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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조춘자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견지동 동산방갤러리. 도회적 감각의 사실풍 인물화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온 조춘자 개인전. 원숙한 필치와 구성으로 이지적이고 탈속한 여인상을 담은 신작들을 보여준다.(02)733-5877. ■ 폴란드 독수리-폴란드 신세대 판화전 18일부터 6월9일까지 서울 순화동 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 막달레나 비엘레츠카, 마우고자타 야브원스카 등 폴란드의 유명 신예작가 51명이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한 판화작품 90여점을 전시한다.(02)3789-5600. ■ 부남미술관 개관 및 소장품 전시회 20일까지 서울 경운동 부남미술관.‘산의 화가’로 불리는 박고석 화백의 판화들과, 노천 조갑녀 선생의 서화와 도예작품, 무형문화재 106호 각자장 보유자인 오옥진 선생의 서각작품 등을 볼 수 있다.(02)720-0369. ●어린이■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6월18일까지 화∼일 오후2시·4시, 수 오전11시·오후2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무대에서 인형으로, 영상으로, 움직임으로 되살아난다.(02)382-5477. ■ 엄마는 안 가르쳐줘 27일까지 화∼금 오후2시·4시30분, 토·일 오후1시·3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아이들의 눈높이로 알기 쉽게 배우는 성교육 뮤지컬.2만원.(02)744-7304.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 리사이틀 27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올리비에 메시앙의 실내악곡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등 연주. ■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 27일∼6월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6월3일)·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없음). ●연극■ 형제 자매들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이 이끄는 러시아 말리극장의 내한공연. 스탈린 정권 아래 집단농장에서 살아가는 러시아 농민들의 삶을 그린 리얼리즘극이다. 저녁시간 1시간30분을 포함해 총 7시간30분(오후2시30분∼10시)의 국내 최장기 공연 기록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5만∼9만원.(02)2005-0114. ■ 달의 소리 21일까지 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4시 서강대 메리홀. 가야금의 전신인 ‘고’를 연주하는 악사들의 고뇌와 사랑을 그린 서사극. 김명화 작·박정희 연출, 박웅 이연규 등 출연.2만원.(02)744-0300. ■ 넘버 18∼6월4일 화∼금 오후8시, 토·일 오후3시·6시 설치극장 정미소. 자신이 복제인간임을 알게 된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을 통해 인간복제의 비극을 경고한다. 카릴 처칠 작·이성열 연출, 이호재 권해효 출연.3만∼5만원(02)765-5475. ●뮤지컬 ■ 김용배입니다 20·2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1978년 ‘사물놀이’의 탄생을 이끌었으나 스무해전 서른 넷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상쇠 김용배의 일대기.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한 예술가의 초상을 서울예술단이 음악과 춤, 드라마가 어우러진 복합장르로 그려낸다. 한태숙 연출, 고석진 최병규 등 출연. 토 6시, 일 3시·6시 2만∼5만원.(02)523-0986. ■ 미스터 마우스 무기한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라이브극장. 천재가 된 바보는 행복할까. 현대과학의 힘으로 하루아침에 천재가 된 인후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이현규 연출, 서범석 박정환 등 출연.2만5000∼3만원.(02)747-2070. ■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7월17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6시 청담동 유시어터.2001년 첫 공연 이후 유료 관객 40만명을 모은 흥행작. 백설공주를 짝사랑하는 반달이의 순수한 마음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승걸 작·연출, 최인경 구윤정 등 출연.2만5000∼3만원.(02)515-0589.
  • [깔깔깔]

    ●결혼 전 10대 거짓말 1. 우리 열심히 벌어서 잘 살자. 2. 당신 같은 아이 낳자. 3. 남:애 낳으면 내가 열심히 키워줄게. 그리고 집안일 내가 다 할게. 여:회사에서 돌아오면 안마해줄게. 4. 남:(장모님에게) 행복하게 해줄 자신 있습니다. 저에게 주십시오. 여:(시어머니에게) 모시고 살겠습니다! 잘 가르쳐 주세요. 5. 남:회사에서나 집에서나 당신 생각만 할게. 여:시어머님을 구박 안하고 잘 모실게. 6. 남:바람 안 피울게! 여:당신만 바라보고 살게. 7. 남:결혼하면 담배 안 피울게.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서. 여:집안일만 충실히 할게. 8. 남:명절 때면 장모님 댁은 꼭 갈게! 여:돈 흥청망청 안 쓸게. 9.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외식하자! 10. 사랑해! 영원토록 사랑할게.
  • ‘전설의 복서’ 패터슨 타계

    ‘전설의 복서’ 패터슨 타계

    세계 최초로 두 차례나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고 지난 1991년 복싱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던 전설적인 복서 플로이드 패터슨이 71세를 일기로 1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소니 리스턴, 캐시어스 클레이(무하마드 알리) 등 전설적인 복서들과도 승부를 겨룬 경험이 있는 패터슨은 미 뉴욕주 뉴팔츠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했으며, 지난 8년간 알츠하이머병과 전립선암으로 투병했다고 조카 셔먼 패터슨이 전했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 미들급 금메달리스트인 패터슨은 프로로 전향,1956년 아키 무어를 물리치고 처음으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헤비급으로는 체격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가공할 펀치를 자랑했지만 턱이 약해 많은 다운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더욱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무패 가도를 달리던 패터슨은 1959년 잉그마르 요한슨에게 7차례나 다운을 뺏기는 수모 끝에 챔피언 벨트를 넘겨주었다. 패터슨은 그러나 리턴 매치에서 요한슨을 누르고 왕좌에 복귀했다. 그는 그러나 1962년 소니 리스턴에게 1회에만 두 차례 다운을 당하며 벨트를 넘겨줬다. 패터슨은 또 1965년 무슬림으로 개종한 알리와의 대결을 앞두고 개종 전 이름인 캐시어스 클레이로 불렀다가 “내 이름이 뭐라고?”라는 알리의 분노에 찬 외침과 함께 무수히 많은 펀치를 맞고 주저앉기도 했다. 두 사람은 1970년대 초 화해했다. 패터슨은 1972년 알리와의 마지막 시합을 마치고 은퇴할 때까지 세차례 챔프 등극을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통산 전적 55승(40KO) 8패 1무승부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베트남서 시집와 부녀회장 된 오진주씨 농촌생활기

