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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야기] (26) 여성의 문화·여가활동

    [서울이야기] (26) 여성의 문화·여가활동

    # 사례 1 세 살된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 김미란(30)씨는 친구와 전화통화 후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미혼인 친구들이 모처럼 모여 음악회를 가기로 했다며 함께 할 수 있는지를 물어왔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지휘자에 즐겨듣는 곡들로 구성된 공연이었다. 결혼전에는 곧잘 공연장이나 미술관을 찾아다녔던 김씨이다. 문화예술에 별 관심이 없던 남편도 이런 김씨 덕분에 연애시절에는 공연이나 전시장에 종종 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결혼 후 아이 낳고 키우느라 직장까지 그만 둔 김씨는 공연장과 미술관은커녕 동네 가까운 영화관에 가 본 기억도 아물아물하다. 김씨의 남편은 간혹 직장 동료들과 함께 화제작인 영화를 보러가기도 하는데 회사에서 영화비를 주고, 관람 후에는 동료들과 한잔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란다. ●서울 여성의 문화생활 수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조사에 의하면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여가문화활동에 대한 관심은 더 크나, 현재 자신의 여가문화활동에 대한 불만족은 남성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정개발연구원,2004년). 서울 남성과 여성 모두 문화행사에 자주 참여하는 편은 아니다. 연극의 경우 서울 여성의 26%가 일년에 한편 이상 연극을 보며, 서울 남성은 이보다 약간 낮은 22%이다. 미술전시회의 경우, 서울 여성의 27%가 1년에 한번 이상 전시장을 찾은 적이 있으며, 남성은 이보다 적은 21%가 전시장을 갔다. 음악 공연의 경우 장르별로 대중음악공연을 일년에 1회 이상 본 서울 여성은 19%, 서울 남성은 20%로 별 차이가 없다. 뮤지컬의 경우 서울 여성의 12%가, 서울 남성의 10%가 일년에 일회 이상 관람하였다. 클래식, 오페라는 이 보다 저조하여 서울 여성의 8%, 서울 남성의 7%가 일년에 한번 이상 클래식, 오페라를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민이 가장 적게 접하는 공연은 무용으로 서울 여성의 3%, 서울 남성의 4%만이 일년에 한번 이상 무용 공연을 관람했다. 서울 시민이 가장 손쉽게 접하는 문화활동은 역시 영화 관람으로 여성과 남성 74%는 일년에 한편 이상의 영화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행사 참여도만을 볼 때 서울 여성은 서울 남성에 비해 근소하나마 문화생활을 더 향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서울 여성의 60%는 왜 현재의 문화여가생활에 불만족한 것일까. # 사례 2 토요일 오후 집안일을 겨우 끝낸 이미경(42)씨는 서둘러 쇼핑길에 나섰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아이를 둔 이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다. 결혼 후 집 장만을 위해 힘들기는 했으나 맞벌이를 했는데,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이제 만만치 않아 당분간 맞벌이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 올해 들어 주 5일제 근무가 시작되었으나, 이씨는 오히려 주말에 더 바빠졌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최근 병원에 입원한 시어머니에게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주 5일제가 되면서 집안일을 봐주던 파출부를 그만 오게 하고, 대신 자신이 주말에 밀린 집안일들을 하고 있다. 시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로는 일요일마다 병문안을 간다. 만약 여가시간이 나면 집에서 TV를 보거나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한다. 앞으로 시간과 돈에 여유가 생기면 여행을 가고 싶고, 연극도 보러가고 싶다. ●서울 여성의 여가생활 양식 서울 시민은 남녀 모두 약 60%가 여가 시간을 주로 TV 시청과 잠자는 것으로 보내고 있어 일반적으로 문화생활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할 수 있다. 서울 시민이 문화예술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남녀 모두 시간이 없어서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녀와 부모를 돌보느라, 또는 돈이 없음을 이유로 드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30∼40대 여성의 경우 그러한 경향이 더하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어린 아이가 있는 취업여성들이 문화여가생활에서 더욱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의하면 맞벌이 가구의 주부는 남편에 비해 평일 가사노동시간이 약 1시간 많으며, 취업 주부의 가사노동 시간은 주말에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취학 자녀가 있는 취업여성은 평일 9시간 50분을 일하고, 일요일에도 6시간 56분을 일하고 있어, 경제활동과 가사노동에 대한 이중 부담을 크게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활용방법에서 여성과 남성간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가사와 스포츠 활동이다. 여성의 경우 여가시간에 46%가 주로 가사를 하며, 스포츠를 주로 한다는 여성은 4%에 불과하다. 반면 남성은 여가시간에 주로 가사를 한다는 경우는 13%이며, 스포츠를 주로 하는 사람은 15%였다(통계청,2002). 서울 여성의 대부분은 여가를 주로 집에서 TV를 보거나 휴식, 가사 등으로 소극적으로 현재 보내고 있으나, 여가를 여행이나 스포츠 레저활동, 공연관람으로 적극적으로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 사례 3 이번 토요일 구민문화예술회관에서 동호인 그룹 전시회를 갖게 될 박정란(35)씨는 마음이 약간 들떠 있다. 첫 전시회라 긴장도 되지만, 성취감과 함께 생활에 활기가 생겼다.2년전 구민문화예술회관이 완공되면서 여러가지 강좌가 개설됐다. 마침 평소에 박씨가 하고 싶던 유화 실기가 교육과정에 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취학전인 둘째아이를 마땅히 맡길 곳이 없어서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초 여성이 구민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오면서, 구민문화예술회관 내에 어린이 놀이터와 독서실 공간을 만들었다. 박씨가 유화 실기를 하는 동안 둘째아이는 어린이 놀이터 내에서 보내고 있다. 저렴한 수업료에 강좌시간에는 아이까지 돌봐주는 구민문화예술회관이 없다면 자신에게 이 처럼 투자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주부들이 집에서 자신의 작업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을 배려하여 구민문화예술회관에서는 작지만 공동작업실을 제공해 주었다. 공동작업실을 꾸준히 이용하던 몇몇 여성들이 서로 용기를 북돋워 주면서 작업을 하다 뜻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구민문화예술회관에서는 이들에게 흔쾌히 전시공간을 대여해 주기로 했다. 박씨는 첫 전시회 작품을 자신의 할머니와 어머니의 삶을, 그리고 자신의 자화상으로 구상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작품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박씨는 새로운 삶의 자신감이 생겨남을 느끼고 있다. # 사례 4 요즘 최정아씨 가족은 대화가 많아졌다. 가족들이 최근 각자 좋아하는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어제 구민문화예술회관의 국악 공연을 보고 오셨는데, 구민문화예술회관에서 하는 국악 공연은 빠지지 않고 이제 가겠다고 하신다. 중학교 다니는 딸은 오늘 저녁 구민문화예술회관에서 하는 청소년 연극제에 가기로 되어있다. 내일은 초등학교 아들이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상영한다고 한다. 저녁 시간에 요가반이 개설되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최씨 같은 여성들도 드디어 구민문화예술회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구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일요일 가족음악회에는 온 가족이 함께 한다. 최씨가 특히 구민문화예술회관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성을 배려해 시설물이 설계됐기 때문이다. 우선 여자화장실이 넓고 아이를 동반한 여성을 배려하고 있다. 가족음악회 중간 휴식시간에 이곳은 다른 문화시설과 달리 여자 화장실의 줄이 짧은 편이다. 그리고 어린아이를 위한 놀이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휠체어를 탄 채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통로도 계단이 아닌 나지막한 경사로 되어 있다.1층 로비에는 안락의자가 놓여 있고, 음료를 파는 작은 매점도 있다. 구민문화예술회관 주변은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에 아름답지만 밝은 조명으로 편안한 기분이 든다. 여름에는 매점이 밖으로 나와, 저녁 늦게까지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최씨도, 딸아이도 저녁 시간에도 안심하고 구민문화예술회관을 이용하고 있다. ●여성친화적인 문화시설과 운영 방식 1998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문화정책회의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문화권(Cultural Rights)이 인권만큼 본질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문화예술을 향유하거나 문화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는 데 장애요인이 많으므로 여성의 문화기관 접근성, 여성의 문화예술활동을 지원 장려하는 정부 차원의 문화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그럼 여성친화적인 문화시설과 문화정책으로 어떤 사례들이 있는가를 알아보기로 하자. 우선 여성들은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사회 문화시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서울 여성의 경우 서울 남성에 비해 지역사회 문화시설인 구민회관, 공공도서관, 구민체육센터, 구민문화예술회관, 문화의 집 등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문화시설을 이용할 때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가는 경우가 많다. 지역사회 문화여가시설이 교통이 불편하거나 외진 장소에 있다면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시설 이용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런 점에서 최근 서울시가 목표로 하고 있는 지역문화예술회관 건립 지원, 소규모 공공도서관 확충사업, 학교시설에 체육스포츠센터나 문화공간을 확보하는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은 여성친화적인 문화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 문화시설을 여성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시설 설계나 운영이 이를 고려해서 건립될 필요가 있다. 최근 여성경제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 직장 여성을 위한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 영국의 글래스고시는 시민조사를 통해 여성의 72%가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낮 시간에 제공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에서는 취업여성들을 위한 저녁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일부 시설에서는 저녁시간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혼취업여성들을 위해 다림질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여자 청소년과 여성은 남성에 비해 문화여가시설의 쾌적함과 안전에 대해 민감한 편이다. 따라서 시설이나 주변환경이 쾌적하거나 안전한 느낌이 들지 않을 경우, 이용을 꺼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스포츠 시설의 경우 탈의실 같은 남녀별 이용시설 표식을 분명하게 하거나, 시설 안팎으로 조명을 밝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국에서는 여성과 여자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체육시설을 조사하고, 여성친화적 시설운영지침을 만들기도 하였다. 유럽, 캐나다, 미국의 문화시설에서는 전통적으로 무시되거나 과소평가 받아온 여성예술가나 여성 작품을 발굴하고 이를 알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 미국의 국립여성미술관은 여성 예술가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소장한 세계 최초의 여성 전문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에서는 다양한 가족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어린 관람객에게 여성 예술가의 공헌에 대해 교육하며,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성공한 여성들과 여자 청소년 여성을 연계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하고 있다. 이밖에 문학, 음악, 영화, 무용 등의 분야별로 여성 예술가 중심의 행사와 교육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유네스코는 한 사회의 문화적 창의성은 문화 다양성에서 나오므로 여성 예술가와 여성 작품을 재평가하며, 여성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정책에 각 정부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성친화적인 문화시설 운영과 관련해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의 경우 정책적으로 문화시설의 운영위원이나 고위직의 경우 여성과 남성의 참여율이 50대50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작구에는 여성을 위한 문화복지시설인 서울여성플라자가 있다. 이곳은 여성들이 문화 및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동안, 아이들은 그들을 위한 놀이터에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여성 관련전문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2003년부터 서울여성플라자에서는 유쾌한 치맛바람이란 주제로 서울여성문화축제를 매년 열고 있다. 2005년 5월에는 유쾌한 치맛바람 가족風(풍)을 주제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를 했다. 여성문화예술활동에 관심이 있거나, 또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문화생활에 빠져 들고 싶다면 서울여성플라자의 행사일정을 찬찬히 챙겨 본다면 유용할 것이다. 서울여성플라자의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seoulwome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경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
  • 소박한 꿈을 쌓아가는 ‘하루’의 의미

    하루를 살다보면 수많은 얼굴들을 스쳐 지나가게 된다. 그 안에 담겨진 다양한 표정까지 알아채기에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일상이라는 파도가 너무 버겁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표정을 클로즈업한 실험적인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다. MBC는 23일 오후 10시40분 HD 음악다큐멘터리 ‘하루’를 방송한다. 기존 다큐물과는 세 가지 지점에서 분명한 선을 긋는 프로그램이다. 우선 하루하루를 숨가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하루의 의미가 누구보다 각별한 사람들이기도 하다.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받는 세상이 오기에는 아직 이른 듯하지만 언제나 묵묵하게, 작지만 소중한 꿈을 가지고 삶을 이어가고 있는 서민들이다. 흔한 소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어느 특정인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새벽 봉제공장과 동대문 시장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심야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레일러 운전사, 신문배달 아주머니, 우(牛)시장 사람들, 할인점 캐시어, 퀵서비스 청년 등 수많은 사람들이 릴레이를 하며 하루 24시간을 채워 나간다. 두 달 가까이 전국 방방곳곳을 누볐던 카메라가 따뜻한 시선으로 이들의 발걸음을 보듬어 안는다. 휴먼 다큐에 영상 에세이적 문법과 뮤직비디오식 편집 기법이 적용됐다. 일하는 사람들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스테디캠이 사용됐고, 미니 헬리콥터에 실린 카메라가 테헤란로 고층 빌딩 숲을 누비기도 한다.또 무인조종크레인 지미지프와 이동차 등 기존 다큐멘터리에서는 좀처럼 사용되지 않았던 다양한 특수 장비를 동원해 요즘 범람하는 VJ 6㎜ 영상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프로그램 타이틀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바로 ‘음악’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음악은 단순히 ‘깔리는’ 도구가 아니다. 인위적인 내레이션은 가능한 자제하고, 말보다 깊은 여운을 던져주는 음악으로 채색했다.국내외 영화음악과 아카펠라, 클래식기타,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15곡 이상의 아름다운 노래가 고품격 영상과 어우러지며 시청자 가슴에 녹아들게 된다. 취재기자 출신으로 ‘하루’를 연출한 이우호 보도제작국 부국장은 “음악 자체가 갖고 있는 힘이 크다.”면서 “음악이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강렬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생각에 대안적인 시도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촬영을 맡았던 조수현 영상취재부장은 “6㎜로 대표되는 VJ프로그램 영상에 지칠 때가 됐다.”면서 “정통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품격 있고 신선한 그림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MC데뷔 35년 가족프로의 대명사 허참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MC데뷔 35년 가족프로의 대명사 허참

