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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 강조” “일하고 싶었어”…‘냉동인간’ 수다방

    “재미 강조” “일하고 싶었어”…‘냉동인간’ 수다방

    “사실 여성작가 분들은 소소한 신변잡기적 얘기들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러니 닫혀 있다 할까, 금세 소진된다 할까 그런 부분이 있는데 이 작가님은 그러지 않아요. 신춘문예 당선소감을 봤는데, 사회적 관점 같은 게 있어서 창작력이 열려 있는 분으로 봤죠. 그래서 이번에 먼저 슬쩍 전화를 했어요. 같이 해보자고. 그땐 시놉시스조차 제대로 안 본 상태였어요. 대본 나오고 독회하면서 제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하게 됐죠.”(류주연) “2년 전엔가 (류 연출의) ‘경남 창녕군 길곡면’을 봤어요. 정말 같이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올해 ‘기묘여행’도 하셨잖아요. 제 작품에 출연한 배우 분이 그 작품에도 나왔는데, 연습 때마다 제 작품 얘기는 안 하고 ‘기묘여행’이 좋다는 얘기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둠의 경로’로 대본을 구해다 봤는데, 역시 좋더군요. 그래도 이번에 쓴 게 공상과학(SF)물이라 선택하지 않겠거니 했는데 먼저 전화주셔서 너무 좋았어요.”(이시원)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류주연(39) 연출과 이시원(37) 작가. 먼발치에서 서로 탐만 내던 이들이 ‘봄 작가, 겨울 무대’를 통해 ‘냉동인간’이란 작품으로 만났다. 인터뷰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 작가 7명과 연출 7명이 서로 원하는 사람을 찍는, ‘사랑의 작대기’ 과정에서 상대를 1순위로 찍은 팀답다. 그렇지만 심사가 살짝 뒤틀린다. 어째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라는 대학입학시험 수석 합격자들 얘기 같다. 그래서 계속 요구했다. 칭찬만 하면 재미없으니 불만을 얘기해 보자고. 낯 붉힐 것 같으면 번갈아 화장실에라도 가라고 했다. 이시원 연출께서 소통을 무척 강조했어요. 어떤 장면에서 작가, 연출, 배우 간 의견이 다르면 계속 얘기해서 풀기를 원했어요. 제 의도를 살려준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참 힘들었어요. 배우들이 이게 이해가 안 된다 그러면 ‘어 내가 잘못 썼나?’ 하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해야 하고…. 어떤 때는 1주일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얘기만 한 적도 있어요(웃음). 류주연 그래서 우리팀 연습 진도가 제일 느려요. 공연날짜는 맞출 수 있으려나. 하하하. 번역극은 원작의 무게감 때문에 좀 이상해도 그냥 넘어가는데, 창작극은 왜 그러냐고 되묻게 됩니다. 그래서 ‘봄 작가, 겨울 무대’ 같은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 프로그램이 대단한 명작을 낳아서가 아니라 작가, 연출, 배우가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거든요. 대판 싸우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이 전 좀 달라요. ‘봄 작가’는 신춘문예로 짠~ 하고 나타난 사람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는 거잖아요. 소통도 좋지만 준비과정이 페스티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제가 쓴 ‘냉동인간’은 SF물 같아서 정말 안 하실 줄 알았어요. 류 그렇지 않던데 뭘. 요즘 시대상황이 다 녹아 있던데. 이 처음엔 완전히 SF처럼 할 생각이었거든요. “(소통 과정에서) 대본이 바뀌면서 재미있는 부분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고 끼어들었다. 일종의 이간질이다. 류 제가 재미를 좀 강조하는 편입니다. 어떤 메시지라도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래서 배우들이 스트레스 받습니다. 이 상황에서 왜 웃겨야 하느냐며. 이 아니에요. 대본 독회하면서 제 스스로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 역동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바뀌지 않길 바라는 부분도 있어요. ‘냉동인간’은 ‘내가 죽은 뒤에도 세계는 여전히 잘 돌아갈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 겁니다. 그런 세상에서 남편의 이름으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그려내고 싶었어요. 류 맞아요. 그런 느낌이 잘 배어나와요. 예전에도 이 프로젝트에 참가했는데 그땐 사실 대본을 제 마음대로 고쳤어요. 절반 이상 고친 것도 있습니다. 얘기하다 보니 결국 저만 잘하면 되는 거네요(웃음). 이 어, 한때 그렇게 많이 고쳤다는 얘긴 처음 들어요. 전 욕심이 많아서 고치는 건 꼭 제가 해야 하는 성격인데, 연출께서 이미 제 스타일을 간파하신 것 같네요. 하하하. 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의 복귀, 이간질 전략의 실패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 예민한 얘기, 제작비를 꺼냈다. 더욱이 ‘냉동인간’은 돈 많이 드는 대극장용 아니던가. 이 연극에 시위대가 등장하니까 배우가 한 20명쯤은 돼야 하는데…. 류 배우가 10명 남짓인데…. 작품 규모에 비해 버거운 주문입니다. 제작비가 얼마인줄 아세요? 겨우 1100만원이에요. 대극장에 올리라면서. 이 얘기 좀 꼭 (기사에) 써주세요. 이 처음엔 중극장 정도 생각하고 쓴 거예요. 쓰다 보니 자꾸 커진 겁니다. 대극장에서 한다니까. 내가 또 언제 대극장에서 작품 해보겠나 싶어서…. 하하하. 류 저도 대극장은 처음이에요. 좀 치밀하게 준비해서 하고 싶었는데, 얼떨결에 하게 되어버렸네요. 어째 불안하다. 극장은 큰데 배우와 제작비는 적고, 더구나 SF물이란다. 장면 구성이 가능할까. 류 장면 하나하나는 정말 좋아요. 문제는 그 장면을 어떻게 연결하느냐는, 브리지 부분이에요. 연출적 표현의 문제인데 이게 참 쉽지 않아요. 이 그게 작가와 연출의 차이인 거 같아요. 전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연출한테 불평하는 거죠. ‘아니, 이게 왜 안 돼요?’ 그러면 연출은 된다고 합니다. 그랬다가 배우들이 ‘그게 될까?’하면 또 안 된다고 했다가…. 오락가락하세요. 류 그게 연출의 몫이죠. 균형 잡아야 하는. 아니 눈치봐야 하는(모두가 크게 웃었다). 이 이제 연습실에 안 가려고요. 작가가 지켜보는 걸 슬슬 불편해하실 때가 된 것 같아서요. 류 기자가 자꾸 불만을 얘기하라는데 공연 끝나고 다시 한번 보시죠. 그때는 진짜 불만이 터져나올지도 몰라요. 하하.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신춘문예 당선·연출자 연결, 희곡작가 발굴 프로젝트 일환 정부 지원을 받는 재단법인 한국공연예술센터(www.hanpac.or.kr)가 2008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연출과 배우에 비해 부족한 ‘희곡 작가’ 육성을 위해 그해 신춘문예 당선자들에게 새 작품을 쓰게 해서 연말에 무대에 올린다. 원래는 통일된 주제 아래 30분 안팎의 단막극을 만들도록 했으나, 올해부터는 장편을 쓰고 거기에 맞춰 젊은 연출을 연결시켜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시원-류주연을 비롯해 이난영-김한내, 김나정-오경택, 김란이-이영석, 이철-박해성, 임나진-김태형, 이서-이종성 등 이름만 들어도 기대되는 신예작가와 연출가 7쌍이 뭉쳤다. 다음달 6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과 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일곱 작품이 차례로 오른다. 반응이 가장 좋은 한두 작품은 내년에 앙코르 공연한다. (02)3668-0007.
  • ‘피의 일요일’ 45년 만에 진실의 恨 풀다

