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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여론조사 진실과 허상/ 기관별 지지율차 이유

    최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언론의 보도와 함께 대통령 선거전은 더욱 흥미진진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각 언론들은 조사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문제는 각 언론마다 발표하는 지지율이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가 10% 이내로 줄어들었다는 5월8일자의 모 신문사의 기사가 나오기 하루 전에는 두 후보간의 격차가 23%가 넘는다는 발표가 다른 신문사에서 나왔다.이런 상황에서 지지율 차이가 크게 감소되었다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물론 선거 조사라는 것이 적게는 1000명에서 보통 1500명정도의 표본으로 수천만명의 지지율을 예측하는 것이기에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따라서 각 조사기관의 결과도 당연히 달라진다.그래서 각 조사마다 오차의 한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여러 조사의 오차를 인정하더라도 납득할수 없는 차이를 보이는 조사 결과들이 많다는점이다. 먼저 최근의 사회변화가 전화 조사의 정확성을 떨어뜨리고있다.1980년대 전화 보급률이 거의 100%에 이르면서 전화조사는 여론조사를 위한 효과적인 조사 방법으로 자리잡았다.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하여 전화번호를 비등재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발신자 전화번호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비등재율은 더욱 급격히 늘고 있다.문제는 전화번호가 비등재된 사람들은 전화조사에서 제외되고,이렇게 제외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전화조사의 정확성은 떨어진다는 사실이다.더욱이 최근 휴대전화의 급속한 보급으로 가정용 전화 없이 휴대전화만을 사용하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전화조사의 정확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조사 결과의 차이는 전화조사에 대한 응답률과 관련이 크다.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전화조사를 통해 1000명의 응답자를 얻기 위해서 조사기관은 보통 그 다섯 배가 넘는 5000∼6000개의 전화번호를 뽑는다.그렇게뽑힌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면 보통 60%는 결번,통화중,부재등의 이유로 통화에 실패한다.통화에 성공한 나머지 40% 중에서도 실제로 조사에 응하는 사람은 많아야 반 정도이므로,전화조사 응답률은 처음에 뽑힌 전화번호의 20%를 넘지 못한다. 비록 뽑힌 전화번호들은 전체 국민을 대표할 만한 것이라 하더라도 응답한 20%의 사람들은 어쩌면 보통사람들이 아닌 뭔가 특이한 사람일 수 있다.이것은 결국 그들이 국민 전체를대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처음 뽑힌 전화번호의 사람들 모두로부터 응답을 받아내야 한다.그 대표적인방법으로 재통화 시도를 들 수 있다.실제 미국의 여론 조사기관은 대개 3회에서 5회까지 재통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서 국내의 열악한 조사환경을 지적하고 싶다.우리나라의 조사 단가가 중국이나 필리핀의 그것만큼 싸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이렇듯 싼 단가로 조사하면서 충실하게 재통화 원칙을 지키기는 매우 어렵다.조사 기간도 문제가 된다.재통화 원칙에 따라 충실히 조사하려면 보통 5∼7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언론기관들은 조사의 경제성과 신속성보다 신뢰성을 중시해야 신뢰성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장원호 서울시립대 교수 ■필진 약력 ◆이남영(李南永·50) 숙명여대 정외과 교수,고려대 정외과졸업·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한국선거연구회 회장·한국정치학회 총무이사 역임,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소장 ◆김형준(金亨俊·45)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한국외국어대 중국어학과 졸업·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장원호(張元皓·40)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서울대 사회학과 졸업·서울대 사회학 박사,한국사회학회 이사·한국조사연구학회 총무이사 ◆안순철(安順喆·40) 단국대 정외과 교수·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단국대 정치외교학과 졸업·미국 미주리대정치학박사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날씨 맞히기

    “난 기상학과야.”“그런 과도 있니? 그럼 내일 날씨 맞힐 수 있어?” 이정재가 기상캐스터로 출연한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청춘 남녀가 나누는 대화다.이렇듯 사람들은 기상하면 날씨 예측을 떠올리고 그 예측은 ‘맞아야 한다.’는 전제를 깐다. 그러나 ‘맞히다.’의 사전적 의미와 같이 날씨를 맞힐수는 없다.날씨 변화는 인간이 다스릴 수 없는 오묘한 자연의 조화이고,벗길 수 없는 비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개봉에 앞서 기상청에서 가진 ‘오버 더 레인보우’ 시사회 덕분에 모처럼 멜로 영화 한 편을 본 김에 다소 감상적으로 날씨 얘기를 하고자 한다.볼 수도,잡을 수도 없는 공기의 변화는 다양한 형태의 날씨로 나타나 때론 평온하게때로는 사납게 그 성질을 표현한다.한 길 사람 속 모르듯,거대한 자연의 일부인 천 길 대기 속을 다 알 수는 없다.열 길 물 속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지만. 날씨 예측은 과학이다.그것도 최첨단 기술과 기상,수학,물리,공학 등을 망라한 종합과학이다. 그러나 다루는 대상이 보이지도 않고 범위가너무나 넓다.수평으로 수천㎞,수직으로 수십㎞ 내에서 움직이는 공기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묻는 말이 고작 “내일 날씨 맞힐수 있어?”다.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주가,부동산,물가 전망도 정확히 맞히기는 어려운 것 같다.그 예측이 정확하다면 모두 부자가 돼 있을 터인데.자연계에서 벌어지는 날씨 변화를 예측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회현상보다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과학을 총동원하여 로봇 인간을 만들었다고 치자.이 로봇이 신이 만든 인간처럼 완벽할 수 없어 ‘로보캅’처럼 걷고 사고의 폭도 좁을 수밖에 없다.마찬가지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최첨단 수치예보도 자연현상을 완전히 복제하여 재현할 수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날씨를 맞힐 수는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태풍이 온다는 예보에 플로리다해안에 사는 수십만명이 우리나라 명절 귀성객 차량 행렬처럼 고생하며 대피했는데 태풍 진로 예측이 빗나갔다고한다.이때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 참으로 놀랍다. 겪었던 고생이 문제가 아니라 그 태풍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려준 자연,즉 신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못 맞힌 인간을 탓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곧 비와 태풍의 계절이 온다.여름철 비는 분명히 일년 동안 먹을 물을 댐에 채워주는 생명수이지만,때로는 수마(水魔)로 변하기에 두려운 대상이다.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는 여름철을 앞두고 우리는무엇을 할 것인가? 올 여름엔 날씨를 잘 맞히나 못 맞히나 내기 할 것인가? 예상강수량 ‘200㎜’란 숫자는 1등의행운을 가져다 주는 복권번호 맞히기가 아니라 그만큼 많이 내릴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예상강수량으로 발표한 200㎜를 넘어 300㎜가 내려 피해가 났으니 틀렸다고 비난한다면 본질을 흐리는 무용한 논쟁이다. ‘내일 날씨 맞힐 수 있어?’ 대신 ‘내일 비 올 가능성있어?’로 인식될 때 기상예보는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올 여름 집중호우도 비켜갈 수 없는 자연의 공포이자 없어서는 안될 혜택이다. 안명환 기상청장
  • 기상청 홍보대사 이정재씨