    “허참, 거 재치있네. 입담 한번 구수하구만.” 언젠가 식구들과 TV를 보다가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얘기다.KBS 2TV의 주말 프로인 ‘TV가족오락관’은 가족 프로그램으로 20년 넘게 장수, 이 분야에선 독보적인 생명력을 자랑한다. 지난 1984년 4월 처음 전파를 탄 이래 단 한번도 펑크를 낸 적이 없다.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재치박사들을 불러모아 말 그대로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다. 주요 고객은 온 집안 식구들. 할머니가 웃을 때면 손자·손녀도 함께 웃을 정도로 가족프로그램으로 인기다. 뿐만 아니다. 그 옛날 엄마 손을 잡고 왔던 딸이 지금은 엄마가 되어 딸의 손을 잡고 다시 방청석을 찾을 정도로 세대를 뛰어넘는다. 비결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진행자 허참(57·본명 이상룡)씨가 아닐까. 특유의 ‘몇대 몇’이라는 애교섞인 교통정리와 함께 구수한 입담으로 많은 아줌마팬들을 꾸준히 확보해오고 있다. 허씨는 올해로 MC데뷔 35년째를 맞는다. 아울러 ‘TV오락관’ 첫 방송때부터 22년째 이끌어와 단일 프로로는 ‘최장수MC’ 계급장을 달고 있다. 선배인 송해씨가 ‘전국노래자랑’을 17년째 진행을 맡은 것에 견주면 얼른 인정이 된다. 또 쌍벽을 이루는 임성훈씨의 경우 74년 데뷔했지만 현재 SBS ‘세븐데이즈’‘솔로몬의 선택’ 등 주로 인기전문 MC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일단 차별을 둘 수 있다. 가을날 오후 햇살이 가득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공원에서 허씨를 만났다. 사진촬영을 먼저 하면서 지금까지 거쳐간 파트너 여성MC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한 열여덟명쯤 될거요.”라고 하면서 웃는다. 이 가운데 손미나씨가 5년으로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다고 기억했다. 초창기 신동우 이현세 화백을 비롯, 여러 성악가와 칼럼니스트 등 명망가들이 단골 출연해 불꽃튀는 재치를 겨루었다고 한다. 연예계 최다 출연자로는 김성원 사미자 송재호 여운계 연규진씨 등. 재치가 넘치는 사람일수록 출연횟수가 자연히 많아졌다는 것이다. 방송 펑크를 내본 적이 있느냐고 하자 “86년도에 운전 중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때 정소녀씨가 혼자 ‘TV오락관’을 진행한 적이 딱 한번 있다.”고 고백했다. 당시 사고로 눈주위를 다쳤는데 나중에는 저절로 쌍꺼풀이 생겼다며 웃는다. “요즘도 방청객 중에는 왕년의 팬들이 많이 옵니다.20대 처녀가 40대 아줌마가 됐고요,40대 아줌마였던 방청객이 지금은 60대가 되어 다시 만나곤 합니다. 경기도 부평에 사는 한 할머니는 방송이 끝나면 ‘허 선생, 옛날이나 지금이나 왜 그렇게 똑같아요.’라고 시비(?)를 걸기도 합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사인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지요.” 아이디어 개발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전적으로 작가 오경석씨가 18년째 이끌어오고 있다.”면서 자신도 틈틈이 고민하며 머리를 짜낸다고 했다. 개그맨 전유성씨 같은 경우는 외국에 다녀오면 나름대로 애정어린 아이디어를 센터링해준단다.“데뷔시절 개그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전유성씨 집(서울 미아리)에서 편찮으신 아버지 몰래 옆방에서 촛불을 켜고 머리를 자주 맞댔다.”고 토로했다. ‘TV오락관’ 진행을 22년전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첫 방송은 표정이 어설펐고 세트도 촌스러웠다. 방송후 소주를 마시며 반성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허씨의 집은 경기도 분당. 최근에는 남양주 송천리에 집을 하나 따로 장만했다. 얼마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공기좋은 곳에서 어머니를 잘 모시려고 이같은 결심을 했다. 때문에 주말에는 남양주로 가서 어머니와 함께 지낸다. 허씨는 이곳에 청소년 수련원을 운영할 계획이다.‘TV가족오락관’식 건전한 아이디어 개발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단다. 이른바 ‘재치수련원’이다. 내년 여름에 개장해 재기발랄한 청소년들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허씨는 MC뿐만 아니라 2년전 가수로도 데뷔했다. 가수 설운도씨가 작사·작곡한 ‘추억의 여자’라는 음반을 내놓아 ‘가요무대’나 ‘열린음악회’ 등에서도 특유의 목소리를 뽐냈다. 평소에는 ‘울고넘는 박달재’와 현철씨의 ‘사랑은 나비인가봐’를 즐겨부른다. 이를 두고 현철씨는 “내 노래로 밥묵나.”라고 만날 때마다 놀린단다. 허씨의 술친구는 주로 가수들이다. 특히 조용필 최헌씨와는 절친하다. 이들이 디너쇼 하는 날에는 항상 허씨가 단골로 MC를 맡아 분위기를 돋운다.80년대 후반 혜은이씨가 ‘제3한강교’로 한창 뜨자 지방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그러자 허씨는 이덕화씨에게 혜은이씨의 지방출연 MC를 권유했다.“아마 이덕화씨가 MC를 시작한 것이 이때가 처음일 것.”이라면서 “그후 ‘토요일밤에’를 맡아 ‘부탁해요.’라는 유행어로 히트를 쳤다.”고 말했다. 허씨는 부산 출신. 허씨가 어릴 적 큰 세숫대야에 물을 채워놓고 놀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스님이 이를 보고 “쟤는 말로 먹고 살겠어.”라고 툭 던졌다. 그러자 법조인 아들을 원했던 부친(당시 법원 공무원)은 “우리 집안에 변호사가 나오겠구나.”라고 무척 좋아했다. 허씨는 학창시절부터 웅변에 소질이 있었다. 담임 선생의 권유도 있었지만 틈만 나면 원고지를 직접 작성해 3㎞정도 떨어진 부산 부둣가로 달려가 목청껏 소리내곤 했다. 영남상고 졸업후 육군에 입대한 허씨는 26사단 웅변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이어 사단 문선대 경연에서 대본을 직접 쓰고 콩트부문에 당선하면서 군대 3년 동안 문선대에서 마이크로 실력발휘를 했다. 군 제대 직후에는 우연히 서울 종로를 거닐던 중 ‘DJ를 구합니다.’라는 벽보를 보고 무작정 찾아간 곳이 ‘쉘브르 음악다방’이었다. 그날 음악을 들으며 행운권 추첨에 당선된다. 무대 위에 오른 그는 이름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자신의 본명인 이상룡 대신 “그냥 뭐”하면서 머뭇거렸다. 그랬더니 사회자가 “허∼참”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나중에 ‘허참’이라는 예명을 쓰게 됐다. 또한 이날 음악다방에 있던 이종환(MBC 전 PD)씨가 “여기서 일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 제의해 선뜻 응했다. 허씨는 음악다방 DJ 시절 지금의 부인을 만난다. 손님으로 찾아왔던 한 여인이 허씨의 구수한 입담에 반했고 허씨는 비오는 날 우산을 빌려주면서 서로 사랑을 속삭였다. 허씨는 “30분짜리 긴 음악을 틀어놓고 옆 다방에서 얘기를 나누곤 했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떠올렸다. MC 이외의 다른 일을 물었더니 “서울디지털대학 중국어과에 다닌다.”고 했다. 설운도씨 디너쇼 진행을 몇년째 해주고 있다는 그가 얼마 전 함께 중국에 갔을 때 말한마디 못했던 것이 너무 억울해 등록했단다. 간혹 시간이 날 경우 인천에서 개업한 음식점에 들르기도 하고 서울 강남의 밤업소에 가끔 출연해 자신의 노래 등 몇곡을 부른다고 귀띔했다. “가족 프로그램을 천직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정에 끝까지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겠습니다.” 허씨는 자신의 천부적인 재담에 대해 동네 아줌마들한테 항상 인기를 끌었던 어머니를 영락없이 닮았단다. 하지만 ‘쉬지 말고 끝까지 뛰자.’라는 좌우명으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했다. 허씨는 머리맡에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항상 유머책을 놓는 버릇이 있다. 딸이 호주 유학갔을 때 유머책을 번역한 대학노트 10권도 옆에 있다. 요즘에는 다산 정약용의 ‘일기’를 읽으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고 덧붙인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9년 부산 출생 ▲영남상고, 동아대 졸업,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 수료. ▲71년 동양방송 ‘7대가수쇼’ MC데뷔 ▲74년 문화방송FM ‘청춘을 즐거워’ MC, 동양방송 ‘가요앙코르’ ‘쇼쇼쇼’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쇼 일요특급’ MC. ▲75년 문화방송 ‘싱글벙글쇼’‘젊음은 가득히’ ‘푸른신호등’ ‘허참과 이밤을’ MC ▲76년∼84년 교통방송 ‘가요운전석’ KBS 라디오 ‘허참과 즐겁게’ MC ▲84년∼현재 ‘TV가족오락관’ MC ▲98년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 올해의 베스트드레서 ▲2003년 ‘추억의 여자’로 가수 데뷔
  • 선데이서울 퀸의 결혼의 조건

    선데이서울 퀸의 결혼의 조건

      돈이 너무 많은 거 싫어요 2월 21일 하오 7시 - 서울신문사 회의실엔 7명의 미녀들이 모여 앉았다.「퀸·클럽」두번째 모임이었다. 다음은 이 자리에 나온「선데이서울」「퀸」들이 바라는 이상적인「허즈(husband)」상(像). A = 키는 좀 커야하지 않을까? C = 꼭 커야할 필요는 없지만 되도록이면 1m 72cm 이상이라야. F = 그럼 몸무게는 65 ~ 72kg 정도가 꼭 알맞겠네. 너무 말라도, 살이 쪄도 곤란하니까. G = 예전엔 장사하는 사람한테 시집가고 싶었는데 내가 시집가서 장사 잘 안되면 내 탓이라 할 터이니 착실한「엔지니어」가 좋겠어요. A = 저도 외교관, 의사를 좋아했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너무 많은 것도 싫어요. 쪼들리는 공무원 생활이라도 같이 즐겁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아요. B = 저도 의사 좋아했지요. 그런데 이젠 또 달라졌어요. G = 전 역시 법관이나 검사.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니 최소한 난봉은 못 부릴 거 아녜요? D = 전「샐러리맨」보다 아무거나 독립해서 자기 일하는 사람.「샐러리맨」에게선 계급의식 같은 게 느껴져서요. 같이 고생해서 잘 살아야 E = 나이차는 어느 정도가 좋아요? 전 4~5세 정도가 좋을 것 같은데…. B = 전 되도록 차이 적은 게 좋아요. 2~3세 정도. 너무 차이가 지면 아기자기한 맛 없을 거 아녜요. C = 저도 그래요. 나이차가 심하면 서로 이해가 힘들 거예요. 좀 싸움이 잦더라도 서로 통하는 데가 있어야지. 그까짓 사랑싸움 칼로 물베기라던데 뭘. E = 나이차가 많아지는 건 남자들이 집장만하고 기반닦고 여유있을 때 결혼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 아녜요? 그것보단 같이 고생해서 집장만하는 게 보람있는 일인데…. B = 그렇죠, 요즈음 아가씨들 편한 것만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B = 궁합은 어떻게 할까? 볼까 말까? A = 난 절대로 안봐요. 결혼도 꼭 연애로.「올드·미스」가 되는 한이 있어도. 집안 자랑하는 중매는 싫어 C = 중매 서는 사람들에게 부탁이 있어요. 그 좀 신랑쪽 집안자랑만 말고 신랑 자신을 잘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오직 못난 신랑감이면「그 집 재산도 있고…」이런 식의 소개를 해요? 그것 밖엔 남자가 자랑할 게 없다면 그런 남자한텐 시집 안가요. F = 정말 그래요. 집자랑, 가문자랑 말고 자기가 한 가지라도 자랑할 게 있어야지요. 차라리 맏며느리가 좋아요 B = 남들은 장남 싫다던데 전 그 반대예요. 어차피 시집갈 바에야 장남에게로. 그럼 시아버지, 시어머니만 잘 모시면 제3인자 아녜요? 차남한테 가 보세요. 시부모에 시누이, 게다가 윗동서까지 상전이 되잖아요. 그러니 맏며느리가 차라리 상전이 적어지잖아요. E = 모두 건전한 생각이에요. 하지만 과연 우리가 바라는 이상이 헌법은 아니지요.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우리를 아끼며 사랑해 주는가가 반려(伴侶)의 조건 아니겠어요? 일동 = 물론. [ 선데이서울 69년 3/9 제2권 10호 통권 제24호 ]
  • “가족애도 덤으로 수확했죠”

