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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tro] 수원 도심·문화재 3D로 한눈에

    수원시의 도로와 건축물, 문화재 등을 인터넷 등을 통해 3차원 입체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수원시는 8일 국비와 시비 등 2억 8000만원을 들여 지형과 시설물에 대한 입체정보를 구축하는 ‘3차원 국토공간정보 DB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 사업은 그동안 2차원 형태로 운영되던 지리정보체계(GIS)를 높이, 색상, 질감 등을 살린 3차원으로 구축하는 것으로 수원 도심지역의 도로, 건축물, 문화재 등 37개 항목이 대상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트럼펫 대가의 음악·마약·사랑

    트럼펫 대가의 음악·마약·사랑

    계절의 끝자락, 감정의 속살을 헤집어줄 글이 어떻게 시며 연애소설뿐이랴. 세상을 뜬 뒤, 시간의 켜가 쌓여갈수록 처연해져서 팬들을 여전히 아프게 열광시키는 이름 쳇 베이커(1929∼1988). 쿨 재즈를 대변하는 미국 출신 트럼페터이자 보컬리스트였던 그의 이야기가 ‘쳇 베이커-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제임스 개빈 지음, 김현준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로 묶여 나왔다. ●저자, 5년간 주인공 행적 추적 에필로그까지 장장 856쪽에 이르는 책은, 대단히 중독성 강한 전기(傳記)라는 사실부터 귀띔해야겠다.“LA 외곽의 흑인촌에 위치한 잉글우드 파크 묘지. 언덕 주변에는 곳곳에서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방금 제초를 끝낸 푸른 잔디의 상큼함도 묘지를 가로지르는 비행기의 탁한 매연에 가려 별다른 느낌을 전해주지 못했다.” 1988년 5월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의문사한 ‘마약쟁이’ 트럼페터의 장례식 광경으로 운을 떼는 책은 그대로 한 권의 소설 같다. 온갖 악명에서부터 때로는 ‘20세기가 낳은 가장 아름다운 흐느낌’으로 보들레르, 릴케에 비유되는 호사를 누리기도 한 논쟁적 인물. 그 복잡다단한 이야기가 모자람도 넘침도 없는 소설풍의 흥미진진함으로 속력을 붙여갈 수 있는 건 지은이와 옮긴이의 기막힌 호흡 덕분이다. 저자 제임스 개빈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1996년부터 5년 동안이나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베이커의 행적을 좇았다. 이전에 발간된 것들과는 달리 베이커의 인물상에 정확히 초점이 맞춰질 수 있었던 것은 그 결과이다. 번역을 맡은 재즈비평가 김현준의 주무르는 듯한 글맛도 책읽기의 즐거움을 훌쩍 끌어올린다. 음악, 마약, 그리고 사랑. 끊임없이 음악성 시비에 휘말려야 했던 베이커의 삶을 관통한 세 가지 코드에 주목한 책은 시간의 흐름에 주인공의 행적을 실었다. 미국 오클라호마의 작은 집에서 태어나 찰리 파커의 오디션에 발탁돼 음악인으로 입문한 뒤 1950년대 바람이 일기 시작한 쿨재즈의 대표적 아티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 마약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방황했던 이후의 삶이 주변인물들과의 밀착인터뷰를 통해 실감나게 재구성됐다. 유럽 투어 도중 이탈리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1년여 옥살이를 했던 과정,1968년 갱단에 집단구타를 당해 트럼펫 연주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 사연, 천신만고 끝에 1974년 재기하는 순간 등도 마치 일대기 영화를 펼쳐보이듯 사실적으로 인화해냈다. ●미스터리로 남을 뻔했던 사건들 영원히 미스터리로 묻힐 뻔했던 몇몇 사건들을 진실에 가까운 결론으로 이끌어낸 대목들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탈리아 법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최후를 맞는 정황 묘사 등은 오래도록 베이커에 천착한 지은이의 노고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들이다. 그의 첫눈에 들어 오랜 연인으로 머물렀던 프랑스 여인 릴리앙 퀴키에와의 연애담에서는 책장이 정신없이 넘어간다. 베이커의 무대 위 연주 장면, 지인들과 함께한 사진 60여장이 함께 실렸다. 책에 달린 ‘덤’이 쏠쏠하다. 베이커 전성기 때의 음악 가운데 우리 독자들의 감성에 잘 맞을 35곡을 해설이 덧붙은 베스트 음반(EMI)으로 함께 내놨다.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남 클래식 음반점 풍월당에서는 베이커의 삶과 음악세계를 주제로 한 음악감상회도 열린다.3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Let’s Go] 전북 고창 돋음볕 마을

