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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영화 ‘코리아’와 ‘통일항아리’/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영화 ‘코리아’와 ‘통일항아리’/김미경 정치부 기자

    최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개원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1991년 남북 탁구 단일팀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다룬 영화 ‘코리아’ 시사회가 열린 것이다. 이 자리에는 당시 북한 리분희 선수와 함께 땀 흘려 우승을 일궈낸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마침 현 전무가 오는 8월 런던 하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북한 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으로 베이징에서 훈련 중인 리분희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를 계기로 그들이 19년 만에 재회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통일부는 영화 시사회를 열었던 분위기와 달리 이들의 만남을 불허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민간 교류 승인에 대해 더욱 엄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남북이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돼 중국을 물리치고 우승했던 세계선수권대회의 감동이 현 정부 들어 악화일로인 남북관계에 막혀 되살릴 수 없는 현실임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남북 체육인 교류는 불허하면서도 통일을 준비하자며 통일재원 적립을 위한 ‘통일항아리’ 만들기에는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18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발의한 통일항아리(계정) 관련 법 제정이 무산되자 11~12일 경상북도 문경을 찾아 직접 흙으로 항아리를 빚겠다며 대대적인 언론 홍보에 나섰다. 19대 국회 개원에 앞서 입법예고보다 통일항아리 빚기 행사가 먼저인 모양새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회도, 국민들도 통일항아리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관심이 적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현정화-리분희 재회 여부가 통일항아리보다 관심을 더 받은 이유를 알고 있을까.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민간교류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통일을 준비하자며 통일항아리에 단돈 얼마라도 넣으라는 통일부의 의도를 누가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남북관계 개선 없이 통일항아리만 만든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chaplin7@seoul.co.kr
  • 통일교육원 개원 40주년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기념식을 열였다. 기념식에서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기념사에 이어 100명으로 이뤄진 제1기 ‘통일 미래 어린이 기자단’ 발대식이 열려, 이들 중 36명에게 위촉장이 수여됐다. 초등학교 4·5학년으로 이뤄진 어린이 기자단은 내년 2월까지 통일교육 현장을 취재, 블로그에 올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통일교육위원, 교육단체, 대학생 통일미래리더 등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슈퍼스타 K’ 출신인 김지수씨가 통일부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통일송’ 등을, 포크송 가수인 신형원 경희대 교수가 ‘터’ 등 히트곡을 불렀다. 기념식 전후로는 ‘통일교육의 발전방안과 비전 모색’을 주제로 한 전문가 포럼이 열렸으며, 1991년 남북 탁구 단일팀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소재로 제작된 영화 ‘코리아’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남측 현정화 선수와 북측 리분희 선수로 출연한 영화배우 하지원·배두나씨가 참석, 자리를 빛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강철 여인’ 배두나(33)는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영화 ‘코리아’(3일 개봉)의 언론 시사회에서 눈물을 쏟은 그녀는 자신을 가르쳐 준 탁구 선수들과 함께한 특별 시사회에서도 눈물을 비쳤다. 촬영 6개월이 지났건만, 여전히 그녀에게 영화 ‘코리아’는 각별하게 새겨져 있는 듯하다. 봄비가 내리는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눈물을 자주 보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원래 남 앞에서 우는 것을 안 좋아하는데, 탁구 선수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괜스레 눈물이 났다. 시사회 때도 중반까지는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다가 후반 20분에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6개월 전에 (영화에 대한 감정을) 다 묻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너무 감정을 참았던 것 같다. →이야기한 대로 무뚝뚝한 북한의 탁구 영웅 리분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무표정 연기를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평소 일상에서 살아 보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영화 ‘플란더스의 개’의 현남을 비롯해 했던 역할의 대부분이 제가 동경하는 인물들이다. 이번에 분희도 마찬가지다. 스물세 살의 국가 탁구 영웅으로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는 뽀얗고 타고난 귀여움이 좋았다. →리분희는 실존 인물이자 현정화의 라이벌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인물을 어떻게 분석하고 연기했나. -실화 영화도, 실존 인물도 처음이었다. 단 한 장의 사진과 경기 실황을 가지고 리분희를 분석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리분희가 남한의 현정화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중계 카메라와 북한 선수들이 있어서 티를 내지 못했을 뿐,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마음은 따뜻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에게 리분희에 대한 힌트를 좀 얻었나. -현 전무님은 총감독이라고 불릴 만큼 영화의 시나리오부터 배우들 탁구 연습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리분희가 백핸드와 스카이 서브를 정말 잘했고 도도한 선수라고 말해 줬다. 스코어를 내고 기분이 좋아도 특별한 감정 표현도 하지 않고 기합도 넣지 않을 정도로 모든 상황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했다. ‘고요하고, 차분하게’라는 말이 굉장한 힌트가 됐다. →겉으로는 절제됐지만, 안으로 꽉 찬 연기가 돋보였다. -영화 ‘공기인형’도 그렇고 평소 감정을 표출한다기보다는 삭이고 참는 절제의 연기를 좋아한다. 마음이 텅 빈 것이 아니라 꽉 채우고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그런 연기를 추구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리분희 역이 내 연기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실제 성격과 연기 패턴이 관련 있나. -나 자신이 너무 몰랑몰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딱딱한 갑옷으로 감추는 편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차갑게 대하고 무뚝뚝하다. 제 성격은 소심하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강한 여배우의 모습만 보여 주고 싶다. →하지만 일본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영화 ‘공기인형’에서는 파격적인 전라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연기할 때는 내가 생각해도 용감하다. 집에 와서 힘들어 머리를 싸매더라도 연기할 때는 과감하다. ‘공기인형’을 찍을 때도 촬영 현장에서 내가 벗었다고 해서 감독과 스태프들이 불편하고 쩔쩔매는 상황이 싫었다. 내가 먼저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최선을 다하니까 분위기도 풀어지고 촬영도 빨리 마칠 수 있었다. →다시 ‘코리아’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영화는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탁구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1년 전 역사적인 경기 장면을 재현한 소감이 어땠나. -영광이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분단 상황에서 잠시나마 한 팀을 만들었다가 다시 떨어뜨려 놓는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현 감독이 그런 일을 실제로 겪었고, 내가 그것을 연기하는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이 영광이었다. 하지만 ‘코리아’ 촬영을 마친 뒤 다른 영화를 찍기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바로 떠났는데, 허물어진 베를린 장벽을 봤다. 서독과 동독의 통일 현장에서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현실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현정화 역의 하지원과 투톱인 만큼 연기 면에서 라이벌 의식은 없었나. -대결 구도가 절대 아니었다. 라이벌 구도를 의식했다면 서로 다른 사람이 찍을 때 보이지 않는 방향에서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울어 주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가 여자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할은 (지원) 언니가 수비수, 내가 공격수로 나뉘어 있었다. 언니가 앞으로 치고 나가면, 나는 수비수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는 데 집중했다. →분단 영화이자 스포츠 영화로서 감정 과잉을 우려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분명한 감동 코드가 있다. 물론 하려는 이야기와 의도가 보일 수도 있지만,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의 정서가 적재적소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언젠가부터 한 핏줄, 한 나라였다는 것을 잊고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을 당연시하게 된 것 같다. 뭉치면 강한 나라인데…. 탁구 영화라기보다는 빠른 템포의 재미있는 요소가 들어 있는 영화다. 가볍게 보시고 감동도 느꼈으면 좋겠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인 배우, 감독들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휴 그랜트, 수전 서랜든 등 대배우들은 초조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 대인배적인 기질이 있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기획 자체가 기발한 영화다.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천재 같았고, 마치 한 사람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 앤디 워쇼스키가 나무 줄기라면, 래리 워쇼스키는 화려한 잎사귀 같았다. 대한민국 배우들은 강하게 단련돼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성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배우로서 여러 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10년 전에 이미 예쁘게 보이는 것은 포기했다는 배두나. 이제는 개성파 연기자라는 수식어보다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코리아’를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지만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는 배두나의 연기 드라이브를 기대해 본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박해일 “내 나이 70 되면 꼭 다시 보고싶은 영화…적금 하나 든 기분”

    박해일 “내 나이 70 되면 꼭 다시 보고싶은 영화…적금 하나 든 기분”

