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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궁예가 불 지르고 왕건이 중건한 영월 흥녕사 터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궁예가 불 지르고 왕건이 중건한 영월 흥녕사 터

    법흥사(法興寺)가 있는 강원 영월군 무릉도원(武陵桃源)면은 2016년 수주(水周)면이 이름을 바꾼 것이다. 무릉도원이 중국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이상향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무릉도원면으로 이름을 바꾸자 “이러다 유토피아면도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무릉도원면에는 예부터 무릉리와 도원리가 있었다. 나름대로 역사성과 동떨어진 작명(作名)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도화원기’는 어부가 물고기를 잡으려고 강을 따라 계곡 깊숙이 들어가다 복숭아꽃 만발한 살기 좋은 산속 마을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금은보화와 산해진미가 널린 호화로운 천국이 아니라 달콤한 향기가 감돌고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소박한 꿈속의 마을이다. 무릉도원면이 그런 동네다. 많은 사람이 찾아들면서 법흥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아름다운 계곡에는 펜션이며 캠프장이 수없이 들어섰다.법흥사는 영월과 평창, 횡성에 걸쳐 있는 해발 1167m의 사자산 아래 자리잡고 있다. 절을 창건할 때 도승(道僧)이 사자를 타고 왔다고 하여 사자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자는 부처를 상징한다. 깨달음을 이룬 이가 앉는 자리가 사자좌(獅子座)이고, 그가 말하는 진리의 가르침이 사자후(獅子吼)다. 법흥사는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한 곳으로 꼽히는 성지다. 신라승려 자장(590~658)은 당나라 청량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전수받아 643년 돌아왔다.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영축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에 이어 마지막으로 사자산에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당시 사자산에 창건한 절 이름은 흥녕사(興寧寺)였다.진신사리란 부처의 유골이니 적멸보궁은 곧 부처의 무덤이다. 한국 불교에만 있다는 적멸보궁은 진신사리를 모신 무덤과 그 무덤을 바라보며 배례하는 전각을 가리킨다. 부처의 유골이 묻혔다면 그 산 전체가 적멸보궁이기도 하다. 그러니 오대산, 태백산, 영축산, 설악산이 모두 부처의 무덤이고, 사자산이 또한 그렇다. 흥녕사는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선종(禪宗)이 사회 변화를 주도하던 신라 말 다시 역사에 등장한다. 철감 도윤(797~868)이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사자산문을 개창한 곳은 화순 쌍봉사지만, 그의 제자 징효 절중(826~900)이 흥녕사에 머물며 선맥을 이어 감에 따라 문파의 중심지로 부각된 것이다. 흥녕사는 역사에 기록된 대로 891년(신라 진성여왕 5) 병화로 소실된 것을 944년(고려 혜종 1) 중건했다. 그 뒤 다시 불타서 천년 가까이 소찰(小刹)로 명맥만 이어 오다가 1902년 비구니 대원각(大圓覺)이 몽감(夢感)에 의하여 중건하고 법흥사로 개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절은 1912년 다시 소실됐고, 1933년에는 적멸보궁을 지금의 터로 이전 중수했다고 법흥사 측는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다. 그런데 작고한 미술사학자 호불 정영호 선생의 1969년 동국대 석사학위 논문이 ‘신라 사자산 흥녕사지 연구’다. 그는 1955년 절터를 처음 답사한 뒤 1967년과 1968년 신라오악종합학술조사단의 일원으로 현장을 다시 조사했다. 1934년생이니 일선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고 35세가 되어서야 석사학위 논문을 쓴 것이다. 선생은 논문에 ‘현재 절터 일대는 경작지로 변해 지상의 유구마저 파괴되고 광활한 사역에는 주초석 몇 점만 잔존하여 청자 및 기와 조각을 수집할 수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유물은 모두 석조물로 고려 초기에 건립된 징효대사보인탑비를 비롯해 석조부도 2기와 석실, 석관, 석조불대좌 등이 오래된 것으로 잔존한다’고 덧붙였다. 법흥사를 두고는 ‘금세기에 들어와 흥녕사 옛터에 조영된 사찰로 선문과는 직접 관련은 없다’고 적었다.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법흥사를 돌아봤다. 법흥계곡을 따라 난 길이 끝날 때쯤 나타나는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새로 지은 일주문이 보인다. 사실 ‘새로 지은’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은 약간의 시간차가 있을 뿐 모든 전각을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 일주문에서 조금 더 차를 달리면 놀이공원을 방불케 할 만큼 넓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법흥사와 적멸보궁을 찾는다는 뜻이다. 차에서 내리면 절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적송숲이 먼저 눈길을 끈다. 이 정도의 노거수(老巨樹)가, 그것도 토종 적송이 제대로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절 초입에 보이는 2층 전각은 원음루다. 부처의 가르침을 소리로 전하는 법고, 운판, 목어가 있다. 이 세 가지와 더불어 사물(四物)을 이루는 범종은 극락전 앞에 있다. 원음루에 다가가니 1층에 ‘금강문’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성역(聖域)이다. 정면으로 곧바로 난 산길로 10분 남짓 오르면 적멸보궁이다. 전각 안에는 다라니경을 외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밖에도 두 손을 모으고 수없이 전각을 도는 기도객들이 보인다. 전각 너머에 정영호 선생이 언급한 석분이 있다. 입구가 직사각형인 석분은 기도를 위한 돌방으로 안쪽으로는 사리를 모셨던 돌널이 있다고 한다. 다시 산을 내려오면 원음전 서쪽은 극락전 권역, 동쪽은 요사채 권역이다. 요사채 권역에 숙소로 쓰는 듯한 큼지막한 전각에 붙은 ‘흥녕원’(興寧院)이라는 편액이 눈길을 끈다. 구산선문 시절의 흥녕선원 터에서 법등(法燈)을 이어 가고 있다는 자부심의 표현이다.서쪽의 극락전 앞마당은 뭔가 채워지지 않은 듯 황량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극락전 오른쪽에 보이는 커다란 비석이 흥녕사터 징효대사탑비다. 비문에는 징효 절중이 출생해서 입적할 때까지의 행적이 실려 있다. 비석은 대사가 입적하고 44년이 지난 944년(고려 혜종 원년)에 세워졌다. 왼쪽 산비탈에는 그의 부도가 있다. 비문에 새겨진 내용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절중과 후삼국의 관계다. 신라 왕실의 후손으로 알려진 궁예는 오늘날 영월 남면의 세달사에서 머리를 깎았다. 양길도 멀지 않은 원주에서 세력을 키웠다. 흥녕사가 소실된 891년의 병화는 ‘북원의 적수 양길이 그 부장 궁예를 보내 백기(百騎)를 거느리고 북원 동쪽의 부락과 명주 관할인 주천 등 십여 군현을 침습하게 했다’는 ‘삼국사기’ 기록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학계는 본다. 궁예가 군사를 몰아 험준한 영월 지역으로 들어간 목적은 사자산문의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한편 징효대사탑비의 건립과 흥녕사의 중건은 고려 왕실이 주도했다. 탑비에 적힌 시주자 가운데 왕요군(王堯君)과 왕소군(王昭君)은 훗날 정종과 광종이 되는 태조 왕건의 아들들이다. 또 태조의 제15비 광주원부인과 제16비 소광주원부인, 혜종비 후광주원부인의 아버지인 광주(廣州)의 왕규를 비롯해 왕건의 장인들도 다수 참여했다. 결국 절중과 사자산문이 궁예와는 적대적이었던 반면 왕건과는 우호적이었음을 보여 준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양평 전원주택 살인 피고인에 무기징역 중형 선고

