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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참한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4만명 넘어…8일 만에 두배 급증

    처참한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4만명 넘어…8일 만에 두배 급증

    미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사망자가 19일(현지시간) 4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9일 워싱턴주에서 첫 희생자가 나온 지 50일 만이다. 미국은 지난 11일 누적 사망자 2만명을 넘기며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나라가 됐고, 8일 만에 누적 사망자가 두 배로 증가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은 이날 오후 5시 현재(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4만 461명, 환자는 75만 5533명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 419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드오미터가 집계한 미국의 환자 수는 존스홉킨스대학 통계보다 많은 76만 1379명이었다.트럼프 “주지사들 속도 높여 일해야”주지사들, 경제 재개 채근에 반발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은 경제활동 재개와 연방정부 및 주 정부의 역할론을 둘러싸고 극심한 혼란을 노출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은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으며 주지사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반면 주지사들은 성급한 경제활동 재개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코로나19 진단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백악관의 주장은 “망상”이라고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내가 인공호흡기에서 옳았던 것처럼 검사에서도 옳다”면서 “주지사들은 속도를 높이고 일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지사들의 노력 제고를 촉구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지지층의 경제 활동 재개 촉구 시위와 관련해 “우리가 보는 것은 그들의 주지사가 책임감 있고 안전하게 경제를 재개할 방법을 찾길 희망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주지사 “야수 여전히 살아 있다”버지니아주지사 “백악관 주장은 망상” 그러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코로나19) 야수를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야수는 여전히 살아있고, 우리는 야수를 아직 죽이지 못했다”면서 “야수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주의 입원율과 일일 사망자 숫자 하락을 근거로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성급한 경제 활동 재개는 코로나19 확산의 재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금은 단지 하프타임”이라며 아직 코로나19 전투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경제 재개 계획은 환자 데이터와 코로나19 진단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뉴욕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급사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촉구했다.다른 주지사들도 일제히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선 광범위한 코로나19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 17일 펜스 부통령이 1단계 경제 재개를 위한 충분한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망상”이라면서 버지니아주에는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면봉마저 부족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경제 재개를 위해) 코로나19 진단이 많이 이뤄졌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진단) 시약과 면봉이 절대로 필요하다”면서 “(진단을 할) 역량은 있지만, 물자가 없다”고 꼬집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갑자기 민주당 주지사 칭찬, ‘시위 배후조종’ 의식한 듯

    트럼프 갑자기 민주당 주지사 칭찬, ‘시위 배후조종’ 의식한 듯

    갑자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을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을 통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 그레첸 위트메르 미시간주 지사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쿠오모 지사가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많은 일을 해냈다며 “우리는 병원들을 짓고 있다. 그는 우리와 아주 잘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오모 지사가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동영상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위트메르 지사에 대해선 “솔직히 미시간주 지사도 병상에 관한 한 우리와 아주 잘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파를 뛰어넘어 더욱 좋게 생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유화적인 발언들은 대통령 자신이 민주당 소속 지사들이 이끄는 주 정부의 규제 완화를 위해 시위를 뒤에서 조종하거나 적어도 방관하고 있다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는 지난 17일 미네소타, 미시간, 버지니아주를 지목해 “해방하라”는 트윗을 올려 민주당 소속 지사들이 이끄는 주에서의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부추기려는 것이란 지적이 나?다. 실제로 공화당 지지층과 극우 음모론자 등이 일부 주의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우리가 보는 것은 그들의 주지사가 책임감 있고 안전하게 경제를 재개할 방법을 찾길 희망한다는 것”이라며 일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미국인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나라를 더 정상화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미국인들은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주지사연합 회장이자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CNN에 출연해 시위대의 요구는 트럼프 행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도 반하는 것이라면서 “시위를 부추기고 대통령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도 반대하도록 조장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위 지원의 표적으로 삼은 듯한 주들은 아직 연방정부의 1단계 정상화에 들어갈 여건이 아니라며 “마치 주지사들이 연방 정책과 권고를 무시해야 하는 것처럼 완전히 상충하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의 검사 능력이 경제를 안전하게 정상화할 수준이라며 그런 여건이 안 되는 주는 지사들이 임무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ABC 뉴스에 출연해 “몇몇 지역, 대체로 민주당이 주지사인 곳에서 시위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그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가 검사, 치료, 추적, 격리를 적절히 하지 못했다는 사실로부터 주의를 딴 데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약하다’,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비난한 데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는 형편없는(poor) 지도자다. 그는 항상 책임을 회피하고 떠넘기려고 한다”고 받아쳤다. 이어 경제가 거짓에 기초해 정상화할 순 없다고 못박으며 “그가 잘못된 전제에서 취할 행동을 계속 공언한다면 우리는 추가 위험에 빠질 것이다. 그의 초기 (코로나19 대응) 지연과 부인이 죽음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트윗에서 “불안한 낸시는 선천적으로 멍청한 사람”이라며 “그녀는 지난번에 안팎으로 그랬던 것처럼 끌어내려질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보건장관 자르고 제한 풀겠다는 브라질 대통령… 시민들 분노

    보건장관 자르고 제한 풀겠다는 브라질 대통령… 시민들 분노

    여론조사 64% “장관 해임 잘못됐다” 사망자 급증에 도시 냄비 시위 재현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염병 대응 수장인 보건부 장관을 교체해 후폭풍이 불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206명 늘어나 2347명이 됐다. 지난달 17일 첫 사망자가 보고된 뒤 최근 연일 200명 이상 추가되고 있다. 확진자는 전날보다 2917명 늘어나 3만 6599명이다. 사망자가 1주일 새 100% 넘게 증가하고 브라질 코로나19 사태가 5월 중순에야 정점을 찍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보건부 장관의 경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만데타 전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싸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줄기차게 마찰을 빚어 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 등 고위험군만 격리하고 일반인들은 일터로 복귀해 경제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제한적 격리’를 주장한 반면 만데타 전 장관은 줄곧 대규모 사회적 격리 외에 대안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또 보우소나루는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계열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만데타 전 장관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신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피해가 커지면서 수세에 몰리자 국면 전환용으로 보건부 장관 교체 카드를 꺼냈다. 종양 전문의 네우손 루이스 스페를리 타이시를 후임으로 임명한 보우소나루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하루빨리 코로나19로 인한 제한 조치를 풀고 브라질 경제를 다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건부 장관 교체 소식에 상파울루를 비롯한 전국 대도시에선 냄비 시위가 다시 벌어지는 등 분위기는 험악하다. 이날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만데타 전 장관 해임에 대해 응답자의 64%가 ‘잘못됐다’고 답했다. ‘잘한 결정’이라는 답변은 25%에 그쳤고 11%는 응답하지 않았다. 만데타 전 장관과 주지사들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각각 70%와 54% 나온 것과 비교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거부감을 확인할 수 있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은 전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의 선사시대인 같은 지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훼손하고 자신의 보건부 장관을 내쳤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홍콩 경찰 ‘반중 시위’ 범민주 인사 대거 체포

