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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형 칼럼] 유리그릇 ‘평창 평화’

    [이경형 칼럼] 유리그릇 ‘평창 평화’

    유리그릇은 잘 다루지 않으면 깨지기 쉽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한 선수단의 개·폐막식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단일팀 구성, 북한 예술단의 남쪽 공연 등 ‘평화올림픽’으로서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3월 중순에 끝나는 패럴림픽까지 각종 행사를 순조롭게 진행하려면 유리그릇처럼 조심스럽게 다뤄 나가야 한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간에는 판문점, 경의선, 동해선 등 3대 육상 연결 통로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단절된 남북 교류가 복원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남북 선발대에 이어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은 판문점을 통해, 북측 올림픽 선수단, 응원단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온다. 금강산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한 우리측 방북단은 동해선 육로로 올라간다. 평창평화올림픽을 유리그릇에 비유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 바로 전날 대규모 군 열병식을 개최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저께 2월 8일을 ‘2·8절’(건군절)로 공식 지정하고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병력 1만 3000여명, 200여대의 각종 장비를 동원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모처럼 한반도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평화 올림픽’ 이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공개하는 무력 시위를 벌인다면 북한의 평창 참가는 빛을 잃을 것이고 북 예술단의 남쪽 공연도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 다음으로 남북한이 평창 평화올림픽을 활용하려는 목적이 서로 달라 공통 기반이 약한 것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평화를 사랑하는 책임 있는 핵 강국”(신년사)으로서 “북핵이 있어도 평화롭다”는 것을 올림픽 무대에서 보여 주는 것이 목적이다. 대규모 응원단과 예술공연단 등을 남쪽에 보내 남한과 국제사회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재개된 남북 대화를 지렛대로 하여 북·미 대화를 유도해 ‘비핵화 평화’를 견인하는 것이다. 남북한이 평화 올림픽을 추구하는 공통 기반은 “남북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대북 군사적 행동은 없다”는 지난 1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급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북핵 평화’와 한·미 양국이 추구하는 ‘비핵 평화’ 사이에는 괴리가 너무 크다. 이 두 지점을 연결하는 고리를 찾아야 한다. 이 고리는 전자를 후자로 전환할 수 있어야 유용하다. 그 고리를 찾으려면 유리그릇 같은 ‘평창 평화’를 잘 다뤄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남북 대화를 ‘바람 앞의 촛불’이라고 말했다. 유리그릇을 깨지 않으려면 남북한과 미국이 함께 노력해야 가능하다. 먼저 북한은 2·8절 열병식을 축소·취소하거나 평창패럴림픽 이후로 미뤄야 한다. 김일성이 1932년 4월 25일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선대의 건군 기념일에 열병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측도 평화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이 기간만이라도 이념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보수단체들이 공연 사전 점검을 위해 남쪽에 온 현송월 일행의 동선을 따라 인공기와 김정은 초상을 불태우는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 해도 자제하는 것이 맞다. 1972년 7·4 공동성명 이후 남북 대화나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북·미 협상 과정을 돌아보면 북한의 트집 잡기, 변칙 플레이, ‘벼랑끝 전술’ 등 협상술은 교묘해 판을 깨는 빌미를 줄 수 있다. 북한은 평창올림픽이 끝나더라도 평화 공세를 계속 펼 공산이 크다. 미국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으면 대화를 탐색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북한과 복원된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사회문화 교류 접촉면의 확대, 유엔 제재와 무관한 인도주의적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 한·미 양국도 4월로 연기된 합동군사훈련의 재개를 준비하더라도 ‘남북 대화’ ‘북·미 탐색 대화’가 진행 중이면 훈련의 강도나 규모를 조정함으로써 유리그릇 같은 ‘평창 평화’의 불씨를 살려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 수원시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 출범

    수원시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 출범

    수원이 3·1 운동의 ‘3대 항쟁지’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3월 29일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병원으로 향하던 수원 기생 30여명은 수원경찰서 앞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수원지역 3·1운동의 시발점이었다. 이 만세 운동으로 한 기생이 시위 주동자로 경찰에 체포돼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바로 수원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중 한 명인 기생 김향화(1897~?)이다. 수원시는 김향화 등 만세 운동에 참여한 기생들의 유족을 찾기 위해 제적등본 등을 뒤졌으나 당시 기생은 가명을 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름을 통해 유족을 찾을 수는 없었다. 김향화는 2009년 4월 국가보훈처로부터 대통령표창을 받고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김향화와 같은 수원지역 독립운동가의 발자취와 독립운동역사를 알리기 위한 ‘수원시 3·1운동·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24일 출범했다.기념사업 추진위는 이날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어 염태영 수원시장과 박환 수원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100명을 추진위원으로 위촉했다. 기념사업 추진위는 출범선언문에서 “3·1운동 당시 전국적으로 가장 격렬한 만세시위를 펼치고,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 수원지역이었다”면서 “3·1 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통일 한국을 준비하고자 수원시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을 펼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념사업 추진위는 2019년까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주제로 역사교육을 하고, 수원지역 독립운동 인물 및 3·1운동 콘텐츠를 발굴하는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3·1운동·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강, 수원지역 출신 독립운동가 항일 유적지 답사, 청소년 역사 대토론회, 3·1운동 독립운동가 거리 조성, 기념조형물 건립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염 시장은 “수원은 전국에서 가장 뜨겁게 독립 의지를 불태우며 3·1운동을 전국으로 퍼뜨리는 거점 역할을 했다”면서 “1919년 수원이 3·1 운동의 거점이 됐던 것처럼 2019년에도 3·1 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전국으로 퍼뜨리는 역할은 마땅히 수원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공동위원장도 “수원은 경기도 안성과 더불어 3.1운동의 대표적 성지”라며 “수원시민들은 조국을 위한 선열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을 절대 잊지 말고, 수원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사업 추진위는 오는 3월 1일 수원역에서 3·1운동·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수원은 평안북도 의주, 황해도 수안과 더불어 3·1 운동의 3대 항쟁지로 꼽힌다. 수원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는 김향화 외에 이하영(1870~1952) 목사, 필동 임면수(1874~1930), 교육가 김세환(1888~1945), ‘수원의 유관순’ 이선경(1902~1921) 등이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마케도니아 국명 사용 안돼” … 그리스 수십만명 반대 시위

