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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민주화 시위 취재 중 최루액 맞은 기자 포착

    홍콩 민주화 시위 취재 중 최루액 맞은 기자 포착

    홍콩 민주화 시위가 22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틀 전인 17일 홍콩 몽콕 지구에서 취재 중이던 현지 사진기자가 얼굴에 최루 스프레이를 맞는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사진 속 기자는 함께 취재 중이던 동료 여기자가 경찰에 밀려나는 것을 보고 도우려다가 스프레이를 맞았다. 쓰러진 사진기자는 즉시 경찰관들에게 둘러싸였고 스프레이액을 흐르게 하려고 머리에 물이 뿌려졌다. 이날 몽콕에서는 시민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로 시위대 26명이 체포됐다. 경찰은 곤봉과 최루 스프레이를 사용하며 진압했고 시위대는 우산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50여 명이, 경찰관은 15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번 충돌은 경찰이 전날 중장비를 동원해 몽콕 거리에 설치된 시위대의 천막과 바리케이드를 철거하자 시위대가 재집결하면서 일어난 것이다. 시위대는 몽콕 거리에 경찰이 철거한 바리케이드를 재설치하고 농성을 벌였다. 홍콩 민주화 시위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결정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대하는 시민이 도심 점거하며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홍콩 시민과 정부는 오는 21일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지만 일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지속하고 있다. 19일 새벽에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시위대 4명과 경찰 3명 등 최소 7명이 부상을 당했고 두 자루의 칼을 든 남성이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과 시위대는 18일 새벽 몽콕과 애드미럴티 행정장관 판공실 부근 룽와 로드에서도 충돌해 시위해 33명이 체포됐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홍콩시위 지지’ 작가 작품들 금서 지정한 중국

    요즘 중국 출판가는 그야말로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이후 사상과 여론에 대한 통제가 연일 강화되는 가운데 홍콩 민주화 시위의 파급효과를 경계하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바짝 얼어붙은 모양새다. 시 주석은 지난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문예좌담회에서 관변 작가들을 만나 “앞으로도 인민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正能量)’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써달라”고 당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좌담회에서 시 주석의 격려를 받은 인터넷 관변 작가 저우샤오핑(周小平)의 글이 회의 다음날인 16일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참고소식(參考消息) 1면을 장식했다고 전했다. 저우샤오핑은 인터넷에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고양하고 민주와 자유를 부정하는 글을 쓰는 대표적인 관변 작가다. 시 주석이 ‘큰 우마오’(五毛·건당 0.5위안을 받고 공산당이 원하는 댓글을 써주는 알바 부대)로 불리는 그를 격려한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저우샤오핑 같은 사람이야말로 중국작가협회 주석(회장)이 될 적임자”라는 조롱과 야유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당국은 홍콩 시위의 불길이 중국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시위 지지 작가들의 책을 금서로 정했다. 우회적으로나마 자유와 민주의 중요성을 일깨우던 소리들이 서점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평이 나온다. 철학자 위잉스(余英時)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홍콩 작가 량원다오(梁文道), 타이완 작가 주바다오(九把刀), 원로 경제학자 마오위스(茅于軾), 베이징대 법학과 장첸판(張千帆) 교수 등 우파 작가들의 책은 서점가에서 퇴출된 상태다. 이들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출마 후보자를 친중국 인사로 제한시키는 행정장관선거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를 옹호하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의 발언이나 담화를 엮은 책은 연일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지난달 상하이(上海)도서전은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에서 근무할 때 펴낸 ‘즈장신위’(之江新語)를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책’으로 꼽았으며, 당국이 지난 7월 출간한 ‘시진핑 총서기 중요 강화 독본’은 출시 2개월 만에 1000만부가 팔렸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최근에는 시 주석이 총서기로 취임한 2012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표한 담화 40여편 등을 수록한 ‘제18차 당대회 이래 중요한 문헌 선편’이 권장 도서로 추천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홍콩 야당시위자 구타사건 축소보도 항의 등 일파만파

    홍콩 민주화 시위가 19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경찰이 시위를 벌이던 야당 당원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둘러싸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홍콩 TVB 방송사 기자단 70여명은 이 회사 간부들이 지난 15일 경찰의 시위자 구타 장면을 내보내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렸다고 홍콩라디오(RTHK)가 16일 보도했다. 이들은 간부진이 경찰의 시위자 구타 화면을 내보내면서 장면을 서술한 멘트를 모두 삭제하고 “경찰의 시위자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기사를 고친 것은 객관·사실 보도 원칙을 무시한 처사라고 항의했다. 폭행에 분노한 시위대가 전날에 이어 16일 새벽에도 도로 점거를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을 벌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민단체와 야당 입법회(국회격) 인사 등 수백 명이 완차이(灣仔) 경찰청사 앞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힌 피해자는 홍콩 수반 선거 후보를 친중파로 제한하는 당국의 결의안에 반대하는 야당인 공명당 당원이다. 국제사회도 경찰의 폭력 행위를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저항 능력이 없는 사람을 경찰이 구타한 사건을 미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국은 신속한 공개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도 “경찰의 공격 행위가 악렬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 사건 이후 중국 내 외신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15일 관련 동영상이 공개된 뒤 영국 BBC방송 홈페이지가 차단됐다. SCMP도 홍콩 시위 이후 볼 수 없게 막혀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시진핑 남동생도 유명 연예인과 재혼

