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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軍, 쿠웨이트와 합훈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11월말 공격설이 나오는 등 미국이 이라크 주변에 병력을 집중 배치,공격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라크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엔 무기 전문가들과 사찰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사찰 재개 협상 착수-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사찰 검증위원회(UNMOVIC)위원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기사찰단은 대통령궁을 포함,이라크 내 모든 의혹시설에 대해 무제한적인 접근권을 가질것”이라면서 “사찰단의 활동을 놓고 이라크와 충돌이 빚어지지 않도록 사찰 개시 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번 협상의 목표”라고 밝혔다.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측과 무기사찰단 본부 소재지,숙박시설,사찰단원의 안전 문제,채취한 샘플 이동 문제 등 ‘실질적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변국 병력 집중배치-미국은 이라크와 유엔간의 협상에 관계없이 이라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미 해병 전투요원 1000여명은 29일(현지시간) 쿠웨이트 해변에서 항공모함과 전투기를동원,쿠웨이트군과 3주간의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또 카타르에서는 이라크 공격시 작전을 지휘할 미 중부사령부 산하 전투사령부 시설 공사가 마무리 작업중이다. 바레인과 카타르,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도 미군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쿠웨이트에는 조지아주 베닝기지에 있던 기갑보병여단 일부가 이라크 국경에서 45㎞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고 쿠웨이트군도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 지역의 미 해군 규모를 병력 2만명,항공기 225대로 늘리는 등 이라크에 유엔 결의안 이행시한으로 제시한 11월까지 병력을 5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반전시위 확산-워싱턴에서는 29일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연례 총회에 맞춰 사흘째 열렸다.5000여명의 시위대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20여개국 공관 앞에서 가두행진을 벌인 뒤 영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끝냈다.스페인에서도 5만여명이 ‘이라크전 중단’을 주장하며 마드리드 시내 중심가로 행진했다.28일에는 런던에서 반전운동가,국회의원,유명인사 등 10만여명이 참여한 영국 사상 최대의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미 의회 대립-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29일(현지시간) 대 이라크 공격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라크를 방문중인 민주당 짐 맥더머트 하원의원과 데이비드 보니어 하원의원은 ABC방송의 ‘디스 위크(This Week)’프로그램에서 부시 대통령이 부당하게 미국을 전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맥더머트 의원은 “이라크 관리들은 우리에게 원한다면 어느 곳도 가서 보게 해주겠다고 말했다.”면서 이라크와 알 카에다가 연계해 있다는 부시 행정부 관리들의 최근 주장에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트렌트 로트 의원은 “바그다드에 가서 미국 대통령의 진실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무책임의 절정”이라고 비난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貧國 부채탕감 프로그램 확대”IMF·세계은행 연차 총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국들은 28일(현지시간) 채무에 시달리는 세계 빈국들에 대한 지원 확대를 약속하고 미국과 유럽,일본 등에는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개혁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29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총회에 참석,IMF 정책결정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회의를 마친 후 많은 국가들이과 다채무 빈국(HIPC) 부채탕감 프로그램을 위해 더많은 기금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며칠간의 회의에서 15개국이 지원을 약속했다.”며 “앞으로 며칠안에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지원 규모나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브라운 장관과 다른 참석자들은 HIPC 프로그램을 더 많은 나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10억 달러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IMF와 세계은행은 1996년부터 HIPC 프로그램을 통해 아프리카 등 세계 26개 빈국에 부채탕감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빈국들은 HIPC 프로그램 등의 진행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고있다.알리 라민 제인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은 “부채탕감에 대한 조건이 너무 지나치다.”며 “돈이 없으면 빚을 값을 수 없다.