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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래에 꿈”…16세에 ‘1억’ 기부한 최연소 고액기부자, 누구?

    “또래에 꿈”…16세에 ‘1억’ 기부한 최연소 고액기부자, 누구?

    청소년 베스트셀러 작가 백은별(16) 양이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며 서울 사랑의열매 역사상 최연소 회원으로 기록됐다. 서울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8일 백은별 작가가 전날 1억원 기부를 약정하고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백 작가는 전국 3700번째, 서울 지역 454번째 회원이 됐다. 백 작가는 중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 장편소설 ‘시한부’로 문단에 데뷔했다. 청소년의 시선으로 우울과 혼란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출간 직후 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20주 연속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성장통’ ‘기억하는 한 가장 오래’ ‘윤슬의 바다’ 등을 꾸준히 출간하며 청소년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작 ‘윤슬의 바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청소년들의 첫사랑과 성장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판타지 소설로, 7월 2주차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39위를 기록했다. 그는 “나와 비슷한 또래에게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꿈을 심어주고, 힘든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독자들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돌려주고자 기부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서울 사랑의열매가 운영하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사회 각계 지도층이 자발적 기부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국내 기부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3709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서울 지역에는 462명의 회원이 있다. 백은별 작가가 약정한 1억원의 기부금은 서울 지역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복지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 中, 세계 최초 ‘지하철 배송 로봇’ 택배 전달 성공

    中, 세계 최초 ‘지하철 배송 로봇’ 택배 전달 성공

    세계 최초로 지하철을 타고 배송하는 로봇이 등장했다. 미래 시대를 목격한 듯한 혁신적인 기술이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구현됐다. 18일 중국 현지 언론 자이롄서(財聯社)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선전 지하철 2호선 완사역에서 ‘지하철 배송 로봇’이 첫선을 보였다. 승객이 덜한 시간대에 인공지능(AI) 기반 스케줄링 알고리즘과 로봇 기술을 결합해 무인 배송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객차 안으로 쏙! 승객 시선 사로잡은 로봇들로봇 배송 첫날,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같은 외형의 로봇들이 재빠르게 객차 안으로 진입해 일렬로 정렬하며 안정적으로 멈춰 섰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로봇들에 승객들은 호기심을 가득 품고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에 몰두했다. 이 로봇들 내부에는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상품이 가득 찼으며, AI 스케줄링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의 배송 경로를 스스로 계획하여 지하철역 내 편의점에 상품을 전달했다. 세븐일레븐 점주들 ‘대만족’, 물류 효율 극대화이번 로봇 배송 테스트에 참여한 세븐일레븐 점장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기존에는 매장 물품을 지상 교통으로 지하철역까지 운반해야 했고 주차 공간 부족과 출근 시간대 겹침 등으로 운송 및 매장 진입에 많은 시간과 인건비가 소요됐다. 현재 선전 지하철역 내 약 100곳이 넘는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41대의 로봇이 지하철 운송망과 결합하면 모든 매장의 성수기 물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하철 배송 로봇의 핵심은 중국 완커그룹 계열사인 완웨이물류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 스케줄링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각 매장의 일일 주문 현황과 위치, 배송 시간 요구, 지하철 운송력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수의 로봇과 여러 매장이 동시에 참여하는 최적의 경로를 자동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봇에 탑재된 360도 전방위 레이저는 역사 내부 지도를 정밀하게 구축해 로봇의 길 찾기를 돕는 ‘눈’ 역할을 한다. 로봇의 하부 기계 구조와 제어 시스템은 ‘골격과 운동신경’으로 이를 통해 엘리베이터 탑승, 플랫폼 이동, 지하철 승차 등 완전한 자율 이동이 가능해졌다. 지하철 유휴 운송력 활용, 상권 활성화 기대현재 선전시 지하철역 내에는 300곳 넘는 매장이 입점해 있다. 향후 이 로봇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지하철의 유휴 운송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상점 물류 배송 효율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지하철 상권의 운영 편의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 中, 세계 최초 ‘지하철 배송 로봇’ 택배 전달 성공 [여기는 중국]

    中, 세계 최초 ‘지하철 배송 로봇’ 택배 전달 성공 [여기는 중국]

    세계 최초로 지하철을 타고 배송하는 로봇이 등장했다. 미래 시대를 목격한 듯한 혁신적인 기술이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구현됐다. 18일 중국 현지 언론 자이롄서(財聯社)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선전 지하철 2호선 완사역에서 ‘지하철 배송 로봇’이 첫선을 보였다. 승객이 덜한 시간대에 인공지능(AI) 기반 스케줄링 알고리즘과 로봇 기술을 결합해 무인 배송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객차 안으로 쏙! 승객 시선 사로잡은 로봇들로봇 배송 첫날,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같은 외형의 로봇들이 재빠르게 객차 안으로 진입해 일렬로 정렬하며 안정적으로 멈춰 섰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로봇들에 승객들은 호기심을 가득 품고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에 몰두했다. 이 로봇들 내부에는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상품이 가득 찼으며, AI 스케줄링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의 배송 경로를 스스로 계획하여 지하철역 내 편의점에 상품을 전달했다. 세븐일레븐 점주들 ‘대만족’, 물류 효율 극대화이번 로봇 배송 테스트에 참여한 세븐일레븐 점장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기존에는 매장 물품을 지상 교통으로 지하철역까지 운반해야 했고 주차 공간 부족과 출근 시간대 겹침 등으로 운송 및 매장 진입에 많은 시간과 인건비가 소요됐다. 현재 선전 지하철역 내 약 100곳이 넘는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41대의 로봇이 지하철 운송망과 결합하면 모든 매장의 성수기 물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하철 배송 로봇의 핵심은 중국 완커그룹 계열사인 완웨이물류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 스케줄링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각 매장의 일일 주문 현황과 위치, 배송 시간 요구, 지하철 운송력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수의 로봇과 여러 매장이 동시에 참여하는 최적의 경로를 자동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봇에 탑재된 360도 전방위 레이저는 역사 내부 지도를 정밀하게 구축해 로봇의 길 찾기를 돕는 ‘눈’ 역할을 한다. 로봇의 하부 기계 구조와 제어 시스템은 ‘골격과 운동신경’으로 이를 통해 엘리베이터 탑승, 플랫폼 이동, 지하철 승차 등 완전한 자율 이동이 가능해졌다. 지하철 유휴 운송력 활용, 상권 활성화 기대현재 선전시 지하철역 내에는 300곳 넘는 매장이 입점해 있다. 향후 이 로봇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지하철의 유휴 운송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상점 물류 배송 효율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지하철 상권의 운영 편의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 새벽만 하는 ‘도깨비 푸드트럭’ 단속 골머리…경기 침체에 노점 신고도 ‘껑충’[취중생]

