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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대] 10년 전 아랍 봉기의 교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10년 전 아랍 봉기의 교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12월, 한 튀니지 청년의 분신이 아랍 세계 전역을 뒤흔들었다. 청년의 이름은 무함마드 부아지지로, 그의 이름은 곧이어 아랍이라는 거대한 들판을 전부 태운 하나의 불씨로 기억된다. 부아지지의 분신은 튀니지에서 혁명을 촉발했고, 그 물결은 국경을 넘어 리비아, 이집트, 예멘, 시리아 등지로 번졌다. 그리하여 중동 등에서 수십 년을 이어 온 독재정권이 전복되거나 막대한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랍 봉기는 결코 사람들이 기대했던 ‘아랍의 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시위대는 독재를 몰아낼 수는 있었지만 새로운 질서를 세울 수는 없었다. 혁명세력은 인구폭발로 인한 농촌 경제의 파탄과 도시의 과밀화를 해결할 수도 없었고, 고도성장을 이어 가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와 달리 깊게 침체돼 있는 아랍 경제를 성장 궤도에 올리는 방법도 알지 못했다. 대신 그들은 미래를 향한 고민을 시작하기 전부터 독재 정권이 억압했던 ‘과거’와 싸워야만 했다. 농촌 경제의 악화와 수자원 위기는 종래의 부족, 종파 갈등을 심화시켰고, 도시의 과밀화는 빈민들로 하여금 급진적인 정치적 이슬람주의를 신봉하도록 만들었다. 시리아에서는 이런 모든 갈등이 폭발하면서 10년을 이어 갈 내전이 시작됐다. 이집트 혁명 당시 등장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민들의 수평적 연대가 세상 모든 독재를 몰아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무색하게도, 시리아에서 정보기술은 전투를 선동하고 과격분자들을 끌어들이는 매개체가 돼 주었다. 따라서 아랍 봉기 10년의 교훈은 낙관적인 교훈보다는 비관적인 교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랍 봉기는 민주주의의 약속된 승리보다는, ‘정의와 무질서보다는 불의와 질서가 낫다’는 키신저의 교훈이 옳았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불의로 질서를 유지하는 수많은 국가가 언제든지 작은 불씨 하나로 송두리째 타버릴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은 아랍 봉기의 두 번째 교훈이었다. 게다가 지난 10년은 아랍 봉기를 낳은 여러 문제, 즉 도시와 농촌의 인구학적 위기, 도시와 지방 사이의 문화적 이질성, 국경을 횡단하는 극단주의의 확산이 세계적으로 더 심화된 시기이기도 했다. 아랍 봉기의 교훈을 다른 독재자들이 잘 받아들였기 때문인지 그런 붕괴가 다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몇몇 국가에서 시한폭탄은 착실히 돌아가는 셈이다. 대대적 반정부 시위를 맞닥뜨린 이란, 독재자를 몰아낸 뒤에도 여전히 불안정한 수단, 얼마 전 민족 갈등으로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에티오피아 같은 예시는 무수히 많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의 진짜 파괴력은, 이미 한계 상황에 몰려 있던 국가들의 질서를 요동치게 해 언제든지 부아지지의 불꽃이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을 조성한 것일 수 있다. 그러니 10년 전의 아랍 봉기와 지금의 팬데믹은, 일상을 상실한 군중의 분노가 촉발하는 혼란의 연쇄를 막는 것이 다음 10년의 화두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자 한다.
  • 75세 옵티머스 피해자 ‘191일째 투사’

    75세 옵티머스 피해자 ‘191일째 투사’

    사모펀드 사기로 피눈물 흘린 유혜경씨 “남편 유산 잃고 매일 피켓 들고 거리로PB 말 믿고 투자했으니 판매사도 책임”“해 넘기면 일흔여섯인데 매일 추위에 떨고 있으니 힘들죠. 그래도 그냥 넘어가면 나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길 것 아니겠어요?” 3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만난 유혜경(75)씨는 191일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올 한 해 세상을 시끄럽게 한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의 피해자다. 피해 사실을 안 초여름 시작한 시위를 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계속하고 있다. 옵티머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청사 앞은 물론 NH투자증권 본사와 금융감독원, 국회, 청와대 등 관련 기관을 돌며 마라톤 시위를 하고 있다. 유씨는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해 잘잘못을 가리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처벌받아야 피해자 배상 문제도 해결될 것 같아 검찰청사 앞으로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순이 넘도록 청와대나 법원 등 권력기관과는 무관하게 살아 온 유씨가 시위를 하면서 목격한 풍경들은 씁쓸했다. 그는 “이곳저곳에 오랫동안 혼자 서 있다 보니 억울함을 호소하는 여러 시위대를 만났다”면서 “정치인들도 처음에는 관심을 갖지만, 적지 않은 문제들이 결국 정치 공방으로 끝나더라”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해 먼저 떠난 남편의 유산 5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넣었다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사치 한 번 안 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며 평생 일해 모은 돈이다. 남편이 남긴 돈을 생활비 삼아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노후를 보내려 했지만 펀드 사기 사건에 얽히면서 ‘투사’가 돼 버렸다.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이 유씨처럼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자다. 생업 때문에, 몸이 불편해 시위에 동참하지 못한 피해자들은 유씨에게 미안해하며 메신저 등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조금만 서 있으면 발목이 시큰하지만 시위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다. 유씨 등 피해자들은 사기 주범인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물론 판매사인 NH투자증권 등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증권사 고객이던 노인들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매우 안전한 상품’이라는 프라이빗뱅커(PB)의 말을 믿고 투자했기 때문이다. 유씨는 “나같이 평범한 노인이 피켓을 들고 악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된 게 안타깝다”면서 “금융사가 점점 탐욕스러워지고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예전에도 금융 사기가 있었을 텐데 그때 책임자가 처벌받고 피해자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 관행이 만들어졌다면 우리 같은 피해자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적당히 위기만 모면하려는 금융사들의 태도를 바꿔 내려면 자신이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유씨는 “완전 배상이 결정될 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교황의 나라’ 아르헨, 낙태 허용한다