부채는 유지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장관은 또 세계경제의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일본이 개혁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는 “올해 세계경제는 이전의 예상보다 느리기는 하지만 회복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성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위험과 불확실성도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27일 중남미의 경제위기 악화와 주식시장의 지속적인 하락에 직면해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하기로 다짐했다. IMF 및 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이날 회담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기업 회계와 경영 관행을 향상시키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우리는 이같은 정책에 계속적인 경계와 협력을 병행함으로써 앞으로 성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경기확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성명은 또 세계경제전망에 위험이 남아 있다면서 “우리는 견고한 경제정책과 구조개혁에 계속 힘을 쏟으며 기업의 투명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기업 회계를 개선하며 회계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IMF와 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리는 동안 워싱턴 곳곳에서는 수천 명의 세계화 반대 시위대가 IMF와 세계은행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을 빚었으며 이 과정에서 650여명이 체포됐다. 의사당에서 링컨기념관까지 이어진 도로에는 최소 7000여명이 집결해 북을 치고 반세계화 구호를 외쳤으며 경찰은 수천 명을 배치해 시위대가 시위구역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한편 회의장 주변에도 병력을 배치해 시위에 대비했다. mip@
  • 서경원씨 폭행 미군 조사 美 “시위대가 먼저 폭행”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인 서경원(徐敬元·65) 전 국회의원과 주한미군 사이의 폭행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청량리경찰서는 15일 M(22) 이병 등 관련 미군 3명이 자진 출두함에 따라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14일 오후 6시쯤 서울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부근을 지나던 열차 안에서 대학생 30여명과 함께 여중생 사망사건의 추모문화제 행사를 알리는 유인물을 나눠주던 서 전 의원과 시비가 붙자 서 전 의원의 얼굴을 때려 코뼈를 부러뜨리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에 격분한 일부 학생들은 M 이병을 추모문화제가 열린 경희대 안으로 데려갔다가 오후 8시쯤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서 전 의원이 ‘욕설을 퍼붓는 한 미군의 얼굴을 먼저 밀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경찰은 미군들을 밤샘조사한 뒤 이날 오전 귀가시키면서 오후 4시까지 다시 출두할 것을 요구했다.그러나 이들은 오후 7시20분쯤에야 출두했다. 이와 관련,미 8군사령부 스티브 보이란(40) 공보실장은 “미군 장병이 시위대가 배포하던 전단을 사양하자 시위대측에서 먼저 폭행했음에도 경찰이 미군 병사들을 폭행 혐의로 조사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와 경찰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사패산등 농성 진압 민간 경비업체 철퇴

    서울경찰청은 최근 일부 민간경비업체가 농성장에 들어가 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것과 관련,5개 업체의 허가를 취소하거나 과태료를 물렸으며,2개 업체의 위법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25일 북한산 관통 고속도로 건설 저지를 주장하며 경기도 양주군 사패산 입구에서 농성하던 승려와 환경단체 회원들을 폭행하고 강제로 해산시킨 S,K,E 등 3개 경비업체의 허가를 취소했다. 또 같은 달 31일 수락산 터널공사 입구 농성장에 난입한 P,K 등 2개 업체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서울온천 농성현장에 들어가 세입자들을 몰아낸 2개 업체에 대해서는 위법 사실을 확인하는 대로 행정처분키로 했다. 경찰은 “현재 민간경비업체가 913개에 이르지만 대부분 영세업체로 편법 운영되는 곳이 많다.”면서 “민간 경비업체가 경찰력의 2∼3배를 웃돌고 양질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국처럼 민관이 협력하는 치안을 이루기 위해 민간경비업체를 적극 육성하는 한편 불법 행위에는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성공비결 “”스타벅스 안거치면 집에 못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맥도널드와 코카콜라에 이어 커피 전문 소매점인 ‘스타벅스(Starbucks)’가 미국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대도시 어디를가나 ‘녹색 바탕에 흰색’의 스타벅스 둥근 간판은 맥도널드의 노란색 로고 ‘M’처럼 미국의 상징물이 됐다.지난 99년 세계무역기구 시애틀대회 때는반세계화 시위대의 공격목표가 되기도 했다. 워싱턴 시내에서는 한 두 블록을 사이에 두고 경쟁하는 스타벅스 체인점을쉽게 볼 수 있다.백악관으로부터 걸어서 10분 거리인 K가에는 한 블록을 마주하고 2개의 스타벅스 매점이 들어섰다.외국 대사관들이 즐비한 매사추세츠가의 듀퐁 서클에는 4개의 간판이 걸렸다. 8월 말 현재 북미지역에 4502개,유럽·아시아에 1269개 등 전세계에 5771개의 점포망을 갖고 있다.하루 평균 3∼4개씩 점포가 늘고 있다.이 추세대로라면 3년내에 점포 수가 1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소매점들의 매출이 정체를 빚는 가운데 스타벅스만 8월 중 매출이 7%나 늘었다.올해 예상 매출은 30억달러.8월중 순이익은 지난해같은 기간보다 25%나 는 2억 7000만달러였다.120개월 연속 순이익 7% 성장의 대기록도 세웠다.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스타벅스를 지나치지 않고서는 사무실이나 쇼핑점,집,주유소 등을 가지 못하게 한다는 전략이 주효했다.이른바 소비자의 길목을 지킨다는 것.이동인구가 많은 교차로나 지하철 역 주변,상업지구에는 3∼4개씩 점포를 세운다.서로 경쟁하는 게 ‘제살깎기’처럼 보이지만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 회장(51)은 “그것이 바로 스타벅스의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의 초창기 시절인 90년대 초 밴쿠버에 점포를낼 때다.내부수리를 위해 잠시 문을 닫은 점포를 모르고 주변에 훨씬 큰 스타벅스를 개장했다.모든 점포를 직영하는 스타벅스 본사에선 난리가 났다.예상대로 먼저 연 점포의 매출은 감소했다.그러나 1년이 지나면서 첫번째 점포의 매출이 정상을 되찾았고 두번째 점포도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슐츠 회장은 이후 회사의 명운을 ‘점포의 집중배치’에 걸었다.과거 코카콜라나 펩시가 자동판매기를 근처에 추가로설치해도 단위당 매출이 줄지 않은 점을 간파했다.수요는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에 거리 곳곳에 간판을 내걸었다. 무엇보다도 광고효과가 뛰어났다.지난 17년간 광고비는 2000만달러로 유명자동차회사가 일년에 쏟아붓는 5000만달러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스타벅스를 모르는 소비자는 더이상 없다. 슐츠 회장은 1971년에 세워진 스타벅스에서 일했다.