    베트남서 시집와 부녀회장 된 오진주씨 농촌생활기

    “처음에는 실수도 좀 했는데 지금은 한국생활이 익숙해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지 2년 반 된 충북 옥천군 청성면 삼남리 오진주(22)씨. 그녀는 올해 초 이 두메산골 마을의 부녀회장으로 뽑혀 5개월째 공무(?)를 수행 중이다. ●“내가 마을 현안의 전령사”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면사무소에서 열리는 부녀회장 회의에 참석한다. 농촌 폐비닐 수거, 마을청소, 군민체육대회 음식준비 등. 다른 마을 부녀회장과 이런 문제를 논의한다. 여기서 결정된 사안이나 면의 지시사항은 마을회의를 열어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전달한다. 오씨를 부녀회장으로 뽑은 것도 이들이다. 임기는 3년. 하지만 한국말이 서툴러 남편이 동행한다. 오씨는 “말 말고는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시집온지 얼마 안된 2년 전 여름에는 남편의 ‘물 좀 달라’는 말에 방문을 닫아 웃음바다가 된 적도 있다. 남편 김정기(41)씨는 “한국말을 배울 수 있도록 새마을지도자 모임 등에 꼭 데리고 간다.”고 귀띔했다. 그는 마을 새마을지도자다. 아내가 한국말을 빨리 배울 수 있도록 노래방을 자주 다녔다. 장윤정의 ‘어머나’는 18번이다. ●한국농촌 일이 더 편해 “한국은 반년만 농사를 지으면 되잖아요.” 오씨의 얘기다. 베트남은 2∼3모작으로 1년 내내 일한다. 이앙기 등 농기계가 적어 수작업이 많단다. 그녀는 호치민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인 농촌에서 1남3녀의 큰딸로 태어났다. 중학교를 그만두고 14살 때부터 일을 하다가 2003년 10월에 시집을 왔다. 베트남 이름은 ‘응우옌테이 럽벗비취’. 남편의 선배가 이름 끝자가 보석 이름과 같다며 ‘진주’라고 짓고 성씨는 감탄사 ‘오∼’에서 따왔다. 지난 9일 오후 3시쯤 마을을 찾았을 때 그녀는 이웃 집 참깨밭 일구는 일을 돕고 있었다. 어려보이는 얼굴이지만 두루마리 비닐을 굴리면서 발로 고랑에서 흙을 퍼올려 비닐 양쪽을 덮는 솜씨가 능숙하다. 머리에는 밀짚모자와 같은 ‘농라’라는 베트남 모자를 쓰고 있었다.“농촌으로 시집오는 것을 알고 베트남에서 가져왔어요.” 밭주인인 70대 주민(여)은 “그냥 나를 도와주는 것”이라며 “착하다.”고 고마워했다. 오씨는 오토바이를 잘 탄다. 시어머니 전분혹(65)씨는 “오토바이는 선수여, 선수”라고 추켜세웠다.14살 때부터 탔단다. 부녀회 회의나 외출시 이용한다. 아내가 주로 운전하고 남편은 뒷자리에 탄다. ●한국음식 못하는 것 없어 오씨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한국음식을 잘한다. 김치도 잘 담근다.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 쉽게 배웠다. 하지만 된장, 청국장은 냄새 나서 싫단다.” 남편은 “처음에는 음식을 무조건 튀겨 돼지고기를 버린 적도 있다.”며 “지금은 매운 음식도 좋아해 향어매운탕을 먹을 때는 머리를 놓고 아버지와 다투기도 한다.”며 웃었다. 오씨는 남편을 ‘오빠’, 남편은 ‘여보’라고 불렀다. 오씨는 “시집 올 때는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오빠가 잘해줘 마음이 편하다.”면서 “시부모께서는 ‘대전에 나가 살아라.’고 하지만 끝까지 모시고 살겠다.”고 했다. 그녀의 하루일과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오전 11시까지 농사를 지은 뒤 점심식사 후 오후 3∼4시부터 저녁 때까지 일한다. 논·밭이 모두 1만평. 밤에는 TV를 본다. 겨울에는 산골짜기에서 개구리를 잡아다가 굽거나 튀겨 먹곤 했다. 이 말을 들은 시어머니는 “개구리 먹지마. 애 못낳아.”라고 소리를 쳤다. ●동생도 한국에 시집온다 주민이래야 고작 28가구에 47명인 마을에서 애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됐으니 애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듯하다. 오씨는 결혼 2년이 지난 지난해 11월 귀화신청을 했다. 국적을 취득하면 자동차운전면허도 따겠다고 했다. 다음달 동생도 한국으로 시집을 온다. 부녀회장이 됐을 때 TV에서 오씨를 보고 대전에서 회사를 다니던 총각이 찾아와 “동생 좀 소개해달라.”고 해 맺어졌다. 오씨는 “한국 사람들 착하고 부지런해 좋다.”고 했다. 그녀는 밭일을 그만두고 옷을 갈아입은 뒤 집을 나섰다.“베트남에서 열리는 동생 결혼식에 가려면 돈이 필요하다.”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6∼7㎞쯤 떨어진 면소재지 농협으로 떠났다. 글 사진 옥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마니아] 송파구 ‘동화 읽는 어른 모임’

    [마니아] 송파구 ‘동화 읽는 어른 모임’

