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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엑스포 활용 청사진] “수익·공익성 균형 이뤄야 대전처럼 실패 안해”

    여수엑스포장이 실패를 거듭한 제2의 대전엑스포장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수익성과 공익성’이라는 두 날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수익성에 치우치면 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가, 공익성을 강조하면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지리적 입지 등을 고려할 때 여수가 대전보다 열악해 ‘대안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학계 관계자는 “최근 논란을 보면 대전엑스포의 어두운 그림자가 재연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엑스포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데 (각 부처와 지자체가) 자신의 입장에서 무리한 주장만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엑스포는 초기 대기업 참여를 배제시키는 등 공공성에 치우친 면이 있다.”며 “여수엑스포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는 행사기간 1400만명이 방문해 ‘황금알을 낳을 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쇠퇴했다. 대전엑스포는 초기 국가관리 체계로 출발해 재단→민간 위탁→재단 직영→매각 추진→지방공사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대전시가 정부에서 이관받은 3163억원(현물 2263억원, 현금 900억원) 가운데 지난해 기준 현금 보유액은 150억원에 불과하다. 누적된 적자 행진이었다. 대전엑스포 개최 이후 19년 만에 대전시가 ‘과학’이라는 단일 주제와 공공성을 탈피, 민자유치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전엑스포 재창조 사업이다. 과학공원(59만㎡)과 주변지역을 연계해 첨단영상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한빛광장과 남문광장 등을 연계한 13만여㎡는 ‘엑스포기념상징구역’으로 탈바꿈시키고, 첨단영상산업단지(9만여㎡)와 국제전시컨벤션지구(3만여㎡)를 조성키로 했다. 공공성의 균형추로 수익성의 키포인트는 롯데가 추진하는 복합테마파크(33만㎡). 이곳에는 워터파크와 테마파크(영상), 갤러리와 공연장, 영화관과 캐릭터숍 및 패션관 등 문화수익시설이 들어선다. 대전시는 연간 100억원의 임대 수입과 함께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창무 서울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여수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외부에서 수요를 창출하고, 엑스포 이미지와도 부합하는 명품 아웃렛 등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보호무역주의 우산 아래 기업엔 미래 없다

    유럽 경제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돼 세계 경제의 주름살이 커지자 자국 기업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필사적이다. 선진국이 후발개도국의 추격을 견제하는 방식이 과거엔 반덤핑이었다면 이제는 특허로 바뀌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미국 내 특허소송에서 이긴 기세를 몰아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3와 갤럭시노트도 소송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를 겨냥해 급증한 잠재적 무역제한조치도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확산추세에 있는 보호무역주의가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미국 법정에서의 애플-삼성, 듀폰-코오롱 소송 평결이 공정성을 잃은 부실투성이의 ‘동네 재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의 배심원단이 듀폰의 아라미드 섬유기술을 무단도용했다는 이유로 코오롱에 향후 20년간 전세계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 미국 한 지방법원에 불과한 법원이 ‘전세계 판매 금지’ 결정을 내린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이자 오만이 아니고 무엇인가. 삼성-애플 소송의 배심원장 벨빈 호건의 자격 시비는 소송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갖게 한다. 모바일 특허를 갖고 있어 그 자신도 배심원에서 제외될 줄 알았다고 하지 않는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일본 법원의 판결은 미국 분위기와 완전히 딴판이다. 본사와 공장이 있는 홈그라운드에서 진행된 두 소송이 ‘미국식 앞마당 재판’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한 모바일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애플 소송 평결 이후 애플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절반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배심원 설득에는 성공했지만 소비자 설득에는 실패했다는 얘기다. 정보기술(IT) 업계의 지속적 혁신을 위해서는 애플이 항소심에서 삼성전자에 져야 한다는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호무역주의 우산 아래 온실 속에 자란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아이디어를 취하고 지속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는 생태계에서만 혁신이 이뤄진다는 논리는 애플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도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주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의 역기능이 제대로 다뤄지기를 기대한다.
  • [지자체 비정규직 대해부] 비정규직 최소화 비결은