    ‘교황의 나라’ 아르헨, 낙태 허용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이자 가톨릭 국가인 남미 아르헨티나가 임신 초기 ‘임신중단’(낙태)을 공식 허용하기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상원은 30일(현지시간)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토론 끝에 임신 14주 이내에 임신중단을 허용하는 법안을 찬성 38표(반대 29표)로 가결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법안 통과 뒤 트위터에 “우리는 오늘 여성의 권리를 확장하고 공공 보건을 보장하는 더 나은 사회가 됐다”고 적었다. 가톨릭 신자인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지난 11일 하원을 통과했다. 아르헨티나는 그동안 임신중단을 엄격히 금지했다. 성폭행에 따른 임신이나 임신부의 생명이 위태로울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됐지만, 이 경우에도 의료기관에서 시술을 꺼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여성이 위험한 음성 시술에 의존해 해마다 37만∼52만건의 불법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83년 이후 3000명의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여성단체들이 꾸준히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했지만 가톨릭계의 반발로 번번이 좌절됐다. 2018년에도 합법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부결된 바 있다. 좌파 성향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취임 후 합법화를 재추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그는 법안을 발의하며 “임신중단은 찬성 또는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극복할 딜레마는 임신중단 시술이 음성적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아르헨티나의 의료체계 내에서 이뤄져야 하는지다”라고 말했다. 이날 의회 앞에서는 임신중단 합법화 지지 시위대와 반대 시위대의 시위가 동시에 열렸다. 표결 결과가 알려지자 합법화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멜라니 마르카티(25)는 “너무 오랜 기간 싸워 왔다. 오늘의 감정을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가톨릭 전통이 강한 중남미에서 임신중단을 합법화한 가장 큰 나라가 됐다. 지금까진 쿠바와 우루과이, 가이아나와 멕시코 일부 지역(멕시코시티, 오악사카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프랑스령 기아나 정도에서만 합법적 임신중단이 가능했다. 다른 국가들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임신중단을 허용하고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은 성폭행으로 임신한 경우에도 임신중단을 처벌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發 ‘공권력 암흑기’… 뉴욕 하루 1.2명 숨져

    코로나19가 휩쓴 2020년 뉴욕시 등 미국 대도시에서 살인과 총기사건 등 강력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난과 공권력과의 충돌을 부른 인종차별 시위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현재까지 뉴욕시에서 2011년(515건) 이후 가장 많은 447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범죄도시’로 불렸던 뉴욕은 적극적인 범죄 예방 조치로 2017~2018년 살인사건이 300건 미만으로까지 줄었지만, 올해 다시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뉴욕에서 1000여명의 경찰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등 공권력이 마비된 틈을 타 강력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올해는 경범죄가 다소 줄었지만, 살인사건과 자동차 절도, 빈집털이 등의 범죄가 급증했다. 뉴욕시의 범죄 통계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집계된 주거침입 절도 사건은 1만 4932건에 이르러 지난해(1만 553건)보다 4000건 이상이 더 발생했다. 더밋 셰아 뉴욕시경(NYPD) 수사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보다 더 암흑기였던 때는 없었다”고 상황의 심각함을 전했다. 이 같은 범죄 급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격변과 연관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지난 5월 말부터 들불처럼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영향도 크다.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고, 8월에는 총기사건이 급증했다. NYT는 “여름이 되면서 봉쇄령과 경제난으로 인한 좌절감이 거리로 터져 나왔다”면서 “총기 사건이 두 배로 늘었고, 대부분 코로나19 감염률과 실업률이 심각한 지역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도 올해 총기사건 사망자가 1824명 발생해 전년(896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하루 1.2건 살인 일어나는 뉴욕…코로나·시위가 만든 ‘공권력 암흑기’

    하루 1.2건 살인 일어나는 뉴욕…코로나·시위가 만든 ‘공권력 암흑기’