    “주말농장 때문에 행복해요.”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사는 주부 김수정(39)씨는 요즘 주말농장에 심은 배추로 김장을 담그는 꿈에 부풀어 있다. 지난 여름에는 상추와 쑥갓도 식탁에 올릴 수 있었다. 주말농장에서 농사를 짓기 전에는 꿈도 못꿨던 즐거움이다. 게다가 올해는 대풍까지 들었다. 가족애는 ‘은평구 주말농장’에서 덤으로 얻은 수확이다. 시어머니는 김씨의 주말농장 단골 동반자다. 때론 온 가족이 나서기도 한다. 그때는 어김없이 밭에서 거둔 상추와 삽겹살이 곁들여진다. 주말농장 야유회다. 김씨의 주말농장은 은평구가 진관외동 삼각산 기슭에 조성한 것. 총 1500여평으로 200여가구에 3∼5평씩 지난 3월 분양됐다. 주민들의 휴식공간 겸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주민들의 정성 때문인지 올해는 배추와 무 등 채소들이 농민들이 재배하는 것 못지않게 잘 자랐다. 김씨는 “이곳에 오면 시골에 온 듯 마음이 푸근해진다.”면서 “주말농장을 통해 가정의 화목을 다진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블루오션과 상생/최미숙 증산도 부산당리도장 수호사

    극즉반이란 말이 있다. 극(極)에 가면 다시 돌아온다는 말이다. 궁즉통이란 얘기도 있다. 절실하게 구하면 그 해답을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요즘 세상의 변화상을 지켜보면 정치 경제 사회를 비롯한 전 분야에서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곤 한다. 그러나 한계는 극복하는 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며, 이를 계기로 인류 문명이 비약적인 발전을 해온 것을 역사가 증거하기도 한다. 요즘 국내외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블루오션도 극즉반의 예라 할 수 있겠다. 블루오션은 치열한 경쟁으로 과열되고 있는 산업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포드사의 경우 당시 비싸고 사치스러워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를 가치혁신으로 현실적이고 편리한 운송수단으로 자리잡게 하였으며 동시에 성공의 키도 거머쥐게 되었다. 또한 고 비용에다 진부하여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던 서커스를 전혀 새롭고 세련되게 변화시킨 시르크 뒤 쏠레이유의 성공 등….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변화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 블루오션이란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새로운 가치를 설정하고 미지의 고객층을 형성하여 거의 경쟁이나 흔한 벤치마킹도 하지 않고 성공을 이룬다는 것이다. 기업이 성공하지만 다른 경쟁사에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며 고객에게 부담을 주는 것도 아닌 글자 그대로 윈-윈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다름 아닌 상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대학에 일음 일양 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고 하였다. 한번은 음하였다가, 한번은 양하였다가 하는 것이 바로 도라는 것이다. 밤이 지나면 낮이 찾아오고. 만물이 번성하는 봄여름이 지나면 열매맺고 쉬는 가을 겨울이 찾아오듯, 불행이 지나면 행복이 시작되듯 만물은 극에 다다르면 다시 회귀하는 본능이 있는 것이다. 조카가 어렸을 때 자주 무릎이 아프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을 보았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크려고 그러는 거다.’ 고 말씀하셨다. 지나고 보면 훌쩍 커 있는 조카를 보게 되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은 상극의 고통속에서 커가고 상생의 조화속에서 성숙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이 문명의 대 전환기에 이르러, 상극의 치열한 경쟁인 레드오션 외에 고객과 기업이 서로 살고 서로 도와주는 상생의 성숙한 블루오션의 바람이 불고 있으니 정말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블루오션이 경쟁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다. 가치 혁신을 이루어 이윤을 내고 성공을 했기에 타 기업들은 점차 모방을 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또다시 치열한 경쟁 구도 속으로 휘말리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블루오션으로 성공한 기업은 또 다른 성공을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새롭게 거듭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퇴보하고야 말 것이다. 블루오션 또한 매우 비전있고 성숙된 경제 전략이긴 하지만 아직 인류가 꿈꾸어온 이상세계와는 거리가 멀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앞으로 펼쳐질 상생의 대도 세계를 그려본다. 100년전 증산 상제님께서 이 땅에 오시어 행하신 천지 공사 프로그램 그대로 세상은 말없이 변화해가고 있다. 상제님께서는 “남 잘되는 공부하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남 잘되고 남은 것만 차지하여도 우리 일은 된다.”고 하셨다. 필자는 먼저 남 잘되게 하는 공부만이 진정으로 인류가 함께 영원히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모두가 저절로 마음에서 우러나 남 잘되게 하려는 그런 세상. 그것이 바로 천지의 열매인 인간이 사는 우주의 가을 세상일 것이다. 최미숙 증산도 부산당리도장 수호사
  • “감동 없다면 돈내지 마시오”

    “감동 없다면 돈내지 마시오”

    “공연 보시고 감동 받은 만큼만 관람료 내세요.”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의 드러머 출신 타악기 주자 최소리가 8인조 그룹 ‘자유인’과 함께 ‘벽’이란 제목으로 후불제 공연을 벌인다.15일 세종대학교 대양홀,22∼26일 청담동 시어터드림에서 5일에 걸쳐 펼쳐진다. 6개의 스틱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신들린 듯한 손놀림으로 유명한 최소리는 이번 공연에서 새 앨범 ‘벽(癖)’의 수록곡 등을 중심으로 피리, 태평소, 대금, 기타, 베이스, 키보드, 퍼커션 등 한국 전통의 소리와 서양의 소리가 접목된 새로운 음악을 연주한다. 기획사측은 “최소리가 갖는 음악에 대한 높은 예술적 자긍심 때문에 후불제 공연을 선택했다.”고 밝혔다.(02)2233-1074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치, 生生하게 해먹어!

    김치, 生生하게 해먹어!

    우리 식탁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가정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손쉽게 사먹다 보니 발암물질이 들어간 중국산 김치까지 식탁에 버젓이 오르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예전에 어머니들이 한 번에 백여포기씩 김치를 담갔을 때를 생각하니 힘들고 어려울 것 같지만, 핵가족 시대 가족을 위해 3∼4포기씩 김치를 담그는 것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소매를 걷어 붙이고 온 가족이 함께 ‘놀이 삼아’ 함께 김치를 담가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결혼 7년 차 김미화(32·주부)씨는 한번도 집에서 김치를 담가 본 적이 없다. 친정이나 시댁에서 가져다 먹다가 요즘은 미안하기도 해서 주로 사먹는다. 가격도 싸다.2만원 정도면 세식구가 한 달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김치를 담글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중국산 김치에 발암물질 포함’이란 신문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직접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인터넷을 뒤지고 책을 봐도 왠지 자신이 없다.‘실패하면 버릴 수도 없고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F&C Korea의 김수진(50)원장과 집에서 20년 동안 꾸준히 김치를 담가 먹었다는 이지은(42·주부)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김치 담그기 쉬워요 “김치 담그기가 너무 어려워요.”라는 미화씨의 첫마디에 “누구나 그래요. 오죽하면 저도 신랑에게 첫번째 생일 선물로 요리책을 사달라고 했겠어요.”라며 “하지만 처음에 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몇 번만 하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방법이 생겨요.”라며 웃는 지은씨. “아니 정말 요즘에는 음식을 사서 먹기가 겁이 나요. 중국산 장어, 김치 하다못해 깨끗한 물에만 산다는 향어 송어에도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뭘 먹어야 하나 고민이 생길 정도라니까요.”라고 김원장은 말했다. “저도 얼마전 김치파동이 난 후로 도저히 사먹는 것은 찜찜해서 김치를 모두 버렸어요. 그런데 담그려고 하니 엄두가 안 나서요.” 미화씨.“남편이나 아이들이 사는 김치를 귀신같이 알아요. 귀찮아서 사는 김치를 올리면 ‘김치 맛이 왜 이래.’라며 젓가락을 대지도 않아요.”라는 지은씨.“맞아요. 아무래도 엄마와 아내의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만큼 좋은 것은 없지요.”라며 “절대로 김치가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은 음식이란 것을 제가 가르쳐 드릴께요.”라고 김원장이 맞장구친다. ●김치 맛은 소금이 좌우해요 김 원장은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소금과 배추 절이는 방법, 그리고 보관방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김치는 소금으로 담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천일염(호렴)을 써야 배추가 물러지지 않고 아삭하게 절여진다. 수입산을 쓰는 것은 절대 금물. 배추가 물러지고 씁쓸한 맛이 나게 하는 원인이 된다. 호렴을 고를 때는 수분이 없고 잘 건조되고 결정체가 고르고 깨끗한 것이 좋다. 호렴을 조그만 자루째 구입해 바닥에 벽돌을 괴고 3개월 정도 놓아두면 간수가 빠져 맛있는 소금이 된다. 간수가 완전히 빠진 소금은 항아리에 놓고 쓰면 몇 년 동안 쓸 수 있다. 이렇게 간수를 뺀 소금은 배추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배추를 잘 절여야 아삭아삭 배추를 잘 절여야 맛이 나는 김치가 탄생한다. 절이는 시간과 소금의 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기본은 같다. 배추 한 포기를 기준으로 해 우리가 보통 쓰는 종이컵으로 2컵 정도를 물에 풀고 소금물을 만든다.(보통 날계란을 띄워서 계란이 뜰 정도면 된다.) 소금 2컵 정도의 분량을 다시 덜어 손에 한 움쿰 쥐고 배추에 뿌린다. 뿌릴 때 배추잎을 하나씩 들어 주로 밑동(뿌리쪽)에 조금씩 뿌리면 된다. 잎사귀쪽은 소금물에 충분히 절여지기 때문이다. 절이는 시간은 보통 요즘 실내 온도에서는 10시간 정도. 여름에는 4시간.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적당히 절여졌는가 확인하려면 뿌리쪽 배추를 꺾어보면 알 수 있다.‘틱’하는 소리가 나면 덜 절여진 것이고 종이 접히듯 힘없이 접혀지면 너무 절여진 것이다. 몇 번 김치를 담그면 감이 온다. 물의 양은 배추가 충분히 잠길 정도로 하고, 배추가 뜨는 것을 막기 위해 커다란 그릇에 물을 담아 배추를 눌러주어야 잘 절여진다. ●김치도 예민해요 김치가 자주 공기와 접하면 금세 시어지므로 주의해야한다. 제대로 밀폐할 수 있는 용기를 고르는 것은 기본. 김치를 통에 담을 때도 차곡차곡 꼭꼭 눌러 담아야 한다. 오래 보관할 것은 아예 통을 비닐랩으로 씌워 보관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김치 위에 우거지, 무청, 배추 겉잎 등으로 덮었는데 이것은 공기와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이다. 또 꽃게나 박하지(돌게)를 손질해 몇 번 두들긴 다음 넣어주면 껍데기에 든 칼슘성분이 젖산을 중화시켜 김치가 시어지는 걸 막아준다. 달걀 껍데기를 사용해도 좋다. 김치냉장고에 보관할 도 가능한 밀폐용기를 얼지 않게 금방 먹을것과 오래 먹을 것을 나누어 보관하며 물기 묻은 손이 닿지 않게 해야 싱싱한 김치맛을 지킬수있다. 또한 가족수도 적고 김치를 먹는 양도 적은 요즘은 배추를 1/4로 나누지 말고 처음부터 1/8로 작게 나누어 담가서 한 쪽씩를 꺼내 한끼 식사에 먹으면 한결 맛있게 먹을 수 있다. ■ 배추김치 ●재료:배추 1통(약2㎏), 굵은소금 4컵, 무 작은 것 1개, 쪽파 50g(5뿌리 정도), 고춧가루 5컵, 멸치액젓 또는 까나리 액젓 3컵, 다진마늘 1컵, 다진생강 1큰술, 설탕 1/2컵, 고운소금 2큰술, 배 1/2개, 양파 1/2개(컵은 보통 종이컵). ●만들기:(1)배추는 마른 겉잎만 떼어내고 4∼8등분한다. (팁) 자를 때 밑동에서 한 6㎝정도 칼집을 내고 손으로 당겨서 자르는 것이 좋다. (2)큰 볼에 자른 배추가 잠길 정도의 물을 담고 굵은 소금 2컵 정도를 풀어 소금물을 만들고 나머지 2컵으로는 배춧잎 사이 사이 밑동 쪽을 중심으로 소금을 뿌려준다.(3)배춧 절이는 시간은 가을엔 10시간 정도가 좋다. (팁) 배추잎의 밑동쪽을 꺾어 ‘틱’하는 소리가 안나고 휘어질 때까지 절이고, 중간에 뒤집어 놓거나 무거운 것을 올려놓아 뜨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4)절여진 배추를 물에 잘 헹구어 물기를 3시간정도 뺀다.(5)무는 반을 잘라 손질하고 쪽파, 생강, 마늘도 깨끗이 손질하여 찧어 둔다.(6)무는 채를 썰고 쪽파는 약 3㎝ 길이로 어슷하게 썬다.(7)고춧가루에 젓갈과 마늘, 생강을 넣고 고루 저어 빨갛게 불려준다. 이때 양파, 배, 무 1/5정도를 갈아 같이 넣어준다. 또 불린 고춧가루에 무채를 넣고 비벼 고춧물이 들게 한다. (8)무채에 고춧가루 물이 흠뻑들면 썰어 놓은 쪽파와 액젓을 넣어 간을 본 후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설탕은 약간만 넣어야 한다.(9)물기를 완전히 뺀 절인 배추의 밑동을 다듬은 후 양념을 한 잎 한 잎 넣는다.(10)다 넣은 배추는 마지막 배추잎을 한번 말아서 둥글게 감싸고 김치통에 담는다. 무가 남았다면 김치 사이에 넓적하게 썰어 넣으면 무김치가 된다. ■ 깍두기 ●재료:무 작은것 1개, 굵은소금 1컵, 쪽파 20g(3뿌리 정도), 새우젓 2큰술, 고운 고춧가루 1컵, 설탕 2큰술, 다진마늘 2큰술, 다진생강 1작은술 ●만들기:(1)무는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무가 잠길 정도의 물에 굵은 소금을 풀어 무를 넣은 후 무거운 것으로 눌러 무가 물 위에 뜨는 것을 막아준다.(2)1시간 정도 지난 후 무를 건져 소쿠리에 받쳐 30분 정도 물기를 뺀다. (팁)소금물에 담그는 시간에 따라 무의 맛이 달라진다. 생무의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은 소금물에 40분 정도 담그면 좋고, 무의 쫄깃쫄깃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3시간 정도 소금물에 담가두면 된다.(3)쪽파는 2㎝ 길이로 썰고 새우젓을 곱게 갈아 고춧가루, 다진마늘, 설탕, 다진생강을 모두 섞는다.(4)물을 뺀 무를 양념에 넣고 버무려 그릇에 담는다. 깍두기 완성. ■ 열무김치 ●재료:열무 1단, 굵은소금 2컵, 고춧가루 3컵, 홍고추 10개, 새우젓 1컵, 설탕 1/2컵, 다진마늘 2컵, 다진생강 2큰술, 찬밥 1공기 ●만들기:(1)열무를 깨끗이 씻어 약 10㎝ 길이로 썬 후 한켜한켜씩 소금을 뿌린다. 열무의 숨이 죽으면 2번 정도 씻은 다음 소쿠리에 받쳐둔다.(2)홍고추에 새우젓을 넣어 곱게 간다. (3)찬밥 한 공기에 물을 3컵 정도 넣고 곱게 간 다음 냄비에 넣고 끓여 식힌 다음 찹쌀풀이나 밀가루풀을 대신해서 사용한다. 훨씬 구수하고 맛있어진다. (4), (2),(3)에 고추가루, 다진마늘, 다진생강, 설탕을 넣어 혼합한다. (5)절여진 열무를 (4)에 넣고 살살 버무려 밀폐용기에 담는다. (팁) 너무 많이 버무리면 풋내가 나기 십상. 아기를 다루듯 살살 살짝 버무리는 것이 좋다. ■ 부추김치 ●재료:부추 1/2단, 고춧가루 1컵, 설탕 2큰술, 멸치 액젓 1/2컵, 다진마늘 1큰술. ●만들기:(1)부추는 깨끗이 손질하여 먹기 좋은 길이로 썬 다음 액젓을 조금씩 뿌려 살짝 절인다. (2)고춧가루, 액젓, 다진마늘, 설탕을 모두 섞는다.(3)살짝 절인 부추를 (2)에 넣어 살살 버무려 밀폐용기에 담아 먹는다. 열무김치와 마찬가지로 살살 버무려야 풋내가 나지 않는다. (팁) 보통 부추 한 단은 너무 많다. 김치는 반단만 담그고 남은 부추는 부추전을 부치던가 샐러드로 무쳐 먹으면 좋다.
  • IT코리아 디지털혁명 한눈에