    “오랜 시간 풍파를 잘 견뎌낸 고목 같다. 그런데 은교란 존재를 만나 심각한 진동을 느끼게 된다. 은교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다. 이적요가 물리적으로 느끼는 노쇠함을 더 안타깝게 만드는 매개체일 수도 있고, 단잠을 자면서 만난 존재일 수도 있다. 여자일 수도 있고, 젊음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이미 겪었지만, 돌이킬 수는 없는 부러움의 대상 말이다.” 배우에게 캐릭터 분석을 요구했을 때 이런 답이 돌아온 적은 드물었다. 손에 쥔 담배를 한참 만지작거리면서 골똘히 생각한 뒤였다. 같은 영화로 이미 수십번 인터뷰를 했다. 판에 박힌 질문일 수도 있는데 반사적으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한 어절마다 꼭꼭 씹어서 내놓았고, 문장에는 강약이 있었다. 깐깐하게 언어를 조탁(彫琢)하는 시인의 모습이 중첩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영화 ‘은교’(25일 개봉)에서 70세 노시인 이적요를 연기한 박해일(35)의 얘기다. ‘은교’는 박범신의 동명 소설을 ‘해피엔드’ ‘사랑니’의 정지우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이십대 때 사회주의운동에 투신, 폭풍 같은 혁명 전사가 되길 꿈꾸었고, 삼십대 십년은 감옥에 있었으며, 사십대에서 죽을 때까지 시인의 이름으로 살았던’(소설 ‘은교’) 노시인의 건조한 삶에 52살 어린 여고생이 뛰어든다. 서서히 멈춰가던 시인의 생물학적 시계는 힘차게 고동친다. 하지만 아둔했으되 헌신적이었던 제자는 소녀가 탐탁지 않다. ‘어린 새가 쫑, 쫑, 쫑 걷듯 날렵한’ 은교의 존재는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했던 스승과 제자의 뇌관을 건드렸고, 둘의 애증은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다. ‘은교’의 판권을 확보한 정지우 감독은 처음부터 노시인 역할에 ‘모던보이’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해일을 떠올렸다.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 소설부터 읽어보라고 했다. “지금껏 내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난해했다. 처음에는 ‘왜 나여야 하는가’ ‘이걸 내가 해야 하나’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감독을 믿었다. 30대 중반인 내가 특수분장을 통해 노시인을 소화할 수만 있다면 마음은 청춘인데 껍데기가 늙어가는 나이 듦의 감성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에 동의했다.” 송종희 분장감독 등 스태프 4명이 달라붙어 피부 질감과 비슷한 실리콘 재질을 얼굴에 접착제로 붙이는 데만 8시간, 분장을 해체하는 데만 2시간씩 걸리는 고역을 60여 차례 반복했다. 그는 “수시로 자세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졸 수는 있어도 잠들지는 못한다. 긴 시간을 분장하다 보면 엄청난 피로감이 생긴다. 그 피로감이 외려 내 나이의 팔팔함을 죽이고, 노인의 느낌을 가져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 정도면 고문 아니냐.’고 물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쉽지 않은 연기를 도와주는 고마운 과정이었다.”고 대답했다. 사실, 촬영 전부터 고통을 짐작했다. 강우석 감독의 ‘이끼’(2010)에서 정재영이 특수분장을 통해 70대 노인으로 거듭나는 지난한 과정을 목격했기 때문. 연기파 정재영도 피해가지 못한 ‘캐스팅 논란’이 자신에게 반복될 거란 사실도 예상했다. “목소리 톤이 어색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 70대 배우가 했어야 했다는 말씀도 하더라. 영화가 시작되면 관객들이 박해일이 아닌 이적요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인정한다. 왜냐면 영화를 찍을 때 나도 캐릭터에 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역할에 빠져들기 전) ‘공회전’ 시간이 길게 필요한 나에게는 더 그랬다. 하지만 끝까지 지켜보신다면 연출자가 왜 30대 배우를 캐스팅했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아닌 다른 어떤 배우가 했더라면 굉장히 부러워했을 것 같다. 배우로서, 자연인으로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은교’를 통해 박해일은 분명 배우로서 한 뼘쯤 성장했다. 그렇다면, 자연인으로 그가 얻은 건 무얼까. 그는 “시각이 넓어졌다면 자만일 테고, 70대 노인의 감정과 생각으로 석 달을 산 덕분에 이전에 갖지 못한 시선이 하나쯤은 생긴 듯하다. 정력적으로 활동할 시기에 생각이 많아진 게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모르겠다. 원한다고 털어버릴 문제도 아니고, 풍선에 바람이 서서히 빠지듯, 내가 안고 갈 문제”라고 말했다. 시사회에서 처음 스크린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황홀했다.”고 했다. 준비과정과 촬영 때의 험난한 과정이 떠올랐을 테고, 미래를 얼핏 엿보고 온 기분도 들었을 것이다. 박해일은 “내가 70살까지 살아 있다면 꼭 다시 보고 싶다. 30대의 내가 한 노시인의 연기를 보고 일흔 살의 내가 공감을 할지, 자괴감을 느낄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적금을 하나 들어놓은 기분”이라며 슬며시 웃었다. 연극관객으로 왔던 임순례 감독과의 인연으로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충무로에 발을 디딘 이후 상업 장편영화만 15편을 찍었다. 1000만 관객의 ‘괴물’과 700만 관객의 ‘최종병기 활’에서 흥행을 맛봤고, 트로피도 남부럽지 않게 받았다. 그에게도 슬럼프가 있었을까. 그는 “이렇게 얘기하면 ‘뻥 치고 있네’라고 생각하실 텐데 처음 연기를 시작한 순간부터 ‘은교’가 개봉하는 지금까지 줄곧 고비였다.”고 털어놓았다. 한 음절, 한 음절을 힘주어 말하는 그의 진정성에 ‘뻥’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문득 70세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그는 “(감당)할 수 있는 배역을 맡아서 연기하고 지금처럼 인터뷰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면서 “한마디로 오래 해먹고 싶단 얘기”라며 활짝 웃었다. 청춘을 갈망하는 노시인의 깊은 눈빛은 사라지고 어느새 능청스러운 개구쟁이가 앉아 있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위키드’ 2차 티켓오픈…영화 특별상영 이벤트까지 ‘풍성’

    ‘위키드’ 2차 티켓오픈…영화 특별상영 이벤트까지 ‘풍성’

    브로드웨이의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가 관객들의 기다림 속에 드디어 2차 티켓을 오픈한다. ‘위키드’는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대형 히트작으로, 지난 2월28일 티켓오픈 당일에만 2만 3천장의 이례적인 판매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작품의 명성을 확인했다. 2차 공연 티켓은 4월 24일 화요일 오후 2시 전 예매처에서 동시에 판매되며, 7월 31일 공연까지 예매 가능하다. 한편 ‘위키드’ 제작사 측은 2차 티켓 오픈을 기념해 예매자에 한해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단독 시사회 이벤트를 연다. ‘위키드’가 고전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어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 오즈의 두 마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 만큼, 패러디된 부분과 반전, 비하인드 스토리를 찾아 비교하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는 ‘메가박스 클래식 특별전’ 5월 상영작으로 선정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단독 시사회는 5월 8일 오후 6시, 8시 20분 2회에 걸쳐 진행된다. 4월 24일부터 5월2일까지 각 예매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4월 싱가포르 공연을 끝내고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5월 31일 블루스퀘어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는 ‘위키드’ 내한 공연은 해외에 가지 않고 국내에서 자막 서비스로 온전히 공연을 관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뮤지컬 팬들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논산일기’ 페북 연재·영화 ‘은교’의 동명 원작 소설가 박범신

    ‘논산일기’ 페북 연재·영화 ‘은교’의 동명 원작 소설가 박범신

    그가 고향 논산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27일이었다. 39년 만의 귀향이었다. 젊은 논산 시장과 우연히 인사를 나누었는데 붙임성 좋은 그가 대뜸 “형님, 고향으로 오시지요.”라고 했다는데, 그 ‘형님’이라고 불러주는 말이 따뜻해서 홀렸다고 했다. 소설가 박범신(66)은 그래서 당초 번잡한 서울을 떠나 40번째 장편소설을 써야겠다는 각오로 가족을 두고 홀홀 논산으로 떠났다는데, 낙향 다섯 달 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연재한 에세이성 일기 ‘논산 일기-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를 들고 나타났다.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 ‘은교’ 덕분에 원작소설 ‘은교’는 종합판매 순위 5위, 문학판매 1위를 달리고 있어 박범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이기도 했다. 소설 ‘은교’ 덕분에 은교 같은 20대 여성팬들이 형성되고 있다고 박범신은 소년처럼 좋아라 했다. ‘은교’에 나오는 시인 이적요는 사실 박범신을 꼭 닮았다. 60대 후반의 나이대도 그렇고, 시인인 점도 그렇고, 문학을 향한 청년 같은 꼿꼿함도 그렇다. 그런 때문인지 영화에서 시인 이적요 역할을 맡은 박해일도 박범신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범신과 말을 섞어본 사람은 말투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최근에는 강은교 시인에게 “박범신과 어떤 사이냐고 사람들이 묻는다.”는 전화도 받았다. ‘은교’ 바람 탓이다. “이적요는 박범신의 오욕칠정을 담고 있지. 이적요의 제자인 서지우도 역시 나에게 분리된 또 다른 박범신이야. 나는 어떤 때는 이적요 같은 천재 끼가 있지만, 어떤 대목에서는 무기재료학과 공대생인 서지우같이 답답한 부분이 있어.” 박범신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는 전날 영화시사회를 보고 왔다고 했다. 말을 아꼈지만,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내 소설이 영화화된 게 10여 편, 드라마화된 게 10여 편쯤 돼. 그중에서 원작의 주제를 이만큼 알뜰하게 재해석한 경우는 많지 않았어. 감독과 출연진에게 고맙지. 그렇다고 만족스러웠다는 것은 아니야. 원작자로서 불만을 이야기하자면 밤새워 이야기해야 하지만, 영화는 영화로서 보아야 옳아.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는 나는 ‘불행한 관객’이었지. 원작을 읽은 사람들은 나 같을 수 있어.” 영화에서 재해석된 부분이라는 것은 이런 대목이다. “영화 마지막에 은교가 서지우와 섹스하면서 ‘여고생이 왜 공부는 안 하고 섹스하는 줄 아느냐, 외로워서 그렇다’고 울면서 이야기하더라. 원작에는 없는 대사야. 에로티시즘은 죽음이고, 슬픔인데, 한국 영화에서 그런 슬픔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눈물이 핑돌더라고. 두 번째는 스승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서지우가 죽는 대목인데, 죽어가는 장면을 길게 보여주면서 서지우의 슬픔을 나타냈어. 두 대목은 건졌으니 (원작자로서) 본전은 건졌지.” ‘논산 일기’로 돌아와서, 일기의 3분의2는 취중에 쓴 거다. 원래 소주 3~4잔을 못 넘기는 주량인데, 논산에서 살면서 외롭고 해서 소주 한 병으로 늘었다. 취중인 그의 눈에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계백 장군 휘하의 백제 병사들도 보이고, 조선시대 윤휴도 보이고 했단다. “늙는다는 것은 스스로 귀신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식탁에 놓인 음식의 조화를 보듯이. 제 스스로 귀신이 돼 가면서 친구랑 장난치며 노는 것이다. ”고 했다. 취기가 오른 중에 오른쪽 검지 손가락으로 뽁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의 자판을 눌러가며 일기를 쓰다 보면, 시간도 적잖이 걸리는데, 재미난 ‘블록깨기’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이후에 쓰는 일기는 문학생활의 마지막을 기록한다는 기분으로 1년에 한 권 정도씩 묶어내면 어떨까 생각한단다. 소설을 쓰지 않으면 손이 발굽으로 변하는 느낌이라는 박범신에게 새 소설이 언제쯤 나올 예정이냐는 질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송시열과 윤휴를 주인공으로 하는 조선 중후기의 역사소설을 구상하면서 가슴이 빠르게 뛰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먼저 새우젓 장사를 하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애소설을 써볼까 한다고. 그가 중학교를 나온 강경은 새우젓으로 유명한 곳이다. “언제 놀러와!” 무심하게 한마디를 던지고 박범신은 논산으로 돌아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박희순 “까불고 싶었다…기회를 잡았다”

