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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50년간 전통장례문화 물품 수집 ‘쉼’ 박물관 박기옥 관장

    [김문이 만난사람] 50년간 전통장례문화 물품 수집 ‘쉼’ 박물관 박기옥 관장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삶’과 ‘죽음’일 것이다. 젊었을 때는 어떻게 살 것인지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다시 말해 ‘웰빙’과 ‘웰 다잉’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평생 ‘삶과 죽음’의 공존 속에 숨 가쁘게 살다가 편안한 ‘쉼’의 세계로 떠난다고 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홍지동에 위치한 ‘쉼 박물관’은 이 같은 삶과 죽음을 동시에 보여 주는 독특한 박물관이다. 현충일 이틀 전인 지난 4일 박물관을 찾았다. 입구 벽에 걸려 있는 명문목판(銘文木板)의 한시(漢詩)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나서 백년 누리기는 어려우나 죽어서는 천추를 누리니/돌아가는 객의 낯빛 속에 청산이 어리었구나/만금의 재물은 모두 덧없는 것이니/이 몸은 어디에 들거나 청산으로 가리라’ 또 있다. 동화작가 권영상의 ‘새’에 나오는 내용이다. ‘가벼운 것일지라도 새들은/가끔씩/깃털을 버리는가 보다/버릴 것은 버리면서/가볍게/하늘을 나는가 보다’ 박물관의 내부 분위기를 어느 정도 느끼게 하는 글귀다. 주택가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2007년 10월 개관했다. 박물관장이 20대 때부터 꾸준히 모아온 상여, 상여 장식, 요여 등 전통장례 용품 1000여점을 전시해 놓았다. 박물관 내부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조상들의 해학과 순수성을 엿볼 수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편안히 누워 쉬고 있다는 생각으로 안방 침실에 상여를 전시한 것을 비롯해 옷방과 식당이 꼭두와 용수판, 자개 문갑 등 여러 가지 상여장식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1층 전시실에는 물구나무를 선 꼭두 등 눈길을 끄는 많은 목조각들이 진열돼 있으며 화장실에는 심청전, 오성과 한음, 도깨비 방망이, 이수일과 심순애 등 전통 이야기에 맞춰 전시품들을 배열하고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지상과 천상을 연결한다는 용, 봉황, 새, 닭 등 날개 달린 짐승의 상여조각들이 공중에 매달려 있거나 가지런히 벽 쪽에 진열돼 있다. 용을 타고 피리를 불면서 하늘을 오르는 상여조각, 칼을 든 도깨비 양쪽 어깨에 용의 모습이 장식된 상여조각들도 있다. 죽음을 맞이하는 장례문화의 면모를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죽음을 장식했기에 박물관은 두려움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창밖으로 보이는 북악산의 경치와 박물관 주변에 빙 둘러 서 있는 나무와 꽃 등이 더욱 그러하다. 이 박물관의 지하 특별 전시실은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로 만들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예술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그동안 이걸재 소리꾼의 서민상여 퍼포먼스(2007년),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빛의 작가 제임스 터렐전(2008년), 한국 보자기와 부채전(2011년), 국제 보자기포럼 특별전(2012년) 등을 비롯해 2010년부터 세계인형전을 매년 열고 있으며 지금은 독일의 미술가 게하르트 바치전, 그리고 박물관장이 직접 제작한 부채와 보자기전이 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상례문화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여는 등 조선시대의 장례절차와 분묘, 묘비, 상여에 대한 논문 발표의 장소가 되기도 하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장례문화가 많이 달라졌다는 점 등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 박물관은 개관 당시 혼자 사는 한 여인이 살던 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떤 사연이 있을까. 박기옥(75) 박물관장과 마주 앉았다. “집도 쉼이고, 만남도 쉼이고, 영면도 쉼입니다. 죽음은 분명 슬프지만 제 남편이 자는 듯 숨을 거두는 것을 보고 진정한 쉼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지요. 그래서 쉼 박물관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박물관이 비록 서울 도심 복잡한 곳에 있지만 잠깐 쉬듯 관람하는 만남의 장소가 됐습니다.” 죽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쉬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삶과 계속 이어지는 것이 죽음의 철학이 아니냐는 것이다. 전시실 한편에 상여꾼들이 상여를 메고 들을 지나는 사진이 걸려 있다. 슬프다기보다는 웃는 모습이다. 어릴 적 시골 동네에서 들었던 소리가 얼핏 들리는 듯하다. ‘북망산천 멀다더니 대문 밖이 북망일세 에헤 에헤~’ 박 관장은 “예부터 조상들은 죽은 자와 산 자들을 가급적 연결시키도록 했다. 죽은 자의 거처를 마련하고 기념하는 것도 그런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왜 살고 있는 집을 박물관으로 만들었느냐고 물었더니 “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자기 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자신감을 가졌다”고 대답한다. 박물관을 만든 계기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50년 전이다. 평소 우리의 민속품을 좋아해 서울 인사동 등 골동품 가게를 자주 찾았다. 처음에는 나막신이나 떡살, 작은 소반 같은 것을 모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소박한 상여에 부착된 여인의 목조각, 목조형물 등을 보고 우직한 오방색에 매료돼 그것을 수집했다. 보면 볼수록 옛날 서민들의 삶 등 하나하나에 특색과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계속 모으게 됐다. 결혼 후에도 상여에 부착된 여러 목조각들의 수집은 이어졌다. 남편한테 “그 빈대 나오는 것들 그만 가져오라”는 말을 들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혼 생활 10년쯤 지났을 때에는 남편도 오히려 협력자가 됐으며 나중에는 미술 하는 세 딸과 아들도 박 관장의 수집을 이해하고 도와줄 정도가 됐다. 그러던 중 2005년을 전후해 시어머니와 친어머니 그리고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됐다. “죽음은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쉬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6년 10월 남편의 죽음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철학이 달라졌습니다. 삶의 과정이자 연장이고 잠자듯 쉬는 거라는 것을 느끼게 됐지요. 또한 우리의 전통장례를 찬찬히 음미해보면 북망산천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닙니다. 죽어서 다시 살 거처도 마련해 주거든요. 전통장례는 장엄하고 엄숙하지만 일종의 새로운 곳을 향하는 축제이기도 합니다.” 박 관장의 안방에 상여를 배치한 것도 남편이 편히 쉬고 있다는 생각에서 그랬다. 살던 집을 박물관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테리어는 박 관장이 직접 했으며 프랑스에서 작가로 활동하던 막내딸이 소장품 배치를 도왔다. 개관 기념으로 소리꾼들을 불러 지게놀이 등 서민 상여 퍼포먼스를 하면서 상여 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출발하게 됐다. 7년이 지난 지금은 국내 관람객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국인도 많아졌으며 프랑스 박물관 포털사이트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지금도 전통장례문화와 관련된 물품들을 모으면서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박 관장은 남편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있기에 잠시 자랑을 하겠다고 말한다. 고인이 된 남편 남방희씨는 호남정유 계열사 중역으로 일했다. “거제에서 태어났고 남몰래 학비를 도와주는 등 불우이웃들에게 많은 선행을 베풀었습니다. 또한 기부문화를 몸소 실천했고 가족사랑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고향 후학들에게는 덕불고(德不孤), 그러니까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다는 얘기를 자주 했지요.” 잠시 침묵이 흐른다. 주변에 새들이 많다. 땡그랑, 풍경소리도 들려온다. 평소 알고 지내는 소리꾼 장사익씨가 바로 윗집에 산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장씨는 즉석에서 노래 한 곡을 읊어댄다. ‘잎사귀 가지 하나 놓는다/한세상 그냥 버티다 보면/덩달아 뿌리 내려 나무 될 줄 알았다/기적이 운다/꿈속까지 찾아와 서성댄다~’ 다시 장례 얘기로 돌아왔다. “예전 장례는 통곡했는데 그 이유가 한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울음으로 한을 표출하잖아요. 물론 슬프지만 축제처럼 슬픔을 승화시켜 기왕 가시는 분에게, 잘 가시라고 하는 마음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박물관에는 코믹하게 물구나무 놀이하는 꼭두도 있고 장난기 있는 해학적인 조각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여꾼들도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겠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예술꾼들이 조각도 만들고 조형물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여러 차례 강조한 부분을 다시 얘기한다.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부터는 우리의 전통 상여는 없어지고 온통 흰 국화로 장식한 운구차가 등장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기자가 서양화가 권옥연 화백과 함께 장례식 광경을 보면서 실망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국장이나 국민장은 이제라도 우리 전통 장례식으로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관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삶과 죽음은 공존이다. 적어도 우리나라 국장만큼은 전통장례식으로 치러야 한다. 그 운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뒤돌아섰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기옥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옛 물건에 관심이 많았고 골동품 수집을 좋아했다. 이화여대 사학과 1회 출신이다. 결혼한 뒤 지금의 박물관 자리에 집을 꾸몄다. 1968년 동아일보에서 ‘꽃꽂이’를 테마로 집이 소개됐으며 대한민국 베스트 드레서 10위 안에 선정됐다. 1986년 ‘뿌리깊은 나무’에 ‘한국의 맛집-미더덕 찜’, 1989년 ‘행복이 가득한 집’에 ‘그림이 있는 집’ 등으로 소개됐다. 1999년 예술의전당 ‘코닝페어’를 시작으로 2002년 프랑스 문화원에서 주최하는 한국의 모시작품전에 부채와 적삼 등 여러 작품을 출품했다. 2007년 박물관을 개관한 이후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빛의 작가 제임스 터렐전(2008년), 한국 보자기와 부채전(2011년), 국제 보자기포럼 특별전(2012년) 등 매년 굵직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 불임·대리모·복수… ‘막드 여신’ 복귀작 명불허전

