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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바 파파’ 외침 속 세월호 유족 손 꼭 잡은 ‘감동 드라마’

    ‘비바 파파’ 외침 속 세월호 유족 손 꼭 잡은 ‘감동 드라마’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역사적인 초기 순교자 124위의 시복식에 앞서 광화문 일대에서 30분간 펼쳐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카퍼레이드는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서소문 순교성지를 참배한 교황이 국산 준중형차에 몸을 싣고 서울광장 끝자락에 도착한 오전 8시 42분, 새벽부터 자리 잡고 앉아 교황을 기다리던 천주교 신자 17만여명과 방호벽 밖의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교황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9시 8분, 덮개 없는 흰색 차로 갈아타고 광화문 바로 앞 시복식 제단 쪽으로 차가 움직이자 여기저기서 ‘비바 파파’라는 외침이 퍼져 나갔다. “교황님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사랑합니다.”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신자들이 건네는 간절한 인사에 교황은 환한 표정으로 일일이 손을 들어 화답했다. 지척에서 교황의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어대는 휴대전화 물결들 사이로 중간중간 차를 멈춰 교황이 어린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쓰다듬기를 십여 차례 거듭하며 광화문 앞 제단을 지나쳐 세월호 참사 유가족 400명이 모여 있는 광화문광장 끝 자락에 다다랐을 무렵이었다. 무거운 표정으로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린 교황이 차에서 내려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손을 꼭 잡았다. “교황님,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춘 김씨가 “저희가 쓴 편지를 드려도 되겠느냐”며 노란색 봉투에 담긴 편지를 보이자 교황이 고개를 끄덕였다. 편지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교황의 왼쪽 가슴에 보이는 노란 리본 배지. 전날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참사 유족과 생존 학생들이 잠깐 만나 선물한 그 리본이다. 살짝 비뚤어진 노란 리본을 바로잡으며 건네는 진심 어린 인사에 여기저기의 흐느낌이 얹혀진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뒤로한 채 다시 차에 올라탄 교황. 차에 올라서도 유족들을 한참 쳐다보며 퍼레이드를 이어 간 교황이 제단 앞에 도착해 사제단의 영접을 받은 시간은 9시 38분. 교황은 이날 시복식 내내 그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월호 희생자 기억하신답니다… 우리 정치권도 바뀔까요”

