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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새 355억원… 트럼프는 바이든보다 해리스가 두려워졌다

    하루 새 355억원… 트럼프는 바이든보다 해리스가 두려워졌다

    ‘트럼프 방역 무능 일침’ 청중 없이 진행‘해리스 효과’ 하루 평균 모금액 3배 모여“트럼프 망상 탓 미국인 80초마다 1명 사망”저격수다운 면모 발휘 ‘끝장 토론’ 평가 트럼프 “해리스가 바이든 조롱” 이간질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전 부통령) 대선 후보와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나선 12일(현지시간) 첫 공동 유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흔들리는 코로나19 리더십에 일침을 놓듯 델라웨어 윌밍턴의 한 체육관에서 청중 없이 진행됐다. 전날 지명된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저격수다운 면모를 보였으며, 일간 USA투데이는 “첫선을 보이기보다 끝장 토론을 벌였다”고 평가했다. 둘은 이날 민주당을 상징하는 감청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등장했다. 체육관 밖에 수백명의 지지자가 모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입장은 허용하지 않았다. 바이든 후보는 먼저 “어제 정치자금 모금 기록을 세웠다”며 ‘해리스 효과’라는 취지로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가 해리스 지명 직후 24시간 동안 약 3000만 달러(약 355억원)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종전 일일 평균 모금액인 1000만 달러의 3배에 이른다. 이어 바이든 후보는 “실직자가 1600만명을 넘은 것은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의 기록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를 만나는 대신 골프장에 갔다”며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것조차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또 “오늘은 해리스 후보를 소개하는 날이자 샬러츠빌에서 있었던 그 끔찍한 날의 3주년”이라며 “신나치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횃불을 들고 나온 현장을 기억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양쪽 모두에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그를 방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7년 8월 극보수 진영은 남부연합군을 이끌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에 반발해 폭동을 일으켰는데, 한 백인 우월주의자가 반대 측 시위대에 차를 몰고 돌진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에 다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언급해 인종차별 비판을 받았던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 셈이다. 이어 연단에 오른 해리스 의원은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상징성을 의식한 듯 “나는 나보다 앞선 야심 찬 여성들을 유념하고 있다. 이들의 희생과 결단이 오늘 여기 나의 존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대응에 실패해 50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며 “전문가보다 더 잘 안다는 대통령의 망상적 믿음은 미국인이 코로나19로 80초마다 한 명씩 사망하는 이유”라고 비난했다. 클린 에너지 혁명, 건강보험 회복, 여성 권리 보호, 인종차별적 사법제도 개혁 등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일일 브리핑에서 해리스 의원에 대한 질문에 “대실패가 될 것으로 본다. 그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TV) 토론을 기대하고 있다”며 “(2016년 대선에서) 팀 케인 상원의원을 완패시킨 것보다 더 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민주당 경선 TV 토론회에서 해리스 의원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아주 이례적인 지명이라고 생각했다. (해리스는) 바이든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고 겨냥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경찰, 피해자를 용의자로 오인해 흑인 소년에게 소총 겨눠

    美 경찰, 피해자를 용의자로 오인해 흑인 소년에게 소총 겨눠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또 불거졌다. 12일(현지시간) 폭스11뉴스는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 경찰이 죄 없는 비무장 흑인 소년들을 소총으로 진압해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LA카운티 산타 클라리타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졌다. 버스를 기다리는 흑인 청소년 3명에게 다가간 노숙자는 마약이 있으면 내놓으라며 흉기로 위협했다. 아이들은 노숙자가 휘두르는 흉기를 스케이트 보드로 겨우 막아섰지만 옷이 찢어지는 등 피해를 당했다. 인근 식당 종업원을 비롯해 여러 목격자는 곧장 경찰에 신고전화를 넣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웬일인지 흉기를 휘두른 노숙자 대신 흑인 청소년들을 제압했다. NBC뉴스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헷갈린 경찰이 애꿎은 소년들을 제압했다고 전했다. 아이 중 한 명의 어머니는 “목격자 중 누군가가 흑인들이 노숙자를 공격하고 있다고 바꿔 신고한 것 같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목격자들은 “이게 무슨 미친 짓이냐, 아이들은 피해자”라거나 “그냥 애들일 뿐”이라고 아우성을 쳤다. 한 목격자는 “내가 직접 신고했는데, 분명 ‘히스패닉계 남자가 흑인 청소년 3명을 흉기로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흉기 폭행 신고를 받았고, 구체적으로는 흑인 남자 두 명이 스케이트보드로 다른 남자를 때린다는 신고였다”라고 맞섰다. 다행히 목격자들의 계속된 항의에 경찰은 수갑을 찬 상태로 경찰차에 감금됐던 아이들을 체포하지 않고 석방했다. 그러나 현장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은 계속됐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오인한 것도 모자라 경찰은 비무장 청소년들을 제압하면서 AR-15 소총을 꺼내 들었다. 양손을 들고 무릎을 꿇은 소년 뒤에서 소총을 겨눴다.출동한 경찰은 양손을 들고 무릎을 꿇은 소년 뒤에서 AR-15 소총을 겨눴다. AR-15 소총은 애초 군사용으로 제작됐으나 지금은 민간에도 보급되며, 미국 총기난사 사건의 단골 무기로 자주 등장했다. 2017년 텍사스 15살 흑인 소년 역시 경찰이 쏜 AR-15 소총에 맞아 사망했다. 주민들은 시위대 진압 때나 등장하는 소총을 비무장 청소년들을 진압하는데 사용한 것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지적을 쏟아냈다.비난이 쇄도하자 LA카운티보안관사무소장은 며칠 후 공식 성명을 내고 철저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알렉스비아누에바 소장은 12일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내사 중”이라면서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소식을 전하겠다”라고 밝혔다. AR-15 소총 사용에 대해선 “그런 종류의 무기, 특히 AR-15 소총은 구체적 사유가 있을 때 배치된다. 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던 거 같다”라며 과잉대응 소지가 있음을 인정했다. 다만 가해자로 지목된 노숙자는 현장에서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확인된 게 없어 초동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케이팝 팬덤, 美에 행동하는 법 가르쳤다”

    “케이팝 팬덤, 美에 행동하는 법 가르쳤다”