    IT코리아 디지털혁명 한눈에

    세계 최대인 102인치 PDP TV부터 0.4×0.2㎜ 크기의 세계 최소형 휴대전화 칩으로 대표되는 최첨단 제품들,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이어지는 도우미의 설명들.1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2005 한국전자전(KES)’은 손 안의 정보화 시대와 생활 속의 디지털 혁명을 눈으로 실감케 한 ‘오늘에 만나는 미래’였다. 올해로 36회를 맞는 한국전자전은 세계 18개국 550여개 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1만평 규모의 전시장이 부족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경연장이었다. 개막식에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손학규 경기도 지사,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등 정·관계와 전자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특히 전자업계의 양대 라이벌인 삼성전자 윤 부회장과 LG전자 김 부회장은 서로 경쟁업체의 대표 제품인 102인치 PDP TV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첨단 제품의 경연장 이날 관람객들과 바이어들을 사로잡은 제품은 각사의 신제품들.400평이 넘는 삼성전자 부스에선 미니켓 포토와 세계 최초의 19인치 LCD·키보드 분리형 노트북, 상용화된 PDP TV 가운데 가장 큰 80인치 PDP TV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명함 크기인 미니켓 포토는 총 7개의 기능을 결합시킨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 캠코더와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PC카메라, 보이스 레코더, 휴대용 저장장치,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수신 기능 등을 갖췄다. 신개념 노트북인 센스 M70은 세계 최초로 19인치 와이드 LCD를 키보드에서 분리해 데스크톱 모니터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노트북 부팅 없이 TV와 DVD, 오디오를 즐길 수 있다. 상용화된 TV 가운데 세계 최대 크기인 80인치 PDP TV(모델명 SPD-80X5HD)도 이날 전시회 출품을 계기로 판매가 시작됐다. 판매 가격은 TV와 홈시어터 패키지를 포함해 1억 5000만원 수준이다.TV와 장식장 가격만 1억 3000만원에 이른다. LG전자는 102인치 PDP TV를 최초로 공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이른바 타임머신 DMB폰과 71인치 금장 PDP TV, 타임머신 PDP TV 등도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위성DMB폰인 ‘LG-SB130/KB1300’은 걸려온 전화 때문에 방송을 못 보는 경우에 대비해 방송 녹화가 가능한 ‘타임머신’ 기능을 채택,1초도 놓치는 화면없이 시청을 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휴대전화용 카메라 3D(3차원) 모듈을 통해 입체 화면을 선보였으며, 샤프는 65인치 LCD TV를 비롯한 다양한 크기의 LCD TV를 전시했다. 필립스는 최고 50장의 사진을 슬라이드 형식으로 보여주는 ‘디지털 포토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국전자전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한국전자산업진흥회 회장인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지금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산업 전시회가 동네 잔치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해외 유수의 전자·IT업체들을 유치하고, 각종 부대행사를 열어 2∼3년내 한국전자전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전자산업이 국가 수출의 38%를 차지하는 대표 업종이었지만 그동안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못 했고, 대접도 못 받았다.”면서 “전자전시회를 국제적인 규모로 육성, 전자산업의 발전과 함께 부가가치가 높은 이벤트 산업도 동반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세빗과 이파(IFA) 등 유명 전자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중국 상하이도 동북아 허브를 목표로 성장해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에 대항해 국제적인 수준의 전시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효성가(家)의 2세 경영이 닻을 올린 지 30여년. 선친인 만우 조홍제 회장의 ‘유훈 경영’ 방침대로 효성은 내실과 외양을 조화시키며 튼튼한 중견 그룹으로 커왔다. 대신 2세들의 분가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된 사세(社勢)는 아직 옛 영광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효성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안정 지향의 경영 색깔에서 도전과 진취가 ‘경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효성은 올해를 ‘뉴스타트의 해’로 삼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 선두주자에 효성의 3세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의 성공적인 착근이 ‘신(新) 효성’의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세 분가 효성가(家)의 2세 분가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만우 회장이 3형제(조석래-양래-욱래)에게 일찍이 효성의 주력 기업을 하나씩 떠맡기면서 독립 경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만우 회장은 “3형제가 장성했고, 기업의 경영책임자로서 제몫을 다하는 만큼 앞으로 지켜볼 따름”이라며 1978년 사실상 기업경영에서 손을 뗐다. 장남인 조석래(70) 회장은 70년대부터 주력 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4개사 모두 ㈜효성으로 통합) 등을 맡았다. 차남인 조양래(68)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성격이 활달한 3남 조욱래(56)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 사장에 올랐다.3형제는 이후 분리 경영을 해오다가 1980년부터 주거래 은행까지 달리할 정도로 철저한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83년 그룹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제2의 창업’을 선언, 화섬과 중전기, 화학, 건설, 정보통신 등으로 효성을 키워오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한국타이어와 한국전지, 한타M&B 등을 통해 타이어사업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다. 반면 3남 조욱래 동성개발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 효성기계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권토중래를 모색 중이다. ●만우 회장과 4자성어 2세 경영의 특징은 선친의 ‘유훈 경영’과 밀접하다. 만우 회장이 197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다. 그는 세 아들에게 ‘항상 가까이 두고 뜻을 새기라.’는 차원에서 각각 휘호를 하나씩 줬다. 장남인 효성 조 회장에겐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라는 뜻에서 ‘숭덕광업(崇德廣業)’이란 글귀를 남겼다. 차남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쉬지 말고 힘을 길러라’라는 뜻에서 ‘자강불식(自强不息)’이란 글귀를 받았다. 막내인 동성개발 조 회장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4자성어를 받았다. 자식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우 회장의 일종의 ‘자식 사랑’인 셈이었다. 2세들도 선친의 뜻에 따라 지금껏 경영을 해오고 있다. 효성 조 회장은 화학과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갔고, 특히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등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문어발식 기업 확장 대신에 타이어 ‘한우물 경영’에 충실했다. ●학자풍의 조석래 회장 조 회장은 학구적이며 논리적이다. 유행에 편승하거나 의욕만을 앞세운 경영보다 윤리적이고, 원칙적인 경영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가끔은 융통성이 없다거나 보수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조 회장은 조씨가(家)의 학자풍 스타일 면에서 선친을 가장 많이 닮았다. 만우 회장과 조 회장 모두 젊은 시절엔 기업인보다 대학 교수에 관심이 더 많았다. 조 회장의 이런 학자적 소양은 경영에 발을 내디딘 초기부터 많은 빛을 봤다.74년 초 오일쇼크의 여파로 나일론 원자재가 품귀 현상을 빚었을 때 슬기롭게 넘긴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 회장은 나일론의 원자재인 ‘카프로락탐’ 구입난에 직면하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완성품인 카프로락탐의 직접 구입보다 매입이 더 쉬운 기초 원자재를 구입해 카프로락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조 회장의 광범위한 정보 획득과 주도 면밀한 연구가 없었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착상이었다. 조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56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해 홀로 고군분투를 하던 선친의 부름을 받고,1966년 효성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후 나일론 원사사업을 세계 4위까지 육성시켰으며,1975년엔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해 효성을 명실상부한 화섬업계의 리더로 이끌었다. 또 한·미 재계회의와 한·일 경제인 회의,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 등의 리더로서 국제 협력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길경영’과 ‘권토중래’ 조양래(67) 한국타이어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하고, 검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조 회장은 5년 전에 산 국산 브랜드의 구두를 여태껏 신고 다닌다. 아직 쓸 만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하루는 직원들과 식당에 밥먹으러 갔는데 너무 구두가 낡아서, 직원들이 회장 구두를 찾지 못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언론에 얼굴 내밀기를 싫어하는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사장 시절에 딱 한 번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사진 기자가 인터뷰용 사진을 여러 장 찍는 것을 본 조 회장은 “무슨 전문가가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는가. 전문가이면 사진을 한 번만 찍으면 되는 것을. 필름만 그저 아깝게….”했다고 한다. 조 회장은 해외 출장에 수행원을 두지 않고 다닌다. 또 숙소도 일반 출장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2급호텔에 투숙한다. 그의 이런 검소함과 치밀함은 한국타이어 경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이후 조 회장은 줄곧 타이어사업 하나만 매진해 세계 9대 타이어 메이커로 성장시켰다. 조 회장은 1988년 “경영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현재 한국타이어 복지재단 회장직을 맡아 ‘미신고 복지시설’ 지원 등에 앞장서고 있다. 3남인 조욱래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대전피혁 사장에 취임,10년만에 대성과 효성알미늄, 효성금속, 효성기계, 동성, 동성개발 등 총 8개 계열사로 늘리는 경영 수완을 보였다. 특히 일본 스즈키사와 제휴해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효성기계를 설립, 한때 대림산업과 함께 국내 오토바이시장을 양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책임·내실 경영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한파는 효성기계를 어렵게 했다. ●효성가 3세 효성가 3세(조현준-현문-현상)들은 경영수업의 첫발을 모두 외국 회사에서 내디뎠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모건스탠리를 거쳐 97년 부친인 조 회장의 부름을 받고,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효성에 입사했다. 차남 조 전무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99년 효성 경영전략 2팀장으로 합류했다. 막내 조 상무는 세계적 경영컨설팅사인 베인&컴퍼니와 일본의 세계적인 통신사인 NTT도코모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효성에 입사했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미국의 명문고인 세인트 폴 고교를 나와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그는 영어와 일어뿐 아니라 이탈리아어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효성맨’이 된 조 부사장은 효성의 독특한 사업구조인 퍼포먼스유닛(PU)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섬유·산업자재·무역·정보통신 등 주요 사업군을 ㈜효성의 우산 아래로 모으면서 효성T&C(옛 동양나이론)·효성물산·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을 합병시키는 등 굵직한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차남인 조 전무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했다. 고교 시절 조 전무의 별명은 ‘바야바’. 큰 키에 모범생인 그를 친구들은 이렇게 불렀다. 그는 98년 하버드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99년 효성으로 출근하기 전까지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조 전무는 국제 변호사로서 큰 역할을 해냈다. 효성 도메인(www.hyosung.com)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되찾아온 것.99년 닷컴 도메인을 선점한 사이버 ‘스쿼터(도메인 매점매석 행위자)’가 수억원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 도메인등록협회와 미 법원에 제소,‘효성닷컴’을 찾아왔다. 미국 브라운대 출신인 3남인 조현상 상무는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오랜 직장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사내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조 상무는 현재 그룹의 핵심 현안인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으며, 그룹 장기전략 수립과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3세들의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3세들의 경영 승계 시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 회장이 아직 정정한 데다 3세들이 배울 것이 많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타이어의 3세 경영도 관심이 쏠린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업무 권한을 팀장들에게 대폭 위임,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덕장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차남인 조현범 상무는 치밀한 분석력과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스타일.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이다. ●3세 혼맥 조씨가(家)의 3세 혼맥도 국내 명망가와 혈연으로 잘 엮여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두환 전 대통령가(家)와 ‘사돈의 사돈’이라는 것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사돈이라는 점이다. 또 권노갑 전 의원과도 ‘사돈의 사돈’이다.2세 혼맥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家)와 통혼으로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조씨가는 국내 내로라하는 정치 가문과 적지 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만우 회장이 일부러 정치권을 기피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뜻밖의 사실이다. 조석래 회장과 송광자(61) 여사는 슬하에 3남을 뒀다. 장남인 조현준(37) 효성 부사장은 2001년 11월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의 3녀인 미경(29)씨와 결혼했다. 양가가 서로 안면이 있는 데다 미경씨의 형부가 적극 나서면서 서로 인연을 맺게 됐다. 두 사람은 연애 시절 테니스와 연주회 등을 관람하면서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결혼식은 조 부사장의 모교인 세인트 폴 고교에서 했다. 현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조 부사장의 처가인 이희상가(家)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간이다. 한국제분 이 회장(60)은 부인 정영화(59)씨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인 윤혜(34)씨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재만씨와 혼례를 치렀다. 조 부사장과 재만씨는 동서간이다. 차남 조현문(36) 효성 전무는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 여진(31)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여진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한 재원. 노무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다가 지금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조 회장과 송 여사가 이어줬다. 시부모와 며느리간 첫 만남은 2001년 6월 한·미 재계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진씨는 당시 미국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로, 한·미 재계회의엔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연례회의에서 조 회장 부부와 여진씨는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 안면을 트는 사이가 됐다. 인연은 다음해에 또 이어졌다.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 세 사람은 같은 일정을 보내게 됐다. 당시 장남인 조 부사장이 막 결혼을 한 시기여서 주변으로부터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던 송 여사는 이렇게 화답했다고 한다.“아직 두명을 더 보내야 한다.”고. 이후 조 회장은 조 전무에게 여진씨를 소개해줬고, 두 사람은 3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조 회장과 여진씨의 부친인 이 전 청장과는 서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으며, 조 전무의 동생인 조현상 상무와 여진씨의 오빠는 미국 브라운대의 선후배 사이일 정도로 양가는 사돈으로 맺어지기 전부터 가까웠다.3남 조 상무(34)는 아직 미혼이다. 효성가의 방계 3세들의 혼맥도 화려함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홍문자(64) 여사는 2남2녀를 뒀다. 미국 뉴욕의 FDU대 수학과 교수인 맏딸 희경(39)씨는 연세대 법대 교수인 노정호(43)씨와 혼례를 치렀다. 차녀 희원(38)씨는 재미교포와 결혼했다. 장남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차동완 카이스트 교수의 딸인 진영(28)씨와 인연을 맺었다. 진영씨의 모친은 고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차녀인 설영자씨다. 차남 조현범(33) 상무는 2001년 9월 이명박 서울시장의 3녀인 수연(30)씨와 결혼했다. 최근에 보기 드문 정치인과 재벌의 혼사였다. 조욱래(56) 동성개발 회장의 자제는 모두 2남 1녀. 장남인 현강(30)씨는 삼정KPMG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차남 현우(22)씨는 미국 TUFTS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장녀인 윤경(27)씨는 홍준기 삼공개발 회장의 아들인 석융씨와 혼인했다. 홍 회장의 딸인 지연씨가 권노갑 전 의원의 아들인 정민(35)씨와 결혼해 조씨가는 권 전 의원 가문과 한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효성호를 이끄는 전문경영인 이상운(53) ㈜효성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 경기고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76년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중동 등에서 ‘섬유수출의 귀재’라는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효성물산 기획실과 시장개척실, 사업개발실 등을 거치며 업무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외환위기 때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효성그룹의 주력 4개사를 통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송형진(62) ㈜효성 건설PG장은 건설 경력 35년이 넘는 전문 경영인이다.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장 강조한다. 특히 사람을 관리하는 팀워크를 중요시해 건설PU장 시절, 사업이 진행중인 현장을 한 번 이상은 방문해 현장 직원들과 어울리곤 했다. 경기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김재학(57) ㈜효성 중공업 PG장 겸 전력PU장 사장은 기계공학 전공자답게 정확함과 세밀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경영은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조직력 결속을 중시한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최병인(44) ㈜효성 정보통신PG장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효성의 전문경영인(CEO)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매킨지 컨설턴트 출신이며,2000년 효성에 합류했다.2002년 그룹 정보통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인 효성데이타시스템과 효성컴퓨터를 합병해 노틸러스효성㈜을 출범시켰다. 우신고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왔다. 유효식(58) ㈜효성 지원본부장 부사장은 1974년 동양나이론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외환위기 때에는 ‘책임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경영 시스템을 ‘PU체제’로 전환시켰다. 인천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정윤택(50) ㈜효성 재무본부장 전무는 종합조정실과 재무본부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급 재무 전문가다. 추진력이 탁월하고, 금융 및 산업계의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다. 서울 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류필구(60)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9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10년째 경영하는 국내 IT업계 최장수 CEO다. 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안동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조충환(63) 한국타이어 사장은 샐러리맨 출신으로 말단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전형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64년 삼성물산에 입사, 도쿄 지사장 등을 거친 ‘상사 수출맨’이다.8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기획과 재무 등을 거친 뒤 97년 12월 한국타이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golders@seoul.co.kr ■ 바깥활동 활발한 며느리들 효성가(家) 며느리들은 세련되고, 자기 일에 충실한 ‘커리어 우먼’쪽에 가깝다. 경영수업을 쌓고 있지는 않지만 바깥 활동엔 꽤 적극적이다. 흔히 며느리들은 안으로 돌리고, 딸들은 출가외인으로 치부하는 국내 재벌가(家) 문화와 거리가 있다. 딸이 귀한 가문이어서 시아버지를 비롯한 남자들의 여성 후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조석래 회장의 부인으로 경기여고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송광자(61) 여사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들의 사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여성도 일을 할 수 있을 때 실컷 해야 후회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심지어 며느리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보약을 다려줄 정도다. 아들만 있는 송 여사는 며느리가 모두 딸 같다고 한다. 장남인 조현준 부사장의 얘기다.“지난달 제수씨가 북핵 6자회담 때문에 중국 베이징에 출장을 가게 됐는데 어머니께서 열심히 하고, 꼭 좋은 결과를 갖고 오라고 북돋워주더라고요.” 송 여사가 그렇다고 며느리 뒷바라지나 집안 살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적십자사와 종교 활동을 통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의 모임인 서울 가든클럽에서 봉사 활동도 한다. 또 미대 출신으로 국내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미술관 지원사업이나 일반인에 대한 현대미술 교육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3세 며느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어머니께서 무척 배려를 해주신다.”면서 “일이나 공부 때문에 늦게 귀가하면 어깨도 주물러주고, 저녁도 대신해 때로는 당황스럽고, 몸둘 바를 모를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송 여사의 이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인 고 만우 조홍제 회장의 영향이 크다. 당시 재계에서 엘리트였던 만우 회장은 며느리들에게 평생 교육을 강조했다. 예컨대 며느리들에게 앞으로 자가용 시대가 온다며 면허증을 따도록 했으며, 연료로 연탄을 주로 쓰던 시절 차세대 연료인 LPG(액화석유가스)에 관한 공부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미술을 전공한 맏며느리인 송 여사에겐 신혼 초에 살림만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전시회를 열어 줄 정도로 미술 공부를 독려하곤 했다. 며느리 건강을 위해 보약을 챙겨주기도 했으며, 훗날 맏며느리가 그림 공부를 그만두자 만우 회장이 이를 가장 애석해했다. 조석래(70) 회장의 맏며느리인 이미경(29·조현준 부사장 부인)씨는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식품영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학에서 음악(피아노)을 전공했지만 다른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이번엔 한국 전통음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했다. 둘째 며느리 이여진(31·조현문 전무 부인)씨는 1997년 외무고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을 거쳐 현재 국가안전보장회(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조 전무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서 “자기 절제가 뛰어난 것이 와이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golders@seoul.co.kr ■ 재주꾼인 3세들 효성가(家)의 3세들은 재주가 다양하다. 취미와 스포츠, 외국어 모두 수준급이다.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딴따라’ 기질도 있어 보인다. 장남 조현준(37)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부친과 조부는 뭐든 하려면 제대로, 일정 수준 이상까지 요구했었습니다. 덕분에 운동도 종목을 바꿔가며 취미 이상으로 실력을 키웠고, 다른 분야도 비슷했었습니다. 특히 외국어는 영어, 일본어는 기본이었고, 제3외국어도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미국의 세인트 폴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야구부 주장을 맡았다. 미식 축구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다. 지금은 경영수업 틈틈이 사내 야구팀과 직장인 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스키와 스쿼시, 테니스는 선수급 기량이다. 그는 한때 건축학과 교수가 꿈이어서 건축과 미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탈리아의 바티칸박물관 복구 작업에 참가한 특이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한옥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재 보호단체인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운영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소믈리에(와인감별사) 자격증을 따로 취득할 정도로 와인 전문가이다. 차남 조현문(36) 전무는 음악적 재능이 대단하다. 대학 시절엔 가수 신해철 등을 비롯한 중·고교 동창들과 어울려 보컬그룹 ‘무한궤도’를 결성,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피아노 뿐 아니라 작곡과 가창력도 수준급이다. 그의 곡들은 ‘무한궤도’ 1집에 수록돼 있다. 조 전무는 또 축구 마니아다. 미국 유학 시절에 축구클럽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스키와 테니스 실력은 형인 조 부사장에 못지 않다. 3남 조현상(34) 상무도 스포츠와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축구팀 선수로 활동했으며, 브라운대 아카펠라 그룹에 가입해 밴드 리더로 활동했다. 아카펠라 해외 공연을 추진하기도 했다. 조 상무도 형들과 마찬가지로 ‘공 운동’은 모두 좋아한다. 축구와 스키, 스케이트 등은 한때 교내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설경구 연극 ‘러브레터’ 주인공 맡아

    배우 설경구가 연극 무대에 선다. 극단 한양레퍼토리가 21일부터 12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한양레퍼토리시어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러브레터’에서 남자 주인공 ‘앤디’역을 맡는다. ‘러브레터’는 미국 희곡작가 A R 거니의 작품으로 모범적 성격에 명문 대학을 졸업한 ‘앤디’와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여자 주인공 ‘멜리사’가 평생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엮어가는 사랑 이야기다. 설경구는 이호재·최용민·이대용과 함께 ‘앤디’로 캐스팅됐으며, 여자 주인공으로는 연출가이자 극단 대표인 최형인 한양대교수, 정경순·지자혜·임유영이 출연한다. 설경구는 1993년 극단 한양레퍼토리에 입단해 연극 ‘심바새메’, 뮤지컬 ‘지하철1호선’등에 출연했다.
  • [블루버드의 냠냠 다이어리] 오징어 무국

