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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붉게 탄 소양강, 격렬한 내린천… 여름이 흐른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붉게 탄 소양강, 격렬한 내린천… 여름이 흐른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읊조렸을 대중가요 ‘소양강 처녀’의 첫 구절입니다. 그럼 그 소양강에 황혼이 질 때면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지 본 적 있으신지요. 열여덟 딸기 같은 소양강 처녀를 애끓게 했던 그 풍경 말입니다. 저물녘에 강원 인제군 남면 일대의 소양강 상류를 찾으면 그 장면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가을보다 더 서정적이고 겨울보다 더 가슴 시린 풍경이 펼쳐집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내린천에서 격렬하게 래프팅을 즐기고, 비밀스러운 동아실 계곡의 가마소로 숨어들 수 있는 건 이 여름 인제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지요. 여기에 목마를 타고 떠난 시인 박인환의 발자취를 좇다 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집니다.소양강 하면 대개는 춘천을 먼저 떠올린다. 소양호와 소양댐이 춘천에 속해 있어 그렇다. 한데 춘천 쪽의 소양강은 품이 넓다. 외경스러워 선뜻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 이보다 폭이 작은, 그러니까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소양강을 만나려면 좀더 상류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 거기가 인제 남면 일대다. 소양강은 인제 북쪽 무산에서 발원한다. 설악산에서 흘러내린 북천과 방천 등의 지류를 끌어안고, ‘인제의 두물머리’ 합강정에서 내린천까지 품은 뒤에야 비로소 강의 모습을 갖춘다. 합강정에서 제 이름을 얻은 소양강은 인제와 양구를 적시고 춘천으로 흘러든다. 바로 이 구간, 그러니까 합강정에서 춘천에 이르기 전까지 구간에서 소양강은 유장하게 흐르는 강의 모습을 유감없이 펼쳐 낸다. 여름의 소양강 주변은 초록빛 초원이다. 초여름에 강변을 푸르게 물들였던 청보리는 베어졌지만, 그 자리에 키 낮은 잡초들이 자라 또 한번 초록으로 일렁거린다. 신남 배터 주변은 언제 가도 한갓진 풍경을 내어 준다. 특히 저물녘 풍경이 일품이다. 한낮을 달궜던 해가 산자락 너머로 모습을 감출 때면 하늘도, 강물도 붉게 탄다. 때마침 고기잡이배라도 한 척 지나가면 그야말로 선경이 따로 없다.주변에 소양강 둘레길도 조성됐다. 빼어난 강변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는 길이다. 인제 읍내에서 시작해 인제 38대교 일대까지 걷는다. 현재 3구간까지 조성된 상태다. 외지인이 전 구간을 걷기는 사실 쉽지 않다. 둘레길 2코스 출발점인 38대교나 살구미교, 둘레길 들머리인 남북리의 자유수호희생자위령탑 공원 등 일부 구간을 택해 걸어 볼 만하다. 신남 배터를 지나 인제 38대교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남전리 가는 길을 만난다. 저 유명한 원대리 자작나무숲도 이 길을 따라간다. 원래 남전리는 일반 여행객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던 오지였다. 남전과 원대, 내린천을 잇는 포장도로가 놓이면서 이제 첩첩 오지의 느낌도 많이 사라졌다. 반장동 고개를 넘어 작은 마을을 하나 지나면 오른쪽으로 이정표를 잔뜩 매단 교통 표지판과 만난다. 이 길이 바로 동아실 계곡으로 드는 길이다. 동아실은 남전리 초입에 있는 마을 중 하나다. 오래전엔 복숭아나무가 마을을 뒤덮을 정도로 많았다 해서 ‘도화실’이라 불렸다고 한다. 한때 화전민이 촌락을 이루고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애써 민가를 찾아야 할 만큼 띄엄띄엄이다. 초입부터 펼쳐지는 계곡은 제법 그늘이 깊다. 장마철 뒤끝이라 그런지 계곡물의 양도 풍성하다. 기암절벽 아래로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연이어 펼쳐진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폭포와 만난다. 가마소 폭포다. 폭포 주변의 소가 가마솥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낙폭은 크지 않지만, 기암이 곧추서 있고 주변의 나무들이 짙은 숲 그늘을 만들어 퍽 웅숭깊은 자태다. 턱거리 폭포라고도 불린다. 동아실 계곡을 오르느라 숨이 턱까지 찰 때쯤 만난다는 뜻인 듯하다. 여름이면 폭포 주변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빼곡하다. 동아실 계곡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도 사실 이맘때뿐이지 싶다. 대개 폭포 주변마다 피서객의 출입을 막는 금줄이 쳐 있기 마련인데, 가마소엔 없다. 주변에 매점 등 피서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설들도 전혀 없다. 여느 폭포에 견줘 한결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일 터다. 동아실 계곡과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사실 같은 산의 다른 사면이다. 원대리가 동북쪽, 동아실 계곡이 서남쪽이다. 두 곳을 묶어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인제 하면 역시 내린천이다. 특히 이맘때면 래프팅을 빼놓을 수 없다. 소와 급류가 번갈아 펼쳐져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원대리에서 밤골 쉼터까지 약 8㎞ 구간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인제 읍내의 합강교 근처에선 번지점프 등 아슬아슬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홍천에서 인제로 접어드는 내린천을 따로 미산계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미산계곡은 미산마을을 지나 10㎞ 가까이 이어진다. 이 일대에서도 리버버깅, 래프팅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인제는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 그 흔적이 여태 곳곳에 남아 있다. 리빙스턴교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장교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안내판에 따르면 1951년 6월 리빙스턴 소위(중령이라는 견해도 많다)의 부대가 인북천을 건너다 적의 공격으로 많은 병력이 목숨을 잃었다. 자신도 중상을 입은 리빙스턴 소위는 미국으로 후송된 뒤 부인에게 다리를 지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따라 1957년 다리가 놓여졌다. 당시 교량 전체가 붉은빛을 띠어 ‘붉은 다리’라 불리기도 했다. 인제 38대교 주변에도 몇몇 기념물과 공원이 조성돼 있다. 다리 아래쪽의 38선 휴게소에서 저무는 해를 보며 커피 한잔 마시는 재미도 쏠쏠하다.인제는 30세의 나이로 요절한 ‘모던 보이’ 박인환(1926~1956)의 고향이다. 해방 전후의 격동기에 모더니즘 시인으로 활동하며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의 시를 남겼다. 한잔의 술을 마시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을 노래하던 시인의 흔적이 인제 읍내 박인환 문학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꼭 둘러보길 권한다. 입장료는 없다. 문학관 앞마당에 서면 박인환의 동상이 객을 맞는다. 시상을 떠올리는 듯, 코트를 입은 시인은 넥타이를 휘날리며 만년필을 꼭 쥔 모습이다. 작품명은 ‘시인의 품’.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1년 조성됐다. 문학관은 박인환의 생가터에 조성됐다. 안으로 들어서면 박인환이 활동했던 해방 전후의 서울 종로와 명동거리가 펼쳐진다. 박인환이 스무 살 무렵 종로에 세운 서점 ‘마리서사’, 시인들이 모여 모더니즘 시를 논했던 선술집 ‘유명옥’, ‘봉선화 다방’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문학관 옆은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이다. 인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역시 무료입장이다. 문학관 뒤편으로 ‘박인환의 거리’가 이어진다. 그의 시가 새겨진 공공미술작품과 조형물들이 늘어서 있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44번 국도로 갈아타고 곧장 간다. 38선 휴게소와 신남 배터 주변의 소양강 풍경이 곱다. 동아실 계곡은 38선 휴게소를 지나 남전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원대리 자작나무숲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맛집:내린천 일대에 맛집이 많다. 피아시 매운탕(462-3334)은 잡어 매운탕이 맛있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약한 불로 끓여 가며 먹어야 맛있다. 미산막국수(463-0539)는 상호처럼 막국수를 내는 집이다. 부린촌(463-8055)은 능이백숙으로 이름났다. →잘 곳:부린촌(463-8055), 미산마을(463-9036) 등에 펜션 등 숙박단지가 조성돼 있다. 미산마을의 경우 리버버깅 등 다양한 레포츠 체험 장비가 준비돼 있다. 일반 숙박업소는 인제읍에 몰려 있다.
  • 이성희 서울시의원 “북한산을 세계적 산악관광 메카로 육성”