    [Let’s Go] 전북 고창 돋음볕 마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누구나가 다 아는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시구절. 전라북도 고창군 안현리 ‘돋음볕(처음으로 솟아오르는 햇볕) 마을´은 미당의 시 ‘국화 옆에서´를 소재로 동네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곳이다. 콘크리트 벽돌담과 슬레이트 지붕 등에 샛노랗고 하얀 국화가 사계절 환하게 피어 있다. 한겨울에도 벌과 나비가 날아 다닌다. 동네 주민을 모델로 ‘누님´을 그리고, 손거울도 크게 넣어 시 ‘국화 옆에서´를 절로 연상케 만들었다. 국화와 누이가 있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마을. 친일행각과 군정에 대한 노골적인 칭송 등으로 눈총받는 미당의 생애와는 별개로 그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미당의 스산한 과거의 기억을 지운다면 시와 국화향을 좇아 나들이 하기에 좋은 곳이다. # 담장에도 지붕에도 국화가 피었네 까치는 어딜 가고 물까치들만 떼를 지어 이방인을 반겼다. 마을 입구부터 담장을 따라 조성된 벽화에 노랗고 하얀 국화들이 만발해 있다. 담장을 타고 가던 벽화가 지붕으로까지 이어지는 집도 있다. 지붕을 덮은 지름 5m의 커다란 들국화에서 엄지손가락만한 황국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국화 옆에서’에 나오는 ‘누님’의 얼굴도 등장한다. 이 마을에 살면서 동네 애경사를 앞장서 챙겨온 김연순(69), 양옥순(64)씨가 모델이다. 처음엔 두 ‘누이’의 얼굴밖에 없었지만, 금년 여름 서울의 한 대학생들이 내려와 오균열씨 부부와 박향순 부녀회장, 한봉자 할머니 등의 얼굴도 그려 놓았다. 벽화에 그려진 마을 사람들이 모두 6명으로 늘면서 동네 분위기도 덩달아 한결 밝아졌다. 국화 벽화는 농림부가 지원하는 우리동네 문화공간 만들기(문화 해비탯) 사업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미당의 생애와 시를 기리기 위해 마을사람들은 3년전부터 동네 뒷산에서 ‘100억송이 국화축제’를 열었고, 관광객들이 연간 10만명 정도 다녀가는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그 결과 작년 12월 농림부로부터 녹색체험마을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마을 개량사업을 벌이게 된 것. 녹색체험마을 컨설팅을 맡은 송주철 공공디자인연구소와 마을 주민들은 미당의 시 ‘국화옆에서’를 소재로 마을 전체를 국화와 시,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얼굴을 그린 벽화로 단장하기로 결정했다. 담장 보수에서 디자인, 그림까지 꼬박 7개월 걸려 금년 3월 완성했다.‘돋음볕’이라는 예쁜 마을 이름까지 새로 붙였다. # 마을 뒤편엔 100억송이 국화밭 벽화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여느 시골마을 사람들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큰누이’ 김연순씨는 남편이 중한 병에 걸려 서울의 대학병원을 오가야 하는 처지고,‘작은 누이’ 양옥순씨도 막내 아들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식혜를 만든다며 엿기름을 손질하던 양씨는 “호의호식은 아녀도 밥 빌어먹지 않을 만큼은 사는디, 막내가 장가를 안가서 걱정이랑께. 벌써 40이 다 되었는데 말여. 기자 양반, 참한 아가씨 좀 없으까잉?”이라며 장탄식이다. 누런 가을옷으로 갈아입은 팽나무 당산목을 지나 마을 뒤편으로 올라가면 미당의 묘소가 있는 야트막한 야산이 나온다. 해마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곳. 사람들이 많이 찾는 터라 길도 내고, 주차장도 만들어 두었다. 예년보다 적은 양이긴 하지만, 고샅마다 심어 놓은 국화는 늦가을 정취에 젖게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돋음볕 마을과 길 건너 미당 시문학관이 자리한 선운리, 그리고 질마재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는 심원, 하전 등의 갯벌. 미당을 키운 ‘8할의 바람’의 근원이 되었던 서해바다다. 물막이 공사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선운리와 안현리 코앞까지 바닷물이 들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돋음볕 마을에서 150m 떨어진 질마재 마을에는 미당의 생가와 시 문학관이 마련돼 있다. 국지호 이장 019-319-1417, 부안면사무소 (063)560-2614. # 손님 반기는 고창국화축제 고창읍 석정온천지구에서는 제17회 국무총리배 전국국화경진대회를 겸한 고창국화축제(gcfestival.com)가 열리고 있다.100만㎡에 심어진 300억 송이 국화로 눈이 부시다. 예년과 달리 불순한 날씨 때문에 현재 30% 정도 개화한 상태. 이번 주말쯤이면 만개할 듯하다. 국화꽃밭 한가운데에는 미당의 시 ‘국화 옆에서’가 새겨진 시비(詩碑)도 세워졌다. 동춘서커스 등 공연도 마련됐다.(063)564-9779.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선운산나들목→선운사 방면 좌회전→22번 국도→삼인교차로→용선삼거리→상포방면 우회전→734번 지방도→선운리 미당시문학관 # 주변 명소 선운사와 고창읍성, 학원농장, 무장읍성 등은 필수 코스. 시간이 허락한다면 30여분 떨어진 ‘굴비´의 고장 영광의 백수해안도로도 둘러볼 만하다. # 맛집 복분자술 한 잔에 장어 한 점, 최강의 맛궁합이다. 고창은 장어의 명산지. 여행고수들이 즐겨 찾는 곳은 ‘등나무 집´으로 불렸던 연기식당(www.yeonki.co.kr)이다. 올해로 아산면 삼인리 한자리에서만 40년 넘게 장어굽는 냄새를 피우고 있는 집.1인분 한 접시(375g)에 1만 5000원. 함께 나오는 부추겉절이가 별미. 오전9시∼오후10시. 연중무휴.562-1537. 글·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경산 “삼성현공원 더 이상 표류는 없다”

    경북 경산시의 현안이면서도 11년 동안 표류해온 ‘삼성현(三聖賢·원효·설총·일연) 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6일 경산시에 따르면 1996년 기본계획을 세운 이후 단체장의 추진 의지 부족 등으로 장기 표류 중인 삼성현 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이는 지난해 취임한 최병국 시장이 이 사업을 통해 삼성현의 고장인 경산을 우리 민족 정신문화의 산교육장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바탕이 됐다. 시는 최근 이 사업을 위한 부지 매입비 50억원을 자체 확보한 데 이어 최 시장이 그동안 “경산에 삼성현 관련 유적지가 없다.”는 이유로 국비 지원을 꺼리던 정부 부처를 직접 방문, 설득한 결과 1차로 7억 6000만원을 따냈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 말까지 경북도로부터 삼성현 공원 조성 예정지인 남산면 인흥리 일원(26만 4000㎡)에 대한 도시계획 시설 결정 승인을 받아 내년 상반기까지 토지 보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시는 내년 하반기 중에 착공,2010년까지 총 190억원(국비 45억원, 지방비 145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삼성현 공원에는 경산에서 출생하거나 자란 삼성현의 생애와 학문, 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한 역사문화관을 비롯해 ▲유물전시관 ▲원효·설총·일연각 ▲삼성현 정원 ▲국궁장 ▲산책로 ▲분수광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최병국 시장은 “내년에 부지 매입분 50억원(시비)을 추가 확보해 매입을 끝내면 공원 조성 사업비 국비지원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며 “사업을 기한 내에 반드시 완료해 삼성현의 숭고한 정신과 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관광자원화 하겠다.”고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다.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택시기사 폭행 미군2명 입건

    서울 송파경찰서는 6일 택시비를 내지 않고 달아나다 뒤따라온 운전기사를 때린 주한미군 모 캠프 소속 M(22) 병장과 B(27) 일병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다른 미군 1명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M 병장 등은 지난 3일 오전 3시쯤 경기 의정부에서 이모(35)씨가 몰던 택시에 탄 뒤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먹자골목 앞에 내려 택시비 7만 8000원을 내지 않고 도망가다 이씨가 뒤따라와 붙잡자 이씨의 목 등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살(煞),혹은 신의 저주

