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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익 창출’ 이유 음주운전자 구제판결 논란

    법원이 공익을 창출했다는 이유로 면허가 취소된 음주 운전자를 구제하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국립대 교수 A씨는 지난 해 7월 혈중 알코올 농도 0.228%의 만취 상태에서 택시를 탔다. A씨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 도착했지만 자기집 동·호수를 기억하지 못해 택시운전사와 함께 아파트 단지를 헤맸다. 그러다 A씨는 택시운전사와 실랑이를 벌였고 운전사가 집을 찾기 위해 시동을 켜둔 채 잠시 차에서 내린 사이 운전석에 올라 단지 안에서 100m를 운전했다. 그는 연락을 받고 나온 가족과 아파트 경비원의 만류로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택시운전사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로 A씨의 면허를 취소했다.A씨는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지방 출장 등이 잦은 관계로 면허 취소는 부당하다.”며 서울경찰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이효두 판사는 7일 “교통 안전에 관한 공익을 침해한 전력이 있지만 바람직한 시민으로서 모범을 보이며 건전한 사회, 문화적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해 침해한 공익을 벌충한 공익창출의 공로가 인정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의 면허가 취소돼 얻을 수 있는 공익이 A씨가 받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경의선 복선전철공사 어디쯤 왔나

    경의선 복선전철공사 어디쯤 왔나

    수도권 서북부를 북으로 관통하는 경의선 복선전철공사가 올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다. 대부분의 공정이 끝나는 2007년이면 ‘추억과 낭만’을 간직했던 기존의 미니 ‘역사(驛舍)’들은 ‘역사(歷史)’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지난 96년 부터 시작된 용산∼문산간 48.6㎞ 경의선 복선전철사업은 당초 올해 완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신∼탄현간 일산 구간과, 서울시 구간 가좌∼성산간 지하화 요구로 공정이 지연됐다. 최근 일산구간은 지상화하고 가좌∼성산간 구간은 지하화하기로 가닥이 잡혀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 됐다. 그동안 투입된 공사비는 2900억원에 이른다. 일산구간 지하화가 좌절된 고양시의 횡단시설물·방음벽 등 설치 요구와 이에 따른 설계변경 등을 포함해 앞으로 최소 8000억원의 추가 공사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총 공사비가 1조원을 훌쩍 넘지만 신설공사에 비하면 약과다. 일제는 지난 1906년 대륙경영의 야욕을 품고 서울∼사리원∼평양∼신의주간 518.5㎞의 복선 군용철도인 경의선을 부설했다.1945년 해방이후 서울∼개성간 74.8㎞ 구간만 단축 운행되다 51년 6월12일 전쟁의 와중에서 남북간 운행이 중단됐고 이후 복선 레일 한쪽을 걷어내고 단선으로 운행됐다. 복선전철 공사는 100년전 기존 노반을 활용해 선형을 최소 회전 반경으로 보강, 복선레일과 교량·고가철로·전철주 등을 신설해 현재 디젤 열차 대신 전기철도가 다니도록 하는 공정이다. 경의선 복선전철의 설계속도는 120㎞에 이른다.50m마다 전철주가 세워지고,10m에 16개씩 강선이 들어있는 콘크리트 침목이 깔린다. 노반의 폭은 12m30㎝. 현재 하루 편도기준 26회 운행이 가능하고 실제론 20회(운행시간 1시간 10분)만 운행 중인 선로용량이 288회로 늘어 수도권 전철 수준인 5∼6분에 한 대씩의 여객열차와 화물열차의 통행이 이뤄진다. 소음·진동이 심한 현재의 ‘디젤 통근형 통일호열차’도 쾌적한 전기열차로 모두 교체된다. 이렇게 되면 용산∼문산간은 현행 1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운행시간이 단축된다. ●한반도∼유럽을 잇는 중심철도로 남북통일 전진기지인 고양·파주 등 신도시와 대규모택지개발지구,LG필립스 LCD 등 산업단지를 서울과 연결하는 출·퇴근 교통수단뿐 아니라 개성공단 등 남북간 인력·물자수송의 주 통로가 된다. 미래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계, 한반도와 유럽을 잇는 대동맥을 지향할 수 있게 된다. 경의선 복선전철은 1공구(용산∼가좌) 6.89㎞는 인천공항∼서울 연결 철도를 시설중인 인천국제공항철도주식회사에서 지하 7∼8m에 시공한다. 공항철도는 같은 노선 지하 30m 지점에 시설된다.2공구(가좌∼행신) 10.462㎞,3공구(행신∼탄현) 13.998㎞,4공구(운정∼문산) 17.25㎞는 각각 쌍용토건·남광토건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지역본부에서 시행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 관계자들은 “금촌시가지를 우회하는 3.8㎞의 금촌고가철로 공사 등 난공사 구간이 있지만 예산만 제때 조달된다면 기술적인 애로점은 없다.”며 “다만 기존 운행구간에서 시공 작업이 이뤄지므로 안전을 완벽하게 확보하는게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한다.2007년까지 대부분의 토목공정이 끝나지만 이후 레일부설과 신호·전기시설, 시운전(6개월)이 필요해 개통까지 1년이 더 걸릴 예정이다. ●남북 열차 통행 1년후 가능 지난해 6월14일 경의선 군사분계선상에서 남북철도연결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그러나 이후 개성공단 인력과 물자 등 남북교류는 남북연결도로로만 이뤄졌다. 남측은 문산∼군사분계선까지 12㎞의 경의선을 복구하고 임진강·도라산역을 신설하는 공사를 2000년 9월 착공해 완공했으나, 북측은 분계선∼개성간 15.3㎞를 복구하고 판문·손하역을 신설하는 공사를 2002년 시작, 현재 궤도 공사만 마친 상태다. 신호·통신·전력과 역사공사가 안돼 있다. 남북은 지난해 6월5일에 열린 9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2004년까지 나머지 공사를 마치기로 합의했었다. 철도공사는 도라산역을 증축하고 개성공단 교류협력을 위해 마련한 임시 출입국관리시설(CIQ)을 영구시설로 대체하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북측의 공사진척을 가다리고 있다. 문산 이북은 북측이 공사를 완료해도 일단 단선으로 운영하고 복선 건설은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기존 철로는 어떻게 되나 경의선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현재의 서울∼신촌∼가좌역 구간 기존 철로는 KTX와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등이 수색차량기지와 화전∼행신 사이 KTX 차량기지를 오가는 선로로 활용된다. 여객과 화물은 다니지 않고, 청소와 수리·대기후 출발을 위해 서울·용산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회송열차들만 이용한다. 지하 구간인 용산∼성산구간 중 용산∼가좌간의 기존 지상 철로는 폐선될 예정이다. 용산∼수색간은 원래 용산선으로 운영됐으나 현재는 그중 용산∼서강 사이는 상당부분 레일을 걷어내 이미 폐선된 상태이고, 서강∼가좌 구간은 대·소화물과 연탄 등의 화물전용 수송노선으로 쓰이고 있다. 폐선되는 노선의 노반과 주변 철도부지의 장기적인 활용 방안을 놓고 철도공사와 서울시는 공원조성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다. 경의선 복선 1공구의 신설되는 공덕역과 연남역(홍대입구역)은 인천국제공항철도와 경의선복선전철역으로 함께 사용된다. 공덕역은 지하 2층 5000평, 연남역은 지하 4층 4500여평의 역사가 지어진다. 경의선 복선은 당초 용산∼가좌 구간만 지하화할 예정이었으나 도심지 지역 단절과 소음·교통장애 등을 지적한 주민들의 요구로 가좌∼성산간도 지하화하기로 했다. 철도공사가 일산구간은 주민들의 끈질긴 요구에도 지하화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가좌∼성산은 수용한 것은 지상 철도부지 매각 등을 통해 지하화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낭만의 미니驛舍 추억속으로 경의선 서울역∼도라산역까지 모두 19개의 역이 있다.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기점이 서울역에서 용산역으로 바뀐다. 용산역부터 북쪽으로 효창·공덕·서강·연남·가좌·성산·수색(이상 서울시구간), 화전·강매·행신·능곡·대곡·곡산·백마·풍산·일산·탄현(고양구간), 운정·금릉·금촌·월릉·봉암·문산·운천·임진강·도라산(파주구간)까지 27개역이 운영된다. 복선전철은 문산역까지이다. 공덕·연남·성산·풍산·탄현·금릉·봉암·운천 등 8개 역은 새로 생긴다. 나머지 역도 지난 2001년말 준공된 문산역을 제외하고 모두 개량된다. 이때 기존역은 모두 원형을 잃게 된다. 경의선의 기존역들은 대부분 지난 1938년을 전후해 지어져 60년을 넘은 낡은 건물이다. 커봐야 100평을 넘지 않는 단층 역사에 들어서면 전면의 개찰구를 중심으로 좌우에 매표창구와 승객들이 잠시 열차를 타기 전 쉬거나 이별과 만남이 이어지던 빛바랜 나무 장의자들이 배치돼 있다. 때론 술취한 이들이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뉘었고, 수많은 이들의 추억과 낭만, 삶의 고단함이 오랜 세월 함께 배었던 공간이다. 그나마 곡산·탄현·운정·월롱 등엔 역무원도 배치되지 않고 승차권도 철도청 매표대행소에서 구입하거나 그냥 승차한 후 열차 객실 승무원에게 정산한다. 그러나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이들 미니역과 주변은 상전벽해처럼 변하게 된다. 현재 새 역사 신설공사가 이미 착수된 곳은 수색·행신·월롱역이다. 나머지도 앞으로 3년간 모두 신설되거나 지상·지하·선상·선하역으로 바뀐다. 개량대상으로 지금은 보잘 것 없는 금촌역은 고가철로 아래 연면적 1000평짜리 현대식 선하역사로 탈바꿈한다. 백마역도 2000평 규모로 개량되고, 운정역도 700평 규모로 커진다. 지하에 신설되는 연남역은 무려 4000여평 규모에 이른다. 경의선복선구간은 용산에서 경부선·경의선, 공덕역에서 5호선 전철, 서강역에서 2호선 전철이 연결되고 성산역은 6호선 환승역이다. 대곡역에선 서울지하철 일산선이 연결된다. 경의선 주변 역세권 개발과 관련해 부동산은 이미 오를만큼 오른데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이고 경기위축까지 겹쳐 현재는 땅값의 추가 상승이 멈칫한 상태다. 그러나 역사들이 새모습을 드러낸 후에는, 주변에 산재한 전원주택지 매기까지 합쳐 여건변화에 따라서는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세브란스병원 노래봉사단 ‘하예성’ 김범영 회장

