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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미완의 인터뷰/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완의 인터뷰/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다이칭(戴晴·76·본명 푸닝)의 친아버지 푸다칭은 천두슈와 함께 중국 공산당을 창당했고 저우언라이와 난창봉기를 일으켰다. 1940년 일본헌병대에 암살된 항일투사이기도 하다. 다이칭의 양아버지 예젠잉은 마오쩌둥과 대장정을 이끈 홍군의 영웅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10대 원수 중 한 명으로 추대됐다. 예젠잉은 절친이었던 푸다칭이 죽자 다이칭을 입양해 지극정성으로 키웠다.중국 인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두 아버지를 둔 다이칭은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시진핑 등 혁명가 자제들과 유복하게 자랐다. 공산당 간부의 자녀들이 입학하는 하얼빈 군사공정학원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부했다. 군 비리의 몸통으로 몰려 낙마한 쉬차이허우 전 군사위 부주석이 대학 친구다. 하지만 그녀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시위 때 시위대 편에 서면서 반체제의 길로 나섰다. 다이칭을 처음 만난 건 2015년 춘제(春節·설) 전날이었다. “마침 공안의 감시도 덜하니 만나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하자”며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허락했다. 손수 기른 유기농 쌀을 챙겨 주던 그녀의 얼굴에선 훙얼다이(紅二代·혁명 원로의 자손)의 권세도, 반체제 인사의 비장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고향집에 계신 어머니처럼 푸근했다. 다이칭을 다시 만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류샤오보(62)가 사망한 지난 13일이었다. 다이칭과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 광장에 함께 있었던 동지다. 광장이 유혈 진압된 직후 류샤오보와 함께 구속됐다. 이후 류샤오보는 공산당 체제 전복과 서구식 민주주의 도입을 주장했고 다이칭은 공산당 체제를 바탕으로 한 사민주의적 개혁을 외쳤다. 다이칭은 산샤댐 건설을 5년 이상 중단시킬 정도로 당국에는 눈엣가시였지만, 두 아버지 덕택에 다시 감옥에 가지는 않았다. 예상대로 다이칭과의 통화는 쉽지 않았다. “지금 연락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만 왔다. 드디어 지난 17일 통화가 이뤄졌다. “내가 오늘 태국에 왔어. 아예 떠나 온 거야. 류샤오보 문제로 매우 긴장된 날을 보냈어. 추모도 제대로 못하고 온 게 못내 아쉬워.” 다이칭은 중국을 떠난 이유를 설명했다. “베이징은 물가가 너무 비싸고 공기도 안 좋잖아. 나 같은 늙은이가 살기엔 적당하지 않아. 태국에 오니 방세가 절반도 안 돼.”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는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래도 중국 공민이야.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지. 젊은이들을 가르쳐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서면 인터뷰는 가능하다고 해서 이메일로 이런저런 질문을 보냈다. 다음날 문자가 왔다. “답변을 다 완성했는데 이상하게 메일 전송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중국 통신사 이메일 계정을 쓰고 있었다. “당국이 보기엔 민감한 내용이라 중간에서 계속 걸러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검열이 없는 구글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인터뷰 기사가 혹시 할머니의 이민 생활에 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자 친구, 중국에서 살아 보니 어때? 자유가 없다고, 공기가 나쁘다고 중국을 너무 미워하진 마. 나는 벌써 중국이 그리워. 류샤오보는 미국식 민주주의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아. 중국 인민의 힘을 믿고 싶어. 나중에 만나서 못다한 얘기를 하자구.” 좀더 자유로워진 중국 땅에서 다이칭과 다시 만나길 고대한다. window2@seoul.co.kr
  • 쿠르드·아랍연합군 “IS 근거지 ‘락까’ 일부 해방…전체 35% 탈환”

    쿠르드·아랍연합군 “IS 근거지 ‘락까’ 일부 해방…전체 35% 탈환”

    미군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이 국제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핵심 근거지 ‘락까’의 35%를 탈환한 것으로 17일(현지시간) 전해졌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SDF 소속 대원들은 이날 락까 중심부에서 IS 대원들과 격렬한 전투를 벌여 수세기 전에 지어진 구 모스크 주변 일대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지한 셰이크 아흐메드 SDF 대변인은 “락까의 야르무크 지역은 어제 해방됐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야르무크는 락까 동남부에 있는 외곽 도시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 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SDF가 락까 전체 지역 중 IS 점령으로부터 약 35%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SDF에 따르면 현지 주민 수백명이 지난 48시간 동안 IS 통제 지역에서 탈출했고, IS 대원 11명이 사살됐다. SDF는 지난해 11월 락까 탈환전을 개시해 수개월 간 이 일대를 포위했다가 최근 중심부로 진입을 시도했다. 반면 IS 연계 매체 아마크통신은 전날 락까 전투에서 SDF 대원 14명이 죽었다고 주장했으나 자신들의 피해 현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반정부 시위대 탄압으로 촉발된 내전이 6년 넘게 이어지면서 33만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정부는 나의 적이 아니다”… 류샤오보, 적이 없어 더 강했다