    “세월호 희생자 기억하신답니다… 우리 정치권도 바뀔까요”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방한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 주고 있다. 방한 첫날인 지난 14일 서울공항에 마중 나온 유족들에게 “기억하고 있다”며 위로한 그는 이후 나흘 내내 가슴 한편에 ‘노란 리본’을 달고 참사를 점차 잊어가는 우리 사회에 울림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의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56)씨에게 세례성사(천주교 신자가 되는 의식)를 베풀었다. 이씨의 세례명은 교황과 같은 프란치스코로 정해졌고 교황으로부터 단독 세례를 받은 첫 번째 한국인이 됐다. 1989년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는 청년 12명의 세례를 집전했었다. 교황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가톨릭 순교자를 성인 전단계인 복자로 추대하는 예식) 때도 세월호 유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 참사로 딸을 잃고 광화문광장에서 34일째 단식 중이던 김영오(47)씨는 이날 교황의 차량이 광장 끝에 다다르자 연방 “파파”(‘교황’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를 외쳤고 교황은 차에서 내려 김씨의 앙상해진 손을 잡았다. 시복식 현장에는 다른 세월호 유족 400명도 자리했다. 김씨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참사 100일이 넘도록 특별법 하나 만들지 못하는 정부를 믿을 수 없어 교황님만 기다렸다”면서 “직접 만나서 위로받고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는 말씀을 전하니 내 할 일을 다 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시복식에서 교황에게 ‘세월호 유가족은 가장 가난하고 보잘것없으니 보살펴 주시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도와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건넸다. 김씨는 “교황님 덕에 전 세계에 유족들의 이야기를 알릴 수 있게 됐다”면서 “교황의 진심 어린 메시지에 정부가 압박받겠지만 그래도 변화가 없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복식에 참가해 교황을 만난 고 최윤민양의 아버지 최성룡(62)씨는 “멀리서 온 교황님도 마음을 열고 우리 얘기를 들어주시는데 정작 같은 나라의 높으신 분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 문제가 내부적으로 해결 안 된다는 사실이 서글프다”며 한숨지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황, 北·中과 대화 의지… “관계 개선 희망”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나흘째인 17일 헬기로 충남 서산 해미성지와 해미읍성을 방문해 아시아 주교와 청년들을 잇따라 만나며 숨가쁜 사목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복 미사를 집전하며 한국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선포한 교황은 이날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행사장과 연도에 몰린 천주교 신자들과 시민들에게 변함없이 환한 웃음으로 축복을 전했다. 해미로 내려가기 전 숙소인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57)씨에게 세례성사를 베풀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해미성지에서 먼저 한국 천주교 주교단 15명, 아시아 각국 추기경·주교 50명을 만나 공동기도를 하며 교회의 방향과 사목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교황은 특히 연설에서 “아직 교황청과 완전한 관계를 맺지 않은 아시아 대륙의 몇몇 국가들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주저없이 대화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북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교황청 미수교 국가와의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 발언과 관련해 “교황이 구체적인 국가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교황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과 선의의 대화를 나누고 수교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미읍성으로 이동한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 폐막식에 참석해 청년 참가자 6000여명과 아시아 주교단 50명, 일반 시민 4만 5000여명과 격의 없는 만남을 가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종교 지도자들을 잠깐 만난 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3명을 포함한 각계 인사 1500여명이 참석하는 미사에서 아시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교황은 서울공항에서 간단한 환송식을 끝으로 4박 5일간의 한국방문을 마무리하고 오후 1시쯤 로마로 출국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iul.co.kr
  • [사설] 교황의 치유 메시지,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늘 바티칸으로 돌아간다. 그는 방한 기간 동안 가톨릭교회가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만큼 의미 있는 족적(足跡)을 곳곳에 남겼다. 교황은 당초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한 124위 순교자의 시복(諡福)과 제6회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 참석을 방한 이유로 내걸었다. 실제로 17만명의 가톨릭 신자를 포함해 모두 100만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은 뜻깊은 종교적 축제였다. 시복식은 한반도의 국가적 정통성을 이은 대한민국과 가톨릭교회의 해원(解寃)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선포하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도 갖는다. 광화문 일대는 조선시대 병조와 의금부, 포도청이 모여 있던 천주교 탄압의 본거지였기 때문이다. 교황은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도 ‘가톨릭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직접 폐막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 가톨릭의 수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한편으로 상처받은 우리 사회를 어루만지면서 던진 메시지는 종교 지도자의 역할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메시지는 어떤 종교지도자의 그것과 비교해도 쉽고 명료했다. 지난 15일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의 발언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는 “평화와 우정을 나누며 사는 세상, 장벽을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며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나’보다는 ‘우리’, 개인적인 행복보다는 공동체의 행복을 앞세우는 그의 가르침은 어느 종교지도자의 그것보다 구체적이었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떤 종교지도자의 그것보다도 실천을 강조하는 교황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는 “엄청난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빈곤과 외로움, 남모를 절망감에 고통받고 있는 세상에는 하느님의 자리가 더 이상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이런 현실 인식을 갖고 있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이 전한 노란 리본을 은 방한 일정 내내 왼쪽 가슴에 단 채 아픔을 겪고 있는 희생자 가족을 어루만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우리에겐 결코 작지 않은 과제가 남겨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한 치유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해 아픔 없는 나라로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그것이다. 교황은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에서 “수녀로서 살 것인지, 공부를 더 해서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인지”를 묻는 젊은이에게 “주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기도하다 보면 응답을 주실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정치권은 오늘도 교황의 진의가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교황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정치권의 몫이다. 하지만 정답은 이미 제시돼 있다고 본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다.
  • [현장 블로그] 사람들은 왜 비바 파파를 외쳤을까