    트럼프 털사 유세서 한류팬들의 ‘노쇼’디지털 조직 기법으로 단체행동 나서한류, 美 문화상품 우월성 뒤엎고 있어한국적이라 낯선 매력… 美만 겨냥 안 돼 최근 미국에서 1020세대의 ‘케이팝 팬덤’은 인기를 넘어 사회적 조류로 조명받는다. 이들은 지난 6월 흑인시위대의 불법행위를 제보하라며 댈러스 경찰이 만든 아이와치(iWatch) 앱을 다운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 입장권을 매집하고 불참해 흥행 참패로 만들었다. 한류의 인기도 여전하다. 미 언론은 곧 공개될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새 곡 ‘다이너마이트’를 연일 조명하고, 영화 ‘기생충’의 신선한 충격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워싱턴DC의 각국 외교관리 사이에서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화제다. 시더바우 새지(49) 인디애나주립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객원조교수에게 ‘미국이 보는 한국 대중문화의 힘과 미래’에 대해 11일(현지시간) 이메일로 물었다. 새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등에 한류 관련 글을 기고하는 한류 전문가로 통한다. -각국의 대중문화가 미국에서 경쟁한다. 한류는 무엇이 다른가. “한류는 미국 10대와 20대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쓰는 노년층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 앱을 쓰는 이들에게 한국 콘텐츠는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 유세에서 한류팬들의 ‘노쇼’를 ‘정치적 행동’으로 보는 미 언론의 분석도 있었다. “케이팝 팬덤은 팬들에게 효과적인 디지털 조직 기법을 가르쳐 주었고 BTS는 청년들에게 “너 자신을 말하라”고 알렸다. 팬들은 온라인에서 단체행동을 하는 법을 알게 됐다. 이들은 케이팝 팬인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종차별적인 경찰 행위를 보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깊이 느낀 젊은이다. 따라서 뿌리 깊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의 문제보다는 인권의 문제다.” -한국 대중문화는 지속적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이미 1950년대 김 시스터스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에게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국가’임을 느끼게 했고, 미국 TV가 세계주의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물론 김 시스터스의 재능은 대단했다. 하지만 아리랑 싱어스(코리아나)와 김덕수 사물놀이패 등 몇몇 시도 이후 비, 세븐, 보아, 원더걸스, SNSD(소녀시대), 싸이 등의 진출 전까지는 (한국 대중문화의 진출이) 잘 되지 않았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싸이는 아시아 남성에 대한 서구의 고정관념에 도전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는 매력적이라기보다 재미있었다. BTS의 인기는 완전히 다르다. 팬들은 7명의 멤버를 우상화하고 있다.” -미국 네티즌 글을 보면 한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꽤 있다. “한류는 미국 문화 흐름을 뒤엎는 것이다. 문화강국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나라가 갑자기 미국 문화상품의 우월성을 뒤엎고 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에게 놀랍고 몇몇 문화 민족주의자에게는 무섭거나 심지어 모욕적인 일이다.” -미국 내 한류의 저변을 더욱 확대하려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문화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뭔가 새롭고 다른 점이 미국에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만일 한국이 미국 시장을 특별히 겨냥해 문화상품을 만든다면, 가짜 미국 상품으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 다만 뮤직비디오 등에서 흑인 외모를 희화화한 ‘블랙페이스’ 행위같이 타 인종에게 잠재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것들을 피하는 데 관심을 두면 좋겠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단순 범죄” vs “흑인 시위대 약탈”… 시카고 ‘블레임 게임’ 폭동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최대 번화가에서 심야에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일어났으며, 경찰과의 총격전도 발생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단순 범죄’로, 공화당 측은 ‘흑인 시위대 약탈’로 규정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10일(현지시간) 0시 무렵부터 새벽까지 수백명이 ‘환상의 1마일’로 불리는 시카고 미시간애비뉴의 명품 상점들을 약탈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루이비통, 오메가 상점 등의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으며 진압경찰에게 사제 최루탄을 쏘고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일부는 차를 타고 가며 경찰에게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100여명을 체포했지만 경찰 13명도 부상당했다. 시위가 과격해진 것은 전날 낮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에서 ‘경찰이 15세 소년을 총격으로 살해했다’는 잘못된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기 때문이다. 실제 총격전은 있었지만 경찰은 “범죄자는 20세로 무장 중이었으며 경찰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시카고트리뷴은 이날 약탈 사건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블레임 게임’을 벌였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인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약탈자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흑인 시위와 분리하려는 듯 ‘단순한 범죄자’라고 강조했다. 반면 짐 더킨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이제 도시의 혼란을 막기 위해 주 방위군을 불러들이고 연방정부의 모든 지원을 받아들일 때가 됐다. 더이상 변명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미국 시민사회는 이번 약탈 사건이 인권차별 철폐시위의 순수성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이날로 78일째에 접어든 시위는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성이 한층 짙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세우겠다’며 곳곳에 연방요원 투입을 강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연방요원을 배치한 포틀랜드에 대해서는 “약탈이 여전하다”며 “도시가 안정될 때까지 연방요원들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브리핑 3분 만에 경호원 따라 나가… 위기관리 리더십 논란

    트럼프, 브리핑 3분 만에 경호원 따라 나가… 위기관리 리더십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 브리핑을 시작한 지 3분 만에 220여m 거리 총격사건으로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호원이 브리핑을 끊고 대통령을 데리고 나가는 긴박한 상황은 폭스뉴스 등을 통해 생방송 송출됐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열세로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48분 코로나19 대응 일일 브리핑을 시작해 준비된 원고를 읽으며 우편투표를 비난하고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언급했다. 하지만 불과 3분 만에 비밀경호국(USSS) 요원이 연단에 올라왔고 그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저와 함께 가실까요”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못 알아들은 듯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고 경호원이 재차 퇴장을 요청하자 “오”라는 감탄사와 함께 곧바로 그를 따라나갔다. 브리핑룸에 있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도 함께 자리를 떴다. 직후 기자들로 가득한 브리핑룸이 폐쇄됐다. 당시 백악관 밖 취재진과 시위대에 따르면 바로 근처에서 총성이 두 차례 들렸고 동시에 경호원 8∼9명이 자동소총을 겨누며 달려나왔다.트럼프의 피신은 지난 5월 29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대의 백악관 앞 행진 당시 지하 벙커로 피신한 이후 두 번째다. 외신들은 전례 없는 상황을 속보로 타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뒤인 오후 6시쯤 다시 들어와 브리핑을 재개했다. 그는 “비밀경호국요원이 그 사람(용의자)을 총으로 쏜 것 같고, 용의자가 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하 벙커로 대피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집무실로 대피했다”고 답했다. 용의자가 대통령 자신을 노렸는지를 묻자 “나는 그것을 물어보지 않았고,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밀경호국이 이날 밤 홈페이지에 밝힌 사건 경위에 따르면 51세 남성인 용의자는 실제 총을 쏘지는 않았다. 용의자의 총격에 요원이 대응사격을 한 것이라는 현지 언론들의 초기 보도와는 다른 내용이다.USSS는 오후 5시 53분쯤 용의자가 백악관 북서쪽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요원에게 접근했고 ‘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한 뒤 공격적으로 달려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옷에서 물체를 꺼내는 동작과 함께 사격 자세를 취했으며 이에 요원이 대응사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용의자는 몸통에 총을 맞았고, 요원은 직후 응급처치를 하고 소방당국 출동을 요청했다. 병원에 후송된 용의자는 중태로 알려졌으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진상조사에 착수한 USSS 측은 “해당 요원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내부 조사와 경찰 수사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의자의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로 겁을 먹었느냐는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 내가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이느냐”고 반문한 뒤 “유감스럽게도 이것이 세상이고, 세상은 언제나 위험한 곳이었다. 이것이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아무 설명 없이 자리를 뜬 행동을 놓고 대처의 적절성 논란도 나온다. 트럼프 “G7회의, 美대선 후 열리길”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대선 후에 열기를 바란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정상회의를) 9월에 개최하려 했고 다른 국가들도 원했지만, 나는 대선 이후 어떤 시점에 하고 싶은 의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대선이 지나고 회의를 하면 분위기가 더 좋을 것”이라며 회의 형식은 화상과 대면모임 모두 가능성을 열어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초청장은 아직 발송하지 않았다면서도 “G7에 속하지 않는 정상들을 초대할 것이고 일부는 이미 수락했다”고 전했다.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 등이 참여하는 식으로 G7을 확대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호주·인도 정상이 참석 의사를 확인한 바 있다. 다만 한때 G8 국가였던 러시아의 복귀에 독일·영국·캐나다 등이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레바논 내각 물러났지만…“2주 후엔 빵도 바닥난다”(종합)