    코로나19가 휩쓴 2020년 뉴욕시 등 미국 대도시에서 살인과 총기사건 등 강력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난과 공권력과의 충돌을 부른 인종차별 시위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현재까지 뉴욕시에서 2011년(515건) 이후 가장 많은 447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범죄도시’로 불렸던 뉴욕은 적극적인 범죄 예방 조치로 2017~2018년 살인사건이 300건 미만으로까지 줄었지만, 올해 다시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뉴욕에서 1000여명의 경찰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등 공권력이 마비된 틈을 타 강력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올해는 경범죄가 다소 줄었지만, 살인사건과 자동차 절도, 빈집털이 등의 범죄가 급증했다. 뉴욕시의 범죄 통계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집계된 주거침입 절도 사건은 1만 4932건에 이르러 지난해(1만 553건)보다 4000건 이상이 더 발생했다. 더밋 셰아 뉴욕시경(NYPD) 수사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보다 더 암흑기였던 때는 없었다”고 상황의 심각함을 전했다. 이 같은 범죄 급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격변과 연관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지난 5월 말부터 들불처럼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영향도 크다.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고, 8월에는 총기사건이 급증했다. NYT는 “여름이 되면서 봉쇄령과 경제난으로 인한 좌절감이 거리로 터져 나왔다”면서 “총기 사건이 두 배로 늘었고, 대부분 코로나19 감염률과 실업률이 심각한 지역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도 올해 총기사건 사망자가 1824명 발생해 전년(896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책임론의 여파로 면책특권 제한과 예산 삭감 등 경찰개혁 요구가 분출하며 경찰은 더욱 위축됐다. 경찰의 대응력이 떨어지며 범죄 해결률도 감소했다. NYPD의 올해 2분기 강력범죄 해결률은 26.3%로 지난해 같은 기간(35.8%) 대비 9.5% 포인트 하락했다. 셰아 국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찰들을 대신해 투입된 경찰들이 종종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수사를 하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서울포토] 아르헨티나 낙태 합법화 지지자들의 화끈한 거리 시위

    [서울포토] 아르헨티나 낙태 합법화 지지자들의 화끈한 거리 시위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의회 건물 밖에서 낙태 합법화를 찬성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아르헨티나 하원을 통과해 현재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토론 중인 낙태 합법화 법안은 임신 14주 이내의 경우 낙태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라톤 토론이 예상돼 결론이 나기까진 여러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아르헨티나에선 낙태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 AP·AFP·로이터 연합뉴스
  • 5·18은 내란 아닌 항쟁… 계엄군 ‘전사’ 아닌 ‘순직’으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진압하다 숨진 계엄군 22명이 ‘전사자’에서 ‘순직자’로 변경됐다. 국방부는 지난 18일 제24차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고 5·18 계엄군 전사자 22명의 사망 구분을 순직Ⅱ형으로 변경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의 매·화장보고서에 명시된 최초 사망경위에서 시위대를 지칭했던 ‘폭도’라는 용어도 삭제했다. 5·18 계엄군 사망자들은 1972년 제정된 육군 규정에 근거해 ‘무장폭동 및 반란 진압을 위한 행위로 사망했거나 그 행위로 입은 상이로 사망한 자’에 해당돼 전사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1997년 대법원이 ‘5·18 광주시민들의 시위는 내란행위가 아니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판결해 당시 계엄군 사망자에 대한 전사자 분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계엄군 사망자의 묘비에 ‘전사’로 표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국방부는 18일 위원회에서 군인사법을 근거로 계엄군 전사자에 대한 사망 구분 변경을 재심사해 대법원 판결 23년 만에 순직으로 변경했다. 국방부는 “사망자가 대부분 의무복무 중인 하위계급의 군인으로서 상부의 명령에 따라 임무 수행 중 사망했음을 인정했다”며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되는 순직Ⅱ형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립서울현충원은 묘비에서 ‘전사’ 문구를 ‘순직’으로 변경하되 묘지를 이장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순직자로 변경되더라도 유족 연금 등 국가유공자의 수혜 내용은 바뀌지 않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5·18은 내란 아닌 항쟁… 계엄군 ‘전사’ 아닌 ‘순직’으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진압하다 숨진 계엄군 22명이 ‘전사자’에서 ‘순직자’로 변경됐다. 국방부는 지난 18일 제24차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고 5·18 계엄군 전사자 22명의 사망 구분을 순직Ⅱ형으로 변경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의 매·화장보고서에 명시된 최초 사망경위에서 시위대를 지칭했던 ‘폭도’라는 용어도 삭제했다. 5·18 계엄군 사망자들은 1972년 제정된 육군 규정에 근거해 ‘무장폭동 및 반란 진압을 위한 행위로 사망했거나 그 행위로 입은 상이로 사망한 자’에 해당돼 전사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1997년 대법원이 ‘5·18 광주시민들의 시위는 내란행위가 아니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판결해 당시 계엄군 사망자에 대한 전사자 분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계엄군 사망자의 묘비에 ‘전사’로 표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국방부는 18일 위원회에서 군인사법을 근거로 계엄군 전사자에 대한 사망 구분 변경을 재심사해 대법원 판결 23년 만에 순직으로 변경했다. 국방부는 “사망자가 대부분 의무복무 중인 하위계급의 군인으로서 상부의 명령에 따라 임무 수행 중 사망했음을 인정했다”며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되는 순직Ⅱ형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립서울현충원은 묘비에서 ‘전사’ 문구를 ‘순직’으로 변경하되 묘지를 이장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순직자로 변경되더라도 유족 연금 등 국가유공자의 수혜 내용은 바뀌지 않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통령에 맞서는 게 아냐”vs“방어권 보장했다”… 내일 심문 재개

