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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도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도쿄 시내 시오도메의 덴쓰빌딩 47층 ‘지팡구’나 시내 한복판 도쿄돔호텔 4층의 ‘유교안’ 등 고급식당은 요즘 예약이 어려워졌다. 골프장의 부킹도 힘들어졌고, 할인요금은 사라졌다. 장기 불황시대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 등은 여전히 어렵다.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와 소비·생산·수출 등도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것이 장기불황의 터널 끝에 서 있는 일본이다. |특별취재팀|최근 1∼2년 사이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고 있다. 도쿄 시내의 시오도메, 롯폰기, 시나가와 등에는 40층 안팎 초고층 빌딩들이 재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으로 속속 들어섰다. 요즘은 도쿄역 부근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 10∼20년 후를 대비한 상징적 모습으로 꼽힌다. 국회 주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정책의 결정판이라는 우정사업 개혁문제로 시끄럽다.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해산까지 시사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내 ‘우정족’ 의원을 중심으로 한 108명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대 운운하며 결사적으로 반대한다.1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자는 주장과 우정민영화 절충론이 9일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집권 5년차로 들어선 ‘고이즈미 개혁’은 곳곳의 철밥통을 깨고 있다. 사법개혁, 도로공사 민영화, 연금개혁, 국립대학 등의 특수행정법인화, 기초자치단체의 대대적 합병 등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공무원들도 실적주의가 도입되고, 국회 직원 수도 대폭 축소된다. 그런 탓에 인사, 돈, 정보의 3대 축으로 이뤄지던 낡아빠진 파벌정치도 크게 약화됐다. 민간부문도 낡은 것을 벗어던지는 변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흥 인터넷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2) 사장 등 30∼40대의 야심찬 기업가들이 인수·합병 등을 앞세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기업·가계 등 전 부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가 넘쳐난다. ●거품과 비효율이 제거된 10년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이즈반도 해안지대에 가면 폐업했거나 휴업 중인 중규모 호텔들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시절 과도한 접대비로 회사나 각종 단체의 연수, 회식 등의 ‘이벤트 손님’이 사라진 것이 이런 현상을 촉발한 것이다. 기업들도 대전환기를 맞았다. 현재 기업들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체력을 강화한 뒤 고용을 다시 늘리는 ‘선순환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와코 주이치 수석연구원은 분석한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도 “지난 10여년간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거품붕괴는 미국의 베트남전 패전과 같은 충격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통신사 특파원 출신의 자유기고가 도쿠모토 에이치로는 “학연이나 지연, 파벌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사라졌다.”며 “능력에 의해 경쟁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특히 IT업체의 창업이 활발해지며 기득권적인 기업구조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의 싹이 보인다 일본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물건을 사고 배달을 요청하면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던 것은 옛말이다. 급행료를 내면 다음날 혹은 당일도 배달된다. 관청이나 기업, 은행 등도 민원을 신청하면 종전엔 1∼2주일가량 기다려야 했으나 지금은 빠르게 해결되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스피드 경영도 요즘 기업들의 화두다.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95년 사장 취임 때 “해외사업을 위해 스피드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진두지휘, 오늘의 초일류 자동차 기업을 일궈냈다. 한 발 앞서 문제점을 개선하고,1초도 아낀 부품조달 등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일본인만에 의한 기업경영도 옛말이 됐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마쓰다 등 5대 자동차 업체 중 닛산 등의 3개사 최고경영자가 한동안 외국인이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소니도 22일 주주총회에서 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를 회장으로 정식 추대한다. 스피드 경영은 일본 최대 IT재벌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온라인 쇼핑몰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등 신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거품붕괴 이후 위기경보 강화돼 요즘 마루젠이나 기노쿠니야 등 대형 서점에 가면 ‘허구의 경기회복’,‘국가재정파탄’,‘희망격차사회’‘이극화 일본’ 등 향후 일본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는 서적들이 넘쳐난다. 거품붕괴 뒤 일본에선 ‘위기에 대한 경보’가 발달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일반적이다. 거품경제 내내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일본의 장밋빛 미래만을 찬양하다가 거품이 붕괴되자 그 반성으로, 사전 경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인 오노 게이코는 “지난해 시중에 경제가 좋다는 책들이 넘쳤는데 실제 GDP는 2분기나 마이너스였다. 반면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책들이 주류다. 그것은 경기가 좋다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후유증, 그늘도 많이 남겼다 5월말 도쿄도 시나가와구의 오이마치역 인근의 라면가게와 술집 밀집 골목은 오후 7시인데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실직이나 비정규직 전환 등의 서민들에게는 장기불황 후유증이 큰 것이다. 장기불황의 그늘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들이 10여년 동안 고용을 기피,“생산직은 물론 사무직, 연구소도 91년 이후 신입사원 선발을 안한 곳이 많아 기술·기능 전수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이상 된 사원이 오차 심부름을 하는 곳이 많다.”라고 환동해권 경제연구소 에리나의 미무라 미쓰히로 연구원은 우려했다. 글로벌화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도요타자동차·소니 등 굴지의 대기업에는 미국·중국 등 다국적 사원이 많다. 대부분 영어로 이뤄지는 회의에서 ‘사원간 의사소통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정사원, 계약사원, 촉탁사원, 파견사원 등 사원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조직 화합이 어려워진 것도 큰 숙제로 부상했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사회적 과제다. taein@seoul.co.kr ■ ”日은 대수술 막 끝낸 환자” 후카가와 도쿄대교수 인터뷰 |특별취재팀|“일본경제는 커다란 수술을 받은 직후의 환자 같은 상황이다. 연간 0∼2%의 성장을 할 수는 있게 됐지만 그나마 이전 같은 고성장은 없을 것이고 미국·중국 등의 외부 충격에 약하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학교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일본 경제의 상태를 이같이 요약했다.10여년의 장기불황 기간 중 중반까지는 재정의 과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으로 우왕좌왕했지만, 이후 실효적인 개혁이 시작되면서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7년 정도는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간과 이후 기업·가계 부문의 의미있는 개혁들도 진행됐고, 제조업이나 은행 등의 부채 처리가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개혁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기간 일본을 부정적으로 짓눌렀던 학벌지배 현상이 약화되는 등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진단했다. 오랫동안 도쿄대 법학부 출신들이 경제부처를 좌지우지했으나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경제분야 인재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부실기업과 구조조정이 늦어진 기업들이 망해도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법 정비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주가가 저평가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쓰러질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주가 저평가론을 부인했다. 나아가 지금까지는 시장을 공업기술이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마케팅이나 소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스피드로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며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성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처럼 일본의 위기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일본은 ‘조용히, 천천히 성장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이다. 그러면서 환경기술에서 프런티어 정신을 발휘할 경우 제1의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진·태풍 등 환경·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발달시킨 환경·기상기술 등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750조엔에 이르는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김상연기자의 “일본은 있었다”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쇼군은 군병의 일을 힘쓰지 아니하여 사람들이 포성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하였습니다.” 지난달 16일 특별취재를 위해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머릿속은 1636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광과 인조(仁祖)의 대화로까지 달려 올라갔다. 일본 근대화의 배아를 잉태했던 그 도쿠가와 막부시대로부터, 근대화를 완성한 120년 전 김옥균(金玉均)의 황망한 도일과 40년 전 김종필(金鍾泌)의 다급한 방일, 그리고 21세기 대명천지에도 현재진행형인 독도, 야스쿠니 등등…. 번잡한 상념이 무색하게 비행기는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나리타공항에 착륙했다. ●개별과 집단 사이… 도쿄시내 남쪽 시나가와역에서 처음 맞닥뜨린 거대한 인파는 이방인을 익사시킬 것만 같다. 바쁜 걸음으로 각자의 방향으로 돌진하는 사람의 물결은 윌리엄텔 서곡 2부의 리듬을 연상시킬 만큼 일관성 있게 빠르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풍경은 돌변한다. 식객의 주류는 혼자서 밥 먹는 사람들. 다른 사람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후다닥 먹고 서둘러 나간다. 전철역 인파를 보고 ‘일본은 있다.’고 하고, 식당안을 보고는 ‘일본은 없다.’고 하는 건가? 식당안의 그저그런 ‘나카무라’들이 고니시 유키나가나 이토 히로부미 같은 ‘촉매’를 만나면 전철역의 위협적인 검은부대로 변신하는 건 아닐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아무리 붐벼도 열차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몸을 밀치며 올라타지 않는 사람들. 도로에선? 횡단보도를 밟고 선 자동차는 없다. 자로 잰 듯 정차해 있다가 일제히 평행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행렬. 각박함이 지배했을 법한 ‘잃어버린 10년’도 일본인의 소프트웨어 진보는 막지 못했다. 계층과 빈부를 막론하고 국민 전체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질서의 소프트웨어는 오랜 시간에 걸친 축적의 발현일 것이다. 그것이 메이지(明治)유신에서 발원한 전체주의적 교육의 소산이든,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두려워하는 일본인 특유의 DNA 때문이든. ●전통과 외래 사이… 서울보다 사람이 많다는 도쿄지만 식당 간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은 전통 일본풍이다. 그러나 시부야 같은 번화가는 ‘자본주의의, 자본주의에 의한, 자본주의를 위한’ 일본의 다른 얼굴이다. 고층빌딩들의 앞면에 매달린 대형 광고전광판에서부터 바닥에 엎드린 소규모 상점들의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볼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소리가 소리를 누르기 위해 더 큰 소리를 동원하는 메커니즘은 초기 자본주의의 원초적 경쟁을 연상시킨다. 전통과 외래가 자본이라는 동질의 목표를 향해 각개약진하는 모습은 불안하면서도 절묘하다. 인상적인 점은 억압보다는 방임으로 균형을 맞춰 가고 있다는 것. 여고생들이 미니스커트에 가까운 교복을 거리낌없이 입고 다니는 광경에서 전통과 외래의 절묘한 ‘팽창 시너지’가 느껴졌다. “그래, 일본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일본은 있었습니다. 언제든 계기가 주어지면 무섭게 뭉칠 수 있는 잠재력이 엿보였습니다. 방비를 게을리 하다간 장래에 큰 화가 다시 닥칠까 심히 염려되옵니다.” carlos@seoul.co.kr ■ 도움 주신 분들 이번 한·일 수교 40주년 특별기획에 도움주신 분들을 2회에 걸쳐 싣습니다(무순입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중의원(부간사장) ▲구사노 다다요시(草野忠義)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 ▲다카하시 요시오(高橋由夫)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부국장 ▲구마가이 겐이치(熊谷謙一)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국제국장 ▲무쿠타 사토시(田哲史)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환경·기술본부장 ▲마스다 기요시(益田淸) 도요타자동차 이사 환경부장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도쿄대학교 대학원 교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자민당 참의원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민주당 중의원(역원실장)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민주당 중의원 ▲기타지마 가즈토시(北嶋一甫) ㈜기타지마 시보리 제작소 사장 ▲오이케 가즈오(尾池和夫) 교토대 총장 ▲사사키 미사오(佐佐木節)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교수 ▲나카무라 가즈야(中村一也) 교토대 총장 비서실장 ▲사고 노리치카(佐合紀親) 오사카대 우주물리학 박사 ▲다카하시 도루(高橋徹)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박사후 과정(오사카대 핵물리학 박사) ▲이시무라 시게이치(石村繁一) 남코(NAMCO) 사장 ▲히라이 아쓰오(平井淳生) 경제산업성 상무정보정책국 정보통신기기과 과장보좌 ▲나카지마 구니오(中島邦雄) 정책대학원대학 교수 ▲오카타 야스오(緖方靖夫)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국장, 참의원 의원 ▲오모카와 마코토(面川誠) 일본공산당기관지 新聞赤旗 외신부 기자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 피스보트 공동대표 ▲다나카 쓰네유키(田中恒行)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노동정책본부 기획조사그룹장 ▲스즈키 아키히코(鈴木明彦)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 ▲이노우에 사토시(井上哲) 인사원 직원복지국제과 주임국제전문관
  • ”박성규라니까” 좀도둑 전락한 대도 조세형