    박희순 “까불고 싶었다…기회를 잡았다”

    “전 정말 마초를 싫어해요. 남자들끼리 센 척하고 기싸움하고 그런 것도 싫어하고요. 실제로는 내성적이고 말주변도 없는 편이죠.” 배우 박희순(42)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가 상당히 거친 성격의 소유자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의 얼굴을 본격적으로 알린 ‘세븐데이즈’를 비롯해 ‘작전’, ‘10억’, ‘의뢰인’까지 스크린 속 그의 모습은 언제나 비장했고 진중했다. 하지만 신작 ‘간기남’(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에서 그는 간통 전문 형사 강선우 역을 맡아 그간의 무거움을 벗고 가볍고 코믹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쌀쌀한 기운이 가시지 않은 4월의 봄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박희순을 만났다. →지난달 개봉한 ‘가비’에서 연기한 진중한 고종 황제와는 180도 다른 모습인데. -고종 역할은 어깨가 짓눌리는 듯한 무거움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사명감으로 연기했다. ‘맨발의 꿈’ 이후 본의 아니게 무거운 영화를 서너 개 연달아 한 이후에 가벼운 작품을 찾고 있었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나도 안 지치고 관객도 안 지겨운 영화를 하자는 것이다. →‘스릴러 전문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스릴러물에 많이 출연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코믹 내공이 상당하다. -휴먼 코미디 등 나름대로 시도를 많이 했는데 그런 영화들은 흥행이 잘 안됐다 (웃음). 솔직히 그동안 각 잡는 연기가 너무 재미가 없고 힘들었다. 까불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사실 영화 데뷔 전에 연극을 할 때는 비극적인 웃음과 해학이 있는 작품이 많아 코미디 연기를 많이 했다. 주로 동네 바보, 사기꾼 역할 등이었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영화 제목이 상당히 자극적인데. -솔직히 처음에는 여성 관객들이 불편해할 수 있는 제목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간통 사건을 기다리는 형사라는 뜻이다. 배우자의 다양한 외도를 소재로 쓴 원작 소설을 여러 명의 작가가 시나리오로 다시 썼다. 에로틱 스릴러는 매력적인 장르지만 국내에서 성공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너무 격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를 넣어 무겁거나 잔인하지 않게 그렸다. 예술성보다는 그냥 오락 영화로 즐겨 주셨으면 한다. →멜로와 스릴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있어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팜므파탈 이야기에 코미디적인 요소가 결합된 영화다. 영화 속에서 제가 만나는 상대에 따라 이야기의 지점이 달라졌다. 초반에 형사들과 등장할 때는 웃음 코드를 강조했고 후반에는 김수진(박시연)과의 진지한 멜로로 간다. 그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어색하지 않도록 강약을 조절하는 마당쇠 역할을 했다. 그동안은 한 작품에서 한 가지 색깔의 연기를 보였다면 이번에는 진지함과 섹시함 등 다양한 면을 보여 주려고 했다. →이 작품은 감독이 ‘원초적 본능’에 대한 오마주라고 말할 정도로 에로틱한 성격이 강하다. 농도 짙은 애정신도 천연덕스럽게 잘 소화하던데. -‘나의 친구, 그의 아내’라는 작품에서 처음 베드신을 찍었을 때는 정말 심하게 떨었다. 이번에는 노출 수위 등 세세한 것까지 사전에 이야기를 많이 하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합도 많이 맞춰 본 덕분에 몇 번 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끝냈다. 평소 여자친구 어깨에 손 올리는 것도 쑥스러워하는 성격인데 여배우와의 애정신이 꼭 반갑지만은 않았다. 촬영 현장에 카메라가 최소 2대 들어와 있고 주변에 스태프들도 많아 창피한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팜므파탈 캐릭터를 맡은 박시연씨가 노출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던데, -박시연씨가 감독님과 노출 수위를 놓고 조절하면서 날이 서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나는 그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했다. 여배우들이 보통 노출 장면을 앞두고 예민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럴 때는 남자 배우로서 최대한 상대 배우를 보호하고 배려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박시연씨와 사전에 합의된 장면만 촬영했다. →기존의 남성미에 섹시한 매력이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평가는. -VIP 시사회 때 창피해서 주변 사람들을 하나도 안 불렀다. 어머니는 제가 연극을 할 때부터 한 작품도 안 빼놓고 보신 분이다. ‘가비’ 때는 당신 아들이 왕까지 올라갔다고 좋아하셨는데, 이번 작품을 본 뒤에는 “너무 야하더라. 너 왜 그런 짓을 했어.”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이번에는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못 볼 것 같다고 하시더라. →여자친구(영화배우 박예진)도 영화를 못 봤나. -서로 출연한 영화 시사회를 안 가기로 했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다. 각자의 연기 생활에는 개입하지 않는 편이다. →올해로 영화 데뷔한 지 10년이다. 지금까지의 배우 생활을 정리하고 앞으로를 내다본다면. -지난 10년 동안 많은 도전과 모험, 변화를 시도한 것 같다. 그동안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독특한 캐릭터에 도전해 왔다. 앞으로는 더욱 안정적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연기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간기남’으로 흥행 배우의 타이틀을 얻고 싶다(웃음). 30대 막바지에는 조급한 마음이 들었지만 40대를 넘기니 오히려 많은 것을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게 됐다는 박희순. 그는 작품마다 따라붙는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싫었지만, 이제는 그 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좀 더 유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이 재발견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진실로 빛난다는 뜻의 그의 이름처럼 박희순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민주주의 쉽지 않다… 타협이 시작”

    “민주주의는 쉽지 않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타협해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국회 등원을 앞둔 미얀마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최근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조언했다고 소개했다. 수치 여사의 생애를 다룬 뤼크 베송 감독의 영화 ‘더 레이디’ 미국 시사회에서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영화협회 본부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석, 연설을 통해 “수치 여사는 이제 아이콘에서 정치인으로 옮겨가고 있고, 어느 정도 같은 여정을 겪은 나로서는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의회에 들어가면 타협을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타협은 더러운 단어가 아니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수치 여사에게 “의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하고, 일부는 당신과 생각이 크게 다를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것이 당신이 약속한 민주적 과정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해 12월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56년 만에 미얀마를 방문했다. 그는 “당시 미얀마 방문길에 이 영화를 봤다. 나로선 상당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미래형 전문인력 3000명 키운다