    불임·대리모·복수… ‘막드 여신’ 복귀작 명불허전

    연희(장서희)는 자신의 연애를 반대하는 아버지 때문에 남자친구를 잃었다. 3년 뒤 결혼을 했지만 자궁암 수술로 불임 상태가 됐다. 시어머니는 연희에게 이혼을 종용하더니 급기야 ‘대리모’라는 제안을 건넨다. 한편 죽은 남자친구의 여동생 화영(이채영)은 가난한 삶을 살다 우연히 연희를 만난다. 그리고 연희의 남편이 과거 자신을 장난삼아 만나다 버렸던 남자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자신의 삶을 망쳐버린 장본인을 연희라고 생각한 화영은 대리모가 돼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시월드’와 불임, 복수,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로 만든 비빔밥에 ‘대리모’라는 강력한 양념까지 끼얹었다. 지난 2일 시작한 KBS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다. ‘막드(막장드라마)여신’으로 불리는 장서희의 복귀작이자 KBS ‘루비 반지’의 기획과 대본을 담당했던 곽기원 PD와 최순영 작가가 다시 손을 잡았다. 대리모라는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겠다는 이 드라마는 초반부터 빠르고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률 15% 고지를 넘었다. 네티즌까지도 ‘믿보막’(믿고 보는 막드)이라 치켜세울 정도다. “막장드라마도 하나의 장르”(장서희)라는 말처럼 막장 드라마는 나름의 패턴을 갖추면서 장르 내 세분화까지 이뤄지고 있다.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여주인공의 복수극(‘아내의 유혹’, ‘루비반지’), 시월드, 불륜과 패륜, 가부장제 등 가정 내의 온갖 문제점들을 버무려낸 드라마(‘왕가네 식구들’, ‘백년의 유산’), 내용과 전개가 상식의 선을 넘어선 드라마(‘오로라 공주’, ‘신기생뎐’) 등으로 나뉘고 있는 것이다. ‘뻐꾸기 둥지’는 복수를 위해 대리모가 된 여자와 그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한 여자의 갈등을 그린 전형적인 복수극이다. 친정어머니 앞에서 이혼을 종용하는 시어머니와 아들의 제사비용을 콜라텍에서 탕진하는 어머니, 자신을 사랑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 뒤 “자동차로 부족하면 오피스텔 열쇠를 줄까?”라고 내뱉는 남자 등 막장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믿보막’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빠르고 자극적인 전개가 나름의 설득력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리모 문제가 마냥 비현실적이기만 하지는 않은 데다 두 주인공의 상황 설명도 구체적이라는 것이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드라마의 내용이 현실에서 존재하느냐 아니냐를 떠나 드라마 안에서만큼은 극적 리얼리티가 확보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막장드라마가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되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막장으로 규정하는 데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제는 불륜이나 시월드, 복수 등의 소재가 아니라 이야기 전개의 개연성과 설득력을 두고 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윤 교수는 “그리스 비극도 출생의 비밀과 불륜 등의 소재로 가득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성찰하고 있지 않느냐”며 “‘뻐꾸기 둥지’는 혈연에 대한 집착과 대리모 등의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작 10㎝의 발…中 ‘마지막 전족’의 현재 모습