    [지자체 비정규직 대해부] 비정규직 최소화 비결은

    경기 안성시의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8.4%로 전국에서 상당히 낮은 편이다. 6월 말 기준 공무원 수는 889명이지만 기간제는 88명에 불과하다. 무기계약직도 70명에 그친다. 비결은 무엇일까. “불필요한 인원 충원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는 모범답안이 돌아왔다. 안성시 행정과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서 허용하는 우리 시 무기계약직 채용인원 기준보다 10명 이상 여유가 있다.”면서 “굳이 한도를 꽉 채우지 않고 필요한 인원만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인건비가 지원되는 국비·도비 지원사업도 되도록 기존 인력을 활용한다. 전액 시비사업의 경우엔 예산 부서뿐 아니라 인사 부서에서도 인건비 책정을 심사한다. 이 관계자는 “다른 부서에서 (시장님의) 증원 결재를 받아와도 그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간제 비율이 2.6%(28명)인 경기 의정부시도 마찬가지다. 총무과 관계자는 “비공무원 인력은 단순 기능업무에 한정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귀띔했다. 불필요한 인력을 줄이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계약직을 쓰는 지자체들의 관행을 질타하는 얘기다. 6월 말 기준 기간제 근로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밝힌 제주도 관계자는 “업무보조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를 활용하고 되도록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한 것이 (낮은 비정규직 비율 유지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김직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국장은 “지자체가 ‘자치’단체인 만큼 비정규직 채용 원칙을 스스로 정하고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자치단체가 수요조사를 제대로 해서 필요한 곳에 인력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비정규직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기고] 신중한 특검법 처리를 기대한다/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기고] 신중한 특검법 처리를 기대한다/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특별검사는 정치적 중립성이 특별히 요청되는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적으로 임명되는 독립적 지위의 검사이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및 옷로비 사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최근 ‘디도스 특검’까지 9차례 특검이 시행됐다. 그런데 최근 내곡동 특검법안과 관련해 여야 대표가 특별검사 추천권을 민주통합당에 주도록 함에 따라 위헌성 시비가 일고 있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의 수사, 공소 제기 및 유지 등의 권한과 책임을 지니고 있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녀야 한다. 검사를 소위 준사법기관이라 해 행정부에 속해 있음에도 법관에 버금가는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별검사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의미에서 특별검사 추천권을 특정 정당에 부여하는 것은 중립성과 공정성이라는 특별검사제도의 핵심원리에 조화되지 않는다. 더욱이 지금 논의되고 있는 추천권은 복수의 추천자 중에 반드시 1명이 임명되도록 돼 있어 사실상 지명권을 주는 것이므로, 구체적인 인물이 누구인지를 떠나 필연적으로 공정성 시비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누적돼 특검이 도입되었는데, 특검이 그 추천과 임명에서부터 중립성·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더욱이 특검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특검이 정쟁의 대상이 됨으로써 그나마 남아 있던 긍정적 취지마저 몰각될 수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내곡동 사건과 같이 음습한 권력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곳에 정의의 빛을 밝힐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그 빛이 정의의 빛인지에 대한 시비가 있어서는 안 된다. 특검이라 할지라도 국가소추주의 아래 형사소송법상의 검사의 지위에서 수사 및 공소 제기를 하는 것이고, 그에 걸맞은 공정성과 독립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적법·공정한 수사 및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 있고, 그 누구도 수사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전과 같이 대한변협이나 대법원장 등에게 추천권을 부여하거나, 이에 문제가 있었다면 다른 독립성 있는 기관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내곡동 사건과 같이 대통령 자신이 직접 관여돼 있는 경우라면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한다는 일반원칙에 대한 예외를 찾아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의 현실에서 임명권자로부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9차례의 특검 결과는 실망스럽다. 사건의 실체를 별로 밝혀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수사가 종료된 후 수사대상자로부터 특혜를 받은 사람들도 있다는 지적마저 있다. 이번 특검에서 야당인 민주당에 추천권을 주는 방안이 제시된 것도 이러한 불만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형식적으로 보아도 야당의 의사가 곧 국민의 의사라고 할 수는 없고, 야당의 이익이 곧 공공의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국민의 의사와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기관에 특검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다. 이제 막 출범한 19대 국회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특검법안을 신중하고 공정하게 처리함으로써 이후 법안 처리의 좋은 선례로 남기를 기대한다.
  • 30대男, 술집 여주인 성폭행 중 손님오자…

    30대男, 술집 여주인 성폭행 중 손님오자…

     지난 21일 0시 55분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가정집이 한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집에 침입한 괴한은 집주인인 고모(6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 고모(34)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소란이 벌어지고 몇 분 뒤 대문으로 괴한의 검은 그림자는 빠져나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힌 이 괴한의 정체는 38세 강모씨로 밝혀졌다. 검거될 당시 강씨는 허리춤에 과도를 차고 있었다. 강씨를 검거했던 경찰관은 “강씨의 몸이 피와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며 참혹한 광경을 에둘러 전했다.  흉기에 10여차례나 찔린 아버지 고씨는 병원으로 옮기는 중 사망했다. 나머지 가족은 상처를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강씨의 범행은 또 있었다. 고씨의 집에 난입하기 전 옆동네인 파장동의 한 술집에서 여주인 유모(39)씨와 손님 임모(42)씨를 흉기로 찌른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왜 이런 짓을 했느냐.”는 경찰의 추궁에 강씨는 “지금은 피곤하니까 잠을 좀 잔 뒤 모든 것을 털어놓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었다. 이어 “나는 이제 (감옥에) 들어가면 다시 빛을 보지 못할 것 같다.”는 등 자포자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 강씨는 처음부터 누군가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의 끔찍한 범행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마 칼부림’ 같은 전형인 셈이다.  ●‘바가지’ 앙심 품은 남자, 슈퍼마켓에서 산 과도로…  강씨는 지난 2005년 2건의 특수강간 혐의로 7년간 복역한 뒤 지난 7월 출소,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이어왔다. 살인 난동을 부리기 하루 전인 지난 20일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려 일거리가 없어 하루종일 술을 친구삼아 시간을 보냈다.  그는 파장동의 한 술집에서 소주를 마신 뒤 또 다른 술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 곳에서 선불로 20만원을 내고 술을 마시다가 술집 주인과 시비가 붙었다. 강씨가 마신 술과 안주 값이 25만원 정도였는데 강씨는 오히려 5만원을 거슬러 달라고 우겼기 때문이다.  “이유도 없이 갑자기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거에요. 하도 난리를 치는 통에 ‘그럼 서로 2만원씩 손해보는 걸로 합시다’ 하고 2만원을 쥐어주고 같이 나갔어요.” 술집 주인 A씨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다행히 이 날 술값 시비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중재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덤터기를 썼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한 강씨는 A씨가 준 2만원을 손에 쥔 채 그 길로 인근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그는 이 곳에서 1250원을 주고 과도를 샀다.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A씨에게 보복하기 위해서 였다.  난동 사건은 고주망태가 된 강씨가 400여m 앞에 있던 A씨의 술집을 다시 찾아내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한참을 헤매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이틀 전 그가 술을 마셨던 또 다른 술집이었다. 강씨는 이 곳에서도 술값이 모자라 한바탕 시비를 벌였다.  “그래. 여기도 혼 좀 내줘야 하는데. 잘 걸렸다.”  앙심을 품고 들어간 술집에는 공교롭게도 주인 유씨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순간 성욕이 동한 강씨는 유씨를 성폭행하려고 했다. 반항하는 유씨의 목 부위를 찔러가면서 성폭행을 시도했던 강씨는 마침 술집을 찾은 손님 임씨가 들어와 무위에 그치자 임씨의 배를 찌르고 부리나케 달아났다.  만취한 상태로 방향 감각을 잃고 도망가던 강씨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들어간 곳이 바로 숨진 고씨의 집이었다. 술값 2만원을 돌려 받겠다며 시작된 그의 화풀이는 결국 5명의 사상자를 낸 참극으로 번졌다.  ●자포자기한 범인, “우발적 범행” 진술은 과연 사실?  강씨의 타깃이었던 A씨는 “보도를 보고 너무 놀라 자리에 주저앉았었다.”며 그 날 상황을 떠올렸다. 자신이 준 2만원을 가지고 칼을 사서 다시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강씨가 전에도 한 번 가게에 와서 교도소 얘기를 늘어 놨었다.”면서 “또 ‘나는 하루살이 인생’, ‘다른 사람 같으면 가만히 안 두는데 너는 운이 좋은 줄 알아라’는 협박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진짜 무서운 말들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은 모두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술집 주인 유씨를 성폭행하려고 한 것도, 고씨 가족을 살해하게 된 것도 모두 술에 취해 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강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유씨는 처음 조사에서부터 “강씨가 성폭행을 하려고 작정했었다.”고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다. 강씨는 거듭된 경찰의 추궁에 임씨를 성폭행할 의도가 있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유족들도 강씨가 아버지 고씨를 수없이 찌른 뒤 안방에 들어와 이씨와 아들 고씨를 찌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강씨가 계속 우발적이라고 진술하고 있지만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지난 29일 강씨를 살인 및 강간 미수, 상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강씨는 현장 검증은 물론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영장실질심사까지 거부했다. “나는 어차피 사형을 받을 것”이라며 자포자기한 강씨가 모든 범행 과정을 있는 그대로 털어 놓을지는 검찰의 손에 달려 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KAI 매각 끝내 무산