    이성희 서울시의원 “북한산을 세계적 산악관광 메카로 육성”

    대도시의 자연공원인 북한산이 서울시 산악관광의 메카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성희 위원장(자유한국당, 강북2)은 지난 7월 31일 서울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시의원 26명, 서울시 관련 부서 공무원 10명 등 총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서울시의회 의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성희 위원장은 “서울은 외래관광객 2천만 시대를 앞두고 국제적인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지만, 먹거리와 쇼핑 위주의 관광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산악관광, 스포츠관광 등 재방문과 지속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특화관광의 정책이 아직은 미약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전 세계의 유명한 산을 등반하고, 산악인들과 교류하는 엄홍길 대장을 통해 산악관광에 대한 이해의 장을 마련하고자 간담회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엄홍길 대장은 프랑스의 유명한 산악 도시이자 관광도시인 샤모니(Chamonix)의 사례를 언급하며, 거주 인구가 만 명이 겨우 넘는 소도시지만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 및 산악인 수가 수백만 명이 되는 이유는 잘 정비된 트레킹 코스, 산악인들의 도전을 기다리는 고산 준봉, 스키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캠핑장, 국립등산학교, 산악박물관, 유스호스텔, 저렴한 민박집, 산장 등 천혜의 자연 경관과 더불어 숙박과 편의 시설 모든 것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둘러싸인 나라이지만 산악관광이란 단어조차 없으며, 설악산의 경우,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긴 하나 모든 시설이 열악하고 노후화되었으며, 주변 편의 및 숙박시설이 폐허가 되어 점점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설악산을 대체할 대상지는 국제공항과 인접하며, 도심 내에 산악관광 자원을 모두 갖춘 북한산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산의 인수봉은 1926년 영국인 아처(Archer)와 1935년 한국인 임무가 최초로 올라 그 이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일본, 미국, 유럽, 동남아의 암벽 등반가들이 연간 수천 명이 찾고 있으며, 꼭 한번 암벽등반을 하고 싶어 하는 대상지로 꼽힌다고 했다. 이에 우이신설 경전철의 개통으로 북한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고, 우이동에 산악인들이 머물수 있는 편의 및 숙박시설과 인공 암벽장, 세계 산악박물관 등 산악에 대한 제반시설이 마련되면, 산악관련 세계회의, 세미나, 전시회 등 세계 최고의 산악관광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엄홍길 대장의 제안에 대해 강감창 대표(자유한국당, 송파4)는 “관광은 콘텐츠가 중요하다. 엄홍길을 떠올렸을 때 세계 최고의 산악인이라는 수식어가 떠오르듯 서울시 산악관광이라고 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며 이에 대한 정책방향이 기대된다. 더불어 ‘히말라야’영화에서 후배들의 시신을 수습해 가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는 휴머니즘은 청소년들의 인성교육과도 중요하게 연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박진형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3) “엄홍길 브랜드를 활용하고, 엄홍길 만이 가진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특색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공간을 조성하여 히말라야 등반시 체험할 수 있는 요소들을 엄홍길 대장을 통해 미리 체험·훈련하고 인증받을 수 있는 교육 시설을 만들어 차별화를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성희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풍부한 산악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위스·프랑스 등 친환경 산악 국가에 비해 너무 규제 중심적인 접근으로 인해 관광 경쟁력이 저해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대도시의 자연공원인 북한산 산악관광을 통해 서울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서의 또 다른 면모를 갖추게 될 방안을 오늘 간담회를 시발점으로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매미는 밤낮없이 맴맴?… ‘체온·빛’ 딱 맞아야 울어요

