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시야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리아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출범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첫승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반등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455
  • 北·日 정상회담 1주년/납치·核 암초… 北·日수교 표류

    |도쿄 황성기특파원|북한과 일본 정상이 평양에서 역사적인 회담을 가진 지 17일로 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으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일 관계가 국교정상화의 길로 나아가는 듯 싶더니 납치·북핵 문제로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10월 콸라룸푸르 수교협상 이후 제대로 된 회담 한 차례 갖지 못한 채 양국관계는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양국 채널 가동되지 못해 관계는 9·17 이전보다 더 나쁘면 나빴지 결코 좋지 않다.결정적 이유는 김정일 위원장이 시인한 일본인 납치를 꼽을 수 있다.통크게 ‘납치자 5명 생존,8명 사망’을 시인,납치 문제를 청산하려 했으나 완전히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다.‘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된 셈이다. 북한은 생존 납치 피해자 5명을 평양 귀환 조건부로 귀국시켰으나 일본 정부는 이들을 돌려 보내지 않았다.“약속 위반”(북한)과 “잔류가족 송환”(일본)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일본 내 대북 여론은 악화일로,북한은 북한대로 일본 정부 불신이 커졌다. 게다가 방북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에게 북핵 개발사실을 시인하면서 북·일 관계는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얼어 붙었다. 대북 강경파의 발언력이 커짐에 따라 평양회담을 성사시킨 막후주역인 외무성의 다나카 히토시 심의관(당시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북측 상대인 ‘미스터 X’의 물밑 채널이 끊겼다.정부간 공식채널도 사라지면서 베이징 같은 제3국에서의 대사관 접촉 이외에는 사실상 거의 모든 채널이 죽어 버렸다. ●회담 1주년 맞아 불씨 살아나기도 경색 상태의 장기화는 양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아,관계 개선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지난 7월부터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일본은 최우선 과제인 납치 문제 해결과 북핵 문제와 같은 한반도에서의 발언력 강화라는 점에서,북한은 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지원의 측면에서 접점을 찾아 나선 것이다. 해외 친북 인사,일본 내 시민단체를 통해 서로의 속내를 접하고 타진했다.7월 말 평양을 다녀온 복수의 인사가 “납치 피해자 잔류가족의 송환 가능성”이라는 평양 의중을일본측에 전달한 것이 좋은 예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재방북설까지 제기됐던 당시 상황에 비춰보면 일본이나 북한이나 돌파구를 찾아 보려는 의중은 서로 확인된 것이다. ●납치 피해자 가족의 송환 여부가 1차 열쇠 납치 피해자 잔류가족 8명의 평양 체류는 북한에도 큰 득이 없는 만큼 사실상 송환 시기 선택만 남았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납치문제 해결 없이는 국교정상화 없다.”는 방침을 세워 놓은 일본은 일단 잔류가족의 송환에 1차적인 힘을 쏟고 있어 물밑접촉 성과에 따라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연내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베이징 6자회담의 막간을 이용해 접촉을 가진 바 있는 북·일은 이달에도 접촉을 가질 것으로 전해진다.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야부나카 미토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납치 피해자 가족들에게 “뜸들이지 않고 유효한 시기에 (북측에)요청할 것”이라면서 “시기는 주(週)단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힐 만큼 적극적으로 나설 조짐이다. 납치 문제의 진전에 따라 양국 관계개선의 실마리도 풀려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도 시야에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arry01@ ■전문가 전망 ●이종원(릿쿄대 교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은 북방에 약했던 일본 외교를 돌이켜 볼 때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과였는데 그 성과를 일본의 국내정치,여론이 발을 묶은 지난 1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유동적인 국제정세 속에서 외교가 중요한데도 국내 상황이 전략적·기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한국도 일본의 대북 외교에 기대를 걸었으나 이후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일본 사회의 급격한 대북 인식 악화는 지난 10년 사이 저변에 존재하던 축적된 불만이 납치 문제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드러난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납치 문제와 맞물려 일본에 ‘북한 위협론’이 제기되면서 북방외교 시도 자체가 좌절된 것이다. 그러나 한 편에는 경색된 북·일 관계를 타개하자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한반도 문제에 주도권을 쥐고자 했던 일본 정부가 납치 문제 해결을 부탁할 정도로 다시 미국에 의존하는 구조로 돌아간 만큼 일본정부,외교당국이 느끼는 위기감·초조감은 크다. 기본적으로 북·일 관계는 6자회담,북핵 문제의 진전에 달려 있으나 미국이 어느 정도 북·일 관계의 진전을 용인하고,북한이 납치 피해자 잔류가족을 송환하는 등 성의를 보이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하리 스스무(시즈오카 현립대 조교수) 북·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일간 안보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다.국교정상화 교섭과 분리해 협의할 수 있었다.납치 문제 때문에 협의조차 갖지 않은 것은 좋지 않다. 이런 점은 일본 언론이 부추긴 면도 있다.하루종일 북에 관한 화제를 다루고,납치와 관계없는 화제라든가,북한의 생활상 등을 흥미 위주로 다루면서 북한을 바라보는 냉정한 시각을 잃어버렸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의 북한 ‘미녀응원단’만 해도 북한이 보도해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도 일본의 보도는 과열 그 자체였다.북한의 마늘두부를 일본 TV가 한 프로그램에서 손수 만든 뒤 “맛없다.”고 흉보는 것은 남북한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것들은 북·일 관계뿐 아니라 한·일 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의 TV를 본 일본 어린이들이 20∼30년 후 한반도에 어떤 생각을 느낄지 걱정이다. 향후 북·일 관계는 여러 단계가 있다.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국교정상화 교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일본에 귀국한 5명의 납치 피해자 가족이 송환돼 오더라도 일본 여론이 간단히 북·일 관계 개선을 허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당분간 북·일 관계는 어렵지 않은가 예상된다.
  • NGO / 한국은 세계로 세계는 한국으로 국경·국적 없는 NGO

    ‘세계는 한국으로,한국은 세계로’ 비정부기구(NGO)의 활동무대가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국내 NGO 활동가들이 반전 평화운동에 나서거나 외국 NGO 활동가들이 국내 환경·평화집회에 참석하는 등 국내외 NGO들의 교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라크 반전평화활동과 북핵 문제,새만금 갯벌보전 등에서 국내외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또 국적과 국경을 넘어 국내 시민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세계무대로 가는 국내 NGO 지난 2월 이라크 전쟁 당시 국내 시민·사회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함께 가는 사람들’이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을 구성,이라크 현지에서 평화활동을 벌이면서 한국 NGO운동의 지평을 넓혔다.그동안 낙후지역에 대한 해외 봉사활동에 국한됐던 국내 NGO의 시야가 확대된 것이다. 6개월간의 반전평화팀 활동을 끝내며 지난달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전평화팀의 한상진 총무는 “한국에서 최초로 분쟁지역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직접 가서 활동을전개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세계평화를 실현하는데 국경은 더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반전평화팀은 이라크 반전운동의 경험을 살려 앞으로 팔레스타인평화팀을 결성해 현지로 떠날 예정이다.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소속 대학생 해외봉사단 33명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지난달 말 러시아 연해주의 오레호뷔 마을에서 이·미용,한방치료,태권도 교육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대학사회봉사협의회가 주관하는 대학생 해외봉사는 1997년에 처음 실시된 이래 지금까지 4000여명의 대학생이 12개국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또 ‘2003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 단원 174명은 지난 7∼8월 케냐와 네팔,방글라데시아 등 전세계 4개 대륙,30개 국가에서 인터넷 교육 등 봉사활동을 했다. 이밖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환경운동연합,한국여성단체협의회,자유총연맹,굿네이버스 등 10여개 시민단체들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가입해 세계적 NG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 뛰는 외국 NGO무엇보다 영국과 미국,호주 등 국제 환경단체들의 참여가 활발하다.세계야생생물기금(WWF)과 ‘지구의 벗 국제본부’ ‘습지와 새 보전을 위한 네트워크’ 등이 국내 갯벌 보전 문제 등에 대해 한국정부에 집단으로 항의서한을 보내거나 국내 집회에 직접 참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북핵 6자회담 개최에 앞서 국제평화국,군축과 안보를 위한 태평양캠페인,피스보트 등 48개 외국 NGO들은 한반도 전쟁위협 반대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회담 참가국들에 촉구했다. 외국인이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는 ‘국제친선클럽’(IFC)으로 회원 1500여명 가운데 3분의1이 외국인이다.이 단체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세계 각국 인사 6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동부 최전방지역인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두타연(淵)에서 ‘2003 세계평화 대행진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와 함께 국내 NGO에서 자원봉사 활동가로 뛰는 외국인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외국인 활동가는 독일의 긴급의사회(KCA) 소속 의사인 노어베르트 폴러첸 박사.그는 지난 2000년 평양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다가 추방된 뒤 탈북자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 지난해 3월 탈북자 25명을 중국 베이징의 스페인 대사관을 통해 국내로 망명시키기도 한 그는 지난달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북한 기자단과 충돌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로즈 거시오(80) 수녀는 경실련 발행 영문 계간지 ‘Civil Society’의 편집장과 영문 홈페이지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녹색연합에는 미국인 에이미 레빈(24·여·노스캐롤라이나대)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으며,밝은사회국제클럽의 나카후지 히로히코(39·경희대 박사과정),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사는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하는 봉휘련(26·여·말레이시아) 등이 있다. 지난 7월에는 이라크인 수아드 압둘카림(49·여)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수요집회에 참석한 뒤 ‘한국여성의 전화 연합’을 방문하는 등 한국 시민활동의 현주소를 살펴본 뒤 돌아갔다. 조현석기자 hyun68@
  • [癌없는 세상]뇌암