    작가 친구 예두 “두드리면 더 유연해져” 구심점 잃은 반체제 진영 위축 전망도 “내 자유를 빼앗아간 정부에 말합니다. 나에게는 적이 없습니다. 나를 감시하고 체포하고 심문했던 이들과 나에게 형을 선고한 이들은 나의 적이 아닙니다” 2010년 12월 10일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노르웨이 출신 배우 리브 울만이 대신 읽은 류샤오보의 법정 최후진술이다. 당시 류샤오보는 감옥에 있었고, 그가 앉아야 할 시상식 의자는 텅 빈 채로 남겨졌다. 류샤오보는 노벨상 소식을 부인에게 전해 듣고 “톈안먼 광장에서 희생된 영혼들에게 주는 상”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중국 정부는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류샤오보를 ‘체제의 적’으로 규정했지만, 류는 적이 없었다. 스스로 적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 류샤오보의 친구인 작가 예두는 14일 홍콩 명보에 “당국이 그를 100번 두드리면 그는 100배 더 유연해졌다”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당국엔 가장 큰 위협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체제에 저항하는 모든 힘은 류샤오보로 응집됐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였던 류샤오보는 1980년대 초반부터 중국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글로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톈안먼 시위를 주도했던 저우펑숴는 “학생 대표 상당수가 류샤오보를 흠모했었다”고 밝혔다. 톈안먼 사태 직전에 류샤오보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시위 소식을 듣고 고국으로 날아온 그는 광장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았다. 학생들의 요구가 정당하다며 단식에 돌입한 지식인 4명(톈안먼 4군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시위대가 군인의 총을 빼앗아 무장하는 단계에 이르자 기관총을 직접 부수며 비폭력을 외쳤다. 학생 대표였던 수쑤리는 “1989년 6월 4일 새벽 류샤오보가 시위대를 무장해제시키지 않았으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더 죽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톈안먼 광장이 유혈 진압된 이후 많은 동지들이 망명했다. 지인들은 물론 당국도 노골적으로 망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류는 “망명은 패배”라고 여겼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08 헌장’은 2008년에 작성됐다. 당시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시대였다.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이 유행했다. 중국 공산당은 서방의 체제를 마음껏 조롱했다. 이때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헌장을 발표했다. 당국의 눈에는 톈안먼 사태의 씨앗을 잉태한 이도 류샤오보이고, 톈안먼을 영속시키는 이도 류샤오보로 비쳐졌다. 중국 내 반체제 진영은 구심점을 잃고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명보는 “그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류샤오보의 죽음이 오히려 중국인들을 일으켜 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 제2, 제3의 류샤오보가 나타나면 통치가 어려워질 것이고, 류샤오보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면 더이상 견딜 수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IS와 최전선서 싸우다 쓰러진… ‘월가 점령’ 시위 상징

    IS와 최전선서 싸우다 쓰러진… ‘월가 점령’ 시위 상징

    전사 전 마지막 동영상에서 “딸아 같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 로버트 그로트(28)는 2011년 탐욕스러운 금융자본에 분노한 미국 시민들이 벌인 ‘월가 점령’ 시위의 상징이었다. 그런 그가 시리아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와 싸우다 지난 5일(현지시간)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12일 전했다.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그로트는 뉴욕에서 벌어진 월가 점령 시위에 응급 요원으로 참가했다. 그는 최루가스를 맞아 고통스러워하던 시민 카일리 데드릭을 도와주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으로 얼굴이 알려졌다. 둘은 연인으로 발전해 시위 현장인 맨해튼 주코티공원에서 함께 야영했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은 월가 점령 시위대 커플의 아기라는 뜻에서 ‘점령’과 ‘아기’를 합성한 ‘오큐베이비’로 불렸다. 그로트는 지난해 IS 격퇴전이 벌어지는 시리아로 건너가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 자원했다. 그는 합류 5개월 뒤 촬영된 영상에서 “내가 YPG에 입대한 것은 이 일이 쿠르드 혁명(독립)과 중동지역 전체를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전 세계에 촛불이 되기를, 좋은 사례가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로트는 또 전사하기 얼마 전 제작된 영상에 등장해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칭)와 싸워 세상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혼자 싸우던 그는 지난 5일 IS의 수도 격이자 싸움의 최전선인 시리아 락까 근교에서 전사했다고 YPG가 발표했다. 또 다른 미국인 자원병 니컬러스 앨런 워든도 6일 숨졌다. 그가 남긴 마지막 동영상은 그가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됐다. “모두를 사랑한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못한 말이 너무나도 많지만. 딸아, 같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靑 ‘일일드라마 청와대 사람들’… G20 비하인드 컷

    靑 ‘일일드라마 청와대 사람들’… G20 비하인드 컷

    청와대가 <일일드라마 ‘청와대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게재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관련 비공개 사진들.①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시간 비행 끝에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 전용기 기장과 악수하며 격려하고 있다. ②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저녁식사 중 컵라면을 함께 들고 웃고 있다. ③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문 대통령이 G20 다자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참모진과 새벽까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④ 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함께 G20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⑤ 송인배(사진 왼쪽부터) 제1부속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이태호 통상비서관이 G20에 반대하는 시위대 영향으로 도로가 통제되면서 1시간 반 동안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관가 인사이드] 집회중 화장실 알려주는 경찰… 누구, 세요?