    ‘피의 일요일’ 45년 만에 진실의 恨 풀다

    평등한 투표권을 요구하는 흑인 시위를 유혈 진압한 이른바 ‘피 묻은 일요일’ 사건의 계기가 된 시위대 살해사건 용의자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이 45년 만에 유죄를 인정하고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지 언론은 60년대 흑인 민권운동과 연관된 장기 미해결 사건 가운데 하나가 ‘진실과 화해’로 막을 내리게 됐다고 1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사건은 1965년 2월 18일 저녁 시작됐다. 앨라배마 주 마리온 시에서 흑인들이 벌이던 투표권 보장 시위를 경찰들이 진압하려 하면서 발생한 혼란 속에서 땅바닥에 쓰러진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보호하려던 지미 리 잭슨은 어디선가 날아온 총에 맞았다. 당시 27살이던 잭슨은 8일 뒤 숨졌다. 이에 흑인 민권운동가들은 앨라배마 주지사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몽고메리 시에 있는 주청사로 향하는 첫 번째 거리 행진을 벌이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로 인해 앨라배마강의 에드먼드 페티스 다리를 중심으로 6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른바 ‘피의 일요일’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 등은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3월 9일과 21일에도 연이어 대규모 거리 행진을 벌였고, 마침해 그해 8월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흑인들에게 동등한 투표권을 부여하는 투표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총격 사건 직후 연방 배심원단은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단 1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주 경찰관이 잭슨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목격자 증언이 있었지만 사건은 2005년까지도 장기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현직에서 은퇴한 보나드 파울러(77)가 2005년 민권운동 당시 미해결 사건을 조사하는 단체인 ‘민권운동 미해결 사건 프로젝트’ 존 프레밍 대표와 인터뷰하는 도중 잭슨에게 총을 쏜 사실을 인정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앨라배마 주 지방검사가 재수사에 착수했고 마침내 2007년 5월 파울러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파울러는 선고 직전 유죄를 인정하고 잭슨의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대재앙 三災 통곡의 아이티

    대재앙 三災 통곡의 아이티

    자연재해(지진), 질병(콜레라)에 이어 인재(폭력 시위)까지. 아이티에서 콜레라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며 사실상 대재앙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웃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콜레라 환자가 나왔다. 성난 민심은 원망의 화살을 유엔평화유지군에게 겨눴다. 대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가운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아이티 보건 당국은 지난 10월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1034명이 사망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환자 수는 1만 6800명으로 집계됐다. AFP통신은 “지난 주말 이후에만 사망자가 117명, 환자 수는 2150명이 늘어났다.”면서 “갈수록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지역도 넓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처럼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극심한 식량 부족 속에서 아이티 국민들의 위생 상태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이티 국민들의 하루 생활비가 1달러 25센트인데 비누 한 장은 50센트나 한다.”면서 “아이티인 대부분이 위생에 관심을 두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콜레라를 경험한 의료진이나 각종 약품도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티 내 콜레라 감염자 수가 1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기다 하페즈 가넴 세계식량기구(FAO) 부국장은 식량생산 급감으로 인한 식량가격 폭등 우려가 높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무기력한 정부의 대응과 가족의 죽음에 분노한 아이티 민심은 유엔평화유지군을 콜레라 주범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아이티 제2의 도시 카프아이시앵 등지에서 시작된 유엔평화유지군 규탄 시위가 전국 각지로 번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유엔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AFP통신은 “아이티에 파병된 네팔 출신 유엔군이 콜레라균을 가져왔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아이티인들이 이 소문을 정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이티 주재 유엔사무소는 이에 대해 “네팔 평화유지군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면서 “소문은 28일 대선을 앞두고 정국 불안을 조성하려는 불순한 목적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이티와 인접한 도미니카공화국의 바우티스타 로하스 공중보건장관은 “아이티에서 휴가를 보낸 한 노동자가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미니카는 아이티에서 콜레라가 확산되기 시작한 초기부터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방역 조치를 해 왔지만 첫 발병이 확인되면서 대유행을 걱정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 G20회의] 伊·아르헨 정상 숙소 보안책임자 24시간 단독 동행취재