원두커피만 팔게 아니라 커피 수요의 다양화에 맞춰 전문 체인점을 차리자는 그의 제의에 경영진이 반대하자 1984년 독립,이탈리아식 커피점을 차려 성공했다.1987년 스타벅스가 매각의사를 밝히자 과감히 인수,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다양한 크기로 팔기 시작해 인기를 끌었다.가격은 1.68∼5달러 사이. 10년새 판매 품목은 15개에서 30개로 늘었고 펩시와 아이스크림 회사와도제휴,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선불카드를 도입,7000만달러의 현금을 확보하는 수완을 발휘하는가 하면 인터넷이나 전화로 미리 주문하는 고객 서비스체제도 갖췄다. 스타벅스는 국내시장에 만족하지 않는다.이번주 푸에르토리코에이어 이달에 멕시코에 첫 매장을 연다.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베네수알라 등 커피의본고장인 중남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미국시장이 포화상태여서가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세계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인 2명 가운데 1명은 매일 커피를 마시며 4명 가운데 1명도 하루 이틀걸러 즐긴다.최근 일본의 점포당 매출은 미국을 2배 가까이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햄버거와 콜라에 이어 커피의 미국화가 머지않았다는 지적이다.다만 해외매장은 현지 소매점들과 공동운영돼 이익률은 미국에 못미치고 있다. mip@
  • 파월 美국무 ‘봉변’, 지구정상회의 美옹호 발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지구정상회의(WSSD) 폐막회의 연설 도중 봉변을 당했다.WSSD 참석을 거부한 조지 W 부시대통령 대신 연사로 나서 미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다 환경단체들의 야유세례를 받은 것. 파월 장관이 “미국은 기후변화 등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의 노력을 언급하자 회의장 뒤편에서 “부끄러운 줄 알라.”는 비난과 야유가 터져나왔다.파월 장관이 짐바브웨 정부의 토지개혁정책과 미국의 유전자조작 옥수수 지원을 거부한 잠비아를 비난하자 쏟아지기 시작한 야유로 연설은 여러 차례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다.특히 미국과 호주의 환경단체 회원들은 ‘부시,중요한 것은 거대기업이 아닌 인류와 지구’라는 피켓을 들고 기업중심의 정책을 펴온 부시 대통령을 비난했다. 파월 장관이 당혹감을 비추자 보안요원들은 13명의 시위대를 회의장 밖으로 끌어내는 등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교토의정서를 거부한 데 이어 지구정상회의의 목표달성 시한 설정에도 반대해 환경단체와 관련국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파월 장관은 이에 “미국은 진심으로 인류가 보다 나은 삶을 살도록 돕고 싶다.”면서 “서면동의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이 목마른 아이들에게 물을 줄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환경단체 ‘열대우림 행동 네트워크’의 마이크 부룬 기획국장은 “미국인임은 자랑스럽지만 미국의 정책은 당황스럽다.”면서 “환경과 관련,미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WSSD는 빈곤 퇴치와 지구환경 보호를 위한 ‘이행계획’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요하네스버그 선언’을 채택하고 4일 폐막했다. ◇요하네스버그 선언요지- 인간 존엄성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인간적이고,공평하고,서로 염려하는 전 지구적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매진한다.인류는 위기에 직면했음을 인식,가난 퇴치와 인간개발을 성취하기 위해 실행가능하고 가시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의 합의에도 불구,선진국과 개도국간 빈부 격차는 안보와 안정을 해치는 위협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지구의환경 역시 계속 악화되고 있다.또 세계화의 혜택과 비용은 불공평하게 배분돼,개도국은 이 도전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따라서 외국에 의한 점령,무장 투쟁,테러리즘,에이즈를 대표로 하는 만성 질병 등을 포함해 지속가능 개발을 위협하는 세계적 규모의 조건에 맞서 싸우는 것을 최우선시한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요하네스버그 지구 정상회의/ 생물다양성 보존 합의

    (요하네스버그 외신종합)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한 각국 정상들은 1일 생물다양성 분야와 관련,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빈국 위생시설 확충,대체에너지에 관한 합의 도출에는 실패해 막바지에 접어든 회의가 별 성과없이 끝날 것이란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멸종 동물을 보호하고 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현재의 생물 다양성 감소 비율을 오는 2010년까지 대폭 축소키로 합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비정부기구인 ‘지구의 친구들’은 도출된 합의안이 불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100개국이 넘는 나라의 국가원수들을 포함해 187개국 대표들이 2일부터 4일까지 최종 정상회의를 개최하지만 빈곤 및 환경부문 핵심쟁점 현안에 관한 각국간 견해차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회의 참석자들은 총 71쪽 분량의 ‘이행계획’중 14개 핵심분야에서 부국과 빈국,유럽연합(EU)과 미국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대립을 계속하고 있어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유엔 당국자들은 이행계획의 약 95%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지만 가장 어려운 문제들은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EU는 위생시설을 접할 수 없는 극빈층의 수를 2015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여나가는 한편 풍력과 태양에너지 등 재생가능 에너지를 2010년까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5%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들 핵심분야에 대해 구체적 이행시기 설정을 반대하고 있어 협상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 한편 반(反)세계화 시위대와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31일 빈민촌인 알렉산드라에서 회의가 열리는 샌드톤 컨벤션센터까지 2차례의 대규모 가두행진을 벌였으나 당초 우려됐던 큰 충돌 없이 무사히 시위를 마쳤다.