    [관가 인사이드] 집회중 화장실 알려주는 경찰… 누구, 세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찰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대규모 집회·시위를 대하는 태도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관대해졌다. 그동안 경찰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단속’과 ‘통제’에 주력해 왔다면 현 정부 들어서는 ‘교통 관리’에 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민주노총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주최측 추산 5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 현장에는 단골처럼 등장하던 ‘차벽’이 설치되지 않았다.# 대형 집회에도 차벽 없고 물대포 배치 안 해 차벽이란 경찰이 집회 통제를 위해 경찰버스를 사람이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여 주차해 놓은 것을 말한다. 또 과격 시위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시위 현장 주변에 항상 대기시켜 놓던 살수차도 아예 꺼내 놓지 않았다. 투입된 경찰 병력의 규모도 확 줄었다. 박근혜 정부 집회 때에는 걸핏하면 100개가 넘는 중대(8000명)가 투입됐지만, 지난달 30일에는 대규모 집회임에도 75개 중대(6000명)가 투입되는 데 그쳤다. 또 경찰은 시위대 진압을 위한 경비경찰의 비중을 낮추고 질서 유지를 위한 교통경찰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그럼에도 과거에 빈발했던 집회에 참가한 시민과 경찰 간의 몸싸움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들에게 친절하게 화장실이나 편의점의 위치를 안내해 주는 경찰도 있었다. 당시 집회 현장을 찾았던 시민 최모(42)씨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시위 때에 비하면 경찰의 위압감은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경력을 줄였고 그것도 가급적 전면에 안 나오고 교통 중심으로 관리했다”면서 “이런 기조라면 앞으로도 차벽은 당연히 없다. 살수차도 배치하지 않고 교통을 중심으로 현장의 안전에 중점을 두고 집회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선 경찰서의 경찰관들도 정권 교체와 함께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의 기조가 바뀌었다는 것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종로경찰서의 한 형사는 “불법 집회에 대해 법집행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확실히 시위 문화가 평화적으로 달라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전 정부와 비교해 시위가 ‘톤다운’됐음이 피부로 느껴진다”면서 농담조로 “높은 곳(청와대)에 퇴진을 촉구할 대상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웃었다. 경찰은 또 ‘인권 경찰’로 거듭나려는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3일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수사 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이 청장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망했다는 논란이 일었던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사과하고 시위 현장에 물대포를 배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정권에서 경찰이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버텼던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변화다. # “수사권 조정 앞두고 보여주기 대응” 지적도 그러나 경찰의 변화된 모습이 지나치게 현 정권과의 ‘코드 맞추기’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주인이 바뀌었다고 어떻게 이렇게 금방 변할 수 있느냐”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경찰이 좌편향돼 불법 집회 시위까지 눈감아 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전해진다. 경찰의 변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고대하고 있는 경찰이 문 대통령이 ‘인권 경찰’을 주문하자 이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5월 청와대 브리핑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수 전제로 인권친화적 경찰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경찰 자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이 60년 숙원인 수사권 독립을 얻기 위한 ‘보여주기식’ 대응이라는 것이다. # “불법 시위 교통정리만 하다니…” 내부 비판 일각에서는 현 정권의 기조에 주파수를 맞추는 것이 경찰 수뇌부의 ‘승진 인사’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말들도 심심찮게 오가고 있다. 자신의 ‘영전’을 위해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태도를 이른바 ‘좌클릭’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검찰총장 후보자로 호남 출신인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지명되면서 차기 경찰청장은 비호남권 출신이 유력하다는 등의 하마평도 무성하다. 경찰 내부에서는 집회 시위 통제 강도가 약해진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의 권한과 위상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찰의 손발을 다 묶어 놓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경찰청 관계자는 “엄연한 불법 시위에 대해서는 경찰이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교통정리만 하면 경찰을 얕잡아 보는 시민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근에서 근무하는 한 순경은 “경찰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경찰 우두머리 나오라고 해’라며 소리를 지르는 과격 시위대가 여전히 청와대 주변에 있다”면서 “평화 시위와 과격 시위는 구분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베네수엘라 사태 새 국면… 야당 지도자 로페스 석방

    베네수엘라의 저명한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가 3년간의 수감 생활 끝에 석방돼 가택연금 상태에 들어갔다고 AFP통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4월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는 베네수엘라에서 야권의 핵심 인사인 로페스의 석방이 이뤄지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둘러싼 베네수엘라의 소요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이날 로페스는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결정으로 수도 카라카스 인근 군사감옥에서 풀려나 100여명의 지지자에게 둘러싸인 채 카라카스에 있는 자택으로 들어갔다. 로페스는 주먹을 치켜들고 베네수엘라 국기를 흔들면서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성명에서 “이 정권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베네수엘라의 자유를 쟁취할 때까지 싸울 것을 다시 한번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로페스와 함께 야당 지도자인 안토니오 레데스마 카라카스 시장과 다니엘 세발로스 산크리스토발 전 시장도 석방돼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로페스는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정치범이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 그는 2000~2008년 카라카스 인근의 차카오 시장을 지냈으며,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친정부 진영은 로페스가 부유층과 미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고 비판한다. 로페스는 2014년 43명이 숨진 반정부 시위를 조장한 혐의로 징역 14년을 선고받았으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에게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야당 ‘민중 의지’(Popular Will)를 창당했다. 지난 4월부터 91명의 사망자를 낸 반정부 시위에서 로페스의 석방은 야당과 시위대의 핵심 요구 중 하나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1대19’ 기후대응 외톨이 된 트럼프… 자유무역은 타협점

