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시어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잠원동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무이자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60억원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100억 원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17
  • 상임위장들의 회의진행 성적표

    ◎시어미형­이세기·황병태/원만형­강재섭·김영구·백남치·손세일/의욕형­김인곤/시시비비형­강창희 15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상임위원장들의 회의진행 성적표가 집계되고 있다.특히 이번 국감에서는 초선들의 정책대안이 봇물처럼 쏟아진데다 중복·폭로성 질의 양태가 여전해 어느 때 보다 위원장들의 운영 방식이 중시됐다는 평이다. 위원장들의 스타일은 「시어미형」에서부터 「우유부단형」 「원만형」 「의욕형」 「시시비비형」 등 천차만별이다. 「시어미형」으로는 이세기 문체공(신한국당)·황병태 재경위원장(신한국당)이 꼽힌다.이위원장은 지난 9일 공륜에 대한 감사에서 같은 당 박종웅 의원이 가위질된 영화를 방영하자는 주장에 대해 『언론이 방영장면을 찍으면 마치 의원들이 모두 영화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비칠 염려가 있다』며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해박한 경제통을 자처하는 황위원장은 회의때 마다 쟁점현안에 대한 여야의 논란에 개입,한바탕 경제지식을 과시하기도 한다. 내무위 이택석 위원장(신한국당)은「우유부단형」에 속한다.그는 의원들의 잇따른 발언요구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회의가 지지부진한 경우가 잦아 조정력이 약하다는 원망에 시달린다. 강재섭 법사(신한국당)·김영귀 국방(신한국당)·백남치 건설교통(신한국당)·손세일 통산위원장(국민회의) 등은 「원만형」이다.최연소인 강위원장은 『축구심판이 호각을 자주 불면 재미가 없다』는 신조이지만 질의가 길면 『빠떼루를 줄 수 밖에 없다』는 순발력있는 유머로 법조계 선배들의 협조를 구한다. 김위원장은 장성출신인 국민회의 임복진·천용택 의원 등 야당측 의견을 적극 수렴,별다른 마찰없이 교통정리를 무난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다.백위원장은 「허허실실」전법이 백미.「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한다」는 지론으로 목청높은 야당의 「강적」들을 포용,야당측으로부터 「남치가 아니라 덕치」라는 평을 얻었다.여야동수를 이끄는 손위원장은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야당측 간사들로부터 『야속한 심정이 든다』는 불만을 들을 정도다. 행정위 김인곤 위원장(국민회의)은 「의욕형」으로 직접질의하며 피감기관장에게 호통도 친다.10일 총무처 국감때는 위원석에 앉아 조해령 장관에게 『5·18관련자들의 상훈을 치탈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육사출신인 강창희 통신과학기술위원장(자민련)은 「시시비비형」으로 지난 9일 영광 원전본부에 대한 감사에서 허숙 본부장이 원전고장 사실을 숨기는 위증을 한 것으로 드러나자 『위증감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며 즉시 감사중단을 선언했다.〈박찬구 기자〉
  • 무장공비 잔악한 만행에 치떨어/주민3명 살해당한 산골마을 스케치

    ◎주민들 졸지에 가족·이웃 잃고 통곡/“항거능력 없는 할머니까지 무참히 죽이다니…” 【평창=특별취재반】 마을주민 3명이 무장공비 잔당에게 무참히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9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탑동리 마을주민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은 무장공비들의 잔악한 만행에 치를 떨었다. 탑동리는 진부면에서 차편으로 20여분을 더 들어가야 하는 작은 산골마을.약초와 감자재배를 주업으로 순박하게 살아온 30여가구 100여명의 주민들은 졸지에 가족과 이웃을 잃고 통곡했다. 주민들은 지난 68년 방아다리 약수터와 가리재를 경계로 불과 7㎞쯤 떨어진 용평면 노동리 이승복군집에 들이닥쳤던 무장공비들의 만행을 상기하며 더욱 분노했다. 희생된 김용수씨(45)는 아직 장가도 못간 노총각으로 여름에는 인근 방아다리 약수터에서 잡일을 하고 가을이면 약초와 버섯을 채취해 살아왔고 정우교 할머니(69)는 대구에 살림낸 아들집에 가끔 들리며 고향에서 혼자 살아왔다. 또 함께 변을 당한 이영모씨(45)의 부인 문넙덕씨(46)는 『버섯과 약초를 부지런히캐 두아들을 대학까지 마치게 하겠다며 산을 오르다 변을 당했다』며 오열했다. ○…마을주민 장범진씨(54)는 숨진 이영모씨가 『남에게 한번도 해를 끼치지 않은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정우교 할머니의 며느리 임은숙씨(26·대구시 중구 대봉동)는 시어머니의 사망소식을 듣고 『지난 3일 어머니가 친정인 진부면에 송이를 따러간다면서 집을 나섰다』며 『매년 9월초에는 친정에 묵으면서 송이를 채취해왔다』고 울먹였다. ○…피살소식이 전해지자 평창경찰서 진부파출소에는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려는 문의전화가 쇄도.홍천군 내면 자운리에 사는 윤영수씨(27)는 『바로 계방산 밑에 사는 부모가 걱정된다』며 진부파출소로 전화. 이밖에 원주·강릉 등 인근지역에 사는 주민들이나 이 곳을 연고지로 외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은 혹시 숨진 사람이 부모가 아닌가 하는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 ○…주민들은 이날 상오9시쯤 군병력 200여명이 트럭으로 마을에 들어올 때까지만해도 전혀 상황을 몰랐으나 군의 통제가 심해지고 헬기가 병력을 낙하산으로 투입하며 대규모 작전을 펼치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전전긍긍하기도. ○…공비가 다시 출몰한 탑동리일대의 모든 길목에는 9일 군병력이 집중 배치돼 차량과 민간인 통행을 통제.군수색대는 이날 탑동리로 통하는 진부면 상진부리 마을 입구와 진부면 방아다리 약수터 입구에 병력을 집중 배치해 검문검색을 강화. ○…3명의 사체가 발견된 지역은 「1281고지」로 산세가 험하고 숲이 울창하며 특히 6·25직후 빨치산 잔당들이 상당수 은거한데다 울진·삼척지구 공비침투사건때도 주작전지역으로 아군과 교전이 치열했던 곳이다.
  • 미래형 영상기기가 달려온다/’96 한국전자전 7일 개막