    고작 10㎝의 발…中 ‘마지막 전족’의 현재 모습

    “일그러진 발이 보여주는 오랜 역사” 홍콩의 한 사진작가가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중국 전족 여성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이를 공개했다. 전족은 과거 중국 여성들의 ‘미의 상징’이자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송나라 시기인 10세기에 처음 탄생한 이 전통은 190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는데, 당시 여성들은 가능한 작은 발을 만들기 위해 5세 정도부터 헝겊으로 발을 단단하게 동여맸다. 여기에 구부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은 뒤 5년 동안 사이즈를 늘리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길이 10㎝ 안팎 정도밖에 발이 자라지 않는다. 후대에 들어서 ‘악습’으로 불릴 만큼 고통스러웠던 이 전통은 단순히 발의 변화만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었다. 발은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수축되면서 흉측하게 변했고, 통증과 외형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하는 자세가 이어지면서 등도 기형적으로 변해갔다. 1911년 전족의 악습이 법적으로 금지되면서 점차 여성들의 발도 해방을 맞았지만, 현재까지 고통스러운 전통을 고스란히 가진 채 살아가는 할머니들이 소수 남아있다. 이들의 발 역시 뼈가 구부러진 채 굳어져 있거나, 기이한 형태로 변형되어 있는 등 고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제는 80~90대가 된 전족 여성들의 모습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은 사진작가 조 하펠(Jo Farrell)은 “상당히 야만적인 전통이긴 하지만 당시 여성들은 전족을 통해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예비 시어머니 또는 중매쟁이들은 좋은 아내의 조건이 작은 발이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진으로 남긴 전족 여성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다. 도시의 생활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면서 “당시에도 돈이 많은 여성들은 결혼을 위해 고통스럽게 발을 동여 맬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프로젝트가 인류학적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이 사진작가는 이들의 사진으로 구성된 전시회도 곧 개최할 예정이다. 그녀는 “프로젝트를 위한 사진을 찍는 여행 중 3명의 전족 여성 가운데 1명이 세상을 떠났다. 너무 늦기 전에 그들의 삶을 기록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족 사진 공개, 여자 발을 어떻게 이렇게까지…中 ‘악습’ 직접 보니

    전족 사진 공개, 여자 발을 어떻게 이렇게까지…中 ‘악습’ 직접 보니

    전족 사진 공개, 여자 발을 어떻게 이렇게까지…中 ‘악습’ 직접 보니 홍콩의 한 여류 사진작가가 중국의 전통 풍습인 전족을 한 여성들의 모습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족은 과거 중국 여성들의 ‘미의 상징’이자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송나라 시기인 10세기에 처음 탄생한 이 전통은 190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전족은 5세 정도의 어린 여자아이들의 발을 헝겊으로 단단하게 동여맨 뒤 구부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겨 작은 발을 만드는 것이다. 전족을 한 여성은 성인이 돼서도 발길이가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는 80~90대가 된 전족 여성들의 모습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은 사진작가 조 하펠(Jo Farrell)은 “상당히 야만적인 전통이긴 하지만 당시 여성들은 전족을 통해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예비 시어머니 또는 중매쟁이들은 좋은 아내의 조건이 작은 발이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위한 사진을 찍는 여행 중 3명의 전족 여성 가운데 1명이 세상을 떠났다. 너무 늦기 전에 그들의 삶을 기록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펠은 자신의 프로젝트가 인류학적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이들의 사진으로 구성된 전시회도 곧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년 ‘잉꼬부부’ 2시간 차이로 세상 떠난 사연

    40년 ‘잉꼬부부’ 2시간 차이로 세상 떠난 사연

    40년을 함께 한 잉꼬부부가 불과 2시간 차이로 생을 달리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있다. 현지인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사연의 주인공은 영국 하트퍼트셔에 살았던 케빈과 크리스틴 시어슨 부부. 64세 동갑인 부부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불과 2시간 차이로 각각 세상을 떠났다. 결혼 40주년을 불과 1주일 남긴 시점. 보도에 따르면 남편 케빈은 과거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지병으로 병상에 누웠고 부인 크리스틴은 그 곁을 지키며 오랜시간을 간호했다. 그러나 결국 부부에게 불행이 닥쳐왔다. 정성어린 간호에도 병마를 이기지 못한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간병으로 인한 흉부 전염으로 쓰러진 부인 역시 2시간 후 옆 병실에서 남편 곁을 따랐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부의 감동어린 사연은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최근 열린 장례식 역시 또다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유족의 뜻에 따라 부부가 한 관에 나란히 누워 화장됐기 때문이다. 간혹 오랜시간 함께 한 잉꼬부부가 비슷한 시간에 세상을 등지는 경우는 있지만 이같은 형식의 장례는 흔치 않은 일. 딸 켈리(38)는 “함께 세상을 떠난 부모님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장례식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면서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평생 그리워 할 것”이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40년을 함께한 잉꼬부부 2시간 차이로 잠들다

    40년을 함께한 잉꼬부부 2시간 차이로 잠들다

    40년을 함께 한 잉꼬부부가 불과 2시간 차이로 생을 달리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있다. 현지인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사연의 주인공은 영국 하트퍼트셔에 살았던 케빈과 크리스틴 시어슨 부부. 64세 동갑인 부부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불과 2시간 차이로 각각 세상을 떠났다. 결혼 40주년을 불과 1주일 남긴 시점. 보도에 따르면 남편 케빈은 과거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지병으로 병상에 누웠고 부인 크리스틴은 그 곁을 지키며 오랜시간을 간호했다. 그러나 결국 부부에게 불행이 닥쳐왔다. 정성어린 간호에도 병마를 이기지 못한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간병으로 인한 흉부 전염으로 쓰러진 부인 역시 2시간 후 옆 병실에서 남편 곁을 따랐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부의 감동어린 사연은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최근 열린 장례식 역시 또다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유족의 뜻에 따라 부부가 한 관에 나란히 누워 화장됐기 때문이다. 간혹 오랜시간 함께 한 잉꼬부부가 비슷한 시간에 세상을 등지는 경우는 있지만 이같은 형식의 장례는 흔치 않은 일. 딸 켈리(38)는 “함께 세상을 떠난 부모님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장례식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면서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평생 그리워 할 것”이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대명리조트,콘도 특별분양 개인, 법인 다양한 혜택