    세브란스병원 노래봉사단 ‘하예성’ 김범영 회장

    “인간은 고통이 아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작은 메아리일지라도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한가닥 희망과 사랑이 됐으면 합니다.” 올해의 국민적 화두 중 하나가 ‘희망’이 아닐까. 노래봉사단 ‘하예성’은 25년째 용기와 희망의 전도사 역할을 해오고 있다. 1981년 음악을 사랑하는 7명의 남자들이 병마와 힘겹게 싸우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노래봉사’를 시작했다. 이른바 ‘사랑의 아카펠라’를 주창한 것.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반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어김없이 이들을 만날 수 있다. ‘하예성’ 합창단의 김범영(52·이화여대부속초등 음악교사) 회장. 그는 “사회가 각박해질수록 희망의 메시지는 더욱 필요하고 소중해진다.”고 평소의 지론을 펼친다. 그는 이어 “처음 노래봉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 미처 몰랐다.”면서 지금까지 군부대 및 전국 재활원 방문 등을 제외한 ‘목요일의 노래’만 하더라도 어림잡아 1100일은 넘게 불렀다고 했다. 현재 회원은 모두 18명. 매주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회원은 10∼15명이며 20대에서 60대까지의 연령층을 이루고 있다. 작업 또한 대학생·교사·대기업 연구원·일반 기업체 직원·기업인·택시운전사 등 다양하다. 김 회장은 “봉사활동 중 노래에 감동을 받아 즉석에서 회원으로 합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박영조(51·효성그룹 계열사 사장)씨는 1998년 아버지 박두진 시인의 장례식을 치를 때 따뜻한 ‘하예성’의 노래를 잊지 못해 곧바로 합류했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가장 열성적인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병훈(39)씨는 본인이 환자였던 경우.4년 전 뇌종양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목요일의 노래’를 처음 들었다. 그해 12월 성공적인 수술후 건강을 되찾으면서 참여했다.‘하예성’ 출범 시기에 태어난 김 회장의 아들 김주헌(23)씨도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아카펠라는 반주 없이 오직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이뤄지는 합창이기 때문에 팀원들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무반주 합창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조화와 균형을 배워가고 있다는 그는 “건강한 몸으로 봉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며 웃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재산 50%나눴지만…상처뿐인 기러기 아빠

    유학생 자녀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외국에 체류하다 현지인과 동거하게 된 아내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낸 ‘기러기 아빠’가 승소했다. 그러나 가정결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남편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A(55)씨는 1994년 두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기러기 아빠’ 생활을 시작했다. 아내도 따라 갔지만 자녀들이 자리잡는 대로 귀국하기로 했다. 그러나 뒷바라지를 위해 아내가 계속 체류하게 되자 A씨는 현지의 아파트를 아내 명의로 구입해 줬다. 은행지점장으로 일하던 A씨는 이 무렵 퇴직하고 다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2년 만에 부도를 냈다. 다른 회사 임원으로 취업했으나 역시 부도로 그만두게 됐다.A씨는 고전하면서도 4년여 동안 2억 4000만여원을 송금했다. 결국 A씨가 유학비용을 보내주지 못하자 1998년 1월 귀국한 아내는 같이 나가자고 했지만 A씨는 다니던 회사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며 거절했다.A씨는 재산탕진을 우려하는 아내에게 아파트를 아내 명의로 이전하고 1억원을 추가로 줬다. 하지만 아내는 그해 3월 다시 들어와 “당신을 풀어줄 테니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대로 하라.”며 외국으로 떠났다. 아내는 다음해 7월 정식으로 이혼을 요구했다. 아내는 민박, 관광안내, 통역 일로 생활비를 댔다. 그러다 아들의 지도교수와 사귀게 돼 2001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A씨는 택시운전 등을 하며 번 돈을 딸에게 매월 500달러씩 송금하고 재회를 희망하는 이메일만 몇번 보냈다.A씨는 지난해 10월 아내가 동거 중이고 아파트 처분을 위해 귀국했다는 사실을 듣고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아내도 “이미 재산분할 합의를 해, 해줄 수 없다.”며 A씨의 경제적 무능과 허황된 행동, 생활비 미지급 등을 혼인 파탄의 책임으로 물어 이혼 및 위자료 5000만원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부도속 10년간 두자녀 유학 뒷바라지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 이강원)는 2일 두 사람의 이혼 소송에서 “부부는 이혼하고 부인은 남편에게 재산분할로 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는 방문이나 연락을 하는 등 혼인생활을 회복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오랜 별거로 이어졌다.”면서 “혼인파탄의 원인은 대등하므로 재산을 50%씩 나눠 가지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울러 “A씨의 경제적 무능 등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됐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부인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광장] 앙시앵레짐 해체 이후/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앙시앵레짐 해체 이후/이목희 논설위원

    판매부수가 중간규모인 신문사에서 판매부수가 가장 많은 신문사로 자리를 옮긴 선배가 있었다. 그분이 말하기를,“작은 데 있을 때는 장관을 자주 만나기 어려웠다. 큰 신문의 기자로 다시 출입처를 나가니 완전히 달라지더라. 단독으로 식사하자는 제안이 수시로 들어왔다. 여러 뒷얘기를 해주고, 자문도 구하더라.”는 것이다. 장관실 앞에 기다리고 있다가 한마디 귀동냥한 뒤 쓴 기사와, 장관과 장시간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눈 뒤 쓴 기사가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불문가지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지 내일이면 2년이 된다. 언론계 취재현장에서 이러한 앙시앵 레짐(구체제)은 깨졌다. 그러면 다수 기자들이 기뻐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듯하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에 대한 관료와 정치인들의 경계가 지나치다 보니 모두의 취재가 도리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많은 기자들은 말한다. 취재 얘기로 시작했지만 신문사 경영도 마찬가지다. 구체제의 기득권은 줄고 있다. 그렇다고 신체제에서 더 나은 여건이 됐다고 하는 측도 없다.20년 기자생활을 했어도 참여정부가 그리는 언론개혁 청사진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는다. 여당의 언론법안이 국회를 통과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언론전체를 핍박하는 결과만 있을 것이란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언론뿐이 아니다. 도처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 의사는 “참여정부가 의사 봉급을 월 300만원을 기준으로 해 의료정책을 짜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의사에게 가는 ‘파이’가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환자가 경제적 이익을 봐야 하는데 그런 얘기는 없다. 재벌개혁을 하면 노동자·서민들은 좋아해야 하지 않는가. 택시운전기사, 영세음식점 주인이 현 정부를 극렬히 비난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경제가 나쁘다는 하나의 이유로 치부하기엔 상황이 심각하다. 기득권을 잃은 불평은 있어도, 새 혜택을 보았다는 쪽은 없다. 노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가 바닥을 치는 이유와 관련있다.4대 입법이 난항을 겪는 근본적 배경도 된다. 불합리한 현상이 깨지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새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 정부는 재벌, 관료, 검찰, 군, 언론, 사학 등의 권위를 해체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고 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제시되면 현재가 힘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정부·여당을 배척하지 않을 것이다. 해체작업의 주도세력도 명료해질 필요가 있다.386과 주사파에 얹혀 있다는 일방적 비난을 왜 듣는가. 곧 집권 3년차를 맞는 노무현정부는 새 집을 지어야 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권이 내년 남북정상회담, 획기적 신용불량자 대책 등에 이어 내후년 개헌을 공론화하면서 새 구도를 잡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이라면 옳지 않다.‘깜짝쇼’식 청사진은 신체제를 만들지 못한다. 해체가 덜 된 부분이 있더라도 연연하지 말라. 시간이 많지 않다. 분야별로 신질서를 주도할 세력을 명확히 하고 이들에게 힘을 주어야 한다. 내년초 예정된 개각과 그에 이은 여권 인사를 통해 신질서의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청사진의 방향은 세가지면 된다. 첫째, 서민들이 “정부가 우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을 체감으로 갖도록 해야 한다. 둘째, 노·사·정과 정치권이 모두 포함되는 사회적 대화합이다. 부정부패, 차별, 부조리가 대체로 척결됐다고 판단되면 대사면 프로그램을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북문제와 안보 분야에서 국민들의 우려를 씻어 주는 것이다. 어려운 로드맵을 만들지 말라. 단순명쾌한 캐치프레이즈와 실체적 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광명시, 쓰레기소각장 ‘폐열’로 짭짤한 수익