    ◎DVD·LCD TV 등 차세대제품 총집합 미래형 첨단영상기기가 달려오고 있다. 국내가전사들은 그동안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온 차세대 영상매체들을 오는 7일부터 열리는 「96 한국전자전」에서 대거 선보인다. 가장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제품은 VTR의 대체품인 DVD(Digital Video Disc).이 제품은 영상압축기법 등 각종 디지털 기술을 이용,일반 CD크기의 디스크에 LD수준의 고화질 영상과 CD수준의 음성을 최대 2시간30분동안 담을 수 있는 미래 영상기기의 총아.삼성전자는 오는 4일 발표회를 갖고 이번 전자전에 출품한뒤 다음달부터는 시판한다. LG전자도 DVD 개발을 완료,전자전에 출품하고 11월부터 80만원대에 판매할 계획.LG전자는 또 DVD 플레이어 전용기록매체인 광디스크를 개발,월 50만장씩 생산한다고 2일 발표했다.이 광디스크는 직경 12㎝크기에 CD 7장 분량인 베토벤 전집과 백과사전 한질,영화 1편을 담을 수 있다.영화타이틀도 함께 개발했다. LG는 사용자 눈앞에서 100인치의 크기로 느껴지는 개인용 디스플레이인 HMD를 국내 최초로 개발,전자전에서 전시한다. 삼성과 LG는 TV부문에서 무게가 기존 브라운관 TV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두께도 5㎝밖에 안되는 LCD TV,게임TV,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 등을 공개한다. 대우전자도 2일 평판 화면표시장치의 일종인 PDP를 이용한 21인치 컬러 PDP TV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PDP TV는 두께가 8㎝,중량이 10㎏에 불과해 벽걸이용으로 쓸 수 있다.대우는 또 비디오CD를 TV에 장착한 비디오CD TV,위성방송내장 와이드TV,가상현시시스템,HD TV,화상회의 시스템을 출품한다. 아남전자는 화질의 정밀도를 훨씬 향상시킨 47인치 와이드프로젝션 TV와 극장의 화질과 음질을 재생할 수 있는 홈시어터시스템도 함께 선뵌다.PDP TV,정확한 색조를 재현하는 차세대 프로젝션기술인 DLP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첨단 영상제품들은 현재의 TV와 VTR를 대체하는 신개념의 기기들로 기존 매체보다는 훨씬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면서도 부피와 무게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올해말부터 시판되면 2000년대 초반까지는 현재의 TV와 VTR를 밀어내고 안방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 여·야/방위비·SOC 투자 등 공방 예상/새해 예산안 주요쟁점은

    ◎방위비­증액규모 보다 부문별 내용 큰 시각차/SOC투자­야측서 국책시어 재검토 등 강력 요구/관변단체 지원 놓고도 “불가피” “전액삭감” 맞설듯 정부가 24일 새해 예산안을 발표함에 따라 이제 논의 무대는 국회로 옮겨졌다.신한국당은 지난해보다 13.7% 증액된 정부 원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국민회의는 12%,자민련은 한자리수 인상을 고수하고 있어 여야간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방위비◁ ○…신한국당은 동해안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 최근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12% 증액이 시의적절한 판단이라고 보고 있다. 하사관급 처우와 복지증진,낡은 군 막사 교체 등 장병의 사기증진에 예산이 골고루 배분된 점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위력 개선부분 추가 확대를 주장하기도 한다. 국민회의는 방위비 인상규모는 손을 대지 않는 대신 내용을 대폭 손질할 방침이다.재래식 무기 부분의 대폭 삭감을 통해 실질적 전력증강을 실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하사관 및 사병의 전역후 대책 등 복지비용은 더 늘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회간접 자본확충◁ ○…신한국당은 사회간접자본(SOC)투자의 24.4% 증액안에 대해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필요한 수준』이라는 반응이다.야권의 지역간 불균형 개발 주장에는 『경제의 투자효율 보다는 정치논리를 앞세운 선전공세』라고 맞서고 있다. 오히려 호남과 충청,서해안 지역의 철도 도로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지역형평에 무게를 실었다는 주장이다.도심철도의 외곽이설 작업도 대구 등 다른 지역은 제쳐두고 광주지역만 착공토록 한 것을 한 예로 든다. 국민회의는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우선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은 2천1년까지 부분개통마저 불가능하다고 전망하며 예산지원을 단호히 거부할 태세다.이에 따라 대전 이남 부분은 토지구입비 전면 중단 등을 주장하고 있다. 자민련은 우선순위 사업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또 현금차관 도입 및 민자유치 방안의 강구를 통해 정부의 직접 지원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우리나라 물동량의 50%가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경부지역보다 아산항 군산항 등 서해안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변단체 지원◁ ○…신한국당은 야권의 선심성 예산 시비에 대해 『정치적 색안경으로 볼 사안이 아니다』고 못박았다.지원규모는 올해 40억원에서 1백10억원으로 늘렸지만 민간과 기업,정부의 역할을 재조정하는 단계에서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등의 환경보전과 질서회복 사업에 대한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국민회의는 전액 삭감을 고수하고 있다.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관변단체는 부패되고 관제화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대신 그 몫을 일반 시민단체들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내년 대선을 앞둔 「선심성」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에 대해서는 환경보존을 위한 활동비용 지원은 인정하되,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와 자유총연맹 등은 예산의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 시와 미술의 만남/이색 전시회 2제

    ◎한국대표시인 주제미술전­김소월 작품 등 현대명시 40점 형상화/기계도 오르가슴을 느낀다­하재봉 시집 「발전소」서 얻은 영감 표현 시와 미술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두개의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서울 학고재 화랑(739­4937)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대표시인 주제미술전」과 서울 녹색갤러리(323­4941)의 고경호씨 개인전 「기계도 오르가슴을 느낀다」가 그것. 시를 빌려온 미술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하나는 전통적 시화전 형식을,다른 하나는 설치미술의 파격을 택하고있어 전통과 첨단의 흥미로운 대조를 보여준다. 학고재의 「…주제미술전」은 우리 현대 시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시인들의 작품 40편에 한국화단의 중견작가들이 그림을 그린 이례적인 전시회.24일까지.실천문학사가 「문학의 해」를 맞아 시화의 기념비적 자취를 남긴다는 뜻에서 마련했다.덧붙여 이 전시회의 시화들을 그대로 수록한 시화집 「그림으로 읽는 한국의 명시」도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됐다. 전시회의 특징은 우리 현대시사에 큰 획을 그었던 시인들의 성격까지철저히 파고들어 작품내용을 심도있게 다뤘다는 점.무엇보다 현대시 역사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지난 현대시사의 공과를 점검,내실을 다진다는 기획 아래 기존 시화전의 형식과 내용을 과감히 탈피했다는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화가 강요배씨가 김소월의 「진달래꽃」,신학철씨가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김병종씨가 정지용의 「향수」,손장섭씨는 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황영성씨는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주재환씨는 이육사의 「청포도」,윤명로씨는 이상의 「꽃나무」,김용철씨는 김광균의 「설야」,김호득씨는 박목월의 「나그네」,김정헌씨는 조지훈의 「승무」,이만익씨는 윤동주의 「별헤는 밤」,오수환씨는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여운씨는 신경림의 「갈대」,임옥상씨는 고은의 「문의마을에 가서」,강연균씨는 김지하의 「비」등을 형상화 했다. 이에 견줘 10월5일까지 열리는 「기계도…」는 하재봉씨의 시집 「발전소」에서 얻은 영감을 표현한 작품.시집이 담고있는 강렬한 에너지와 욕망을 스테인리스·철·알루미늄·납 등 주로 금속재료에 의존해 형상화한 설치물들이 갤러리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다.특히 시집 「발전소」에서 채집한 언어를 30여개의 아크릴 박스에 새기고 박스마다 그 시어를 생각할때 떠오르는 오브제를 나란히 배치한 것은 언어와 형상과의 대화를 의도한듯 보이는 재미있는 부분이다.
  • 좌초 북 잠수함서 발견/「충성맹세문」 전문