    “마케도니아 국명 사용 안돼” … 그리스 수십만명 반대 시위

    그리스인 수십만명이 21일(현지시간) 이웃 국가인 마케도니아의 국명을 바꾸라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336~323년 재위)을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계승자 자리를 놓고 양국이 27년간 벌여 온 ‘역사 전쟁’의 귀추가 주목된다.●마케도니아 포함 시사 중재안 반발 극우 성향의 그리스 황금새벽당 당원들과 정교회 성직자들이 주도하는 시위대는 이날 북부 최대 도시 테살로니키에서 그리스 국기를 흔들며 “마케도니아는 그리스에 속해 있으며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시위 주최 측은 4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9만여명으로 추산했다. 이번 시위는 양국 사이의 분쟁을 중재해 온 유엔의 매슈 니메츠 특사가 지난 17일 분쟁을 해소할 중재안을 제출하면서 마케도니아의 새 국가 명칭에 어떤 형태로든지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포함될 것임을 시사한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그리스는 인접한 마케도니아 공화국이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으로부터 독립할 때부터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인 그리스 북부에 대한 소유권과 영토 확장 야욕이 숨겨겼다는 이유다. 마케도니아는 테살로니키가 속한 그리스 북부의 주(州)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스는 특히 과거 마케도니아 왕국의 수도였던 펠라가 그리스 북부에 있고 현재 마케도니아인들은 고대 그리스나 알렉산더 대왕과는 상관없는 슬라브계 민족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마케도니아는 현재 자국 영토의 상당 부분이 옛 왕국에 속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 때문에 마케도니아는 2008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문턱에서 좌절했고 유럽연합(EU)에도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새 국명 ‘뉴 마케도니아’ 등 거론 하지만 지난해 5월 마케도니아에서 실용주의 성향의 조란 자에브 총리가 집권한 이후 양국 관계는 개선될 기미를 보였다. 자에브 총리는 지난 7일 “우리의 목표는 최종적으로 EU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라며 국가 명칭을 놓고 그리스와 타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좌파 성향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이에 호응했다. 양국 협상가들은 이달 말 미국 뉴욕에서 협의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국명 분쟁을 해소할 마케도니아의 새 국명으로 ‘뉴 마케도니아’, ‘노던 마케도니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지난 14일 설문조사 결과 그리스인의 68%가 “마케도니아의 새로운 국가명에 마케도니아라는 단어 자체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고 전해 협상 과정에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남북 평창 교류] 현송월 ‘폰카 세례’… 보수단체는 인공기 불태워

    [남북 평창 교류] 현송월 ‘폰카 세례’… 보수단체는 인공기 불태워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22일 강원도 강릉에서 서울로 이동해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 국립극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공연 후보지를 차례차례 둘러보며 시민들과 마주쳤다. 일부는 현 단장 일행의 방문을 반대하고 일부는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대부분은 현 단장의 모습이 흥미로운 듯 구경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해 사진을 찍는 등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이날 오전 11시 서울역 광장에서는 보수단체인 대한애국당 소속 당원들이 현 단장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현장에서 한반도기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 인공기 등을 태우기도 했다. 경찰이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자 “여기는 대한민국이다”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또 “대한민국 정체성이며 상징인 태극기를 없애고, 국적 불명 한반도기를 등장시키고, 북한 응원단과 북한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한다는 것은 강원도민과 평창주민의 땀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현 단장 일행은 시위 장면을 힐끗 바라보는 듯했지만 소각 퍼포먼스 전에 서울역을 벗어났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 혐의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신고를 하지 않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제창하고 인공기를 불에 태우는 등 소훼 행위를 한 부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역을 떠나 잠실롯데호텔에 도착한 현 단장 일행은 1시간 20분가량 머물며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이동해 15분가량 내부를 둘러본 뒤 오후 1시 24분쯤 체육관을 나왔으며 1시 35분쯤 장충체육관에 도착했다. 1시 43분쯤 현 단장 일행이 버스에서 내리자 ‘교육행정문화’ 조채구(56) 대표가 “민족의 이름으로 뜨겁게 환영한다”고 외치자 현 단장이 환한 웃음으로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며 장갑을 낀 왼손을 흔들었다. 조 대표는 “점검단을 대환영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북한 예술단 공연이 남북 관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으면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잠실롯데호텔을 지나는 현 단장 일행을 지켜본 김옥임(71·여)씨는 “북한 응원단이 와서 공연을 하는 건 좋은데 아직까지 북한을 믿을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든다”며 “이 기회에 대화도 넓히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가 만나 통일로 나아가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에 들어서는 현 단장 일행을 구경 나온 강모(33)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좋아질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이런 시도를 계속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평창올림픽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북한 응원단 소식 등이 뉴스에서 많이 다뤄지면서 관심이 생겼고 개막식도 챙겨 볼 것 같다”고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긴급조치 위반 3명에게 40년 만에 ‘무죄’

    긴급조치 위반 3명에게 40년 만에 ‘무죄’

    40여년 전 ‘대통령 긴급조치 9호’(이하 긴급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옥살이한 3명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대전지법 제12형사부(박창제 부장판사)는 22일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기소된 3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피고인 3명은 모두 다른 사건으로 기소됐다. A씨는 1975년 4월 초 대전교도소 인쇄공장에서 기결수 등에게 “대한민국 국민은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힘들다. 그 이유는 정부에서 전부 착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월 30일 오후 2시쯤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그만두고 새 영도자가 나와야만 국민이 살기가 나을 것”이라며 수 차례 정부를 비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같은 해 9월 29일 오전 8시 30분쯤 노인회관 앞길에서 “이북 청년들을 동원해 청와대 습격을 하려고 했던 사람이다. 돈 보따리를 싸다가 박정희를 줘서 살게 됐다”는 등 발언을 해 기소됐다. B씨는법원에서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C씨는 1978년 9월 16일 서울 동대문구 주거지에서 “유신헌법으로 인해 반공교육에 차질 있다”는 제목의 서신을 청와대로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월,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긴급조치 9호는 유신헌법 철폐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화운동이 거세지자 이를 탄압하려고 1975년 5월 13일 선포됐다. 유언비어의 날조·유포, 사실의 왜곡·전파행위 등을 금지하고, 집회·시위 또는 신문·방송·통신에 의해 헌법을 부정하거나 폐지를 청원·선포하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이는 사법적 심사 대상이 되지 않았고,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4월 18일 “긴급조치 9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긴급조치 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유신헌법에 위반돼 위헌·무효이고, 현행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위헌·무효”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따라 검찰은 지난해 10월 20일 이들 3명의 사건에 대해 모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적용 법령인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이어서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겨울 백악관’서 샴페인 파티 물거품… 美 전역선 反트럼프 여성행진 ‘찬물’