    인구 통계자료에 따르면 뇌종양은 원발성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5∼15명,전이성은 8∼9명의 발생률을 보이는 질환이나,발생률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뇌종양은 두개골 안에서 발생하므로 다른 종양과 달리 조금만 커져도 뇌압을 상승시켜 생명을 위협하는 특징이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척 중요하다.남녀간 발생률 차이는 없으나 수막종은 여성,수모세포종은 남성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뇌종양의 종류 뇌종양은 뇌조직이나 주변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원발성과 폐암 등 다른 장기에서 발생했다가 혈류를 타고 뇌로 전파된 전이성으로 나뉜다.다른 장기로 거의 전이되지 않는 원발성은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되나,전이성은 모두 암이다.단,수모세포종은 림프절,골수,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특성을 보인다. 양성 종양은 통상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그러나 성장 속도가 느려 종양이 큰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뇌수막종,신경초종,뇌하수체종양 등이 여기에 속한다.그러나 양성 종양도 뇌간(숨골)처럼 수술할 수 없는 부위에서 발생한 경우는 임상적으로악성으로 분류한다.종양세포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고 더러는 악성으로 변하기도 한다. 악성 뇌종양은 성장이 빠르고 주변 뇌조직을 침투해 자란다.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치료도 부작용없이 성장을 지연시키는 것이다.그러나 새로운 수술·치료기법이 많이 개발돼 일부 악성 뇌종양은 완치도 가능하다. ●원인과 증상 유전자 손상으로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유전자는 선천적으로 손상받은 것일 수도 있고 환경인자가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세포가 너무 빠르게 분열하고 이를 조절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종양이 발생한다.종양은 성장하면서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데,종양세포가 스스로 주변에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이 혈관이 종양을 더 빨리 성장시킨다. 흔한 증상은 두통으로 특히 아침에 심하며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또 30세 이후의 간질 발작은 뇌종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밖에 성격 변화,시력 약화,울렁거림과 구토,언어장애,기억력 감퇴 등을 보이기도 한다.이런 증상을 보이지만 정신과,안과,소화기내과 등을 돌아다니느라 조기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또 운동중추에 종양이 발생하면 반신마비가 오며 뇌하수체종양은 갑자기 젖이 나오거나 생리불순,불임,성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에는 CT,MRI,PET 등이 필수적이다.최근에는 PET와 CT를 동시에 시행하는 ‘PET-CT’가 개발돼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 보통 수술,방사선,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치료한다.수술은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지만,종양에 접근하기 위해 두개골을 열고 탐색 수술을 했던 과거의 방법은 합병증이 많은 문제가 있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종양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첨단 항법장치가 개발돼 탐색수술의 필요성이 줄었으며,따라서 합병증의 위험도 크게 줄었다. 스테로이드와 항경련제를 주로 사용하는 약물치료도 중요한 과정이다.스테로이드는 종양을 뇌의 부종과 염증을 치료해 수술 전후에 많이 사용하는데,장기간 사용할 경우 당뇨,비만,고혈압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이 문제다.항경련제는 간질 발작을 예방,치료하기 위해 사용한다. 암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항암화학요법은 특히 소아 뇌종양과 임파종,희돌기교종에 효과가 있다.그러나 원발성 뇌암의 30% 정도만 효과를 나타내며,치료 전에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이 치료법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뇌종양은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데,최근에는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타목시펜 같은 약물을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종양에 투여해 내성을 극복하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항암제를 함유한 웨이퍼를 종양부위에 삽입,천천히 약물이 작용하도록 하는 최신 치료법이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얻기도 했다.물론 이론적으로는 유전적 결함을 고치는 유전자 치료가 가장 탁월한 치료법일 수 있다.예컨대 암세포의 성장촉진 유전자는 끄는 대신 성장억제 유전자를 켜며,결함이 있는 감시체계를 정상화하고,면역기능을 강화하는데 획기적인 치료법이다.이런 치료법들이 동물실험에서는 효과가 입증됐으나 현실적으로 유전자를 종양세포에 전달하지 못해 실제로 환자 치료에는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면역치료,목표독소치료,혈관신생억제치료,유전자치료,분화치료 등 실험적 치료법들이 선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단계다. 이승훈 부원장 유헌 전문의 ■소아 뇌종양은 어떤병 신상훈 전문의 15세 이하의 소아기에 있어 뇌종양은 백혈병 다음으로 흔하다.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경우를 제외한 원발성 뇌종양은 전체 소아 종양의 15∼20%를 차지하며,암으로 사망한 소아의 2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소아 뇌종양의 연간 발생률은 소아기 전체로 보면 100만명당 24.5명 정도이나,나이에 따라 발생률에 차이가 있어 5∼9세 때 빈발하다가 이후 점차 줄어든다.환자의 남녀 성비는 1.2∼1.6대 1 정도이나 정상적인 소아 인구의 성별 구성비와 차이가 없어 남자의 발병률이 더 높다고는 볼 수 없다. 소아 뇌종양은 주로 신경축을 따라 발생하기 때문에 뇌 척수액의 경로가 종양으로 폐쇄되면 두개골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 두통,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대부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두통의 위치가 종양의 위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2세 미만의 아이는 두개골이 열려 있어 내압이 상승하기 보다 머리가 커지는 거두증을 보인다. 증상은 종양의 위치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예컨대 전두엽 종양은 반대측 팔의 운동장애나 반신마비,학습장애를,양측 전두엽 종양은 반신부전마비,지능저하,정서불안을,측두엽 종양은 기억·시야장애와 간질증상을 보이며,우성 측두엽 종양은 언어장애를 나타내는 식이다.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최근 염색체 이상이 주목받고 있다.진단은 대부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종양의 크기,위치와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 등을 파악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아직까지 유효한 치료법은 수술이다.깊게 자리잡아 접근이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면 치료의 첫 단계는 수술이며,수술을 통해 얻은 병리학적 진단을 토대로 항암 및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뇌종양을 가진 소아의 평균 생존기간은 53개월로 보고되고 있으나 최근 컴퓨터 공학을 응용한 정위적 수술기법과 부작용이 적은 항암치료제 등으로 생존기간이 늘어나고 있다.예컨대 악성 수모세포종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치료 경과가 좋아지고 있다. ■도움말 조관호 박사 많은 사람들이 방사선치료를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마지 못해 한번 해보는 치료’쯤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방사선치료가 얼마나 발전했으며,별 부작용도 없이 종양 정복에 기여하는지를 안다면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다.최근에는 3차원 입체조형방사선치료법 등이 새로 등장했다.전산화 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 등 첨단 영상과 컴퓨터를 동원,종양의 위치와 크기,모양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뒤 정상 조직을 피해 가면서 종양에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투사하는 방법이다. 우리에게 ‘감마나이프 치료’로 알려진 정위방사선치료법도 주목할 만하다.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 조관호 박사는 “뇌수술을 할 때 전신마취에 의한 부작용은 물론 수술 감염증,출혈이나 뇌 및 뇌신경 손상을 피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며 “이 치료법은 80% 이상의 뇌종양 환자에 대한 국소 제어에 활용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의료보험이 적용돼 저렴한 비용으로 시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 개발된 강도변조 방사선치료법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여러 방향에서 방사선을 투사하면서도 정상조직에는 강도를 줄이는 반면 치료해야 하는 종양에는 방사선 강도를 높여,이전의 어떤 방법보다 효과적으로 종양을 공격할 수 있다.조 박사는 “이 치료법은 종양이 중요한 조직에 가까이 있을 때 매우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수소핵(양성자)을 종양 치료에 이용하는 양성자치료도 있다.양성자는 질량을 가진 입자여서 신체 조직을 통과하면서 운동에너지를 잃고 멈추게 되는데,이 때 많은 방사선을 방출한다.바로 브래그 피크(Bragg’s peak)현상으로,이런 성질을 이용해 치료하는 기술이다. 조 박사는 “우리 암센터에서도 오는 2005년부터는 양성자치료법을 일반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암 정복에 있어 방사선치료는 가장 넓고 깊게 활용되는 치료법”이라고 전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책 / 임권택 감독, 그가 걸어온 길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1·2/정성일 대담 / 이지은 자료정리 현문서가 펴냄 임권택(69).이 땅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춘향뎐’으로,‘취화선’으로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큰 상을 거머쥐고 돌아온 거장감독.그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한국영화를 그의 육성으로 증언하는 책이 나왔다.필력 좋은 영화평론가 정성일(44)이 엮은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이지은 자료정리,현문서가 펴냄). 임 감독의 어린 시절,작품세계,인생철학,연출 노하우,제작 뒷얘기 등이 다양하게 정리됐다. 인물평전처럼 꾸며진 책은 608쪽짜리 2권으로 묶였다.속도지상주의 상술이 판을 치는 시대에 동시대 인물의 개인사가 무슨 소용이냐고 물리칠 이도 있겠다.그러나 임 감독의 영화인생 40년을 회고하는 작업은 우리 근·현대사까지 두루 돌아보는 시야넓은 창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임 감독의 작품은 근작 ‘취화선’까지 모두 98편.대담자의 집요한 질문공세에 그는 오랫동안 속에 품었던 이야기들을 솔직히 털어놓았다.영화적 성취목표에 대해서는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할리우드 수준에 내 영화를 끌어올리자는 것이 목표였으나,가망없는 욕심을 내고 있다는 걸 알면서 미국영화로부터 내가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느냐는 문제로 나아갔다.”고 답했다. 국내의 영화비평 문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날렸다.“평론가들에 의해 내 작품이 해체되고 그것을 발판삼아 영화를 발전시켜야 하는데,그런 역할을 하는 평론가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정씨는 영화월간지 ‘로드쇼’와 ‘키노’의 편집장을 지냈다. 책을 엮기 위해 지난해 7월 말부터 12월까지 임감독과 64시간의 밀착인터뷰를 가졌다.각권 2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
  • [길섶에서] 높이 멀리