    시진핑 남동생도 유명 연예인과 재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동생인 시위안핑(習遠平·58)이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인민해방군 가무단 출신 유명 연예인과 재혼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홍콩 명보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시위안핑이 부친 시중쉰(習仲勛) 출생 101주년을 맞아 15일 선전특구보(深?特區報)에 게재한 칼럼에서 24세 연하인 장란란(張瀾瀾·34)과의 결혼 스토리를 처음 공개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시위안핑이 부인 장란란을 공개한 것은 그녀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루머’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란란은 시진핑의 반부패 드라이브 속에 지난 6월 낙마한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내연의 관계라는 소문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시위안핑은 칼럼에서 “아내는 2008년 아들이 생겨 잠시 배우의 길을 중단한 것”이라면서 “우리 부부는 각종 오해와 억측에 시달리지만 그때마다 그저 웃어넘긴다”고 말했다. 2005년에 만나 2008년에 결혼한 이들은 둘 다 재혼이며 슬하에 아들 시밍정(習明正)을 두고 있다. 장란란은 결혼 이후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신문은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의 중매로 두 사람이 만났다는 설도 있다고 소개했다. 펑리위안과 장란란은 모두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가무단 출신이다. 그러나 두 사람에 대한 평가는 크게 갈린다. 펑리위안은 시진핑을 만나기 전부터 이미 유명 인사였다. 두 사람이 친구의 소개로 만나 결혼한 1987년 9월 당시 시진핑은 샤먼(厦門)시 부시장이었지만 펑리위안은 1980년 초부터 ‘국민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장란란은 2000년 쉬차이허우의 지원을 받아 TV 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오면서 갑자기 유명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KB 회장 후보 김기홍·윤종규·지동현·하영구 ‘4인 압축’

    KB 회장 후보 김기홍·윤종규·지동현·하영구 ‘4인 압축’

    KB금융지주 회장을 향한 본선 경쟁자 명단이 16일 발표됐다. 김기홍, 윤종규, 지동현, 하영구 후보 4명이다. 앞의 세 사람은 내부, 하 후보는 외부 출신이다. KB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차 후보 7명 가운데 평판 조회 등을 거쳐 각각의 회추위원별로 1~3순위자를 적어 낸 결과 4명이 본선 경쟁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내부, 외부 균형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대1’ 구도를 짠 것은 다소 의외다. KB 사태를 촉발시킨 ‘외부 낙하산’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지지)이 탈락하고, ‘약체’로 분류됐던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이 본선에 오르는 이변이 연출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회추위는 오는 22일쯤 후보별로 90분간 심층 면접을 벌여 최종 후보 1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사회 의결은 29일이지만 면접이 끝나는 일주일 뒤면 사실상 KB 회장 주인이 가려지게 된다. 후보들 간의 피말리는 ‘7일 접전’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로서는 ‘내부’ 윤 후보와 ‘외부’ 하 후보의 격돌 양상이다. 그 뒤를 김 후보와 지 후보가 맹렬히 추격 중이다. KB 부사장 등을 지낸 윤 후보는 KB 임직원들의 두터운 신망과 회추위원들의 고른 지지가 최대 강점이다. 본선에 오른 후보들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순수 내부 출신이어서 ‘관피아’(관료+모피아)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행정고시 25회에 차석으로 합격했지만 시위 경력 때문에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일화는 유명하다. 국민·주택은행이 합병한 뒤 합류해 ‘채널(국민, 주택) 갈등’ 해소에 적임이고 재무, 전략, 영업, 리스크 관리 등에 모두 밝은 것도 강점이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과 노조의 지지를 업고 있는 점은 장점이자 약점이다. ‘노피아’(노조+모피아) 논란에 대해 윤 후보는 “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는 우연히 고향이 같을 뿐 특별한 친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KB의 자긍심 회복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했다. 하 후보는 현직 행장(한국씨티은행장) 직함을 버려 가면서까지 배수진을 쳤다. ‘믿는 구석’의 실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은행장만 13년 넘게 해 ‘직업이 은행장’으로 불린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등과의 친분과 글로벌 감각이 최대 강점이다. 씨티은행의 경영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것은 최고경영자(CEO) 경력의 결정적인 흠집이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 노조의 거부감이 강하다. 씨티 안에서는 “배가 난파하자 선원과 승객들을 버리고 선장이 맨 먼저 도망쳤다”는 냉소까지 나온다. ‘위장 관피아’ ‘내정설’ 논란도 부담스럽다. 홍콩 출장에서 서둘러 귀국한 하 후보는 “유일한 외부 후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노조 거부감은 신뢰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뒷심을 발휘한 김 후보는 국민은행에 근무한 경력(2년 10개월)은 짧지만 내부 신망이 두텁다. 재임 시절 외환은행 인수 추진과 지주사 설립 추진 등을 도맡아 내부 사정에 밝고 호탕한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내 관료 사회의 평판이 나쁘지 않고 회추위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헌재 사단’ 출신의 보험 전문가로 은행업 경험이 상대적으로 얇다는 게 약점이다. 지주 회장을 맡기에는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김 후보는 “상처난 KB를 추스르는 데는 (이름값보다는) 내부 신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선 때까지만 해도 ‘완주 의지’를 의심받기조차 했던 지 후보는 스스로도 자신의 본선 진출 소식에 얼떨떨해했다. 이동 중에 소식을 들었다는 그는 “고객에게 진정으로 도움 되는 금융사로 (KB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 국민카드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전문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회추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서울대 출신인 까닭에 학교 덕을 봤다는 말도 나온다. 회장으로서의 무게감과 은행 경험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에 지 후보는 “4명 후보 중에 은행권 근무 경력이 나보다 긴 사람은 하 후보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연피아’(금융연구원+모피아) 거부감도 불리한 대목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제2 롯데월드타워의 명과 암/한준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제2 롯데월드타워의 명과 암/한준규 사회2부 차장