    새벽만 하는 ‘도깨비 푸드트럭’ 단속 골머리…경기 침체에 노점 신고도 ‘껑충’[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주말 자정 무렵이면 서울 마포구 홍대에 조성된 거리예술의 중심지 ‘레드로드’ 곳곳에 닭꼬치와 케밥 등 길거리 음식을 파는 트럭 10여대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음식을 조리하며 풍기는 달콤한 내음이 번화가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습니다. 트럭을 세워두고 “아~ 정말 맛있다!”라며 호객행위를 하던 장사꾼들은 아침이 밝기 전 거리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노점상 민원은 증가…“자릿세 안내 박탈감”이러한 이동형 차량 노점은 허가를 받은 노점이 아닌 이상 불법입니다. 그러나 푸드트럭이 언제, 어디서 장사할지 알 수 없는 까닭에 이를 단속하는 구청도 늘 긴장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포구청만 하더라도 임기제 공무원 등으로 이뤄진 심야조 3명, 야간조 5명을 각각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5시’, ‘오후 3시~오후 11시’ 조로 나눠 투입해 불법 노점상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레드로드 불법 노점상들에 대해) 도로 점용을 근거로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동 조치를 내리고 있다”며 “구 차원에서도 단속 의지를 갖고 있다. 사람이 몰리는 날에는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활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푸드트럭’과 같은 이동형 노점에 대한 단속이 많아지는 상황은 통계로도 나타납니다. 서울시가 무허가 노점 등을 단속해 과태료·변상금을 부과하거나 고발 및 강제철거한 조치 내역은 2023년 1905건에서 지난해 2644건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1~4월만 해도 이미 1070건의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노점상 영업을 바라보는 주변 상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박세권(61) 홍대상인회장은 “장사도 잘 안 되는데 거리에 꿰차 앉은 불법 노점 차량이 연기를 풀풀 내면서 손님들이 몰리는 걸 보면 맘이 편할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또 다른 상인 황모씨도 “노점상은 자릿세도 안 내는데 우리 같은 식당과 가격 경쟁이 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황씨는 “저런 푸드트럭은 금세 이동해버리면 그만이라 상시 단속도 안 된다. 인근 상인들끼리 주기적으로 민원을 넣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 민원 빅데이터를 보면 ‘노점상’ 단어를 포함한 민원은 지난해 2만 8676건이 접수됐습니다. 지난 2022년(1만 8179건)부터 꾸준히 증가 추세입니다. 올해는 1~6월 상반기에만 1만 7651건이 접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불법 노점상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상인과 노점상이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임대료를 내지 않는 상인들은 불법 노점상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과태료를 여러 차례 부과받은 불법 노점상은 해당 거리에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제재 등을 통해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불법 노점상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많을 텐데 이들을 품을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하고 자릿세 등을 적정하게 받아 허가 영업의 영역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 신인 예술가 키우는 강남구… 30일까지 신진작가 지원전

    신인 예술가 키우는 강남구… 30일까지 신진작가 지원전

    서울 강남구는 ‘2025 강남구 신진작가 지원전’ 1차 전시를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역삼1동 주민센터 1층 전시실에서 연다고 18일 밝혔다. 청년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주민이 일상에서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취지다. 구는 시각예술 분야의 신진 예술인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5월 12일부터 6월 13일까지 공모를 진행했다. 총 199명의 지원자 중 엄정한 심사를 거쳐 8명이 최종 선정됐다. 전시는 2차례로 나뉘어 열리며, 1차 전시에서는 대상·우수상·장려상 수상자 4인의 작품을 먼저 공개한다. 참여 작가는 정승혜(대상), 김창우(우수상), 김미지·이지현(장려상)으로, 회화·설치·섬유·혼합매체 등 다양한 표현방식을 통해 청년 세대의 내면과 시대적 감수성을 시각화한다. 불안, 생태, 감정, 일상 등 동시대 사회의 정서를 다루며, 각기 다른 감각으로 관람자와의 교감을 시도한다. 정승혜는 기후 위기와 생태적 경계를 주제로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자연 부산물의 생명성과 의미를 재해석한다. 김창우는 얇은 순지를 겹치는 방식으로 감정의 층위와 세계를 연결하는 미묘한 시선을 구현한다. 김미지는 규칙적인 선긋기를 통해 일상 속 감정을 정리하고, ‘오늘을 살아내는 태도’를 시간의 흐름으로 표현한다. 이지현은 반투명 섬유를 찢고 겹치는 반복적 행위로 감정의 구조와 온도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청년 작가 발표의 장을 넘어, 지역 문화 공간이 예술 실험의 플랫폼이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는 청년 예술인의 지속적 창작 기반을 구축하고, 주민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차 전시는 2025년 8월 8일부터 8월 14일까지 역삼1동 주민센터 1층 전시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이번 전시는 예술가와 지역사회가 만나 동시대 시각예술의 다양성과 실험 정신을 나누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신진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문화 인프라를 적극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바다·계곡이 부른다…동해시로 ‘더위 사냥’

    바다·계곡이 부른다…동해시로 ‘더위 사냥’

    강원 동해시가 여름 피서객 맞이에 한창이다. 동해시는 피서객의 만족도를 높이 위해 전년보다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강원도와 강원관광재단은 동해시를 ‘7월 추천 여행지’로 선정했다. 어린이·MZ 해수욕장 특화동해지역 6개 해수욕장은 지난 9일 일제히 개장했다. 운영시간은 망상·망상리조트·추암해수욕장 오전 6시부터 자정, 노봉·대진·어달해수욕장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수영은 오전 9시~오후 6시 가능하다. 극성수기인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망상·추암해수욕장은 오후 7시까지 수영할 수 있다. 동해시 대표 해수욕장인 망상해수욕장은 ‘키즈 해수욕장’을 테마로 한다. 어린이 물놀이장, 키즈 트리 포토존, 수박 조형물 등으로 꾸몄다. MZ 성지가 된 어달과 대진해수욕장은 카페와 서핑으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추암해수욕장은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고즈넉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고, 노봉해수욕장은 조용한 피서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30~31일 추암해수욕장, 다음 달 1~4일 망상해수욕장에서는 화려한 공연이 펼쳐지는 비치페스티벌이 열린다. 이진화 동해시 관광과장은 “피서객 안전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바가지요금을 근절해 안전하고 가성비 좋은 해수욕장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야시장·페스타·선녀탕 ‘쿨한 여름’동해시에는 해수욕장 외에도 더위를 식히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관광지가 많다. 동쪽바다중앙시장은 이달 초 주말 야시장을 개장했다. 11월 초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9시 열린다. 야시장에서는 거리공연을 보며 지역 특색을 살린 30여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25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는 금요일에도 야시장을 연다. 10일 문을 연 삼화동 무릉오선녀탕에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평균 수심이 60~90㎝여서 어린이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계곡물과 지하수를 활용한 자연친화적 물놀이시설인 무릉오선녀탕은 구불구불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 연결되는 5개 풀장과 파라솔, 그늘막과 탈의실, 화장실, 포토존, 매점 등으로 이뤄졌다. 자연석과 조경수가 곳곳에 놓여 숲속 계곡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요원을 배치했고, 주 2회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 18일에는 묵호에서 도째비 페스타가 개막했다. 손태진, 윤태화, 범키 등의 가수가 무대에 오르는 공연과 도깨비분장·타투·먹태 두드리기 체험 등으로 꾸며진다. 동해시는 음식점 위생관리를 위해 이달 중순까지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과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벌였다. 음식 보관, 조리 상태를 확인하고, 위생모와 마스크를 배부했다. 앞선 지난달에는 불법 숙박업소에 대한 단속을 벌였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자살 위기와 구조의 골든타임

