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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사회·반대파 포섭 없이… 고립 부른 ‘독립 무리수’

    국제사회·반대파 포섭 없이… 고립 부른 ‘독립 무리수’

    그토록 염원하던 ‘독립 공화국’의 꿈은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멀어져버렸다. 스페인의 카탈루냐와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정부 두 세력은 모두 여기까지일까. 스페인 정부는 지난 27일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했다. 독립 선언을 둘러싼 줄다리기 한 달여 만이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마수드 바르자니 수반은 29일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쿠르드 정부가 실효적으로 지배하던 키르쿠크 유전을 이라크 중앙정부가 점거하며 압박한 결과이다. 분리·독립이라는 ‘정치적 도박’을 감행한 두 지도자는 자기 민족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이 어떤 실패의 과정을 겪게 됐는지 짚어봤다.■궁지 몰린 카탈루냐 독립파 푸지데몬, 압도적 지지 없이 강행 EU 등 국제적 공감 얻는 데 실패 잔류파에 향후 주도권 빼앗길 듯 스페인 중앙정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독립 공화국을 선포한 카를레스 푸지데몬(54)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내각 관료를 모두 해임하고 오는 12월 21일 새 자치 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조기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정국 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카탈루냐 유럽민주당’과 민중연합후보당 등으로 구성된 연립 정권의 수장으로 지난해 1월 취임한 푸지데몬 수반은 독립국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운 ‘골수 독립파’로 통한다. 하지만 일간지 엘 문도가 29일 공개한 카탈루냐 주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 현재 카탈루냐 유럽민주당 등 독립파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42.5%, 사민당 등 잔류파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43.4%를 기록했다. 이는 12월 21일 조기 선거에서 독립파가 스페인 잔류파에 정국 주도권을 뺏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애초에 푸지데몬 수반이 독립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수를 뒀다는 점을 보여 준다. 지난 1일 90%의 찬성률을 보인 독립 주민 투표도 투표율 자체는 43%에 그쳐 잔류를 지지하는 다수의 여론이 침묵한 가운데 독립파의 의견만 과잉 부각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독립파만큼이나 잔류파의 저항도 거셌다. 카탈루냐의 독립을 반대하는 ‘카탈루냐 시민사회’ 등 잔류파들은 지난 8일에 이어 29일에도 바르셀로나에서 최소 30만명이 집결해 독립 반대 시위를 벌였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이지만 주민 투표 이후 1700여개의 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본사 이전을 결정하자 독립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간 막강한 경제력을 믿고 독립을 추진했지만 분리될 경우 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다. 푸지데몬 수반의 가장 큰 패착은 카탈루냐가 스페인으로부터 억압받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코스보의 사례를 보면 1990년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으로부터 ‘인종청소’식의 대규모 학살을 경험해 유엔의 보호를 받은 바가 있다. 프랑스 국제법 전문가인 장 클로드 피리스 전 유럽연합(EU) 고문은 지난 28일 “주권, 영토, 국민을 갖춰도 국제적 승인이 없으면 주권 국가 기능을 할 수 없다”면서 “EU 국가들이 스페인 중앙정부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카탈루냐의 독립은 공허한 선언에 불과하며 카탈루냐는 그동안 (코소보와 달리) 민주적 권리를 모두 누려 왔다”고 지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지난 1일 주민 투표 후 당장 독립을 추진할 것처럼 기세등등하던 푸지데몬 수반은 결국 지난 10일과 16일 스페인 정부에 두 달간의 독립 추진 유예 조건으로 대화를 제안했다. 이는 EU와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중앙정부의 도발을 유도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에 19일 오전까지 독립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며 최후 통첩을 날렸고 사실상 이때부터 전세가 역전된 셈이다. 카탈루냐 유럽민주당 내에서도 오는 12월 선거를 명분 삼아 이제 독립에서 한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푸지데몬은 사면 초가에 몰리게 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바르자니 수반, 불명예 퇴진 IS격퇴 힘입은 바르자니 수반 임기 연장하며 주민투표 승부수 이라크, 미국 등에 업고 협상 외면 마수드 바르자니(71)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반이 29일(현지시간) 퇴임 의사를 밝혔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바르자니 수반은 이날 자치의회에 제출한 서한을 통해 내달 1일까지인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면서 수반의 권한을 자치내각과 법원, 의회에 분산해 달라고 요구했다. 쿠르드 자치의회는 격론 끝에 이를 승인했다. 바르자니 수반은 국제사회의 흐름은 읽지 못한 채 자신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하다 역풍을 맞은 것이다. 2005년 6월부터 12년간 KRG를 이끌어 온 바르자니 수반은 이라크 쿠르드족의 독립 항쟁을 이끌어 온 집안 출신이다. KRG의 집권여당인 쿠르드민주당(KDP)에 3대째 몸담아 왔고 1979년부터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바르자니 수반이 당수를 맡았다. 그에게 쿠르드의 독립은 자신이 이루고픈 최대의 업적이었다. KRG는 2014년부터 이라크군을 대신해 이라크 서북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IS를 막아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는 지난 6월 7일 분리독립 찬반 주민 투표 실시를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찬성 92.7%(투표율 78%)라는 압도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바르자니 수반은 이라크 정부에 협상을 요구했다. 후폭풍은 거셌다. 이라크는 지난 16일부터 군사작전을 벌여 KRG가 실효 지배해 오던 키르쿠크주 유전지대를 장악했다. 국제사회도 KRG를 외면했다. 특히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KRG의 도움을 받은 미국이 나서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리는 이 전투에서 어느 편도 들고 있지 않다”고 했다. 내심 의지했던 미국의 외면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터키와 이란도 자국 내 쿠르드족이 독립국가의 출현에 영향을 받을까 봐 반대 입장을 굳혔다. 유럽연합 역시 영국 스코틀랜드와 벨기에 플랑드르 등 다른 지역까지 분리독립 바람이 불 것을 걱정했다. 바르자니 수반의 결정적 패착은 독립국가의 탄생을 견제하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것이었다. 실패의 또 다른 원인은 바르자니 수반이 석유가 생산되는 키르쿠크의 지배권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섣불리 독립 카드를 꺼내 이라크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하루에 약 56만 배럴을 생산해 터키 방면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하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키르쿠크 일대에서 생산된다. 아랍에미리트(UAE) 매체 더 내셔널은 키르쿠크를 놓고 줄곧 이권다툼을 해 온 이라크로서는 KRG가 키르쿠크를 기반으로 독립국가가 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KRG는 지난 25일 “분리독립 찬반 투표 결과를 동결한다”며 백기투항했고, 바르자니 수반의 퇴임으로 이어졌다. 바르자니 수반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현 상황은 독립투표 탓이 아니고 이라크 중앙정부가 예전부터 계획했던 일(KRG 흡수)의 핑계일 뿐”이라면서 “미국이 테러분자로 지정한 세력(시아파 민병대)이 미제 탱크로 우리를 공격하는 데 놀랐다”면서 미국에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바르자니 수반은 정계를 완전히 떠나는 대신 2선으로 물러나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바르자니 수반의 조카이자 KRG 총리인 네차르반 바르자니가 권력 공백기에 지배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美국무, 아프간·이라크 깜짝 방문… 反테러 연대 강화·이란 견제 행보