    영화배우 이정재가 기상청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13일 이정재가 기상캐스터로 출연한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의 시사회에 참석한 안명환(사진 왼쪽) 기상청장은시사회 직후 마련된 ‘기상과 영화의 만남’ 시간에 이정재에게 기상청 홍보대사로 활동해 줄 것을 제안했고,이씨도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윤창수기자
  • 5월 한국영화 각양각색 ‘만물상’

    66세 vs 26세. 어느 기획사의 ‘섹시한’ 홍보문구가 아니더라도 5월 극장가는 비수기라는 속설을 깨고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한국영화들로 붐빈다.감독의 연령 스펙트럼만 한 세대를 넘어서는게 아니다.정통 예술화에서 코믹액션물,찐득찐득한 멜로부터 ‘양아치’영화까지 식성대로 골라보기 부족함 없는 식단이 펼쳐진다. ‘5월 붐’은 가깝게는 월드컵이란 외생변수 때문.세계적 축제와 ‘맞장뜨지’ 않으려 너도나도 개봉을 서두르다보니 온갖 외화 블록버스터까지 가세,일단 물량면에서 홍수다.조리개를 좀더 조이고 보면 어느새 훌쩍 웃자란 한국영화 자체가 이런 다양성의 젖줄임을 읽어내기 어렵잖다. 먼저 10일 막올리는 ‘취화선’과 ‘일단뛰어’.66세 거장임권택 감독과 26세 생짜 신인 조의석 감독의 한판 격돌인셈이다. 이 1라운드가 지나고 나면 영어 제목의 ‘오버 더 레인보우’(17일)와 ‘후아유’(24일)가 로맨스물의 왕좌를 놓고 한주차로 맞붙는다.기억을 잃어버린 한 청년의 옛사랑 찾아가기를 아련한 빗소리에 엮어 짠 ‘…레인보우’가 30대 취향이라면,현란한 온라인 화면이 오프라인과의 경계를 무시로넘나드는 ‘후아유’의 감각은 10년쯤 더 젊다.재밌는 점은둘 다 연애스토리 안에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속심으로 끼워넣는다는 점.이정재와 장진영(…레인보우),이나영과 조승우(후아유) 등 각 세대별 아이콘이 된 배우들이 관객 흡인력 지수를 한결 끌어올린다. 이 무지갯빛 연애담 사이엔 한국판 조폭영화의 적자를 자처하는 ‘4발가락’(17일)도 끼어들어 메뉴판을 키울 예정.시사회 반응을 전폭 수용,보다 스피디하게 손질하느라 예정 개봉일을 한 주 늦췄다.코믹과 액션을 적당히 버무린 부담없는 스크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타깃이다.이미 개봉한 블루스풍 고급멜로 ‘결혼은,미친 짓이다’,온가족 감동영화 ‘집으로…’까지 가세,극장가는 가히 무한 경쟁체제다. 흥행 스타트라인에 도열한 한국영화들 표정이 유난히 상기된 데는 이처럼 조밀한 극장가 풍경도 한몫한다.닷새 전에 개봉했던 ‘스파이더맨’이 지난 주말 이틀간 전국 60만 관객을 훑어내며 내려친 흥행 거미줄을 누가 뚫느냐가 당장의 관건이다. 이후에도 ‘쇼타임’‘하트의 전쟁’(이상 17일),‘쉬핑 뉴스’(24일) 등 할리우드발 블록버스터급들이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다. 흥행이 전부는 아니다.하지만 어느 장르보다 예술과 상업의경계선에서 줄을 타는 영화가 흥행성적표를 도외시하진 못할 터.개봉관에 일단 걸리고 나면 연공서열도,거대 자본력도특권이 되지 못한다.5월 한 달은 관객 입맛이 어디로 튀고있는지 가늠해볼 바로미터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성싶다. 손정숙기자 jssohn@
  • 임권택 감독 ‘취화선’ 새달 10일 개봉

    임권택 감독이 오원 장승업이란 물감을 풀어 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다들 그게 인물화가 되겠거니 여겼다.그러나 최근 시사회장에서 두루마리를 푼 스크린은 차라리 풍속화,시대화에 가까웠다. 개인을 형성하는 시대의 요철을 밋밋하게 뭉개면서 한 천재화가의 개인적 드라마를 돋을새김하는 인물화하곤 거리가 있었다.오원의 예술혼은 구한말이란 베틀 속에 먹여지는 여러 실 가운데 가장 아기자기한 올이었다.예술과 시대,예술과 일상이 극도로 일기불순한 하늘처럼 간단없이 스파크를 일으키는 영화,‘취화선’이 다음 달 10일 극장가에 걸린다. 화면 가득 확 풀린 먹물이 일순 개이더니 선경인 양 돌아앉아 산을 치고 있는 사내가 오원(최민식).이윽고 카메라는 그의 어린 시절로 줄달음쳐 예술의 뿌리부터 냅다 훑어내린다. 비렁뱅이 고아 승업에겐 핏속을 철철 흐르는 환쟁이의 끼가 축복이고 또 천형이다.일찌감치 그를 알아본 개화파 선비 김병문(안성기)이 거두려하나,방랑의 역마살을 타고난천재를 사대부가 담벼락이 가둘 수는 없는 일.김병문과의인연은,승업이 삶의 매듭들을 하나씩 지을 때마다 번번이되돌아가 스스로를 비춰보는 거울로만 그치지 않는다.기둥 줄거리를 삼킬 듯 쏟아지는 인물들의 홍수속에서 잊을 만하면 되살아나는 둘의 조우는 카메라의 중심을 잡아주는삼발이이기도 하다. 외세가 조선을 한 뼘이라도 더 집어삼키려 으르렁대던 19세기 말.출신을 넘나드는 천재 화가라서 시대의 파란도 쉽게 넘나들까.명성을 박차고 “(세인의 평에) 발목 잡히면영원히 놀아나는 거야.”라며 괴나리 봇짐을 꾸리는 화가.허나 그를 편한 방에서 등떼미는 손길 하나가 갑신정변,동학혁명 등 불순한 날씨처럼 요동치는 시대라는 걸 감독은말하고 싶어 한다. 개인을 뛰어넘는 시대와 시대를 초월하는 개인의 예술혼이 전기의 음과 양처럼 맞부딪히는 영화는 거대한 기획을 요구한다.이 거대 스케일의 시대화,풍속화에는 우리 시대의내로라는 일가들이 힘을 보탰다. 한국화가 김선두가 오원 화폭 80여점을 재현,묵향을 피울때 정일성 촬영감독은 우리 국토 깊숙이 렌즈를 들이대 단아한 사계를 찍어올렸다.도올 김용옥의 박식이 난무하는대본은 국립국악원의 호젓한 정악연주에 버무려진다. ‘롱테이크(오래 찍기)’를 즐겨써온 감독이 이번엔 유난히 끊어찍기로 선회한 것은 관객의 스피드 식성을 의식한것만은 아니다. 개인사의 잔잔한 여울이 아닌 역사의 폭포를 파노라마로담기 위한 선택이었으리라.그런 화면에서 여러 부문의 쟁쟁한 일가들이 내공을 겨루다 보니 관객들은 숨이 가빠지기 쉽다.지긋이 걸터앉아 완상할 여백이라도 한 자리 있었으면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화선’은 신선하다.죽끓듯 변해가는 영화계 프레임 안에서 예술과 역사를 얽어짜는 굵은 목소리를 들은 게 얼마만인가.칸 영화제도 그걸 알아보고 일찌감치 본선무대로 불러올리지 않았던가.쉽사리 감정선을내비치지 않는 ‘취화선’을 온전히 즐기려면,값비싼 보약을 먹을 때처럼 느긋해지는 법을 알아야 하리라. 손정숙기자 jssohn@
  • MBC·SBS 새 주말드라마 맞대결