    [현장 블로그] 사람들은 왜 비바 파파를 외쳤을까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수십만명이 몰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추대하는 시복식을 거행했기 때문입니다. ‘베로니카’라는 세례명의 가톨릭 신자인 저는 취재 기자가 아닌 17만명의 신자 중 한명으로 시복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정해진 인원만 참석할 수 있었기에 주변에서는 부러운 눈길을 보냈지만 사실 야외 시복식은 맨바닥에 앉아 한여름 뙤약볕을 온몸으로 견디며 한나절을 보내야 하는 고생스러운 행사였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먼발치에서라도 교황을 보겠다며 밤새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닌 일반 시민도 광화문과 시청 인근에 모여들었습니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감수하며 교황을 찾아왔을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방한은 천주교인은 물론 우리 국민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교황이 이례적으로 한국을 직접 방문해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인정하면서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뿌리내린 우리 천주교의 자부심을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 어렵게 터 잡은 한국 천주교는 어두운 근현대사에서 민주주의에 앞장서며 사회 정의를 밝히는 횃불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종교가 일상생활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신자 수가 늘어나는 동시에 냉담자도 조금씩 늘어났지요. 종교가 세속화 논란에 휩싸이고, 종교인이 비리에 연루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요.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종교인들이 잊고 지냈던 ‘종교 본연의 책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가 얼마나 좋습니까”라고 말한 교황은 작은 차를 타고 작은 방을 선호하며 노숙인들을 불러 함께 식사를 하는 등 낮은 데로 임하는 자세를 몸소 보여줬습니다.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 행사 때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꼭 잡는 모습을 보며 많은 신자들은 저절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단식 농성이 30일을 넘어가면서 “교황님이 오시는데 어떡하나” 하고 투덜거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교황은 이들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끌어안았습니다. 한 유가족은 “처음으로 존중받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미사 강론에서 “막대한 부요함 속에서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순교자들의 삶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어려움에 처한 형제 자매들을 도움으로써 당신을 사랑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에 무관심하지 말라는 가르침으로 크게 다가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복 차림 성모상·4괘 새긴 의자… 한국색 물씬

    한복 차림 성모상·4괘 새긴 의자… 한국색 물씬

    지난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124위 시복미사에서는 한복 차림의 성모마리아상과 4괘가 새겨진 의자, 무궁화가 그려진 걸개그림 등 한국색을 가득 담은 상징물들이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한복 차림의 성모마리아상이다. 한복을 입고 비녀를 꽂은 성모가 복건을 쓴 아기 예수를 안고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정식 명칭은 ‘한국 사도의 모후상’이다.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소속으로 임마쿨라타라는 세례명을 쓰는 한 수녀가 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내주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제단 오른쪽에 놓여 시복식 내내 눈길을 끌었다. 교황이 앉은 의자에도 태극 무늬가 숨어 있었다. 시복식에서 교황은 태극기 네 모서리에 그려진 ‘건, 곤, 감, 이’ 4괘를 새긴 의자를 사용했다. 천주교 측은 “건, 곤, 감, 이가 의미하는 하늘, 땅, 물, 불이 모두 하나님의 조화라는 뜻에서 이를 새겨 넣었다”고 밝혔다. 교황을 비롯한 주교단이 입던 제의에도 한국적 아름다움이 담겼다. 제의 속 십자가는 모두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표현됐는데 이는 고통의 십자가가 아닌 영광과 찬미의 십자가를 상징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교자 124명을 복자로 선포한 순간 공개된 대형 걸개그림은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수채물감과 연필, 파스텔 재료 등으로 그려진 그림은 순교자들을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종려나무 가지를 든 한국적 모습으로 풀어냈다. 12세의 어린 나이에 순교한 이봉금 복자는 가장 앞에서 무궁화와 백합 꽃다발을 든 모습으로 그려졌고, 어느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뜻에서 원근법을 무시하고 동일한 크기로 표현됐다. 순교자들과 관련된 문헌 자료 등을 바탕으로 가톨릭미술가협회 회원들이 그린 작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수십만 인파 새벽부터 집결… 무질서·쓰레기·사고 없는 ‘3無 행사’