    양평 전원주택 살인 피고인에 무기징역 중형 선고

    경기도 양평 전원주택 살인사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8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허 모(42) 씨의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의 중형을 선고했다.허 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윤 모 씨를 자택 주차장에서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살해하고 승용차와 지갑,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허 씨가 운행한 차량 운전석과 입고 있던 바지, 구두 등에서 피해자 혈흔이 발견되고,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등을 근거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겼다. 휴대전화 분석결과 대부업체와 카드사의 독촉 문자까지 발견돼 허 씨가 금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피해자 윤씨는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아버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급빌라. 가스총 등을 검색, 범행 장소와 도구를 물색하고 사전답사를 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라며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를 입히고도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여러 객관적인 증거가 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허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거 직후 범행을 시인했던 허 씨는 진술을 번복 “피해자를 보지도 못했다. 금품과 차만 훔쳤을 뿐,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오히려 허씨가 방어권 보장 차원을 넘어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해했다며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윤송이 사장 등 피해자 가족은 법정을 찾아 선고 상황을 지켜봤다. 윤 사장은 허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가족들과 함께 말없이 재판정을 떠났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부치치 않은 편지’ 부른 민우혁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부치치 않은 편지’ 부른 민우혁

    가수 민우혁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부치치 않은 편지’를 부르며 민주화 운동 열사들의 넋을 기렸다.18일 방송된 ‘제3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뮤지컬 배우 민우혁이 ‘부치지 않은 편지’를 부르는 모습이 그려졌다. 민우혁이 부른 곡 ‘부치지 않은 편지’는 고(故) 김광석의 1996년 앨범인 ‘가객’에 수록된 노래다. 정호승 시인의 시에 시인이자 음악가인 백창우가 곡을 붙였으며, 김광석이 노래했다. 해당 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그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부치지 않은 편지’는 김광석이 생전에 발표하지 않았던 곡이지만, 그의 사후 추모 앨범인 ‘가객’에 수록된 곡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쓰레기 수거하는 볼보의 친환경 전기 트럭