    ”박성규라니까” 좀도둑 전락한 대도 조세형

    “일본으로 다시 밀항하기 위해 금품을 훔치다 잡혔는데 또다시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습니다.”25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5팀 사무실.1980년대 초 고관대작의 집을 잇달아 털어 ‘대도(大盜)라는 별명을 얻은 조세형(67)씨가 검은 점퍼로 얼굴을 가린 채 혐의를 시인하며 고개를 떨궜다. ●고개 떨군 대도 조씨는 전날 오후 8시15분쯤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 정모(63)씨의 3층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가 165만원어치의 손목시계 6개를 훔치려다 사설경비업체 S사의 전자감식장치에 걸렸다. 공교롭게도 S사는 조씨가 범죄예방연구 자문위원을 지낸 곳이다. 조씨는 옆집 담을 넘나들며 녹슬지 않은 솜씨로 달아났으나 가스총까지 쏜 경찰에 끝내 덜미를 잡혔다. 검거 직후 40대 노숙자 ‘박성규’라고 거짓 진술한 조씨는 경찰의 지문감식과 잇따른 추궁에 결국 진실을 털어놨다. 조씨는 지난 2000년 결혼한 부인 이모(44)씨와 최근 가정불화가 생기며 방황을 시작했고, 결국 일본으로 밀항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고급주택을 털 계획을 짜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3000만원 정도 모아 일본으로 갈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2001년 일본 도쿄에서 주택을 털다 검거될 당시 현지 경찰에 의해 오른쪽 어깨에 총상을 입어 4급장애를 갖게 됐으며, 이에 대한 보상절차를 밟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조씨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의 범죄 유전 16살 때부터 절도 행각을 벌이며 소년원과 감옥을 드나들던 조씨는 1970년대 후반부터 권력가와 재벌 집만 골라 털며 한때 ‘의적’ 소리를 듣기도 했다. 조씨가 고관의 집에서 훔친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공개됐고,TV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조씨를 소재로 삼기도 했다. 1982년 검거된 뒤 이듬해 공판과정에서 탈주한 조씨는 5박6일 동안 서울 전역에서 경찰을 따돌리다 다시 붙잡혔다. 특수절도에 도주 혐의까지 추가되는 바람에 징역 15년과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가 1998년 11월 청송교도소를 출소했다. 조씨는 이어 2000년 5월9일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자동차 액세서리 제작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부인 이씨와 결혼, 아들(5)을 낳고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2001년 11월24일 선교를 위해 일본에 갔던 그는 도쿄 시부야에서 주택 3곳을 털다 경찰에 붙잡힌 뒤 2004년 3월18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무의탁 노인 도우며 참회도…지인 충격에 쓰러져 출소 직후 귀국한 조씨는 세간의 이목이 두려워 혜화동에서 면목동의 35평짜리 빌라로 이사했다. 그는 부인과 함께 노래방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지난 1월15일까지 구기동 D복지선교회에서 무의탁 할머니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들은 조씨의 범행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조씨가 봉사활동을 했던 D복지선교회 이모(70·여) 목사는 “부인과 함께 여러차례 무의탁 할머니들을 위해 봉사하며 생활도 넉넉한 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다시 범행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목사는 이날 충격에 못이겨 쓰러졌다. 소년범 시절부터 조씨를 알아오며 조씨를 범죄의 수렁에서 건지려 애썼던 최중락(77)전 경찰청 강력과장은 “평생 조씨의 결혼과 취업, 가석방 등을 위해 애쓰며 교화에 힘써 왔지만 이미 도벽이 굳어져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며 탄식했다. 경찰은 조씨의 주머니에서 1만원짜리 41장과 1000원짜리 57장 등 현금 46만 7000원을 발견, 추가 범행을 저질렀는지 추궁하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도 조세형 행적 ●1963년 10월 26일 특수절도 혐의로 최초 검거 ●1970년대말∼1980년대초 권력가와 재벌 집 잇따른 절도행각 ●1982년 11월 검거 ●1983년 2차공판중 탈주,6일만에 검거 ●1983년 징역 15년, 보호감호 10년 선고 ●1998년 11월 청송교도소 만기출소 ●1999년 4월 사설경비업체 S사 범죄예방연구소 자문위원 위촉 ●2000년 5월 9일 이모(44)씨와 결혼, 서울 구기동 D복지선교회에서 무의탁 할머니 위해 봉사활동 ●2001년 11월 24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주택 3곳 털다 검거 ●2001년 12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특수절도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4년2개월 선고 ●2004년 3월 18일 가석방으로 출소,5일뒤 귀국 ●2005년 1월 15일까지 부인과 함께 D복지선교회 봉사활동
  • [멋진여자 멋진남자] 패션인들이 말하는 여행필수품

    [멋진여자 멋진남자] 패션인들이 말하는 여행필수품

    출발준비부터 이미 여행은 시작된다.어디로 갈까,뭘 준비해야 할까.패션업계 사람들은 올 여름 여행가방에 무엇을 챙겨갈까.뭔가 남다를 것 같은 그들의 휴가와 여행가방을 살짝 들여다보자. ■ 한국의 정원 산책-휠라코리아 PR매니저 김세레나씨 올해는 창덕궁,담양 명옥현,안동 천광운영대,산청 덕천서원,도산서원 등 ‘선비가 거닐던 세계’로 여행을 떠나요.올 휴가의 영감을 준 책 ‘한국의 정원,선비가 거닐던 세계’와 함께 자연과 ‘호흡’하기로 했어요. 여행가방은 트렁크에 넣을 물건과 배낭에 담을 물건으로 분산해서 쌀 계획이에요.배낭에는 평소에 쓰는 물건을 담고,트렁크에는 부피가 큰 물건을 넣어야겠죠.머리 손질을 못할 것을 대비해 모자와 두건,화장을 못해도 패션감각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선글라스는 꼭 챙겨요.갈증을 해소시키면서 피부 진정 효과도 있는 녹차,우산보다 가볍고 추울때 겉옷으로도 좋은 비옷,기초화장품 대용으로 쓰는 비타민 크림도 물론.호텔 발코니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와인을 마실때 입을 조금 야한 원피스.영화배우가 된 듯한 느낌이겠죠. 만약 다른 곳에 간다면 2년전 갔던 이집트.사막 한가운데 흐른 잉크빛 나일강,밤새 달린 버스에서 일어나 바라본 지평선 위에 찬란한 태양 등 다시 경험하고 싶어요.굶주린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 언젠가는 아프리카에 꼭 들를 거예요. ■ 가자 프랑스 니스로-금강제화 디자이너 김지연씨 올해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잠시 비췄던 그곳,프랑스 니스로 뜹니다.4년전 배낭여행때 짧게 다녀 온 아쉬움을 달래려고요.해변가나 호텔 수영장에서 예쁜 비키니를 입고,음악과 함께 태닝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거예요. 여행가방은 해변용 조리와 선글라스로 쿨한 스포티 룩을,디너용 원피스와 샌들로 럭셔리 룩을 다양하게 연출할 계획.일상에서 탈출하는 휴가인 만큼 섹시한 원피스와 짧은 반바지로 과감하게 드러내기도 하려고요.선글라스는 필수.풍경을 담을 스케치도구도 꼭 가지고 가요.(무엇이든 그림으로 그려내는건 직업병인가.ㅜoㅜ) 여행가방에 넣으면 NG 작든,크든 헤어 드라이어.모자나 헤어 액세서리로 충분히 멋진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죠. 간혹 드라이어가 없는 호텔에 묵는다며 갖고 갔는데 결국 한번도 못쓰더라고요. 만약 다른 곳에 간다면 대학 시절에 대한 그리움인지 몰라도,유럽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어요.꼬질꼬질 힘든 일정이었지만 젊음을 만끽하는 데 최고.기회가 된다면 푸른 초원과 야생의 아프리카에도 도전을. ■ 일본 도깨비 여행-패션잡지 프리랜서 임유승씨 올해는 친구와 함께 일본 도깨비 여행(1박3일)을 계획했다.너무 바빠서 도저히 짬을 낼 수가 없다.그렇다고 휴가를 안가면 서운하지.신주쿠,하라주쿠,시부야 등 도쿄 젊은이들의 문화를 경험하며 알찬 이틀을! 여행가방은 짐은 최대한 간편하게.그래도 꼬질꼬질해질 수는 없으므로 기본적인 옷가지는 꼭 챙길 것.패션감각을 살리면서 태양을 피하는 마소재 니트와 마 바지는 필수다.많이 걸어다닐 것을 예상해서 발전용 데오드란트도 챙겨야지.컬러감이 좋은 모자는 심심한 패션에 활력소. 만약 다른 곳을 가게 된다면 대학 시절 한달짜리 배낭여행으로 잠시 들렀던 이탈리아.빡빡한 일정에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다시 가면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을 던지고 사랑을 이뤄야지.  아직 가보지 못했던 태국은 꼭 한번 경험하고 싶은 곳.곳곳에 볼것이 그리도 많다는데…. ■ 가족과 함께 계곡여행-메이블린MD 박형준씨 올해는 강원도 횡성 주천강변 자연휴양림에서 아내와 친구들과 여유를 만끽할 겁니다.북적이는 바닷가는 NO!텐트를 치고 바비큐 파티와 캠프파이어로 자연에 동화돼야지. 여행가방은 가볍고 작게.속옷과 양말,밝은 톤의 티셔츠와 편한 바지 2∼4개 정도 최소한의 옷만.얼굴 타는 것을 막아주면서 머리 다듬을 시간을 절약해 주는 모자,세계시계 알람 메모장 등 필요한 기능이 모두 다 있는 PDA,추억을 담을 디지털카메라는 필수. 여행가방에 넣으면 NG 휴가는 쉬러 가는 것이므로 보석,고가의 손목시계는 빼놓고 갈 것.잃어 버리면 안되는 결혼반지도.(다른 뜻은 절대 없다!) 만약 다른 곳을 가게 된다면 독일과 스위스를 한번 더.독일에서 스포츠카를 빌려 아우토반을 타고 ‘과속’을 저지르며 스위스로 넘어갔다.스위스 인터라켄의 호텔에서 ‘알프스 소녀’라며 좋아했던 아내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핀란드 얼음호텔 루미 린나에서 얼음으로 만든 방에서 하룻밤,얼음잔에 보드카 한잔을 꼭 해보고 싶다. 진행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멋진여자 멋진남자] 패션인들이 말하는 여행필수품

    출발준비부터 이미 여행은 시작된다.어디로 갈까,뭘 준비해야 할까.패션업계 사람들은 올 여름 여행가방에 무엇을 챙겨갈까.뭔가 남다를 것 같은 그들의 휴가와 여행가방을 살짝 들여다보자. ■ 한국의 정원 산책-휠라코리아 PR매니저 김세레나씨 올해는 창덕궁,담양 명옥현,안동 천광운영대,산청 덕천서원,도산서원 등 ‘선비가 거닐던 세계’로 여행을 떠나요.올 휴가의 영감을 준 책 ‘한국의 정원,선비가 거닐던 세계’와 함께 자연과 ‘호흡’하기로 했어요. 여행가방은 트렁크에 넣을 물건과 배낭에 담을 물건으로 분산해서 쌀 계획이에요.배낭에는 평소에 쓰는 물건을 담고,트렁크에는 부피가 큰 물건을 넣어야겠죠.머리 손질을 못할 것을 대비해 모자와 두건,화장을 못해도 패션감각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선글라스는 꼭 챙겨요.갈증을 해소시키면서 피부 진정 효과도 있는 녹차,우산보다 가볍고 추울때 겉옷으로도 좋은 비옷,기초화장품 대용으로 쓰는 비타민 크림도 물론.호텔 발코니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와인을 마실때 입을 조금 야한 원피스.영화배우가 된 듯한 느낌이겠죠. 만약 다른 곳에 간다면 2년전 갔던 이집트.사막 한가운데 흐른 잉크빛 나일강,밤새 달린 버스에서 일어나 바라본 지평선 위에 찬란한 태양 등 다시 경험하고 싶어요.굶주린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 언젠가는 아프리카에 꼭 들를 거예요. ■ 가자 프랑스 니스로-금강제화 디자이너 김지연씨 올해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잠시 비췄던 그곳,프랑스 니스로 뜹니다.4년전 배낭여행때 짧게 다녀 온 아쉬움을 달래려고요.해변가나 호텔 수영장에서 예쁜 비키니를 입고,음악과 함께 태닝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거예요. 여행가방은 해변용 조리와 선글라스로 쿨한 스포티 룩을,디너용 원피스와 샌들로 럭셔리 룩을 다양하게 연출할 계획.일상에서 탈출하는 휴가인 만큼 섹시한 원피스와 짧은 반바지로 과감하게 드러내기도 하려고요.선글라스는 필수.풍경을 담을 스케치도구도 꼭 가지고 가요.(무엇이든 그림으로 그려내는건 직업병인가.ㅜoㅜ) 여행가방에 넣으면 NG 작든,크든 헤어 드라이어.모자나 헤어 액세서리로 충분히 멋진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죠. 간혹 드라이어가 없는 호텔에 묵는다며 갖고 갔는데 결국 한번도 못쓰더라고요. 만약 다른 곳에 간다면 대학 시절에 대한 그리움인지 몰라도,유럽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어요.꼬질꼬질 힘든 일정이었지만 젊음을 만끽하는 데 최고.기회가 된다면 푸른 초원과 야생의 아프리카에도 도전을. ■ 일본 도깨비 여행-패션잡지 프리랜서 임유승씨 올해는 친구와 함께 일본 도깨비 여행(1박3일)을 계획했다.너무 바빠서 도저히 짬을 낼 수가 없다.그렇다고 휴가를 안가면 서운하지.신주쿠,하라주쿠,시부야 등 도쿄 젊은이들의 문화를 경험하며 알찬 이틀을! 여행가방은 짐은 최대한 간편하게.그래도 꼬질꼬질해질 수는 없으므로 기본적인 옷가지는 꼭 챙길 것.패션감각을 살리면서 태양을 피하는 마소재 니트와 마 바지는 필수다.많이 걸어다닐 것을 예상해서 발전용 데오드란트도 챙겨야지.컬러감이 좋은 모자는 심심한 패션에 활력소. 만약 다른 곳을 가게 된다면 대학 시절 한달짜리 배낭여행으로 잠시 들렀던 이탈리아.빡빡한 일정에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다시 가면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을 던지고 사랑을 이뤄야지.  아직 가보지 못했던 태국은 꼭 한번 경험하고 싶은 곳.곳곳에 볼것이 그리도 많다는데…. ■ 가족과 함께 계곡여행-메이블린MD 박형준씨 올해는 강원도 횡성 주천강변 자연휴양림에서 아내와 친구들과 여유를 만끽할 겁니다.북적이는 바닷가는 NO!텐트를 치고 바비큐 파티와 캠프파이어로 자연에 동화돼야지. 여행가방은 가볍고 작게.속옷과 양말,밝은 톤의 티셔츠와 편한 바지 2∼4개 정도 최소한의 옷만.얼굴 타는 것을 막아주면서 머리 다듬을 시간을 절약해 주는 모자,세계시계 알람 메모장 등 필요한 기능이 모두 다 있는 PDA,추억을 담을 디지털카메라는 필수. 여행가방에 넣으면 NG 휴가는 쉬러 가는 것이므로 보석,고가의 손목시계는 빼놓고 갈 것.잃어 버리면 안되는 결혼반지도.(다른 뜻은 절대 없다!) 만약 다른 곳을 가게 된다면 독일과 스위스를 한번 더.독일에서 스포츠카를 빌려 아우토반을 타고 ‘과속’을 저지르며 스위스로 넘어갔다.스위스 인터라켄의 호텔에서 ‘알프스 소녀’라며 좋아했던 아내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핀란드 얼음호텔 루미 린나에서 얼음으로 만든 방에서 하룻밤,얼음잔에 보드카 한잔을 꼭 해보고 싶다. 진행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 “배용준 보자” 日여성들 열광