  • 貧國지원·대체에너지 핵심사안 제자리, 지구정상회의 첫날

    환경보호와 빈곤퇴치 등을 논의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가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10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106개국의 국가원수·총리 등을 포함,189개국에서 6만여명이 참석했다. 남아공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전 세계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10년 전의 약속이 지켜지길 바라고 있는 만큼,확실하고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자.”고 당부했다.하지만 개막 직전까지 계속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동계획’초안 관련 예비협상에서 선진국의 빈국 지원,안전한 식수공급,재생가능한 에너지원 창출 등 핵심 사안에서 별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회식에 이어 첫날 회의에서는 보건과 생물다양성에 대한 전체회의가 열렸다. ◆보건-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보균자들에게 비싼 에이즈 치료제를 값싸게 제공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하지만 미국 등이 정부차원의 지원보다는 제약이 없는 자발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0년간 6000만명이 에이즈에 감염됐고,이중 2000만명이 숨졌다.앞으로 8년 안에 4500만명이 새로 감염될 것으로 예상된다.남아공은 경제활동인구의 25%가 에이즈 보균자다.보츠와나는 15년 안에 에이즈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경제력이 절반가량 감소할 위기에 처해 있다. 매년 800여만명이 말라리아와 대기·수질 오염 등으로 숨지고 있는 데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문제- 참가자들은 생물 종(種)의 파괴를 기후 온난화와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잠재적 재앙으로 규정,동식물을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촉구했다.10년 전 브라질 리우 회의 때 182개국이 생물다양성 협약에 서명했지만,막상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한 나라는 3분의1에 불과하다.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93년 생물다양성 협약을 승인했지만 의회가 아직까지 비준을 하지 않고 있다.이번 회의에서도 부국과 빈국간 이해가 엇갈려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종의 멸종은 공룡 멸종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1만 1000종 이상의 생물이 서식환경 파괴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포유류와 파충류의 4분의1,양서류의 5분의1,어류의 30%,조류의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림파괴도 심각하다.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체 육지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숲의 면적이 무분별한 개발로 90년 이래 2.4% 감소했다.현존 원시림의 40%가 10∼20년 안에 사라질 위기에 있다. ◆곳곳 시위- 지구정상회의 개막 전인 지난 23일부터 요하네스버그 시내 곳곳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26일엔 남아공 농민과 어민 수백명이 자연자원에 대한 공정한 배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개막식 전야인 25일 밤에는 500여명의 반(反)세계화 시위대가 회담 장소로부터 약 15㎞ 떨어진 위트워터스랜드대학에서 경찰청사까지 촛불 시위를 펼쳤다. 김균미기자 kmkim@
  • 부시 이번엔 “나무 잘라라”, 기후협약 탈퇴·지구정상회의 불참 이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진정 환경에 재앙을 부르는 사람인가? 교토의정서 탈퇴와 지구정상회의 불참 결정으로 원성을 사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22일 빈발하는 산불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국유림에서의 벌목 제한을 해제할 것을 제안,환경보호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0년 대선 때 목재회사들의 기부에 대한 보은(報恩)을 위해 산불을 이용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날 전용기로 남서부 지역의 약 19만㏊에 이르는 산불화재 현장을 시찰한뒤 오리건주에 도착,행한 연설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산불에 취약한 국유림에서 목재회사들이 더 쉽게 벌목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시는 현 삼림정책을 비판한 뒤 더이상의 재난을 막고 지역 경제를 촉진시키기 위해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그는 벌목이 서부 지역에서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미리 감안,그동안 환경단체들이 소송과 탄원을 동원해 벌목을 막아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난했다.부시 행정부는 지난 10여년간 삼림의 밀도가 높아져 대형 산불을 막기 위해서는 벌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수백명의 환경운동가들은 부시가 가는 곳마다 집결,항의 시위를 벌였다.이날 오후 고든 스미스 상원의원 기금모금 행사장 밖에서는 삼림정책뿐 아니라 이라크 공격 등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으며,출동한 진압경찰들과 시위대간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자연보존협회(Wilderness Society)의 린다 랜스 부회장은 부시의 방안이 국유림 보호 역할을 해온 주요 환경법안들을 차례로 개정하려는 신호탄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올 여름에만 화재로 미 전역에서 예년의 두배 규모인 240만㏊의 삼림이 손실돼 국유림 보호문제는 주요 논란거리다.미국에서는 올해 산불 화재 방지와 진화를 위해 15억달러의 연방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대한제국 군악대 애국가 발굴

    대한제국의 시위 군악대가 부른 애국가 가사가 발굴 공개됐다. 백두현(白斗鉉·47)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900년 12월 대한제국이 고종 호위를 위해 창설한 시위연대(侍衛聯隊)군악대에서 부른 ‘대한군인 애국가’가사를 발굴했다고 14일 밝혔다.백 교수에 따르면 대한제국이 국립군악대로 창설한 시위대 소속 군악대는 시위연대와 시위기병대 두 군데에 있었으며,51명씩 총 102명의 군악대원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발굴한 애국가는 시위기병대에서 부른 노래이며 그 시기는 1902∼1903년일 가능성이 크다고 백 교수는 설명했다. 백 교수는 노래 제목·본문에 “大韓帝國軍人덜아(대한제국 군인들아),어하 우리軍人덜아,忠君愛國(충군애국)잇지마라.”라는 구절이 있어 대한제국 군가임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天下萬國 너른 世界 光武 日月 놉히 떳다.”(천하만국 넓은 세계광무 일월 높이 떴다)”라는 구절이 있어 제작 시기를 더욱 좁혀준다.고종은 1897년 10월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연호를 광무로 반포해 1906년까지 사용했다.백 교수가 대구의개인 소장가로부터 입수한 이 애국가 가사는 가로 60㎝,세로 22㎝의 한지에 붓글씨로 씌어 있으며 악보는 없다. 임창용기자 sdragon@