    홍콩 경찰 ‘반중 시위’ 범민주 인사 대거 체포

    “코로나 틈타 中정부가 일국양제 매장” 소말리아·요르단 등 반체제 언론인 탄압 전 세계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집중하는 사이 각국 반정부·비판 인사들이 잇따라 체포되고 있다. 코로나19에 관심이 쏠린 틈을 타 ‘눈엣가시’들을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디언은 홍콩 경찰이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에 관여한 혐의로 범민주진영 인사 15명을 체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포된 인사에는 홍콩 민주당의 초대 주석으로 ‘홍콩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틴 리와 홍콩직공회연맹 리척얀 주석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지난해 세 차례 불법 집회·행진을 조직하고 참여한 혐의를 적용했다. 야권은 중국이 반중인사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자 경찰이 여기에 호응하며 체포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치와이 민주당 대표는 “체포 시기가 너무 우연이다. 지난주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이 우리를 비판하고 국가안보와 관련해 경고했었다”고 말했다. 실제 뤄후이닝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은 앞서 지난 15일 이들 반정부 인사들을 ‘홍콩독립분자’라고 언급하며 “국가안보를 해쳤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영국의 원로 정치인 크리스 패튼은 “세계의 이목이 코로나19에 집중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를 매장하는 조치를 다시 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체제 성향의 언론인들에 대한 탄압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소말리아 정부가 자국의 코로나19 대응 문제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적어도 4명의 취재진을 구금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최근 요르단에서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비판한 방송사 간부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알자지라 등은 사우디아라비아 인권 문제를 비판해 온 바스마 빈트 사우드 빈 압둘라지즈 사우디 공주가 자신이 수감된 사실을 트위터에 알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바스마 공주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죽을 수도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경제 재개” 외치면서… 마스크·거리두기 무시하는 미국인들

    “경제 재개” 외치면서… 마스크·거리두기 무시하는 미국인들

    WP “공화당원 등 조직한 정치적 집회” 트럼프 ‘해방하라’ 트윗이 시위 부추겨 잭슨빌 해변 재개방하자 시민들 쏟아져 사망 4만명 육박… 방역라인 붕괴 우려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74만명에 육박했지만 곳곳에서 ‘경제 재개’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고, 플로리다 해변 재개방 등 일부 주는 실제 봉쇄 완화책을 개시했다. 하지만 집회 참가자나 해변에 쏟아져 나온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도 지키지 않아 방역 라인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CNN은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가 지난달 20일 처음 폐쇄했던 잭슨빌 해변을 17일 오후 5시에 재개방하면서 시민들이 쏟아져 조깅, 수영, 서핑, 산책, 선탠 등을 즐겼다”며 “주지사는 2m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당부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CBS도 마스크 없이 해변 산책에 나선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 ‘플로리다 멍청이들’(#FloridaMorons)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조롱글이 쏟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플로리다 당국은 잭슨빌·넵튠·애틀랜틱 해변을 매일 오전 6~11시, 오후 5~8시에 개방한다. 텍사스도 20일부터 주립공원을 개장하고 24일부터 소매점의 배달 및 테이크아웃 영업을 허가한다. 단, 5명 이상이 모일 수는 없다. 버몬트도 다음달 1일부터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재개장한다. 미네소타는 지난 18일부터 2m 거리 두기를 전제로 골프장, 공원, 요트 정박장 등을 열었다. 지난 18일에는 텍사스 오스틴 주의회 앞에서 ‘미국을 닫지 말라’ 시위가 열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은 마스크 없이 밀착해 “바이러스는 무섭지 않다”, “미국은 자유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실직 등 경제적 어려움이 시위의 동력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원 및 극우 인터넷언론인 인포워스 등이 정치적 이념에 따라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미시간을 해방하라’, ‘미네소타를 해방하라, ‘버지니아를 해방하라’ 등의 3개 트윗을 연속으로 게재해 시위대를 부추겼다는 의혹을 짙게 했다. 최근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 주의회 인근에서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경제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고, 미시간 주도 랜싱에서도 차량을 몰고 나온 시민들이 경적집회를 벌였다. 네바다·인디애나·캘리포니아·오하이오·켄터키·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유타 등에서도 같은 성격의 집회가 열렸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지고 있지만 미국의 확진자(한국시간 19일 오후 3시 기준)는 73만 8923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전체(233만 2466명)의 31.7%나 된다. 사망자 수(3만 9015명)도 세계 1위다. 뉴욕시는 5월까지 모든 행사를 취소했고, 코네티컷은 대선 예비선거를 8월 11일로 연기했다. 일리노이·아이오와·메릴랜드 등은 이번 학기 내내 학교를 닫는다. 부분적인 봉쇄 해제를 택한 텍사스도 학교 문은 열지 않는다. NYT는 하버드대 연구를 인용해 “경제 재개가 가능하려면 코로나19 일일 검사능력이 현재(14만 6000명)의 최소 3배(50만~70만명)가 돼야 한다”며 “현재 51개주 중 이 정도 능력이 있는 곳은 로드아일랜드뿐”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사망자 계좌에 1200달러 속출, 트럼프 “해방하라”