    서울시는 올해 91억원을 투입해 ‘캠퍼스 최고경영자(CEO)’ 등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을 창출할 창조전문인력 3000명을 육성한다고 9일 밝혔다. 서울에는 56개 대학과 전국 전문대 이상 고학력자의 21%인 69만명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고, 이공계 대학원 재학생의 42%인 3만명이 있는 등 우수인력이 집결돼 있지만 미래형 혁신기술을 개발할 핵심인재는 부족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우선 시는 도시사회 문제를 자유롭게 토론하고 실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는 ‘서울크리에이티브랩’을 올해 하반기에 설치해 연간 25억원씩 5년간 지원한다. 다양한 분야의 젊은이들이 팀을 구성해 학문의 융합(통섭)을 연구하고 전문가 멘토의 지원을 받아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과학과 인문학을 결합하는 방식 등 다양한 융합연구를 할 인재 100명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우수 아이디어는 시 관련 정책에도 반영한다. 대학과 기업의 협력을 통해 해당 산업과 관련된 맞춤형 교과과정을 대학에 개설하는 ‘창조아카데미’도 추진한다. 대학생들은 이론과 실무를 병행한 교육을 받아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산업 현장을 이해하지 못해 재교육하는 시간·비용 낭비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5개 내외의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연간 24억원을 3년간 지원한다. 이에 따라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1500명의 전문인력 양성이 가능해진다. 시는 10개 내외의 대학에 외부 전문가 그룹을 활용한 ‘캠퍼스 CEO 육성사업’도 추진한다. 10억원을 투입해 사업화 능력을 가진 예비창업가 1000명을 양성하고 성과 발표회를 통해 민간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이동통신 산업 선도 창조인력 양성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1개 컨소시엄에 연간 10억원씩 3년간 지원해 이동통신 분야 차세대 기술을 개발한 인재를 육성한다. 시는 이외에도 올해 4개 내외의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 사업화 프로젝트에 20억원을 투입한다. 자본이 부족해 대학 기업이 실질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지 못하는 것을 막고 신규 고용창출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시는 12일 시청 13층 대회의실에서 1차 창조전문인력 양성사업 사업설명회를 갖고 13일에는 성수IT종합센터 14층 강당에서 2차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사업 홈페이지(www.creation.seoul.kr)를 참고하면 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無學의 빈민여성 그 지혜와 용기 어떤 지식인도 갖지 못했습니다”

    “無學의 빈민여성 그 지혜와 용기 어떤 지식인도 갖지 못했습니다”

    소설가 공지영(49)과 다큐멘터리 감독 태준식(41). 언뜻 교집합이 없어 보이는 둘을 엮는 유일한 고리는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고 이소선 여사(“누가 여사라고 부르면 난 여사가 아니라 전태일 엄마라고 성을 냈다.”고 할 만큼 고인은 ‘여사’라는 말을 싫어했다)와 의 인연이다. 노동 다큐에 천착해 온 태 감독은 영화 ‘어머니’를 통해 지난해 9월 고인의 소천(召天)까지 마지막 2년을 담았다. 인물 다큐는 뉴스화면과 지인들의 회고를 붙이는 게 일반적인 형식일 터. 그런데 태 감독은 달랐다. 함께 고스톱을 치고, 손톱을 깎아 드리고, 담배 심부름을 하면서 ‘노동자의 어머니’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 냈다. 공 작가 또한 인연이 남다르다. 등단 이전인 1980년대 중반, 고인의 평전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구술원고를 비롯한 각종 자료를 모았다(여러 사정으로 평전 발간은 불발됐다). 집회에서 먼발치로 보던 고인을 만난 건 열사의 40주기이던 2010년 11월. 한 언론사의 요청으로 인터뷰를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지영과 태준식을 만났다. 약속이라도 한 듯 가슴 속에 품은 ‘이소선’을 꺼내 놓았다. →시사회에서 눈시울을 붉히던데, ‘어머니’를 본 느낌은. -공지영(이하 공) 가슴이 아리고 뒷부분은 우느라고 정신 없었다(금세 눈가가 촉촉해졌다). 분신 뒤 병원으로 실려 온 전태일이 기도에서 피거품을 쏟아내며 어머니와 나눈 마지막 대화의 내용을 영화에서 처음 들었는데 깜짝 놀랐다. →극장 개봉을 하는 심정도 남다를 텐데. -태준식(이하 태) 제작과정에서 그분의 존재를 새삼 느꼈다. 영화를 찍고, 극장에 걸리는 건 수많은 시민의 십시일반 덕이다. 상업영화 중심의 배급체계를 어떻게 돌파할지는 과제이지만, 여기까지로도 의미가 있다. 전태일에 관한 다큐와 극영화, 평전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 작품을 시작으로 어머니가 방송 다큐나 소설, 극영화로도 조명되리라 믿는다. →인상 깊은 장면을 꼽는다면. -공 장례식 장면에서 눈물이 흘렀던 건 이제 그만 가셔도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삶이 너무 고단했다. 아드님을 만나러 가셔도 되겠다 싶더라. 어머니의 화법도 인상적이다.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 가서 “(크레인 위에 있으니) 땅바닥이 아니라서 건드리는 놈은 없겄제.”라고 한 부분을 보라. -태 복사뼈에서 물을 빼러 병원에 갔는데 너무 고통스러웠던 모양이다. (카메라) 찍지 말고 팔 좀 붙들어 달라고 했다. 그때만 해도 친해지기 전이라 범접하기 어려웠는데 순간 짠한 마음이 들었다. 다큐의 콘셉트를 어머니의 일상에 맞춰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순간이다. →두 분 모두 특별한 인연이 있다. 고인과의 첫 만남을 떠올린다면. -공 전태일의 40주기이던 2010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25~26년 전 평전을 준비할 당시에는 짧은 인사를 건넨 게 전부다). 종로구 창신동의 비좁은 집에 갔다. 방 한 칸에 부엌 겸 거실이 딸린 12평 남짓한 집이었다. 30평짜리에 살아도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은 없는데… 가슴이 먹먹했다. -태 2009년 2월쯤인가. 금융위기, 용산참사 등으로 피로와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시점에 문득 뵙고 싶었다. (다큐 얘기를 꺼내니) 돈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냐며 나무랐다. 워낙 겸손한 분인 데다 늘 담배를 피우고 (당뇨병과 고문 후유증으로)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짜증도 냈는데 무시하고 1년쯤 드나들었다. 어느 순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더라. 안 오면 외려 심심해하고, 전화해서 심부름을 시켰다(웃음). 마지막 1년은 2~3일에 한 번꼴로 들렀다. →2년여 동안 재밌는 일화도 많이 들었겠다. -태 1987년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숨졌다. 장례식장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당시 인권변호사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옆에 있었는데 어머니가 대뜸 택시비 1만원을 빼앗다시피 해서 몸을 피했다. 훗날 청와대에서 만난 노 전 대통령이 “어머니, 빌려 가신 돈 갚으셔야죠.”라고 하니까, “옜다.”라며 쌈짓돈을 꺼내 웃음바다가 됐다고 하더라. →무학의 40대 여성이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40여년 동안 ‘노동자의 어머니’로 살았다. 네 차례 옥고를 치르고 200여 차례 연행되면서도 꺾이지 않은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 -공 1970년 당시 친척들은 이소선이 전태일을 죽게 만들었다고들 했다. 기질적으로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란 얘기다. 평전을 보면 전태일이 ‘나 떠나면 엄마가 해줘야 해.’라며 노동자 권리를 가르치는 대목이 나온다. 둘은 영혼의 쌍둥이이거나 동지다. 한 사람이 ‘이벤트’를 하고 떠나면 남은 사람이 뒷일을 책임지는 환상의 복식조라고나 할까. 고인의 배포를 말해 주는 일화는 많다. 전태일의 죽음 이후 김현옥 서울시장이 7000만원을 들고 와서 장례를 치러 주겠다고 제안했다. 고인은 두 딸과 아들에게 얘기했다. ‘우리가 오빠 시체를 내주면 너희는 공장을 안 다녀도 된다. 아니라면 너희는 공부를 안 시켜 줬다고 원망해서는 안 된다. 선택해라.’라고 했단다. 당시 7000만원이면 아파트 두 채 값이다. 돈도 돈이지만 경황 없는 상황에서 어린 자식들을 모아 놓고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게 나도 대가 센 편이지만 상상도 못할 일이다. →평전을 써보고 싶다고 했는데. -공 다음 대선에서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관심이 없을 소재인데(웃음)…. 일본 식민지와 6·25전쟁, 봉건 소작농의 딸, 무능력한 남편, 무학 등 한국 빈민여성이 놓일 수 있는 질곡의 밑바닥에서 살아온 분이다. 그런데 어떤 지식인도 갖지 못한 지혜와 용기를 가졌다. 그를 통해 대한민국의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싶다. 전태일 기념사업회와 수익은 반씩 나눠야겠다. 하하하. →영화를 누구에게 권하고 싶나. -공 ‘노동자의 어머니’가 머리띠 두르고 연설하는 것만 봤지 고스톱도 치고 우스갯소리도 하는 평범한 할머니란 건 모르지 않나. 누가 보든 친근하게 감정이입을 할 것 같다. -태 20대들이 봤으면 좋겠다. 검색창에 이소선 석 자를 쳐보게 한다면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멘토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에서 죽음마저 극복하는 고인의 삶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위로받을 수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광주민주화운동 다룬 웹툰 ‘26년’ 시민 후원금 모아 영화로 만든다