    [한승원 토굴살이] 살(煞),혹은 신의 저주

    전쟁터에 내보내 잃었거나, 역병, 자동차 사고, 물놀이 사고로 잃었거나, 자식 두셋을 거듭 잃은 부모는 남의 자식을 향해 귀여우니, 어쩌니 하고 말하지 않는 법이다. 남의 자식의 버르장머리나 심성에 대한 말은 더더욱 하지 않아야 한다. 자기 말에 살(煞)이 끼어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살이란 사람이나 물건 등을 해치는 독살스럽고 모진 기운, 악귀의 저주이다. 그런 부모는, 누군가가 원할지라도, 혼례식 주례를 해서는 안 되고, 중매를 서서도 안 된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아무런 표정 없이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한다. 혼례식을 앞둔 부모나 혼례 당사자들은 팔자좋은 어른을 주례로 삼는다. 이혼한 경력이 없어야 하고, 자식 잃은 슬픔을 맛보지 않았어야 하고, 무병해야 하고, 심성이 고와야 하고, 부정한 일에 연루되지 않았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고 너그럽고 자비로워야 하고, 떳떳한 자식들을 슬하에 둔 사람이어야 하고…. 팔자 좋지 않은 어른, 부정한 일을 저지른 어른을 주례로 선택할 경우, 그가 뱉은 축복의 말에 신의 저주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고 사람들은 우려한다. 우리는 미다스왕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자기가 만지는 것마다 모두 황금이 되었으면 하는 탐욕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어느 날 아침 손으로 만지는 것마다 황금이 되어버리는 환희를 맛보았다. 그러나 포크도 빵도 물도 황금이 되어버리자 그는 배가 고플 수밖에 없었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슬퍼하는 아버지를 위로하는, 사랑하는 공주를 만지자 공주마저도 황금으로 변해버렸다. 그는 탐욕 가득 찬 스스로를 참회하고 나서 신으로부터, 손으로 만지면 무엇이든지 황금이 되는 저주, 살을 용서받을 수 있었다. 미운 며느리의 발뒤꿈치가 빨래를 밟느라고 희어져 있으면 시어머니가 왜 그것이 달걀같이 생겼느냐고 시비하며 미워한다는 속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추종세력은 자기들이 내세우려 한 대선 예비후보 세 사람이 낙마하는 절망을 맛본 바 있다. 더구나 애초에, 그 세 사람이 눈에 뻔히 보이는 시나리오에 의하여 단일화시킨 한 예비후보마저 노 대통령이 저주한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맨 꼴찌로 패배하고 말았다. 노 대통령이 낙마시키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저주의 말을 퍼부은 바 있는 한 야당 후보의 지지율은 50%대에 이를 정도이고, 그것은 사상 유래 없는 지지율이라고 여러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어댄 바 있다. 그 후보는 대통령이 다 된 듯 으스대며 유세를 거듭하고 다니다가 야릇한 변수를 만나 시방 당혹해 하고 있다. 노 대통령과 그의 추종세력은 자기들이 낙마하기를 바란 사람이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로 선출되자, 어찌할 수 없이 지지의사를 밝혔는데, 그 후보는 지지율이 간신히 20% 대를 턱걸이했다가, 그 야릇한 변수가 생긴 직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위로 떨어지고 있다. 자기가 밀었던 사람들이 모두 낙마하고, 낙마하기를 바랐던 사람들이 오히려 득세하는 현실 앞에서 노 대통령과 그의 추종 세력은 자기들의 말에 살이 끼어 있음을 얼른 알아채야 한다. 이젠 누구를 지지한다느니, 누구는 반드시 낙마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가 누군가를 비난하면 할수록 그 비난받은 자의 지지율은 높아지고 누구를 지지한다고 말하면 그 지지받은 자의 지지율은 더욱 추락하게 되므로. 자기를 개혁진보 세력이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에게 위기가 닥쳐 있다. 개혁진보는 분명히 좋은 것이지만, 무슨 까닭으로인지 이제 그것의 약발은 떨어져 버렸다. 대선을 앞둔 지금, 누구의 어떤 잘못으로인가, 진보개혁의 기치를 내세우는 사람, 머리에 붉은 띠 두른 채 주먹 하늘로 치켜들며 외치는 사람들을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만연(蔓延)되어 있다. 한승원 소설가
  • 칠곡에 낙동강 전쟁사 공원

    경북 칠곡에 낙동강 전쟁사 기념공원이 조성된다.5일 경북도에 따르면 1000억원을 들여 낙동강 왜관철교 일대 33만 여㎡에 전쟁사 기념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내년에 착공해 6·25 60주년인 2010년에 완공한다. 이 곳에는 전승비를 비롯해 무기역사 박물관, 세계전쟁 역사관 등이 건립된다.6ㆍ25 참전 국가들을 기념하기 위해 ‘혈맹의 거리’가 조성된다. 서바이벌 게임장, 전쟁무기 시뮬레이션 등 전자게임장과 전쟁조형물을 테마로 한 놀이동산도 들어선다. 이와 함께 작오산 전투 현장을 복원하고 숲길 산책코스를 조성하며 구상 시인의 낙동강 연작시비를 건립한다.이밖에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국군과 유엔군이 폭파해 상당수의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왜관철교를 복원한다. 왜관철교 일대는 6·25 당시 낙동강 방어선이 구축된 곳이다. 전쟁 발발 35일 만에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까지 후퇴했으며 이 곳에서 55일 간 전투를 벌이면서 승리로 이끌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전쟁사 기념관이 조성되면 칠곡은 호국체험관광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홍순영칼럼] 북핵문제와 통일한국

    [홍순영칼럼] 북핵문제와 통일한국

    북한의 핵문제는 이미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1992년 말에 남북정부 간에 합의된 바 있었다.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 전면적인 철수 선언과 맞물려 체결된 이 비핵화공동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최초의 중대한 약속이었다. 그후 1994년에 북한은 미국과 함께 제네바 기본합의서에 합의한 바 이는 북한의 영변 핵원자로, 핵재처리 공장을 동결하고 궁극적 해체를 약속하는 것이었다. 이때에 핵시설에 대한 제한폭격론, 선제공격론 등의 가상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등 심각한 긴장감이 있었다. 이 제네바 합의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개발에 관한 시비의 와중에서 2002년에 파기됐다. 북한은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다시 선언하였다.2005년 2월에 북한은 핵무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공식 선언하였고 그 후 2006년 10월에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이로써 북한은 핵무기 제조 능력을 세상에 과시하였다. 북한이 소유한 핵무기의 유형과 숫자 그리고 핵무기 재료의 종류와 수량에 관하여는 확실한 판단이 아직 불가능하다. 6자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의 동결과 해체의 과정,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 북·미관계의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의 제도화 등을 주요과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제반항목은 상호 연계되어 있고 검증 확인 절차가 있기 때문에 해결의 시한을 전망하기 어렵다. 이것을 두고 핵위기 장기화를 우려하는 견해가 아직 강하다. 북한의 핵개발 의지는 언제부터인가. 북한은 이 핵개발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북한의 핵개발 의지가 언제부터인가를 짐작하기는 어려우나 그 의지가 확고히 된 것은 1980년대 탈냉전의 시대, 미·소공존의 시대, 그리고 공산주의 퇴조의 시대였다고 추측이 되고 있다. 소련의 분열, 동구권 국가들의 민주화, 중국의 시장경제 노선, 독일통일 등의 큰 역사적 변혁에 대응하여 북한정권은 주체사상과 군사제일주의를 더욱 강화하여 공산주의 독재체제를 수호한다는 큰 정치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힘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철학에 따라 경제개발보다는 군사력 강화(선군정치)에서 나라의 안전과 정통성을 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한 군사제일주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의 가상적 공격에 대한 억지력이요, 북한 주민을 단합시키고 충성하게 하는 권위의 상징이요, 남한과 미국, 그리고 인접국가들에 대한 협박과 흥정의 수단이 되어 있다. 평양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핵무기 개발은 성공한 도박일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북한은 남한을 엄숙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로 존중하지 아니하고 미국을 외교와 군사의 상대국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언제까지 이 역사의 흐름, 다시 말하면 자유화, 시장경제, 세계화의 큰 흐름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북한정권이 이웃나라와 관계를 끊고 고립하여 홀로 생존할 수 있는가. 그럴 경우 북한 내부에서 오는 항거와 저항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한 내부의 항거와 저항은 어떤 형태로 올 것인가. 북한 정권은 얼마나 오래 이 비핵화·자유화로의 결단을 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우리가 대비하여야 할 비상사태이다. 우리는 그동안에 더욱 모범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 시장경제의 나라로 성장하여야 한다. 대북관계에서는 자유의 가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전파한다는 큰 원칙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대북지원은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통일한국의 기초를 닦는 일이다. 통일한국에의 길은 서울에서 시작한다. 이 원칙과 전략을 세계공동체에 널리 선포하여 지지·지원을 구하여야 한다. 통일한국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있어서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전 외교부·통일부 장관
  • 강남구, 입양가정에 양육비지원