  • 8월의 독립운동가 남상덕 참위

    국가보훈처는 30일 일제의 대한제국 군대 해산에 저항해 일본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순국한 대한제국 참위(參尉·현 소위) 남상덕(南相悳·1881∼1907)선생을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발표했다. 경남 의령 출신의 선생은 군에 입대,육군 보병참위로 수도 방위와 왕실의 호위를 맡고 있는 중앙시위대 2연대 1대대에서 근무했다.1907년 8월 1일 일제가 광무 황제를 퇴위시키고 대한제국 군대를 강제 해산시키자 선생의 직속 상관인 1대대장 박승환 참령이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선생은 “상관이 나라를 위해 죽음으로 의로움을 보였는데 내가 어찌 홀로 살기를 바라겠는가.”라며 부하들을 이끌고 서울 남대문 근처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총격전과 백병전을 벌이다 27세의 젊은 나이에 전사했다. 선생의 무력 저항은 의병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다.정부는 지난 63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언론 오보·시민단체서 ‘반미’부추겨”” 전 美 2사단장 발언 물의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전(前) 미 2사단장 아너레이 소장이 유가족과의 간담회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시위대의 반미감정을 문제삼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대한매일이 단독 입수한 ‘유가족 대표와 미 2사단장 간담회 내용’문건에 따르면 아너레이 소장은 지난 14일 의정부 미2사단 사령부에서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과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너레이 소장은 또 사고 당일 훈련상황이 담긴 서류를 건네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에 “한국 정부가 요청하면 모두 넘겨주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아너레이 소장은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따른 시민들의 시위가 걱정된다.”면서 “일부 시민단체는 정확한 사고원인의 규명보다는 반미 감정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더 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시위로 8명의 미군이 부상을 입었고,한국에 주둔한 이후 수많은 미군장병이 훈련 중 사망했으나 한국인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그는 형사재판권 이양이 한·미 양국 정부간의 결정이지 미2사단장의 권한은 아니라며 사건 책임자로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당시 유가족 대표로 참가했던 고(故) 심미선양의 삼촌 심선보(41)씨는 “8월7일이 형사재판권 이양 시한이지만 이번 사건을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시론] 주한미군의 자질

    수주전 미군 병사들이 14살짜리 여중생들을 궤도차량으로 치어죽인 사건은 미 육군 병사의 자질 문제를 다시 짚어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주한미군은 그동안 대한민국과 한국민들에 대해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거나,무지막지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유쾌하지 않은 기록들을 남겨왔다.이를테면 과거 수년간 한강에 독극물을 버려왔다.또 군비행기는 주민들의 귀를 멀게 할 정도의 소음으로 한국민들의 삶을 침해해 왔다.나아가 한국인들을 폭행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났고,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곤 했다. 미군이 이같이 한국사회내에서 야기한 문제들은 미국이 한국에 상시 주둔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속돼온 문제였다.3년간의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이후 49년간 미군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마다 한국의 시위대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그 반대로,미국은 주한 미군의 한국내 위상이 저평가돼 있다고 여기고 있다 .즉 “우리는 이 땅에서 너희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여기서 우리가 듣는 소리는 온통 불평뿐”이라는 것이다.이것이 미 병사들의 불만이다. 그렇다.한국의 안보에 있어 미군의 역할은 지대하다.한국의 시민들은 대다수가 좀더 많은 보수를 주는 직업을 추구하고 있고 보다 나은 삶을 입증해주는 좋은 차,좋은 아파트,물건들을 찾는다.북한의 위협은 그야말로 실재하는 위협임에도 한국민들은 이를 괘념치 않는다.미군의 존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 군대의 질,특히 육군의 자질에 대해 엄격하고,솔직한 잣대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미 육군이 사회에서 일으키는 문제들은 심각하고 광범위하다.대부분 군인들은 미 사회의 하층 부류 출신이다.이들은 결손가정,빈곤한 가정에서 자라났다.군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때 이들이 취할 수 있는 직장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환경의 일터였을 것이다.시민사회에서 드러나는 폭력과 약물복용 등의 문제는 군대에서도 똑같이 드러나고 있다. 인종적 적대감과 난잡한 성문제 등은 군에서도 꾸준히 일어나는 문제다.미국내 군기지의 경우를 보자.병사 폭행 사건이 1주일에 한번꼴로,성폭행 기도 사건이 3주에 한번꼴로 발생한다.고향마을에서 벌어지는 깡패집단의 버릇이 군에서도 그대로 재연되는 것이다.음주와 신체 폭행,성적 일탈 행위는 일상적인 일이다. 이 난폭한 여러 행태들이 해외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달라지겠는가.주한미군이 통제되지 않는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다.이 취약한 사람들이 이역 멀리 떨어진 땅에 배치됨으로써 오히려 기존의 문제점이 더 심화되는 양상이 되는 것이다. 미 육군이 스스로 자아 비판을 할 것 같진 않다.주한 미군의 공보관계자나 고위 장교들을 만나보면 이들은 미 육군이 잘 훈련된 병사들을 양산하는 기름이 잘 쳐진 훌륭한 기계라고 말할 것이다.또 사회적인 문제들도 적절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 병사들과 이야기를 해보자.완전히 다른 면을 보게 될 것이다. 이들은 소외감을 갖고 있으며,자신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한국 주둔군의 생활, 그리고 격려 한마디 해주지 않는 한국의 정서에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미국과 같은 힘과 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는 그 나라의 군인들을 훌륭히 재충원하고 훈련시키고 공급할수 있다.만약 미국이 미군 자질에 대해 현 상태를 개선하지 않고 유지한다면,때때로 일어나는(그러나 피할 수 있는)비극은 계속될 것이다.좀더 잘 훈련된 병사를 갖는 것은 한·미 양국을 포함한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일일 것이다. 로저 두 마즈/ 미 포천지 기자
  • 장갑차사건과 SOFA/양주군 적성면 르포/미군 1차조사 문제점