    광주민주화운동 다룬 웹툰 ‘26년’ 시민 후원금 모아 영화로 만든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만화가 강풀의 웹툰 ‘26년’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2008년 제작이 무산된 뒤 4년 만에 시민모금 방식으로 재추진되는 것이다. ‘괴물’을 만든 제작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27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광주항쟁을 다룬 소설이나 영화들이 과거형이었던 반면, ‘26년’은 살아남은 자의 고통과 슬픔을 현재진행형으로 다룬 동시에 액션복수극”이라며 “최근까지도 영화계의 주요 투자 주체들이 (‘26년’에 대해) 냉담하다는 걸 확인해 제작비 50억원 중 10억원을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모아 마중물로 쓰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11월 개봉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강풀 작가는 “2003년 ‘그분’의 전 재산 29만원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아서 ‘23년’으로 기획했지만, 쫄아서 미루다가 ‘26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어린 친구들은 5·18과 8·15가 헷갈린다고 하는데 기성세대가 전달자 역할을 못해서다.”라면서 “정권이 바뀌면 화해와 용서를 말하지만 잘못한 사람이 사죄해야 용서할 수 있다.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광주는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 포털 다음에 연재된 ‘26년’은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고통을 겪은 국가대표 사격선수, 조직폭력배,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 등이 학살 주범을 단죄하려고 거사를 도모한다는 내용이다. 청어람은 2008년 2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9년’(광주 민주화운동 발생 이후 29년이란 뜻)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촬영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에서 투자가 취소됐다. KT와 소프트뱅크코리아가 절반씩 출자해 만든 투자조합이 2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투자심사위원회가 열리던 날 번복했다. 영화계에서는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대표는 “투심이 열리던 날 저녁, 투자조합 대표가 찾아와 ‘파트너 회사(KT) 임원이 투자를 진행하는 건 곤란하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구체적인 외압의 실체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청어람은 투자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을 내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택했다. 지난 26일부터 새달 20일까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굿펀딩’(www.goodfunding.net)과 아름다운재단이 운영하는 ‘개미스폰서’(socialants.org)를 통해 10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후원금은 2만원, 5만원 단위로 가능하다. 2만원을 후원하면 시사회 티켓 2장을 제공한다. 5만원을 후원하면 시사회 티켓 2장과 DVD, 그리고 엔딩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 봤다”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 봤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13일 오후 대법원 대강당에서 장애인 부부의 사랑과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달팽이의 별’을 관람했다. 대법관들과 판사, 법원행정처 직원도 함께 봤다. 양 대법원장은 영화가 끝난 뒤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를 봤다. 과연 내가 더 많이 보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못 보는 건 저 사람들(장애인)이 보니까.”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현실 속에 못보는 건 꿈에서도 못 본다.’, ‘어둠이 짙어야 밤이 더 빛나고, 밤이 깊어야 먼동이 튼다.’라는 대사를 예로 들었다. 영화는 실제 부부인 시청각 중복장애인 조영찬씨와 척추장애인 김순호씨의 잔잔한 일상을 카메라에 그대로 담은 서정적인 작품이다. 대법원은 시사회를 마련한 배경에 대해 조씨처럼 시각 장애를 가진 최영 판사가 최근 서울북부지법에 임용되는 등 장애인에 대한 사법부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대법원장은 시사회에 앞서 인사말에서 “우리가 평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행복이 무엇인지,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최 판사는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몇배의 노력으로 법관에 임관돼 장애인에게 큰 격려가 됐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주진모 “배우는 결국 존재감”

    주진모 “배우는 결국 존재감”

    당신에게 주진모(38)는 어떤 배우인가. 호위 무사를 사랑한 고려의 왕(‘쌍화점’)인가, 첫사랑을 목숨처럼 지키는 순정마초(‘사랑’)인가, 혹은 냉정하고 능력이 있는 음반 프로듀서(‘미녀는 괴로워’)인가. 주진모는 이런 강렬한 이미지 뒤에 인간적이고 소탈한 매력이 숨어 있는 배우다. 그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가비’에서 사랑을 위해서라면 조국도, 자신도 버리는 지독한 순정남 일리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주진모를 만났다. →언론 시사회 때 왜 “새로운 여배우의 탄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나. 본인 홍보를 하지 않고. -이제는 더는 내가 “나 잘났어요….” 이런 말은 안 하고 싶다. 배우의 연기는 관객들이 다 알아서 판단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감독의 처지에서 봤을 때 보고 느낀 것을 말했을 뿐이다. →이제 감독의 시각에서 영화를 보게 된 것인가. -배우는 결국 존재감으로 남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얼굴이 많이 나오는 배우가 1등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느 순간 분량의 문제가 아니라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고려하게 됐다.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존재감으로 남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영화가 이전에 출연한 작품보다 더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기차 위 지붕을 뛰어다니는 첫 장면부터 마치 서부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랬다면 다행이다. 원작 소설에 일리치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소극적인 인물로 설정돼 있어 매력도 없고 연기하기에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원작과는 반대로 강하고 남성성이 짙은 인물로 표현했다. 폭주 기관차처럼 갈등 요소를 강조해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인물로 바꿨다. 의상도 고종과 무게감 있게 맞대응하는 이미지를 주려고 군복으로 설정을 바꿨다. →장윤현 감독이 상당히 의지를 많이 했다고 하던데, 영화 ‘가비’의 매력은. -처음에 감독님이 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되고 남자 주인공 위주의 영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영화 제작을 진행하면서 투자도 원활치 않고 처음과 상황이 달라졌다. 하지만 배우경력이 10년 넘는데, 어려워졌다고 중도 하차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감독님과 머리를 맞대고 영화를 함께 만들어 나갔다. ‘팩션사극’에 커피 애호가로 알려진 고종에 대한 암살 시도라든지, 고종에 대한 재조명 등 역사적인 의미를 담았다. →남자주인공의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나. -이전에 연기한 순정남의 코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허구의 인물인 만큼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오리지널’ 순정남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 기차 액션 장면을 비롯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선보였다.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이 멋있게 보여야 한다.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그래야 할 텐데….(웃음) →모든 출연작에서 ‘멜로’의 요소가 빠지지 않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을 보면 ´사랑´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품고 온 것 같다. 그동안 출연작에서 아주 거친 사랑, 절박한 사랑, 힘든 사랑, 로맨틱한 사랑 등 다양한 색깔의 사랑 연기를 했던 것 같다. →‘해피엔드’나 ‘쌍화점’ 등에서 굴곡 있고, 사연 있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내가 좀 사연이 있어 보이는 얼굴인 것 같다. ‘진하게’ 생겨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웃음) 솔직히 어려운 역할이 더 매력적이다. 연기자로서 고뇌하고 갈등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변해 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다. 그러다 보니 상업적으로 호감을 주지는 못한 것 같다. 광고계쪽 사람들이 그 점을 더 아쉬워하더라. 사실 ‘쌍화점’ 이후 CF를 한 편도 못 찍었다.(웃음) →‘쌍화점’에 출연한 것을 후회한다는 말인가. -전혀. 내가 배우이지 CF 모델은 아니지 않은가. 그 작품으로 배우로서 큰 상을 받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미남 배우들의 공통점인데, 초기엔 잘생긴 외모가 오히려 배우 생활에 방해가 됐다던데. -연기보다 시각적으로 외모가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연기력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장)동건이 형이 인정을 받은 것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수염으로 얼굴을 가리고 열연했기 때문 아니었나. 핸섬한 외모가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이미지의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망가지고 풀어지는 역할도 충분히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물론이다. 망가진다는 것이 말초 신경만 자극하기 위한 인물만 아니라면 괜찮다. 나도 더는 어린 꽃미남 배우가 아니지 않은가. 주름도 생기고 살도 찌니까 어린 친구들에게 못 당하겠더라.(웃음) 나이에 맞는 밥그릇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장동건과는 소문난 절친이다. 새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출연이 불발됐는데, 아쉽지 않은가. -원래 (장)동건이 형에게 들어왔던 작품인데, 나를 추천했다가 형이 다시 스케줄이 맞아 하게 됐다. 우리 둘 사이에는 자존심 싸움 같은 것이 전혀 없다. 형이 원래 칭찬에 인색한 편인데, 이번 영화를 보고 “진모야, 내가 이 정서에 맞는지 모르겠는데 나 영화 너무 잘 봤다. 네가 지금까지 했던 연기 중에 제일 좋다.”고 얘기해 줬다. 무척 고마웠다. →솔직한 성격이라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생각해 볼 법한데. -순발력도 떨어지는 편이고,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웃음) 내 생각이 아니라 어떤 형식에 맞춰서 하는 것은 좀 힘든 것 같다. 물론 내 코드에 맞는 프로그램 제의가 들어온다면 또 모르겠지만…. 아직 혼자서 핸드 드립 커피를 즐긴다는 그에게 결혼 계획을 물었더니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린다. 그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라면서 웃었다. 배우로서 한 획을 그을 대표작을 만나 주진모의 진가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미리 보는 ‘메이킹 시사회’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미리 보는 ‘메이킹 시사회’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가 공연을 기다려온 관객들을 위해 작품의 화려한 스펙터클과, 탄생 과정을 미리 만날 수 있는 ‘위키드 메이킹 시사회’를 개최한다. ‘위키드’는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9년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작품으로 “연대 최고의 뮤지컬”(엔터테인먼트 위클리),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뉴욕타임즈) 라는 찬사를 받은 브로드웨이 최고 히트작이다. ‘위키드’를 기다려온 뮤지컬 팬들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함께, 제작과정을 담은 위키드 탄생기 영상을 공개한다. 작곡가 스티븐 슈왈츠를 비롯해 의상 디자이너, 프로듀서 등 주요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 탄생에 얽힌 흥미로운 비화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또한 이번 시사회를 통해 공개되는 무대세트 제작과정을 통해 ‘위키드’의 스케일을 미리 느낄 수 있다. 영상 관람 후에는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과 함께 작품 이야기를 나누고 관람 팁도 들을 수 있는 대화시간이 마련되며 참가자 전원에게는 ‘위키드’ 기념 선물도 증정한다. ‘위키드 메이킹 시사회’는 4월까지 무료로 진행될 예정이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공식 홈페이지(wickedthemusical.co.kr)에서 신청 가능하다. 한편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을 모티브로 한 ‘위키드’는 티켓오픈 첫날 2만 3천여 장이 판매되며 ‘초록열풍’의 시작을 알렸으며, 오는 5월 31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하정우는 어떻게 충무로를 휘어잡았나