    美 사망자 계좌에 1200달러 속출, 트럼프 “해방하라”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긴급 부양책의 하나로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1200 달러(약 147만원)의 지원금이 사망자에게 지급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CNBC 방송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재무부 산하 국세청(IRS)은 일정 소득 이하의 국민을 대상으로 개인당 최고 1200달러의 현금 지급을 이번 주에 시작했는데, 그 중 일부가 이미 고인이 된 이들의 은행 계좌로 입금됐다.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은 한 친구가 문자를 보냈다면서 2018년 숨진 친구 부친 앞으로 1200달러를 지급돼 있었다고 말했다. 일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트위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라 나왔다. 재정 자문역으로 일하는 한 금융인은 사망한 배우자의 계좌로 1200달러가 입금됐다는 글을 올렸고, 한 여성은 자신의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뜬 부친 몫까지 합해 2400달러를 받았다는 트윗을 올렸다. 물론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지원금을 받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CNBC는 전했다. 또 연방 정부가 사망자에게 경기부양책 지원금을 지급한 것이 처음은 아니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미 사회보장국(SSA) 감사관의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09년 제정된 경기부양법에 따라 지급한 1인당 250달러의 지원금이 사망자 7만 1500명의 계좌로 송금됐다. 당시 정부는 소셜 시큐리티(사회보장) 수급자들을 돕기 위해 13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마련해 5200만명에게 지원금을 지급했는데 그 중 사망자들에게 약 1800만 달러가 전해진 것이다. IRS의 에릭 스미스 대변인은 “우리는 관련된 모든 문제를 알고 있고 그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금 신고 소프트웨어나 세금 보고 대행업체를 이용해 세금을 납부한 수백만명은 계좌 정보가 IRS 파일에 없어서 이로 인한 시스템 오류로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날 보도했다. IRS는 2018∼2019년 세금을 보고할 때 개인이 등록한 계좌 정보를 활용해 계좌로 이체하거나 계좌 정보가 없으면 수표로 지급하기로 했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18일 오전 8시 1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감염자는 69만 2169명으로 7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망자는 3만 6721명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주 정부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지만 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까지 통계에 포함시키도록 하면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주 정부가 경제 정상화는 시기상조라며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 조치를 연장하는 가운데 일부 주는 20일부터 일부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재가동의 목표로 잡았던 5월 1일보다 더 일찍 경제 봉쇄령을 풀기로 한 것이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지사는 20일 주립공원을 개장하고 24일 일부 소매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원 방문자는 마스크를 쓰고 5명 이상 모여서는 안 되며, 소매점은 물건을 가져가거나 배달하는 영업만 허용된다. 22일부터 허용되는 의료 수술은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병상을 고갈시키거나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를 소진하지 않아야 한다. 버몬트주도 20일부터 일부 사업이 재개되도록 한다. 필 스콧 지사는 마스크를 쓰고 2m가량 거리를 유지해 건설이나 주택 감정평가, 부동산 관리업 등이 업무를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음달 1일부터 농산물 직거래 장터도 문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뉴욕주에서는 신규 사망자가 전날의 606명보다 증가한 630명이 나왔다고 앤드루 쿠오모 지사가 밝혔다. 일리노이주와 아이오와주는 이번 학년도 말까지 학교 문을 계속 닫기로 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모든 장기 요양시설의 입소자와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자택 대피령과 사업체 폐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경제 활동이 마비되자 반발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자택 대피령이 연장된 미시간주 주도 랜싱에서는 수천명이 차량을 몰고 나와 경적을 울리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총기를 들고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 또 버지니아주에서는 주지사 관저 앞 광장에 주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는 ‘피크닉 시위’를 벌이며 경제 활동 재개를 요구했다. 오하이오·켄터키·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유타주 등에서도 시위가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 미시간, 버지니아주를 지목해 “해방하라”는 연쇄 트윗을 올렸다. 이 3개 주는 민주당 지사가 있는 곳이자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린 지역이다. AP 통신은 지지자들이 사용한 수사를 동원해 트위터 글을 썼다며 “자택대피령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부추긴 것”이라고 지적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자택 대피령 등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힘을 실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재용 재판부 안바뀐다…法, 특검 재판장 기피 신청 ‘기각’

    이재용 재판부 안바뀐다…法, 특검 재판장 기피 신청 ‘기각’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편향적이라며 낸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배준현)는 17일 특검이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형사1부(부장 정준영)에 대해 낸 기피 신청을 기각하면서 “재판장이 양형에 있어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예단을 갖고 소송지휘권을 부당하게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등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결정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재판장이) 삼성 준법감시제도를 양형사유로 삼겠단 의사 표명한 적이 없으며 다만 향후 점검을 통해 피고인들이 제출한 방안이 기업 총수와 고위직 임원들의 비리까지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실효적인 것으로 인정될 때 양형사유로 고려할 수 있음을 밝혔을 뿐”이라고 봤다. 특검은 지난 2월 24일 “정 부장판사가 편향적으로 재판을 하고 있다. 이는 형사소송법상 기피 사유인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특검은 재판부가 올해 1월에 열린 공판에서 미국 연방양형 기준을 근거로 삼성이 설치한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을 따져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을 문제삼았다.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준법감시제도가 재판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으면서 이후 양형 감경 사유로 삼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는 비교법적 근거가 전혀 없고 미국에서도 경영자 개인이 아닌 기업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피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이 부회장의 재판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68·구속) 전 대통령과 최서원(64·구속·개명 전 최순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한편 지난 10일이 기한이었던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다음달로 미뤄졌다.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7개 계열사에 보낸 권고문에 대한 회신 기한을 다음 달 11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삼성 측이 이달 10일이었던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11일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벌어진 위법 행위에 대한 반성과 사과 ▲노동법규 위반에 대한 반성과 사과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등의 요구를 담은 권고문을 보내며 30일의 시간을 준 바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젊은 혁명가가 말하는 ‘정치’ =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예술’

    젊은 혁명가가 말하는 ‘정치’ =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예술’

    홍콩의 ‘우산운동’을 우리는 기억한다. 홍콩인들이 중국 정부에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2014년 9월부터 그해 12월까지 79일간 벌인 정치 운동이다. 당시 경찰의 최루탄 진압에 맞서 우산을 방패 삼은 것이 시위의 상징이 됐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이 운동의 특징 중 하나는 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대학생 그룹인 ‘학련’과 함께 시위의 전면에 나선 이들은 ‘학민사조’라는 중·고등학생 그룹이었다. 이 ‘학민사조’를 이끈 리더가 조슈아 웡이다. 1996년생으로 불과 열네 살 나이에 ‘학민사조’를 조직한 그는 광장 점거와 체포, 단식 투쟁을 반복하며 ‘우산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새 책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는 조슈아 웡이 당시 현장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이어리 형식으로 써내려간 투쟁일지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인 2013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과정을 ‘시민투표 전야’, ‘동맹휴학 준비’, ‘우산운동의 시작’, ‘점거가 막을 내린 후’ 등 4부로 나눠 67편의 글에 담았다.책에선 불과 이팔의 나이에 거리로 나서 투쟁의 현장에서 열여덟 살을 맞은 청춘의 기록이 뜨겁게 이어진다. 경찰의 최루탄 공격, 한국의 ‘백골단’을 연상시키는 ‘속룡(速龍) 소대’와의 싸움 등에선 TV드라마 ‘응답하라 1984’의 정치판 버전을 보는 듯하다. 각 일지 서두에는 저자의 후기를 담아 홍콩의 현안을 입체적으로 파악하도록 돕고 있다. 홍콩 사람들의 분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홍콩의 선거 제도를 알아야 한다. 홍콩의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간접선거로 뽑는다. 이른바 ‘체육관 선거’로 불렸던 우리 유신체제 당시의 ‘통일주체국민회의’와 비슷하다. 이에 반대하는 홍콩인들의 직선제 요구가 거세지자 중국 정부가 대안을 내놨는데, 이게 불쏘시개 노릇을 했다. 직선제 보통선거를 실시하되, 장관 후보로 나서려면 반드시 친중 성향의 지명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단서 조항으로 내세운 것이다. 사실상 홍콩인들의 자결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조삼모사식의 통첩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저자는 “정치란 ‘타협의 예술’이 아니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예술’”이라고 믿는다. 보수적인 ‘공산당 아저씨’는 물론 민주파 정치인에게도 이상주의자로 치부되고, 고교 졸업 후 ‘삼류대학에나 갔다’고 비웃음을 사는 상황에서 그가 기댄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었다. 승산 없는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희망이 보여서가 아니라 계속해야 희망이 보인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가장 뜨거웠던 날들을 기억하면서도 이제 그 시기를 놓아보내려 한다. 2047년 ‘일국 양제’가 종료되면 양제에서 급격히 일국으로 기울 텐데 언제까지 그날들만 반추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분신 같았던 ‘학민사조’를 2016년 발전적으로 해체한 그는 현재 사상적 동지들과 데모시스토를 창당해 비서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책 서두에 민주화 운동 ‘선배’격인 한국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며 간절한 소망을 전해왔다. 아마 많은 홍콩인들의 바람도 이와 같을 것이다. “오늘이 광주였다면, 내일은 홍콩이 되기를. 언젠가는 홍콩 사람들도 한국인들처럼 자유와 민주, 자결의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딸 사랑해, 곧 갈게” 마지막 문자… 코로나에 쓰러져 가는 美의료진