    ‘선녀의 아름다움에 반한 나무꾼은 선녀와 결혼하기 위해 선녀가 목욕할 때 옷을 훔쳤습니다.’ 어린 시절 진짜인 줄 믿었던 ‘선녀와 나무꾼’의 한 구절이다. 컴퓨터가 보편화되기 전 어린아이들은 아름다운 동화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폈다. 하지만 영상과 인터넷이 생활에서 점차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어린이들은 글 읽기를 어려워하고 점차 동화에서 멀어지고 있다. 꿈을 꿀 기회도 적어졌다. 어린이들이 꿈을 꾸고 풍요로운 마음을 가지도록 어른들이 나섰다. 이들은 어린이들이 글 읽기가 힘들어 동화를 보기 싫다면 대신 동화를 편하게 듣도록 해 어른들이 어린 시절 동화에서 느꼈던 추억을 심어 주고 있다. 이야기속 주인공이 어려움을 헤치고 마침내 밝은 곳으로 빠져나오자 동심이 환해졌다.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지난 8일 송파구 오금동 송파도서관 어린이 열람실. 초등학생 30여명이 동화책을 읽는 김경아(36)씨에게 눈을 떼지 않는다. 손으로 턱을 괴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민수(11)군의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 이날 김씨가 들려준 동화 ‘칠판 앞에 서기 싫어요.’는 선생님 지시로 친구들 앞에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겁내는 아이의 감정을 그리고 있다. ●어린이에 사고력·자신감 등 키워줘 김씨는 ‘선생님이 다가오자 주인공이 앞 친구에 몸을 가리는 장면’을 다소 울음섞인 소리로 읊으면서 연기하자, 민수는 “주인공이 너무 안 됐어요.”라고 말했다. 임정민(11)군도 “저 친구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전했다. 동화 마지막에 선생님이 연수간다는 소식을 들은 주인공이 새로 올 선생님은 칠판 앞에서 수학 문제를 시키지 않는 분일 수 있다는 기대를 안는 것으로 끝나자, 이은하(11)양은 표정이 환해졌다.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면 사고력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단다. 아이들의 반응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대웅(11)군은 “동화 속에서 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하면 다음 상황을 상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은하양은 “이야기에서 힘든 처지에 있는 주인공이 결국 좋은 결말로 끝난다.”면서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구정민(11)군은 “집에서 들었던 동화를 여러 차례 되새기게 돼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전했다. ●먼저 읽고 토의 거쳐 들려줄 책 선정 김씨를 포함한 주부 10명은 ‘동화 읽어주기’를 마친 뒤 바로 토의에 들어갔다. 주제는 좋은 동화책 고르기. 이들은 매주 한 차례 선정된 동화를 읽고 장단점을 따진 뒤 권장 여부를 정한다. 이날 토의할 책은 ‘받은 편지함’과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 각자 작성한 독후감을 열었다. ‘받은 편지함’은 왕따 순남이가 동화 작가와 메일 교환으로 우정을 쌓아 밝은 아이가 된다는 내용. 변춘희(38)씨는 “어렸을 때 우린 친구끼리 주고받는 편지가 많았는데 요즘 애들은 글을 쓰는 일이 거의 없다.”면서 “아이들이 글로 마음을 잘 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성아(38)씨도 “종이에 쓰던 걸 컴퓨터에 쓰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 글로 전해지는 감성은 똑같다.”고 말했다. 김미선(38)씨는 “애들이 잘 쓰는 문자메시지로도 우정이 키워질까.”라면서 화제를 돌렸다. 김지영(34)씨는 이에 대해 “말보단 괜찮겠지만 문장이 짧아 편지만 못 할 것”이라고 했다.‘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을 두고 아이들이 공감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이 동화 내용은 마흔 살 된 엄마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의 수발을 멀리하고 취미 생활을 하려 다니는 등 가부장적인 문화를 거부하는 행위를 열세살된 딸이 이해하지 못 하는 내용이다. ●양서 읽기 습관화 유도가 궁극적 목표 임향숙(45)씨는 “애들은 아직 엄마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주부한테 맞는 내용이다.”고 평했다. 김지영씨는 “10대까지는 내가 엄마가 되는 것도 실감 못 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변춘희씨는 “주인공이 엄마를 이해하지 못 하는 게 바로 아이 자신의 모습이 될 수 있다.”면서 “애들이 주인공을 이해할 것”이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별된 양서를 어린이들에게 읽어준다. 김경아씨는 “요즘 아이들이 책 읽기를 힘들어한다.”면서 “애들이 읽지 않고 편히 들으면서 책이 주는 재미를 느껴 궁극적으로 양서 읽기를 습관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은?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은 1999년 어린이 전문 서점을 통해 알게 된 주부들의 모임으로 시작했다. 송파구 오금동 어린이 전문 서점 동화나라 운영자였던 정은경씨가 ‘동화에 관심 있는 어른들이 모임을 갖자.’고 제안하면서 주부 10여명이 모였다. 정씨는 ‘어린이 도서 연구회’라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임을 꾸렸다. 이들은 도서관외에도 교육 여건이 열악한 아이가 많은 복지관과 공부방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동화책 읽어주기’를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또한 동화속 주인공은 주로 어려운 처지에서도 잘 헤쳐나가는 경우가 많아 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모임은 최근 전래 동화를 뜻하는 옛 이야기와 한국의 신화와 동화를 보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 어린이들은 이솝우화나 안데르센 동화 같은 외국 동화를 많이 읽었는데 2000년부터 일부 출판사에서 한국 전통 동화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달리 고학년생은 한국 전통 동화를 별로 접하지 못한 게 확연히 나타나 이들에게는 백석 혹은 현덕의 동화나라 같은 옛 이야기나 소별왕과 삼신 할머니 같은 한국 신화를 들려준다고 한다. 또한 상상력을 높이는 그림 이야기 보급을 위해 이 동화를 읽어줄 뿐만 아니라 매년 3∼4차례 도서관에서 빛 그림 공연을 연다. 5월과 12월엔 정기적으로,2월과 9월엔 선택적으로 공연이 이뤄진다. 공연은 그림 이야기를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것과 그림 이야기를 인형과 손을 이용해 각색한 ‘그림자 극’으로 나뉜다. 글자에 덜 익숙한 아이들이 보다 동화에 친숙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 모두 36명이 활동하고 있다. 최초 시작했던 10여명은 남아 있지 않다.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떠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자녀가 어느 정도 크면 맞벌이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쉽지 않다고 한다. 특별한 홍보는 하지 않지만 관심있는 학부모들이 도서관 등에서 소문을 듣고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별한 자격요건은 없지만 정회원이 되려면 4주 동안 신입회원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은 옛 이야기와 그림책, 한국 창작 도서 등을 읽는 것과 모임 소개로 이뤄진다. 모임은 3개 부로 구성돼 있다. 신입회원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와 책 읽어주기 계획 등 관련 행정을 맡는 편집부,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문화부가 있다. 부에 관계 없이 모든 회원은 동화책 읽어주기와 좋은 동화책 골라내는 토의에 참가한다. 이들은 공공기관에서 동화책 읽어주기에 쫓겨 정작 본인 자녀에겐 잘 읽어주지 못 하는 점이 아쉬운 점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동해 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양서 올바르게 읽어주기 10계명 (1)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동화책을 선택한다. 특히 동화 읽는 어른들의 모임에서 권장하는 도서가 좋다. (2) 추천 동화 가운데 읽어주는 사람이 감동을 받은 책이면 아이에게 감정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어 좋다. (3) 읽어주기 전에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 그래야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 (4)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할 때 생활 속에서 내용과 관련된 경험이나 속담 등을 말하면 아이가 더 잘 이해한다. (5) 눈을 맞추면서 읽어주면 읽는 사람이 느낀 점을 듣는 사람도 느낄 수 있다. (6) 동화책을 읽어준 뒤 독후 활동을 하면 아이가 부담을 느껴 독서에 싫증을 낼 수 있다. 먼저 책 내용을 충실히 전달하는데 힘을 쏟아라. (7) 동화책을 읽어준 뒤 아이의 반응과 읽어준 사람이 느낌 등을 간단히 기록하라. (8) 수시로 기록한 내용을 살펴라. 단점을 고치고 잘 읽어주는 방법에 대한 감을 빨리 회복할 수 있다. (9) 무릎에 앉히고 읽어준다. (10) 책을 읽어주던 가운데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읽어주기를 잠시 멈추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는 동화책 내용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이나 느낌을 말하기 마련이다.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미술 자연-이미지 1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팔판동 갤러리 인 나무와 숲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해온 주태석의 개인전. 가까이 있는 물체는 정교하게, 멀리 있는 풍경은 흐릿하게 표현하는 등 사진 기법을 도입하되 대담한 색채와 극적인 화면분할을 통해 회화성을 살렸다.(02)732-4677. ■ 송번수 전 6월22일까지 서울 서초1동 세오갤러리. 섬유와 판화 미술 분야에서 실험적이며 열정적 예술행보를 보여온 송번수작가의 개인전. 존재와 운명을 씨실과 날실로 엮으며 제작한 타피스트리와 두터운 엠보싱의 판화를 비롯, 회화, 설치 등 장르를 초월한 작품들을 선보인다.(02)522-5618. ■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16일부터 라이브극장 천재가 된 바보는 행복할까. 대니얼 키스의 소설 ‘앨저넌에게 꽃을’을 각색한 뮤지컬. 현대과학의 힘으로 하루 아침에 천재가 된 인후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이현규 연출, 서범석 박정환 등 출연.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2만5000∼3만원.(02)747-2070. ■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7월17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6시 청담동 유시어터.2001년 첫 공연 이후 유료 관객 40만명을 모은 흥행작. 백설공주를 짝사랑하는 반달이의 순수한 마음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승걸 작·연출, 최인경 구윤정 등 출연.2만5000∼3만원.(02)515-0589. ■ 빨래 14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7시 상명아트홀1관. 고단한 서울살이를 이겨내는 달동네 서민들의 희망가. 얼룩지고 구겨진 일상을 빨래처럼 깨끗하게 빨아 툭툭 털어내는 눈부신 긍정과 따뜻함이 놀랍다. 추민주 작·연출, 최진영 임진웅 등 출연.1만8000∼3만원.(02)762-9190.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21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대학로 예술마당1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를 비튼 아카펠라 창작 뮤지컬. 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등 출연.2만∼3만원.(02)501-7888. ■ 어린이 ■ 그림자 그림자 11·12일 5시,13일 1시·4시 덕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 신체와 사물로 마술 같은 그림자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그림자 광대극.1만∼1만4000원.1544-4599. ■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6월18일까지 화∼일 2시·4시, 수 11시·2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무대에서 인형으로, 영상으로, 움직임으로 되살아난다.(02)382-5477. ■ 스타니슬라프 부닌 &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3년 만에 내한하는 ‘건반위의 황태자’ 부닌의 모차르트 연주. ■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 27일∼6월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6월3일)·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없음). ■ 연극 리어왕 12~15일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 흙으로 덮여진 무대에 오리와 염소, 가축이 등장하고, 중세 시대 의상을 입은 배우와 스킨헤드를 한 현대적 인물이 공존하는 파격의 무대. 극단 76단의 30주년 기념작. 기국서 연출, 우상전 김상구 등 출연. 평일 7시30분, 토·일 3시·6시 1만5000∼3만원.(02)3673-5576. ■ 유령 7월2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3시·7시30분, 일 3시 소극장 산울림.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서거 100주기 기념작. 사회의 관습에 맞선 개인의 고민과 갈등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임영웅 연출, 전무송 이혜경 등 출연.2만∼3만원.(02)334-5915. ■ 내일은 천국에서 6월4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6시 연우소극장. 오페라 아리아의 가사와 극의 전개내용이 맞물려 나가는 독특한 구조의 연극. 안경모 작·연출, 김세동 백지원 등 출연.1만∼1만5000원.(02)762-0010.
  • “내가 뭐 한게 있다고…”

