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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아·샤이니 7월 1일에 홍콩 오지마세요”

    “보아·샤이니 7월 1일에 홍콩 오지마세요”

    홍콩 젊은이들이 보아 등 한국 가수들에게 오는 7월 1일 홍콩 주권반환 기념일에 열리는 ‘홍콩 돔 페스티벌’ 공연에 참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국이 해마다 이날 열리는 반중(反中)시위를 무산시키기 위해 K팝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공연을 기획했으며 이에 따라 홍콩 젊은이들이 공연에 참여할 예정인 한국 가수들에게 공연 ‘보이콧’을 요청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공연에는 홍콩 현지 밴드를 비롯해 보아,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등 한국 가수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신문은 한국 가수의 홍콩 공연 표 값은 1000홍콩달러(약 14만 5000원) 전후로 비싼 편이지만 이번 공연은 99홍콩달러(약 1만 4000원)로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돼 1만 8000장의 표가 매진된 상태라고 전했다. 보아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행사 불참을 촉구하는 홍콩 팬들의 메시지가 수백 건가량 올라왔다 한 팬은 보아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런 행사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는 것은 중국 공산 정부의 정치적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반민주주의 공연을 거부해달라고 부탁했다. 다른 출연 예정 가수들의 페이스북에도 비슷한 메시지들이 올라와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행사를 주관하는 홍콩공연산업협회 측은 이번 공연이 홍콩에 대규모 공연장이 부족한 것에 대한 항의 성격으로 마련된 것이며, 한국 가수들도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해 출연료를 낮춰 참여했다며 일부 팬들의 주장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축구선수들마저 “물가 안정”…브라질 25만명 反정부 시위

    시내버스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브라질 시위가 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민생을 외면한 채 내년에 있을 월드컵 준비에만 ‘올인’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라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전날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를 비롯해 전국 10여개 도시에서 일제히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전역에서 25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상파울루에서는 7만여명의 시위대가 시청으로 몰려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10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해 거리 곳곳에 불을 지르는 등 경찰과 충돌했다. 때마침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 참가한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도 ‘물가 안정’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지지하고 나섰다. 브라질 내 최고 고소득 계층이자 유명인들인 축구 선수들의 시위 참여는 상징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번 시위는 지난 7일 상파울루 지역의 시내버스 요금을 3헤알(약 1570원)에서 3.2헤알로 인상하겠다는 당국의 발표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브라질에서 버스는 학생과 서민들의 필수 통학 수단인데 해마다 9월 신학기를 앞둔 이 시기쯤 요금 인상 여부가 결정된다. 버스 요금이 브라질 교육·복지 정책의 ‘리트머스 시험지’(시금석)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브라질 언론은 페르난도 콜로르 데 멜로 전 대통령 정부(1990∼199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이번 시위로 “브라질 국민이 깨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정부도 브라질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8월 ‘이스탄불 -경주엑스포’ 차질 빚나

    오는 8월 말부터 터키에서 국제 행사로 치러질 예정인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이 터키 국내 정세 불안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경북도와 경주엑스포조직위원회는 2010년 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방콕-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현지 정세 불안으로 무산됐던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스탄불 신시가지에 있는 탁심광장 인근 지역 공원 재개발에 반대하면서 지난달 28일 촉발된 시위가 총리 퇴진 운동으로 번지면서 2주일여째 계속되고 있다. 시위는 터키 전역으로 번졌고 15, 16일(현지시간) 터키의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예고된 상태다. 특히 세계문화엑스포의 각종 공연을 비롯해 전시회, 퍼레이드 등의 행사가 계획된 탁심광장이 시위대에 점거돼 행사 준비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게다가 정세를 예측할 수 없는 것도 걸림돌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김종수 경주문화엑스포 행사기획실장은 14일 “10개 분야 40여개 행사 프로그램은 이미 다 짜여 있어 대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스탄불 공동조직위는 지난 13일 이스탄불 시청에서 이번 행사 전반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성공 개최를 다짐했다”고 소개했다. 엑스포 측은 양국 공동조직위가 그동안 행사 준비에 집중해 왔고 이스탄불 주재 인력 등을 통해 현지 사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비상 체제를 가동 중이어서 행사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이스탄불 공동조직위는 다음 달 9일부터 1개월간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이 시작되면 시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후에도 시위가 계속될 경우 공연 무대를 구시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공동조직위와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터키를 찾는 관광객이 감소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반정부 시위의 여파가 점차 커지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 이스탄불시가 총예산 210억원(경북도·경주시 160억원)을 들여 공동 주최하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8월 31일부터 9월 22일까지 23일간 이스탄불시 일원에서 열린다.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이란 주제로 열리며 50개국이 참여한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물러선 터키 총리 “공원 재개발 잠정 중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2주 만에 시위대 측 대표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공원 재개발 공사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정의개발당(AKP) 당사에서 관련부처 장관 등과 함께 반정부 시위대 대표자들을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시위대 측에서는 탁심연대 관계자 2명과 배우 등 문화·예술계 인사 6명을 합쳐 모두 8명이 총리와의 면담에 대표자로 참석했다. 양측은 14일 새벽까지 마라톤 회의에 나서며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공사 강행과 시위대 해산 등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했던 에르도안 총리가 이번 면담에서 게지공원 재개발 관련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를 잠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소득은 있었다고 양측은 평가했다. 한편 일부 터키 청년들이 이번 반정부 시위를 내전이 일어난 것처럼 서방 언론들이 과장 보도했다며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고 아나돌루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들은 “외국 미디어들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을 생중계하면서 마치 내전이 일어난 것처럼 방송했다”고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터키 사태를 보는 두 시각] “민주화 운동 아닌 폭동”

