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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 드라이브] 해외진출 한국 배우들 신중해야

    국내 스타들의 해외영화 진출이 눈에 띄게 잦아졌다. 지난달엔 김소연이 등장한 쉬커(徐克)감독의 ‘칠검’이 국내 개봉했다. 또 김희선이 청룽(成龍)과 호흡을 맞췄다는 사실 자체가 일찍부터 화제였던 ‘신화-진시황릉의 비밀’이 14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로 영역을 확장하는 국내 스타들의 행보는 이 말고도 많다. 장동건은 ‘패왕별희’의 천 카이거(陳凱歌) 감독 작품 ‘무극(無極)’(12월 개봉예정)에 출연했다. 지진희도 올해 베니스영화제 폐막작으로 주목받았던 천커신(陳可辛) 감독의 ‘퍼햅스 러브’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했다. 국내 팬들에게야 모두 반가운 소식들이다. 그러나 이쯤해서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는 충무로의 자성이 들린다.“우리 배우가 스타감독들의 영화에 합류했다는 사실에 들떠 마냥 박수만 보낼 게 아니라 긴 안목으로 손익을 따져볼 줄 알아야 한다.”는 요지의 얘기들이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작품을 선정하고 기획하는 과정에서 보다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전체의 30%가 한국어 대사로 편집돼 국내 개봉된 ‘칠검’은 김소연의 적잖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는 초라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일 기자시사회 결과, 김희선의 ‘신화’ 역시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기에는 크게 역부족일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조선의 공주이자 진나라 장군인 청룽의 연인으로 주연했으나, 촬영현장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싶을 정도로 어설프고 부담스러운 연기에 그쳤다는 평가들이다. 안타깝게도 ‘원정 스크린’에서 김희선은 빛나지 않았던 것이다. 한류붐에 기댄 국가간 합작 형태의 제작이 좀더 치밀하게 전개돼야 한다는 충무로의 자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칠검’만 해도 한국·중국·홍콩이 제작비를 공동분담한다는 원칙이 먼저 세워진 뒤 제작이 진행된 작품.‘무극’ 역시 국내 쇼이스트 쪽에서 제작비의 상당액을 투자해 기획된 합작영화이다. 투자사의 한 관계자는 “한류스타의 티켓파워에만 의존한 채 작품의 내실은 챙기지 않는 기획물은 자칫 한류열기를 냉각시키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스타가 만사’라는 논리는, 더군다나 해외시장을 상대로는 결단코 통하지 않는 법이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이야기(24)] 문화로 청계천 읽기

    [서울이야기(24)] 문화로 청계천 읽기

    ●문화로 가득찬 청계천 “눈부신 햇살이 아름다운 거리에/오고가는 사람들 흥겹게 노래한다./사랑하는 사람들이 여기모여 웃음꽃 피우네./푸른 가로수 길가에는 그대 희망찬 발걸음이/불빛 가득찬 청계천에 우리의 소망이 피었네.” 조용필이 부른 ‘청계천’의 모습이다. 눈부신 햇살과 불빛, 푸른 물과 가로수,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 청계천, 그곳엔 흥겹게 노래하고 웃음꽃 피우며, 꿈과 희망과 소망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사랑과 기쁨과 미소가 충만해 있다. 청계천은 아름다운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다리에 얽힌 역사가 있고, 미소와 기쁨을 자아내는 예술이 있으며, 꿈을 일구고 흥겹게 즐기는 사람들의 삶이 있다. 이러한 청계천은 어느 한 사람이 만든 사유물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해 만들고 또 만들어가는 공공공간이다. 그래서 청계천은 ‘역사’,‘예술’,‘삶’,‘참여’의 문화적 키워드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이다. ●청계천은 역사다 ‘하천’시대(조선시대∼1950년대),‘복개’시대(1960∼1990년대),‘복원’시대(2000년대)의 역사적 숨결이 담겨있는 청계천. 우선, 자연하천이자 서민의 생활터전이었던 하천시대의 역사를 더듬어 보자. 다리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스며 있다. 상류층에서 일반 백성에 이르는 사회계층들의 삶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도성 최대의 다리로서 어가와 사신의 행렬이 지나가는 교통로이자, 정월대보름이면 수천명의 민초들이 다리밟기를 행하던 ‘광통교’, 중인과 상인계층들의 삶터로서 수심을 측정했던 수표와 보물 제838호 수표교의 옛터이자 겨울이면 서민들의 연날리기 명소였던 ‘수표교’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사연과 역사가 담겨 있다. 물론, 하천시대의 역사는 아직 온전히 복원되지 못했다. 광통교는 원위치에 자리잡지 못했고, 정조가 수원화성에 행차하는 모습을 담은 길이 192m의 세계최대 도자벽화 ‘정조대왕능행반차도’에서나 그곳의 자취를 연상해 볼 수 있다. 수표교도 복원되지 못한 채 그 터만 남아 있다. 서민들의 생활터전으로서 청계천의 모습 또한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의 ‘청계빨래터’와 징검다리 속에서만 더듬어 볼 수 있다. 수표교 근처 ‘준천사터’등 천변 곳곳에 위치한 유적 기념비들과 함께, 앞으로 더 복원해야 할 하천시대 청계천의 역사를 성찰하고 그 모습을 꿈꿔보는 것, 그 자체도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역사가 아닐까. 다음으로, 산업화·근대화의 엔진이자 도심산업문화의 정점이었던 복개시대의 역사를 만나 보자. 복개시대의 대표적 상징물인 ‘삼일고가’,‘삼일빌딩’,‘삼일아파트’를 우선 들 수 있다. 삼일고가는 무학교 아래에 세 개의 ‘존치교각’으로 남아 있다. 건축당시 서울의 최고층 빌딩이었던 삼일빌딩은 삼일교 앞에 건재하고, 다산교에서 황학교 사이에 포진한 역시 건립당시 최고의 아파트였을 삼일아파트는 위층이 모두 헐린 채 2층의 영업공간으로 남아 있다. 복개시대의 역사는 무엇보다 여전히 청계천을 지키고 있는 도심산업문화의 자취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수표교 부근의 공구, 세운교 부근의 전자·조명, 배오개다리 부근의 시계귀금속, 오간수교 부근의 신발도매, 맑은내다리 앞 관상어 상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예전과 달리 깔끔한 디자인으로 통일된 간판들의 모습에서 새롭게 태어나려는 상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새벽다리를 사이에 둔 한국 최초의 근대시장 광장시장과 건자재 종합시장 방산시장, 마전교에서 다산교 사이의 평화시장들, 영도교 앞 황학동 도깨비시장, 고산자교 부근의 마장동 축산시장 등 상인과 서민들의 삶터이자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었던 시장들도 여전히 복개시대 청계천의 정서를 담고 있다. 이러한 도심산업문화를 창출한 역사의 기저에는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평화시장 앞에 생을 바쳤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있다. 그의 분신장소 앞에는 과거의 낡고 초라한 표석 대신 늠름한 모습의 동상이 건립되었고, 동상이 위치한 버들다리는 전태일 다리로, 부근의 패션의 거리는 전태일 거리로 다시 태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복개시대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부 상권이 옮겨지고, 주변지역이 개발되고, 시장이 타운으로 변모하고, 허름한 간판과 골목이 새로운 이미지 통합(CI)과 더불어 정비되고는 있지만, 청계천은 여전히 생태공원이나 여가공간의 차원을 넘어선 상인들과 노동자들의 생계공간이자 삶터다. 생태환경 복원에 이어 삶의 공간으로서 문화복원이 이루어지도록 복개시대의 자취들을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젠 문화도시 서울을 견인할 복원시대의 역사를 체험해보자. 복원공사를 하면서 경험했던 다양한 사건과 자료와 꿈들, 청계천의 과거·현재·미래를 이제는 마장동 두물다리 앞에 위치한 1728평의 복합문화공간인 ‘청계천문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청계천 시점부에 조성된 2100여평의 ‘청계광장’은 서울광장과 연계해 광장 문화의 새 역사를 선언하고 있다. 삼일교 앞에 조성된 ‘베를린 광장’ 역시 분단극복과 평화통일의 임무를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공사기간에 영업이 어려운 황학동 벼룩시장 노점상들의 생계공간으로 마련된 ‘동대문 풍물벼룩시장’은 이제 동대문의 명물이 되었다. 청계천이 중랑천과 만나 한강으로 흐르는 곳에 위치한 35만평의 ‘서울숲’은 복원시대를 상징하는 핵심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다. 복원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그만큼 복원시대의 역사는 앞으로 청계천에서 우리 모두가 만들어내는 문화를 통해 겹겹이 쌓여갈 것이다. ●청계천은 예술이다 청계천에서는 예술적 혼과 정신의 편린들을 만날 수 있다. 광통교와 수표교, 오간수문의 건축양식에서는 그 시대의 장인정신을,‘정조대왕능행반차도’에서는 김홍도를 비롯한 정조시대 최고의 화가들의 혼을 느낄 수 있다. 창덕궁 후원의 옥류천을 형상화한 마전교의 ‘옥류천’,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오간수교의 ‘문화의 벽’, 청계미니어처와 프로그램분수, 만남과 화합을 상징하는 8도석이 마련된 청계광장, 물과 어우러진 다양한 조각품과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장통교 앞 관철동의 젊음의 거리는 ‘피아노 거리’로 변모해 건반 모양의 돌벤치에 앉아 거리아티스트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청계천의 삶이 예술과 결합되는 다양한 축제들 또한 만날 수 있다. 무교·다동 음식문화축제와 동대문패션축제 등 상권활성화와 화합을 도모하는 지역축제를 비롯, 다리밟기를 현대화한 답교 퍼레이드 등 다양한 천변 민속축제들이 펼쳐질 것이다. 이제 막 복원된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은 아직은 협소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청계천에는 다양한 예술적 사건들이 흐를 것이다. 정서와 감수성을 풍요롭게 해주는 삶과 사람과 예술을 청계천에서 만들어 보자. ●청계천은 삶이다 청계천은 그속에서 생계를 꾸리고 인생을 가꾸는 상인과 기업들의 삶터다. 또한 청계천은 그곳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놀이터다. 따라서 청계천의 삶과 사람, 그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들 그 자체가 청계천의 문화다. 준설사업을 시행했던 암행어사 박문수, 천변에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았던 남이장군, 수표교 밑에서 그림을 그렸던 천재화가 장승업을 만날 수 있다. 복개시대 이 곳의 주인이었던 광장시장 거리의 악사 백연화, 청계천 설치미술가 설승순, 황학동 만물시장의 시인 홍이종, 청계천 하구에서 빈민운동을 했던 제정구,4단밥상 배달 아줌마 박호순, 전태일의 동료였던 재단사 배강일 등도 이곳의 살아 있는 역사다. 영도교 앞 20년 전통 멸치국수 포장마차와 곱창골목의 상인들, 광장시장에 있는 삼류 ‘바다극장’과 오간수교 부근의 ‘뉴서울카바레’에서도 청계천 상인들의 멋과 낭만이 배어 있다. 이제 새롭게 복원된 청계천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둥지를 틀고 삶을 일구어갈까. 어떤 사람들이 이 곳에서 새로운 추억과 사건들과 이야기들을 만들어갈까. 그 삶들을 함께 지켜 보자. ●청계천은 참여다 청계천은 함께 만들었다. 청계천을 만든 ‘7인’ 혹은 ‘20인’ 등 언론에서는 특정인들을 조명하고 있지만, 열린 물길을 접하러 그곳을 찾은 수백만의 시민들, 그들의 문화적 욕망이 청계천 복원의 실질적 힘이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50m 길이로 조성된 ‘소망의 벽’에는 2만여 명의 소망과 염원이 담겨 있다. 버들다리 위의 전태일 동상과 4000개의 기념동판에는 “시민의 힘으로 만들자.”를 외치며 수년간 싸워온 청계천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와 전태일 열사의 뜻을 기리는 시민들의 성금이 녹아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청계천 아티스트 프로그램은 매주 문화달리기를 통해 얻은 기금과 시민들의 청계천 문화의 다리 성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청아람’ 등의 자원봉사단도 청계천을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심부름꾼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사초기부터 생존권 수호를 외쳤던 청계천상권수호대책위원회,‘청계천은 차별천’이라 외치는 장애인이동권쟁취시민연대, 청계천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 폭력없는 사회를 외치는 ‘청소년 맑은물 축제’ 참석자들, 그들의 목소리는 청계천을 인권천이자 문화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중요한 참여의 소리가 될 것이다. 인근의 기업들도 ‘오천팔백미터 사람, 자연, 문화의 어울림, 희망이 흐릅니다’ 등 다양한 플래카드를 내걸며 청계천 복원에 참여하고 있다.01번 청계천 순환버스, 지하철과 함께 하는 청계천 나들이,2개 코스의 도보관광 등 공공기관도 청계천 문화에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청계천은 미래고 꿈이다 청계천 문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문화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기에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이제 갓 물리적으로 복원된 청계천에서 역사와 예술과 삶을 감동으로 조우하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와 문화기획들이 산재한다. 그래서 본격적인 문화복원과 문화창출은 지금부터다. 우리는 청계천에서 어떠한 문화를 발견하고, 어떠한 문화를 심을 것인가. 서울시에서는 주변의 문화벨트(북촌, 대학로, 정동, 남촌, 장충, 돈화문길, 서울숲)와 연계해 ‘청계천문화벨트’를 조성한다고 한다. 또한, 청계천 브랜드 개발, 문화공간 및 시설 조성, 관광상품 개발, 축제이벤트 전략 등을 골자로 하는 ‘청계천 장소마케팅 전략’도 구상 중이다. 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에서는 ‘전태일 광장과 기념관’을 추진하고 있고, 구보학회에서는 ‘박태원 천변테마파크’를 구상하고 있다. 장애인인권단체에서는 장애인이동권을 찾고자 하고,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청계천포럼을 만들고 있다. 개발업자들은 천변에 초고층 빌딩을 기획하고 있다. 청계천은 역사·예술·삶이 있는 도심의 문화갯벌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청계천을 탐색하고, 즐기고, 성찰하고, 싸우고, 만들어 보자. 청계천엔 문화가 흐르고 미래가 흐를 테니까. 이무용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부연구위원
  • 지자체 ‘너도나도’ 영상산업