    ‘겨울 백악관’서 샴페인 파티 물거품… 美 전역선 反트럼프 여성행진 ‘찬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 등으로 우울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명 ‘겨울 백악관’인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고, 재선을 위한 기금모금 행사를 열면서 취임 1년의 기쁨을 만끽할 계획이었지만 셧다운으로 물거품이 됐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팜 비치의 별장에서 열리는 기금모금 파티 등 1주년 축하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백악관을 지킨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갇혔고, 기금모금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23일 스위스 다보스 참석 불투명 오는 23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참석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국가 기능이 마비된 현 상태에서 대통령의 외유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멀베이니 국장은 “다보스 포럼 참석 문제를 하루 단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정치·경제 이슈를 토론하는 자리로 글로벌 리더들의 집결지인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일인 26일 특별 연설 일정을 잡아 놓은 상태다. 백악관 참모들과 행정관들로 구성된 선발대는 이미 다보스 현지에서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온 터라 자유무역 증진을 놓고 미국과 다른 국가 정상 간 논쟁이 주요 이슈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0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참석 이후 미국 대통령으론 18년 만에 다보스 포럼에 등장하는 것이라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의 주목을 다시 한번 집중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만약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지 못하면 이때로 예정해 놓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도 무산된다. 가뜩이나 셧다운으로 우울한 가운데 미국 대통령 1주년 기념일이 무색하게 미국 전역에선 반트럼프 시위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이날 수백만명의 미국 시민들이 워싱턴과 뉴욕,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반대하는 대규모 ‘여성행진’(Women’s March) 행사를 열었다. ●“광대 뽑아 서커스 보고 있다 ” 비판 기본적으로는 여성의 권익을 높이자는 취지의 행사였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이나 인종주의 논란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가 쏟아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시위대는 ‘소녀처럼 싸우자’, ‘광대를 뽑아 서커스를 보고 있다’거나 트럼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빗대고 ‘탄핵에 들어가야 한다’는 등의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CNN은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간 혼란스러운 상황과 맞물려 더욱 많은 여성이 거리로 나왔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하지원 동생’ 전태수 사망…“우울증 증세 있었다”

    ‘하지원 동생’ 전태수 사망…“우울증 증세 있었다”

    배우 전태수가 사망했다.소속사 해와달엔터테인먼트는 하지원의 동생인 배우 전태수가 21일 운명을 달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인은 평소 우울증 증세로 꾸준히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호전돼 최근 연기자로서의 복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던 중이었다. 소속사 측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과 지인들 모두 비통함 속에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전태수 씨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도 조예가 깊던 순수한 아티스트였다. 모쪼록 추측성 기사나 악성 댓글 등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장례는 가족 친지들과 지인들만 참석해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다. 전태수는 2007년 투썸 뮤직비디오 ‘잘지내나요’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사랑하기 좋은 날’ ‘몽땅 내사랑’ ‘왕과 나’ ‘성균관 스캔들’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등에 출연했다. 2014년 중국 장시위성TV 드라마 ‘은혼일기’가 최근작이다. 이하 소속사의 공식입장 전문. 무거운 소식으로 연락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배우 전태수 씨가 1월 21일, 향년 34세의 나이로 운명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고인은 평소 우울증 증세로 꾸준히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호전되어 최근까지도 연기자로서의 복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던 중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과 지인들 모두 비통함 속에 고인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전태수 씨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도 조예가 깊던 순수한 아티스트였습니다. 모쪼록 추측성 기사나 악성 댓글 등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장례는 가족 친지들과 지인들이 참석하여 최대한 조용하게 치를 예정입니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경건하게 추모할 수 있도록, 장례식장에서의 취재 또한 금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가는 길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참여국 투자 빌미로 영향력 넓히는 中…차이나 드림? 차이나 트랩!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참여국 투자 빌미로 영향력 넓히는 中…차이나 드림? 차이나 트랩!

    중국 사상 최대의 인프라투자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 주변 나라들에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페어뱅크 중국연구센터 패트릭 멘디스 연구원과 조이 왕 군사 분석가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공동 기고한 글을 통해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가로 대규모 투자와 차관 등을 제공받은 주변 국가들이 되레 ‘빚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리랑카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고 SCMP가 전했다.‘일대일로’의 일대(一帶·One Belt)는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이고, 일로(一路·One Road)는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양 실크로드를 말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3년 주창한 이 프로젝트는 중국과 동남아, 중앙아, 아프리카, 유럽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해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하는 전략이다. 미국 폴슨 연구소 등에 따르면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이 사업은 항구와 도로, 공항,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건설을 통해 중국을 중앙아와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 등 일대일로 영향권에 놓인 연변(沿邊) 65개국과 촘촘히 연결해 세계 인구의 63%(44억명),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29.3%(21조 달러, 약 2경 2300조원)를 담당하는 ‘경제 블록’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연변 65개국에 일대일로 사업 동참을 요청하며 상대국에 대규모 투자와 차관, 경제협력 등의 ‘당근’을 제시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미비와 투자재원 부족에 어려움을 겪던 연변 개발도상국들은 중국의 ‘파격적인 제안’에 두 손 들고 환영하며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차관 제공이라는 달콤한 유혹은 곧 ‘빚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스리랑카 등이 여실히 보여준다. 마힌다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은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손을 벌리기보다 중국 차관을 도입해 인프라 건설에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 차관으로 건설된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구의 이용률이 낮아 적자가 쌓이자 스리랑카는 2016년 지분 80%를 중국 국유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매각하고 99년간 항구 운영권을 넘기기로 했다. 국부 유출과 주권 훼손이라며 반대 여론이 강해지자, 스리랑카와 중국은 지난해 재협상을 통해 합작법인을 설립해 우선 중국 지분 비율을 70%로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50%까지 끌어내리기로 합의했다. 자오상쥐는 지난달 합작법인 지분 인수금 11억 2000만 달러 가운데 1차분(2억 9200만 달러)을 스리랑카에 지급하고 항구 운영권을 인수했다. 라자팍사에 이어 취임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대중 의존정책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차관 재협상을 통해 중국 영향권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헛수고만 한 셈이다. 중국이 차관이나 대출로 인프라 건설 등을 도와준 후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천연자원이나 인프라 운영권 등을 빼앗는 전략을 쓴 것이다. 멘디스 연구원은 “일대일로는 ‘하나의 띠, 하나의 길’이 아닌 ‘하나의 길, 하나의 함정’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일대일로 참여국은 중국의 전략이 불러올 이런 함정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스리랑카뿐 아니라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네팔, 에티오피아, 케냐 등 연변 65개국 모두가 이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중국이 미얀마에 36억 달러를 투자해 6000㎿급 미트소네댐을 건설하려던 사업이 중단된 경우도 그 사례 중 하나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서 환경 보호를 무시하고 불공정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불만이 집단 시위로 터져 나온 것이다. 과거 미얀마 군사정부가 중국과 협력해 카친주 이라와디강에 건설하기로 했던 이 댐은 중국이 건설비용 대가로 전력의 90%를 끌어다 쓴다는 계획이었지만, 환경 파괴를 우려한 주민의 반대 속에 2011년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재개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대일로 참여국 정부들이 중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중국 기업에 지불하고, 중국인 노동자와 중국산 자재를 수입해서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일대일로’ 사업인 ‘중·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통해 인더스강에 디아메르 바샤댐을 건설하기로 했다. 바샤댐은 높이 272m, 시설용량 4500㎿로수력발전소로는 파키스탄 최대 규모다. CPEC는 중국 신장(新疆)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을 잇는 3000㎞ 구간에 460억 달러를 들여 고속도로·철도·송유관·광통신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망을 뚫고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길을 확보하고, 파키스탄은 낙후한 인프라를 현대화해 경제 발전을 꾀한다는 구상이었다. 파키스탄은 ADB 등 국제금융기관이 투자를 받아 건설비를 충당하려고 했으나 건설 예정지가 인도와 파키스탄 영토분쟁 중인 카슈미르 지역이어서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이에 중국은 댐 건설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소유권을 갖고 건설 인력도 중국 싼샤(三峽)댐 건설 인력 1만 7000명으로 충원하기로 했다. 중국이 댐 건설의 이득을 독차지한 셈이다. 당초 중국이 일대일로’ 참가를 요청하며 홍보해 왔던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없다고 판단한 파키스탄은 중국과의 협력을 중단하고 자체 재원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순항해 왔던 CPEC 사업은 제동이 걸린 것이다. 네팔도 지난해 11월 중국 거저우바(葛洲?)그룹에 25억 달러 규모의 부디 간다키 수력발전댐 건설 공사를 맡기려던 계획을 파기했다. 카말 타파 네팔 부총리는 “각료회의에서 거저우바그룹과 합의한 부디 간다키 수력발전댐 건설 공사 계약이 변칙적이고 경솔했다고 결론 내리고 의회 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계약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팔은 지난해 5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하고 한 달 뒤인 6월 1200㎿급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거저우바그룹과 체결한 바 있다. 콘스탄티노 자비에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중국은 통상적으로 대규모 투자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당 국가에 손해가 되는 투자 계획을 받아들이게 한 다음, 그 ‘채권’을 빌미로 전체 프로젝트를 모두 삼키거나 그 국가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에 중국제 레이더와 미사일, 자주 다연장 로켓포 AR3 12대를 배치하도록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 베이팡(北方)공업이 개발한 AR3는 지대지 공격에 사용하지만 사정거리가 220㎞에 달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까지 타격 가능하다. 중국의 이런 제안은 지난해 8월 열린 동해안 철도 기공식에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참석한 왕융(王勇) 국무위원이 나집 라작 총리에게 직접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안 철도는 일대일로 사업비 120억 달러 가운데 85%를 중국 측이 지원했고 중국 기업이 건설을 맡았다. 중국 정부는 연변 국가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자원 배분과 시장 통합을 촉진하고 균형 잡힌 지역경제 협력을 이룩하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인프라 투자가 절실한 이들 국가에 투자와 차관이라는 ‘당근’을 통해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숨은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강간 등 성범죄 늘고 가상화폐는 ‘지능화’