    ‘1대19’ 기후대응 외톨이 된 트럼프… 자유무역은 타협점

    독일 함부르크에서 8일(현지시간)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많다.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G19 간 자유무역주의에 대해서는 타협점을 찾았으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는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G20은 이날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마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각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불공정 무역 관행을 포함한 보호주의에 계속해서 맞설 것”이라면서 자유무역주의를 수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정당한 무역방어 수단을 인정”한다고 덧붙여 미국의 입장을 일부 반영했다. 이에 대해 독일 DPA통신은 “정상들이 자유무역과 특정 형태의 보호주의를 모두 인정하는 타협안을 도출했다”고 보도했다. 기후변화 대응 방안에 대해 미국과 G19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각국 지도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에 주목한다. 파리협정을 되돌릴 수 없음을 선언한다”면서 “각국의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파리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신속히 나아가겠다. 파리협정에 대한 강력한 공약을 재확인한다”며 견해 차를 인정했다. 공동성명은 별도로 “미국은 여타 국가들이 더욱 청정하고 효율적으로 화석연료에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데 긴밀하게 협력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을 뺀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면서 “20조 달러(약 2만 3000조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시장에서 스스로 발을 뺀 꼴”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고립됐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또 공동성명 발표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재고 거부 결정에 매우 당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특히 친분이 깊은 메이 총리는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협정 탈퇴 재고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에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은 없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언급하는 것에 반대했다. 호주 일간 더웨스트오스트레일리언은 9일 “중국과 러시아가 ‘G20이 경제를 주로 다루는 포럼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불량국가’(북한)에 대한 어떤 비판도 사실상 거부했다”고 전했다. 쉽지 않은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 채택을 이끌어 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호평도 따랐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독일은 파리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다른 19개국의 참여를 재확인하는 매우 어려운 협상을 주도했다”고 평했다. 각국 정상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인 이틀 동안 함부르크 시내는 ‘반(反)G20’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틀간 경찰 추산 5만명이 집회에 나섰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경찰 200여명이 다쳤고 시위 참가자 300여명이 구금 또는 체포됐다. 시위와 별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격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독일 일간 빌트는 지난 7일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대표단이 묵는 파크 하얏트 호텔이 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행사가 열리는 함부르크 메세 컨벤션홀에 있었다. 이에 대해 크렘린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G20 시위대 뚫고 피자 배달…獨 ‘배달의 기수’ 화제

    G20 시위대 뚫고 피자 배달…獨 ‘배달의 기수’ 화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반대 시위도 한 '배달의 기수'의 열정은 막아내지 못했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지 등 유럽언론은 G20 반대시위가 벌어진 독일 함부르크 시내 도로를 뚫고 피자 배달에 나선 한 남자의 영상을 전했다. 여러차례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대로 G20 기간 내내 함부르크 시내 곳곳은 약 10만 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몰려들어 큰 몸살을 앓았다. 이들의 과격 시위로 100여 명의 시위자들이 수감됐으며 200여 명의 경찰관도 부상을 당했다. 특히 반대 시위로 인해 각국 정상들의 이동시 안전이 확보되지 않자 예정된 회담들도 일부 차질을 빚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8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시위 여파로 결국 회담 자체가 취소됐다.    그러나 한 배달의 기수에게 전쟁터같은 시위 현장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피자 배달부는 혼잡한 시위대 사이를 오토바이를 타고 헤치며 목적지로 나아갔다. 이에 일부 시위대 사이에서 휘파람과 박수가 터져나올 정도. 현지언론은 "영상을 본 네티즌 사이에서 당장 배달부의 일당과 팁을 올려주라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G20의 진정한 승자"라며 치켜세웠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G20 성명 초안에 “美, 온실가스 감축 헌신”

    G20 성명 초안에 “美, 온실가스 감축 헌신”

    트럼프 vs 19개국 정상 이견 절충 주력 獨, 美 반발 가능성 사안은 우회적 표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VS 19개국 정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가운데 각국 정상은 기후변화·자유무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견해차를 좁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책과 자유무역주의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힘든’ 회담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발표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유무역을 거슬러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자유무역 지난 5월 G7 공동성명 수준 될 듯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장국 독일이 미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표현해 공동성명을 이끌어 낼 것으로 내다봤다. 공동성명 초안에는 ‘미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의 접근법에 굳건하게 헌신할 것을 단언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무역에 대해서는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 수준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개방을 유지하고, 보호주의를 배격하되 모든 불공정한 통상 관행에 단호히 맞선다’는 문장으로 “통상은 자유로워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절충점을 찾았다. 다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는 건 중국, 러시아의 반대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공식 개막에 앞서 행사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나 악수를 나눴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오른손을 내밀어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왼손으로 악수하는 푸틴 대통령의 팔꿈치를 여러 차례 가볍게 치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양국 정상은 G20 정상회의와는 별도로 양자회담을 했다.●시위 격렬해 멜라니아 숙소서 못 나오기도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폴란드 방문 중 아가타 코른하우세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인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무시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포착돼 풍자의 대상이 됐다. 이어 함부르크에서 숙소를 구하지 못해 또 한 차례 굴욕을 맛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함부르크 시내 중심 포시즌스호텔에서 묵으려고 했으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한발 앞서 객실 156개 전부를 예약하는 바람에 함부르크 상원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정작 살만 국왕은 G20에 불참했다. 이는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카타르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킨 사우디 정부의 조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것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反트럼프’ 뉴욕시장 반대집회 참가하려 독일행 한편 함부르크 현지에서는 6일부터 격렬한 ‘반(反)G20’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7일 낮까지 경찰 159명이 다치고 시위 참가자 45명이 구금됐다. 시위대가 행사장 주변을 막아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는 숙소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우회로를 이용하느라 정상회의장에 늦게 도착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G20 반대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독일로 출국하기도 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홍콩 간 시진핑 첫 일성 “일국양제 안정적 보장”

    홍콩 간 시진핑 첫 일성 “일국양제 안정적 보장”