    전북도와 경북도가 앞다퉈 영화사업에 직·간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는 영화 산업이 부가가치가 높고, 관광객 유치에도 한몫을 하는 등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북도는 적은 돈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저예산 영화사업’에 뛰어들었다. 강현욱 전북지사와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저예산 영화 제작지원사업’ 성공을 위한 공동협력선언문(MOU) 조인식을 가졌다. 저예산영화 제작사업은 전북도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각각 현금 20억원과 현물 20억원 등 총 80억원을 투자,10편의 저예산 영화를 제작하는 사업이다. 저예산 영화는 50% 이상이 도내에서 촬영되고 필름편집 등 후반작업과 제작발표회, 시사회, 영화개봉 등도 도내에서 개최되는 만큼 도내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제작이 본격화되면 도의 이미지 홍보는 물론 장비 임대와 엑스트라 동원 등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는 처음으로 국내 영화진흥에 참여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지역영화인 양성과 영상산업체를 육성해 전북이 영화생산지역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북도도 이달 영화나 드라마 로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할 영상위원회를 만들었다. 풍부한 창작소재와 수려한 자연경관 등 촬영 여건이 좋은 도내에 영상물 로케이션을 적극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경북도영상위원회는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최고 의사 결정체인 이사회, 영화감독, 방송 PD, 대학교수 등 전문가 중심의 운영위원회, 행정·철도·병원·박물관과 같은 로케이션 지원 협의체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도는 올해 안에 10명 안팎으로 설립 발기인을 구성해 내년 초에 실무를 담당할 사무국 요원을 채용한 뒤 상반기에는 사단법인으로 영상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영상위원회는 영화 촬영 유치와 지역 로케이션 지원, 영화 촬영 후보지 데이터 베이스 구축 및 디지털 관리, 행정기관·지역사회·제작사 사이 네트워크 구축, 영상산업과 관광산업 연계 등을 하게 된다. 경북도 박성환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공익성과 독립성을 갖춘 영상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면서 “영상위원회가 본격 활동하면 로케이션 유치에 따른 각종 수입, 영상산업과 관련한 고용 창출, 관광산업 활성화 등으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전주 임송학기자 대구 한찬규기자 shlim@seoul.co.kr
  • 멀티플렉스 한가위 이벤트 풍성

    극장들이 추석 연휴를 맞아 다영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CGV(www.cgv.co.kr)는 가족노래자랑과 송편먹기, 소원빌기 등의 이벤트와 제기차기, 윷놀이, 팔씨름 등 민속 놀이를 통해 경품을 증정한다. 추석 당일에 한복을 입고 용산점과 상암점을 방문한 고객들에게는 선물이 증정된다. 메가박스(www.megabox.co.kr)는 서울 코엑스점과 부산 해운대점 등 전국 7개 지점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무료 시사회를 마련한다.20일까지 사연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리면 된다. 이벤트 참가자들은 10월10일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롯데시네마(www.lottecinema.co.kr)는 귀향ㆍ귀경 티켓을 소지한 고객에게 영화 ‘강력3반’ 관련 기념품과 영화 O.S.T 등 선물을 증정한다. 안산점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영화 관람권을 4000원으로 할인해 준다.
  • ‘황정민표’연기 완성… 운명같은 배역

    ‘황정민표’연기 완성… 운명같은 배역

    배우 전도연에게는 조금 섭섭한 소리로 들리겠지만,23일 개봉하는 박진표 감독의 영화 ‘너는 내 운명’(제작 영화사 봄)에서 스크린을 압도하는 것은 그의 열연이다. 전도연의 연기가 상대적으로 못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더할 나위없이 뛰어난 그녀의 최고 연기에 시선을 고정하지 못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영화 내내 묵직한 무게로 다가온다. “에이,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제 능력이 10이라 치면, 전도연씨의 에너지로 인해 제 능력치가 12,13으로 상승작용을 하는 것이라니까요.” 시사회를 함께한 뒤 “지금껏 필모그래피 중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고 평하자 손사래부터 치며 쑥스러워하는 이 남자. 요즘 충무로에서 최고로 바쁜, 이른바 ‘잘 팔리는’ 배우 가운데 한 명. 배우 황정민(35)을 만났다.‘황정민의 해’라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올 한해 그의 활동은 도드라진다. 이미 ‘달콤한 인생’,‘여자, 정혜’,‘천군’ 세 편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고,‘너는 내 운명’과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곧 ‘사생결단’의 촬영에도 들어간다. 이 가운데 ‘너는 내 운명’은 그에게 있어 보다 큰 의미로 다가갈 영화다. 연극과 뮤지컬에서 확보한 독보적인 위치 만큼 영화배우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지 모른다. 역대 최고의 역할 비중에, 언제나 믿음을 주는 배우 전도연과의 호흡이란 것이 진작부터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영화속 그의 실감 연기는 그런 추측에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지금껏 저는 언제나 작품속 주연이었어요. 기존의 여타 작품들에서 역할의 경중에 상관없이 스스로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죠.” 이번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시골 노총각 석중. 다방 여종업원 출신에다 에이즈까지 걸린 여자 은하(전도연)를 주위의 편견에 맞서며 변함없이 지켜주며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남자다.‘어떤 옷을 걸쳐도 잘 소화해내는’ 배우로 평가 받으며 다양한 질감의 캐릭터를 선보여 왔던 그가 다소 ‘밋밋한’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작품을 선택할 때 항상 두 가지를 생각해요. 캐릭터가 영화속에서 ‘해야 할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가?’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가?’라는 것이죠.” 이번에 석중 역할도 ‘진정성’이 느껴져 선택했단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영화에서도 영화속 인물로서 관객들에게 각인되고 싶다고 했다.“ ‘황정민´을 절대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요. 송강호, 설경구 등 선배들과는 다른 저만의 작업 방식인데, 캐릭터가 저의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흡수되지 않도록 염두에 두고 연기를 하죠.” 그는 “촬영 내내 현장을 떠나서도 영화속 석중이로 살았다.”고 말했다. 촬영 전 몸무게를 15㎏ 불렸고, 중간에 다시 그만큼의 몸무게를 빼는 노력을 보여준 것도 실연의 아픔을 겪는 석중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촬영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고 묻자 이내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후반부에 몸무게를 엄청 뺐는데, 별로 티가 나지 않더라고요. 몸은 빠졌는데, 얼굴은 그대로인 거 있죠.(웃음)”하지만 무엇보다 후반부 석중이 떠나간 아내로 인해 고통받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영화상에는 1시간일지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한달 반 동안이라는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었단다.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 9단’인 그에게 “본인의 연기적 단점이 뭐냐.”고 묻자 잠시 침묵한다.“감정적으로 ‘시니컬’하지 못한 게 불만이에요. 언제나 성에 차지 않죠. 제가 숀팬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것이지요. 그가 보여주는 시니컬함이 부러워요.” 영화하겠다고 연극판을 나와 충무로를 기웃거리며 이곳저곳 오디션을 보고, 모두 떨어져 좌절하던 서른살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 그. 지금의 자신을 만든 8할은 아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인터뷰를 맺었다.“저는 1순위가 집사람이에요. 연기요? 일은 그 다음이라니까요.(웃음)” 글 사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전도연·황정민 호연… 근래 보기 드문 수작 영화 ‘너는 내 운명’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지난 2002년 전남 여수에서 한 다방 여종업원이 농촌 총각과 결혼했다가 뒤늦게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고통을 겪게 되는 실제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목장경영이 꿈인 36세의 순박한 시골 노총각 석중(황정민)이 다방 여종업원 은하(전도연)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지만, 은하가 에이즈 보균자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달콤한 행복은 이내 불행으로 바뀐다. 하지만 석중은 주위의 모든 편견을 딛고 은하만 바라보며 사랑을 지켜낸다. 영화는 석중의 뚝심 있는 사랑 이야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시종일관 자극한다. 단조로운 스토리의 지극히 통속적인 신파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영화속으로 점점 빠져든다.‘죽어도 좋아’를 만든 박진표 감독의 대담한 연출력과 전도연·황정민 두 스타의 호연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수작이다. 18세 이상 관람가.
  • [씨줄날줄] 土파라치/육철수 논설위원