    강간 등 성범죄 늘고 가상화폐는 ‘지능화’

    5대 범죄 중 유일하게 증가세 교내 성폭력, 5년새 3배 늘어 비트코인 요구 랜섬웨어 위험도2018년 무술년에 가장 우려되는 범죄는 성폭력(젠더 폭력)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생 빈도와 추세를 봤을 때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일 것이란 의미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18일 치안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경찰의 분야별 정책 수립 방향을 제안한 보고서인 ‘치안전망 2018’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올 한 해 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 가운데 강간·강제추행 발생 건수만 유일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간·강제추행 사건이 2014년 2만 1055건에서 2015년 2만 1286건, 2016년 2만 2193건으로 최근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는 점에서다. ●강간·강제추행 지속적 증가세 보고서는 올해 성폭력 신고 건수도 전년에 비해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학교 폭력 가운데 성과 관련된 범죄의 발생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내 성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은 2011년 444명에서 2016년 1364명으로 5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유형별로는 몰래카메라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접촉형 성폭력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경찰 관계자는 “카메라를 이용한 ‘몰카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확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저지르는 폭력 사건도 올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학교 폭력의 집단화 경향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트폭력도 1년새 18% 급증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데이트 폭력도 경찰이 신경써야 할 주요 범죄로 꼽혔다. 데이트 폭력 가해자는 2016년 6674명에서 지난해 7888명으로 1년 사이 18.2% 증가했다. 가상화폐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와 관련한 범죄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 가운데 30% 이상이 방화벽을 쓰지 않고, 약 45%가 암호화해 정보를 주고받는 보안소켓계층(SSL·Secure Sockets Layer) 서버를 이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해킹 위험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PC에 암호를 걸고 이를 해제하는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범죄도 계속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교통 분야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 교통사고 발생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최근 5년간 불법폭력 집회 시위 발생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토대로 평화적 집회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밖에 북한 주민 탈북 경로가 다양화되면서 올 한 해 탈북민들의 사회 일탈과 범죄에 대한 치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과거사 담담하게 담은 스크린… 대중, 묵직한 울림에 눈뜨다

    과거사 담담하게 담은 스크린… 대중, 묵직한 울림에 눈뜨다

    촛불 이후 정치사회 관심 높아져 애국심 마케팅서 벗어나 객관화경쾌한 필치와 유머도 잃지 않아“데모하러 가요?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영화 ‘1987’ 속 여대생 연희(김태리)의 물음이다. 이 짧은 대사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데자뷔’를 불러일으켰다. 30여년 전 민주화혁명이라는 과거를 지난해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시위 경험과 포개는 연결고리가 된 것. ‘1987’이 그 시절을 통과한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관객들과도 큰 진폭으로 공명하며 6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이유다. 민주화혁명, 위안부 문제 등 아픈 현대사를 다루는 영화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18만명의 관객이 들어 국내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9위를 기록한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최근 사회 전체에 하나의 현상이 된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시작해 이한열의 죽음까지를 이으며 민주화를 열망했던 보통 사람들의 분투를 그렸다.자칫 무겁고 부담스러운 소재가 될 수 있는 수십년 전 현대사의 구체적인 사건과 실존 인물 등을 다룬 영화가 흥행에서도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뭘까. 국정농단 사건, 세월호 참사, 정권 교체, 적폐 청산 등 통렬한 사건들을 몸으로 체험하고 뉴스로 매일 접하던 국민의 정치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현재의 시스템을 만든 과거사를 각성하자는 인식이 거세지면서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발길이 대거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촛불시위의 경험으로 한국 관객들이 왜곡되고 비틀린 현대사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갈망이 커지며 위안부 문제나 민주화운동 등 근현대사와의 교감이 강해졌다”며 “그 역사들이 현재의 사회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만듦새다. 과거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이 엄숙주의나 감정 과잉, 애국심에의 호소 등에 짓눌린 경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만들어지는 극영화들은 사건을 우직하지만 담담한 시선으로 객관화하면서도 ‘상업영화’라는 본분에 충실하게 경쾌한 필치와 유머도 잃지 않는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과거 역사 영화들이 애국심 마케팅으로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며 ‘이래도 안 울거야’라는 식의 감동을 강요했다면, ‘택시운전사’, ‘1987’ 등은 객관화를 통해 역사를 가르치려 드는 게 아니라 담백하게 들려줌으로써 관객의 마음 안쪽에 서서히 울림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런 작품들의 등장은 최근 3~4년 새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무거운 사회고발성 이야기를 법정 드라마로서의 장르적인 재미로 풀어낸 ‘부러진 화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 등을 보면 실화를 다룬 영화들이 과거처럼 이데올로기를 앞세우고 주입시키려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장치나 새로운 방식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한 예로, 지난해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는 구청에 20년간 8000건의 민원을 한 까다로운 할머니 옥분(나문희)의 휴먼 코미디로 시작했다가 그가 위안부 피해자임을 드러내는 ‘반전’으로 호평을 얻었다. 이용수, 고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에 힘입어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채택된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아이 캔 스피크’ 공동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아이 캔 스피크’만 해도 위안부 피해자의 문제를 어둡게 그리거나 과거의 폭력을 자극적으로 전시하지 않으면서도 용기 있고 진취적인 현재의 목소리로 우리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남달랐다”며 “이처럼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다루는 영화들의 표현 방법이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데 우리 현대사가 워낙 역동적이라 이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올해도 역사적 실화나 인물들을 소재로 끌어온 영화가 다수 개봉할 예정이다. 김혜수와 유아인,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의 캐스팅 소식으로 화제를 모은 ‘국가부도의 날’은 지난해 12월 크랭크인에 들어갔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그린 영화로, 국가 부도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위기를 막으려는 자와 이를 기회로 삼는 자, 가족과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소시민 등 IMF 외환위기를 둘러싼 긴박한 서사를 담는다. 김혜수는 국가 부도를 예견하고 대책팀에 투입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 한시현 역을, 뱅상 카셀은 한국에 극비 입국하는 IMF 총재 역을 맡는다. 위안부 피해를 조명하는 영화도 또 다른 소재로 변주돼 나온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싸웠던 10명의 위안부 할머니 원고단과 이들의 승소를 위해 싸웠던 인물들의 재판 실화를 다룬 ‘허스토리’다. 김희애가 관부 재단 원고단 단장을 맡아 법정 투쟁을 이끌어 가는 문정숙 역으로, 김해숙·예수정 등의 배우가 위안부 할머니 역으로 열연한다.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맞서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말모이’도 올해 극장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조선어학회가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말모이’를 편찬하려 했던 실화를 재료로 한 작품이다.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썼던 엄유나 작가의 상업영화 감독 데뷔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마크롱 “영국 밀입국 시도 난민, 프랑스서 즉시 추방”