    美국무, 아프간·이라크 깜짝 방문… 反테러 연대 강화·이란 견제 행보

    이라크 ‘줄타기 외교’에 압박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테러와의 전쟁’ 중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다. 이는 탈레반·알카에다·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 축출을 위해 강한 연대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동의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는 데 두 나라를 적극 참여시키기 위한 포석이지만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 정부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 카타르를 방문 중이던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전 군 수송기를 타고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를 방문,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등을 만났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하나의 영토로 통일된 아프간을 지원할 것이며 탈레반 세력은 군사적 승리를 거둘 수 없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파키스탄, 인도, 스위스 순방을 시작한 틸러슨 장관은 아프간과 이라크 방문은 예고하지 않았다.  팉러슨 장관은 2시간여의 아프간 방문을 마치고 카타르로 돌아온 뒤 다시 헬기를 타고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그는 이날 밤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와 만나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KRG)의 충돌은 우려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우리는 바그다드에도, (쿠르드 자치지역인) 아르빌에도 친구가 있다. 대화를 시작해 이견을 해소하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전날 사우디에서 이미 압바디 총리와 회동했던 틸러슨 장관이 하루 만에 이라크를 직접 방문해 압바디 총리를 다시 만난 것은 압박 성격이 강하다. 틸러슨 장관은 22일 사우디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IS와의 싸움에 참여했던 이란 무장조직 시아파 민병대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라크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어느 세력도 이라크의 내정에 개입할 권리가 없다”면서 “시아파 민병대는 이라크를 위해 희생한 이라크인”이라고 강조했다. 압바디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해 미국, 사우디와의 협력을 다짐한 지 하루 만에 이란을 두둔한 셈이다. 압바디 총리는 틸러슨 장관을 이날 다시 만난 자리에서도 “민병대는 이라크의 일부”라고 주장을 반복했다.  시아파가 주도하는 이라크 정부는 친미 정책을 펴면서도 시아파 맹주인 이웃 이란과의 관계도 긴밀하다. 이라크 시아파 정치세력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수니파 정권 시절 탄압을 피해 이란에 신세를 진 이들이 많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재미 정치학자가 본 한국 정치… ‘보수’는 왜 왜곡되었나

    재미 정치학자가 본 한국 정치… ‘보수’는 왜 왜곡되었나

    세계의 정치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남태현 지음/창비/388쪽/1만 8000원 지난해 서울 광화문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었다.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혀를 차면서도 가슴을 졸였다. 좌우로 대립하다 나라가 쪼개진 악몽을 배웠거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부는 갈렸지만 대립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치가 가장 낡았다고 지적하면서도 정작 한국 사회를 쥐락펴락하는 건 여전히 정치 논리라는 현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한데 안에서 갈등과 대립을 지켜봐야 하는 이들과 달리 밖에서 보면 꽤 흥미로운 현상이었을 법도 하다. 새 책 ‘세계의 정치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미 정치학자가 밖의 시선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책은 여러 나라의 정치 상황이나 민족주의 발현 등을 설명하는 데 꽤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 이슬람국가(IS), 사회주의를 내세워 성공한 스웨덴과 실패한 베네수엘라의 사례 등 나라와 대륙을 가리지 않고 예리하게 분석해 내고 있다. 그런데 많은 이의 시선이 쏠리는 대목은 단연 한국의 정치 상황이다. 특히 한국적 보수주의의 해부다. 저자가 정작 말하고 싶은 부분도 이 대목이지 싶다. 사실 한국의 보수주의는 남루하다. 있기는 한 걸까 싶을 만큼 허약하다. 그래서 조롱당하고 공격당하기 일쑤다. 이른바 ‘태극기집회’에 등장한 성조기가 그 예다. 많은 사람은 태극기집회에 난데없이 성조기가 등장한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저자는 이를 보수 이데올로기가 사회적으로 발현된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은 한국전쟁을 겪은 혈맹이자 지금도 한국의 안보를 좌우하는 나라다. 저자의 표현대로 “(보수주의자들에게) 고마움의 대상을 넘어 경배의 대상이자 보수 가치를 떠받치는 초석 같은 존재”다. 그러니 반미는 곧 종북이고, 미국의 존재는 어디서나 당연한 것이다. 이 같은 보수 이데올로기의 발현이 성조기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오랜 군사독재를 거치며 공산주의를 그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이해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했다. 북한의 정신으로만 이해하기를 강요당했다는 것이다. 뒤집어 보면 이는 이데올로기로서의 보수가 제대로 서지 못한 이유와 정확히 일치한다. 저자는 “한국의 정치 이데올로기 시장은 과점도 아닌, 독점에 가깝게 왜곡된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쟁 자체가 제거됐으니 보수 이데올로기가 발전할 동력을 잃게 됐고, 정치 논의 역시 반북과 경제발전, 종미 등만 부르짖는 수준에 머물게 됐다는 것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라크, 키르쿠크 지역 무력 점령… 탱크에 짓밟힌 ‘쿠르드 독립의 꿈’

    이라크, 키르쿠크 지역 무력 점령… 탱크에 짓밟힌 ‘쿠르드 독립의 꿈’

    이라크 탱크가 쿠르드족의 독립 염원을 산산조각 냈다. 이라크 정부군은 16일(현지시간)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인 대중동원부대(PMU)와 함께 쿠르드자치정부(KRG)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던 이라크 북부의 유전지대 키르쿠크주를 무력 탈환했다. KRG가 경제적 요충지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면서 KRG가 추진해 온 쿠르드족 민족국가 설립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PMU가 참가한 것을 두고 이란이 이번 군사행동의 배후라는 목소리도 나왔다.●“이란이 공격 배후” 목소리 AP통신 등은 이날 탱크, 장갑차 등 기갑부대와 정예부대를 앞세운 이라크군이 키르쿠크주의 주도 키르쿠크시에 진입해 주요 군사기지, 공항, 국영석유회사 본부 등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군 관계자는 “키르쿠크의 모든 지역을 통제하는 성공했다”고 밝혔다. KRG의 군조직 페슈메르가는 키르쿠크에서 퇴각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라크 정부군은 전체 국민에 봉사하고 통합을 보전하라는 헌법상의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며 “(쿠르드 지도부는)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이 여전한 데도 일방적으로 분리 독립 투표를 실시해 이라크가 분열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유브 유수프 사이드 페슈메르가 사령관은 “쿠르드족에 대한 전쟁 선포”라면서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KRG의 패퇴는 양대 정파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이 분열되면서 자초했다. KDP는 “PUK가 이라크 정부와 합의해 병력을 철수했다”고 비난했다. PUK는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이 미국과 이라크, 주변국이 반대하는 투표를 강행해 쿠르드족을 위기에 몰아넣었다”며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이번 사건으로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큰 자금줄을 잃은 KRG가 분리 독립을 추진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키르쿠크는 KRG 원유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역이었다. 키르쿠크는 원래 이라크 정부 관할 지역으로 KRG의 자치권이 공인된 지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2014년 IS 침공 당시 이라크 정부군이 버리고 떠난 키르쿠크를 페슈메르가가 지켜낸 뒤 영향력을 행사했다. 가레스 스탠스필드 영국 엑스터대 동북아정치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독립은커녕) 쿠르드족 자치지역의 존속 여부도 알 수 없다”면서 “정치적 도박을 했지만 패했다”고 평가했다. 이라크와 KRG는 모술 탈환 작전 등 IS 격퇴전에서 협력했다. 그러나 KRG가 분리 독립을 추진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라크는 자국 내 거주하는 600만 쿠르드족의 동요를 우려해 쿠르드족 분리 독립에 반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나즈말린 카림 키르쿠크 주지사는 전 미 국무부 관리 데이비드 필립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작전은 쿠르드족을 향한 이란의 작전”이라면서 “이란 사령관의 지휘 아래 있는 시아파 민병대에 의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필립스는 “PMU는 완전한 이란의 구성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어느 편도 안 들 것”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랜 세월 쿠르드와 매우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우리는 또 이라크의 편에 서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투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이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군이 미국의 앙숙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만큼 미국이 KRG의 일방적 패퇴를 두고만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포린폴리시는 “키르쿠크에서의 쿠르드족의 패배는 미국의 패배이기도 하다. 쿠르드족에게 무기·훈련을 제공해 이란에게 ‘레드라인’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라크 정부군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설립한 바드르 여단이 통제한다. 이들의 득세를 허용하면 전후 재편되는 중동 질서에서 이란이 독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트럼프發 이란 政爭