    매미는 밤낮없이 맴맴?… ‘체온·빛’ 딱 맞아야 울어요

    “이 여름을/ 한 번 울기 위하여 / 매미 유충은 땅속에서 / 17년간의 세월은 보낸다고 했다 / 깜깜한 지옥 어둠과 고독을 이겨내며 / 한 철을 위한 준비가 / 기도처럼 오래오래 이루어졌으리 / 지금 / 한여름 불볕 뜨겁게 내리쬐는 한낮 / 매미는 17년 동안 숙성시킨 침묵의 향기를 / 저 쨍쨍한 울음소리로 토해내고 있다 / 여름 지나면 / 목숨도 그칠 / 짧은 생의 핏빛 절창이 / 8월 염천을 건너고 있다” (이수익의 시 ‘17년 만의 여름’)지난 주말 사실상 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폭염의 계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와 함께 ‘여름의 전령사’ 매미도 밤낮 할 것 없이 요란스럽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매미는 역사상 인류의 선배? 매미는 매미과에 속하는 곤충을 총칭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여름 곤충이다. 현재 전 세계에 3000여종이 살고 있으며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약 5억 5000만년 전이다. 인류가 지구상에 처음 나타난 것이 지금으로부터 300만~500만년이기 때문에 지구 전체 역사로 따지면 매미는 인류보다 훨씬 선배인 셈이다. 한반도에는 털매미, 늦털매미, 참깽깽매미, 깽깽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참매미, 애매미, 쓰름매미, 소요산매미, 세모배매미, 두눈박이좀매미, 호좀매미, 풀매미 14종이 살고 있다. 최근에는 과수 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외래종 ‘꽃매미’도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매미는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에 나타나는데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참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쓰름매미는 6~9월 중순까지만 볼 수 있다. 매미는 번데기 단계 없이 알, 애벌레 2단계만 거쳐 성충이 된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암컷이 땅속에 200~600개 정도의 알을 낳으면 이 알이 땅속에서 부화돼 ‘굼벵이’라는 이름의 애벌레로 3~17년을 살게 된다. 보통 애벌레로 사는 기간을 매미의 수명으로 본다. 매미의 수명은 독특하게 홀수인데 종류에 따라 3, 5, 7, 13, 17년을 살게 된다. 이수익 시인의 시처럼 매미가 모두 17년간의 세월을 땅속에서 보내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어쨌든 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성충이 된 매미는 땅위에서는 겨우 한 달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애앵’ 하고 우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수컷이 암컷에게 짝짓기를 청하는 ‘구애’의 소리다. 대신 암컷은 소리 내어 울지 못한다.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매미의 울음소리는 종마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종과의 짝짓기를 막는 역할도 한다. ●차 경적소리보다 울음소리 큰 매미도 매미는 몸통 중간 부분에 있는 진동막, 발음근, 공기주머니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 몸이 큰 매미일수록 이들 부위가 크기 때문에 울음소리도 더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 몸집이 큰 호주산 삼각머리매미와 배주머니매미의 울음소리는 120㏈(데시벨)로 기차나 자동차 경적소리(110㏈)보다 크고 공사장에서 쓰는 착암기(130㏈)의 소음에 육박한다. 국내 서식 매미 중에서는 말매미가 최대 90㏈ 정도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매미 박사로 알려진 이영준 박사(농학)에 따르면 매미가 울기 위해서는 온도와 빛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맞아야 한다. 우선 변온동물인 매미가 울기 위해서는 체온이 일정 온도 이상 돼야 한다. 종마다 다르지만 보통 15~18.5도 이상이 되면 매미가 울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폭염이나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때 매미 소리가 유독 심한 것도 매미의 체온이 올라가 울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평년보다 선선한 여름이거나 밤기온이 차가워지는 9~10월부터 매미 소리가 잠잠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또 매미는 밤에는 울지 않는 곤충이지만 시골 지역보다 아파트가 밀집하고 빌딩이 많은 도심 지역에서 밤에도 매미소리가 요란한 것은 빛 공해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도심에 많이 사는 말매미는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도심 지역은 말매미가 울기에 최적의 환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강남 보행안전 ‘든든’

    강남 보행안전 ‘든든’

    서울 강남구는 어린이들의 보행안전을 위해 최근까지 지역 내 113곳에 교통안전시설물 187건을 정비했다고 1일 밝혔다.교통안전시설물이 설치된 113곳은 유치원·초등학교·보육시설 등 주변에 어린이 보호구역이 있는 곳이 102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노인 보호구역 10곳, 장애인 보호구역 1곳이 있다. 교통안전시설물 정비는 보호구역 내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여 주는 붉은색 포장, 노후된 노면표시 재도색, 미끄럼방지 포장, 과속방지턱 신설, 보행로 보수 등을 말한다. 관계자는 “구는 관내 33개 초등학교 중 10개 초교 보호구역 내 교통안전시설물을 점검해 불량 시설물 41건을 정비했다”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6개 초교는 오전 8시 20분부터 9시까지인 등교시간에 차량 통행을 제한했다. 1개 초교의 등교시간에는 화물차량의 통행도 제한했다. 간선도로변에 위치한 한 초교에는 노란신호등·옐로카펫·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교통안전표지·태양광 과속경보시스템 등 교통안전시설물을 모두 설치하기도 했다. 신동명 강남구 교통정책과장은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큰 만큼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강남을 전국 최고 수준의 어린이 ‘보행안전 특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현장 행정] 유흥주점 즐비하던 방학천, 젊은 예술가 거리로 탈바꿈