    [서울 G20회의] 伊·아르헨 정상 숙소 보안책임자 24시간 단독 동행취재

    ●11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 호텔 1층. “아르헨, 이동 30분 전.” 한 보안요원이 손에 든 10㎝가량의 검은색 무전기에서 긴급한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이동 일정이 20분 가량 당겨진 것. 순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귀에 무전기 이어폰을 꽂은 사복 경찰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정문 유리문이 손으로만 열 수 있게 수동으로 전환됐다. ‘총’이 든 가방을 손에 쥔 비밀요원이 주차장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숙소 경비·경호·보안업무를 총 지휘하는 이창원(46·수서경찰서 형사과장) CP장(지휘소장)의 낯빛도 굳어졌다. 용수철이 튀듯 몸을 움직인 그가 재빨리 24층으로 향했다. 이어 한층한층 아래를 훑으며 내려오기 시작했다. 근무자들 얼굴도 일일이 확인했다. 1층에 도착한 뒤에는 방사능탐지기와 금속탐지기 작동여부를 눈으로 모니터링했다. ●10시 41분 대통령 등장. 이 과장이 차량 경호 강화와 이동동선 엄호를 무전기로 지시했다. 수십여명이 순식간에 차량 주위를 에워쌌다. 마침내 VIP 이동 완료.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이 과장이 호텔 15층에 마련된 CP실에 상황종료를 보고했다. 바짝 얼어있던 기자도 그제서야 한숨이 놓였다. 국가 대사인 G20회의를 맞아 행사장을 비롯해 각국 정상과 최고경영자(CEO)등 ‘VIP’ 숙소에 철통같은 보안 대책이 마련됐다. 서울신문은 정상들이 머무는 숙소의 경비·보안 시스템을 살펴보기 위해 현장상황 책임자를 이날 24시간 단독 동행취재했다. 보안 문제로 경호처 등에서 우려가 많았으나, VIP관련 정보를 기재하지 않는다는 조건과 긴 설득 끝에 취재가 가능했다. ●오전 12시 “이탈리아 총리 50분 뒤 도착합니다.”보고가 접수됐다. VIP 도착 전 주차장 등 동선 체크는 필수. 경찰들이 차량하부검색기라고 불리우는 일명 ‘차량 엑스레이’로 통행 차량의 내부를 샅샅이 훑는 중이었다. 이경수 수서파출소 주임이 “차량 데이터가 저장돼 있어 부착물이나 이상물질이 있으면 바로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능탐지기, 스캐너, 금속검색기에 이어 차량 엑스레이까지 각종 장비에 눈이 번쩍 뜨였다. ●오후 4시 아르헨티나 정상의 자국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헬기장이 있는 옥상으로 향했다. 몇 개의 기둥 위에 철제 구조물로 얼기설기 얽어놓은 형태라 아래를 쳐다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비까지 내려 바닥도 미끄러웠다. 설상가상 강풍에 몸까지 흔들렸다. 의연함을 유지하던 이 과장이 순간 “어, 어”소리를 지르며 난간을 붙들었다. 그 모습에 점검에 나선 요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1층으로 이동 뒤 각 출입구에 VIP 관련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기피인물 사진과 동향을 알려주고 철저한 검문을 지시했다. ●오후 7시 정상들이 만찬장으로 이동한 뒤 잠깐의 휴식이 찾아왔다. 하루 중 처음으로 자리에 앉는 듯 했다. 1분이나 지났을까. 시위대가 삼성역으로 이동한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다시 비상 모드로 반전됐다. 지하철역 주변 경비인원 확충과 비상 대기인력 가동 명령이 떨어졌다. 오전 내내 했던 숙소 및 계단·주차장 상황과 인원 점검도 끝없이 이어졌다. 12시간 가까운 강행군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오후 9시 정상들 숙소 도착. 한숨 돌리는가 싶다가 다시 밖으로 향했다. 야간 경비 점검 뒤 새벽시간 경비인력들이 머무는 외부 숙소까지 둘러보니 어느새 동이 터왔다. ●12일 오전 9시 업무 인수인계를 앞두고 마침내 정상들의 회의장 이동과 최종 순찰 등 모든 상황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240시간으로 느껴질만큼 고됐던 24시간이었다. 물샐 틈 없는 경호대책에 숨겨진 이 정성을, 정상들은 알기나 할까 싶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G20 반대” 서울도심 대규모 시위

    “G20 반대” 서울도심 대규모 시위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진보 성향의 8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G20대응 민중행동’은 11일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G20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사람이 우선이다! 경제위기 책임전가 G20규탄 국제민중공동행동의 날’ 행사에는 1만여명(경찰추산 3500명)이 참석했다. G20 대응 민중행동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고 알맹이 없는 G20을 규탄한다.”면서 “금융거래세를 도입해 위기의 근본 원인인 금융자본을 통제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에는 알레한드라 앙그리만 아르헨티나 노총 여성평등위원장과 다니 세티아완 인도네시아 외채반대 네트워크 대표 등 외국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참석했다. G20 대응 민중행동은 집회가 끝난 뒤 한국 농업을 상징하는 상여를 앞세우고 남영역 삼거리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거리행진을 위해 한강대로 쪽의 3개 차로를 내줬다. 하지만 남영역 로터리에 차벽을 만들어 시위대가 삼각지 방면으로 나가는 것을 막았다. 시위대는 차벽에 막히자 남영역 로터리 부근에서 다시 집회를 가지고 해산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남영역 삼거리 일대에 병력 46개 중대를 배치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서울역 광장 출구에서 빠져나오며 경찰과 잠시 몸싸움을 벌인 것을 제외하고는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한편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집회에 앞서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사업은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이나 생태계에 대한 고려 없이 정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효섭·이민영기자 newworld@seoul.co.kr
  •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6)진보단체 반대 왜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6)진보단체 반대 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반(反) 세계화 진영의 표적입니다.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국에서도 500여명의 원정 시위대가 올 것으로 경찰이 예상할 정도입니다. 앞서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런던과 캐나다 토론토처럼 폭력시위가 재현될 가능성에 치안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에는 1만여명이 평화적인 거리행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검은 옷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일부 ‘블랙블록’(Black Bloc)이 시위대에 끼어들면서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경찰 차량 6대를 불태우고 스타벅스 등 다국적 기업 매장과 은행 유리창을 깨뜨렸습니다. 체포된 시위 참가자가 1000명이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라 안팎의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G20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기본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고자 모였다는 G20의 문제인식과 해법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적인 금융 세계화와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기관 및 투기자본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서 위기가 비롯됐다는 것이 반세계화 진영의 시각입니다. 그런데 G20은 대형 금융기관의 책임을 들추기는커녕 국민의 지갑에서 나온 돈(세금)을 금융기관을 살리는 데 쏟아부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G20이 경기부양으로 늘어난 부채를 줄이고자 재정적자 축소에 합의했는데, 주로 ‘만만한’(?) 복지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살림살이만 팍팍해졌다고도 말합니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자본의 급격한 유출입 등 금융규제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비판받는 대목입니다. 이들은 G20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자의적인 기준으로 선출된 20개 나라가 모여 전 세계 거시경제 정책을 조율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묻는 것입니다. G20의 안전한 개최도 중요하지만 무작정 틀어막기보다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표출되도록 장(場)을 열어놓는 것이야말로 국격을 올리는 것이라는 지적은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G20개회당일 금속노조 총파업 철없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11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이다. 금속노조는 경북 구미에 있는 KEC지부 김준일 지부장의 분신을 일으킨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고 KEC노조의 농성을 지원하고자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그제 밝혔다. 김 지부장은 지난달 30일 KEC의 노사협상이 결렬된 뒤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을 피해 분신을 기도, 치료를 받고 있다. 금속노조는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7일에 총파업 출정식을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하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이번 분신사건을 시들해진 투쟁강도를 높이는 도화선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개별회사의 노사분쟁을 국가대사인 G20 정상회의와 연계시키는 투쟁방식에는 국민 누구도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이번 G20 정상회의는 31조원의 경제효과를 가져다 줄뿐더러 16만여명의 취업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백보 양보해도 KEC문제가 청년 16만명의 일자리보다 더 시급하진 않을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같은 섣부른 행동이 G20에 반대하는 단골 외국시위대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 노동단체들은 G20이 금융투기자본을 보호하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강제한다면서 해마다 회의 개최 도시를 찾아다니면서 격렬한 폭력시위를 일삼고 있다. 지난해 4월 런던회의 때는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올 6월 토론토회의 때도 은행과 상점을 공격해 흠집을 남겼다. 아쉽게도 민주노총은 이들 국제단체와 연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2일까지를 G20 투쟁기간으로 선포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국제 시위꾼들의 들러리가 돼 역사적인 G20 서울정상회의를 불상사로 얼룩지게 해선 안 된다. 책임 있는 노동단체로서의 자세를 촉구한다.
  • [씨줄날줄] 북한판 ‘곰 세마리’ /육철수 논설위원