    밤새 쏟아지던 비가 말짱하게 갠 아침.멀리 북한산이 또렷하게 보인다.빗소리에 잠을 설쳤던 때문인지 깨끗한 시야가 상쾌하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당연한 말이지만 숨어있는 의미는 심상찮다.한때나마 높이 나는 꿈을 꾸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아파트 2층에 살다가 11층으로 이사했던 적이 있다.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세상이 확 달라졌다.가로수도 차량도 사람도 조그맣게 내려다 보였다.그동안 보이지 않던 먼 곳의 풍경도 눈에 들어왔다.다시 6층으로 이사했다.적당히 높고 적당히 멀리 보인다는 느낌이 새롭다. 20년전만 해도 고층아파트는 드물었다.5층 정도가 고작이었다.점점 높아지다가 이제 40층짜리 아파트까지 등장했다.높다는 것만으로,멀리 본다는 것만으로 풍요로울 수 있는 것일까. 활짝 갠 아침에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눈으로만 높이 멀리 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날아야 한다는 걸. 김경홍 논설위원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6)조동일 - 한국의 학문, 탈 식민지화를 위해

    저 옛날 원효는 중국으로 가려다 중도에 돌아왔으되 당대 불교철학의 첨단에 서 있었다.오늘날에도 해외에 유학하지 않고 세계적인 학문을 이룩하는 사람이 있다.그가 바로 국문학자 조동일 선생이다.“유럽 문명권의 독주 때문에 빚어진 불행한 역사를 청산하고 다음 시대를 열기 위해서 일제히 노력하는데 동아시아도 다른 여러 문명권과 함께 적극 기여하는 것이 마땅하고,한국에서도 할 일을 해야 한다.나는 내 나름대로 그 임무의 일단을 수행하면서,주위의 다른 사람,이웃나라 학자,다른 문명권 학계의 분발을 촉구한다.”(조동일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 중에서) 말복을 앞두고 부채질을 해야 할 만큼 뜨겁던 날,선생의 연구실 바깥에서는 매미 소리가 따갑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선생은 역시 변함이 없었다.뭔가 혼자만의 담대한 구상에 빠져 있다 불청객을 맞은 듯했지만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는지 손수 녹차를 타주시는 배려를 보이기까지 했다. 비록 내 자신이 도둑맞은 건 아니었지만,선생과의 인터뷰 테이프를 도둑맞은 나는 뭐라 변명 드릴말씀이 없었다.빨리 본론을 시작하는 수밖에. “다시 선생님의 근황을 여쭈어 보아야겠어요.” “‘지방문학사 연구의 방향과 과제’라는 책을 썼어요.이제 교정을 다 봐서 책이 곧 나올 단계입니다.그리고 ‘국문학통사’도 한 번 더 고쳐서 제4판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이 작업은 오래 걸려서 2005년 초에나 나올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한국문학사를 연구해 오셨는데요.우리의 문학은 중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의 문학과 어떤 점에서 구별될 수 있을까요?” “한국문학사가 세계문학사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점이 뭐가 있느냐.세 가지로 간추릴 수 있어요. 첫째,구비서사시의 전통입니다.우리 문학을 보면 고대부터 근대까지 서사시가 면면히 이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어느 한 시대에 구비서사시의 풍부한 유산을 가진 나라는 여럿 있지만 이렇게 시대에서 시대로 이어지면서 면면히 새롭게 창조되는 구비서사시를 볼 수 있는 것은 한국문학이 특별한 경우입니다.시대에 따른 역동성이 있다는 것이죠. 둘째,한국은 동아시아 문명권의 중간에 위치해있습니다.중국이 중심부이고 일본이 주변부라면 한국은 중간부인데 중간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느냐.중심부가 발전시킨 공동 문어문학과 주변부에서 일찍부터 발전시킨 자국어 민족문학이 비슷한 비중으로 발전하면서 그 양자가 밀접한 관련 양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한국문학의 이런 특징은 다른 문명권의 중간부에서도 발견됩니다.산스크리스트어 문명권의 타밀,아랍 문명권의 페르시아,유럽 문명권의 프랑스나 독일 등이 그렇지요. 셋째,한국은 식민지 통치를 받으면서 근대문학을 일으켰는데 식민지 경험을 가진 다른 어느 나라의 문학보다 훌륭한 근대민족 문학을 이룩했습니다.그리고 그것은 앞 시대의 축적의 대가입니다.일본 식민지 통치는 언론과 정치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했고 이것이 문학에서는 고도의 암시와 상징,비유를 가능케 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 근대문학은 문학적 창조의 방법을 보이면서도 민족이 요망한 것을 깊이 집약하는 양면성을 갖추었습니다.이것은 우리 문학이 가진 한 특성이면서 제3세계 근대문학이 가진 보편적 특징을 잘집약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고대,중세,근대에 걸쳐 한국문학은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전통과 가치를 구비하고 있는 셈이군요.문명권을 중심부,중간부,주변부로 보는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동아시아 문명권의 경우 중국은 공동 문어문학,즉 한문학의 중심부이고 그 규범을 보인 성과가 높은 반면에 중국의 백화문학은 근대에 들어서야 성립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반면에 일본은 공동 문어문학을 많이 하지 않았고 그 수준도 별로 높지 못한 데 반해 자국어문학은 일찍 성립된 편입니다.일본 사람들은 이것을 굉장한 것인 양 자랑하고 있는데 이것은 문명권의 주변부가 가지는 일반적 특성일 뿐 민족성 우위를 주장하는 것은 전혀 적합하지 못합니다.일찍 자국어문학을 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일본보다 유럽 문명권에서 주변부 중의 주변부인 아이슬란드보다 못합니다.중세에는 공동 문어문학을 잘한 중간부,즉 한국이 아주 위세가 높았고,근대에 와서는 주변부였던 탓에 자국어 문학이 일찍 개화한 일본이 조금 나은 형편에 놓여 있는 거지요.그러나 근대를 넘어서서 다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근대와 중세의 유산을 함께 이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공동 문어문학에 함유된 가치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중간부인 한국의 중요성이 커집니다.유럽처럼 동아시아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이 가지고 있는 중세적 보편성과 일본이 가지고 있는 개별성을 함께 구비하고 있는 한국이 두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구실을 하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한국문학 연구를 폭넓은 시야를 확보하면서 주체적,독자적인 위상으로 끌어올리는 문제를 깊이 고민해 오신 것 같은데요.” “학문하는 데 있어 흔히 볼 수 있는 두 가지 조류가 있어요.하나는 서양 학문을 가져와서 우리 것을 만들고 또 그것을 토착화하자는 수입학이죠.그런데 이 수입학은 아무리 잘해도 원산지보다 잘 할 수는 없어요.원산지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이죠.또 수입학으로 대안을 만들 수는 없는 거죠. 다른 하나는 국학,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이것을 자립학이라고 했어요.수입학이 범람하는 와중에 자립을 하자는 것도 좋지만 우리 것에 매달리면서 그것의 의의를 많은 경우 감정적으로 설정하고,우리 것이 가지는 보편적 의의를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편성이 결여돼 일반이론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자립학입니다.이러한 자립학으로도 우리 학문은 학문이 크게 나갈 수는 없어요. 수입학의 폐단과 자립학의 폐쇄성을 함께 넘어가는 바람직한 학문의 방법이 필요한데,나는 이것을 창조학이라고 명명했습니다.창조학이란 뭐냐면,우리 것,우리 민족,우리 유산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의의를 발견하고 그것을 한편으로는 동아시아로 확대하고 제3세계로,세계로 확대하는 것이죠.동아시아로 확대한다는 것은 중세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고 제3세계로 확대한다는 것은 근대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져요.그렇게 해서 얻어진 결과를 가지고 유럽문명권 사람들이 무엇을 잘못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따져보는 거죠.그렇게 해서 근대를 합리화하는 그들의 한계에서 벗어나,유럽 문명권 중심주의를 세계 전체로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그것의 근본적 결함을 비판하고 대안이 되는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학문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입니다.” “중요한 말씀 같습니다.그런데 학문을 함에 있어 언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예컨대 영어를 잘 알아야 한다든가,말입니다.” “국제비교문학회 같은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 보면,말할 수 있는 사람은 할 말이 없고 할 말이 있는 사람은 말할 수 없다는 아이러니를 겪게 됩니다.우리나라뿐 아니라 제3세계가 다 마찬가집니다.말할 수 있으면 할 말이 없다는 것은 영문학,혹은 국문학 전공자들이 해외에 나가서 영어는 빠지지 않게 하지만 내용이 없다는 것이죠.할 말도 있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도 있고 그것을 외국어로 표현할 줄도 아는,그러니까 양쪽을 갖춘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영문학자나 국문학자가 그렇게 하기는 매우 어려워요.국문학을 깊이 공부하는 사람이 비교연구의 관점도 다 갖추고 세상에 통용되는 말로 글을 쓰고 발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 현실이고 제3세계 국가들도 모두 비슷합니다.그런 공통적인 현실을 타개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영어를 공용어로 해야 경쟁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견해는 만만치 않은데요.복거일씨가 그런 분 가운데 한 사람이었죠?” “영어는 일종의 교통어입니다.모국어가 다른 사람끼리 통용하기 위한 말인데,교통어로서의 영어가 갖는 효용성을 부정할 수는 없겠죠.그렇다고 해서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말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할 말은 점점 더 없어져요.할 말이 있고 말을 못하면 다른 사람이 번역을 해서라도 내놓을 수 있는데 말을 할 수 있고 말할 내용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대목에서 선생은 어조가 한결 높아진다. “지난번에 그런 주장이 횡행하길래 3개월 만에 급한 대로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이라는 책을 썼습니다.관심이 있어 자료는 모으고 있었지만 내 분야가 아니었기에 바로 쓸 계획은 없었어요.그러나 문제가 시급하다는 생각,몇 달 만에 책을 썼고 원고 넘기고 한 달여 만에 책이 나왔어요.그 책의핵심 중 하나는,영어 공용어 국가는 영국과 미국의 식민지였거나,자기 나라 사람끼리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뿐이라는 것이에요.우리나라 사람끼리 말이 통하지 않게 하는 것,영어를 공용어로 만들어 한국어를 못 쓰게하는 것은 어떤 정치권력이나 법으로도 불가능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소리를 떠드는 것은 사람의 의식을 혼미하게 하는 거예요.영어를 공용화한 나라가 얼마나 많은 불행과 고통을 겪고 있는지 조사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하고 정책을 좌우하는 사람들까지 부응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그것은 경쟁력도 못키우고 학문을 발전시키지도 못합니다.” 선생은 외국어를 가장 잘하는 국문학자 가운데 한 분이고 학문을 하려면 5개국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영어 공용어론에 대해서는 여간 강경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마 평생 학문을 학문답게 해온 사람의 지혜에서 우러나오는 게 아닐는지. 나는 선생께,선생님도 생활이라는 개념이 있느냐고 여쭈었더니,그렇단다.매년 8월 아무 날에는 제자들과 속리산에함께 오르신단다.이 글을 정리하느라 선생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매주 일요일 오후 1시5분쯤이면 도봉산역에 도착해 등산을 하신단다.참으로 놀라운 생활이 아니냐.그 규칙성,그 성실함이라니. ■방교수가 본 국문학자 조동일 옛날에 신림 4거리에서 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어떤 큼직한 가방을 멘 사람이 혼자 쑥 들어오더니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호프 500cc를 한 잔 시켜 마시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그가 바로 조동일 선생이었다.그 무렵 나는 그가 늘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마냥 큼직한 커리어백을 끌고 다니는 것을 목격하곤 했다.그는 다른 생각 없이 공부만 하고 땅만 보고 다니는 사람 같았다.생각은 하늘에 두고. ●도전과 의지의 삶… 저서 50여권 이번에 조동일 선생과 인터뷰를 치르는 동안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녹취 테이프 푸는 일을 맡은 작가 김신우씨 집에 도둑님이 들어 테이프를 잃어버린 것.생각다 못해 선생에게 다시 인터뷰를 하자고 어렵게 말씀 드렸더니 쾌히 그러자신다.천재지변 같은 일을 어떻게하겠느냐고. 나는 선생 연구실의 낮은 문턱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높고 낮음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이었다. 1939년 경상북도 영양 사람으로 예천 출생이다.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한 뒤 국문과에 다시 입학,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학문을 익히는 도전과 의지의 삶을 살아왔다.1982년에 간행되기 시작하여 모두 다섯 권으로 낸 ‘한국문학통사’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쓴 저서가 모두 50여권. 그의 관심은 한국문학에서 출발하여 한국문학으로 끝나되 그 단일 주제는 끊임없이 확장,심화되어 왔다. ●평생 한국학의 세계성 탐구 ‘우리 학문의 길’(1993) 등이 보여주듯,그는 한국 지식사회가 주체성과 독자성을 확보하는 길을 고민해 왔으며 나아가 그러면서도 정저지와(井底之蛙)에 머무르지 않는 학문의 창조성을 고창해 왔다.최근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처럼 그동안의 학문적 성과를 갈무리하는 저서를 내는 한편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민족문화가 경쟁력이다’(2001) 같은 저서로 사회 일각의 천박한 서양 동화주의를 비판하면서 우리언어와 학문의 가치 옹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 손짓하는 中 등 떠미는 韓