    강남구는 4일 입양가정에 양육수당과 양육비를 현실화해 지원하는 국내 입양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 내년 1월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정책에 따르면 지역내 입양가정에 양육수당으로 0∼12세 1인당 월 20만원, 만 13∼17세 월 30만원을 지원한다. 장애아동의 양육비는 만 17세까지 1인당 월 45만원, 의료비는 연 48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에 지원하는 국·시비를 합치면 양육수당은 17세까지 1인당 30만원, 장애아동 양육비는 17세까지 총 100만 1000원, 의료비는 3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대대로 혈연을 중시해 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입양활성화 정책으로 입양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바람직한 입양문화를 만들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강남구, 입양가정에 양육비지원

    강남구는 4일 입양가정에 양육수당과 양육비를 현실화해 지원하는 국내 입양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 내년 1월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정책에 따르면 지역내 입양가정에 양육수당으로 0∼12세 1인당 월 20만원, 만 13∼17세 월 30만원을 지원한다. 장애아동의 양육비는 만 17세까지 1인당 월 45만원, 의료비는 연 48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에 지원하는 국·시비를 합치면 양육수당은 17세까지 1인당 30만원, 장애아동 양육비는 17세까지 총 100만 1000원, 의료비는 3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대대로 혈연을 중시해 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입양활성화 정책으로 입양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바람직한 입양문화를 만들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은밀한 전형’ 비리의 온상

    ‘은밀한 전형’ 비리의 온상

    청와대가 연세대 편입학 청탁 의혹을 계기로 서울 주요 사립대에 대한 편입학 실태를 특별 조사하기로 한 가운데 편입학 준비생과 일선 편입학 학원들은 1일 “이번 기회에 고질적인 병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일부 사립대의 모집 전형이 추상적이고 모호해 편입학 비리를 불렀다.”면서 “이는 교육부가 대입 수능정책에 올인하는 동안 편입학 비리와 관련한 사전예방과 감사 등 사후대책을 소홀히 해왔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년간 편입학 비리 지속 편입학 비리는 그동안 고질적 입시 비리로 사회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문제가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편입학 준비생과 학원 사이에는 시험성적 조작, 논술 및 면접시험 점수 조작은 물론 기부금 편입학, 교직원 및 법인 자녀 특혜 입학 등 많은 곳에서 비리가 은밀하게 저질러 지고 있다는 풍문이 이어졌다. 1980년대 중반부터 편입학 비리 적발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1987년에는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 자녀 21명의 편입학 비리가 적발됐다. 이어 1993년 경찰청은 경원대와 경원전문대 등의 비리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20개 대학의 대규모 입시 비리를 적발, 해당 학생과 학부모 명단을 공개했다. 당시 드러난 입시비리 사례는 1986∼1993년 신입생이 900명, 편입학생이 118명에 달했고, 연루된 학부모 중에는 기업인과 전 문교부장관, 언론사 사주, 국회의원, 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비리는 사라지지 않았고,1998년에는 한국외대 재단 측이 편입학 시험에서 금품을 받고 답안지를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9명을 부정 편입시켜 충격을 주기도 했다.2004년에는 무전기를 이용해 수험생들에게 답을 알려주는 수법으로 서울 소재 11개 대학에서 83명에게 247차례에 걸쳐 부정 시험을 치르게 한 브로커 4명이 구속됐다. 또 충남 중부대 교수가 금품을 받고 한약 도매상인들로부터 9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이들을 부정 편입시킨 사건도 있었다. ●연대, 면접 비중 타대학보다 높아 편입학 전형은 주로 편입하기 이전 대학의 성적과 영어능력시험 성적, 논술, 면접 등 전형요소가 있지만 계량화할 수 없는 요소가 당락에 크게 작용하는 데다 점수 반영 방식 등이 공개되지 않는 예가 적지 않다. 연세대의 경우 1단계 서류평가, 공인영어성적, 필기시험, 그리고 2단계 면접 구술시험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편입학 준비생들은 이 같은 전형이 매우 추상적이고 모호해 교수의 개입 여지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서류평가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이 ‘전적 대학 성적’으로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연세대는 ‘전적 대학 성적과 기타자료 등이 평가 대상’이라고 뭉뚱그려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필기시험은 다른 대학과는 달리 논술형으로 돼 있다. 면접 비중도 25∼50%로 다른 대학들의 일반적인 수준인 5∼30%보다 훨씬 높다. 편입 준비생 현모(23)씨는 “연세대는 영어 시험도 없고 전공시험이 서술식이라 교수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편입학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은 ‘배경’이 없으면 들어가기 힘들다는 소문이 나돈다.”고 털어놨다. 편입 준비생 김모(23)씨도 “애매한 서류평가, 논술형 시험 등 교수 재량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전형이라 일부 대학의 편입은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고 털어놨다. ●교육부 “편입학 전형 대학 자율” 교육부는 편입학 비리에 대해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청와대가 나서 특별조사 방침을 밝혔지만, 이는 비리가 나온 뒤 되풀이되는 ‘특별점검’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대학이 편입학으로 학생을 선발한 뒤 사후검토를 할 뿐, 편입학전형은 모두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러한 편입학 사후검토는 매년 2월말 대학이 신입생을 포함한 입학전형을 끝내고 난 뒤 함께 이뤄지는 것이라,‘편입학 전형’은 ‘신입생 전형’에 비해 감시가 소홀할 수밖에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대학의 편입학 비리를 염두에 두고 추진 중인 정책은 없다.”면서 “편입학 관련 점검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발보다는 지도 차원에서 할 뿐이라 비리 사건이 터지면 특별점검을 나가기는 하지만 예방대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국감 중계] “LKe뱅크 증권업 허가에 문제있다”