    마크롱 “영국 밀입국 시도 난민, 프랑스서 즉시 추방”

    새달 이민·귀화 등 난민법 개정 “佛 귀화의사 없으면 쫓아낼 것” 영국에 난민 시설 분담금 요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영토 안에서 체포한 영국행 난민을 자동 추방하겠다고 밝혔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최북단의 대서양 연안 도시 칼레 인근의 난민 수용시설을 방문해 다음달 안에 이민 및 귀화 등 난민과 관련된 법안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칼레는 유럽 대륙에서 영국으로 건너가는 길목으로, 한때 영국에 가려는 난민들이 몰려들어 불법 대형 난민촌 ‘정글’을 형성하기도 했다. 새 법안이 시행되면 프랑스에 귀화할 의사 없이 칼레항을 통해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다가 적발된 난민은 즉각 추방된다. 난민들은 칼레에서 트럭을 타고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한 해저터널을 통과하거나, 페리선을 타고 도버해협을 건너는 식으로 몰래 영국 땅을 밟았다. 이와 관련, 마크롱 대통령은 “칼레는 영국의 뒷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대책도 내놨다. 그는 이날 난민촌 경찰을 모아놓고 “일부 경찰이 난민을 폭행하거나 소지품을 압수하는 등 과잉대응을 한다는 비난을 받는다”면서 “앞으로 그런 행동을 하다가 적발되면 징계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현재 칼레에는 폭력시위 진압, 국경 수비, 난민캠프 단속 등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 1100여명이 배치돼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칼레가 정글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정글이 폐쇄되기 전까지 칼레에는 난민 1만여명이 머물렀다. 프랑스 정부는 치안·보건 등의 이유로 정글을 철거하고, 전국 각지로 난민을 분산수용 했다. 칼레 외곽 50개 캠프에 7000여명이 모여있고, 현재 칼레에는 약 700명이 남았다. 당초 마크롱 대통령은 칼레의 난민을 돕고 있는 비정부기구(NGO)를 만날 계획이었으나, NGO의 거부로 무산됐다. NGO 난민의 숙소의 부대표 프랑수아 구에녹은 “이민자들은 텐트를 가질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난민 정책에 불신을 표했다. 오는 18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예정해놓은 마크롱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양국 간 국경통제 조약 개정, 프랑스 난민시설에 대한 영국의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국경보호조약인 ‘르 투케’ 조약은 영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난민을 프랑스 영토 안에 둘 수 있다고 규정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재명, 남경필에 “서울시에 시비 말고 경기도 잘 챙겨라” 직격탄

    이재명, 남경필에 “서울시에 시비 말고 경기도 잘 챙겨라” 직격탄

    이재명 성남시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판하고 공개토론을 요구하는 남경필 경기지사를 향해 “서울시에 시비 말고 경기도 잘 챙겨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장은 17일 오후 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 지사께서 미세먼지 대책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판하더니 공개토론을 주장하는가 하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구상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며 “경기도가 서울시 정책 비판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공개토론 하자고 하는 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는 국민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국제관계까지 얽힌 복잡한 문제라 해결책이 쉽지 않다”며 “미세먼지 대책은 자치단체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경기지사는 1350만 인구를 관할하는 대한민국 최대 자치단체장으로 엄청난 예산과 권한을 직접 행사하는 위치에 있다. 지사는 미세먼지 대책이 있다면 타 지자체와 공개토론으로 자기 실력을 과시하고 다툴 게 아니라 자기 권한으로 그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는 다른 지자체 정책을 비난하고 공개 토론할 시간에 더 나은 정책 발굴과 시행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1인 시위는 권한 없는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하는 최후 저항행위”라며 “최대 자치단체인 경기도 지사가 수평적 위치에 있는 서울시장을 상대로 1인 시위를 한다는 것은 경기도민을 비하하고 모멸감을 주는 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기도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도 남 지사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 시장은 “경기도 기초의원 2인 선거구를 3∼4인 선거구로 바꾸기 위해 선거구획정위 회의나 공청회를 하자는데 왜 답이 없나. 선거구 획정위원 명단을 성남시에조차 안 주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 시장은 “대중교통 무료이용비 하루 50억원이 예산낭비라 주장하시는데, 효용성도 거의 없는 엉터리 버스준공영제 빙자해 매년 1조원씩 퍼주고, 청년 달랑 1만명 뽑아 1억씩 만들어 준다며 3600억 퍼붓는 남 지사님의 진짜 포퓰리즘 정책에 비하면 50억은 조족지혈이다”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검찰, 국정원서 돈 받아 ‘관제시위’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 기소