    [현장 행정] 유흥주점 즐비하던 방학천, 젊은 예술가 거리로 탈바꿈

    “악취가 나고 유흥업소가 밀집해 주민이 꺼리던 방학천이 젊은 예술가들을 품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겁니다.”지난달 31일 서울 도봉구 방학천 거리는 비를 잔뜩 품은 하늘만큼 잿빛이었다. 일차선 도로와 다닥다닥 붙은 낡은 적벽돌 건물, 오래된 유흥주점 간판이 거리의 첫인상이었다. 거리 한가운데 유독 이질적인 공간이 하나 있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방학생활’이라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새로 칠한 회색 페인트 벽에 노란색과 흰색으로 꾸며진 공간은 주변까지 환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이날 방학천 거리에 함께 나선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어두컴컴한 방학천 거리를 밝은 공간으로 탈바꿈해 주민과 청년 예술가에게 돌려줄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 방학천은 냄새나서 사람들이 접근을 꺼리던 곳이었어요. 하천 주변에 산책로를 내고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천 환경을 개선한 뒤에야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죠. 하지만 유흥업소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어요.” 지난해 4월 도봉구는 이 일대 환경 개선을 위해 지역 경찰서, 교육청, 시민단체 등과 손을 잡았다. 유흥업소 단속 태스크포스가 꾸려지고 지속적으로 합동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30곳이 넘던 유흥업소는 현재 3곳만 빼고 모두 자리를 옮기거나 문을 닫았다. 유흥업소가 사라지고 빠진 공간은 구에서 임대했다. 이 구청장은 건물주를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유해업소와의 재계약을 막기 위해 건물주를 계속해서 설득했어요. 처음엔 반대했던 건물주들도 방학생활이 들어서고 주변 환경이 변화된 것을 보니까 마음이 바뀌신 거 같더라고요.” 유해업소가 빠져나간 자리, 구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임대할 계획을 세웠다. 일시적으로 외관이 변한다고 공간이 변하는 게 아니라 주민의 참여, 함께하는 과정이 있어야 실질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 이 구청장의 신념 때문이다. 현재 유리공예, 가죽공예, 판화디자인 등을 하는 작가들이 모집을 통해 선정된 상태다. 입주작가로 선정되면 22㎡(6.6평)에 월 35만원인 임차료를 6개월간 지원하고 리모델링비용 1250만~1780만원, 기본물품 구매비용 등도 지원받는다. 구는 또 추후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하도록 했다. 이 구청장은 방학천 거리를 ‘한글문화거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방학천을 따라 걷다 보면 세종의 딸인 정의공주 묘와 일제 식민통치 아래서 우리 문화재를 지켰던 간송 전형필 선생의 가옥, 시인 김수영 문학관 등이 나타납니다. 주변 문화 자원을 모티브로 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이국에서 길어 올린 모어 사랑 30년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이국에서 길어 올린 모어 사랑 30년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다. 재미시인협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 나태주 시인과 함께 강연자로 참여한 것이다. 재미시협은 모어(母語)의 품과 격을 견지하면서 시를 써 가는, 일상적으로는 이중언어 환경에 놓인 ‘이민자’ 시인들의 모임이다. 그 나름의 치열한 언어 의식을 가지면서 이국에서의 오랜 경험 속에 녹아 있는 모어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도 정성스레 개척해 가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20세기 한국 현대사를 에둘러 외현(外現)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시인들의 노마드적 언어는 이민 생활에 따른 보람과 행복은 물론 근원적이고 인생론적인 고독이나 결핍까지 선명하게 전해 줌으로써 한반도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한국문학의 예외적 성취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렇게 시인들은 이민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이나 조국에 대한 애정 혹은 보편적 인생론 등을 힘 있게 노래함으로써 오랜 이민 생활을 한편으로는 누리고 한편으로는 견뎌 올 수 있었을 것이다. 더불어 시인들은 모어에 대한 애착을 통해 자신들의 시 쓰기가 불가피한 존재론적 사건이자 작업임을 고백하고 있다. 이는 이민 생활을 관통하면서 존재하는, 양도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일 것이다. 물론 그 안에는 자신이 살아온 오랜 세월에 대한 그리움도 가로놓여 있을 것이다. 이처럼 그동안 쌓아 온 재미시협의 성취는 현실과 꿈 사이에서, 모국과 이국 사이에서, 기원(origin)과 현재형 사이에서 자신을 가능케 했던 모어에 대한 사랑의 힘을 거듭 확인하게 했을 것이다. 미국에서 한국문학 단체가 처음 설립된 것은 1982년 9월 미주한국문인협회가 신호탄이 됐다. 그로부터 현재에 이르면서 한국인 문학 단체는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재미시인협회’와 ‘미주시인협회’가 나뉘는 아픔을 겪었지만, 최근 다시 통합돼 이번에 뜻깊은 행사를 치른 것이다. 조옥동 재미시협 회장은 “많은 시인이 동참하여 시밭을 드넓고 아름답게 펼쳐 나갈 사명”을 확인해 가겠다고 말했고, 행사에 참여한 김낙중 LA 한국문화원장도 한국의 예술과 역사를 알리는 공동 목표를 한국문화원과 재미시협이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격려했다. 현재 계간으로 발행하고 있는 재미시협 기관지 ‘외지’(外地)는 이러한 성과를 앞으로도 담아 갈 것인데, 이러한 이들의 활동에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더욱 많은 후원이 있기를 희망해 본다. 오래전 한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아나운서는 ‘해외동포 여러분!’을 꼭 인사말 앞에 넣었다. 그 ‘해외동포 여러분’은 여전히 모어의 동질성을 유지하면서 언어 공동체를 자신의 존재론적 원천으로 상상해 가고 있다. 물론 트랜스내셔널 시대를 가로지르는 디아스포라 경험을 한국문학의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것은 첨예한 쟁점을 안고 있는 문제이지만, 여기서 우리는 이들의 문학적 성취를 한국문학의 중요한 심층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전히 한반도 바깥에서 펼쳐지는 중국 조선족문학, 중앙아시아 고려인문학, 미주문학 등은 한국문학의 소중한 외연이자 ‘이민문학’이라는 특수성이 집약된 결실일 것이다. 어쩌면 시간이 갈수록 모어로 글을 쓰고 작품집을 내면서 자신의 경계적 정체성을 사유해 가는 그들의 숫자는 줄어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민문학의 코어에서 더욱 창작에 진력하는 분들이 많이 나오고, 그분들의 경험과 기억이 국내 문단에도 매우 중요한 ‘타자의 거울’이 되기를, 그리고 이민문학을 해가는 분들도 국내 문단에의 종속성을 한결 덜어 내면서 자신들만의 오롯한 특수성을 개척해 가기를 마음 깊이 바란다. 이번 행사는 그 점에서 한국 이민문학의 뚜렷한 역사적 표지(標識)가 돼줄 것이다. 그렇게 이국에서 길어 올린 모어 사랑 30년이 속절없이 흘러갔지만, 이들의 ‘외지’에서의 시 쓰기는 지속될 테니까 말이다.
  • 국가직 9급 합격자 59% 여성

    역대 최다 인원인 22만 8368명이 몰린 국가직 9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최종 합격자가 확정됐다. 인사혁신처는 31일 2017년 국가직 9급 최종 합격자 2931명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발표했다. 시험을 통과한 수험생(세무·교정직 제외)의 58.8%인 1728명이 여성 합격자로 나타났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15개 모집단위에서 남성이 33명, 여성이 19명 추가 합격했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어느 한 성별이 합격자의 30% 미만일 때 합격선 범위 내에서 해당 성별의 응시자를 추가로 합격시키는 것이다. 합격자의 평균연령은 지난해(28.3세)보다 내려간 27.6세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3~27세가 58.3%(1709명)로 가장 많았고 28~32세 25.4%(745명), 33~39세 8.3%(242명), 21~22세 3.8%(110명), 40세 이상 3.5%(103명) 등 순이었다. 올해 최고령 합격자는 1959년생(58세)으로 최연소 합격자인 1999년생(18세)보다 40살이나 많다. 2008년까지만 해도 16만명대였던 국가직 9급 공채 응시인원은 지난해 22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최다 인원이 몰린 이번 공채는 지난 4월 1차 필기시험을 치렀다. 7월 11~16일까지 치러진 면접시험에는 필기시험을 통과한 3826명이 응시했다. 최종 합격자는 8월 1일부터 7일까지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채용후보자 등록을 해야 한다. 미등록자는 임용포기자로 간주돼 합격이 취소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순자 서울시의원, 시의회 정책연구위 부위원장에 선임

    이순자 서울시의원, 시의회 정책연구위 부위원장에 선임

    서울시의회 이순자 의원(행정자치위원회 은평1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월25일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된 ‘서울시의회 제14기 정책연구위원회’ 위촉식에서 정책연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제14기 정책연구위원회는 2017년 8월 1일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 임기로 시정의 주요정책과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가능하도록 행정자치혁신연구, 문화환경교통연구, 교육보건복지연구, 도시인프라개선연구등 4개 분과를 구성하여 그 어느때보다 더 활발한 연구활동을 전개할 것을 다짐했다.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원회는 2004년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발족되어 입법과 정책 활동을 적극 지원하며, 서울시의회가 정책의회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지난 제13기 정책연구위원회에서는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무려 19개의 연구주제가 발표됐는데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방안외 1개 과제는 지방분권관련 정책에 반영 추진되고 있으며, 메니페스토 관련 과제는 의원공약사업으로, 서울시 사회안전망을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 과제는 조례안 검토를 거쳐 상정되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이순자 의원은 제14기 정책연구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시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밝히며, “신언근 위원장을 도와 시민 행복을 위한 정책연구에 헌신하겠으며 안전․민생․청년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심도 있는 정책연구를 진행할 계획”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강제이주 80년 세월 흘러도… ‘카레이스키’ 통한의 삶 계속된다