    ◎“김정일 동지께 꼭 승리보고” 국방부는 20일 강릉 앞바다에 좌초된 북한 잠수함에서 발견한 「충성맹세문」을 공개했다.B5용지보다 약간 큰 종이 앞뒷면에 파란색 볼펜으로 쓴 한장의 이 편지는 물에 젖어 뒷장 글이 비쳐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다음은 편지의 전문이다. 최고 사령관동지의 충신 전사들인 우리의 미더운 전투원 동지들.장군님 명령을 피끓는 가슴마다 부여안고 임무수행에 길을 떠나는 전투원 동지들에게 서면으로나마 전투적 인사를 드립니다.우리 수령님께서 생전에 그토록 마음 쓰시였고 우리 장군님께서 어느 한순간도 마음 못 놓으시고 잠못 이루시는 우리 민족에 최고 소망인 조국통일을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자신들의 모든 것을 다바친 전투원 동지들을 우리는 잊을 수 없습니다.오늘의 이 한순간을 위해 언제 한번 단란한 가정의 분위기 속에 살아보지 못하고 불편한 생활조건에서 싸움준비를 해오던 전투원 동지들. 어제 저녁 우리는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께 다지는 전투원 동지들의 충성의 맹세문을 함께 읽었습니다.그리고 확신했습니다.우리의 영웅들은 절대로 죽지 않고 꼭 살아서 승리의 보고를 안고 돌아오리라는 것을 최고사령관 동지께 한번 명령하시어서 집행 못한 지시란 단 한번도 없었으며 명령은 곧 승리였고 그러해서 우리는 우리에 사회주의 조국을 철옹성 같이 지키고 있는 것 아닙니까.이제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께서 주신 전투임무가 수행되면 조국통일에 그날은 또 아주 앞당겨지게 될 것이며 그러면 우리 수령님께서도 이제는 편안히 두눈을 감으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죽음은 곧 변절이나 같습니다.임무를 수행하기 전에는 그누구 죽을 권리가 없으며 또 꼭 살아서 승리의 보고를 안고 돌아온다는 것 밖에는 우린 모릅니다.돌아오는 그날을 우리는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 침투공비 「충성결의문」 발견/군수색 잠수함 내부서… A4크기

    ◎“김정일 최고사령관 동지 적화통일 명령완수 맹세” 무장공비들이 18일 상오 잠수함을 타고 강릉 앞바다로 침투하기전에 쓴 것으로 보이는 결의문이 잠수함 내부에서 우리 군에 의해 발견됐다. A4용지 크기의 메모지에 쓰인 이 결의문은 띄어쓰기와 철자법이 많이 틀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도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김정일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으로 돼 있다. 결의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최고사령관 동지 전투원 동지·장군님의 명령을 피끓는 가슴마다 임무수행길을 떠나는 전투원들이 서면으로 나마 전투적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수령님께서 생전에 장군님께서 어느 한 순간마다 우리 민족의 조국통일을 위한 성스러운 위험에 자신들은 모든 것을 다 바친 전투원 동지들을 잊을 수 없으나 오늘 이 한 순간을 위해 언제 한번 단란한 가정의 분위기 속에 불편한 생활속에서 싸움준비를 해 오던 전투원 동지들,이제 우리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다시 전투원동지들이 맹세문을 함께 읽었습니다.그리고 확신했습니다.우리 영웅들은 절대로 죽지 않고 꼭살아서 승리에 보고를 안고 돌아오라는 것을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한번 명령하시어 집행 못한 것은 단 한번도 없었으며 명령은 곧 승리였고 그리해서 우리는 사회주의 조국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고 이제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께서 주신 전통임무가 실행되어 적화통일의 그날을 우리 수령님께서도 이제 편안히 쉬는 날이 있습니다.
  • “고부 갈등” 며느리 방화/시어머니와 함께 숨져

    ◎“치매심해 부양 불만” 【전주=조승진 기자】 고부간의 갈등을 빚어 오던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싸움을 벌이다 방안에 불을 질러 시어머니와 함께 불에 타 숨졌다. 17일 하오 6시쯤 전북 익산시 함라면 금성리 금곡마을 허모씨(44·농업)집 안방에서 허씨의 어머니 최모씨(84)와 아내 이정숙씨(38)가 싸움을 벌이던 중 이씨가 휘발유를 방안에 뿌린 뒤 불을 질러 이씨와 최씨 등 2명이 불에 타 숨지고 싸움을 말리던 이웃집 김갑덕씨(24)가 3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이씨는 10년전부터 3형제중 막내아들인 남편이 치매증세가 심한 어머니를 모시는데 불만을 품고 평소에 시어머니와 자주 말다툼을 벌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 미 시간파괴 광고 「인포머셜」 바람

    ◎정보·광고 합성어… 30분간 제품특성 설명/MS·렉서스 등 대기업 심야시간대 이용 장시간 TV광고인 「인포머셜」이 미국광고업계에 부상하고 있다. 인포메이션(정보·지식)과 커머셜(광고방송)의 합성어인 인포머셜 광고는 건당 무려 30분동안 진행된다.TV광고의 전세계적 대종인 30초짜리 보통 방송광고의 60배 길이.TV광고는 어느 나라나 비싸지만 특히 미국은 미식축구 슈퍼볼 경기때 30초 광고가 건당 1백만달러를 호가할 정도인데 이 반시간짜리 광고를 케이블방송이 아니라 ABC­TV 등 정식 공중파방송에서 내보내고 있다. 뉴스등 본격 방송이 끝난 밤 11시부터 방영해 30분이지만 별로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아주 짧은 시간에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하는 보통 커머셜과는 달리 이 심야의 광고방송은 언뜻 보면 「손수 해보기」 교육방송인가 싶을 만큼 기계나 상품의 조작,특성에 대해서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거듭하고 있다.상품에 대한 각종 인포메이션을 가능한 한 많이 알려줘 관심과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지난 84년 TV커머셜에 관한 규제 완화와 더불어 시작된 이 인포머셜은 현재 15억달러(1조2천억원) 상당의 광고시장으로 커졌다.특히 지난해부터 마이크로소프트·렉서스·시어스·AT&T·애플컴퓨터·피델리티 투자 등 초일류 브랜드들이 인포머셜을 활용,이 광고의 격을 높이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윈도우95를 선보이면서 자세한 설명이 가능한 인포머셜을 애용했다.애플컴퓨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직접 설명방식 대신 스토리가 있는 극 방식을 채택,퍼스널컴퓨터를 구입하려는 한 가족이 애플을 선택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렸다.
  • 19∼22일 동숭아트센터서 국내 첫 공연 재미 무용가 안성수씨