    [백종우의 마음 의학] 자살 위기와 구조의 골든타임

    ‘자살하려는 사람을 살려 놔 봐야 무슨 의미가 있느냐.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결국 다른 방식으로 죽으려 할 것 아닌가.’ 자살예방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반론이다. 자살의 근본 원인이 사회구조에 있다는 인식은 분명 중요하지만 때론 자살시도자 관리와 위기 개입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오류로 흐르기 쉽다. 즉, ‘죽기 어려운 나라’보다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정책 개입의 효과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다. 한때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매년 30여명이 목숨을 끊는 ‘자살 명소’였다. 유가족들은 자살 방지 난간 설치 운동에 나섰으나 효과를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때 UC버클리의 리처드 세이든이 발표한 연구가 전환점이 됐다. 금문교에서 구조된 자살시도자 515명을 26년간 추적한 결과 94%가 생존하거나 자연사했고 재차 자살한 경우는 5%에 그쳤다. 자살 충동은 극단적 위기의 짧은 순간에 집중되며 그 시기를 넘기면 대부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2년 전 금문교에 방지 난간이 설치됐고 투신 사망자는 74% 감소했다. 물론 오랜 시간 여러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많은 연구는 자살시도자의 절반 이상이 갑작스럽고 강렬한 충동에 휩싸여 자살을 시도하며 이는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고, 그 충동은 평균 1시간가량이라고 보고한다. 또한 재시도는 첫 시도 후 6개월 이내에 집중되므로 이 시기까지가 ‘골든타임’이다. 이때 안전한 장소에서 자살 수단이 차단되고 누군가 속마음을 들어 주며 정신과적 치료가 이뤄진다면 자살 시도로 드러난 곪은 문제가 비로소 수면 위로 올라오고 그로 인해 연결과 사회적 지원이 시작될 수 있다. 그렇게 운명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얼마 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동반 자살을 시도했던 환자가 경찰에 먼저 발견됐지만 응급 이송되지 않고 가족에게 인계된 후 며칠 만에 사망했다. 유족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현행 정신보건법은 응급 입원을 ‘자살 위험이 큰 경우’로 제한하고 있어 신체 손상이 없으면 경찰이 이송을 주저하고 가족 연계로 끝내는 일이 많다. 그 결과 한국의 응급실에 내원하는 자살·자해시도자의 인구당 비율은 오히려 영국보다 낮다. 반면 선진국에선 자살시도자를 중증응급환자로 간주하고 정신응급실로 이송하도록 경찰과 소방에 법적 권한과 면책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자살시도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고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경찰·소방·응급실·지자체가 모두 교육받고 핵심 정보를 온라인에 기록하며 지자체는 이를 바탕으로 치료와 지원을 책임 있게 연계해야 한다. 결과를 추적·관리하고 통계는 자살예방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이미 대만에서도 10년 넘게 해 온 일이다. 정부가 자살을 줄이려면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은 것은 정부와 리더들의 의지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日 양대 문학상 27년 만에 나란히 “수상작 없음”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이 나란히 ‘수상작 없음’으로 결정됐다. 양대 문학상이 동시에 수상작을 내지 못한 것은 1998년 이후 27년 만으로 역대 여섯 번째다. 17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제173회 아쿠타가와상·나오키상 선정회는 전날 오후 4시부터 도쿄에서 열렸다. 먼저 아쿠타가와상이 2011년 7월 이후 14년 만에 수상작 없음으로 결정됐고, 이어 나오키상도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수상작 없이 회의를 마쳤다. 아쿠타가와상 후보작 4편은 비일상적 존재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나오키상 후보작 6편은 소셜미디어(SNS)·젠더·재난 등 동시대적 이슈를 조명했지만 양측 모두 완성도나 참신성에서 결정타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쿠타가와상 선정위원인 가와카미 히로미는 “신선한 시도나 관점을 기대했지만 뭔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나오키상 선정위원 교고쿠 나쓰히코도 “이례적으로 회의가 4시간 넘게 이어질 만큼 뜨거운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쿠타가와상은 신진 작가의 순수문학을, 나오키상은 신인·중견 작가의 대중문학을 대상으로 한다. 전자는 문학성과 실험성, 후자는 서사력·대중성 등이 심사 기준이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김슬기 지음, 클레이하우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그때 저는 ‘완전히 망가진 외로운 사람이 어딘가에서 회복하는 이야기’를 막연히 떠올리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다 자란 어른이 회복하는 데도 온 마을이 필요해.”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푹 쉬어 갈 수 있는’ 소설. 유쾌한 재치와 따스한 위로로 가득하다. 살아가는 일에 지쳐 버린 청년 ‘강하고’가 바다 마을에 사는 근육질 할머니들에게 납치당해 떠밀리듯 다시 생의 한복판에 뛰어든다. 홀로 세상을 견디기에는 너무 힘들기 때문에 다 자란 어른에게도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저자는 유쾌한 표정으로 전한다. 368쪽, 1만 8000원. 여름은 사랑의 천사(최백규 지음, 문학동네) “서로를 보면/열이 오른다/자취방 창가로 불어오는 여름/높이 들어 잔이 넘치도록 마시는 여름/거리에 쏟아지는 여름이/마음을 와락 적신다/어느 날은 햇살 아래 빛나는 너의 웃음이/여름이구나” “젊음만 믿고 섣불리 색을 칠하고 번지는” 젊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파란빛이 넘실대는 여름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것 같은 제목이지만, 설마 그럴 리가. “아침이 도착하려면 오래 걸릴” 집에서, 월요일이면 “덜 마른 빨래마냥 괜히 고개를 끄덕이”며, “언젠가 이 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비는 서글픈 청춘의 단면이 외려 더 많다. 148쪽, 1만 2000원. 제발 돌아와, 내 머리카락!(외르크 뮐레 글·그림, 김영진 옮김, 주니어RHK) “그때부터는 물 흐르는 대로 그냥 흘러갔어. 강으로, 또 다른 강으로, 더 큰 강으로. 그러다 마침내 바다에 다다랐지. 강물은 모두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법이니까. 일단 바다에 도착하잖아? 그럼 전 세계 어디에나 갈 수 있어.” 아빠 머리에서 탈출한 머리카락과 이를 뒤쫓는 아빠의 유쾌한 소동을 그린 동화. 머리카락을 되찾기 위한 아빠의 고군분투가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펼쳐진다. 식당, 빵집, 동물원 등에서 벌어지는 머리카락 추격전은 빠른 전개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선을 붙잡는다. 그림책 작가로 알려진 독일 출신 외르크 뮐레의 첫 동화. 72쪽, 1만 4000원.
  • [책꽂이]

    [책꽂이]