    특정 용어나 표현은 세월을 잘 만나거나 사용한 사람의 유명세에 따라 순식간에 유행어로 자리잡기 일쑤다. 파파라치도 그 중 하나다. 이탈리아어로 ‘파리처럼 윙윙거리며 달려드는 벌레’란 뜻인데, 유명 인사를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몰래 사진을 찍어 돈벌이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파파라치는 8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 애인과 함께 있던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해서 지구촌 사람들에게 ‘찰거머리처럼 귀찮게 구는 인간’이란 인식을 심어놨다. 국내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내건 각종 신고포상금제와 만나 언제부턴가 ‘전문신고꾼’이란 의미로 둔갑했고 쓸모없는 합성어를 숱하게 쏟아냈다. 카파라치(교통법규 위반자 신고인), 쓰파라치(쓰레기 투기자 〃), 담파라치(담배꽁초 투기자 〃), 봉파라치(1회용 봉투 미사용자 〃), 식파라치(유해음식 판매자 〃), 세파라치(탈세자 〃), 성파라치(성매매 〃)….50개쯤 되는 ‘파라치’가 우리 주변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니 가히 ‘저인망 감시사회’라 일컬어도 부족함이 없겠다. 심각한 언어오염에다, 양산되는 유사어에 거부감이나 역겨운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한편으론 핵심 글자 하나씩을 맨앞에 척척 갖다 붙이니 편리하고 의미 전달력도 그럴 듯해 보인다. 건설교통부가 내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이용의무 위반자를 신고한 사람에게 50만원 이상의 포상금을 줄 계획이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토(土)파라치’가 즉각 등장했다. 예전에 토지불법전용자 신고인을 포상할 때 ‘땅파라치’란 말이 쓰였으니까 실은 그 말이 그 말이다. 카파라치·식파라치 등 포상금을 비교적 타기 쉬운 ‘업종’에는 아마추어급까지 몰려들고 부작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업으로 뛰어든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아예 직업을 파라치로 정한 백수도 부지기수다. 요즘엔 수강료를 받고 전문 파라치를 길러내는 요상한 학원까지 생겼다니, 세상 참…. 파라치를 신경쓰지 않으려면 완벽하게 질서정연한 준법사회여야 하는데, 사람 사는 곳에서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 불법을 고발시켜 시민정신을 한껏 드높이고 포상금을 남발한 결과, 우리가 언제 정의사회를 구현한 적이 있던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올가을 영화채널 “풍년일세”

    선선한 가을,9월을 맞아 케이블TV 영화전문 채널들이 경쟁적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특히 다양한 한국영화와 외화 대작들이 기다리고 있어 안방영화 마니아들에게 희소식이다. 홈CGV는 한국영화 캠페인 ‘한국영화의 힘’을 시작, 이달 개봉 기대작 3편의 시사회, 예매권 증정 및 코미디 한국영화 4편을 방영할 예정이다. 우선 9월 한달간 ‘한국영화의 힘 빅3 릴레이 시사회’를 갖는다. 전도연·황정민 주연의 ‘너는 내 운명’과 김민준·허준호 주연의 ‘강력 3반’ 시사회를 개최하며, 강동원·하지원 주연의 ‘형사’ 예매권도 나눠준다. 홈CGV 홈페이지를 통해 추첨한다. 이와 함께 매주 토요일 밤 12시에 편성된 ‘한국영화의 힘 특별블록’에서는 ‘대한민국을 웃겨드립니다’라는 테마로 코미디 영화들을 릴레이 방영한다.‘오! 해피데이’(3일)를 시작으로,‘낭만자객’(10일),‘위대한 유산’(17일),‘그녀를 믿지 마세요’(24일) 등이 기다리고 있다. OCN은 오는 7일부터 28일까지 매주 수요일 새벽 4시 ‘할리우드 40대 명배우 특집’을 마련했다.40대의 힘을 보여주는 남자배우 4명의 작품을 엄선, 새벽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것. 조니 뎁의 ‘슬리피 할로우’(7일)와 브래드 피트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4일), 조지 클루니의 ‘어느 멋진 날’(21일), 톰 크루즈의 ‘제리 맥과이어’(28일) 등이다. OCN은 또 이달 한달간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한국인의 100대 영화음악’ 특집도 진행한다. 최근 1만 8000여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100대 영화음악’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해서 주옥 같은 영화음악으로 기억에 남는 국내외 영화 5편을 엄선한 것.5위를 차지한 ‘미도의 테마’의 ‘올드보이’(2일)를 시작으로, 긴장감 넘치는 ‘미션임파서블’(9일), 가수지망생의 이야기를 담은 ‘코요테어글리’(16일), 삽입곡 ‘굿바이’로 13위에 오른 `약속´, 셀린 디옹의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으로 영예의 1위를 차지한 ‘타이타닉’(30일) 등이 시청자를 찾아간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이야기 (20)] 문화 르네상스를 꿈꾼다