    광명시, 쓰레기소각장 ‘폐열’로 짭짤한 수익

    가정에서 버린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한 소각열을 우리의 곁으로 가져와 안방을 데우는 데 활용할 수 있을까. 이른바 ‘환경시설 빅딜’을 통해 건설된 광명생활폐기물소각장(경기 광명시 가학동)은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주고 있다. 소각장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지역난방시설에 팔아 결과적으로 가정 난방용으로 쓰이게 되어서다. ●광명시, 버려지던 증기열 팔아 광명시는 지난 99년 2월 광명소각장 가동 이후 하루 평균 265t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기열 432.81G㎈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무려 25∼33평 아파트 4000여 가구가 하루동안 쓸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이기 때문에 그냥 날려 버리기에는 아까웠기 때문이다. 증기 에너지 특성상 지역난방시설에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광명에는 열병합발전소가 없어, 소각장 내에 터빈발전기를 설치해 하루 300㎾의 전기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이용하는 데 그쳤다. 그러던 차에 경기 안양시 평촌에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LG파워’측이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증기를 사겠다.”고 제안했다. 소각장과 열병합발전소 사이에 증기열 배관을 설치할 경우 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이해가 맞아떨어진 양측은 지난해 4월 증기 1G㎈당 1만 1100원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시설비 9억들여 연 15억 챙겨 이에 따라 광명시는 9억 5000만원을 들여 소각열을 이용해 증기를 생산하는 시설(열교환기 1대, 가압펌프 3대)을 소각장에 설치했고,LG파워측은 140억원을 투입해 소각장∼발전소간 10.2㎞ 지하에 배관을 매설했다. 이 공사가 최근 완료됨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시운전에 들어갔으며, 다음달 16일부터는 본격적인 증기 공급이 시작된다. 배관을 타고 소각장에서 열병합발전소로 보내진 증기는 다시 지역난방을 공급받는 안양지역 가정과 사무실로 공급될 전망이다. 광명시는 증기 판매를 통한 연간 예상 수익 15억 8300만원을 소각장 운영비로 쓸 계획이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으로만 여겨졌던 쓰레기가 막대한 세외수입을 올리는 ‘효자상품’으로 등장한 것이다. 광명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소각장 증기를 관내인 철산동 주공아파트 12·13단지에도 배관 매설을 통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익도 좋지만 광명시민들에게도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도랑치고 가재잡고 돈까지 버는 셈 한편 광명시와 서울 구로구는 2000년 4월 각자 하수종말처리장과 소각장을 건설하지 않는 대신 구로구 쓰레기는 광명시 소각장에서, 광명시 하수는 서남하수처리장(서울시 강서구 가양동)에서 처리한다는 ‘환경시설 빅딜’을 성사시켰다. 이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주민들의 님비현상으로 환경시설 건설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타개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소각열까지 팔아먹자(?) ‘도랑 치고 가재 잡더니 돈까지 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광명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미국작가 데이비드 샐린저의 자전적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제 막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통해 사회의 거짓이나 위선이 어떻게 한 젊은 영혼을 소외시키고 끝내 파멸로 몰아가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1980년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을 암살한 마크 체프먼의 손에 들려 있었던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의 암살 동기가 바로 거짓과 위선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는 증언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지고 급기야 영미 문화권에 ‘콜필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뉴욕의 밤거리를 방황하던 주인공 홀든은 무심코 택시운전수에게 센트럴 파크의 연못에서 살고 있는 오리들에 대해 묻는다.“겨울이 되어 연못에 얼음이 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알고 계세요?”. 어쩌면 홀든으로서는 자신을 뉴욕이라는 연못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한 마리 오리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이제 막 초겨울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 종묘공원에 들어서서,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여기저기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70,80대의 노인들을 바라보자, 나는 어쩔 수 없이 홀든의 질문을 기억에 떠올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겨울이 깊어지고 종묘공원에 추위가 몰려오면 노인들은 어디로 갈까?” 애오라지 노인들만이 모여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은 얼핏 훔쳐보면 그다지 보기에 좋은 정경은 아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몸을 가려줄 만한 변변한 지붕 하나 없는 노천의 벤치에서 어떤 이들은 바둑이나 장기판에 여념이 없고, 어떤 이들은 시국에 대한 이야기로 목청을 높이고, 어떤 이들은 맨땅에 주저앉아 소주나 막걸리를 마시고, 어떤 이들은 낡은 노래방 기기의 노랫가락에 맞추어 한껏 몸을 흔들어대며 막춤에 몰두해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떤 이들은 눈에 뜨이게 남루한 행색으로 아예 맨땅에 몸을 웅숭그린 채 대낮부터 죽음처럼 혼곤한 잠에 빠져 있기도 하다. 우연히 종묘공원에 들른 젊은이들이나 아직 노인 축에 끼어들기에는 어정쩡한 40,50대의 중년들은 노인들의 여러 모습에 흡사 못 볼 것이라도 본 양, 서둘러 얼굴을 돌리며 발걸음을 빨리 한다. 그런가 하면 아예 눈살을 찌푸리며 도전적인 기세로 노인들을 휘둘러보는 이도 없지 않다. 노인들의 여러 모습 중에 어느 하나도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일수록 혐오의 기색마저 숨기지 않는다. 사회며 가정 어디에서도 소외되어 마침내 종묘공원 이외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의 집단이 젊은이들로서는 어쩐지 무익하게 여겨지는 느낌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는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벌써부터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듯이 고령화 시대의 노인문제가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종묘공원에 와서 한 나절만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지낸다면, 비록 젊은 청춘의 나이일지라도, 그대는 이미 노인들이 겪어내는 저 막막한 황혼의 시간이 검붉은 노을처럼 그대의 가슴에 무겁게 덮쳐오는 것을 절감할 터이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나이 60을 넘어서 70,80을 넘기고 자칫하면 90에서 100까지 넘겨야 하는 저 캄캄하고 무료하며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그리하여 벌건 백주대낮부터 종묘공원을 찾아 바둑이나 장기, 혹은 소주 한 잔이며 낡은 유행가 가락에 맞추어 몸을 흔들게 하는 잉여의 시간. 이 잉여의 시간은 정말로 그렇듯 어둡고 부정적인 의미밖에 없을까. 시인이며 구도자이기도 한 유도혁은 일찍이 ‘하느님 비오는 날에’라는 시에서 하느님을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구주죽이 내리는 비/비닐우산으루 가리우고/골목길을 지나시는 하느님. 빗물에 젖은 바짓가락처럼/썰렁한 어깨./슬그머니 들어오시어/따끈한 시래기국, 막걸리잔으루/목이나 축이구 가셨으면…. 시인 유도혁의 눈에 비친 하느님은 저 높은 천상의 어디에선가 우리를 굽어보며 지고지순한 은총을 베푸는 하느님이 아니라, 오히려 가난한 시인이 시래기국에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대접해야 할 춥고 배고픈 하느님이다. 그리고 시적 정경으로 보아 하느님은 결코 젊은 나이가 아니며 오히려 노인에 가깝다. ●얻어 마신 술기운으로 막춤도 춰보고… 비단 유도혁이 묘사한 하느님이 아니더라도, 계룡산이며 지리산 혹은 히말라야의 깊은 곳에서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 중에서는 이 시대의 하느님은 저마다 거지며 지체부자유자의 행색으로 세상의 낮은 데를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온몸으로 세상의 악기(惡氣)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믿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그런 하느님은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우리가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소외된 인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70,80년대 종로 5가 기독교 회관에서는 매주 금요기도회가 열리고는 했다. 이 금요기도회에는 바로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다가 감옥에 끌려간 소위 양심수들을 위한 기도회였다. 그리고 기도회 석상에서 겁 없는 목사들은 감히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고는 했다.“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 하느님이 와계십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소외된 민중들이 바로 하느님인 것입니다.” 어떤가, 이런 식의 낮은 하느님이라면 어렵사리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오늘 종묘공원에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이들이 다름 아닌 다중의 하느님이 아니랴. 아침 일찍부터 삼양동이나 상계동, 혹은 천호동이나 구로동에서 무료 전철이며 버스를 타고 나와서 12시가 되면 무슨 종교기관에서 나누어주는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하느님. 바둑을 두는 이들에게 바둑 훈수를 하고, 장기훈수도 하고, 우국지사의 시국에 대한 열변에는 이따금씩 고개도 끄덕이는 하느님. 어쩌다 마음씨 좋은 이웃을 만나면 돼지머리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그 기운으로 다른 이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막춤을 추는 하느님. 이윽고 황혼의 시간이 되어 종묘공원에도 땅거미가 스며들면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가는 일행들의 꽁무니를 따라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는 하느님.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한다. 새로운 개벽이야말로 물질개벽이 아닌 정신개벽이며 그 개벽의 요체는 바로 무소유(無所有)라고. 무소유야말로 자본주의가 과학과 더불어 이루어낸 물질개벽의 악기를 몰아낼 유일한 힘이라고. 그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세상살이에 더 이상 욕심내어 아등바등할 것도 없고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이제는 다만 한 끼니의 무료급식과 한 잔의 소주, 혹은 부침개 한 점에 배를 채우고 낡은 노래방 기기의 가락에 따라 막춤을 추는 종묘공원 노인들의 저 잉여의 시간 속에도, 무소유가 새로운 정신개벽의 힘으로서 푸르게 싹트고 있는지도 모른다. ●뒷골목엔 없는게 없는 색다른 먹을거리 그대가 종묘공원에서 어느 새 노인들과 정이 들었다면 그대는 우선 저녁 어스름이 시작되는 무렵에 종로 3가 보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로 가라. 거기에는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한 온갖 먹을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상식적인 포장마차보다 화려하고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3마리에 5000원하는 메추리,2마리에 5000원하는 꽁치,2마리에 1000원하는 양미리 외에도 장어·곰장어·꼬막·전어·곱창·생굴·부침개·돼비불고기·허파볶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대가 아무 먹을거리나 고른들 5000원에서 1만원 사이다. 종묘공원 매표소 왼쪽 일대에는 수구레라는 약간 색다른 먹을거리를 파는 종로수구레, 미니식당, 대명식당 등을 만날 수 있다. 소껍질로 만든 수구레(3000원)를 위시해서 닭발·돼지껍질·북어찜·두부김치·생선구이·오징이볶음·순두부술국·순대술국·소내장술국·넙치찜·모듬전·해물탕·생선매운탕·닭도리탕·감자탕 등 없는 것이 없다. 가격 또한 비싸지 않아 3000원,5000원에서 1만원 안팎인데,1만원짜리는 서너 사람이 먹을 양으로 충분하다. 이밖에도 파고다공원으로 가면, 공원 담벼락을 밖에서 따라 도는 뒤편에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풍년집, 신토불이식당, 초원식당 등이 그곳인데, 먹을거리가 저마다 약간씩 다르다. 이를테면 풍년집은 3000원짜리 홍어찜에 홍어회·계란탕·삶은 오징어·생굴·순두부·조기·동태찌개 등이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이다. 신토불이식당은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콩비지·소뼈선지해장국에 2500원짜리 닭육개장 등이 있고, 초원식당은 우거지국이 1500원에, 닭 반 마리 2500원, 고등어자반 2000원, 계란말이 2000원, 묵무침 2000원, 계란프라이 1000원, 알배추 1000원 등이다. ■ 온몸으로 무소유 실감 만일 그대가 종묘공원 어디에고 널려있는 저 많은 잉여의 시간들 속에서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싶거든, 주차장 사무소 옆에 숨어있는 천막집으로 가라. 주로 노인들만이 이용하는 천막집에서 1500원짜리 소주나 막걸리에 3000원짜리 돼지머리고기나 2000원짜리 부침개 한 접시를 사들고 주변의 맨땅에 퍼질러 앉아라. 그리고 아무 노인이라도 붙들고 소주 한 잔에 돼지머리고기 한 점을 권해라. 비단 그대가 아니라도 일대를 둘러보면 결코 혼자서 아구아구 먹고 마시는 노인들은 없다. 마침내 술병이 비거든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춤판에 그대 또한 서슴없이 끼어들어라. 젊은 그대가 끼어든들 노인들 중의 누구 하나 흘겨보거나 시비하지 않을 터이다. 그렇게 끼어들어 즐기는 틈틈이 옆에 있는 노인들의 표정을 훔쳐보아라. 저마다 흥에 겨워 눈에 초점마저 사라진 신명의 노인들은 이미 조금 전까지 그대가 상식으로 알던 저 잉여시간 속의 노인들이 아니다.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세상살이의 시시비비는 훌쩍 벗어나 애오라지 낡은 노랫가락 하나에 인생 전체를 실은 채 흔들거리는 신명의 노인들. 그 노인들이야말로 다름 아닌 무소유 자체이다. 어떤가,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한 그대 또한 이미 무소유하지 않으랴.
  • “세계 최고 명차 만들겠다”