    검찰, 국정원서 돈 받아 ‘관제시위’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 기소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연간 수천만원의 돈을 받고 각종 관제시위를 주도했던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이 기소됐다. 검찰은 어버이연합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구 여권을 지원하며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관제시위를 벌였다고 보고 있다.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17일 추씨를 국정원법 위반, 명예훼손, 공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추씨는 국정원으로부터 소정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2010∼2013년 각종 정치 이슈를 놓고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지닌 인사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격하는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송영길·박지원 의원 규탄 시위, 2011년 5월 야권통합 운동을 하던 배우 문성근씨를 겨냥한 시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분위기 규탄 시위 등을 추씨가 주도한 주요 관제시위 사례로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3년 8월 CJ그룹 본사 앞에서 좌편향 기업이라고 규정하며 정치풍자 프로그램을 폐지하라고 촉구하는 규탄시위를 벌이고, 이를 중단하는 대가로 CJ 측에서 현금 1000만원과 120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 등 금품을 갈취한 혐의도 추씨에게 적용했다.이밖에 추씨는 2009년 4대강 사업을 반대한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당시 교수)을 규탄하는 시위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시위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나 범죄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추씨가 이와 같은 관제시위의 대가로 개인 계좌와 차명계좌를 통해 거액을 지원받았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을 기소하면서 어버이연합 등에 연간 7천만원 안팎의 돈을 건넨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검찰은 추씨가 이 자금을 받아 어디에 썼는지도 계속 추적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추씨를 기소하면서 원세훈 전 원장 등 국정원 직원들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앞 집회 논란’ 헌법 앞에 서다

    ‘청와대 앞 집회 논란’ 헌법 앞에 서다

    ‘청와대 반경 100m’ 구역에서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이 ‘위헌심판대’에 올랐다.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16일 “청와대 앞 100m 이내 장소에서 모든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집회·시위 장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행 집시법 11조는 청와대뿐만 아니라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 공관 등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 장소에서 옥외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참여연대 측은 “청와대 주변 100m 공간도 시민들이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데 있어 예외 공간일 수 없다”면서 “위험성이 없는 소규모 비폭력집회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의 경호상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 관저는 청와대 외곽 담장을 기준으로 100m 이상 거리가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관저는 이미 대통령경호법과 테러방지법 등으로 중첩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면서 “청와대 앞길 통행이 24시간 허용되고 있고, 이미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청와대 앞 100m 이내 집회는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앞 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은 처음이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국내 외교기관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참여연대가 2013년에 낸 ‘국회 앞 집회 금지’에 대한 헌법소원과 2016년 ‘법원 앞 집회 금지’에 대한 위헌 제청 등은 계류 중이다. 청와대 등 국가 주요 시설물 주변 집회 금지 조항은 경호상 목적과 업무 방해 차단 등을 위해 명문화됐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과격·폭력 집회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면서 이제는 허용해도 된다는 주장에 차츰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법률 전문가들도 현행 집시법이 ‘과도한 규제’라고 입을 모은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안전 문제와 소음 등은 다른 법률 조항으로도 보호와 규제가 되는 만큼 장소에 있어서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집시법은 민주화가 정착되기 이전의 집회·시위를 규제·단속하려 만든 법”이라면서 “시민들이 평화로운 촛불집회를 통해 역량을 보여 줬으니 집회 장소에 대한 금지 규제도 점차 줄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국가 주요 시설물 주변 집회·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일부 지역에서만 예외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연방집회법에 따라 주요 기관 인근에서 벌어지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출입에 방해가 되지 않을 때에만 연방 내무장관과 해당 기관장이 허가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9·11테러 이후 백악관, 국회의사당, 법원 등 주변(15.24~152.4m)을 집회·시위 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 특히 백악관 주변 집회·시위는 허가제로 하되, 최대 인원을 7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국제 유가 3년 만에 고공행진

    올 들어 국제 유가가 매섭게 오르며 ‘고유가 시대’가 올지 주목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12일 배럴당 64달러를 돌파하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유가 시장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69.87달러로 70달러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원유 재고가 줄어들고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유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에서 잠재적인 원유 공급량이 남아 있는 한 ‘고유가 시대’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초 들어 공급 문제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터지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이 이어졌다. 가동 중단됐던 북해의 포티스 송유관이 재가동되고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도 유가가 오르자 ‘고유가 시대’가 온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벤치마크 원유인 WTI는 지난주에만 4.7% 뛰며 상승세가 가파르다. 셰일오일 업체들이 가격 상승에도 원유 공급에 소극적으로 변하며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과거와 달리 끊임없이 증산하기보다 주주 수익 극대화를 위해 배당 확대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WTI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도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미국 원유 시추기는 오히려 9개 줄었다. 미국 원유 재고도 8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유가 시대’가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한다. 1월부터 비수기에 진입하면 원유 재고는 증가세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오르자 미국 원유 시추기가 5주 만에 늘어났다”며 “아직 고유가로의 회귀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백악관 참모 1년간 21명 사임·경질…온건파가 권력 잡았다