    “전국에 나 같은 사람이 수두룩한데 상까지….”(전옥연·75·여·춘천시 서면) “내가 받은 사랑에 비하면 너무나 부족합니다.”(최일순·66·여·전북 일실군 청웅면, 민정기·71·남·서울 종로구) “그저 오래오래 살아 주시면 고맙지요.”(권옥화·70·경북 안동시 와룡면) “남보다 나은 게 없고, 칭찬받을 일 하지 않았는데….”(김양순·65·여·충남 서천군 문산면) “의당 해야 할 일인데 부끄럽습니다.”(변종희·46·여·전남 곡성군 옥과면 이문리) 어버이 날인 5월8일 정부로부터 장한 어버이와 효부·효자로 선정돼 훈장과 포장을 받는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이다. 하나같이 어려운 생활 속에서 어른을 봉양하는 따뜻한 마음과 겸양이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들의 살아온 모습도 다양하다. 전옥연씨는 40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자녀 4명 모두 석·박사로 훌륭히 키워냈으며, 최일순씨는 남편을 여의고 치매에 걸린 90세 시어머니를 정성스레 돌보고 있다. 어려운 가정에도 집에서 키운 채소를 팔아 돈을 마련하면서 자녀 6명을 우애롭게 키워냈다. 권옥화씨는 2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7남매를 키우며,100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시어머니와 생일이 같아 본인 생일상을 받아본 적이 드물다고 한다. 김양순씨는 언어장애가 있는 남편과 살면서 3남매를 키워냈다.30년 전부터 동네 어른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등 처지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민정기씨는 결혼을 하지 않고 아버지 민병욱(104세)옹을 40년 동안 정성스레 모시고 있다. 그는 검소하게 살면서 경로당에 쌀을 보내고, 소년소녀 가장을 돕고 있다. 그는 자신을 “결혼을 하지 못한 불효자”라고 말했다. 변종희씨는 10년 동안 시할머니·시어머니모시고 살다 두 분이 세상을 뜨자 시외할머니까지 모셨으며, 김치수씨와 송재희(80·여·울산시)씨 등도 부모를 봉양하고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섰다. 특히 송씨는 장한 어버이상 수상을 한달앞두고 사망,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전국종합
  • [토요일 아침에] 유아독존에 대한 두 줄기 눈물/원철 대한불교조계종 신도국장

    산호침자상(珊瑚枕子上)의 이행루(二行淚)여(산호베개 위를 흐르는 두 줄기의 눈물이여!) 반시사군(半是思君)이요 반한(半恨)이라(한 줄기는 그대를 그리워하는 것이요, 한 줄기는 그대를 원망하는 것이라.) 수절하는 과수댁의 마음을 읊은 것 같기도 하고, 실연당한 남정네의 연시 같기도 하다. 사랑과 미움이란 동시교차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애(愛)와 증(憎)은 동전의 양면처럼 둘이 아니라고 했다. 흔히들 가장 비참한 사람은 미움받는 것이 아니라 잊혀진 경우라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고전적인 미움은 언젠간 돌아오리라는 희망의 여지를 담고 있는 미움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반면에 잊혀짐이란 완전히 한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짐을 말한다. 따지고 보면 거기에서는 밉고 말고 할 것이 없다. 그래서 계산빠른 요즘 세대들은 미움을 당하느니 차라리 잊혀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훨씬 선적(禪的)이다. 그런데 이 선시는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한 줄기씩 나누어서 자기감정을 이입(移入)한 표현도 멋있거니와 동시에 미움과 그리움이라는 감정의 양면성을 동시에 간파하고 있는 탁월한 중도(中道)법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 연시의 대상은 부처님이다. 작가는 송나라 때 만암치유(萬庵致柔)선사이다. 부처님 오신날 거룩한 말씀을 마치고서 마지막 마무리로 내린 게송(偈頌)이다. 이는 부처님에 대한 당신의 솔직한 애증의 마음을 동시에 드러낸 그래서 어찌보면 참으로 제대로 된 찬탄이라고 하겠다. 일방적인 칭송은 찬탄이 아니라 아부에 가깝게 되어버리는 것이 세상언어이기 때문이다. 깨친 성인을 임으로 여기며 혼자 사는 수행자들에게 불조(佛祖)는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잠시나마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수도생활이 만족스러울 때야 ‘부처님 따따봉’이지만,365일 늘 그럴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애초에 제 생긴 대로 살도록 내버려둘 일이지 괜히 세상에 출현하시어 ‘너도 부처인데 왜 중생놀음을 하고 있느냐.’는 그 한마디에 속아 ‘나도 부처되리라.’라고 다짐하며 부지기 숫자의 인물들이 집을 나왔다. 재가자의 신분으로 머리카락을 가진 채 도인의 위치까지 올랐고 나중에는 모든 가족까지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한 방온(龐蘊·?∼808)거사도 처음에는 관리를 뽑는 과거시험장으로 가다가 마조선사의 선불장(選佛場:부처뽑는 집)으로 발길을 돌린 일은 유명하다.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뒷날 단하천연(丹霞天然·739∼824)선사라고 불리는 수재 거사는 그 길로 출가를 해버렸다. 장안(長安)으로 가던 도중 주막에서 만난 한 선승으로부터 관리가 되기 위한 과거보다는 부처가 되기 위한 과거가 더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원인이었다. 그 한마디가 괜히 잔잔한 호수에 평지풍파를 일으킨 격이라고 하겠다. 이런 상황을 보고서 후일까지 입을 닫고 있을 선사들이 아니다. 엄숙한 부처님 오신날 모두가 연등을 올리면서 진리의 길을 밝혀주신 그 공덕을 찬탄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송대 절조 감(絶照 鑑)선사는 “갓 태어난 부처님으로 인하여 천지에 가득 번뇌를 일으키게 되었다.”고 하여 간덩이가 배 밖에 나온 소리를 하고 있다. 어쨌거나 표현에 있어서 감각의 차이는 있지만 수행길이 만만찮은 일이 아님을 반어법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백번 양보해서 설사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미 닦여져 있는 그 길마저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는 나 자신이 오히려 원망스러워지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역으로 당신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각각 성분이 다른 두 줄기의 눈물로써 초파일에 참회와 동시에 우러러 추앙했던 것이다. 원철 대한불교조계종 신도국장
  • [이사람] 23년째 무료급식 한길봉사회 김종은 회장