    트럼프發 이란 政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준수에 대한 ‘불인증’ 선언으로 이란 정국이 격랑에 휩쓸리게 됐다. 중동 정세도 불투명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전문가 및 이란 정부 관계자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인증으로 이란 내부의 권력 투쟁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강경파들의 득세로 중동 일대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개혁·개방을 주도해 온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줄어들 전망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합의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지지했었다.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합의였다.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하니 대통령을 비롯한 개혁·개방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면서 “반(反)로하니 세력에는 천금 같은 기회”라고 전했다.이슬람 통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대(對)서방 강경 노선을 밝혀 왔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힘이 실리게 됐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핵협정 타결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 등 서방 세력을 비판했었다. 그는 개혁·개방노선을 두고 로하니 대통령과도 대립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 6월에는 공개석상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겨냥한 듯 “이란 혁명 초기 당시 대통령이 사회를 분열시켰다. 이런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 중동 지역에서의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역내에서 대립 중이다. 카타르 단교 사태, 예멘·시리아 내전의 배경에는 양국의 갈등이 있다. 복수의 이란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이 세질수록 우리는 주변국에 더 가혹하고 공격적인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헤란의 정치 평론가 사이드 레일라즈는 “강경파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로하니 대통령을 향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란 전직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자신을 증명하려면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적대감이 유럽 등 나머지 협정국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란의 개혁·개방을 이어 가려면 로하니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실업난에 청년 분신… 독재 뺨치는 군부… 상처뿐인 ‘아랍의 봄’

    [글로벌 인사이트] 실업난에 청년 분신… 독재 뺨치는 군부… 상처뿐인 ‘아랍의 봄’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해피엔딩은 동화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은 처절한 투쟁 끝에 독재자를 축출했지만 정치적·경제적 혼란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악화됐고 삶은 더 피폐해졌다. 아프리카·중동 국가들의 민주화 혁명 이후를 진단해 본다.●튀니지 분신, 혁명 전보다 3배 폭증 튀니지는 2011년 중동을 휩쓴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의 발원지다.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17일 튀니지에서 청과물 노점상을 운영하던 청년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분신자살로 시작됐다. 그는 무허가 노점이라는 이유로 청과물 수레를 빼앗기고 경찰에 구타당했다. 궁지에 몰린 부아지지는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마지막 저항을 했다. 그는 이듬해 1월 4일 숨졌다. 대중은 부아지지의 절망에 공감했다. 분노가 들불처럼 번졌다. 튀니지 전역에서 반(反)독재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정권은 시위대에 폭력을 휘둘렀다. 최소 338명이 사망했다. 시위는 더 격화됐다. 2011년 1월 14일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당시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도주했다. 23년 독재의 종지부였다. 튀니지의 승리는 ‘재스민 혁명’이라고 불렸다. 재스민은 튀니지의 국화(國花)다. 혁명은 주변 국가들의 연쇄적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튀니지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혁명 후 민주적으로 정권을 이양하는 데 실패했다. 중동 유일의 민주혁명국 튀니지의 현 상황은 처참하다. 정국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난까지 심화되고 있다. 현재 튀니지의 실업률은 15%가 넘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청년 실업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민주화 이전 실업률은 13%였다. 좌절감과 상실감에 젖은 튀니지 청년들은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분신 횟수는 혁명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혁명을 촉발했던 분신이 이제는 절망을 표현하는 방식이 된 것이다. 지난해 수도 튀니스에서 분신자살을 기도해 화상병원으로 이송된 시민은 104명이다. 화상병동의 의사 아멘 알라 메사딘은 “2011년 이후 연평균 80명 이상이 분신을 해 병원에 온다”면서 “분신은 튀니지에서 두 번째로 많은 자살 방식이다. 문제는 분신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이집트 시시 ‘철권통치’ 자행 이집트 국민들은 치열한 민주화 시위를 통해 2011년 2월 11일 ‘파라오’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이집트 대통령을 축출했다. 무바라크는 권좌에서 밀려나기까지 30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무함마드 무르시가 2012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됐다. ‘봄’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3년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압둘팟타흐 시시가 쿠데타를 일으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집권 1년 만에 쫓아냈다. 그는 2014년 형식적인 선거를 거쳐 대통령이 됐다. 철권통치가 시작됐다. 시시 대통령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시위대에 발포하라고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군부는 약 1300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은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USA투데이는 시시 정권이 반정부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원 2200여명의 목숨을 빼앗았으며 약 4만명의 정치범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집트가 시위를 거의 금지하고 수많은 사람을 감옥에 가두며 현지의 대표적 반정부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을 불법조직으로 규정하고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시 정권의 탄압이 무바라크 전 대통령 재임 당시보다 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BBC는 “무바라크 정권 때 허용됐던 집회·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는 늪에 빠졌다. 지난 8월 이집트의 물가상승률은 31.92%였다. 무바라크 집권 말기 물가상승률은 15%를 넘지 않았다. 이집트의 급격한 물가상승은 지난해 11월 이집트파운드화를 평가절하한 데 따른 것이다. 시시 정권은 차관 120억 달러를 확보하려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 조건을 수용했다.●리비아 대통령선거 추진하는 유엔 리비아는 42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당시 국가원수를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내전이라는 몸살을 앓았다. 2011년 2월 15일 카다피 정권 퇴진 시위가 시작됐다. 카다피는 2월 20일부터 시민군을 무력 진압했다. 시위에 참여한 민간인들이 살해당했다. 국제사회는 카다피의 인권 유린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 유엔은 2월 26일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 3월 3일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카다피가 재임 기간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3월 19일 미국과 유럽 연합군은 리비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연합군이 참전하면서 리비아 반정부 시위는 시민군 대 정부군의 내전 양상을 띠게 됐다. 연합군의 지원을 등에 업은 시민군은 8월 19일 리비아 영토 대부분을 장악했다. 카다피는 10월 20일 자신의 고향 시르테의 은신처에서 발각됐다. 시민들의 손에 끌려나온 카다피는 비참하게 살해당했다. 독재자는 죽었지만, 내전은 끝나지 않았다. 2012년 선출한 제헌의회 총국민회의까지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총국민회의 임기가 끝난 2014년 6월 문제가 불거졌다. 곧바로 치러진 총선에서 패배한 이슬람계 무장단체 ‘파즈르 리비아’(리비아의 여명)는 선거를 무효라고 선언하고 트리폴리에 이슬람계 제헌의회(GNC)를 수립했다. 비이슬람계 세력은 동부 투브루크로 피신해 별도의 국민의회(HoR)를 세웠다. 이로써 리비아는 서로 합법 정부를 자처하는 양대 세력으로 양분돼 내전을 이어 갔다. 유엔의 중재로 2016년 3월 트리폴리 정부와 투브루크 정부 사이에 통일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 리비아 통합정부(GNA)가 출범했었다. 그러나 국민의회가 합의를 파기했다. 유엔은 양측의 통합정부를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가 통합정부를 이끄는 파예즈 사라지 총리와 국민의회를 지지하는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을 만났다. 유엔은 내년 7월쯤 대통령선거와 총선을 치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예멘 내전·콜레라로 1만여명 사망 34년간 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당시 예멘 대통령은 2012년 민주화 시위로 축출당했다. 이후 민주적 정권 이양 절차가 진행됐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과 정부의 연료비 인상이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켰다. 2014년 9월 이란에 우호적인 시아파 반군 후티가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예멘 정부를 몰아냈다. 남쪽 국경을 예멘과 맞대고 있는 아랍권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입했다. 사우디는 아랍권 동맹군을 결성해 2015년 3월 26일 참전했다. 예멘 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내전으로 지금까지 민간인 8000여명이 숨졌고 4만 5000명이 부상당했다.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하수 시스템이 망가지면서 오염된 우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시민이 많아졌다. 그러자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가 창궐했다. 올해 4월 콜레라가 창궐한 이후 3달 동안 54만 2000명이 감염됐고 그 가운데 2000명이 사망했다. 애덤 로버츠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관계 수석연구원은 “독재자, 부패한 정치인을 없애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민주주의 제도를 구축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면서 “시민들은 단지 독재자를 제거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새달 분양가 상한제 부활… 채권입찰제는 유예됐어요