    “딸 사랑해, 곧 갈게” 마지막 문자… 코로나에 쓰러져 가는 美의료진

    의료인 9200명 확진… 실제 더 많아 간호사들 사비로 마스크 구매·제작인도 출신 미국 이민자 마드비 아야(61)는 뉴욕 브루클린의 공공 병원인 우드헐 메디컬 센터 수석 보조의사(PA)였다 그는 일한 지 12년 만에 코로나19가 도시를 생지옥으로 만드는 걸 목격했다. 그는 의료진이 부족한 응급실에서 의료 기록뿐 아니라 문진과 검사 결정 등 많은 일을 도맡다 어느새 감염이 돼 버렸다. 남편과 18살 딸이 있는 집에서 3㎞ 떨어진 병원에 입원한 아야에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만이 가족과 연결된 통로였다. 그러나 병세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문자는 점점 뜸해졌다. 지난달 말 “보고 싶다.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딸의 문자를 받고도 즉각 회신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진 그녀가 하루 뒤 보낸 “사랑한다. 곧 돌아갈 거야”라는 답장은 작별 인사가 됐다. 최악의 코로나19 피해국이 된 미국에서 보건 의료 종사자들이 아야처럼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희생되고 있다. 환자들에게 둘러싸여 일하면서도 보호장비가 부족해 비닐봉지를 방호복 대신 입는 등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실제로 수많은 의료진이 감염돼 속절없이 목숨을 잃고 있지만 의료인 사망은 수치조차 제대로 집계되거나 발표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같은 문제를 지적한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체 환자의 16%라는 단순 확률로 계산해 의료인 확진자가 9200여명, 사망자가 27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헨리포드 병원 한 군데서만 의료인 확진자가 700명이나 보고된 만큼 CDC 수치는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야의 비극적 사례는 공중보건을 무시한 미국 의료계의 처절한 민낯을 보여 준다고 NYT는 보도했다. 한 달 전 근무 중에 기침을 시작한 그는 이튿날 저녁 검사를 받고 일주일 뒤 병원에 입원했다. 그날이 가족을 본 마지막이었다. 병원 입원 후 열흘 만에 상태가 위독해졌고 인공호흡기를 달게 된 아야는 감염 우려 때문에 가족 없이 홀로 병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지난달 30일 숨을 거뒀다. 세계 최대 부국인 미국에서 기본적인 의료물자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의료진도 들고 일어섰다. 이달 초부터 마스크, 방호복 등 개인보호 장비 지급 요구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국 전국간호사연합(NNU)은 15일 뉴욕, 매사추세츠, 미시간,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등 6개주에서 연대 시위를 진행했다. 환자 속출로 의료체계 붕괴인 상황에서 사태는 그다지 진전되지 않는 분위기다. AP통신은 감염을 막기 위한 의료진의 개인적 차원의 사투(!)를 소개했다. 한 의사는 귀가 전 호텔방을 빌려 수백번의 손씻기가 동반된 샤워를 마친 뒤 옷을 갈아입고 귀가한다. 간호사들 가운데 사비로 마스크를 구매하거나 직접 제작하는가 하면 보호장비 없이 환자 병실에 들어가기를 거부해 병원으로부터 업무에서 배제되는 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미시간 주민들 ‘자택 대피 명령’ 반대시위

    미시간 주민들 ‘자택 대피 명령’ 반대시위

    미국 미시간주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택 대피 명령이 내려진 15일(현지시간) 주도 랜싱에서 몇몇 시민들이 주의회 건물로 나와 성조기를 흔들며 격리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는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3만명에 육박하자 안전 유지를 위해 주민들에게 “이달 말까지 자택에서 격리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렸다. 랜싱 AFP 연합뉴스
  • ‘윤봉길 손녀’ 윤주경·‘4부자 의원’ 김홍걸·‘수요집회’ 윤미향 당선

    ‘윤봉길 손녀’ 윤주경·‘4부자 의원’ 김홍걸·‘수요집회’ 윤미향 당선

    미래한국당 경제전문가 윤창현 등 19명 탈북인권가 지성호… 정운천 재선 진기록 시민당, ‘부천 성고문 사건’ 권인숙 등 17명 소수정당 대표·여성계 활동가 대거 입성 정의당 ‘대리게임’ 논란 류호정 등 5명 열린민주당·국민의당 각각 3명 금배지21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 수개표가 16일 완료되면서 47명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득표율 33.84%를 확보하며 19명을 당선시켰다. ‘친일 프레임’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영입한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비례 1번) 전 독립기념관장이 미래한국당의 얼굴로 원내에 진입했다. 윤 당선자는 당초 당선권 밖인 21번으로 밀렸다가 미래한국당의 새 지도부가 1번으로 재배치하면서 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경제·경영 전문가인 윤창현(비례 2번) 전 한국금융연구원장과 한무경(비례 3번)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탈북인권운동가 지성호(비례 12번) 나우 대표도 금배지를 달게 됐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통합당) 당적을 가지고 전북 전주을에서 당선됐던 정운천(비례 16번) 의원은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해 재선에 성공하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음주운전’ 논란 등이 있었던 허은아(비례 19번)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은 미래한국당의 마지막 선수로 국회에 입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후보 순번 11번부터 자당 후보들을 배치하는 배수진을 치면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33.35%)의 비례 1번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등 17명 당선을 이끌었다. 김홍걸(비례 14번)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도 당선되면서 아버지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형인 김홍일·홍업 전 의원과 함께 ‘국회의원 4부자’ 기록을 세우게 됐다. 매달 전 국민 60만원 기본소득 지급 등을 주장하며 소수정당 몫으로 시민당에 들어온 용혜인(비례 5번) 전 기본소득당 대표, 조정훈(비례 6번) 전 시대전환 대표도 원내에 진입했다. 여성계·시민사회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인사들도 대거 금배지를 달았다. 6월 항쟁의 촉매제가 된 1986년 ‘부천 성고문 사건’ 피해자인 권인숙(비례 3번) 전 여성정책연구원장, 일본 대사관 앞 수요시위를 이어가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쓴 윤미향(비례 7번)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20년 넘게 환경운동을 하며 기후위기·탈원전에 목소리를 낸 양이원영(비례 9번) 전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도 국회에 입성한다. 정의당에서는 정당득표율 9.67%를 기록하며 ‘대리게임’ 논란을 낳은 류호정(비례 1번)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부터 이은주(비례 5번) 전 서울지하철노조 정책실장 등 5명이 당선됐다. 국민의당(6.79%)은 안철수 대표의 대구 봉사활동 인연으로 추천된 비례 1번 최연숙 계명대 동산병원 간호부원장과 안 대표의 측근인 이태규(비례 2번), 권은희(비례 3번) 의원 등 3명이 21대 국회에 들어오게 됐다. 열린민주당(5.42%)은 최강욱(비례 2번)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 3명이 금배지를 달면서 김의겸(비례 4번) 전 대변인은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200만 감염, 12만명 죽는데 베이조스 29조원 불렸다