    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1일 재정경제부 국감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관련이 있는 LKe뱅크가 증권업 허가를 취득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주목됐다. 한나라당은 “그게 김대중 정부 때 인가해 준 것 아니냐.”며 범여권에 화살을 돌렸다. 박영선 의원은 질의에서 “이명박 후보가 BBK,LKe뱅크를 한 과정을 보면 이 후보가 증권업 면허를 따기 위해 자금을 집어넣었다가 세탁하고 돈을 빼냈다.”면서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증권사가 허가신청서를 내면 30일 이내에 허가여부를 통지해 주도록 돼 있는데 LKe뱅크는 무려 4개월이나 걸렸다. 특혜시비, 문제점이 있는 증권거래법 위반사항이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설립허가 과정을 보면 출자자·주주관계 확인서 등을 제출하게 돼 있는데 당시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의 비고란에는 ‘특수관계인 관련없음’이라고 돼 있고, 크리스토퍼 김과 김경준은 동일인물인데도 서로 다른 인물, 대주주로 표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서류도 제대로 하지 않고, 결국 이 후보가 BBK 증권회사의 면허를 따기 위해 자금을 세탁한, 가장 거래일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박 의원이 말한 BBK든,LKe뱅크든 그게 다 2000년대초 인가가 나지 않았느냐.”며 따졌다. 또 “그때는 YS(김영삼) 정권이 아닌 DJ(김대중) 정권으로,DJ 정권 때의 금감원이 증권업을 인가해 주면서 기초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막 해준 것이냐.”고 반박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산에 저가 민항기 취항

    충남 서산에 이르면 2010년 저가 민항기가 취항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충남도와 서산시에 따르면 내년도 건교부 제4차 공항건설 중장기종합계획 수립시 서산 민항기 취항 계획을 포함시켜 이르면 2년 내에 취항한다. 이를 위해 한서대 안면도 태안비행장을 거점으로 하는 민항회사 한서항공과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비행장은 서산시 해미면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서산비행장 활주로를 이용한다. 이곳 활주로는 길이 2743m, 폭 45m 규모로 2개가 깔려 있다. 도는 도비 95억원, 서산시비 40억원, 민자 13억원 등 270억원을 들여 이곳에 계류장과 여객터미널,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도는 2012년 연간 40만명이 서산비행장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쯤이면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가 홍성·예산에 조성되고, 태안기업도시의 레저시설이 일부 들어선다. 비행장에서 도청신도시는 15㎞, 태안기업도시는 13㎞쯤 떨어졌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는 2㎞밖에 안돼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안면도는 25㎞,KTX 천안아산역이 있는 아산신도시와 55㎞가 떨어져 있고 주변에 대산공단, 당진군 부곡공단과 현대제철 등이 있어 항공시장이 꽤 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와 서산시는 김해, 제주, 강원도 양양 등 서산과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지역을 취항노선으로 구상 중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2020년까지 130억원을 추가 투입, 각종 편의시설을 증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시장(市長)님만 곯려주는 전문(專門)귀신 따로있나?

    시장(市長)님만 곯려주는 전문(專門)귀신 따로있나?

    『경주시장 관사가 흉가라네』- 경주시내에선 이 근거를 알 수 없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시장들이 흉사를 당하거나 구설수를 입어 자주 자리를 물러나서 시장교체가 심했다는, 이 재수없는 저택의 「믿거나 말거나」전말-. 3년반에 주인 6번 갈려 경주시 사정동125, 2백50여평의 널따란 대지위에 고래등같이 들어선 건평 61평의 목조기와집. 신라천년 고도의 성주가 기거할 저택으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그집은 원래 터가 좋지 않아요. 들어가는 사람마다 망해서 나가는 걸요』 시장관사가 되기전 이 집에 살았다는 이모노인(72)이 말하듯이 이 집이 흉가라고 소문난데는 그럴싸한 이유가 있다. 지난 76년 7월. 시비1백45만원을 들여 수세식 변소등 관광도시의 시장관사로서 빈틈이 없을만큼 단장한 이 집은 첫 주인으로 9대시장 박재환씨(46)가 들어섰다. 그로부터 3년6개월동안 무려 여섯차례나 주인이 바뀌었다. 13대시장 박용근씨(55)에 이르기까지 5명이 모두 사고나 개운찮은 일로 물러난 것. 지난해 12월27일 박용근씨가 의원(依願) 사직한후 31일 14대시장으로 부임한 김창곤씨는 몇몇 측근자들의 권유와 흉가라는 소문이 꺼림칙해서인지 불과 13평짜리의 조그마한 시내 성동동 348의1 시감사실장관사로 들어갔다. 흉가란 소문이 꼬리를 물고 나돌게한 시장 5명의 개운찮은 뒷일을 알아보면. 67년 7월1일 처음으로 입주한 9대시장 박재환씨(46·현재 경북도농림국장)는 부임한지 9개월만인 68년 3월, 출근길에 시청계단을 오르다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지는 소동에 발목을 삐었다. 그후 1개월이 넘도록 자리에 누워있다가 4월30일자로 타지방에 전출되어 액운의 첫 타자가 됐다. 68년 5월1일 10대시장으로 부임한 권태용씨(權泰龍·43·현 경북도보사국장)의 경우-. 부임할 당시부터 『콧대가 높다, 양반 행세한다』는등 촌민들의 빈축을 사는등 구설수가 따랐다. 그러나 역대시장이 하지못한 「경주관광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하고 고도법(古都法)제정을 위해 정력을 쏟아온 실력자로서 시민들의 환심을 모으기까지했다. 사고 거듭, 중상입기 일쑤 구속당하고 해임되기도 그러던 것이 부임 7개월만인 그 다음해 4월22일 밤 10시40분쯤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권시장은 관광「시즌」이 되어 이곳을 찾아온 경기여자중·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을 불국사에서 만나보고 돌아가는 길에 시내 조양동 앞길에서 소속을 알수없는 8t 「트럭」에 받쳐 대퇴부가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은 것. 그후 권시장은 대구 동산기독병원에 입원했다가 69년8월8일 상처가 채 아물기전 아픈 다리를 이끌며 경북도 공무원 교육원장으로 전출. 이어 8월9일 11대시장으로 부임한 배(裵)수강씨(52)는 부임한지 3개월만인 11월26일 포항시장으로 있을 당시 포항남부 시장부지 3천9백9평 은행감정액 2억5천만원 보다 1억4천만원이나 낮춰 1억7백50만원에 불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매스콤」을 발칵 뒤집어놓았고 끝내 업무상배임및 특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받아 대검에 구속, 11월27일자로 해임됐다. 69년11월27일자로 12대시장 김한엽씨(50·현 상주군수)가 부임. 김시장은 권시장이 계획한 관광개발계획을 매듭짓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70년4월 박대통령 지시로 국비1억여원의 보조까지 받아 경·부간고속도로 진입로에서 경주~불국사간을 잇는 길이 2.5㎞ 너비 26m의 산업우회도로를 개설키로 했다. 설계를 끝내고 부지매입까지 완료한 후 공사에 착공하자 신라 5릉 보존회(경주지부장 박관우·62), 숭덕전참봉(崇德殿參奉), 시족왕 참봉, 숭해전참봉 등 박씨문중에서는 산업우회도로 노선에 『우리조상들의 혈맥인 도당산(陶唐山)이 들어있다』고 주장. 『이 도당산의 허리를 자르면 3백50만명의 씨족이 총궐기하겠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만들어 청와대를 비롯, 건설 내무 문공등 관계부처에 4~5차례에 걸쳐 진정했다. 김시장은 풍수지리설을 앞세워 삼국사기에도 없는 박씨문중의 주장을 무시하고 계획대로 추진했다. 그러나 김시장 역시 부임 10개월만인 9월5일 흉가설과 풍수지리설에 얽히기라도 한듯 상주군수로 전출됐다. “터 나쁘고 집구조가 망(亡)자” 라는 풍수설도 9월10일 13대시장으로 대구시 부시장으로 있던 박용근씨(55)가 부임했다. 박시장은 부임하는 즉시 같은 문중의 발발세력을 무마하여 5개월간 끌어오던 산업우회도로를 착공했다. 박시장은 또 30억원의 방대한 예산을 계상한 경주관광개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청와대를 비롯, 관계부처에 연7차례나 드나들어 장관급을 중심으로한 「경주 개발 심의위원회」까지 구성케하여 곧 확정단계에 있다. 이와같이 전력을 쏟아 일해오던 박시장이 지난해 12월27일 갑자기 『건강이 좋지않아 사표를 낸다』는 알쏭달쏭한 이유만을 밝히고 의원사직. 그후 「마스터·플랜」을 두고 김덕엽도지사와의 심한 의견차이 때문에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장은 짧은 재임기간동안 어느 시장보다 많은 일을 했다는 시민들의 평을 받기도. 이와같이 5명의 시장이 잇따라 사고, 개운찮은 일로 물러난 것을 촌민들은 『이 집터가 나쁘다. 건물구조가 망할 망(亡)자다』라는등 해괴한 풀이. 현재 시장관사는 감사실장·관광과장등 4가구가 집단으로 살고 있다. 과연 흉가인지 4가구의 동태를 주시하는 촌민들이 하나 둘이 아니라는 것. 그러나 이 맹랑한 소문은 관에서 어떻게 손써볼 수 없는 낭설. 어쨌든 우연의 일치가 흉가라는 얘기와 맞아 떨어진 결과인데 경주 지식층에서는 웃기지 말라는 반응. 어느 시민말씀인즉 『시장님만 곯려주는 전문귀신 따로 있나? 그 집에 사는 실장·과장님은 왜 괜찮아?』 <경주(慶州)=최암(崔巖)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3월 7일호 제4권 9호 통권 제 126호]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끊이지 않는 추문 원칙만은 지키자