    새달 분양가 상한제 부활… 채권입찰제는 유예됐어요

    다음달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채권입찰제는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8일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는 민간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더라도 채권입찰제는 일단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정부는 애초 관련 법규를 고쳐 이달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길어 11월 초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민간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건설업계는 상한제가 적용되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값이 단지별로 다르지만, 시세보다 최소 10∼15%는 떨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민간택지는 주택법시행령에서 정한 정량요건을 충족하는 지역 가운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정하는 곳에만 적용하고 있다.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실시 규정은 있지만 엄격하게 적용돼 아직 분양가를 규제한 사례는 없다.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에서 벗어나 사업자가 자유롭게 분양가를 책정해 왔다. 기존 적용 요건은 3개월 동안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10% 이상 오르거나, 청약경쟁률이 연속 3개월간 20대1을 초과하는 지역, 또는 3개월간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이상 증가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요건을 완화해 앞으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쉬워진다. 시행령 개정안은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 중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면서 다음 세 가지 요건 중 한 가지만 해당하면 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우선 최근 12개월간 해당 지역 평균 분양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경우다. 또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일반 아파트는 5대1,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청약경쟁률은 10대1을 초과한 지역도 적용 대상에 넣었다.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곳도 포함시켰다. 적용 지역은 제도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3개월간 집값 등을 따져 봐야 알겠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일단 서울 전역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사정권에 들어온다. 부산, 과천, 성남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정도의 집값 상승지역은 일단 주거정책심의회의 심의 대상이 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민간 아파트 분양가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한 가격을 넘을 수 없다. 택지비는 감정평가액이다. 여기에 연약·암반지반 공사비, 간선시설 설치비 등 택지 가산비가 붙는다. 건축비는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로 구성되는데 기본형 건축비는 지상층·지하층 건축비로 나눠 물가를 감안해 6개월마다 조정된다. 건축 가산비는 고급 연립이나 테라스하우스 등을 지을 때, 홈네트워크 설비 등 고급 사양을 시공할 때 붙는 금액이다. 국토부는 6개월마다 공사비 증감 요인을 반영해 기본형 건축비를 조정하고 있다. 85㎡ 아파트 기준 공급면적 3.3㎡당 기본형 건축비는 610만 7000원이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는 분양가 인하로 이어진다. 그동안 아파트 개발 이익은 사업자(조합이나 건설사)에게 귀속됐다. 분양가를 원가에 적정 이윤을 붙여 결정하지 않고 주변 시세에 맞춰 책정했기 때문에 아파트값 상승 시기에는 사업자의 이익이 컸다. 개발 과정에서 세부 항목마다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업자의 이익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개발 이익이 돌아가는 주체가 달라진다. 분양가가 내려가면 개발 이익의 상당 부분이 아파트 당첨자에게 돌아간다. 주변 시세와 상관없이 사업자에게는 적정 이윤만 보장하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로 로또 아파트가 등장하는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면 이런 문제는 늘 따라다닌다. 그래서 과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때는 ‘채권입찰제’라는 제도를 실시했다. 분양가와 시세 격차가 커 당첨자에게 과도한 차익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첨자에게 분양가 외에 2종국민주택채권을 사들이게 하고, 채권 매입액을 국고로 환수하는 제도다. 채권입찰제는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분양 당시 널리 적용되다가 폐지됐다. 이후 2006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85㎡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세의 90%(2007년 8월 이후 80%) 이하에서 채권매입액을 많이 써낸 사람을 당첨자로 뽑는 방식이다. 하지만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와 고양 일산2지구 휴먼시아 아파트에 적용된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명무실한 제도로 남아 있다가 2013년 5월 폐지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다시 도입되면 채권입찰제 도입 여부 논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보다 월등히 낮아 ‘로또 아파트’ 부작용을 불러왔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조합과 시공사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를 책정하면서 청약 열풍을 불러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당장은 채권입찰제 도입을 미룰 방침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채권을 써내도록 하면 사실상 분양가 인하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단 채권입찰제는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필요하다면 채권입찰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해 집값이 폭등하고 청약이 과열되면 도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국토부가 당장 채권입찰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개발 이익이 사업자가 아닌 무주택 당첨자에게 돌아간다는 명분 때문이다. 청약제도를 개편해 1순위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가점제 적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재당첨 제한을 강화하기 때문에 단기 시세차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집값이 오를 만큼 올라 추가 상승 보장도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씨줄날줄] 쿠르드 독립국가의 꿈/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쿠르드 독립국가의 꿈/이순녀 논설위원

    1차 세계대전 승리로 오스만제국이 물러난 이라크를 위임통치하게 된 영국은 이라크 국가 형태와 국경 획정에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식민청 장관인 윈스턴 처칠은 고고학자 겸 탐험가이자 아랍인들에게 ‘사막의 여왕’으로 불리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던 거트루드 벨에게 자문을 했다. 벨은 남부의 시아파, 중부의 수니파, 그리고 북부 산악지대의 쿠르드를 하나로 묶는 국가 건국을 강력히 주장했다. 세 분파가 서로 견제하는 힘의 균형을 꾀하고, 통치를 효율화하려는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 비극적 내분의 씨앗을 뿌린 셈이 됐다.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가 실시한 분리·독립 주민 투표에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나오면서 이라크는 물론 터키, 이란 등 주변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발표된 투표 결과 찬성표는 무려 91.8%에 이르렀다. 마수드 바르자니 자치정부 수반은 곧바로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협상을 총리에게 제안했지만 중앙정부는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라크와 터키군은 KRG 자치 지역과 인접한 국경지대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등 일촉즉발의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약 4000년 전 지금의 이란 고원, 이라크 북부 일대 등 쿠르디스탄(쿠르드족의 땅)에서 터전을 잡은 쿠르드족은 중세 때 아라비아의 통치를 받은 이후 지속적인 이민족의 침략과 지배를 겪은 비운의 민족이다. 300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유랑 민족이지만 독립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이라크, 이란, 터키, 시리아 등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다. 1차 세계대전 직후 독립의 기회가 왔으나 열강 제국의 이해 충돌로 무산됐다. 이후 쿠르드족은 끊임없이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 쿠르드족은 특히 험난한 삶을 감내해야 했다. 1987~89년 사담 후세인 정권은 이란을 도왔다는 이유로 쿠르드족 거주지인 할아브자 지역에서 화학무기로 인종 청소에 가까운 학살을 자행했다. 2003년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자 이들은 KRG를 수립해 자체적으로 대선과 총선을 치르며 독립국가의 꿈을 키워 왔다. 이번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이 나왔지만 독립국가 탄생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사회는 쿠르드족의 독립 추진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화약고인 중동 지역의 안정을 해칠 우려 때문이다. KRG도 일단은 자치권 강화의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로 투표 결과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나라 없는 설움을 겪은 우리로선 그들의 독립국가 소원이 남의 일 같지 않다. 하지만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된다면 그 또한 불행일 것이다.
  • “여성이여, 엑셀 밟으시오”… 운전 허용한 사우디 ‘경제 엑셀’ 밟는다