    정부의 원리(양재진 지음, 마름모) 20년간 ‘비교정부론’을 강의해 온 국내 대표 정치·행정학자인 저자가 의회, 정당, 연방·연합, 국가관료제의 작동 방식부터 헌법 개정과 선거제도 개혁까지 한국 정치의 원리와 구조를 분석한다. 또한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에서 출발해 로마 공화정과 미국 헌정주의의 뿌리를 짚으며 한국 민주공화국 체제의 역사적 연원을 밝힌다. 이론과 실제를 넘나드는 유연한 설명과 치밀한 구성이 어우러져 한국 정치에 대한 입체적인 통찰력과 개혁 방향을 제시한다. 368쪽, 2만 2000원.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열린책들)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의 모든 것을 파헤친 책.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인 저자는 올트먼을 분석하기 위해 올트먼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과 친구, 교사, 멘토, 공동 창업자, 동료, 투자자, 포트폴리오 회사 등과 250번이 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그는 속도를 중시하고 위험을 좋아하는 영리한 거래 해결사로 분석됐다. 책은 어린 시절부터 인공지능의 선두 주자를 지키려는 분투에 이르기까지 올트먼이 성장하며 겪은 크고 작은 과정을 한 폭의 세밀화처럼 펼쳐 보인다. 544쪽, 2만 5000원. 전쟁과 음악(존 마우체리 지음, 이석호 옮김, 에포크)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과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역임한 지휘자이자 음악 교육자인 저자가 클래식 음악사에서 사라진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비밀을 파헤친다. 세계대전과 냉전을 겪은 20세기에 클래식 음악은 국가의 상징이자 무기로 쓰였다. 전쟁을 겪은 나라들은 국가적 자존심과 정체성을 북돋우기 위한 정책이 필요했고 1차 대전 이후 음악은 정치 철학의 대변자 역할을 떠안았다. 책은 음악이 역사 속 소용돌이의 피해자가 된 이유에 대해 다각도로 조명한다. 420쪽, 2만 5000원. 와일드(이원영 지음, 글항아리) 미생물부터 유인원까지 야생에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생존하고 번식하는 동물들의 분투기를 다룬 책. 극지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꾸준하게 해 온 저자가 야생동물을 제대로 만나기 위한 동물행동학의 기본과 응용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한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터득한 태도와 요령을 녹여 냈다. 동물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흥미로운 연구 사례와 생생한 동물 사진 등도 담았다. 아울러 인간의 시선이 아닌 동물의 입장에서 적힌 세밀한 설명을 통해 동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생일지에 대한 독자들의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432쪽, 2만 6000원.
  • 팩폭·쓴소리… 타인을 납작하게 만드는 말, 그 너머를 보세요

    팩폭·쓴소리… 타인을 납작하게 만드는 말, 그 너머를 보세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격화하면서 복잡한 사회적 맥락이 삭제되고 모욕으로 상대의 입을 막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빈부 격차에 대한 지적에 “북한에 가라”고 빈정거리거나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요구에 “그런 일 하라고 누가 협박했냐”는 조롱이 돌아온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한국 사회의 망가진 공론장과 우리 사회의 민낯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드러낸다. 책은 생각과 언어의 간편함이 어떻게 타인의 삶을 납작하게 찌그러뜨리고 차별과 폭력을 공고히 하는지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에는 능력주의에 대한 맹신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납작한 말들’이 존재한다. 장애인 특별전형이나 장애인 의무고용은 “왜 능력도 없는 사람에게 자리를 주냐”는 말에 가로막히고, ‘알파걸’과 ‘슈퍼맘’ 같은 용어로 여성들의 성공 사례를 이야기하면 성차별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이 퍼진다. 저자는 모든 현상을 능력 차이로만 설명했을 때 어떻게 차별과 고통이 은폐되는지를 보여 주고 “‘팩트 폭격’과 ‘쓴소리’ 너머의 세계를 바라볼 것”을 권유한다. 누군가의 좋은 성적 뒤에 있는 계급·지역·부모·시간 등의 조건을 보지 않는다면, 고학력 여성조차 유리 천장에 막히는 현실을 보지 않는다면, 비장애인에게는 당연한 권리조차 투쟁해야 얻을 수 있는 장애인의 상황을 보지 않는다면 모든 사회적 문제는 “원래 그렇다”는 설명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납작한 말’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누군가의 삶을 납작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책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홍길동(가명)씨는 회사에서 언제나 ‘착한 장애인’으로 살아야 했다. 하지 말아야 할 업무도 쉽게 거절하지 못했고 상대가 잘못한 상황에서도 책임을 묻지 못했다. 또한 저자는 한 정치인이 가사 성평등을 위해 병역 성평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사례를 들면서 노동과 병역이라는 전혀 다른 두 문제를 억지로 연결하게 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젠더, 인권, 일상, 자기 계발, 사회 등 5가지 주제를 통해 정리한 풍경들 속에는 한국 사회의 핵심을 이루는 능력주의, 생존주의, 우월함과 열등함의 수직 구조가 담겨 있다. 저자는 “세상에는 성공과 실패로 간단히 규정될 수 없는 개인들의 수많은 소우주가 존재한다”면서 “타인의 삶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잭슨 폴록 2000억 대작 ‘수평적 구조’… “춤추듯 펼친 선의 흔적, 시대정신의 궤적”

    길이 3m의 붉은 캔버스 압도적“그림 그리는 행위를 몸으로 실현”로스코 초기작은 깊은 사유 유도“꽉찬 밀도… 국내 보기 드문 전시”“붓을 들지 않는 작가, 이젤을 버린 회화. 잭슨 폴록이 바닥 위에서 춤추듯 펼친 선의 흔적은 단지 물감의 궤적이 아니라 시대정신의 궤적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 프레스 투어가 열린 17일 미술전문가 토드 브랜도우 FEP재단 이사장은 폴록의 작품을 보며 이같이 평했다.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은 미국 유대인박물관이 소장한 폴록의 대작 ‘수평적 구조’(Horizontal Structure, 1949)였다. 길이 3m에 달하는 붉은 캔버스 위를 여러 층의 물감이 얽히고설키며 덮고 있다. 유대인박물관에서도 ‘박물관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작품으로, 외부 전시는 이례적이다. ‘수평적 구조’의 예술적 가치는 약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슨트를 맡은 한이준 왐뮤지엄 대표는 “폴록은 이젤을 거부하고 캔버스를 바닥에 펼쳐 놓은 채 작업을 했다”며 “붓 대신 깡통에서 물감을 뿌렸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 그 자체를 몸으로 실현한 작가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하나의 현대미술사로 구성됐다. 도슨트는 “1940~1970년대, 미술의 중심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동하던 시기, 미국 현대미술이 어떻게 세계의 주도권을 확보했는지를 여섯 개 섹션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전시의 중심에는 폴록과 로스코가 있다. ‘행위의 회화’를 선보인 폴록은 단순한 기법의 혁신을 넘어 주체적 예술가의 탄생을 알렸다. 관람객은 대표작 외에도 작가가 직접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당시의 예술관과 시대정신을 보다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또 다른 거장 로스코의 초기작에서는 얇은 색면을 통해 깊은 사유를 끌어낸다. 도톰하게 발린 적갈색과 회갈색의 캔버스는 시각을 넘어 관람객의 내면을 울린다. 윤영문 광주예술의전당 대표는 “로스코의 색은 응시할수록 빛이 아니라 감정으로 다가온다”며 “감상자가 머물러 사유하게 만드는 명상의 공간”이라고 평했다. 이번 전시는 유대인박물관이 아시아 지역에 처음으로 주요 소장품을 대규모로 공개한 자리다. 리처드 세라, 재스퍼 존스, 솔 르윗, 바넷 뉴먼, 프랭크 스텔라 등 총 21인의 작품 35점이 전시돼 미국 현대미술의 계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유대계 예술가들이 주도한 뉴욕 미술의 도약기를 조명하며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사회·문화사적 의미를 더한다. 한국미술협회광주지회 박광구 회장은 “작품 구성과 기획 밀도가 높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작품 간 대화가 살아 있고 기획 의도가 분명해 관람 몰입도가 뛰어나다”고 평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단순한 ‘뉴욕파’ 소개를 넘어 미술이 어떻게 국가 정체성과 결합되고 문화적 리더십으로 이어졌는지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ACC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것 외에도 민주주의와 인권의 도시 광주에서 자유와 실험정신으로 미술사의 지평을 연 뉴욕 거장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김명규 ACC재단 사장은 “이번 전시는 ACC가 지역을 넘어 세계 예술의 흐름을 담아내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음을 보여 주는 계기”라며 “자유로운 창작과 도전정신이 ACC를 통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7월 18일부터 오는 10월 9일까지 ACC에서 열린다. 
  • 멋진 명함보다, 멋진 삶을 택했다[창간 기획-청년 블루칼라 리포트]