    [글로벌 인사이트] 백악관 참모 1년간 21명 사임·경질…온건파가 권력 잡았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워싱턴의 아웃사이더’답게 트럼프 대통령은 1년 동안 미국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 많은 파문을 일으켰다. 그가 일으킨 파문만큼이나 백악관의 보좌진도 부침이 많았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보수 포퓰리즘 성향의 대선 캠프 출신 상당수가 백악관을 떠났고, 그 자리를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등 뉴욕 재계 출신의 온건파와 존 켈리 비서실장 등 군 장성 출신이 채웠다.최근 브루킹스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월 이후 백악관 고위 관계자 61명 중 21명이 사임하거나 경질됐다. 트럼프 정부 첫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의 교체 비율이 34%로,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던 테파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선거 운동을 잘한 이들이 항상 정부 운영에 필요한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정부든) 취임 1년차에는 항상 인력 채용에서 실수한다”면서 “정치적 경험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시행착오를 많이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백악관 참모진을 교체한 이유는 다양하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은 지난 대선 기간 러시아 측과 공모 의혹에 휘말리면서 24일 만에 낙마했다. 또 백악관의 권력 암투설에 휘말린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배넌 전 전략가도 지난해 여름 경질됐다. ●쿠슈너, 외교ㆍ세제 개혁 정책 등 지휘 트럼프 행정부의 첫 대변인이었던 숀 스파이서는 자본가 출신의 앤서니 스캐러무치가 자신의 상관이 되자 대변인직을 그만뒀다. 그러나 백악관 공보국장을 맡았던 스캐러무치 역시 돌발 행동과 설화를 일으키면서 10일 만에 해임됐다. 이를 두고 포춘지는 “백악관에 회전문을 설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워싱턴 정가는 ‘쿠슈너 선임고문’을 백악관의 최고 실세로 꼽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의 남편이기도 한 쿠슈너 고문은 트럼프 대선캠프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배넌 전 전략가와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 스티븐 밀러 선임 정책고문 등을 주축으로 한 대선 1등 공신의 강경파와 쿠슈너 고문, 게리 콘 수석경제보좌관, 디나 파월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 뉴욕 재계 출신의 온건파가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일단 온건파가 권력 투쟁의 승리를 거머쥔 모양새다. 배넌 전 전략가를 비롯한 대선 캠프 출신의 강경파는 이미 백악관에서 축출됐다. 백악관 온건파를 이끄는 쿠슈너 고문은 중국과 중동 등 주요 외교정책뿐 아니라 세제 개혁 등 국내 문제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국내외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슈너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와 중동 순방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졌다. 또 지난해 12월 6일 행정부 내의 거센 반대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이끌어 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크리스 리들 백악관 전략국장 등과 정치적 공감대를 키우며 백악관의 최고 실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정권의 설계자로 불리는 배넌 전 전략가가 지난해 8월 백악관에서 떠난 후 보수 강경파의 이념을 대변하는 밀러 고문이 백악관의 실세로 떠오고 있다.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밀러 고문을 두고 “서른 살이라고”라며 투덜거렸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밀러 고문은 1985년생, 33살이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공보비서 출신인 밀러 고문은 2016년 1월 트럼프 대선캠프에 합류하면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부터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을 도맡으며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다. 특히 “공장이 문을 닫고 일자리를 뺏기고 국경이 유린당하며 미국인에 대한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여기서 대학살을 끝장 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인 대학살’ 취임 연설문으로 워싱턴 정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배넌 사람이던 밀러, 쿠슈너로 노선 바꿔 밀러 고문은 원래 배넌 전 전략가의 사람이었다. 이들은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 이념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이다. 하지만 극우 국가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배넌 전 전략가가 온건파인 쿠슈너 고문과 충돌하자, 그는 배넌 전 전략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결국 배넌 전 전략가는 백악관을 떠났고, 쿠슈너로 노선을 바꾼 밀러 고문은 가장 힘센 국내외 정책통으로 떠올랐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켈리앤 콘웨이 고문이 우리끼리 핵심 인사에게 보험을 들어야 한다면 밀러에게 줄을 대야 한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존 켈리 비서실장도 백악관의 문고리 실세 중 한 명이 꼽힌다. 지난해 7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국토안보부 장관에서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백악관의 기강을 확실히 다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쿠슈너 고문뿐 아니라 여러 비선 라인이 대통령에게 직보하면서 각종 정책과 대통령의 행보가 엇박자를 내는 일이 많았다. 대통령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켈리 실장은 스캐러무치 전 공보국장을 축출했으며, 지난해 10월 자신의 오른팔 격인 커스틴 닐슨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국토안보부 장관에 앉혔다. 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 등과 더불어 군인 3인방이 백악관의 균형추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 물갈이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백악관 최고 실세인 쿠슈너 고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되면서 최근 행보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 최대 파장을 불러올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그가 백악관을 떠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면서, 외곽의 비선라인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각종 국내외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그동안 안보·외교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엇박자를 냈던 틸러슨 국무장관, 버지니아 백인우월주의 시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규탄을 요구했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의 교체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맥매스터 NSC 보좌관과 도널드 맥건 법률고문 등도 백악관 엑소더스(탈출)에 동참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역 3성 장군 출신의 맥매스터 보좌관은 웨스트윙(집무동)에서 영향력은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은 그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충원과 이란 전략 등을 두고 대통령과 여러 차례 충돌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이다. 또 맥건 고문은 러시아 스캔들의 잠재적인 증인이어서 백악관 퇴장이 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백악관의 문고리 권력 중 한 명이었던 오마로자 매니콜트 백악관 대외협력국 공보국장이 사임했고, 이방카 보좌관의 측근인 디나 파월 NCS 부보좌관도 사임을 공식표명하는 등 크든 작든 백악관에 인력 충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백악관 인사들이 엑소더스에 동참하느냐가 인사 폭을 결정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2기 대북정책 강경해질 수도 또 트럼프 2기 내각에서는 군 출신의 입김이 더욱 세질 것으로 분석된다. 후임 국무장관으로 기갑부대 장교 출신인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유력하다. CIA 국장에는 육군 101공수사단 출신의 최연소 현역 상원의원인 톰 코튼 공화당 의원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내각이 군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2년차 대북 정책은 지금보다 강경 기조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양정철 “노무현·문재인, 언어로 국민과 소통 중히 여겨”

    양정철 “노무현·문재인, 언어로 국민과 소통 중히 여겨”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가치는 바로 ‘언어의 민주화’에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세상을 바꾸는 언어’라는 제목의 책을 15일 냈다. 지난해 5월 대선 승리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돌연 해외로 떠난 양 전 비서관은 일본 등에서 책을 집필했다.양 전 비서관은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노무현, 문재인 두 분의 가치를 내 나름 방식으로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7~8페이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책에서 “두 분은 상당히 다르지만, 많이 비슷하다. 그중 하나가 말과 글, 즉 언어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일을 대단히 중히 여긴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언어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참여정부 5년과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의미를 찾았다. 친노무현계의 정치적 흥망을 지켜봤던 그가 발견한 또 다른 ‘언어의 힘’은 바로 침묵과 낮은 목소리라고도 했다.지난해 촛불집회도 결국 ‘언어 민주화’로 볼 수 있다며 “그 많은 시위 참여자들이 일순간 불을 끄고 침묵으로 말하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 얼마나 크고 깊고 장엄한 것인지 보여줬다”(58페이지)고 평가했다. 정치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한 양 전 비서관은 현 정부 초기 일부 언론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호칭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사님’이라는 호칭에 대해 “대통령 부인에 대한 존칭으로는 부적절하다”면서 “‘대통령’이란 단어 자체가 존칭이듯이, ‘영부인’이란 호칭도 하나의 존칭이다. 부를 때에는 ‘영부인님’, 공식 명칭으로는 ‘대통령 부인 OOO씨’가 오히려 깍듯한 표현”(129페이지)이라고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차기 대통령의 덕목으로 ‘언어능력’을 꼽았다. 그는 ‘다음 대통령의 조건’이라는 단락에서 “대한민국이, 세련되고 절제된 자기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대통령-국회의장-총리를 동시에 갖게 된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진전이라고 생각한다”(219페이지)고 밝혔다. 그는 책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본인만의 언어 능력이 뛰어난 분’으로, 이낙연 국무총리는 ‘(언어능력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으로 각각 묘사했다. 정치 복귀설에 대해 수차례 선을 그었던 양 전 비서관은 신간 출간에 맞춰 잠시 귀국한다. 오는 30일과 2월 6일 북콘서트를 열고 공식적으로 대중 앞에 설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남영동 대공분실 운영권 시민단체에 이양 어렵다”