    [고든 정의 TECH+] 쓰레기 수거하는 볼보의 친환경 전기 트럭

    아직 배터리 가격이나 충전 시간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전기차가 미래 운송 수단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당장에 화석 연료가 고갈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 같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연 기관 차량을 무공해 차량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디젤 게이트 파동은 내연 기관 개량이 미래 세대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유럽 선진국은 수십 년 이내로 모든 차량을 의무적으로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차량으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승용차는 물론 버스나 트럭 같은 대형 운송 수단도 포함됩니다. 사실 트럭은 승용차보다 전기 차량으로 바꾸기 까다로운 차종입니다. 배터리 성능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에너지 밀도가 화석 연료와 비교할 수 없이 낮습니다. 따라서 같은 거리를 주행하기 위해서 화석 연료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해야 합니다. 무거운 납 배터리 대신 가볍고 성능 좋은 리튬 배터리가 등장한 덕분에 승용차는 무게를 많이 증가시키지 않는 선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대형 트럭의 경우 자체 무게도 상당한 데다 무거운 짐을 싣고 장거리 주행을 하므로 배터리 용량이 엄청나게 커져야 합니다. 이는 다시 말해 비용이 치솟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테슬라 세미를 비롯해 대형 전기 트럭이 선보이긴 했지만,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가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활발하게 전기 트럭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볼보도 그중 하나입니다. 올해 초 볼보는 16톤 전기 트럭인 볼보 'FL Electric'을 공개했습니다. 이 트럭은 130kW (최대 185kW)모터와 100-300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30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충전은 전기차용 표준 충전기로 10시간, 고속 충전기로 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용도의 트럭으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모자란 성능입니다. 배터리 용량이 크다 보니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긴 것인데, 이 역시 대형 전기 트럭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실 이런 비슷한 성능의 전기 트럭은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서 많이 선보였기 때문에 볼보 FL Electric 역시 홍보용으로 등장했다 조용히 사라질 것처럼 보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는 따로 있습니다. 볼보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이 전기 트럭이 실제 운행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업무는 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것과는 반대로 단순한 쓰레기 수거입니다. 하지만 전기 트럭의 숨어있는 유용성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전기차라 조용하고 매연이 없어 주택가를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수거하기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야간에 작업할 경우 이 유용성은 더 커집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아파트 같은 대형 공동 주택보다 단독 주택이나 저층 건물이 많은 스웨덴의 환경 역시 유용성을 더합니다. 장거리 주행보다는 정해진 루트를 가면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업무 특성상 계속 시동을 걸어야 하는 디젤 트럭보다 전기차가 에너지 효율도 우수한 것 역시 장점입니다. 볼보는 다른 유럽 선진국인 독일에도 전기 트럭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함부르크에 도입할 전기 트럭은 FL Electric의 상위 차종인 FE Electric으로 전기 모터를 두 개로 늘리고 적재량도 27톤으로 늘린 대형 전기 트럭입니다. 대도시인 함부르크의 상황에 맞게 덩치를 키운 셈인데, 역시 하는 일은 쓰레기 수거입니다. 이를 도입하는 'Stadtreinigung Hamburg'는 현재의 디젤 쓰레기 수거 트럭이 배출하는 연간 31.3톤의 이산화탄소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산화탄소 이외의 다른 대기 오염 물질 배출도 없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다만 여전히 비싼 도입 가격은 전기 트럭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큰 장벽입니다.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 전기 트럭이 저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른 문제는 어떻게 다 극복한다고 해도 경제성이 없으면 상업적인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부분의 열쇠는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배터리 제조사가 쥐고 있습니다. 이미 배터리 성능이 크게 좋아졌지만, 앞으로 더 저렴하고 성능 좋은 배터리 개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2005년 전북도청 신청사 건립… 신시가지 조성 사업에 노른자위 땅으로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1975년 7월 건립됐다. 대한방직은 전북 전주시 효자동 3가 일대 40만 3307㎡에 21동의 공장 건물을 지어 면사와 직물을 생산하고 있다. 당시 이 지역은 전주시의 서쪽 변두리였다. 주변이 모두 농경지로 도로 등 기반시설이 조성되지 않아 인가도 없고 교통도 불편했다. 그러나 소비도시인 전주에서 대한방직은 선망의 직장이었다. 처우가 나쁘지 않았고 공장에 사택도 있어 부러움을 샀다. 근로자가 많을 때는 1000여명에 이르렀다. 전주시 발전 축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대한방직 주변은 점차 신흥개발지역으로 변했다. 특히 2005년 7월 전북도청사가 중앙동 시대를 접고 효자동 시대를 열면서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전주의 최고 중심가로 떠올랐다. 전북도청이 전주공장 부지의 남쪽 부분 1만 1078㎡를 매입해 신청사를 건립했기 때문이다. 이어 전주시가 신도청을 중심으로 신시가지 조성 사업을 추진해 대한방직 전주공장만 도심 속의 섬으로 남았다. 공장 주변은 전북도청을 비롯한 공공기관과 상가, 아파트로 채워졌다. 개발되지 않은 공장 부지는 갈수록 땅값이 치솟았다. 개발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건설회사들이 여러 차례 매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때마다 대한방직 주가가 출렁였다. 공장 부지는 주변 개발에 따라 도로 등으로 편입돼 면적이 크게 줄었다. 2003년 7월 전북도청사 부지 매각에 이어 도로로 6만 2575㎡가 편입돼 현금 보상을 받았다. 전주 서부신시가지로 2만 3008㎡가 수용됐다. 현재 10필지 21만 6463㎡만 남아 있다. 이 가운데 2필지 6228㎡는 전북도 소유다.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부지를 매각하고 이전하기로 노조(120명)와 합의했다. 완주군 이서면 신한방직 건물을 임대해 사용할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계엄군, 소총에 대검 장착” 軍문건 첫 확인

    “계엄군, 소총에 대검 장착” 軍문건 첫 확인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위 진압과정에서 소총에 대검을 장착했던 것이 군 내부 문건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군은 1988년 이런 사실을 내부조사에서 확인하고도 지난 38년간 공식적으로 부인해 왔다.무소속 손금주 의원이 17일 공개한 국방부 대외비 문건에서 국방부는 5·18 민주화운동이 있은 지 8년 뒤인 1988년 5월 당시 대검에 의한 인명피해가 있었는지 직권조사했다. 조사는 ‘(군인이) 대검으로 여성의 신체를 도려냈다’는 내용의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고자 이뤄진 것이다. 국방부는 해당 소문이 ‘악성 유언비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방부는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된 한 군인이 “계엄군의 최초 ‘위력시위’ 당시 대검을 휴대하거나 착검했으나 시민의 항의로 즉시 착검을 해제했다”고 한 증언 등을 조사 결과에 포함했다.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가 대검을 사용한 정황은 그동안 다수의 목격자 증언과 기록을 통해 기정사실로 여겨 왔지만, 군은 지금까지 이를 공식 부인해 왔다. 그렇지만 계엄군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국방부가 작성한 대외비 문건에서 1980년 5월 18∼20일 공수부대 10개 대대가 차례로 광주에 출동하면서 소총에 대검을 장착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소문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시위 진압 도중 대검을 사용한 적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손 의원은 “5·18 당시 민간인 사망자 자료에서 칼같이 날카로운 물체에 찔린 ‘자상’이 최고 11명으로 계엄군이 진압에 대검을 사용한 것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 집회에 ‘염산테러’ 주의보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 집회에 ‘염산테러’ 주의보

    17일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2주기를 맞아 여성 1000명이 저녁에 추모집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한 남성이 이날 집회에 염산테러를 예고해 경찰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경찰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한 갤러리 회원이 “나 요번 페미(페미니스트·여성운동가) 시위 때 그날 온 페미들 다 학살 할 거다”, “염산 테러 하겠다” 등 글을 올렸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디시인사이드의 다른 남성 회원이 해당 글이 사실일 가능성을 우려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보·수사·사이버 등 부서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테러 예고 글’을 올린 회원의 소재를 찾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오후 7시쯤 신논현역 인근에서 1000명 규모로 열릴 여성단체 집회에 피해가 없도록 강남경찰서·서초경찰서에 경비 강화를 지시했다. 경찰은 ‘테러 예고 글’에서 언급된 ‘페미 시위’가 토요일인 19일 대학로에서 예정된 ‘홍대 불법촬영 성(性) 편파 수사 규탄시위’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혜화경찰서·종로경찰서에도 경비 대비를 강화하도록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저마다의 이야기/김소연 시인