    한국항공우주(KAI) 매각이 끝내 무산됐다. 국가계약법상 두 곳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데 대한항공만 입찰하면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공사는 31일 KAI 예비입찰 마감 결과 대한항공만 참여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16일까지였던 KAI 인수의향서(LOI) 접수 기간을 이날까지 연장했지만,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추가로 참여한 곳은 없었다. 공사 관계자는 “다음 주 주주사와의 협의를 통해 재입찰 여부 등 향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계약법상 두 번째 매각 절차에도 복수의 입찰 희망자가 나서지 않으면 세 번째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매각 가격은 본 입찰 전 정책금융공사가 외부 용역을 맡겨 책정한 가격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수의계약의 유력한 매수 후보자인 대한항공은 1조 4000억원에 이르는 KAI 매각 가격이 너무 고평가됐다며 버티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기관에 적정 가격을 의뢰해 놓은 상태”라면서 “KAI 지분 41.75%의 가격 약 1조 1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1조 4000억원은 너무 높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권 말기 특혜 논란 휩싸일 수 있어 KAI 매각 자체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 말에 1조원이 넘는 대형 M&A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질 경우 특혜 시비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대선 이후인 내년에 2차 매각 공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한편 KAI를 포함해 우리금융지주, 쌍용건설 등의 정부 보유 지분매각 시도가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원매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지만 민감한 사안은 차기 정부로 넘기려는 정치권의 입김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은행의 상장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며, 대우조선해양 매각 역시 조선업 불황 등으로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한준규·이성원기자 hihi@seoul.co.kr
  • 非文 ‘친노 견제’ vs 文 ‘교체·청산’