    1970년대 초 대학가에서 유행했고 지금도 시위·파업 현장에서 빠지지 않고 불리는 ‘아침이슬’(김민기 작곡, 양희은 노래)은 운명이 기구한 노래다. 남한과 북한 양쪽에서 금지곡 딱지가 붙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부르기 편해서 유신시절 대학생 시위대가 애용했다. 그러나 1975년 유신정권의 ‘공연물·가요 정화대책’에 따라 금지곡이 됐다가 민주화 바람이 한창 불던 1987년에야 해금됐다. 노랫말 가운데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란 대목이 남한의 적화(赤化)를 암시한다는 게 금지 이유란다. 이 노래를 북한 주민들이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96년쯤. 당시 북한은 식량난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한해 수십만명에 이르렀다. 북한 당국은 아사자 속출을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 ‘미제’와 ‘반(反)공화국 세력’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남한에서 투쟁용으로 자주 불린 이 노래를 북한 주민들의 교양교육용으로 써먹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이 노래 속에 저항의식이 들어 있음을 눈치채고 술자리나 공공장소에서 시도 때도 없이 불러 북한 전역으로 퍼졌다. 북한 정권의 의도와 달리 민심의 칼날이 자신들 쪽을 향하자 1998년 서둘러 이 노래를 금지시켰다고 한다. 정치·사회적으로 켕기는 게 많은 독재자들에겐 민간에서 유행하는 노래조차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법이다. 노래에 담긴 국민의 분노와 저항의식이 그들을 두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3대 세습이 진행 중인 북한에서 요즘 남한 꼬마들의 애창 동요 ‘곰 세 마리’를 개사한 풍자곡이 주민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한다. 탈북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전하는 개사곡의 내용은 이렇다. ‘한 집에 있는 곰 세 마리가 다 해먹고 있어/ 할배곰 아빠곰 새끼곰/ 할배곰은 뚱뚱해/ 아빠곰도 뚱뚱해/ 새끼곰은 미련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왕조’를 감히 할배·아빠·새끼곰에 빗댓으니 북한 정보당국이 발칵 뒤집혔다는 소식이다. 원산의 중학생들이 이 노래의 원곡을 기타에 맞춰 부르다가 보안부에 끌려가 밤새도록 얻어맞았다고 한다. 회령의 어느 중학교에서는 교실과 화장실에서 개사 내용이 적힌 쪽지가 발견되기도 했단다. ‘곰 세 마리’는 북한 유치원생들도 즐겨 부른다는데, 이제 그쪽에서 금지곡이 되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다. 사면초가(四面楚歌) 고사에서 보듯 노래는 때에 따라 나라를 무너뜨릴 만한 위력을 지녔다. 북한에서 세습풍자 노래는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듯한데, 그래도 어쩐지 분위기가 영 심상찮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중국 反日시위 ‘反정부’ 될라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로 촉발된 중국 내 반일시위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에서는 ‘일당독재 반대’ 등의 구호까지 등장, 반정부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긴장한 중국 정부는 공권력을 동원, 시위를 저지하는 한편 관영 언론을 이용,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5일 인터넷판에서 칼럼을 통해 “법에 따라 이성적으로 애국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모든 사람의 애국 열정을 충분히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애국심을 표현하는지도 중요하다.”며 자제를 주문했다. 이어 “법과 이성에 따르지 않고 애국심을 표출한다면 사회 안정과 경제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2주째 주말마다 반일시위가 지방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23일과 24일에도 쓰촨성 더양(德陽), 간쑤성 란저우(蘭州), 산시(陝西)성 바오지(寶鷄), 장쑤성 난징(南京), 후난성 창사(長沙) 등 10여개 도시에서 반일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일본계 상점을 공격하고 경찰과 충돌하는 등 과격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산시성 바오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일본 상품 보이콧’ 등의 반일 구호와 함께 ‘일당독재 반대’, ‘높은 집값 해결’ 등 중국 내부 문제를 지적하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시위 흐름 자체가 바뀔 조짐을 보이자 반일시위 보도자제 등 관영 언론을 상대로 보도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中 주말에도 反日시위 확산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로 촉발된 중국인들의 반일 시위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은 양국 간 고위급 회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말인 23일 오후 쓰촨성 더양(德陽)에서 1000여명의 시민들이 또다시 일본 규탄 시위를 벌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시민들은 오후 2시쯤 시내 중심가 광장에서 ‘일본은 댜오위다오에서 떠나라’ 등의 반일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집회를 가졌다. 일부 시위대는 도요타, 혼다 등 주차돼 있는 일본 차량을 각목 등으로 파손하는가 하면 경찰과도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은 시위도 시위지만 일본 언론들의 집중 취재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기자들의 시위 현장 접근을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자극적인 보도 때문에 일본 내 반중감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관측된다. 더양과 란저우 이외에 허난성 카이펑(開封), 후난성 창사(長沙), 장쑤성 난징(南京) 등에서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중국의 네티즌들이 전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쓰촨성 청두(成都) 등에서 5만여명이 반일시위를 벌인 데 이어 17일에는 쓰촨성 멘양(綿陽)에서 3만명이 거리시위에 나섰으며 일본계 백화점 ‘화탕’, 일본 라면 체인점 ‘아지센’, 도요타자동차 매장 등이 시위대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佛 파업·시위 이번 주말 최대고비