    총체적 난국이라고 하면 심한 표현일까. 축구장 안팎이 끊이지 않는 추문들로 어수선하다. 시즌 막판의 K-리그는 모처럼의 짜릿한 플레이오프 열전에도 불구하고 선수와 팬들의 경기장 난동으로 얼룩졌고, 대표팀의 몇몇 고참 선수들의 ‘아시안컵 음주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흡사 폭풍 속의 조각배처럼 축구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흔히 신성한 스포츠의 현장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축구장이라고 해서 이 세상의 혼탁한 먼지가 흩날리지 않는 건 아니다. 세상의 어수선한 풍경들과 완전히 동떨어진 채 오로지 공만 차고 달리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몇몇 소식들은 일정 선을 완전히 넘어선 것으로 신성함은 고사하고 이 세상의 평균적인 지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게 한다. 선수들은 종종 거친 몸싸움과 판정 시비를 벌인다. 심판의 지엄한 명령에도 거칠게 항의하기 일쑤이며 그 바람에 심판도 갈팡질팡한다. 급기야 독일 심판에게 K-리그 ‘포청천’의 자리를 내주는 수모까지 겪는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과도한 열정을 참지 못하고 실질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 모든 사안의 최종적인 관리자인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도 원칙을 세우지 못한다. 시즌 막바지에 소동을 벌인 몇몇 선수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인천의 방승환에게 1년 출전 정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망선고와 다를 바 없다. 반면 울산의 김영광은 팬을 향해 물병을 던졌다. 퇴장 당하는 과정에서도 거친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1년 출전 정지도 모자랄 지경이다. 협회와 연맹, 구단, 선수, 팬 등 모두가 뒤엉킨 실타래와 같은 모양새다. 그리고 충격적인 소식. 이운재를 포함한 대표팀의 4명이 아시안컵 도중 도를 넘는 술자리를 가졌다. 당사자들의 눈물어린 기자회견에도 불구, 일부 팬들의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과연 우리는 축구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과연 그 사랑을 위한 아름다운 방법을 제대로 깨우치고 있는 것일까. 앞의 질문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뒤의 질문에 대해서는 잠시 주춤거리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칠 때가 된 것이다. 그 사랑이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뚜렷한 원칙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모두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제대로 원칙을 지키는 연습을 할 때가 됐다. 그 미래가 아름다워지기 위해 우리 모두는 자신의 자리에서 준엄한 원칙들을 사수해야 한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정종욱 월드포커스] 뿌리치기 힘든 종전선언의 유혹