    |도쿄 황성기특파원|탤런트 배용준(31)의 일본 방문에 일본 여성들이 열광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연가’(일본명 겨울 소나타)의 NHK 위성방송 방영으로 열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용준은 4일 오후 도쿄 시부야 공회당에서 여성팬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팬 미팅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행사장에는 이날 개최시간인 오후 3시 이전부터 팬들이 몰리기 시작했으며 입장하지 못한 여성팬들이 먼 발치에서라도 배용준을 보기 위해 공회당 주변에 쇄도,일대 교통이 한때 정체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날 행사 주최측은 사전에 참가응모를 받았는데 6만명의 팬들이 희망,추첨으로 참가자를 결정했다. 배용준이 입국한 3일 오후에도 하네다공항에는 5000명(경찰 추산)의 극성 팬들이 몰려 김포∼하네다 전용의 국제선 터미널이 팬들로 가득 메워지기도 했다.이날 일부 팬들은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하고,여자 화장실은 100m가량 장사진을 치는 등 ‘배용준 열기’를 실감케 했다.팬들은 30대 이상이 많았으며 50∼60대 팬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NHK는 팬들의 빗발치는 재방송 요청에 3일 밤부터 지상파 방송을 통해 재방을 시작했다. ‘겨울 연가’와 배용준 붐에 힘입어 겨울 연가의 원작번역본 수십만부,DVD세트 15만부가 팔리는 등 ‘겨울 연가’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marry04@˝
  • 일본 땅값 13년째 내림세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의 땅값이 13년째 하락세를 기록했으나 도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토교통성이 22일 발표한 전국 공시지가(1월1일 기준) 평균은 1년 전보다 6.2% 떨어져 13년째 하락세를 보였다.하락률은 전년에 비해 0.2%포인트 줄었다.그러나 도쿄의 중심권인 미나토·시부야 지역에서 시작된 지가 상승,보합세가 도쿄내 여타지역과 인근 지바현 등 근접지역까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국토성은 “도심지역의 지가하락이 멈추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이런 일본 정부의 견해는 지가하락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도쿄 도심의 땅값 상승,보합세는 경기회복 조짐과 더불어 도시재생,고층맨션 건설붐 등 도심회귀에 따른 요인이 커 나고야·삿포로·후쿠오카 등 3개 도시에서도 나타났다. marry04@˝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부동산 거품빠진 日 “집을 뭐하러 삽니까”

    부동산 거품이 끝난지 13년,일본 샐러리맨들에게 내 집은 재테크 대상에서 제외된지 오래다.거액을 쏟아부으면 손해만 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천정부지로 뛴 서울 강남 같은 광기의 부동산 열풍은 일본에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옛 이야기다.거품 때 평당 343만엔이던 도쿄의 평당 분양가는 올해 192만엔으로 44%나 떨어졌다. 부동산 하락세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리기는 했어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는 독신남녀 증가 등의 이유가 겹쳐 일본에서는 집을 사지 않는 30대가 늘고 있다.마이홈은 더 이상 젊은 샐러리맨의 꿈이 아니게 된 것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이즈미(36)는 올 4월부터 마이홈 족이 됐다.널찍하고 모든 게 새것인 내 집에서 네 식구가 생활하게 된 것에 입주한 지 반년이 지난 요즘도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차분히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집에 들어간 돈만큼 제 값을 받을 수 있을지,지금의 디플레이션이 언제쯤 끝나 집값이 오를 수 있을지 의문투성이다.뿐만 아니다.집 장만을 위해 은행에서 꾼 장기대출금 2000만엔의 30년 상환도 어깨에 얹혀진 무거운 짐이다. ●“거품 아직 덜 빠졌다.” 대기업 연구소에 근무하는 이즈미는 도쿄와 이웃한 수도권 이바라키현의 비좁아 터진 사택(社宅)에 살다가 “사택생활을 하며 생기는 부인끼리,아이들끼리의 갈등 때문에 못 살겠다는 집 사람의 성화에 못 이겨 집을 지어 이사나갈 결심을 했다.”고 한다. 갖고 있던 돈과 부친의 유산을 종자돈으로 사들인 토지 60평에 2층짜리 집을 지었다.어림잡아 4300만엔이 들어갔다.도쿄가 아닌 지방에 단독주택을 짓는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평생 이곳에 살 각오를 했다.그러나 집이 완성된 순간부터 집값이 떨어질 각오도 함께 해야 했다. 집을 산 뒤 앉은 자리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마스미(40·여).그녀는 3년 전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전철로 20분 떨어진 스기나미 구에 아파트(전용면적 57㎡)를 구입했다.신축 아파트인데다 은행 대출금 없이 현찰로 사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독신이든,결혼하든 집 한 채 지니고 있으면 이리저리 이사다니거나 월세를 내야 하는 부담은 없을 것”으로 판단해서였다. 직장생활로 모은 돈과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유산,어머니에게서 빌린 돈으로 구입 당시 가격이 4200만엔.그때까지는 좋았다.그러나 얼마 전 지방으로 이주할 일이 생겼다. 가격이나 알아볼 셈으로 부동산회사에 문의했던 그녀는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집값이 떨어진 사실을 접하고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마침 나고야에서 도쿄로 이사오려는 사람이 있어 3600만엔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부동산회사의 대답이었다.이 회사는 한술 더 떠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작자가 나타날지도 모르지만 몇달 지나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훈수를 겸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나마 전철 역에서 가깝고,이른바 로열층이라 3600만엔도 제대로 받는 것이라 한껏 스스로를 위로해 봤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손해라는 부동산회사 사람의 말이 귓전에서 떠나지 않았다. 지방은 더 심각하다.아베(64)는 지난달 센다이에 있는 집 두 채 중 한 채를 처분했다.전용면적 30평 가까운 아파트는 1000만엔밖에 받지 못했다.“십수년 전 2000만엔 가까이 주고 산 집이었는데,어차피 살지 않는 집이고 더 떨어질 수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아치웠다.”고 말했다. ●“굳이 집 살 필요 없다.” 노총각 신문기자인 오카베(38)는 “집을 왜 사느냐.”고 되묻는 젊은 세대 중 한 명이다. 도쿄 시부야에서 가까운 방 두 칸짜리 월세집에 살고 있는 그는 월세 13만엔이 아깝지 않다고 한다.보통 샐러리맨들이 “월세를 내느니 장기대출로 집을 사 빚을 상환하는 편이 나중에 집 한 칸이라도 남는다.”고 장기대출금으로 집을 샀던 시대는 옛날이 된 것이다. 그는 “좀더 얘기하자면 1995년 고베 대지진을 취재갔을 때 처참하게 무너진 집을 보고,도쿄도 언젠가 저렇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굳이 돈들여 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고 덧붙인다. 부부가 신문기자인 미치코(29·여)는 두 사람이 합치면 충분히 집을 살 수 있는 연봉인데도 불구하고 “집을 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한다.언제 지방발령을 받아 전근을 가야할지 모르는데다 집을 사더라도 도쿄에는 집을 사고 싶지 않아서이다. 16만엔의 월세집에 두 식구가 살고 있는 그녀는 “다달이 월세를 내느니 집을 사는 편이 낫지 않으냐는 얘기를 주위에서 듣지만 월세가 아깝다고 해서 덜렁 집을 살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도큐 주(住)생활연구소가 지난 6월 상장기업에 근무하는 수도권 샐러리맨들의 주택에 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주택구입 계획이 있다.”는 30대는 30%에 불과했다. ●수요 없어 건설회사들 분양경쟁 치열 호시노(37)도 집을 살 생각이 없는 30대 샐러리맨이긴 하지만 집을 소유하지 않겠다는 무주택주의자는 아니다.그는 “외아들이라 언젠가는 부모의 집을 자연스럽게 물려받는다고 생각하면 굳이 이런 시대에 무리해 집을 살 필요가 있을까 한다.”고 말했다.아이를 덜 낳는 경향이 주택구입의 추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가네코(43·주부)는 요즘 “집을 사지 않겠느냐.”는 부동산회사의 전화 성화로 귀찮을 지경이다.부쩍 동네에 아파트 신축이 늘어나면서 미분양을 걱정한 부동산 회사에서 전화로 호객을 하는 것이다. 이달 1일부터 신칸센 역이 들어선 시나가와 일대에는 재개발이 한창 진행되면서 아파트 신축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도쿄만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부동산회사의 집중적인 개발이 이뤄져 공급물량이 교토(京都)의 연간 공급물량을 훌쩍 뛰어넘는 4000가구 가량에 달해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 공급된 신축 주택은 9만 6000가구.교통이 불편하거나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지역의 경우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문에 아파트 분양광고가 거의 날마다 게재되는가 하면 신문에 끼워넣는 광고지가 하루 10장을 넘는 날도 있을 만큼 판매경쟁이 치열하다.그래서 옥상에 수영장을 설치하거나 모든 가구에 온천물을 공급해 구매자를 확보하려는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여건 좋다고 집값 비싼 건 이해 안돼 교육환경이 좋다고 서울의 강남처럼 집값이 폭등하는 경우가 도쿄에는 없다.도심에서 가깝거나 살기에 편리함이 부동산 가격을 좌우할 뿐이다. 부동산전문 정보서비스 회사인 ‘도쿄 간테이’의 나카야마 도시아키는 “게이오대학 계열의 사립 유치원은 입학면접 때 어린이가 아플 경우 보호자가 금방 달려올 수 있는지를 묻기 때문에 간혹 근처로 이사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학 진학률이 높은 학교나 학원이 몰려 있다고 해서 그 일대의 집값이 통째로 오르는 사례는 도쿄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marry01@ ■슈퍼 샐러리맨 겨냥 호화아파트 ‘양극화' |도쿄 황성기특파원|거품이 꺼지고,집값이 하락하고,분양가도 덩달아 떨어지면서 일본 서민들에게는 지금이 내집 마련의 기회라는 이야기가 많다.그러나 한편에서는 서민들이 꿈도 꿔보지 못할 ‘옥션(일본어 억엔과 맨션의 합성어)’이 속속 등장해 서민들 기를 죽이는 양극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올 1월 노무라 부동산이 내놓은 더 하우스 미나미아자부는 130가구의 초호화 아파트이다.꼭대기인 10층에 들어설 425평짜리 아파트 한 채 가격은 12억 7000만엔(한화 127억원 상당).민간기업의 샐러리맨 평균 연봉이 448만엔(일본 국세청 조사)인 일본에서 283년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살 수 있는 ‘억’ 소리 나오는 아파트다. 미쓰이 부동산도 지요타구에 63가구의 15층짜리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13억엔에 달하는 초대형·초호화 아파트를 선보였다.1993년 이후 10억엔이 넘는 옥션이 등장하기는 꼭 10년만이다. 부동산 정보서비스 회사인 ‘도쿄 간테이’의 나카야마 도시아키는 “초고가 아파트가 사라진지 10년이 지나면서 부유층의 잠재적인 수요가 높아진 점에 착안,부동산 회사들이 시장조사를 거쳐 이런 고가의 물건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장기불황과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전인구의 중류층화’ 신화가 붕괴되고,부가 부를 급속히 증식하는 연수입 몇억엔의 초부유층,연봉 수억엔의 슈퍼 샐러리맨이 등장하면서 분양 아파트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작년 수도권에 건설된 9만 6000가구의 주택 가운데 1억엔 이상을 넘는 물건은 670가구(0.7%)에 불과할 만큼 ‘한줌의’ 부자들에 의해 초호화 아파트가 독점되고 있는 것이다. 나카야마는 “50층을 넘는 초고층 빌딩 건축 붐과 더불어 45층 이상에 들어서는 옥션 분양도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높은 층수가 곧 부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고 있는 점도 최근 생겨난 특징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스미토모 부동산은 도쿄의 고급주택지인 조후시에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의 건축연구소가 설계한 61가구짜리 아파트를 건설할 예정.내년 2월에 분양할 이 아파트는 개성을 추구하는 아파트 시장의 다양화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 “스포츠 분야 통해 또다른 세상에 도전”/스포츠 기고가 변신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