    현대차가 내년 3월 가동될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생산기지로 육성한다. 정몽구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현대차의 핵심 글로벌 생산거점이 될 앨라배마공장의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여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어 미국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고 회사측이 12일 전했다. 정 회장은 이어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할 쏘나타 신차는 현대차의 얼굴이자 자부심”이라면서 “미국 고객과의 첫 만남이 최고 품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품질시스템을 갖추고 진정한 ‘월드 베스트 카’를 생산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지난 2002년 4월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210만평 부지에 착공된 이 공장에서는 현재 각종 생산설비 가설 및 시운전, 종업원 훈련 등 막바지 생산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다. 앨라배마 공장은 내년 3월 쏘나타 양산에 이어 2006년부터 신형 싼타페 생산에 들어가는 등 고성능·고품질·고수익의 중대형차 생산기지로 키워지며 생산 규모는 내년 9만 1000대에서 2009년 30만대까지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이 공장은 또 최신 공법의 100% 자동화 차체라인을 비롯해 엔진, 프레스, 도장, 의장 등 자동차 제작 및 조립 전과정과 각종 시험 테스트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향후 현대차 해외 공장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무면허 음주 뺑소니 아빠 딸에게 책임 미루다 덜미

    자신의 뺑소니 교통사고 책임을 대학 1학년생 딸에게 덮어씌우려던 뻔뻔한 아버지가 검찰에 구속됐다. 회사원 정모(46)씨는 지난 8월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자신의 승용차로 택시를 들이받아 운전사 오씨에게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뒤 그대로 달아났다. 술을 마신 상태였던 정씨는 이미 1989년과 1999년 음주와 뺑소니로 각각 집행유예와 벌금을 선고받아 운전면허도 없었다. 사고 현장에서 그대로 도망친 정씨는 다음날 딸(20)을 불러 “뺑소니 사고를 냈는데 이번에 걸리면 크게 처벌될 것 같다.”면서 “너라면 가볍게 처벌받을 테니 사고를 낸 사람은 너라고 말하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부인이 앞길 창창한 딸을 희망하는 공무원도 되기 어렵도록 뺑소니 전과자로 만드느냐면서 극구 반대했다. 하지만 승용차 번호를 기억한 택시운전사의 신고로 경찰에 소환된 정씨는 딸이 운전한 것으로 진술했다. 딸은 어쩔 수 없이 허위진술을 했고 결국 경찰은 딸을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보강수사에 나선 검찰은 피해자가 경찰조사에서는 “운전자가 남자인 것 같다.”고 진술했다가 합의한 뒤 번복한 점을 수상히 여겨 딸을 집중추궁한 결과 자백을 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황당한 가족