    非文 ‘친노 견제’ vs 文 ‘교체·청산’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친노(친노무현) 대 비노(비노무현)’의 대립 전선이 형성되면서 후보 4명의 연설도 공세적으로 변하고 있다. 제주, 강원, 충북, 울산 경선의 연설문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비문(비문재인) 후보들의 친노 견제성 발언은 갈수록 늘었고 문재인 후보의 노무현, 참여정부 언급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盧 언급 줄어… 손학규는 민생 부각 친노 직계인 문 후보는 4차례 연설문에서 노무현·참여정부를 11차례, 김대중·국민의 정부를 4차례 언급했다. 다른 후보들보다 전 정부를 언급한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대부분은 모바일 투표 불공정 시비가 불거지기 이전인 25일 제주 경선에 집중됐다. 문 후보의 울산 경선 연설문에선 ‘노무현’이란 단어가 아예 사라지고 참여정부만 3차례 들어갔다. ‘참여정부’마저도 강원 경선과 충북 경선에서 각각 한 차례만 언급됐다. 비문 후보들의 친노 견제가 제주 경선 이후 공격성을 띠며 극대화되자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언급을 대폭 줄인 것으로 보인다. 울산 경선부터는 참여정부를 언급하면서도 반성과 성찰에 초점을 맞추고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문 후보는 ‘카르텔, 벽, 특권’이란 단어를 통틀어 14차례 사용하며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교체, 청산, 깨끗’을 11차례 언급해 강하고 신선한 신인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변화를 꾀했다. 손학규 후보는 ‘노무현’을 통틀어 3차례 언급했으나 모두 부정적 표현으로 사용했다. 특히 “박정희 대 노무현의 대결 구도로는 안 된다.”는 말을 강원에 이어 충북 경선에서도 했다. 또 ‘위기, 불안, 절망’을 통틀어 21차례 사용하며 위기의식을 고조시키고 ‘민생’을 13차례, ‘안정, 희망’을 5차례 언급해 자신의 경륜과 민생 경제론을 부각시켰다. ●김두관, 친노에 강공… 정세균 ‘이변·역전’ 강조 김두관 후보는 친노 세력과 새누리당을 겨냥해 ‘기득권, 특권’을 33차례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14차례 호명하며 공격했으나 경선 파문 이후에는 횟수를 줄이고 친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김 후보가 ‘노무현, 친노’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강원 경선 때부터다. 특히 친노를 패권 세력이라고 지칭하며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서민을 30차례, 큰 정부를 25차례, 중산층을 19차례 언급하며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득표율에서 고전하는 정세균 후보는 ‘이변, 역전, 뒤집기’(22차례)란 말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또 당원들의 표심에 호소하고자 ‘당원, 동지’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노무현, 김대중’도 각각 4차례 언급했으나 공격적 표현은 자제했고 대신 박 후보를 14차례 언급하며 비난했다. 경제통임을 강조하고 있는 정 후보의 연설문에는 ‘경제’(18차례)가 상대적으로 많이 등장했다. 한편 31일 인천 지역 모바일 투표가 시스템 오류로 450여명의 투표값이 기록되지 않아 한때 중단됐다. 즉각 복구에 나서 정상화됐지만 비문 후보 측은 경위 설명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이현정·이영준·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김’ 빠진 민주경선… 감동 없이 ‘대세론’만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이 비전과 민심은 뒷전인 채 후보들 간 불신과 반목이 심화되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초반부터 ‘문재인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모바일 투표 역시 동원 선거에 불과하다는 비문(비문재인) 후보들의 비판과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경선 열기가 식으면서 감동 없는 대세론만 남았다는 평가다. 제주 경선 직후 터져 나온 모바일 투표 공정성 논란은 문재인 후보와 비문 후보들 간 반목의 ‘씨앗’이 됐다. 비문 후보들이 경선 불참이라는 무리수까지 뒀지만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울산 경선을 강행하면서 내홍은 심화됐다. 당 관계자는 30일 “극히 미미한 숫자라도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당 지도부가 귀담아들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우여곡절 끝에 비문 후보들이 경선에 복귀했지만, 미봉에 그치는 형국이다. 문재인 캠프의 전화 투표 독려 의혹과 이해찬·문재인 담합 시비에 이어 이메일 주소 조작설까지 돌면서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김두관 캠프는 지난 28일 제주 경선에서 다른 지역 유권자들을 대거 제주도에 등록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30일에는 손학규·김두관 캠프가 공동으로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P업체 대표가 문 후보 특보의 친동생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 김 후보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전체 모바일 투표 신청 선거인단이 100만명 정도밖에 안 된다. 지금 현재 상황으로는 조직들이 움직이는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7일 강원 경선 현장 대의원 투표에서 손 후보는 전체 258표 중 132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가 52표로 2위, 문 후보는 47표에 그쳤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 결과를 합산하자 결과는 뒤집어졌다. 문 후보가 45%를 넘는 득표율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에 30일 충북 경선에서 비문 후보들은 ‘현장 유세 후 모바일 투표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규칙을 개정하는 것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다. 결국 당내 친노와 비노 간 반목으로 경선을 통한 흥행과 여론몰이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국민경선 선거인단 신청자 수는 30일 오후 96만 5000명을 넘기는 데 그쳐 제주 경선 당시 100만명을 곧 넘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저조한 실정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결선에 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면서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뒀을 때 경쟁력이 상당히 반감된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경기도, 공공기관 신규채용 필기시험 의무화

    경기도가 공공기관 직원 채용 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기시험 의무화를 추진한다. 29일 도에 따르면 도는 필기시험을 생략하고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이뤄지는 현행 공공기관 직원 채용 형태가 공정한 기회 제공에 위배된다고 판단, 오는 10월부터 공공기관 신규직원 채용 시 ‘필기시험’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공공기관별로 인사채용에 관한 관계규정을 정비해 문화체육관광국 산하기관인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문화의전당 등 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필기시험 의무화를 시범 실시한다. 추진 성과에 따라 도내 22개 공공기관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면 공무원 채용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 과목 중 2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고 시험 전형에 따라 전공필수 과목이 들어가게 된다. 필기시험 실시에 따라 수험생은 5000원의 시험전형료도 내야 한다. 도 관계자는 “직원 채용에 따른 공정성 시비, 특혜 의혹 및 청탁 등의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의무화하게 됐다.”며 “젊은 청년들에게는 공정한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공공기관은 응시자 수 증가로 우수 인재를 확보해 기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건물 옥상·지붕에 태양광발전소 72개 설치

    자치구 차원의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한 종합대책이 마련돼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까지 건물 옥상과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고 에너지 효율이 좋은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에 설치하는 등 야심 찬 목표를 담았다. 건축물 신재생 에너지 의무비율도 2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노원구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탈핵에너지 전환 종합대책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구는 2014년까지 4대 분야 33개 사업에 총 463억원(구비 84억, 국비 46억, 시비 246억, 민자유치 86억)을 투입해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14년까지 아파트 옥상 및 건물 지붕 등 72개소에 1.23MWh 용량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구청 옥상에 3kw급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것. 이를 통해 온실가스를 14만 4731tCO2(2010년 대비 6.2%)을 감축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2014년까지 자체 생산 에너지로 생활하는 에너지 자립마을 두 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건축물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도 2014년까지 20% 이상 높여 탈핵에너지 전환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사용은 2030년까지 11%를 목표로 삼는 것과 비교하더라도 얼마나 야심 찬 목표인지 알 수 있다. 일찍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온 국가로는 아이슬란드(85%), 노르웨이(38%), 스웨덴(34%) 등이 있다. 노원구는 지난 2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45곳이 참여하는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선언’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성환 구청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에너지에 대한 수요절감 정책이 없기 때문에 우리 구의 탈핵에너지 전환 정책이 국가 에너지 정책을 변화시켜 핵발전에 의존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선관위 ‘文 전화투표 독려팀’ 진상조사 착수