    [문화마당] 저마다의 이야기/김소연 시인

    걷다가 발목을 접질려 난생처음 깁스를 하고 지낸다. 만나는 사람들은 자신이 깁스를 했거나 사고를 당했던 경험담을 나에게 들려준다. 그 사람에게 그렇게 힘든 시간이 있었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거나 이야기를 듣다가 비로소 기억이 나서 ‘아 맞다’ 하고 맞장구를 치게 된다. 어쨌든 깁스를 한 적이 있었던 사람이 그래 본 적 없는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친절하다.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미 말짱하게 다 나았기에 무슨 무용담처럼 지난 이야기를 명랑하게 하고 있는 그이지만, 그때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나는 뒤늦게 제대로 실감한다. 그 시간을 조용히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존경심이 생긴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사람들을 길에서 마주친다면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로 그들을 대할 것 같다. 누군가의 오래된 불행과 뒤늦게 조우하여 뒤늦은 교감을 하는 데에는 당연히 나의 사소한 불행이 큰 몫을 한다. 이 이해의 시간. 전혀 예상해 본 적 없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다. 얼마 전 일본 오키나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옆자리에 앉은 두 사람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맑은 하늘과 맑은 바다가 창 바깥으로 내다뵈는 민박집에서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는 그곳에 가는 중이었고, 그들은 성지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들이 말하는 성지는 게임 속 캐릭터가 태어난 장소였다. 가방 속에 밀짚모자를 쓴 귀여운 캐릭터 인형을 꺼내어 창문 위에 세워 두고 구름 위를 날아가는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두 사람의 휴대전화 앨범에는 그 캐릭터와 관련된 이미지들이 가득했다. 사진을 하나하나 보여 주며 그 캐릭터에 대해 호기심을 표하는 낯선 나에게 조목조목 상황을 알려주었다. 그 이후로, 현실계의 인물과 게임 속 인물의 경계를 지워가며 좋아하는 대상을 좋아하는 방식에 대하여 자주 생각하고는 한다. 그들에겐 뜻깊은 교감을 누리게 해주는 현실계 바깥에 대하여 상상하고는 한다. 그들의 여행 목적과 그들의 기쁨에 대해서도 상상한다.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 그들이 심취해 있는 그 게임에 대해서도 당연히 관심이 생겼고, 그 세계를 나도 알게 되었다.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자, 만나는 사람들 저마다 북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정지용이나 백석 같은 월북작가들 이야기는 물론이고, 예전에 금강산이나 평양을 다녀왔던 경험담들도 당연하고, 하다못해 냉면 같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20세기 대학시절로 회귀한 듯한 느낌이었다. 늘 알고 지냈을 뿐만 아니라 경험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꽤나 시시콜콜하게 나누던 사이였는데도, 평양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는 건 그에게 처음 들어본 이야기였다. 이북이 고향인 어머니도 십여 년 만에 고향 이야기를 꺼내셨다. 예전에 들어본 적 있던 엄마의 고향은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회한의 장소였는데, 이번에 듣게 된 고향 이야기는 실재하는 장소였고 훨씬 가까운 거리로 체감되는 장소였다. 저마다의 이야기에는 기대감 같은 게 잔뜩 묻어나왔다. 언젠가부터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던 까닭은 무엇일까. 무관심 때문이었을까. 집단적으로 무관심했기 때문에 유독 관심이 있더라도 대화로 꺼내 말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하나의 경험을 새로이 공유한다는 것. 그것은 최소한 새로운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이었다. 새로운 대화는 기대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삶을 자연스럽게 기대하는 것이었다.
  • [월드 Zoom in] 숨어야 이긴다…스텔스機, 동북아 하늘 쟁탈전

    [월드 Zoom in] 숨어야 이긴다…스텔스機, 동북아 하늘 쟁탈전

    美, 세계 최강 F22 日순환 배치 日 F35A 운용·F35B도 도입 지난달 29일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8대가 사뿐히 착륙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지 불과 이틀 지난 상황에서 군 당국은 함구했지만 한 인터넷 사이트에 민간인이 찍은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지게 됐다. 군 당국은 지난 1일 “F22는 11일부터 2주간 실시하는 연례적 한·미 공중전투훈련 ‘맥스선더’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본토에서 전개됐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북한은 보름이나 지난 16일 이 훈련을 ‘공중 선제타격을 위한 군사도발’이라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맥스선더 훈련은 북한의 지대공·공대공 위협에 대응하는 작전 수행 능력 점검 훈련이다. F22는 북한이 공포심을 가질 만한 무기로 8대가 한꺼번에 한국에 온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해 12월 한·미연합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도 6대를 전개시키는 등 F22는 이미 동북아에 상시 출격하는 전략자산이 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최근 동북아에서 스텔스 전투기 군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2007년부터 일본 오키나와에 F22 10여대를 순환 배치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보다 한 단계 아래인 스텔스 전투기 F35A(공군용) 12대를 오키나와에 배치했다. 지난 1월에는 F35B(해병대용) 16대를 일본 야마구치에 배치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F35A를 도입하고, 중국은 이에 맞서 최근 자체 스텔스 전투기 J20 배치를 시작했다. 러시아도 독자적 스텔스기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동북아 하늘이 스텔스 전투기의 격전장으로 탈바꿈하는 상황에서 북한만을 염두에 둔 전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 안보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한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도입하려는 F35 계열 전투기만 200대에 달할 정도로 동아시아가 (스텔스 전투기의) 주요 시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텔스기는 레이더에 자신의 존재를 들키지 않도록 작은 크기로 포착돼 가까운 거리에 접근해야만 적군이 이를 항공기로 인식할 수 있다. 미래전에서 제공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갖춰야 할 필수 전력이다. 레이더에 잡히는 표적이 레이더상에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를 보여 주는 레이더반사면적(RCS)을 비교하면 한국 F15K 전투기의 RCS가 10㎡ 수준인 반면 F22와 F35는 0.005㎡ 수준으로 참새 또는 잠자리, 큰 곤충 정도 크기다. 미국은 일본, 괌 등에 배치한 F22와 F35를 활용해 북한은 물론 남중국해까지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 동맹인 한·일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공군은 지난 2월 독자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J)20을 작전부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J20은 2011년 1월부터 시험비행을 한 뒤 2016년 11월 주하이 에어쇼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중국 공군은 J20을 산둥반도와 허베이성에 우선 배치할 예정이다. 특히 산둥반도는 서해를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 작전반경이 2500㎞에 달하는 J20이 출격하면 공중급유 없이 한반도 전역과 일본 열도 대부분을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J20이 당초 장착하고자 한 차세대 엔진의 결함 문제가 발생해 중국은 기존 전투기 엔진의 개량형을 장착할 수밖에 없어 기량이 미국 F22, F35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J20의 RCS는 0.1㎡(보통 새 크기)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당초 미국으로부터 F22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미 의회가 동맹국에도 F22의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에 F35A를 도입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지난 1월 아오모리현에 첫 F35A를 배치했고 2020년대 초반까지 모두 4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은 공군용인 F35A 이외에 해병대용인 F35B도 20대가량 도입해 2026년부터 운용할 예정이라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F35B는 수직 이착륙 기능도 갖춰 100여m의 활주로만 있으면 이륙이 가능하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F35B를 활주로가 짧은 낙도 방위에 활용하고 항공모함으로 개조할 수 있는 호위함 ‘이즈모’에도 배치할 방침이다. 일본은 이를 통해 중국 전략폭격기를 견제하고 유사시 북한이 주일 미군기지나 활주로를 공격할 가능성에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도 예산상 제약 속에서 자체 스텔스 전투기 Su(수호이)57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Su57 시제기 비행시험 1단계를 완료했고 이르면 내년까지 연구개발을 모두 마친 뒤 초기 모델을 공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Su57을 미국에 대항해 900~1200㎞의 영공방어용 요격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은 2014년 7조 3400억원 규모의 차기 전투기(FX) 기종으로 F35A를 선정했고, 2021년까지 미국으로부터 총 40대의 F35A를 인도받게 된다. 지난 3월 28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록히드마틴 공장에서 한국으로 인도되는 1호기가 출고됐지만 올해는 미국에서 조종사와 정비사의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본격적인 국내 도입은 내년 3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 공군은 다목적 기체인 F35A를 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탄도미사일 발사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작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F35A 20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연해주 등 北 접경 유적지 탐방…경기, 대학생 참여자 30명 모집