    교통사고가 났다고 허위로 신고해 4억원의 보험금을 받아낸 ‘황당한 가족’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가족의 보험사기에는 부모는 물론 대학생 딸까지 동원됐다. 보험설계사인 정모(43·여)씨와 택시운전을 하는 정씨의 남편(47)은 2001년 7월17일 오후 7시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며 보험회사로부터 29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이후 정씨 가족이 3년 동안 번갈아가며 당한 교통사고는 모두 5차례. 가족은 3억 6000만원의 거금을 챙겼지만 물론 사고는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다. 이들은 교통사고말고도 2002년 10월에는 집안 화장실에서 넘어졌다며 보험금 800만원을 타내는 등 가족이 번갈아 ‘중상’을 입는 바람에 30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수익’이 나려면 ‘투자’가 필요한 법. 일가족의 명의로 되어 있는 상해보험은 자그마치 79개였다. 이 때문에 정씨 가족은 10개 보험사에 달마다 280만원의 거금을 보험료를 납부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비슷한 사고가 한 가족에게만 잇따라 일어나는 것을 의심한 보험사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국감초점] 건교위-“KTX 인수당시 차량당 134건 결함”

    14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철도청 및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4월 개통한 고속철도(KTX) 차량의 안정성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원천적 결함부터 도입 후 각종 장애까지 문제가 너무 많아 “신제품인지 중고품인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열린우리당 정장선 의원은 KTX(46편성) 차량 인수시 결함(펀치리스트)이 6208건, 차량당 134건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개통 이후 8월까지 발생한 운전장애 중 50%인 60건이 차량고장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차량고장은 프랑스 알스톰 제작차량(22건,12편성)이 국내 제작차량(38건,36편성)과 비교해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정 의원은 특히 “프랑스와 기후조건이 다른 TGV는 강설 및 고속주행으로 자갈비산을 일으켜 유리창 파손과 차축교환(75건) 등의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통과역 승강장 대기승객에 대한 인명피해와 레일변 낙석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철도청이 알스톰에 요청한 KTX차량 하자보증 요청 중 승인건수가 28.8%인 204건에 불과하고 (알스톰은)보증계획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하자보증 승인율이 낮은 것은 졸속 계약 때문이 아니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개통에 급급해 기존선 보수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KTX의 월평균 바퀴 손상이 120회나 발생하고, 이로 인한 차축·차대교환이 22회나 된다.”며 안전문제를 지적했다. 같은 당 김학송 의원은 “동력제어 프로그램인 모터블록 차단은 5년 이상 시운전했음에도 차량별 유형이 상이해 원인규명과 조치를 하지 못해 열차지연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이호웅 의원은 “고속철도 차량의 과다 구매로 1조 4900억원이 과잉 투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교부와 고속철도공단은 91년부터 10년간 장거리 여객수 증가율을 10%로 산정했으나 감사원은 2% 증가로 수정, 차량 260∼330량을 줄일 것을 통보했지만 이행하지 않아 현재의 비효율적 운영을 야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이로 인한 이자부담이 엄청나다.”며 “이같은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질타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인간에 대한 고찰’ 다룬 영화2편

    ‘인간에 대한 고찰’ 다룬 영화2편

    인간이란 무엇인가.이 근원적인 질문에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하기는 힘들다.영화 ‘콜래트럴’(Collateral·15일 개봉)과 ‘21그램’(21Grams·21일 개봉)은 결코 풀리지 않는 인간이란 존재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작품들.둘 모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물의 외양을 띠지만,알맹이는 서로 부딪치는 인간들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드라마다. ●15일 개봉 ‘콜래트럴’ 마이클 만 감독의 ‘콜래트럴’은 할리우드 간판스타 톰 크루즈가 비정한 킬러로 변신했다는 대목에 일찍부터 관심이 쏠렸던 범죄스릴러다.그러나 영화는 톰 크루즈의 개인기에 승부수를 국한하지 않았다.‘히트’‘인사이더’‘알리’ 등 선굵은 드라마로 정평난 감독은 할리우드 오락영화의 기본양념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살인행각이 이어지는 범죄극이면서도 사건 자체의 역동성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부각시키는 데 연출의 주파수를 맞췄다. 리무진 렌탈사업이 꿈인 로스앤젤레스의 택시운전사 맥스(제이미 폭스)는 빈센트(톰 크루즈)라는 젊은 남자를 태운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에 빠진다.하룻밤 동안 택시를 전세내겠다는 빈센트의 요구대로 시내를 돌지만,곧 엄청난 사실에 맞닥뜨린다.말쑥한 외모로 가장한 빈센트는 마약조직에 고용된 청부살인업자.마약조직에 불리하게 증언한 증인들과 담당 여검사(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없애는 게 임무다. 장르의 통념을 뒤엎는 영화의 화법은 매우 독특하다.범인을 추적하거나 사건의 진실을 더듬는 과정에 핵심을 담는 여느 범죄스릴러들과 달리,주인공의 신분 등 으레 결론부에서 노출될 비밀들을 일찌감치 털어놓고 드라마를 풀어간다. 도덕과 윤리관이 확고한 평범한 소시민 맥스는,삶에 대한 냉소로 살인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선택한 빈센트의 범행현장에 강제동행하게 된다.몰디브섬 사진을 보며 기껏 상상속 휴가나 즐기는 맥스,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인생에 대한 환멸에 찌든 빈센트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 아찔할 만큼 극적이다.극단적인 두 인물의 캐릭터를 끊임없이 충돌시키는 영화는 그 파열음 속에서 두 남자 중 어느쪽이 삶의 진실에 더 가까운가를 관객들에게 저울질하게 만든다.후반부로 갈수록 감상드라마의 색채가 짙다.거대도시 로스앤젤레스의 밤이 영화의 배경(영화는 24시간 동안의 사건을 그렸다).타인에게 철저히 무관심한 비정한 도시공간이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스릴러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가수,제작자로도 재능이 많은 제이미 폭스의 담백한 소시민 연기가 톰 크루즈 이상으로 오래 기억될 만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1일 개봉 ‘21그램’ 사람이 죽는 순간 줄어드는 무게인 21g.결국 삶을 유지시키는 건 고작 초코바 한 개의 무게인 21g에 불과하다는 의미인가.영화 ‘21그램’은 그 참을 수 없는 인간 존재의 가벼움에 렌즈를 들이대는 작품이다.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폴(숀 펜)과 임신하고 싶어하는 아내 메리,두 딸과 남편 마이클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주부 크리스티나(나오미 와츠),범죄자였던 과거를 반성하며 종교에 귀의한 잭(베네치아 델 토로)과 그를 내조하는 아내 마리엔.별스럽지 않은 세 가족이 인간의 가벼움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의 잔혹한 실험대에 올랐다. 영화 속에서 이들이 얽혀드는 과정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파편적으로 그려진다.도대체 왜 이렇게 힘들어하고,서로 엇갈려가며 한자리에 존재하는 걸까.초반부에서는 스토리의 갈피를 잡기 힘들지만,스릴러영화를 보듯 관계와 사건의 정황을 머릿속에서 꿰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윤곽이 또렷이 잡힌다. 이들을 엮게 된 건 잭이 일으킨 우연한 교통사고였다.이 사고로 크리스티나의 가족이 모두 죽고,폴은 마이클의 심장을 이식받아 새 생명을 얻는다.이제 크리스티나는 마약 없이는 살 수 없고,폴은 누군가의 죽음으로 살아났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잭 역시 죽인 아이들 생각에 자신의 아이의 눈조차 쳐다보지 못해 집을 떠난다.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닥쳐온 사건이 운명처럼 옭아매고,지울 수 없는 상처로 각인돼 괴로워하는 이들.그 어쩌지 못하는 삶의 가벼움 앞에서 우리는 과연 인간의 위대함을 노래할 수 있을까.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잔혹한 선고처럼 들린다.겨우 21g으로 아둥바둥 살아갈 뿐이라는.그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겸허해지는 것밖에는 없다. 시간적 순서를 무시한 편집은 삶의 우연성을 강조하는 데도 제격이다.잦은 핸드헬드와 거친 질감의 화면 역시 삶 속에 새겨진 상처의 결을 잘 살려냈다.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숀 펜 등 연기파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을 영화.‘아모레스 페로스’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가 감독을 맡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두산重 김대중사장 ‘고속질주’

    두산重 김대중사장 ‘고속질주’