    민주통합당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 시비 과정에서 불거진 ‘이해찬·문재인 담합’ 의혹이 대선 후보 경선을 흔들고 있다. 민주당은 경선파행 사태를 간신히 봉합하고 28일 강원 경선을 재개했지만 손학규·김두관 등 비문재인 후보 측은 당 지도부가 문재인 후보를 돕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문재인 캠프의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의혹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밝히겠다며 조사에 착수해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직선거법상으로는 예비후보자 본인 이외의 사람은 전화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중앙선관위 측은 “사실 관계를 먼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해찬 당 대표 등이 수신자로 설정된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지침’ 내부 이메일을 공개한 손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선거대책본부 전체회의를 갖고 진실 규명을 다짐했다. 그는 “당 지도부와 당권파의 문제점이 상당부분 드러났다. 진실을 밝혀 당을 살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도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은 사실상 콜센터를 운영해 지지를 유도한 불법 선거나 다름없다.”며 논란에 가세했다. 김 후보 측은 지난해 4·27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 불법 콜센터 운영으로 물의를 빚은 엄기영 후보 사례를 언급하며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에도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손·김 후보의 ‘비문(非文)연대’가 경선 파행 사태를 거치며 한층 공고해진 모양새다. 이들은 ‘이·문 담합’ 의혹을 파헤쳐 역전극을 이뤄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결선에서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놨다. 손 후보는 선대본부 회의에서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120척, 1200척의 배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 측은 전화투표 독려팀 논란에 대해 “실무자의 실수”라고 선을 긋고 전열을 재정비해 대세론 굳히기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불공정 논란으로 대세론의 빛이 바래고 중앙선관위까지 진상 조사에 나서면서 속으로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의 지도력도 이번 일로 도마에 올랐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전면 개장 앞둔 서울국제금융센터 외국社 유치 부진…국내용 전락

    오는 11월 전면 개장을 앞두고 있는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가 당초 건립 목적과 달리 국내 금융기관만 이용하는 국내용이 될 처지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투자유치 당시 지적됐던 각종 계약상의 특혜의혹 등으로 여전히 먹튀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취재한 결과 드러났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국제금융센터는 7월 현재 금융기관은 7개국 20곳(국내 기관 8곳), 비금융기관은 3개국 8곳(국내 기관 4곳) 등 모두 28곳이 입주해 있다. 입주율은 95.9%에 이른다. 하지만 6개층이나 임대해 가장 넓은 면적(2만 8023㎡)을 차지하는 딜로이트는 대부분 안진회계법인이 사용하므로 사실상 국내 금융지원기관으로 분류해야 한다. 결국 임대율을 다시 계산해 보면 국내 회사 13곳의 임대 면적이 5만 4703㎡로 임대면적 비율은 64.7%나 된다. 반면 외국계 기업은 필립모리스나 소니 등 비금융사 4곳(1만 4524㎡)을 포함하더라도 15곳 2만 9849㎡이며 임대면적 비율은 35.3%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뉴욕멜론은행, 다이와증권, ING자산운용 등은 서울에서 이미 사업을 하다가 이전비용 지원과 1년치 임대료 미납 등 파격적인 지원 조건을 보고 입주한 것에 불과하다. 해외에서 국내로 새롭게 유치한 실적은 4건이다. ●신규 유치 실적 4건뿐 운영권을 갖고 있는 AIG는 정작 아시아·태평양본부가 홍콩에 있으며 서울국제금융센터에 입주한 것은 한국에서 영업 중인 여타 계열사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AIG서비스㈜가 전부다. 입주 면적도 서울국제금융센터에 입주한 28곳 가운데 가장 적은 230㎡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이전을 쉽게 결정하진 않는다. 하루아침에 집결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놨다. 이어 “여의도가 국제금융 중심지가 되려면 외국 기업만 있어도 안 되고 금융기업만 있어도 안 된다. 다양한 기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수요 예측이 과장됐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요 예측이란 게 원래 쉽지 않은 작업이다. 금융위기로 어려움도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금융센터의 투자 및 개발·운영권을 따낸 미국 금융그룹 AIG가 서울시와 계약을 맺으면서 모든 관계 서류를 영어로만 작성, 또 다른 부실 계약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취재 결과 서울시는 기본협력계약(2004년 6월 9일), 개별임대계약(2005년 8월 18일), 수정계약(2007년 1월 17일) 등 모든 계약서를 한글이 아닌 영어로 작성했다. 계약 내용을 해석하는 것은 무조건 영어 계약서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계약 단계부터 불리한 입장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국문 계약서는 아예 처음부터 없었다. 관련 공무원들조차 계약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영어 사전을 뒤지고 있다. 국문 번역본이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의 참고용이고, 그마저도 전문가도 아닌 임시직들에게 시켜서 만든 것이다. ●계약서도 영문… 부실 의혹 공공기관이 민간과 맺은 계약서가 영문인 경우는 전례가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방위사업청이 FX사업을 입찰하는 과정에서 록히드마틴이 국문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결격 사유가 돼 입찰을 연기한 사례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들도 “왜 그렇게 했는지 우리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다. 최성식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가령 재판정에서는 언제나 한국어가 기준이 되는 것처럼 공공기관이 맺는 계약을 한국어로 한다는 것은 법 이전에 상식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낮은 토지임대료 등 특혜 확인 이 밖에도 계약 당시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켰던 낮은 토지 임대료(공시지가의 1%)와 2016년 이후 매각 가능 등도 이번 취재 결과 사실로 확인돼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이 꾸준히 제기했던 론스타형의 먹튀 우려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서울국제금융센터는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명분으로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한 것으로 대지 면적 3만 3058㎡에 총 4개의 빌딩(최고 54층), 연면적 50만 4880㎡에 이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檢 ‘묻지마 범죄’ 보호수용 추진