    ‘한국 기업에 중국 웨이팡시(市)를 팝니다.’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산둥성(山東省)의 도시 웨이팡을 새로운 투자 적격지로 소개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우리의 산업자원부 차관에 해당하는 상무부 부부장이 직접 웨이팡 당서기(일종의 시장) 등 지방공무원 50여명을 데리고 입국,투자유치를 벌이고 있다.중국 ‘무명’도시의 고위관료들이 직접 날아와 토지 장기 무상 임대 등의 파격 조건을 내걸고 한국기업 투자 유치에 나선 것은 한국정부가 교훈으로 삼을 대목이다.국내에서 외국기업들의 투자계획이 각종 행정 규제에 걸려 발목이 잡혀있는 것과 아주 대조적이란 지적이다. ●“웨이팡이 한국 기업에 최적지” 웨이팡 투자유치단은 20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이 자리에서 웨이팡시 당서기 장촨린(張傳林)은 “현재 산둥성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80%가 ‘임가공(賃加工)을 통한 재수출 업체’들인 만큼 웨이팡시야말로 한국 기업에 가장 적합한 기업환경을 갖췄다.”고 역설했다.웨이팡시공무원들은 한국 기업인 참석자들을 일일이 붙잡고 영어를 섞어가며 투자조건을 설명했다. 웨이팡 시당국은 모든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 기업소득세(법인세)를 2년간 면제하고,이후 3년 동안에는 50%를 감면해주겠다고 홍보했다.생산한 제품의 70% 이상을 수출하는 기업이나 수익금의 일정 한도를 재투자하는 기업은 기업소득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설비기자재에 대한 수입관세도 면제하고 토지사용료나 전기요금 등의 운영비용에 대한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심지어 한국인 유학생이 웨이팡 현지에서 투자창업을 하면 아파트와 사무실을 무상 제공한다는 조건도 내세웠다. 웨이팡은 산둥성 칭다오(靑島)와 지난(濟南) 사이에 있는 인구 860만명의 광역도시로,넓이(1만 5800㎢)는 서울의 25배나 된다. 전형적인 시골 도시지만 주민들의 교육열과 의식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웨이팡이 임가공 수출업체가 많은 한국 기업에 적합한 이유는 근로자 임금과 물류운송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이다.웨이팡의 평균 근로자 임금은 월85∼90달러로,인근 칭다오의 100달러,상하이와 광저우의 150∼200달러에 비해 낮은 편이다.현재 웨이팡에는 162개의 한국 업체가 등록했으며,이 가운데 108사가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 투자유치와 한국의 투자규제 중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내국민 대우정책’을 편다고 밝혔다.자국인 기업에 대한 형평성을 빌미로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혜택을 줄일 방침이다.하지만 이는 또 다른 투자 유인책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KOTRA의 장행복(張幸福) 칭다오 무역관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혜택을 줄일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규제는 전혀 없고 도리어 이를 미끼로 ‘지금 어서 투자하라.’고 독려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웨이팡을 포함한 산둥성의 투자유치 제1목표는 ‘한국’”이라고 전했다.그는 “투자유치에 실패한 공무원은 즉시 경질하고,실적을 올린 공무원은 파격적으로 승진시키는 모습을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반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 ▲노조의 무리한 요구 ▲융통성 없는 기업규제 ▲반미시위 등으로 투자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자원부 투자정책과 박기영(朴起永) 서기관은 “지난 5월 LG필립스의 파주공장 설립건(件)이 여론에 떠밀려 규제완화가 됐을 뿐,아직 10여건 이상은 투자계획이 발표됐음에도 실현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무념무상속 옛도공 솜씨 되살리죠”/‘이도다완’ 대가 민영기 씨

    도예가 민영기(閔泳麒·56).그는 오늘을 살고 있는 옛 도공이다.임진왜란 이후 400여년간 국내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이도(井戶)다완’을 다시 탄생시킨 장본인이다.지난 78년 가마를 박은 경남 산청군 단성면 방목리 ‘산청요’에서 옛 솜씨로 요즘 그릇을 만들며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대학 졸업후 ‘늦깎이’로 도예에 입문했지만 타고난 성실함과 열정,그리고 실험정신이 오늘의 그를 가능케 했다.그는 지난 4월 일본 도쿄의 고미술화랑 ‘고주쿄(壺中居)’에서 세번째 다완전을 열었다.고주쿄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화랑인 데다 당시 가져간 이도다완 30여점은 전시회가 열리기 전 모두 판매될 정도였다.일본서 다완으로는 이도를 첫째로 친다.이도다완은 아주 자연스럽고,아무렇지 않은 소박한 그릇이지만 조건은 까다롭기 그지없다.우선 굽이 듬직하게 높고,몸통이 곧게 벌어져야 하며,유약은 황백색이어야 한다.그밖에 바닥의 비짐눈 자국과 몸통의 물레 흔적,굽의 대나무마디 자국 등도 따진다.조선시대 경남 일대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도다완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건너가 소박하고 꾸밈없는 아름다움으로 일본사람들을 사로잡았고,특히 말차(抹茶)잔으로 각광받았다. 민씨는 “이도다완은 흙이나 몇가지 형태와 유약등 외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욕심없이 만들고,쳐다 봐서 마음이 편하면 그것이 바로 이도”라고 말한다. 그리고 “조선시대 잘 만든 그릇을 보면 ‘황금분할’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당시 상당한 기술 수준의 도공들이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일상적으로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황금분할(Golden Section)은 조형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통일의 원리로 널리 활용되는 가장 조화로운 비례(1:1.618).고대 로마의 건축가 ‘비트로비우스’가 그리스의 건축양식에 이 비례가 적용된 것을 발견한 이래 중시돼 왔다. 민씨는 1947년 산청에서 태어났다.부산 동아대 원예과를 나온 그가 도자기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은 남다르다.대학 시절 부산 고미술협회장을 맡은 사촌형의 영향으로 옛 도자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마침 조선도공의 후예로서 일본의 5대 도예가문으로 손꼽히는 ‘나카자토(中里)가문’의 13세손인 나카자토 다로우에몽(中里太郞右衛門)이 모국귀향전을 가졌다.나카자토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도예기술을 모국의 젊은이에게 되돌려 주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민씨는 도자기에 관심은 많았지만 그때까지 물레를 돌려보지는 않았다.그러나 나카자토는 오히려 이 점을 높이 사 그를 문하생으로 거뒀다.이렇게 해서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수업은 상상 밖으로 힘들었다.일본사람에게 질 수 없다는 의지는 앞섰지만 무엇보다 그를 괴롭힌 것은 일본적인 치밀함과 완결을 위한 끊임없는 추구였다.이때 익힌 치밀함과 완전함으로 이도다완을 재현할 수 있었고,30년이 지난 지금 그에게 가장 큰 장점이 됐다.하지만 당시로서는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이를 익히는 데 당초 예정한 3년이 부족해 2년을 더 보태야 했다. 5년 만에 귀국한 민씨는 산청에 가마를 박고 분청사기를 만들었다.꾸준히 도자기를 만들었지만 ‘나카자토식’으로 훈련된 조형감각을 털어내지 못해 고민했다.자신에게 채워진 스승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그는 박물관과 국내에 흩어져 있는 옛 가마터를 답사했다.그곳에서 접하고 눈에 익힌 옛 도자기를 스승으로 삼아 무언의 가르침을 받고서 비로소 털어낼 수 있었다. 그가 다완에 관심을 갖게 된 때는 지난 90년.평소 민씨의 물레질을 아끼던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 정양모(鄭良謨·현 경기대 석좌교수)씨의 소개로 세계 제일의 다완평론가 하야시야 세이조(林屋晴三·74)를 일본서 만난 것이 계기였다.정씨는 “옛날 솜씨로 요즘 것을 만들어 보자.”면서 이도다완을 다시 만들도록 권유했다.하야시야도 “일본사람이 못 만드는 그릇을 만들면 일본서 전시회를 열어주겠다.”면서 부추겼다. 그로부터 7년간 그는 다완이라는 화두를 붙들고 씨름을 했다. 일본의 명품 이도다완을 직접 만져 보고 감을 익히며 작업을 되풀이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그 시절 그는 1년에 1만개씩 다완을 만들어 깨버려야 했다.한 해에 15번씩 가마에 불을 지피고,가마에서 나온 300여점 중 10점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부숴버렸다.민씨는 “10점을 골라내려면 눈알이 빠지고 머리가 빠개지는 듯했다.”고 고통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방황의 세월을 보내고 이도의 모습이 드러나자 지난 96년 5월 일본 도쿄의 고미술화랑 고주쿄에서 처음 전시회를 열었다.당시 반응은 “정말 이도다완답다.”는 것이었다.이도다완의 재현을 꿈꿔온 하야시야는 “민영기의 이도다완”이라고 극찬했다.그후 2001년과 올 4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전시회를 열었다.그래서 그런지 그는 국내보다 오히려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 민씨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도예는 암흑기를 맞았다.”면서 “만드는 사람이 없으니 사용하는 사람도 없고,그러니 안목이 없어져 좋은 그릇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작가로서 상당한 경지에 다다랐지만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고 물레를 돌리고 있다.좋은 흙을 찾아 산청 골짜기를 뒤지는 것도 모자람을 채우기 위함일 것이다. 그의 꿈은 한 차원 높은 이도다완을 만드는 일이다. 산청 글·사진 이정규기자 jeong@
  • 이 부부가 사는 법 / 최명주·이묘숙씨