    하정우는 어떻게 충무로를 휘어잡았나

    “도대체 안 되는 게 뭐예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하정우(34)를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정우는 지난해 9월 ‘의뢰인’을 시작으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러브픽션’까지 6개월 동안 세 작품 연속 흥행 홈런을 치고 있다. 스릴러, 누아르, 로맨틱 코미디 등 장르도 다양하다. 그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티켓파워’를 과시하며 충무로의 대표 배우가 된 비결은 뭘까. 그의 인생관, 연기관, 애정관 등 하정우의 모든 것을 파헤쳐 봤다. [인생관] 하정우가 배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인간관계다. 개봉 5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러브픽션’도 전계수 감독과의 5년 전 약속을 지킨 것이다. 대학(중앙대) 후배인 윤종빈 감독의 영화에는 빠짐없이 출연하는 의리파다. ‘용서받지 못한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등이 윤 감독과 함께한 작품이다. “물론 밑도 끝도 없는 작품에 의리 때문에 출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약속 과정을 지키기가 험난하더라도 한번 한 약속은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한 배에 같이 탔으면 끝까지 같이 가야죠. 감독은 여러 작품을 놓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 하나만 믿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요즘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지켜야 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불어 사는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살면서 인간관계 빼면 남는 게 뭔가요?”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하정우. 폐쇄적이지 않고 개방적인 그의 성격은 배우의 삶을 사는 데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러브픽션’을 제작한 영화사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는 “하정우는 스타라기보다 배우다. 그는 연예인이라고 뒤로 숨지 않고 앞에 나서서 일을 주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배우로서 그의 스트레스 해소법도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일이다. “그림도 그리고 조깅도 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냥 실없는 이야기도 하고 하나의 주제를 정해 생각을 나누기도 해요. 요즘엔 온통 스마트폰에 빠져 있느라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소통할 일이 많이 줄었죠. 특히 연예인들은 더욱 그런 기회가 없으니 우울증이나 공황 장애가 걸리기 쉬운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저를 드러내 놓고 영화나 인생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람을 통해 치유를 받고 위로를 받는 부분이 상당히 큰 것 같아요.” 그의 이런 인생관은 아버지인 연기자 김용건의 가르침이 컸다. 본명이 김성훈인 하정우는 “아버지는 사람들을 만날 때 배려하고 잘 지내는 것을 늘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윗사람을 공경하고, 밑의 사람을 잘 챙기는 기본적인 것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연기관] 하정우를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추격자’ 시사회 바로 다음 날. 늦은 점심을 시켜 먹으면서 인터뷰에 응한 그가 눈을 치켜뜨며 질문에 답할 때마다 자꾸만 영화 속 살인마의 모습이 겹쳐져 섬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로부터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이제 시작인데요. 더 열심히 해야죠. 등산으로 치면 이제 등산로 초입에서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제 목표가 영화 100편에 출연하는 것이거든요. 축구 선수가 100경기를 뛰면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는 것처럼 배우도 100작품에 출연하면 나라에서 훈장이라도 줬으면 좋겠어요.(웃음)” 하정우는 스스로를 ‘영화 노동자’라고 부를 만큼 다작하는 배우다. 맡은 배역도 연쇄살인범, 엘리트 변호사, 소설가, 조폭 보스 등 다양하다. 배우의 입장이 아닌 관객의 관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나리오를 고른다는 그가 매 작품마다 역할에 꼭 맞게 변신하는 비결은 호기심과 인물 탐구에 있다. ‘추격자’ 때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연쇄살인범 유영철에 대해 연구했던 그는 ‘의뢰인’ 때는 월급과 출신 지역 등 변호사들에 대한 정보를 주변 사람들과 인터넷을 총동원해 수집했다. 부산을 무대로 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때는 부산 음식과 억양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오히려 맡은 역할의 폭이 크기 때문에 그 역할에서 빨리 빠져나와 다른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역할을 맡으면 그 인물을 만나고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즐거워요. 이번 ‘러브픽션’의 경우는 전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독님의 연애에 대한 생각과 시선, 가치관 등을 연구했죠.”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추격자’, ‘국가대표’, ‘의뢰인’ 등 많은 출연작에서 흥행을 거뒀지만 ‘황해’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영화 평론가 정지욱씨는 “‘황해’에서 하정우는 ‘추격자’와 비슷한 캐릭터에서 오는 기시감으로 심도 있는 변화를 보여 주지 못해 성공 가도에서 잠시 주춤했다.”면서 “최근 한층 연기력에 융통성이 생기면서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로서의 자질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더 큰 배우로 완성되려면 자신의 틀을 깨고 깊이감 있는 연기를 보여 줄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정우 역시 “누구나 연기를 잘 할 수는 있지만, 잘 소화하느냐가 문제”라면서 “소화에도 여러 단계와 깊이가 있다. 이제 더 깊이 있고 디테일을 살리면서 흥미로운 연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정관] 그의 애정관은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이다. 그가 영화 ‘러브픽션’에 출연한 것도 사랑을 꾸미거나 달콤하게 보이게 하는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연애에 대한 오해와 이해의 과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랑에 빠지면 마음속에 소용돌이가 치면서 무기력해지고, 주체가 안 되잖아요. 그런데 상대방을 만남과 동시에 사랑의 정점을 찍고 점차 식기 시작하죠. 그토록 원했던 사랑을 막상 손에 넣으면 식기 시작한다는 것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자 저주 같아요. 그래서 사랑은 많이 한다고 늘 수도 없고, 누구나 그 감정 앞에서 미숙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나이 마흔이 넘어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생기면 ‘뉴욕의 가을’처럼 중후한 멜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그는 “우리는 모두 사랑을 해야 한다. 1970~80년대 문학 잡지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지루한 것을 좋아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돌려서 말하지 않는 직설 화법의 소유자”라고 정의하는 하정우. 그에게 “만일 흥행이 잘 되지 않는 작품이 나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제 겨우 서른넷인데,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배우로서 작품에 책임을 질 뿐이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침표를 찍지는 않잖아요. 새로운 경험을 맞이하고 느끼고 깨닫는 것처럼 연기도 똑같은 것 같아요. 전 아직도 연기에 목이 마르고,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할아버지가 돼서도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영화에 대해 꺼지지 않는 열정을 불태우는 것처럼요.”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전 세계 동시공개’ 미드 4편 몰려온다

    ‘전 세계 동시공개’ 미드 4편 몰려온다

    이제 방송 콘텐츠에도 시간과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영화와 음반 시장에서 자주 접하던 ‘전 세계 최초 동시 공개’라는 말이 미드(미국 드라마)나 해외 시리즈물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는 4개의 미드가 전 세계 동시 방송을 실시한다. 미드 전문 케이블 채널 AXN은 지난 19일 전 세계 111개국에서 총 20개 언어로 새 미드 ‘야망의 함정’의 TV 시사회를 실시했다. 국내에서도 1~2회가 연속 방송돼 동시간대 케이블 시청률 4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4월 초에 정식으로 첫 방송을 시작하는 22부작 드라마 ‘야망의 함정’은 영화로도 제작된 존 그리셤의 베스트셀러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의 10년 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존 그리셤은 ‘범죄전담반’을 제작한 루카스 라이터와 함께 이 작품의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이 드라마는 그리셤을 전 세계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올려놓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는 점과 거장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 애슐리 저드의 출연으로 화제를 불러 모은 10부작 드라마 ‘미싱’도 다음 달 15일 미국 ABC와 국내 OCN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동시 방송을 실시한다. 액션 드라마 ‘미싱’은 과거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었던 여자가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각 에피소드마다 유럽의 주요 도시들이 배경으로 등장하고, 영화 ‘내셔널 트레저’의 작가 그레고리 포이리어와 미드 ‘더 게이트’의 제작자 그랜트 샤르보가 제작진으로 뭉쳤다. 미국 드라마 ‘24’의 잭 바우어로 유명한 키퍼 선덜랜드 주연의 새 드라마 ‘터치’는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다음 달 19일 동시 방송된다. ‘히어로즈’의 각본과 기획을 맡은 팀 크링이 제작자로 참여한 ‘터치’는 9·11 테러로 아내를 잃은 평범한 가장과 미래 예지 능력이 있는 자폐증을 앓는 아들 이야기를 다뤘다. 키퍼 선덜랜드는 한때 신문기자였으나 아들을 돌보는 평범한 아버지의 역할을 맡았다. 어느 날 아들이 반복해서 적어 나가는 숫자가 무언의 메시지이고, 그 메시지의 내용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에 관한 것임을 우연히 알게 된 주인공. 평범한 아버지인 그는 비범한 아들이 적어 나가는 숫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이를 계기로 아들과의 소통을 시작한다. 좀비 미드로 화제를 모은 ‘워킹 데드’ 시즌 2도 현재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22개국에서 동시 방송 중이다. 손준우 AXN 마케팅 국장은 “전 세계 동시 방송은 디지털 혁명으로 무수한 채널과 콘텐츠가 경쟁하는 요즘 시대에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라면서 “특히 해외 시리즈들을 가장 빨리 보고 싶어 하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더욱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최민식 “나이 50 넘기니 무엇이 진짜 연기인지 보여”