    [서울이야기 (20)] 문화 르네상스를 꿈꾼다

    2005년 서울. 서울은 지금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다.2002년 월드컵 축구에서 보여준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2015년이면 세계적인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청계천복원 준공일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시청 앞에 광장을 만들어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등 문화도시를 향한 꿈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가 서울시교향악단을 지휘하고,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 원대한 계획도 진행중이다. 뚝섬에 서울숲이 조성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숭례문 광장도 시민품으로 돌아왔다. 도심의 낙후지역을 뉴타운으로 만들고 있다.21세기에 세계적 수준과 어깨를 견주는 삶의 질과 시민 문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문화도시를 향한 꿈은 실현 가능한 목표라 할 수 있다. ●문화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성장동력 문화도시란 한마디로 역사적 정체성과 다양한 문화예술, 다시말해 삶의 질을 갖춘 도시를 말한다. 역사가 살아 있고 다양한 예술로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문화도시는 1985년 유럽각료회의에서 그리스 문화부장관이자 영화배우였던 멜리나 메리쿠리가 제안한 개념이다. 메리쿠리는 유럽 도시 중 역사가 잘 보존돼 있고, 인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실현된 도시를 문화도시로 선정해 발표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스 아테네가 제1회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후 매년 1∼3개 도시를 문화도시로 발표해 오고 있다. 서울이 문화도시를 꿈꾸는 것은 필연적이다. 무엇보다도 서울이 처한 다급한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2005년 상반기, 서울시 산업생산율은 전년도 동기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 다음으로 높은 하락 수치다. 산업생산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다.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서울이 직면한 이같은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예측돼 왔다. 1990년 당시 지식·정보사회 진입과 더불어 앞으로의 산업은 문화·창의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돼 왔다. 영국과 미국은 각각 창의 영국(Creative Britain,1998)과 창의 미국(Creative America,2002)을 선언했다. 선진국은 이미 지식·정보사회에 걸맞게 산업구조를 문화와 창의 산업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국가적으로는 문화산업에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시로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한류를 관광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서울이 아닌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 지방으로 직행하고 있다. 아시아를 지배하는 한류가 있다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한류를 체험할 수 없는 현실 역시 서울이 문화도시를 서두르는 이유다. 또한 2008년 문화산업의 시장규모가 무려 1조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세계 4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경제규모보다 무려 3000억 달러나 큰 규모다. 이 시장을 놓치면 희망을 찾을 수 없다. 문화산업은 현재 연평균 6.8%씩 성장하고 있고, 특히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이 문화도시를 선언한 것은 이 문화시장을 잡겠다는 것이다. 제조업과 공업 중심 도시에서 지식과 창의성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문화도시=삶의 질 향상 문화도시에의 도전은 산업구조 혁신에만 있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시의 삶, 즉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 세계 주요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 보자는 데 있다. 시민의 삶의 질은 형편없이 낮다.1년에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시민 수는 13% 이하이다. 그나마 보는 횟수는 연 0.12회에 지나지 않는다. 시민 중 26%가 태어나서 한번도 예술행사를 관람하지 않는 도시. 이런 도시에서 문화의 미래와 풍요로운 삶의 질을 기대할 수는 없다. 서울의 삶의 질은 세계 90위.‘머서휴먼리서치센터’가 세계 215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도시 중에서는 도쿄(34위)와 요코하마(36위), 고베(39위)가 50위권에 포함돼 있다. 서울의 경쟁도시인 싱가포르 또한 도쿄와 더불어 34위다. 이런 현실에서는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노무라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특급호텔 수, 외국인 학교 수,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 측면에서 외국자본과 인력이 활동하기 어려운 도시로 지적되고 있다. 정보 인프라와 안전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사회적 인프라인 문화와 삶의 질에 있어서는 매우 낮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도시는 지금 자본과 인력을 끌어들이고자 삶의 질 제고와 생활환경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천혜의 깨끗한 환경을 가진 싱가포르는 부오나비스타 지역에 5만 6000평 규모의 바이오폴리스를 개발해 일과 생활, 연구와 놀이가 어우러진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깨끗함뿐 아니라 문화적 다양성을 갖춘 싱가포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또한 국제 금융도시로서 위상을 갖추기 위해 제2차 푸둥지역개발을 설계하면서 세계일류학교 유치, 국제학교 증설 등을 주요내용으로 한 발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제는 시장규모만으로는 안 되고, 외국기업이나 인력이 살 수 있는 도시환경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도시의 핵심은 이처럼 다양한 문화예술과 수준 높은 삶의 질을 갖추는 데 있다. 세계적인 문화예술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에스플라나드 공연장을 건립했고 상하이는 동방예술센터를, 홍콩은 구룡반도를 문화예술단지로 개발하고 있다. ●청계천·한강문화벨트 조성 등 다양한 변화 서울은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세계 10위의 거대도시다. 수도권까지 포함하면 2500만 명이 몰려 사는 도시다. 이 많은 사람이 살려면 도시는 기능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도로를 넓히고 건물을 높이고 주택지와 산업지, 사무지역으로 나누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서울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러한 서울이 2002년 이후 변화하고 있다. 시민들은 더 이상 혼탁한 환경을 허용하지 않는다. 도시를 깨끗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길이라면 참고 버틴다. 무려 3년이 넘게 걸려도 아무런 불평 없이 참아 준 청계천 복원사업, 도시 한복판 거대한 인터체인지를 없애버린 시청 앞 서울광장과 숭례문 광장 조성,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버스중앙차로제 시행 등은 이제 시민이 문화를 받아들이고 문화를 우선시하고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빠른 성장을 위해 잠시 포기했던 인간 중심의 가치를 이젠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서울시는 도시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문화도시로 나아갈 전망이다. 도심과 한강을 연결하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도심문화벨트를 조성하고 한강의 서울숲과 노들섬, 선유도를 연결하는 한강문화벨트를 조성함으로써 미래를 열어가는 문화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20세기 산업혁명의 진원지였던 청계천과 한강을 이젠 서울의 문화발상지와 르네상스의 기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 서울의 전략이다. 다른 한편으로 공장 굴뚝연기가 자욱하던 구로산업단지는 상암과 목동, 영등포를 연결하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거듭날 것이다.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굴뚝공장은 문화플랜트로서 창의적인 서울 도시를 이끄는 심장이 될 것이며, 홍대주변과 대학로, 인사동은 창의적 인구와 예술이 모이는 문화터미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서울 전역이 문화공장으로 생동하게 된다.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서울시의 정책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민들의 일상과 라이프사이클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음주 중심 문화에서 가족과 자기계발을 위한 여가활동, 텔레비전 시청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문화향수활동, 눈으로 보기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활동을 할 수 있어야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 시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활동이 있어야만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신문 ‘서울 이야기’를 통해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이런 서울의 모습과 방향을 진단하고 전망해 볼 예정이다.▲서울의 상징인 한강 이야기 ▲도심의 다양한 열린 문화쉼터 ▲서울의 역사문화공간▲ 신명난 서울의 축제 이야기▲인사동·대학로의 실태 ▲문화로 읽는 청계천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 이어 ▲시민들의 일상과 문화소비 ▲여성들의 문화활동 ▲외국인들의 문화활동 등이 이어질 것이며 ▲도시의 건축 이야기▲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지하철 문화공간 ▲이색적인 문화공간 찾기 등 연재물을 쫓아 가면 자연스럽게 서울의 문화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문화도시는 문화중심 도시로의 전환과 창조적인 산업 육성, 시민 생활 변화 등이 있어야만 가능한 도시발전전략이기 때문에 손쉽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얼마나 수준 높은 삶의 질과 문화적 수준을 갖췄느냐에 따라 도시 운명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다. 이제 서울은 그 운명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이제 그 한강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문화도시를 만드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꿈은 꿈일 수 있지만 꿈꾸지 않는 자는 이룰 수 없는 게 꿈이다.20세기 한강의 기적을 21세기 문화의 기적으로 바꾸는 서울시의 도전과 꿈은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
  • 하지원 “칼끝에 사랑담기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원 “칼끝에 사랑담기 정말 힘들었어요”

    작품 두어편 찍고서도 아찔하게 높이 올라간 듯한 배우가 있는가 하면,‘하지원 같은’ 배우도 있다. 하지원 같은 배우? 누구보다 높이 정상에 서 있되 그 거리감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현란하지 않게 늘 이웃집 여대생처럼 머물러 있는 스타. 실질적인 스크린 데뷔작 ‘가위’(2000년) 이후 주연해온 영화만도 무려 7편이다.“주위에서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쩜 그렇게 변함없냐고 덕담반 핀잔반으로 얘기들 하는데, 내겐 변해야 한다는 강박이 이제껏 한번도 없었다.”며 맺힌 데 없이 웃는 그다.8일 개봉하는 새 영화 ‘형사-Duelist’(제작 프로덕션M)만 해도 그렇다. 이명세 감독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6년만에 메가폰을 잡아 순제작비로만 78억원을 밀어넣은 화제작은 조선 여형사와 자객의 비극적 연애담을 담은 액션멜로. 숱한 시청자들을 ‘폐인’으로 만들었던 TV드라마 ‘다모’의 채옥을 어쩔 수 없이 오버랩시키는 여주인공 캐릭터를 그가 다시 맡았다. 기자시사회 다음날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의 역량이 기대되면서도, 스크린으로 옮긴 ‘다모’라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작품인 것도 사실이다. -나로서도 가장 할 얘기가 많은 질문이다.‘다모’와는 방학기의 만화가 원작이라는 태생적 공통점이 분명히 있다. 이명세 감독과 일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끌렸던데다, 막상 시나리오를 읽는데 몽롱하게 꿈을 꾸는 느낌이었다. 거친 사투리에 중성적 매력을 지닌 극중 여자 포교 남순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그냥 푹 빠져들고 말았다. ▶‘이미지 과잉’이라는 지적도 나올 만큼 스타일 중심의 영화가 됐다. 대사가 대단히 절제돼 있어 연기가 몇배나 더 힘들었을 것이다. -울고 싶을 때도 많았다. 남순과 ‘슬픈 눈’(포교들의 추격을 받는 자객·강동원 분)의 사랑을, 칼끝의 움직임에 실어달라는 게 감독의 주문이었다. 그게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 영화를 찍으면서야 알았다. 사랑하는 남녀라면 와락 껴안아버리면 될 것을, 형사와 범죄자로 만나 칼끝의 터치로 서로의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건…(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정말 힘들었다. ▶무협물이라 몸 만들고 동작을 익히는 데도 시간을 많이 쏟았을텐데. -‘색즉시공’에서의 에어로빅 연습 때보다 몇배 더 강도 높았다. 유연한 무술동작을 위해 선무도, 탱고 등을 촬영 6개월 전부터 배우기 시작해 촬영 마지막날까지 연습했으니까. 사내처럼 터프한 남순의 걸음걸이 하나를 만드는 데도 엄청난 공이 들었다. 어깨근육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쏠려야 했다.‘다모’ 때는 리본 체조를 배웠는데, 이번엔 아예 근육을 만들었다는 점. 그것도 확실히 다른 점이다(웃음). ▶장면장면들이 한국무용을 연상시킬 정도로 멋스럽다. 특별히 애정이 가는 장면이 있다면. -세트장이 어찌나 멋있는지 우리도 번번이 놀라곤 했다. 그런데 최종 화면은 현장의 느낌보다 훨씬 더 폼나는 듯해 즐겁다. 화면 속에서 멋지게 흩날리는 그 낙엽들 위에서 수없이 NG를 내며 찍을 땐 코끝이 고양이처럼 새까매지고, 줄기침으로 괴로웠다.‘슬픈눈’을 죽이러 갔다가 그 앞에서 맥없이 주저앉아 술잔을 들이켜는 장면. 감정과 행동이 딴판인 연기를 구사했던 그런 장면들이 힘들었고, 그만큼 애착도 크다. ▶휴식이 없는 강행군 연기자로 소문나 있다. 어떤 배우들은 이미지 관리용 시간전략을 구사하기도 하는데. -TV나 영화에서 운좋게 인기작들이 많이 나와 그렇게들 느끼는 게 아닐까. 최근에 그런 말들을 자주 듣게 돼 ‘이쯤해서 쉼표를 찍어봐야 하나?’ 막연히 생각해볼 때가 있다(웃음). 그래서일까. 아직 다음 작품을 정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미지 전복의 순간을 탐색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관객과 지능게임을 벌이는 스릴러물을 찍고 싶다.”더니 “샤를리즈 테론이 뚱보 창녀로 변신한 ‘몬스터’에도 요즘 ‘필’이 꽂혀 있다.”고 했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배용준 ‘장편CF’ 같은 허진호식 ‘사랑 이야기’

    배용준 ‘장편CF’ 같은 허진호식 ‘사랑 이야기’