    “대통령에 맞서는 게 아냐”vs“방어권 보장했다”… 내일 심문 재개

    절차·사유 합당성까지 양측 첨예한 공방법원, 징계처분 취소 본안소송서 다뤄질절차적 적법성 등도 심리해야 한다 판단윤석열 운명, 빨라야 이번주에 결정될 듯“대통령과 맞서는 게 아니다. 법치주의에 심각한 손해가 있어 이 상태를 1초라도 방치할 수 없다.”(윤석열 검찰총장 측)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과 책무에 결국 따라야 한다.”(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 22일 오후 2시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효력 집행정지 사건 심문에서 양측은 처분의 실체적·절차적 적법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는 이날 2시간 15분간 비공개로 심문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4일 오후 3시에 심문을 재개하기로 했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한 필요성’ 등 집행정지 요건뿐만 아니라 징계 사유의 유무와 절차적 적법성 등 징계처분 취소 본안 소송에서 다뤄질 쟁점에 대한 심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직무배제 집행정지 재판에 이어 이번에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윤 총장 측 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와 이석웅 변호사, 법무부 측 이옥형 변호사가 각각 출석했다. 재판이 시작되기 2시간여 전부터 법정 밖에서는 양측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경찰이 설치해 놓은 저지선 너머로 목소리를 높이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통해 확정된 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 17일 냈다. 양측은 심문에서 집행정지 처분뿐 아니라 징계 절차와 사유가 합당했는지를 놓고도 치열한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완규 변호사는 “정부 의사에 반하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총장을 징계할 수 있다면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이 형해화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맞서는 게 아니고 위법 부당한 절차에 의해 총장을 비위 공무원으로 낙인찍은 절차의 효력을 없애려고 다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반면 추 장관 측 이옥형 변호사는 “역대 어느 공무원 징계 사건을 보더라도 방어권이 보장된 징계절차였다”며 맞섰다. 이어 “헌법상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을 가지는데 집행 정지가 인용된다면 헌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의 재가도 소모적인 국론 분열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추 장관 측 이옥형 변호사는 심문이 끝난 뒤 “집행정지 사건 심문이지만 (징계)처분의 절차적·실체적 결함, 처분의 권한과 심판 대상 등 많은 질문들이 오갔다”며 “재판장도 이 사건이 사실상 본안 재판과 다름없어 간략하게 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심문에서 재판부는 징계의 절차적 위법성뿐만 아니라 판사 사찰 의혹 등 징계 사유와 관련해 양측에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날 심리가 끝나고 양측에 ▲징계위원 구성이 적법했는가 ▲재판부 분석 문건 등 개별 징계 사유에 대한 해명 ▲감찰개시를 총장 승인 없이 할 수 있는가 등을 묻는 추가 질의서를 보냈다. 2차 심문에서는 이와 관련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윤 총장의 운명을 판가름할 법원 결정은 24일 밤 늦게나 이번 주 안에 나올 수 있지만 다음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윤 총장은 곧바로 직무에 복귀할 전망이다. 반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윤 총장은 헌정 사상 초유의 총장 징계라는 불명예 속에 2개월간 정직이 유지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피네라 칠레 대통령 마스크 안 쓰고 셀피 찍어 벌금 385만원

    피네라 칠레 대통령 마스크 안 쓰고 셀피 찍어 벌금 385만원

    세바스티안 피네라(71) 칠레 대통령이 셀피 촬영에 응하느라 마스크를 잠깐 벗었다가 3500달러(약 385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피네라 대통령은 이달 첫 번째 주말에 수도 산티아고에서 160㎞ 떨어진 가차구아 자택 근처 해변을 산책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여성이 셀피 촬영을 제의하자 마스크를 벗은 사실을 고백하고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인정했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해변을 거닐기 시작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자신을 알아본 시민들이 함께 셀피를 찍자고 해 응했는데 방역 수칙을 순간적으로 잊고 마스크를 벗었다고 했다. 시민들이 사진을 자랑하려고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하는 바람에 물의가 빚어지자 대통령이 먼저 벌금을 부과해달라고 요청했다. 칠레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꼭 쓰도록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고 있다. 마스크 법을 어기면 벌금은 물론 징역형을 살 수도 있다. 이 나라 보건복지부는 해변에서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1m 이상 떨어져야 하고, 그룹끼리는 5m 이상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고 마스크를 반드시 쓴 채 이동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피네라 대통령이 사진 때문에 곤욕을 치른 일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수도 산티아고에서 불평등 규탄 시위가 열린 날 밤 피자 파티를 벌였다가 사진이 공개돼 망신살이 뻗쳤다. 지난 4월에도 코로나19 방역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를 원천 봉쇄해 시위대가 사라진 광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해 시위에 공감하는 이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칠레의 누적 확진자는 58만 1135명, 사망자는 1만 6051명으로 남미 대륙에서도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기록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지난 6월 이후 칠레에서는 매일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피네라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90일 연장하는 등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법조계 “징계위, 尹 징계 사유 지나치게 자의적 해석” 비판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징계위)가 윤 총장의 비위 사실이 ‘해임’이 가능할 정도로 중하지만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라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정직 2개월을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징계위가 징계 사유를 지나치게 자의적인 잣대로 해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공개된 징계위의 윤 총장 징계에 대한 심의·의결 요지서에 따르면 징계위는 ‘재판부 분석 문건’과 관련해 “재판부에게 불리한 여론을 형성하고, 재판부를 공격할 때 활용할 목적을 가지고 작성·배포됐다”고 판단했다. 윤 총장이 이 문건 작성·배포를 지시한 것은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봤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난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문건 일부 내용이 부적절할 수 있지만 작성 경위나 내용상 불법적인 의도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징계위의 자의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요지서에는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요구 시위대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는 대목에 대해 “전교조 판사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식으로 징계위가 ‘침소봉대’식 분석을 한 대목들이 여러 차례 나온다. 징계위는 ‘채널A 사건’과 관련해서도 윤 총장이 지난 3월 31일 MBC의 ‘검언유착’ 관련 보도 이후 사건의 감찰 및 수사에서 즉시 회피했어야 하는 의무를 져버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청 공무원행동강령’ 제5조의 ‘직연’을 근거로 들었다. 이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과 윤 총장은 친분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 변호사는 “총장은 대부분의 고위직들과 직연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더구나 당시는 보도만 이뤄진 시점인데다 해당 사건의 1심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징계위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박영진 울산지검 형사2부장도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채널A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과 자문단 후보 명단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거나 결정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징계위 주장이 사실이라면 해임은 물론 국회에서 탄핵소추해야 하는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 사유”라면서 “그럼에도 정직 2개월 처분을 했다는 것은 결국 징계위가 자신들의 판단에 자신이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올 성탄은 진짜 ‘고요한밤’으로”…체코·네덜란드도 봉쇄