    경기도가 올해 여름방학 기간중 중국, 러시아 등 북한 접경지에서 진행할 ‘2018 북·중·러 대학생 통일 탐방단’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한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탐방단은 7월 23일부터 6박 7일간 북한과 접하고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 등 연해주 일대,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와 백두산·두만강 일대 항일 및 고구려·발해 역사유적지 등을 둘러본다. 코스에는 최재형 선생 생가, 이상설 의사 기념비,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 윤동주 시인 생가, 여순감옥 등이 포함돼 있다. 참가 대상은 경기 북부에 거주하거나 경기북부에 소재한 3년 이상 대학 재학생으로, 모두 30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참가를 원하는 대학생은 오는 31일까지 신청서, 참가 동기서, 통일 에세이 등을 작성해 행사를 주관하는 대진대 홍보협력팀( 031-539-1085)에 제출하면 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북한의 일방 취소, 트럼프의 ‘굿캅 베드캅’ 전술에 대한 불만 표시인가?

    북한의 일방 취소, 트럼프의 ‘굿캅 베드캅’ 전술에 대한 불만 표시인가?

    북한이 남북 간 고위급회담을 일방 취소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겉으로 내세운 회담 취소 명분은 연례적인 한미 ‘맥스선더’ 훈련을 군사도발로 규정해 반발했으나, 속내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북한은 16일 오전 3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맹비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조미(북·미) 수뇌 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같은 날 “핵 포기만 강요하려 든다면 대화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미 정상회담도 재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오는 6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가 사전에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 모종의 문제가 빚어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의 돌연한 입장 전환이 “자신들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가 주요 제재는 유지할 것이라는 발표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또 북한을 상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굿캅 베트캅’ 전술에 대한 거부 반응도 어느 정도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과 협상 파트너이지 ‘굿캅’인 마이크 폼페이어 미 국무장관을 내세워 북한에게 당근을 제시하면서도 ‘베드캅’인 존 볼턴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을 통해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미국 내 대표적인 강경파였던 폼페이오 장관은 두 차례 방북 이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똑똑한 사람이고 복잡한 문제를 다룰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껏 추켜세웠다. 반면 볼턴 보좌관은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대북제재 완화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해야 한다는 리비아식 해법을 고수하고 있으며, 최근 김정은을 믿느냐는 언론의 질문에는 “폼페이오에게 물어보라”며 언급조차 불쾌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와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이 폼페이오는 비핵화를 위해 뭔가를 줘야한다는 유화책을 내놓고 있고, 볼턴은 더 확실하게 압박하고 핵무기를 빼앗아야 한다는 완전히 상반된 접근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충분히 의도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전술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의 의도대로 끌려 갈수는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북미정상회담에서 선 비핵화 행동만을 요구하는 미국에게 할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반응은)미국이 북한에게 핵 폐기 전 제재해제와 경제지원은 꿈도 꾸지 말라고 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면서 “더 정확이 이야기 하면 볼턴(배드캅)과 폼페오(굳캅) 내세워 회담 판을 흔드는 트럼프에 대한 불만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한글 세계화는 일등 국가 만드는 길”

    [인터뷰 플러스] “한글 세계화는 일등 국가 만드는 길”