    200만 감염, 12만명 죽는데 베이조스 29조원 불렸다

    코로나19에 전 세계 200만명 가까운 이들이 감염되고, 12만 70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가 240억 달러(약 29조원) 정도를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거칠게 얘기하면 남들은 죽고 아프고 집에 꼼짝없이 갇혀 숨도 제대로 못 쉬는데 누구는 떼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재산은 1380억 달러(약 168조원)로 늘어나 세계 최고의 부자 지위를 더 공고히 했다고 영국 BBC가 15일 전했다. 미국 내 아마존 근로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을 막기 위한 조치가 부족하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베이조스는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면서 막대한 돈을 쓸어 담고 있다. 그는 아마존 주식 지분을 11% 소유하고 있는데 14일(현지시간) 주가는 5.3%나 올랐다. 아마존 외에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가문도 코로나19 홍역으로 몸살을 앓는 와중에 커다란 돈을 만졌다. 월튼 가문의 올해 순자산은 5% 늘어 1690억 달러(약 205조원)가 돼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이 됐다. 수백만명이 재택 근무를 하면서 온라인 모임 사이트 ‘줌(Zoom)’ 창업자 에릭 유안의 재산이 거의 곱절로 뛰어 74억 달러(약 9조원)가 됐다. BBI는 세계 500대 부자는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5530억 달러(약 672조원)의 재산을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보다 더 심한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이라 다른 거의 모든 업종은 수입과 소득이 줄어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갈등을 빚어 원유 생산이 줄면서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포토] 수요시위 온라인 생중계

    [포토] 수요시위 온라인 생중계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3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집회 방해”라며 경찰관 체포 시도한 변호사 4명, 벌금형 확정

    “집회 방해”라며 경찰관 체포 시도한 변호사 4명, 벌금형 확정

    질서유지선 설정 놓고 실랑이대법원 “최소 범위 아니다”공무집행방해 혐의, 무죄 확정2013년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 촉구 집회에서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에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는 체포치상,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유정·이덕우 변호사에게 각 벌금 200만원, 송영섭·김태욱 변호사에게 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변호사는 2013년 7월 25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쌍용차 집회에서 질서유지선의 적법 여부를 놓고 당시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과 실랑이를 벌이다 흥분해 경비과장의 팔을 잡고 20m 가량 끌고 가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자를 집회 신고 장소에서 끌어내 인근 검찰청까지 데려가 형사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의사로 체포 행위를 한 것으로 방위행위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죄의 현행범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체포 행위가 지속된 시간이 1분 10초에 불과하고, 당시 주변 정황 등을 비춰볼 때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했다고 볼 수 없다”며 체포치상 대신 체포미수죄를 적용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질서유지선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설정하지 않는 등 경찰의 일련의 행위가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과 대법원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질서유지선이 집회 또는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정해 설정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경찰관들이 미리 집회 장소에 진입해 머물면서 그 일부를 점유한 것도 질서유지선 설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신의 뜻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신의 뜻

    외할머니가 키우는 아이인 걸 알고 외할머니 생신 때마다 미역을 사서 자전거 뒷자리에 묶어 주시던 선생님.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제자의 그림 전시장에 찾아오셨다. 36년 만의 만남이었다. 스물 몇 예쁜 처녀는 할머니 수녀님이 돼 있었다. 신의 뜻이라고 하셨다. 이젠 내게 미역을 사 주셔도 갖다드릴 외할머니는 없다고 했더니, 다 신의 뜻이라고 하셨다. 담담하면서 깊은 모습이 예전의 선생님과 다르셨다. 교황청의 명령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남북을 왕래하시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시는 모양이었다. 선생님께서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 “선생님, 아니 수녀님~ 먼 길 혼자 가시게 해서 죄송해요. 철모르던 시절 선생님 때문에 행복했지만 다 커서야 그게 행복이란 걸 알았지요. 선생님께서 미역을 가방에 넣어 주시면 제가 성질을 부리며 도망가고 그랬는데요. 선생님요, 선생님 가시는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늘 건강하게 행복하기만 하시기를요. 선생님께서 모든 게 다 신의 뜻이라고 하셨지만 이토록 슬픈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군요.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우리 외할머니 만나시거든 저 잘살고 있다고 말씀도 해 주시고 미역국도 함께 끓여 드세요. 선생님 행복하고 고마웠습니다.” 조사 비슷한 걸 써서 SNS에 올리고는 무작정 한강까지 두 시간을 걸어갔다. 청둥오리들이 헤엄쳐 다니는 한강을 종일 바라보았다. 청둥오리 두 마리가 사랑하는 장면을 오래오래 쳐다보았다.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날 또 다른 생명들은 정열적으로 사랑을 하는 일, 선생님 말씀처럼 다 신의 뜻일 것이다. 허공을 지나가는 바람 속에 북소리가 들린다. 물결의 오선지에 음표처럼 흐르던 청둥오리 한 쌍이 갑자기 목을 움쳤다 폈다 고갯짓을 하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수놈이 먼저 목을 움쳤다가 쑥 편다. 이번에는 곁에 있던 암놈이 목을 움친다. 그때 수놈은 쑥 뽑았던 목을 다시 집어넣는다. 목을 움쳤던 암놈은 다시 목을 살짝 펴고…. 한참을 그렇게 번갈아 가며 서로 목을 움쳤다 폈다 하는, 꽤나 정겨운 사랑의 전희식을 성실하게 치른다. 엷은 막으로 된 바람이 둥둥 울린다. 하객으로 온 부드러운 물결이 박수를 친다. 만인의 축복 속에 둘은 공개적이고 당당한 사랑을 나눈다. 수놈이 암놈에게 올라타 살아온 생의 전부를 밀어 넣을 때, 우주의 한순간이 고요히 떨린다. 이곳으로부터 한 작은 생명의 소용돌이가 시작될 모양이다. 찬란하다. 암놈이 거의 물에 잠길 정도로 둘은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황홀에 빠진 암놈의 머리에 키스를 퍼붓는 수놈의 열정으로 사방은 뜨겁게 끓는다. 한참 후, 큰일을 치른 수놈이 암놈에게서 떨어져 나오더니 빠른 속도로 암놈 주위를 돌기 시작한다. 사랑의 의식을 장식하는 마지막 연주일까. 잠시 수놈의 연주를 경청하는 암놈의 고요한 눈빛이 생명을 잉태한 여인의 모습처럼 아름답다. 크게 원을 그리듯 물살을 헤치며 나아가는 수놈. 사랑을 차지한 자의 가슴 뿌듯한 질주와 온몸으로 사랑받은 자의 고요한 몸짓에 봄날 오후의 강은 질투하듯 볼을 실룩거린다. 물결이 인다. 주변을 차단해 주는 수놈의 시위 속에서 암놈은 그제야 정신을 차려 물에 고개를 처박고 몸을 씻는다.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이 진지하다. 수놈은 암놈 주위를 한 바퀴 돌더니 멀어져 가고, 그때 생명의 첫 씨앗을 품은 암놈은 활개를 치며 사랑의 완성을 기뻐한다. 물결마다 남겨진 사랑의 흔적을 따라 물 위를 가다 보면, 사랑이 떠나도 가슴속에 사랑은 남을 것이고, 사랑이 끝나도 사랑은 시작될 것이니 새로운 한 세상이 그렇게 열릴 모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입원하고 하는 동안에도 세상의 한쪽에서는 새로운 생명 탄생을 위한 뜨거운 사랑이 지속되고 있었다. 돌아가신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 모든 것들은 어쩌면 대자연의 질서, 신의 뜻이리라.
  • [여기는 남미] 코로나19 탓에…페루 교정본부 “더이상 죄수 못받아”