    ■양주군 적성면 르포 “미군 차량만 봐도 울화 치밀어” “지나가는 미군 차량만 봐도 울화통이 치밉니다.” 지난달 13일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경기 양주군 주변 주민들은 사건 발생 40일이 넘도록 진상규명 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뒤숭숭한 분위기는 의정부와 동두천을 넘어 수도권 일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특히 대다수 주민들은 미군 부대 책임자들이 잇따라 출국하는 등 책임자를 조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무부가 서둘러 배상금 지급 방침을 발표하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금방이라도 장대비가 쏟아질 듯 후텁지근한 22일 오전 의정부역 앞 마당.‘여중생 죽인 살인자,복귀·귀환이 웬말이냐’,‘진상 규명,책임자 처벌’등 10여개의 현수막이 을씨년스럽게 나부꼈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소속 회원들이 한달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막 주변에는 수십명이 몰려 서명을 하고 있었다.농성장 주변에는 사고 당사자인 미군 워커 마크의 얼굴이 담긴 범대위의 수배 전단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월요일 출근길을 재촉하던 시민들은 농성장 주변에 걸어놓은 주한미군의 범죄 관련 사진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바라봤다.일부 시민은 분을 삭이듯 눈물을 글썽였다.의정부역 바로 옆에 위치한 미군시설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시민도 있었다. 서명에 참여한 김성수(47·회사원·의정부시 호계동)씨는 “꽃다운 생명에게 배상 운운하며 사태를 흐지부지 무마하려 한다.”고 분개했다.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의정부 청년회’홍석규(30) 사무국장은 “배상은 배상이지만 형사재판관할권은 여전히 한국으로 넘어오지 않고 있다.”며 불공정한 한·미행정협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두 여중생이 숨진 양주군 적성면 효촌2리 마을 입구에는 미군을 비난하는 현수막 10여개가 세찬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누군가가 갖다 놓은 흰국화 꽃 한다발이 시든 채 사고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고(故)신효순 양의 아버지 신현수(46)씨는 “법무부로부터 배상액수를 통보 받지 못했다.”면서 “딸을 잃은 마당에배상액의 많고 적음을 따져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울먹였다.신씨는 “양주군청이 경기도 제2청사에 ‘미 군피해 전담부서’를 신설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그동안 숨겨졌던 미군의 크고 작은 범죄가 모두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을 주민 김창보(60)씨는 “배상금으로 억만금을 준다 해도 부모의 가슴에 맺힌 한이 풀리겠느냐.”면서 “미국으로 도망간 부대 책임자들이 조속히 돌아와서 두 부모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석주(67)씨는 “매년 이때쯤이면 마을 전체가 ‘장승제’와 ‘복날잔치’로 시끌벅적했는데 올해는 사고의 여파로 ‘유령마을’처럼 한산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사고부대인 미2사단 사령부가 있는 동두천 일대는 반미 시위가 끊이지 않아 어수선했다.수십명에 불과하던 시위대는 금방 수백명으로 불어났고,초등학생과 임산부까지 시위에 가담하고 있었다. 주민과의 마찰을 우려한 듯 미군 부대들은 장병들에게 외출을 삼가고 행동을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이날 동두천에서 만난 미2사단 그라함(19)일병은 “장갑차 사고 이후 특별한 일이 아니면 부대를 벗어나지 말고 부대 밖에 나갈 경우 짝을 지어 다니라는 명령이 하달됐다.”고 말했다. 3년째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김모(30·여)씨는 “최근 부대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미군의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귀띔했다. 양주 이영표 박지연기자 tomcat@ ■미군 1차조사 문제점/ “신변보호”피의자 신상도 공개 안해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추돌사고는 처음에 미군측의 사고조사 결과 발표가 너무 엉성하고 납득할 만큼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던 점이 유족들의 반발을 사면서 문제가 커졌다. 주한미군측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14일 유족 등을 상대로 사고상황을 설명했고,19일 ‘한·미군경합동조사단’을 통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그러나 유족 등의 항의를 받고는 뒤늦게 2차조사에 나섰다. 유족 등의 가장 큰 불만은 미군측이 피의자인 장갑차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과 운전통제병 페르난도 니노 병장을 지나치게 감싸고 돈다는 점이다.미군측은 14일 브리핑에서 피의자의 신상공개 요구에 대해 신변보호를 이유로 거부했다.유족들에게는 현장 검증을 18일 하겠다고 통보한 뒤 일방적으로 그 하루 전인 17일 피의자들을 데리고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유족 등은 사고 당시의 정확한 목격자가 없는데다 피의자들이 사고 직후 주민들에게 “전방의 여중생들을 보았다.”고 말했던 점 등을 들어 이들과의 대면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 당시 장갑차의 속도에 대해서도 사고직후 우리 경찰에는 ‘시속 30∼4 0㎞’로 통보했다가 14일에는 ‘16∼25㎞’로 정정했고,19일에는 ‘8∼16㎞ ’로 더 줄였다.이 정도 속도면 피의자들이 “오르막이라 속도를 냈고,이 때문에 추돌 직후 급제동을 했으나 궤도가 밀렸다.”고 진술한 부분과 모순된다는 지적이다.또 운전통제병이 30m 전방에서 여중생들을 발견하고도 운전병 이 장갑차를 세우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공식 발표에서는 “장갑차의 소음이 너무 커서 운전병이 통제병의 정지 지시를 못 들었다.”고 밝혔으나 부대 헌병사령관은 “훈련중 다른 무선이 들어와 운전통제병의 지시교신을 못 들었다.”고말했던 점도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아울러 주한미군측이 조사결과 발표 때 사실과 달리 도로의 폭을 장갑차보다 크게 그리고,여중생들이 갓길이 아닌 도로 가운데를 걷는 것처럼 묘사했으며,사고 직후 우리 경찰에 신고를 안한 점 등에 대해서도 유족 등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 [현장] 미군 예포에 묻힌 ‘여중생 절규’