    |도쿄 황성기특파원|통유리의 탁 트인 창밖으로 차가운 가을비가 추적추적 뿌리는 24일 오후 도쿄 시부야의 호텔 5층 카페는 빈자리 하나없이 사람들로 붐볐다.하필 왜 이런 곳에서 만나자고 했을까.궁금증은 오래가지 않았다.주차장이 카페와 이어지는 같은 층에 있었다.차에서 내리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도 곧바로 올 수 있는 편리함이 시끄러운 이 곳을 그가 인터뷰 장소로 지정한 이유일 터이다.이런 곳을 찾아내기까지 얼마나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약속보다 5분쯤 늦게 나타났다.예의 전동휠체어를 타고.대단히 죄송하다는 표정이다.인사를 나누자 “30분 정도 다른 일을 먼저 봐도 괜찮느냐.”고 이쪽이 황송할 정도로 미안한 얼굴로 동의를 구한다. 새롭게 원고를 쓰게 될 회사 관계자와의 협의가 있다고 했다.얼핏 보니 몇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서류를 놓고 (그의 표현에 의하면)10㎝ 밖에 되지 않는 양 손을 흔들어가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얼굴을 알아본 중년부인들이 힐끗힐끗 그를 쳐다보기 바쁘다. 1시45분부터 45분간으로 예정된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乙武洋匡)와의 인터뷰는 이렇게 해서 30분 가량 늦어진 2시15분쯤 시작됐다. “하루를 보내는 패턴은 세가지 있는데,첫째가 오늘같은 일 협의나,인터뷰 같은 것이고 둘째가 취재하러 가는 날,셋째가 전혀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원고를 쓰는 날입니다.” 기자를 기다리게 한 원고협의,기자와의 인터뷰를 포함해 아침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5건의 일이 있다고 했다.행동이 불편한 그로서는 가급적 이동을 줄이고 한 곳에서 몇가지 일을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지 모른다. ●작년 운전면허 따 한달에 두번쯤 운전 그는 작년 여름 운전면허를 땄다.그 면허로 차를 몰고 왔을까. “한달에 2번쯤 운전하는 정도입니다.휴일이 그렇게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매니저가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다닙니다.오늘도 매니저 신세를 졌구요.”그는 손수 운전하면서 과거에는 몰랐던 운전의 위험을 비로소 깨닫게 됐다고 했다. 와세다 대학 정경학부를 졸업한 2000년 오토다케는 스포츠 전문잡지 ‘넘버’에 선수 인터뷰 연재를 시작하면서 스포츠 라이터의 길을 걷는다.작년 한·일 월드컵 때에는 두 나라를 오가며 TV 리포터로도 꽤 얼굴을 비쳤으나 올들어 TV 활동은 뜸하다. “쓰는 일을 제대로 몸에 익히려고 TV쪽은 삼가고 있습니다.잡지 기고에 힘을 쏟고 있어 상대적으로 TV 출연은 많이 줄었습니다.” 500만부를 넘은 초대형 베스트셀러 주인공의 자유 기고가로의 변신,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 3학년(1998년) 가을 ‘오체불만족’을 낸 뒤 놀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어요.책의 저자라는 이유로 여러 매스컴에서 저를 다루어 주었구요.의외였습니다.나쁘게 말하면 주위에서 추어올려 준거죠.굉장히 무서웠습니다.그때도 이미 언론이라는 것이 금방 달아오르고 금방 식는 속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요.영화화하자,입사해라,CD를 만들자는 얘기들이 많았어요.그 물결을 탔으면 재미는 있었겠지만,그냥 그렇게 흘러가 버리면 언제가는 질리는 날이 반드시 올거라고 생각했어요.그런 날이 됐을 때 내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몸에 익혀두지 않으면 나만 혼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몇가지 책을 낸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라이터였습니다.” ●한·일 월드컵때 TV리포터로도 활동 스포츠를 택했던 것은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이미지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는 뜻밖의 대답. “장애자 운동의 기수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실은 그런 운동에는 별 흥미가 없었습니다.그냥 전동의자를 타고 22년을 살아왔을 뿐이었거든요.그러면 장애자 운동의 정반대에는 무엇이 있는지,했더니 스포츠였습니다.어릴 때 부터 좋아해서 관심도 지식도 있어서 스포츠 분야에서 승부를 내볼까 생각했습니다.” 축구와 야구가 메인이지만 특정종목을 전문으로 취재한다기보다 특정 선수에 흥미가 생기면 그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해당종목을 공부하는 그런 패턴으로 지금은 유도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준다. 화제를 돌려본다.2001년 3월 대학후배인 히토미(당시 22세)와 결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는 짤막한 보도였다. “집 사람은 기본적으로 집안 일을 합니다.경리라든가 그런 부분에서는 제 일을 도와주고 있지만 바깥 일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전업주부인 셈이다. “와세다 대학의 어떤 서클이 개최한 세미나에 제가 강사로 불려갔는데 그때 만났습니다.21살 때였으니까,1997년 알게 돼 4년 만에 결혼한거죠.” 결혼한 지 2년 반.아직도 신혼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생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결혼을 정했을 때 결혼한 선배들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결혼 그거 그렇게 좋은 게 아닌데’라고 충고는 해줬어요.그렇지만 나는 결혼생활을 꽤 좋아합니다.야구선수들이 결혼 문제로 상담을 해 올 때마다 꽤 권유합니다.”(그는 이 대목에서 ‘꽤’라는 말을 두 번이나 사용했다) 결혼이 글쓰기에 변화를 주었냐고 묻자 그는 “그런 건 없지만 인생의 시점이 하나 늘어난 것은 분명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혼 전 TV에 출연했을 때의 에피소드.그에게 사회자가 ‘거리에서 느끼는 불편'을 물었다.그는 “러브호텔의 엘리베이터는 (좁아서)전동 휠체어로는 타기 힘들다.”고 대답했다.짓궂은 사회자가 “러브호텔에도 가느냐.”고 재차 질문하자,그는 “가지요,23살의 남자인데요.”라고 응수해 좌중을 웃기게 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얘기를 꺼내자 오토다케는 깔깔거린다.당시 그의 대답이 진실이라면 러브호텔에 같이 간 상대가 부인이라는 심증이 짙었으나 그는 교묘하게 피해나간다. “장애자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 생각 때문에 (실제로 장애인들도 많이 찾는)게임센터,노래방 같은 곳에 의외로 장애자를 위한 시설이 되어 있지 않다.”는 말로 대신한다. ●결혼한지 2년반 “꽤 즐거워요” 한국 선수로는 축구의 홍명보,이동국,박지성,안정환을 취재했다는 오토다케.“홍명보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는 그는 “무거움이라고 할까,인간으로서의 깊이가 느껴졌다.”고 덧붙인다. ‘넘버’(576호)에 실린 안정환 인터뷰 기사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상대와의 거리감을 잘 재면서 깊이 들어오는 것을 절묘한 타이밍으로 피해간다.그것이 후천적으로 익힌 재능이라면 분명 슬프다.”인터뷰 내내 마음을 열지 않는 축구스타 안정환의 심리분석이 독특하다. “스타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면서 마음에 벽을 쌓는다면,원래 천진하고 순수한 청년이던 안정환은 좀 아깝고,불쌍한 것 아닌가요.자기만의 자유대로 살아가면 보다 매력적이지 않은가 생각했어요.”분야는 다르지만 ‘오체불만족’으로 유명인이 됐던 자신은 벽을 쌓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지. 27살의 청년,오토다케는 만 3년이 된 스포츠 라이터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채점하고 있을까. “글쎄요.처음 30점이던 것이 70점이 됐다고 할까요.지금부터 (점수를 올리는데 시간이)오래 걸리겠지요.” 모자라는 30점이라면.“기자로서의 착안력,취재력,문장력 3가지 능력이 있다고 할 때 취재력은 다른 사람보다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첫째와 셋째,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셋째(문장력)”라고 말한다. ●“글쓰기가 재미있어 정치 관심 없어요” 2년간의 산고 끝에 따낸 운전면허와 같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생각은 아직 없다고 한다.“기본적으로 기자로서 미숙하니까,더 힘을 쏟고 싶습니다.혹시 여유가 생기면 스포츠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기자로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싹튼 것은 사실입니다.”예를 든다면 기타노 다케시(한국에 ‘하나비’로 알려진 영화감독)에 수개월간 밀착해 어떤 발상으로 영화를 만드는지 그 과정을 취재하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 어떤 주간지가 11월로 예상되는 일본 총선거에 오토다케가 공명당(연립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을 보도했었다.‘정치가 오토다케’ 과연 사실인가.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글쎄요,그런 기사가 왜 나왔을까요.”거세게 부인한다.“어쨌건 지금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다.”는 오토다케.어엿한 가장으로 성장한 그에게서 글쓰기에 온몸을 던져 세상의 인정을 받고 싶다는 열정과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marry01@ ●오토다케는 1976년생.팔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절단’ 장애를 안고 태어난 그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일반 초·중·고교를 거쳐 와세대 대학을 졸업했다.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감동적인 삶을 다룬 ‘오체불만족’이 한국,중국,미국 등에도 번역돼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오토다케 리포트’,‘월드컵 전사×오토다케 히로타다’ 외에 그림책 ‘선물’ 등의 저서가 있다.
  • 세계인 -우리는 이렇게 산다 / 日 주5일근무 이후 연휴 활용 자기계발 ‘새모습’