    MBC와 SBS가 ‘잘 나가던’ 두 주말드라마의 뒤를 이어다시 안방극장을 차지하기 위한 대결을 벌인다. MBC는 ‘여우와 솜사탕’의 후속으로 28일부터 ‘그대를알고부터’(토·일 오후 7시55분)를 방영한다.‘한 지붕세가족’‘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연출했던 박종 PD와 ‘장미와 콩나물’‘아줌마’ 등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정감있게 묘사했던 정성주 작가가 손을 잡았다. 일찍 세상을 뜬 남편 때문에 어렵게 쌍둥이 수진(김태현)과 미진(박진희)을 키워낸 남득(김혜자).보증 선 것이 잘못된 데다 일자리에서도 쫓겨났지만 꿈을 잃지 않는다.똑부러지는 조선족 옥화(최진실)와 스포츠지 기자 기원(류시원)의 사랑,미진과 부잣집 딸이 한 남자를 놓고 벌이는 삼각관계도 재미를 더한다. 23일 기자시사회에서 방영된 첫회 방송분에서는 김혜자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돋보였다.어딘지 어색하고 철이 없어 보였지만,그 순수함이 건강한 웃음을 이끌어내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국적불명의 ‘하얼빈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출산 뒤 첫 도전장을 내민최진실도 특유의 귀여움을 되찾았다. 박PD는 “속도 중독증에 걸리지 않고 성품대로 살면서도행복을 얻는 ‘느림의 미학’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조선족을 당당한 여성으로 그려 낸 것도 성과”라고 덧붙였다. SBS는 27일 ‘화려한 시절’의 후속으로 ‘그 여자 사람잡네’(토·일 오후 8시45분)를 첫 방영한다.3대에 걸친가족의 삶을 통해 진정한 가정윤리를 짚어보자는 의도에‘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를 버무렸다. 부잣집 외동딸 상아(한고은)와 그 집에서 허드렛일을 도와줬던 복녀(강성연)가 멋진 청년 천수(김태우)를 차지하기 위한 삼각관계가 한 축을 이룬다.다른 한 축에서는 성실하게 가업을 이룬 가족과 졸부 가족의 갈등이 전개된다.‘바람은 불어도’‘정 때문에’의 문영남 작가와 ‘옥이이모’‘은실이’의 성준기 PD가 만났다.성PD는 “따뜻한가족애와 애정관계 모두 주목해달라.”면서 “서민들이 일상 속에서 벌이는 자잘한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두 방송사의 새 주말드라마는 환경이 다른 집안의갈등,한남자를 놓고 벌이는 삼각관계 등 큰 줄기가 비슷해 어떤 곁가지로 차별화를 시도할지 주목된다.뻔한 멜로내용물을 통해 극적 긴장감을 쥐어짜내는 대신 기획 의도대로 ‘느림의 미학’과 ‘진정한 가정윤리’를 보여줄지두고 볼 일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어느 배우 이름 맨앞에 쓸까

    “배우들한테는 보여주면 안돼요.” 영화 ‘재밌는 영화’의 첫 시사회가 있던 날,여주인공인터뷰를 기다리는 기자에게 제작사 직원은 뜬금없는 부탁부터 해왔다.홍보용 사진 밑에 박힌 주인공 이름 순서를놓고 배우들이 무척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군상드라마가 유행하면서 제작사들에겐 새 고민이 생겼다.자막작업이나 홍보용 포스터 제작 과정에서 어느 배우의이름을 먼저 넣느냐를 놓고서이다.김정은 임원희 김수로서태화 등 4명이 공동주연한 ‘재밌는 영화’도 배우들이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통에 영화사가 한바탕 골치를 앓았다. 홍보용 스틸사진에는 이름 순서를 번갈아 넣어주되 오프닝 크레딧에는 임원희,엔딩 크레딧에는 김수로를 일순위로올리기로 간신히 조율했다. 배우들의 이력이나 나이가 고만고만할 때는 더 복잡해진다.더러는 배우가 소속된 매니지먼트사끼리 자존심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일단 뛰어’의 자막작업에서 송승헌과 이범수도 꽤 끈질긴 실랑이를 벌인 경우.송승헌은 대중적 인기도를,이범수는 영화이력을 내세워 서로 우선순위를 주장했다.제작사는 객관적인 대중 인지도가 더 높은 송승헌의 손을 들어주는 걸로 어렵사리 ‘교통정리’를 했다. 관객 흡인력을 고려하는 제작사로서는 배우의 연기이력보다는 인기도를 우선시할 수 밖에 없는 노릇.‘피도 눈물도 없이’에서도 이혜영이 전도연보다 한참 연기선배이지만자막에는 자연스럽게 전도연의 이름이 먼저 떴다. 황수정기자
  • 할머니와 손자의 귀막힌 동거 ‘집으로‘

    ‘미술관옆 동물원’을 연출했던 이정향 감독의 두번째 장편 ‘집으로…’(제작 튜브픽처스·4월5일 개봉)는 까맣게잊었던 향수(鄕愁)를 일깨우는 영화다. 어린 시절 시골 운동회날 까먹던 도시락 맛이 나는듯 싶다. 요란한 찬 얼마든지 곱씹을 맛을 내주던 소박한 도시락말이다.그리고 기어이 사람살이의 근본을 더듬게 만드는,그런 영화다. 본격적인 영화감상에 들어가기도 전에 여감독의 뚝심에 새삼 놀라워진다.77세 산골 할머니와 7세 소년이 주인공인 영화라니.충무로에 돈줄이 넘친다 한들 흥행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멀어뵈는 이야기 소재에 흔쾌히 뒷돈을 대겠다는 제작사가 있었을까도 싶다. ‘미술관 옆 동물원’이 그랬듯 이번 역시 감독은 시나리오까지 직접 썼다.사람사는 냄새를 오롯이 스크린속에 옮겨담기 위해 단 한명의 스타도 끌어들이지 않았다. 털털털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에 일곱살 상우(유승호)가 타고 있다.장에서 돌아오는 촌사람들의 왁자한 웃음바다 속에서 게임기를 열심히 두드리고 앉은 아이의 표정에는 짜증이역력하다.뭔 사정이 있는지 엄마는 혼자 사는 외할머니(김을분)에게 상우를 맡기러 가는 길이다. 영화는 보기 민망할 만큼 초라한 굴피집 한채를 주요공간으로 삼았다.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일흔일곱살의 할머니에게 상우의 첫 반응은 막돼먹었다 싶게 함부로다.“더러워.”“병신,귀머거리.” 할머니가 김치를 찢어 밥위에 올려주면 매몰차게 퍼내버리던 녀석이 한밤중 화장실이 급해질 땐 할머니가들이미는 요강에 뻔뻔하게 잘도 ‘볼 일’을 본다. 영화 포스터는 두사람의 만남을 ‘귀막힌(?)동거’라 표현했다.정말이지 소통이 잘 될 까닭이 없는 이들의 동거는 상우의 일방적인 까탈로 내내 불안하다.하지만 영화는 관객을불안하게 만들진 않는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야 반대편 꼭지점에 맞선 듯하지만,휴먼드라마의 ‘관성’상 끝내는 화해로 접점을 찾아갈 거란 것쯤 눈치못챌 리 없기 때문이다.게임기 배터리를 사겠다고 할머니의 은비녀를 몰래 뽑아 구멍가게를 전전하고 마루위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상우.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다는손자에게 장대비를 맞아가며 생닭을 사와서는 닭백숙을 고아주고마는 할머니.도통 ‘사인’이 안맞는 동거를 보면서도 관객들은 걱정 대신 웃음을 퍼올릴 게 분명하다. 두사람의 관계는 70세의 나이차만큼이나 단절된 과거와 현재의 상징이다.상우의 롤러스케이트와 시골집 돌마당,켄터키 치킨과 닭백숙만큼이나 멀던 둘의 거리는 영화가 끝날 즈음 거짓말처럼 좁혀져 있다. 감독이 사랑을 풀어내는 방법에는 일관성이 있다.‘미술관옆 동물원’에서도 여주인공(심은하)은 이렇게 되뇌었었다. “한번에 푹 젖는 게 사랑인 줄 알았더니 서서히 젖는 거였구나”라고.상우도 그걸 알게 된다.그런데 그 사랑이란 게이번엔 막판에 홍수가 나도록 젖고만다. 할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도시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 상우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군다.시사회장에서 훌쩍거리는소리가 덩달아 들린 대목이기도 하다. 황수정기자 sjh@
  • [충무로 산책] 충무로에 희망 던진 77세의 신인 여배우