    멋진 명함보다, 멋진 삶을 택했다[창간 기획-청년 블루칼라 리포트]

    대학 졸업장 아깝지 않다는 원규씨“목수가 되려고 1년 무보수도 불사‘진짜 원하는 일’ 하게 돼 100% 만족”평생 먹고살 기술 찾은 수민씨“직업군인이었던 때보다 수입 4배‘기술’은 AI가 위협할 수 없는 영역”초중고 12년을 거쳐 대학을 나와 사무직으로 일하는 것. 한국 사회에서 으레 ‘안정적인 삶’ 하면 떠올리는 경로입니다. 하지만 4년제 대학을 나와 배관, 도배 등 소위 ‘몸 쓰는 직업’인 블루칼라 직종에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유’를 묻습니다. 어쩌면 땀 흘리는 만큼 보상받는 게 좋아서 일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없는 평생 먹고살 기술을 찾은 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블루칼라 직업을 선택한 청년들은 말합니다. 계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무슨 일을 하든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요. 서울신문은 남들의 시선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블루칼라가 된 청년들의 이야기와 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제언을 3회에 걸쳐 담습니다. 17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 있는 한 목공방. 10년 차 목수 이원규(35)씨가 소나무 토막을 자동대패기로 얇게 깎고 있다.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 납품할 전시대를 다듬는 중이다. 은은한 나무 향이 공방에 맴돌았다. “전시대는 마감 작업이 제일 중요해요. 갤러리의 배경이 되기 때문에 색을 깔끔하게 입혀야 하거든요.” 목수가 나무 하나하나를 자르고 다듬은 가구는 공장형 가구가 대체하기 힘든 고유한 매력을 띤다. 원규씨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도면을 3D 프로그램으로 직접 그려 재단하고, 손으로 만져 가며 나뭇결을 다듬는다. 흰 목재 분진이 묻은 작업복을 털며 원규씨가 말한다. “힘든 일이죠.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그런데 고객이 만족할 모습을 상상하면 기운이 나요.” 부산대 스포츠과학부를 졸업한 원규씨가 목수의 길을 택한 건 10년 전. 대학 동기들은 운동재활, 강사, 스포츠 관련 업체에 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그는 다른 길을 갔다. 어려서부터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목수 일을 배워 보자는 생각에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공방에 이력서를 보냈다. 그중 한 군데서 연락을 받았다. “교육을 받는 대신 무보수였어요. 거의 1년 동안 돈을 못 받았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저한테 정말 맞는 일을 찾았다고 생각해서요.” 가족 중에 찬성하는 사람은 없었다. 4년제 대학까지 나와 굳이 몸 쓰며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냐는 말을 들었다. 10년이 지났다. 이 일에 만족하는지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최근에 신혼부부가 침대 프레임 주문을 했어요. 누군가의 가구를 내 손으로 만든다는 게 설레요. 목수란 직업은 눈에 보이는 완성품이 있고,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에요. 제 일에 100% 만족해요.” ●명문대 졸업 후 농부로… “환경에 도움” 정선영(33)씨는 미국 플로리다주 명문 예술·디자인 대학인 링링예술대학에서 3D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2020년 한국에 들어와 강남에서 잘나가는 게임 광고회사를 4년 넘게 다녔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았다. “회사 복지도, 급여도, 분위기도 좋았지만 내 능력을 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선영씨는 1년 전 ‘농부’가 됐다. 충남 홍성 400여평 규모의 땅에서 유기농 호박과 옥수수를 키워 판매한다. ‘블루칼라=3D 업종’이라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남들 눈보다는 ‘내 취향,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홍성에서 딸기농장을 하고 있던 오빠의 지원사격을 얻어 지난해 직거래로 50명에게 직접 키운 옥수수를 팔았다. 경운기와 파종기 등 농기계와 농작업 도구들을 잘 사용했더니 두 명이서 그럭저럭 농사일을 해냈다. 선영씨는 “이왕이면 지구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작은 밭’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브이로그를 올린다”면서 “시골에서도 여자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안내서와 나만의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고 싶다”고 했다. ●“웬만한 화이트칼라보다 수입 나아요” 높은 직업적 안정성이나 노력한 만큼 버는 수입 등도 청년들이 블루칼라 직종에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다. 이수민(31)씨는 28세 때 직업군인을 그만두고 실리콘 시공 기술자가 됐다. 수민씨는 “군인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월급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서 “현재 수입이 군인 때의 네 배 정도 된다”고 했다. 그는 “인테리어 분야 기술은 AI도 대체하기 어렵다.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만 할 수 있고 정년 없이 일할 수 있는 기술직이란 점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건설 현장에서 철근공 신호수로 일하는 김상윤(37)씨도 “소위 화이트칼라라고 하면 기업 사무직을 떠올리는데 중소기업은 월급이나 복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자 중에는 고소득자가 꽤 있다”고 강조했다. 구인·구직 플랫폼 벼룩시장이 지난해 10월 블루칼라 및 사무직 종사자 13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무직 근로자의 61.1%는 블루칼라 일자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33.7%)’가 가장 큰 이유다. ●“조직 생활보다 혼자 일하는 게 맞아” 블루칼라는 기술직으로 혼자 일할 때가 많다. 수직적 조직문화의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다. 경직되고 보수적인 ‘꼰대문화’를 질색하는 청년들이 이 직업을 선호하는 원인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얘기다. 5년 차 타워크레인 조종사인 진주성(35)씨는 하루 대부분을 45m 상공에서 일한다. 조종석에 한번 올라가면 약 5시간 이상은 지상으로 내려오기 어렵다.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꼬박 반나절 혼자서 크레인을 조종한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점을 주성씨는 장점으로 꼽는다. 그는 “남과 같이 일하는 것보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2년 차 줄눈 시공자 가은서(23)씨는 원래 호텔리어를 꿈꾸던 20대였다. 인하공업전문대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인턴 체험도 했다. 그런데 정장에 구두를 신고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줄눈 시공을 하던 형부의 ‘한번 해 보면 어떻겠냐’는 말에 우연히 업계에 뛰어들었다. 은서씨는 “이제야 몸에 맞는 일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아들은 대기업”… 여전한 편견도 물론 블루칼라에 대한 고정관념도 여전하다. 은서씨는 “줄눈 시공을 하러 한 아파트에 갔는데 ‘이거 해서 얼마나 버냐. 우리 아들은 대기업에 다닌다’고 말하던 고객이 있었다”면서 “몸 쓰는 일은 못 배운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3년 차 배관공인 허진규(30)씨도 “전통적 미디어에 노출되는 건설 현장 근로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노총각이나 가정불화가 많은 가장으로 묘사된다”면서 “실제로 ‘행복한 가정의 기둥’ 같은 아버지, 어머니들이 많다. 다들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세면대 수도꼭지 교체나 욕실 환풍기 수리 등을 하는 주택수리기사로 6년여 동안 일했던 안형선(36)씨는 직업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칼라가 뭐가 중요한가요? 화이트칼라도 블루칼라도 자기 적성에 맞고, 본인이 전문성을 갖고 진심으로 임한다면 모두 좋은 직업이고 전문직 아닐까요.”
  • “남들 시선보다 내가 하고싶은 일”… 우리가 작업복을 입은 이유[청년 블루칼라 리포트]