    [여기는 남미] 코로나19 탓에…페루 교정본부 “더이상 죄수 못받아”

    페루 교정본부가 신규 수감자의 교도소 입감을 받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가뜩이나 수용인원을 넘겨 교도소마다 수감자가 넘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자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루 교정본부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대법원에 공문을 발송,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발동된)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해제되기 전까지 새로운 수감자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새로운 수감자에 대해선 교도소 문을 굳게 걸어 잠글 예정이니 사법부도 당분간 징역형 선고를 자제해 달라는 뜻이다. 페루 교정본부가 교도소 본연의 임무를 거부하기로 한 건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대규모 인원이 단체 생활을 하는 교도소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위험이 높은 시설이다. 앞서 4일엔 이런 위험의 현실화 가능성이 나타났다. 페루 카야오 교도소에서 재소자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 리마의 구치소에서도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도소에서 코로나19가 번질 조짐이 엿보이자 교정본부는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했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수감자를 계속 받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수감자와 직원의 안전을 위해선 일단 신규 입감이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페루 교도소는 수감 환경이 열악한 편이다. 대부분의 교도소가 수용정원을 초과한 때문이다. 페루 교정본부에 따르면 페루의 교도소 수감인원은 최대 4만600명이지만 현재 교도소 신세를 지고 있는 수감자는 9만7600명에 달한다. 열악한 수감환경을 개선하라는 수감자 시위, 폭동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다. 한편 페루 사법부는 교정본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논평을 내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2일 기준 페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848명, 사망자는 181명이다. 페루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26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난민에게 벽 높이는 일본… 기약 없는 감옥살이에 ‘인권 후진’

    난민에게 벽 높이는 일본… 기약 없는 감옥살이에 ‘인권 후진’

    퇴거 강행·불응 시 처벌하는 법 추진 법원 판단 없이도 무기한 구금 가능 수감자 자살·단식 등 극단적 선택도 “처벌에 한계… 노동자 수용 고려해야”터키 국적의 쿠르드족 데니스(41)는 일본 이바라키현 우시쿠시에 있는 동일본입국관리센터에 올해로 5년째 수용돼 있다. 터키 정부의 쿠르드족 박해를 피해 일본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했지만 일본 정부에 의해 거부됐다. ‘불법체류자’로 전락해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퇴거강제’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자 2016년 이곳 외국인 수용소에 보내졌다. 고국에서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던 그는 돌아갔을 때의 처벌이 두려워 이국땅에서 사실상의 감옥살이를 선택했지만, 오랜 수감생활에 따른 공포와 스트레스로 몇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수용소 직원들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한 뒤 단식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임시석방 처분을 받아 바깥에 나오기도 했지만 얼마 후 다시 수용됐다. 지난 2월 창틀에 목을 매려다 발각된 이후에는 ‘징벌방’으로 불리는 창문 없는 방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나 같은 터키 출신 쿠르드족의 경우 미국·유럽에서는 30~90%가 난민으로 인정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한 명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국적의 무스타파(56)도 2015년부터 이곳에 갇혀 살고 있다. 장기간 단식의 영향으로 처음 입소했을 때 80㎏이었던 체중이 40㎏까지 줄면서 지금은 항상 지팡이 신세를 진다. 카슈미르 출신으로 파키스탄 정부에 대항하는 독립해방전선 활동을 했던 그는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다 1987년 일본으로 도피했다. 2002년 고국에 돌아갔으나 당국의 탄압에 두려움을 느껴 두 달 만에 다시 일본에 왔다. 이후 난민 신청을 계속 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이다.세계 주요국 가운데 난민 인정에 가장 인색한 국가로 유명한 일본이 외국인 망명 신청에 대한 빗장을 더욱 세게 조이려 하고 있다. 12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법무성 산하 출입국재류관리청은 데니스나 무스타파와 같은 외국인들에 대한 체류 불허 및 추방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나가사키현의 외국인 수용소에서 40대 나이지리아인이 단식투쟁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10월 ‘수용·송환에 대한 전문부회’를 발족시켰다. 하지만 이 전문가 협의체는 상황을 개선하기는커녕 퇴행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외국인이 퇴거명령에 불응하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난민 심사가 진행 중일 경우에도 당국이 퇴거절차를 강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률(출입국 관리 및 난민인정법)을 고치도록 결론을 낼 방침이다. 결론은 다음달 말쯤 나온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2018년 일본이 인정한 난민은 모두 42명에 불과하다. 1만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 중 겨우 0.25%다. 이에 비해 독일은 같은 해 5만 6500명(인정률 23%), 미국은 3만 5200명(35%), 캐나다는 1만 6800명(56%)을 난민으로 인정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소말리아 등 국적자를 비롯해 쿠르드족, 로힝야족 같은 소수민족 등 다른 나라에서라면 쉽게 난민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 악명 높은 장기수용은 유엔에서도 비판을 받아 왔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외국인 수용 최장기간이 6개월, 미국은 90일이지만 일본은 법원 판단 없이 당국의 결정만으로 무기한 가둬 둘 수 있다. 2019년 6월 기준 1253명의 수용자 중 54%인 679명이 6개월 이상 된 사람들이다. ‘수용·송환 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 다카하시 와타루 변호사는 “궁핍과 인신구속을 참아내면서까지 일본에 남으려는 사람들을 처벌해 봐야 본국 귀환을 촉진하는 효과는 없고 범죄자라는 낙인만 찍게 될 뿐”이라면서 “외국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우시쿠 입국관리수용소 문제를 생각하는 모임’의 다나카 기미코 대표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호를 대폭 확대한 점을 들어 “일본에 안전 보호를 요청하는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청이 노동자를 받아들인다는 관점에서 정식 체류허가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마스크·성금 선뜻 낸 난민들 “한국인 밥 情이 우릴 움직였다”