    ‘77세의 신인 여배우’ 영화 ‘집으로…’의 여주인공 김을분 할머니에게 붙은 애칭이다.극중에서 청각·언어장애를 가진 외할머니로 나온 김 할머니는 “생전 영화 한편 본 적 없다.”는 말이 믿기지않을 만큼 매끈한 연기로 시사회장에서 뜨거운 박수갈채를받아냈다. ‘생초짜 배우’ 김 할머니의 경우는 이래저래 충무로에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한글 한자 모르는 까막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할머니의 캐스팅 및 제작과정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 이정향 감독은 충북 영동군 상촌면에서 호두농사를 짓고 사는 할머니를 현장에서 ‘즉석 캐스팅’했다.그러나 할머니가 “자식들 얼굴에 먹칠할지도 모른다.”며 계속 고사하는 통에 할머니의 아들을 몇차례나 따로 만나는 등 ‘삼고초려’도 해야 했다.이뿐만이 아니다.조금은 거칠지만 능청스런 연기를 보여주는 50여명의 영화속 엑스트라도 모두 촬영장 인근의 주민들이다. 철저한 자본의 논리로 굴러가는 상업영화판에서 이렇게까지 ‘실험적인’ 캐스팅이 이뤄진 건 한국영화 사상 처음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터.스타배우를 캐스팅해야만 안심하고 카메라를 돌리는 충무로의 경직된 관행에 김 할머니와 ‘집으로…’는 보란듯 일침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영화의 흥행여부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순제작비 15억원도 채 못 건져 득의양양하던 감독의 어깻죽지가 축 처질 수도 있을 거다.하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하다.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과 시도.그것만이 ‘오∼래가는’ 영화의 진짜힘이라는 사실이다. 황수정기자
  • 한국 역대 챔피언들 초청…영화 ‘알리’ 시사회

    한국의 프로복싱 역대 세계챔피언들이 ‘20세기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미국)의 삶을 그린 영화 ‘알리'를 관람한다. ‘알리'의 홍보 대행사인 ‘젊은 기획'은 25일 시넥스극장에서 한국의 역대 챔피언들을 초청,시사회를 갖는다고 22일 밝혔다.시사회에는 홍수환(WBA 주니어페더급) 박종팔(WBA 및 IBF 슈퍼미들급) 유명우(WBA 주니어플라이급) 장정구(WBC 라이트플라이급) 변정일(WBC 밴텀급) 조인주(WBC슈퍼플라이급) 등 역대 챔피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준석기자 pjs@
  • 영화 ‘부산물’ 마케팅 상품화 붐