    [터키 사태를 보는 두 시각] “민주화 운동 아닌 폭동”

    터키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2주를 넘기면서 ‘탁심 사태’가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시위대가 언론자유 보장과 권위주의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자 대부분의 서방 언론들은 이번 시위를 ‘민주화 시위’로 보도하고 있다. ‘터키 한국특파원 1호’인 알파고 시나시 지한통신사 기자와 중동 문제 전문가인 오종진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학과 교수를 통해 터키 사태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소개한다. 정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탁심 사태’는 이스탄불 탁심 광장 내 게지(Gezi) 공원 재개발을 둘러싼 작은 시위가 발단이 됐다. 당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외국 비즈니스맨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점에 착안해 호텔과 백화점, 박물관 등을 결합한 복합 쇼핑몰을 지으려 했다. 그러자 환경론자들이 숲 철거를 반대하기 위해 집회를 시작했다. ‘숲을 살리자’는 취지도 좋았고 시위도 평화롭게 진행돼 초기에는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일부 정치 세력들이 이런 상황을 이용하면서 시위가 본래 목적을 잃고 과격해졌다. 극좌 집단들이 시위에 참가했고, 나중에는 ‘에르게네콘’(요인 암살 등을 통해 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비밀 네트워크)을 지지하는 사람들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한 유명 기자가 트위터에 “시위가 48시간 이상 지속되면 유엔이 현 정부를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멘션을 남기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데 한 몫 했다. 터키는 선거를 통해 정권을 선택해 온 민주주의 국가다. 총리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물러나게 할 수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세 번이나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하고 있고, 선거 때마다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현 총리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충분한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결론적으로 탁심 사태는 ‘터키의 봄’ 등으로 포장될 민주화 시위가 아니다. 2011년 영국 런던 시위처럼 일부 과격분자들의 ‘폭동’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 탁심 광장에는 에르도안 총리를 싫어하는 시위자들이 넘쳐나지만, 집이나 일터 등에는 묵묵히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한다. 알파고 시나시(25) ▲터키 이스탄불기술대 ▲충남대 정치외교학과(학사) ▲서울대 외교학과(석사 재학중) ▲터키 지한통신사 한국특파원(터키 한국특파원 1호)
  • 터키 총리, 반정부 시위 대표단과 만나기로

    터키 총리, 반정부 시위 대표단과 만나기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예정대로 반정부 시위대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터키 아노돌루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에르도안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앙카라 정의개발당 당사에서 학생, 학자, 예술가 등 11명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만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무아메르 귤레르 내무장관, 에르도안 바이락타르 환경도시계획장관, 오메르 젤릭 문화관광부장관, 휴세인 젤릭 정의개발당 부대표 등도 동석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대 대표단으로부터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격식 없이 대화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시위의 중심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의 게지공원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점령시위를 하고 있는 탁심연대는 이날 총리와의 회담과 관련해 사전에 연락을 받지 않았으며, 총리가 만나는 대표단은 시위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이번 회담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터키 야당은 경찰이 탁심광장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것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에르도안 총리가 게지공원 시위에 가장 앞장선 선동가”라고 비난했다. 민족주의행동당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 역시 총리를 향해 국민을 분열시켜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탁심광장에서 철수한 지 열흘 만인 11일 광장을 기습 진압하면서 시위대와 격렬히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에르도안 총리에게 법치주의 준수를 요구하며 이스탄불 지방법원에서 시위를 벌이던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70여명도 함께 체포됐다. 잡혀간 법조인들은 경찰의 불법 연행에 항의하며 구금 상태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터키에서 가장 큰 권력집단 가운데 하나인 법조인들조차도 총리에게 반발하면 사법조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시민들에게 공포를 심어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대화한다던 터키 총리 하루만에 최루탄 진압