    ◎감정 배제한 진정한 춤 선보인다/철저한 몸짓·무용수 기량 의존한 안무/작품 「왓에버」 「달밤의 체조」 등 무대 올려 재미 무용가 안성수씨(34). 국내 팬들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현대 무용의 본고장 미국 뉴욕에서는 이른바 「잘 나간다」는 안무가이다. 지난 1월 뉴욕 무용계에서 유망주로 꼽히면서도 웬만한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꿈도 꾸기 힘들다」는 조이스극장 무대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섰고 아메리칸 댄스 페스티벌의 함프리 와이드먼 상 수상(93년),도쿄 국제 안무경연대회 3위 입상(〃) 등 탁월한 기량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무용단 「성수 안 픽 업그룹」을 이끌고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19∼22일)에서 한국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공연준비차 11일 서울에 온 그를 만났다. 『춤 공연에서 중요한 것은 「재미」입니다. 관객과 교감없이 의미나 의식만 강조하는 것은 안무가의 자기중심적인 독단이지요』 춤은 지루하지 않아야 하고,몸짓 자체로 재미있어야 한다는 안성수씨.특이한 경력을 가진 늦깎이 무용가가 자연스레 터득한 무용철학인지도 모른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다니다 중퇴,군복무를 마친뒤 84년 영화 카메라 기법을 배우기 위해 미국 마이애미 대학으로 유학갔다. 무용과의 첫 만남은 그의 말대로라면 「우습게」 시작됐다.유학시절 라켓볼을 즐기면서 스트레치 운동이 필요할 것같아 무용을 선택과목으로 들었고 무용과 공연에서 여자무용수를 들어주는 역할을 맡았던 것.여기서 몸으로 무엇을 창조하는 기쁨을 발견,아예 줄리어드 무용과로 편입했다.3년만에 조기 졸업하면서 무용과 교수들이 최우수 학생에게 수여하는 「마사 힐」무용상을 수상했다. 그의 무용은 틀을 쌓고 부수는 식의 구조적이고 시각적인 것을 추구한다.무용수들의 얼굴에 감정이 나타나는 것을 배제하고 세트보다는 무용수들의 기량에 의존하는 안무를 한다.관객들의 시선을 무용수들의 몸에 고정시켜 철저한 몸짓에 의한 춤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1월 조이스극장 「올 투게더 디퍼런트」무대에 올랐을 때 「뉴욕타임스」는 「왜 얼굴에 감정이 없는가? 이해가 되지않는다」고 평했다.이에 주간지 「빌리지 보이스」는 「감정을 배제,진정한 춤을 보여준 공연이었다」고 되받았다.한국 무용가에게 보여준 언론의 관심으로 그 공연은 3회 공연 매진됐다. 『한국의 친구들에게 제가 만든 무용을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9남매 중 막내여서일까.안성수씨는 「서른 네살 소년같다」는 느낌을 준다.귀엽게 웃고 수줍게 말한다. 그 살풋함속에 줄리어드 재학시절(91년) 「성수 안 픽업 그룹」을 창단,뉴욕 최고의 무용수들로 이뤄진 무용단을 키워낸 의외의 강단이 보인다.아메리카 발레 시어터나 라루보비치,더그 바론 무용단 등에서 활동한 뉴욕 최고기량의 무용수 9명이 그가 『연습하자』고 하면 언제라도 달려온다. 이번 무대에는 「빔」 「퀸」 「왓에버」 등 뉴욕에서 호평받은 작품들과 신작 「달밤의 체조」를 올린다.
  • 한 부총리 “걸어서 하늘까지…”

    ◎말련서 세계 최고층빌딩 30분만에 올라 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인 한승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올 연말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기록될 콸라룸푸르시내 페트로나스(말레이시아 국영석유공사) 쌍둥이 빌딩을 11일 엘리베이터를 마다하고 걸어서 옥상까지 올라가 현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마하티르 총리의 야심적 사업으로 지난 94년에 착공,올해말 완공 예정인 이 빌딩은 지하 6층,지상 92층에 지상 4백52m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알려진 미국 시카고의 시어스타워(4백43m)보다 높다. 한부총리는 이날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예방을 마친 직후인 하오6시30분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에 도착,우리 건설회사 관계자들로부터 현장소개를 받은 뒤 계단을 통해 걸어서 단 30분만에 빌딩 옥상까지 올라갔다.수행원은 숨이 가빠 어려움을 겪었으나 오랜기간 등산으로 체력이 단련된 한부총리는 등정을 끝내고도 힘든 기색이 없었다고. 이 빌딩은 한쪽은 우리나라의 삼성물산과 극동건설 및 현지회사가 합작으로 공사하고 있고,한쪽은일본 건설회사가 맡고 있는데 국내 건설회사가 시공하는 빌딩의 경우 일본측보다 49일 늦게 공사에 들어갔으나 옥상의 상량식은 10일 일찍 마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런던에 유럽 최고층 빌딩/92층 「천년탑」 2001년 완공

    ◎세계 3번째 높이 3백90m 【런던 로이터 AP 연합】 오는 2001년 런던에 유럽 최고층 빌딩이 우뚝 솟는다. 높이 3백90m의 92층 유리건물인 밀레니엄 타워(천년탑)는 세계에서는 시카고의 시어스 타워와 콸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타워 다음으로 3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런던 중심부 금융가에 세워질 이 건물은 노르웨이 크바에르네르 ASA그룹의 자회사인 트라팔가 하우스에 의해 건설될 계획인데 총공사비는 4억파운드(미화 6억2천만달러)로 추산된다.수용인원은 8천명에 달한다. 「천년탑」의 설계를 맡은 영국의 저명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경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 건물은 「21세기 런던의 신뢰」의 표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양대 정민 교수,「한시미학 산책」 내