    “한글을 세계어로 만드는 운동은 대한민국을 최강국으로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우리의 한글은 한민족의 혼입니다. 동시에 한민족의 자존심입니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민족의 혼과 자존심까지 무시하고 간판이나 회사의 이름, 제품 등의 이름조차 영어로 표기하는 것은 염려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자존심을 걸고 국내외로 우리글인 한글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합니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심의두 자율화산중학교(전북 완주군) 이사장은 “한글의 세계화는 대한민국을 일등국가로 만들기 위한 길”이라며 이같이 말이다. 심 이사장은 “머지않은 미래에 한글이 반드시 세계어가 될 것”라며 “전국 각 시·도별 회원 약 1만 2000명이 한글 아름답게 가꾸기 운동을 전개하여 회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한글 세계화는 가속화되리라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 이사장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고학으로 대학을 마친 후 청년기인 1963년 자신과 같은 처지의 청소년들을 위해 고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농촌이 잘 살아야 도시도 잘 산다”며 “농촌은 뿌리요 도시는 꽃인 까닭에 뿌리가 튼튼해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이에 본지는 스승의 날이 들어 있는 5월, 한글 세계화의 웅지를 품고, 일찍이 교육을 통한 ‘강국 대한민국’을 외쳐온 심의두 이사장을 인터뷰했다. 심 이사장은 평생을 음지에서 교육사업에 전념을 해 교육계의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편집자 주→소설가 심훈의 ‘상록수’ 주인공으로 알려져 계신데요. 교육사업에 투신해 평생의 열정을 다해 오셨습니다. -교육이 망하면 국가도 망합니다. 교육은 최첨단 산업입니다. 1963년도에 학교를 시작한 것은 농촌살리기였습니다. 농촌은 뿌리요 도시는 꽃입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농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부터 보여주자’는 신조로 시작했습니다. 이로부터 “어떠한 일을 할 때는 천지를 개벽시키겠다는 마음으로 하라”는 구호를 교육이념으로, 신의(信義), 성실(成實), 노력(努力)을 교훈으로 삼아 실천했습니다. 나는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고학으로 대학을 마쳤습니다. 28세 때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고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죠. 면사무소 회의실을 빌려 셋방살이를 하다 화산학원이라는 사설강습소 인가를 받았습니다. 그 뒤 고등공민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완주군 화평리에 천막학교를 세우고 맨손으로 개간해 130여 가마의 쌀을 털어 학교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차츰 학교다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69년 12월 화산고등공민학교에서 화산중학교로 인가를 받았을 때였다. 이어 1985년 한국최초 의무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었고, 정식 중학교로서는 전국 최초로 지난 2005년 5월 1일자로 자율중학교(自律中學校)로 지정을 받았다. →한글의 세계화는 대한민국을 최강국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며 한글 세계화에 일생을 헌신해 오셨습니다. -우리의 한글은 한민족의 혼입니다. 1969년부터 한글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뉴욕부터 제2 외국어로 한글을 만들어 실시하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한글과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을 1등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50여년을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동분서주했네요.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가 세계 문화의 중심이 되고 있는 요즘 11개국 한글 세계화 추진을 위해 천지개벽의 정신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함께 해준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뉴욕이라면 영어의 심장부로 험지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험지로부터 한글세계화운동을 펼치며 국위선양을 해 오셨습니다. -그러니까. 1969년으로 기억되네요. 미국 오하이오주 우드모어 중학교와 뉴욕 리버풀 고등학교와 자매결연 후 ‘한글과 로마자 중 어느 글이 우수한가’라는 주제로 교장단, 학자들과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일깨우자는 취지였죠. 그때 참석자들이 한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때 한글 세계화로 가면 한국을 1등 국가로 만들어 가는 길임을 확신했습니다. 그 후 1971년부터 현재까지 세계 각국의 학교와 자매결연 및 교류학습을 통해 한글 세계화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다. →스리랑카에도 한글교실을 신설했습니다. -화산중학교가 한때 학생이 줄어 폐교 위기에 몰렸습니다만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 한글교실을 세웠습니다. 콜롬보의 한 중학교 교실에 책걸상, 영상 교육 장비를 들이고 강사 2명도 파견했죠. 또 스리랑카를 방문해 스리랑카 교육부 장관과 외무부 장관을 만나서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기로 합의했고 스리랑카 현지 학교에 칠판 등 1억원 상당의 학습 기자재도 지원했습니다. 그 후 스리랑카의 반둘라 교육부장관이 직접 자율화산중학교를 찾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한글세계화운동본부의 활동은 어떻습니까. -2002년 일본 쓰나마 난요우중학교와 자매결연을 시작으로 2003년 중국소주시 성해학교. 소주시 제1중학교 학생교류 교사교류, 2006년 몽골, 2007년 중국 길림시 제1고등학교와 자매결연, 2008 호주 CHRISTIAN COLLEGE PORTSTEPHENS와 결연, 2012년 한글세계화 필리핀본부 박명옥 본부장 임명, 스리랑카본부 변성철 본부장 인명, 2013년 카자스탄본부 전영순 본부장 임명, 베트남아이퐁 박수경 본부장 임명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한글 세계화 총본부를 화산자율중학교 내에 설립했습니다. 우리나라 광역시도 및 군에 한글 세계화 본부를 설치하여 회장단을 선임하고 전국 본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 회원이 1만 4000여명이 넘어섰습니다. →한글 세계화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머지않은 미래에 한글이 반드시 세계어가 될 것입니다. 전국 각 시·도별 회원 약 1만 2000명이 한글 아름답게 가꾸기 운동을 전개하여 회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한글 세계화는 가속화되리라 확신합니다. 현재 한글세계화운동본부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사단법인 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한글세계화운동 외에도 국토 살리기, 행복한 가정 만들기, 농촌 살리기 운동, 다문화 교육사업 등을 적극 전개해 가고 있는 포괄적 봉사단체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죠. 노승선 객원기자 nss@seoul.co.kr ■심의두 이사장 주요 프로필 현 화산중학교 이시장 현 한글세계화총본부 총재 서울 용문고 졸 전북대 법대 졸 서울대 행정연수원 수료 2000년 신인상 당선 시인
  • 노원표 유쾌한 마을 사랑방

    노원표 유쾌한 마을 사랑방

    서울 노원구는 마을 커뮤니티 공간 등을 마련한 ‘수락행복발전소’를 조성하고 17일 개관식을 개최한다. 구는 시비 7억원, 구비 6억원 등 총 13억원을 들여 노원구 상계동에 수락행복발전소를 건립했다고 15일 밝혔다. 행복발전소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83㎡ 규모다. 층별 세부 시설을 살펴보면 지하 1층에는 어린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수다방이 있다. 1층에는 소풍북카페·만남의 장소, 2층에는 다목적 홀·강연장·지역아동센터가 조성됐다. 3층에는 지역아동센터 교육 등을 위한 사무실이 있다. 각 층은 경사로를 통해 연결되며 경사로에는 천상병 시인 전시대와 주민자치프로그램 작품 등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를 조성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엿듣고 훔쳐보고 속옷 냄새까지…여성전용 원룸 상습 침입범 검거