    영상소설,메이킹 테이프,컨셉 북,메이킹 북…. 최근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에 ‘부록’처럼 따라붙는 마케팅 품목의 이름들이다.영화홍보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작사들이 개봉에 앞서 경쟁적으로 구사하는 마케팅 전략의 유혹적인 ‘무기’인 것.넘쳐나는 돈 덕분에 영화 만들기는한결 수월해졌지만 그렇다고 제작 당사자들의 마음까지 편해진 것은 아니다. 한 제작자는 “다들 개봉전에 시사회의 회수를 늘려 입소문을 내고 막대한 광고비를 쏟고 있다.하지만 남들과 똑같은 마케팅 전략으로는 시선을 끌기가 어려운 것이 시장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를 ‘튀게’ 만들려는 최근의 노력들은놀랍다.영화가 흥행하면 흥행세를 업고 부랴부랴 시나리오가 소설로 엮여나오는,이른바 ‘시네(Cine)소설’은 벌써한물간 전략.촬영장의 사연들을 간추렸다가 DVD 부록이나따로 ‘메이킹 북’을 만드는 전략도 초대형이라야 얘깃거리가 된다. 가상역사를 소재로 ‘SF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2009로스트 메모리즈’(제작 인디컴)는 개봉과 동시에 촬영기간동안의 에피소드들을 모은 ‘메이킹 북’ 2만권을 시중에 내놨다.주인공 장동건을 중심으로 한 촬영 뒷얘기,현장 스태프의 사연 등이 311쪽에 걸쳐 사진과 함께 엮여 웬만한 화집 뺨친다.여기에 든 돈이 2억여원.영화의 순제작비가 6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투자다. 3월8일 개봉하는 이미연 감독의 ‘버스,정류장’(제작 명필름)도 영화 제목을 그대로 붙인 ‘컨셉 북’을 지난 16일 일반서점에 선보였다.시나리오를 간추린 게 아니라 버스와 정류장을 소재로 신경숙,김규항,정성일씨 등 각계 인사 22명의 개성있는 수필을 담은 게 특징.제작사는 영화를 찍기 전부터 이를 기획했을 정도다. 명필름의 박재현 마케팅 팀장은 이런 추세에 대해 “단순히 마케팅 차원을 넘어 좋은 시나리오의 컨셉,편집하고 남은 필름 등을 잘 활용한다면 한편의 영화가 다양한 부가가치 상품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에 개봉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촬영과정을 따로 찍어뒀다가 아예 ‘판타지’라는 제목의 독립된 영상물로 만든다.제작현장의 막내 스태프를주인공으로 내세워그의 눈에 비친 촬영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편집,올해 부천국제영화제에 출품까지 한다. 황수정기자 sjh@
  • 뒤집힌 역사 되찾기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식은 땀나는’ 가상역사를 소재로 잡아 화제가 돼온 ‘2009 로스트 메모리즈’(제작 인디컴·감독 이시명)가 2월1일 선보인다.이 영화로 데뷔하는 이시명 감독(32)은 복거일의 소설 ‘비명을 찾아서’에서 힌트를 얻어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시사회장에서 감독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오히루부미 암살에 실패했다는 설정만 소설에서 빌고 나머지는 순수창작으로 살을 붙였다.”면서 “항간의 비판처럼과연 내가 돌맞을 짓을 했는지 영화를 보고 따져달라.”고 자신감을 밝혔다. 감독의 큰소리에는 근거가 있었다.‘역사 뒤집기’로 출발한 영화는 ‘역사 바로잡기’를 향해 부단히 몸부림친다.일본의 이노우에 재단이 주최한 유물전시장이 ‘후레이센진’(不令鮮人)이라 불리는 조선인 반군세력의 손에 쑥대밭이 된다.이들의 정체는 조선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조선해방전선’의 조직원들.일본경찰 JBI는 이들이 전시장에서 노린 게 무엇이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철저히 일본에동화된 조선계 형사 사카모토(장동건)가 수사를 자임하고,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사이고(나카무라 토오루)가 가세한다. 무려 80억원을 들인 영화는 초반부터 ‘액션의 규모’를한껏 자랑한다.전시관 총격전은 규모나 세트의 위용면에서 껑충 뛰어오른 충무로의 기술력을 한눈에 가늠케 한다.크고 화려한 액션을 과시한 영화는 주인공 사카모토를 통해어떻게 하면 뒤틀린 역사를 복원시킬 지에 골몰한다.조선독립군이 전시관에서 되찾아간 철제유물 ‘월령’이 그 열쇠.조선해방전선은,이노우에 재단의 창립자인 이노우에가‘영고대’라는 시간의 문을 열어 1909년 이토오 히로부미 암살을 막음으로써 한·일 역사를 바꿔놨다는 비밀을 알고 필사적으로 월령(시간의 문을 여는 열쇠)을 되찾으려한다.영고대를 다시 열기 위해 후레이센진의 작전리더인오혜린(서진호)은 목숨을 걸고,“조선은 없다.”던 사카모토는 그런 혜린을 보면서 점점 조국을 생각하게 된다. 영화는 ‘역사 바로잡기’에 대한 지나친 강박에 영화적상상력이 다소 손상됐다는 느낌마저 든다.가상역사를 토대로 시공을 넘나드는 판타지는 영화의 화려한 규모와 어울려 충분히 빛을 낸다.하지만 혜린과 사카모토가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는 숙명적 배경 등이 좀더 성의있게 묘사됐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든다.나카무라 토오루를 위시한 일본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상영시간 2시간13분. 황수정기자 sjh@
  • [2002문화계 새인물 새지평] 코리아픽처스 김동주대표

    ●‘친구' 배급사로 흥행족집게 코리아픽처스 김동주대표. 코리아 픽처스 김동주 대표(37)는 사무실에서건 시사회장에서건 늘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다시피 한다.그런 습관이 있는 줄 그 자신은 모를 거다.넘겨짚어 본다.‘혜성처럼떠올랐으니 남들보다 두배는 바빠야겠지….’ 지난해 김 대표는 정신없이 바빴다.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작 ‘친구’의 투자·배급사 대표 자격으로 언론의스포트 라이트를 뜨겁게 받았다.그 관심이 채 삭기도 전에 ‘조폭 마누라’를 배급해 연속 대박홈런을 쳤다.둘 모두 내로라 하는 투자·배급사들이 개봉 직전까지 흥행에 의문을 품었던 작품들이었다.또 있다.국내 공연 사상 최고히트작이 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30여억 원을 투자한 곳도 코리아 픽처스이다. ‘흥행 족집게’가 된 그의 행보에 새해에도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그가 뽑아든 다음 카드는뭘까.대박을 터뜨릴까.또 얼마나 벌어들일까. “지난해는 행운의 연속이었지만 올해는 실력으로 버텨야 하는데 큰일났네요.밑천이 들통나게 생겼으니까.” 김 대표는 농섞인 겸사부터 던진다.그러나 다음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색하고 한국영화사를 다시 쓰게 만든 흥행내역을 꼼꼼히 되짚는다. “‘친구’와 ‘조폭 마누라’가 각각 전국 관객 820만명,525만명을 동원했습니다.배급대행한 외화들까지 합치면지난 한해동안 1,510만명의 관객을 이끌어냈죠.국민 3명중 1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셈입니다.” 그는 경희대 무역학과를 나왔다.광고대행사를 거쳐 미국영화 직배사인 20세기 폭스 코리아에서 영화일을 시작했다. 이후 피카디리 극장,일신창투,미래에셋에 몸담다 지난 98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앉았다. ‘친구’의 흥행으로 누가 뭐래도 그는 ‘투자’가 영화산업의 밑거름이란 인식을 심는 데 큰 몫을 했다.다분히주먹구구식으로 굴러가던 한국영화판의 생리를 계량화·수치화하는 데도 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투자가 곧 기획인 시대입니다.요즘은 배우나 감독이 작품계약을 하면서 투자배급사가 어딘지부터 따져요.그만큼영화에서 투자의 개념이 중요해졌어요.‘친구’ 한 편에투자자가 얼마나붙었는지 아세요.무려 120명이에요.그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일이 우리 일입니다.” 천상 ‘비즈니스 맨’이다.투자대상을 결정하는 비결도그렇다.“한 가지 잣대를 들이댑니다.관객 눈높이에서 시나리오를 읽고난 뒤 ‘내가 안볼 영화는 관객도 안본다’는 전제로 저울질해요.전국 관객은 최소 얼마나 동원할까,비디오·공중파 판권은 얼마나 받을까 등을 놓고 주판알튕겨보는 거죠.” 올해 투자·배급할 작품은 13편.조의석 감독의 코믹액션‘일단 뛰어’(3월 개봉)를 시작으로 6월과 11월 영화계의 관심이 쏠린 기대작 2편을 또 내놓는다. 곽경택 감독의 새 야심작 ‘챔피언’,3년간 두문불출해온한석규 주연의 영화(제목 미정)다. 야심사업이 또 있다.‘와호장룡’의 제작자 빌 콩이 세계배급을 목표로 장쯔이와 장만위를 앞세워 촬영중인 무협액션 ‘히어로’(Hero·감독 장이모)의 아시아 투자자로 합류했다. 한국영화판을 움직이는 파워인물로 급부상한 그는 ‘한국영화 거품론’에 동의하고 있을까.그는 크게 손사래부터친다. “지금은 그런 걱정할 단계가아니예요.우리 영화가 막 신뢰를 쌓기 시작한 시점 아닙니까.극장·배급상황이 갈수록 투명해지고 호조되고 있는데요? 아,이 얘기도 하고 싶네요.흥행작들을 싸잡아 싸구려로 죄악시하는 풍토도 지양돼야죠.최근 흥행못한 예술영화를 다시보는 운동이 벌어지는데,이건 알아야 해요.어떤 경우에건 관객을 탓할 순 없습니다.”황수정기자 sjh@
  • 3년반만에 ‘공공의 적’ 강우석감독