    영화 ‘외출’(9월8일 개봉, 제작 블루스톰)이 관객의 선택을 받는다면, 십중팔구 욘사마 배용준과 허진호 감독 때문일 게다. 일본 열도를 움켜쥔 한류 스타의 순애보적 이미지와, 예술 영화 분야에서 우뚝선 감독 특유의 섬세한 멜로적 감성의 앙상블은 분명 가슴설레며 기대할 만한 시너지 효과다. 지난 23일 열린 시사회에서 아시아 각국 400여명 등 7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하지만 잔치는 소문날 대로 났지만, 먹을 것은 별로 없어 보였다. 허진호 감독의 연출적 개성은 욘사마라는 이미지의 ‘완고함’에 부딪혀 스크린 밖으로 튕겨져 나갔고, 손예진의 연기 역시 배용준의 기세에 밀려 방해를 받았다. 다만 전작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감독 특유의 ‘사랑 작법’과 ‘여백의 미’는 이 영화가 가진 최소한의 미덕이다. 남편과 아내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 온 두 남녀 인수와 서영. 그들은 서로의 배우자가 불륜이라는 것에 절망하고 분노하면서도 상상치 못했던 또 다른 불륜의 극한 상황 속으로 빠져든다. 처음에 나누던 동병상련이 성숙한 사랑으로 변해가면서 방황하지만, 둘은 그제서야 배우자들을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다.‘사진’(8월의 크리스마스)과 ‘소리’(봄날은 간다)라는 매개를 통해 사랑을 얘기해 온 ‘허진호식 멜로’는 이번엔 ‘불륜’을 통해 진화한다. 차이라면 전작들에서와 달리 일상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시간을 두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사랑이 아니라 극단의 상황에서 출발하는 매우 급박하고도 불안한 사랑이다. 이 때문에 영화는 사랑의 결말에 대한 가치 판단을 남겨뒀다. 일본 개봉 제목 ‘4월의 눈(April Snow)’처럼 4월에 내리는 눈을 통해 다시 두 사람의 사랑 감정이 달궈지는 마지막 장면을 내밀며 영화속 사랑의 결말에 대한 관객의 개입을 요구한다. 영화는 특히 인수와 서영의 오가는 감정선을 흠집내지 않기 위해 미세한 표정 연기와 절제된 대사로 주인공들의 내면 심리와 감정선을 따라간다. 이 때문에 영화속에는 인수-서영 사이에 다른 인간관계가 끼어들 틈이 없다. 카메라에는 두 사람만이 클로즈업되고, 이외에 모든 것들은 그저 배경일 뿐이다. 한국 관객들은 이 영화가 철저하게 일본 여성팬들의 눈높이에 맞춰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 같다. 인수와 서영의 베드신에서 필요 이상으로 보여주는 배용준의 배근육은 둘째치고라도, 영화 내내 스크린을 가득 메운 배용준의 모습은 마치 ‘겨울연가’속 준상이를 다시 보는 듯하다. 이 때문에 관객과 영화속 주인공 인수 캐릭터 사이에는 온전한 공명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 배용준의 연기력이 아쉬운 순간이다. 시사회 후 객석에서 나온 “욘사마 캐릭터 상품을 광고하는 장편 CF를 보고 나온 것 같다.”는 반응은 영화의 강점(일본팬)이자 한계로 비쳐진다.18세 이상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 방범 CCTV/박홍기 논설위원

    주택가나 도로변의 방범 CCTV는 범죄로부터 인명과 재산의 보호라는 명분아래 설치되고 있다. 분명 주민을 감시하는 시스템이지만 주민들의 희망에 따라 설치, 운영하는 탓에 별다른 잡음이 없다. 서울 강남경찰서 CCTV 관제센터가 내걸고 있는 ‘한 사람의 생명권이 백 사람의 인권보다 소중하다.’는 모토는 경찰과 주민의 일치된 뜻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다. 그러나 우리는 작가들의 상상력과 현실을 통해 감시사회의 공포와 부작용도 체험해 왔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는 일찍이 ‘빅 브라더’란 감시자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평범한 샐러리맨의 하루 24시간을 본인도 모르게 TV를 통해 전 세계의 시청자들에게 생방송하는 영화 ‘트루먼 쇼’나 인공위성을 통해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쫓는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는 어떠한가. 이제 더는 숨을 곳이 없는 ‘사생활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서울 강남구와 강남·수서경찰서가 CCTV 100대를 개포·일원동 일대와 우범지대에 더 설치할 계획이란다. 같은 세금을 내고도 CCTV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현재 운영중인 CCTV 272대의 ‘반짝 효과’에 대한 보완 차원이기도 하다. 강남서 관내의 범죄율은 방범 CCTV 설치 초기 크게 준 데 반해 이웃 서초나 송파구의 범죄율은 늘었다. 한 쪽의 범죄가 준 만큼 다른 쪽 범죄가 늘어나는 소위 ‘풍선효과’가 일어난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풍선효과도 주춤한 상태이다. 첨단 장비에 걸맞게 범죄 수법도 지능화된 까닭이다. CCTV의 설치 추세는 앞으로 더욱 일반화될 전망이다.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CCTV가 작동하게 될 것 같다. 범죄에 대한 불안과 사회 불신이 심화될수록 안전을 위한 시스템 의존심리가 커지기 때문이다. 감시사회에 대한 우려가 안전사회의 욕구 앞에 항복을 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시스템이 모든 범죄를 막아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범죄 발생의 구조적 원인 해소 등 시민들 스스로 범죄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이웃들이 서로를 챙겨주는 ‘관심의 눈’도 꼭 필요한 태도 중 하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웰컴 투 동막골-포연속에 핀 ‘동화같은 인간애’

    남북의 대치상황을 모티프로 한 영화, 더군다나 그 장르가 휴먼드라마라면 으레 몇가지 편견이 따라붙게 마련이다. 왠지 신세대 코드와는 엇박자를 탈 것같고, 어쩐지 감정 과잉의 신파로 부담을 줄 것도 같고…. 새달 4일 개봉하는 ‘웰컴 투 동막골’(제작 필름있수다)은 단언하건대 그런 편견들은 접어둬도 좋겠다. 동심을 일깨우는 동화같은 화면, 맺힌 데 없이 순도 높은 드라마가 사이좋게 손잡은 휴먼드라마다. 감독과 배우의 이름값으로 작품의 기대치를 따지는 관성으로 보자면 영화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게 사실. 관객의 압도적 소구대상인 톱스타가 버티고 있지도, 덮어놓고 신뢰를 보낼만한 인기감독을 내세우지도 못했다. 영화는 ‘맥도날드’‘교보생명-최민식편’ 등 CF를 찍어온 박광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정재영-신하균-강혜정의 ‘3인4각’ 호흡맞추기는 그러나 한순간도 균형을 잃지 않고 절묘한 화음을 빚어낸다. 딴판인 세 배우의 개성을 파열음 없이 매끈히 톱니를 물린 건 전혀 초보티가 나지 않는 감독의 연출 역량 덕분이다. ●한순간도 균형 잃지않는 절묘한 화음 장진 감독 원작의 동명 연극을 모태로 한 작품은,6.25전쟁의 포연 속으로 관객을 밀어넣되 마구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넉넉한 화면을 풀어헤치며 “긴장할 것 없다.”고 최면을 건다.‘아이들처럼 막 살라.’ 해서 이름붙여졌다는 첩첩산중의 작은 동네 동막골. 정치적 이념은 커녕 전쟁이 일어난 사실조차 모르는 순박한 산골주민들 사이에 우연찮게 국군과 인민군, 비행기에서 추락한 미군 등 외부인들이 섞여들어 엮는 에피소드들로 드라마는 살을 붙여간다. 연극무대에서 이미 인기검증을 받기도 했지만, 영화의 가장 큰 재주는 쉼없이 늘어놓는 재담이다. 수류탄을 보고도 “어디다 쓰는 돌멩이냐?”고 묻는 주민들의 무공해 대사 퍼레이드로 코미디의 질감을 부풀려 박장대소를 이끌어내기 일쑤. 시점이 어느 주인공 하나에 고정되지 않는 ‘산골 시트콤’같은 드라마는 이렇듯 돌발성 코믹대사들로 관객들을 이완시키며 중반 고개를 훌쩍 넘어간다. ●돌발성 코믹대사 ‘산골 시트콤´ 같은 드라마 가까스로 살아남아 떠도는 인민군 리수화(정재영), 비정한 전쟁논리를 못 견뎌 탈영한 국군 표현철(신하균) 일행도 어찌보면 드라마의 요철을 일궈내기 위해 투입된 큼지막한 ‘장치’라는 느낌이 들 정도. 기실, 기자시사회장에서 “배우들보다 극중 소품이나 장치 쪽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같다.”는 정재영의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도 했다. 그러나 대중의 시청각적 소구점을 정확히 꿰뚫는 CF출신의 감독은, 소품처럼 흩뿌려 놓았던 인물들을 감동의 두름에 하나로 꿰어내는 센스도 놓치지 않았다. 강원도 평창의 수려한 풍치를 배경으로 개그쇼 같은 언어유희를 즐기던 관객들은, 총부리를 겨누던 수화-현철의 화해과정조차 몽롱하게 지켜보게 된다. 영화의 최대 동력은 팬터지. 수화-현철의 갈등이 우정으로 반전하는 상황에도 만화같은 팬터지 기법(곳간의 옥수수가 수류탄에 터져 천지사방에서 팝콘이 흩날린다)이 동원됐을 정도다. 번번이 인물들의 대치·긴장관계를 풀어주는 귀엽게 실성한(?) 마을소녀 여일(강혜정)의 캐릭터도 그렇다. 현실과 비현실을 무중력 상태로 넘나드는 다분히 환상적 인물로 웃음과 감동을 끌어낸다. 암팡진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조연의 이미지를 털기 어려웠던 강혜정을 재발견하는 건 영화의 큰 수확이다. ●조연이미지의 강혜정 재발견이 큰 수확 많은 장점을 아우른 영화는 그러나 속도조절에는 실패했다. 하염없이 느리게 굴러가는 이야기에 조급증이 난다는 평들이 적잖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엄청나게 공들인 막판 폭격신은 보기엔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럽다. 하지만 감상의 맥락을 급전직하시켰다는 지적이 나올만하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문화마당] 초대권은 문화예술계의 ‘독’/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개봉을 앞둔 영화는 으레 기자나 평론가, 극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 배급 시사회를 진행한다. 이 시사회는 보통 400∼500석의 극장에서 열린다. 하지만 관심이 높은 기대작인 경우에는 1000석 이상을 잡기도 한다. 얼마 전에도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인 한국영화가 1500석 이상의 극장에서 시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거니 생각하고 마련한 자리인데 어찌 된 일인지, 조금 늦게 도착한 기자들이 시사회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항의를 하거나 기분 나쁜 듯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시사회 담당자들은 좌석표가 모자라 난감해하며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며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도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참석한 탓이었다. 시사회 때면 영화계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한 듯 언론 시사회에 참석하여 담당자들을 곤란하게 하는 부류들이 있다. 화제작이거나 주목받는 영화들을 먼저 관람하고픈 마음은 이해하지만 언론 배급 시사회의 개최 이유에 대해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일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시사회로 영화를 보여 달라.’는 요구를 많이들 해온다. 여유가 되면 흔쾌히 초대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자리가 부족해 초대하고 싶어도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초대를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못 한다’는 데도 간혹 이해를 못하고 마음을 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면 역시나 이 쪽에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럴 수 있다지만, 오히려 모든 상황을 다 알고 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이 그러할 때는 더욱 난감하다.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거절하기도 쉽지가 않다. 언제부터인가 개봉하는 영화도 많아지고, 따라서 진행되는 시사회도 많기 때문에 나 역시 알게 모르게 여러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시사회라는 것이 요즘처럼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는 일이 드물었다.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이나 무용 등의 공연문화 쪽도 마찬가지로 초대권 문화라는 것이 드물었다. 물론 지인들을 초대하는 일은 있었지만, 대개 영화는 개봉하는 첫날 영화관계자들이 첫회 극장표를 사서 관람하는 것으로 축하의 의미를 전했다. 연극도 막을 올리는 첫날 관람권을 구입해주며 개막을 축하해주곤 했다. 또 출판계에서도 첫판 인쇄가 나온 책을 구입해서 출간에 대한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초대를 받더라도 좀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었던 것이다. 정성과 진심이 담긴 훈훈함이 오고갔던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자리가 부족해서 진행하는 데 곤란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유보해 보자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규모에 맞지 않는 지나친 대형 시사회로 최종 관객 수가 줄었다는 영화도 간혹 보인다. 공연계에서는 지나친 초대행사로 유료로 관람할 관객들도 무료로 보기 때문에 관객 수가 감소하는 악순환을 겪어야 한다고 한다. 몇 해 전, 어느 공연장에서는 초대권 근절을 선언하고 공연문화에 획기적인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운동을 벌였다. 물론 초반에는 비난 아닌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올바른 문화정책에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더욱 ‘자기 분야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아끼자.’는 말을 하고 싶다. 단지 시사회라는 일부에 국한되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쪽이 자신이 일하는 분야를 위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일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단지 개인적인 만족이 아니라, 지금의 불편함은 감수하고 더 나은 길을 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 [生生인터뷰]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돌아온 이영애