    중공업 업계에 두산중공업 김대중(56) 사장의 ‘고속 질주’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두산중공업이 올들어 중동지역에서 발주되었던 담수플랜트를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공사 규모만 해도 10억 5000만달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담수플랜트는 바닷물을 민물로 바꿔 생활용수·공업용수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카타르에서 2억 7000만달러 상당의 대규모 민자 담수와 발전 플랜트 공사 수주에 성공,이달 말 본계약을 체결한다.이에 앞서 지난 5월 쿠웨이트 사비야 프로젝트 3억 7000만달러,지난 6월 리비아 벵가지 400만달러,8월 오만 소하르 4억 1000만달러 상당의 담수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이같은 올해 실적은 현재 오일달러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동지역에서 발주된 대형 담수프로젝트를 100% 수주하는 쾌거다. 특히 지난 3월 말 두산중공업이 준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후자이라 해수 담수화 플랜트는 하루 1억갤런(45만t)이라는 세계 최대 생산량,규모 대비 세계에서 가장 짧은 공사 기간으로 명성을 입증했다.이같은 경쟁력은 자체기술로 설계에서부터 기자재 제작,시공,시운전에 이르기까지 일괄 도급방식으로 수행하는 등 담수설비 전 공정을 100% 국산화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력과 인적자원이 강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자까지 똑같은 이름을 쓰는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두산중공업과 인연을 맺은 이후 줄곧 앞만 보고 달려 왔다.밀착 해외 영업을 위해 1년에 절반 정도 해외에서 머물고 있다.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수행했다. 김 사장은 올해 이들 중동지역외에 지난 5월 인도를 방문,3억 7000만달러 상당의 화력발전소 건설 수주도 성사시켰다.최근에는 중국의 원전사업 프로젝트의 입찰을 위해 중국을 챙기고 있다. 현장 경영을 중시하다 보니 국내에 머물 때도 서울과 공장이 있는 창원을 번갈아 머물며 직원들과 호흡을 같이 한다.특히 그는 취임 이후 노사분규로 만신창이가 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첫 일정으로 노조 사무실을 방문,6000여 임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대화를 나눌 정도로 노사화합에 역점을 두어 왔다. 노사화합과 현장경영을 토대로 그는 취임 당시 중공업분야에서 ‘신인’이라는 우려를 씻고 굵직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따냄으로써 이제 중공업분야의 전문 경영인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주불사형으로 알려진 그는 두산중공업 이전 시절 주류업계의 ‘히트상품 제조기’로 불리기도 했다.OB맥주,청하,설중매,그린,산 등 두산의 주류 히트상품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성구매 남성·업주등 468명 검거

    경찰청은 지난 23일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일주일간 성매매사범을 단속한 결과 전국에서 240건을 적발,468명을 검거했다고 30일 밝혔다.유형별로는 룸살롱,단란주점 등 유흥업소 41건,퇴폐이발소 16건,집창촌 14건,스포츠마사지 13건,광고지 배포 13건 등이다. 붙잡힌 사범은 성구매 남성이 169명으로 가장 많았고,성매매 업주 130명,성매매 여성 78명 등이었다.이 가운데 성구매 남성 7명을 비롯해 21명이 구속됐으며,27명은 구속영장이 신청되고 420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이날 집창촌에서 여종업원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화대를 가로챈 업주 박모(28)씨 등 윤락업소 관계자 4명과 이모(26·회사원)씨 등 성매수 남성 7명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했다.박씨는 지난 4월부터 대전 중구의 속칭 ‘유천동 텍사스촌’에 유흥주점을 차려놓고 김모(24)씨 등 여성 접대부 8명을 고용,화대 10만∼15만원씩을 받고 성매매를 강요해 4억 2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여성 접대부들의 단골장부에는 성구매 남성 108명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이 적혀 있었다.이들은 “손님 중에는 의사 또는 교수라고 밝힌 사람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단골장부에 적힌 성구매자 437명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또 택시운전사들이 손님을 업소에 데려다 주고 1인당 2만원의 알선료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 대전 이천열·서울 유영규기자 sky@seoul.co.kr
  • 서울~천안 ‘급행전철’ 연말부터 출퇴근 운행

    서울~천안 ‘급행전철’ 연말부터 출퇴근 운행

    서울∼천안을 오가는 ‘급행전철’이 생겨 이르면 연말부터 천안에서 수도권으로 전철을 이용한 출퇴근이 가능해진다.요금은 전 역에 정차하는 완행전철과 같다. 수도권 전철의 ‘남방한계선’이 수원을 지나 남쪽으로 확대됨에 따라 경기 서남부를 포함한 수도권과 천안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기대된다. ●30분 또는 1시간간격 출발 철도청은 시설공사가 완료되면 한 달간의 시운전을 거쳐 청량리∼병점 구간만 운행 중인 국철을 천안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1996년 착공한 경부선 병점∼천안(48.4㎞)간 복복선 공사는 95% 진행됐다. 서울∼천안간 운행 전철은 병점까지 운행편수(274회)의 50%인 137회이고,병점∼천안간 운행시격은 청량리∼병점(러시아워 6분,평소 12분)보다 2배 길다.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전 역을 정차하는 완행전철과 별도로 서울역(또는 용산역)까지만 운행하는 급행전철이 투입된다.급행전철은 노선 및 선로역량에 따라 30분 또는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서울역 기준시 완행은 120분 소요되는 것에 비해 급행은 12∼15개 역만 정차하며 80분이 소요된다. 박춘선 광역철도사업본부장은 “급행은 출퇴근에,완행은 지역 내 몇 개 섹터 및 일반열차 연결 수단으로 역할이 나눠진다.”고 말했다. ●요금 1900원… 완행도 운행 수도권 전철의 연장운행이라는 측면에서 요금은 거리비례제가 적용된다.이에 따라 급행·완행전철은 운행시간에 관계없이 동일 요금체계가 된다.96.6㎞인 서울역∼천안 기준시 기본운임(12㎞·900원)에 6㎞마다 100원이 추가되고 42㎞ 초과시 12㎞당 100원이 붙는 방식을 적용할 경우 1900원이 유력하다.기존 서울역에서 병점까지 요금이 1500원인 것을 고려하면 장거리 이용객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분당선 구룡역 24일 개통

    분당선(선릉∼오리) 도곡역과 개포동역 중간의 신설역인 구룡역이 24일부터 영업에 들어간다. 구룡역에서 선릉 방면은 오전 5시40분부터 다음날 0시5분,오리방면은 오전 5시30분부터 밤 11시58분까지 운행된다.운행 시간차는 출퇴근시간 4분,평시 8분이다. 구룡역은 철도청이 강남구청과 지역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98년 착공,553억원을 투입해 지난 7월 종합안전점검과 영업 시운전을 마쳤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해외건설 살리자] (7) 끝·이것이 문제다

    [해외건설 살리자] (7) 끝·이것이 문제다

    올 들어 지난 2일 현재까지 국내 업체들이 따낸 해외공사 금액은 41억 7800만달러에 달한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3억 9000만달러)에 비해 75%가 늘어난 것이다.연말에는 대략 70억달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99년 91억달러를 수주한 이후 5년만에 최대 규모다.해외건설이 제2 중흥기를 예고하는 대목이다.실제로 해외건설은 규모뿐 아니라 내용도 좋아졌다.과거에는 토목,건축 비중이 높았으나 지금은 수익성 높은 플랜트 비중이 70%를 웃돈다.그러나 문제는 있다.선진국에 비해 아직껏 기술력이 뒤지고,수주 지역이나 공사 종류도 편중돼 있다.해외에서 우리 업체간의 ‘제살깎아 먹기식’ 과당 경쟁도 많다.또 수주가 쉽고,리스크가 작은 국내 공사에만 안주하는 기업들의 프런티어 정신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해외건설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다.따라서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해외건설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하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자 지적이다. ‘길면 10년,빠르면 5년’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개발도상국에 따라잡히는 기간을 두고 건설업체 관계자들이 내놓는 분석이다. 한국 업체들이 해외건설에서 가진 경쟁력은 플랜트 등 이른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방식의 공사다.이들 공사는 대부분 설계에서 구매,기자재 제작,운송,시공,시운전에 이르는 전 공정을 말한다.수익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 업체들은 1990년대초 이후 15년여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특히 석유와 가스 처리 플랜트 건설은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다. 하지만 단순 토목과 건축분야 등은 이미 중국,인도 등의 현지 업체에 따라 잡힌 지 오래다.높은 기술력이 필요치 않은 이들 분야는 저임금을 무기로 덤비는 개도국 업체와는 경쟁이 안 된다.대신 한국업체들은 말레이시아,중동 등지에서 적자를 내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최근 중동 등지에서 플랜트 공사를 많이 따내고 있다.이 분야도 개도국이 맹렬히 추격 중이다. ●외국 경쟁업체,턱밑에 왔다 세계적인 건설전문지인 미국의 ‘ENR’지는 지난달 하순 세계 유수의 225개 건설업체의 해외사업 실적 등을 토대로 순위를 발표했다.한국에서는 현대건설이 23위를 차지했다.이외에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3개업체가 100위권에 들었다. 놀라운 것은 그동안 우리의 뒷전에 머물던 중국의 CSCEC가 현대건설을 제치고 17위에 올랐다는 것이다.이 업체는 일본의 세계적 건설 업체인 JGC(15위)도 뒤쫓고 있다. CSCEC는 최근 들어 플랜트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아직은 기술력이 우리에게 못 미치지만 조만간 우리를 추격할 전망이다.우리로서는 플랜트 분야마저 이들에게 따라잡히기 전에 미래의 경쟁력 확보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현대건설의 이란 프로젝트 매니저인 윤호영 전무는 “지금은 플랜트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업체보다 5∼10년 앞서 있다.”면서 “그러나 플랜트 가운데 단순분야는 중국이 5년이내에 따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정보기획실장은 “플랜트 분야에서 실시설계와 시공 등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자재구매나 기본설계는 경쟁력이 뒤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우리 해외건설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미흡한 기본설계 실력을 키우자 건설공사는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로 구성된다.기본설계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실시설계가 이뤄진다.한국업체들은 실시설계 분야에서 선진국 업체들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보유 중이다.그러나 기본설계는 아직 미흡하다.이 영역은 미국이나 EU,일본업체들의 몫이다.이들은 자본을 투자하고 자신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본설계를 한다.우리와 달리 이 때 엄청난 마진을 손쉽게 챙긴다.한국업체들은 기본설계를 하면 돈이 된다는 것을 알지만 설계능력이 없어 이들의 협력업체나 시공업체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우리도 기본설계분야 경쟁력을 쌓을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1970∼80년대 해외건설로 떼돈을 벌 때 설계분야에 진출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건설업체도 이제야 “당시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를 인수했어야 했다.” 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대접을 받는 편에 속하는 현대건설도 아직 기본설계 분야는 손을 못 대고 있다.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해외업체와 경쟁하려면 연봉 3억원안팎의 외국 기술인력 10여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성공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이같은 막대한 투자는 쉽지 않아 고민중이다.”라고 털어놓았다. 해외건설 건물을 주로 짓는 삼성물산도 엔지니어링분야의 육성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아직 초고층 빌딩 등의 설계는 손을 못대고 있다. ●해외서 벌이는 과당경쟁 “외국업체보다 한국업체가 더 무서워요.” 해외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한 한국업체 임원의 말이다.해외시장에서 우리 업체간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이다.경우에 따라서는 과당경쟁으로 덤핑수주가 이뤄져 국가는 물론 기업도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유사한 예로는 쿠웨이트 사비야 프로젝트를 놓고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이 벌인 갈등을 꼽는다.이 공사는 2002년 6월 현대중공업이 3억 4200만달러에 낙찰받았지만 두산중공업이 입찰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현지에서 행정소송을 내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고,결국은 두산중공업이 이 공사를 맡았다. 이외에도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은 해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발주처는 이를 악용,입찰가를 낮추기 위해 한국업체를 복수로 부르기도 한다.정부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니다.정부가 조정을 시도하면 세계무역기구에서 문제를 삼을 수 있다.가장 중요한 해결의 실마리는 ‘우리 업체간에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21) 조선족사회의 명암