    檢 ‘묻지마 범죄’ 보호수용 추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살인이나 상해를 저지르는 범죄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검찰 구형도 일반 범죄보다 무거워진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호수용제’ 도입도 추진된다. 대검찰청은 28일 서울 서초동 청사에서 전국 강력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묻지마 범죄’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묻지마 범죄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일반 범죄보다 무겁게 구형하기로 했다. 범죄자의 정신감정 의뢰결과, 질환이 확인되면 법원에 치료감호를 청구하기로 했다. 또 강력 범죄자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 때에는 반드시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명령 등 보안처분을 내리도록 공판 활동을 강화하며 묻지마 범죄 관련 전담 부서의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검찰이 법무부에 건의키로 한 보호수용제는 7년 전 폐지됐던 보호감호제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검찰은 “보호수용제는 적용범죄를 살인, 성폭력, 방화, 흉기상해 등 특정 강력범죄로 한정하고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호감호제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호감호제가 폐지됐던 것이 과잉처벌, 이중처벌에 따른 인권침해 시비 때문이어서 인권단체 등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보호감호제는 재범 우려가 큰 범죄자를 형 집행 후에도 일정 기간 격리수용하면서 사회 적응과 복귀를 돕는다는 취지로 전두환 정권 출범 초기인 1980년 도입됐다. 특정한 죄를 거듭 저지르거나 흉포한 죄질의 범죄자는 형량 외에 별도로 7년 범위에서 보호감호를 했다. 이 때문에 ‘형량 2년에 보호감호 5년’처럼 실제 징역형보다 감호 기간이 더 긴 사례가 생겨 과잉처벌이란 비판이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관계자는 “위헌 소지가 있고 범죄 억지력도 미약한 보호수용제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모바일투표 시비’ 앙금…문재인-김두관 악수도 않고 외면

    ‘모바일투표 시비’ 앙금…문재인-김두관 악수도 않고 외면

    28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지역순회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2837표로 45.85%를 차지, 1위에 올랐다. 제주와 울산에서 열린 두 차례 지역순회 경선에 이어 초반 3연승을 달렸다. 강원도를 ‘제2의 고향’이라 부르며 추격을 노렸던 손학규 후보는 2328표(37.63%)로 2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김두관 후보는 678표(10.96%)를 얻어 3위, 정세균 후보는 344표(5.56%)로 4위에 그쳤다. 투표율은 61.25%로 집계됐다. 이로써 제주와 울산, 강원까지 세 지역 경선 결과를 합산한 누적 득표에서는 문 후보가 1만 9811표(55.34%)를 얻었고, 손 후보(7615표·21.27%), 김 후보(6675표·18.65%), 정 후보(1696표·4.74%) 순으로 나타났다. 1·2위간 지지율 격차는 34.07% 포인트나 벌어졌다. 문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이겼지만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마음이 답답하다.”면서 “우리 사이에서 누가 1등 하느냐가 다가 아니다.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신뢰받는 경선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원에서 조직세의 우위를 점쳤던 손 후보는 어느 정도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손 후보 측은 “아쉬움이 크지만 선전했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일모레 충북에서 확실한 승리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날 강원 경선은 모바일투표 공정성 논란이 우여곡절 끝에 봉합된 뒤 열린 첫 경선이었다. 울산 경선 파행으로 인한 후유증 탓에 어수선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행사 시작 전 문 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행사장 안에서 마주쳤으나, 악수도 하지 않고 외면했다. 문·손 후보는 말없이 냉랭하게 악수만 나눴다. 첫 번째 연설자로 나선 문 후보는 파행 후유증을 봉합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번 민주당 경선은 네 명 가운데 한명을 고르는 게 아니다. 네 명의 힘을 하나로 모아서, 백배 천배 힘을 키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비문(非文) 후보들은 모바일투표 논란이 완전히 봉합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불공정·비상식적인 경선을 바로잡기 위해 경선을 잠시 중단했다.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서 “모바일 선거에서 1만 3000명이 불참한 것으로 됐다. 1·2·3번만 듣고 찍으면 참정권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는 경선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며 수위를 조절했다. 그는 성경 구절을 인용, “‘악을 행하는 자들에게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 네 일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 제가 드리려는 말을 여러분은 알 것이다.”라고 했다. 정 후보는 문 후보 비판에 대해서는 자제하고 정책 제시에 주력했다. 황비웅·원주 이영준기자 stylist@seoul.co.kr
  • [Weekend inside] 스마트폰 뱅킹 3000만명 시대… 은행 2030세대 유치 총력