    [단독] 강제이주 80년 세월 흘러도… ‘카레이스키’ 통한의 삶 계속된다

    올해는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을 맞는 해다. 흔히 카레이스키라고 불리는 고려인은 1860년대부터 러시아 연해주지역에 정착해 살아온 우리 민족이다. 그들은 기근과 망국으로 조국을 떠났어도 두만강 건너 지척에서 민족공동체를 영위하며 살았다. 1937년 8월 21일 이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일제와 첨예하게 대립해 온 소련이 고려인에게 일제의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워 “원동(遠東·극동)을 떠나라”는 추방령을 내린 것이다. 설사 고려인 사회에 소수의 간첩이 있었다 한들 주민 모두를 적성(敵性)민족으로 몰아 일시에 추방한 것은 가혹한 민족탄압이었다. 그전까지 조국과 인접해 살며 이산의 한을 달래던 고려인들은 강제이주로 말미암아 20세기 디아스포라로 전락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전전하는 유랑민 신세가 되었다.●지울 수 없는 상처 안고 살아가는 그들 강제이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고려인이 희생되었는지는 아직도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숙청, 기근, 질병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9500명에서 2만 5000명에 이른다는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고려인 강제이주는 해외 한인이 겪은 아픔 가운데 가장 큰 상처이자 결코 지울 수 없는 통한의 역사다. 그러나 강제이주가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정주(定住)로 이어짐으로써 한민족의 생활권역을 획기적으로 넓힌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강제이주에 앞서 스탈린 정권은 고려인 지도층 2500명을 체포해 고려인 사회를 미증유의 집단적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그 공포가 절정에 달했을 때 강제이주를 강행했다. 투옥된 사람들은 “일제의 사주를 받아 연해주를 소련에서 떼어내려는 폭동을 음모했다”는 날조된 혐의로 대부분 처형되었다. 그들이 간첩이라고 증명된 경우는 거의 없다. 스탈린 정권은 간첩을 처형한 게 아니라 고려인의 민족적 저항을 제거한 것이었다.●소련의 잔인한 대국주의 정책이 낳은 슬픔 강제이주는 전 과정이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고려인들은 2~3일 전, 또는 1주일 전에 겨우 이동준비를 연락받았다. 최종 행선지가 통보되지 않아 다만 멀리 떠난다는 것과 출발 일자밖에 알지 못했다. 당국은 단 1명의 이탈도 허용치 않았다.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퇴원시켜서, 복무 중인 군인은 제대시켜서 열차에 오르게 했다. 이주민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창문 없는 컴컴한 화물열차에 갇혀 지냈다. 먼 길에 지쳐 모두가 앓았다. 질병에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이 중도에 많이 숨졌다. 열차가 서면 이름도 모르는 철길 근처에 시신을 서둘러 묻으며 통곡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기차여행 3~4주 만에 그들이 도착한 곳은 초원과 바람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였다. 1937년 10월 말까지 이송이 완료된 고려인 수는 총 3만 6442가구 17만 1781명. 그중 9만 5256명이 카자흐스탄에, 7만 6525명이 우즈베키스탄에 각각 짐을 풀었다. 그 후 수송된 4700여명을 포함하면 강제이주된 고려인 수는 총 18만명에 이른다. 원동지역에는 더이상 고려인이 남아 있지 않았다. 고려인이 살던 444개 마을은 폐쇄되어 지도에서 영영 사라졌다. 강제이주는 1860년대 이래 고려인이 원동에서 온갖 역경을 딛고 쌓아 올린 모든 성과에 대한 전면적인 파괴행위이자 인종청소였다. 공산제국 소련의 안보와 국가이익 앞에 소수민족 고려인 사회는 철저히 망가졌다.●피맺힌 恨 가슴에 묻은 채 침묵의 삶 강제이주의 비극은 소련의 잔인한 대국주의 정책이 낳은 결과다. 하지만 주된 원인은 일·소의 적대적 대립에서 비롯되었다. 러·일전쟁 후 조선을 강점한 일제는 고려인까지 천황의 신민으로 간주해 부당한 간섭을 일삼았다. 일제는 정탐 활동에 고려인을 이용함으로써 소련의 고려인 불신과 안보불안을 부추겼다. 1937년 6월 아무르 강에서 관동군이 소련 군함을 격침시킨 데 이어 7월에는 루거우차오 사건을 계기로 중·일 전쟁이 발발했다. 우수리 지방에서 일·소 간 군사충돌이 빈발하자 고려인에 대한 스탈린의 적대적 경계심은 더욱 커갔다. 급기야 스탈린은 고려인을 일본 간첩으로 몰아 강제이주라는 전대미문의 폭거를 자행했다. 그런 의미에서 고려인 강제이주의 비극은 일본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일·소 대립의 틈바귀에서 찢기고 짓밟힌 것이 나라 없는 백성 고려인이었다. 강제이주로 70년 정든 땅에서 쫓겨난 고려인들은 소련이 개혁·개방될 때까지 그 피맺히고 억울한 사연을 어디에도 호소하지 못하고 가슴속 깊이 묻은 채 침묵의 삶을 살았다. 소련공산당이 “강제이주가 반인도적이고 불법적인 범죄행위였다”고 시인한 것은 반세기가 지난 1989년이다. 그 후 러시아 정부는 “강제이주는 폭력적인 집단학살이었다”고 그 죄과를 분명히 하며 고려인에게 원래 거주지인 연해주로 귀환할 권리를 인정했다. 고려인들은 수십년간 그들을 짓눌렀던 적성민족의 불명예에서 벗어나 비로소 고향인 원동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낯선 땅에서 80년… 93%는 귀향하지 않았다 강제이주 당시 18만명이었던 고려인 인구는 지금 45만명(사할린 고려인 제외)으로 늘어나, 유라시아 대륙 곳곳에 똬리를 틀고 살고 있다. 세대마다 이주를 거듭해 온 ‘유랑민’ 고려인은 유라시아 대륙의 대표적인 분산민족이다. 대륙의 어디든 고려인이 없는 곳이 없지만 그렇다고 민족자치를 거론할 만큼 다수파로 밀집해 사는 곳도 없다. 고려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일대다. 이곳의 고려인 수는 약 13만명에 달한다. 한반도와 가까운 원동지구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연해주의 1만 8800명을 비롯해 모두 3만 2000명(2010년 러시아 인구센서스)에 불과하다. 유라시아 고려인 45만명 중 겨우 7%만 원동으로 귀환해 살고 있다. 나머지 93%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타향살이’다. 지금은 하산군으로 이름이 바뀐 남우수리 지방은 고려인의 발원지다. 3년 전 그곳에서 필자가 확인한 고려인 귀환자는 단 2가구였다. 강제이주 전 고려인 수만명이 밀집해 살던 곳이 지금은 고려인이라곤 발견하기조차 힘든 낯선 땅이 돼버렸다. 이곳의 중·러 국경지대는 경비가 삼엄하다. 출입통제구역이어서 사전 신고 없이는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고향을 찾은 고려인도 마찬가지였다. 8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어도 강제이주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김호준 역사저널리스트
  • 블랙리스트 도서들 정부추천도서 포함