    결혼식에서 신랑이 검은 옷을 입는 이유는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웃자고 하는 말이라지만 분명 결혼 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가 가득하다.무덤이란 극단적인 표현이 아니라도 결혼하면 대부분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산다.그것이 결혼이고,인생이라 생각한다.그리고 때때로 자조적으로 덧붙인다.“결혼생활이란 게 다 그렇지…”“문제없는 부부가 있나?”이 말들은 문제를 축소시킬 뿐 아니라 자기합리화에 딱 맞다.그러나 문제해결은 애당초 포기하는 말들이다.이럴 때 결혼 당시 자신들의 신념과 약속들을 지키며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엿보는 것은 어떨까.최명주(41·이야기 있는 외식공간 기획실장)-이묘숙(41·대학강사)씨 부부는 참 특별나다.남편 최씨는 세가지 결혼약속을 했고,이를 14년째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세 가지 해방’을 약속 최씨의 이씨에 대한 약속은 ‘세가지 해방’,즉 ‘가사로부터 해방,육아로부터 해방과 무지로부터의 해방’이었다. 가사분담을 하겠다는 약속이야 요즘 웬만한 신세대라면 할 수 있겠다.하지만 육아로부터의 해방이라니? 최씨는 출산과 육아로부터 아내를 자유롭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결혼 후 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더 공부하자며 ‘무지(無知)로부터의 해방’을 덧붙였다 한다. “흔히 결혼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희생해야 한다고 하지요.남자는 물론 여성의 경우 결혼 결정은 자신의 삶을 어느 정도 포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저희는 평생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을 약속한 겁니다.” 게다가 최씨가 사춘기 시절부터,“차 한잔을 놓고 밤새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반려자로 맞겠다.”던 꿈까지 실천하면서 산다.지난 주말에는 영화‘싱글즈’를 통해 새로운 삶의 형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느라 밤을 새웠다. 최씨는 부부간의 대화는 다양한 경험의 공유가 비결이라고 말했다.“영화,연극,뮤지컬 등 삶을 즐겁게 해줄 재료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어요.‘이번 주말에는 무엇을 즐길까’하면서 정보를 찾고 1주일 열심히 일한 뒤 주말을 확실하게 즐기면,대화의 소재가 샘솟지요.” 아내 이씨는 남편을 ‘일에는 도전적이고,적극적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잘 우는 여린 사람,남성적이면서 동시에 여성적인 양성성이 제대로 조화된 완벽한 사람’이라고 말했다.좀 과장된 칭찬이라는 지적에 웃음을 보였다.“그래서 흔히 ‘닭살 부부’라고들 해요.10년이 넘었는데도 그렇게 사랑이 넘치느냐고 이상하다고 합니다.하지만 결혼생활이 깊을수록 더 사랑이 깊어지고,커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성공이란 과정을 즐기는 것 최씨는 경기 양평군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4년동안 돈을 벌다가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을 졸업했다.“주민등록도 없던 어린 시절부터 생업의 현장에서 뛰어야 했다.그때 나를 지켜준 것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하는 생각이었다.”그뒤 우연히 외식업체에서 일하게 됐고,결혼과 동시에 두사람이 영국의 한 한식당으로 일을 배우러 가게 됐다.“당시만 해도 외식업이 이렇게 성장할 줄도 몰랐고,요식업이란 말로 천시받았죠.우연히 일도 배우고,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라 무모하게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지요.” 영국에서 그래픽디자인도 함께 배우느라 고생했다는 그는 귀국후 외식업체 ‘놀부’의 기획실장으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말레이시아,중국 등을 누비면서 한식을 세계화하는 데 힘썼다.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얼마 전에는 대그룹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만큼 외식업체 컨설팅에는 손꼽히는 사람이다.그리고 최근 컨설팅업체를 설립,서울 강남 외식업계를 한식으로 새롭게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전 전통한식만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외식산업이 지금은 새로운 맛과 퓨전으로 탐색중이라면 결국은 우리 입맛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거든요.세계인들은 특별한 음식으로 한식을 만나기 시작했고요.” 부인 이씨는 고교 졸업후 애니메이션회사를 다니다 결혼과 함께 영국으로 갔고,웨이트리스로 외식산업을 알게 됐다.한식당의 매니저로 일한 경험을 살려 한국으로 돌아와 ‘놀부’의 점장을 맡았고,95년 한국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했다.이어 경희대에서 외식산업학 석사과정을 마친뒤 올해 박사과정에 입학했다.올 가을학기부터는 대학에서 외식산업에 대한 강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두 사람은 지적 허영으로 학력을 쌓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공부 역시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겁니다.언제든 입학한 것만으로도 만족했습니다,더이상 욕심내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공부했어요.과정을 즐기고,행복감을 느끼면서요.그랬더니 생각보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세상의 아이가 모두 예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질문,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자 최씨는 조심스러워졌다.“저희도 아이를 좋아합니다.그런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는 문제에 천착하다 보니 아이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없었던 것 뿐입니다.내 아이를 낳아서 이기적으로 키우기보다는 세상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녀는 “결혼 전에는 흔히 남자들이 아이 안낳겠다고 하잖아요.그러나 결혼하면 종족 보존의 본능인지 달라지고.처음 약속하면서도 아이 문제만은 믿지 않았어요.결혼 5년,10년째에 그리고 제가 40이 되기 전해에 마지막으로 ‘정말 아이를 원하지 않느냐?’고 물었어요.끝내 남편의 생각이 바뀌지않는 것을 보고 ‘역시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아이를 갖지 않은 데는 시어머니도 영향을 끼쳤다.“80이신 시어머니께서 오히려 두사람만 행복하면 된다고 격려해 주시니까요.” 어버이날,중학생인 조카로부터 카네이션을 받으면서 묘한 기분이 된다지만 내 아이가 아니라 세상의 아이들을 위해 갖가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청소년범죄에 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그에게 저출산율을 들이대며 ‘비난’의 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표현할수록 가슴 설렌다 이들에게 생활 속의 사랑표현을 물었다.이들은 집에서 매일 아침 6시,성대하게 거행되는 ‘아침작별 세리머니’를 소개했다.포옹하고,뽀뽀하는 것는 기본.엘리베이터 앞에서 다시 악수,문이 닫히기 전까지 손을 흔들어주고 차에 오르기 전 베란다에 나와 있는 아내를 향해 ‘바이바이’,비상라이트를 켠 채 아내의 시야를 벗어나는 250m가량을 주행한다.“이 순간을 진하게 느끼기 위해서입니다.‘이 다음∼’은 없거든요.” 최씨는 가정에서는 물론,직장에서도 ‘다음∼’이 아닌 ‘바로 지금,오늘’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산다고 말했다. 이씨는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아직까지 결혼생활은 남성이 주도하는 만큼 남편의 의식이 결혼생활의 행복을 여는 열쇠”라면서 “닭살 부부로 살아보시지요.”라고 권했다. 허남주기자 hhj@
  • 눈병 없는 여름을 나자