    [이사람] 23년째 무료급식 한길봉사회 김종은 회장

    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의 한 건물 지하 1층.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80여명의 노인들에게 환갑을 앞둔 초로의 남성이 허리굽혀 꾸벅 인사한다.“어머니, 아버지들.‘불효자는 웁니다’란 노래 아시죠. 같이 불러보세요. 그래야 머리도 맑아지고 밥맛도 좋아지거든요.”구성지게 울려퍼지는 노래가락에 30평 남짓 급식소는 금세 활기로 가득찬다. ●23년째 이웃돕기…봉사계의 대부 한길봉사회 김종은(58) 회장은 23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삼시 세끼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해왔다. 크지 않은 의류생산업체를 운영하면서 번 돈을 모두 노인봉사에 바쳐왔다. 무료급식 외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수시로 이동목욕차량과 이동이발소를 운영한다. 집없는 노인들에겐 스스로 집을 구해 방세, 생활비, 쌀까지 갖다 준다. 지난해 한해 동안 100명이 넘는 노인에게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시켜줬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김씨는 네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남이 버린 음식을 주워다가 겨우 연명하던 어머니는 결국 아들을 고아원에 보냈다.“굶어죽지는 말아야지.”라며 아들과의 생이별을 택했다. 하지만 고아원에서는 굶주림보다 더 끔찍한 매질에 시달렸다. 견디지 못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도망나와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거의 걸인 생활을 하며 먹고 자기를 석달 남짓. 딱하게 여긴 파출소 소장이 남대문 근처 한 의류공장에 자리를 알아봐 줬다. 청소걸레부터 잡았다. 더 이상의 배움은 없었다. 공중화장실 한칸을 보금자리로 삼고 하루에 20시간씩 일만 했다. 얼마후 성실성을 인정한 사장의 눈에 띄어 기술을 배웠고, 열일곱살에 꿈에 그리던 재단사가 됐다. 생이별을 했던 어머니를 다시 만났다. 노인 무료급식을 시작한 것은 35세 때인 1983년. 처음엔 노인 6명에게 밥값을 주었지만 이를 불량배들이 빼앗아가는 것을 보고 직접 음식을 배급했다. 김씨의 봉사활동에 가장 기뻐한 것은 어머니였다.“서러움 중에 배고픈 서러움이 가장 큰 것”이라면서 아들을 격려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2002년 아흔한살로 세상을 떴다. ●“돈이 어디서 나와서?”간첩으로 오해받기도 그동안 험한 일도 많이 당했다. 지금처럼 천연동의 버젓한 건물에 무료급식소가 자리를 잡기까지 염천교 등 여러 곳을 전전했다. 지난해에는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무료급식을 했지만 구청에서 공원 분위기를 흐린다며 나가달라고 했다. 다행히 한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지난해 8월 지금의 천연동 급식소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금도 주민들의 항의나 불량배들의 훼방을 심심찮게 받는다. 급식에는 월 4000만원 가까이가 들어간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은 한푼도 받지 않는다. 남의 돈 받아서 대접하는 것은 심부름이지 진짜 봉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김씨를 돕겠다며 돈봉투만 남기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김씨에게 큰 힘이 된다. 무작정 퍼주다 보니 간첩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보안사와 안기부에서 여섯번이나 찾아와 3∼4일씩 조사를 하고 갔다.“무슨 돈이 있어서 이렇게 몇년씩 무료로 급식을 하는 것이냐. 사이비 종교단체에서 대주는 것 아니냐.”며 뒤를 캤다. 하지만 결국에는 조사하던 사람들이 다 김씨의 정성에 감복을 하고 돌아갔다.‘한길봉사회’라는 이름도 1987년 안기부 직원이 “선생님이 진짜 애국자십니다. 앞으로도 봉사 한길만 걸어주십시오.”라면서 붙여줬다. ●어버이날 생색내기 꼴보기 싫어 5월 들어 무료급식소가 다소 한산해졌다. 어버이날이 다가오자 여기저기서 행사를 한다며 노인들을 데려갔다.“어버이날만 되면 어르신들 모셔가려고 해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 팔이 빠질 지경이지요. 카네이션 열송이 스무송이 달아주면 뭐합니까. 그 돈으로 차라리 밥 한끼 대접하는 게 낫죠. 따뜻한 손길 말 한마디가 제일 필요한 분들인데.” 김씨의 쓴소리는 계속된다.“구청에서 효부상을 받은 며느리도 집에선 시어머니 끼니도 안 챙겨드리고 구박한답디다. 생각 같아선 효자법을 만들어서 부모에게 불효하면 징역을 살게 했으면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노인이 되는 건데.” 회사에서 시켜서 억지로 나와 봉사하는 젊은이들은 한두번 나오다 만다.‘높은 분의 부인’이란 사람이 밤에 쌀 몇포대를 주고 가서 다음날 아침 열어보니 벌레가 득실거리는 썩은 쌀이었던 적도 있다. 그럴싸하게 서류 꾸며 정부 지원금 타 쓰는 사람들을 볼 때도 김씨는 분노한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공장일로 번 돈은 노인들을 위해 쓰고 정작 아내에게 생활비로 건네주는 건 한달에 100만원이다. 며칠 전에는 자기가 입다 해진 속옷을 아내가 입고 있었다. 가슴이 미어졌다. 두 아들(32세,30세)도 전에는 아버지의 퍼주기식 봉사에 불만이 컸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어릴 적 어렵게 살았던 이야기를 듣고선 이해하게 됐다. 지금은 매월 적게나마 아버지를 돕고 있는 든든한 후원자다. 10년 넘게 김씨를 돕고 있는 한길봉사회 김금태(44)과장은 “김 회장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봉사의 도를 넘어 헌신의 경지”라고 말했다. 매일 봉사를 하면서 힘이 들어도 그의 별명처럼 늘 ‘헬렐레’ 웃기만 하는 김씨를 보면 숙연해질 뿐이다. 어버이날을 앞둔 4일 김씨는 노래자랑대회를 마련했다. 모든 노인들에게 운동복을 선물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꼭 껴안고 쓰다듬는 그의 손길엔 한없는 사랑이 묻어난다. 그의 나눔의 끝은 어디일까.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가정의달 함께 떠나고 즐기면 가족사랑 두배

    달빛 따라 걷는 문경새재 색달라 경북 문경새재가 뜨고 있다. 문경시가 주5일 근무제를 맞아 문경새재에 마련한 각종 문화테마 프로그램 및 체험공간이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4일 문경시에 따르면 올 들어 오는 10월까지 매달 2차례(토요일 오후 4∼9시) 문경새재도립공원 제1∼2관문 6㎞ 구간을 산행하는 ‘문경새재 과거길 달빛사랑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8,15일 가진 행사에는 매회 500여명씩 참가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오는 13,20일 있을 행사에도 인터넷(www.mgmtour.com)을 통한 참가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참가비는 1만원. 행사 참가자들은 등산로 중간의 복원된 주막에서 주먹밥을 먹고, 옛 다듬이방망이 공연과 초롱불 아래 사랑고백 등 이채로운 행사를 체험하게 된다. 시가 최근 문경새재 인근인 마성면 신현리에 복원한 ‘주막거리’에도 평일 300∼400명, 주말 1000여명이 찾아오고 있다. 이 주막거리는 조선시대 선비와 상인들이 한양으로 가던 길목에 조성됐으며, 주막 2채(온돌방 5개)를 비롯해 주막 안팎에 솥, 평상, 멍석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시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 제공을 위해 6월까지 옛 선비들의 과거길인 새재길 2∼3관문밑, 소원 성취탑, 장원급제길 등에 시조와 한시를 새긴 나무 패널을 설치할 계획이다. 문경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6~9일 보성군 다향제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로 꼽히는 녹차 축제가 전남 보성에서 한창이다. 보성군이 자랑하는 32번째 다향제(茶香祭)가 6∼9일 펼쳐진다.‘초록이 꿈꾸는 세상’을 내건 이번 축제는 2007년 세계 녹차축제(한국·중국·일본)와 2010년 세계 녹차박람회에 대비하는 예비축제로 치러진다.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 뒤로는 일림산 100여만평에 연분홍 철쭉꽃이 꽃망울을 활짝 터트려 산이 불 붙는 듯 장관이다. 관광객들은 녹차밭 그늘에 앉아 서편제의 원류인 보성소리를 들으며 녹차 잎으로 차 마시기, 떡 만들기, 건강미용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보성체육관에서 평양예술단 공연(8일), 천년고찰 대원사에서 전통문화체험, 열린 음악회, 전국산악자전거 경주대회 등도 눈길을 끈다. 더구나 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해 녹차내음 풀풀거리는 보성강을 끼고 돌아오는 마라톤에는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가 함께 달린다. 보성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부산국제영화제 오늘 개막 축제의 달 5월을 맞아 ‘부산국제연극제(BIPAF)’가 5일부터 15일까지 부산 문화회관, 시민회관, 경성대 콘서트홀·소극장,SH공간소극장, 너른소극장 등 시내 8개 공연장에서 열린다. 3회째를 맞는 이번 연극제에는 한국, 독일, 러시아, 미국, 브라질 등 7개국에서 17개 작품이 참가한다. 독일 플리겐더 바우텐 극단의 ‘발라간’, 미국 레인팬 극단의 ‘모자 쓴 두 남자’, 브라질 루미 시어터 극단의 ‘자연, 일곱개의 그릇’, 중국 천주 온능 남예방 극단의 ‘온능 남예방 춤’ 등이 무대에 올려진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13~14일 제주도새기축제 제주의 ‘도새기’(돼지의 제주 사투리)를 소재로 한 ‘2006 제주 도새기축제’가 13∼14일 한국마사회 제주경마공원에서 열린다. 제주양돈농협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돈가스 요리체험, 돼지 오줌보로 축구를 하는 ‘도새기월드컵’, 행운의 돼지 달리기, 돼지고기 썰기 체험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대행사로는 각종 돼지를 전시하는 테마농장과 함께 똥돼지를 기르던 옛 ‘통시(변소)’가 재현돼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시식코너도 마련돼 제주 청정 돼지의 참맛을 볼 수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바이런 킴:최근 사진과 일요일 그림 27일까지 서울 화동 pkm갤러리. 지난 93년 피부 색깔을 상징하는 수백개의 패널을 격자무늬로 배열한 작품으로 정치, 인종 등 사회적 문제를 이슈화시키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바이런 킴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선 ‘What I see’란 제목으로 사진 및 회화작품을 선보인다.(02)734-9467. ■ 날마다 좋은 날 염화미소 9일까지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 부처님 말씀을 조형화하는 작업을 해온 정현 스님의 선화 전시회. 소, 봉황, 오방색, 물고기 등 우리 민화나 세화(歲畵)처럼 친숙한 소재에 부처님, 연꽃, 동자승 등 불교적 소재가 어우러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별행사로 선화 따라 그리기, 경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도 진행된다.(02)733-5322. ■ 사인사색 8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평창동 그로리치 화랑. 상반되는 4인 작가의 비교전시. 추상표현주의적 화풍의 남관, 미니멀적인 모노크롬(단색화)을 추구해온 정상화, 구상 인물과 꽃의 작가 임직순, 자연을 배경으로 인물의 심층을 파고든 황용엽 등 4인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보인다.(02)395-5907. [뮤지컬] ■ 빨래 14일까지 상명아트홀1관. 고단한 서울살이를 이겨내는 달동네 서민들의 희망가. 얼룩지고 구겨진 일상을 빨래처럼 깨끗하게 빨아 툭툭 털어내는 눈부신 긍정과 따뜻함이 놀랍다.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 수상작. 추민주 작·연출, 최진영 임진웅 등 출연. 화∼금 8시, 토·일 3시·7시.1만 8000∼3만원.(02)762-9190. ■ 레딕스, 십계 9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모세를 통해 온갖 역경을 겪으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4만∼15만원.1588-7890.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21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대학로 예술마당1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를 비튼 아카펠라 창작 뮤지컬. 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등 출연.2만∼3만원.(02)501-7888. [연극] ■ 거기 월25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2관. 강원도 해수욕장 인근 마을의 작은 술집에 모여든 단골 손님들이 술잔과 함께 기울이는 일상적인 이야기안에서 찾는 삶의 의미. 아일랜드 작가 코너 맥퍼슨의 원작을 번안했다. 이상우 연출, 정원중 이대연 문소리 출연.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4시.1만 5000∼2만 5000원.(02)744-4337. ■ 일요일 손님 4∼28일 화∼목 7시30분, 금·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블랙박스시어터. 로맨틱한 일요일 저녁을 보내려는 신혼부부의 집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눈치없는 불청객의 좌충우돌 코믹극. 오혜원 작·최용훈 연출, 홍성호 이혜원 등 출연.1만5000∼2만원.(02)764-3380. ■ 유령 7월2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3시·7시30분, 일 3시 소극장 산울림.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의 서거 100주기 기념작. 사회의 관습에 맞선 개인의 고민과 갈등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임영웅 연출, 전무송 이혜경 등 출연.2만∼3만원.(02)334-5915. [클래식] ■ 스타니슬라프 부닌&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3년만에 내한하는 ‘건반위의 황태자’ 부닌의 모차르트 연주. ■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모차르트 음악회 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4일 오후 2시,5·6일 오전 11시·오후 2시·5시. 타악기 오케스트라와 인형극 오페라 ‘마술피리’가 합쳐진 예술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10∼21일 월∼금 5시, 토·일 3시·5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대극장. 위층 할머니와 아래층 용희 남매의 티격태격 우정나누기.(02)725-4033. ■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6월18일까지 화∼일 2시·4시, 수 11시·2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무대에서 인형으로, 영상으로, 움직임으로 되살아난다.(02)382-5477.
  • [女談餘談] 홀로되신 시어머니/김수정 정치부 기자