    엿듣고 훔쳐보고 속옷 냄새까지…여성전용 원룸 상습 침입범 검거

    여성전용 원룸에 상습적으로 침입해 변태 행각을 벌여온 30대 남성이 지난 13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전모(34)씨에 대해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전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성북구 소재 다세대주택과 여성전용 원룸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성북구 다세대주택에 총 9차례 침입, 창문 너머로 방안을 훔쳐보았다. 또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는 동덕여자대학교 인근 한 여성원룸 건물에 총 4차례 들어가 복도에 나있는 창문을 이용해 방을 들여다보거나 옥상에 올라가 다른 건물 내부를 보았다. 그러던 중 전씨는 지난 13일 밤 순찰을 하던 월곡지구대 경찰에게 꼬리를 밟혔다. 전씨는 혐의를 부인하다 원룸 CCTV를 증거로 추궁하자 범죄를 시인했다. CCTV에는 현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내부로 들어간 전씨가 각 호실 문에 귀를 대고 있거나 외부 건조대에 널어놓은 속옷 냄새를 맡는 모습 등이 담겼다.전씨는 여성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거 당시 범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볼 때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대 주변 원룸촌을 성범죄 등 대(對) 여성범죄 예방 탄력순찰 및 여성 안심귀갓길 구역으로 지정해 순찰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스릴러로 돌아온, 믿고 보는 두 배우

    스릴러로 돌아온, 믿고 보는 두 배우

    새 주말 드라마 ‘시크릿 마더’(SBS)와 ‘무법 변호사’(tvN)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지난 12일 첫회 시청률(닐슨코리아)은 각각 4.8%, 5.3%로 ‘무법 변호사’가 조금 앞선 가운데 두 작품 모두 보다 현실성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송윤아, 김소연 주연의 ‘시크릿 마더’는 최근 인기를 끈 ‘품위있는 그녀’(JTBC), ‘미스티’(JTBC)에 이은 여성 스릴러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김윤진(송윤아)과 입시 보모 김은영(김소연)의 의문스러운 관계를 쫓아가는 이야기로, 첫방송부터 화려한 파티가 열리고 있는 아파트 수영장에서 김은영이 피를 흘리며 떠오르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출발했다. 제작진은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두 여성이 우정과 위기를 오가며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이 시대 치열한 입시 전쟁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학부모들의 초상을 그리겠다는 의도다. 두 배우의 호연과 각 인물들이 각자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은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평온한 일상 속에 숨겨진 상류층 주부들의 위선을 파헤치고 처음부터 주인공의 죽음을 암시하는 설정 등이 ‘품위있는 그녀’와 비슷하고, 입시 보모 같은 소재는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윤아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입시 보모란 소재가 드라마에 처음 등장하긴 해도 실제 이런 가정이 꽤 있다는 얘길 듣고 놀랐다”며 “이 작품의 장르가 스릴러이긴 하지만 우리 주변의 일상을 둘러싸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잘 봐 달라”고 말했다.반면 법정 활극을 표방한 ‘무법 변호사’는 2007년 ‘개와 늑대의 시간’(MBC)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진민 PD와 배우 이준기가 11년 만에 조우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 인권변호사인 어머니를 잃고 그 죽음을 파헤치려는 조폭 출신 변호사 봉상필(이준기)이 주인공이다. 최고의 승소율을 자랑하는 변호사가 된 봉상필이 법조계, 언론, 정치인이 결탁한 거악의 가상도시인 ‘기성시’에 내려가는 것으로 전개된다. 화려한 액션과 폭넓은 감정 연기를 뽐내는 이준기를 비롯해 이혜영, 최민수 등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2회 시청률도 6.0%까지 오르며 일단 시청자들의 관심을 붙잡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상도시라는 배경은 차치하더라도 캐릭터와 대사, 스토리가 비현실적이라 공감하기 어렵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드루킹 수사 확대… 다음·네이트도 압수수색

    경공모, 김경수 후원 내역 발견 회원 20여명 공무원 신분 확인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일당이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음과 네이트에서도 댓글을 조작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4일 드루킹 일당이 2016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댓글 작업’을 한 기사 9만여건에는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포털 3사’의 기사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음과 네이트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조작이 의심되는 댓글에 대한 보존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네이버에 대해서도 영장을 집행하고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2일 드루킹의 측근 김모(필명 초뽀)씨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드루킹 일당이 댓글 작업을 한 기사 주소 9만여건과 함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이 김경수 민주당 의원에게 후원금을 전달한 내역도 함께 발견했다. 경찰은 경공모 회원 200여명이 2016년 11월 16일부터 김 의원의 공식 후원회 계좌로 2700만원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대부분 개별적으로 5만~10만원씩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드루킹 일당이 후원금을 별도로 모금해 전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치자금법은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경공모 회원 중에 공무원 신분인 사람은 20여명으로 확인됐다. 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기 때문에 댓글 작업에 가담해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하면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공무원인 회원 가운데 댓글을 단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20여명의 직업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드루킹은 지난 10~11일 이틀간 진행된 경찰의 강제 소환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를 순순히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월 17~18일 이틀간 기사 676건의 댓글 2만여개의 공감 수를 매크로(동일 작업 반복) 프로그램을 이용해 조작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당초 드루킹은 기사 1건의 댓글 50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드루킹은 또 김 의원의 보좌관인 한모(49)씨에게 500만원을 전달하라고 측근에게 지시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인정했다. 드루킹은 김 의원에게 “경공모 회원인 도모(61)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에 앉혀 달라”고 인사청탁한 뒤 한씨에게 “민원 편의를 봐 달라”며 500만원을 건넸다. 앞서 한씨도 경찰 조사에서 “제가 김 의원 보좌관이라는 이유로 오사카 총영사 인사 진행상황 파악 등 드루킹의 여러 민원 편의를 봐 달라는 목적으로 줬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드루킹의 혐의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맥시마이트 대마초 흡입 혐의, 어떻게 덜미 잡혔나 들어보니...

    맥시마이트 대마초 흡입 혐의, 어떻게 덜미 잡혔나 들어보니...