    “여성이여, 엑셀 밟으시오”… 운전 허용한 사우디 ‘경제 엑셀’ 밟는다

    여성 경제 활동 높이고 투자 유치 “도요타·현대차 최대 수혜자 될 것”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부터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여성 인권 신장이 명목이지만 언젠가는 고갈될 석유 중심 경제 체제에서 탈피하고 중동의 경쟁자 이란에 밀리지 않기 위한 사우디 왕실의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81) 사우디 국왕은 이날 칙령을 통해 30일 내 위원회를 구성해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통 법규 조항을 내년 6월 24일까지 시행하라고 명령했다. 수니파 이슬람국가의 맹주 격인 사우디는 여성 운전 금지를 법에 명문화하지는 않았지만 여성에게는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았다. 외국인 여성도 사우디에서는 운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여성이 차로 외출하려면 가족 중 남성 보호자나 고용된 기사가 운전을 대신해야 한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것이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국가브랜드를 개선해 해외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 온라인매체 쿼츠가 전했다. 운전 금지 조치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제약되고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BBC는 “그동안 80만명 이상의 외국 남성이 운전수로 고용됐고 사우디 여성들은 월급의 대부분을 이들에게 쏟아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칙령은 지난 6월 왕위 계승자로 책봉된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32)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우디의 중장기 개혁 계획 ‘비전 2030’의 일환이다. 앞서 사우디는 2015년 여성의 선거·피선거권을 허용했고 지난 21일에는 스포츠 경기장에 여성의 입장을 허용하는 등 꾸준히 여성의 권리를 확대해 왔다. 비전 2030은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의 41.8%, 재정수입의 87.5%를 차지하는 석유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방위산업 등 주요 산업의 국산화를 달성하는 한편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을 22%에서 30%로 높이는 방식으로 2030년까지 15대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여기에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해제되면서 해외 투자자를 이란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한편 사우디 승용차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 도요타(32%)와 2위 현대자동차(24%)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요타와 현대차는 현재 주력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이외에 여성을 겨냥한 소형차 모델을 더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독립하려는 쿠르드…막으려는 이라크·터키 ‘전운’

    독립하려는 쿠르드…막으려는 이라크·터키 ‘전운’

    이라크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묻는 투표에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나올 것이 확실시되면서 쿠르드자치정부(KRG) 관할 지역인 이라크 북부 일대에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이라크와 터키는 접경지역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등 무력 행사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쿠르드계 매체 루다우 등에 따르면 투표는 25일(현지시간) 오후 7시에 끝났다. 마지막까지 투표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투표 마감 시간이 1시간 연장됐다. KRG 선거관리위원회는 잠정 투표율이 7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유권자는 534만명이다. 현지 언론은 분리·독립 찬성표가 9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 마감 이후 현장에서 바로 개표가 시작됐다. 개표 초기 찬성표 비율은 93%였다. 집계 결과는 26일 오후쯤 나오고, 사흘 안에 최종 투표 결과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키르쿠크주 일부 지역에서는 개표를 시작하기도 전에 분리·독립 찬성을 축하하는 행진이 벌어지기도 했다. 찬성표가 과반이 나온다고 해서 KRG가 곧바로 독립선언을 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이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투표 뒤 이라크 중앙정부와 긴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던 만큼 이번 투표로 정당성을 확보해 독립 주권국가 수립을 위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의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KRG와 관할권 분쟁이 있는 모든 지역(키르쿠크주, 디얄라주)으로 군대를 이동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권고안을 가결했다. 강경 시아파 의원인 하킴 압바스 무사 압바스 알자밀리는 “KRG의 투표는 이라크 통합에 대한 선전포고”라면서 “강력한 징벌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라크군과 터키군은 이날 늦은 오후 KRG 자치지역 경계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했다. 다만 구체적 훈련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자국 내 쿠르드족 1400만명의 동요를 우려한 터키도 이번 투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하부르 국경검문소에서) KRG 원유의 출입경이 모두 차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유는 KRG의 주요 대외 수입원이다. 터키 하부르 검문소를 거쳐 남부 제이한항을 통해 수출한다. KRG는 그간 터키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석유 수출을 터키에 의존해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치나 경제, 또 무역과 안보 차원에서 모두 대처하고 있고 대처할 것”이라면서 “어느날 밤 불시에 우리가 갈지 모른다. 협상은 없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투표 강행에 몹시 실망했다”면서 “일방적 투표가 KRG와 이라크 중앙정부,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매우 복잡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번 투표가 이라크와 주변 정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라크의 통일성과 영토의 온전함, 주권을 존중한다. 이라크 중앙정부와 KRG의 모든 중요한 문제는 건설적 타협과 체계적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7년간 33만명 앗아간 ‘미·러 대리전’… 시리아 불안한 휴전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7년간 33만명 앗아간 ‘미·러 대리전’… 시리아 불안한 휴전