    블랙리스트 도서들 정부추천도서 포함

    지난해 출판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던 세종도서 목록이 최근 뚜렷한 변화로 눈길을 끈다. 출판계에선 “블랙리스트가 사라지니 선정 결과도 달라졌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21일 발표된 올해 상반기 세종도서 목록에는 과거엔 지원 배제 대상에 올라 선정되지 못했을 도서가 대거 포함됐다.●세월호 소설·공지영 작가 등 이름 올려 문학 부문에서는 세월호 수색에 참여한 민간잠수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김탁환의 소설 ‘거짓말이다’(북스피어)가 명단에 들었다. 2015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한 권도 세종도서에 선정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2015년엔 문제도서로 낙인찍혔던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의 공지영 작가가 쓴 ‘시인의 밥상’(한겨레출판)도 올해 문학 부문 세종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교양 부문에서는 음악계 대표적인 ‘블랙리스트’로 분류됐던 윤이상의 음악과 삶을 다룬 ‘윤이상 평전’(삼인)이 선정됐다. 세월호 참사 관련 책을 펴내 세종도서 선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출판사 창비와 문학동네 책들도 이번에 각각 13종, 12종이 선정됐다. 이들 대형 출판사는 펴내는 책이 많은 만큼 과거에는 세종도서 선정 때마다 선정 상한선인 25종을 다 채워 선정됐다. 그러나 2015년에는 창비와 문학동네 모두 6종만 선정되는 데 그쳤다. ●추첨으로 위원 선정… 심사평 첫 공개 올해 세종도서 선정에는 심사 과정의 변화도 있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학회나 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심사위원을 선정하던 과거와 달리 심사위원 숫자의 3~5배수를 추천받은 뒤 추첨을 통해 최종 심사위원을 선정했다. 정치적 편향 논란을 미리 막기 위해 심사위원들의 심사평과 회의록도 처음 공개했다. 세종도서는 정부가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해 종당 1000만원 이내로 구매해 주는 출판 지원 사업으로 1968년부터 시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세종도서 선정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14~2015년 세종도서 최종 심사 때 지원 배제 대상 도서인 22종을 뺀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도 여기에 포함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위키리스크 “김현종, 미국 이익 위해 ‘죽도록 싸운’ 인물”이라는데

    위키리스크 “김현종, 미국 이익 위해 ‘죽도록 싸운’ 인물”이라는데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한 검은 머리 미국인?” 문재인 정부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김현종(58) 한국외대 LT(Language & Trade)학부 교수에 쏟아진 과거 비판이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했던 인물이다.통상교섭본부장은 차관급이지만 대외적으로는 ‘통상장관’의 지위가 부여된다. 때문에 김 본부장은 앞으로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에 따라 열릴 양국 특별공동위 공동의장을 맡아 개정 협상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하게 된다. 한미 FTA 개정 협상 책임자에게 제기된 비판과 이에 대한 그의 해명을 들어보자. 2011년 9월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김 신임 본부장은 한국 정부의 한미 FTA 협상 카드를 미국에 미리 알리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죽도록 싸웠다”고 평가받은 인물이다. 이 문건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참여정부 당시인 2006년 7월 25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미국 대사가 작성한 외교전문에 등장한다.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던 김 본부장은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미국이 반대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추진하자 버시바우 대사에게 이렇게 귀뜸했다고 문건에는 적혀 있다. “김현종 본부장은 7월 24일 오후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 발표에 대해선, 미국 정부에 미리 알리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미국이 의미있는 코멘트를 할 시간을 주며 FTA 의약품 작업반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등의 내용이 관철되도록 ‘죽도록 싸웠다’(fighting like hell)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통상장관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정부 내에서 ‘죽도록 싸웠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김 본부장은 지난해 3월 6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국익을 지키기 위한 협상전략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인천계양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예비후보였다. 그는 블로그에서 “위키리크스에 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상대국과 협상할 때는 국익을 챙기는 것이 최대 목표입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대 국가에 허위정보를 흘릴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자기네 의약품 최저가격을 보장해 달라고 했을 때 ‘제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관철이 되지 않았다’고 포기하라는 차원에서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그 요구를 포기했습니다. 결과를 보십시오. 중요한 것은 한미 FTA 결과에서 우리 국익을 보호할 수 있었고 그들의 요구는 관철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라고 표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자주꽃피면 자주감자’/김상철 · 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박지웅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자주꽃피면 자주감자’/김상철 · 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박지웅

    김상철 ‘자주꽃피면 자주감자’, 73×72㎝, 한지에 수묵담채 홍익대 동양화과, 대만 문화대학 동양예술학 대학원 졸업. 동덕여대 교수. 2017 국제수묵화교류전 총감독.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박지웅 붙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우는 것이다 숨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들키려고 우는 것이다 배짱 한번 두둑하다 아예 울음으로 동네 하나를 통째 잠근다 저 생명을 능가할 것은 이 여름에 없다 도무지 없다 붙어서 읽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역살을 잡고 있는 것이다 칠 년 만에 받은 목숨 매미는 그 목을 걸고 읽는 것이다 누가 이보다 더 뜨겁게 읽을 수 있으랴 매미가 울면 그 나무는 절판된다 말리지 마라 불씨 하나 나무에 떨어졌다 여름은 한창이다. 도심 가로수에 붙어 우는 매미 울음은 맹렬하다. 매미가 나무의 멱살을 부여잡고 운단다. 숨어서 우는 게 아니라 반드시 들키려고 운단다. 시인은 “아예 울음으로 동네 하나를 통째 잠근다”라고 쓴다. 칠 년 만에 받은 목숨 내걸고 우는 매미는 이미 삶이 커다란 놀라움이란 걸 아는 듯하다. 이 울음은 필멸에 대한 외로운 투쟁이다. 매미는 울음으로 짝을 구하고 종족 보존의 숭고한 의무를 다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말리지 마라, 저 울음! 이 여름 저 생명을 능가할 것은 없다. 장석주 시인
  • [책꽂이]

    [책꽂이]

    한국 현대문학의 공간과 장소(이경재 지음, 소명출판 펴냄) 1917년 이광수의 ‘무정’부터 2015년 해이수의 ‘눈의 경전’까지 한국 현대문학 속에 자리한 인천, 서울, 베이징, 만주 등 특정 공간과 장소가 한국문학과 관계 맺는 양식을 살핀다. 438쪽. 2만 6000원.들소에게 노래를 불러준 소녀(켄트 너번 지음, 서정아 옮김, 글항아리 펴냄) 미국 미네소타주 레드레이크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여러 원주민과 어울려 지낸 저자가 그들과 교류하며 경험한 일들을 통해 낯선 문화를 이해하는 오래된 지혜를 들려준다. 500쪽. 1만 9800원.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김상미 지음, 나무발전소 펴냄) 프란츠 카프카, 잉게보르크 바흐만, 폴 발레리 등 김상미 시인이 본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가 11명의 삶과 창작 세계를 조명한다. 200쪽. 1만 2000원 한국과 일본, 역사 화해는 가능한가(박홍규·조진구 지음, 연암서가 펴냄) 일본 식민지 지배, 한·일 국교정상화, 조선인 전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의 한·일 간 주요 사건들을 짚으며 양국 간 역사 화해의 단초를 찾는다. 252쪽. 1만 5000원. 잠시 멈춤이 필요한 순간(저우궈핑 지음, 정세경 옮김, 한빛비즈 펴냄) 중국인이 사랑하는 현대 철학자로 꼽히는 저자가 사랑, 종교와 신앙, 결혼과 육아 등 10가지 주제에 대한 총 150개의 철학적 깨달음을 짧은 글로 정리했다. 328쪽. 1만 4500원. 일제강점기 언론의 신라상 왜곡(김창겸 외 5명 지음,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펴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학자들이 식민 사관을 정당화하기 위해 신라 왕조의 역사문화를 왜곡한 실태를 추적한다. 288쪽. 1만 6000원.
  • ‘도시인 상징’ 청바지의 문화 가치