    최근 들어 각 안과마다 유행성 눈병을 앓는 환자들이 북새통이다.예년보다 이른 유행이다.외래 환자의 30% 가량이 결막염 환자들이다.일부 중·고교에서는 눈병 때문에 결석과 조퇴자가 늘어나고 있다.조심하지 않으면 휴가를 망치기 십상이다.유행성 결막염과 아폴로 눈병,빛 때문에 생기는 자외선 각막염이 여름 눈병의 주종이다. ●유행성 결막염 여름철 눈병의 90%를 차지하는 유행성 결막염은 감염후 12시간에서 3일 정도 지나야 증상이 나타난다.아데노 바이러스가 눈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전염성이 강해 순식간에 퍼진다.따라서 눈병에 걸리면 외부활동이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목욕탕이나 수영장을 찾는 것도 금물. 감염후 1주일 쯤 지나 증세가 가장 심한데,눈에 티가 들어간 것같은 느낌과 함께 충혈과 눈꼽이 많이 끼는 것이 특징이다.안대를 하면 눈속의 온도가 올라가 바이러스가 더 왕성하게 번식하므로 좋지 않다.어린이의 경우 귀밑 임파선이 붓고 열이 나며 설사를 동반하기도 한다.시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1%정도는 각막이 혼탁해져 오랫동안 시야가 뿌옇게 보일 수 있으므로 증세가 나타나면 안과를 찾아야 한다. 눈병이 유행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특히 목욕탕과 수영장을 피하고 외출후 깨끗이 손을 씻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가족중에 환자가 있을 때 수건과 세면대,비누를 따로 사용하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고 2차감염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둘 뿐 특별히 빨리 낫게 하는 방법은 없다.치료약으로 스테로이드 제제를 남용할 경우 녹내장·백내장을 앓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콘택트 렌즈는 세균의 배양을 촉진시키므로 항상 청결히 관리해야 하며,감염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눈의 작열감(灼熱感)을 줄일 수 있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 유행성 결막염과 달리 엔테로바이러스70에 의해 발생한다.일명 ‘아폴로 눈병’으로 불리기도 한다.전염력이 무척 강하다.자각증상은 유행성 결막염과 비슷하나 증상이 덜하고 경과 기간이 1주일 정도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눈이 아프고 눈부심,이물감과 함께 눈물을 많이 흘린다.흰자위의 핏줄이 터져서 눈이 붉게 충혈되고 눈꺼풀이나 결막이 붓는게 보통이다. 1∼2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일주일정도 앓으며 환자의 25% 정도는 열과 전신 근육통을 함께 앓는다.치료제로는 항생제와 소염제를 사용하나 검은자위에 염증이 생긴 경우 부신피질호르몬제 안약을 사용하기도 한다.전문의 처방없이 안약을 넣거나 식염수 등으로 눈을 씻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통증이 심할 경우 얼음찜질을 하면 수그러든다. ●자외선 각막염 자외선 각막염은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각막에 염증이 발생한 경우다.각막염이 오면 수시간 뒤부터 눈이 충혈되며 붓고 통증이 생긴다.눈두덩이에 차가운 찜질을 하고 말초혈관 수축제를 점안하며 항생제 안약을 사용하면 1∼3일 후 증상이 완화된다.햇빛이 강할 때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도움말 박영순 윤호병원장 심재억기자
  • [먹고 사는 이야기] 청량음료 중독증

    미국의 일부 고속도로 순찰 경찰관들은 2갤런 정도의 콜라를 차에 싣고 다닌다.순찰차 트렁크에 실린 콜라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길에 묻은 핏자국을 지우기 위해서다.쇠고기를 콜라에 담가 놓으면 이틀만에 고깃덩어리가 다 삭아버린다는 실험결과도 나와 있다.차창이 흐려졌을 때 콜라를 이용하면 아주 깨끗하게 닦인다는 것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생활의 지혜’다. 지루한 장마가 물러가고 섭씨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가 시작되었다.더위에 비례해서 청량음료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또 갈증을 풀기 위해 습관적으로 청량음료를 찾고 있으나 한쪽에서는 청량음료 유해론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청량음료는 17세기 유럽에서 첫 선을 보였다.천연 광천수를 모방해 물에 이산화탄소를 넣어 만든 게 시초.지금은 기호음료로 자리잡았지만 초기에는 의료용이었다.1888년 코카콜라를 발명한 존 펨버턴도 “이건 단지 소화제일 뿐이다.”고 말했다. 청량음료의 대명사격인 콜라는 콜라나무 열매 추출액에 설탕,캐러멜,인산,향료 등을 첨가해 만든다.콜라 추출액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콜라와 함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많이 팔리는 사이다에는 설탕과 산미료에 각종 향료가 들어간다.과일음료도 오렌지,레몬 등에 이어 매실,복숭아,포도,사과,망고 등으로 품목을 넓혀가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청량음료의 주 성분은 당분.함량이 10∼13%에 달한다.콜라 한 캔(355㎖)에는 티스푼 10개 분량의 설탕이 들어간다.다른 과즙 탄산음료에도 티스분 6∼10개의 당분이 함유되어 있다.성분표시야 액상과당,포도당 등 여러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이 역시 설탕과 마찬가지의 당분이다.따라서 청량음료를 마시면 당분이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이 상승,일순간 피로가 회복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게다가 콜라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일시적으로 각성효과를 보인다.음료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가 날아가면서 혀의 미뢰를 수축시키고 기포가 시각적 효과를 더해줘 청량감을 과장되게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당분 섭취로 혈당이 높아지면,우리 몸은 혈당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한다.혈당이 높아지면서 뇌 속의 세로토닌(기분을 좋게 해주는 물질)이 증가하여 일시적으로 편안한 기분이 들지만,인슐린에 의해 혈당이 다시 떨어지면 피로감과 불쾌감은 오히려 가중된다.따라서 세로토닌이 주는 즐겁고 편안한 느낌을 본능적으로 좇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적으로 당분이 듬뿍 든 음료에 중독되기 쉽다. 영양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청량음료보다는 천연과일을 권하고 있다.예컨대 요즘이 제철인 수박은 91%가 수분이어서 한 잔의 물을 마시는 것과 거의 같다.8%의 당분과 섬유소가 들어있어 혈당의 변동폭도 적다.암예방 효과가 있는 리코펜,베타캐로틴 등의 항산화 비타민까지 풍부하니 여름철 피로회복용으로 제격이 아닐 수 없다.굳이 비싼 돈을 지불해 가면서 청량음료를 사 마셔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임 경 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영학과
  • JSA는 어떤 곳 / DMZ내 공동경비구역 한국군 현재 ‘을’구 경비

    이르면 내년 후반 우리측에 경비책임이 완전히 넘어오게 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남북 분단을 상징하는 현장이다.행정구역상으론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에 속하며 비무장지대(DMZ)내 군사분계선(MDL)상 직경 800m의 타원 형태 구역이다. 한국전쟁 기간 중 총 1076차례의 정전회담이 열렸고,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뒤 유엔사와 북한군측이 합의해 남쪽으로 1㎞ 떨어진 곳에 JSA를 만들었다.1976년 8월18일 시야를 가리는 미루나무를 자르던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이른바 ‘도끼 만행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군사분계선은 서쪽으로 예성강과 한강어귀의 교동도에서부터 개성 남쪽의 판문점을 지나 중부의 철원·김화를 거쳐 동해안 고성의 명호리까지 약 155마일(248㎞)에 이른다.군사분계선의 경계 업무는 현재 대부분 한국군이 맡고 있지만 JSA를 통과하는 1.6㎞만은 예외다.경비구역 가운데 JSA 직후방의 ‘을’구는 이미 90년대 초 한국군에 넘겨졌고 이번에는 JSA 지역인 ‘갑’구까지 이양이 논의된 것이다.미군의 경우캠프보니파스에 소속된 50여명이 JSA 경비를 맡고 있어,한국군으로 대체될 경우 캠프보니파스가 그대로 존재할지,아래쪽 캠프그리피스 부대로 통합될지는 미지수다. JSA에 근무하는 미군들의 경우 수는 적지만 의정부·동두천 지역의 제2사단 미군과 함께 돌발상황시 미국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으로 간주돼 왔기 때문에 미측은 가급적 빨리 JSA 경비책임 문제를 넘기려는 입장이었던 반면,우리측은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쪽이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이런책 어때요 / 성형수술의 문화사

    샌더 L.길먼 지음 / 곽재은 옮김 이소출판사 펴냄 근대 이후 인류가 성형수술에 열광하게 된 배경과 전개과정을 문화사적인 관점에서 살폈다.19세기 일본의 인류학자들은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긴 코와 둥근 눈을 과장되게 묘사하곤 했다.아이누인을 미개인으로 격하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필요성 때문이었다.그런가 하면 권력의 필요에 따라 성형이 강제되기도 했다.나치 독일과 파시즘 이탈리아 치하에서 강제된 성형수술이 대표적인 사례다.무솔리니는 장교들의 전투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명목으로 40세 이상 장교들에게 모두 눈꺼풀 수술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처진 눈꺼풀이 시야를 방해한다고 믿은 탓이다.2만 5000원.
  • 국제 플러스 / “러시아 WTO가입 임박”

    |모스크바 연합|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가 22일 밝혔다.카시야노프 총리는 정부 청사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가입협상 결과에 대해 언급,이같이 말했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전했다.그는 “지난 10년간 진행된 WTO 가입 협상이 거의 종착점에 다다랐다.”면서 “조만간 유리한 조건으로 WTO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WTO 가입협상에서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제는 ▲국내 에너지시장 자유화와 ▲서비스·금융·통신·운송·농업시장 개방 등이다.
  • 피서를 쿨하게 / 자동차 안전운행 가이드/꼼꼼한 점검… ‘아車’ 없다