    청년 접촉·민심 달래기 주력 속 내일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식 범민주파 대규모 거리 시위 예고 …총기 소지한 中전투부대가 경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반환 20주년을 맞는 홍콩을 찾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정오 부인 펑리위안과 함께 전용기로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해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9년 만에 홍콩을 방문해 기쁘다. 내 가슴속에는 늘 홍콩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시진핑의 홍콩 방문은 부주석 시절인 2008년 7월 이후 9년 만이며, 2013년 국가 주석 취임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방문 목적은 3가지”라면서 “첫 번째가 홍콩 특별행정구가 20년 동안 얻은 성과를 축하하기 위한 것이고, 공산당 중앙의 변함없는 홍콩 지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 두 번째 목적”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세 번째 목적에서 ‘홍콩의 새로운 미래 모색’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20년 경험을 반추하며 미래를 전망하고 일국양제가 안정적으로 실현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30일 오전에 섹콩 지역에 있는 인민해방군 홍콩주둔부대를 찾아 사열할 예정이다. 이후 소년경신(少年警訊)이라는 단체를 찾는다. 이 단체는 홍콩 경찰과 젊은층의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생긴 것으로, 중국 당국이 홍콩 젊은층을 중시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주권 반환 20주년 당일인 다음달 1일에는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 당선인과 내각의 취임선서를 주관한다. 한편 범민주파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진선은 30일 저녁 완차이에서 시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일 거리행진도 예고했다. 홍콩 정부는 전체 경찰관 2만 9000명 중 3분의1이 넘는 1만 1000명을 동원해 24시간 경비 태세에 들어갔다. 시 주석 내외와 수행단의 숙소인 완차이 르네상스 호텔과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이날부터 나흘간 일반인을 받지 않는다. 두 호텔과 컨벤션센터 부근에는 차량을 이용한 공격을 차단할 목적으로 2t 무게의 초대형 플라스틱 바리케이드 300개가 설치됐다. 시위대가 보도블록을 뜯어내 경찰에 던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도블록을 접착제로 붙이기도 했다. 홍콩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끌벅적 청와대 앞… 민주국가 됐네요

    시끌벅적 청와대 앞… 민주국가 됐네요

    주민들 “불편해도 이해해야” 주변 상인들 매출 상승 기대감“예전에는 낮에도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이 청와대 인근에 사는 주민까지 불심검문을 해서 좀 삭막했죠.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것을 보니 진짜 민주주의 국가가 된 것 같습니다.”-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 김모(60)씨 “소통을 강화한다니까 청와대 주변에서 밤낮없이 시위를 해서 시끄럽고 불편합니다. 인근 주민들을 생각해서 적어도 저녁 시간에는 시위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주민 이모(62)씨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개방된 지 사흘째인 28일 청운효자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부에서는 청와대 주변이 집회·시위의 장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상인들은 매출 상승을 기대했지만 주민들은 너무 많은 방문객 때문에 생활환경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한다. 이곳에서 25년간 거주한 김종훈(61)씨는 “시위대가 많아져서 주민들이 조금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합법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므로 주민들도 이해해야 한다”며 “지난 정권 말 대규모 시위에 비교하면 이 정도 불편은 충분히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김모(51)씨는 “청와대길 개방이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평가도 일리가 있다. 그렇다 해도 권위주의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 줘 국민의 갑갑함을 풀어 주는 효과도 분명 있다”고 전했다. 반면 남모(50)씨는 “지금이야 여론이 정권에 호의적이라 큰 문제가 없지만 지지율이 떨어지면 청와대 앞길에 1인 시위자가 모여들고, 일대에서 정권 찬반 집회가 열려 동네가 몸살을 앓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모(45·여)씨는 “1인 시위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청와대 주변 인도를 점령하면서 시위를 하는 것은 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문을 없애는 대신 주변 경찰 인력을 늘렸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뿐 아니라 주간 경호를 강화했다. 특히 공공에 개방된 쪽에 인원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르면 청와대, 국회, 헌법재판소 등 국가 주요 시설물 100m 안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다. 청와대 인근 집회·시위의 한계선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다. 1인 시위는 집시법 적용을 받지 않으나 위험 물질을 소지했을 경우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입이 저지된다. 주변의 카페, 상점 주인들은 유동인구 증가로 인한 매출 상승을 기대했다. 상점을 운영하는 한모(62)씨는 “개방 첫 주말인 다음달 1일에는 장사진을 이루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 내무부·대법원에 헬기 수류탄 공격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 내무부·대법원에 헬기 수류탄 공격

    수개월째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27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법원과 국회를 겨냥한 공격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과 AP통신, BBC방송 등이 전했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상공에 탈취된 경찰 헬기가 나타나 대법원 사무실 방향으로 총을 발사한 뒤 수류탄 2발을 떨어뜨렸으나 불발됐다고 밝혔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정보부 장관은 “조종사가 탈취한 헬기로 내무부에 총기 15발을 발사했으며 이후 가까이 있는 대법원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무부에 80여명이 참석한 행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칫하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법원이 휴정 중이어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당시 대통령궁에 있던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현 정권을 뒤흔들려는 테러 공격”이라며 곧바로 대공 방어 체제를 가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은 “수십 명이 죽거나 다치는 비극이 일어날 뻔했다”며 테러를 감행한 이들을 반정부 시위 세력으로 규정하고 체포하겠다고 선포했다.‘오스카 페레즈’라고 신원을 밝힌 남성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베네수엘라 범죄수사대(CICPC)‘ 특별대응팀 소속 조종사라고 소개하며 마두로의 폭압에 항거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내일이 돼서야 우리의 양심과 국민에게 심판받거나 오늘 당장 이 부패한 정부에서 해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군인과 경찰관, 공무원 연합을 대변해 발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거나 정당에 속해있는 것이 아니라 민족주의자이자 애국자”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 남성이 미겔 로드리게스 토레스 전 내무장관 밑에서 헬기 운전사로 일한 적이 있다며 토레스 전 내무장관과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토레스 전 장관이 좌파 지지자들을 결집해 현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이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토레스 전 장관 측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연루설을 즉각 부인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본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용의자가 베네수엘라 주재 미 대사관과 중앙정보국(CIA)의 지령을 받아 테러를 저질렀다며 미국이 반정부 시위의 배후라고 주장하면서 개헌 절차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베네수엘라 국회에서도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몰려와 수류탄과 폭탄 등을 터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지금까지 70명 이상이 숨지고 1000여명 이상이 다치는 등 극심한 혼돈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24시간 개방된 청와대 앞길의 다양한 모습