    몇 년 만에 찾은 고향집 주변에 작은 아파트가 들어섰다. 먼 친척 몇 명이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리곤 언제나 뜨거운 물이 나오는 욕실과 깨끗한 화장실 등에 대한 자랑이 마르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어르신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마을의 모습이 변했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언제부터 서양식으로 살았다고 저리 호들갑들이야. 그래도 땅 밟으면서 사는 우리 초가집이 최고여~”라며 아파트를 탐탁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그렇다. 80여 가구 아파트를 두고 명(明)과 암(暗)이 분명하다. 세상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함께 존재한다. 밝은 것만 있는 일은 절대 없다. 반대로 어두운 면만 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과연 명과 암 중 어떤 것이 우리 삶에 더욱 많은 영향을 미칠지 판단해야 한다. 명이 많다면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암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은 필수다. 우여곡절 끝에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제2롯데월드타워도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타워가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서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롯데월드몰 오픈 후 연간 매출은 1조 5000여억원, 생산유발 효과 2조 6000억원과 부가가치 유발 효과 7800억원을 더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3조 4000억원으로 분석했다. 2016년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앞으로 생산유발 효과 및 경제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7조여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로 건물 하나의 가치가 엄청나다. 화려한 실내 장식과 수많은 명품업체 등으로 벌써 유커들이 몰려오고 있다.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제2롯데월드타워의 긍정적 효과다. 하지만 암도 존재한다. 때문에 각종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송파구 학부모 모임 등은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아이들의 학교도로까지 백화점 통로로 만드는 이런 사회를 규탄한다”며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 잠실지역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에 상습정체구역인 잠실대로가 밀려드는 쇼핑객들로 주차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롯데 측은 교통대책으로 올림픽도로 하부 미연결구간 지하화와 탄천 동측도로 확장,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 설치 등을 포함한 ‘10대 교통개선 대책’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현재는 제2롯데월드 주차예약제를 실시한다는 것 이외에는 없다. 동물보호단체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벨루가(흰고래) 전시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벨루가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근접종(Near Threatened)이기 때문이다. 안전문제도 100% 면죄부를 얻지 못했다. 내년 3월에나 석촌호수 수위 저하에 대한 정밀 조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또 막대한 경제적 이득도 어떻게 환원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한다. 189억원에 산 지금의 제2롯데월드 부지가 현 시세로 2조 7000억원이다. 실제 가치는 1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제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롯데그룹은 귀를 더욱 크게 열어야 한다. 그동안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각종 사고의 무대응 등 시민의 우려에 귀를 막고 있었다는 비판이 컸다. ‘우리는 잘못이 없는데, 우리 건물은 안전한데… 여러 가지 트집을 잡는다’는 식이었다. 이제 명을 설명하기보다 암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시민의 우려와 불신을 어떻게 씻을 수 있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hihi@seoul.co.kr
  • [문화마당] 관계와 경계/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관계와 경계/김재원 KBS 아나운서

    부모님 사는 곳은 끓는 국을 식지 않게 갖다 드릴 수 있는 거리라면 딱 좋다는 말이 있다. 장인, 장모님이 위층에 사셨다. 10년 넘게 가까이 모시고 살았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다. 장인, 장모님이 예고 없이 우리 집에 내려오시는 일은 거의 없지만 나는 문득 시간이 나면 연락 없이 마실을 간다. 두 분은 언제나 반갑게 맞아 주신다. 어쩌면 여염집 사위보다 경계 없이 처가를 드나들었을 게다. 그래서 관계가 더 좋았다. 그러던 두 분이 지난여름 이사를 가셨다. 이번에는 아이 많은 처제네 아랫집이다. 멀어진 탓에 아무래도 자주 찾아뵙지 못한다. 경계가 멀어지다 보니 관계도 멀어지나 싶어 죄송스럽기만 하다.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한창이다.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 제한에 반발해서 학생들의 주도로 시작된 이 시위는 경찰의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아내 ‘우산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중국과 홍콩은 관계 유지를 위해 여러모로 애썼다. 오래된 중국과 일찍이 서구화된 홍콩의 경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계속되는 시위로 거리 주변 상인과의 마찰도 적지 않단다. 결국 시위도 경계를 어떻게 지키느냐가 문제였다. 얼마 전 KBS ‘세계는 지금’에서 본 카자흐스탄은 대표적인 종교 공존 국가다. 이슬람교 이맘과 가톨릭 신부가 다른 의식, 다른 믿음, 다른 삶의 방식을 갖고도 친구가 된다. 130여개 소수민족이 어울려 사는 카자흐스탄 알마티는 이슬람 모스크, 가톨릭 성당, 러시아 정교회, 유대교 회당까지 종교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정말 친하게 지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곳에는 종교국이라는 독특한 행정기구도 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종교대회라는 국제회의를 개최하며 전 세계 종교화합과 평화공존의 모델로 나서고 있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런 대회를 통해 세계가 국제분쟁을 막는 새로운 대화와 소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원주의, 포괄주의 등 종교학적 논란을 떠나 이 나라가 종교의 경계를 잘 지키며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자녀와의 대화에서 경계를 지키기도 역시 쉽지 않다. 20년 가까이 키워 온 내 자식이지만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아들의 자존감을 지켜주면서 적절한 진로 지도를 하기는 참 어려운 아빠의 과제다. 아이들이 게임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를 지켜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아들은 아들의 나라에 살고, 아버지는 아버지의 나라에 산다. 심지어 아내는 아내의 나라와 어머니의 나라에 발을 걸치고 산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의 마음을 잘 다독이고 가정의 평화도 지키며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자녀와의 경계를 잘 지켰을 때이리라. 열풍을 일으켰던 ‘왔다 장보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개인적으로 비단이의 명연기를 볼 수 없음이 아쉽지만 이런 저런 논란을 넘어 관계와 경계를 생각해 보기 좋은 드라마였다. 연민정은 거짓으로 경계를 넘어서 관계를 깨뜨렸고, 장보리는 진심으로 경계를 허물고 받아들여 비단이와 가족이 됐다. 관계를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경계는 영원한 숙제다. 우리나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이 대거 사이버 망명을 하고 있단다. 대화 앱 사용자들이 해외에 기반을 둔 앱 회사로 이동, 가입하고 있다. 최근 고위공직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대화 앱에 퍼뜨리는 자를 고소하겠다는 방침과 관련된 일이다. 제발 국민 사생활의 경계는 지켜주길 바란다. 그래야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까. 참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 리디아 고, 타임 ‘영향력 있는 10대 25인’에