    최민식 “나이 50 넘기니 무엇이 진짜 연기인지 보여”

    이 남자, 참으로 처절하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비리를 저지르던 세관 공무원 최익현. 그는 해고 위기에 처하자 이번엔 먼 친척인 조직폭력배 최형배를 만나 건달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새달 2일 개봉)의 이야기다. 영화 속 최익현은 ‘나쁜 놈’임에 분명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고 연민을 느끼게 하는 구석이 있다. 최익현 역을 맡아 코미디와 누아르를 오가는 팔색조 연기를 선보인 최민식(50)을 지난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사회 이후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유는. -영화 상영 시간이 너무 짧다는 거다. 이 작품은 딱히 뒤집어지는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한 남자가 좌충우돌하면서 살아가는 잡담 같은 영화다. 나쁜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힘든 세월을 오직 생존을 위해서 살아 내야 했던 한 남자에 대한 연가이기도 하다. 이를 두 시간에 딱 잘라서 담기에는 모자란 것 같다. →극중 익현은 건달도 일반인도 아닌 일명 ‘반달’로 나온다. 전에 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인데. -그래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일반적인 깡패 영화였으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익현은 뭔가 각이 잡히고 샤프한 다른 조직폭력배들과 다르다. 이 영화는 평범한 아저씨가 조폭 건달들과 어울리는 이야기다. 그 속에서 유머와 연민을 전달하려고 했다. →소시민이었던 익현이 우연히 알게 된 먼 친척 조폭 형배(하정우)를 등에 업고 권력자가 되어 가는 과정이 인상 깊다. -극중 익현은 한국 남자들이 가질 수 있는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과 속성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인물이다. 그 당시엔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살 수 없었던 것이 엄연한 사실이잖나. 익현은 우리네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익현이 한번도 가족을 부양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잃거나 포기한 적은 없다. 인물을 관통하는 한 축은 이 사람이 아버지라는 거다. →영화는 조폭과 관료, 그리고 정치인들과 결탁해 각종 이권을 챙기는 익현을 통해 부정부패가 만연하던 1980년대를 풍자하고 있는데. -영화에 풍자와 조소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1980~90년대를 아우르고 있는데, 꼭 과거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패와 비리, 사기는 현대 사회에서도 만연하고 있지 않나. 공권력과 결탁한 부정부패는 조선시대에도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1980년대에서 시대적인 배경을 가져왔을 뿐, 요즘의 세태에도 대입이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2대8 가르마에 엉거주춤한 걸음걸이, 걸쭉한 부산 사투리로 코미디부터 정극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였는데. -일단 대본에 충실하는 편이고, 대사 한마디를 가지고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인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면 인물의 과거도 보인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설정을 하기보다는 상황에 맞춰 연기를 한다. 그리고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윤종빈(33) 감독은 80년대를 잘 모르고, 막내 동생 뻘인데 소통이 어렵지 않았나. -창작하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윤 감독은 굉장히 진지하다. 그는 아버지의 시대에 대한 환멸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연민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물론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병폐 등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 시대에 대한 연민을 갖고 그렸다. 나도 그 점에 동의한다. →전작 ‘악마를 보았다’에서 희대의 악역을 맡아 섬뜩한 연기를 선보였는데, 이번에는 다소 반대되는 역할이다. -‘악마’ 같은 연기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웃음). 배우에게 상당히 힘든 작업이다. 처음 그 영화의 제목은 ‘아열대의 밤’으로, 상당히 멋진 제목이었다. 물론 보편적이지는 않고 특수한 사이코패스였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악역이었다. 본래 단순하기보다는 복잡한 캐릭터를 좋아한다. 인간이 아주 고귀하고 성스러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이번 작품도 그런 복잡다단한 인간의 속성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연기자 최민식도 극중 익현처럼 살기 위해 처절했던 적이 있었나. -성격이 낙천적인 편이다. 이번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성균씨가 직전까지 택배 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로 아리랑’에 출연했을 때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처음 연극배우로 시작할 때 돈이 없었다. 수중에 1만~2만원만 있으면 불편하다고 느껴 본 적이 별로 없었다. 좋은 차를 타고 유명한 연예인을 꿈꾼 적도 없다. 평생 연극만 하다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벌써 50대가 되었다. 아직도 연기에 대한 부족함을 느낄 때가 있나. -괜히 겸손을 떠는 게 아니라, 이제 뭘 좀 아는 나이가 되니까 ‘진짜’가 보인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대 때엔 주변에서 연기를 잘한다고 하면 우쭐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50대가 되면서 지혜도 생겼고, 적당히 때도 묻었고 무엇인 진짜인지 보인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인간이 살아가는 모양새가 단선적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코미디가 됐든 비극이 됐든 진짜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인생사가 어디 계획대로 되더냐.”면서 너털웃음을 짓는 최민식. 그는 배우로서의 꿈을 묻자 “계속 작품을 하면서 연기로 밥먹고 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어려운 꿈을 밝혔다. 앞으로 그가 펼쳐 보일 ‘진짜’ 연기가 기대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마돈나’ 엄정화 “결혼하고 싶어 하는 일이…”

    ‘마돈나’ 엄정화 “결혼하고 싶어 하는 일이…”

    2008년 영화 ‘해운대’를 찍을 무렵, 제작사 JK필름의 윤제균 감독을 비롯한 프로듀서 몇몇이 여느 때처럼 모여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다. 누군가 “왕년의 춤꾼이 꿈을 접고 평범한 주부가 됐는데, 뒤늦게 가수에 도전하면 재밌지 않겠느냐. 엄정화면 딱 맞을 것 같다.”라는 얘기를 꺼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댄싱퀸’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석훈 감독에게 각본을 맡기면서 뼈대에 살이 붙었다. 얼결에 서울시장에 출마한 인권변호사 남편(황정민)의 이야기가 보태진 것. 시나리오가 완성된 건 지난해 봄. 묘하게도 지난해 하반기 정국이 요동치면서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시행됐다.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최근 여의도 정가의 쇄신 열풍과 맞물린 시의성 있는 웰메이드 코미디가 탄생했다. 제작단계에서는 너무 뻔한 캐스팅이라는 게 대부분의 반응. 그런데 막상 시사회가 끝난 뒤에는 “역시 엄정화, 황정민”이란 탄성이 나왔다. 자칫 가벼운 코미디로 흐를 소지도 있었지만, 둘의 존재감 덕에 예상 가능한 반전임에도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특히 ‘엄정화’ 역은 20년차 가수인 그가 아니면 소화할 사람이 없어 보였다. 연기는 물론, 춤·노래 등 복수전공까지 뽐낸 엄정화(41)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린 시절 충북 제천에서 날리던 미모였다. 그는 “빼어난 외모까지는 아니었다. 시내라고 해봤자 삼청동 정도도 안 되니까 조금만 튀어도 다 안다.”며 웃었다. 다른 연예인처럼 끼가 넘치는 성격도 아니라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말도 없고 내성적인 딱 양갓집 규수였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원주 북원여고를 졸업할 무렵, 진로를 고민했다. 엄정화가 4살 때 아버지가 사고로 숨졌기 때문에 빠듯한 살림이었다. 4남매를 홀로 키워낸 어머니로선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낸 둘째 딸을 대학에 보낼 여력은 없었다. “공부를 진짜 안 했어요. 그런데 예대에 너무 가고 싶더라고요. 지금껏 말을 안 했는데 사실은 혼자서 서울예전(현 서울예대)에 원서를 내고 연기 오디션을 봤어요. 보기 좋게 떨어졌죠 뭐. 어찌나 창피하던지….” 생애 첫 오디션 실패는 ‘약’이 됐다. 1989년 MBC합창단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1993년 유하 감독의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는 운명을 돌려놓았다. 주연은 물론, 삽입곡 ‘눈동자’를 불렀다. 흥행은 고만고만했는데, 노래가 떴다. 이후 3집(‘배반의 장미’), 4집(‘포이즌’ ‘초대’), 5집(‘몰라’ ‘페스티벌’)까지 앨범을 내는 족족 대박이 났다. 덕분에 ‘한국의 마돈나’란 별명을 얻었다. 2001년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주연을 맡으면서 배우 전신(轉身)의 계기가 됐다. ‘가수 출신’이란 꼬리표를 떼기 위해 애를 썼다. 엄정화는 “가수 출신이라는 게 배우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된 건 분명하다. 그런 시선들을 떨쳐버리려고 지난 10년간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비슷한 의미지만 ‘가수 겸 배우’보다는 ‘가수이자 배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어정쩡하게 겸직을 하는 게 아니라 ‘가수 엄정화’와 ‘배우 엄정화’의 두 모습이 공존한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댄싱퀸’은 여러모로 특별한 영화다. ‘가수 출신’을 불식시키려고 올인했던 과거였다면 댄스가수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풍기는 데다 배역 이름조차 ‘엄정화’인 영화가 마뜩잖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싱글즈’(2003) ‘홍반장’(2004) 때라면 고민을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 딱 적절한 시기에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20년차다운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2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비교적 덜 위험하다고 해도, 가수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당시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 K2’ 심사위원으로 나선 엄정화는 심사평을 하면서 유독 많은 눈물을 흘렸다. 개인적으로 시련의 나날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참가자의 절절한 사연들과 간절함이 와 닿았기 때문일 터. “‘댄싱퀸’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을 녹음하려고 갔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수술받은 뒤로 다시는 녹음실에 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가수로는 어렵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도 높은 음을 내는 데 무리가 있다. 목이 금방 피곤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 하지만, 영화에서 ‘성인돌’ 그룹 댄싱퀸즈의 리더로 노래하고 춤추면서 엄정화는 가수로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1993년에 데뷔했으니 내년이면 딱 20주년. 2008년 ‘디스코’ 앨범이 마지막이었던 만큼 팬들의 목마름도 큰 게 사실이다. “올해 안에 앨범을 준비해서 내년에 20주년 콘서트도 할래요. 그런데 전처럼 기획사에서 시키는 대로 할 생각은 없어요. 내가 원하는 프로듀서와 원하는 음악을 해야죠.” “데뷔한 뒤로 나에게는 한꺼번에 인기나 성공이 주어지지 않았어요. 가수로 잘 나갈 때도 HOT나 GOD, 핑클에 밀려 대상은 한 번도 못 탔죠. 배우로서도 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죠. 그런데 감사한 일이에요. 어차피 내가 그리는 큰 그림이 있어요. 조급할 건 없어요. 당장 무언가를 못 이룬다고 해도 나쁜 생각은 절대 안 해요.” ‘큰 그림’이 궁금했다. 엄정화는 “정말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캐릭터와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맞아떨어져 관객이 실제 상황처럼 받아들이는 단계에 가야 아쉬움이 안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의 눈에 ‘댄싱퀸’의 엄정화는 이미 ‘좋은 배우’다. 다만, 끊임없이 실수를 복기하는 성격 탓에 스스로에게 엄격한 듯했다. 결혼관도 바뀌었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결혼과 일을 병행할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주변에서 유독 불행한 결혼을 자주 본 영향도 있었다. 그는 “결혼을 꿈꾸기 시작했다.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한데 하나님이 짝을 주실 거라 믿는다. 솔직히 요즘에는 기도도 하고 있다. 눈에 콩깍지를 씌워줄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조승우 “흥행 3할타자, 홈런 칠 차례죠”