    [서울포토] 24시간 개방된 청와대 앞길의 다양한 모습

    28일 24시간 개방된 청와대 앞길. 1인 피켓 시위대와 사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길섶에서] 청와대 앞길/진경호 논설위원

    20여년 전 백악관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대통령 집무실이 아니었다. 담장 밖 잔디밭 여기저기에 놓여 있던 벤치와 그 벤치에 두 다리 쭉 뻗고 누워 있는 홈리스, 노숙자들이었다. 낯선 것도 잠시, 가만히 멈춰 세운 눈길 속에서 그들은 정지용 시인의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백악관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여기가 바로 미국”이라고 몸으로 말했다. 어제 청와대 앞길이 열렸다. 정확하게 말하면 낮에만 통행이 가능했던 종로구 효자삼거리~팔판삼거리 앞길을 밤에도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매일 저녁 차창을 빼꼼히 내리고는 “부암동 가요”라고 신고(?)해야 길을 내주던 검문소의 호가호위도 사라졌다. 지금도 청와대 앞이 1인 시위대의 집결지인 상황이고 보면 “여기가 바로 대한민국”이란 말이 나올 날도 머지않은 듯싶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 담 저쪽에 내가 있는 까닭이고 / 내가 사는 것은 다만 / 잃은 길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의 ‘길’ 마지막 구절처럼 청와대 주인도 ‘내가 있는 까닭’을 다시 열린 길에서 거듭 새겼으면 한다.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관광객 꺼져” 몸살앓는 베네치아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관광객 꺼져” 몸살앓는 베네치아

    “관광객은 꺼져라.”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 대형 가방을 끌고 나온 시위대가 등장했다. 대형 가방이 상징하는 것은 도시를 떠나는 베네치아 현지 거주민이다. 1950년대 18만명에 이르던 현지인 중 현재 남은 사람은 고작 5만명. 매일 아름다운 도시를 볼 수 있는 ‘메리트’를 버리고 떠나는 현지인의 배경에는 오버 투어리즘,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 있다.●‘투어리스트’와 ‘트리피케이션’의 합성어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여행객을 뜻하는 ‘투어리스트’와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인 ‘트리피케이션’의 합성어다. 주거 지역이 관광지가 되면서 기존 거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뜻하며, ‘과잉 관광’으로 해석되는 오버투어리즘도 비슷한 의미다. 베네치아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집집마다 배를 가지고 있어 언제든 외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붐비자 베네치아 정부가 개인 소유의 배를 운행하는 것에 제약을 뒀고, 베네치아 주민들은 마음대로 외출하는 것도 어려운 신세가 돼 버렸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상가를 빌려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내쫓기게 되는 것도 예삿일이 됐다. 같은 고통을 겪는 도시가 베네치아 한 곳만은 아니다. 바르셀로나, 몰디브, 베를린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도시들도 같은 고민을 겪고 있다. 독일의 베를린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해 주민들이 동네를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됐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성행으로 이어졌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베를린에 집을 가진 사람들은 현지에 거주하려는 주민들 대신 관광객들에게 더 많이 집을 빌려주기 시작했다. 베를린 현지인들은 점점 더 살 곳을 잃어 갔다. 이러한 현상은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지에서도 흔하게 마주하게 됐다. 이에 일부 국가와 도시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대안책을 내놓고 있다. 베네치아의 경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네치아의 중심지인 산마르코 광장의 출입 및 케밥(터키 대표 음식) 등 외국 음식 식당의 개업을 금지하는 대책에 이어 새로운 호텔 건축을 강력하게 막겠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의 성행 등으로 악순환이 계속되자 이를 세금으로 보전하는 도시도 있다. 하와이와 네바다주를 포함한 미국 주정부 20여개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관광객들로부터 관광세를 거둬 세수를 늘리고 이를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용한다. 에어비앤비로 갖은 고초를 겪은 프랑스 파리와 암스테르담 역시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하는 숙박객들에게 관광세를 걷어 시 당국에 납부한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장에 대해 현지인만 장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규정했다. 또 관광객이 타고 오는 대형 차량의 주차를 막고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공유 서비스를 불허하는 등 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눈에 띄는 사례는 부탄이다. 부탄은 협력조약을 맺은 인도와 몰디브,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모든 외국인 관광객에게 비자를 발급받고 숙박과 식사, 가이드, 교통 등이 포함된 관광 상품을 사전에 구입해야 방문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게 거둬들인 관광 수입은 무상 교육과 무상 의료 등 복지예산에 활용된다. ‘높은 부가가치와 적정수의 입국자’를 목표로 내건 부탄 관광위원회는 입국자 수를 제한하는 대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관광위원회에 따르면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4분의1, 인구는 75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에 지난해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20만명이다. ●현지인·현지 문화 존중하는 ‘공정여행’ 필요 농업과 관광업이 주요 2대 경제 수입원이라는 면에서 보면 20만명이라는 숫자는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지만, 부탄의 관광정책은 ‘공정여행’(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의 대명사로 꼽힌다. 비싼 비자 발급 비용과 관광세를 지불해야 하고, 반드시 가이드를 고용해야 하는 이러한 규정은 특히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현대의 여행객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부탄은 이러한 규정으로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부탄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왔다. 방학을 맞아 여름휴가를 맞아 꿈에 그리던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인들로부터 ‘(관광객은) 꺼져라’ 식의 환영을 받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유쾌하지 않다. 반대로 슬리퍼를 신고 오가는 동네 슈퍼 앞이, 혹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단 몇 시간이면 훌쩍 가 볼 수 있는, 아끼는 국내의 어떤 도시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 차 있는 낯선 풍경도 유쾌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잠시 머무는 그곳이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워야 하는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huimin0217@seoul.co.kr
  • [포토] 런던 반정부 시위대 “인재(人災) 못막은 메이 정권 퇴진해야”