    장대비가 쏟아지는 19일 오전 9시쯤 경기도 동두천시 미2사단 ‘캠프 케이시’후문 앞. ‘살인 미군 한국법정 처벌을 위한 시민특별수사대’와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 소속 70여명이 진상규명과 부대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었다.부대 철조망 너머에는 이날 출국하는 2사단장 러셀 아너레이 소장의 이임식이 열리고 있었다. 전날 밤 서울 모처에서 비밀 모임을 갖고 이날 새벽 부대 근처에 집결해 있던 시위대가 이임식이 시작되자마자 일제히 몰려든 것이다. 눈조차 제대로 뜨기 힘든 비바람 속에서 2시간 남짓 격렬한 시위를 벌였지만 시위대의 목쉰 구호는 미 군악대의 연주와 수십발의 예포 속에 묻혀버렸다.미군들을 향해 던진 계란은 ‘인의 장막’을 친 한국 경찰 600여명의 방패에 부딪혔다.경찰 바로 뒤쪽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미군들은 그저 신기한 듯 웃고만 있었다. 범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건책임자들의 출국금지를 요청했지만 사고 장갑차 소속 부대 책임자인 해럴드 대령이 지난달 28일출국한 데 이어 해당 부대 사단장마저 떠나려 한다.”면서 “미국의 평화 단체와 연계해 책임자의 소재를 파악,반드시 체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아리 없는 함성을 외치던 시위대가 울분을 터뜨리듯 부대로 접근하려 하자 경찰이 시위대를 밀어붙이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부대 철조망 건너편에서 시위대를 응시하던 군견들도 요란스럽게 짖어댔다.안경이 바닥에 떨어지고 하얀 비옷이 찢어질 정도로 시위대는 몸부림을 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위대가 떠난 부대 후문 앞에는 깨진 계란 껍질과 빗물에 불어 찢어진 ‘두 여중생’의 얼굴이 담긴 피켓이 여기저기 나뒹굴었다.시위대의 구호가 멀어지면서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동두천 이영표 박지연기자 tomcat@
  • 파라과이 비상 선포

    남미 파라과이에서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곤살레스 마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전국에 5일 시한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그러나 제1야당인 급진자유당 소속의 훌리오 프랑코 부통령이 시위대에 동조,마치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어 파라과이 정정이 혼란에 빠졌다. 빅토르 에르모사 내무장관은 이날 수도 아순시온의 정부청사에서 마치 대통령을 대신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의회가 앞으로 48시간 이내에 비상사태의 위헌 여부를 가리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시위대들은 공직 부정부패와 마치 대통령의 긴축재정에 반대,마치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제2의 도시인 시우다드 델 에스테에서는 1500여명의 시위대가 브라질과의 연결 교량을 점령,차량통행을 중단시키기도 했다.이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11살의 어린이를 포함,4명이 총상을 입었다.시위 진압과정에서 이들을 포함,6명이 중상을 입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파라과이 정부는 브라질에 망명 중인 오비에도 전 장군이 이번 시위를 배후조종했다고 비난하고 있다.오비에도 전 장군은 1996년 이후 세번에 걸친 쿠데타 시도를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미군에 재판권포기 첫 요청

    법무부는 10일 주한 미군의 장갑차 추돌에 의한 여중생 2명 사망 사건과 관련,미군측에 사고 당사자인 미2사단 소속 장갑차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과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 병장 등 2명에 대한 재판권 포기를 공식 요청했다.미군의 공무중 발생한 범죄에 대해 우리측이 재판권 포기를 요청한 것은 지난 91년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의 관련 규정 개정 이래 처음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재판권 포기 요청 시한이 11일로 촉박한 상황에서 여중생 2명이 사망한 사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의 과실이 없었던 점과 유가족들의 입장을 고려해 재판권 포기요청서를 미군측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미군측이 재판권 포기 요청을 수용하면 워커 병장 등을 우리 검찰이 소환조사한 뒤 기소 절차를 밟아 재판에 넘기게 된다. 미군측은 앞으로 재판권 포기 요청에 대해 1차 28일,2차 14일 등 최장 42일안에 포기 여부를 우리측에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SOFA에는 재판권 포기요청에 대해 ‘우호적으로’고려하도록 규정,재량 사항인데다 이미 미군측이 워커 병장 등을 기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재판권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출두 요청을 거부해 오던 워커 병장과 니노 병장은 이날 오후 2시15분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에 전격 출석했다 신변위협 등을 이유로 1시간만에 돌아갔다. 미군들은 미군 출석 사실이 알려지자 시위대가 몰려오고 청내에서 기자가 사진촬영을 하는 등 보안에 문제가 있어 조사받기에 적절치 않다며 오후 3시20분 쯤 미군과 인솔 미군 등 10여명이 모두 철수했다.검찰 관계자는 “미군측과 조사 기일을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며 “이르면 11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 한만교 박홍환기자 mghann@
  • [사설] 출두 불응 미군 또 불씨된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8일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에 출두하기로 했던 장갑차 운전병과 선임 탑승자가 ‘신변 불안’과 ‘초상권 침해’등을 핑계로 나오지 않았다.미군측은 검찰청 정문 부근에 모인 시위대로 인해 신변안전을 담보할 수 없고 언론에 의한 초상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또 미군 영내에서 조사가 이뤄지면 응하겠다고 덧붙였다.미군측은 한국 검찰의 조사에 응할 계획이었으나 출두 계획이 언론에 공개됨에 따라 백지화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책임을 한국측에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이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재판에 회부된 피의자 2명을 당초 약속대로 한국 검찰에 출두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여중생 2명이 장갑차에 치여 사망할 당시 상황에 대한 미군측의 해명이 오락가락하는 등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신변 불안’과 ‘초상권 침해’우려는 시위대 및 언론에 대한 협조 요청과 경찰력 동원 등으로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다.더구나 미군측이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의거해 행사하고 있는 1차 재판관할권을 무작정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검찰도 조사 결과 미군측의 수사 내용이 타당하면 얼마든지 승복할 자세가 돼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미군 영내 조사제의를 거부한 검찰의 방침은 옳다고 본다.전례도 없을 뿐더러,한국 검찰이 미군 영내에 들어가 피의자들을 조사했을 경우 유가족이나 국민들이 조사 내용에 승복하겠는가.또 다른 불씨만 될 뿐,사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재판관할권 요청 시한이 11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오늘 중 미군은 검찰 소환에 응해야 한다.미군측이 조사에 불응해 한국 정부가 재판관할권을 요청하게 되면 서로가 원치 않는 감정 대립으로 치달아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다.한국 검찰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어린 두 목숨이 희생된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것은 최소한의 요구라고 봐야 한다.