    대명리조트,콘도 특별분양 개인, 법인 다양한 혜택

    레저업계 1위인 대명리조트가 창립 35주년을 맞이해 콘도, 골프, 스키, 승마, 오션월드를 회원권 하나로 즐길 수 있는 특별회원권을 선착순 한정 모집 중이다. 대명리조트 회원가입 시 스키, 골프, 오션월드 및 각 직영 아쿠아월드, 시설의 무료 및 할인혜택이 신규 특별혜택으로 부여되며, 회원가입과 동시에 전국의 대명리조트 11곳(델피노 골프앤리조트, 대명리조트 경주, 대명리조트 양평, 비발디파크(홍천), 양양 쏠비치 호텔앤리조트, 대명리조트 변산, 대명리조트 단양, 대명리조트 제주, 대명리조트 거제, 엠블호텔 여수, 엠블호텔 킨텍스)을 별장처럼 언제든지 자유롭게 예약하며 사용할 수 있다. ㈜대명레저산업은 2016년까지 약 2000억 원을 투입해 대명리조트 삼척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대명리조트 남해, 대명리조트 진도 를 해양리조트 투자에 관한 MOU를 맺은바 있으며 2020년까지 동해안, 남해안 일대 해양리조트 건설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비발디파크는 4계절 내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스키월드, 정규골프장CC, 오션월드, 퍼브릭9홀 골프장 등 각종 부대시설과 2,600여 실의 국내 최대규모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패밀리 회원권의 분양가는 회원제(계약기간 만료시 100%환급) 일시불 할인기준 기명은 2,380만원, 무기명은 2,980만원이며, 스위트 회원권의 분양가격은 기명은 3,400만원, 무기명은 4,240만원이다. 아울러 공유제(소유권 이전등기)는 회원제대비 6%더 저렴하게 분양가능하다. 패밀리 & 스위트 회원권은 회원가격으로 대명리조트 11곳을 연간 30박+15박(평일추가) 최대45박까지 객실이용이 가능하다. ‘패밀리’는 기본적인 원룸 형태의 객실로 구성되어 있고 4매의 회원카드가 발급된다. ‘스위트’는 가족 중심인 투룸 형태의 객실로 구성되어 있고 5매의 회원카드가 발급된다. 성황리 분양중인 VIP노블리안 회원권의 경우, 소노펠리체와 델피노빌리지 등 노블리안 전용으로 134.28㎡~316.62㎡(실버?골드?로얄형)의 전국 노블리안 객실을 연 60박 이용하는 회원권으로 소노펠리체cc할인혜택, 승마클럽 이용혜택, 전용주차장 컨시어지서비스 등 보다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회원권은 다양한 회원혜택과 함께 기명, 무기명 및 법인 명의로도 분양 받을 수 있다. 또한 대명리조트의 회원은 가입 즉시 전국 대명리조트의 객실 예약은 물론 스키장, 골프장, 오션월드, 아쿠아월드, 사우나 시설 등 모든 부대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신규회원에게는 특별히 전국 골프장 부킹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경기 11곳, 강원 5곳, 충청4곳, 영남 6곳, 호남 2곳, 제주도 5곳, 등 전국 33곳의 골프장에서 4인 전원에게 주중 30%, 주말 20%의 그린피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대명레저산업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한 예약시스템이다. 대명리조트관계자는 회원이 리조트 이용 시 불편함이나 번거로움이 전혀 없도록 각 회원을 1:1 예약 담당제로 관리하며, 모든 회원들이 최고의 품격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고 한다. 답답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가족, 친구들과 삶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바로 지금이 대명리조트의 특별회원권을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이번 특별회원 모집에 대한 분양 카달로그를 무료로 배송한다고 한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몸의 대향연 2제] 몸·움직임…역동적 표출

    [몸의 대향연 2제] 몸·움직임…역동적 표출

    무용과 무용극, 연극과 신체극은 어떻게 다를까. 모두 몸을 쓴다는 공통점을 품지만, 기반이 다르다. 무용극은 무용을 바탕으로, 신체극은 연극적 전통에서 태어났다. 몸으로 표현한다는 개념이 중심이 되지만, 어떤 예술 장르를 전통에 두고 시도하느냐에 따라 나뉜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직접 보는 수밖에. 신체극의 향연으로 불리는 ‘피지컬 시어터 페스티벌’과 연극과 무용이 결합한 ‘플레이 & 댄스 아트 페스티벌-파다프’에서 그 본색을 확인할 수 있다. ‘신체’와 ‘움직임’의 표현 방식에 조금 더 집중한 ‘피지컬 시어터 페스티벌’이 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서강대 메리홀소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극장 봄에서 열린다. 공식 참가작은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3~4일)과 ‘혀의 기억’(5~6일)이다.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들을 모티브 삼았다. 미디어와 영화 속에 내재된 힘의 논리를 역동적으로 표출하면서 모호해진 가상과 현실의 구분에 대한 논쟁을 던진다. 모다트의 ‘혀의 기억’은 변화한 현대의 삶 속에 남아 있는 한 여인의 추억을 따라간다. 과거를 찾아 옮기는 걸음걸음에서 옛 추억을 되새기고 삶의 본질을 찾아내려는 시도다. 두 작품 모두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공연한다. 7~8일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는 15~20분짜리 신작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나 누구랑 얘기하니?!’, ‘직시’, ‘사물의 본질’, ‘세레모니: 누구를 위하여’는 움직임과 소리, 의식과 무의식 등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담았다. 창작개발 프로그램 ‘벽난로가에서의 꿈’은 12~14일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 오른다. 비운의 천재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과 그의 동생인 극작가 폴 클로델을 중심으로 삶과 예술, 광기를 그린다. ‘댄스 인 아시아 커뮤니티’는 6~8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 극장 봄에서 공연한다. 2만 5000원. (02)764-7462.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제주 강풍피해 속출…제주 태풍급 강풍으로 제주공항 결항 잇따라 ‘윈드시어 경보’

    제주 강풍피해 속출…제주 태풍급 강풍으로 제주공항 결항 잇따라 ‘윈드시어 경보’

    ‘제주 강풍피해’ ‘제주 강풍’ ‘제주 결항’ ‘제주공항 결항’ ‘윈드시어’ ‘태풍급 강풍’ 제주 강풍으로 제주 공항 결항이 이어지는 등 제주 강풍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일 제주에서 난데없는 강풍이 불어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공항에는 1일 오후 8시 30분 윈드시어 경보에 이어 2일 오전 4시 45분 강풍경보가 내려지고, 오전 8시 30분에는 제주도 육상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이날 제주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했다. 초속 12∼18m의 강한 바람이 불어 오전 9시 10분쯤 제주시 도두동에 있는 공사장 현장사무소 가건물이 바람에 날려 20여m 떨어진 영어조합법인 담벼락을 들이받은 뒤 마당에 주차돼 있던 차량 2대를 덮쳐 차량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제주시 애향운동장 인근 제주복합운동장 건물의 지붕 부분 등이 바람에 날아가 애향운동장과 인근 도로 등에 떨어졌다. 소방당국과 자치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안전조치를 하고 애향운동장 인근 도로의 통행을 한동안 통제했다. 신호등과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지거나 기울어지는 등 이날 오후 2시 현재 20여 건의 크고작은 강풍 피해가 접수됐다. 제주공항에도 강풍경보와 윈드시어 경보가 발효돼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길목 곳곳에 설치해 둔 현수막 등 홍보물도 강풍에 뜯어지거나 찢어졌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12시 40분을 기해 제주도 서부, 오후 1시 10분을 기해 제주도 북부의 강풍주의보를 강풍경보로 대치했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동풍 또는 남동풍이 초속 14∼22m로 불겠다고 예보했다. 관측 지점별 순간최대풍속은 제주 초속 31.8m, 유수암 29.2m, 고산 32.1m, 한림 28.1m 등을 기록했다. 강풍특보는 3일 오전 해제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1시 10분을 기해서는 제주도 동부와 남부의 호우주의보가 호우경보로 대치됐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이날 0시부터 현재까지 30∼90㎜의 비가 내렸으며 앞으로 3일 낮까지 20∼60㎜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미진 오빠 김준호, 유민상 만나보라고 하는 이유는? ‘역시 돈’