    “남들 시선보다 내가 하고싶은 일”… 우리가 작업복을 입은 이유[청년 블루칼라 리포트]

    초중고 12년을 거쳐 대학을 나와 사무직으로 일하는 것. 한국 사회에서 으레 ‘안정적인 삶’ 하면 떠올리는 경로입니다. 하지만 4년제 대학을 나와 배관, 도배 등 소위 ‘몸 쓰는 직업’인 블루칼라 직종에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유’를 묻습니다. 어쩌면 땀 흘리는 만큼 보상받는 게 좋아서 일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없는 평생 먹고살 기술을 찾은 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블루칼라 직업을 선택한 청년들은 말합니다. 계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무슨 일을 하든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요. 서울신문은 남들의 시선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블루칼라가 된 청년들의 이야기와 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제언을 3회에 걸쳐 담습니다. 17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 있는 한 목공방. 10년 차 목수 이원규(35)씨가 소나무 토막을 자동대패기로 얇게 깎고 있다.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 납품할 전시대를 다듬는 중이다. 은은한 나무 향이 공방에 맴돌았다. “전시대는 마감작업이 제일 중요해요. 갤러리의 배경이 되기 때문에 색을 깔끔하게 입혀야 하거든요.” 목수가 나무 하나하나를 자르고 다듬은 가구는, 공장형 가구가 대체하기 힘든 고유한 개성과 매력을 가진다. 원규씨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도면을 3D 프로그램으로 직접 그려 재단하고, 손으로 만져가며 나무 결을 다듬는다. 흰 목재 분진이 묻은 작업복을 털며 원규씨가 말한다. “힘든 일이죠.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그런데 고객이 만족할 모습을 상상하면 기운이 나요.” 부산대 스포츠과학부를 졸업한 원규씨가 목수의 길을 택한 건 10년 전. 대학 동기들은 운동재활, 체육 강사, 스포츠 관련 기업에 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그는 다른 길을 갔다. 내가 주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 어려서부터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목수 일을 배워보자는 생각에 서울에 있는 대부분 공방에 이력서를 보냈다. 그중 한 군 데서 연락을 받았다. “교육을 받는대신 무보수였어요. 거의 1년 동안 돈을 못 받았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저한테 정말 맞는 일을 찾았다고 생각해서요.” 가족 중에 찬성하는 사람은 없었다. 4년제 대학까지 나와 굳이 힘들게 몸쓰며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냐는 말을 들었다. 10년이 지났다. 이 일에 만족하는지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최근에 신혼부부가 침대 프레임 주문을 했어요. 누군가의 첫 가구를 내 손으로 만든다는 게 아직도 설레요. 목수란 직업은 눈에 보이는 완성품이 있고,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에요. 제 일에 100% 만족해요.” 명문대 졸업후 농부로…“지구에 도움 되는 일” 정선영(33)씨는 미국 플로리다주 명문 예술·디자인 대학인 링링 예술대학에서 3D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2020년 한국에 들어와 강남에서 소위 잘 나가는 게임 광고회사를 4년넘게 다녔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았다. “회사 복지도, 급여도, 분위기도 좋았지만 내 능력을 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선영씨는 1년 전 ‘농부’가 됐다. 충남 홍성 400여평 규모의 땅에서 유기농 호박과 옥수수를 키워 판매한다. ‘블루칼라=3D업종’이라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남들 눈보다는 ‘내 취향,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홍성에서 딸기농장을 하고 있던 오빠 도움이 컸다. 지난해 직거래로 50명에게 직접 키운 옥수수를 팔았다. 경운기와 파종기 등 농기계와 농작업 도구들을 잘 사용했더니 그럭저럭 두명으로 농사일을 해냈다. 선영씨는 “이왕이면 지구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면서 “건강한 흙에서 키운 농작물을 사람들과 나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언젠가 자기만의 브랜드를 내세운 농작물을 판매하는 게 꿈이다. 선영씨는 “지금은 ‘작은 밭’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브이로그를 올린다”면서 “시골에서도 여자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안내서와 나만의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웬만한 화이트칼라보다 수입도 나아요” 높은 직업적 안정성이나 노력한만큼 버는 수입 등도 청년들이 블루칼라 직종에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다. 이수민(31)씨는 28살 때 직업군인을 그만두고 실리콘 시공 기술자가 됐다. 그는 “솔직히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고 했다. 수민씨는 “군인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월급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서 “현재 수입이 군인 때보다 네배 정도 된다”고 했다. 기술이 서툴렀던 초반엔 벌이가 시원찮았지만, 지금은 솜씨좋은 이씨를 찾는 전화가 많다고 한다. 수민씨는 “인테리어 분야 기술은 AI도 대체하기 어렵다.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만 할 수 있고 정년 없이 일할 수 있는 기술직이란 점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철근공 신호수로 일하는 김상윤(37)씨도 “소위 화이트칼라라고 하면 기업 사무직을 올리는데 중소기업 월급이나 복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자 중 고소득자가 꽤 있다”고 강조했다. 스무살에 도배일을 시작한 박서영(20)씨는 “힘든만큼 돈이 들어오는 것도 재미”라고 말했다. 구인·구직 플랫폼 벼룩시장이 지난해 10월 블루칼라 및 사무직 종사자 13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무직 근로자의 61.1%는가 블루칼라 일자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씨처럼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33.7%)’가 가장 큰 원인이다. 취업난에 선택한 블루칼라가 평생 직장으로 취업난에 블루칼라 직종에서 일하다가 평생 직장으로 삼은 사례도 있다. 이영식(33)씨는 경기도에 있는 한 4년제 대학교에서 공연예술학과를 전공했다. 관련업계 취업을 준비하다 2020년 코로나가 터졌다. 당시 공연예술 산업은 ‘암흑기’였다. 영식씨는 생활비를 벌려고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했던 배관 일을 다시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지하2층에서 만난 그는 “펌프로 물을 위로 밀어내면 배관에 공기가 찬다. 공기를 잘 빠지도록 하는게 기술”이라며 “단순 노동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한 고부가 가치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영식씨는 기술력을 쌓고자 최근 국가기술자격증인 용전산업기사를 딴 데 이어 전기기사 자격증도 준비 중이다. “조직 생활보다 혼자 일하는게 맞아” 블루칼라는 기술직으로 혼자 일할 때가 많다. 수직적 조직문화의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다. 경직되고 보수적인 ‘꼰대문화’를 질색하는 청년들이 이 직업을 선호하는 원인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얘기다. 5년차 타워크레인 조종사인 진주성(35)씨는 하루 대부분을 45m 상공에서 일한다. 조종석에 한번 올라가면 약 5시간 이상은 지상으로 내려오기 어렵다.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꼬박 반나절 혼자서 크레인을 조종한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점을 주성씨는 장점으로 꼽는다. 그는 “남과 같이 일하는 것보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2년차 줄눈시공자 가은서(23)씨는 원래 호텔리어를 꿈꾸던 20대였다. 인하공업전문대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인턴 체험도 했다. 그런데 정장에 구두를 신고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 불편하게 느꼈다. 우연히 줄눈 시공을 하던 형부가 ‘한 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말에 이 업계에 뛰어들었다. 은서씨는 “이제 몸에 맞는 일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아들 대기업 다니는데”…여전한 편견도 물론 블루칼라에 대한 고정관념도 여전하다. 은서씨는 “줄눈 시공을 하러 한 아파트에 갔는데 ‘이거 해서 얼마나 버냐, 우리 아들은 대기업에 다닌다’고 하는 말하던 고객이 있었다”면서 “몸쓰는 일은 못 배운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3년차 배관공인 허진규(30)씨도 “전통적 미디어에 노출되는 건설현장 근로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총각이나 가정 불화가 많은 가장으로 묘사된다”면서 “실제로 ‘행복한 가정의 기둥’ 같은 아버지, 어머니들이 많다. 다들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세면대 수도꼭지 교체나, 욕실 환풍기 수리 등을 하는 주택수리기사로 6년여동안 일했던 안형선(36)씨는 직업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칼라가 뭐가 중요한가요? 화이트칼라도 블루칼라도 자기 적성에 맞고, 본인이 전문성을 갖고 진심으로 임한다면 모두 좋은 직업이고 전문직 아닐까요.”
  • “희귀병 때문에 도둑으로 몰려”…22세女의 처절한 투병 일지