    터키에서 반정부 시위가 12일째로 접어든 11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며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이날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국회의원들에게 한 연설에서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사건은 이제 끝났다. 더는 관용을 (시위대에) 보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시위가 ‘폭력의 악순환’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며 “민주적 요구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날 터키 정부는 에르도안 총리가 12일 시위대 대표와 회동할 예정이라고 발표해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를 모았으나 하루 만에 강경한 태도로 돌변,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이번 시위가 촉발된 탁심광장에서 철수했던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진압 차량 2대를 동원, 광장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도 경찰을 향해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맞섰으나 속수무책이었다. 탁심광장 뒤편의 게지공원으로 물러난 수천명의 시위대는 텐트 수백 개를 설치한 채 타이이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했다. 휘세인 무틀루 이스탄불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목적은 광장 주변에 있는 현수막과 동상을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게지공원과 탁심광장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탁심광장은 ‘타이이프(총리) 사임’, ‘입 닥쳐, 타이이프’라고 적힌 현수막으로 뒤덮였으나 모두 철거됐다. 경찰은 대신 터키 국기와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케말 파샤의 초상화를 내걸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씨줄날줄] 이한열 티셔츠/안미현 논설위원

    1987년 6월 9일 연세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민평화대행진 출정식을 마친 1000여명의 학생은 여느 때처럼 정문 밖으로 나가려 시도했다. 요란스럽게 최루탄이 터졌다. 시위대는 일제히 뒤돌아 뛰었다. 당시 도서관학과 2학년이던 이종창도 최루탄을 피해 몸을 돌렸다. 순간, 매캐한 연기 속에 쓰러져 있는 학우가 보였다. 살필 겨를도 없었다. 축 처진 친구의 어깻죽지를 끌어안다시피 한 채 학교 안으로 힘겹게 옮겼다. 그 시각, 고려대 앞 시위 취재를 마치고 연세대로 이동한 정태원 로이터통신 기자는 사진 각도를 고민했다. 통상 연대 시위는 정문 앞 굴다리에서 망원렌즈로 전경을 찍지만 그날은 시위학생이 많지 않아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눈에 피 흘리는 친구를 부축하고 있는 학생의 모습이 들어 왔다.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러 댔다. ‘이 한 장의 사진’은 외국 신문에 먼저 실린 뒤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그 어떤 말도 필요 없는 ‘사실’ 앞에서 전국이 들끓었다. ‘넥타이 부대’까지 가세하자 전두환 정권은 6월 29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다. 6·29선언을 끌어낸 6월 항쟁의 시작과 끝이다. 하지만 모두의 염원을 뒤로한 채 중환자실의 스물한 살 청년은 그해 7월 5일 끝내 눈을 감았다. 사인은 뇌 손상으로 인한 심폐기능 정지. 연대 경영학과 2학년생 이한열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공식 인정받은 것은 그로부터 14년이 더 흐른 뒤였다. 이한열기념사업회가 꾸려졌다. 2005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는 이한열기념관도 들어섰다. 당시 그가 입고 있던 티셔츠와 바지, 운동화 등 유품이 이곳으로 옮겨져 보관됐다. 그런데 핏자국과 최루가스, 땀 등이 뒤섞인 옷이 오랫동안 햇빛과 상온에 노출돼 많이 손상됐다고 한다. 혈흔은 거의 바랬고, 한 짝만 남은 운동화 밑바닥은 거의 부스러졌단다. 아크릴로 만든 진열장 안에 고체 보존제만 넣어 진열해 놓았다고 하니 그 무신경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전문 보존 처리를 약속하고도 지금껏 이행하지 않은 연대의 방관도 개탄스럽다. 기념사업회는 1000만원 상당의 보존시설 설치 비용을 시민모금운동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한열 티셔츠는 사단법인이 지켜야 할 기념품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역사의 증거’다. 민주화가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나쁜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라고 알고 있는 일부 청소년들에게 민주화의 참뜻이 무엇인지, 역사가 무엇인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깨닫게 해줄 살아 있는 교육 자료다. 굳이 시민이나 국가의 힘까지 빌릴 필요도 없다. 연세대가 나서면 된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전두환, 6월항쟁 부산 군 투입 명령 내렸다”