    마스크·성금 선뜻 낸 난민들 “한국인 밥 情이 우릴 움직였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빗장을 걸어 잠그며 외국인을 향한 차별과 혐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바이러스는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지만,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국내에서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라”는 여론이 거셌다. 이런 와중에 국내 거주 난민들이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오히려 한국 사회에 손을 내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코트디부아르와 수단,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커뮤니티에서는 약 480만원의 돈과 물품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다. 난민 지원단체 ‘피난처’의 도움을 받고 있는 국내 거주 난민들이다. 자신들도 고향을 떠나와 결코 여유롭지 않은 처지에 도리어 남을 위해 기부한 이유는 뭘까. 지난 6일 민주콩고에서 온 놈비(46)와 프레디, 코트디부아르에서 온 앙쥐(41)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십시일반 기부에도 ‘눌러살지 말라’ 비난 놈비를 한국 땅에 오게 한 건 500만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낳은 2차 콩고 내전이다. 전쟁이 시작된 1998년 무렵 놈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막 들어간 상태였다. 그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무력으로 납치당해 전쟁터로 끌려갔다. 반군은 총을 겨누는 건 기본이었고, 사람들을 강간하거나 마구 죽였다”고 말했다. 르완다와의 접경지대인 콩고 동쪽 고마 지역에 살던 놈비는 2006년 반군에게 납치됐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해 이듬해 한국으로 왔다. 그는 한국에 온 뒤 민주콩고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프리덤 파이터스’ 활동을 하고 있다. 2018년 꾸려진 이 단체는 모두 놈비처럼 전쟁을 피해 도망친 난민들로 구성돼 있다. 공식적인 내전은 끝났지만, 계속 이어지는 크고 작은 시위와 민주콩고 정부의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겠다는 목적이다. 그런 그와 동료들이 콩고에 있는 지인이 아닌 이방인들을 위해 선뜻 돈을 내놓은 데 대해 놈비는 뜻밖에 ‘한국인의 밥 정’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놈비는 “한국에서 활동할 때 지원 단체에서 식당에 데려가거나 밥을 같이 먹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인에게 밥은 환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4월 말 프리덤 파이터스 활동가들이 모여 파티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한국 상황이 너무 나빠졌다”면서 “먹고 즐기는 걸 좋아하는 한국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데, 우리끼리 즐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내놓은 성금은 이들이 파티에 쓸 비용을 모은 것이다. 무용수이던 앙쥐와 대학생이던 프레디 역시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왔다. 한국에서 아프리카 기독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프레디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 이 국가에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건 형제를 돕는 것”이라면서 “목사로서 위험에 처한 이들을 돕는 건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들만이 아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돈을 모아 기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난민들이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국내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최근 국내에 있는 서아프리카 비아프라(현 나이지리아) 난민들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국인들에게 힘을 보태겠다”면서 손소독제를 기부했다. 헌혈자 감소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헌혈에도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지난 7일 경기 동두천시청에 소독제를 전달하며 “우리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한국의 안전과 모두의 건강을 위한 의무에 함께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민을 비롯한 외국인을 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편견으로 가득하다. 이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을 기부하고 한국인을 돕고 나섰는데도, 온라인에선 ‘나중에 자기들 가족을 데리고 오려는 투자금일 뿐이다’, ‘언젠가는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난민이다. 눌러살지 말라’ 등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난민이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부터가 문제다. 놈비는 “정치적, 문화적 상황이 너무 다른데 외국인은 한국 사회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프리덤 파이터스 활동 이후인 2018년 가택 침입 사건이 있었다. 콩고에서는 이렇게 공격당하거나 죽임당하는 일이 일상적이어서 너무 불안했는데, 한국 수사기관은 전혀 무슨 말인지 모르고 이해하려는 생각도 없었다”면서 “한국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치안이 좋은 나라니까 그런 것”이라고 했다. 프레디는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인도적 체류자로 계속 지내면 어렵사리 일을 구해도 3개월이나 6개월에 한 번씩 체류연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아도 언어소통이 자유롭지 않은데, 심사 때문에 일을 계속 빠져야 하니 사측에서는 당연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이렇게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보장받지 못하는 건 단순히 일을 못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프레디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경제적 능력이 없고, 돈이 없으니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고, 결국 건강 관리는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유령처럼 살아가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이다.●소외됐지만 “재난 상황 같이 싸우고 싶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서 외국인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인 난민과 외국인 노동자 등은 완전히 배제됐다. 정부는 지난달 5일 마스크 보급 대책을 내놨지만, 건강보험 가입 자격이 되지 않는 6개월 미만 체류 이주민이나 외국인 미등록자는 마스크 구매 자격조차 부여받지 못했다. 실제 앙쥐는 외국인 등록증이 없어서 마스크 구매를 포기해야 했다. 그는 “난민 신청이 계속 받아들여지지 않아 외국인 등록증이 없는데, 약국에 갔더니 여권을 내밀어도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결국 지인이 대신 사다 준 마스크를 몇 번씩 재활용하며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놈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이들이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갔는데, 모든 사람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면서 “단순 몸살 정도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아무도 듣지 않았고, 무조건 국적이 어딘지 중국에 갔다 왔는지만 물어봤다”고 말했다. 놈비네 가족은 이후 두 달 동안 집 안에만 있었다. 이런 피해는 지난달 20일 이주공동행동 등 이주민 관련 시민단체가 연 ‘코로나19가 드러내는 인종차별 민낯 증언대회’에서 나온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공중시설에서 무조건 외국인의 입장을 제한하고, 이주 노동자들을 아예 공장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등 차별 실태가 심각했다. 김영아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대표는 “마스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유일한 자기방어책이다. 또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민폐를 끼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난민과 이주민의 공포가 증폭됐고 사회 심리적 방역은 실패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레디는 “한국 내의 인종차별이나 편견이 코로나19 때 많이 드러난 것 같다”면서 “코로나19 초기 식당에서 중국어로 얘기하는 사람만 봐도 바이러스 보균자인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선 이미 외국인들이 한국인과 전혀 섞이지 않으니 외국인의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면서 “한국 내 외국인이 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는 것도 교류 자체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들이 한국을 돕는 이유는 뭘까. 프레디는 “한국은 우리의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은 우리의 친구다. 본국에 있는 가족보다 여기에 있는 사람을 돕는 게 더 빠르다”면서 “지금 여기에 평화가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앙쥐는 바이러스가 모두의 문제라는 걸 강조했다. 그는 “불이 나면 외국인, 자국민을 가리지 않고 모두 다 태우지 않겠냐. 그러면 같이 힘을 모아서 모두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면서 “외국인도 한국에서 이 바이러스와 함께 싸울 수 있게, 그래서 모두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매카트니가 ‘헤이 주드’ 가사 적어놓은 종이 11억원 낙찰