    [生生인터뷰]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돌아온 이영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는 법이다. 배우에게도, 돌이켜 보면 어느 하나 살뜰하지 않은 작품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영애(34)에게 있어 이번 만큼은 그 논리가 수정돼야 할 것 같다.29일 개봉하는 새 영화 ‘친절한 금자씨’(제작 모호필름)는 그의 배우인생에서 ‘손가락 하나’가 아닌 ‘주먹’인 까닭이다.“원없이 연기했다.”는 밑도 끝도 없이 단정적인 말로 인터뷰의 운을 떼고보는 그녀다. “제게 더 잘 맞는 작품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이번 영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에서 시작했어요. 스스로 즐기고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작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봄날은 간다’ 이후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기자시사회를 한 지 나흘이나 지났건만 지난 22일 신라호텔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상기돼 있었다. ‘…금자씨’는, 웬만해선 조합이 상상되지 않는 감독과 배우의 합작품이란 점에서 개봉도 하기 전에 극대화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챙기고 있는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대한민국의 감독은 이영애와 일한 감독과, 안한 감독으로 나뉜다.”고 그를 추켜세웠던가. 이젠 그가 기다렸다는 듯 “만족도가 너무 커서인지 (영화에 대한)아주 작은 비판에도 속이 상한다.”고 화답했다. 그럴 만도 했다. 말갛게 표백된 이미지에 묶여 있던 그에게 이번 영화는 ‘도발’이었다.13년을 감옥에서 억울하게 썩고 나와 치밀한 복수극을 실현하고야마는 처절한 모성(母性).“친절해 보일까봐” 시뻘겋게 눈두덩을 칠하고 1970년대 양장점에서나 봤음직한 키치풍의 원피스 차림, 조용하고 무심한 어조로 씹어내뱉듯 던지는 대담한 대사와 욕설. 결코 ‘이영애의 것’이 될 수 없었던 설정들을 천연덕스레 구현했다는 대목은 배우 자신에게도 여전히 흥분제가 되고 있었다.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까 하는 문제는 솔직히 부수적인 거였다.”는 그는 “스크린에서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욕설연기였지만, 애초부터 어색해보이는 게 하나의 컨셉트였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최고의 감독과 배우가 만났으니 신경전 같은 건 없었을까.“박 감독의 이전 복수시리즈가 워낙 강렬해 잔뜩 긴장하고 별렀죠.(잔인함 등의 강도를 수위로 따졌을 때) 제가 애초에 맘먹었던 깊이보다는 오히려 발을 덜 담근 작품이에요.” 벼르고 별러 대든 스릴러물이었다는 얘기다. 뭔가에 홀린 듯 영화를 완성해낸 지금. 취기에서 깨어날 때의 민망함처럼 문득문득 화면 속의 자신이 어색하고 낯설기도 하다.13년을 계획한 복수가 끝나고 녹슨 깡통처럼 흉측하게 일그러지던 하이라이트 장면을 언급하자, 예의 그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표정으로 수줍게 웃어보였다. 그러나 이왕에 내친 걸음. 좀 더 센 이영애를 보여주면 어땠을까, 질문의 강도를 높여봤다. 금자를 연모하는 20세 제빵사 청년 근식과의 정사신을 좀더 구체적으로 묘사해 강렬한 이미지를 구현했으면 좋았겠다는 지적에도 그는 변론을 준비하고 있었다.“원래 콘티에는 있었지만, 현장에서 감독님이 뺐더라.”며 “육하원칙을 내세우는 영화가 아니라서 오히려 상황을 점프업해 뭔가 이질감을 주는 효과가 크리란 판단이었다.”고 했다.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고 뿌리깊은 배우가 되자는 생각만 하고 산다.”는 그는 이제 또 얼마나 길게 잠수(?)를 할까.“‘대장금’이 그랬듯 산간벽지 꼬부랑 할머니에게도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게 TV의 매력이지만, 글쎄요. 그것만으론 허기가 졌던 모양이에요.‘…금자씨’는 제가 먼저 감독에게 신호를 보낸 작품이었으니까. 근데 이번엔 그때하고는 좀 다를 것같네요.” “허기를 어지간히 채웠다.”는 간곡한 표현으로 들렸다. 미뤄 짐작컨대 또 한동안 스크린에서 그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같다. 좀 더 자주 팬들과 교감하는 배우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일부러 나서고 하는 게 어색하고 또 대중의 기호도 다 맞추기는 어렵다.”더니 “어떻든 (자신의 관객 소통 방법을)요즘와서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석연찮은 한마디를 들으면 떨치지 못하는 고지식한 성격이 몇 년새 많이 둥글둥글해졌다.”고 했다.“연기자가 안됐다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글쎄요…. 이 나이쯤 되니 현재에 만족하고 다스리며 사는 삶이 행복이란 걸 알 것 같거든요.(웃음)” 새 영화를 앞두고 그는 확실히 ‘친절’(?)해졌다. 이런 농담으로 몇번이나 환하게 웃었는지 모른다.“잘 써주셔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이영애도 할리우드의 메릴 스트립처럼 근사하게 나이먹어갈 수 있겠지요?”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CJ·쇼박스 ‘8월 전쟁’

    가뜩이나 찜통더위인 요 며칠, 충무로는 거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의 신경전으로 수은주가 확 치솟았다. CJ엔터테인먼트는 박찬욱·이영애의 빅카드를 앞세운 ‘친절한 금자씨’(29일 개봉)로, 쇼박스는 총제작비 88억원을 밀어넣은 블록버스터 휴먼드라마 ‘웰컴 투 동막골’(8월4일 개봉)로 관객몰이 작전에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상반기 국산 대작들이 줄줄이 참패해온 터에 모처럼 충무로의 숨통을 틔운 역할자로 조명을 받겠다는 속내들이다. 최근 두 작품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경쟁상황은 CJ와 오리온그룹의 자존심 대결로 비쳐지기에도 충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친절한 금자씨’의 크레디트에는 CJ그룹의 이미경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총괄 부회장이 투자자 자격으로 이름을 걸었다. 그가 CJ의 영화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막후 실력자란 건 공공연한 사실. 하지만 투자자로 실명거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CJ엔터테인먼트측은 “이 부회장은 ‘공동경비구역 JSA’때부터 박찬욱 감독과는 이해관계가 돈독했고, 또 이번 작품이 해외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 확실해 해외마케팅 전략상 이름을 노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15세 관람등급을 기대했으나 18세 등급을 받은 영화를 CJ측은 단 한번의 일반시사도 없이 끝까지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복안이다. 쇼박스의 ‘…동막골’은 이와는 딴판이다.88억원의 제작비 회수 전략의 포인트는 대대적 입소문 전법. 국내 영화사상 유례없는 ‘10만명 일반시사’ 작전에 들어갔다. 감독과 배우로는 ‘…금자씨’의 티켓파워를 당할 수 없는 만큼 ‘융단폭격식’ 입소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산이다. 쇼박스측은 “‘영화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8월 극장가의 기선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10만명 시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CJ의 후발주자로 영화계에 뛰어든 쇼박스는 올들어 눈에 띄게 커진 보폭을 자랑한다.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 ‘말아톤’을 배출한 자신감을 밑천삼아 ‘…동막골’에도 과감히 ‘베팅’해 보겠다는 기세. 기자시사회 전날인 지난 18일 이화경 사장(오리온그룹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 CEO)을 위시한 그룹 임직원이 단체로 영화를 관람할 정도였다. 금자씨를 만날까? 동막골로 갈까?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는 관객들 몫이다.“어느 쪽 성적표가 좋든, 두 영화가 소강상태에 빠진 충무로를 기사회생시키는 전기가 돼야 한다.”는 기대만큼은 한결같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친절한 금자씨로 복수3부작 완결 박찬욱 감독