    강우석 감독(42)을 공식 인터뷰 자리로 불러낼 기회란 참드물다.이유가 있다.그가 누군가.몇년째 각종 여론조사에서‘한국영화계 파워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주인공이 아닌가. 그가 감독한 새 영화 ‘공공의 적’(제작 시네마서비스)이오는 25일 개봉된다.‘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꼭 3년 반만이다. “긴장된다기보다는 설레요.솔직히 첫 기자 시사회날 너무힘듭디다.오죽했으면 영화가 끝나도록 시사회장을 못 들어가고 바깥을 빙빙 돌고 있었겠습니까.그런데 이젠 됐다 싶어요.재밌다,‘강우석 표’영화다 등의 평이 들리거든요.일단 재미있다는 소리가 들리면 절반은 성공한 거죠.” 늘 그랬듯 자신감이 넘친다.재차 물어볼 틈도 주지 않고 앞질러 속내를 잘도 털어놓는다.“처음엔 흥행보다 작품성에무게를 뒀었다.완성도 있는 코미디를 만들겠다는 생각만 했다.하지만 지금은 흥행할 자신까지 얻었다.” 제작·배급·투자사로 한국영화계 최대의 ‘영토’를 가진사람. 시종일관 배짱 한번 두둑하다. “‘투캅스’‘미스터 맘마’등을 통해 코미디감각은 줄곧 보여왔잖아요.이쯤해서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보고 싶더라구요.전혀 뜻밖의 상황에서도 웃음이 터지게 하는 ‘어려운 코미디’.스필버그 감독이 왜 박수를 받습니까.그 사람은 심지어 공포상황에서조차 유머를 끌어내거든요.형사가 살인범을쫓는 ‘공공의 적’은 시나리오만으로는 전형적인 누아르예요.그 밑천으로 대목대목 웃겨보자 작정했었는데 결과가 괜찮은 것같습니다.” 새 영화는 딱히 장르를 꼬집기 힘들다.감독도 ‘형사액션’과 ‘소셜(Social)코미디’란 말을 번갈아 쓴다.둘 다 맞다. 적당히 부패한 형사(설경구)가 주인공인 영화는 결국 그를통해 ‘사회악’을 철저히 응징하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그를 두고 ‘영화판에 패거리 문화를 조장한다’는 뒷소리들이 따라붙을만도 하다 싶다.한번 자기사람이다 싶으면 넘치는 확신으로 쓸어안는다.주인공 설경구와 이성재 이야기다. “설경구,정말 대단한 연기자예요.‘박하사탕’을 본 순간내 다음 영화는 무조건 저 친구가 주인공이다 점찍었었어요. 역시 어디 한곳 흠잡을 데 없이 연기를 해내더군요.” 이제 다음 영화의 주인공은 “무조건 이성재”다.이번엔 설경구에게 초점이 맞춰졌으니 다음번엔 이성재 차례가 돼야한다는,다분히 ‘무대뽀식’ 논리다.연말 개봉을 목표로 잡은 차기작은 장진 감독이 한창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또한번 사회성 짙은 메시지의 소셜 코미디가 될 듯하다. 삶의 목표가 뚜렷한 사람을 인터뷰하기는 그 반대의 경우보다 몇곱절 편하다.그의 계획표에 빨간 밑줄 그어진 덩치 큰사업들만 추려내도 쏠쏠한 정보가 된다. 3월에 경기도 파주에서 첫 삽을 뜰 촬영 스튜디오 ‘아트서비스’는 12월 문을 연다.스튜디오 없는 영화사는 ‘메이저’ 자격이 없다는 판단에서 밀어붙였다.영화사업가로 돌아가 한마디 한다.“딱 본전치기 사업이죠.” 한국영화의 극장부율(제작사와 극장의 수입배분율)을 6대4(현재 5대5)로 돌려놓는 작업에도 바람몰이 나설 생각이다. 앞으로 제작할 작품들은 “변함없이 선동하는 드라마가 될것” 이다.사회의 구린 구석을 코믹하게 까발릴 겁니다.관객들의 입에서 작품속 악역에게 ‘저놈 나쁜 놈’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하는,솔직하고 적나라한 그런 영화 말예요.”황수정기자 sjh@ ■‘공공의 적’ 어떤영화. ‘공공의 적’은 감독의 말처럼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영화”다.영화를 보고나면 고답적이고 신파적이기까지 한 제목이 작품의 주제를 명확히 간추려냈다는 이해를 하게 된다. 아내와 사별한 뒤 노모에게 어린 남매를 떠맡기고 사는 강철중(설경구)은 누가 봐도 ‘부패형사’다.아시안게임에서권투로 은메달을 따고 특채된 만년 경사.수사과정에서 빼돌린 마약을 몰래 팔아치울 생각까지 하던 그에게 얼떨결에 숙명적인 해프닝이 생긴다.억수같은 비가 퍼붓는 밤,노부부를죽인 살인범과 장난처럼 맞닥뜨린다. 영화는 형사인 철중과 살인 용의자의 심리전을 따라간다.철중은 살해된 노부부의 아들이자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 조규환(이성재)을 범인이라 확신한다.하지만 앞뒤 논리를 세우지 않는 그의 ‘막가파식’ 수사가 먹힐 리 없다. 감독은 작정하고 온탕냉탕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영화를 만들었다.꾀죄죄한 차림새의 철중이 비오는 전봇대 아래 쭈그려 앉아 ‘뒤’를 보거나 똥묻은 손으로 다짜고짜 범인을 쫓아가는 대목들은 엽기발랄한 가벼운 코믹액션 자체다.한편수십군데를 난자하는 살인장면과 ‘이유없이’ 살인을 일삼는 규환의 캐릭터 등은 하드보일드 액션 느낌을 준다. 황수정기자.
  • [사설] 부패한 사회는 미래가 없다

    우리 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최근 반부패국민연대가 서울시내 중고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청소년의 부패에 관한 인식은 매우충격적이다.열에 아홉이 우리사회가 부패했다고 판단한 점은 현상을 반영한 것이므로 달리 언급할 필요가 없을 터이다.그러나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법질서를 지키지 않겠다’가 40%,‘부정부패를 봐도 나에게 손해가 되면 모른 체하겠다’는 응답이 33%에 이를 만큼 청소년의 윤리의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이 아니다.‘뇌물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부패행위에 동조할 뜻을 비친 청소년도 28%나 된다니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할 것인가.아울러 이들은 자신이 어른이 되는 미래에도 우리사회가 더 부패해지거나 지금과 별 차이가 없으리라는 데 대해 82%가 동의했다.결국 우리의 청소년들은 현사회가 부패했고,스스로도 기회가 있으면 부정을 저지르겠으며,자신들이 꾸려나갈 미래사회도 여전히 부패한 상태이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이야말로 이 시대의 자화상이요,이처럼 부패한 사회를 불러온 성인 모두가 짊어진 업보이다. 청소년들이 현 사회를 이같이 보는 까닭은 자명하다.최근1∼2년새 불거진 진승현·이용호·정현준·윤태식 등의 각종 ‘게이트’를 보아도 힘 있고 돈 많은 자들이 얽히고설켜 온갖 불법과 부정을 저질러 왔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죄지은 자들이 그 죄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고 다시사회에 복귀하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이번 조사에 응답한 청소년의 64%는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않거나 가벼운 처벌에 그친다’고 생각했다. 어느 사회건 극복해야 할 시대적 과제는 있다.지금 노년층은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개발을 위해 피와 땀을 흘렸고,중장년층은 그 토대 위에서 경제성장과 사회 민주화를 위해 애써왔다.이제 우리사회 초미의 과제는 부정부패를 청산해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그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 한 우리 경제와 사회의 발전이 한단계 더 상승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하다.공정치 못한사회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부패를 척결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려면 먼저 ‘죄지은자는 상응한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기본원칙부터 명확하게 확립해야 한다.또 올해 치를 각급 선거에서 부정부패와관련한 인물을 엄격히 심판해 그들이 다시는 공인의 자리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할 것이다.부패한 사회에는미래가 없다.우리 아이들이 부정에 물들며 자라지 않도록사회 분위기를 하루빨리 바꾸는 일은 이 사회 성인 모두에게 맡겨진 책무이다.
  • 박대출 기자 등 한국가톨릭 매스컴상 수상