    레바논 내각 물러났지만…“2주 후엔 빵도 바닥난다”(종합)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10일(현지시간)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대국민 연설에서 베이루트 폭발 참사와 관련해 내각의 총사퇴를 발표했다. 지난 1월 이슬람 시아파 정파 헤즈볼라의 지지를 얻어 출범한 내각은 7개월 만에 좌초하게 됐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새 총리 지명을 위해 의회와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디아브 총리는 “우리는 대규모 참사를 맞았다. 베이루트 폭발은 고질적인 부패의 결과”라면서 “국가를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부패 시스템이 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베이루트에서는 대형폭발이 발생한 뒤 160여명이 숨지고 6000여명이 다쳤다. 레바논 정부는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6년 전부터 보관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 약 2750t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료들이 위험한 질산암모늄을 베이루트 도심과 가까운 곳에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레바논은 막대한 국가부채와 높은 실업률, 물가 상승,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으로 경제 위기가 매우 심각하다. 지난 8∼9일 베이루트 도심에서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8일에는 대규모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숨지고 시위 참가자 및 경찰 230여명이 다쳤다. 9일부터 장관 4명이 잇달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총리가 내각 총사퇴를 발표한 이날 역시 베이루트 도심의 국회 건물 주변 등에서 시민 수백명이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고 경찰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기독교 대통령·이슬람 총리…독특한 정치구조 시위 참가자 앤서니 하셈은 현지 언론에 “내각 총사퇴는 우리가 원하는 최소한의 것”이라며 기득권을 타파하는 근본적인 정치 개혁을 요구했다.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은 이슬람교 수니파 및 시아파, 기독교 마론파 등 18개 종파를 반영한 독특한 정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명목상 대통령제(임기 6년의 단임제)이지만 총리가 실권을 쥐는 내각제에 가깝다. 종파 간 세력 균형을 위해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각각 맡는 게 원칙이다. 이런 권력안배 원칙은 종파 및 정파간 갈등과 정치적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는다.유엔 “2주 반 지나면 빵도 바닥난다” 유엔은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열린 레바논 상황에 관한 원격 브리핑에서 2주 반 안에 레바논에서 빵이 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매우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폭발 참사로 망가진 베이루트항이 레바논 곡물 수입의 85%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2주 안에 1만7500t의 밀가루를 실은 배가 베이루트에 도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모든 레바논 국민의 식탁에 빵을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0일치인 3만t의 밀을 가져와야 하고, 그다음에는 60일치인 10만t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크 로콕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국장은 “신속하고 광범위한 인도주의적 대응은 이번 비극에 대한 3단계 대처 중 첫번째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자유·저항의 대학로… 치열했던 ‘청춘들의 행진’

    자유·저항의 대학로… 치열했던 ‘청춘들의 행진’