    [블루버드의 냠냠 다이어리] 오징어 무국

    추석은 잘 보내셨어요? 인사가 너무 늦었나요?  ;; 추석연휴가 끝나고부터 한두 차례 비가 오더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지요. 날이 쌀쌀해지고 나니 얼큰한 음식이 그리워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오늘은 냉장고에 남아있던 자투리 오징어와 무로 얼큰한 오징어 무국을 끓여봤답니다. 재료:오징어 한 마리, 무 200g, 장국용 멸치 4마리, 홍고추 1개, 청양고추 1개, 다진 마늘 1/2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간장 1/2큰술, 고추장 1/2큰술, 소금·후추 조금 1. 무와 오징어는 같은 길이로 먹기 좋게 썰고 고추는 어슷 썰어 준비해 주세요. 2. 냄비에 적당량 물을 붓고 장국용 멸치와 무를 넣어 멸치국물이 우러나도록 끓여주세요. 3. 우러난 국물에 오징어를 담고 고추장, 고춧가루를 풀고 간장과 다진 마늘을 넣고 끓여주세요. 4. 마지막으로 준비한 고추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면 끝∼! 짬뽕 국물같은 오징어 국을 상상하셨다면 삑∼∼! No,No∼. 무의 시원한 맛이 잘 살아있는 무국에 가깝죠. 어릴 적 가장 좋아하던 국 중 하나인데 아무리 따라해도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은 딱히 안 나는 것 같아요. 그건 아마도 손맛이 다르기 때문일 거라 위안을 삼아 봅니다. ^-^ ■ 블루버드의 조잘조잘 저희 친정은 경기도 수원이고 시댁할아버님이 계신 곳은 경북 봉화라 올해 추석은 내려갔다 올라왔다를 반복하다가 짧은 연휴가 다 지난 듯합니다. ^-^ ㅎㅎ 막상 추석연휴가 지나고 나니 올해도 다 갔구나 싶은 게 섭섭하기도 하네요. 큰일을 치르기 전엔 복잡하고 정신없다가도 막상 큰일이 다 지나면 개운함 뒤에 왠지 모를 허전함 같은…. 제가 언젠가 저희 시어머니께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어머니 가은이가 빨리 커서 저도 학부형이 됐으면 좋겠어요. 호호호.” 그때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었죠. “영훈이 고등학교 다닐 땐 아침마다 도시락을 두 개씩 싸서 보내야 했는데 그땐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는게 어찌나 졸음이 쏟아지고 귀찮던지…. 가끔 동네 아주머니들과 얘기를 나누다 ‘이 도시락 좀 안 싸면 너무 좋겠다.’고 하면 나보다 나이가 있는 할머니들이 ‘도시락 쌀 때가 좋은 거야, 그때 지나봐라. 이제 할 일이 있나….’하시는거야. 그래도 속으론 빨리 시간 지나가길 바랐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그말이 맞는 것 같더라.” 뭐든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제 내게 주어질 수 없는 일들이 될 때쯤에야 다시 내게 그 일이 주어지면 정말 잘할 것만 같다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지요. 아! 다 그렇진 않으신가요? 호호∼. 어린 가은이를 키우면서도 가끔은 힘들고 지치기도 하면서 얼른 자라 어른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도 많았었는데 앞으론 모든 일을 좀 더 음미하고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열심히 즐기고 노력한 자만이 또 푹 쉴 수 있는 특권을 갖는 거 아니겠어요.^-^ 김항아 www.cyworld.com/parangsegaeun
  • 충남·경기 어민 조업 ‘어깨동무’ 내년 낚시공동어업구역 시행

    국내 처음으로 지역 성격이 다른 도(道)간 ‘낚시어선업 공동영업구역’이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는 26일 “연말까지 경기도와 합의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동구역으로 지정될 해역은 충남 서산 삼길포·고파도, 당진 난지도·장고항·왜목항 등과 경기도 평택·화성시 일대의 풍도·육도·입파도·국화도 등이다. 는 최근 공동구역 지정을 위한 절차의 하나로 해양수산부에 낚시어업 실태조사서를 제출했다. 공동구역이 되면 충남 당진일대 낚시어선 300여척은 양도(兩道) 해역을 오가면서 척당 연간 1500만∼2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양 지역 어민들은 현재 통념상 지도상의 경계선을 어업구역으로 정해 영업을 하고 있으나 갈등과 민원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충남 당진이 생활권인 경기도 화성시 국화도 주민들은 당진 편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의정부 미군기지 4곳 연내 조기 폐쇄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미군기지 4곳이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일정보다 앞서 연내에 폐쇄될 예정이다. 23일 주한미군 2사단에 따르면 당초 2008년 이전 예정이던 금오동 캠프 에세이온(8만 7100㎡)은 이달 말까지 의정부시 가릉동 캠프 레드 클라우드로 병력을 이전한 뒤 폐쇄한다. 또 내년에 이전할 예정이던 금오동 캠프 카일(11만 3500㎡)도 남아있던 61정비중대를 10월 중순까지 송산동 캠프 스탠리로 통합, 민간 경비업체에 부대 관리를 위탁할 계획이다. 이밖에 금오동 캠프 시어스도 남아있던 방공대대 병력을 10월 중순까지 동두천시 미2사단 제1여단으로 옮겨 폐쇄하고, 의정부역 인근 캠프 폴링워터(5만6000㎡)도 올 연말까지 폐쇄할 예정이다.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7) ‘고구려비기’ 에서 만난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7) ‘고구려비기’ 에서 만난 ‘정감록’