    [포토] 런던 반정부 시위대 “인재(人災) 못막은 메이 정권 퇴진해야”

    22일 최소 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런던 아파트 화재가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나자 메이 정권 퇴진 운동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관할 당국은 사고 전 화재장소인 영국 런던 그렌펠타워에 대해 16차례 안전 점검을 하고도 사용이 금지된 가연성 외장재가 리모델링에 쓰였다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외장재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이 들어간 것으로 영국은 18층 이상 고층건물에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그들’은 당신의 여행을 반기지 않는다

    [송혜민의 월드why] ‘그들’은 당신의 여행을 반기지 않는다

    “관광객은 꺼져라(Tourists, Go Away!)“ 물의 도시 베니스에 대형 가방을 끌고 나온 시위대가 등장했다. 대형 가방이 상징하는 것은 도시를 떠나는 베니스 현지 거주민이다. 1950년대 18만 명에 이르던 현지인 중 현재 남은 사람은 고작 5만 명. 매일 아름다운 도시를 볼 수 있는 ‘메리트’를 버리고 떠나는 현지인의 배경에는 오버 투어리즘,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 있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여행객을 뜻하는 '투어리스트'와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인 '트리피케이션'의 합성어다. 주거지역이 관광지가 되면서 기존 거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뜻하며, ‘과잉 관광’으로 해석되는 오버투어리즘도 비슷한 의미다. ◆집값 상승에 교통불편, 생계곤란 베니스 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집집마다 배를 가지고 있어 언제든 외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붐비자 베니스 정부가 개인 소유의 배를 운행하는 것에 제약을 뒀고, 베니스 주민들은 마음대로 외출하는 것도 어려운 신세가 돼 버렸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상가를 빌려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내쫓기게 되는 것도 예삿일이 됐다. 같은 고통을 겪는 도시가 베니스 한 곳만은 아니다. 바르셀로나, 몰디브, 베를린 등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세계적인 도시들도 같은 고민을 겪고 있다. 독일의 베를린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해 주민들이 동네를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됐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 최대 숙박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성행으로 이어졌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베를린에 집을 가진 사람들은 현지에 거주하려는 주민들 대신 관광객들에게 더 많이 집을 빌려주기 시작했다. 베를린 현지인들은 점점 더 살 곳을 잃어갔다. 이러한 현상은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지에서도 흔하게 마주하게 됐다. 이에 일부 국가와 도시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대안책을 내놓고 있다. 베니스의 경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니스의 중심지인 산마르코 광장의 출입 및 케밥(터키 대표 음식) 등 외국 음식 식당의 개업을 금지하는 대책에 이어 새로운 호텔 건축을 강력하게 막겠다고 밝혔다. ◆여러 대안 내놓지만 효과는 글쎄 에어비앤비의 성행 등으로 악순환이 계속되자 이를 세금으로 보전하는 도시도 있다. 하와이와 네바다주를 포함한 미국 주정부 20여 개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관광객들로부터 관광세를 거둬 세수를 늘리고 이를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용한다. 에어비앤비로 갖은 고초를 겪은 프랑스 파리와 암스테르담 역시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하는 숙박객들에게 관광세를 걷어 시 당국에 납부한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장에 대해 현지인만 장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규정했다. 또 관광객이 타고 오는 대형 차량의 주차를 막고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공유서비스를 불허하는 등 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눈에 띄는 사례는 부탄이다. 부탄은 협력조약을 맺은 인도와 말리브,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모든 외국인 관광객에게 비자를 발급받고 숙박과 식사, 가이드, 교통 등이 포함된 관광 상품을 사전에 구입해야 방문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게 거둬들인 관광수입은 무상 교육과 무상 의료 등 복지예산에 활용된다. ‘높은 부가가치와 적정수의 입국자’(High Value Low Volume)를 목표로 내건 부탄 관광위원회는 입국자 수를 제한하는 대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자가 확고하다. 관광위원회에 따르면 국토면적이 한반도의 4분의 1, 인구는 75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에 지난해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20만 명이다. 농업과 관광업이 주요 2대 경제수입원이라는 면에서 보면 20만 명이라는 숫자는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지만, 부탄의 관광정책은 ‘공정여행’(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의 대명사로 꼽힌다. 비싼 비자 발급비용과 관광세를 지불해야 하고, 반드시 가이드를 고용해야 하는 이러한 규정은 특히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현대의 여행객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부탄은 이러한 규정으로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부탄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현지인, 현지 문화 존중하는 공정여행 필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왔다. 방학을 맞아, 여름휴가를 맞아 꿈에 그리던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인들로부터 ‘(관광객은) 꺼져라!’ 식의 환영을 받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유쾌하지 않다. 반대로 슬리퍼를 신고 오가는 동네 슈퍼 앞이, 혹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단 몇 시간이면 훌쩍 가 볼 수 있는, 아끼는 국내의 어떤 도시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 차 있는 낯선 풍경도 유쾌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잠시 머무는 그 곳이,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워야 하는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송강호X유해진X류준열 ‘택시운전사’ 2차 예고편 공개 “8월 개봉 확정”

    송강호X유해진X류준열 ‘택시운전사’ 2차 예고편 공개 “8월 개봉 확정”