    “대졸 초임 25만 5000엔,근무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휴일 완전 주휴 2일제(토·일)”일본의 O출판사가 신입사원 모집광고에 낸 근무조건이다.O사처럼 덩치가 큰 회사뿐 아니라 작은 회사들도 사원 모집 때 예외없이 ‘주휴(週休) 2일제’(일본에서는 주5일 근무를 주휴 2일제라고 함)를 내건다.그것도 모자라 ‘완전’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일본 기업들이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고도성장기인 1970년대부터다.지금은 기업의 90.3%가 채택(2002년 10월 후생노동성 조사)하고 있을 만큼 보편적인 근무형태로 자리잡았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대기업인 H사에서 18년째 근무하는 루리코(41·여)는 10여년 전부터 도입된 주5일 근무제에 생활패턴이 완전히 맞춰져 있다.독신인 그녀는 토요일이 되면 어학원,꽃꽂이 교실 등 두 곳에 다닌다.평일에는 엄두를 내기 힘든 ‘자기개발’ 투자를 토요일에 집중한다.“일요일은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독서를 하거나 빈둥거리며 보낸다.” 주5일 근무가 되면서부터 루리코는 평일은 회사에충실하고 토요일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날,일요일은 말 그대로 쉬는 휴일로 정하고 가급적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하고 있다. ●주말은 자신에 대한 투자시간 음식점이나 버스·지하철 같은 운수업체 등 토·일요일과 관계없는 일부 서비스업은 83.9%로 평균치보다 낮은 편이지만 주5일 근무에 선도적인 금융·보험업은 99.2%로 100%에 가깝다.토요일 휴일이 당연시되고 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휴일을 자기개발에 쏟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큰 변화중 하나다. 토요일 오전이면 도쿄 시부야에 있는 요리교실에 다니는 가와즈(37·회사원)는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요리를 배우기로 한 경우다. 이전에는 여행을 다니거나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으나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것 아닌가.”하는 후회가 문득 들어 지난 4월부터 학원등록을 했다. 토요일을 유익하게 쓰려는 샐러리맨들에게 인기가 있는 강좌는 요리와 어학.대형 요리학원인 B사는 ‘기본요리’ 코스의 34개 강좌 가운데 9개를 토요일,5개를 일요일에 집중배치하고 있다.어학원으로 유명한 N사의 경우 토요일에도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강좌를 개설하고 토·일요일을 이용해 어학실력을 높이려는 샐러리맨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주5일 근무에 따른 변화는 역시 레저를 즐기는 패턴이 달라진 점이 꼽힌다. 대형 여행사인 H사는 도쿄 시내인 하네다에서 출발하는 전세비행기로 금요일 저녁 출발,서울이나 괌·홍콩 같은 곳에서 1박을 한 뒤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상품을 지난해 내놓아 호평을 받고 있다.이 회사는 “심야출발이라 잔업을 하고도 여유있게 시간에 댈 수 있고 새벽에 돌아오기 때문에 편하다.”고 자랑한다. ●버스회사,술집 등 손님 줄어 울상 서울의 경우 밤 11시30분 공항을 이륙해 토요일 새벽 2시에 김포공항에 도착,자유행동을 한 뒤 시내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요일에 이어 월요일 새벽 3시쯤 김포공항을 떠나 오전 5시30분에 하네다공항에 되돌아오게 된다. 이마이(35·회사원)는 가을쯤 한국인 친구를 만나러 서울에 갈 계획이다.그는 “회사에 굳이 휴가계를 내지 않더라도 금요일 저녁까지 일을하고 월요일 새벽에 돌아와 회사에 출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저시간이 늘어나면서 일본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사상 처음으로 6시간 이하로 떨어졌다.지난해 말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사회생활 기본조사’에 따르면 일을 갖고 있는 15세 이상의 평균 근로시간(토,일요일 포함)은 지난 조사(1996년)때보다 16분 줄어든 5시간59분이었다.반면 여가활동 시간은 17분 늘어난 6시간26분이었다. 주5일 근무에 따른 변화는 이것뿐 아니다.후쿠시마 교통은 지난 4월부터 고속버스를 제외한 전 노선의 버스 통근·통학 정기권 가격을 14∼16% 내렸다.“주5일 근무 등의 영향으로 승객 숫자가 해마다 5%씩 줄어들고 있어 가격인하로 감소추세에 제동을 걸 심산”으로 인하를 단행했다. 도쿠시마에서 로프웨이를 운영하는 한 회사는 지난 7월부터 이용자가 적은 일요일의 야간운행을 폐지하고 금요일로 옮겨 운행하고 있다.휴일이 이틀로 늘어나면서 일요일에는 가족끼리 집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이용자가 적기 때문이다. 샐러리맨들의 음주행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주5일 근무제가 한창 도입됐던 10∼20년 전만 해도 일본의 직장인들은 휴일을 앞둔 ‘꽃의 금요일(하나킹)’ 밤을 만끽하며 새벽까지 술집 순례를 했다. ●주6일 근무 역류현상도 다카이치(40·여)는 “당시 금요일 밤이면 상사로부터 ‘내일 쉬니까 마음껏 마시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지금은 ‘꽃의 금요일’은 사어(死語)가 돼버리고 ‘꽃의 목요일(하나모쿠)’이 유행이라는 게 다카이치의 귀띔.금요일 밤 과음하면 토요일을 제대로 쉴 수 없어 하루를 앞당겨 목요일 저녁 어울려 한 잔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주5일 근무제가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불편하거나 손해를 보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병원에서는 주5일 근무로 재활치료 등 급하지 않는 치료의 경우 토·일요일은 전혀 하지 않아 환자로선 아쉽기만 하다. 지금까지 무료였던 토요일의 은행 현금자동지급기를 통한 인출에 대해 서비스료를 받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UFJ나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은 지난 연말부터 올초에 걸쳐 서비스료를 유료화했다.토요일에도 일을 하던 기업이 있던 시절의 관행이었던 무료서비스는 주5일 근무의 완전정착에 따라 1회 인출 105엔을 이용자로부터 받게 된 것이다. 관청들의 주5일 근무로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토·일요일에도 부분 근무를 하는 지자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군마현 오타시는 지난 3월부터 토·일요일의 창구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고후시도 부분적으로 일요일 창구업무를 4월부터 시작했다. 나고야의 한 지방은행은 월 1차례씩 시내 점포에서 평일 은행을 찾기 힘든 샐러리맨을 대상으로 상담회를 열고 있다.점포당 1∼2명의 은행직원들이 주택융자나 보너스 운용 등에 대해 예약제로 상담을 하는 제도다. marry01@ ■공립학교 주5일등교제 이후 |도쿄 황성기특파원|주5일 등교제가 일본 공립학교에 실시된 것은 지난해 4월 신학기부터다.어른의 주5일 근무제와 학생의 주5일 등교제로 일본 사회의 주5일제가 완성된 셈이다. “내 아이의 학력이 떨어진다.”는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5일 등교제는 학생들에게는 꿈 같은 일이다.놀 시간이 늘어나 지긋지긋한 ‘공부 지옥’에서 탈출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일본 기업들이 이런 ‘비즈니스 찬스’를 놓칠 리 만무하다.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에 있는 한 호텔은 지난해 4월부터 토요일에 3명 이상 숙박할 경우 초등학생 동행 손님에게는 1000엔씩 깎아주는 상품을 내놓았다.또 이웃한 시모타의 미술관·수족관도 초·중학생에게는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도쿄 인근의 도부 동물원도 학교에 가지 않는 어린이 손님을 끌기 위해 어린이용 동물 쇼를 매주 토요일 실시하고 있다. 자녀들의 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교육관련 상품도 잇달아 나왔다.서점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T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토요일 무료보습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단 보습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은 학습교재를 구입한 학생에 한해서다. 주5일 등교제로 토·일요일 텅 비게 된 학교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는 움직임도 비영리조직(NPO)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다카마쓰시의 NPO인 ‘IT 합시다’는 휴일인 토요일,학교의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기술(IT)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시민들에게 연하장 작성,홈페이지 이용 등 컴퓨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도쿄의 미타카시에서는 젊은 교사들이 모여 토요일이나 방과 후 어린이들의 놀이상대가 돼주기도 한다.그러나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학교 안팎에서 보충수업을 받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쿠분지 시에서는 학부모들이 대학 강의실을 빌려 희망 수강생에게 유료로 ‘토요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 [수평사회를 만들자]3부 경찰과 시민 (7)외국에서는-일본

    |도쿄 황성기특파원|“손댈 틈 없이 바쁜 나머지 어느 새 다른 사건들을 깡그리 잊고 말았다.” 8건의 소년 사건을 처리하지 않고 방치,지난 6월 징계 처분을 받은 도쿄와 이웃한 사이타마(埼玉)현 도코로자와 경찰서의 소년계 담당자가 조사나온 감찰관에게 털어놓은 진술이다.이 경찰서 소년계는 불과 4명의 수사인원으로 자전거 절도,공갈,상해 등 끊이지 않는 소년범죄를 처리해 왔다. 사이타마현은 경찰관 1명이 맡는 주민 숫자가 72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최근 5년간 한 해 1만건 이상씩 범죄가 늘어날 만큼 치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요주의 지역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사이타마현의 K경찰서는 불과 15명이 밤 당직을 서는데 사건은 60∼70건씩 발생한다.이런 인력으로는 도무지 대처할 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그는 “경찰관이 모자라다보니 싸우다 연행돼 온 사람들이 처리를 기다리다 화해하고 돌아가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고 씁쓸히 웃었다. 범죄는 급증하고,주민들의 치안 기대는 높지만 부족한 경찰인력 탓에 사이타마현 경찰본부 산하 경찰관의 직무태만은 끊이지 않는다.증거물인 각성제를 멋대로 폐기한 혐의로 경찰관 3명이 지난 6월 검찰에 송치됐는가 하면,만취한 남성을 방치,숨지게 한 경관이 적발되기도 했다. 치안 악화,경찰관의 직무태만은 사이타마뿐 아니라 일본 열도가 안고 있는 고민 중 고민이다. 2002년판 경찰백서에 따르면 범죄 인지 건수는 2차대전 패전 후 사상 최고인 273만건을 기록했다.그러나 치안대국 시절 60%이던 범인 검거율은 19.8%로 사상 처음으로 20% 이하로 추락했다. “일본에 가면 밤길을 조심하라.”,“신주쿠(新宿) 가부키초에는 가급적 가지 말라.”는 당부가 어느새부터 외국인 여행객에게 따라붙었다.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치안대국’을 자랑하던 일본의 자존심은 경제침체와 더불어 여지없이 구겨지고 있다. 치안 악화의 원인은 소년범죄의 급속한 증가에 있다.일본 인구의 7%에 지나지 않는 소년(14∼19세)이 저지르는 범죄가 전체범죄의 40%를 넘어섰다.인구비례로 치면 어른보다 9배가량 범죄를 더 저지르는 셈이다. 지난 7월나가사키(長崎)에서 중1 남학생이 4살배기 유치원생을 주차빌딩 옥상에서 떠밀어 숨지게 한 충격적 사건을 비롯,일본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굵직한 사건의 상당수가 소년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소년범죄의 심각성은 사건의 증가와 더불어 갈수록 흉포화·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범죄 증가도 일본 당국의 골칫거리이다.지난해 1월 중국인 유학생(23) 등 5명이 오이타(大分)현의 한 주택에 침입해 흉기로 집 주인을 살해하고 부인에게 중상을 입혀 살인강도죄로 검거되는 등 유학생,불법체류자의 범죄가 늘었다.외국인 범죄는 10년 전보다 2배 가량 늘었다. 범죄의 급증으로 일본의 교도소는 범죄자들로 넘쳐난다.교도소의 수용 정원은 6만 4902명이지만 지난해 9월 과잉수용(6만 8115명) 상태가 됐다.죄수 폭동은 외국이나 영화 속의 일로 여기던 일본에서 과잉수용에 의한 폭동을 우려하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일본인들이 느끼는 범죄 피해 불안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요미우리신문의 지난 3월 조사에서 “요 몇년간 치안이 나빠졌다.”고 대답한 사람은 90.8%에 달했다.지난달 25일에는 도쿄의 번화가인 시부야에서 한 남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시간·장소에 관계없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범죄가 급증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도쿄도의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는 지난 6월 부지사에 경찰관료 출신인 다케하나 유타카를 기용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치안대책을 도쿄 행정의 최우선 과제로 책정한 이시하라 지사는 도쿄도청 직원 1000명을 경시청에 파견해 일손이 달리는 치안업무에 보충하도록 하는 계획도 세웠다. “경찰은 있지만 가까이에는 없는” 현실때문에 얼마 전부터 방범카메라 설치와 주민의 자치순찰이 늘기 시작했다.자칫 미궁에 빠질 뻔 했던 나가사키 네살배기 살해사건은 거리에 설치했던 방범카메라가 1등 공신이었다.범인인 중1 남학생을 방범카메라가 포착함으로써 발생 1주일 만에 사건을 해결하는 개가를 올리면서 열도에 방범카메라 설치 붐이 일어날 조짐이다. 적은 돈으로 효과를 올릴 수 있는 방범카메라는 일본의 범죄 전문가들이 권하고 있는 범죄 대책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일본 경찰청은 걷잡을 수 없는 치안 악화에 3년간 경찰관 1만명 증원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요구할 방침이다. marry01@ ■오케가와 사건의 교훈 1999년 10월 도쿄 동북부의 소도시 오케가와(桶川) 전철역 앞에서 여대생(당시 21)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신변에 위협을 느낀 피해자는 경찰에 몇차례나 사건 발생을 예고,수사를 당부했으나 무시당한 끝에 덧없는 죽음에 이른다. 범인은 피해자와 사귀던 남자.같은 해 6월 “헤어지자.”는 피해자에게 범인은 장난전화에 피해자를 중상모략하는 전단까지 집 주변에 뿌렸다.참다 못한 피해자와 부모가 경찰서를 찾아 피해를 호소하고 수사를 부탁했다. 그러나 경찰의 반응은 예상 밖.“남의 일에 끼어들기 어렵다.”는 대답뿐이었다.경찰을 움직이기 위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도 내보았으나 헛수고였다.몇개월 뒤 피해자는 꽃다운 나이에 살해되고 범인은 자살해버린다. 스토커라는 말은 물론,스토커에해당되는 범인의 행위가 범죄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일본에서 사건 발생 1년1개월 뒤 ‘스토커 규제법’이 시행되기에 이른다.경찰의 무성의한 수사 태도에도 사회의 비판이 가해졌다. 피해자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은 올 2월 경찰 수사의 태만을 일부 인정,550만엔의 위자료 지급을 판결했다.그러나 법원은 수사가 늦어진 점과 살인과의 인과관계를 인정치 않아 피해자쪽이 “억울하다.”며 상고,재판이 진행 중이다. ■마에다 도쿄도립대 법학부장 |도쿄 황성기특파원|“국가의 경찰력에 의존해 범죄를 막는 시대는 지났다.” 치안 전문가인 마에다 마사히데(前田雅英) 도쿄도립대학 법학부장은 “지역주민이 범죄 예방의 주역이고 그런 점에서 방범카메라는 내고장을 지키는 대안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치안상황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좋은 나라였다.1975년 1100이던 범죄율(10만명당 범죄 인지 건수)이 지금은 2200으로 치솟았다. 패전 후 최악의 상황이다.최근 10년간 범죄 증가가 뚜렷하다.검거율은 20% 이하로 떨어졌다.경찰도 위기라고 인식하고 있다. 치안 악화 이유는. -소년범죄,외국인 범죄가 큰 폭으로 늘었다.특히 소년범죄는 전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한국도 비슷하다고 들었다.문제는 일본에서 소자화(少子化·아기 덜 낳기)로 소년 인구는 줄고 있는데 범죄는 늘어난다는 점이다.7%밖에 안되는 14∼19세가 전체 범죄의 40∼50%를 저지른다.소년들이 어른의 8∼10배의 범죄를 저지른다는 얘기다. 소년범죄는 왜 늘어나는가. -근본 원인은 교육이다.일본 교육은 좋은 것,나쁜 것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귀염만 받아줬다.실패한 교육을 받은 30∼40대가 지금 부모가 돼있다.이들이 아이를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는 확대재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경제발전으로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게 됐다.어린이가 돈을 위해 버젓이 매춘하고,도둑질하는 시대이다.소년 절도나 강도,날치기도 늘었다.나쁜 짓 하면 붙잡히고,부모에게 혼나고,봉변을 당한다는 의식이 약해지고 있다.가정,학교 붕괴로 소년범죄를 억제하는 기능마저 둔화됐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필요하지만 가정에서의 여성 부재로 소년범죄가 늘어난 것도 부인할 수 없다.어린이와 많은 시간을 가지면서 엄하게 윤리,규범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한 데도 말이다. 경찰 부족,무성의로 치안이 나빠진 것은 아닌가. -범죄가 너무 늘었다.일본도 사건이 너무 많아 다 처리할 수 없는 오버워크의 상태이다.가급적 다른 경찰관,다른 경찰에 일을 돌린다.경찰관을 늘리면 어느 정도 해결될 테지만 조(兆)단위의 돈이 들어간다.일본의 긴축재정에서는 무리이다. 치안 개선의 방법은. -물론 지속적인 경찰관 증원이 필요하다.그러나 숫자를 늘려 해결한다기 보다 오버워크의 원인인 범죄,특히 소년범죄를 줄여서 경찰이 큰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여유를 만들어주어야 한다.일본은 초등학교의 권역이 마을 치안의 기본이다.깨끗한 동네는 치안도 좋다.지역주민이 치안의 주역이다. 교육도 중요하다.문제소년에 대처하는 ‘소년 서포트팀’이 일본에서 막 가동되기 시작했다.학교 현장에 교사,주민,경찰이 함께 대처하는 시스템인데 주목된다. 방범카메라도 많이 써야 한다.사회평론가들이 ‘감시사회’,’프라이버시 침해’를 지적하지만 범죄 예방 효과는 좋다.영국에서도 엽기적인 유아살해사건을 저지른 소년을 방범카메라가 포착,체포해 순식간에 보급된 바 있다. 일본의 치안 전망은. -치안대국의 신화 부활은 불가능하다.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범죄 증가를 멈추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그런 점에서 치안에 총력을 기울인 오사카의 범죄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마에다 교수는 54세.도쿄대 법대 출신.형법 전공.‘일본의 치안은 재생할 수 있을까’,‘소년범죄,통계로 본 그 실상’ 등의 저서가 있다.
  • 나는‘네오’ 너는‘스미스 요원’/日 ‘매트릭스 놀이’ 한국 상륙