    매카트니가 ‘헤이 주드’ 가사 적어놓은 종이 11억원 낙찰

    팝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 ‘헤이 주드’의 가사를 폴 매카트니(78) 경(卿)이 적어놓은 종이가 73만 1000 파운드(약 11억원)에 팔렸다. 비틀스 해체 50주년을 기념해 10일(현지시간) 진행된 경매에 250개 물품이 나왔는데 1968년 매카트니가 존 레넌의 아들 줄리안(57)을 위로하기 위해 떠올린 가사를 적어놓은 종이가 낙찰 희망가 12만 8000 파운드의 여섯 배 가까이 되는 가격에 낙찰됐다고 BBC가 전했다. 레넌은 1966년 일본 전위 예술가 오노 요코와 사랑에 빠지면서 신시아와 이혼을 결심했는데 매카트니는 여섯 살 난 줄리안이 부모의 이혼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싶어 달래려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 비틀스가 런던의 한 스튜디오에서 이 노래를 녹음할 때 매카트니가 종이에 가사를 적었다. 그는 늘 공연을 마무리할 때 이 노래를 청중들과 함께 불렀는데 과거에도 “난 늘 줄리안과 단짝이었다. 차에서 내릴 때 첫 소절 ‘헤이 주드 던 메이크 잇 배드’를 어렴풋이 읊조렸다. 그때는 주드가 더 나은 이름, 더 촌스럽고, 서쪽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물론 경매는 코로나19 탓에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1964년 첫 미국 투어 당시 사용한 ‘비틀스’ 로고가 새겨진 드럼 관련 용품은 희망가의 네 배인 16만 1000 파운드(약 2억 4000만원)에 팔렸다. 3년 뒤 ‘헬로 굿바이’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레넌과 조지 해리슨, 그리고 로드매니저 맬 이반스가 아이디어를 적은 메모, 그림, 각본 등이 6만 7000 파운드에 주인을 찾았다. 또 1969년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를 벌이며 일주일 동안 침대에 누워 지내며 찍은 다큐멘터리 ‘베드 인 피스’에 촬영됐던 레넌과 요코의 ‘배기즘(BAGISM)’ 그림이 7만 5000 파운드에 팔렸다. 드러머 링고 스타가 사용한 놋쇠 재떨이는 3만 2500달러(약 3940만원)에 판매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평양 비우고 군사행보 이어가는 김정은… 이유는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평양 비우고 군사행보 이어가는 김정은… 이유는

    올해 공개활동의 절반이 군사행보… 지난해보다 급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평양 내 활동, 경제행보 피해진정되면 경제행보 재개하나 도발 수위도 높일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10일 보도함에 따라 약 3주 만에 군사 행보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21일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사격 지도 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14차례 공개 일정을 소화했는데 이중 7차례가 군사 행보였으며, 공개 활동의 대부분은 평양 밖에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평양 밖에서 군사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올해 군사 행보 비중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김 위원장의 올해 1분기(1~3월) 공개 일정 13차례 중 군사 행보는 6차례로 약 46%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공개 일정 26차례 중 군사 행보가 5차례로 약 19%였다. 특히 올해 경제 행보는 단 2차례로, 지난해 4분기 11차례였던 것에 비해 급감했다. 지난 1월 순천린비료공장 건설현장을 현지 지도하고, 3월 17일 코로나19에 대응해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연설한 것이 올해 경제 행보의 전부다. 반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4분기 군 항공 및 반항공군 경기대회와 훈련을 참관하고 초대형방사포 시험 사격을 현지 지도하면서도 삼지연군과 금강산관광지구,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등을 두루 시찰하며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이 올해 군사 행보에 주력하다보니 동선도 동부·서부전선에 집중됐다. 김 위원장은 올해 첫 군사 행보로 지난 2월 28일 동부전선에서 군부대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 3월 2일과 9일 각각 강원도 원산과 함경남도 선덕에서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고, 13일 제7군단과 제9군단 관하 포병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참관했다. 제7군단은 함경남도 함흥, 제9군단은 함경북도 청진에 있으며 포사격대항경기는 동해안에서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3월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하고 서부전선으로 이동했다. 같은 달 20일 서부전선 대연합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고, 21일 평안북도 선천 일대에서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공개 행보를 하지 않다가 북한 매체가 10일 김 위원장이 군단별 박격포병구분대의 포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하면서 약 3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포사격훈련의 일시와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루 시차를 두고 보도하는 북한 매체의 특성 상 지난 9일 평양 밖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평양을 벗어나 군사 행보를 개시한 시점은 북한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시작하던 때와 겹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순천린비료공장 건설현장을 현지 지도한 후 같은 달 28일 북한이 코로나19 국가비상방역체계 전환을 선포하자 경제 행보를 멈췄다. 북한은 2월 1일부터 외교관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을 격리하고 평양 시내 호텔과 상점, 식당 등에서 외국인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 같은 달 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 즈음 금수산태양궁전 방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참석 등 평양에서 필수 일정만 챙긴 뒤 군사 행보를 개시했다. 이후 북한이 3월 초 평양에서 무증상 외국인에 대한 격리를 해제하자 김 위원장은 같은 달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달 초 북한은 평양에서 외국인의 호텔과 상점, 식당 방문을 허용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지난 몇 달 간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높은 평양을 피해 민간인의 통제가 가능한 군부대 인근에서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군사 행보에 치중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경제 행보를 하면 많은 사람과 접촉하게 되지만 군 부대는 통제가 가능하다”며 “경제 행보에 따른 감염 위험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건설을 할 여력이 없어 김 위원장의 경제 행보도 중단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경제 행보를 하려면 재원이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과의 교류가 사실상 끊기고 장마당 활동도 위축돼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김 위원장은 군사 행보에 집중하고 김재룡 내각총리 등 관료가 경제 챙기기에 나서는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경제 행보를 재개하겠지만, 군사 행보의 수위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올해 들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의 시험 발사 등 비교적 저강도 무력 시위만 이어가고 있다.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김 위원장이 경제 행보를 늘리겠지만 군사 행보에서도 변화를 줄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돼 대규모로 진행되면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시험발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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