    정부의 연금개혁 법안에 반발하는 프랑스 총파업과 시위가 21일(현지시간)로 10일째에 접어들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석유 공급을 재개하고, 시위 주동자 검거에 몰두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자 노동계 내부에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초 20일로 예정됐다가 연기된 상원의 연금개혁 법안 표결이 늦어도 24일에는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이번 주말이 시위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AFP통신은 20일 프랑스 국영전력회사 EDF가 6개 원자로의 하루 전력 생산량에 해당하는 5990㎿의 전력을 해외에서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경찰 특공대를 투입, 서부 지역의 유류저장소 4곳에 대해 유류 공급을 재개했으나 나머지 지역에서는 파업 참가자들의 반발이 거세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무노동 무임금’의 압박을 받기 시작한 노동계는 업무 복귀와 재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파리 시내 지하철 운영은 정상 수준을 되찾았고, 초고속열차(TGV)와 주요 공항의 운항률도 파업 초기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고 르 몽드 등이 전했다. 1968년 드골 정부를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갔던 68운동의 발상지인 파리 근교 낭테르에서 시위가 격화되면서 노동계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르코지와 우파 정부가 프랑스의 사회주의 문화를 버리고 미국식 자본주의를 따르려고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학생 김수지씨는 “처음에는 연금 개혁만 거론하던 시위대가 집시 추방 등 최근 사르코지의 정책 전체에 대해 쌓인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면서 “시위대가 가두행진에 사용하는 피켓 역시 직접적인 반대 구호가 아니라 대부분 사르코지에 대한 조롱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통과가 확실시되는 상원 투표가 진행될 경우 노동계가 지금보다 한층 강도 높게 단체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양측의 대립을 ‘눈싸움’에 빗대 “관건은 사르코지와 노동계 둘 중 어느 쪽이 눈을 먼저 깜박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최루탄 VS 돌… 연금 앞에 佛 이성 마비됐다

    정부의 연금개혁 법안에 반대하는 프랑스 노동계의 총파업에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시위가 급격히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폭력시위자 색출에 적극적으로 나서, 19일(현지시간)까지 1400여명을 연행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폭력시위 주동자들을 ‘말썽꾸러기’로 지칭하며 사법처리 방침을 밝히는 동시에 법안 추진 의지도 굽히지 않고 있다. 브리스 오르트푀 프랑스 내무장관도 이날 “석유 고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서부지역 3개의 유류저장소에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참가자들이 막은 탱크를 열고, 공급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전날 전국적으로 이어진 시위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정부 추산 110만명(노동총연맹 추산 350만명)이 참가했다. 시위가 급격히 과격해짐에 따라 곳곳에서 충돌도 빚어졌다. 파리 인근 낭테르에서는 오전 시위대가 상점에 이어 시청에 난입, 창문을 부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AFP통신은 시위가 폭력적으로 바뀐 원인으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을 지목했다. 이들이 쓰레기통과 차에 불을 지르고 주요 상점의 간판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62명이 다쳤다. 지난달부터 6차례에 걸쳐 시위에 참여했다는 32살의 교사 리바인 푸어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프랑스는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쟁취한 것”이라면서 “(정부의 법안개혁 등) 프랑스가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거리로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최대 노동단체인 CGT 등은 시위를 계속하기로 했다. 21일에는 파리 등지에서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본격적인 가세가 지난 2006년 노동법 개혁시도 당시와 비슷한 흐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시 자크 시라크 행정부는 젊은 세대의 고용 및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전국적으로 시위가 격화되자 법안을 철회했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부분의 국민은 일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공공질서를 해치는 일부 말썽꾸러기(트러블메이커)들은 응분의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고 르 피가로 등이 전했다. BVA여론조사가 이날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사르코지의 지지도는 30%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하면서 취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통령 업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69%에 달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시위가 연금개혁을 부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폭력시위 과정에서 부상자가 나오면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일방적인 연금개혁을 고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생활고를 우려한 이탈자의 증가로 뜻밖에 조기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佛 “정년연장 반대” 300만명 거리로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혁 정책에 반기를 든 노동계의 시위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이 대규모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경찰은 파리에서만 34만명이 모인 것을 비롯해 전국 200곳에서 82만 5000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이보다 많은 250만~300만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이어져 온 반대 시위는 지난 12일부터 닷새째 계속되면서 절정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와 파업으로 프랑스 내 12개 정유공장 가운데 10개가 사실상 폐쇄돼 항공기 운항 및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정부는 샤를 드골공항 등에 충분한 비축유가 마련돼 있다고 밝히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시위 도중 경찰과 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경찰은 폭죽 등에 불을 붙여 저항한 청년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뿌리며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파리에서만 시위대 30명이 체포됐고 경찰도 여러 명 다쳤다. 잇따른 시위에서 청년층은 연금재정 건전화를 위해 정년을 늘리면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며 즉각적인 연금개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연금개혁 정책에 대한 반발이 격해지면서 니콜라 사르코지 행정부도 코너에 몰리게 됐다. 정년을 현재 60세에서 62세로 올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연금개혁법안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하원 의회를 통과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국민 3분의2가량이 연금개혁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여론이 점차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사르코지는 올해 연금 개혁을 매듭짓고 내년 자국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2012년 대선에 재출마하려는 뜻을 품고 있어 정국을 안정시킬 묘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反日·反中 시위 동시에… 센카쿠 화해국면 ‘찬물’