    “올 성탄은 진짜 ‘고요한밤’으로”…체코·네덜란드도 봉쇄

    각국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면적 봉쇄령을 연이어 선언하고 있다. 가디언은 앞서 독일에 이어 네덜란드와 체코 등이 봉쇄령을 내렸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대국민 TV연설에서 “내년 1월 19일 자정까지 5주 동안 학교와 비필수 상점, 박물관, 체육관들이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그가 헤이그의 집무실에서 연설하는 동안 인근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휘파람을 불며 야유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뤼터 총리는 “코로나19는 시위대와 같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한 독감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바이러스”라고 강조했다. 체코도 열흘 남짓 남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동인구 증가를 막기 위한 봉쇄령을 발표했다. 체코 정부는 당초 식당과 호텔, 실내스포츠시설에 대해 일부 운영을 허가했지만, 18일부터 다시 영업을 중단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실내외 모임 인원도 6명으로 제한하고 밤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통행금지도 실시한다. 유럽에서 코로나19 누적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된 이탈리아는 24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전국을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인 ‘레드존’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탈리아는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완화했지만, 연말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다시 감염이 확산되자 재봉쇄 조치를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영국도 수도 런던 등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려 배달과 포장 등을 제외한 식당·술집 영업을 금지하도록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트럼프 트윗에 나왔다” 민경욱, 노마스크로 미국서 시위

    “트럼프 트윗에 나왔다” 민경욱, 노마스크로 미국서 시위

    4·15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해 온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선 불복(Stop the Steal) 집회에 참석했다, 민경욱 전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오늘 집회에 다녀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영상을 트윗했는데 제가 두 군데에 나왔다”고 썼다. 미국에서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백악관 인근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가 공식 확정되는 전국 선거인단 투표(14일)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에서 민 전 의원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상징인 빨간 모자를 쓰고 미국 대선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했다. 민 전 의원은 시위대 대열 맨 앞에 서서 다른 지지자들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민 전 의원은 4월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백악관 앞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11·3 미 대선 후에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함께 부정선거의 큰 파도를 헤쳐갈 것이다. 민경욱과 트럼프의 앞글자를 따서 ‘민트’, ‘민트 동맹’으로 불러주기 바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두순 출소…시민들 “사형하라” “거세하라”

    조두순 출소…시민들 “사형하라” “거세하라”

    조두순(68)이 12일 오전 12년간의 형기를 다 채우고 출소했다. 조두순은 이날 오전 6시 45분쯤 철저한 보안 속에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를 나와 관용차를 타고 안산보호관찰소로 이동했다. 그는 출소 전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장비 확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소 앞에는 전날 오후부터 ‘조두순 사형’ 같은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연 보수단체 회원과 유튜버 등 100여명이 모였다. 이날 오전엔 인근 주민들도 현장에 나왔다. 경찰은 교도소 입구 도로를 따라 100m가량의 펜스를 설치하고 3개 경찰 기동대 150명을 투입해 충돌 사고에 대비했다. 현장에서는 교도소 앞으로 가까이 붙으려는 시위대와 이를 막아서려는 경찰 간의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출소 예상 시간인 6시에 가까워지자 취재진과 시민들이 점점 더 몰리면서 교도소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 찼다. 시민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은 끊임없이 “조두순 사형·거세” 구호를 외쳤다. “왜 범죄자 인권을 보호하는가. 죽여야 한다”는 등의 구호도 나왔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조두순을 태운 차가 나오지 못 하게 해야 한다며 도로 가운데에 모여 드러누웠고, 경찰은 결국 이들을 강제해산 했다. 때문에 조두순을 태운 차는 교도소를 6시 45분쯤에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조두순을 태운 차를 포함해 관용차 3대가 교도소를 나서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경찰 펜스를 뚫고 나와 피켓과 달걀 등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었다. 혼란은 차량이 교도소를 완전히 빠져나가면서 마무리됐다. 그는 안산보호관찰소를 거쳐 자신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관용차를 타고 보호관찰관과 함께 이동한다. 보호관찰소에서는 전자장치 개시 신고서 등을 제출하고 준수사항을 고지받고,전자장치 시스템 입력 등 법령에 규정된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절차를 마친 조씨는 바로 귀가하고, 보호관찰관은 주소지 내에 재택 감독 장치를 설치하게 된다. 조씨는 7년간 전자발찌를 차고 전담 보호관찰관으로부터 24시간 1대1 밀착감시를 받게 된다. 법원은 조만간 조두순에게 일정량 이상의 음주 금지,심야 시간대 외출 제한 등 특별준수 사항을 부과할 전망이다. 검찰이 지난 10월 관할 법원에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 금지 ▲피해자·아동보호시설 접근금지 ▲심야 시간 외출 제한 등의 특별준수 사항을 신청했다.경찰은 조씨와 아내의 거주지 출입구가 보이는 곳에 방범 초소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한다. 주거지 인근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도 15대 추가 설치했다. 관할 경찰서는 여성·청소년강력팀 5명을 ‘조두순 대응팀’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기동순찰대와 경찰관기동대, 아동 안전지킴이 등은 주변 순찰을 한다. 안산시는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조씨 거주지 주변 30곳의 야간 조명 밝기를 높이기로 했다. 골목 곳곳에 반사경과 비상 안심 벨도 확대 설치하고, 신규 채용한 무도 실무관 등 12명은 24시간 순찰조로 투입할 계획이다. 조두순의 얼굴 사진과 도로명 주소 등 신상정보는 ‘성범죄자알림e’ 사이트에서 향후 5년간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미시간주 여성 장관 집에 무장 시위대원 몰려와 “위협 느꼈어요”