    ‘정감록’의 일부인 ‘감결’에는 역대 왕조의 수명을 논한 대목이 있다.“곤륜산의 내맥(來脈)이 백두산에 이르고, 그 원기가 평양에 이르렀다. 그러나 평양은 이미 천년의 운수가 지나 그것이 송악으로 옮겨졌다. 송악은 오백 년 도읍할 땅이나, 요승(妖僧)과 궁녀가 난을 꾸미는 바람에 지기(地氣)가 쇠하고 천운이 막혀 운은 다시 한양으로 옮길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읍은 평양 천년, 개성(송악) 오백년을 거쳐 한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정감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구절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아스러운 점이 있다. 한양은 조선의 수도, 개성은 고려 때 도읍지였다. 고려 이전의 도읍이라면 당연히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가 논의돼야 한다. 그러나 ‘감결’엔 경주가 빠져 있다. 그 대신 평양이 맨 먼저 언급돼 있다. 그것도 세계의 지붕으로 알려진 곤륜산의 정기가 백두산을 거쳐 평양에 이르러 지기가 더욱 왕성해진 형상이라 했다. ●술사들에겐 고구려가 중요했다 범상히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조선 후기 전국에 ‘감결’따위의 ‘정감록’을 유행시킨 술사들은 왜 평양을 중시했는가? 술사들의 역사인식이 관계되는 부분이다. 나는 위에 인용한 몇 줄의 간단한 이야기를 가지고 조선 후기 술사들의 정신적 계보를 추적해보려 한다. 그들에겐 고구려가 신라보다 중요했다. 그들은 한나라 이후 역대 중국 왕조와 자웅을 겨루던 고구려의 기상을 그리워했다. 술사들은 당나라라고 하는 외세를 불러들여 갖은 술수와 모략으로 고구려를 거꾸러뜨린 신라가 도무지 비위에 맞지 않았다.‘정감록’을 퍼뜨린 술사들이 대체로 함경도, 평안도 및 황해도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이 고구려에 대해 유별난 애착을 가졌던 이유를 이해 못할 것은 없다. 더욱이 평양은 고조선의 수도이기도 했다. 단군이 유사 이래 처음으로 나라의 터를 잡았다는 곳, 동방에 중국의 유교문명을 도입했다는 기자가 뒤를 이었다는 곳도 역시 평양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기자가 평양에서 실시했다고 하는 정전제(井田制·토지를 아홉으로 쪼개 가운데 한 개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공동경작하고 나머지는 농부들이 공평하게 나눠 경작한다는 제도)의 유적이 발견되었단 말도 있었다. 술사들은 그런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겐 같은 고대국가라 해도 한강 이남에 세워진 삼한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거기서 갈라져 나온 백제와 신라와 가야의 역사도 상관없었다. 훗날 삼국을 통일한 것은 고구려가 아니라 신라였지만 신라는 그들에게 무의미한 나라였다. 술사들이 보기에 신라란 국가는 그저 고구려와 고려의 역사를 이어주는 단순한 이음매에 불과했다. 역사상 존재 의미가 있는 나라는 고조선, 고구려, 고려 및 조선이었다. 엄밀한 의미에선 조선도 불필요한 나라였다. 조선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붙일 때만 논의 대상에 가까스로 포함되었다. ●미래는 다시 개성의 시대 ‘감결’은 조선이 망하고 들어설 미래의 왕조도 차례로 언급하였다.“금강산으로 옮겨진 내맥(來脈)의 운이 태백산·소백산에 이르러 산천의 기운이 뭉쳐져 계룡산으로 들어가니, 정씨가 팔백년 도읍할 땅이로다. 그 후 원맥(元脈)이 가야산으로 들어가니, 조씨가 천년 도읍할 땅이로다. 전주는 범씨가 육백년 도읍할 땅이요, 송악으로 말하면 왕씨가 다시 일어나는 땅인데, 나머지는 자세하지 않아 무엇이라 말할 수 없다.” ‘정감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대강 다 아는 이야기다. 일단 왕기가 한양으로 옮은 다음 꽤 오랫동안 남부지방이 한국역사의 주무대가 된다는 예언이다. 충청도(계룡산), 경상도(가야산) 그리고 전라도(전주)가 한 번씩 돌아가며 권력을 쥐게 돼 있다고 했다. 집권기간은 경상도가 천 년으로 최장기간이고, 다음은 충청도(800년), 전라도(600년) 순이라 했다. 집권기간에 차이는 있으나 하삼도(下三道)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집권자가 배출된다는 말이 흥미롭다. 광복 후 역대 정권의 위세를 내 나름으로 어림짐작해 보면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순이 들어맞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경상도에 비해 전라도 출신들의 정치적 비중은 잘해야 6할이 될까 말까 하다. 이런 해석을 근거로 ‘정감록’ 예언이 적중했다고 환호성을 지를 사람도 있겠지만, 한낱 우연이라고 생각해도 그만이다. ‘정감록’에 담긴 놀라운 이야기는 미래에 관한 예언이다.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이 또다시 역사의 중심지로 떠오른다고 했다. 지금 한창 개발 중인 개성공단이며 개성관광을 지렛대 삼아 한반도의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한국의 수도는 서울과 평양의 중간 지점인 개성으로 낙착된다는 예언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고조선과 고구려의 전통을 계승한 나라가 사실상 한국사의 정통을 잇는다고 조선 후기의 술사들이 믿었다는 점이다. 서북 출신이었던 그들은 궁극적으로 고구려의 부활을 바랐다. ●고구려의 수명은 구백년이라는 예언 위에서 보았듯,‘정감록’은 어느 왕조의 수명은 몇 백 년이라는 식으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리 역사상 이런 방식의 예언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중국 당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신당서(新唐書)’를 보았더니 고구려에 그런 예언이 존재했다 한다. 그렇다면 ‘정감록’은 고구려의 예언서를 본떠 왕조의 수명을 몇 백 년이라고 논했다는 이야긴가? 고구려가 망하던 해, 고구려 보장왕 27년(688)으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당나라 군대는 한창 고구려와 전쟁 중이었다. 당나라의 고종 황제는 시어사(侍御史)인 가언충(賈言忠)을 전쟁터에 보내 전황을 점검하게 했다. 가언충은 이 전쟁이 당나라에 매우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고구려비기(高句麗秘記)’란 예언서를 인용해 당 고종을 안심시켰다. 예언서에 따르면, 고구려는 건국된 지 “구백 년이 못 되어 80대장이 있어 멸망하게 된다.”고 했다(‘중국정사조선전’,‘신당서’). 가언충이 인용한 예언의 내용이 무슨 뜻인가? 다행히도 ‘삼국사기’에는 이 무렵의 사정이 좀더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그 해 2월 당나라 장수 이적(李勣)이 이끄는 군대가 고구려의 부여성(農安 근처)을 함락시켰고, 전세는 고구려에 무척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한다. 가언충은 자국의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당 고종 앞에서 문제의 예언을 이렇게 풀이했다고 전한다. “고구려는 한나라 때 건국됐으므로, 이제 약 구백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당나라의 원정군 사령관인 이적 장군의 나이가 바로 80입니다. 지금 고구려는 흉년이 연달아 드는 바람에 백성들이 서로 물건을 약탈해 팔아먹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이리와 여우가 도성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두더지가 성문에 구멍을 뚫고 있습니다. 고구려의 인심은 무척 사납습니다.”(‘삼국사기’, 권 22) ●‘고구려비기’는 시어사 가언충이 조작했을 것 ‘신당서’와 ‘삼국사기’를 종합해 보면,7세기 후반에 고구려의 멸망을 예언한 ‘고구려비기’란 예언서가 유행했다. 그것이 언제 누구에 의해 저술됐는지는 어디에도 밝혀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 그러나 이 예언서의 저작에 관해 검토할 만한 단서가 없지 않다. 우선 고구려의 종말을 논의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고구려의 지배세력이 조작에 직접 개입했다고 간주하기 어렵다. 예언서의 내용이 당나라에 유리하다는 점은 또 하나의 단서가 된다. 게다가 이 예언서는 최초로 중국의 역사서에 언급되었다. 더욱이 왕조의 종말에 관한 예언 방식도 자세히 따져보면 한국적이지 않았다. 예컨대 백제의 멸망에 관한 6세기 후반의 예언기록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런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해 볼 때,‘고구려비기’는 당나라가 조작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그들은 적국인 고구려 백성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려고 예언서를 날조해 고구려에 널리 퍼뜨렸다고 짐작된다. 알다시피 당나라를 비롯한 중국의 역대 왕조에 고구려는 힘겨운 상대였다. 무엇인가 특별한 조치가 없이는 설사 백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간다 해도 승산이 없어 보이는 그야말로 막강한 적수였다. 이런 관계로 당나라의 입장에선 요샛말로 대민(對民) 심리전술까지 동원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고구려비기’가 등장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비기에 관해 당 고종에게 자세히 보고한 시어사 가언충은 ‘고구려비기’의 조작에 가장 깊숙이 간여했다는 가정도 성립한다. 본래 시어사란 벼슬은 글을 다루는 데 능숙한 문인에게 주어졌다. 당 고종이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격렬한 싸움터에 문사인 가언충을 파견한 것은, 한낱 그날그날의 전과를 보고하란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그는 워낙 심리전에 능통한 전문가였기 때문에 피어린 전쟁터에서 당나라 군사들의 사기를 최대한 북돋우고, 고구려의 민심이 이반될 계기를 마련하란 특명을 받은 것이 아닐까? ‘고구려비기’를 해석할 때 가언충이 장차 고구려를 멸망시킬 ‘80대장’을 당나라 군대의 수뇌인 이적으로 해석한 것이 눈길을 끈다. 하필 이적이 고령이란 점에 주목한 것이 보통 일은 아니다. 보통은 그와 같이 늙은 장수는 원거리 출정에 동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나라는 상례를 뒤엎고 수많은 젊은 장수를 물리치고 자력으로 움직이기도 힘들었을 노인을 머나먼 전쟁터로 보냈다. 적임자를 찾기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80노인이 이끄는 당나라 군대는 사기가 저하될 염려가 컸다. 당 고종은 이점을 가장 염려했고, 그래서 평소 머리 좋기로 소문난 가언충을 전쟁터로 함께 보낸 것이 아닐까? 가언충은 당나라 군대의 약점을 강점으로 둔갑시켜야 될 사명을 띠었을 것이다. 그는 고심 끝에 기상천외한 방법을 발견해냈다. 이적과 같은 고령의 대장이 앞장선다면 9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구려도 이젠 끝장나고 만다는 예언을 조작해 널리 퍼뜨리는 것이었다. 이로써 당나라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고구려의 민심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668년 고구려는 거듭된 내우외환으로 지쳐 있었다. 이를 틈타 당나라는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자신만만해진 가언충은 서둘러 조정에 복귀한다. 그는 전황을 궁금해하는 고종에게 의기양양해하며 자신과 당나라 군대의 눈부신 전과를 알린다. 이것은 물론 논리적인 추측에 토대를 둔 일개 시나리오다. 