    제11회 한국가톨릭매스컴상 시상식이 13일 오후 7시 서울중림동 가톨릭출판사 마리아홀에서 열려 ‘클린 사이버 2001’을 보도한 대한매일 디지털팀 박대출차장이 대표로 신문부문상을 수상했다. 박차장과 김태균,김미경기자 등이 공동으로 집필한 이 작품은 인터넷사이트의 역기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서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할수 있는 입체적인 기획을 20여 차례에 걸쳐 연재,건전한 네티즌 육성과 올바른 사이버문화 형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은 환경스페셜 ‘공존실험-까치’를 보도한 KBS 신동만 프로듀서가 수상했다.방송부문상은 ‘PD수첩’ ‘사형제도를 사형시켜라’를 제작한 MBC 오상광,한학수 프로듀서가 받았다.도서출판 한길사는 출판부문상을,성 바오로 딸 수도회바오로딸 프로덕션은 특별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이어 수상작에 대한 시사회가 열렸으며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톨릭언론인회(회장 최홍운 대한매일 편집국장)송년의 밤 행사도 이어졌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정명조 주교)가 선정하는 한국가톨릭매스컴상은 지난 87년 천주교에서 주관한 ‘자유언론상’과 88년 ‘가톨릭언론상’의 정신을 이어받아 올해로 11회를 맞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입소문 잘나야 흥행 성공”영화시사회 치열한 경쟁

    “시사회에서 (새 영화를)못 띄우면 끝장이다.”요즘 한국영화가에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흥행전략이다.영화가 공식 개봉하기 전 시사회를 통해 입소문이 무성히 나야 극장 하나라도 더 잡아 흥행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에서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는 시사회 경쟁은 최근 ‘변칙 개봉’이라는 물의까지 빚었다.코믹액션 ‘두사부일체’(제작 제니스엔터테인먼트)가 문제의 영화.14일 개봉할 예정이던 영화는 지난 8일부터 서울극장 CGV강변11 메가박스 등 서울시내 주요 극장 3곳을 비롯,전국 15개 스크린에서 ‘기습적’유료 시사회를 열었다.개봉전에 유료 시사회를 연 것은 한국영화 사상 처음이다. 며칠째 업계가 통째로 술렁거릴만도 하다.한 제작자는 “유료 시사회를 가진 주말 이틀동안만 6만여명의 관객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상도덕을 무시한 처사이며 막강배급력을 가진 메이저 배급사(CJ엔터테인먼트)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는 단적인 증거”라고 흥분했다. 배급력을 앞세워 흥행기선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은 이 정도로 끝나지않는다.개봉일을 부랴부랴 앞당겨 ‘김빼기’작전을 구사하는 경우는 흔하다. 지난 8일 개봉한 ‘화산고’(제작 싸이더스)는 당초 14일개봉예정이었다.그러나 같은 날 개봉할 미국 할리우드 영화‘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두사부일체’를 의식해 무리하게 언론시사 일정을 잡는 등 개봉일을 1주일이나 앞당겼다. 언론 시사를 가진 날 밤부터 개봉 전날까지 사흘간 제작사가 일반 시사회에 들인 비용만 무려 8,000만원.싸이더스의이현순 마케팅 팀장은 “단기간에 입소문을 퍼뜨리기 위해하룻밤에 5∼6개의 극장을 잡아 집중 시사를 벌였다”면서“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의 위력이 아니었으면 시사회용 극장을 한꺼번에 대여섯개나 잡는 건 꿈도 못 꿨을 일”이라고 귀띔했다. 시사회에 들이는 비용이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건이런 배경에서이다.한 영화홍보사의 사장은 “지난해까지 입소문을 내기에 가장 좋은 시사회 인원이 5,000명선이었던 것이 최근엔 2만∼3만명으로 훌쩍 뛰었다”고 말했다. 요즘 국내 영화 마케팅 업체들이 흥행을 위한 최소시사인원으로 잡는 수치는 평균 1만명.거기에 2,000∼3,000만원을들이는 건 보통이다.‘두사부일체’는 2만5,000명에게 무료시사를 하는 데에 5,000만원을 썼다. 한편 영화시장이 성장하면서 시사회 등 사전 마케팅의 규모도 늘어나고 있으나 정작 피해를 보는 쪽은 결국 관객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블록버스터를 만들려는 몇몇 배급사들의 꼼수에 중소규모의 영화들이 간판을 내린다면 관객들은 볼 권리를 잃고 말것”이라는 우려가 영화가에서 커지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 한국도 ‘해리포터 마법’ 걸릴까