    김미진 오빠 김준호, 유민상 만나보라고 하는 이유는? ‘역시 돈’

    ‘김미진 오빠 김준호’ 김미진의 오빠가 개그맨 김준호인 것으로 전해져 화제가 됐다. 지난 30일 방송된 KBS2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에서는 ‘양가 도움 없이 모은 3000만 원, 시어머니가 시누이 결혼자금으로 빌려달라고 한다면?’을 주제로 공방전이 펼쳐진 가운데 쇼핑호스트로 활동 중인 김미진이 오빠 김준호에 대해 털어놨다. 김미진은 “오빠가 자꾸 유민상을 만나라고 한다”고 폭로했다. 이에 김준호는 “모아 놓은 돈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경규를 비롯한 출연진은 KBS 김우종 아나운서를 추천했고 김미진은 “임자 있는 남자는 별로다”라고 답했다. 이어 “여동생이 예뻐서 넘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언급하자 김준호는 “장동민 같은 애들이 자꾸 넘본다”고 말해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김미진 오빠 김준호’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김미진 오빠 김준호..쇼핑호스트구나?”, “김미진 오빠 김준호..미모 장난 아니다”, “김미진 오빠 김준호..유민상 추천 했구나. 얼마나 돈이 많길래”, “김미진 오빠 김준호..아나운서 미모”, “김미진 오빠 김준호..오빠가 불안해할 듯”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방송 캡처 (김미진 오빠 김준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공연리뷰] 연극 ‘줄리어스 시저’ 시저가 돌아왔다… 조금 밋밋하게

    [공연리뷰] 연극 ‘줄리어스 시저’ 시저가 돌아왔다… 조금 밋밋하게

    미사여구 없이 본론으로 들어간다. 무대도 간결하다. 3면을 철망으로 둘렀고 소품은 칼 몇 자루 정도다. 무대 장치에 시선을 빼앗길 일이 없다. 인물들의 갈등과 심리변화에 집중하기에 딱이다.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줄리어스 시저’(연출 김광보)는 극의 주제에 집중했다. 권력과 명예욕, 그 뒤에 숨은 졸렬함, 이성을 가뿐히 뒤집는 광기, 죽음에 대한 공포가 어우러진 ‘암울한 현실’이다. 연극으로만 보자면, 일단 고맙다. 쉽지 않은 작품을 올린 데 대한 감사다. 줄리어스 시저는 공화정의 종말과 로마 제국의 시작을 알린 인물이다. 로마 황제로 추대되던 시저가 브루투스의 칼 끝에 죽으면서 “브루투스, 너마저”(Et Tu, Brutus-라틴어)라고 했다는 역사의 한 장면은 모두에게 익숙하다. 시저를 죽인 브루투스가 “시저를 덜 사랑한 것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배신에 불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얘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줄리어스 시저’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37편 중 국내에서 가장 먼저 공연(1925년)된 작품이지만 무대에서 만나는 것은 드물었다. 굵직한 공연은 1954년(이해랑 연출), 2002년(정일성 연출) 정도로 손에 꼽힌다. 로마의 맹위, 대규모 전투 장면 등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번 공연은 흔치 않은 시간임이 분명하다. 시저와 브루투스의 내적 갈등을 부추기는 각자의 부인을 빼고, 출연 배우를 남성 16명으로 압축해 방대한 정치극을 그대로 담았다. 철망으로 두른 무대에서 치열한 정치판이나 격투장이 매한가지라는 의미가 와닿고, 시저와 브루투스 이외에 안토니와 카시어스 같은 인물의 성격도 충분히 전달된다. 하지만, 다소 아쉽다. 이질감 측면에서다. 단언하건대 송종학(시저), 윤상화(브루투스), 박호산(안토니), 박완규(카시어스)는 연기력을 논할 필요가 없는 배우들이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윤상화가 조금 밋밋하다. 윤상화는 억양에 큰 변화를 두지 않았다. 카시어스의 부추김에 마음을 움직이고, 죽음을 선택하면서도 제 손으로 죽지 못하는 브루투스를 “우유부단의 아이콘”으로 해석한 결과다. 그의 판단에는 공감하지만, 무대에서 무료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극 후반 전쟁 장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유머 코드도 전체 흐름에서는 생뚱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봐야 하는 이유를 꼽으라면, 우리 현대사를 연상시키는 작품을 해석하는 재미와 ‘보기 드문 작품’이라는 점이다. 6월 15일까지. 2만~5만원. 1644-2003.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지금 필요한 건 ‘세계감’… 세계와 나 온전히 느끼는 감성의 회복이 과제다”