    “전두환, 6월항쟁 부산 군 투입 명령 내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7년 6월 항쟁 당시 부산에 군을 투입하라고 직접 명령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10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권복경 전 치안본부장은 “각하가 1987년 6월 시위대가 부산 거리를 가득 메우자 군을 투입해 진압하라고 명령했다”면서 “6월 19일 안기부 궁정동 안가에서 회의가 있다기에 갔더니 회의 전 부산에 군을 투입하기로 결정이 내려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권 전 본부장은 또 “회의 직전 각하로부터 전화가 왔다”면서 “각하가 ‘그래? 알았어’라며 출동 명령을 갑자기 유보했다”고 덧붙였다. 권 전 본부장은 “각하가 다른 참모들에게 ‘경찰로는 시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군 출동 명령을 내렸다가 경찰 의견을 뒤늦게 물어보고 결정을 바꾼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권 전 본부장에 따르면 당시 의정부에 있던 육군 26사단 병력이 부산행 열차를 타기 위해 의정부역으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본부장은 “나라가 뒤집힐 수 있는 결정이었다”면서 군 투입이 취소된 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자신에게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터키 시위 열흘째… 조기총선론 제기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수만명이 반정부 집회에 참여하는 등 시위가 확산하면서 조기 총선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시위를 둘러싸고 터키와 미국이 설전을 벌이는 등 껄끄러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 열흘째인 9일(현지시간) 시위의 진원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뿐 아니라 앙카라에서도 수만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 이들과 충돌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은 전날 이스탄불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정의개발당 휘세인 젤릭 대변인은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총선설을 부인하며 총선은 예정대로 2015년에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은 경찰의 강경진압을 비판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발언을 비난하며 현 정권과 각을 세웠다. 공화인민당 입장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 2015년 총선 등 굵직한 일정이 예정돼 있어 지지층 결집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시위대의 반발을 사고 있는 에르도안 총리가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에서도 17명이 숨졌다며 터키 경찰만 과잉진압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자, 주터키 미 대사관이 총리의 발언을 트위터를 통해 반박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7일 “(미국이) 우리를 가르치려 드는데, 월가 사건 때 최루가스가 있었고 17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은 트위터에서 영어와 터키어로 쓴 글을 통해 “에르도안 총리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에서 경찰 진압으로 인한 사망 사건은 없다”고 반박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터키 총리 “재개발 철회 없다”… 주말 시위 격화 조짐

    터키 총리 “재개발 철회 없다”… 주말 시위 격화 조짐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이던 터키 반정부 시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잇따른 강경 발언으로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북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스탄불 공항에서 “이번 시위는 민주적 자격을 상실해 (무지로 인한 파괴 행위인) 반달리즘으로 변했다”고 비난했다.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공항 주위에는 에르도안 총리를 지지하는 시민 1만여명이 모여 첫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총리가 당수로 있는 정의개발당(AKP)을 지지하는 이들은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에르도안 총리를 옹호했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대가 점령한 이스탄불 탁심 광장으로) 우리를 보내 달라, 그들을 박살 내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총리의 이 같은 태도는 11년 집권 기간 동안 그를 굳건히 지지해 온 보수 이슬람 계층 덕분이라는 것이 중동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개발 독재’ ‘인권탄압’ 논란과 관계없이 선거 때마다 이슬람근본주의를 추구하는 에르도안 총리와 AKP에 40%가 넘는 지지를 보내 왔다. 터키 국민 상당수는 총리가 최소한이나마 시위대의 여론을 수렴해 독선적 국정운영 방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강경 입장으로 일관하면서 그의 독선적인 면모에 대한 대중적 반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 열리는 시위는 규모 면에서 최근 10년 만에 최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6일 이스탄불 증시도 8% 이상 곤두박질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반경 5㎞ 통제… 反시진핑 시위대, 숙소 인근 진 쳐