비록 이런 짐작이 사실과 다르다 해도 ‘고구려비기’는 당나라 측이 날조했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역사적 사실은 그렇건만, 후대 조선의 술사들은 ‘고구려비기’에 나타난 예언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고구려를 우리 역사의 중심축으로 생각한 그들은 고구려에 관한 것이면 무조건 따랐다. 엄밀한 의미로, 평양 천년, 송악 오백년 하는 식의 ‘정감록’ 예언은 술사들의 착시가 빚어낸 현상이었다. ●그럼 전형적인 한국 고대의 예언방식은? 한국 고대에는 왕조의 멸망을 예언할 때 ‘고구려비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했다. 일례로, 신라의 명유(名儒) 최치원은 고려 태조가 건국할 무렵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한다.“계림은 누런 이파리요, 곡령은 푸른 소나무입니다(鷄林黃葉 鵠嶺靑松).” 계림은 신라의 수도 경주, 곡령은 고려왕조의 발상지 개성을 가리킨다. 두말 할 나위 없이 신라는 시든 이파리와 같아 멸망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고려는 푸른 소나무라 장래가 무궁하다는 예언이었다. 이 편지를 받은 왕건이 기뻐한 것은 물론이다. 뒷날 왕건의 손자로 왕위에 오른 고려 현종은 최치원이 예언을 통해 태조의 사업을 은밀하게 도왔다며 칭송했다. 왕은 그에게 내사령(內史令)이란 높은 벼슬을 추증하고 문창후란 시호도 내려주었다.(‘삼국사기’ 권 46) 최치원은 중국 당나라에 유학해 과거에 급제했고, 관직에 나아가 출세가도를 달렸다. 보기 드문 수재였다. 그런 최치원이었지만 고국에 돌아와서는 골품제(骨品制·신라의 엄격한 신분제도)에 희생돼 뜻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불우한 재사는 끝내 가야산으로 숨어 들어가 고목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전설이 있다. 최치원은 과연 고려의 융성을 예언하는 편지를 왕건에게 보냈을까? 문자 그대로 믿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런 편지를 썼다면 그는 신라를 등진 셈이다. 신라를 대표하는 지성인 최치원에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또 한 가지, 그가 만일 신생국가인 고려를 추종할 뜻이 있었다면 왜 가야산에 머물렀을까 하는 점도 의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최치원이 위에 적은 것과 같은 예언이 깃든 편지를 왕건에게 보낸 까닭에 신라 국왕의 미움을 샀다고 한다. 결국 신라왕실의 박해를 피해 최치원은 가족과 함께 가야산 해인사로 숨어 지내다 거기서 불우한 일생을 마쳤다는 것이다. 최치원의 해인사 은거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예언에서 찾으려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일이다. 그렇게 숨어 죽기까지 할 바에야 왕건을 쫓아가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런데 지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치원이 문제의 예언시를 썼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누런 잎과 푸른 소나무를 대조해 신라와 고려왕조의 엇갈린 미래 운명을 점쳤다는 역사적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예언방식은 “고구려 구백년”이라고 하는 ‘고구려비기’식과는 전적으로 달랐다. ●백제의 멸망을 알리는 예언도 비유법 알고 보면 백제가 멸망할 때도 비슷한 방식의 예언이 있었다. 백제 의자왕 20년(660) 6월의 일이었다. 귀신 하나가 궁중에 들어와서 “백제가 망한다. 백제가 망한다.”며 큰 소리로 외치더니 땅속 깊이 들어가 버렸다. 왕은 몹시 놀라 그 자리를 파헤치라고 명령하였다. 삼척가량 땅을 팠을 때 거북이 한 마리가 나왔다. 그 거북이 등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백제는 둥근달(月輪)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 왕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무자(巫者)에게 물었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둥근달과 같다는 것은 찼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차면 기우는 법입니다. 그런데 초승달과 같다는 것은 아직 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차지 않았으니 앞으로 점점 찰 것입니다.” 의자왕은 화가 치밀어 무자를 죽이고 말았다.(‘삼국사기’, 권 28) 귀신이 나왔다든가, 거북의 등에 예언이 적혀 있었다는 말은 사실로 간주하기 어렵다. 누군가 조작한 이야기로 짐작된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백제를 둥근달에 비유하고 신라를 초승달로 보아 양국의 운명을 대비시킨 점은 앞에서 살핀 신라와 고려의 비유와 동일하다. 대상이 되는 나라, 비교를 위한 사물이 다를 뿐 예언의 방식은 완전히 일치한다. 한국 고대에 존재한 국운에 관한 예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고구려비기’라든가 후대의 ‘정감록’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한마디로,‘고구려비기’는 서로 대비되는 사물을 비교함으로써 국운을 예언하는 한국 고대의 오랜 전통과 결별을 선언한 셈이었다.‘정감록’은 여러 가지 점에서 고대의 예언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지만,‘고구려비기’에서 비롯된 예언의 새 전통에 맞닿아 있기도 하다. 비록 그것이 술사들의 일시적인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역시 큰 의미가 있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neo PSAT와 함께 하는 실전 강좌]

    ●유형가이드-생략된 정보의 추리 추리·추론은 주어진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논리적으로 잘 이끌어내는지를 측정한다. 이 중 생략된 정보를 추리하는 유형은 언어 평가 도구에 널리 사용되는 매우 고전적인 것으로, 이른바 ‘괄호넣기’이다. ●예시유형 주어진 글의 내용을 토대로 문장·어구·단어 등을 채워 넣는 유형이다. ●해법 이 유형은 훈련을 통한 고도의 독해 감각을 요구한다. 문맥파악이 핵심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생략된 내용과 인접한 문맥의 파악이다. -접속사를 비롯한 각종 연결어를 통해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직전 문장 혹은 직후의 문장이 추리의 근거가 된다. -단락의 요지, 단락 간의 관계를 통해 생략된 내용을 추리할 수 있다. -단어나 어구가 생략된 경우에는 중심 어구 또는 핵심어를 추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생략된 정보가 다수일 경우, 쉽게 추리 가능한 것부터 해결한다. ●문제 다음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보기)에서 찾아 순서대로 나열한 것 중 가장 적절한 것은? ‘문화’라는 개념은 일상생활에서 복잡하고 모호하고 혼탁하게 사용되지만, 편의상 크게 형이상학적, 평가적, 분류적, 이데올로기적이라는 네 가지 의미로 분류해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형이상학적인 뜻으로의 문화는 자연과 대조되어 사용된다. 가령 (ㄱ)___ 그것들은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의도적으로 만들었고 또한 오직 인간 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 (ㄴ)___. 둘째,‘문화’라는 말은 평가적인 의미를 가지며 형이상학적 뜻으로 분류된 문화현상의 질적 고급성을 지적하는 데 사용된다. 예컨대,(ㄷ)___.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 (ㄹ)___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한국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으로 ‘한국의 문화’라고 할 때의 ‘문화’ 개념은 물론 평가적이 아니라 서술적 의미만을 갖는다. 하지만 ‘문화’라는 개념으로 서술한 한 사회 혹은 한 시대가 평가되고 그 평가된 가치가 서로 비교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문화가 선택의 대상인 만큼 그것은 경우에 따라 반드시 평가되어야 한다. 셋째,‘문화’는 문화현상의 분류적 개념인 특수한 문화현상을 지칭한다. 가령,(ㅁ)___ 이러한 뜻에서 ‘문화’는 한 사회의 전체가 아니라 한 측면만을 지칭하는데,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 (ㅂ)___ 이같이 분류적으로 어떤 부분을 지칭하는 뜻의 ‘문화’는 한국을 총체적으로 표현하는 ‘한국문화’라는 말을 할 때의 ‘문화’의 뜻과 결코 같을 수 없다. 넷째, 좀 더 포괄적으로 쓰일 때 ‘문화’는 이데올로기와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예컨대 (ㅅ)___ 그러나 더 넓은 의미로는 불교, 기독교와 같은 종교 혹은 플라톤적 관념론·마르크스적 유물론과 같은 사념 철학적 체계 등과 같은 총체적 신념체계를 뜻하기도 한다.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 (ㅇ)___. (보기) (가)‘문화국민’‘문화인’‘문화시설’‘문화행사’‘문화활동’‘문화재’ 등의 표현은 ‘문화’라는 말이 긍정적으로 통용되는 사례다. (나)문화는 과학서적과 구별되는 문학 텍스트, 사무실이나 공장과 구별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직공·기술자·사무원·과학자·학자·기업가 등과 구별되는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이들 등을 지칭한다. (다)가족관계, 음식, 교통, 놀이, 교육, 예절, 윤리규범, 의식, 정치 등 모든 인간적 활동·제도·관습뿐만 아니라 건물, 의복, 화장품, 도서 등도 다 같이 문화적 존재다. (라)도구적인 것 또는 물질적인 것과 대립되어 그 자체가 가치있는 것 또는 정서표현적으로 인식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마)문화는 전체주의, 민주주의와 같은 정치적 신념이나 사회주의, 자본주의와 같은 경제사상을 지칭한다. (바)‘인간 고유의 속성을 띤’이란 뜻을 갖는다. (사)‘야만적’‘원시적’‘미개한’‘중요성이 없는’ 등의 개념과 대조된다. (아)그 사회를 지배하는 관념적 세계관의 구체적 표현을 지칭한다. (1)(가)-(사)-(다)-(바)-(나)-(라)-(마)-(아) (2)(나)-(라)-(마)-(아)-(다)-(바)-(가)-(사) (3)(나)-(바)-(가)-(사)-(다)-(라)-(마)-(아) (4)(다)-(바)-(가)-(사)-(나)-(라)-(마)-(아) (5)(다)-(바)-(나)-(라)-(마)-(아)-(가)-(사) ●해설 빈 칸 앞에 ‘가령’ 또는 ‘예컨대’와 같은 접속어와 ‘이때 문화적이란 말은’과 같은 지시어가 놓여 있음을 유념해 볼 때 각 단락마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진술((ㄱ),(ㄷ),(ㅁ),(ㅅ))과 이를 바탕으로 ‘문화’ 개념을 일반화하는 진술((ㄴ),(ㄹ),(ㅂ),(ㅇ))이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보기)의 내용에서 예시 문장과 일반화된 진술을 하고 있는 문장 사이에 호응하는 쌍을 먼저 확인하고, 단락의 문맥을 고려해 빈 칸에 들어갈 적절한 내용을 찾으면 된다. 둘째 단락에서 ‘오직 인간 사회에서만’이라는 표현을 참고할 때 (ㄴ)에는 (바)와 (다)가 알맞다. 셋째 단락의 ‘질적 고급성’ 및 ‘평가되어야’ 할 개념이라는 표현을 통해 (ㄹ)에는 (사)와 (가)가 맞다. 다섯째 단락에서 ‘이데올로기’ 및 ‘총체적 신념체계’라는 표현을 고려하면 (ㅇ)에는 (아)와 (마)가, 넷째 단락에는 (나)와 (라)가 들어간다. 따라서 정답은 (4). 출제:김병구(숙명여대 교수 국문학 박사)
  • [공연단신]