    [Weekend inside] 스마트폰 뱅킹 3000만명 시대… 은행 2030세대 유치 총력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5년차 직장인 이준영(31)씨는 최근 국민은행의 ‘스마트폰 적금’에 가입했다. 게임하듯 농장을 키워 나가는 상품이다. 저금액과 이자율에 비례해 동물 수와 먹이 수가 불어난다. 이씨는 농장 키우는 재미에 빠져 가급적 커피값과 택시비를 아껴 3000~1만원씩 꼬박꼬박 저금하고 있다. 이씨는 “다른 상품에 비해 금리도 높고, 푼돈을 모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농장 키우는 재미도 쏠쏠해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대학원생인 강민수(34)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신한은행의 ‘두근두근 커플적금’으로 결혼자금을 모으고 있다. 커플 인증샷을 올리거나 같이 가입하면 금리를 우대해 준다는 말에 가입했다. 강씨는 “한 달에 각각 10만원씩 저금하고 있다. 돈도 모으고 둘이 찍은 사진도 공유하는 등 재미가 쏠쏠하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가 3000만명(중복 가입자 포함)을 넘어섰다. 은행들도 저마다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 바쁘다. 특히 스마트폰 뱅킹의 주된 고객층인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재밌고 톡톡 튀는 ‘펀(fun) 뱅킹’이 인기다. 국민은행이 이달 출시한 ‘말하는적금’은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8484좌(18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금융부문 판매 10위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저금이 뜸하다 싶으면 동물모양 캐릭터가 “배고파요.”라며 저금을 채근한다. 만기가 되면 “축하한다.”고 격려해 준다. 스마트폰을 흔들거나 터치하면 캐릭터가 반응을 보여 고객들이 더 재미있어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메일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메시지도 보낼 수 있게 (다른 은행 상품과의) 차별화에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특허 출원까지 해놓은 상태다. 앞서 출시한 ‘스마트★폰 예적금’도 히트 상품이다. 만기일이 가까워질수록 동물 수가 늘어나고, 이율이 늘어날 때마다 나무와 먹이 수가 늘어나는 농장 육성 상품이다. 저축과 게임을 결합시키자는 데서 착안했다. 신한은행의 ‘두근두근 커플예적금’은 커플을 인증하고 사진을 공유하면 금리를 우대해 준다. 두 사람이 함께 가입하면 더 우대해 준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커플적금이 총 1만 4739좌(117억원) 팔리며 큰 인기를 끌자 올해 초 ‘미션플러스 적금’도 출시했다. 각자 목표를 세워 미션을 완수하면 그에 비례해 우대금리를 주거나 제휴사 할인을 받게 해 준다. 지난 3월 출시한 ‘한달애저금통’은 돼지저금통 이미지를 터치해 자투리 금액을 입금하는 방식이다. 실제 저금통에 돈을 저금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한은행 멀티채널부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 상품에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대표적인 디지로그(Digilog)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우리은행 ‘당근이지뱅킹’은 자주 사용하는 기능만 이용할 수 있는 앱 상품이다. 영리하고 빠른 토끼와 당근 이미지로 아이콘을 만들어 빠르고(토끼) 쉬운(easy) 은행상품임을 강조했다.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11만명이 내려받았다. 당근 아이콘에 즐겨 찾는 기능을 등록해 놓으면 빠르게 예금을 이체하거나 조회할 수 있다. 기업은행도 포인트를 적립한 뒤 만기 때 현금으로 돌려주거나, 앱을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스마트펀 통장’을 내놓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뱅킹은 대부분 소액이고 자주 출시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단순히 금리를 우대해 주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펀상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강북구서도 ‘묻지마 칼부림’ 있었다

    서울 여의도 길거리에서 지난 22일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서울 강북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3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0시 15분쯤 강북구 미아동의 한 골목길에서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오토바이 수리센터에서 일을 보던 김모(34)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김씨는 주먹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맞고 오른쪽 팔을 깊숙이 찔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김씨는 2주간의 입원 치료를 받고 23일 퇴원했다. 김씨는 “오토바이 센터에 들렀다가 집에 가려고 헬멧을 쓰는데 군복 바지를 입은 젊은 남성이 큰소리로 욕을 하며 시비를 걸어 와 가벼운 승강이가 있었다.”며 “그 사람에게 술 냄새가 많이 났지만 이내 뒤돌아서 가길래 별일 없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장님이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약 10∼15분 뒤에 그 남성이 다시 돌아와 갑자기 달려들었으며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뒤 칼을 꺼내 옆구리를 찌르려고 해 피하는 과정에서 팔뚝을 찔렸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김씨가 주저앉아 지혈을 하는 동안에 달아났다. 경찰은 오토바이센터 주변에 있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 남성의 인상착의를 확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기고] 묻지마 범죄, 치안복지 인프라 구축해야/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법학박사

    [기고] 묻지마 범죄, 치안복지 인프라 구축해야/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법학박사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 학생 성폭력, 잇단 묻지마 범죄 등이 사회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의정부역 칼부림 사건에 이어 20일 서울 광진구에서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의 주부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21일에는 수원에서 성폭행 전과자가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 도주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수원의 범인은 전자발찌 부착이 청구됐으나 소급입법 시비에 따른 위헌심판제청으로 법원 결정이 보류돼 발찌를 차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의 철저한 예방 치안이 급선무다. 그러나 우범자 정보 수집을 위한 현행 형사사법체제의 개선도 필요한 실정이다. 법적 근거가 미비한 것이다. 첫째, 우범자 정보 수집상 문제점이다. 경찰은 재범률이 70%에 이르는‘성범죄 우범자 관리 대상자’를 현행 법 체제에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싶어도 들키지 않게 관찰해야 하는 한계를 지녔다. 인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둘째, 우범자에 대해 통신수사, 각종 사실 조회가 불가능하다. 셋째, 전자발찌 부착대상자·보호관찰 대상자와 달리 준수사항이 없어 재범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독일의 경우, ‘바덴-뷔르템베르크’의 경찰법은 범죄행위의 예방적인 척결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앞으로 범죄행위를 범하리라는 실제적인 근거가 있는 인물’에 대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국은 경찰, 보호관찰소, 교도소 등 여러 기관들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MAPPA(Multi-Agency Public Protection Arrangement)라는 타기관과의 효율적인 협력 체제를 공식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특히 성폭력의 경우, 범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화학적 거세·전자발찌로는 한계가 있다. 성범죄를 근원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 예방·사후 관리방안은 쌍끌이 그물망처럼 촘촘해야 한다. 또 성범죄 및 살인 등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1026명에 대한 관리·감독 전담 인원을 대폭 늘리고 예산 확보,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도 이뤄져야 한다. 전자발찌는 부착자 위치추적용 휴대 단말기 방전 땐 속수무책인 탓에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등 기술적 개선도 필요하다. 경찰청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해 우범자 대면, 정보수집 항목 등을 추가하는 동시에 800명 규모의 성폭력·강력범죄 감시·감독팀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성폭력 우범자 등을 주 2회에 걸쳐 대면 감시·감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치안복지는 경찰 본연의 임무이지만 경찰만이 아닌 모두가 힘을 더해야 가능하다. 입법부·행정부·사법부의 지원 아래 치안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이유다. 최소한의 치안 투자를 경찰에 대한 배려나 활동에 필요한 소모성 경비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삶과 생명을 보장하는 치안복지정책으로 봐야 한다. 아울러 경찰·검찰·법무부가 우범자 정보를 교환·관리하는 등 긴밀하고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춰야 참혹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또 범죄자들이 출소한 뒤에도 야수와 같은 심리가 표출돼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중 정신·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운영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여의도 퇴근길, 인천 새벽길…또 ‘묻지마 범죄’ 안전지대가 없다