    ◎「당시」와 「송시」는 뭐가 어찌 다른가/한시 350여수 24가지 이론으로 풀어/「가슴」으로 쓴 당시는 화려한 색채 배어/「머리」로 쓴 송시는 운치와 서늘한 향기 송나라의 문인 엄우는 『시란 말은 끝났어도 뜻은 다함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시의 언어는 모름지기 범종의 울림과 같이 유장한 여운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그런만큼 시는 제대로 읽기 어렵고,진지하지 않은 독자들은 고개를 돌리기 일쑤다.더군다나 한시는 장르상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부 전문 연구자들의 학문적 관심사에 그칠뿐 일반의 폭넓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이 시대,한시는 진정 골동품적 가치만을 지닌 빛바랜 문화유산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최근 한양대 정민 교수(국문학과)가 펴낸 「한시미학 산책」(솔 출판사)은 한시의 효용가치를 의심하는 이같은 우문에 종지부를 찍고 한시의 높고 깊은 정신세계에 동참할 것을 권한다. 월간 시전문지 「현대시학」에 지난 94년부터 2년여동안 연재한 글을 묶은 이 책은 한시 3백50여수를 예로 들면서 24가지에 이르는 한시미학 이론을설명하는 흥미있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동양의 예술정신은 본래 다변과 요설을 싫어한다.대신 긴장을 머금은 함축을 중히 여긴다.언어와 언어가 만나 부딪치며 발하는 순간순간의 광채,그 속에 살아숨쉬는 행간의 의미를 붙잡아내는 것이 한시감상의 요체다. 이 책은 주역에 나오는 「입상진의」,즉 언어로 뜻을 온전하게 전할 수 없다면 형상으로써 뜻을 전달하라는 말로 한시의 묘미를 풀이한다.하나의 예로서 인용되고 있는 것이 송나라 때 관사복이 지은 「담명월조무흔」이라는 시구다.『둔덕 가득 흰구름은 갈아도 끝이 없고/못속의 밝은 달은 낚아도 자취없네』 「언제나 흰구름 자옥한 둔덕,그 구름을 밭삼아 다 갈아볼 날은 과연 언제인가.못위에 동두렷이 떠오르는 밝은 달은 제아무리 낚아채도 한량이 없네」정도의 뜻이다. 한시란 이처럼 뭔가 꼬집어 말하려 하면 사라져버리는 느낌,분명히 있긴 한데 잡을 수 없는 그 무엇을 노래한다.하지만 그 노래는 흔히 「말하지 않고 말하는」수법에 의존한다.때문에 난해할 수밖에 없다.「입상진의」의 거울에 비춰 읽어야 비로소 한시 특유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다는 명제는 그 지점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한시에는 한시 문화권에서만 통용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어휘들이 많이 등장한다.남포,절류,추선,의루,문적,동리 등이 두드러진 예다.정교수는 「한시의 정운미」란 글을 통해 단순히 사전적인 뜻을 넘어선 이같은 시어들의 함의를 밝힌다.남포와 절류는 이별을,추선은 버림받은 여인을,의루와 문적은 그리움을,동리는 세상을 피해 사는 고상한 선비의 거처를 상징하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는 게 그의 설명.따라서 한시를 바로 읽기 위해서는 함축적인 시어의 속뜻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이 책은 또한 당시와 송시의 대비점을 소상히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문학비평 현장에서 사용되는 당시니 송시니 하는 말은 왕조개념이 아니라 시의 성향을 말하는 풍격용어 개념에 기초한 것이다.그런 전제에서 볼때 당시와 송시는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이와관련,정교수는 『당시는 작약이나 해당처럼 짙은 꽃과 화려한 색채가 있는 반면 송시는 한매나 추국처럼 그윽한 운치와 서늘한 향기가 있다』는 중국시인 무월의 말을 빌어 설명을 대신한다.요컨대 당시가 묘사적이고 서정적인 경향의 「가슴으로 쓴」 시라면,송시는 사변적이고 철리적 성향이 강한 「머리로 쓴」 시라는 얘기다. 한시는 한자를 표현수단으로 하지만 이미 우리의 정서와 가락으로 귀화,우리 문학화된 소중한 지적 유산이다.한시미학에 관한 본격 담론을 시도하고 있는 이 책은 생경한 서구 문예이론에 주눅들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시문학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뜻깊은 결실임에 틀림없다.
  • 아 6국 등 초청… 새달 12∼22일 호암아트홀 등서 공연

    ◎서울서 펼치는 아프리카 춤잔치/흑인 전통춤의 토속성 현대화 과정 표현/국내 무용단도 협연… 우리춤과 비교 기회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뜨거운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춤잔치가 펼쳐진다. 창무예술원(원장 김매자)은 9월12일부터 22일까지 아프리카 6개국과 미국의 흑인무용단을 초청,서울 호암아트홀과 창무포스트극장,마로니에 야외무대 등에서 「창무국제예술제­아프리카공연예술」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지난 93년 아시아,94년 유럽,95년 아시아 춤축제에 이어 창무예술원이 네번째로 대륙별 춤예술을 선보이는 무대.유네스코(UNESCO) 국제문화진흥협력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아프리카 춤단체와 미국의 흑인현대무용단 「필라델피아 댄스 컴퍼니」(필라덴코)등이 초청돼 무대에 선다.국내에서도 국수호디딤무용단과 박명숙현대무용단·창무회·툇마루무용단·춤다솜무용단·가림다현대무용단 등이 협연한다.또 타악연주단 「푸리」와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음악동아리 「투윔보」등도 참가한다.공연인원은 외국무용수 65명을 포함,모두 1백60명. 김매자 원장은 『아프리카의 전통춤에 깔려 있는 깊은 토속의 맛과 그것이 현대춤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우리춤과 비교,감상하기 위해 춤판을 기획했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전체 공연의 20분은 우리 무용단이,나머지 1시간은 외국무용단이 꾸미는 식으로 구성했다. 참가무용단 가운데 아프리카의 체취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이레의 「헤마전통무용단」.아프리카의 위대한 전사 「헤마」족의 이름을 딴 시골무용단이다.강건하고 마술에 걸린 듯한 춤으로 전쟁의 승리와 슬픔·참혹성을 표현한다. 가나의 「가나전통무용단」은 전통춤을 무대화한 세련된 춤을 보여주며 잠비아의 「사칼라 브라더스 앙상블」은 잠비아 민속음악 보컬연주와 무용을 함께 선보인다. 또 이집트의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댄스시어터」는 제5회 뮤니히국제음악공연 워크숍에서 영상조형작품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무용단.이번 무대에서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조형감각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무용 「마지막 인터뷰」를 공연한다. 아이보리 코스트의 「베베 우알리 무용단」은 베베 우알리 등 스위스에서 활동하는 아이보리코스트 출신 무용수로 구성된 단체.아이보리코스트 흑인의 한을 현대화한 춤을 보여준다.또 아프로­아메리칸의 정서를 보여줄 미국 「필라덴코」는 25년 역사의 수준 높은 무용단.전통 재즈음악을 배경으로 아프리카의 정서를 현대적인 테크닉으로 녹여낸 춤을 선보인다.337­5961.
  • 가을을 여는‘발레의 향연’/새달 국내외 정상급 발레단 잇단 공연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미 3대발레단… 「지젤」·「백조의 호수」 진수/국립발레단­「고전발레의 아버지」 프티파 재조명 무대/유니버설 발레단­우리나라 처음 선뵈는 「한여름밤의 꿈」 가을로 접어드는 9월,국내외 정상급 발레단의 공연이 잇따른다. 「미국발레의 대명사」라 불리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첫 내한공연(18∼21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과 한국 국립발레단의 「쁘띠빠 명작발레의 밤」(12∼15일 국립극장 대극장),그리고 유니버설발레단의 「한여름밤의 꿈」(5∼8일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등.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는 조프리발레단·뉴욕시티발레단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3대 발레단의 하나.이탈리아­프랑스­러시아로 이어지는 전통 발레의 주 무대를 미국으로 옮겨 「고전발레의 미국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러시아에서 건너온 미하일 모드킨을 중심으로 1939년 뉴욕에서 창단됐으며 뛰어난 솔리스트들이 많아 스타 중심의 발레단으로 이름 높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는 고전적인 작품에서 20세기 중후반의 현대작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는데 이번 공연에는 대표적인 고전발레「지젤」과 「백조의 호수」를 선보인다. 줄리 켄트,호세 마뉴엘 카레노,아만다 메케로,기욤 그라팽,수잔 제프 등 주역 무용수들을 비롯,모두 1백20명이 내한한다.18·19일에는 「지젤」을,20·21일에는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공연시간 18∼20일 하오7시30분,21일 하오2시·7시30분.580­1234. 국립발레단이 제85회 정기공연으로 선보이는 「프티파 명작 발레의 밤」은 「고전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년)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무대.프티파는 1839년부터 34년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수석감독으로 있으면서 「백조의 호수」,「호두까기 인형」,「잠자는 숲속의 미녀」등 1백여편의 명작을 안무한 인물.국립발레단은 이번 공연에서 프티파가 안무한 「백조의 호수」와 「레이몬다」,「파퀴타」를 원형 그대로 무대에 올린다. 주역은 모두 더블캐스팅.「백조의 호수」의 오데트 역은 한성희와 남소연,지그프리트 역은 김용걸강준하가 맡는다.「레이몬다」에서는 이재신·최경은이 레이몬다 역을,신무섭 강준하가 장 드 브리앙 역을 맡는다.「파퀴타」에서는 파퀴타 역에 이재신·배주윤이,루시앵 역에 신무섭·김용걸이 각각 캐스팅됐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박은성)가 협연한다.공연시간은 12·13일 하오7시30분,14·15일 하오4시.274­1172. 유니버설발레단의 「한여름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대표적인 「스토리 발레」.멘델스존의 음악을 배경으로 마리우스 프티파,미첼 포킨,조지 발란신 등이 안무한 것으로 유명하다.이번 공연에는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부르스 스타이블이 안무,지난 92년 홍콩발레단이 초연,화제를 모은 작품이 선보인다.우리나라에서는 첫 공연이다.의상과 무대장치는 조프리발레단과 홍콩발레단 등에서 활약한 크리스티나 지아니니가 맡았다. 프리마 발레리나 문훈숙을 비롯,수석무용수 박재홍 이준규 이원국 황재원 권혁구 전숙경 이유미 허경수 이미자 엔리카 강예나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5·6일 하오7시30분,7일하오3시30분·7시30분,8일 하오3시30분.452­0035.
  • 문인의 생가(외언내언)