    문화재라 하면 으레 건축물이나 도자기 같은 것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서울미래유산은 그 폭이 좀더 넓다.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가운데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다. 영화도 한 카테고리다. 대표적인 것으로 1975년 개봉한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이 있다. 소설가 최인호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비판적 사고를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불안과 좌절, 비애, 상실감 등 우울한 자화상을 묘사한 영화다. 1970년대 서울 대학가와 그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영화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이 됐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서울의 영화-바보들의 행진’을 준비하면서 이 영화를 간접적으로나마 떠올릴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했다. 젊음과 낭만의 거리라 불리는 대학로가 좋은 사례 중 하나일 듯싶었다. 혜화동로터리에서 이화사거리까지 1㎞ 남짓한 도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대학로는 연극이나 뮤지컬과 같은 공연을 볼 때면 누구나 한 번쯤 들러봤음 직한 젊은이들의 공간이다. 한복판에 있는 마로니에공원을 거닐다 보면 여유롭게 거리공연을 펼치는 악사에서부터 비보잉을 하는 댄서들까지, 자유로운 분위기에 누구나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물론 원래부터 이곳이 대학로라 불린 것은 아니고 공원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이 지역의 근대는 식민지와 함께 왔다. 애초 이곳의 터줏대감은 일제강점기였던 1924년 들어선 경성제국대학이었다. 의학부와 법문학부, 대학본부가 마로니에공원 일대에 있었고 거기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학교 격인 예과가 청량리에 있었다. 이후 서울대가 이곳에 들어선 것은 광복 뒤인 1946년이었다. 법대와 문리대, 의대 등이 마로니에공원과 주변 서울사대부속 초·중교 자리에 자리잡았다.당시 풍경은 어땠을까.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서 어렴풋하게나마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가수 송창식이 부른 ‘고래사냥’과 ‘왜 불러’ 등이 영화 전편에 흐르면서 무기한 휴강과 입대, 장발 단속 등 10월 유신의 풍속도가 리얼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보다 차가웠다. ‘왜 불러’뿐만 아니라 극 중 영철의 테마곡인 ‘고래사냥’이 대학가 시위 현장에서 곧잘 불리면서, 두 노래는 결국 금지곡이 되고 말았다. 감독 자신은 현실과 타협한 영화라고 자조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그렇기에 더 역설적으로 당시를 이해하는 텍스트가 돼 주기도 한다. 실제로 개봉 당시 서울 관객 15만명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던 영화에 삽입된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한 박정희 정권은 서울대를 아예 관악산으로 이전해 버린다. 대학로 시절 서울대 주변이 유신체제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등 학생운동의 중심이 되다 보니 동숭동, 용두동, 종암동, 공릉동 등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던 단과대들을 당시만 해도 변두리이자 정문과 후문만 봉쇄하면 시위대의 시내 진출을 막을 수 있던 관악산 골프장 터로 몰아넣듯 옮겨버린 것이다. 영화 개봉연도와 같은 1975년의 일이었다.대학로의 변화는 1980년대 들어 더욱 극적으로 펼쳐진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는 각종 공안사건을 조작함으로써 자신들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억제하려 했다. 대표적인 게 1982년 벌어진 ‘학림사건’이었다. 학생운동가들이 학생단체를 조직해 사회주의 폭력혁명으로 정권을 붕괴시키려 했다는 사건이었다. 마로니에공원 맞은편에 있는 학림다방에서 첫 모임을 열었다 해서, 또 ‘숲’(林)처럼 무성한 ‘학’(學)생운동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해서 학림사건이라 불렸다. 1985년부터는 이곳의 분위기가 질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민주화운동의 현장이란 인식이 강했던 이 일대에 정부가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서울 곳곳에 있던 문화예술단체와 공연장, 소극장 등을 유치함으로써 자유와 저항의 공간에 낭만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한국의 청년들이 그리고 시민사회가 영화의 분위기처럼 순응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지칠 줄 모르는 민주화운동은 끝내 독재를 종식시키고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냈다. 당시 피해자들도 2010년 열린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두환 정권에 의한 조작 사건이라는 결론과 함께. 학림다방은 그런 한국 현대 정치사의 현장이었기에, 나아가 훗날 문학으로 명성을 얻은 이청준이나 김승옥, 황지우, 김지하 등의 단골집이었다. 김민기 등 음악인들의 주요 거처이기도 했다. 학림다방도 2013년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됐다. ‘서울대 문리대 제25강의실’이라고도 불렸던 학림다방 입구에 걸려 있는 서울미래유산 동판이 흘러간 옛이야기를 담담하게 증언해 주는 듯싶다. 대학로는 내막을 모르면 그저 로맨틱해 보이기만 하는 문화 예술의 공간이자 맛집들이 즐비한 소비공간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만을 보고는 그 안의 내력이나 사건들 사이의 맥락을 이해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마로니에 공원을 중심으로 서 있는 아르코미술관과 아르코예술극장, 그리고 옛 샘터 사옥이자 현 공공그라운드 빌딩 또한 생각할 지점을 던져 준다. 적벽돌 외장이 인상적인 이 건물들은 모두 ‘한국 건축의 풍운아’라 불렸던 김수근이 설계한 건물들이다. 서울대 건축과를 다니다가 6·25전쟁 때 일본 도쿄예대 건축과에 유학해 막 대학원을 수료한 김수근은 이승만 정권 말기인 1959년 29세의 나이로 새 국회의사당 건축설계안 현상공모에서 1등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작품 가운데 한국인에게 익숙한 게 한둘이 아니다. 잠실 서울올림픽 주경기장을 비롯해 남산 타워호텔과 자유센터, 세운상가, 워커힐호텔, 옛 국립부여박물관과 청주 및 진주박물관 등이 있다. 단순히 건축 설계만 한 게 아니라 국내 잡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월간 ‘SPACE(공간)’를 창간하고 다양한 예술인들을 후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1977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르네상스의 예술 후원가라 평가받는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에 빗대 ‘서울의 로렌초 메디치’라 평하기도 했다. 그에게도 밝은 역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987년 6·10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현장인 남영동 대공분실 역시 그의 작품이었다. 나선형 계단을 설치해 방향 감각을 상실케 하고 피조사자가 투신할 수 없게끔 창문 폭을 15㎝ 정도로 좁게 하는 등 전적으로 고문에 적합하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그 건물 말이다. 아르코 미술관과 예술극장, 그리고 옛 샘터 사옥은 겉으로는 수십 년이 지나도록 모던함을 유지해 오는 훌륭한 건축물이다. 하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인간 내면의 복잡다단한 면에 대해 성찰하게끔 유도하는 경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이번 그랜드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는 서울대병원이었다. 1907년에 건립된 옛 대한의원은 광복 뒤 경성의전과 통폐합돼 현재 서울대 의대로 바뀌어 있고 그 병원은 서울미래유산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1922년 의학 실험에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겠다며 설치한 ‘실험동물공양탑’은 이번 투어의 압권 중 하나였다. 말 못하는 짐승을 위해서도 공양탑을 세웠던 이들의 마음을 자비롭다고 해야 할까. 서울 대학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된 적이 있다. 2008년 말 한국방송통신대학 맞은편에 위치한 한 건물을 철거하면서 14구의 유골이 발견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석 달에 걸쳐 정밀분석한 결과 유골의 주인공이 14명이 아니라 28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젖먹이의 유골도 3구나 됐다. 과연 그 뼈들의 주인공은 누구이며 왜 그곳에 집단으로 묻힌 걸까. 해답은 ‘그 땅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의전 해부학교실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렇기에 더더욱 실험동물공양탑은 의외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실험동물의 목숨도 함부로 하지 않던 이들이 정작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의 인종적이며 체질적인 차이를 조사하는 등 몰인권적인 우생학과 인종론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연구도 진행했으니 말이다. 영화에서 보여 주는 이미지가 묘사 대상의 전부는 아닌 것처럼 우리가 맞닥뜨리는 여러 사안들도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다가는 본질을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또 반대로 호기심과 지속적인 문제의식을 견지한다면 묘사된 풍경 너머의 맥락을 이해하는 길에 가닿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바보들의 행진’은 언뜻 보면 명랑한 청춘극 같지만 자세히 보면 비극보다 더 진한 슬픔을 자아내는 영화이고 일견 로맨틱해 보이는 대학로이지만 그 속엔 시대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했던 이들의 정열이 녹아 있다. 글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12회 돈의문 주변 ●출발일시 : 8월 15일 오전 10시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베이루트 참사 희생자 200명 이상, 레바논 내각 총사퇴 발표

    베이루트 참사 희생자 200명 이상, 레바논 내각 총사퇴 발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의 폭발 참사로 2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베이루트 시장이 밝혔다.  마르완 압부드 시장은 10일 최초의 폭발 지점 근처에서 일하던 트럭 운전기사나 외국인 노동자들 수십명이 참변을 당했는데 이들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일조차 난망하다고 개탄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군대는 사실상 시신 수습 작업마저 포기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레바논의 건설, 농업, 운송 분야에는 시리아에서 건너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베이루트 폭발 사고 사망자 158명 가운데 약 45명이 시리아 국적이라고 전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이날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폭발 참사에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를 한다고 밝혔다. 디아브 총리는 “우리는 대규모 참사를 맞았다”며 “베이루트 폭발은 고질적인 부패의 결과”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부터 압델사마드 공보장관, 다미아노스 카타르 환경장관, 마리 클라우드 나즘 법무장관, 가지 와즈니 재무장관 등 장관 네 명이 잇따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디아브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지난 1월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지를 얻어 출범했지만 정치 개혁과 경제 회복 등의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폭발 참사가 겹치면서 7개월 만에 좌초됐다. 이에 따라 레바논의 정치 혼란이 커지고 현 정부를 주도한 헤즈볼라가 수세에 몰리게 됐다.  지난 8∼9일 베이루트 도심에서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8일 대규모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숨지고 시위 참가자 및 경찰 230여명이 다쳤다.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은 이슬람교 수니파 및 시아파, 기독교 마론파 등 18개 종파를 반영한 독특한 정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명목 상 대통령제(임기 6년의 단임제)이지만 총리가 실권을 쥐는 내각제에 가깝다. 종파 간 균형을 위해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각각 맡는 게 원칙이다. 이런 권력 안배 원칙은 종파 및 정파 간 갈등과 정치적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국제사회는 참화를 겪는 레바논에 약 2억 5270만 유로(약 3538억원)가 넘는 구호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전날 국제 화상회의를 통해 이같은 긴급 자금 지원에 합의했다며 정치적, 제도적 개혁을 전제 조건으로 달지 않지만 레바논 당국이 어떤 조치를 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지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15개국 정부 대표와 세계은행, 유엔, 국제적십자사 관계자 등이 함께했는데 몇주 안에 레바논에 의약품, 병원, 학교, 식량, 주거 등을 지원하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지원금은 유엔의 조정 아래 레바논 국민에게 직접 전달될 것이라고 했다.  AP 통신은 “레바논은 돈이 자주 없어지고, 사회기반시설 사업이 불투명하게 진행되며 당국이 회계장부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악명 높은 나라”라며 “피해 복구가 절실하지만, 구호자금이 곳곳에서 전용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마련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30년 집권 길 열렸는데 민스크 긴장 고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30년 집권 길 열렸는데 민스크 긴장 고조