    리디아 고, 타임 ‘영향력 있는 10대 25인’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가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영향력 있는 10대 25인’에 뽑혔다. 타임은 13일(현지시간) 리디아 고가 포함된 명단을 발표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4월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뽑혔다. 타임은 리디아 고를 추천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의 말을 인용, 그가 태어난 한국과 입양돼 자란 뉴질랜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또 리디아 고가 지난해 프로 입문 후 현재 세계랭킹 3위를 기록 중이며 LPGA 토너먼트에서 수차례 우승을 거머쥐고 캘러웨이골프와 계약을 맺으면서 LPGA 역사상 최연소 갑부 반열에 올랐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두 딸 말리아(16)와 사샤(13),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출신 여성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도 영향력 있는 10대 25인에 뽑혔다. 타임은 말리아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주목받기 시작해 지금은 국가적 관심 인물로 부상했다고 소개했다. 사샤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세계 패션계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콘이 됐다”고 평가했다. 10대의 나이에 이미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된 말랄라는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의 기록을 갖게 됐다. 이와 함께 홍콩의 반중 시위를 이끄는 중·고교 운동단체 학민사조(學民思潮) 위원장인 조슈아 웡(黃之鋒·18) 등도 영향력 있는 10대에 선정됐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조폭 동원한 홍콩 경찰… 바리케이드 대거 철거

    홍콩 민주화 시위가 17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당국이 병력과 집기를 동원해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대거 철거했다.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폭력 철거로 비폭력 시위대의 입지를 좁혀가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홍콩 당국은 14일 오전 경찰 수백명을 동원해 시위 거점지역인 중심가 도로 인근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한 시간여 만에 철거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전날 코즈웨이베이(銅?灣) 등 주변부에서 시작해 정부청사 인근 애드미럴티(鐘)까지 바리케이드 철거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날 철거로 지난달 28일부터 통행이 제한됐던 애드미럴티 바깥 도로 상하행선과 코즈웨이베이 도로 일부 통행이 재개됐다. 경찰은 바리케이드 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인간사슬’을 만들어 바리케이드 철거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시위대는 조폭이 시위현장에 들어와 혼란을 조장한 뒤 당국이 바리케이드 철거 작업에 나서는 식으로 시위 해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흉기를 든 ‘마스크맨’ 3인이 애드미럴티 시위대 속으로 들어와 시위대를 위협하다 경찰에 체포됐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전날 코즈웨이베이 등에서도 ‘마스크맨’들이 대거 침투해 흉기로 시위대를 위협하며 바리케이드 철거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몸싸움이 일어나 23명이 연행됐다. BBC 중문망은 “시위대와 홍콩 정부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기만 하면 조폭이 시위대에 난입하거나 당국이 대화를 거부하는 식으로 사태가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시위대와 타협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정부와 학생 시위대가 대화에 합의하자 다음날 몽콕(旺角) 점거지에 국제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 출신들이 나타나 시위대를 습격해 대화가 무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인민일보 해외판은 이날 1면 칼럼에서 “시위로 생계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는 홍콩 시민들이 시위를 더 참기 어려운 지경이어서 (시위대에 점거당한) 길을 되찾으려 계획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해산 행동’이 조만간 시작될 것 같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술 담배 판매 등 청소년보호법 위반 50개 업소 적발

    여성가족부는 새학기를 맞아 9월 한달 동안 서울, 수도권 등 전국 26개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경찰관서, 유해환경감시단과 합동으로 점검한 결과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한 50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중 담배 판매(22건), 술 판매(1건), 청소년출입금지 위반(2건), 불법 옥외 광고·간판 설치(5건) 등 위반 사례를 관할경찰서에 수사의뢰 하고, ‘19세 미만 출입·고용금지업소’ 표시위반(20건) 업소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에 시정명령 조치하도록 통보했다. 이번 단속 결과 신분증 확인 없이 청소년에게 담배와 술을 판매한 슈퍼?편의점(23곳)이 가장 많이 적발(46%)됐고, 청소년을 출입시킨 DVD방(1곳)과 밤 10시 이후 청소년 출입을 묵인한 노래방(1곳), 불법 옥외 광고·간판을 게시한 키스방(3곳)과 전화방(2곳)이 적발됐다. 특히 2013년 상반기까지 전단지 등 유해매체물이 상습적으로 무차별 배포되던 서울지역 유해업소 밀집지역에서는 관계기관의 상시 점검·단속과 여가부·경찰청·이동통신 3사간 업무협약에 따른 ‘성매매 알선 불법전화 즉시정지’ 추진 결과로 유해매체물 배포행위가 적발되지 않아 지속적인 점검·단속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점검·단속은 새학기 학교주변과 유해업소 밀집지역 등 업소의 청소년 상대 유해약물(주류·담배) 판매행위, 19세 미만 출입·고용금지업소(DVD방, 멀티방 등) 위반 행위, 청소년유해매체물 배포행위 등을 중심으로 실시됐다. 정은혜 여가부 청소년보호중앙점검단장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청소년 유해환경 노출 가능성과 청소년 흡연 증가 가능성이 높아 학교에서의 꾸준한 선도 교육이 필수적이며 가정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이 청소년 유해환경에 접촉되지 않도록 각종 유해업소에 대한 점검?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업주들의 청소년 보호 인식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사이버검열 후폭풍] 보수 고발→신속 수사→사이버 검열… 여론 통제 방정식 논란