    “남영동 대공분실 운영권 시민단체에 이양 어렵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15일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의 관리·운영권을 시민단체에 넘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3일 옛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을 찾아 박종철 열사의 31주기를 추모한 자리에서 “시민단체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겠다”고 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이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가볍게 생각해서 시설을 무상으로 임대하면 안 될까 생각했는데 국유재산법에 국가 시설을 민간에 무상으로 임대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시민단체가 운영하거나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기별로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시민들이 찾아오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시민친화적·인권친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한다”면서 “그곳에서 피해를 당한 분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할 치유센터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 방안에 담긴 ‘자치경찰제’ 도입 방향에 대해 “자치 경찰과 국가수사본부 양쪽에서 모두 손을 놓으면서 수사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자치경찰의 사무를 완전히 분리하고 업무를 세분화해 분장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청와대가 경찰에 힘을 실어 주는 대신 선결 과제로 ‘5개 시위진압 사건’을 재조사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2004년 이후 경찰의 공권력 행사와 관련해 인권 논란이 있었던 사안을 추려 보자 해서 나온 게 5건일 뿐 (청와대의 재조사 지시는) 전혀 아니다”라면서 “공권력이 잘못 행사된 것을 들여다보고 다음부터 이런 식의 공권력 집행을 하지 말라고 일깨워 주고 성찰하는 차원이지, 재조사를 해 처벌을 하겠다는 방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청장은 “그 과정에서 엄연한 실정법 위반이 있다면 고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원세훈, 박원순 ‘종북좌파’라며 싫어했다”

    “원세훈, 박원순 ‘종북좌파’라며 싫어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잠재적 대권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국정원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검찰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의 재판에서 유 전 단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유 전 단장은 검찰 조사에서 “원 원장은 박원순 당시 변호사를 매우 싫어했다”면서 “‘종북좌파다’, ‘대통령이 될 꿈이 있는 사람으로 초장부터 싹을 잘라야 한다’는 지시를 많이했다”고 진술했다.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 방어팀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움직여 박 시장를 겨냥한 항의시위를 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방어팀에서 어버이연합 관리를 담당한 직원 박모씨는 검찰 조사에서 “추선희(어버이연합 전 사무총장)씨와 연락해 집회 내용을 미리 조율했다”면서 “예를 들어 박원순(서울시장)에 대해 말을 하면 추씨가 ‘안 그래도 박원순이 나쁜 짓을 하고 있다, 시위하겠다’고 전해줬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이런 대화가 오간 뒤 언론과 경찰 등 정보라인을 통해 그날 시위가 실행됐는지 확인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그 대가로 어버이연합에 사례금을 지급했다. 박씨는 “국정원에서 추씨에 매달 200만~300만원을 전달했다”면서 “돈을 현금으로 주면 영수증을 받는 방식이었고 매달 돈을 주니 제 요청에 따라 추씨도 움직였다”고 진술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보수단체를 동원한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유 전 단장은 검찰 조사에서 “원 원장으로부터 보수단체 지원을 확대하라는 지시를 받은 기억이 난다”며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지원하라는 지시는 결국 국내 여론에 개입하라는 것이라 해서는 안 될 일이기에 너무 부담됐다”고 밝혔다. 박씨도 “어버이연합을 동원한 것은 국정원이 정치에 전면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매우 잘못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유 전 단장 지시로 이뤄졌고, 이들 단체가 일간지 등에 특정인 비판 광고를 싣는 것 역시 단체 명의만 빌린 것이지 실제로는 국정원이 주도해 시행한 것이라고도 했다. 검찰은 방어팀 팀장으로 재직한 이모씨의 진술조서도 공개했다. 이씨는 “보수단체와 국정원이 맞물려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원 전 원장의 지시로 특정 단체에 후원금을 지급하는데, 중요 현안에 대응을 잘한 단체들이 대상이다. 지원금 규모 측정 방식은 어느 정도 관례화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밝힌 보수단체 지원금 규모는 시위의 경우 동원 인원이 10명 안팎이면 100만원, 20∼30명이면 200만원, 30명 이상이면 300만원 이상이다. 또 칼럼을 게재할 경우 30만원,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면 200만∼800만원이 지급된다고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퍼블릭 뷰] 영원불멸의 가치는 국민의 봉사자… ‘흡혈귀’ 아닌 ‘자양분’ 되라

    [퍼블릭 뷰] 영원불멸의 가치는 국민의 봉사자… ‘흡혈귀’ 아닌 ‘자양분’ 되라

    매일 어머니께서 정성스럽게 싸주신 도시락 2개를 들고 문도 닫지 못한 채 덜컹거리며 달리는 만원 버스에 매달려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민주화 시위와 최루탄 가스 그리고 학기마다 반복되는 휴업·휴학으로 강의를 제대로 들었던 기억이 별로 없다.미래가 보이지 않던 암울한 시절 시위를 계속할 것이냐 취업을 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하던 끝에 공무원의 길을 걷게 됐고 33년여의 공직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복지부동, 무능·부패 집단, 영혼 없는 사람 등 온갖 비난과 수모를 당하면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고 우리나라 발전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하는 기로에 선 상황에서 공무원들은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 33년 공직생활 온갖 비난ㆍ수모에도 공익 추구 영원불멸의 제1가치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는 사실이다. 사익보다 공익과 국익을 우선시해야 한다. 공직 사회를 스스로 평가하면서 그 기준을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 개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동시대의 외국 공무원은 물론 사기업 등 민간 분야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표현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 법령 탓만 말고 국민 원하는 새 대안 찾아야 담당하는 업무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공무원은 정부 정책 방향과 현행 법령 체계 안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물론 환경 변화에 뒤처져서도 안 된다. 구체적인 개별 사항에 관한 전문지식에 집착하지 않되 전문가 집단이나 국민들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재량권을 행사하되 ‘법령 때문에 안 된다’는 부정적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고 조속한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이른바 ‘청부’(淸富)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이제 더이상 공무원은 못살아도 된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을 부린다든가 부정·비리에 연루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흡혈귀’가 아닌 ‘자양분’이 되어야 한다. 힘이 있는 자에게 당당한 견제자로서 역할하되 힘이 없는 이웃들에게는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공동체 의식 함양에 앞장서야 한다. 나 스스로 일상생활에서 공중도덕을 지키되 남을 배려할 수 있는 행동을 하고 내 업무를 통해 일반 국민들이 그 덕목을 지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동방예의지국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물론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 공권력 회복 위해선 스스로 뼈 깎는 노력 해야 정치 지도자들께도 한말씀 드린다. 더이상 공무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비리에 연루되거나 업무에 태만했을 때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하나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공무원들을 여론몰이의 희생양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도의적 책임은 직업 공무원이 아니라 정무직 공무원이 지도록 해야 한다. 일반 국민들께도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아직 공무원들이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계속 꾸짖어 주시되 공무원들을 유혹하거나 또는 일방적으로 매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후배 공무원들이여 힘을 내시라. 우리는 그대들의 능력과 충성심을 굳게 믿고 있다. 공권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이 최우선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과 기대감을 뛰어넘어 감사한 마음과 세계 일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힘차게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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