    反日·反中 시위 동시에… 센카쿠 화해국면 ‘찬물’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주말 양국에서 동시에 발생한 대규모 반일(反日), 반중(反中) 시위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차츰 회복되던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에서는 시위대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일본 기업을 습격하는 등 반일시위가 과격한 양상으로 전개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상대방을 비난하는 대규모 거리시위가 벌어진 것은 토요일인 지난 16일. 중국에서는 쓰촨성 청두(成都),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저장성 항저우(杭州), 허난성 정저우(鄭州) 등 대도시에서 수천~수만명의 시위대가 도심에서 ‘댜오위다오를 반환하라’, ‘일본 상품을 쓰지 말자’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반일시위를 벌였다. 청두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일본계 백화점 화탕(華堂·일본명 이토 요카토)에 침입해 피해를 입히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일본에서도 도쿄 시내 미나토구의 아오야마 공원에서 3000여명이 참가한 반중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 가운데 1500여명은 중국대사관을 포위한 채 센카쿠열도 영유권 주장에 항의했다. 중국의 시위는 일본 우익세력 시위계획에 자극받은 대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조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 이번 시위 사태를 계기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던 양국 간 갈등이 다시 전면에 부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신속한 진화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쉽게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외교부의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폭력행위까지 벌어진 이번 반일시위와 관련, “일본의 잘못된 언행에 대한 일부 군중의 의분을 이해하지만 이런 애국적인 열정은 법에 의해 이성적으로 전달돼야 한다.”며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일본 언론들은 양국 관계의 회복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번 시위는 2005년 4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발해 발생했던 반일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관계회복으로 나아가던 중·일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17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양국이 센카쿠 충돌로 악화됐던 관계를 개선하려 하고 있고, 중국 공산당의 중요한 회의인 5중전회가 열리고 있는 와중에 발생한 이례적인 시위 때문에 중국의 대일 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내다봤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독일 통일 20주년 표정] 축제…무관심…시위… ‘미완의 통합’

    [독일 통일 20주년 표정] 축제…무관심…시위… ‘미완의 통합’

    독일 통일 20주년 기념식이 3일(현지시간) 북부도시 브레멘 중심가 성 페트리 성당에서 열렸다.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독일 정부 요인들은 오전 10시에 열린 기념식에서 냉전을 넘어 국민의 힘으로 베를린 장벽을 허문 역사를 자축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세계 각국 사절 수백명도 기념식에 참석해 한뜻으로 축하했다. 기념식은 통일 첫해인 1990년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뒤 연방제를 공고히 하는 의미에서 매년 각주를 순회하면서 열리고 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기념식에서 불프 대통령은 통일이 “속박받지 않는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공개적인 헌신”을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통일 이후 과제 가운데 하나로 이슬람계 사회 통합 문제를 거론하며 “기독교가 독일의 일부이고, 유대교가 독일의 일부인 것처럼 이제 이슬람도 독일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비디오 메시지에서 “우리가 독일을 신속히 재건하고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동독인들이 자유를 향해 싸우고 서독인들이 지원과 동조를 했던 단합된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공식 행사가 열린 브레멘을 비롯, 베를린 등지에서는 전날부터 축제의 장이 벌어졌다. 그림 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로 유명한 브레멘은 축제 열기로 뜨거웠다. 쌀쌀한 가을날씨에도 독일인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20년전 그날의 감동을 되살리며 축배를 들었다. 시청앞 무대와 베저강변 유로파하펜 무대에서 3일에 걸친 초대형 음악축제가 계속됐다. 1980년대의 팝스타 니나, 데이비드 가렛 등 브레멘 출신 스타들의 공연이 50회 이상 마련됐다. 공식 행사가 끝난 후에는 행사가 열린 성 페트리 성당 앞부터 시청을 거쳐 베저강변을 따라 긴 가장행렬이 오후 내내 이어졌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거리로 나서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 설치된 대형 무대에서는 전세계에서 초청된 음악가들이 전날부터 공연을 이어가며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다만 올해 행사의 메인 스폰서가 미국기업 코카콜라라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지의 오페라 극장에서는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일 도시는 비교적 차분하게 이날을 보냈다. 지난해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열리면서 일반인들은 올해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베를린 유학생 박은영씨는 “독일인들 상당수가 브레멘에서 공식 행사가 열린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지난해가 20주년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통일 이후 독일사회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내부통합 문제도 곳곳에서 불거졌다. 브레멘 중앙역앞 광장에서는 수만명의 시위대가 모여 반민족주의를 외치며 경찰과 대립했다. 연단에 올라선 한 좌파운동가는 “독일은 점차 국수주의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자본주의를 무조건 우선시하고, 인종차별적인 정책을 일삼는다면 독일은 또다시 역사의 패배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광장 앞에서도 시위대의 행렬이 이어졌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올라온 수백명의 시위대는 “주정부가 지역 경제를 부흥시킨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경기장을 짓고 있다.”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한 경찰들을 고발하려고 통독 행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베를린·브레멘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안전성 논란 ‘음향대포’ 맞아보니…

    안전성 논란 ‘음향대포’ 맞아보니…

    ‘삐이익~ 윙윙~’ 마치 뇌 속을 파고드는 듯한 기분 나쁜 소리를 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이른바 ‘음향대포’(지향성 음향장비)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경찰청이 1일 서울 신당동 서울청 기동단 앞마당에서 시연한 음향대포는 단 5초간 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귀 고막을 자극해 두통과 울렁거림을 유발했다. 경찰청은 안전성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기자들을 초청, 시연행사를 가졌다. 현행 노동부령 산업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근로자는 115㏈ 이상의 소음에 15분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음압 152㏈인 음향대포의 출력을 낮춰 140㏈로 발사한 결과, 32m 앞에서 기준치를 넘는 116㏈의 음압이 측정됐다. 이에 따라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달려들 경우 음향대포로 인해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건물에 반사돼 음압이 5~10㏈가량 늘어났다. 3~5초씩 짧게 끊어서 쏘고, 시위대와의 거리를 최소 35m 이상 유지하는 지침을 만들 계획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위대가 미리 귀마개를 준비하거나 정면에서만 효과가 있는 음향대포의 측면으로 이동할 경우 효과가 반감돼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에콰도르 軍·警 유혈폭동… 비상사태 선포