    수십만 인파 새벽부터 집결… 무질서·쓰레기·사고 없는 ‘3無 행사’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지난 16일 오전 11시 46분. 사회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시복미사의 마침을 알리는 성호경을 그었지만 광화문광장 일대를 메운 천주교 신자 17만여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개별적으로 행사장을 찾은 신자와 일반 시민들까지 더해 20만명 넘게 몰렸지만 별다른 불상사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제단 앞 성직자와 장애인들이 먼저 움직이고 이어 지역별 순서대로 퇴장해 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신자들은 성당별로 깃발과 피켓을 들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교구별로 단체 구매한 지하철 승차권을 가지고 인근 을지로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했고, 일부는 KTX를 타기 위해 서울역까지 걸어갔다. 경찰의 안내로 주차돼 있던 관광버스들이 신자들을 태우자 1시간 남짓 만에 주변은 대부분 정리됐다. 질서 정연한 퇴장 뒤 행사장 주위에서는 굴러다니는 휴지 한장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자들은 미리 준비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았고 뒷정리를 자처하는 훈훈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경찰과 구급대는 곳곳에 설치된 검색대와 구호대를 미사 종료와 함께 곧바로 해체했다. 서울시와 소방당국은 이날 2500명 넘는 환자가 발생했으나 대부분 가벼운 경증 환자라서 현장 응급조치로 해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린 시복미사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신자들로 이른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역 등 인근 기차역은 특별열차 편으로 단체 상경한 신자들이 몰려 북적였다. 부산에서 온 신자 최종철(55)씨는 “새벽부터 집을 나섰는데 조금도 힘들지 않다”며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지방에서 온 다른 신자들도 “요즘 사회적으로 어려운 일이 너무 많아 함께 기도하고 싶어 왔다”고 입을 모았다. 오전 10시.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앞으로 복자라고 부르고,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한다”는 교황의 시복 선언과 함께 광화문 일대에는 “와” 하는 탄성이 울려 퍼졌다. 순교자 시복식이 한국에서 처음 열린 것을 기념하는 환호성이기도 했다. 시복식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400여명도 함께 자리해 교황이 전한 평화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시복미사 덕분에 인근 상권은 활황을 맞았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시복미사가 열린 광화문 인근 3대 편의점의 매출은 지난주보다 최소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GS25의 광화문 6개 점포 매출은 이날 낮까지 지난주 대비 최고 19배까지 치솟았다. 기념품 또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가톨릭 출판사에서 설치한 기념품 판매대에선 교황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비롯해 묵주, 십자가 등이 판매됐다. 한 생수회사는 350㎖ 제품 12만병과 18.9ℓ 제품 2000통을 12곳의 급수대에서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 중 휴대용 생수는 30분 만에 동났다. 한편 이날 시복미사가 열리는 동안 기독교계의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와 ‘교황방한대책협의회’는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8·16 기도 대성회’를 열어 교황 방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용어 클릭] ■시복식(諡福式) 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이가 선종(善終)하면 일정 기간 심사를 거쳐 성인(聖人)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올리는 행사. 통상 선종 뒤 5년의 유예 기간을 갖는다. 생애와 저술, 연설 외에 의학적 판단이 포함된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교황이 최종 승인한다.
  • 교황이 가져온 긍정의 힘