    시리아 내전 7년 동안 33만명이 죽었다. 이 전쟁은 일정 부분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었다. 미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반군 편에, 러시아는 현 체제 유지를 원하는 정부군 편에 서서 내전에 개입했다. 시리아에서 격화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으로 ‘신냉전’에 대한 우려 또한 깊어지고 있다.지난 7월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시리아 내전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미국과 러시아의 결정에 따라 휴전이 결정됐다는 점은 시리아 내전이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었음을 보여 준다. 미국과 러시아의 참전 이유에 대해서는 시리아 차기 정권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풍부한 석유·가스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등 설이 분분하다. 러시아는 중동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려고 전쟁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시리아 내전은 몇 개의 변곡점을 거쳐 국제 대리전으로 비화됐다. 2011년 3월 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전쟁의 도화선이었다. 정부군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자 시민들은 무장단체를 꾸려 저항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시리아 내전은 ‘내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2013년 정부군의 생화학무기 폭격이 전쟁의 국면을 바꿔 놓았다. 정부군은 그해 8월 다마스쿠스 인근 구타의 교외 지역에 생화학무기 ‘사린가스’ 로켓을 떨어뜨려 어린이를 포함한 1300여명을 숨지게 했다.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은 알아사드 대통령 축출을 목적으로 하는 시리아 공습을 추진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 등 가톨릭계는 전쟁 확산으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며 공습에 반대했다. 결국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뜻을 접었다. 미국은 시리아에 거점을 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세력을 소탕하겠다면서 시리아 내전에 우회적으로 개입했다. IS는 내전 초기 시아파인 정부군과 대립했으나, 곧 수니파 세력인 반군과도 등을 돌렸다. 이후 오히려 상대적으로 공략하기 쉬운 반군 점령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9월 10일 “IS를 격퇴할 것이다. 시리아 공습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2일 뒤 미 공군은 시리아 내 IS 거점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2015년 2월에는 터키와 함께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미 특수부대원 등 400여명의 병력이 파견됐다. 러시아는 2015년 9월 참전을 결정했다. 러시아의 개입 이유 역시 IS 소탕이었다. 하지만 시리아의 오랜 우방인 러시아가 정부군을 지원하려고 전쟁에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실제로 9월 30일 러시아는 IS 거점이 아니라 반군 지역에 첫 공습을 가했다. 수호이 전투기 20대가 동원됐다. 목표는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중부의 도시 홈스였다.●올 7월 G20회의서 봉합된 시리아 내전 이로써 미국이 지원하는 반군과 러시아가 지원하는 정부군이 시리아 땅에서 맞붙게 됐다. 크고 작은 공방으로 고조되던 양국의 긴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절정으로 치달았다. 지난 4월 6일 미 해군은 지중해 동부해상의 구축함 포터함과 로스함에서 시리아의 공군 비행장을 향해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 공습은 이틀 전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지역 칸셰이쿤에 화학무기를 살포해 83명의 사망자를 낸 것에 대한 응징이라는 명분이었다.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미국이 IS가 아닌 정부군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러시아는 반발했다. 러시아군은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호위함 어드미랄 그리고로비치함을 시리아 해역에 급파했다. 시리아 군사작전 중 비행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을 확보하려고 미국과 체결한 의정서의 효력도 중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폭격은 주권국 시리아에 대한 침공”이라며 “이번 공격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러시아 간 신냉전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은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봉합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은 9일 정오부터 발효됐다. 미국은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이후 알아사드 정권 퇴진이 지지부진한 데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휴전 이후 미국은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푸틴 대통령이 성공했다”면서 “러시아의 폭탄과 무기, 병사들이 시리아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알아사드를 구했다”고 평했다. 휴전이 시작됐음에도 시리아를 향하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불안하다. 휴전을 중재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최근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 7월 말 주러 미 공관 직원 1000여명 중 750여명에게 추방 조치를 내렸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워싱턴DC 대사관 부속 건물, 뉴욕총영사관 부속 건물 등 3곳을 폐쇄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주러 미 외교관 155명을 추가로 추방할 수 있다”고 맞섰다. 휴전이 철회된 전력이 있다는 점도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한다. 12월 30일 터키와 러시아의 중재로 반군과 정부군은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반군과 정부군이 충돌했고 2월 14일 휴전이 철회됐다. 이 외에도 여러 차례 1주일 시한을 두고 휴전했지만, 1주일 만에 전쟁이 재개되곤 했다. ●‘시리아 내전’ 어린이·여성 3만여명 희생 영국에 본부를 둔 내전 감시기구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011년부터 지난 7월까지 6년 동안 총 33만 1765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한다. 사망자 가운데 민간인은 9만 9617명으로 3분의1을 차지한다. 이 중 어린이가 1만 8243명, 여성이 1만 1427명으로 집계됐다. 오랜 전쟁으로 국토가 초토화 돼 인구의 절반인 약 100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시리아 출신인 림 투르크마니 런던경제대학 선임 연구원은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에 “미국과 러시아가 휴전 협정을 하기는 했으나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의견 차가 있다. 양국의 입장 차로 인한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차히네 가이스 레바논 노트르담대 교수는 “시리아 문제는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적 마찰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면서 “불행하게도 양국의 관계가 좋지 못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반군에 대한 지원을 끊는 등 시리아에서 모스크바의 계획에 동참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 줬다”면서 “여러 차례 휴전 협상이 실패한 곳에서 성공한다면 미국과 러시아의 더 깊은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시리아 내전은 미국과 러시아 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주변국 간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가 사안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정부군을 지원했다. 이란은 시리아의 오랜 동맹이자 같은 시아파로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다. 또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해야 한다는 이해도 맞아떨어진다. 연합군 내부 입장도 제각각이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아파 정부의 전복을 바라고 있다. 미국의 우방 터키의 입장은 조금 난처하다. 터키는 미국과 함께 연합군을 구성했다. 그러면서도 남동부 반군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에 대한 토벌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PKK가 터키의 1600만 쿠르드족을 자극해 분리독립에 나설 것을 우려해서다. 몰려드는 난민이 부담스러운 프랑스·영국 등 유럽 열강은 빠른 전쟁 종식을 바라고 있다. 중동전문가 데이빗 레시는 “미국이 이대로 내전에서 발을 빼면, 정부군을 지원한 이란이 시리아의 대외 정책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면서 “필연적으로 (이스라엘의 최대 적국)이란이 조종하는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상동쇼핑몰은 반대하고 청라쇼핑몰 허가한 인천시 기만행정에 부천시 좌시하지 않겠다”

    “경기 부천상동 복합쇼핑몰은 반대하고 5배나 큰 청라쇼핑몰을 허가한 인천시의 기만행정에 부천시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천시가 지난 18일 청라 신세계복합쇼핑몰 건축허가를 전격 내주자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회 의원들과 시민들이 “내로남불”이라며 발끈했다. 인근 부평시민들의 반발로 연기된 부천 상동 신세계백화점 토지매매계약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아직까지 신세계 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부천시의회는 “시민 대표 기관으로 더 이상 참고 지켜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부천시와 신세계는 8월 중에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내 신세계백화점 건립 토지매매계약을 조속히 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2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천상동 신세계백화점 사업을 원만히 추진하기 위해 이웃 인천 부평주민들의 요구조건이 뭔지 계속해서 접촉중”이라며, “상동백화점부지와 관련한 토지매매계약 일정은 현재 명확히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허가한 청라신세계복합쇼핑몰은 부천 사업의 5배이고 하남 신세계스타필드의 1.4배 규모다. 청라쇼핑몰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부천에서 30분 거리여서 지역 소상공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부천시의회는 인천시가 더 이상 부천신세계백화점 건립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상동부지가 상업보호구역이라는 인천시의 주장에 부천시의회는 “상업보호구역은 우리가 주민의견을 들어 시의회에서 조례제정으로 정하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자기들이 상업보호구역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억지”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또 “신세계가 인천 발전을 위해 청라복합쇼핑몰을 추진하면서 부천사업을 다시 미루는 건 상호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부천시민과 함께 부천시의회는 더 이상은 참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의회는 “예정대로 상동백화점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부천시민을 우롱한 대가로 신세계와 이마트상품 불매운동을 강력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현 부천시의회 의원은 “부천시는 이웃 부평시와 상생행정 차원에서 상동 사업부지를 40%나 축소조정했는데도 이 협의안을 수용하지 않고 반대만 하고 있다”며, “오늘은 부평구청 앞에서, 내일은 인천시청 앞에서 기만행정에 대해 1인 피켓시위를 펼치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인천시가 청라신세계 스타필드 건축허가를 기습적으로 내주면서 소도 웃을 이유를 들어 아연실색하게 했다”며, “부천 신세계백화점보다 5배나 큰 청라스타필드는 허가하고 부천상동 신세계는 안된다고 하는걸 보고 너무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도대체 경우도 없고 사실도 아닌 일을 거짓말로 꾸미는 인천시 행정을 개탄하며 이에 대한 인천시장의 공식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내고,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부천시아파트연합회의도 이달내 토지매매계약 체결과 교통영향대책 등을 차질없이 진행해 백화점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상동쇼핑몰은 반대하고 청라쇼핑몰 허가한 인천시 기만행정에 부천시 좌시하지 않겠다”

    “상동쇼핑몰은 반대하고 청라쇼핑몰 허가한 인천시 기만행정에 부천시 좌시하지 않겠다”