    에콰도르 軍·警 유혈폭동… 비상사태 선포

    남미 적도에 위치한 에콰도르의 국민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하루 비상사태 속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숨막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경찰의 폭력 시위가 대통령 억류로 이어지면서 정변 양상을 보였다. 이어 ‘반란 경찰’들과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의 충돌 속에 군대가 저녁무렵 대통령을 구출해 내면서 사태가 진압국면에 들었지만 유혈 ‘반란’ 후유증은 가시지 않고 있다. 폭력시위로 치안이 불안해진 틈을 타 수도 키도 및 일부 도시에서는 약탈이 자행됐다. 에콰도르 적십자는 충돌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AP는 보너스 등 경찰의 복지혜택을 줄이는 법의 통과가 사태의 발단이 됐다고 전했다. 불만을 품은 경찰과 일부 군 병력은 한때 키토 국제공항과 의사당, 정부 청사 및 주요 도로들을 점거했다. 라파엘 코레아(47) 대통령은 이들을 제지하러 현장에 나섰다가 흥분한 경찰관들에게 둘러싸여 물병과 최루가스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키토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경찰관들에게 억류됐다. 이어 정부군이 경찰병원에 진입해 총격전을 벌인 끝에 대통령을 구출해냈다. 사태는 하비에 폰스 국방장관 등 군 지휘부가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히면서 수습 국면으로 바뀌었다. 구출된 뒤 대통령궁에 도착한 코레아 대통령은 발코니에 나와 소요 와중에서 지지해준 국내 지지자들과 남미 정상들을 향해 감사를 표시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시위대가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을 살해하려 했으며 이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아무도 용서하지 않고 잊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루시오 구티에레스가 이끄는 애국사회당(PSP)을 배후세력으로 지명, 비난했다. 중남미 자원부국인 에콰도르는 지난 10년 동안 10명의 대통령이 바뀌고 그 가운데 3명은 대규모 시위로 물러나는 등 정치혼란을 겪어왔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좌파성향의 경제학자 코레아 대통령은 2006년 친미후보를 누르고 집권하면서 비교적 안정을 유지해 왔다. 한편 경찰이 중심이 된 이번 사태는 우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음모가 배후에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들이 코레아 대통령을 몰아내려 한다.”는 글을 올렸다. 마리아 이사벨 살바도르 미주기구(OAS) 주재 에콰도르 대사도 군계통의 반대파 및 그들의 연계세력이 이번 사태에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佛 50년만에 ‘초긴축 살림’… 대규모 시위 몸살

    프랑스 정부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초긴축 예산안을 내놓았다. 50년 만에 가장 빡빡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은 94억유로 규모의 세제 혜택을 폐지해 세입을 늘리고 내년 공공부문 근로자 3만 1638명의 정년 퇴직에 따른 결원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 인터넷과 전화통화 등의 부가가치세도 늘리기로 했다. 프랑수아 바루앙 예산장관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7.7%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2014년까지 2%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허리띠 졸라매기는 프랑스만의 일이 아니다. 유럽 각국이 앞다퉈 긴축예산안을 쏟아내고 있다. AP통신은 포르투갈 정부도 공공부문 임금을 5% 삭감하고 판매세를 21%에서 23%로 늘리는 긴축예산안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는 “국가신뢰도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GDP 대비 9.3%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도 부유층에 부과하는 최고소득세율을 1% 높이고 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8%나 줄이는 내년도 예산안을 지난 24일 발표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상한선을 규정하는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SGP) 개정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회원국들이 재정적자를 줄이도록 독려하는 법안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법안은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맞추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유로존 회원국에 대해서는 GDP의 0.2%에 해당하는 액수를 무이자로 지정된 계좌에 예치하도록 했다. 또 이후에도 재정적자 해소 노력을 게을리할 경우 예치금을 벌금으로 징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들 EU 회원국들의 긴축예산안은 하나같이 복지지출과 공공부문 인력·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방향을 담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당장 각국 노동조합은 파업과 대규모 시위로 맞서고 있다. 이와 별도로 긴축재정이 소비자 구매력을 약화시켜 성장동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만 초래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이 같은 긴축재정에 반발하는 근로자들의 시위로 유럽 각지는 몸살을 앓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 앞에서는 지난 29일 30개국에서 참가한 5~10만여명의 시위대가 긴축 반대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은 경찰이 218명이나 연행했을 정도로 격렬한 시위였다고 전했다. 브뤼셀을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폴란드 등에서도 파업과 시위가 잇따랐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독일통일 20년 박건형 특파원 현지르포] (1) 역사의 현장 베를린을 가다