    동유럽의 작은 나라 벨라루스를 26년 동안 통치해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승리해 여섯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가 압승을 거둔다는 출구조사 결과에도 수도 민스크에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는 79.7%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루카셴코가 집권 연장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감옥에 갇힌 남편을 대신해 야권 돌풍을 주도한 스베틀라나 틱한노브스카야(37)의 도전이 거셌지만 독재자의 집권 연장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럴줄 알았다는 것이다. 유력 후보 두셋을 미리 사법처리해 구금해 손발을 묶은 상태에서 어쩌면 당연한 선거 결과라고 폄하하고 있다. 이미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했고, 수도 민스크의 광장과 거리는 경찰이 집회를 불허하고 봉쇄한 상태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인구 1000만명이 채 안 되는 벨라루스를 사반세기 넘게 다스리며 자유 언론과 야권을 탄압하고 약 80%의 산업을 국가 통제에 두는 등 옛 소련 스타일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계속해 온 루카셴코는 소련 시절 집단농장 농장주 출신으로 소련 붕괴 직전인 1990년 벨라루스 최고회의(의회) 의원에 선출되며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듬해 최고회의에서 소련 해체와 독립국가연합(CIS) 창설을 승인하는 ‘벨로베슈 협정’에 유일하게 반대해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소련이 붕괴하고 벨라루스가 독립한 후에는 반부패 운동가로 이름을 떨쳤다. 루카셴코는 이 같은 명성을 등에 업고 1994년 치러진 첫 자유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독립 벨라루스의 초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부정부패 척결과 물가 안정, 폭력조직 소탕 등을 내세운 공약이 주효했다. 그는 집권 이후 정치를 안정시키고 빠른 경제 성장을 이끄는 등 옛 소련권에서는 보기 드문 성과를 냈다. 하지만 동시에 옛 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벨라루스 KGB를 이용해 강력한 독재체제를 구축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1996년 국민투표를 통해 초대 대통령의 임기를 5년에서 7년(2001년까지)으로 늘리고,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과 선관위원·헌법재판관·일부 국회의원 임명권을 부여하는 등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뒤이어 2001년 치러진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2004년에는 또다시 국민투표를 실시해 동일인이 두 차례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도록 제한한 헌법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을 단행,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곧이어 2006년 대선과 2010년 대선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집권을 이어갔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은 선거부정과 야권 탄압을 이유로 2011년 초부터 루카셴코 대통령과 그 측근 인사들에 대한 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의 제재 조치를 취했으나 2016년 벨라루스와 루카셴코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2015년 2월 우크라이나 내전 해결을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자 정상회담을 주선해 ‘민스크 평화협정’을 이끈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고, 뒤이어 같은 해 8월에는 반제체 지도자들을 석방하는 등의 유화 조치를 취한 데 대한 보상이었다. 루카셴코는 2015년 10월 대선을 통해 다섯 번째 집권에 성공한 뒤 국가 주도의 여러 개혁 정책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몇년 동안의 경제 정책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켰고 실업률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30년 이상 초장기 통치 기록을 안겨줄 여섯 번째 집권에 성공한 루카셴코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형제국’ 러시아와의 갈등, 코로나19 등으로 침체한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벨라루스 경제는 마이너스 4~5%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루카셴코는 코로나19에 대해 기이한 대응을 보여왔다. 그는 코로나19가 ‘정신병’에 불과하며 보드카와 사우나, 운동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면서 별다른 방역 제한조치를 취하지 않아 전염병 확산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들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999년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체결하고, 2014년 옛 소련권경제공동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함께 출범시키는 등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대한 원유·가스 공급가 인상에 나서고, 벨라루스의 주권을 제한하는 연합국가 창설을 추진하면서 틈이 벌어졌다. 연합국가 추진 과정에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단일 통화를 도입하려 하자 벨라루스는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최근에는 벨라루스 보안당국이 대선 기간 벨라루스의 사회질서를 교란하기 위해 러시아가 민스크로 파견한 민간 용병업체 요원 3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루카셴코는 이밖에 선거 운동 과정에 야권이 제기한 국유기업 민영화와 자원 의존형 경제구조 개선, 정치 민주화,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실용적 외교 노선 등의 요구를 일정 정도 수용하며 불만을 다독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차라리 식민통치가 낫다”… 레바논 시위대, 정부청사 습격

    “차라리 식민통치가 낫다”… 레바논 시위대, 정부청사 습격

    마크롱 대통령 만난 시민들 “통치해 달라”디아브 총리 “정부에 조기 총선 제안할 것”수도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대형 폭발 참사를 계기로 레바논 시민 수천명이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며 길거리로 뛰쳐나왔다. 경제위기로 지난해부터 촉발된 민심 이반이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을 6년 넘게 방치한 지도층의 구조적 부패와 무능으로 인해 한층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BBC 등은 8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대가 베이루트 도심 순교자광장 등에 모여 정권 퇴진을 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참사 이후 6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갈수록 격화됐으며, ‘복수의 토요일’로 명명된 이날 시위 규모는 최대 1만여명에 이르렀다. 시민들은 “이 도시를 폭발시킨 것은 바로 그들(정권)”이라고 성토했다. 시위대는 외무부와 에너지부 등 4개 부처 청사를 습격했고, 일부는 의회로 향하기도 했다. 외무부를 습격한 시위대는 퇴역한 군 장교들이 이끌었다고 BBC가 전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양측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최소 230명 넘게 다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레바논은 국가부채, 실업률 등 경제난과 기득권 정치인의 부패 등이 겹치며 지난해부터 정권 퇴진 시위가 수개월째 계속된 끝에 올해 1월 친헤즈볼라 성향인 하산 디아브 총리의 새 내각이 출범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국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대형 참사까지 겹치며 민심은 사실상 임계점에 다다른 분위기다. 특히 이번 참사는 그동안 사고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수차례 나왔음에도 당국이 이를 무시한 정황이 드러나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앞서 6일 시위에서 시민들은 레바논을 급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붙잡고 과거 식민지 역사를 거론하며 “차라리 그 시절로 돌아가거나 모든 걸 바꿔 달라”는 호소까지 내놓기도 했다. 민심이 동요하자 정부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디아브 총리는 8일 TV 연설에서 “의회 선거를 조기에 치르자고 정부에 제안하겠다”며 “구조개혁 법안들이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두 달간 한시적으로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조기 총선으로 새 내각이 구성되면 디아브 총리는 임기를 1년도 못 채우고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폴란드 국회의원들이 총천연색 원피스 입고 대통령 취임식 참석한 이유