    “매트릭스 놀이할 사람은 여기여기 붙어라.” 일본의 ‘매트릭스 놀이’가 한국에도 상륙했다.‘매트릭스 놀이’란 영화 ‘매트릭스2 리로디드’의 네오,스미스 요원 등의 차림을 하고 영화속 결투와 추격전 장면 등을 재연하는 역할놀이.이 놀이는 지난 6월 일본에서 한 네티즌이 “내가 ‘네오’역 할 테니 ‘스미스 요원’ 역을 할 사람은 모이라.”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뒤 시작되었다.모임을 거듭할수록 참여인원이 늘어나,지난달 27일 도쿄 시부야 모임에서는 400여명의 네오와 스미스 요원 등이 모여 추격전을 벌였다. 이 놀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게 된 것.지난 7일 ‘매트릭스 리로디드 인 서울’(cafe.daum.netatrixinseoul) 카페를 개설한 유현준씨는 “카페 개설 당일에만 500여명이 가입한뒤 가입자가 18일까지 4000여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예상외의 호응에 힘입은 유씨는 19일 서울에서 매트릭스 놀이를 계획해 네오·스미스·모피어스·트리니티 등 영화의 배역별로 참가신청을받아 놓았다.장소는 일단 삼성동 코엑스 광장으로 예고됐지만,확정된 일시와 장소는 회원들에게 개별적으로 공지할 예정이다. 채수범기자
  • 방송3社, DAS 구축 경쟁

    요즘 방송계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이하 DAS).방송 콘텐츠를 디지털 데이터 형태로 보관·관리하는 시스템이다.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녹화 테이프로는 수백만개에 해당하는 분량을 서버 하나에 저장할 수 있고,검색·전송도 훨씬 쉽다. 단순한 축적에 치우쳤던 방송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공유하게 되는 등 이점이 많다.당장은 방송사들의 편의를 위하여 구축하고 있지만,대용량 전송 설비와 공개검색엔진을 구성하면 일반 시청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일본 NHK는 지난 2월 아날로그 자료들을 디지털 형태로 바꾸어 가와구치시에 있는 중앙 아카이브로 옮기고,시부야 방송센터와 광케이블로 연결했다.아카이브의 자료를 제작에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이미 갖춘 셈이다. 국내의 선두주자는 KBS.지난해 6월 삼성 SDS에 맡겨 완성된 콘텐츠관리 솔루션 시스템을 현재 외신 뉴스 제작에 시범 운용하고 있다. SBS는 더욱 적극적이다.지난 3월말 한국IBM과 뉴스제작의 전과정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뉴스의 취재에서 기사작성·편집·송출 등 전 과정을 아카이브(보관소)와 연계시키는 자동관리 체계이다.SBS는 내년 상반기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고 하반기까지는 제작본부에도 도입할 방침이다. MBC도 올해 안에 뉴스·다큐멘터리 콘텐츠를 중심으로 DAS 구축을 추진한다.지난 3월말 이포텍으로부터 필요한 하드웨어도 일괄 공급받았다.그러나 시스템을 자체개발할지,외부에 의뢰할지는 아직도 ‘검토중’이다. 정보통신부도 국가기록 영상의 DAS화를 올해 ‘국가지식정보자원 디지털화 지원대상’으로 선정했다.이에 따라 국립영상간행물연구소는 지난달 정통부로부터 270억원을 지원받아 DAS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DAS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2004년까지 저작권 위탁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의무납본제 등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아리랑TV 日서도 서비스

    아리랑TV는 8일부터 일본 위성방송 스카이퍼펙2(SkyPerfect2) 채널인 AQ스테이션(채널194)을 통해 일본에서 방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리랑TV의 프로그램들은 AQ스테이션의 주말 프라임타임(오후 6~8시)에 ‘Arirang TV Hour’를 통해 일본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어로 방송될 예정이다.현재 AQ스테이션으로 아리랑 TV를 시청할 수 있는 가구는 약75만 정도지만 일본에서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는 2~3년 뒤부터는 시청 가구가 증가할 전망이다. 두 방송사는 방송이 시작되는 8일 도쿄의 시부야 크로스타워(Shibuya Cross Tower)에서 기념행사를 갖는다.
  • 日디지털콘텐츠 콘테스트 한국고교생 입상

    일본 지상파 방송이 주최한 디지털 콘텐츠 콘테스트에서 한국 고교생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기도 하남시의 한국 애니메이션고교 ‘플레임’팀이 출품한 ‘메두사(Medusa)가 지난 13일 도쿄 시부야클럽에서 열린 TBS 주최 ‘The DigiCon4’시상식에서 컴퓨터그래픽(CG)애니메이션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16일 밝혔다. 이외에도 한서대 백윤미 팀의 ‘미싱’(Missing)과 김인배 팀의 ’서머 스토리’(Summer Story)는 같은 부문에서 각각 우수상과 장려상을 차지했다. 이번 콘테스트에서는 200여편의 디지털 콘텐츠가 경합을 벌였으며 한국에서는 22편을 출품했다.
  • [일본에선] 대한매일 객원기자 방담/“한·일 ‘월드컵 우정’ 이어나가야”