    [차이나 리포트 2004] (21) 조선족사회의 명암

    |옌볜(중국 지린성) 김규환특파원|“한국을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무엇보다 한국에서 번 돈으로 사업 기반을 잡은 덕분이죠.위성방송을 통해 한국 기업의 성공·실패 사례를 보면 사업을 하는 데 많은 도움도 되고요.”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서 한국 음식점 ‘징시궁(慶熙宮)’을 운영하는 김은자(金銀子·44) 사장은 기자를 보자마자 한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부터 건넸다.그는 “한국에 간 조선족들 가운데 임금도 제대로 못받고 차별대우를 받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대부분 돈을 벌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김 사장은 1990년대 초반 한국에서 파출부 등 밑바닥 생활을 하며 모은 15만위안(약 2300만원)으로 음식점을 시작,지금은 250만위안(3억 7500만원)을 투자한 직원 40명의 대형 음식점 사장으로 변신해 ‘코리아 드림’을 이룬 대표적 인물이다. ‘옌지 베이싱(北興)제과’의 김영숙(金英淑·60 사장도 한국에서 배운 제과기술을 발판으로 백만장자 반열에 올랐다.옌지에만 10여개의 제과 체인점을 두고 있는 그는 자산 6000만위안(90억원)대의 ‘재벌’이다.옌지백화점에서 양복점을 경영하는 허창호(許昌浩·42)씨도 한국 기술을 익혀 ‘준재벌’로 성장했다.91년 한국 명동의 한 양복점에 취직,재단기술을 배운 뒤 양복점을 차려 승승장구,10여명의 재단사 등을 거느린 중소기업 사장이 됐다.수입이 적은 날이라도 2000위안(30만원)은 너끈히 번다고 한다. ●10년 모은돈 한국行에 ‘올인’ 중국 조선족은 한국이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엘도라도(황금마을)’라고 여기고 있다.한국에 들어가 2∼3년 일해 착실히 돈을 모으면 집을 사거나 조그마한 가게를 마련하는 등 생활기반을 잡을 수 있다.한국행을 위해 10년 가까이 한푼도 안쓰고 모은 7만위안(1050만원) 정도를 몽땅 털어넣거나,목숨을 건 밀항을 서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린성 룽징(龍井)시의 즈신(智新)진 신화(新化)촌.옌볜 지역 주민들이 ‘전입 희망’ 1순위로 꼽는 마을이다.300가구 중 290여가구가 조선족인 마을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돈을 벌고 있다.이들이 한국에 많이 나가는 이유는 즈신진 정부가 창춘(長春)에 노무기지를 건설해 보증을 서주는 등 대(對)한국 노무 수출을 적극 지원하기 때문.비자 수속비는 전문브로커의 3분의1밖에 안되는 2만 6000위안(390만원)이다. 이곳에서 만난 조선족 박정길(朴貞吉·47)씨는 “한국에 한번 나갔다 오면 아이들을 도시에 내보내 교육을 시키거나 집을 사는 데 쓸 수 있는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살림이 활짝 펴진다.”며 “한번 나가 평균 5년 체류해 30만위안(4500만원) 정도를 버는 것 같다.”고 말한다.중국인 천쉐제(陳學杰·63)는 “옌볜 전체에서 한국에 나가는 사람이 20%도 안되는데,유독 이곳만은 50% 이상이 한국에 나가 인근 주민들이 부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덕분에 옌볜 지역의 경제는 탄탄해지고 있다.10여년 전만 해도 이 지역은 중국 안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사회였다.하지만 90년대 초반부터 한국 바람이 불면서 양상이 바뀌어 조선족 사회가 중국 어느 지역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현동일(玄東日) 옌볜대 경제·관리학원 원장은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경우 조선족이 한국에 나가 벌어온 외화수입이 재정수입보다 더 많다.”며 “지난해 외화수입 6억 5000만달러(78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발전 이면에는 악재도 생겼다.벌어온 돈의 대부분이 생산에 투자되기보다 대부분 소비산업에 쓰이고 있는 탓.옌볜자치주의 주도(州都)인 인구 30만명의 옌지가 택시 5000여대,나이트클럽·다방·사우나 등 소비업소 1000여개가 난립해 들어서는 바람에 유흥도시로 전락한 것이다.박창욱(朴昌昱) 옌볜대 민족연구소 교수는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조선족은 한국에 가는 기회가 많아 자본주의를 학습하는 기회가 생겨 도움이 됐다.”면서 “그러나 한국 바람이 불면서 조선족 사회는 과소비 풍조와 한국에 나가지 못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등의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트·사우나등 난립 유흥도시로 전락 특히 ‘조선족 사회의 해체’라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조선족 젊은이들이 코리아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몰려 가는 바람에 옌볜내 농촌지역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지린성 허룽(和龍)시에서 만난 고성자(高成子·72) 할머니는 “조상들이 피땀 흘려 일궈놓은 땅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하지만 요즘 농촌에는 노인들밖에 없어 삶의 터전이던 땅이 한족에게 넘어가고 있어 억장이 무너진다.”고 털어놨다.따라서 현재 옌볜은 이름만 조선족자치주일 뿐 정치·경제적으로 한족이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 ‘정체성의 혼란’도 겪고 있다.옌지에서 만난 조선족 김달영(金達永·35·택시운전사)씨는 “중국 조선족은 한족으로부터 소수민족이라고 냉대받고,북한으로부터 자본주의에 물들었다고 비난받으며,한국인으로부터는 못산다고 무시당하는 등 ‘안팎곱사등이 신세’”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khkim@seoul.co.kr ■ [기고] “조선족 시장경제 적응력 뛰어나” 중국에는 한족(漢族) 외에 55개 소수민족이 있다.2000년 기준으로 12억 4300만명 중 소수민족이 8.4%이다.비율은 크지 않지만 이미 1억명을 초과했고 국토 면적의 64%에 분포돼 있다. 소수민족의 평등 권익과 경제발전 보장 측면에서 중국처럼 과중한 임무를 가진 나라는 아마 없을 것이다.민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국의 성공적 경험은 인류사회에 커다란 공헌이다. 중국의 민족정책은 ▲정치평등 ▲경제발전 ▲문화번영 ▲사회보장을 특징으로 한다.민족구역 자치제도를 주체로 비교적 완성된 국가정책의 하나이다. 민족자치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기본 정치제도의 하나로 법률적 보장은 1984년에 반포,2002년에 수정된 ‘중화인민공화국 민족구역자치법’이다. 소수민족 집중 거주지구는 민족·지구 특징에 따라 5개 자치구,30개 자치주,120개 자치현이 건립됐다.법률규정에 의해 민족 자치지방의 정부 최고급 영도는 소수민족이 담당한다. 동시에 55개 소수민족은 인구와 상관없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대표가 된다.소수민족의 정치적 평등 지위는 물론 경제발전·문화교육·의료위생 등 사회 각 방면의 권리를 보장해 주고 있다. 중국의 현대화·도시화 발전 과정에서 더욱 많은 소수민족들이 도시로 진입하면서 ‘도시 민족사업조례’를 제정,이들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측면에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중국내 조선족(朝鮮族)은 2000년 인구 통계로 보면 192만 3400명이다.주로 중국 지린(吉林·114만명),헤이룽장(黑龍江·38만명),랴오닝(遼寧·24만명) 등 성·자치구에 분포됐다.지린성 옌볜조선족 자치주는 84만명으로 전체 조선족의 43%를 차지한다.이외에 4개 성 자치구와 47개 민족향을 건립했다. 조선족은 근면하고 창조 정신이 뛰어나고 교육을 아주 중시한다.문화교육 수준에서 중국 소수민족 중 제1위이고 전체 지표도 한족보다 높다.중국에서 유일하게 문맹이 없는 민족이다. 현대화 과정에서 조선족은 시장경제에 적응하는 능력과 개척성이 뛰어나다.농촌 노동력의 도시 이전 붐에서 조선족은 대외 노무수출에 참여하고 중국의 동남 연해지구 및 중심도시로 진입하는 비율이 매우 크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조선족 인구는 하강하고 있다.대량의 인구가 고향을 떠나 외지로 취직을 위해 떠났으며 결혼 연령에 도달한 여성들이 아주 많다.일부 농촌에서는 젊은 여성들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조선족 농촌의 성비율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지리적 관점에서 보면 소수민족은 주로 지역이 넓고,자원이 풍부하며 경제기초가 빈약한 서부 지구에 몰려 있다.2만 2000㎞의 국경지역에 30여개 소수민족의 집중거주 지역이다. 이 때문에 중국정부는 지역균형 발전과 민족 문제 해결을 위해 서부 대개발 전략을 제기했다. 다민족의 평등·단결을 실현하려면 공동의 물질적 기초가 필요하다.민족간의 빈부격차가 있다면 사회의 공정과 평등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족 문제는 장기적이고 복잡한 문제다.21세기 중반까지 중국이 중등발달 국가의 현대화 목표를 실현하려면 민족 문제를 포함한 기타 사회 문제도 잘 처리해야 한다.민족구역자치제도를 포함한 중국 민족정책 시스템도 시대의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완성해야 한다. 허스위안 中,사회과학원 인류학연구소장·중국 민족학회 회장
  • 젊은 여성에 강도·성폭행 ‘공포의 심야택시’