    [독일통일 20년 박건형 특파원 현지르포] (1) 역사의 현장 베를린을 가다

    ‘벽화’된 장벽 의외로 조용 경제통합은 종착점 눈앞 동독인들 “우린 2등국민” 가슴속 장벽 현재진행형 폭이 20㎝ 조금 넘을까. ‘장벽’은 초라했다. 30년 넘게 한 민족을 갈라 놓았던 ‘냉전의 상징’은 망치 하나로도 깨부술 수 있을 정도로 얇았다. 자유를 갈망하며 담을 넘고, 그 뒤에서 총부리를 겨누던 얘기는 이제 흑백사진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아련한 얘깃거리가 됐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20년이라는 세월은 언뜻 ‘통일’이라는 감동조차 과거로 밀어내기에 충분한 시간으로 비쳐졌다. 다음 달 3일, 독일 통일 20주년을 앞두고 찾은 베를린의 모습은 역사의 감격을 되새기기에는, 그렇게 너무나 조용했다. 어느덧 통일은 독일인들에게 일상의 하나로 체화된 듯했다. ●통일둥이 “아픈만큼 강해졌다” “분단은 우리의 뜻과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었지만, 통일은 우리 힘으로 해냈다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지난 28일(현지시간) 베를린 시내 오스트역에서 바르샤바길로 이어지는 ‘베를린 장벽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서 만난 여대생 노라는 “통일은 어떤 의미냐.”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뮌헨에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왔다는 노라는 1990년 태어난 ‘통일둥이’다. 그는 “태어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지만, 부모님 세대한테 얘기를 많이 들어 장벽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면서 “아픈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독일이 유럽에서 다시 강자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독 소득 서독의 70% 달해 동독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1961년 155㎞에 걸쳐 세워진 베를린 장벽은 통일과 함께 대부분 모습을 감췄다.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남겨 놓은 1.3㎞의 장벽은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라는 이름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남았다. 전세계 21개국에서 초청된 118명의 작가들이 그린 벽화로 가득 채워져 있다. 뒤편의 황량한 모습만이 이곳이 한때 ‘장벽’이었음을 일깨워 줄 뿐이다. 근처에서 조그마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터키인은 “장벽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들이고, 독일인은 열 명 중 한 명 정도”라고 전했다. 독일인들을 감격케 한 ‘통일’은 이제 관광객들에게 내다 파는 상품으로 남았을 뿐이라는 얘기로 들렸다. 베를린 한복판 코크 슈트라세에 있는 ‘찰리 검문소’가 이런 현실을 보여 줬다. 1990년 통일 때까지 유일하게 동서 베를린을 이어주던 이곳은 지난 2000년 복원과 함께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길 주변으로는 ‘베를린 장벽 1961~1989’라고 쓰인 블록 표지만이 장벽이 있었던 곳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흔히 ‘장벽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 곳의 찰리검문소 박물관은 장벽투어의 필수코스로 꼽힌다. 장벽의 일부분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고, 수많은 문서와 동서독의 군사무기 등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지켜보는 독일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역사는 뒷전이고, 상혼만이 판치고 있다는 것이다. 동베를린에서 공장 기술자로 일했다는 니클라스 볼프(55)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검문소를 복원해서는 12유로가 넘는 비싼 입장료를 받고 가짜 스탬프를 찍어주거나 사진을 같이 찍고 돈이나 받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자유를 찾기 위해 탈출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진짜 역사에서 교훈을 찾기 위해서는 상업적인 부분은 배제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일의 통일은 지난 20년의 격랑을 헤쳐 오면서 이제 ‘현재완료형’의 마침표만 남겨놓은 듯 했다. 적어도 독일인들에겐 그랬다.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고 세계 3위의 무역대국으로 복귀했다. 통일 직후 서독인들의 42.9%에 불과했던 동독인들의 생활 수준은 이제 소득 기준으로 서독인들의 70% 중반 정도까지 올라섰다. 지역갈등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던 동독인들의 생산성도 서독인들의 80%까지 상승했다. 지역의 통합에 이어 경제의 통합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제지표상의 수치가 통일독일 20년의 모든 것을 말해 주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사회 통합이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동독인들의 소외감이다. 경제적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고는 하나 지난 20년간 동독인들이 겪어온 소외감과 상실감, 패배감은 쉽사리 치유되지 않고 있다. ‘오스탈기(Ostalgie)’라는 조어가 이를 웅변한다. 동독을 뜻하는 ‘오스트(Ost)’와 향수를 의미하는 ‘노스탈기(Nostalgie)’를 결합한 이 말은, 지금도 동독인들이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지를 보여 준다. 2008년 독일의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사회과학연구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만 보아도 동독지역 주민 가운데 자신을 진정한 독일인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반면 자신을 통일독일의 국민이라고 느끼지 않는다는 사람은 62%나 됐다. 과거 동독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도 16%나 있었다. 찰리 박물관에서 만난 한 동독 출신 여성은 이런 정서를 보였다. “통일이 된 지 20년이라지만 여전히 우리를 2등 국민으로 여기는 서독인들이 적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정부가 사회 통합에만 매달리느라 과거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동독 군인이었고, 장벽 바로 앞에서 시위대를 맞았다는 얀 좀머(50)는 “부모님들은 아직도 슈타지라면 치를 떤다.”면서 “동독 사람들을 비인간적으로 탄압하던 밀케가 고작 6년형을 받은 것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과거 동독 공산당 시스템의 핵심이었던 ‘슈타지(국가공안국) 박물관’ 관계자는 “슈타지 총수였던 밀케는 통일 전 수많은 동독인들을 체포하고 살해했지만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고 그나마 건강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병원도 아닌 요양원에서 편하게 죽었다.”면서 “통일 이후에 통합에 너무 급급한 나머지 과거에 대한 처벌이나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와 국경의 통일은 이제 20년 전의 역사가 됐다. 독일 정부가 각고의 노력을 펼쳐 온 경제의 통일도 이제 종착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동·서독인들의 가슴 속 깊이 뿌리박힌 장벽은 아직껏 철거되지 않았다. 베를린에서 바라본 독일 사회의 통일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글 사진 베를린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사설] 시위진압 장비 강화만이 능사인가

    시위를 진압할 때 ‘음향대포’와 다목적발사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경찰청이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입법예고를 했다. 음향대포는 소리를 발사하는 장비로 152㏈(데시벨)까지 낼 수 있다. 140㏈이면 50m 옆에서 제트기가 이륙할 때 나는 소음 수준이고, 160㏈이면 일시적으로 그 소리에 노출되어도 영구적으로 청력을 손상받는다. 음향대포가 얼마나 해로운가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다목적발사기는 또 어떠한가. 고무탄·스펀지탄·페인트탄 등을 넣어 사용하는 이 발사기는 1984년 국내에 도입했지만, 파괴력이 커 대간첩·대테러 작전 등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됐다. 음향대포와 다목적발사기는 이처럼 인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위험천만한 장비다. 그래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쌍용차사태 때 다목적발사기 사용을 자제하라고 경기경찰청에 권고했다. 캐나다에서도 지난 6월 토론토 주요 20개국(G20) 회의 당시 시민단체가 사용금지 요청을 하자 법원이 받아들여 사용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경찰은 굳이 음향대포를 쏘고 다목적발사기를 발사하겠다고 한다. 경찰은 대학 연구소에 실험을 의뢰한 결과 음향대포를 110∼120㏈에 맞춰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 면서 사용 기준을 세밀하게 정해 엄격하게 지키겠다고 밝혔다. 다목적발사기도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최소한 사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위현장에서는 경찰봉과 방패가 때로는 무기로 돌변해 사상자를 내 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 아무리 엄격하게 통제하려 해도 경찰관이 현장의 과열된 분위기에 휘말리면 방어·공격은 구분되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음향대포·다목적발사기 같은 ‘흉기’는 아예 시위 현장에 내놓지 말아야 한다.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위대책을 강화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장비 강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경찰이 음향대포와 다목적발사기를 도입하려는 데에는 국가의 큰 행사를 빌미 삼아 앞으로는 ‘편하게’ ‘압도적인 파괴력’으로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어 보인다. 사상자 없이 시위를 끝마치게끔 효과적인 전술을 개발하는 일이 경찰의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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