    반경 5㎞ 통제… 反시진핑 시위대, 숙소 인근 진 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일 낮(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의 내륙에 있는 랜초미라지는 ‘태양의 땅’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한증막같이 더웠다. 정상회담 장소인 휴양지 서니랜즈로 가는 길은 반경 5㎞ 이전부터 경찰이 통제하고 있었다. 바리케이드 앞에서는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을 받으며 파룬궁, 톈안먼(天安門) 사태 관련 시위대 100여명이 피켓 등을 들고 시 주석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시 주석 숙소인 인근 하얏트 호텔 앞에서도 시위대가 진을 쳤다. 반면 시 주석 방미를 환영하는 사람 수십명이 중국 국기를 들고 ‘맞시위’를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미국 측은 이날 오후 인근 온타리오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 주석의 경호를 위해 해병대원 30명을 긴급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영접은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맡았다. 이날 미국과 중국에서는 모두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과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의 만남이 불발된 데 대한 뒷말이 무성했다. 중국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신경보(新京報)는 “(미셸이) 가정사를 들어 역사적 의미가 큰 정상회담에 불참한 것은 외교적 실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 쪽에서는 다른 시각이 제기됐다. 외교 소식통은 “미셸의 불참은 개인적 판단이 아니라 백악관 외교안보팀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라면서 “펑리위안이 과거 톈안먼 사태 직후 진압군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등 고무행위를 한 데 대해 미국 내 인권단체에서 이의를 제기한 게 결정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인권 침해자와 나란히 서서 ‘패션 대결’ 운운하는 언론 보도를 초래했다가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했다는 얘기다. 어쨌든 미셸의 불참으로 정상회담장에 나오기 머쓱하게 된 펑리위안이 어떻게 소일할지도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시장 부인의 안내로 관광 등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중국 외교부 양이루이(楊義瑞) 정책규획사(실) 부사장은 “미국 측이 먼저 제안해 회동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양 부사장은 이번 회담이 파격적으로 휴양지에서 이뤄지는 것과 관련, “미국은 특별한 친구를 위해서만 이런 자리를 마련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랜초미라지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립 덥’ 열풍/정기홍 논설위원

    6·29선언이 나온 1987년 이맘때의 일이다. 민주화 요구 시위가 한창일 무렵, 서울 남대문시장은 시위장소로 둘도 없는 요새와도 같은 곳으로 통했다. 경찰은 시장입구에서 구호를 외쳐대는 대학생 시위에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시장 통로가 사방으로 뚫려 있는 구조여서 경찰은 도망 치는 시위대를 잡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물러나기 일쑤였다. 당시 게릴라성 시위가 거의 유일하게 통했던 곳으로 기억한다. 인터넷이 일상화되기 전의 오프라인 집단행위의 한 행태다. 최근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와 장소라는 현실세계가 결합된 형태의 놀이문화가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10여년 전 미국에서 시작된 ‘플래시 몹’(Flash mob)이 이 같은 유희문화의 시초로 꼽힌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순간 모여 나름의 ‘의미 있는’ 행동을 하다 목적을 달성하면 곧 사라지는 행위를 일컫는다. 3년 전 스위스에서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이 갑자기 길가에서 쓰러져 지나던 시민들을 놀라게 한 해프닝이 그 한 예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적인 목적 없이 즐긴다는 측면이 강하다. 우스꽝스럽고 황당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같은 사례로 ‘플레이 태그’(Play tag)란 것도 있다. 이는 어릴 적 골목길에서 놀던 술래잡기 놀이의 일종이다. 사전에 약속된 놀이를 일정 시간 함께 즐기는 행위로, 플래시 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요즘 이와 비슷한 ‘립 덥’(Lip dub)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립싱크(Lipsync)와 더빙(Dubbing)을 합친 말로, 여러 명이 특정 음악에 입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재미를 이끌어내고 단결력을 과시한다. 단체놀이이지만 참가자 개개인이 개성을 뽐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역동적이고 재기발랄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립 덥 공모전’을 열어 새삼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학가에서도 중고생들을 상대로 한 입시설명회 등에서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펀(Fun)이 가미된 놀이문화는 평소 조직력이 없다는 점이 이채롭다. SNS 등으로 무장한 도깨비 같은 군중이 느닷없이 나타나 집단 에너지를 표출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화에 대해 저항적인 메시지보다는 유희 그 자체에 주목한다. 조용한 지하철 안에서 특정한 사람들이 적막을 깨뜨리는 바이올린을 켠다면 따분한 현대인의 일상에 비타민 같은 활력을 불어넣는 일 아닌가. 세상은 변하게 마련이다. 손안의 인터넷을 내던지고 외곽을 기웃거리는 색다른 현실. 인간의 놀이는 어디까지 진화할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침묵 지키던 터키 법조계, 반정부 시위 가세