    조승우 “흥행 3할타자, 홈런 칠 차례죠”

    금테 안경 뒤로 비치는 매서운 눈빛과 무표정, 마운드 위에서의 분주한 동작까지. 영화 ‘퍼펙트 게임’ 속 조승우(30)는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투수였던 고(故) 최동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작은 사진)하고 있었다. ‘퍼펙트 게임’은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최동원과 선동열(현 기아 타이거즈 감독) 선수의 세기의 맞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마이웨이’와 함께 올 연말 충무로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한국 영화다.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조승우는 중학교 때까지 실제로 투수가 꿈이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학창 시절 공부는 하기 싫었고, 운동 신경이 좋아 공을 멀리 던지는 것은 자신 있었어요. 테니스공으로 친구들과 캐치볼도 많이 하면서 중학교 때까지 투수의 꿈을 키웠죠. 물론 그 이후 뮤지컬을 한 편 보고 제 삶이 바뀌기는 했지만….” 출연 중인 뮤지컬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전에는 다른 작품 대본은 일절 보지 않는다는 그는 공연 초반에 소속사 대표의 전화를 받고 우연히 영화 요약본을 본 뒤 마음이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야구 영화를 꼭 한 번 하고 싶었는데 제 꿈이었던 투수 역할이고, 거기다가 최동원 선수 역할이라니 더욱 마음이 흔들렸죠.” 부산 사투리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영화 ‘타짜’(2006)에 함께 출연했던 “(김)윤석이 형에게 배우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밝게 웃는 조승우. 그는 끈질긴 집념의 최동원을 연기하기 위해 600쪽가량의 자료를 파고들었다. “(최동원 선수가) 영화에서는 철저한 승부사로 나오지만, 유니폼을 벗으면 명랑하고 쾌활하고 장난도 잘 치는 분이셨습니다. 후배들에 대한 리더십이나 책임감도 컸고요. 은퇴식도 없이 스스로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고 열정이 컸기 때문에 그 외로움과 고통을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동원이 공을 던질 때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배짱과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는 ‘포커페이스’를 스크린에 그대로 담고 싶었다는 조승우는 “최동원 선수의 인간적인 면모보다 냉철하고 고집스러운 모습이 더 부각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최동원과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선동열 역에 양동근을 강력 추천한 이는 바로 조승우였다.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양)동근이가 제격이라고 생각해 감독님께 얘기했습니다. 내가 관객이어도 조승우와 양동근 조합이라면 흥미롭게 볼 것 같다고 큰소리 치면서요.” 조승우는 다른 영화를 계약하기 직전이던 양동근을 설득해 한배를 탔다. 연기 경쟁이 만만치 않았겠다고 하니 “함께 연기하면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반성도 많이 했다.”면서 “양동근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일품”이라고 답했다. “동근이는 모자를 만지고, 물을 마시고, 수건으로 땀을 닦는 동작도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합니다. 마치 몰래카메라로 누군가의 일상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동근이의 연기 호흡을 보면서 25년 연기 경력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제 연기가 긴장감을 준다면, 동근이는 이완해 주는 역할을 했어요.” 영화의 대부분은 1987년 5월 16일 최동원과 선동열의 마지막 승부를 그리고 있다. 당시 승부는 15회까지 가는 혈전 끝에 무승부로 끝났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다. “저는 그때 나이는 어렸지만, 당시 언론에서 그렇게 화려하게 다루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재조명하고 영화화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당시는 야구를 통해 지역 감정을 조장하기도 했던 때지만, 그런 시대에 한 방 먹여주는 통쾌함도 있고…. 사전적인 의미는 다르지만 진정한 ‘퍼펙트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승우는 지난 9월 세상을 떠난 최동원을 한번도 만나 보지 못했다. 생전에 그는 박희곤 감독에게 “영화를 만들 거면 허구를 넣어도 좋으니 허투루 하지 말고 진정한 야구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최동원 선수를) 시사회에 꼭 초대해 칭찬받고 싶었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애교도 부리고, 공 잡는 방법도 배우고 싶었는데….” 조승우는 고인과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에 “최동원 선수가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벗었을 때가 다른 것처럼 나 역시 무대에 섰을 때와 무대 밖에 있을 때가 다르다.”면서 “나 자신이 해이해질 때마다 채찍질을 하고, 겉멋에 치중하거나 취해 있거나 연습에 제대로 임하지 않는 후배들에게는 쓴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영화보다 뮤지컬 무대가 좋다고 잘라 말했다. “무대는 두 시간 동안 음악과 몸짓으로 캐릭터를 극대화시켜 명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영화는 찍는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가끔 시커먼 카메라가 집중을 깨기도 합니다.” 까칠했던 성격이 군대를 다녀온 뒤 유연해진 것 같다고 하니 “너무 착한 이미지 때문에 영화 ‘하류 인생’에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일부러 그런 척을 했던 것”이라고 여유롭게 받아친다. 뮤지컬에 비해 영화는 흥행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고 하자 “10편의 영화에 출연해 3편 정도 성공시켰으니 3할 타자는 된다.”면서 “이번에 스포츠 영화의 (흥행)기록을 깼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받아넘겼다. 자신의 인생을 야구에 비유한 마지막 답변이 인상적이다. “중학교 때 뮤지컬을 본 게 1루를 밟은 것이라면, 2루는 예고에서 은사인 남경읍 선생님을 만난 겁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전’에 출연하면서 3루를 돌았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출연으로 마침내 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인격적으로 타락한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인생은 어떤 공이라도 쳐내야 하는 타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장벽과 쟁애물을 허무는 과정이 아닐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中 도시인구 농촌 첫 추월

    중국의 도시인구가 처음으로 농촌인구를 추월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사회청서: 2012년 중국 사회형세 분석과 예측’에서 이같이 분석했다고 20일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청서는 올해 중국의 도시인구가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섰으며 이는 중국의 도시화율이 50%를 돌파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실시된 인구센서스 결과, 도시인구의 비중이 49.68%였으며 농촌 주민의 도시 이주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처음으로 도시인구가 50%를 넘어섰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인구센서스에서 중국 전체 인구는 13억 7053만 6875명으로 조사됐으며, 이 가운데 도시인구는 6억 6557만 5306명, 농촌인구는 6억 7415만 9546명이었다. 청서는 중국이 수천년의 농업문명 역사를 가진 농민대국에서 도시사회 위주의 새로운 성장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청서는 “이는 단순히 도시인구 비율의 변화가 아니라 생산방식, 직업구성, 소비행위, 생활방식, 가치관 등 모든 분야에서 본질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는 의미를 갖는다.”면서 “공업화, 시장화와 함께 도시화가 삼두마차처럼 중국의 거대한 사회변천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서는 그러나 이 같은 도시화 과정에서 농촌 호구(戶口·호적)를 가진 많은 농촌 주민들이 도시에서 ‘반(半)도시화’ 상태로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은 도시 호구를 가진 주민들에 비해 사회보장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받아 불만이 쌓이는 등 새로운 사회문제가 야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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