    독일 프랑크푸르트시내에 있는 「괴테의 집」은 1년내내 관광객들로 성시를 이룬다.지난달 필자가 찾아갔을때도 4층건물은 방이나 복도할 것없이 외국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2백년도 넘은 이 집에는 모든 것이 가즈런히 잘 정돈돼 있었다.유명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시인의 방,두꺼운 라틴어책들로 가득찬 서재,괴테가 애장했던 그림들로 가득찬 방,북경식 가구로 꾸며진 응접실 등이 괴테가 살았던 1700년대 중반을 그대로 재현해놓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방문객은 연간 76만명.괴테하우스는 독일국민들의 자랑이요 긍지다. 우리는 문화예술인의 생가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조선시대는 그만두고라도 근대문학 1백년의 흐름속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문인의 생가나 작품의 산실이 몇개나 남아 있는가.영랑의 생가(강진),박종화의 자택인 서울 평창동의 조수루,서정주의 생가(고창 선운리) 등 손에 꼽을 정도다.우리사회의 문인들에 대한 무관심과 급격한 주택양식의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1930년대 감각적인 시어를 구사하며 주옥같은 시를 발표했던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생가가 충북 옥천에 복원됐다. 원래 있던 생가는 없어지고 터만 남아있었는데 경매처분직전에 옥천문화원장 박효근씨가 성금을 모아 집터를 사고 초가 두채(22평)를 복원한 것이다.가족과 동네노인들의 증언을 참고로 했다고 한다. 「넓은 벌 동쪽끝으로/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향수). 그가 살던 마을도 지금은 크게 달라졌겠지만 지용의 생가가 복원돼 기념관이 되었다하니 반갑기 그지없다.사람들은 항용 제가까이 있는 보석은 놓쳐버린다.놓치기 쉬운 보석 하나를 찾아 닦아놓은게 지용의 생가라는 생각이 든다.
  • 수영장 안전지킨다/7인의 미녀군단

    ◎한강 잠원지구 안전요원 아르바이트생/기본체력 바탕 수영실력 수준급/전원 체육과생… 「인명구조원」 자격 『삑,삑∼ 너무 깊은 곳에 들어가지 마세요』 『꼬마야 높은 데서 다이빙하면 위험해』 푸른 바다와 우거진 숲이 생각나는 한여름.멀리 피서를 떠나지 못한 사람은 시내 수영장으로 몰린다.바다와 마찬가지로 수영장에서도 안전사고우려가 크다.그러나 이젠 마음 푹∼.우리를 지켜주는 7명의 미녀 안전요원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 잠원수영장.주말엔 8천여명,평일엔 4천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44명의 안전요원은 쉴새없이 날카로운 눈빛을 구석구석으로 던진다.안전사고는 예방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성경희양(22·성신여대 체육학4)도 여름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는 안전요원이다. 성양 외에도 6명의 여대생 아르바이트 안전요원이 있다.성신여대 2명,상명대 2명,용인대 1명,한양여전 2명이다.모두 체육학과 재학생이다.학교는 다르지만 사람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공통점이 이들을 자매이상으로 친하게 한다. 근무시간은 하루 9시간.쉬는 시간은 있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점심시간에도 눈은 항상 수영장으로. 특히 어린이가 골칫거리다.호루라기를 항상 입에 물고 있을 정도다. 『뛰어다니지 마라』 『높은 데서 다이빙하지 마라…』 시어머니보다 더 잔소리를 하지만 통 말을 듣지 않는다. 성양은 『일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나를 믿고 편안하게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힘이 솟는다』고 말한다. 안전요원이 되려면 몇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기본체력에 수영실력은 수준급이어야 한다.처음엔 많은 여대생이 지원하지만 며칠 안 가서 슬그머니 물러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십자사에서 발급하는 「인명구조원자격증」.수영실기시험·인공호흡법·안전이론시험 등을 통과해야 자격을 얻는다.성양도 재수끝에 작년에야 자격증을 땄다. 방학기간의 짧은 아르바이트지만 이들의 열의는 대단하다.성양은 『여기서 일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봉사라 생각한다』며 『학기중에도 실내수영장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 정신문화연 김병선 교수(컴퓨터와 더불어)