    침묵 지키던 터키 법조계, 반정부 시위 가세

    터키 정부가 시위 강경 대응에 대해 사과하고도 최루탄·물대포 진압을 고수하면서 사망자 수가 3명으로 늘었다. 그간 침묵을 지키던 법조인들이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고, 국제 해커집단들도 터키 정부 웹사이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서울신문이 5일(현지시간) 터키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위 도중 머리를 다쳐 치료받던 에트헴 사르슈류크가 숨지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판사와 검사, 변호사들이 지방법원들을 점거하고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법치주의 준수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터키 사회에서 법조인들의 시위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해커들도 터키 정부를 공격하며 시위대를 옹호했다. 해킹·보안 관련 사이트 ‘해커스뉴스 블레틴’은 ‘어나니머스’와 ‘시큐리티 드래건’ 등 국제 해커집단들이 180여개의 사이트들을 마비시켰다고 밝혔다. ‘작전명 터키’(#Op Turkey)로 이름 붙여진 이번 해킹으로 터키 정부와 국회,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등 주요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어나니머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터키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에르도안 총리가 7일 귀국하는 데다, 주말에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어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터키 내부에서는 언론이 통제돼 이런 소식들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터키의 시위 소식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터키 시위대가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피하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경찰은 트위터에 허위사실을 올렸다는 혐의로 수백명을 연행하는 등 인터넷 사용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시위 초기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던 ‘터키를 점령하라’ 등 사이트들도 속속 폐쇄됐다. 한편 미국 CNN은 터키 시민들이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게재할 반정부 시위 광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9만 달러(약 1억원)가량을 모았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케말 파샤 비난하는 현 총리에 지지자들도 우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선거 때마다 40~45%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요. 하지만 어렵게 술탄(터키 황제) 제도를 없앤 케말 파샤(1881~1938)를 대놓고 모욕하는(insulting) 등 민주주의를 부정해 열성 지지자들도 걱정스러워하고 있어요.” 터키 반정부 시위의 중심인 이스탄불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알리 아카이(32·가명)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총리가 터키를 정교일치의 이슬람 근본주의 사회로 돌려놓으려 해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에 대한 전통적 지지층이 확고하고 언론도 장악돼 있어 (이번 시위로) 총리가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총리가 건재해도) 터키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게 국제사회가 관심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확산된 터키의 반정부 시위로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대규모 파업도 예고되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터키 NTV에 따르면 압둘라 코메르트(22)는 전날 남부 하타이주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앞서 1일 터키의사협회도 이스탄불에서 한 차량이 시위대를 덮쳐 메흐메트 아이발르타쉬(20)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최대 노동조합 가운데 하나인 공공노동조합연맹(조합원 24만명)은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터키의 민주주의’라는 투쟁 목표를 걸고 파업에 돌입했다. 한편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자 터키 정부가 시위대 부상자에 사과하면서 사태 진정에 나섰다. 뷸렌트 아른츠 부총리는 이날 TV를 통한 대국민 담화에서 “경찰은 자기방어 목적을 제외하고 최루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시인하고, 부상한 시위대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아른츠 부총리는 현재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에르도안 총리의 발표문을 대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정부의 이런 발언은 시위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세계 각국에서 쏟아지는 폭력진압에 대한 비판에 국가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터키 개발반대 집회, 민주화 시위로… ‘아랍의 봄’ 재연?

    터키 개발반대 집회, 민주화 시위로… ‘아랍의 봄’ 재연?