    4월 셋째 주. 활짝 핀 진달래가 민망하게도 뒷산 꼭대기에 쌓인 흰눈을 바라보며, 일흔여덟의 시어머니는 당신의 남편을 집 뒤 선산에 모셨다. 집이 아닌 곳에서 잠자는 걸 끔찍이나 싫어하던 시아버님의 성격 때문에 18세 때 결혼한 이후 60년을 하루도 빼지 않고 함께한 남편이었다. “꽃을 좋아하셨으니 좋은 때 잘 가신 거다.”“편안히 성모님 곁으로 가신 거다.” 철늦게 매운 바람이 몰아치는데도 ‘좋은 때’만 강조하셨다. 최면을 걸고 계신 듯했다. 산에 모시고 집으로 돌아온 그날 시어머니는 아들·며느리들을 모아놓고 파격적인 요청을 하셨다.“니들 아버지가 쓰던 침대를 치웠으면 좋겠다. 십수년 안 바꾼 벽지도, 바닥 장판도 바꿨으면 한다. 시커먼 장식장도 버려라.” “맞아요. 그렇게 하세요. 어머니”. 어느 자식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이심전심. 홀로 남은 시어머니가 60년을 함께한 남편을 보내는 날, 눈물을 삼키며 새 세상을 맞고자 하는 의지에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자식들에 기대지 않으려는 여든 살 시어머님의 ‘처절한 몸부림’같았다. 시어머님의 손아래 시누이도 시가쪽 식구이련만,“잘 생각했어요. 오빠 때문에 못 불렀던 친구들도 집으로 부르고 그러세요.”라며 힘을 보탰다. 막내며느리로, 그동안 힘쓸 일이 없었던 나는 식구들의 핀잔까지 들어가며 요즘 유행한다는 ‘포인트 꽃 벽지’로 집을 단장했다. 곳곳의 먼지도 다 털어냈다. 장롱 속에선 60년전 사주단자(四柱單子)도 나왔다. 평소 물건 버리는 걸 그렇게나 싫어하시더니,“다 버려도 된다.”며 무한 권한을 주신다. 자식들을 서울로 보낸 뒤 넓은 집에 홀로 남으신 시어머니. 사회문제 이슈로 접해온 이른바 ‘전국 68만 독거(獨居)노인’ 대열에 드신 게 아닌가. 남의 일이 아니었구나. 갑자기 우울증이라도 찾아오면 어떡하나. 돌아가신 아버님도 최근 수년 우울증 때문에 억지소리, 험한 말도 많이 해 어머니가 속앓이를 하셨다는데…. 이번 주말 찾아뵙겠다는 전화에 “어서 오너라.”라고 하신다.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엔 “오지 마라. 피곤이 풀리게 푹 쉬어.”하시던 시어머님이다. 김수정 정치부 기자 crystal@seoul.co.kr
  • 인터넷 경품사기 억대뜯어

    경품에 당첨됐다고 속여 싸구려 식품을 보낸 뒤 세금 명목으로 억대를 챙긴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구모(40)씨는 지난해 11월 인터넷에 쇼핑몰을 개설한 뒤 거짓 경품 행사를 열었다.1등부터 5등까지 홈시어터, 세탁기 등을 준다고 선전해 많은 사람들이 응모하게 해 놓고 실제로는 버섯엑기스를 주는 3등 경품권만 만들었다. 이를 관리비나 케이블TV 납부고지서에 첨부해 전국 아파트 28만 5000여가구에 뿌렸다. 구씨는 경품권을 받고 전화를 걸어온 피해자들에게 “39만 9800원짜리 버섯엑기스에 당첨됐는데 세금 10%(3만 9800원)는 본인 부담”이라고 속였다. 이런 식으로 4400여명으로부터 1억 8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버섯엑기스는 상황버섯 8㎏에서 무려 2t을 우려낸 원가 6000원짜리로 밝혀졌다.이 과정에서 구씨의 두 남동생은 각각 인쇄물 제작과 광고 및 쇼핑몰 관리를 맡았고 여동생은 전화상담원 노릇을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8일 구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구씨의 동생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이 MP3플레이어는 NEC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됐고 현지 법인에서 유통한 제품이란 반박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NEC 일본 본사는 짝퉁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현지 공장과 법인 자체가 짝퉁이기 때문이다. 중국 짝퉁 산업이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모방하던 수준에서 아예 ‘기업’을 통째로 베끼는 단계까지 왔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진품과 짝퉁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풍경은 곧 익숙한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28일 일본 NEC가 2004년부터 2년동안 조사한 중국내 ‘짝퉁 산업의 실태’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NEC가 중국과 타이완에 있는 18개 공장과 창고를 조사한 결과 믿기지 않는 사실이 드러났다. 짝퉁업자들은 중국, 홍콩, 타이완에 있는 50곳 이상의 NEC 제조 공장과 똑같은 수의 짝퉁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NEC 로고가 새겨진 명함,NEC 연구소를 똑같이 모방한 연구소, 주문 대장에 기재한 사인까지 복제했다. 제품 매뉴얼과 보증서, 포장 박스까지 똑같은 건 놀랄 만한 것도 아니었다. NEC가 고용한 조사관 스티브 비커스는 “중국의 짝퉁이 이제는 기업을 통째로 훔치고(hijack) 있다.”고 지적했다. 짝퉁 공장은 NEC 진품과 똑같은 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NEC 브랜드를 새긴 ‘고유 모델’까지 개발했다. 이들은 MP3플레이어,DVD 플레이어 등 NEC의 주력 전자제품은 모두 생산하고 있었다. 중국의 한 짝퉁 공장에서 압수된 제품만 4만개의 키보드와 1300개의 CD플레이어, 트럭 2대분의 홈시어터 스피커였다. 짝퉁 업자들은 생산품을 중국, 홍콩뿐 아니라 남부 아시아, 북 아프리카, 중동, 유럽까지 NEC 진품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었다. 밀수가 아닌 적법한 통관 절차를 밟아 진품으로 둔갑해 팔리기까지 했다. NEC 후지오 오카다 수석 부회장은 “짝퉁업자들이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중국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제품 판매까지 NEC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조차 “소비자들은 짝퉁을 NEC 진품이라고 완벽하게 믿을 수밖에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중국 법률은 5만위안(약 580만원)이하의 짝퉁 제품 생산자에 대해서는 벌금형, 그 이상은 최고 3년까지 실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기업화된 짝퉁 산업을 뿌리뽑기 힘들다. 중국 광둥성 기업조사팀 관계자는 “단속에 걸린 공장들이 하나같이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주장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도 충격에 빠졌다. 전 세계에서 단 6대만 생산된 최고의 명차인 ‘1967년 페라리 한정본’의 복제품마저 등장했기 때문이다. 프란코 프라티니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6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를 갖고 이를 폭로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페라리 스포츠카의 사진을 들고 나왔다. 프라티니 위원은 “사진속의 차량은 중국에서 제조한 7번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페라리도 사진속의 차량이 지난 1967년 한정품으로 생산된 330P4 모델이라고 확인했다. 6400개의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사무소 베이징 주재 그레고리 셔우 대표는 “중국 지도부는 경제발전을 위한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U는 유럽산 명품에 대한 중국의 불법 복제에 대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자연·일상 보듬는 햇살같은 시선