    폴란드 국회의원들이 총천연색 원피스 입고 대통령 취임식 참석한 이유

    재선에 성공한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 취임식에 일부 국회의원이 총천연색 원피스를 입고 나타났다. AP통신은 폴란드 국회의원들이 6일(현지시간) 바르샤바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두다 대통령 취임식 자리에 무지개색 복장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여자 의원 10명은 각각 빨주노초파남보, 원색 원피스를 차려입었다. 얼굴에는 무지개색 마스크도 썼다. 다른 남자 의원들도 무지개색 마스크 착용에 동참했다. '무지개 회원'들은 여당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 대부분이 취임식 보이콧을 선언해 텅 빈 의회에서 두다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이들이 성소수자(LGBT)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복장으로 나타난 이유는 대통령의 성소수자 혐오 정책 때문이다. 두다 대통령은 2015년 첫 취임부터 줄곧 동성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성 결혼과 동성 부부의 자녀 입양을 금지하는 등 보수적 정책도 강화했다. 재선에 도전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성소수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탄압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삼았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폴란드를 떠날 것이라는 성소수자들이 많았던 이유다.그러나 두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선에서 51.2% 득표율로 당선됐다. 부정선거 의혹이 있었지만, 다시 정권을 잡은 두다 대통령은 6일 취임선서 후 두 번째 임기에 돌입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노골적 혐오를 일삼는 두다 대통령이 연임하면서 폴란드는 양분됐다. 특히 지난 7일 성전환자로 같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활동가 마르고트가 구금되자,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마르고트는 바르샤바 코페르니쿠스 동상 등에 무지개 깃발을 꽂고, 동성애 혐오 구호로 도배된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체포를 방해한 시위대 48명도 함께 연행했다. 이에 격분한 시위대는 8일 바르샤바를 비롯한 전국 대도시에서 정부의 성소수자 정책에 항의하는 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유럽인권위원회도 8일 마르고트의 석방을 요구하며, 폴란드에서 표현의 자유와 성소수자 인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하지만 보수 우익 성향의 두다 대통령이 성소수자 문제로 국민 관심과 분노를 돌려, 엄격한 통치 근거 마련에 주력할 거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온 만큼, 폴란드의 분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레바논 정권퇴진 시위에 한 명 숨지는 등 유혈, 총리 “조기총선 제안하겠다”

    레바논 정권퇴진 시위에 한 명 숨지는 등 유혈, 총리 “조기총선 제안하겠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폭발 참사와 관련해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8일 경찰과 충돌해 한 명이 숨지고 170여명이 다쳤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제안했다. 시위대 5000여명이 베이루트 도심 순교자광장 등에 모여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고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와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이날을 ‘복수의 토요일’로 정하고 폭발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은 정권의 몰락을 원한다”는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는 정부를 겨냥해 ‘물러가라, 당신들은 모두 살인자’라는 팻말을 들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고 일부는 의회 건물로 접근하려고 시도했다. 이에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 및 고무탄을 쏘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데일리스타는 보안 소식통들을 인용해 경찰 한 명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한 호텔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적십자는 시위대 및 경찰 172명이 충돌 과정에서 다쳤고 이들 중 5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일부 시위대는 외무부, 에너지부, 경제부, 환경부 등 4개 부처 건물을 급습했다. 폭발 참사를 둘러싼 정부의 무능과 정치인들의 부패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베이루트를 방문했을 때도 수백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베이루트 폭발 참사는 대규모 질산암모늄을 방치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레바논 당국은 항구 창고에 6년 동안 보관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 2750t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정부 시위로 유혈사태까지 벌어진 가운데 디아브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월요일(10일)에 의회 선거를 조기에 치르자고 정부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레바논에서는 2018년 5월 총선이 9년 만에 실시돼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 그 동맹이 전체 128석 중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총선이 다시 실시되면 경제 위기 등으로 인기가 떨어진 헤즈볼라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디아브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올해 1월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아 출범했지만, 경제 회복과 개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앞서 이날 기독교계 정당 카타이브당 소속 의원 3명이 폭발 참사와 관련해 8일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카타이브당 사무총장 나자브 나자리안은 폭발에 희생됐다. 현재까지 폭발 참사와 관련해 사퇴를 발표한 의원은 무소속을 포함해 모두 다섯 명으로 늘었다. 레바논 언론은 보건부를 인용해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적어도 158명이고 부상자가 60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보건부의 한 관리에 따르면 60여명이 실종 상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마크롱 베이루트 찾아 “개혁 안하면 침몰” 경고가 불편한 이유

    마크롱 베이루트 찾아 “개혁 안하면 침몰” 경고가 불편한 이유

    “오늘 거리의 민심을 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폭발 참사가 발생한 뒤 6일 각국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이렇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적잖이 쌉사래했다. 인도적 지원을 약속하며 인류애를 나누는 차원을 넘어 그의 이런저런 발언들이 지나치게 레바논 내정에 간섭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옛 식민지로 거느렸던 땅과 민족에 대해 군림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또 하나,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사실은 레바논 국민들이나 베이루트 시민들이 그의 힘을 빌어서라도 무능한 정권을 실각시키는 일이 급선무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독립한 지 70년이 훌쩍 넘었지만 오랜 내전과 종파 갈등으로 국가는 몰락의 길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경제는 엉망이고 실업률은 치솟고 있는 판국에 자신들의 힘으로는 이런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프랑스가 정치경제적으로 작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마크롱 대통령은 베이루트 항구의 폭발 현장을 찾았고, 베이루트 대통령궁에서 미셸 아운 대통령, 하산 디아브 총리, 나비 베리 의회 의장 등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발언 수위가 높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그는 “새로운 정치 질서가 필요하다”거나 “레바논을 위해 구호 기금을 모을 수 있지만 그 전에 지도자들이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 “은폐되거나 의심스러운 일이 남지 않도록 국제 조사를 벌이겠다”, “(레바논) 중앙은행의 회계감사가 없다면 몇달 안에 더 이상 수입도 이뤄지지 않아 석유나 먹거리도 부족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심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레바논에 대한) 원조가 부패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며 “난 새로운 정치적 약속을 제안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데일리스타’가 전했다. 시위대는 그를 에워싼 채 “우리를 도와달라, 당신이 유일한 희망이다. 부패한 우리 정부에 돈을 주지 말라. 우리는 더 이상 이 정권을 감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취재진에게 레바논에 대한 프랑스의 연대는 조건이 없다면서도 “개혁이 이행되지 않으면 레바논은 계속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프랑스는 신속한 지원에 나섰다. 참사 다음날 두 대의 군용기와 한 대의 민항기에 수색요원과 응급요원, 위생 및 의료장비 등을 싣고 와 제공했다. 수색요원들은 잔해 제거 및 구조 전문가들이며, 의료요원들 역시 바로 현장에 투입 가능하다고 프랑스 정부는 설명했다. 네 번째 항공기와 프랑스 해군의 헬리콥터 구축함이 뒤따르고 다음주에는 더 많은 보급품들이 당도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오후 6시께 베이루트 항구에서는 창고에 장기간 안전하지 않게 보관된 2750t 분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지금까지 137명이 사망하고 500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재민이 30만명 가량 발생해 각국의 인도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지 통신에 따르면 군사법정에서 정부를 대리하는 파디 아키키 판사는 18명의 항만 및 세관 관리와 유지보수 근로자들이 연행돼 심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바논 국민들은 6년 이상 질산암모늄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폭발할 위험성이 높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이를 방치한 정부당국이 책임을 돌리기 위해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구독자 2000만’ 유튜브 스타 자택, FBI·SWAT가 급습한 이유