    젊은 여성에 강도·성폭행 ‘공포의 심야택시’

    젊은 여성들에게 ‘심야 택시 주의보’가 내렸다. 택시 운전사로 취업,심야에 서울 강남 일대에서 한밤에 20∼30대 여성만 골라 태운 뒤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는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강력범죄를 저지르고 출소한 직후 유흥비 등을 마련하려고 계획적으로 택시를 이용한 사례도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젊은 여성상대 택시 범죄 잇따라 서울 강남경찰서는 23일 택시를 탄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공모(36)씨와 최모(36)·박모(34)씨 등 3명을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22일 오전 1시쯤 강남구 청담동 R호텔 건너편에서 택시에 탄 김모(26·여·디자이너)씨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신용카드를 빼앗아 현금 120만원을 인출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강남 일대에서 회사원,대학생,학원강사,유흥업소 종업원 등 여성 승객 7명에게 5100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고 4명을 성폭행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빼앗기도 했다.경찰은 여자 목걸이 15점과 전자충격기,흉기,마스크 등을 압수했다. 경찰조사 결과 공씨는 택시에 여성을 태운 뒤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최씨 등 공범을 합승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공씨는 특수강도 혐의로 7년 동안 복역하고 지난 2월 출소한 뒤 4월초 서울 금천구 K상운에 입사,택시를 운전하면서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 서울 수서경찰서도 지난 15일 택시운전사 송모(47)씨를 강도강간 혐의로 구속했다.송씨는 12일 오전 5시쯤 강남구 포이동 포장마차 앞길에서 이모(36·여)씨를 태워 서초구 내곡동 구룡터널 부근으로 끌고가 마구 때린 뒤 성폭행하고 휴대전화 등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폭력 등 혐의로 여러 차례 교도소를 전전했으며,지난 6월 강서구 J실업이라는 택시회사에서 일하면서도 한 차례 범행을 저질렀다.송씨는 지난 5일 풀려난 뒤 다시 택시를 운전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경찰은 “송씨의 수첩에서 20∼30대 여성의 이름과 연락처 수십개가 나와 여죄를 추궁하고 있지만 피해 여성들이 구체적인 진술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회사 구인난에 확인절차도 못 거쳐 택시운전사의 범행이 잇따르고 있지만 택시회사들은 “구인난으로 신원확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못한다.”고 호소했다.신원을 확인한다 해도 특별히 택시 관련 전과가 아닌 한 채용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공씨가 일했던 K상운은 운전사 부족으로 차량 100대 가운데 60대만 움직인다.2002년까지만 해도 240여명이 2교대로 근무했지만,최근엔 116명으로 줄었다.이 회사 총무처장 김모(30)씨는 “노는 차가 많아지면서 자금 압박이 심해져 한 사람의 운전사도 아쉬운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밤늦은 시간 택시를 이용하는 여성은 택시를 타고 나서 가족에게 전화로 차량번호를 알려주거나,비슷한 방향의 일행과 같이 타는 것이 좋다.”면서 “어떤 상황에도 합승은 거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선택(SBS 오전 8시30분) 정민은 집이 곧 경매로 넘어 갈 것이니 준비하라는 전화를 받는다.아들 우주는 서울로 간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지만 정민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한편 주희에게 대서로부터 혼담이 들어오자 도희는 반대한다. 정우를 마음에 두고 있는 주희도 정우의 주변을 맴돈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젓가락과 포크를 대신할 수 있는 안경테를 선보인 독일의 안경회사.밥이나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독특한 제품을 제작했다고 한다.야외에서 음식을 먹을 때 포크가 없어도 되는 다목적 안경.가벼운 스테인리스로 제작돼 나사를 사용하지 않고도 조립 할 수 있다. ●문화 문화인(EBS 밤 12시)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미술평론가 오광수씨.40년 동안 한국미술계의 현장 속에서 미술평론가,박물관장,미술전문지 편집인 등 다양한 이력을 통해 한국미술계의 거목으로 평단을 이끌어왔다.활발한 활동으로 한국 미술계의 발전을 이끌어 온 오광수씨의 창작과 비평인생을 만나본다. ●리얼스토리〈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한 여자의 일상 속에 초대된 반가운 손님들의 등장.하지만,아무도 이들의 방문이 엄청난 화를 부르게 될 줄은 몰랐다.그들의 방문은 치밀한 음모로 계획된 것이었을까? 형사들은 그날 그녀의 아파트를 방문했던 사람들을 CCTV를 통해 확인하고,목격자들을 찾아 나선다.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택시기사인 지경진씨의 택시 안에는 온통 야구방망이,대리석,쌍절곤 등 무시무시한(?)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알고 보니 공수도에 심취해 택시운전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공수도 연습을 하는 공수도 마니아였다.충북 제천의 ‘바람의 파이터’를 만나본다. ●인간극장〈살라말리쿰!타니아〉(KBS2 오후 8시50분) 즐거운 캠프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타니아.아무도 없는 학교에 들어가 반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친구들 이름을 하나하나씩 부른다.타니아는 학교에 가서 빨리 공부하고 싶고 친구들과 뛰어 놀고 싶다.그래서 빨리 방학이 끝났으면 좋겠다. ●금쪽같은 내 새끼(KBS1 오후 8시25분) 진국과 희수는 덕배에게 영실이 사라진 사실을 차마 알리지 못하고 망설인다.금고 속을 확인한 덕배는 충격에 휩싸여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지고 만다.진국은 사무실 서류들을 통해 영실이 유령회사를 차려 거금을 빼돌린 사실을 밝혀내고 대책을 강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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