    터키 정부의 이스탄불 도심 공원 재개발 추진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가 아프리카, 중동을 휩쓴 ‘재스민 혁명’(민주화 요구) 때와 마찬가지로 권위주의 정권 교체와 언론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어 ‘아랍의 봄’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스탄불 도심 공원을 지키려는 시위로 지난 1일까지 900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됐고 이스탄불에서만 1000명 넘게 다쳤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시위대 일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공관에 진입을 시도했고 시위 축소 보도에 불만을 토로하며 현지 방송국 중계차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7일 터키 정부가 이스탄불 도심 탁심 광장에 쇼핑몰을 짓기 위해 광장 내 공원의 나무들을 베어내면서 시작됐다. 여론 수렴 과정 없이 지역의 마지막 숲을 없애려는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단체 ‘탁심연대’가 공원을 점령하자 30일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섰고 이를 계기로 31일부터 민주화 요구 시위로 번져 나갔다. 에르도안 총리의 10년 넘는 ‘개발 독재’에 대한 반감이 공원 재개발을 계기로 폭발했다는 것이 중동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에서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알려지면서 6월 민주화 운동이 촉발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 총리에 오른 뒤 터키의 고도 성장을 이끌어 내며 높은 지지를 얻었다. 현재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바꿔 장기 집권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고집해 이슬람 지역이면서도 서구식 민주주의를 유지해 온 터키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최근에도 심야 주류 판매를 금지하고 공공장소에서의 남녀 간 애정 표시를 규제해 반발을 샀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76명의 언론인이 감옥에 갇혀 있다”며 터키를 세계 최악의 언론 탄압국에 올려놓았다. 현재 터키 언론들은 정부의 통제로 시위 관련 보도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터키를 점령하라’(Occupy Turkey) 등 시민들이 만든 페이스북 사이트들이 속보와 사진을 전달하며 시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터키 민주화의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압둘라 귈 대통령이 1일 경찰 철수를 명령하는 등 긴급 중재에 나선 뒤 안정을 찾고 있어 시위 열기가 빠르게 사그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1%의 이익 늘면 99%의 이익도 는다는데… 진짜, 진짜, 진짜일까

    1%의 이익 늘면 99%의 이익도 는다는데… 진짜, 진짜, 진짜일까

    ‘세계 도처의 거리에서 대중적 시위가 분출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의문이 있다. 언젠가는 미국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중요한 몇 가지 측면에서 곤경에 처해 있는 먼 나라들과 똑같은 처지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소수의 상위 계층, 다시 말해 인구의 상위 1%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석학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011년 5월 ‘베너티 페어’지에 이런 글을 썼다. 그 즈음 튀니지와 이집트를 휩쓴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를 보면서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미국의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예측은 적중했다. 그해 9월 뉴욕 맨해튼에서 ‘월가 점령 시위’가 일어났다. 빈부 격차 심화와 금융기관의 부도덕성에 반발한 시위는 순식간에 미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시위대는 스티글리츠 교수의 기고문 제목인 ‘1%의, 1%에 의한, 1%를 위한’을 인용해 ‘우리는 99%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정보 비대칭성의 결과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지만 불평등 연구를 평생의 학문 주제로 삼아온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를 계기로 불평등의 측면에서 미국의 상황을 철저히 분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지난해 출간돼 최근 국내 번역된 ‘불평등의 대가’(이영희 옮김, 열린책들 펴냄)다.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라는 부제가 일러주듯 이 책은 불평등이 우리 사회 전반에 끼치는 악영향을 하나하나 따진다. 흔히 불평등의 해악을 정의나 윤리의 관점에서 뭉뚱그려 비난하기 쉬운데 저자는 시장주의자들이 가장 중요한 미덕으로 선전하는 효율성의 관점에서 불평등을 비판한 점이 독특하다. 저자는 불평등이 얼마나 빠르게 심화돼 왔는지를 우선 설명한다. 미국 상위 1%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호황기에 국민 소득의 65% 이상을 가져갔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다. 2009년에 비해 2010년에 추가로 창출된 소득의 93%가 상위 1%에 돌아갔다. 또한 지난 30년간 하위 90%의 임금은 15% 증가한 반면 상위 1%의 임금은 150%나 늘었다. 무엇보다 ‘미국=기회의 땅’이라는 오랜 신화가 무너진 점은 치명적이다. 불균등한 교육 기회로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불가능해지면서 가진 것 없어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신기루가 돼 가고 있다. 그럼에도 상위 계층은 자신에게 이로운 일이 나머지 99%에도 이롭다며 교묘한 논리를 퍼트린다. 상위 계층에 더 많은 돈을 몰아주면 성장의 효과가 하위 계층에도 퍼진다는 낙수 이론과 파이 조각의 상대적인 크기를 따지지 말고 절대적인 크기를 따져야 한다는 파이 이론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하지만 “상위 1%의 이익과 99%의 이익은 명백히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저자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정치를 지목한다. 경제 게임의 규칙은 정치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경기장이 이미 상위 1%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 시스템이 상위 계층의 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할 경우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는 정치 권력의 불균형 심화로 이어지고 정치와 경제의 사악한 결합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제 이 책의 핵심 주장을 살펴볼 시점이다. 불평등은 왜 비효율적인가. 저자는 갈수록 심화되는 과도한 불평등 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제 시스템은 안정성과 효율성이 떨어져 성장 둔화를 겪고 있고, 이는 실업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도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민주주의의 약화, 공정성과 정의의 가치 훼손, 국가적 정체성의 위기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심각한 불평등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평등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힘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국민 소득, 수많은 기회, 민주주의는 시장의 도덕성 회복을 통해서 탄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지금의 불평등 구조를 지탱하는 사회·정치적 기득권 구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낙관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함께 노력할 때 다른 세상은 가능해진다”고 독려한다. 스티글리츠 교수가 책에서 지적한 불평등에 관한 모든 상황 진단과 원인 분석, 미래 전망은 고스란히 한국 사회에도 적용된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분분한 요즘, 일독해 볼 만한 책이다. 2만 5000원.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사진으로 본 5·18…피카소의 삶 오롯이