    본격적인 바캉스의 계절이다. 피서지로 떠나는 차들이 전국 도로를 메우고 있다.휴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뜨기 쉽지만 사전 점검 불량으로 차가 도중에 서버려 기분을 망치거나,‘아차!’하는 순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특히 졸음운전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공산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휴가를 떠나기 전에 차량 점검을 철저히 해야 즐거운 휴가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피서지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밀리기 마련이다.고갯길에서 오랫동안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이때 자동차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문제는 엔진 과열이다.출발전 냉각기(라디에이터) 점검은 필수다.냉각수를 보충하거나 파손된 호스를 바꿔줘야 한다. ●예비 타이어도 미리 준비 엔진오일도 계량 막대로 찍어 봐서 부족하거나 오래됐으면 필터와 함께 교환하는 게 좋다.보통 1만㎞에 한 번씩 바꿔주는 게 기본이다.팬 벨트는 모서리의 마모 상태를 확인하고 너무 헐겁지 않은지 점검한다.특히 타이어 이상은 곧 대형 사고로 직결된다.마모 정도나공기압 등을 확인하고,예비타이어도 미리 점검해 둬야 한다. 이상이 생긴 에어컨을 작동하면 엔진에 무리가 가고 기름도 낭비된다.바람이 나오는 곳에 손을 대어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으면 냉매 가스가 부족하다는 신호다.에어컨 실내공기 필터가 장착된 차량은 1만 2000∼1만 5000㎞마다 필터를 교환해야 한다.에어컨 실내공기 필터는 1997년 이후 출시된 차량에만 달려 있다.여유가 있다면 에어컨 살균소취제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졸음운전은 ‘노!’ 밀폐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운전하다 보면 졸리기 십상이다.졸리거나 하품이 나오면 반드시 쉬도록 하자.커피나 콜라 등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잠을 쫓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피로가 더 쌓인다. 졸음이 올 때는 무조건 길가의 안전지대에 차를 세워놓고 10∼20분 정도 잠을 자야 한다.그러나 고속도로 갓길에 주·정차를 잘못하면 다른 차량과 부딪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휴게소에 들러 쉬는 것이 안전하다. 장거리 운전 중에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허리다.운전할 때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두 배 정도 하중이 더 실린다.엉덩이와 허리를 좌석 깊숙이 밀착시키고 보조 등받이를 사용하면 좋다. 바른 자세를 취하더라도 운전을 오래하면 허리와 어깨 근육이 경직되기 쉽다.1∼2시간 주행한 뒤 차 밖으로 나와 가볍게 기지개를 켜거나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쪽으로 굽혀주는 자세로 허리 근육을 풀어주자. 장시간 운행을 하다 시동이 꺼졌을 때는 차를 그늘진 곳에 세워두고 보닛을 열어둔 뒤 기다리면 된다.엔진이 과열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때 연료장치 부분을 차가운 물수건으로 적셔 열을 식혀주면 좀더 빨리 시동이 걸린다. ●주행중 돌발 상황 발생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기어를 저단으로 변속해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한다.아울러 주차용 핸드브레이크도 함께 사용한다.핸드브레이크를 너무 갑자기 당기면 차체가 회전할 수 있으므로 조금씩 나눠 당겨야 한다. 갑자기 비가 오면 습기가 차고 김서림이 생겨 시야를 막을 수 있다.차창을 조금 열거나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일시적으로 김서림을 없앨 수 있다.주행 전에 차창 안쪽에 분사형 김서림방지 제품을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돌아온 뒤에도 차량 점검을 세차는 기본이다.비포장도로나 바닷가 도로를 운행했다면 차에 이물질이나 소금기가 남아 있어 차체에 해롭다.여행이나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는 차 밑바닥까지 깨끗이 세차해 주는 것이 좋다.트렁크 청소도 빠뜨려선 안된다.여행·레저용 장비와 음식물을 넣어 둔 탓에 냄새가 밸 수 있다.트렁크를 활짝 열어두어 통풍을 시키고 탈취제를 조금 뿌려주는 게 좋다. 주현진기자 jhj@
  • 어떤 선글라스가 좋을까 / 자외선 차단코팅 반드시 확인

    계절을 가리지 않고 선글라스가 유행이다.여기에다 피서철이 되면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사람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선글라스는 강한 직사광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뿐 아니라 패션 목적으로도 선호된다.그러나 용도를 제쳐두고 멋만 생각하다가는 자칫 시력을 떨어뜨리거나 운전중에는 사고를 부를 수도 있다.선글라스,어떻게 써야 잘쓰는 것일까. ●색깔진하기와 자외선차단 상관없어 건강한 눈에 선글라스를 낄 경우 자칫 시력을 떨어뜨리거나 색각 이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사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잘 선택해야 한다. 흔히 색깔이 진할수록 자외선을 많이 차단한다고 생각하나 색깔의 진한 정도와 자외선 차단은 상관이 없다. 색상이 진하면 강한 햇빛을 막는 효과는 있겠지만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코팅이 돼있어야 하며,이 때도 98% 이상 자외선을 차단해야 효과가 있다.자외선 차단코팅이 돼있지 않고 색깔만 진한 선글라스는 오히려 눈을 해치기 쉽다. 렌즈는 색깔 종류에 따라 유채색와 무채색 렌즈,한 방향의 빛만 통과시키는 편광렌즈,거울같은 반사형 렌즈,밝기에 따라 진한 정도가 변하는 감광성 렌즈가 있다.흔히 사용하는 렌즈의 색상은 갈색,녹색,노랑색,회색 등이 있으며,색상의 농도는 선글라스를 낀 사람의 눈이 들여다보일 정도인 75∼80% 정도가 적합하다. ●운전할땐 청색 선글라스 좋아 색깔별 특성도 다르다.갈색계열의 렌즈는 단파장의 광선을 흡수,차단하므로 눈병을 앓거나 백내장 수술 후 눈을 보호하는데 좋다. 또 청색 빛을 잘 투과시켜 시야를 넓고 선명하게 하므로 운전자에게도 적당하다.녹색계열 렌즈는 장파장의 광선을 흡수,차단해 눈의 피로를 적게하며,망막 보호효과가 좋다.특히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름철에 적당하다.노랑색 계열의 렌즈는 야간이나 흐린 날 시야를 밝게 해주기 때문에 야간운전이나 야간 스포츠활동에 많이 사용한다.회색계열의 렌즈는 빛의 모든 파장을 균일하게 흡수,차단하므로 자연색 그대로 볼 수 있어 일상적인 야외활동에 좋다. 최근에는 이런 색상 말고도 빨강,초록,파랑,분홍,보라 등 화려한 원색 렌즈가 유행이다.이런 렌즈는색상을 왜곡시켜 눈의 피로감이 심하며,신호등이나 안전표지판의 색상도 전혀 달리 보여 치명적인 운전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자외선을 차단하고,사용 목적에 맞으면서도 멋진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감각이다. ■ 도움말 권지원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심재억기자
  • [건강칼럼] 뇌수술에 대한 편견

    “뇌수술을 하면 죽거나 바보가 된다던데 괜찮을까요?” 치매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다 뇌에서 종양이 발견된 환자 가족들이 내게 던진 질문이다.그들을 상대로 나는 장황한 설명을 했다. 뇌종양은 다른 종양과 달리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 조기 발견이 쉽다.그러나 치매,정신착란,시력 장애,이명 등 증상이 다양해 병을 키울 여지도 많다.종양은 수술이 최선인데,아직은 사람들의 뇌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방해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이 때문에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뇌종양 환자가 간혹 치료 기회를 놓쳐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이런 설명을 하면 가족들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나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사실,30여년 전만 해도 뇌수술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태반이 사망하거나 심각한 신경장애 후유증을 겪었다.그러다 지난 70년대 후반 들어 수술현미경이 개발되면서 신경외과 분야의 수술기법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수술현미경은 수술 시야를 밝고 크게 볼 수 있게 해 정상 뇌조직의 손상을 극소화하고 병소만 제거하도록 하는 결정적인 이기(利器)가 됐다.수술 결과가 좋은 건 당연하다.근래에는 컴퓨터 영상으로 종양의 위치를 파악해 수술할 정도로 기술이 향상되고 있으며,로봇을 이용한 삼차원 영상 수술도 연구중이다.그러나 수술은 현실이고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기대하는 ‘완벽한 치료’는 미래다.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수술로 완치된다.뇌종양의 절반 가량이 양성이어서 희망적이고,악성이라도 뇌기능이 중요하지 않은 곳이라면 별로 신체기능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하다.미리 겁부터 먹고 이런 수술을 회피하는 게 삶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옳은 결정일까? 문제는 환자의 선택이다.예컨대 이렇다.가장 좋은 컴퓨터를 사려면 그 시점에서 가장 최신 상품을 고르면 된다.그렇지 않고 전자기술의 발전 속도까지 예측해 “더 좋은 제품이 곧 나올텐데…”라고 생각하면 영원히 ‘가장 좋은 컴퓨터’를 사지 못한다.수술도 마찬가지다. 박상근 상계백병원 부원장
  • 책 / 알리, 아메리카를 쏘다