    여의도 퇴근길, 인천 새벽길…또 ‘묻지마 범죄’ 안전지대가 없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쟁으로만 내몰리는 사회적 약자들이 억누르던 분노를 터뜨리면서 생기는 사회병리 현상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오후 7시 16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맞은편의 한 제과점 앞에서 김모(30)씨가 전 직장 동료인 조모(31·여)씨에게 갑자기 뛰어들어 준비했던 흉기로 등과 어깨 등을 다섯 차례가량 찔렀다. 김씨는 조씨 옆에 있던 또 다른 전 직장 동료인 김모(32)씨, 주변을 지나던 김모(31)씨와 안모(32·여)씨도 잇달아 찌른 뒤 건물 옆 화단으로 달아났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및 시민 등과 10분쯤 대치하며 자해극을 벌이다 경찰이 쏜 전기총을 맞고 오후 7시 30분쯤 검거됐다. 지난 2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서 강모(39)씨가 흉기를 휘둘러 일가족 3명 등 4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한 사건 역시 묻지마 폭행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술집에서 거스름돈 2만원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화풀이를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날 오후 9시 30분쯤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는 50대 부부가 자신의 집 앞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2인조 괴한에게 둔기로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20일 오후 1시 20분쯤에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편의점 앞길에서 최모(46·여)씨가 아무런 이유 없이 길 가던 초등학생 양모(10)군과 이모(12)양에게 길이 30㎝의 공구를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9일 오전 4시 45분쯤 인천 부평시장 인근에서는 20대 여성 3명이 낯선 남자 2명에게 갑자기 수십 차례의 발길질과 주먹 세례를 당해 1명은 코뼈가 부러지고 이가 빠지는 봉변을 당했다. 용의자는 경찰에서 “길을 가다 여성들과 시비가 붙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유대근·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中大 전산장애… 사정관제 접수마감 연장 논란

    입학사정관제의 부실한 검증 시스템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 시내 한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의 서류접수 마감 기한을 연장해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중앙대는 22일 오전 올해 수시모집의 입학사정관 전형인 ‘다빈치형 인재’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와 증빙서류 입력 마감 기간을 기존 21일 밤 12시에서 23일 오전 10시로 34시간 연장했다. 학교 측은 지난 21일 오후 6시 신상 정보를 입력하는 기본원서 접수를 마감한 뒤 접수자에 한해 6시간 동안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그러나 7462명에 달하는 지원자들이 1인당 5000자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서 컴퓨터에 전산장애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312명의 지원자들이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접수시키지 못했다. 이에 중앙대는 23일 오전 10시까지 추가 접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등 서류를 미리 준비해 제 시간에 접수를 마친 지원자들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한 지원자는 “6시간 만에 자기소개서를 쓴 지원자와 시간을 연장한 뒤 하루 동안 서류를 준비한 지원자 간에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항의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자기소개서 접수 기간이 3일이었는데 올해는 기본원서 접수 후 6시간으로 제한하다 보니 많은 지원자가 몰려 오류가 생겼다.”면서 “미처 자기소개서를 내지 못한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접수 시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원칙적으로 시스템 마비 등 마감 시한을 지키기 어려운 불가피한 문제가 생기면 대학별로 판단을 거쳐 하루 또는 반나절 정도 마감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소지를 우려하고 있다. 대교협의 한 관계자는 “원서 접수 마감 시한은 민감한 문제인 만큼 먼저 제출한 수험생과 연장된 시간에 낸 수험생 사이에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설] 난장판 포털사이트 두고만 볼텐가

    그제와 어제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박근혜 콘돔’과 ‘안철수 룸살롱’이라는 듣기 민망한 검색어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을 휩쓴 것이다. 한 월간지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과거 룸살롱 출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보도하면서 ‘안철수 룸살롱’이 인기검색어로 등장했고, 이를 둘러싼 조작 의혹에 네이버 측이 과거 사례를 들어 해명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콘돔’을 언급하자 곧바로 이 단어가 인기검색어로 급부상한 것이다. 뒤따라 성인인증 시비에서부터 음모론 등이 뒤엉키면서 본질을 벗어난 네티즌들의 소란이 한동안 이어졌다.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회적 관심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제시하는 창(窓)으로서의 역할보다는 근거 없는 억측이나 왜곡된 사실, 가십성 뉴스에 대한 여론의 쏠림을 부채질함으로써 건전하고 합리적인 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폐단이 부각된 지 오래다. 특히 선거철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무방비로 노출돼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도 적지 않다. 업계 선두인 네이버의 경우 국내 모든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영향력 조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포털의 영향력은 날로 커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포털이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넉달 뒤면 18대 대선이 실시된다. 더는 포털을 흑색선전과 비방, 과장과 왜곡이 난무하는 무법의 정글로 남겨 둬서는 안 될 일이다. 포털에서 쓰레기를 걷어낼 정화작업이 필요하다. 정치권과 선관위는 즉각 포털의 폐해를 줄이고 공적 기능을 강화할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포털들도 자발적 자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얄팍한 상혼을 앞세운 검색어 순위 서비스부터 폐지하는 게 그 첫걸음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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