  • 미군 2명 검찰 소환 불응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8일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던 미 2사단 44공병대 소속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36)과 선임 탑승자 페르난도 니노 병장(38)이 소환에 불응,조사가 무기 연기됐다.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은 이날 오후 2시 이들 2명을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피의자와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소인으로 소환,조사하려 했으나 미군측이 ‘신변불안’등을 이유로 2사단 영내 조사를 요구하며 출석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정부지청 박윤환(朴允煥)차장검사는 “미군측이 지난주 출두 요구에 응하기로 했으나,이날 미 2사단 법무참모실 한국인 통역을 통해 담당검사에게 ‘검찰청 정문 인근 시위대 때문에 신변안전에 문제가 있고 언론에 의한 초상권 침해 우려도 있다.’면서 소환 불응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박 차장검사는 “2사단 영내조사는 마땅치 않다.”면서 미군측 제의를 거부할 방침임을 밝히고 “재판관할권 요청 시한인 오는 11일까지 소환되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지만 비공개 소환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의정부지청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관할권 이전을 요구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측은 미군측의 소환 불응에 대해 “한국민을 우롱한 처사로 소환에 응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미군은 지난달 20일 사고 미군이 공무중이었다는 공무증명서를 의정부경찰서에 접수,재판권 행사 의사를 보인 뒤 지난 3일 관련자 2명을 미 군사법원에 과실치사죄로 기소,이 사고에 대한 재판권을 이미 행사하고 있다.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은 그러나 공무중 사고라도 한국이 미군측에 일차적 재판권 포기를 요청할 경우 미군은 호의적으로 검토하도록 돼 있어 한국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은 아직 열려 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민주공동체 회의를 앞두고

    오는 11월10일부터 서울에서는 우리 외교사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국제회의가 개최된다.전세계 100여개 민주주의 국가의 외교장관들이 참석해 범세계적 민주주의 발전을 공고히 하고 이의 지속적 확산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게 될 제2차 민주주의공동체(Community of Democracies) 회의가 그것이다. 냉전체제 종식을 계기로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간 체제경쟁은 막을 내렸다.프란시스 후쿠야마 교수가 ‘역사의 종말’에서 선언했듯 이념대결이 사라진 지구상에서 인권존중과 시장경제를 주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는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일한 이념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이런 가운데 2년 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차 민주주의공동체 회의를 계기로 순수 민주국가들로 참가자격이 제한된 전혀 새로운 형태의 국제회의가 태동되었다.이 회의를 계기로 ‘민주주의의 확산과 보호’라는 명제는 국제외교의 새로운 핵심분야의 하나로 공식 편입되었다. 이 회의는 21세기 신국제질서를 지향하는 고도의 정치적 회의로서 출범하였으며,이 때문에기존의 의례적 국제회의와 달리 회의 개최 장소와 참가국 구성 자체가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제1차 회의가 동서냉전 와해의 상징인 동유럽 국가에서 개최된 데 이어 제2차 회의 개최지가 민주화 개혁의 세계적 표상인 한국으로 결정된 것은 우리의 민주화 개혁에 대한 국제사회의높은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기에,우리로서는 깊은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 보면,지난 세월 우리는 얼마나 비약적인 민주화 개혁을 이루어왔던가.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몇 년이 멀다 하고 계엄군의 탱크와 수십만의 시위대가 대치하곤 했던 혼돈과 좌절의 거리 광화문,그 거리를 월드컵 기간 수십만의 젊은 응원인파가 경찰의 보호와 지원 아래 메우고 있는 광경은 어두운 시대를 고뇌하며 살아온 우리 세대에게 눈물겹도록 벅찬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그러기에 우리의 이러한 민주주의 발전을 세계에 알릴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이번 제2차 민주주의공동체 회의 개최에 대해 필자로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그리고 오랜 암흑의 시대를 겪어온 한 외교관으로서 남다른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평화와 번영을 위한 투자’를 주제로 개최될 이번 회의에서는개도국의 민주화와 범세계적 민주주의의 확산방안뿐 아니라,이미 민주화가 이룩된 국가들을 국내외의 반민주주의적 압력으로부터 보호하고 공동지원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공동준비국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칠레,체코,남아공 등 세계 민주주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10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이번 서울회의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제1차 바르샤바회의 이전부터 공동준비국의 일원으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외교장관 회의와 더불어,민주주의 확산을 위해 활동 중인 세계 NGO들의 회의도 같은 기간 서울에서 병행 개최될 예정이다.이 회의에는 국내외의 저명한 민주화 운동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21세기 민주주의 운동의 향방을 논의할 예정이어서,올 11월을 계기로 우리의 ‘대∼한민국’은 한·일월드컵 공동개최지에 이어 세계 민주주의 외교와 민주주의 운동의 중심지로서다시금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성홍 외교통상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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