    배우 송강호의 차기작이자 유해진, 류준열과의 첫 만남. 그리고 ‘피아니스트’ 등으로 알려진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택시운전사’가 오는 8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택시운전사’가 오는 8월 개봉을 확정 짓고 2차 메인 예고편을 최초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2차 메인 예고편은 1980년 서울 시내의 전경이 펼쳐지며 시작된다. 그 속에서 시위대 때문에 막힌 도로를 피해 운전하던 중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 때문에 백미러가 부숴지자 울상을 짓고, 자동차 정비소에서 수리비를 깎는 ‘김만섭’(송강호)의 모습은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고생스러운 일상 속에서도 밝고 생활력 강한 성격을 단번에 보여준다. 또한 광주로 향하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피터)’(토마스 크레취만)와 그의 손을 무작정 잡고 “타타타”라며 자신의 택시에 태우는 ‘만섭’의 만남은 앞으로 이들이 겪을 일들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삼엄한 경계로 광주에 들어갈 수 없었던 ‘만섭’이 광주로 갈 수 있는 샛길을 한 노인에게 물어보고 “거기가 어딥니까?!”라고 외치는 장면, 광주에 도착해 이들이 처음 만난 광주 대학생 ‘구재식’(류준열)이 ‘위르겐 힌츠페터(피터)’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더듬더듬 “알 유 아… 리포터?”라고 물어보는 장면까지. 보기만 해도 웃음이 지어지는 장면들은 관객들이 영화를 기다리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여기에 먼 길을 달려온 ‘만섭’과 ‘위르겐 힌츠페터(피터)’에게 소박한 진수성찬을 대접하는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유해진), 갓김치를 먹고 매워하는 ‘위르겐 힌츠페터(피터)’와 이를 보고 웃는 사람들의 모습은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순수함과 말이 아닌 마음으로 통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하며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훈훈했던 분위기에서 멀리서 총소리가 울려퍼지자 모든 것이 달라진다. 광주를 취재하러 온 ‘위르겐 힌츠페터(피터)’를 쫓는 군인들과 이들을 피해 도망치는 ‘만섭’ 일행의 모습은 광주의 심상찮은 상황을 고스란히 전하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느끼게한다. 마지막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광주의 상황을 보게 된 ‘만섭’이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라는 대사와 함께 눈물을 보이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한 구석의 울컥함을 이끌어내며 ‘택시운전사’가 선사할 강렬한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더한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택시운전사’의 2차 메인 예고편은 조용필의 불후의 명곡, ‘단발머리’의 경쾌한 멜로디가 더해져 더 큰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1979년에 발표된 ‘단발머리’는 많은 한국인의 그 시절 감정을 대변하는 노래로,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가 흘러나오는 순간, 보는 이들을 ‘김만섭’의 택시를 타고 1980년으로 그 시절로 안내할 것이다.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을 전하는 2차 메인 예고편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영화 ‘택시운전사’는 2017년 8월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위수령 발동/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위수령 발동/손성진 논설실장

    6월 항쟁 30주년이 지났다. 민주화의 성취는 1970년대와 80년대의 독재에 대한 항거의 결과지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장발을 흩날리는 학생들이 줄지어 스크럼을 짜고 ‘독재타도’를 외치며 교문 쪽으로 뜀박질을 한다. 동시에 1개 중대 병력보다 많은 전경이 군홧발 소리도 요란하게 학생들을 향해 돌진하며 최루탄 수십 발을 터뜨린다. “흔들리지 흔들리잖게….” 학생들의 외침은 절규로 변한다.교정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젊은피들의 몸을 던진 시위가 벌어졌다. 저항은 탄압으로 이어져 학생들은 구속되고, 고문을 당했다. 1965년의 한·일 수교 회담, 1969년의 3선 개헌, 1972년의 10월 유신을 거치며 저항은 더욱 거세졌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육군 부대가 한 지역에 계속 주둔하면서 질서를 잡도록 대통령령으로 만든 것이 위수령이다. 위헌·위법적이었다. 위수령은 1971년 서울의 대학가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1차 발령되었다. 두 번째는 1979년 ‘부마 사태’ 당시 마산 일원에 내려진 것으로 이는 ‘10·26 사태’를 부른 계기가 됐다. 위수령이 내려지면 무장한 군인들이 학내로 진입해 학생들을 군홧발로 짓밟았다. 1971년 10월 15일은 마침 서울대 개교기념일이기도 하여 불상사가 없었으나 고려대를 비롯한 다른 대학에선 군인들이 학생들을 구타하고 끌고 갔다. 대학은 군인들이 진주하여 폐쇄됐다. 전두환 정권에서 대학가 시위는 더 격렬해졌다. 잔디밭이나 옥상에서 시위 현장이 포착되는 순간 교정 곳곳에 사복 차림으로 위장해 있던 ‘백골단’들이 시위자를 덮쳤다. 짓밟다시피 해서 제압해서는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갔다. 은폐된 진실을 바깥으로 알리려면 교문 밖으로 나가야 했다. 스크럼을 짠 학생 시위대는 대형 철문으로 돌진했다. 때로는 돌과 화염병이 난무했다. 불어나는 시위 학생의 숫자보다 곱절이나 많은 전경이 학교를 에워쌌다. 전경들은 교정을 병영 훈련장처럼 휘젓고 다녔다. 교정에는 늘 최루탄 가스 냄새가 진동했다. 꿈쩍하지 않는 현실에 무모한 도전을 감행해 비참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몸에 불을 붙이거나 옥상에서 뛰어내리거나 할복을 시도해 목숨을 끊었다. 독재 권력에 경고하고 세상을 일깨우려는 최후의 몸짓이었다. 서울 평화시장 미싱사로 일하던 전태일은 1970년 11월 13일 열악한 근로조건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했다. 또 1975년 당시 서울대 농대 학생이던 김상진은 할복하고 자결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지만 희생은 너무나 컸다. 김상진, 박종철, 이한열 같은 아까운 청춘들이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고 말았고 고문과 오랜 감옥 생활에 정신적인 후유장애를 겪고 있다. 사진은 1971년 10월 위수령 발동으로 연세대 교정을 점령한 군인들. 손성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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