    ‘구독자 2000만’ 유튜브 스타 자택, FBI·SWAT가 급습한 이유

    무려 20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브 스타 제이크 폴(23)의 자택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특수기동대(SWAT)가 급습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5일 아침 6시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폴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돼 여러 정의 총기들이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유튜브 최고의 '관종 스타'로 평가받는 폴은 수영장에 불을 지르거나 절도, 각종 범법 행위 등 온갖 기행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속된 말로 '떼돈'을 벌었다. 구독자만 2000만 명이 넘어서 지난 2018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돈을 버는 유튜버로 꼽힐 정도. 이번에 압수수색 대상이 된 LA 자택도 무려 690만 달러(약 82억원)에 달할 정도로 값비싸다.  폴의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한 이유는 지난 5월 30일과 31일 애리조나 주에서 일어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와 관계가 있다. 당시 일부 시위대들이 쇼핑센터를 부수고 들어가 여러 상점의 물건을 약탈했는데 폴이 이와 연관되어 있다는 혐의 때문. 경찰은 "폴이 폭동의 가담자라고 밝힌 수백 건의 제보와 영상을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대해 폴은 "당시 플로이드의 죽음을 비판하기 위한 평화시위에 참여했으며 약탈을 목격하기는 했으나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압수수색에서 경찰은 최소 3정 이상의 소총을 찾아내 압수했으며 당시 폴은 집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FBI 대변인은 “법원의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FBI 스와트 팀, 유튜브 스타 제이크 폴의 자택 왜 급습했나

    FBI 스와트 팀, 유튜브 스타 제이크 폴의 자택 왜 급습했나

    미국 연방수사국(FBI) 특수기동대(SWAT) 팀이 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유튜브 스타 제이크 폴(23)의 자택을 급습해 집에 보관된 총기들을 회수했다. 스와트 팀이 급습했을 때 제이크는 집안에 있지 않았다. 스와트 팀 관계자들은 한사코 급습한 이유를 밝히지 않겠다며 다만 조사할 것이 있다고만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유튜브 구독자만 2000만명에 이르는 제이크는 애리조나주에서 약탈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중보건 지침을 어기고 파티를 개최했다는 입길에 올랐다. FBI 대변인은 성명을 내 “진행 중인 수사와 관련해 칼라바사스에 있는 주거지에서 연방 수색영장을 집행했다”며 “법관이 수색영장을 발설하지 말도록 했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 내가 언급할 수도 없다. 다만 아직 누구를 체포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 매체들이 상공에서 촬영해 방송하는 영상을 보면 수사관들이 총기류로 보이는 것들을 집 밖으로 옮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지 ABC 방송에 따르면 정원의 온실 바로 옆에는 길다란 총이 장치돼 있었다고 했다. 지난 6월에도 제이크는 애리조나주 스콧츠데일에서 체포됐는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쇼핑센터에서 약탈 행위에 연루됐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무단 침입과 허가받지 않은 회합 등을 개최한 혐의도 받고 있는데 그는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시위대원들을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에도 그는 칼라바사스 자택에서 하루 종일 파티를 열었는데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지도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입길에 올랐다. 앨리시아 웨인트라웁 시장은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런 회합이 열렸다는 점에 분노를 표시했다. 제이크의 형 로건 폴(25)도 유명 유튜버다. 2년 전 일본의 숲을 찾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의 주검을 놓고 조롱했다가 나중에 누리꾼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트럼프는 왜 마스크를 쓰지 않을까/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트럼프는 왜 마스크를 쓰지 않을까/김상연 논설위원

    1. 봉투에서 마스크를 꺼낸다. 2. 마스크 양쪽 고리를 귀에 건다. 이렇게 사용법이 간단한 마스크 쓰기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사코 거부했다. 그렇게 버티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언론에서 하도 뭐라고 하니 요즘 들어 선심 쓰듯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물론 늘 쓰는 것은 아니다. 병원 방문 등 특정한 상황에서만 착용한다. 대통령만 마스크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하루 수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요즘도 마스크를 안 쓰는 평범한 미국인들이 눈에 띈다. 며칠 전엔 디트로이트공항에서 승객 2명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여객기가 이륙 직전 게이트로 되돌아온 일도 있었다.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게 뭐가 그리 어려워 말을 안 듣는 것일까. 한국의 인터넷에는 “미개한 미국인들”이라는 힐난이 범람한다. 그런데 정말 미국인들은 미개한 것일까. 200년 넘는 민주주의 역사에 100년 넘게 세계 최고 부자 나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이 갑자기 후진국이 된 것일까. 미국인들이 마스크를 싫어하는 것을 놓고 범죄자나 병자, 약자로 보여지기 싫어서라는 분석이 있다. 그런 부분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하루아침에 획일적으로 어떤 행동을 강요받는 것에 대한 생래적 거부감이 심리적 근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잠깐만. 목숨을 지켜 준다는데 좀 강요받으면 안 되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그들은 자유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쳤다. 그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의 풍랑을 목숨 걸고 건너온 이유는 신앙의 자유를 위해서였다. 그래서 짧은 미국 헌법 전문에 ‘평등’은 없어도 ‘자유’는 있다. 이런 미국인의 기질을 극명하게 드러낸 장면이 지난 4월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 수백명이 코로나19에 따른 자택 대피령 해제를 요구하며 미시간 주의회를 점거한 일이다. 세상에, 전염병을 막기 위해 집에 있으라고 했다고 총을 들고 나오다니. 더 놀라운 건 주의회의 반응이었다. “시위대의 권리를 존중한다”며 총을 든 사람들을 온도계로 발열 체크한 다음 의사당에 들여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거부하는 것은 우선 그 자신이 이런 DNA를 갖고 있기 때문일 테고, 정치적 계산으로는 자신의 지지층인 미국 백인들이 갖고 있는 이런 DNA에 잘 보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런 미국인 눈에 한국은 어떻게 보일까. 우리는 방역 당국이 마스크를 권유하자 하루아침에 ‘마스크 공화국’이 됐다. 대통령이 솔선해서 마스크를 썼고 국민들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섰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은 민폐를 넘어 집단적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런 우리 국민의 일사불란함은 ‘K방역’이라는 모범적 성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인 시각엔 이런 우리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왜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느냐면서 총을 들고 의사당에 난입하는 그들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듯이 수천만명의 국민이 중앙 권력의 통제에 일사불란하게 호응하는 우리를 그들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동서양의 마스크 착용 차이는 ‘문화의 우열’이 아니라 ‘문화의 차이’라는 얘기다. 동양은 역사적으로 서양에 비해 자유보다는 생존을 우선시했고 중앙 권력에 순응적이었다. 그렇기에 생존을 위해서라면 마스크 쓰기 지침 하나쯤은 그리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일인 것이다. 이런 기질은 코로나19에 대적하는 데는 결정적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전대미문의 전염병에 허둥대면서 현재 코로나19 사망자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전사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지경이 됐다. 그러나 전염병 방역에 유리하다고 해서 우리 문화가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 일사불란함은 잘하면 ‘집단지성’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면 파시즘으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은 사실 종이 한 장 차이다. 전철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이 다른 승객들의 지적에 화가 나 고성을 지르고 가방을 휘두르며 열차를 지연시켰다고 해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행위, 그리고 그 영장이 기각되자 판사를 욕하면서 왜 구속하지 않았느냐고 들고일어나는 여론은 얼핏 파시즘의 색깔을 띠고 있다. 세상에, 마스크를 안 썼다고 감옥에 보낸다니. 우리는 거울을 통해 우리의 얼굴을 수시로 확인하듯이 타인을 통해 우리의 정체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미국인들의 마스크 안 쓰는 행동 하나를 통해서도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carlos@seoul.co.kr
  • [포토] ‘코로나19 규제’에 항의하는 독일 사람들