    [사이버검열 후폭풍] 보수 고발→신속 수사→사이버 검열… 여론 통제 방정식 논란

    법무부와 검찰이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인터넷 게시판 등 공개된 사이버 공간에서의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수사에 한해 법원 영장에 따라 제한적으로 열람하는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최근의 관련 수사가 대부분 보수단체들의 고발에서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및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보수단체들이 고발하면 검·경이 수사에 착수하고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사이버 공간을 압수수색하면 사이버 검열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수단체들을 앞세워 비판 여론을 통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검·경 등에 따르면 보수단체의 고발로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주요 사건은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박 대통령 행적 의혹 보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선거법 위반 의혹’, ‘미시USA 의혹’ 등이다. 한·일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박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가토 전 지국장의 기사가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담았다며 지난 8일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청와대는 애초 해당 기사가 논란이 되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가토 전 지국장을 고발한 곳은 보수단체인 자유청년연합 등이다. 이 가운데 한 단체는 올해 안전행정부로부터 3100만원을 지원받았다. 보수단체들이 8월 6일 고발을 하자 검찰은 사흘 만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고 두달 만에 수사를 끝냈다. 6·4지방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며 자유교육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지난 10일 조 교육감을 고발한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가 수사하고 있다. 이 단체 역시 안행부로부터 올해 4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나라사랑·안보사랑 서비스’ 사업 명목으로 3300만원을 지원받는 블루유니온은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현지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뉴욕타임스 등에 박 대통령 비판 광고를 낸 한인 포털사이트 ‘미시USA’와 관련해 이 사이트의 실소유 기업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지난 6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당됐다. 이 밖에 자유청년연합 등이 다이빙벨 논란과 관련해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과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등을 사기 및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은 서울 중부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다. 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 할 수 있는 보수단체들의 고발이 검·경의 수사 명분이 되고, 이를 계기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사이버 공간을 들여다볼 수도 있어 사이버 검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연예계서 추방시키자”… 홍콩 시위 지지 연예인 수난시대

    “연예계서 추방시키자”… 홍콩 시위 지지 연예인 수난시대

    저우룬파(周潤發), 류더화(劉德華), 량차오웨이(梁朝偉) 등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현지 연예인들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격 타깃’으로 지목돼 수난을 당하고 있다. 반면 시위대에 해산을 촉구한 친중파 ‘월드스타’ 청룽(成龍)은 중국 관영 매체의 호평을 받는 등 대비를 이루고 있다. 시위로 인해 친중과 반중으로 쪼개진 홍콩의 현실이 연예계에도 고스란히 투영되는 양상이다. 1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최근 시위 지지 입장을 밝힌 연예인들을 연예계에서 추방시키자는 내용의 댓글을 퍼뜨리라는 통지문을 자체 인터넷 ‘알바 부대’인 ‘우마오당’(五毛黨)에 하달했다. 댓글 한 건당 5마오(0.5위안·약 85원)씩을 받고 공산당을 위한 여론 조작에 나서는 우마오당의 활동 인력은 최소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지문은 “매국노 같은 일부 연예인들이 중국에서 돈을 벌면서도 반중이라는 추악한 얼굴로 공공연히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데 이를 결코 용인해선 안 된다”면서 “중국 네티즌들을 상대로 이들이 출연한 작품을 거부하는 운동을 펴자는 내용의 여론을 퍼뜨려라”고 주문했다. 해당 연예인의 이름도 적시했다. 앞서 저우룬파는 지난 1일 홍콩 내 반중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이성적이고 용감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시민과 학생이 만족할 방안을 내놓으면 위기가 끝날 것”이라고 당국에 충고했다. 량차오웨이도 다음날 같은 신문에서 자신의 요구를 평화롭게 표현한 홍콩 시민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류더화도 당국이 시민을 향해 최루탄을 발포한 사건을 비판했다. 반면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 환구시보는 지난 12일 칼럼에서 홍콩 시위대에 해산을 촉구한 청룽을 치켜세웠다. 신문은 “당국은 마약, 성매매 혐의가 있는 연예인만 TV 등의 매체에서 출연을 정지시킬 게 아니라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연예인들도 봉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고 주장했다. 청룽은 지난 9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홍콩에서 일어난 사건(홍콩 시위)으로 3500억 홍콩달러(약 48조 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이성을 찾아야 한다”며 시위 해산을 촉구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관습·독재에 희생된 ‘이뤄지지 못한 사랑’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박혜영(53) 작가의 소설 ‘비밀정원’(다산북스)은 개인의 사랑과 꿈이 그 시대의 사회적 관습이나 제도, 정치에 무참히 짓밟히는 부조리를 ‘이뤄지지 못한 사랑’을 통해 통렬하게 그려냈다. 작품의 무대는 1960~80년대 강원 강릉의 한 종갓집 ‘노관’. 두 그룹의 사랑 이야기가 작품의 얼개다. 주인공 ‘이요’의 어머니 권정의와 삼촌 이율의 사랑, 학생운동에 투신한 김경수와 수녀 이안의 사랑이 그것이다. 전자는 죽음으로 치닫는 가혹한 운명의 사랑이고, 후자는 애틋하고 애절한 사랑이다. 이율은 권정의를 열일곱 살에 만나 수년간 사랑을 키웠다. 집안 간 정략결혼으로 권정의는 형의 아내가 된다. 이율은 해외로 떠났다 10년 만에 귀국한다. 형은 폐병으로 죽고 권정의만 남았다. 함께 노관을 떠나자고 했지만 권정의는 거절한다. 이율은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다. 권정의는 회한의 나날을 보내다 쓸쓸히 죽는다. 김경수는 도피 생활 중 수녀원에서 이안을 만난다. 둘은 호감을 갖고 사랑을 속삭인다. 김경수는 수배를 피해 이안과 헤어져 지방으로 내려간다. 이후 서울의 한 시위에 참석했다 잠복 경찰을 피해 도망가던 중 학교 건물에서 떨어져 죽는다. 이율과 권정의는 사회적 관습에 의해, 김경수와 이안은 독재 정치로 인해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작가는 “사랑에만 매몰되지 않되 시대의 질곡을 얘기하고 싶었다. 사랑은 신이 주신 큰 선물인데, 평생 한 사람만을 마음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선 완숙한 사랑, 이뤄지는 사랑을 다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는 50대에 문학상을 수상하며 늦깎이로 등단해 화제를 모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총장 사퇴까지… 개혁에 시름하는 상아탑