    [정종욱 월드포커스] 뿌리치기 힘든 종전선언의 유혹

    종전선언을 두고 말들이 많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4일 발표된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이었다.‘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말을 두고 설왕설래가 시작되었다.3자가 되면 누가 빠지느냐는 질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문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종전선언이 구체적으로 거론된 것이 작년 11월 한·미 정상회담에서였고, 남북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는 얘기도 정부 쪽에서 흘러나왔다. 그런데도 막상 종전선언의 주체가 누구인지 논의하지 않았다니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다. 종전선언의 주체에 대한 시비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선언을 언제 하느냐는 문제가 불거져나왔다. 청와대 안보실장은 종전선언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협상의 시작이라고 했지만, 외교부 장관은 평화체제를 협상하는 과정의 일부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하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인 데 비해, 외교부는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구체적 여건이 갖추어져 비로소 정전선언이 가능하다고 했다. 여기서 어느 쪽의 생각이 맞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똑 같은 문제를 각각 다른 입장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라는 시각에서 문제를 본다. 청와대는 종전선언을 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시킨 대통령을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듯하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발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종전선언까지 하게 되면 적어도 남북관계에서의 대통령의 업적은 대단한 것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이 역사에 보다 훌륭한 기록을 남기기를 원한다고 해서 인색해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일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선언을 한 다음에도 한반도가 전쟁의 위협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면 선언은 우스갯거리가 되고 만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핵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북한이 핵 시설의 불능 단계를 끝내고 보유한 핵 물질을 모두 성실히 신고해야 한다. 금년 말까지 이런 일들이 끝날 것이라는 게 힐 차관보의 말이지만 아직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주변의 정세를 보면 걱정스러운 일이 한 둘이 아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란이 핵시설을 건설하고 있고 이라크 반군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혼자라도 이란의 혁명수비대에 대한 제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도 네 곳이나 자금을 동결했다. 게다가 미국 내에서는 다시 보수파들이 강경입장을 내놓고 부시를 압박하고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부시가 이란을 보는 시각이다. 그에게 이란은 미국을 파멸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불사하는 악의 축일 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상황을 5년 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부시 자신도 얼마 전에 세계 3차 대전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그래서는 안 되지만 중동 정세는 치솟는 기름값만큼이나 불안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북한과 관련이 있는 시리아의 핵시설에 대한 의문이 다시 나오고 있다. 비관할 필요는 없지만 정말 신중해야 할 때이다. 종전선언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한반도에서 지난 반세기 이상 지속되어온 정전체제를 없애고 평화체제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놓으려 하는 것이지만 주변의 여건은 그렇지 않다. 국제정치에서 선언처럼 화려하면서도 실속 없는 행동도 없다. 선언이 나쁠 거야 없지만 그것이 실속 있는 역사적 업적이 되기 위해서는 여건이 숙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현명함이 있어야 한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길섶에서] 요즘 학생들/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시다바리’. 영화 ‘친구’ 이후 오랜만에 들어 본다. 대학잡지에 실린 조교들의 푸념에서다. 이들은 스스로 그렇게 불렀다. 교수, 교직원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교수, 학생 뒤치다꺼리가 ‘전공’이다. 이들은 ‘요즘 학생들’의 예의 없음을 성토한다.75분짜리 시험이었다. 화장실 가겠다는 학생이 80명 중 30명이 넘었단다. 한 조교는 시험내내 학생들 꽁무니만 따라다녔다고 했다. 황망한 분위기가 선하다.B-를 받은 학생이 재수강하겠다며 C+를 달라고 우기기도 한다고 했다. 좋게 보면 자기주장이 강하고, 나쁘게 말하면 싸가지가 없다고 했다. 뜬금없는 질문이 왜 많아졌을까.‘이해찬 세대’ 이후의 현상이 아닐까 했다. 중·고등학교 때 기초과정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는 뜻이다. 예의 없음이 조금은 이해되는 부분이란다. 학생들과는 불과 몇 살 차이인 조교들이다. 스피드시대의 세대간격을 실감케 한다. 예절시비도 따지고 보면 소통의 부재탓 아닐까.‘시다바리’의 고단함보다는 소통이 쉽지 않아 더 힘들다는 하소연처럼 들린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이 시대는 개인주의자를 요구한다/새빛

    이 시대는 개인주의자를 요구한다/새빛

    소설가이자 시인인 마광수(56) 연세대 교수가 미발표 비평문을 모아 책을 냈다.‘이 시대는 개인주의자를 요구한다’(새빛)란 제목을 달았다. 그의 평문은 장장 31년의 세월을 넘나든다. 멀리는 1974년에 쓴 글에서부터 가장 최근인 2005년에 쓴 글까지,25편의 글에선 시대의 변화만큼이나 마광수가 겪어내야 했던 세월의 고뇌가 느껴진다. 필화사건에 휘말리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해직과 복직을 거치면서, 그가 벼리고 또 스스로 무디게 했을 결기의 변화도 읽힌다. 마광수가 한국 사회에서 굳이 발휘할 수밖에 없었고 또 꺾일 수밖에 없었던 전투성이 어떤 변곡점을 그려 왔는지 자취가 밟힌다. 찬찬히 뜯어 살피면 ‘마광수 인생기(記)’로 읽힐 법하다. 70년대 글이 2편,80년대 6편,2000년대 글이 3편이고,90년대에 쓴 글은 14편이다. 대부분의 글이 ‘즐거운 사라’ 출간 및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제재와 출판사의 자진 수거·절판(1991),‘즐거운 사라’ 외설시비와 구속 및 징역·집행유예 판결(1992), 연세대 교수직 직위해제(1993), 대법원 상고심 기각 및 연세대 해직(1995) 등으로 점철된 90년대 전반기에 쓰여졌다. 70∼80년대 글과 2000년 이후의 평문만 보면 꼭 ‘마광수 표’ 글로 읽히는 건 아니다. 시간강사에 대한 부당한 처우(‘대학교수가 되는 길’)와 지식인의 이기적 사고방식(‘지식인’)을 비판한 70년대 글에선 패기 넘치는 젊은 교수의 ‘지식인론’을, 미래걱정 말고 현재의 본능을 따르라(‘내일보다는 지금에 충실해라’)고 충고하는 2005년의 글에선 차라리 노(老)학자의 ‘인생론’을 접하는 듯하다.‘즐거운 사라’ 이전 문단에서 독특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기 앞서의 마광수와 ‘즐거운 사라’ 이후 스스로 자기검열을 시작한 마광수는 ‘즐거운 사라’를 겪으며 전투성과 정치성을 극대화하던 시절의 마광수와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 사회가 비난하면서도 그에게 기대했던 글, 사회의 허위의식과 이중적 태도를 비웃으며 삐딱한 시선으로 온갖 금기와 한판 붙겠다는 전투적 태도는 90년대 전반기 글에 온통 집중돼 있다. “민중들은 점점 더 야해져만 가는데 민중 위에 군림하며 민중의 피를 빨아먹고 살아가는 문화적 기득권자들은 점점 더 안 야해져만 가고 있다.”면서 ‘사라’의 투옥에 분노하며 쓴 글은 빨간색 잉크로 특별히 강조해 찍었다.“정부나 고급지식인들은 다른 것은 다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유독 성문제에 있어서만은 ‘모르는 게 약이다.’라고 주장한다.”거나 “보직교수를 완전히 없애라. 총장, 학장을 제외한 보직은 직원이 맡으면 된다.”며 기득권·정부와 지식인·대학을 향해 퍼부은 겁 없는 비판은 모두 이때 쓰였다. 지금의 마광수는 어떤가. 여전히 야한가. 그는 자신의 야함을 ‘들 야’(野)로 풀이한다.‘최고로 아름답다’는 뜻인 동시에 ‘성격이 화통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천박하다’ ‘기품 없다’는 세간의 해석을 거부하고 ‘본능에 솔직하다’는 의미로 쓴다. 시대가 마광수를 물어뜯던 그때, 그에게 야함은 ‘야성’과 다르지 않았다. 그의 야성이 펄펄 살아 숨쉴 때 마광수와 그의 글은 정말 야했다. 2000년 이후의 글에서, 마광수의 글은 얌전해졌다.“자꾸 걸리니까 스스로 검열한다.”는 고백처럼 심한 우울증을 앓은 마광수는 ‘맘가는 대로 쓰고 싶은 본능’, 곧 야성을 죽였다. 마광수의 비극은 그의 시대가 늘 그의 글보다 야했다는 데 있다. 필화사건으로 떠들썩하던 90년대는 ‘도덕’이란 잣대로 마광수의 야함을 범죄시했다. 시대의 음험함은 마광수의 야함보다 훨씬 야비하게 야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시대는 마광수의 언어가 야하지 않을 만큼 또 야해졌다. 지난해 그가 제자와 독자의 글을 도용한 시를 발표했을 때, 그의 야성은 또 한번 죽었고, 그의 야성에 열광하던 사람들은 실망했다. 조만간 그는 ‘즐거운 사라’보다 훨씬 야한 소설 ‘발랄한 라라’를 내놓을 거라 한다.‘사라’가 두들겨 맞으면서 꺾인 마광수의 야성을 ‘라라’는 되살릴 수 있을까.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이영돈PD의 소비자 고발(KBS1 오후 10시) 왜 산지 얼마 되지도 않은 감귤이 쉽게 상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되는 감귤의 강제착색 과정에 있었다. 소비자들이 푸른색 감귤을 덜 익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판매를 위해선 이 같은 과정이 불가피한 것.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감귤의 신선도와 맛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주말의 명화 ‘송어’(MBC 밤 1시) 은행원 민수와 그의 처 정화 등 일행 5명이 산골에 혼자 사는 창현의 집에서 휴가를 갖는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이들은 흥겨워진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전날 주차를 똑바로 안 했다고 시비를 걸던 사냥꾼들은 지프 승용차로 민수가 타고 있는 승합차를 들이받는다.   ●미워도 좋아(SBS 오전 8시30분) 현수를 보는 순간 강회장은 자신의 젊은 시절과 똑같은 모습에 아들임을 직감하지만 현수는 강현수가 아닌 윤현수로 살겠다는 생각을 밝힌다. 강회장은 그런 현수에게 얼마 전 명진을 잃은 얘기를 하며, 하나 남은 아들마저 잃고 싶지 않다며 유전자 검사를 제의하고 현수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서 허락한다.   ●시네마 천국(EBS 오후 10시50분) 충무로의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이 신작 ‘M’으로 돌아왔다. 늘 새로운 영화적 시도와 도전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이명세 감독, 그가 이야기하는 영상언어와 영화세계는 어떤 것일까. 데뷔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장에서, 빛과 어둠을 찾아, 끊임없이 꿈꾸는 이명세 감독을 만나본다.   ●라이프 n 조이(YTN 오후 8시30분) 자연이 만들어낸 그림 한 점, 설악산으로 안내한다. 산을 수놓은 단풍을 바라보며 가을의 추억을 얘기하고, 개운한 온천수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본다. 자연이 만들어낸 깊은 맛으로 산행의 기쁨까지 더할 수 있는 곳, 수려한 경관에 자리잡은 테마 온천도 즐기며 짜릿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25분) 힙합계의 대부 드렁큰 타이거! 그의 이름에 걸맞은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추모하며 만든 곡 ‘8:45 Heaven’과 최고의 히트곡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를 만날 수 있다. 또 5집 ‘그것이 젊음’으로 돌아온 노브레인과 월드 스타 김윤진이 출연한다.
  • [이용원 칼럼] ‘놈현스럽다’ 소동이 희비극인 이유