    미시간주 여성 장관 집에 무장 시위대원 몰려와 “위협 느꼈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보이는 무장 시위대원들이 미시간주 정부의 각료들 집을 찾아가 위협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고 영국 BBC가 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조슬린 벤슨(사진) 미시간주 국무장관은 6일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전날 저녁 디트로이트 자택에서 아들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있는데 수십명의 시위대가 집을 에워싸고 “도둑질을 멈춰라!”고 구호를 연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원인 그녀는 주정부가 선거 결과를 뒤집기를 촉구하는 시위대원들이 “시끄럽고 위협적이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시간주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이 이 주의 16개 선거구 승리를 따냈다고 인증했다. 대선 투표 이후 이 주에서는 주 정부 관료나 선거 관리 담당자들의 집에 무장 시위대가 찾아가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벤슨 장관의 집이 가장 최근 사례다. 이날 시위 모습은 페이스북에 일부가 라이브스트리밍으로 중계됐다. 동영상을 올린 제네비에브 피터스는 “우리는 주저앉지 않을 것이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압도적으로 승리한 선거를 한 남자(바이든)가 통째로 훔쳐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주민들의 불편 신고를 받고 밤늦게 출동했고, 시위대는 얼마 안 있어 해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가 총기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구도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 이 주에서는 총기가 합법적으로 소유한 것이라면 들고 다니는 일이 범죄가 아니다. 데이나 네셀 미시간주 법무장관과 웨인 카운티 검찰의 킴 워시는 이 사건을 “시위로 위장한 소란 행위”로 규정한 뒤 “누구라도 시민의 권리와 민주적 수단을 통해 벤슨 장관에게 합법적인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집에 있는 아이와 가족을 위협하는 일은 운동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벤슨 장관은 또 자신의 집 앞에서 벌어진 시위는 대선 결과를 어떻게든 바꿔보려는 트럼프 대통령과그의 법률 팀이 부채질하는 것으로 연결지었다. 지난주 조지아주의 선거 담당 개브리얼 스털링은 대통령이 직원들에게 살해 위협을 하는 것을 인용하는 등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주 국무장관도 지난달 가족들이 “완전히 끔찍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돌 던지고 최루가스 쏘고… 佛 ‘보안법 반대 시위’ 재점화

    돌 던지고 최루가스 쏘고… 佛 ‘보안법 반대 시위’ 재점화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5일(현지시간) 경찰관 사진의 인터넷 유포 등을 금지한 ‘포괄적 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다시 열렸다. 이날 시위에선 경찰과 충돌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에서는 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청년층, 노조 관계자와 언론인, 인권 운동가 수천명이 경찰을 향해 돌 등을 집어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후드 등을 뒤집어쓴 일부 시위대는 차량을 불태우고 슈퍼마켓과 은행의 유리창을 깨뜨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프랑스, 경찰권의 나라’, ‘보안법 철회’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마크롱, 충분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 등을 던지자 경찰은 최루가스 등으로 맞대응했다. 파리 동부 포르트 데 릴라에서 시작된 행진은 레퓌블리크 광장으로 이어졌다. 앞서 지난 주말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시위에는 경찰 추산 13만명(주최 측 추산 50만명)이 참석했다. 양측이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시위대뿐 아니라 경찰 측에서도 많은 부상자가 나왔고 수십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정부가 입법을 추진하는 보안법의 제24조에 심리적 혹은 신체적 피해를 가할 목적으로 경찰의 얼굴이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긴 이미지의 인터넷 게시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촉발됐다. 정부는 프랑스 국민을 보호하는 경찰관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권력 남용 견제 기능을 약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찰이 최근 들어 공무 집행 과정에서 지나치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들이 인터넷에 잇따라 공개되면서 해당 법안을 둘러싼 여론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결국 프랑스 여당 전진하는 공화국(LREM)과 민주운동당, 행동당 등 일부 야당 대표들은 지난달 30일 문제의 24조를 수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는 24조의 완전 삭제와 함께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의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보안법은 경찰이 드론으로 시위·집회 현장을 촬영하는 한편 안면 인식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도 담겨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방역 실패가 왜 우리 책임이야” 민주노총, 여의도 집회 강행…1명 체포(종합)