    동글동글 선한 눈에 돋보기만큼이나 두꺼운 안경을 걸친 소년.그가 웅크리고 사는 방은 계단밑 벽장.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돼 이모의 집에서 갖은 구박을 당해온 ‘콩쥐 소년’은 11번째 생일날 엄청난 출생의 비밀을 듣는다.마법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며,그 신통한 힘이 자신의 몸속에도 흐르고 있다는…. 눈치빠른 이라면 이쯤해서 무릎을 탁 칠 게다.오는 12월14일 국내 개봉되는 세계적 화제작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제작 워너 브러더스)이 지난 26일 언론시사를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미국 영국 등지의 개봉에서 갖가지 신드롬을 낳고 있는 영화의 위력이 실감되는 대목은 뭣보다 시선을 휘어잡는 화려한 화면.전세계 46개 언어로 번역돼 1억1,000만부를 팔아치운 원작소설(지은이 조앤 K. 롤링)의 환상이 오롯이 되살아나는 건 그 덕분이다.판타지 영화의 필수 덕목인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이 흠잡을 데 없이 매끈하다. 거인 해그리드의 도움으로 마법학교에 들어간 해리(다니엘래드클리프)는 별천지를 만난다.교실로 연결되는 계단들이수시로 뒤바뀌어 정신을 못차리게 하더니 모자나 액자속 그림이 말을 걸어오는 건 예사다. 해리의 마법학교 단짝이자 모험극을 끌어가는 또다른 주인공은 용감무쌍한 ‘행동파’ 론(루퍼트 그린트)과 책벌레 여자친구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세 꼬마를 내세운 영화는 선악의 대결,용기와 우정의 승리를 향해 모험극을 그려나간다. 부모를 죽인 악의 마법사 볼드모트가 학교 지하실에 숨겨진‘마법의 돌’까지 노리자 이를 눈치챈 해리 일행이 ‘마법의 돌’을 지키려고 백방으로 뛴다. 어린이 관객들은 대목대목에서 복병처럼 선보이는 ‘마법쇼’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겠다.수백마리의 부엉이떼가 편지를물어나르고,어린 마법사들이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르거나,주문을 외워 물건을 띄워올리고,마법의 망토를 입고 순식간에투명인간으로 변신하는 장면 등이 ‘환상특급’을 탄 듯 아찔한 신비감을 안긴다. 디지털 시대에 ‘마법’이라는 아날로그적 소재로 상상력을 퍼올리는 영화는 상영시간이 2시간 32분. 선(善)이 승리하는 빤한 결말의 판타지 모험담에 백화점식볼거리의 나열로 밀도감을 잃었다는 게 시사회장에서 나온중평이다.소설속 묘미를 스크린위에 있는대로 쓸어담으려는욕심이 넘쳤다는 것이다.실제 나이도 11세인 해리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4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감독은 크리스 콜럼버스. 벌써부터 궁금해진다.속편이 나올까.마법학교를 떠나 기차에 몸을 실으며 해리가 던지는 마지막 대사,“난 집으로는가지 않아!” 속편은 이 대사를 통해 예고돼 있다.어린이 관객을 위해 직배사측은 주요 극장들의 1,2회 상영분을 우리말을 입힌 더빙본으로 배급할 예정이다. 황수정기자 sjh@. ■시사회장에 웬 금속탐지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국내 첫 시사됐던 지난 26일 서울 씨넥스 극장에는 난데없이 금속탐지대가 등장했다. 사연인즉 불법으로 나도는 영화의 ‘해적판’을 막기 위해워너 브러더스 본사가 필름복사를 원천봉쇄하라는 ‘특명’을 내렸기 때문이었다.시사에 앞서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의현순호 이사는 “가방까지검색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까지 덧붙였다.해외 화제작들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법확산되는 해적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할리우드 대작이 미국 개봉과 거의 동시에 인터넷에 복사본이 나도는 건 요즘 보통이다.미국보다 한두달 늦게 국내 개봉되는 영화라면 발빠른 네티즌들 사이에선 한참전에 ‘김’이 빠져 있기 일쑤다. 국내 시사회장에 금속탐지대가 동원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지난 9월 미국 뉴라인시네마가 야심작 ‘반지의 제왕’(내년 1월 개봉)의 하이라이트 편집본을 선보였던 한국 로드쇼 때도 그랬다.한 영화 관계자는 “소형 캠코더로 영화를몰래 복사해 자막파일까지 따로 만들어 돌리는 사례는 화제작의 경우 100% 적용된다”면서 “‘해리 포터…’가 인터넷에 퍼진 지도 벌써 열흘이 넘었다”고 말했다.이쯤되니 ‘해리 포터…’가 난리를 피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의 목표는 ‘타이타닉’이 보유한 외화 흥행기록(서울관객 200만명)을 깨는 것.전국 160개 극장(스크린수 미정)에서 개봉될 영화는 예매에 들어간지난 17일터 8일간 서울과 부산에서만 4만장이 팔렸다.
  • 한국가톨릭 매스컴상 신문부문에 ‘대한매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정명조 주교)는 27일 제11회 한국가톨릭매스컴상 수상자로 신문부문에 기획시리즈 ‘클린 사이버 2001’을 연재한 대한매일신보사 편집국 디지털팀을 선정하는 등 각 부문별 수상자를 발표했다.대상은 환경스페셜 ‘공존실험-까치’를 제작,방송한 KBS 교양국 신동만 프로듀서가 선정됐으며 방송부문에서는 PD수첩 ‘사형제도를 사형시켜라’의 MBC 시사제작국 오상만·한학수프로듀서가 뽑혔다.이밖에 출판부문에는 도서출판 한길사,특별상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사랑’을 제작한 성바오로딸 수도회 바오로딸 프로덕션이 각각 선정됐다. 시상식은 12월13일 오후7시 서울 중구 중림동 가톨릭출판사 마리아홀에서 개최된다.수상작 시사회를 겸한 시상식이 끝난 뒤 한국 천주교언론인협의회가 주최하는 가톨릭언론인 송년의 밤 행사가 이어진다. 김성호기자
  • SBS 새 수목드라마 ‘피아노’

    지나가는 개를 차로 치여 죽인 부산의 한 폭력조직의 넘버2. “너 지금 불쌍한 개를 죽였나?” 함께 차를 타고 가던 보스에게 비오는 날에 먼지날 정도로 두들겨 맞는다.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쯤으로 아는 조직폭력배들의 세계에선 다소 코믹하게 느껴지는 의외의 모습이다. “살릴 놈은 실수 없이 살리고 죽일 놈은 실수 없이 죽여야 하는 기다.개를 실수로 죽이면 사람도 실수로 죽이는기다.” 곧 이어지는 보스의 명 대사.21일부터 방송될 SBS의 새수목드라마 ‘피아노’(오후 9시55분)의 시사회장은 순간웃음소리로 뒤집어진다.쉴 새 없이 뽕짝을 부르는 조직의보스,벌벌 떨면서 상대방을 협박하는 넘버3 등 조폭인지개그맨 지망생인지 알기 힘든 ‘정체불명의 집단’때문에드라마 초반은 유쾌하다. ‘피아노’는 ‘줄리엣의 남자’‘해피투게더’ 등 감각적인 트렌디 드라마를 만든 오종록 PD가 요즘 한창 유행인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선보이는 코믹하고 박자빠른 이야기이다. ‘또 조폭이야?’하고 식상해 할지 모르겠지만 중심 얼개는 ‘동화같은 사랑’이다. 보스의 노래 박자를 잘 맞춘다는 이유로 넘버3가 된 억관(조재현)은 넘버2의 배신 탓에 조직이 와해되자 하잘것 없는 하류인생을 살아간다.그러던 중 느닷없이 찾아온 혹같은 친아들과 난생 처음 사랑을 느끼게 해준 혜림(조민수)으로 인해 억관의 삶은 180도 바뀐다.혜림이 죽자 친아들인 재수(고수)를 아랑곳 하지 않고 혜림의 자식인 경호(조인성)와 수아(김하늘)에게 사랑을 쏟지만 돌아오는 것은원망과 외면뿐. 화면은 파란 하늘과 붉은 낙엽,노란 은행이 수채화처럼풀어지는 부산의 가을 정취와 다양한 촬영 기법으로 현란하게 처리한 조폭들의 싸움 장면들이 어우러져 춤을 춘다. 오 PD는 “영화 ‘친구’가 나오기 전에 기획된 드라마이기 때문에 결코 아류가 아니다”면서 “아름다운 사랑을비현실적인 상황에 녹여 동화같은 판타지의 느낌을 주는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희화화된 조직폭력배의 생활과 간간이 수위를넘는 폭력장면만 잘 조절한다면 모처럼 기억에 남는 근사한 판타지 드라마가 될 수도 있을 듯. 이송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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