    “경기 부천상동 복합쇼핑몰은 반대하고 5배나 큰 청라쇼핑몰을 허가한 인천시의 기만행정에 부천시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천시가 지난 18일 청라 신세계복합쇼핑몰 건축허가를 일사천리로 내주자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회 의원들과 시민단체가 “내로남불”이라며 발끈했다. 인근 부평시민들의 반발로 연기된 부천 상동 신세계백화점 토지매매계약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아직까지 신세계 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부천시의회는 “시민 대표 기관으로 더 이상 참고 지켜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부천시와 신세계는 8월 중에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내 신세계백화점 건립 토지매매계약을 조속히 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천상동 신세계백화점 사업을 원만히 추진하기 위해 이웃 인천 부평주민들의 요구조건이 뭔지 계속해서 접촉중”이라며, “상동백화점부지와 관련한 토지매매계약 일정은 현재 명확히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허가한 청라신세계복합쇼핑몰은 부천 사업의 5배이고 하남 신세계스타필드의 1.4배 규모다.청라쇼핑몰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부천에서 30분 거리여서 지역 소상공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부천시의회는 인천시가 더 이상 부천신세계백화점 건립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청라는 상업진흥구역이고 부천 상동은 상업보호구역이라는 인천시의 주장에 부천시의회는 “정부는 원도심 기존 전통시장과 상점이 밀집한 구도심 지역을 해당 지자체가 상업보호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하는데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를 상업보호구역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또 “신세계가 인천시 발전을 위해 청라복합쇼핑몰을 추진하면서 부천신세계백화점 사업을 다시 미룬다면 이는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부천시민과 함께 부천시의회는 더 이상은 참기 힘든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의회는 “우리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부천시민을 우롱한 응분의 대가로 신세계와 이마트 불매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현 부천시의회 의원은 “부천시는 이웃 부평시와 상생행정 차원에서 상동 사업부지를 40%나 축소조정했는데도 이 협의안을 수용하지 않고 반대만 하고 있다”며, “오늘은 부평구청 앞에서, 내일은 인천시청 앞에서 기만행정에 대해 1인 피켓시위를 펼치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인천시가 청라신세계 스타필드 건축허가를 기습적으로 내주면서 소가 웃을 이유를 들어 나를 아연실색하게 했다”며, “부천 신세계백화점보다 5배나 큰 청라스타필드는 허가하고 부천상동 신세계는 안된다고 하는걸 보고 너무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도대체 경우도 없고 사실도 아닌 일을 거짓말로 꾸미는 인천시 행정을 개탄하며 이에 대한 인천시장의 공식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내고,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부천시아파트연합회의도 이달내 토지매매계약 체결과 교통영향대책 등을 차질없이 진행해 백화점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사우디 왕세자 “예멘전쟁 끝내고 싶다”

    사우디 왕세자 “예멘전쟁 끝내고 싶다”

    “美·이란 화해도 반대 않겠다” 카타르 단교 사태 이전 왕래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전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예멘 전쟁에서) 빠져나오고 싶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실은 폭로전문 웹사이트 ‘글로벌리크스’가 유세프 알 오타이바 주미 아랍에미리트 대사와 마틴 인디크(전 미 중동특사)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이 전쟁은 사우디 국내 정치뿐 아니라 중동 및 국제 정세에 있어 살만의 영향력과 중요한 연관성을 갖고 있어 귀추가 주목돼 왔다. 인디크 부소장은 지난 4월 20일 오타이바 대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그(살만 왕세자)가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과 내게 ‘예멘 전쟁을 그만두고 싶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인디크 부소장은 “‘(사우디 측에) 미리 알려만 준다면 미국과 이란이 화해하는 데도 반대하지 않는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메일이 오간 시기는 카타르 단교가 시작된 6월 5일보다 1달 이상 앞서, 일단 이번 결심은 카타르 단교 사태 장기화와는 무관한 것으로 평가된다. ‘예멘 전쟁’은 살만 왕세자가 주도해 2015년 3월 시작됐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살만 왕세자는 예멘의 수도 사나를 장악한 시아파 후티 반군을 몰아내겠다면서 이집트, 모로코 등 아랍권 국가와 연합군을 구성해 ‘단호한 폭풍’(Decisive Storm) 전쟁을 일으켰다. 사우디는 수개월 내에 전쟁을 끝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군의 저항이 거셌다. 반군은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사우디의 남서부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예멘을 교두보로 삼아 아랍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사우디가 전쟁을 포기하거나, 타협한다는 것은 역내 시아파 교두보를 묵인하겠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최근까지 1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4만여명이 부상당했다. 수백만명의 난민도 양산됐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사우디 연합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 사상자 수가 너무 많아 국제형사재판에 전쟁 범죄로 회부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파괴돼 수인성 질명인 콜레라가 급속도로 번져 지난 4월부터 50만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추정하고 있다. 의료시설이 포격에 유실돼 환자 치료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매일 5000명이 넘는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WHO는 추산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적과의 악수… 사우디 왕세자의 파격

    적(敵)과 악수하고, 기울어 가는 석유 산업에서 탈피해 미래 먹거리 발굴을 공언하고, 여성의 권리 신장을 약속하는 등 사우디아라비아의 제1 왕위 계승자이자 국방장관인 무함마드 빈 살만(31) 왕세자의 행보가 거침없다. 그러나 카타르 단교 국면 장기화, 경제 침체, 실업난 증가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차기 군주의 정치적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우디 일간 아샤르크아우사트는 빈 살만 왕세자가 30일(현지시간) 사우디 항구도시 제다에서 이라크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만났다고 전했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 왕위 계승자와 강경 시아파 지도자의 만남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알사르드가 사우디를 방문한 것은 2006년 이후 11년 만이다. 알사드르 측은 “양국 관계에 긍정적 돌파구를 마련해 기쁘다. 아랍권의 종파적 갈등을 없애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경제 부문에서의 파격도 주도하고 있다. 저유가로 국가 부채가 누적되는 가운데 그는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을 매각해 2조 달러(약 224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산업을 다각화하는 등의 탈석유 개혁정책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지난 11일에는 공립학교에서의 여학생들의 체육 수업을 허가했다. 사우디에서 여성의 체육 활동은 금기시됐으며 일부 사립학교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됐다. 이런 노력에도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카타르 단교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적지 않은 부담을 안았다. 경제난과 실업난이 맞물리면서 여론도 나빠졌다. 알자지라 등은 이날 “저유가 속 올해 1분기 사우디의 실업률이 12.7%로 증가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IS 몰아냈지만… 평화는 멀었다

    IS 몰아냈지만… 평화는 멀었다

    “IS, 영토 잃어도 이데올로기 건재” 온라인상 선동·교육 영향력 막강 수니파 핍박 계속땐 세력 불어날 듯‘빼앗긴 이라크에도 봄은 오는가.’ 이라크 정부가 지난 9일(현지시간)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최대 거점 도시인 모술이 IS로부터 해방됐음을 선언했다. 점령된지 3년 만이다. 하지만 모술에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건재한 IS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술을 재건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에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탈환 작전에 참여한 세력 간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군이 승전보를 울린 이날에도 모술 곳곳에서 정부군과 IS의 사이에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티그리스강 서부의 ‘올드시티’(Old City) 주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IS는 자살폭탄 대원과 저격수 등 소수의 인원으로 간헐적으로 정부군을 공격했다. 앞서 IS가 인질로 붙잡은 것으로 알려진 모술 주민 2만여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FP통신은 “IS가 모술을 잃어 큰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치명적 수준은 아니다”면서 “여전히 탈 아파르, 하위자 등 주요 도시와 안바르주를 장악하고 있으며 정부가 탈환한 지역에 공격을 할 만한 힘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BBC방송도 “이라크 일부 지역에 여전히 IS 세력이 남아 있으며, 이들은 언제든 폭탄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가디언은 “‘IS를 격퇴했다’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다. IS가 비록 영토를 잃었지만 그 이데올로기 자체가 정복당한 것은 아니다. 이들의 추종자는 계속 생겨날 것”이라면서 “모술 재건은 큰 도전이 될 것이다. 평화가 유지되기까지 수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막강한 영향력도 여전하다. IS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로 지지자를 선동하고 테러방법 등을 교육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토안보·대테러 보좌관인 토머스 보설트는 최근 ABC방송에서 “미국은 IS를 물리적 근거지에서 격퇴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 밀어내는 데에도 비정상적으로 많은 시간과 자원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모술 탈환으로 이라크의 고질적 인종·종파적 분열이 재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모술 탈환 작전에 참전한 세력의 정치적·종파적 이해관계는 복잡하다. 이제 충돌할 일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모술 탈환에는 이라크 정규군·경찰 특공대, 시아파 민병대, 쿠르드자치정부의 군조직 페슈메르가가 주축을 이뤘고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이 공습을 지원했다. 니네베주의 수니파 부족 일부가 결성한 무장조직도 가담했다. ‘IS 대 반(反)IS’의 구도가 무너지면서 각 세력이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과 반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직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워싱턴 타흐리르 중동정책연구소의 하산 하산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모술을 빼앗아 큰 타격을 입힌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IS는 국제적인 조직이다. 여전히 리더십이 존재하며 조직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토니 블링큰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IS는 죽지 않았다’는 제목의 NYT 기고에서 “IS 패퇴 이후에도 이라크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될 것”이라며 “미국이 해방된 도시를 지키고 수니파 무슬림을 핍박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면 IS 세력이 다시 불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라마단 종료 앞두고 잇단 테러… 경찰 등 85명 사망