    “방역 실패가 왜 우리 책임이야” 민주노총, 여의도 집회 강행…1명 체포(종합)

    “서울시, 집회 인원 의도적으로 부풀려”“삼삼오오 모여 현수막 피켓 시위에 덧씌워”서울시 “노조원 상경 합류시 규모 커져”경찰, 경찰부대·차벽 배치해 시위 차단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4일 서울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이유로 여의도 일대 집회를 금지한 데 대해 “왜 방역 실패 책임을 민주노총에 떠넘기느냐”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집회를 강행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 가운데 1명이 현장에서 체포돼 연행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서울시는 소규모 집단 감염의 속출 등 서울시의 방역 실패 책임을 민주노총에 덧씌우려 하느냐”며 “지금까지 정부와 서울시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차분하게 노동 개악 국면에 대응하는 민주노총이 문제냐”고 반문했다. 이어 “(유흥주점과 같은) 집합 금지 장소와 감염 위험 시설 및 지역에 대한 예방과 단속 등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야 하는데 이는 서울시의 행정을 통해 진행해야 할 몫”이라며 “왜 그 책임을 야외에서 삼삼오오 모여 현수막 들고 피켓 드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민주노총에 덧씌우느냐”고 비판했다.서울시 “민주노총 1000여명 집회”민주노총 “9명씩 규모 소규모 집회뿐” 앞서 서울시는 이날부터 9일까지 여의도 일대에서 민주노총 집회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금지를 위해 집회 강행 시 엄정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경찰은 이날 민주노총 집회가 여의도 일대 23곳에서 총 1000여명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당국이) 의도적으로 집회 신고 인원을 부풀리고 대규모 집회 개최 등 전혀 계획에도 없는 사실을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10명 이상 집회를 금지한 서울시 방역 지침에 따라 이날 여의도 일대 23곳에서 각각 9명 규모의 선전전 등 소규모 집회를 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전태일 3법’ 통과와 노조법 개악 저지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을 비준하기 위해 협약 내용을 반영한 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ILO 핵심 협약 기준에 따라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등 결사의 자유를 확대하는 내용이지만, 파업 시 사업장 점거 금지 등 경영계 요구를 반영해 노동계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노총 “일렬 피켓 시위는 1인 시위”시위대 1명, 경찰관 폭행해 연행 그러나 서울시와 경찰은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노조원의 합류 등으로 대규모 집회로 커져 교통 체증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의 집회 금지 방침에도 민주노총이 집회를 강행하자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대치 상 이 과정에서 시위대 중 1명이 현장에서 체포돼 연행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여의도 일대에 181개 경찰 부대를 배치하고 차벽과 안전 펜스 등을 동원해 시위대 집결을 차단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오전 여의도 일대에서 예정된 민주노총 집회는 7개 단체 총 1030여명이 23곳에서 모여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여의도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진입을 통제하면서 대규모 인원이 집결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여의도 내부에 모여 있던 일부 노조원 20여명은 국회 앞 의사당대로 공터에 설치된 천막 주변에 집결해있다가 경찰이 수차례 해산요청을 하면서 흩어져 이동했다. 이들은 장소를 옮겨 여의도공원 인근 도로에서 ‘노조파괴법 저지’가 쓰인 피켓을 들고 1명씩 거리를 두고 일렬로 서서 기습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행위가 1인 시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시위대를 경찰이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중 1명이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돼 연행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매 순간 이방인… 당신은 안녕한가요

    매 순간 이방인… 당신은 안녕한가요

    ‘안녕하세요?’ 우리가 습관처럼 되풀이하는 인사말이다. 의미조차 까무룩하거나 생각조차 안 해 본. 그러나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는 어떻게든 그 뜻을 설명해 줘야 한다. 뉴욕에 간 한국인 한국어 강사는 학생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Are you in peace?’ 교실에는 웃음이 터진다. “그런 말을 일상에서 한다고요? ‘스타워즈’에서 요다가 할 것 같은 말인데, ‘평안하냐?’(31쪽) 문지혁 작가의 장편소설 ‘초급 한국어’는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현실의 문지혁은 강사이자 번역가, 소설가이고 소설 속 문지혁은 뉴욕에서 ‘이민 작가’라는 꿈을 키우는 한국어 강사다. ‘안녕하세요’를 학생들에게 가르치지만, ‘나’의 삶은 전혀 안녕하지 않다. 어머니께 뇌졸중이 발병했는데 쉬이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며, 전임강사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 늘 전전긍긍한다. ‘뉴욕을 점령하라’는 시위대의 함성을 듣지만, 그들이 타도를 외치는 1%는커녕 99%에도 들지 못하는 제3세계 외국인 노동자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이어지는 타자화, 자기 객관화는 신랄할 정도로 냉정해서 되레 폭소가 터진다. ‘나’에게 ‘이방인’이라는 인식의 요체는 ‘소설가’라는 직업에서 기인한다. ‘문지혁’은 소설가를 꿈꿔 온 이래 늘 ‘반듯한 소설’을 쓴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고, ‘선택하는 것이기보다 선택되는 것’(145쪽)이라는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가 있다. 인정 투쟁의 일환으로 대학원도 두 번이나 갔지만 깨닫는 것은 서정인의 단편소설 ‘강’에 나오듯 ‘결국 이 열등생이 되기 위해서 꾸준히 고생해 온 셈’(84쪽)이라는 사실뿐이다. 사실 외국에 있지 않아도 우리는 우리 생에서 매번 ‘안녕하지 않은’ 이방인이 아닌가. 소설가라는 이상향에 가까운 직업을 계속해서 희구하는 인간, 매 순간 안녕하려고 몸부림치는 인간, 내 삶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하는 인간의 존엄이 책에서 느껴진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뜬금없이 광고 카피가 떠올랐다. “야 너두? 야 나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홍콩 민주화운동 상징’ 조슈아 웡 징역 13.5개월