    [이용원 칼럼] ‘놈현스럽다’ 소동이 희비극인 이유

    한글날을 앞두고 국립국어원이 ‘사전에도 없는 말 신조어’라는 책을 펴냈고, 이 책에 수록된 단어 가운데 ‘놈현스럽다’가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는 뜻이라는 보도를 처음 접하고는 그러려니 했다. 우리사회에서 유행한 신조어를 모아 해마다 자료집을 내는 일은 국어원이 늘 해오던 업무요,‘놈현스럽다’도 한때 유행한 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태는 엉뚱하게 비약했다. 청와대 쪽에서 국어원에 항의했다는 얘기가 들리더니, 이어 국어원과 출판사가 남은 책의 배포를 중단한다는 둥 배포된 책도 회수한다는 둥 갖가지 소문이 떠돌았다. 급기야는 청와대 대변인까지 나서 “민간기관도 아닌 국가기관에서 그런 표현을 실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볼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의 코미디 같은 이 소동을 지켜보면서 든 의문은 “왜 청와대가 ‘놈현스럽다’는 표현에 새삼 발끈할까.”라는 것이었다. 국어원이 발간한 책은 해마다 내는 신조어 자료집 가운데 2002∼2006년치를 한데 엮은 것에 불과하다.‘놈현스럽다’는 2003년치에 이미 수록됐고, 당시 청와대 쪽에서는 전혀 시비를 걸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아무도 쓰지 않는 이 죽은 말(死語)에 청와대가 이토록 예민하게 구는 까닭은 무엇일까. 2003년 4월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두 달째 되는 달이다. 막강하다던 제1야당 후보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새 대통령은 많은 국민에게서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TV에 나와 검사들과 맞장토론을 벌이면서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고 거침없이 말해 국민을 놀라게 하긴 했지만, 그 자체가 권위를 벗어던진 새로운 대통령상(像)으로 보였다. ‘놈현스럽다’는 그 시절 나온 말이었다. 그래서 그 뜻이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고 풀이됐다. 비록 부분적으로 실망스러운 데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기대할 만하다는, 애정 어린 시선이 그 단어에는 어려 있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깊어지면서 그 단어는 세인의 기억에서 지워져갔다. 청와대가 이번에 코미디 같은 소동을 벌인 까닭도, 그래도 국민에게 기대를 받던 그 좋은 시절을 되씹으며 자격지심에 괴로웠기 때문인지 모른다. 소통의 도구가 극히 한정된 먼 옛날에도 백성의 말은 곧 천심(天心)이고 예언이었다. 따라서 위정자들은 말을 두려워해 곧잘 억압하려고 했지만 역사는 늘 위정자보다 백성의 말을 편들었다. 그런데 21세기를 사는 현재 이 나라의 최고지도자는 유행어를 수집·연구하는 통상적인 학술사업을 두고 ‘국가원수 모독’ 운운하며 겁박한다. 한술 더떠 국가기관은 당연히 대통령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민간기관도 아닌 국가기관에서”라고 질책한다.‘놈현스럽다’ 소동을 지켜보면서 낄낄 웃다가도 한편으로 슬퍼지는 건 학문·지식에 대한 이같은 무지와 폭력성 때문이다. 2007년 말 ‘놈현스럽다’는 말이 되살아난다면 그 함의(含意)는 훨씬 다양해질 것이다.‘너 죽고 나 죽자는 위협적인 태도’ ‘집단 내에서 편가르기를 통해 세력을 유지하는 방식’ ‘교묘한 말재주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는 우선 포함될 터이다. 덧붙여 ‘듣기 싫은 말은 어떻게든 못하게 하려는 행태’도 빼놓을 수 없겠다. 수석 논설위원 ywy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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