    ‘도시인 상징’ 청바지의 문화 가치

    청바지 인류학/대니얼 밀러·소피 우드워드 지음/오창현·이하얀·박다정 옮김/눌민/368쪽/2만 1000원영국 인류학자 대니얼 밀러는 대도시를 찾을 때마다 지나가는 사람 100명의 옷차림을 무작위로 관찰한다. 서울, 베이징, 이스탄불, 리우데자네이루 등에서 그가 본 도시인들의 절반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세계인이 일주일에 평균 3.5일을 입는다는 청바지는 극단과 극단을 잇는 이율배반적인 옷이다. 비정치적인가 하면 정치적이고, 글로벌하면서도 가장 개인과 밀착해 있다. 몰개성적이면서 개성적이고 단순하지만 세련된 옷이다. 저자는 이런 청바지의 특성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 조망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시인의 은유, 환멸 속 생존 희망

    시인의 은유, 환멸 속 생존 희망

    은유의 힘/장석주 지음/다산책방 펴냄/292쪽/1만 3800원“은유는 시의 숨결이고 심장 박동, 시의 알파이고 오메가다. 시는 항상 시 너머인데, 그 도약과 비밀의 원소를 품고 있는 게 바로 은유다.” 장석주 시인이 시가 시이게 하는 ‘은유의 힘’을 국내외 시인의 작품을 읊으며 묘파해 나간다. 월트 휘트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윌리엄 블레이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상, 윤동주, 고은, 황인숙, 강정, 이원, 오은, 유진목 등 죽은 시인과 젊은 시인들의 시들을 펼쳐 보이며 저자는 좋은 시, 명석한 은유란 “환멸과 지리멸렬 속에서도 우리를 기어코 살도록 돕는” 것임을 보여 준다. 문예 월간 ‘시와 표현’에 연재됐던 권두 시론 24편을 다듬어 묶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호남 찾은 바른정당 이혜훈 “많은 격려·사랑에 꿈인가 생시인가”

    호남 찾은 바른정당 이혜훈 “많은 격려·사랑에 꿈인가 생시인가”

    이틀간 광주와 전남 지역 곳곳을 돌며 바른정당 알리기에 힘썼던 이혜훈 대표가 28일 “호남에 와서 격려와 사랑을 많이 받아 꿈인가 생시인가 할 정도다”는 소감을 밝혔다.이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전남 방문의 막바지 일정으로 세월호 인양현장을 찾아 “민주화의 성지 호남의 정신이 바른정당이 하려는 것과 맞닿아 있어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큰 기대와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담양과 목포에서 잇따라 시민들을 만난 뒤 유승민 의원, 정운천 최고위원과 함께 세월호 인양현장을 둘러보고 미수습자 가족과 면담했다. 면담에서 이 대표는 “인양을 해야 한다고 제일 먼저 주장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불화가 생기고 대통령으로부터 찍힘을 당해서 이 고생을 하는 당이 바른정당”이라며 “이러한 초심을 잊지 않고 노력과 열성이 부족해서 수색이 더뎌지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정당이 의석이 많지는 않아도 저희 주장을 여당이 들을 수밖에 없고, 저희가 주장하면 사실 국민의당하고 민주당이 저희를 따라오니까 저희가 국회를 주도할 수 있는 면이 있다”며 “세월호 수색을 지원하기 위해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전날 광주에서 ‘바른정당 주인 찾기’ 캠페인에 돌입한 바른정당 지도부는 이날 전남 담양·목포·순천 등을 돌며 시민들을 만난 뒤 이틀간의 호남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시의 유토피아/최창근 극작가 겸 연출가

    [기고] 시의 유토피아/최창근 극작가 겸 연출가

    내게 주어진 길이라는 어떤 계시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우연과 필연이 뒤섞인 운명의 장난일까. 희곡을 쓰는 작가이면서 연극 공연도 아니고 지난 십여 년간 100여 차례가 넘게 문학 공연을 연출하고 문학과 관련된 국제행사도 두 손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자주 감독해 왔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서울신문 창간 113주년 기념 한마당 잔치를 맡게 됐다.서울신문 사옥 앞 서울마당 특설무대에서 열린 시 낭독회는 화려한 출연진들로 일찍부터 화제가 됐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원로 시인들과 배우, 소리꾼들이 시의 축제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객석은 공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일찌감치 채워지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공연’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문학의 작품 낭독회에서 연출가에게 맡겨진 역할은 무엇일까. 아마도 시인이나 작가들이 독자나 관객들과 잘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디네이터 정도가 아닐까. 이쪽과 저쪽 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연결하는 연출가라는 존재는 그러하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존재가 아니라 안으로 숨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나를 죽이면서 무대에 선 사람을 살리고 돋보이게 하는.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연출해 왔는데도 행사가 다 끝나고 나면 여전히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행사 시작하기 전에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리허설도 하고 실수를 줄이려고 예행연습도 해 보지만 예기치 못하게 들이닥치는 돌발변수와 우여곡절이 겹치는 상황은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힘들다. 이번 시 낭독회에서 무엇보다 기꺼웠던 것은 공직에 종사하는 장관과 시장과 국회의원들이 시민들과 함께 시를 낭송하고 향유했다는 점이다. 한국문학의 고전으로 회자되는 국민 시인의 작품들이 불려 나오면서 윤동주의 ‘새로운 길’과 김수영의 ‘여름밤’이 나란히 등장했다.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시장도 시를 낭독하기 위해 무대에 서면 시인이 된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낭독회에 참여해 시를 읊고 누리는 그 순간만큼은 다 같이 시의 나라에 거주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시의 백성이 되는 셈이다. 이를테면 시의 유토피아, 시의 낙원이라 말할 수 있을까. 시를 아끼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시를 써서 등단을 하면 직업적인 시인이 되지만 어쩌면 진정한 시인은 시의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거기엔 좌와 우도, 보수와 진보도, 자본가와 노동자의 구분도 없다. 선과 악, 미와 추, 참과 거짓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곳엔 어떤 차별도, 불의도 끼어들 틈이 없다. 오로지 공정하고 공평무사한 평심이 깃들 뿐이다. 시의 민주주의, 우리가 바라고 소망하고 염원하는 이상향은 그렇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리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할 수 있는 염결성을 잊지 않을 때 시나브로 찾아오는 것일 수도 있다. 시의 공화국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시심을 품고 일상을 꾸려 가는 그날이 올 때까지 시의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 녹지 여부가 분양 성패 좌우… ‘숲세권 아파트’ 선호도 증가