    ‘홍콩 민주화운동 상징’ 조슈아 웡 징역 13.5개월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조슈아 웡(24)이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받았다. 그와 함께 재판을 받은 아그네스 차우(23)와 이반 램(26)도 각각 10개월형과 7개월형에 처해졌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이날 데모시스토당 간부 출신 3명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이들의 변호사는 “세 사람이 나이가 어리고 시위 도중 어떠한 폭력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관대한 처분을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이 시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경찰 행정력을 방해하고 낭비하게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한 점을 참작해 감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 21일 완차이 지역 경찰 본부 앞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조직·가담·선동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홍콩 시민 수천 명이 본부를 둘러싸고 경찰의 과잉 진압에 강하게 항의했다. 시위대 일부가 경찰본부 벽을 훼손하고 감시 카메라를 부쉈다. 지난해 7개월 넘게 이어진 반정부 시위 가운데 가장 격렬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웡은 교도소로 이송되기 전 지지자들에게 “내 앞에 놓인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나는 버틸 것”이라면서 “힘내자”라고 외쳤다. 차우는 선고가 내려지자 불안감이 밀려든 듯 눈물을 터뜨렸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3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인정한 뒤 구류 처분을 받아 수감됐다. 당시 차우는 기자들에게 “불법집회 참여 선동 혐의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무죄를 주장해 온 웡과 램도 “차우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징역형 선고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혐의를 인정해 형량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웡은 교도소에서 자필 편지를 통해 “지금까지 세 차례 체포됐지만 이번처럼 고통스러운 적은 없었다”면서 “수많은 활동가들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웡은 15세 때인 2011년 학생 단체 ‘학민사조’를 설립해 민주주의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 혁명’을 이끌어 미국 타임지에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이들의 수감으로 홍콩 민주화운동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웡은 이번 재판 외에도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불법집회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 기소 위기에 처해 있다. 차우 역시 지난 8월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유죄가 확정되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한국의 6월 민주항쟁처럼 태국도 민주화 이루길”

    “한국의 6월 민주항쟁처럼 태국도 민주화 이루길”

    정치학 수업서 시위대 지지 연대 알게 돼왕실모독죄 각오한 동년배들 힘 되고파휴양지 대신 냉혹한 태국 현실 알았으면지난달 15일 태국 언론 프랏차타이에 태국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한국 청년들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성공회대 학생들이 한국 정부에 태국의 학생 시위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태국에서 시위 진압에 사용되는 살수차 수출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성명을 발표한 ‘태국 민주화지지 모임’에서 활동하는 성공회대 사회융합자율학부 18학번 김시연(21)씨와 20학번 조지민(19)씨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화를 위해 앞장선 용감한 청년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며 국제 연대를 강조했다. 태국 민주화지지 성공회대 모임은 정치학 전공 수업에서 탄생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해 오다 지난 10월 말 강의가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은 처음 만났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3년 전처럼 태국의 민주화운동과 연대하고 싶다는 의견이 모였다. 2017년에도 성공회대에서는 태국 민주화운동에 연대하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정치학 수업을 통해 태국에 대해 배웠다는 조씨는 “태국 시위대가 우리나라에 국제 연대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국에도 태국 민주화운동을 지지한다는 청년들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 모임을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국도 민주화를 위해 많은 피를 흘렸고, 한국과 태국 모두 청년 세대가 중심이 되어 민주화운동을 이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태국판 국가보안법이라 불리는 ‘왕실모독죄’에 따른 처벌을 각오하고 민주화의 최전선에 선 용감한 태국 시민, 특히 동년배인 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학생들이 한국어로 작성한 후, 지도를 맡은 박은홍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와 국제민주연대의 도움을 받아 영어와 태국어로 번역했다. 5~10명 내외의 학생이 모인 소규모 모임이지만 더 많은 지지를 보태려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150명이 넘는 사람들의 연대 서명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태국 시위대와 연대할 예정이다. 김씨는 “태국 하면 주로 휴양지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해변 뒤에 냉혹한 현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관심 가질 한국인들도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태국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기 위한 다른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씨도 “한국이 6월 민주항쟁과 같은 투쟁을 통해 정치 민주화를 이루어 냈던 것처럼 태국도 시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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