    “지금 필요한 건 ‘세계감’… 세계와 나 온전히 느끼는 감성의 회복이 과제다”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기도하는 것이다.’(오래된 기도) 이문재(55·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시인이 품고 있던 ‘오래된 기도’가 시어로 흘러나왔다. ‘제국호텔’ 이후 10년 만에 펴낸 다섯 번째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문학동네)이다. 한국 생태시의 대표 시인으로 불리는 그의 이번 시편들은 만물을 하나로 잇는 깊고 넓은 사유로 또 하나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시인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관(世界觀)이 아니고 세계감(世界感)이다. 세계와 나를 온전하게 느끼는 감성의 회복이 긴급한 과제다. 우리는 하나의 관점이기 이전에 무수한 감점(感點)이다”라며 지식, 정보가 득세하는 시대에 감정과 감성의 회복을 주문한다. “결국 시라는 것은 관계를 재발견하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나와 타인, 나와 우주, 나와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이런 관계들이 다 깨져버린 시대가 아닌가. 이렇게 파편화된 관계를 우리가 재발견하고 재구성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어떤 경우에는/내가 이 세상 앞에서/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어떤 경우에는/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어떤 경우에도/우리는 한 사람이고/한 세상이다.’(어떤 경우) 그의 시에서 도드라지는 것은 ‘아포리즘’(인생의 깊은 체험과 깨달음을 통해 얻은 진리를 압축한 짧은 글, 잠언)이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아포리즘은 대중성의 표지로 간주되지만 이문재의 아포리즘은 특정한 유형의 인식을 생산해내는, 좋은 아포리즘”이라고 짚는다. 지난 10년간 “시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지 않고 시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라고 묻곤 했다. 시를 나 혹은 너라고 바꿔보기도 했다”는 시인은 천지간 모두가 ‘맨 앞’에 자리하고 있다는 인식에 이른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공부, 취직의 이유가 현재에 있는 게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경제적 기준 등 다 미래에 가 있어요. 지금이라는 시간과 여기라는 장소, 그리고 나. 이렇게 시간·공간·주체 세 개가 일치되는 삶이 가장 온전한 삶인데 이게 다 분리돼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요. 나란 존재가 누구 옆이나 뒤가 아니라 ‘지금 여기 맨 앞’이란 의식을 가지면 가만있지 않고 뭔가 (행동)하게 되지 않을까요.”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나무는 전부 끝이 시작이다.//지금 여기가 맨 끝이다./나무 땅 물 바람 햇빛도/저마다 모두 맨 끝이어서 맨 앞이다./기억 그리움 고독 절망 눈물 분노도/꿈 희망 공감 연민 연대도 사랑도/역사 시대 문명 진화 지구 우주도/지금 여기가 맨 앞이다.//지금 여기 내가 정면이다.’(지금 여기가 맨 앞)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오싹·섬뜩… 대학로 공포물 몰려온다

    오싹·섬뜩… 대학로 공포물 몰려온다

    서울 대학로 공연 게시판이 서늘해졌다. 심령의 그림자나 공포에 질린 얼굴이 배치된 검은색 바탕에 섬뜩한 빨간 글씨가 도드라진 벽보가 하나둘 늘고 있다. 공연가가 공포물 특수 시즌에 접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연극 ‘우먼 인 블랙’이 단연 기대작이다. 영국 작가 수전 힐의 동명 소설(1983)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주연한 동명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내를 잃고 방황하던 젊은 변호사 아서 킵스가 죽은 노부인의 유산을 정리하러 간 바닷가 근처 저택에서 겪은 기이한 사건을 다룬다. 1989년 영국 코벤트가든의 포천 극장에서 연극으로 처음 올려진 뒤 지금까지 41개국에서 공연되며 롱런하고 있다. 연극에서는 이야기를 압축하고, 무대 효과를 극대화했다. 악몽 같은 사건을 겪고 수년을 시달려 온 아서 킵스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신의 비극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연극을 택했다. 젊은 연극배우를 고용해 극으로 만들어 가면서 다시 공포가 스민다. 적절히 사용한 빛과 소리, 갑자기 물체가 움직이는 특수 효과, 배우들의 명연기가 가미돼 시종일관 긴장감을 이어 간다. 이번 공연에선 2007년 한국 초연부터 함께한 홍성덕과 ‘배우’ 역을 했던 이용환, 새롭게 합류한 권혁준이 아서 킵스를 연기한다. 배우 역에는 이동수, 김경민과 함께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활약하는 임강성이 캐스팅됐다. 6월 29일까지 종로구 동숭동 샘터파랑새극장 2관에서 공연한다. 3만원. (02)747-2090. 창작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도 많은 관객이 기다리는 작품이다. 유쾌한 동화 ‘메리 포핀스’ 앞에 ‘블랙’을 달고, 잔혹 동화를 암시한다. 1926년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 그라첸 박사의 대저택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일어나 보모와 4남매만 극적으로 살아났다. 아이들은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지만, 변호사가 된 4남매의 첫째 한스에 의해 12년 만에 잊혔던 사건의 전모가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난다. 2012년 초연한 뒤 ‘잘 만든 소극장 뮤지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심장을 조이는 긴장감보다는, 아름답지만 잔혹하고 슬픈 이야기의 느낌이 더 강하다. 일본 토호극단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7월 5일부터는 세타가야 퍼블릭시어터에서 일본 공연을 시작한다. 이번 공연에는 김수용·박한근·임병근(이상 한스), 배두훈·서경수(이상 헤르만), 강연정·윤나무·홍륜희 등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돼 기대감을 더한다. 다음 달 10일부터 8월 31일까지 동숭동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한다. 2만~3만원. (02)548-0598. 연극 ‘술래잡기’와 ‘두 여자’도 오픈런(무기한)으로 공연을 이어 간다. ‘술래잡기’의 경우 오랜 감금, 다중인격, 밀실 살인 게임 등 영화에서 이미 소개된 소재를 동원하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았다. 막 출소한 남자와 다중인격 여인의 게임이 후반으로 갈수록 가해자와 피해자가 교차하는 사회문제로 변주돼 흥미진진하다. 동숭동 우리네극장. 3만원. 1661-6981. 연극 ‘두 여자’의 포스터는 대학로에서 가장 섬뜩한 벽보로 꼽힐 만하다. 작품 구성도 공포, 그 자체다. 이야기 흐름보단 특수분장과 음향, 조명 등으로 공포 체험을 선사한다. 명륜동 라이프씨어터. 2만 5000원. (070)8151-6416.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야수’ 호랑이-사자-곰 ‘한가족’ 된 사연

    ‘야수’ 호랑이-사자-곰 ‘한가족’ 된 사연

    백수의 왕 사자, 위압적 덩치의 흑곰, 고독한 야생의 1인자 호랑이는 각자의 영역에서 절대적인 패권을 자랑하는 자연 생태계의 큰형님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가정해보자. 동료는 고사하고 보자마자 서로 물고 뜯고 싸우지만 않아도 다행인 것처럼 생각되는데 심지어 이들이 우정을 나누고 있다면 어떨까? 이 거짓말 같은 상황은 ‘실화’다. 미국 데일리뉴스 등 현지언론은 조지아 주 ‘노아의 방주 동물원’(Noah‘s Ark Animal Sanctuary)에서 서로를 위하며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는 미국 흑곰 발루(Baloo), 아프리카 사자 레오(Leo), 뱅갈 호랑이 시어 칸(Shere Khan)의 근황을 전했다.이들의 소식은 작년 해당 동물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세히 전달된 바 있어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세 야생맹수가 사이좋게 지낸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인 이야기다. 세 동물은 본래 미국 마약 거래상이 키우던 맹수들이었다. 그러나 (마약상이) 제대로 먹이도 주지 않고 치료도 하지 않아 이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상황에서 때마침 경찰이 마약상의 집을 급습했고 자연스럽게 세 맹수들도 구조될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조지아 주 ‘노아의 방주 동물원’(Noah‘s Ark Animal Sanctuary)에 인도됐고 다행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겨서일까? 이들은 다른 종에 한 성질을 하는 맹수들임에도 무척 사이가 좋다. 호랑이, 흑곰, 사자가 서로를 쓰다듬고 재밌게 노는 모습은 절로 훈훈함을 자아낸다. 흡사 중국 고전 삼국지의 역사적인 ‘도원결의(桃園結義)’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최근 동물원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여전히 이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 같다.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동물원 부책임자 다이앤 스미스(Diane Smith)는 이들이 서로 싸울 것을 우려해 처음에는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그들이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 만큼 가족같이 서로를 챙기는 것을 보고 그냥 함께 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Noah’s Ark Animal Sanctuary 페이스북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몸, 본능을 깨우다