    [포토] ‘코로나19 규제’에 항의하는 독일 사람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규제 조치에 항의하는 독일 시위대 수천 명이 1일(현지시간) 베를린 프리드리히 스트라스에서 ‘팬더믹 종말-자유의 날’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베를린 AFP 연합뉴스
  • 홍콩, 코로나 이유로 입법회 선거 1년 연기…야권 강력 반발(종합2보)

    홍콩, 코로나 이유로 입법회 선거 1년 연기…야권 강력 반발(종합2보)

    홍콩 정부가 9월 예정됐던 입법회(의회) 의원 선거를 코로나19를 이유로 1년 연기하기로 했다. 그 동안 선거 연기 조짐을 경고해 왔던 민주파 진영은 강하게 반발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대권’을 동원해 1년 뒤인 내년 9월 5일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홍콩에서는 공중의 안전과 관련된 비상 상황에 행정장관에게 법규를 제정할 수 있는 ‘비상대권’이 부여된다. 람 장관이 ‘비상대권’을 동원한 것은 지난해 반정부 시위 당시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 시행에 이어 1년 새 두번째다. 이날 기자회견은 후보 확정 시한인 31일 오후 5시(현지시간) 이후 열렸다. 이는 전날 조슈아 웡 등 민주파 인사 12명의 출마 자격을 박탈한 데 이은 것이기도 하다.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은 지난달까지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최근 들어서 매일 1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31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3273명으로 이달 1일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람 장관은 홍콩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으며,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밝혔다. 민주 진영 강력 반발 “장기간 선거 연기, 헌법적 위기 촉발”최근 선거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자 야권인 민주 진영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민주진영은 입법회 선거에 출마할 야권 단일후보를 정한 지난 11∼12일 예비선거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1만여명이 참여한 데 고무된 상황이었다. 지난해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민주진영은 기세를 몰아 9월 6일 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총 70석 입법회 의석 중 과반수를 차지하겠다는 ‘35플러스’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범민주진영 입법회 의원 22명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홍콩법상 선거가 한번 연기되더라도 14일 이내에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면서 “(그 이상의) 연기는 홍콩의 헌법적 위기를 촉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홍콩의 헌법과 법률 구조상 이러한 식의 조작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60여개국에서 선거가 실시됐다고 지적했다. 조슈아 웡은 트위터를 통해 “명백히 홍콩 역사상 가장 큰 선거 사기”라면서 “중국은 범민주 진영의 입법회 과반을 막기 위해 여러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만명이 예비선거를 통해 투표에 대한 열의를 보여줬는데도 중국 중앙정부가 그들을 막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27~30일 홍콩의 여론조사기관이 8805명을 조사한 데 따르면, 약 55%는 선거가 예정대로 열려야 한다고 답한 반면 21%는 6개월 이상 연기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SCMP는 이번 결정으로 기존 입법회 회기 연장, 의원 자격 유지 등을 비롯해 여러 법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선거 연기 결정 지지” 람 장관은 중국 최고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선거 연기에 따른 법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 정부는 선거 연기 결정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은 “홍콩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면서 “홍콩시민의 건강과 생명, 안전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렁 홍콩 검찰총장은 이번 주 테레사 청 법무장관과의 의견차이를 이유로 사의를 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홍콩보안법 사건 처리에서 배제된 뒤 이같이 결정했으며, 청 법무장관은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는 홍콩보안법 발효 후 홍콩 고위직 공무원이 사의를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정부 내에서 홍콩보안법에 따른 불편한 기류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오바마, ‘대선 연기’ 트럼프 정면비판 “투표 좌절에 안간힘”

    오바마, ‘대선 연기’ 트럼프 정면비판 “투표 좌절에 안간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연기까지 언급하며 우편투표를 반대하고 나서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우편 투표를 훼손함으로써 국민의 (대선) 투표를 좌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권력자들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존 루이스 하원의원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편투표 확대에 따른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11월 대선 연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후 백악관에서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연기를 원치 않는다”면서도 우편투표에 대해서는 재차 반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심지어 우리가 여기 장례식에 앉아 있는 순간에도 (권력자들은) 투표소를 폐쇄하고, 소수인종과 학생들에게 제한적 신분법을 적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력자들이 “외과수술식 정밀함으로 우리의 투표권을 공격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고, 장례식장에 참석한 추모객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는 “우편 투표로 인해 사람들은 아프지 않게 된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편투표 확대의 정당성도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는 (미국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모든 미국인이 자동으로 투표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계속 행진해야 한다”며 투표권법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투표권법 전면 개정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향해선 “‘짐 크로’법의 유물”이라고 지적했다. ‘짐 크로’법은 미국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1965년까지도 남아 있던 인종차별 정당화 법률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진 주요 도시에 시위 진압을 위한 연방정부 요원을 투입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평화로운 시위대에 최루탄과 곤봉을 사용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시위 진압) 요원을 파견한 것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며 “이 나라 역사에서 어두운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위 참가 없이 SNS에 “홍콩독립” 올려도 잡혀갔다

    시위 참가 없이 SNS에 “홍콩독립” 올려도 잡혀갔다

    민주화 운동 주도한 홍콩대 교수 해임도국제인권단체 “시위 사라지고 자유 위축” 지난 1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됐다. 홍콩 정부의 압박이 계속 높아져 주민들의 자유가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경찰이 보안법을 앞세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들을 체포했고, 홍콩 최고 명문인 홍콩대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던 교수를 해임했다. 3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는 16~21세의 학생 4명을 체포했다. 홍콩 독립을 목표로 하는 단체를 만들어 ‘홍콩공화국’을 세우려고 한 혐의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뒤 시위 참가가 아닌 이유로 체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창제독립당’이라는 조직 건립을 선포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의 식민지를 거부하고 홍콩 독립을 선전한다”고 밝혔다. 체포된 학생 가운데 지난해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민단체 ‘학생동원’의 창립자 토니 청이 포함됐다고 SCMP는 전했다. 10대 학생 몇 명이 SNS에 홍콩 독립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체포까지 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 대응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앞서 홍콩대는 28일 회의를 열어 ‘우산 혁명’을 이끈 베니 타이 법대 교수를 해임했다고 홍콩명보가 전했다. 홍콩대 이사회는 타이 교수의 해임안을 투표에 부쳐 찬성 18표, 반대 2표로 가결시켰다. 타이 교수는 2014년 민주화 요구 시위대가 도심을 점거한 우산 혁명을 주도했다. 지난해 4월 공공소란죄 등 혐의로 징역 1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타이 교수는 항소했지만 홍콩대 이사회는 법원의 1심 판결을 받아들여 조치에 나섰다. 타이 교수는 지난해 11월 홍콩 구의회(한국의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민주파 진영의 압승에 힘을 보탰다. 오는 9월 치러지는 입법회(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야권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괘씸죄’에 걸린 것으로 본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홍콩보안법 시행 한 달을 평가하는 성명에서 “홍콩 당국이 홍콩보안법을 적용해 평화적인 발언을 기소하고 학문의 자유를 축소하는 등 홍콩인들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냉각시켰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홍콩에서는 보안법에 대한 공포 탓인지 주권 반환일인 지난 1일 수천명이 참여해 시위한 것을 마지막으로 대규모 정치 행사가 자취를 감췄다. 한편 홍콩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고 SCMP가 보도했다. 9% 수준의 역성장은 홍콩 정부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74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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