    97%가 무슬림인 파키스탄이 극단주의 무장 단체의 폭력 때문에 어느 때보다 잔혹한 라마단 명절을 보냈다고 A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일출에서 일몰 때까지 식사를 할 수 없는 라마단은 대다수 무슬림들이 경건하게 보내는 기도의 시기임에도 라마단이 종료되는 시점인 25일을 이틀 앞두고 파키스탄 3곳에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하루 사이 85명이 사망했다. 파키스탄 북서부 파라치나르주의 사히드 칸 주지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파라치나르 투리 재래시장에서 두 차례 폭탄이 터져 67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목격자들은 라마단 금식 후 첫 식사인 이프타르와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는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준비하려고 사장에 많은 인파가 모여있을 때 첫 번째 폭탄이 터졌으며 부상자들을 돕고자 더 많은 사람이 모이자 두 번째 폭탄이 터졌다고 증언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레시카 에 장비’(LeJ)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파라치나르주는 수니파 무슬림이 대다수인 파키스탄에서 예외적으로 이슬람 시아파가 많은 곳으로, 지난 1월과 3월에도 수니파가 주축인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과 그 강경분파 ‘자마툴 아흐랄’이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폭탄 테러가 발생해 모두 49명이 사망했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의 퀘타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가 벌어져 경찰관 등 14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경찰은 퀘타 경찰서 앞에서 일제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 한 대가 경찰서로 향해 가다 검문을 받자 갑자기 폭발했다고 밝혔다. 이 테러는 ‘자마툴 아흐랄’과 최근 파키스탄에서 잦은 테러를 벌인 국제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서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밤에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던 경찰을 향해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달려들어 총을 쏴 경찰관 4명이 사망했다. 파키스탄군의 아시프 가푸르 소장은 “최근 일련의 테러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에 은거한 테러범들과 관련이 있다”면서 “국경지대에서 대응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피로 물든 라마단’…파키스탄 잇따른 테러에 85명 숨지고 수백명 부상

    ‘피로 물든 라마단’…파키스탄 잇따른 테러에 85명 숨지고 수백명 부상

    이슬람 단식성월인 라마단 종료인 25일을 앞두고 파키스탄 곳곳에서 잇따라 테러가 일어나 하루 사이 모두 85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파키스탄은 국민의 97%가 이슬람 신자이다.24일 파키스탄 지오TV에 따르면 전날 오후 파키스탄 북서부 파라치나르에 있는 투리 재래시장에서 두 번이나 폭탄이 터져 67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부상자 중에 중상자가 다수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금식 후 첫 식사인 이프타르와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는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준비하려고 시장에 많은 인파가 모였을 때 첫 번째 폭탄이 터졌으며 부상자를 돕고자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 두 번째 폭탄이 터졌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LeJ(Lashkar-e-Jhangvi)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파라치나르는 파키스탄에서 예외적으로 이슬람 시아파가 많은 곳으로 지난 1월과 3월에도 수니파 주축의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과 그 강경분파 자마툴 아흐랄의 폭탄 테러가 일어나 49명이 사망한 바 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남서부 발루치스탄 주 주도 퀘타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가 벌어져 경찰관 등 14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퀘타 경찰서 앞에서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 한 대가 경찰서로 향해가다 검문을 받자 갑자기 폭발했다. 이 테러는 자마툴 아흐랄과 최근 파키스탄에서 잦은 테러를 벌인 국제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서로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퀘타는 한국인이 설립한 어학원에서 일하면서 기독교 선교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20대 중국인 2명이 지난달 IS 대원들에게 납치돼 살해되는 등 최근 테러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날 밤에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남부 카라치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던 경찰을 향해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달려들어 총을 쏴 경찰관 4명이 사망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테러범들이 (군인이나 경찰이 아닌) 소프트 타깃을 노리고 있는데 테러범이 진정한 무슬림이라면 이런 끔찍한 테러를 저지를 수 없다”면서 이번 테러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국가의 전권을 사용해 테러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군 홍보기구 ISPR의 아시프 가푸르 소장은 최근 일련의 테러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에 은거한 테러범들과 관련됐다고 지목하면서 국경지대에서 대응 작전을 수행하고 불법 월경을 엄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키스탄 테러...38명 사망·120명 부상

    파키스탄 테러...38명 사망·120명 부상

    파키스탄에서 23일 잇따라 테러가 발생해 최소 38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다.지오TV 등 현지 언론은 이슬람 단식성월인 라마단 종료(25일)를 앞둔 이날 오후 북서부 파라치나르에 있는 투리 재래시장에서 두 차례 폭탄이 터져 최소한 25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 다쳤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라마단 기간 금식 후 첫 식사인 이프타르를 준비하려고 시장에 많은 인파가 모여있을 때 첫 번째 폭탄이 터졌다고 전했다. 그 후 부상자들을 돕고자 사람들이 모이자 다시 폭탄이 터졌다. 이슬람 수니파가 주축인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 강경분파인 자마툴 아흐랄은 이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파라치나르는 파키스탄에서 예외적으로 시아파가 많은 곳으로 지난 1월과 3월에도 TTP와 자마툴 아흐랄의 폭탄 테러가 벌어져 모두 49명이 사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쯤 남서부 발루치스탄 주 주도 퀘타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가 벌어져 경찰관 등 1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퀘타 경찰서 앞에서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 한 대가 경찰서로 향해가다 검문을 받자 갑자기 폭발했다. 퀘타는 지난달 한국인이 설립한 어학원에서 일하면서 기독교 선교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20대 중국인 2명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들에게 납치돼 살해되는 등 최근 테러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키스탄 재래시장에서 폭탄 테러…최소 15명 사망·70명 부상

    파키스탄 재래시장에서 폭탄 테러…최소 15명 사망·70명 부상

    파키스탄의 한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 인파를 노린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쳤다.파키스탄 당국은 23일(현지시간) 라마단(이슬람 금식기간)이 끝난 뒤 먹는 첫 식사인 ‘이프타르’를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는 인파로 북적이던 파라키나르의 토리 시장에서 폭탄이 3분 간격으로 두 차례 터졌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파키스탄 서북부에 위치한 파라키나르는 이슬람 시아파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다. 앞서 이날 오전 파키스탄 남서부 퀘타 지역에서도 자폭 테러가 발생해 경찰 등 1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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