    친절한 금자씨로 복수3부작 완결 박찬욱 감독

    요 며칠새 박찬욱(42) 감독의 눈가엔 피곤이 그득하다.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평소와 달리 인터넷에서 자신과 관련된 기사를 꼼꼼히 검색하기도 한다. 그 이름 석자를 빠트리고는 이제 한국 영화를 말하기 힘들 정도로 최고 감독의 위치에 오른 그이지만, 새 작품을 내 놓고 평가받는 일은 언제나 신경쓰이고 가슴 졸이는 작업이다.‘복수는 나의 것’‘올드보이’에 이은 복수 3부작의 완결판인 박 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29일 개봉)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18일 시사회 이후 반응은 뜨겁다 못해 펄펄 끓고 있다.20일 신라 호텔에서 박 감독을 만났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많이 엇갈리더라. 심한 악평도 있고,“더 이상 잘 만들기 힘드니 은퇴하라.” 는 극찬도 있고….‘복수는 나의 것’때만큼은 아니더라. 작품에 대해 평점을 매긴다면. -점수로 말하기는 그렇고…후반부만큼은 여지껏 내가 만든 영화 가운데 최고다. 폐교에서 백 선생에게 복수를 할 사람들이 모여 그 방법을 찾고 매장하기까지의 장면이 그렇다. 영화가 제목과 달리 ‘불친절하게’ 느껴진다.‘올드보이’와 달리 고압적인 자세로 관객들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오히려 그 반대다. 관객들의 지성을 믿었다. 더 새롭고 대담한 표현 방법에 이제는 익숙해졌을 거라 생각했다. 낯설어하지 않고 충분히 즐길 거라 생각한다.‘올드보이’때처럼 관객이 주인공과 동일시하길 원치 않았다.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관찰하도록 요구하는 영화다. 이영애에 대한 지나친 배려가 아닌가. 극중 금자의 긴장이 처음 이완되는 순간인 근식과의 정사 신에서 뒷 모습이라도 삽입해 이해를 도울 필요는 없었을까. -본래 예정돼 있었지만, 촬영 직전 뺐다. 영애가 하기 싫어한 것도 있지만, 애초에 찍지 않기로 전제를 했다. 필요했다면 어떻게든 설득했을 것이다. ’친절한 금자씨’로 마침내 박 감독의 복수 3부작이 마침표를 찍었다. 박 감독이 생각하고 추구해 온 ‘복수’란 어떤 것인가. -극중 아이를 잃은 아빠가 말하는 “이런다고 아이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라는 한마디에 ‘복수 3부작’을 관통하는 복수의 개념이 담겨 있다. 아이가 살아오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찌르는 행동.‘어리석은 욕망’이며, 그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역량과 인지도를 지닌 감독이다. 최고의 배우를 고집하지 않아도 투자유치 등 별다른 걱정 없이 영화의 성공을 이뤄낼 것 같은데. -나도 한 명의 관객인데, 내가 좋아하고 반한 배우와 일해보고 싶지 않겠나. 또 나는 스타의 기존 이미지를 뒤집어 활용하는 것을 무척 재미있어 한다. 송강호, 최민식, 이영애도 모두 그런 차원의 캐스팅이다. 하지만 이제는 신인 배우를 키워 스타로 만들어낼 위치가 아닌가. -솔직히 신인 주인공은 나 스스로 두렵다. 현실적으로 스타가 가진 상업적 능력이 나에게는 필요하다. 내가 추구하는 영화는 보편적인 영화가 아니다. 위험한 기획이다. 그나마 최민식과 유지태가 있었기에 ‘올드보이’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거다. 다음엔 어떤 스타의 이미지를 비틀고 싶나. -한 명을 찍어 말하기엔 다른 배우들에게 미안하고…. 전도연, 김혜수, 문근영 정도? 전도연은 애교스럽고 선하고 불쌍한 이미지를, 김혜수는 최근 공포영화 두 편을 통해 바뀐 음침한 이미지를 정반대로 활용해 보고 싶다. 문근영은 말 안해도 알 것이다. 곧 베니스영화제가 시작된다. 경쟁부문 진출 가능성도 점쳐지는데. -올림픽 출전하는 것도 아닌데(웃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경치 좋은 베니스에 간다면 일정 가운데 하루쯤은 가족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긴 하다. 칸의 수상은 ‘기적’이자 ‘이변’이었을 뿐이다. 그런 기적을 다시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벌써부터 차기작이 기대된다. -황당무계한 팬터지 요소가 듬뿍 가미된 코믹·로맨스물이다. 정신병원을 전혀 억압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를 다룰 것이다. 소수의 의사·간호사를 빼고는 등장인물이 모두 정신병 환자다.CJ가 투자하며 HD영화로 촬영된다. 흥행 욕심은 어느 정도인가. -원금과 금융이자 등 본전 이외에 조금만 더 갖고 가면 되지 않겠나?(웃음)많이 가져갔으면 좋겠지만, 적다 해도 후회는 않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가상인터뷰] ‘친절한 금자씨’(29일 개봉)의 이영애

    [가상인터뷰] ‘친절한 금자씨’(29일 개봉)의 이영애

    “‘복수는 나의 것’‘올드보이’를 잇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완결편이란 정보는 다들 아실테구요. 시사회장을 나오면서 기자들이 그러더군요. 이영애 만나는 즐거움에 문득문득 복수극의 처절함을 잊게 되더라구요. 사실 제가 오랫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긴 했어요. ‘봄날은 간다’(2001년) 이후 4년만인데 이번엔 유순한 제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냈답니다. 오로지 복수의 칼을 갈며 13년 반을 감옥에서 썩고 나온, 무시무시한 여자죠. 친절한 미소 뒤로 살떨리게 치밀한 복수극을 준비해온 ‘이금자’의 캐릭터에 다들 놀라시겠죠? 스포일러가 되기 십상이라 영화 얘기를 더는 못 하겠네요. 앗참. 마케팅 전략상 극중 제 파트너에 관한 정보는 거의 노출되지 않았는데요, 복수극의 표적을 바로 최민식씨가 연기했답니다. 송강호 유지태 신하균 등 거물급 스타들이 줄줄이 카메오로 나오는 장면들에선 “과연, 박찬욱 감독!”이라는 탄성이 절로 터지실 거예요.”
  • 영화·드라마 주인공처럼…

    영화·드라마 주인공처럼…

    영화·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을 떠나자. 바쁜 일상 탓에 영화와 드라마로 평소의 여가를 대신하는 도시민들에게 영화 촬영지는 한번쯤 가보고 싶픈 여행지. 화면을 통해 보던 멋진 풍경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세트장을 돌아보며 잠시 영화 속으로 빠져도 좋고, 주인공 기분을 내도 좋다. 올초 개봉해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마파도’는 영화의 재미만큼이나 경치가 아름답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펼쳐진 해안선은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마파도는 가상의 섬. 지도를 아무리 훑어봐도 찾을 수 없다. 영화 속에서는 전남 고흥 앞바다에 있는 섬이라고 소개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남 영광군 백수읍 동백마을에서 촬영됐다. 섬은 아니지만 섬보다 더 멋진 해안선을 뽐내고 있는 영화 속의 그곳, 마파도의 절경 속으로 가족들과 함께 떠나보자. 글 사진 영광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아담하고 깔끔한 해수욕장 개펄을 끼고 펼쳐진 해안도로 주변 어느 곳에 가도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지만, 그래도 가마미해수욕장과 모래미해수욕장이 가장 좋은 피서지다. 해수욕장을 거점 삼아 2∼3일 쉬면서 주변을 돌아보면 좋다. 가마미해수욕장은 예부터 호남 3대 피서지로 알려진 곳. 병풍처럼 넓게 드리워진 솔숲에서 낮잠을 즐겨도 좋은 곳이다. 깨끗한 백사장과 바닷물 등 깔끔한 것이 최대 장점. 시골 인심이 살아 있어 바가지도 없다. 주차료 2000원만 내면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정에 관계없이 쉬다 갈 수 있다. 물론 별도 입장료도 없다. 해수욕장에는 군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널찍한 숙박용 텐트 30동이 해변과 마주하고 있으며 4인 가족이 묵기에 충분하다.1일 숙박료는 2만원,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민박집은 성수기 3만원이다. 가마미해수욕장 관광협의회(356-1020). 즐길거리도 많다. 밤마다 매주 3차례씩 백사장에서 무료 영화가 상영된다. 해변에서 바나나보트(1회 1만 2000원)와 플라이피시(2만원)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원전홍보 전시관을 무료로 둘러보며 원자력에 대해 배워볼 수 있다. 모래미 해수욕장은 아담한 해수욕장. 해안선은 길지 않지만 해안선을 때리는 파도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곱디고운 모래와 아직 때묻지 않은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다소 작은 것이 흠이다. 촬영지에서 멀리 보이는 송이도에는 멋진 조약돌 해수욕장이 있다. 섬 전체 모양이 사람의 귀처럼 생기고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송이도는 납작하고 매끈한 하얀 조약돌이 넓게 깔려 아름답다. 길이가 2㎞나 되며 맨발로 밟고 다녀도 전혀 아프지 않다. 계마항에서 하루 1차례 배편이 있으며,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 마파도를 찾아 영광 동백마을로 ●엽기 할매들의 보금자리 마파도로 향하는 길은 즐겁다. 영화 속의 코믹한 장면을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쏟아진다.160억원짜리 로또 당첨권을 들고 잠적한 여자를 찾아 마파도에 잠입한 비리형사(이문식 역)와 모범 건달(이정진 역), 마파도 다섯 할매의 코믹 연기가 머릿속을 맴돈다. 서울을 떠난지 3시간.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를 빠져나와 영광읍을 거쳐 백수해안도로에 들어서자 바다 내음이 코를 찌른다. 산등성이를 따라 굽이굽이 뻗은 해안도로를 달리자 막혔던 가슴이 시원하다. 해안도로는 백수읍 백암리 답동마을에서 시작해 동백마을을 거쳐 원불교 성지까지 총 16.3㎞에 이른다. 해안도로를 따라 10여분 달리자 ‘마파도 촬영지’라는 조그만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했을 정도로 표지가 크지 않다.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수 있지만 마을엔 주차할 곳이 없다. 도로에 차를 세우고 좁은 샛길을 따라 100여m를 걸어 내려가자 17가구가 모여 사는 아담한 시골마을인 동백마을이 나타난다. 봄이면 홑동백꽃이 아름답게 피는 마을이다. 해변 마을이지만 동글동글한 돌을 쌓아 만든 돌담은 마치 섬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파도(麻婆島)라는 이름은 영화 속의 소재인 대마(大麻)와 노파(老婆)에서 만든 합성어다. 마을을 지나 해변에 이르자 언덕 위에 폐허 같은 허름한 흙집 몇 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마파도 세트장. 집 앞에서 머뭇거리자 마을 주민 정병양(61)씨가 다가와 “거기가 촬영지여, 들어가서 봐요.”라면서 “저 집이 할매들이 살던 집이고, 언덕 위의 저것이 일용엄니(할매역을 맞은 김수미)가 기도하던 사당이니까 천천히 돌아봐요.”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정씨는 “이 동네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영화를 6개월 찍었는데 동네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다.”면서 “영화 시사회 때 동네사람을 모두 초청해서 봤는데 우리마을이 나오니까 신기했다.”고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촬영을 위해 지은 집은 모두 다섯채. 바다를 내려보는 밭뙈기 위에 집을 짓고, 돌담을 쌓고, 밭을 일구어 가상의 섬을 탄생시켰다. 안으로 들어가자 항아리며, 가구며, 절구, 우물 등 영화 속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세트장의 담벼락에는 관광객들이 써놓은 낙서들이 눈길을 끈다. 집 안에서는 마치 “이놈들아 뭐하는 거여!”라며 소리치는 할매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특히 세트장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과 바다를 연결한 한적한 길이 눈에 익는다. 산등성이를 넘어 꼬불꼬불 이어진 길에서는 갯내음과 풀내음이 마파도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한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대마밭은 이곳에 없다. 영화 속 이 장면만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율무밭을 빌려 촬영했다고 한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경 촬영지에서 나와 해안을 따라 연결된 오솔길을 따라 전망대 방향으로 올라가자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평지가 많은 서해안답지 않게 높은 해안 절벽이 장관을 연출한다. 오솔길 정상에 있는 백암해안전망대에 오르자 광활한 개펄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보이는 송이도와 안마도, 칠산도 갈매기 섬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7개의 올망졸망한 섬들을 한데 묶은 칠산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 389호)로 지정돼 있다. 전망대에서 가파른 절벽길을 타고 해변으로 내려가자 갯내음이 상쾌하다. 바닷물이 만나는 해안에는 거북이 모습의 거북바위와 어머니와 아들이 껴안고 있는 형상인 모자바위 등 멋진 바위들이 솟아 있다. 개펄은 진흙과 모래가 적절히 섞여 물 빠진 개펄 위로 차를 몰고 달릴 수 있을 만큼 바닥이 단단한 게 특징. 개펄을 호미로 헤집으면 백합과 바지락, 맛 등 각종 조개를 잡을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관광지로는 정유재란 열부순절지와 숲쟁이 꽃동산을 비롯해 원불교 영산성지, 소태산 박중빈 생가,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등을 만난다. 정유재란 열부순절지는 정유재란 때 부인들이 왜군으로부터 화를 면하기 위해 서해바다에 투신, 순절했던 곳으로 이 곳에서 보는 서해 낙조가 매우 아름답다. 공기가 맑고 시원한 공원이 조성된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생가는 잠시 쉬어가는 맛이 있다. 백제불교 문화의 진원지 불갑사와 함께 해변을 끼고 있는 나무 데크가 예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도 둘러볼 만하다. 불갑산 기슭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불교 문화의 진원지로 백제 불교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다. ●풍성하고 맛깔스러운 먹을거리 먹을거리로는 영광의 대표 음식인 굴비백반을 비롯해 백합죽, 덕자찜 등이 유명하다. 백합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는 백합죽은 각종 약재를 넣어 따뜻하고 맛깔스럽다. 갖은 양념에 맛좋게 익힌 덕자찜은 영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다. 굴비백반과 굴비구이를 파는 음식점이 많지만 굳이 백반을 시키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식당에서 기본 반찬으로 굴비구이가 나온다. 고두섬의 절경을 마주한 언덕 위에 있는 고두섬 횟집(352-0001)은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백합죽(7000원)과 백합탕(2만 5000원)을 비롯해 자연산 활어(5만원) 등 각종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 영광굴비는 기본 반찬으로 맛볼 수 있다. 민박도 겸하는데, 최성수기에도 4인가족 기준으로 3만∼5만원이면 숙박이 가능하다. 이 집은 마파도 촬영팀 일부가 촬영기간 중 민박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법성포에 가면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던 영광 굴비를 만날 수 있다. 음력 3월경 칠산앞바다에서 잡은 산란 직전의 조기를 법성포에서 소금에 절여 건조시켜 맛이 독특하고 영양이 풍부한 영광 대표 특산품이다. 법성포 굴비거리에는 300여개의 굴비 판매점이 즐비하다. 크기에 따라 50만∼70만원짜리 굴비세트부터 3만∼5만원짜리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굴비특품 사업단(356-5667). 이 중 천연 옥물에 담가 굴비의 비린맛을 없앤 옥굴비(356-5002)가 맛있다.20마리짜리 굴비세트가 5만원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절반가격에 좋은 품질의 영광 굴비를 살 수 있다. 가는 길은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나와 영광읍 방향(22번 국도)을 타면 된다. 대중교통은 서울·안양·안산·성남·이천에서 고속버스가 운행되며 3∼4시간 소요된다. 영광읍에서 가마미해수욕장까지 군내버스가 운행되는데 30분 걸리며 요금은 1900원이다. 영광터미널(351-3379). 영광군청 문화관광과(061)350-5208.
  • 油油히 해변으로 가요