    몸, 본능을 깨우다

    본능을 뒤흔드는 현대무용의 언어,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발레의 미학을 보여 주는 ‘몸의 제전’이 막을 올린다. 23~31일 제33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모다페)와 23~새달 15일 제4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올해 ‘본능을 깨우는 춤’을 주제로 내세운 모다페는 이를 관통하는 7개국 19개 단체의 작품 30여편을 선보인다. 김현남(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모다페 조직위원장은 “그간 영상, 회화, 연극 등 다른 장르와의 협업이 주류를 이뤘던 전 세계 무용계에서 다시 순수한 춤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며 “몸 안에 들어 있는 본능을 일깨우는 ‘춤의 귀환’을 보여 줄 작품들로 꾸몄다”고 말했다. 특히 개·폐막작은 올해의 주제를 밀도 높게 압축한다. 개막작인 이스라엘 L-E-V 무용단의 ‘하우스’는 외설적이라 느껴질 만큼 거칠고 대담한 몸짓으로 관객을 홀린다. 나체에 가까운 살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근육의 움직임 하나만으로 관객의 숨을 조이고 푼다. 폐막작 역시 이스라엘 작품으로, 키부츠현대무용단의 ‘이프 앳 올(If at all, 만에 하나라도)’이다. 기하학적으로 분절된 무대에서 토해 내는 무용수들의 격정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케이블TV 프로그램 ‘댄싱9’으로 주목받은 무용수 한선천의 첫 안무작 ‘터닝 포인트’, 영국의 촉망받는 안무가 프레디 오포쿠 아다이와 국내 안무가 김경신이 합작한 ‘언플러그드 보디즈’ 등도 무대에 오른다. 한국공연예술센터. 2만~7만원. (02)765-5352. 국내 발레의 창작, 레퍼토리 확대를 표방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는 올해 초 공모로 모던발레의 현주소를 보여 줄 13편의 작품을 골라냈다. 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탄탄한 중견안무가의 작품은 CJ토월극장에서, 재기 넘치는 신진안무가의 작품은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클래식 발레 죽이기’를 화두로 내건 ‘워크(Work) 2 S’는 동양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로 활약한 김용걸이 안무를 맡은 작품으로 기존 발레의 문법을 탈피한다. 신무섭댄스시어터는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이원철과 현 수석무용수인 김지영을 내세워 파격적인 ‘카르멘’을 그려 낸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스웨덴왕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인 전은선은 ‘벽’을 통해 안무가로 데뷔한다. 1만~5만원. (02)580-13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자·곰·호랑이가 한 가족? 야생 큰형님들의 ‘우정’

    사자·곰·호랑이가 한 가족? 야생 큰형님들의 ‘우정’

    백수의 왕 사자, 위압적 덩치의 흑곰, 고독한 야생의 1인자 호랑이는 각자의 영역에서 절대적인 패권을 자랑하는 자연 생태계의 큰형님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가정해보자. 동료는 고사하고 보자마자 서로 물고 뜯고 싸우지만 않아도 다행인 것처럼 생각되는데 심지어 이들이 우정을 나누고 있다면 어떨까? 이 거짓말 같은 상황은 ‘실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미국 조지아 주 ‘노아의 방주 동물원’(Noah‘s Ark Animal Sanctuary)에서 서로를 위하며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는 미국 흑곰 발루(Baloo), 아프리카 사자 레오(Leo), 뱅갈 호랑이 시어 칸(Shere Khan)의 근황을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의 소식은 작년 해당 동물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세히 전달된 바 있어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세 야생맹수가 사이좋게 지낸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인 이야기다. 세 동물은 본래 미국 마약 거래상이 키우던 맹수들이었다. 그러나 (마약상이) 제대로 먹이도 주지 않고 치료도 하지 않아 이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상황에서 때마침 경찰이 마약상의 집을 급습했고 자연스럽게 세 맹수들도 구조될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조지아 주 ‘노아의 방주 동물원’(Noah‘s Ark Animal Sanctuary)에 인도됐고 다행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겨서일까? 이들은 다른 종에 한 성질을 하는 맹수들임에도 무척 사이가 좋다. 호랑이, 흑곰, 사자가 서로를 쓰다듬고 재밌게 노는 모습은 절로 훈훈함을 자아낸다. 흡사 중국 고전 삼국지의 역사적인 ‘도원결의(桃園結義)’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최근 동물원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여전히 이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 같다.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동물원 부책임자 다이앤 스미스(Diane Smith)는 이들이 서로 싸울 것을 우려해 처음에는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그들이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 만큼 가족같이 서로를 챙기는 것을 보고 그냥 함께 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Noah’s Ark Animal Sanctuary 페이스북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공연단신]

    오싹한 연애 손예진, 이민기 주연의 공포 로맨틱 코미디를 무대화했다. 마술과 공포, 로맨스를 탄탄한 시나리오로 구성해 관객 반응이 뜨겁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AN아트홀. 3만원. (02)764-8760. 작업의 정석 연애 기술을 흥미롭게 풀어낸 영화 ‘작업의 정석’을 옮겼다. 1탄은 서울 강남 네온아트홀에서, 2~3탄은 대학로 올래홀, 낙산시어터 등에서 공연해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3만원. (02)766-7667.
  • [세월호 참사 한달-우린 뭘해야 하나] “물·라면 등 지원받는 게 전부… 우리도 이젠 너무 지치네요”

    [세월호 참사 한달-우린 뭘해야 하나] “물·라면 등 지원받는 게 전부… 우리도 이젠 너무 지치네요”