    ◎「우리의 것」 전산화 앞장/새분야 국어종보학 개척 「컴퓨터와 한국학의 행복한 만남」을 일궈내는 데 정열을 쏟고 있는 컴퓨터 마니아 국문학자가 있다.한국정신문화연구원 김병선(39)교수. 김교수는 현대시를 전공한 국문학자로서는 드물게 컴퓨터에 대해 프로급의 지식을 갖고 있다.덕택에 연구원산하 한국학 정보센터의 전산정보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컴퓨터의 효용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한국의 문학과 역사,예술 등 「우리것의 전산화」작업에 진력하고 있다. 김교수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81년 대학조교 시절 우연히 대형 컴퓨터터미널을 다루는 법을 배우면서였다. 84년 전북대 전임강사 임용 기념으로 8비트 애플컴퓨터를 처음 구입해 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컴퓨터 독학에 들어갔다.「공대생」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기계 다루는 일에 남다른 소질이 있던 그는 당시로선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던 컴퓨터 잡지를 열독하거나 부품 구입을 위해 청계천을 안방드나들 듯 했다.어느덧 컴퓨터 업그래이드나 웬만한 수리정도는손수 할 수 있는 수준이 됐고 지금까지 주위 사람들의 컴퓨터를 손봐준 것만도 어림잡아 1백대가 넘는다. 그는 지난 91년 단국대 교환교수 시절 국문과 전공으론 국내 최초의 컴퓨터 관련 강좌인 「국어와 전산학」강의를 맡았다.이때 그가 쓴 책이 「국어와 컴퓨터」로 우리의 옛글자와 문헌자료를 전산처리하는 방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는 국문학자이지만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앞으로 문학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조만간 「멀티미디어 시인」이 나올 것이라고 예견한다. 문자형태의 문학이 컴퓨터의 도움으로 영상과 음악을 합친 종합예술의 성격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자신의 6권짜리 저서인 「소월의 시어와 그 쓰임새」를 CD롬에 담아 내놓을 예정이다.물론 배경화면과 음악을 결합시킬 생각이다. 김교수는 컴퓨터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교회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컴퓨터에 사운드 카드보다 원음에 가깝게 소리를 내주는 주변장치인 미디(MIDI)음원과 키보드를 설치,직접 노래를 연주하거나 편집한다. 김교수는 『정보화라는 시대의 격랑을 헤치고 우리문화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학의 데이터베이스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그는 본격적으로 국어정보학이라는 새 분야에 몰두할 생각이다.기회가 닿으면 이 분야의 제자도 양성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우리문화의 생존과 번영이 여기에 달렸다는 신념때문이다.
  • 시인 이성복(작가를 찾아:9·끝)

    ◎“시는 남의 고통을 대속않으면 쓸모없어”/잠들기전 머리맡에 노트 펴 뒀다/깨어나면 달아 날세라 꿈을 옮겨 적던 시절/빈 종이를 보면 채우지 않고는 견딜수 없었다/요즘엔 문학이 우리집 골목에 죽은 대나무 같아 그의 내면에는 오래된 고통이 웅크리고 있다.잠시만 그에게 말을 붙여보면 느낄 수 있다.시인 이성복씨(44)와의 대화는 꼭 그의 시를 읽을 때처럼 가슴 밑바닥에 우련한 아픔을 일으킨다.물론 그는 한번도 소리내어 호들갑떨지 않는다.오히려 성냥을 확 긋듯 시와 삶에 대한 생각의 불길을 폭발적으로 퍼올릴 때는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소문과 달리 쾌활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도 그의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노라면 묘한 통증이 목젖에 차오른다.왜소한 몸집,가무잡잡한 피부에 따뜻함과 예리함이 묘하게 뒤섞인 눈빛만이 반짝이는 인상 때문일까.아니면 단순히 이씨의 시에서 얻은 선입견일지도 모른다.초현실주의 그림처럼 소름끼치는 세계를 그린 초기 시와 아름다움·사랑 등을 모두 설움으로 몰아간 이후의 시세계.그나마 93년네번째 시집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을 낸 뒤론 거의 절필상태다. 『저는 2∼3년 주기로 애인을 바꾸는 유목민 체질이에요.대학졸업 무렵인 지난 77년부터 3년간은 밥먹듯 시를 써댔어요.그 뒤 차례로 논어며 주역 같은 동양고전·불교경전·테니스 등으로 옮아왔지요.최근 1년간은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책을 목록까지 짜서 자나깨나 읽었어요』 하나에 미치면 뿌리가 뽑히기까지 다른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그의 성미는 문단에서도 유명하다.그렇더라도 이미지와 관념의 시인인 그의 테니스 탐닉은 의외다. 『흔히들 학문이나 정신이 한결 높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더 확실하고 근원적인 길은 육체가 알고 있는지도 몰라요.테니스 치는 데도 주역이나 시에서 배운 이법이 그대로 들어맞지요.흔히 공을 때린다고 여기기 쉽지만 그보다는 공이 가는 길을 끝까지 따라가 밀어줘야 흐름을 잃지 않게 돼요.또한 때려치는 것이 공격적인 것 같지만 이는 예를 갖춰 절하는 자세거든요』 빈 종이를 보면 채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는 70년대 막바지의 시를 모아 이씨가 80년 첫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를 냈을 때 평단의 반응은 당혹감 자체였다.악몽에서 본 듯 암울한 이미지로 생의 참경을 그리면서도 그토록 세련된 그의 시세계는 한국 현대시가 거의 처음 만나는 풍경이었다.시인은 당시를 『잠들기 전 머리맡에 노트를 펴뒀다 깨면 달아날세라 꿈을 옮겨적던 시절』로 술회한다.이처럼 태풍을 몰고 나타난 시인은 자신에 대한 평가가 우리 현대시 최고의 자산중 하나로 거의 굳어진 80년말 무렵 슬슬 시를 떠나기 시작,지금의 불모상태를 자초했다. 『문학은 타인의 고통을 대신 앓아 남이 벗어나게 돕는 존재지요.이런 대속이 아니면 특히 시는 아무 의미도,쓸모도 없어요.그런데 요즘엔 문학이 꼭 우리집 골목의 죽은 대나무 처지예요.대나무는 원래 무당집을 알리는 표시지요.또 무당이야말로 남의 아픔을 자기 몸으로 앓아내 해원해주는 존재잖아요.그런데 그 대나무는 죽었고 무당은 어디 갔는지 간판을 내린 겁니다.그렇다고 사람이 아쉬워하나요.오히려 타인은 아픈 적도,대속을 바란 적도 없다는 눈치예요』이 얘기는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그의 시 「그날」의 한구절을 떠오르게 한다.그는 지난 94년 어느 계간 문예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시를 좋아하는데 시가 나를 떠났다』고 푸념한 적도 있다. 하지만 외도에 대해 이런저런 변명을 둘러대도 시가 이씨를 완전히 떠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그는 동양고전 읽은 것을 토대로 네르발과 보들레르 시를 역학적으로 해석한 논문을 써냈다.불교를 공부한 뒤엔 이것과 프루스트 소설을 비교하기도 했다. 『프로이트는 아주 어렸을 때의 체험은 의식의 심연에 남아 성인의 심리나 태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해요.바둑둘 때 첫 포석이 끝까지 판을 좌우하듯 나도 무엇을 하건 최초의 문제틀인 문학의 흔적에서 못 벗어나겠지요.문학에서의 도피가 벌써 달아나야 할 대상으로 문학을 의식하고 있다는 말이니까요.시인이 되면 쓰고 안 쓰고를 떠나 시인이에요.비로 내리건,용솟음치건,숨어 흐르건 물이 물인 것처럼』 지난 82년 교정의 히말라야시다를 보고 계명대에 취직했다는 이씨는 그 뒤 15년간 대구에서 두문불출하다시피 했다.처음 예리하고 복잡한 비관의 이미지를 쏟아낸 그의 시세계를 한결 부드러운 울림으로 바꾸면서.첫 시집 이후는 그저 도피행각이었다는 시인의 말과는 달리 물·돌·산 등의 단순한 시어에 삶의 설움을 수락하는 두터운 의미를 담은 이때의 시는 이씨 시세계의 또 다른 매혹이다. 이제 여러가지 문제틀 사이를 떠돌던 이씨도 「근원」으로 돌아올 때가 됐다고 느끼는 것 같다. 『쓰고 싶은 시는 이런 것들이에요.도살장에서 더이상 어쩔 수 없이 몰린 짐승이나 좁은 트럭에서 서로 올라타려는 돼지의 붉은 엉덩이 같은 것.첫시집에 가깝지만 꿈이 아니라 삶속에서 찾아낸 이미지란 점이 차이지요.내 삶과 일상 속에 입을 벌리고 있는 비극적 틈새,맹목과 불모로 몰아가는 그 고통에 눈을 감고는 삶이란 기만에 지나지 않을 거예요』 시인이 남의 아픔을 대신 제사지내는 사제라는 이씨의 생각대로라면 그는 영락없는 시인이다.거의 모든 이가 일상에 닳아지며 피해가는 존재론적 치욕과 고통을 이씨는 불혹을 넘어서까지 붙들고 응시하려 한다.이씨에게 있어 고통은 삶의 본체를 껴안으려는 이가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와도 같다.달아나지 않고 서러운 삶을 있는 그대로 수락한 이만이 이처럼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다.〈오래 고통받은 사람은 알 것이다/그토록 피해 다녔던 치욕이 뻑뻑한,/뻑뻑한 사랑이었음을〉(「오래 고통받은 사람은」중에서)〈대구=손정숙 기자〉 ◆연보 ▲52년 경북 상주 태생 ▲59년 상주 남부초등학교 입학,서울 효창초등학교(65) 서울중(68) 경기고(71)졸업 ▲71년 서울대 불문과 입학,문학회,「형성」지 등에서 활동하며 황지우·김석희·진형준·정과리·이인성·권오룡 등과 교류 ▲77년 계간 「문학과 지성」 겨울호에 「정든 유곽에서」 등 2편으로 등단 ▲80년 대학원 동기 김혜란과 결혼,아들 효원·지원,딸 수유를 둠 ▲82년 대구 계명대 강의조교로 부임,현재까지 같은 학교 교수 ▲84년·91년 프랑스 유학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80)「남해 금산」(86)「그 여름의 끝」(90)「호랑가시나무의 기억」(93·이상 문학과 지성사),산문집 「그대에게 가는 먼 길」「꽃 핀 나무들의 괴로움」(이상 90·살림) ▲김수영문학상(82) 소월시문학상(89) 수상
  • 춘천·수원 새로운 문화도시로 발돋움