    개막 전부터 일본에서 월드컵을 한달가량 취재해 온 대한매일 객원기자 3명은 27일 대한매일 도쿄(東京)지국에서 방담을 갖고 “모처럼 생겨난 한·일 우호 무드를 차근차근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인하(辛仁夏·재일 한국인 2세),김현(金賢·재일 조선인 2세),간노 도모코(菅野朋子·일본인) 등 객원기자들은 “일본측의 대회 운영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공동개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양국의 풀뿌리 교류를 보다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 동포들,특히 민단 사람들 사이에는 대회 전만 하더라도 한국전보다는 일본전을 보겠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동포들이 3,4세로 세대교체되어 가면서 의식이 바뀌는 경향이 눈에 띄었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고국에 대한 관심은 커졌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재일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동포들인데요.조총련 여성동맹 아줌마들에게 역시 안정환이 최고 인기였어요.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안정환이 나오면 ‘안동무’하며 외치곤 했습니다.이 아줌마들은 안정환의 부인이나 나이 등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다 파악하고 있었어요. ◇신인하= 응원전이 열렸던 요코하마 민단 지부에서도 안정환의 인기는 최고였어요. ◇간노 도모코= 도쿄 코리아타운인 신주쿠(新宿) 쇼쿠안도리에서의 응원 열기는 대형 주차장이 딸린 한 음식점에서 불이 붙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장소를 제공하면서 수백명이 모이고 이것이 ‘입 선전’이 되어 스페인전 때는 수천명이 모였습니다.이날에는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일본 경찰이 헬리콥터까지 상공에 띄웠어요. ◇김= 집에서 TV 중계를 시청하는 동포가 많았다가 뉴스에서 “코리아타운의 한국응원열기가 높았다.”는 보도가 나가자 코리아타운에 나가 함께 응원하는 동포들이 늘었어요. ◇신= 응원열기도 뜨거웠지만 한국과 일본은 분명 달랐습니다.한국과 비교해 일본은 경기장 밖에서는 조용했어요. ◇김= 그렇습니다.결정적인 차이는 일본에서는 거리에 대형화면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인데,만일 도쿄의 도심인 긴자(銀座)나 신주쿠,시부야(澁谷) 거리에 서울에서와 같은 대형화면이 설치됐다면아마 좀 달라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결국 경비당국이 안전상의 문제를 들어 허가하지 않았지요.세계에서 가장 여유가 많은 나라인데도 여유가 없는 게 아닌가 합니다. ◇간노= 삿포로(札幌)에서 대형화면을 설치했지만 화단이 망가진다거나 하는 혼란이 생겨서 중지된 일은 있었습니다. ◇신= 외국인들이 볼 때는 이상했지만 각국 팀을 골고루 응원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일본의 성숙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김= 뭐니뭐니 해도 한국 축구와 붉은악마의 응원은 일본에서 최대의 화제였습니다.축구로 본다면 최근까지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이었습니다.아시아 챔피언이 된 이후 관심이 유럽쪽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 TV를 통해 한국전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국은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봅니다.또한 거리의 붉은 물결은 “대단하지만 무섭다.”고 말하는 일본인이 많았습니다.무서우니까 거리를 두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많은 일본인은 한국 사정을 잘 모릅니다.안정환의 스케이트퍼포먼스를 단순히 미국에 실례되는 행동으로 받아들인다든지 ‘1966 어게인’을 보면서도 남과 북이 같은 민족이라는 것도 잘 모르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간노= 문외한의 눈에도 한·일 축구는 달랐습니다.일본인이 작게 보였어요.한국의 스피드만 보더라도 기백이 달랐어요.일본이 16강전인 터키전에서 전력을 다했다고 할 수 있었을까요.한국은 이탈리아전,스페인전에서 전력을 다했어요. 700만명에 육박하는 거리의 붉은악마들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하나에 열광하는 라틴 민족 같은 기질을 느꼈습니다.저는 일본인이지만 일본은 역시 뭔가 약하다는 느낌입니다. ◇신= 붉은 응원 물결을 보면서 재일 한국인 2세인 저로서는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궁금합니다. ◇김= 대회기간 중 한국이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 강팀을 잇달아 연파하면서 스타 부재의 월드컵이 된 느낌입니다. ◇신= 그래도 역시 베컴의 인기는 엄청났지요. ◇간노= 20∼30대 여성에게 특히 인기였는데 단순히 “멋있다,섹시하다.”보다는 가족을 소중히 하는 점이 일본인에게 어필한 것 같아요. ◇김= 한국 선수로는 단연 안정환이 인기였죠.일본 선수로는 2골을 넣은 이나모토와 배트맨 마스크를 유행시킨 미야모토 정도일까요. 대회를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일본은 월드컵에서 부분적으로 성공했어요.훌리건 소동도 없었고 16강에 들었으며 경제효과도 어느 정도 있었구요.그러나 정부가 발벗고 나선 한국과는 달리 이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키지 못하고 제각각의 효과에서 그쳤는데 이 점이 아쉽습니다. ◇신= 뭐랄까 일본조직위원회(JAWOC)나 자치단체가 일본인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김= 경제효과,경제효과 하지만 일본에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 일본 대표 유니폼은 실제로 중국제로 중국의 경제효과도 꽤 컸다고 할 수 있겠어요. ◇간노= 한·일관계인데요,제가 코리아타운의 취재 때 느낀 점은 역시 한국인이건 일본인이건 일체감을 느끼면서 한국을 응원한 경험이 소중하다고 봅니다. 이런 경험을 한 젊은이들의 10년 후,20년 후를 생각하면 두 나라 관계는 괜찮겠지요. ◇신= 앞으로가 문제입니다.풀뿌리에서부터 작은 연결고리가 생겨난 것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피부색과 모습이 같지만 너무나 다른 한·일 국민들이 서브 문화에서부터 이해를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김= 좀 다른 얘기이지만 축구 한·일전은 오히려 자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년간 2차례밖에 없었지만 앞으로 한해 1∼2회로 늘려 직접 라이벌을 경험하고 경쟁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리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현장칼럼/ ‘공짜’ 없는 도쿄

    [도쿄 황성기특파원] 도쿄에서는 ‘오늘같이 기쁜 날,무료 서비스’같은 보기에도,듣기에도 기분좋은 알림이 없다.그래서 칼국수 한 그릇,생맥주 한 잔을 공짜로 주고받는 정다운 서울 풍경을 일본 TV의 카메라는 부러운듯 뒤쫓는지 모르지만. 도쿄에도 있을 법한 일이라 생각하고 수소문해 보지만 과문 탓인지 없다.있다면 한국 음식점 정도일까.기질이 도쿄와는 딴판인 오사카(大阪)에는 ‘생맥주 첫 잔 공짜’ 같은 서비스가 생겨났다고 한다.그러나 서울처럼 법석은 아니라고 한 오사카 사람은 전해 준다. 나란히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이지만 이런 점은 정말 다르다. 한 일본인은 “승리는 승리,장사는 장사”라고 말한다.그렇군.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도쿄처럼 땅값이 비싼 도시에서 장사치가 공짜로 음식이나 술을 냈다가는 망하기 십상이겠다 싶다.그는 ‘공짜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는 일본 속담도 곁들이면서 장사하는 쪽이나 손님 쪽이나 공짜에는 익숙지 않은 게 일본인이라고 곁들여준다. 또 다른 일본인의 말.“일본 사람들이 타고난 구두쇠인 탓도 있지만 음식점에서 축구 중계를 보거나 하는 한국인과 달리 집에서 조용히 TV를 시청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한 이유”라고 풀이한다.그래서 한국인과 달리 집단으로 거리에 모이지 않을 거라고. 승리의 감격을 표현하는 차이다.한·일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14일 붉은 물결로 뒤덮인 서울시청과 광화문.조용했던 도쿄의 긴자.젊은이의 거리 시부야(澁谷)나 신주쿠도 많아야 3000여명이었지만 승리를 거듭할수록 일본에서도 거리에 푸른 물결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기다리던 16강 출전의 날이다.한·일이 동시에 8강을 겨룬다.한국보다 일본은 느긋한 표정이다.만일 일본이 터키를 누른다면 좀처럼 남에게 자신을 내보이지 않는 일본인의 마음이 열려 푸른 물결로 뒤덮인 긴자의 풍경이 외신을 타고 전세계로 타전될 수 있을까.
  • [일본에선] “새 역사 썼다” 잠못 든 日열도

    [도쿄 황성기특파원·간노 도모코 객원기자·요코하마 신인하 객원기자] “가자,16강이 보인다.”,“21세기 러·일 전쟁에서 다시 일본이 이겼다.”,“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요코하마(橫浜) 경기장은 승리에 취하고 취했다.스탠드를 물들인 푸른색 물결과 일장기의 나부낌은 그칠 줄 몰랐다.일본팀이 러시아전을 승리로 이끈 9일 일본 열도는 환호했다.그리고 울었다.4일의 첫 월드컵 승점(벨기에전 무승부)에 이어 첫승리.감격 또 감격이었다. 요코하마와 도쿄(東京),오사카(大阪)의 거리는 밤늦게까지 일본의 첫 승리,16강에 바짝 다가선 것을 자축하며 잠들 줄 몰랐다. ●요코하마 경기장= 후반 5분.22살의 꿈나무 이나모토 준이치(稻本潤一)가 결승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울트라 닛폰’ 6만 6000여명은 “해냈다.”며 일제히 환호했다.일본 축구가 아시아의 무대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쉴 새 없는 공세,일본의 주도권이 이어지자 관중들의 열광은 하늘을 찔렀다.후반26분 ‘일본 정신’의 상징 나카야마 마사시(中山雅史·34)가 출장하자장내의 열광은 최고조로 올랐다. 그리고 경기 종료 휘슬.장내는 역사의 한 장에 첫 승리를 새긴 일본팀 11명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일제히 기립,갈채를 보냈다. 경기장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모리 요시로(森喜朗)·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 등이 관전했으며,한·일 친선대사인 김윤진과 후지와라 노리카(藤原紀香)도 일본팀을 응원했다. 한 방송사 아나운서는 “선수 11명뿐만 아니라 7만여명에 가까운 관중과 함께 싸운 경기였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중(20)은 “역사의 증인이 될 수 있어 기뻤다.”면서 “일본과 한국이 나란히 결승 토너먼트에 가자.”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잠들지 않는 도쿄= 도쿄 시내의 신주쿠(新宿)를 비롯,시부야(澁谷),에비스 등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젊은이들이 밤늦게까지 ‘닛폰,닛폰’을 외치며 열광했다. 이날 에비스의 한 스포츠 카페에서는 일본팀이 1골을 터뜨리자 장내에 있던 일본인과 영국인 등이 너나 할 것 없이 껴안고 기뻐했다. 이들은 경기가 끝나자 도로로나와 일본의 승리를 기뻐하는 시민들과 합류,거리를 가득 메우며 승리를 만끽했다. 한 시민은 “이대로라면 우승도 문제없다.”면서 “10일 미국과 한판 승부를 펼치는 한국도 선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부야의 하치코 광장에는 3000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승리를 자축했다.요요기(代代木) 국립경기장에서 대형 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4만 8000여명의 관중들도 경기가 끝난 뒤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밤늦게까지 무리를 지어 돌아다녔다.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곳곳에서 엄중한 경비를 펼쳤으나 충돌은 없었다. 신주쿠역에는 응원객들이 한쪽 플랫폼에서 ‘닛폰,차차차’를 외치면 건너편 플랫폼에서 ’닛폰,차차차’로 응수하며 열기를 돋웠다. marry01@
  • [일본에선] “한국선수 플레이 너무 멋져요”

    [도쿄 간노 도모코 객원기자] 지난 4일 일본-벨기에전이 끝난 뒤 한 여자 고교생 에게 말을 걸자 “한국 신문기자예요? 한국선수 중에는 홍명보나 유상철도 괜찮지만 최용수가 왕 멋있어요.”라고 조잘거린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가 늘어 일본에서도 한국 선수 팬들이 크게 늘고 있다.남성팬보다 여성팬이 압도적으로 많다. 인터넷을 열면 홍명보,유상철,황선홍,윤정환,김도훈,이천수 등 J리그에 소속된 한국 선수 응원 사이트가 수두룩하다. 조회수가 7만을 넘는 사이트가 있는가 하면 한국 프로축구의 전북 현대 모터스를 응원하는 마니아들도 있다. 1998년부터 황선홍의 응원 사이트(http://www2.odn.ne.jp/~yuko-loves-korea/aab50270/)를 운영해온 사토 유코(佐藤優子·33·여)는 황선홍과 동갑이다.‘운명의 만남’은 1994년 아시아 대회 한·일전 때였다. “처음에는 일본을 응원했지만 황선홍이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고 환호하면서 돌아보는 모습에 반했습니다.이튿날부터 한국말을 배우려고 책을 사서 독학을 시작했어요.” 그때는 한국 정보가 적고 인터넷 보급도 초보적이었던 시대.‘황선홍 정보’를 수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황선홍이 태어나고 자란 한국을 알고 싶어읽은 한국 관련 서적만도 30권을 넘는다. 20대 여성 이나바 히로코(稻葉ひろ子).사토와는 ‘황선홍’이 인연이 돼 알게 된사이다. J리그 ‘셀레소 오사카’의 팬이었던 이나바도 1998년 여름 황선홍에게 반해버렸다. “한눈에 반했어요.그때부터 황선홍의 플래카드를 만들어 응원을 다니고 있어요.”그녀는 지금 한국에 있다.월드컵 예선 경기가 열리는 동안 한국팀과 황선홍을 응원하기 위해 2주일간 회사에 휴가를 냈다. 미드필더 윤정환의 응원 사이트 ‘윤 윤 클럽(http://www.kcat.zaq.ne.jp/aaads200/)’을 개설한 나리타 가스미(成田香純·23·여)는 윤정환을 알기 전까지 한국은일본의 라이벌이라고만 생각했다. “2년 전 한 경기에서 윤정환의 패스를 보고 경기를 이끌어 가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사이트를 통해 사귄 친구들이 10일 열리는 한국-미국전을 보러 간다며 부러워한다. “경기장에 가면 한국선수의 팬은 모두 여성으로 그들의 분위기에 압도된다.”는 한 지방라디오 방송국 아나운서인 사사카와 히로아키(笹川裕昭·24). 사사카와는 김도훈,이천수의 플레이에 넋을 잃었다.축구를 좋아했지만 일본의 J리거들은 어쩐지 가벼워보여 혐오감조차 갖고 있었다.그런 사사카와 앞에 나타난 것이 승리에 대한 투지로 가득찬 한국선수들이었다. “1999년 한국-브라질전에서 도훈(김도훈)이 역전골을 터뜨렸는데 그 파괴력에 반했어요.한국 선수도 굉장하구나 생각했는데 천수(이천수)가 나왔지요.천수는 테크닉은 물론 스피드도 있어요.거기에다 악동 같이 웃는 얼굴도 좋구요.” 지난 4일 한국-폴란드전은 한국음식점에서 TV로 관전했다.한국팀을 너무 열렬히 응원하자 “음식점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당신 어느나라 사람이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웃었다. ktomoko@muf.biglobe.ne.jp ■동경신문에서/ 日·러戰 입장권 20분만에 매진 ●조후 시민 실망= 첫 경기서 0-8로 독일에 참패한 사우디아라비아가 6일 카메룬과의 경기에서또 0-1로 지자 ‘아랍 영웅’의 활약을 기대하던 사람들은 긴 한숨을 쉬었다. “찬스가 많았던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였는데….”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에서 온 회사원 사레 아부후라엘(35)은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실망감에 고개를 떨구었다.속공으로 아프리카의 왕자 카메룬을 뒤흔들어 놓았지만 첫 경기에 이어한 골도 넣지 못한 수모를 겪은 것.아부후라엘은 일본 국기인 ‘히노마루’를 그려넣은 왼쪽 손등을 보여주며 “이제부터는 일본 팬”이라고 선언.사우디아라비아가 캠프를 차렸던 도쿄 조후(調布)시에서도 200여명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승리를 기원하며 응원했으나 2연패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일본전 입장권 20분만에 매진= 월드컵 일본조직위원회(JAWOC)는 7일 낮 12시부터 전화판매를 개시한 9일의 일본-러시아전 입장권이 20분만에 다 팔렸다고 발표했다. JAWOC는 각 경기장에서 대량의 공석 사태가 일어나자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의해 8일 이후의 모든 경기 잔여 입장권을 FIFA의 인터넷과 병행해 전화로도 판매키로 결정했다. ●독일인 훌리건 적발= 일본 경찰청은 6일 22세의 독일인 훌리건 1명을 도쿄에서 적발,입국관리난민법의 훌리건 조항(상륙의 거부)을 들어 법무성 도쿄 입국관리국으로 신병을 넘겼다고 발표했다. 입국관리국은 이 독일인의 상륙허가를 취소하고 가까운 시일 안에 국외추방할 방침이다.지금까지 전국에서 10명의 훌리건이 난민법 훌리건 조항의 적용을 받아 입국을 거부당했지만 관리망을 뚫고 입국한 것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3일부터 도쿄 시부야(澁谷)에 머물고 있던 이 독일인은 숙박지로부터 “훌리건 같은 사람이 있다.”는 신고로 경찰이 조사한 결과 훌리건 리스트에 올라 있던 인물로 밝혀졌다.이 인물은 독일의 축구경기에서 상해사건을 일으키는 등 독일 국내 축구 관전금지 처분을 두차례나 받았던 ‘요주의 인물’로 드러났다. 정리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韓日 가전대표 격돌