    녹지 여부가 분양 성패 좌우… ‘숲세권 아파트’ 선호도 증가

    아파트의 분양 성패가 ‘숲’의 여부에 따라 좌우되면서 숲세권 아파트들이 각광 받고 있다. 웰빙과 힐링을 넘어 웰에이징(well-aging)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아파트 단지 인근에 산, 공원 등이 자리잡은 단지들의 인기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녹지의 여부는 아파트를 선택할 시 고려해야 하는 부수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집이 단순히 주거를 위한 공간이 아닌 삶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변화하면서 숲세권 여부가 필수로 자리잡게 됐다. 여기에 녹지와 연접한 단지들은 이를 강조하는 설계로 높은 개방감을 선보이고 있으며, 단지 내부에도 텃밭 등을 조성해 녹지율을 높이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분양시장에서도 이러한 단지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아파트들 중 청약경쟁률 상위권에 자리잡은 단지들은 모두 인근에 녹지가 자리잡고 있다. 청약률 평균 280대1로 전국 청약 1위인 ‘범어네거리서한이다음’은 범어시민체육공원, 범어공원이 가까워 주거여건이 쾌적하다. 그리고 평균 청약률 228대1을 기록한 ‘부산연지꿈에그린’ 역시 백양산, 부산어린이대공원, 부산시민공원 등 단지 인근으로 풍부한 녹지를 갖추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됐기 때문에 쾌적함이 내 집 마련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도심개발 사업의 가속화로 녹지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고 환경문제도 심각해지면서 숲세권에 위치한 단지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약 198,000㎡의 녹지가 위치하는 입지에 ‘두산 알프하임’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일원에 위치하는 ‘두산 알프하임’은 남양주시 내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 규모인 총 2,894세대로, 지하 4층~지상 28층 아파트 36개동, 테라스하우스 13개동으로 구성된다. 전용면적은 59~128㎡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두산 알프하임’은 평균 고도가 220m로 다른 지역보다 자연을 가까이에 두고 생활 할 수 있어 도시인들이 바라는 자연친화적인 삶을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 인근으로는 총 면적 198,000㎡의 녹지가 마련될 예정으로 트래킹코스와 전망데크 등이 단지와 연결될 예정이다. ‘두산 알프하임’은 그린 라이프를 실현하기 위해 지형에 대한 인위적인 변화도 최소화해 단지는 15도 경사로 호평신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또 도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채로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생활 인프라도 풍부하다. 단지에서 바로 연결되는 수석~호평 간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 강남과 강북을 약 20분대로 이동할 수 있으며, 46번국도·평내호평역과도 가까워 도심으로의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교육시설은 평내·호평지구에 자리한 13개 초·중·고교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서울역∼경기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타당성조사 중에 있어 개통이 된 후에는 광역 교통망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지 인근으로는 종합병원이 들어설 계획으로 도시 규모가 가증 큰 남부생활권(화도읍, 평내, 호평) 주민 약 20여만 명은 양질의 의료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두산 알프하임’의 견본주택은 남양주시 도농동에 들어설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명박 아들 이시형’ 논란에 BBK 김경준 “검찰 MB 향한 사랑 감동스럽다”

    ‘이명박 아들 이시형’ 논란에 BBK 김경준 “검찰 MB 향한 사랑 감동스럽다”

    ‘BBK 주가 조작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8년 간의 수감 생활 끝에 지난 3월 만기 출소 후 미국으로 추방된 김경준(51)씨가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그는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B 아들 이시형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었지만, 수사하지도 않고 면죄부 주었다! 검찰의 MB에 대한 사랑 감동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KBS 프로그램 ‘추적 60분’ 제작진은 2015년 9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지금은 바른정당 의원)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 공소장을 입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시형씨가 이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당시 마약 사건에는 김 의원 사위를 포함해 대형병원 원장 아들과 시에프(CF) 감독 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공소장과 판결문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취재 중 이시형씨가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씨는 또 “검찰 MB 아들 이시형에게까지 범죄에 대한 면죄부 제공! MB 충성해 승진한 검사들은 MB를 수사할 수 없다. 왜? 그렇게 하려면 자신이 한 범죄부터 밝혀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시형씨를 기소하지 않는 등 사실상 면죄부 수사를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형식적으로는 배임으로 볼 수도 있었다. 그러면 매입 실무자를 기소해야 하는데 실무자를 기소하면 이 대통령 일가에게 배임의 이익이 돌아가는 결과가 된다. 이걸 그렇게 하기가...” 위 말은 2012년 10월 8일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나온 당시 최 지검장의 발언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관련 배임 의혹과 관련해 모두 무혐의 종결한 바 있다. 그런데 중앙지검장 스스로 해당 수사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다. 최 의원과 마찬가지로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의 담당검사 역시 ‘T·K·K’(대구·경북·고려대) 출신으로, 이 전 대통령과 같은 지역, 같은 대학교 출신이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계 4개도시 청소년들 부천에서 특별한 한국문화체험

    세계 4개도시 청소년들 부천에서 특별한 한국문화체험

    경기 부천시가 18년째 ‘부천국제청소년홈스테이’를 실시한다. 부천시는 지난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6박7일간 열리는 ‘부천국제청소년홈스테이’에 우호도시 4개나라의 4개 도시 청소년 39명과 부천시 청소년 39명이 참여한다고 27일 밝혔다. 부천시가 주최하고 부천대학교가 주관한다. 부천국제청소년홈스테이는 국제 자매도시인 미국 베이커스필드시, 러시아 하바롭스크시, 중국 하얼빈시, 일본 오카야마시와 함께한다. 이번 홈스테이 프로그램은 3박4일간 국제청소년캠프와 주말 3일간 가정 홈스테이로 운영된다. 캠프 기간에는 부천대와 시내에서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이 이어진다. 외국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이 진행된다. 한국 전통놀이 체험도 있다. 영상&게임콘텐츠과의 첨단 시설을 활용한 나만의 캐릭터 티셔츠 만들기가 이색적이다. 항공서비스과에서는 매력적인 이미지메이킹 수업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불고기와 떡볶이 한국음식 만들기 수업은 호텔외식조식과가 마련했다. 함께하는 K-POP 공연과 김치체험관에서 김치 만들기 행사도 이어진다. 이 밖에도 한국만화박물관을 비롯해 경기도내 한국민속촌과 광명동굴 견학 등 다채롭고 특별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주말에는 부천청소년과 함께 홈스테이 가정에서 생활하며 한국의 가정문화를 경험하고 호스트가정과 개별일정을 보낸다. 김만수 시장은 “국제홈스테이 프로그램은 우리 청소년들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외국친구를 사귀는 교류의 장”이라며, “문화특별시 부천에서 만남과 우정이 소중한 글로벌 인연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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