    “비가 좀 오네. 오늘은 실종자 수색작업이 쉽질 않겠는데….” 14일 오전 8시 서망항. 하늘을 쳐다보던 10t급 낚싯배 덕원호의 박태일(62) 선장의 시선이 바다를 향했다. 팽목항과 불과 1㎞ 남짓 떨어진 서망항에 낚싯배 선장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여객항인 팽목항과 달리 서망항은 낚싯배와 어선이 주로 정박하는 곳이다. 진도군낚시어선연합회 회원 8명은 지난 1일부터 매일 오전 8시에 모여 세월호 실종자를 찾는 수색작업과 기름 유출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아침부터 부슬비가 내렸지만 선장들은 개의치 않고 바다로 향했다. 10t급 낚싯배 8척이 4척씩 둘로 나눠 수색작업과 방제작업을 하루씩 번갈아 한 지 벌써 2주일째다. 박 선장은 “유실물 중 학생들의 것들로 보이는 물건을 수거할 때마다 가슴이 무척 아프다”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은 덕원호 등 3척이 방제작업을, 블루피싱호 등 3척이 수색작업을 맡았다. 오일흡착포 1롤과 고무대야, 뜰채, 갈고리를 배에 실은 덕원호는 오전 8시 50분쯤 서망항을 출발해 장죽도, 죽항도, 관매도를 지나 한 시간 뒤 사고 해역에 들어섰다. 수중 수색 중인 바지선과 해군 함정, 해경 수색선, 해경 방제선 등 40여척의 배가 시야에 들어왔다. 사고 해역 주변에는 침몰한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박 선장은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 만큼 흔들리는 배 위에서 능숙하게 흡착포를 자르더니 배 양옆에 매달기 시작했다. 3m 길이로 자른 흡착포를 5개씩 양옆에 모두 10개를 일정한 간격으로 묶어 바다에 띄운 뒤 이를 건져냈다. 30여분째 작업에 몰두하던 박 선장은 “이제 누가 이곳에서 낚시를 하려 하겠느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선주들은 대부분 대출을 받아 배를 구입했는데 한 달 대출이자만 50만~100만원에 이른다고 했다. 덕원호 옆을 지나던 골드피싱호에는 허재균(49) 선장 등 4명이 동승했다. 이들도 갈고리나 뜰채를 하나씩 손에 들고 방제작업을 했다. 오일흡착포 1롤을 다 쓰고 나니 오후 1시가 됐다. 허 선장은 “참사 이후 ‘인천세월호’라고 써진 구명조끼나 구명튜브 등을 수거했다”면서 “뭐 하나라도 건져서 가족들 품으로 보내줘야 되는데 내 맘대로 잘 안 된다. 가슴이 아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참사가 한 달이나 된 터라 혹시나 시신이나 유실물이 먼 곳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그래서 수색 작업을 할 때에는 4척 중 두 척은 사고 해역에서 먼 곳을 돈다. 블루피싱호의 최영국(54) 선장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낚싯배를 한 지 6년째라는 그는 “기존 손님들도 진도 쪽으로는 안 오고 여수나 완도 쪽으로 빠져버렸다”며 “진도는 세월호 사건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우리들은 방제, 수색 빼고는 지금 할 일이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진도군에서는 현재 이들에게 물과 라면 등 약간의 물품을 지원해 주는 게 전부다. 그는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얘기할 것도 못 되지만 그래도 이제는 너무 지친다”고 했다. 작업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가는 선장들의 머리 위로 부슬비가 계속 내려앉았다. 글 사진 진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조지훈 문학 따라 걷는 외씨버선길의 봄이야기

    조지훈 문학 따라 걷는 외씨버선길의 봄이야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레라/파르라니 깍은(깎은) 머리/박사 고깔에 감추오고/(중략)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조지훈의 ‘승무’가 품은 아름다운 시어는 비구니의 번민과 열반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춤, 선(禪)의 창조를 상징적으로 그린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이 시 속 ‘외씨보선’을 이름으로 가진 길이 있다. 길이 200㎞, 13개 구간으로 이어진 외씨버선길은 경북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봉화를 거쳐 강원 영월까지 이어진다. 14일 밤 9시 30분에 방영되는 EBS ‘한국기행’에서는 외씨버선길 가운데 영양의 조지훈문학길과 풍요로운 마을 대티골을 조명한다. 조지훈문학길의 시작점에 놓인 영양객주 사람들과 마을 주민들은 매주 화요일에 이 길을 걷고 있다. 길을 정비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길목마다 봄 향기가 풍겨 와 나들이나 다름없다. 만개한 사과꽃, 노란 민들레 등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외씨버선길의 일곱째 구간으로 연결된 영양군 일월면 대티골은 자연의 선물을 간직하면서 풍요를 일구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광물을 제련하고 수탈하던 용화광산과 옛 36번 국도를 다듬어 치유의 숲길로 삼았다. 까다로운 식물로 통하는 산나물(명이나물)을 키우며 명물로 만들었다. 산나물은 자생 능력이 뛰어나 손이 덜 가지만 씨를 뿌린 뒤 5년이 지나야 수확할 수 있다. 자연에 농사를 맡긴 지 10년째, 이제는 마을 주민들의 주 소득원이 된 효자 식물이다.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영양 고추를 넣어 만드는 산마늘 김치는 그 맛이 일품이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도보 여행길인 외씨버선길에서 다양한 봄의 이야기를 만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길섶에서] 청계천 이팝나무/정기홍 논설위원

    서울 청계천 이팝나무의 마지막 꽃잎이 지고 있다. 올해는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지근의 이팝 꽃을 즐기지 못한 채 보내는 게 못내 아쉽다. 늦은 봄날, 겨울 흰 눈이 쌓인 것 같은 이팝 꽃의 모습은 운치로서는 그만한 게 없다. 야단스레 피었다가 떨어지는 벚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팝이 쌀밥을 뜻하는 ‘이밥’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흥미롭다. 꽃 모양이 쌀알처럼 생겼다. 사연 또한 애달픈 나무다. 제삿밥을 짓던 며느리가 뜸을 확인하려고 밥알을 입에 넣었는데, 오해를 한 시어머니가 심하게 구박해 죽고 며느리 무덤가에는 이팝이 자라났다는 것이다. 배고파 죽은 아이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이팝나무를 무덤 곁에 심었다고도 한다. 둘 다 배고픔의 한이 서려 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이팝 꽃이 필 때면 이웃 간 정을 도탑게 하려는 잔치를 여는 풍습도 있다. 청계천 이팝나무 아래에선 며칠째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를 책임지라”고 하고, 대통령은 “사회 분열은 결국 국민의 고통”이라며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호소한다. 어느 게 옳은 건가. 길손에게 현답(賢答)을 묻는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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