    油油히 해변으로 가요

    “신나는 바캉스, 싼 기름 넣고 다녀오세요.”서울신문은 기름값 조사 전문업체인 ‘오일 프라이스 워치(www.opw.co.kr)’와 공동으로 고속도로와 국도변 주유소의 판매 가격을 공개합니다. 경부와 호남, 영동, 중부, 서해안,88, 구마, 중앙고속도로에 위치한 주유소의 판매 가격을 조사했습니다. 중형차를 기준(50ℓ)으로 주유소를 잘 고르면 주유할 때마다 1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주유 가격은 지난 8일 조사한 것으로 주유소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기름 빵빵 선물 빵빵 SK㈜는 15일부터 한달간 ‘나라사랑 캠페인,1인 1태극기 갖기 운동’을 펼친다. 전국의 SK㈜ 주유소·충전소에서 선착순으로 태극부채(100만개 준비)를 나눠준다. 즉석 추첨을 통해 치약·비누세트(100만개) 등을 제공한다. GS칼텍스는 다음달까지 주유 고객(3만원 이상)에게 생수(500㎖)를 나눠준다. 또 서울과 인천 등 전국 9개 도시에서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 시사회를 연다 에쓰오일도 오는 20일까지 전국의 계열 주유소·충전소에서 주유 고객을 대상으로 시원한 생수를 사은품으로 뿌린다. 또 오는 31일까지 주유하는 보너스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즉석 추첨을 통해 매일 200명(총 6200명)에게 김치냉장고와 드럼세탁기 등 다양한 경품도 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여고괴담4’의 김옥빈

    ‘여고괴담4’의 김옥빈

    스타를 예감하는 순간은 언제나 즐겁다.15일 개봉하는 ‘여고괴담 4-목소리’(제작 씨네2000, 감독 최익환)의 여주인공 김옥빈(19). 이 열아홉살 ‘생초보 배우’의 예감이 예사롭지 않다. 올여름 극장가의 분위기가 오싹함과 청량함으로 묘하게 범벅된다면 그녀 덕분이지 않을까 싶다. 가까이서 대면한 김옥빈은 사람을 놀라게 한다.“영화 시사회가 끝난 뒤로 화면보다 (실물이)훨씬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게 일”이라며 넉살좋게 웃을 줄 아는, 당찬 새내기다. 채도 낮은 공포영화 속에서 어둡게만 가라앉아 있던 그 표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시청각적으로 강렬하기만 한 공포물이었다면 (출연을)망설였을지도 몰라요. 데뷔작인데, 첫 작품의 이미지가 평생을 따라다닐지도 모르는데…. 생각이 많은 공포물이라는 점이 제겐 무엇보다 큰 매력이었어요.”첫 영화에 첫 인터뷰. 아직은 주춤주춤 멈칫멈칫 할 만도 한데, 말도 행동도 거침없이 매끄럽다. 데뷔작에 대한 신념은 집념에 가깝게 옹골차다.“끝없이 정체성을 놓고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었다.”는 그녀의 자랑은 그대로 ‘여고괴담 4’의 핵심 감상포인트이기도 하다. 극중 역할은 이야기 얼개의 구심체인 ‘목소리 귀신’ 영언. 악보에 목이 찔린 채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생전의 단짝 친구 선민(서지혜) 곁을 외롭게 맴돈다. 그녀는 그렇게 쓸쓸하고 슬픈(?) 영혼이 되어 ‘배우’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김옥빈의 넘치는 자신감은 따지고 보면 충분히 ‘이유’ 있다. 네티즌들의 보이지 않는, 그러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연예계에 입문한 인터넷 ‘얼짱’ 출신. 지난해 여느 여고생들처럼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네이버 배너광고를 클릭해 사진을 올렸다. 반쯤은 장난삼았던 일이 결국 그녀를 지금의 자리로 데려다준 셈이다. 제1회 네이버 얼짱 선발대회 대상을 받은 그녀를 여기저기서 탐냈다.KT네스팟 스윙 CF, 이승철 ‘무정’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했다. “생초짜 신인치고는 겁이 너무 없는 것같아요. 누가 먼저 불러줘서 이번 영화를 찍은 것도 아니었거든요. 주연배우 오디션 공고가 났기에 무작정 영화사를 찾아갔던 거죠, 뭘.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그 생각만 하고 대들었어요.” 3차 관문까지 통과해 최종 주인공 자리를 따내는 데는 무려 4500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쳐야 했다. 자신의 매력포인트가 무엇인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내 안에 두가지 이미지가 혼재한다는 감독님 칭찬을 들었다.”는 말로 답을 돌렸다. 더없이 밝게 들떠있다가도 한없이 우울하게 무너져내리는 그녀의 야누스 같은 이미지에 감독은 큰 점수를 주었다. 특유의 다중적 이미지는 정말이지 시시때때로 드러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성유리 황인영 염정아 이상아 등 여러 스타들의 이미지가 묘하게 오버랩되는 게 신기할 정도다. 포스터의 그녀를 못 알아보는 친구들도 있다.“체중, 메이크업,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얼굴이 너무 달라진다.”는 그녀는 “분명히 타고난 ‘끼’는 있는 것 같다.”며 남 말하듯 웃는다. 중·고 시절부터 사람들 앞에 나서 “와!”하는 감탄사를 뽑아내는 순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언제나 연극반 소속이었던 것도 그래서였다. 장기를 뽐낼 기회를 행여나 놓칠세라, 데뷔작에서도 겁없이 대든 장면이 있다. 극중 영언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대목. 영화의 처연한 정서를 일깨우는 극중 성악 부분을 직접 소화하느라 촬영전 꼬박 석달을 공들였다. 순천, 광양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녀는 지금 낯선 서울생활을 혼자 감당하고 있단다.“부모님이 아메리칸 스타일이라 ‘하고 싶은 일, 맘껏 해보라’며 멀리서 조용히 응원해주고 계신다.”며 활짝 웃는 표정이 씩씩하다. “영화를 다 찍었으니 이젠 다이어트에 들어가야겠어요. 고향친구들이 ‘뚱보’됐다고 블로그에 들어와 놀리는데 너무 속상한 거 있죠?”여고생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워야 했다며 울상짓는 순간은 영락없는 열아홉살 소녀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생물학적 나이를 잊게 만드는 채시라 선배의 연기, 눈빛만으로도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는 이미연 선배의 에너지가 탐이 난다.”고 욕심내는 무서운 신인이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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