    자연·일상 보듬는 햇살같은 시선

    “느티나무 집/부엌 아궁이에서 불 지피던 아낙이/우는 아이 달래러 방에 들어갔군요./…/예쁜 개울 토닥이다가 아낙도/함께 잠들었군요.” (‘개울가 눈 오는 풍경’중/김영남) “바람 불고/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그 가녀린 것들의 생이 한순간,/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풍경의 깊이’중/김사인) 5월 햇살처럼 깊고 따스한 시선으로 자연과 일상을 보듬는 두 중견 시인의 서정시집이 나왔다.19년 만에 두번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창비)을 펴낸 김사인(51) 시인은 이땅의 남루한 일상들에 연민의 눈길을 보내고, 세번째 시집 ‘푸른 밤의 여로’(문학과지성사)를 출간한 김영남(49)시인은 마냥 고향으로 달음박질치는 시심을 시집 안에 가뒀다. 오랜 성찰과 정제된 시어로 담금질된 시편들은 눈보다 먼저 마음으로 읽힌다.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차리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묻는다/어떤가 몸이여.”(‘노숙’중) 첫 시집 ‘밤에 쓰는 편지’(1987) 이후 김사인 시인은 오랫동안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90년대 초 ‘노동해방문학’지 사건으로 수배 중일 때 시집 한 권분량의 원고를 잃어버린 뒤 한동안 시를 쓰지 못했다.”고 한다.2000년대 들어서야 그동안 메모해 뒀던 시들을 정리해 발표하기 시작했고, 앞서 인용한 시 ‘노숙’으로 지난해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인의 시선은 작고, 가녀린 것들에 닿아 있다.“바람 불고/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눈여겨 보는 이 아무도 없다.//그 가녀린 것들의 생이 한순간,/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풍경의 깊이’ 중)는 우주적 깨달음이나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빈 호주머니여//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그간의 일들을/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코스모스’전문)라는 탄식은 지상의 고된 일상을 견디는 순박한 영혼들을 따듯하게 위로한다. 오랜 진통 끝에 세상에 나온 시집은 선후배 문인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고 있다. 신경림 시인은 “너무 슬프고 너무 아름답다.”고 평했고, 평론가 임우기는 무려 40여쪽에 이르는 공들인 해설을 보탰다. 시인은 “(시쓰기는)금욕과 고행이 수반되지 않으면 보람을 이룰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이 몇해의 안팎의 소강이 마냥 편치만은 않다.”고 시집 말미에 소회를 적었다.6000원. “구두가 미리 알고 걸음을 멈추는 곳, 여긴 푸른 밤의 끝인 마량이야. 이곳에 이르니 그리움이 죽고 달도 반쪽으로 죽는구나. 포구는 역시 슬픈 반달이야. 그러나 정말 둥근 것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는 거고 내 고향도 바로 여기 부근이야.”(‘푸른 밤의 여로-강진에서 마량까지’ 중) 김영남 시인의 고향은 전남 장흥이다. 동향인 소설가 이청준, 화가 김선두와 함께 고향을 소재로 한 시·소설 화집 ‘옥색 바다 이불 삼아 진달래꽃 베고 누워’를 내는 등 수구초심이 각별하다. 그에게 올해 현대시작품상을 안겨준 작품 ‘마량항 분홍 풍선’도 고향에 대한 향수를 노래한 것이다. ‘정동진역’(1998)‘모슬포 사랑’(2001)에 이어 세번째 내놓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어린 시절 고향의 아늑한 품속으로 회귀한다. 시인의 말마따나 “‘정동진’에서 시작해 제주도 ‘모슬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고향 땅인 ‘정남진’(장흥)으로 귀향하는 시의 행로를 갖게 됐으니 우연치고는 참 묘한 우연”이다. 시집엔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인상적으로 형상화한 시편들이 도드라진다.“달, 저 달을/싸리울에 묶어본다. 허름한 말뚝에 매어본다.”(‘가을밤이 되면’ 중)라거나 “느티나무 집/부엌 아궁이에서 불 지피던 아낙이/우는 아이 달래러 방에 들어갔군요./…/예쁜 개울 토닥이다가 아낙도/함께 잠들었군요.”(‘개울가 눈 오는 풍경’ 중) 등은 독특한 서정의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평론가 김주연은 “자신의 주관을 주변 환경과 자연속에 개입시켜 서정의 위기를 극복해 가는 진정한 신서정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고 평했다.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깔깔깔]

    ●시어머니는 알고 있다 며느리:자기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아? 아들:그야 물론 자기지∼. 며느리:그 다음은? 아들:우리 예쁜 아들이지∼. 며느리:그럼 세 번째는? 아들:그야 물론 예쁜 자기를 낳아주신 장모님이지∼. 며느리:그럼 네 번째는? 아들:음… 그것은 우리집 애견 둘리지! 며느리:그럼 다섯 번째는? 아들:우리 엄마! 우연히 문밖에서 듣고 있던 시어머니, 다음날 새벽에 나가시면서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여 놓았다. “1번 보아라.5번 노인정 간다.”●골프와 연애 닮은 점 (1) 부킹이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 (2) 엄청난 정성을 들여야 제대로 된다.
  • [씨줄날줄] 석고대죄/오풍연 논설위원