    “희귀병 때문에 도둑으로 몰려”…22세女의 처절한 투병 일지

    브라질 22세 여성이 극히 드문 ‘거대유방증’ 질환으로 가슴이 급속히 커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가 수술을 통해 새 삶을 찾았다. 전 세계에 300여 건만 보고된 이 희귀질환은 환자에게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시선까지 견뎌야 하는 이중고를 안겼다. 15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브라질의 대학생 타이나라 마르콘데스(22)는 몇 달 만에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휠체어를 타야 할 정도로 고통받았다. 그의 가슴 무게는 한 달에 750그램(g)씩 놀라운 속도로 늘어났다. 평소 미디엄 사이즈 옷을 입던 마르콘데스는 급격한 변화에 당황했다. 기성복으로는 맞는 옷을 찾을 수 없어 맞춤 제작 옷을 입어야 했고, 속옷 착용조차 불가능해졌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루는 8벌의 셔츠를 입어봤는데 하나도 맞지 않았다”며 “그때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곧 낯선 사람들도 그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르콘데스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쳐다보고 손가락질했다”며 “한번은 슈퍼마켓에서 가슴 안에 물건을 숨겼다고 의심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급속하게 성장한 가슴은 마르콘데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놨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그는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등과 목,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고, 발톱 깎기나 신발 신기 같은 기본적인 일도 할 수 없었다. “달리기는 물론 헬스장도 그만둬야 했다”며 “등 때문에 너무 아팠다”고 그는 밝혔다. 통증이 심할 때는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처음 의사들은 암을 의심했지만, 최종 진단은 ‘거대유방증’이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이는 가슴이 과도하고 통제 불가능하게 자라는 희귀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0건만 기록된 거대유방증은 명확한 원인 없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사춘기나 임신 과정에서 생기거나 특정 약물 복용, 비만, 자가면역질환, 호르몬 이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지만, 마르콘데스처럼 몇 주 만에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 증상으로 인해 환자들이 통증과 자세 악화는 물론 유두 감각을 잃거나 가슴 아래 감염과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불안감과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까지 겪어야 한다. 약물로 성장을 늦출 수 있지만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심하거나 재발하는 경우 완전 절제술을 권하기도 한다. 마르콘데스의 가슴은 최대 약 12.7kg까지 무거워졌다. 지난해 10월 25일 그는 10시간에 걸친 가슴축소 수술을 받았고, 하루 만에 퇴원했다. 수술비 7200달러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마련했다. 그는 수술 이후 “거울을 볼 때마다 ‘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믿을 수 없어서 때로는 울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술 후 유두 감각을 완전히 잃었고, 모유 수유는 불가능해졌다. 의사들은 앞으로 조직이 다시 자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계속 경과를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 신예 아티스트 누니(nuni), 7월 19일 정오 두 번째 싱글 [Mind Mask]발매

    신예 아티스트 누니(nuni), 7월 19일 정오 두 번째 싱글 [Mind Mask]발매

    - 레이블 ‘애프터눈노쉬(Afternoon Nosh)’섬세한 감성과 솔직한 시선으로 일상을 음악으로 담아내는 싱어송라이터 누니(nuni)가 두 번째 싱글 [Mind Mask]를 7월 19일 정오 발매한다. 이번 신곡 [Mind Mask]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쓰고 살아가는 ‘마음의 가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곡으로, 누니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표현력이 돋보인다. 감정의 진폭보다는 그 안의 미세한 떨림을 포착해낸 이 곡은, 겉과 속이 어긋나는 순간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따뜻하면서도 서늘한 질감의 사운드, 절제된 편곡 위로 펼쳐지는 누니의 보컬은 리스너로 하여금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게 만든다. 진심을 감추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가사가 인상적이며, 반복되는 멜로디라인 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이 곡 전체에 몰입감을 더한다. [Mind Mask]는 누니(nuni)라는 아티스트의 서사가 한층 더 확장되는 계기이기도 하다. 누니는 이번 싱글을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보편적인 감정으로’라는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또 한 번 증명해냈으며, 레이블 애프터눈노쉬 역시 진정성 있는 음악을 바탕으로 아티스트와 함께 성장하는 레이블의 길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누니의 두 번째 싱글 [Mind Mask]는 7월 19일 정오, 멜론, 지니, 벅스, 플로,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온라인 음원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다.
  • 與 ‘찐명’ 김영진 “강선우 후보자 문제, 국민 눈높이에서 고민할 때”

    與 ‘찐명’ 김영진 “강선우 후보자 문제, 국민 눈높이에서 고민할 때”

    여권의 대표적 ‘찐명’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거취와 관련, 국민 눈높이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강 후보자와 이 후보자의 거취 부분은 이번 주 지나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재명 정부의 정책을 집행하는 장관의 역할을 총괄적으로 봐 나가면서 판단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 논란에 “저도 보좌진을 인턴 비서부터 비서관·보좌관을 했던 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느꼈을 아픔에 대해서는 같이 공감하고 유감을 표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봤다고 말하는 분들 의견을 분명히 청취해 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안이 있기 때문에 청문회 과정에서도 문제를 제기했고 그런 부분들과 국민 여론, 국민의 눈높이를 당사자와 인사권자, 이런 분들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다수 언론은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쓰레기 분리배출과 비데 수리를 지시했다는 등 갑질 의혹을 보도했다. 또 보좌진의 임금 체불 등 추가 의혹도 전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관련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도 강 후보자와 관련해 “특별한 기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에서 대통령실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지만, 그런 변화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관련 보고도 다각도로 받고 있다”고 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도 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분위기가 강 후보자의 자진사퇴 쪽으로 기울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이를 바로잡는다”며 “대통령실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 ‘3연속 540도 회전’ 발레리노… “백조의 호수, 기술보다 표현”