    ●일본 창작뮤지컬 ‘야마비코’가 30일 오후 7시, 새달 1일 오후 3시·7시 극단 야마비코노카이와 중앙대 연극학과 주최로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지난 1975년 초연 이래 30년 동안 600회 이상 무대에 올랐던 작품으로, 제목 ‘야마비코’는 메아리를 뜻한다. 이번 무대는 한ㆍ일 우정의 해를 맞아 싱가포르, 중국, 미국 뉴욕, 베트남,LA 등에 이은 여섯번째 해외 공연이다.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이 자주 놀던 숲을 찾아 ‘야호’라고 함성을 지르자 그곳에 살던 메아리들이 나와 일본의 9개 전래동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들려준다. 소설 ‘복합오염’,‘황활한 사람’ 등의 아리요시 사와코가 희곡을 쓰고, 앤디 유택이 연출을 맡는다.(02)3673-5576. ●서울 대학로에 창작전용극장 ‘디아더 시어터’가 23일 문을 연다. 마로니에 공원 뒤편의 3층짜리 건물로 100여석 규모의 공연장, 연습실 겸 세미나실, 탁아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연말부터 어린이 등을 위한 연극과 마술교실도 진행된다. 개관작으로 ‘혼자 사는 남자 배성우’가 11월13일까지 공연된다.(02)516-3942.
  • 유인촌의 ‘극단 유’ 햄릿 무대올려

    유인촌의 ‘극단 유’ 햄릿 무대올려

    ‘문제적 인간 연산’에서 ‘햄릿’까지. 중견 배우 유인촌(54)이 이끄는 극단 유가 올해 10주년을 맞아 ‘햄릿’을 무대에 올린다. 1995년 ‘문제적 인간 연산’으로 창단한 극단 유는 그동안 ‘택시드리벌’‘홀스또메르’‘철안붓다’‘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등 여러 편의 화제작을 내놓으며 우리 연극계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더욱이 지난 99년 연극의 불모지로 꼽히던 강남구 청담동에 소극장 유시어터를 개관해 연극 관객의 저변을 넓히는 데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지방으로까지 눈을 돌려 강원도 봉평에 달빛극장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극단 유가 탄탄대로를 걸어온 건 아니다. 오히려 가시밭길이 더 많았다. 성수대교 붕괴현장에서 공연한 ‘철안붓다’나 러시아 음악극 ‘홀스또메르’처럼 실험성과 작품성에 치중한 공연들을 선호하다 보니 극단과 극장의 재정은 늘 적자였다. 유 대표는 “CF를 찍은 돈으로 적자를 계속 메우지 않았다면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장을 접을 생각까지 하던 참에 뜻하지 않게 ‘대박’이 터졌다.2001년 5월 초연한 가족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아이들보다 어른 관객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지금까지 30만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원년 멤버들을 모두 불러모아 재공연중인데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10주년 기념작 ‘햄릿’(12월9∼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유 대표가 직접 연출을 맡기로 해 더욱 관심을 끈다. 수차례 ‘햄릿’을 연기했던 그는 이번 공연에선 숙부를 연기할 예정.“햄릿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주변에서 하도 말리는 바람에 욕심을 접었다.”는 그는 “대신 아주 섹시한 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줄의 대사도 삭제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작품으로 3시간30분에서 4시간가량의 러닝타임을 예상하고 있다. 공형진, 김수로 등 극단 유 출신의 영화배우들을 비롯해 100명의 단원이 전원 출연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詩 쓰는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끼니마다 오리고기가 나오듯, 가는 곳마다 시(詩)를 주고 받아야 했다.” 지난 4월 타이완 국민당 주석으로 분단 이후 처음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롄잔 전 주석의 부인 팡위 여사의 말이다. 식탁에서까지 시가 흩날리는 대륙의 정치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중국 정치에서는 이처럼 시를 빼놓을 수 없다. 원자바오 총리도 매년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일 기자회견에서 손수 지은 시를 읊는다. 그들에게 시는 문학이라기보다 농축된 수사(修辭)이자, 화술인 것이다. “시는 사람의 감정을 흥분시켜 진리의 길을 막으니 시인을 추방해야 한다.” 플라톤의 외침이다. 정치와 시를 이성과 감성의 꼭지점에 두고 한 말이다. 하지만 정치는 오늘날 권력과 탐욕, 술수, 모략의 이웃말로 통한다. 순수와 아름다움, 열정이 떠오르는 시어들로서는 도무지 숨 쉴 공간이 없는 세계다. 그럼에도 정치와 시는 아주 오래 우리 곁에 공존, 병존해 왔음을 역사는 보여준다. 권력의 압제에 짓눌릴수록 시인은 빛났고, 한 줄의 시에서 희망을 찾았다. 세계 유수의 정치인 가운데에도 시인이 적지 않았다. 정치와 시의 아이러니는 폭정을 일삼는 독재자의 상당수가 시인이었다는 점에서 극치를 이룬다. 동생과 어머니를 독살한 로마의 폭군 네로가 대표적이다. 반란군에 쫓겨 자살하기 직전 “내 죽음으로 인해 얼마나 아까운 예술가가 사라지는가.”라고 탄식했던 인물이다. 문화혁명의 주인공 마오쩌둥도 시를 썼고, 히틀러 역시 틈만 나면 시를 낭송했다. 후세인도 얼마전 옥중에서 ‘부시에게’라는 시를 지었다고 하지 않는가. 시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코스타리카의 노시인이자 소설가인 아벨 파체코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퇴임 후 시골로 내려가 시를 쓰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현실정치에서 다 쏟아내지 못한 열정을 시로 담아내고픈 심경으로 이해된다. 시인 신동엽은 ‘산문시1’에서 ‘자전거를 탄 석양 대통령’을 노래하며 내 배가 부르고 행복해서 대통령을 입에 올리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꿈꿨다. 대통령이 밖에 나간 덕에 조용해진 나라의 국민이기보다는, 절제되고 따뜻한 시어로 국민들 마음을 보듬는 시인 대통령을 가진 국민이 되기를 꿈꿔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디비디와 家家好好

    올핸 유난히 추석이 급하게 찾아오는 듯하다. 깊고 투명한 하늘은 완연한 가을빛이지만 아직 낮은 여름날씨다. 게다가 예년에 비해 연휴가 짧아 고향을 찾기도 녹록지 않고 어느 때보다 얄팍한 상여금 봉투 때문인지 영 명절 흥도 나질 않는다. 이렇다 보니 짧은 3일간의 연휴를 적은 돈으로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게 된다. 초만원 사태의 놀이공원이나 연일 매진인 극장이 아니라도, 맛깔 나는 명절 음식과 DVD 리스트만 있으면 짱짱한 명절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DVD칼럼니스트·mlue@naver.com ■ 명절엔 역시 무술영화죠 ● 쿵푸 허슬(2004년작) 주성치·원화·원추 주연 올해 명절 TV 편성표에서 성룡의 영화들이 쏙 빠졌다. 이제 노쇠한 그의 아크로배틱 액션에도 물릴 대로 물렸다는 증거 아닐까.‘쿵푸허슬’은 주성치식 코믹 액션의 정점을 보여 준다.‘쿵푸허슬’은 할리우드의 자본력이 어우러진 ‘블록버스터 쿵후 액션’의 새로운 유형과 스케일을 제시한다. 가난하고 갈 곳 없는 돼지촌의 하층민 사람들과 그들을 공격하는 암흑가 조직 도끼파의 대결은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리고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던 어설픈 건달 주성치가 막강한 내공을 지닌 정의로운 무술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 신정무문(1991년작)등 주성치컬렉션 주성치·종진도·오맹달 주연 1990년대 출연작인 ‘당백호 점추향’‘신정무문’‘구품지마관’‘산사초’를 모은 컬렉션이다. 감독 주성치보다는 배우 주성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그의 연기 패턴은 웃지 않으면서 남을 웃기는 것이지만 예전의 주성치는 말이 많고 가벼운 캐릭터로 자주 등장했다.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 날리는 무표정이 웃음의 포인트였던 것은 지금과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 전작보다 재미난 속편들 ● 스파이더 맨(2004년작) 토미 맥과이어·커스틴 던스트 주연 속편이 전편을 능가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전편의 명성을 기반으로 제작되다 보니 새로운 이야기도 없고 한껏 부푼 기대를 만족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스파이더 맨 2’는 전편을 압도한다는 호평을 받은 이례적인 경우다. 내용은 한층 더 옹골차고 이야기엔 긴장감 있는 탄성이 붙었으며 영웅이 보여 줄 수 있는 극도의 시각적 쾌감이 펼쳐진다. 전편에서 악당인 친구 아버지와 격돌했던 스파이더 맨 피터 파커는 이번엔 친구와 존경했던 스승과 대결한다. 여기에 수월치 않은 로맨스와 인간적인 고뇌까지 더해져 입체적인 영웅 캐릭터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 DVD는 홈 시어터가 필요한 이유를 명백하게 입증한다. 뉴욕의 빌딩 사이를 고공 행진하는 아찔한 액션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아찔한 결투 장면, 역동적인 카메라 앵글이 화면을 압도한다. 영상에 어울리는 사운드가 영상을 뒷받침하는 입체적이고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선사한다. ● 킬빌 2(2004년작) 우마서먼·데이빗 캐러딘 주연 ‘킬빌’은 원래 한 편으로 기획되었지만 내용이 길어지면서 2편으로 나누어 개봉한 경우다.1편이 쿵후와 사무라이 액션을 무기로 전대미문의 잔혹한 액션을 보여줬다면,2편은 서부극의 분위기로 한때 연인이었던 브라이드와 빌의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낸다.2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고전영화들을 오마주한 도입부다. 브라이드와 빌의 운명적인 재회를 긴장감 있게 잡아낸 흑백의 화면 구성이 압권이다. 암전을 해야 할 만큼의 잔인한 장면이나 액션 대신, 죽은 줄만 알았던 아이가 부각되면서 모성으로서의 브라이드가 부각된다. 부가영상에 수록된 삭제 장면에서는 빌과 시정잡배들의 장면이 들어 있다. 아마도 포커스를 철저히 브라이드에게 맞추기 위해 잘라낸 듯하지만,‘쿵후’의 히어로 데이빗 캐러딘의 카리스마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스플래시’의 청순한 인어 대릴 한나가 안대를 쓴 애꾸 악당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년작) 사이몬페그·케이트 애쉬필드 주연 조지 로메로는 일찍이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이라는 걸출한 좀비영화를 내놓았다. 이후 그는 획일화되고 물신화된 현대문명을 아귀 같은 먹성을 지닌 좀비를 통해 비판하면서 ‘시체들의 새벽’‘시체들의 낮’의 시체 3부작을 완성했다.‘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시체들의 새벽’을 리메이크한 ‘새벽의 저주’에 대한 또 한번의 리메이크이자 패러디다. 놀라운 것은 이 영화를 ‘러브 액추얼리’‘브리짓 존스의 일기’‘노팅힐’ 같이 말랑한 영화를 만든 워킹타이틀이 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영화가 호러 마니아들의 찬사를 받으면서 본연의 로맨틱 코미디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것이다. 사랑을 지키기 위한 전자제품 대리점 판매원 숀의 활약은 눈물겹다. 의욕 없이 살았던 그가 여자친구를 지켜야 한다는 명백한 목표를 향해 좀비들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은 기막힌 유머와 해학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유쾌하며 의미심장한 좀비 영화인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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