    ‘가전업계도 한·일전 킥오프’ 월드컵을 맞아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 가전업체들이 상대국 안방을 겨냥한 쟁탈전에 돌입했다. 한국은 일본의 캠코더 시장에,일본은 한국의 PDP-TV(일명 벽걸이T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최일류 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경쟁국의 안방부터 차지해야 한다는 전략에서다. ●일본을 넘어야 월드베스트= 삼성전자는 사실 캠코더 시장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세계적으로 캠코더를 제조하는 8개 업체 가운데 7개가 일본회사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1일 캠코더의 본고장인 일본에 진출하는 특단의 전략을 마련했다.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아야만 세계시장 석권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삼선전자가 최근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도쿄 시부야역 앞에 대형 색변환 복합네온 광고판을 설치한 것도 캠코더의 마케팅 강화를 고려해서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일본 7개사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 데는 성공했다.올해 점유율 50%의 목표를 세운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2위 업체인 JVC를 잡고 이를 발판으로 소니의 아성을무너뜨리는 것이 일본 시장 진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넘어 중국으로= 소니,JVC,파나소닉 등 일본 가전업체들이 한국의 PDP-TV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PDP-TV는 화질이 뛰어나고 두께가 얇은 반면 가격이 1000만원 내외여서 일반인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제품이다.일본 가전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자제해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 몇달 전부터 한국 PDP-TV 판매량이 월 1000대를 웃도는 등 성장세를 보이자 앞다퉈 한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일월드컵 공식 후원업체인 JVC코리아는 최근 고선명(HD)급 50인치 PDP-TV를선보였다. 소니코리아도는 국내 처음 42인치 PDP-TV 플라즈마 베가 모델을 내놓고 대대적인광고를 내보내고 있다.조만간 50인치 PDP-TV도 선보일 예정이다. 파나소닉,도시바도 이달말이나 다음달부터 제품을 선보인다. 일본 가전업체들이 한국 진출에 나서는 것은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과거 프로젝션 TV의 경우 일본업체가 국내 시장의 64%까지빼앗은 적이 있지만 현재는 23% 수준으로 밀려났다.”면서 “삼성과 LG전자의 PDP-TV 기술력이 일본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쉽게 안방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일본에서] ‘일본판 보신탕’ 고래고기 논쟁

    [도쿄 김현 객원기자]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한국의 개고기와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일본의 고래고기.한국처럼 국내외에서 극렬한 찬성,반대 같은 ‘소란’은 없어도 일본에서도 고래고기 이야기는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나이 든 일본인들은 고래고기를 보면 사족을 못쓴다.그러나 일본의 고래잡이는 전세계 환경단체,자연보호단체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돼 왔다.일본정부는 이 문제가 부각돼 월드컵 공동개최국의 체면에 손상이 올까봐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경(捕鯨)선단의 모항으로서 한때 떠들썩했던 일본 서부의 야마구치(山口)현 시모노세키(下關).지난 20일부터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가 열려 상업포경 재개를 놓고 찬반 공방이 한창이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와는 좀 다르지만 30년에 걸친 고래잡이 찬반을 둘러싼 국제적인 논쟁과 일본인의 고래고기 문화는 한번쯤 음미해 볼 만하다. 지난 1월22일의 일이었다.가고시마(鹿兒島)현의 해안에고래 13마리가 파도에 밀려 올라왔다.주민들은 “이게 웬떡이냐.”며 너나할 것 없이 해변으로 몰려갔다.동사무소에 “먹어도 되느냐.”는 문의가 잇달았고 심지어는 밤중에 칼을 들고 해변에 나타난 주민도 있었다. 가가와(香川)현 출신의 모리오카 미레이(森岡美玲·26·여·도쿄 거주)는 “중학교 때 고래고기 튀김이 학교 급식의 반찬으로 나오곤 했다.”면서 “특별히 맛이 있다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나 바삭바삭한 느낌 때문에 급우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개고기가 그렇지만 일본의 고래고기도 예부터 일본인의 중요한 단백질원이었다.‘고래고기 문화를 지키는모임’의 사토 다카시(佐藤孝·67) 부회장은 “일본인은원래 고래를 대단히 좋아하는 민족”이라고 운을 떼고는“물고기를 먹이로 하는 고래고기는 불포화 지방산이라 건강에 좋으며 소나 돼지와 달리 위장을 비롯한 내장에 미치는 부담이 적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신주쿠(新宿)의 고래고기 전문 술집 ‘다루이치’.이 가게는 IWC 총회를 맞아 고래고기 선전을 겸해 20% 바겐세일을 하고 있다.인기 메뉴는 고래의 뇌,위장,간장,고환이 들어간 ‘하리하리 찌개’. 고래고기 전문점은 이곳 말고도 긴자(銀座),시부야(澁谷) 등 곳곳에 있으며 전문점이 아니더라도 보통 선술집에서도 고래고기 회는 손쉽게 맛볼 수 있는 게 일본이다. 이처럼 고래고기를 즐기는 일본이지만 고래잡이가 제한돼 있어 지금은 귀한 음식 중의 귀한 음식으로 변했다. 보통 고래고기(일본명 구지라)는 도매가로 1㎏에 5000엔(5만원)가량.‘사라시 구지라(기름기를 뺀 희고 연한 고래고기)’의 재료가 되는 꼬리 부분은 1㎏에 1만엔,꼬리 통째로는 300만엔을 호가한다. 더욱이 고래잡이가 세계적으로 한 해 500마리로 제한되면서 일본에 수입되는 고래는 크게 줄었다.그래서 일본인의고래고기 섭취량은 한 해 1인당 30g으로 뚝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이번 IWC 총회를 통해 고래남획 방지를 이유로 상업적인 고래잡이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호주 등 반포경국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포경 재개를 노리고 있다.그러나 회원국의 4분의3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이다.일본 포경협회의 나가시마 게이치(中島圭一) 회장은 “일본에서는 고래고기를 조몬(繩文)시대부터 먹어왔고 에도(江戶)시대 때는 서민의 식탁에 곧잘 오른 친숙한 음식이었다.”면서 “고기뿐 아니라 껍질이나 뼈도 남기지 않고 이용하는 전통을 후세에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개고기를 먹어 온 오랜 전통이 있듯이 일본에서도누가 뭐래도 고래고기는 하나의 전통이자 문화인 것이다. kmhy@d9.dion.ne.jp ■‘광우병 불똥' 日불고기집 강타 [도쿄 김현기자] 패전 후 고래고기는 일본인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이었지만 1960년대 이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유통량이 크게 줄었다.그래서 고래고기 대신에 등장한 것이 쇠고기였다. 쇠고기 보급의 배경에는 재일 교포의 야키니쿠(불고기)사업과 한국 요리 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에 1인당 한 해 1.1㎏였던 일본인의 쇠고기 섭취량은 10년 뒤에는 2.1㎏으로 크게 늘었다.대형 가공식품 회사인 ‘에바라 식품공업’는 쇠고기 소비 증가와 함께 불고기집이 번창하자 여기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1969년 가정용 ‘불고기 양념·조선풍’을 내놓아 크게 히트쳤다.가정용 불고기 양념은 한국식 불고기를 가정으로 끌어들인 ‘주역’이었다. 70년대 초 25억엔이었던 가정용 양념의 시장규모는 10년후 370억엔을 넘었다. 쇠고기 섭취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전후로 한국 붐이 일어났을 때였다.값싼 불고기 체인점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전개하면서 90년 중반에 이르러 한 해 1인당 섭취량은 11㎏으로 늘어났다. 잠시 주춤했던 한국 요리붐이 90년대 후반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다시 일면서 일본 전국의 한국 요리집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홋카이도(北海島)에서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광우병이 발견되면서 불고기집이나 한국 요리집의매상은 급격히 줄어들었다.심지어 폐업하는 집도 속출했다.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한국식 횟집이나 삼겹살 구이,춘천 닭갈비 집으로 전업해 살아남으려는 불고기집이 늘어나고 있다. 도쿄 시내에서 불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재일 교포김문수(金文洙·59)씨는 “월드컵이 기대한 만큼의 특수를 가져다 줄 지는 의문이지만 아직 불고기를 모르는 일본인들을 손님으로 개척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경신문에서/ 문부상 “월드컵 격무 자살 다시는 없게하라” ◆자살 방지 당부=도야마 아쓰코(遠山敦子) 문부과학상은21일 세네갈 대표팀의 캠프장을 유치했던 시즈오카(靜岡)현 후지에다(藤枝)시의 담당과장이 지난 20일 격무에 지쳐 자살한 것과 관련,“각 지방자치단체는 이 같은 자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특별 주문. 도야마 문부상은 “(자살한 공무원이) 익숙지 않은 일로고생했다고 생각하며 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한편 오이타(大分) 나카즈에(中津江) 마을에 캠프장을 차리려던 카메룬 대표팀은 경기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갑자기 일본 방문을 연기하는 등 월드컵 캠프장과 관련해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도야마 문부상은 “월드컵은 스포츠 제전으로 자치단체들은 주민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적극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리도 우승한다=월드컵에 출전하는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오니그빈데 감독은 20일 캠프장을 차린 가나가와(神奈川)현 숙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F조는 ‘죽음의 그룹’이라고 불리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팀이 지역 예선을 통과한 강팀이다.나이지리아도 우승할 힘과 권리가 있다.”고 강조,눈길을 끌었다. 19일에 발표된 대표팀 선발에는 감독과 불화설이 나돌았던 올리세 주장을 비롯해 득점왕 아갈리,준족 바방기다 등이 탈락하는 대신 오파붕미 등 10대 선수 3명이 발탁되는이변을 기록했다. ◆기동대 열병식=경시청 기동대의 열병식이 21일 오전 도쿄 신주쿠(新宿) 메이지진구(明治神宮) 앞에서 열렸다. 열병식에서 노다 다케시(野田健) 경시총감은 “많은 국민들과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안심하고 대회를 관전할 수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훈시.열병식에는 지난 4월발족한 총리 관저의 경비대를 비롯해 헬기 5대,경찰견 10마리가 참여했다. 월드컵 경비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투명 강화플라스틱 방패와 헬멧이 첫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리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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