    총장 사퇴까지… 개혁에 시름하는 상아탑

    지난 8월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평가에서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이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총장이 물러나는가 하면 법정 공방도 난무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덕성여대 홍승용 총장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달 30일 사퇴했다. 대학 관계자는 13일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되면서 총장으로서 책임을 느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홍 전 총장이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았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충북 청주대는 두 달 넘게 대학 운영이 마비될 정도로 극심한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학생들과 일부 교직원이 김윤배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김 총장은 “정상화를 이룬 뒤 나가겠다”며 완강히 버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친(親)총장 측 교직원들의 집기를 꺼내고, 학교 측은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를 막기 위해 총장실을 폐쇄하는 등 사태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교수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김 총장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총학생회도 일부 학생이 시위 과정에서 김 총장 전용차에 치여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지난해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됐다가 올해 탈피한 상지대는 김문기 총장 문제로 시끄럽다. 사학 비리 전력자인 김 총장은 학교 안팎의 사퇴 요구에도 요지부동이다. 학교 측은 교육부에 학교 운영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학생과 교수들은 김 총장 사퇴만이 해결책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교육부도 재단에 대한 감사 등으로 김 총장 측을 압박하고 있다. 상지대 관계자는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후폭풍’을 지켜보는 다른 대학들도 속내는 편치 않다. ‘부실대학’ 지정이 남 일이 아닌 탓이다. 특히 내년부터 새로운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시작되는 데다 평가지표에 주관적인 항목이 대거 포함되면서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새 대학구조개혁 평가 작업은 당장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서울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곧 시작되는데 아직 구체안도 나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공청회 등도 없이 새로운 대학평가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 “결국 공론화보다는 교육부 의지가 우선이란 방증 아니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美·中 갈등으로 번지는 홍콩 우산혁명

    美·中 갈등으로 번지는 홍콩 우산혁명

    홍콩 정부가 학생 시위대와의 대화를 취소하고 이에 시위대는 정부청사 재봉쇄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동안 잦아드는 듯했던 시위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시위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고 나서 미·중 갈등으로 비화될지도 주목된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지난 10일 1면 칼럼을 통해 “홍콩 시위를 앞두고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책임자와 홍콩 시위를 이끄는 핵심 인물들이 만나 시위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있다”면서 “미국 내 일부 세력이 홍콩 시위를 부추기고 조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비영리단체인 NED는 미 국무부 산하 기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신문은 특히 “미국 측이 아무리 부인해도 미국 정부와 비정부기구 그리고 신문·방송이 홍콩 시위 문제를 처리·간여하는 수법으로 볼 때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발발한 ‘색깔 혁명’에서 보여진 미국의 그림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을 물고 늘어졌다. 이에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현재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운동과 관련된 개인이나 단체, 정치단체 등을 조종하고 있지 않다”면서 “인민일보에서 제기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고 홍콩라디오가 11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홍콩 시위 배후로 미국을 겨냥한 것은 국내 민심을 다잡는 것은 물론 홍콩 시위를 빌미로 미국이 중국에 가할 수 있는 공격에 대한 선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오는 11월 예정된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직후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중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미 의회 산하 대중집행위원회가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인권상황이 악화된 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낸 데 대해서도 “홍콩사무는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외국 정부나 기구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의회인 입법회 내 친중파 의원들은 “이번 시위의 조직과 동원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그 기획자와 자금 출처를 조사해 배후를 가려내야 한다”며 시위 배후 조사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편 홍콩 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12일 TV담화에서 “정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나면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며 시위대를 상대로 무력 진압을 경고했다. 이는 시위를 주도하는 대학생 연합단체인 홍콩학생전상연회 측이 10일 밤 “정부가 시위대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청사를 재점거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한 답으로 나온 것이다. 홍콩 시위는 정부와 시위대 간 대화 선언으로 한동안 잦아드는 듯했으나 당국의 갑작스러운 대화 파기 선언으로 시위 인파가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수만 명 수준으로 불어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쏘지 마”… 美미주리 분노의 시위