    마이크 마커시 지음 / 차익종 옮김 당대 펴냄 미국에서 가장 인종차별이 심했던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난 흑인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열세 살 되던 해,동네 깡패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아일랜드계 경찰에게 권투를 배운 그는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18세의 나이로 라이트헤비급 금메달을 땄다.그러나 금의환향해 들른 고향의 백인전용 식당에서 흑인이란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하자 그는 분노와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딴 금메달을 오하이오 강물에 던져버렸다.이후 프로로 전향해 22세에 소니 리스턴을 누르고 세계헤비급 챔피언이 된 뒤 1980년 38세로 은퇴하기까지,헤비급 사상 최초로 세 차례나 챔피언 벨트를 거머쥔 이 ‘가장 위대한 헤비급 챔피언’은 미국 역사에 누구보다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알리,아메리카를 쏘다’(원제 Redemption Song,마이크 마커시 지음,차익종 옮김,당대 펴냄)는 알리를 단순한 프로 권투 영웅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무하마드 알리와 1960년대 정신’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책은 ‘저항의 시대’로기록되는 60년대 미국의 정세 속에서 알리가 갖는 상징성과 의미를 살핀다.역사의 물줄기를 좇다보면,역사가 한 개인과 만나 폭포처럼 분출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사람들은 그런 역사적 개인들을 천재 혹은 시대의 창조자라고 부른다.그런 점에서 볼 때 알리는 당당한 시대의 창조자다.경기장 안팎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본명은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 이 책은 현란한 말솜씨의 떠버리 챔피언으로만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그의 신념이 무엇인지,왜 할 말이 많았는지,무슨 말을 했는지,그리고 왜 무하마드 알리로 이름을 바꿨는지 그 의구심을 풀어준다. 알리를 제대로 알려면 1960년대 미국 사회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봐야 한다.1960년대는 무엇보다 흑인 시민권운동이 급격하게 분출한 시대였다.이전까지 윌리엄 두보이스 등 소수의 진보적인 흑인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이어져오던 흑인운동은 마틴 루터 킹의 등장과 함께 대중적인 시민권운동으로 발전했다.경찰과 군대,KKK 등은 투옥·살인·린치 등 온갖 물리력을 동원했지만 투쟁의 불길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점차 여론의 호응도 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흑인 시민권운동이 대중화되면서 노선 갈등이 일어났다.마틴 루터 킹의 대척점에는 이슬람 흑인운동가 말콤 엑스가 있었다.흑인 무슬림 단체인 ‘이슬람네이션(Nation of Islam)’의 대변인 격이었던 말콤 엑스는 기존의 흑백차별 철폐운동은 백인의 동정을 구걸하는 중산층운동이라고 공격,마틴 루터 킹이 주도하는 비폭력 무저항 방식의 투쟁을 비판했다. ●자신의 의사와 달리 흑인 대표자의 길로 알리에게 저항의 아우라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그가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부터다.그의 개종은 흑인됨을 자부하는 몸짓이었다.저자는 알리의 공개적인 개종은 “시대를 비웃는 예상 밖의 충격이었으며,두려움과 희망 양편에서 사람들의 시야를 열어준 사건”이라고 평한다.알리와 ‘이슬람네이션’의 관계가 공식화되면서 미국은 알리에게서 링이라는 무대를 앗아갔고,알리는 점점 정치적인 발언을 하게 됐다.베트남전 반대,인종차별 철폐,범아프리카주의 등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나 알리는 자신이 정치적인 인물이 되는 것을 꺼렸다.알리는 일찍이 “구호를 들지 않겠다.”고 공언했고,말콤 엑스의 입장이 점차 공격적이고 정치적이 되자 그와의 관계를 끊었다.이 책은 알리를 정치지도자나 운동가 혹은 이데올로기로 묘사하지 않는다.실제로 알리는 지도자 노릇이나 행동주의,이데올로기 따위를 혐오했다.정치참여에 반대했고 자신에게 ‘인종의 대표’라는 굴레를 씌우려는 흑백평론가들의 시각도 거부했다.그러나 그는 시대상황과 인물이 연금술처럼 뒤섞이듯,정치의 세계에 깊숙이 끌려들어갔고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흑인의 대표자가 돼 갔다.그러나 오늘날 알리의 정치적 색채는 사뭇 퇴색됐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는 미국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흑인 스포츠 스타의 상품화 문제에 대해서도 일갈한다.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조던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미디어를 스스로 ‘이용’한 알리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길을 헤쳐나갔지만,조던는 처음부터 스포츠자본과 손을 잡은 ‘걸어다니는 상표’요 ‘아메리카의 세일즈맨’이었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알리 역시 미국의 기업 엘리트나 미디어 상업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1977년 알리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 판화 모델로 나섰다.이로써 그는 마릴린 몬로,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 앤디 워홀이 그린 아메리카 ‘초상’의 반열에 들었다.워홀의 초상화작업은 알리를 상업적 기호로 이용하고,갈등의 상징에서 화합의 존재로 변화시킨 시발점이었다.아무런 가치상의 차별성도 없이 교환가능한 존재가 된 것이다.저자는 미디어산업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송하고 기업과 상품을 팔아먹기 위해 알리를 이용했다고 지적한다.알리의 신화는 해체되고 ‘상품’으로 통용되고 있다.알리는 또 하나의 ‘아메리칸 아담’,곧 ‘순결과 비극의 인물상’을 창조한 셈이다.저자가 이 대목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미국의 패권주의,특히 문화자본의 탐욕성이다. ●“당신들이 원하는 챔피언은 되지 않겠다” 마이클 오리아드 같은 스포츠 저술가는 알리를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스펙터클의 시대에서는 더이상 나올 수 없는 영웅”이라고 말한다.그러나 개인적인 도덕성과 지구적 연대의식의 모범을 보인 알리의 삶은 단순히 60년대의 향수에 머물지 않는다.미국의 전방위 아메리카니즘에 대한 저항의 당위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나는 당신들이 원하는 챔피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알리의 외침은 지금도 사람들의 가슴에 울림을 남긴다.1만 5000원. 글 김종면기자 jmkim@ 그래픽 유재일기자 jae0903@
  • 심장질환 연구 20년 몰두 연 매출 2000억 CEO로 / 교수·의사·CEO 1인3역 서정욱

    이지메디컴의 서정욱(48)사장.그는 심장질환을 20년 동안 연구해온 권위있는 심장병리학자로 서울대 의대 교수이다.이런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 매출 2000억원에 순이익 60억원이 예상되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그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의료진,직원들이 투자해 설립한 의약품 및 의료용품 전자상거래(B2B)회사.서울대병원 뿐만 아니라 이대목동병원,경희의료원 등 전국 13개 병원에서 쓰이는 1회용 주사기에서부터 50억원짜리 MRI 장비까지 1만여 품목을 2000여곳의 의약품 공급사를 대상으로 전자입찰을 통해 사들여 배송하고 대금을 결제해주는 회사이다.랜딩비·리베이트 등 의약품 거래관행의 난맥상을 끊는 의약품유통 개혁의 선봉에 서 있다. 3일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의사,CEO역할까지 1인 3역을 해내고 있는 ‘심장이 따뜻한 남자’ 서 사장을 만나 심장병리학자에서 CEO로의 변신기를 들어봤다. ●“평생 가야할 길은 그래도 의사” “의사의 길이 제가 평생 가야 할 길입니다.이지메디컴 사장직은 의료 선진화를 위해 잠시 외도한 것에 불과합니다.제가 선발투수라면 앞으로 중간계투,마무리투수가 나와 새로운 구매관행으로 굳어진 의료 전자상거래를 완성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는 CEO로 만들어진 사람이다.2000년 3월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의 전문가 3명이 심장연구 밖에 몰랐던 서 교수에게 사물을 보는 시야,인사 및 시간관리 등 경영자의 덕목을 5개월동안 개인지도했다.그가 신설 회사의 책임자로 낙점된 데는 업무의 특성상 부패와 ‘상극’인 병리학과 교수이면서도 교무부학장보를 지내 병원 사정을 잘 안다는 점이 작용했다. ●경영위기 합병 성공으로 넘겨 CEO의 길은 멀고 험했다.서울대병원 의료진과 직원 등 1300명이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까지 출자해 자본금 37억원으로 2000년 9월 시작한 사업은 2년도 못 가 자금이 바닥나면서 경영위기를 맞았다.급여 지급이 유예되자 직원들도 떠나고 공급사들도 등을 돌렸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상황은 반전됐다.그해 10월 이대병원과 경희의료원의 공동구매회사인 메디링스의 합병에 성공하면서 구매파트너와 공급사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망할 수 없는 사업이고,망해선 안되는 사업’이라는 숱한 다짐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다. ●의약품 수의계약 관행 없어야 “병원은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조직중 하나입니다.환자를 재우고 입히고 먹이는 것뿐 아니라 인간이 태어나고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구매하는 일은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서울대병원은 하루 평균 1600여명의 입원환자와 6000명이 넘는 외래환자를 돌보고 있다.2000년 한해의 재료구매액이 841억원으로 연간 총 지출액의 32%에 이른다.그러나 구매업무는 의사,구매과,진료과,원무과,총무과 등 병원의 관련 부서와 의약품 공급자간의 긴밀한 관계에 의한 수의계약관행이 뿌리 깊다. 서 사장은 “투명하지 않은 의약품유통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대병원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이지메디컴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의사는 ‘환자의 보호자’임을 새기길 “의사는 환자의 보호자가 돼야 합니다.의료행위는 다음 문제죠.또 봉사를 생활화해야 합니다.의사는 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부모와 자원봉사자들의 희생하는 삶을 배우고 본받아야 합니다.” 6년전 서울 의대 가톨릭성서모임 동아리의 지도교수를 맡으면서 이런 소신을 갖게 됐다.이때부터 복합중증장애인들이 거주하는 경기도 여주 라파엘의 집이 그에겐 제2의 집이다. CEO로의 외도는 내년쯤이면 끝날 것으로 보인다.아쉬움은 없지만 서울대병원이 선봉에 선 의약품 전자상거래에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연세의료원,고대안암병원 등 나머지 대형병원들도 모두 참가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노주석기자 joo@
  •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 조망/ SBS 다큐 ‘청계천’ 2부작

    글자 그대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던 청계천(淸溪川)은 지난 62년 복개 공사로 시야에서 사라졌다.이후 40년간 청계천변은 동대문 패션타운을 비롯한 의류상가와 전자·공구 상가 등 거대한 상권으로 변모했다. 새달 1일부터 시작되는 복원 공사를 앞두고 SBS가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조망하는 다큐멘터리 ‘청계천’ 2부작을 28·29일 밤 10시50분 연속방영한다. 1부 ‘누가 청계천을 보았는가’에서는 화려한 지상 세계에 떠밀려 신음하고 있는 지하의 청계천을 비춘다.이를 위해 제작진은 지난 3개월간 4차례에 걸쳐 청계천 지하구간 5.8㎞를 샅샅이 훑었다.1411년 조선 태종 때 건설된 광교가 지금도 오염된 지하 하수도에 방치돼 있는 장면을 비롯해 두통을 유발할 정도로 악취가 진동하는 지하의 실체는 자못 충격적이다. 2부 ‘복원의 조건’은 청계천의 푸른 물줄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해외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개 부분을 일부 들어내고 이곳에 인공적으로 끌어온 물을 흘리겠다고 발표했다.그러나 이런 방법은 청계천의 근본적인 복원이 아닐 뿐더러 수량과 수질을 유지하는데 막대한 예산과 관리비용이 드는 단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작진은 대안으로 독일의 사례를 취재했다.통일 이후 본에서 베를린으로 수도를 옮긴 독일정부는 포츠타머프라츠 일대를 재개발했다.빗물을 이용해 1.7㎞의 인공하천과 호수를 조성하고,여기에 흐르는 물을 중수도로 공급함으로써 수도요금과 전기비용을 50% 이상 절감한 것.뿐만 아니라 하천은 도시를 쾌적한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오염된 하천을 살리고자 70년간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끝에 시민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변모시킨 일본 교토의 사례를 통해 청계천의 복원 방안을 신중히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이순녀기자 coral@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