비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주거 제1종지역이다 보니 사업성이 낮아 건설업체에서도 협의할 방법이 없고,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기간과 비용부담 등으로 현실적으로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보니 그때 그때마다 부분 보수를 하며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학진 도시계획 국장은 “종변화와 관련하여 주민의 현실과 동떨어진 서울시 도시계획이 이원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주민입장에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또한 “대도시인 서울의 경우 도시계획 전체를 놓고 판단해야 할 사항에서 한 부분만 예외를 인정할 경우 행정의 연속성에는 문제가 반드시 따르니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위원장은 “6년간 방치됨에 따라 파인트리 콘도는 얼룩진 콘크리트 외벽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며 철근 등의 부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하면 방치건축물 정비에 대한 권한과 의무를 서울시장에게 부여하고 있는 만큼 공사가 재개될 때까지 건축물의 손상을 막기 위한 부식 방지 등 대책마련을 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 서울시가 건물을 매입하여 유스호스텔 등을 조성하여 관광특구로 조성하거나, 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해보길 바라며, 노후 주택의 환경개선과 활성화를 위해 토지의 용도지역에 관한 종세분화가 꼭 재검토되어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서울시장은 강북구민들을 위해 진취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