    조선 성종은 역사상 가장 많은 후궁을 거느렸다. 그러다 보니 후궁 사이에 질시와 암투가 심각했다. 제헌왕후 윤씨는 연산군의 생모다. 흔히 폐비(廢妃)라고 불린다. 성종보다 12살이 많았지만 미모가 출중해 후궁으로 간택됐다. 숙의 윤씨는 아들을 낳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했다. 이를 방해하는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후궁인 소용 정씨와 엄씨다. 성종의 모후인 인수대비는 이들을 더 총애했다. 성종도 윤씨가 첫아들까지 낳았지만 다른 후궁들의 처소를 들락거렸다. 이에 왕후 윤씨는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감히 왕후에게 문안을 드리지 않은 후궁이 있다니 석고대죄를 하라.”고 정소용에게 명령했다. 그날이 한여름이었다고 전해진다. 땡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본 인수대비는 왕후의 허락없이 정씨를 풀어줬다. 이때부터 왕후 윤씨와 시어머니 인수대비간 신경전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석고대죄 하면 맨 처음 떠올리는 대목이다. 석고는 짚자리, 거적을 말한다. 석고대죄(席藁待罪)는 거적을 깔고 앉아 벌주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짧아야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을 버텨야 했다. 임금은 이를 통해 왕권을 확고히 하고 신하들의 충성도까지 시험하는 잣대로 이용했다. 이 같은 수단으로 쓰인 말이 요즘도 걸핏하면 등장한다. 특히 정치판에서 심한 편이다. 상대방에서 조금이라도 약점을 보이면 당장 석고대죄하라고 몰아붙인다. 최근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 최연희 의원 여기자 성추행 사건 등에서도 단골메뉴로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듯하다.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사죄한다는 게 고작이다. 지난해 9월 의원직을 상실한 민주노동당 조승수 전 의원이 울산 현대자동차 정문 앞에서 석고대죄를 했으나 눈길을 끌지 못했다. 김제시장 공천과 관련, 조재환 사무총장의 4억원 수수를 놓고 민주당이 내분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는 ‘특별당비’라며 조 총장 감싸기를 시도했다. 그러자 김효석 정책위의장은 엊그제 “석고대죄의 자세로 국민여러분께 용서를 구해야 할 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게다가 구속된 조 총장은 공천헌금을 먼저 요구한 뒤 독촉 전화까지 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 대표가 석고대죄하는 게 맞을 성싶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SWAT 특수기동대(MBC 밤 12시55분) 1980년 중후반은 외화시리즈의 전성기였다. 요즘처럼 토요일 낮이나 평일 심야가 아닌 황금 시간대에 외화시리즈가 편성됐다.‘에어울프’‘맥가이버’‘A특공대’‘전격제트작전’ 등은 그 당시 인기작. 앞서 초반엔 ‘특수기동대’라는 작품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미국 경찰 내 특수조직으로 테러나 강력 범죄에 맞서는 특공대의 활약을 다뤘다. 영화 ‘SWAT 특수기동대’는 바로 이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TV시리즈 주제곡이 나오는 부분도 있어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원작에서 데케 역(영화에선 L L 쿨 제이)을 맡았던 로드 페리가 데케의 아버지로 카메오 출연했다. 뻔한 스토리지만 시간을 때우기에는 충분히 재미있다. 짐 스트리트(콜린 파렐)와 브라이언 겜블(제레미 레너)은 인질 구출 과정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린 탓에 스와트 팀에서 방출되며 강등된다. 겜블은 경찰을 떠나지만 경찰을 천직으로 여긴 스트리트는 강등을 받아들인다. 스트리트는 댄 혼도(새뮤얼 잭슨)가 최정예 멤버로 꾸리는 팀에 들어가는 기회를 잡게 된다.5명의 팀원은 고된 훈련을 마친 뒤 악명 높은 마약왕 알렉스 몬텔(올리비어 마르티네스)을 이송하는 일에 투입된다. 알렉스는 자신을 구출하는 사람에게 1억 달러를 준다고 소문을 내고 이 돈을 노린 수많은 갱 조직들이 몰려드는데….2003년작.117분. ●영원과 하루(EBS 오후 11시) 죽음을 앞두고 생의 의미를 되짚어보고자하는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작품.1970년 그리스 최초 독립영화로 평가받는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한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1975년 ‘유랑극단’으로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안개 속의 풍경’(1988),‘율리시스의 시선’(1995)으로 각각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그리고 이 작품으로 199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연달아 수상한 거장이다. 황량하고 쓸쓸한 도시 테살로니키에 살고 있는 그리스의 유명한 시인 알렉산더(브루노 간츠)는 나이가 들어 외롭게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다. 마지막 생을 병원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은 알렉산더는 평생토록 꿈꿨던 19세기 시인 솔로모스의 흩어진 시어들을 찾는 여행으로 보내려고 한다.13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경제플러스] LG전자 中서 가전전품 43개모델 공개

    LG전자는 중국에서 자사 광고모델인 탤런트 이영애씨가 참석한 가운데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고 20일 밝혔다. 디지털 TV와 홈시어터,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8개 제품군 43개 모델을 공개했으며, 이영애씨의 팬 사인회도 함께 열렸다.LG전자는 현지의 TV와 라디오, 인터넷 등에 이영애씨가 출연하는 제품 광고를 진행하고, 유명 가수 콘서트, 팬미팅 행사 등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개최할 방침이다.
  • 투병 생활 도종환 시인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 펴내

    투병 생활 도종환 시인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 펴내

    도종환(52) 시인이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문학동네)을 펴냈다.‘슬픔의 뿌리’이후 4년 만이다. 시인은 3년 전 지병으로 교단을 떠난 뒤 충북 보은군 법주리 산방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쫓기듯 산속으로 ‘망명’했던 시인은 고요한 자연의 품에서 깨달은 인생의 참뜻을 하나하나 울림깊은 시어로 풀어냈다. ●산방 생활 3년… “건강 좋아져” 산방으로 전화를 넣었다.“건강은 어떠시냐.”고 했더니 “아주 좋아졌다. 나무와 숲, 황토 등 자연이 주는 치유력이 대단하다.”는 반가운 대답을 들려줬다. 아침 7시에 일어나 1시간 정도 명상을 하고 나면 하루 종일 책 읽고, 글 쓰고, 텃밭 가꾸는 일이 전부라고 했다.‘어제 낮엔 양지 밭에 차나무 씨앗을 심고/오늘 밤엔 마당에 나가 별을 헤아렸다/해가 지기 전에 소나무 장작을 쪼개고/해 진 뒤 침침한 불빛 옆에서 시를 읽었다’(‘산가’중) “신문, 라디오도 없고, 인터넷도 안 되는 외딴 곳에서 지내다보니 새롭게 보이고, 느껴지는 것들이 많더라.”는 시인은 물 흐르듯 조용히 흘러가는 산중 생활을 불교 용어인 ‘해인(海印)’에 비유했다. 세상 속에서 시대의 의무를 고민하던 예전의 삶이 ‘화엄’이라면 지금은 풍랑이 그치고 삼라만상이 온화해지는 마음의 고요한 상태, 즉 ‘해인’을 향하고 있다. ‘화엄을 나섰으나 아직 해인에 이르지 못하였다/해인으로 가는 길에 물소리 좋아/숲 아랫길로 들었더니 나뭇잎 소리 바람 소리다/…/언젠가 해인의 고요한 암자 곁을 흘러/화엄의 바다에 드는 날이 있으리라/그날을 생각하며 천천히 천천히 해인으로 간다’(‘해인으로 가는 길’중) ●자연서 깨달은 ‘인생의 참뜻´ 오롯이 시인은 ‘처음 한동안 혼자라는 사실이 낯설고, 무서웠다’고 했다. 측은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삶의 속도는 자연의 시간에 맞춰졌고, 시인은 그 안에서 평화를 얻었다.“글쓰는 사람에게 지난 3년은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몸이 아프지 않았다면 어떻게 온전히 그 시간을 책 읽고, 글쓰는 일에 쏟을 수 있었겠습니까. 복받은 거지요.” ‘이른 봄에 내 곁에 와 피는/봄꽃만 축복이 아니다/내게 오는 건 다 축복이었다/고통도 아픔도 축복이었다/…/육신에 병이 조금 들었다고 어이 불행이라 말하랴/…/내게 오는 건 시련도 비명도 다 축복이다’(‘축복’중) ●인세 전액 ‘아름다운 가게´ 기증 이번 시집은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아름다운 가게’홈페이지에 매주 한편꼴로 기증했던 60여편의 시를 묶은 것이다. 시인은 시집 인세 전액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기로 했다. 수익은 충북 민예총을 통해 베트남 평화학교 짓기 사업에 쓰인다. 산속에서 시인은 개인적인 평화를 얻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산 밖의 불행한 이웃들에게 향해 있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고 시를 만날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나는 큰 은혜를 입었다.”는 시인은 “시로 인해 생긴 이익은 세상 사람들을 위해 나누어주는 것이 맞다.”고 했다.21일 오후 4시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출판기념 모임을 겸한 기금 마련 행사가 열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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