    ◎춘천 인형극제­8∼12일 국내외 60개 극단 국제규모 축제/수원성 국제연극제­미 등 5국 참가 축성 2백주년 기념 공연/인형전시회·사물놀이·재즈연주 등 부대행사도 국제 인형극제를 곧 개최하는 호반의 도시 춘천과 수원성 축성 2백주년을 기념하여 「수원성 국제연극제」를 마련한 수원이 올여름 공연예술을 꽃피우는 문화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예술 행사를 매개로 독특한 지역문화를 창조하는 이들 두 도시는 지난해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 「미술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한 광주와 함께 새로운 문화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춘천 인형극제」는 국내 54개 극단과 해외 6개 극단 등 모두 60개 극단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계속되는 국제규모의 인형극 축제. 참가 극단들은 전문극단과 학생극단·선교극단·일반극단·어린이극단 등으로 나뉘어지며 1백8회에 이르는 대량 공연을 벌여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즐겁게 할 계획이다. 외국 극단으로는 헝가리의 「오르트 이키」와 「마르쿠스 시어터」,미국의 「짐 갬블」과 「아트 그루엔버거」,일본의 「메르헨 인형극단」과 「다부다부 인형극단」등이 참여한다. 특히 이번 인형극제는 거리공연이 많이 선보이는 게 특별하다. 헝가리의 「오르트 이키」와 국내 마임그룹들이 길거리에서 펼치는 거리공연을 통해 일반인들의 인형극에 대한 인식을 높일 계획이라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지난 93년 대전 엑스포에 참가,뛰어난 역량을 과시한 바 있는 미국 「짐 갬블」팀의 막대 인형극도 색다른 흥미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형극제에서는 또 인형극 공연 외에 시가 퍼레이드,「그림자 인형극의 실체」를 주제로 한 학술회,인형극 포스터전,인형 전시회,종이접기 강습회,벽화그리기 등 흥미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되며 소년·소녀 가장을 초청하거나 불우아동시설을 찾아 인형극을 공연하는 뜻깊은 프로그램도 실시된다.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열릴 「수원성 국제연극제」 역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5개국 연극인들이 참가하는 국제적 행사. 「자연·성·인간」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번 연극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과 한반도의 자연·문화·지식의 조화로운 결정체로서의 살아있는 수원성곽을 조명하고 21세기를 앞둔 수원의 발전방향을 모색한다는 남다른 의도를 담고있다. 이 연극제는 특히 모든 공연이 한밤중에 열린 공간 형식으로 치러진다는 것이 특징. 수원성·화서문·장안공원·팔달문 등 수원성벽을 고정세트로 활용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관극체험의 기회를 부여, 연극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극공연 외에도 거리공연·길놀이·모던댄스·사물놀이·환경패션쇼·설치미술·재즈연주 등 일반인이 부담없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장르가 선보인다. 한편 광주와 춘천은 비엔날레와 인형극제 개최에 힘입어 문화체육부로부터 곧 「문화의 도시」로 지정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김재순 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