    “쏘지 마”… 美미주리 분노의 시위

    ‘쏘지 마’, ‘흑인 살인을 멈춰라’. 지난 8월 백인 경찰의 총격에 10대 흑인 청년이 사망하고 난 뒤 인종갈등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 미주리주에서 11일(현지시간) 흑인 등 유색인종 시위대 3000여 명이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이틀째 거리행진을 하며 인종 차별과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했다. 뉴욕타임스는 “마치 ‘퍼거슨 사태’가 재연된 것 같다”고 전했다. ‘저항의 주말’로 이름 붙은 이번 시위는 지난 8일 퍼거슨에서 불과 18㎞ 떨어진 세인트루이스시 남부 사우에서 10대 흑인 소년 본더릿 마이어스(18)가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데 따른 것이다. 가족들은 마이어스가 비무장 상태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먼저 공격을 받았다고 맞서고 있다. 핸즈업유나이티드 등 시위를 계획한 시민단체들은 성명에서 “흑인사회가 다시 분노했다”면서 “경찰이 우리에게 최루가스를 살포하고 고무총탄을 발포했지만 정의를 위한 우리의 행진을 멈출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13일까지 대규모 항의 시위와 행진을 펼칠 계획이다. 10일 오전 첫 시위는 클레이턴에 있는 세인트루이스카운티 검찰청 앞에서 보브 매컬러스 검사에게 퍼거슨 사태의 시발점이 된 윌슨 경관의 기소를 촉구하는 행진으로 시작됐다. 시민단체들은 11일에는 경찰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제단을 만들고 관을 든 채 퍼거슨 경찰서까지 촛불 행진을 벌였다. 세인트루이스시 당국은 비상 경계령을 발동했지만 시위는 폭력 사태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정리 필요하다고 결론나면 최소한의 무력 사용할 수 있다”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정리 필요하다고 결론나면 최소한의 무력 사용할 수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12일(현지시간)로 보름째로 접어든 가운데 정부가 무력 진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이날 홍콩 TVB 방송에서 “도심 점거 운동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지만, 혁명으로 볼 수는 없다”며 “무력으로 시위 현장을 정리하거나 학생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지만, 최종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결론나면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전인대의 입장이 변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렁 장관은 ‘호주기업 자금 수수 미신고 의혹’과 관련해 “법률과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내가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주 일간 디 에이지(The Age)가 지난 8일 렁 장관이 호주기업으로부터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00만 파운드(약 69억원)를 받고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이후 일부 입법회(국회 격) 의원들은 렁 장관을 탄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렁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고 사법 당국과 의원들에게 렁 장관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시위대 수천 여명은 전날 밤 정부청사 부근 도로에서 선거 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이 가운데 2000여 명은 이날 새벽까지 밤샘 농성을 했다. 학생시위대 지도부는 전날 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번 시위는 ‘색깔혁명’(정권교체 혁명)이 아니라 진정한 보통선거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학생운동 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의 조슈아 웡 치-펑(黃之鋒) 소집인(위원장)은 “(중국이) 어떻게 답하는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홍콩 시민은 민주주의 요구가 무시되는 한 시위 현장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의 아그네스 차우 대변인(17·여)은 장기간의 시위에 따른 정신적, 육체적 피로 등을 이유로 대변인에서 사퇴했다. 12일 새벽 몽콕에서는 사복경찰과 시위대가 서로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며 충돌해 3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이후 몽콕에서 체포된 사람은 18∼71세의 남성 43명, 여성 4명 등 47명에 달했다. 파란 리본을 단 친중(親中) 단체 회원 수십 명은 이날 오후 몽콕에서 시위대의 철수를 요구하며 시위대와 대치했다. 시위대가 점거한 몽콕의 도로에서 포럼을 개최하려던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대학학생회 연합체)와 정당 대표들이 ‘무임승차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시위대에 의해 제지당하는 등 시위대 내 내분 조짐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무섭다”,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텐안먼 사태 재발되는 것 아닌가”,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대단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삼척 원전 주민투표 85% “철회”… 향후 전망은