    ‘3연속 540도 회전’ 발레리노… “백조의 호수, 기술보다 표현”

    “이번엔 캐릭터 표현에 초점 맞출 것첫 지점과 다른 시선 회전 마무리”한국 팬 위한 새로운 기술도 예고 러시아 발레리노 다닐 심킨(38)은 ‘공중에서 가장 행복한 무용수’, ‘21세기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로 불린다. 발레 무용수인 부모에게 교육을 받았고, 10대 때 여러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2006년 오스트리아 빈국립발레단에 입단한 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와 독일 베를린국립발레단에서 활약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돈키호테’의 주역 바질 역을 맡으며 처음으로 3연속 540도 회전을 보여 준 그는 전설의 발레 무용수로 추앙받는 바리시니코프(77)의 재림으로도 여겨졌다. 심킨이 오는 19~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무대에 지크프리트 왕자 역으로 오른다. 그동안 국내에선 갈라 공연으로만 무대에 올랐던 그가 처음 전막 공연에서 주역을 맡아 19일과 23일 발레리나 홍향기와 호흡을 맞춘다. 고전발레 명작 ‘백조의 호수’는 지크프리트 왕자와 저주에 걸린 오데트 공주의 이야기로, 1877년 초연한 이후 전 세계에서 공연되며 다양한 버전의 결말이 나왔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심킨은 “발레단 작품마다 자신을 새롭게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백조의 호수’에서는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고 열정을 찾으려는 데서 저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노’(No)라는 대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는 지크프리트의 모습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점프와 회전 기술로 유명하지만 ‘백조의 호수’에서는 캐릭터 표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심킨은 “이 작품에선 기술을 오히려 조절하고 억눌러야 한다”면서 “작품의 큰 그림, 지크프리트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첫 지점과는 다른 시선으로 회전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여 한국 팬들을 위한 장면도 예고했다. 특정 발레단에 몸담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때문에 전막 공연보다는 갈라 공연 무대에 많이 오르는 심킨은 “이번에 발레단과 전막 공연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스튜디오심킨이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다양한 무용 협연과 미디어 사업도 하고 있다.
  • 창문까지 뒤덮은 팬심… 래핑버스 ‘위험한 질주’

    창문까지 뒤덮은 팬심… 래핑버스 ‘위험한 질주’

    ‘내 최애(가장 사랑하는) 아이돌 ○○아 생일 축하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로변.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고 있는 한 보이그룹 멤버의 사진으로 ‘도배’된 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길이 12m, 높이 3.4m의 버스는 앞유리를 제외한 차량 전체가 마치 랩으로 감싸듯이 사진과 축하 문구로 뒤덮여 있었다. 버스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옆창문 시야가 막혀 운전할 때 바깥이 제대로 보일까 우려될 정도였다. 45인승 대형 버스에 좋아하는 연예인과 선수 등의 사진과 응원 문구를 새겨넣는 이른바 ‘래핑 버스’가 팬덤 문화로 떠오르면서 도로 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대부분 래핑 버스는 옥외광고물법 위반 대상이라서다. 지난해 5월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버스에 래핑이 가능해졌지만, 앞유리·뒷유리·창문은 시야 확보 등을 이유로 비워 둬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서울시내 일대를 돌아다니는 대부분 래핑 버스는 창문까지 뒤덮여 있다.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에는 한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 생일을 축하하는 래핑 버스가 운행 중이었는데, 창문에 단 10㎝의 틈도 없을 정도였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래핑 버스 관련 민원이 최근 많이 들어오지만, 차량 등록지인 지자체에 단속 권한이 있다”며 “도로 위에 돌아다니는 버스를 멈춰 세워서 단속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팬들도 창문까지 뒤덮는 이런 래핑 버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안다. 한 트로트 가수의 래핑 버스를 기획한 이모(65)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을 알리는 효과를 생각해 벌금을 감당하려고 한다”고 했다.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하면 관할 지자체가 버스를 소유한 개인이나 회사에 1~2차례 정도 시정을 요구하고, 이후에도 시정이 안되면 5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래핑 버스는 주로 승객을 태우지 않고 움직이는 광고판처럼 돌아다닌다. 고한준 국민대 광고정보학과 교수는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의 시선을 강하게 끄는 게 목적이라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이나 교차로, 안전지대 등에 장시간 불법 주정차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사고 위험성이 크지만 단속은 어려운 만큼 래핑 버스에 대한 계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래핑 버스를 실제로 운행할 때 운전자 시야 방해 등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광고업체와 래핑 버스를 요청한 이들을 상대로 위험성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00아 생일 축하해’…창문부터 지붕까지 버스 통째로 감싸는 위험한 덕질

    ‘00아 생일 축하해’…창문부터 지붕까지 버스 통째로 감싸는 위험한 덕질

    ‘내 최애(가장 사랑하는) 아이돌 00아 생일 축하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로변.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고 있는 한 보이그룹 멤버의 사진으로 ‘도배’된 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길이 12m, 높이 3.4m의 버스는 앞유리를 제외한 차량 전체가 마치 랩으로 감싸듯이 사진과 축하 문구로 뒤덮여 있었다. 버스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옆창문 시야가 막혀 운전할 때 바깥이 제대로 보일까 우려될 정도였다. 45인승 대형 버스에 좋아하는 연예인과 선수 등의 사진과 응원 문구를 새겨넣는 이른바 ‘랩핑 버스’가 팬덤 문화로 떠오르면서 도로 위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대부분 랩핑 버스는 옥외광고물법 위반 대상이라서다. 지난해 5월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버스에 랩핑이 가능해졌지만, 앞유리·뒷유리·창문은 시야 확보 등을 이유로 비워둬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서울시내 일대를 돌아다니는 대부분 랩핑 버스는 창문까지 뒤덮여 있다.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에는 한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 생일을 축하하는 랩핑 버스가 운행 중이었는데, 창문에 단 10㎝의 틈도 없을 정도였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랩핑 버스 관련 민원이 최근 많이 들어오지만, 차량 등록지인 지자체에 단속 권한이 있다”며 “도로 위에 돌아다니는 버스를 멈춰세워서 단속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팬들도 창문까지 뒤덮는 이런 랩핑 버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안다. 한 트로트 가수의 랩핑 버스를 기획한 이모(65)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을 알리는 효과를 생각해 벌금을 감당하려고 한다”고 했다.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하면 관할 지자체가 버스를 소유한 개인이나 회사에 1~2차례 정도 시정을 요구하고, 이후에도 시정이 안되면 5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랩핑 버스는 주로 승객을 태우지 않고 움직이는 광고판처럼 돌아다닌다. 고한준 국민대 광고정보학과 교수는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의 시선을 강하게 끄는게 목적이라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이나 교차로, 안전지대 등에 장시간 불법 주정차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사고 위험성이 크지만 단속은 어려운 만큼 랩핑 버스에 대한 계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랩핑 버스를 실제로 운행할 때 운전자 시야 방해 등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광고업체와 랩핑 버스를 요청한 이들을 상대로 위험성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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