    녹음이 우거진 푸른 5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이색 전시회들이 눈길을 끈다. 33년 전 ‘그날’을 소재로 사진작가들의 해석을 덧입힌 ‘그날의 훌라송’전과 피카소의 알려지지 않은 이면을 담은 ‘피카소, 예술과 사랑’전이다. ‘그날의 훌라송’전은 5·18민주화운동을 사진저널리즘과 현대사진을 통해 재해석했다. 사건의 무대인 광주가 아니라 부산에서 열린다. 지방 최초의 사진전문미술관인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오는 18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시된다. 이상일, 이창성, 강홍구, 권순관 등 사진작가 11명이 11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회에 참여하는 나경택 전 연합뉴스 광주전남본부장은 사진기자로서 당시 상황을 꼼꼼하게 기록한 자신의 사진들을 풀어놨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작품들이다. 사진마다 개인적 트라우마에 작가적 시선을 곁들였다. ‘그날의 훌라송’이란 제목은 당시 5월 광주에서 가장 많이 불렸던 노래인 ‘훌라송’에서 따왔다. “손뼉 치며 빙빙 돌아라”는 동요로도 알려진 이 노래는 5·18 시위대가 “무릎 꿇고 사는 것보다 서서 죽기를 원하노라 훌라훌라”라고 가사를 바꿔 부르면서 알려졌다. (051)746-0055. ‘천재 예술가’ 피카소의 예술과 사랑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나는 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리기 위해 4년이란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나 아이처럼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평생을 바쳤다”는 피카소의 말처럼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경기 안양 롯데백화점 내 롯데갤러리 안양점에서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열린다. ‘천재 예술가 피카소’ ‘영원한 뮤즈-피카소의 여인들’ ‘피카소의 초상-앙드레 빌레르 사진’ 등 3부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선 1940년대 후반부터 제작하기 시작한 피카소의 판화와 도자기 22점, 앙드레 빌레르가 찍은 피카소의 흑백 사진 30점도 만날 수 있다. (031)463-2715.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女의문사 재조사를” 中농민공 수백명 베이징 시위

    중국 심장부인 베이징 도심에서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일용직 노동자) 수백명이 한 여성의 사망 사건에 대한 공안(경찰) 당국의 조사 결과에 항의하며 10시간 가까이 시위를 벌이다가 강제 해산됐다. 삼엄한 경비를 펼치며 시위를 통제하는 베이징 도심에서 농민공들의 집단 시위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9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베이징 남부 펑타이(豊台)구의 5층짜리 의류 도매상가 건물 앞에서 농민공 100여명이 안후이(安徽)성 출신 여성 위안리야(袁利亞·22)의 사망에 대한 공안의 조사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안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위대 규모를 수백명으로 보도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한때 시위대가 1만명까지 불어났다”는 목격자의 말을 전했다. 위안리야는 지난 3일 오전 4시쯤 자신이 일하던 이 건물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안은 “부검 결과 사인에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투신자살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위안리야가 건물 경비원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옥상에서 던져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와 동향인 안후이성 출신 농민공들이 몰려들어 시위가 시작됐다. 공안은 시위대가 도로를 봉쇄한 채 장시간 시위를 벌이자 무장경찰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와 진압 병력 사이에서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시위 재발을 우려해 해당 지역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최루액까지…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앞서 경찰·시위대 충돌

    최루액까지…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앞서 경찰·시위대 충돌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 현장에서 대한문 앞으로 이동을 시도하던 일부 참가자들이 이를 제지하던 경찰이 뿌린 최루액을 맞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 1500여명은 “쌍용차 분향소에 들러 목숨을 끊은 해고 노동자를 추모하겠다”며 대한문 앞으로 이동했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한 시간여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경찰 두 명이 부상했으며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은 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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