    [이슈&이슈] 삼척 원전 주민투표 85% “철회”… 향후 전망은

    강원 삼척시가 실시한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는 유치 반대로 결론 났지만 정부와의 갈등이 예고되는 등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척시는 지난 9일 원자력발전소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해 투표 참여자 2만 8867명 가운데 2만 4531명(84.97%)이 원전 유치에 반대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시는 시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확인한 만큼 정부로부터 원전 유치 철회를 이끌어 낼 작정이다. 우선 정부를 설득해 원전 예정 고시지역 철회와 전원(電源) 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고시 해제를 신청할 예정이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원전 유치 과정에서 주민 서명이 허위 조작됐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졌고 이번 투표를 통해서도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나타난 만큼 연말까지 원전을 백지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정부에서도 삼척시민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삼척 원전 백지화 절차를 서둘러 철회하거나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한발 더 나가 “정부에서 원전 예정구역 지정고시를 철회해 주면 2020년까지 8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200㎿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주민투표 이전부터 “원전 시설의 입지·건설에 관한 사항은 관련법상 국가 사무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삼척시선거관리위원회도 “주민투표법 제7조에 따라 국가 사무인 원전 유치 신청 철회는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며 위탁사무를 맡지 않았다. 결국 원전 찬반 주민투표는 시민들 스스로 만든 주민투표관리위가 주관, 자체 투표인명부를 만들어 투표를 진행했다. 산업부는 주민투표가 끝난 뒤에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추진하는 국가 사무에 주민 찬반투표가 이뤄져 유감”이라며 “원전 건설에 법적 하자가 없는 만큼 주민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원전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정부가 반대하고 배제된 주민투표 결과를 놓고 삼척시가 정부를 설득하기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당장 13일에는 전·현직 삼척시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나란히 출석해 원전 유치 과정을 놓고 설전을 벌일 전망이다. 인구 7만 4000명 규모의 중소도시 삼척에서 원전 논란이 불거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삼척시민들은 1991년 정부에서 삼척 덕산지구에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뒤 7년 동안 반대 투쟁을 벌여 1998년 12월 원전 계획을 백지화한 전례가 있다. 이광우 시의원은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정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1990년대 원전 반대투쟁 때보다 더 심각한 반발이 따를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길 시민들은 기대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번 찬반 주민투표까지 이어진 삼척 원전 추진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낙후된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며 시가 당시 원전 유치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고 의회에서 가결되면서 본격화됐다. 정부의 제7차 에너지 수급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1500㎿급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에 따랐다.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에 신규 원전 건설부지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원전 유치 서명운동까지 벌여 마침내 이듬해 12월 경북 영덕군과 함께 한수원으로부터 원전 후보지로 선정됐다. 김대수 전 시장이 에너지 중심 도시를 표방하며 펼친 사업이었다. 그러나 같은 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여론은 급격히 원전 반대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강원도는 원전 후보지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고, 비록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원전을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은 원전 공사 중지 가처분 소송까지 벌였다. 6·4 지방선거에선 원전 유치 찬반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선거 결과 원전을 추진하던 김대수 전 시장은 낙마하고 원전 반대를 주장하던 김양호 시장이 당선되면서 원전 반대운동이 힘을 얻었다. 김양호 시장은 발 빠르게 원전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해 가결시킨 뒤 투표를 실시, 정부를 상대로 설득할 발판을 마련했다. 김양호 시장은 “올해 말로 예정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반드시 원전 건설 예정 부지 지정고시 철회를 이끌어 내겠다”며 주민투표를 했다. 최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지역구가 삼척인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 삼척시와 인접한 강릉·동해시 등도 원전 반대운동에 가세했다. 주민투표는 원전 유치 반대로 일단락됐지만 주민들의 원천 유치반대 목소리는 더 커졌다. 벌써 정부를 상대로 시민궐기대회 등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주민투표 이전보다 긴장감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 원전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은 정부와 국회 농성 등 대정부 투쟁까지 거론하고 있다. 마을마다 여전히 원전 반대를 주장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원전 예정 부지인 대진 지역에서 3㎞쯤 떨어진 근덕면 네거리에도 ‘핵 발전소 몰아내자’, ‘핵으로부터 청정 동해안을 지키자’ 등 지역 단체들이 내건 반핵 현수막 수십 개가 거리를 메우고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보니 지나다니는 사람보다 현수막 수가 더 많을 정도다. 원전 예정지인 근덕마을에서 평생 살았다는 농민 이모(73)씨는 “2년 전에도 핵 발전소는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이 더 많았는데 삼척시가 서명부를 편법으로 작성하면서까지 핵 발전소를 밀어붙여 일이 여기까지 왔다”면서 “발전소를 건설할 돈으로 차라리 대형 관광단지나 항만을 건설하는 게 주민들을 위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원전 반대 시민들은 그동안 ‘안전이 우선 되지 않는 원전 유치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원전 반대를 위해 수차례 궐기대회도 갖고 김대수 전 시장의 소환 활동도 펼쳤다. 3년 넘게 1인 시위와 촛불시위도 이어왔고 반대 단체와 시민들이 모여 ‘3보 1배 행진’도 했다. 김대호(60) 근덕면 원전반대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처럼 원전의 안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주민투표를 통해 시민들의 뜻이 원전 반대로 나온 이상 정부에서는 삼척 원전을 반드시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표에 응하지 않는 등 말 없는 찬성 쪽 시민들도 상당수 있다. 찬성 쪽은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거점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에서 계획하는 1500㎿급 원자력발전소 4~6기(사업비 24조원)가 가동되는 67년 동안 해마다 800억~1000억원씩 모두 6조 2000억원의 지원금이 지역을 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분열된 의견을 아쉬워했다. 원전이 삼척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지역에서 고립될까 자신의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시민은 “새 시장 취임 뒤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쪽은 말을 꺼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상당수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방식으로 의사표현을 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모(48)씨는 “발전소가 들어와야 인구가 늘고 상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는 자영업자들도 많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연우(63) 원자력산업유치협의회 공동대표는 “한때 석탄과 시멘트 생산단지로 34만명의 인구와 경제력을 자랑하던 삼척이 이제는 7만 4000명 수준의 퇴락하는 도시로 변했다”면서 “원자력을 바탕으로 한 막대한 정부 지원과 고용창출로 삼척이 새로운 도약의 원동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산업단지로 시작된 근덕면 대진 지역(부남·동막리) 일대 317만 8292㎡의 원전 부지가 태양광발전단지로 변신에 성공할지, 주민투표가 원전 반대로 끝났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침묵하는 찬성 쪽 시민들과 ‘원전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국가 사무’임을 주장하는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삼척시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홍콩 도심 점거 보름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12일(현지시간)로 보름째로 접어든 가운데 정부가 무력 진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이날 홍콩 TVB 방송에서 “도심 점거 운동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지만, 혁명으로 볼 수는 없다”며 “무력으로 시위 현장을 정리하거나 학생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지만, 최종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결론나면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전인대의 입장이 변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렁 장관은 ‘호주기업 자금 수수 미신고 의혹’과 관련해 “법률과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내가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주 일간 디 에이지(The Age)가 지난 8일 렁 장관이 호주기업으로부터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00만 파운드(약 69억원)를 받고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이후 일부 입법회(국회 격) 의원들은 렁 장관을 탄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렁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고 사법 당국과 의원들에게 렁 장관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시위대 규모는 현지시간 오후 5시30분 현재 애드미럴티(金鐘) 400여 명, 몽콕(旺角) 100여 명, 코즈웨이베이 50여 명으로 추산됐다.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소식에 네티즌들은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홍콩시민들 힘내길”,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어떻게 될까”, “홍콩 정부 무력 진압 가능성 경고, 잘 해결되기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금 수수에 탄핵 위기… 中, 렁춘잉 장관 버리나

    자금 수수에 탄핵 위기… 中, 렁춘잉 장관 버리나

    홍콩 시위대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처한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이 사태 해결을 위해 렁 장관 버리기 수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문판은 10일 렁 장관의 정치자금 수수 스캔들이 불거진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 “정치자금 부당 수수 의혹을 사유로 렁 장관을 물러나게 한다면 시위대의 요구를 간접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그의 사퇴를 이끌 절묘한 카드”라고 주장했다. 시위대가 홍콩의 진정한 직선제 실시와 렁 장관의 사퇴를 양대 조건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중국에 충성한 렁 장관이 뇌물 의혹으로 사임한다면 중국 당국과 시위대가 절충점을 찾을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호주 페어팩스 미디어 그룹은 지난 8일 렁 장관이 행정장관 선거 출마 선언 닷새 뒤인 2011년 12월 호주 엔지니어링 회사인 UGL로부터 자문을 해 주기로 하고 400만 파운드(약 70억원)를 받았으나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렁 장관 측은 취임 전 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기사가 보도된 뒤 호주 내 일부 의원은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당국에 사건 수사를 요청했다. 홍콩 야당 의원들도 감사원 격인 염정공서에 렁 장관을 고발했으며, 이에 림스키 위안 율정사 사장(법무장관격)은 편파 수사 의혹을 피하고자 케이스 영 검찰총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한편 홍콩 정부가 전날 시위대와의 대화를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로 학생 시위대가 속속 집결하면서 한동안 잦아들던 홍콩 시위 열기가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애드미럴티 대로에는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시위 인파가 전날 300여명에서 다시 수만명 수준으로 불어났다고 명보가 전했다. 대학생 연합단체인 홍콩학생전상연회 측은 “12일까지 정부가 시위대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시위 점거 지역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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