    DJ 겸 작곡가 맥시마이트가 마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혐의를 시인했다.1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DJ 겸 작곡가 맥시마이트(29·신민철)를 수차례에 거쳐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맥시마이트는 지난달 일반인 여성 A 씨 대마초 흡연 혐의를 조사하던 중 “맥시마이트와 함께 피웠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덜미가 잡혔다. 이에 경찰은 맥시마이트를 긴급 체포했다. 맥시마이트는 경찰 조사에서 “대마초를 흡입했다”며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달 초 맥시마이트를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넘겼다. 한편 맥시마이트는 2014년 싱글 앨범 ‘Caribbean Wave’로 데뷔, 2015년 DJ KOO와 함께 Mnet ‘프로듀스 101’ 시즌1 타이틀 곡 ‘픽 미’(PICK ME)를 공동 작곡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지난 3월 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공무원 대나무숲] 3급 직제 마련됐지만 승진 대상 없는 지자체

    “3급 직제는 마련됐는데 승진 임용 대상자가 없어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으로 인구 50만명 이상 100만명 미만인 시·도 본청 실·국장 중 1명을 3급 또는 4급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 2012년 100만명 이상의 시에 3급 또는 4급 직제를 마련한 이후 대상 범위를 50만명 이상의 시까지 확대한 것이다. 3급 직제가 없어 부단체장(2급)과 4급 실·국장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져 있던 기초자치단체로서는 부단체장까지 갈 수 있는 계급 사다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 부처와 달리 퇴직 임박해서야 4급 하지만 3급 직제가 만들어졌음에도 해당 지자체에는 정작 승진 임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보다 한 계급 아래 직제(6급 팀장, 5급 과장)를 운영하는 기초자치단체는 극심한 인사(승진) 적체로 퇴직이 임박해서야 4급으로 승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시 중 현재(2월 기준) ‘승진 소요 최저 연수’가 지나 3급 승진이 가능한 인원 현황을 보면 전국 11개 시 중 일부 시는 승진 대상 인원이 아예 없다. 설령 승진 대상 인원이 있어도 퇴직일이 임박해 3급 승진을 못 하고 있는 것이 기초자치단체의 실정이다. # 대상 돼도 승진 최저 연수에 막혀 3급 공무원으로 승진에 필요한 승진 소요 최저 연수는 점차 그 기간이 단축되는 추세(현 3년 이상)다. 이 제도는 상위 계급에 맞는 능력과 경력을 쌓는 준비 기간으로서 그 존치 가치는 있다. 다만 현재 기초자치단체의 직제나 인사 환경을 고려할 때 그 기간을 없애거나 단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 4급에서 3급으로 승진 소요 최저 연수를 3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단축하거나, 직전 계급의 경력을 반영해 승진 소요 최저 연수를 단축하는 방안, 또는 장기근속자에 한해 해당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 등 중앙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 직제의 경직성도 문제다. 3급 또는 4급 직제를 둘 수 있는 인구 50만명 이상의 15개 기초자치단체는 통합시인 창원시를 제외한 모든 시가 3급 직제를 본청(의회사무국 포함) 실·국장에 한해 설치하며 구청장이나 사업소장 등으로의 확대는 불가능하다. # 1명만 임용… 인사 융통성 떨어져 더구나 인구 50만명 이상 100만명 미만인 시는 본청 1개의 직위에만 임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인사의 융통성이 더욱 떨어진다. 3급 또는 4급의 직제를 복수로 두고 3급 인원을 총수로 관리하게 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 구청장, 사업소장 등의 직위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 조례나 규칙의 빈번한 개정 없이도 인사의 탄력성 회복과 자율적인 통제가 가능하게 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다. (경기 안양시 국장급 공무원)
  • 등대가 밝혀 온 길

    등대가 밝혀 온 길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는 1903년 6월 인천 팔미도 꼭대기(해발 71m)에 세워진 팔미도 등대이다. 1901년 일본과 맺은 일명 강화도조약인 조일통상장정(朝日通商章程)에 따라 설치됐다. 일제 침탈의 방편으로 건설된 이 등대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수백 척의 함정이 이 등대를 길잡이 삼아 팔미도 해역에 집결했고, 다음날 새벽 함포사격과 동시에 상륙작전에 돌입했다. 이후 팔미도 등대는 군사작전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오다가 2009년 ‘인천 방문의 해’를 계기로 일반에 공개되어 현재까지 매년 수만 명이 찾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근대식 등대가 도입되기 전 제주 지역에는 아녀자들이 뱃일 나간 지아비를 기다리며 밝힌 ‘도대불’(등명대·燈明臺)이 존재했다. 도대불은 포구에 세웠던 민간 등대이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에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횃불을 피워 뱃길을 인도했다. 나무로 된 표지를 세워 두는 경우도 있었다. 불을 밝히는 등명기(燈明機) 역시 근대화 과정에서 진화를 거듭했다. 등명기는 렌즈로 빛을 증폭시켜 방사하는 등대의 핵심 장비이다. 등대가 만들어진 초기부터 1950년대까지는 석유등이나 아세틸렌가스등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후에는 전기등으로 대부분 교체됐다. 지금은 등명기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양규 국립등대박물관장은 “LED 조명의 경우 먼거리에서도 식별이 쉬운 시인성이 뛰어나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슬퍼지기 일보 직전’ 등 나의 공직 생활 에세이 공모 우수작 6편 선정

    서울신문이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나의 공직 생활’ 에세이 공모 결과 수많은 작품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6편이 우수 작품으로 선정됐습니다. 1등에는 노진숙(부산 부진진구 개금3동 주민센터)씨의 ‘슬퍼지기 일보 직전’이 선정됐습니다. 부상으로 상금 100만원이 지급됩니다. 2등에는 김혜림(경북 영주시 보건소 방문관리팀)씨의 ‘보건소 관리팀 에세이’와 김영(경기 양평군 보건행정과)씨의 ‘산음골에는 시인들이 산다’가 뽑혔습니다. 부상으로 두 분에게 각각 50만원의 상금을 드립니다. 3등에는 김귀옥(부산시 좋은기업유치과)씨의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와 손병순(부산 서구보건소)씨의 ‘사람이 그립다’, 박태향(울산 학성고, 명예 퇴임)씨의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선정됐습니다. 이들 세 분에게는 각각 30만원이 부상으로 지급됩니다. 이번에 선정되지 않았지만 작품을 보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선정 작품들은 서울신문 정책뉴스 홈페이지에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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