    교황이 가져온 긍정의 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사실상 지난해 하반기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0월 교황청 인류복음성 장관인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의 청와대 방문 자체가 교황 방한을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당시 교황 방한을 확답받은 청와대는 크게 기뻐했었다. 교황 방한이 가져올 여러 ‘좋은 일’들을 고대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금 그때 그 기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에 반색 중이다. 최우선적으로는 교황이 국민들에게 전해준 ‘위로’에서다. 교황은 평화와 화해, 소통의 메시지로 사회적 스트레스 지수를 크게 낮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과의 교감으로 당사자뿐 아니라 사회에 퍼져 있는 ‘고통의 흔적’을 어루만지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큰 위안을 느끼게 했다. 교황의 방한은 한국을 알리는 데에도 큰 몫을 했다. 교황은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에 보도될 만큼 스타 중의 스타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3년 올해의 인물로 뽑혔고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50인 가운데 4위에 선정됐다. 한국 상주 외신 말고도 이번 방한에 23개 나라 127개 매체의 외신기자 350명이 한국을 찾았다. CNN 등은 지난 16일 광화문 시복 미사와 17일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생중계했다. “경복궁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인 광화문에서 교황이 시복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이 150여개 국가로 중계됨으로써 거둔 홍보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한국 천주교 관계자는 말했다. 경제적 효과는 망외의 소득이다. 아직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브라질 관광공사는 지난해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청년대회 참가에 따른 경제효과를 12억 헤알(약 5380억원)로 추산했고 호주 시드니상공회의소도 2008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호주 방문에서 2억 3300만 달러(약 25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교황 방한, 광화문광장 시복식 현장

    교황 방한, 광화문광장 시복식 현장

    방한 사흘째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24위의 순교자들이 천주교 복자로 시성되는 시복미사를 열었다. 교황은 광화문 시복식 직전 카퍼레이드를 갖고 신도들을 만났다. 새벽부터 광화문 광장에는 새벽부터 신도들과 시민들의 발길로 속속 채워졌다. 행사 안전을 위해 높이 90센티미터의 방화벽을 설치했으며 경찰은 최고 수준 비상령인 ‘갑호비상’을 내려 3만 명이 넘는 경찰인원을 배치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명량 누적관객수 1362만명, 명량 흥행 신기록 주역은 이순신 장군…이순신 열풍

    명량 누적관객수 1362만명, 명량 흥행 신기록 주역은 이순신 장군…이순신 열풍

    ’명량 누적관객수’ 명량 누적관객수가 신기록을 세우면서 ‘명량’ 앞에 ‘괴물’도 ‘아바타’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바탕으로 한 ‘명량’은 개봉 17일 만에 ‘괴물’이 보유한 한국영화 흥행기록(1301만 명)을 갈아치웠다. 또, 그로부터 하루 만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광화문 시복미사가 열린 날에 ‘아바타’(1362만 명)의 역대 흥행기록도 깼다. 지난 열이레 동안 단 하루도 박스오피스 1위를 내주지 않았고, 개봉 3주차에도 좌석점유율이 70%를 웃돌았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사회과 가족드라마를 절묘하게 결합해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가 3D 신기술로 극장가를 장악했다면, ‘명량’의 인기는 단연 이순신 열풍에 힘입은 바 크다. 실제로 김한민 감독의 연출력이나 최민식의 연기와 같은 영화 내적인 부분보다는 ‘이순신의 어땠더라~’라는 식의 이순신 무용담이 훨씬 더 주목받았다. 이 때문에 영화 자체에 대한 평보다는 ‘성웅’ 이순신에 대한 평이 훨씬 더 많았고, 다른 여타 천만 영화들보다 스크린독과점 비판도 덜 받았다. 영화로 촉발한 이 같은 이순신 돌풍은 문화·산업계 전반으로까지 확장했다. 스테디셀러인 김훈의 ‘칼의 노래’는 개봉 전보다 7배나 판매가 증가했고, ‘오픈마켓 옥션’에선 이순신과 임진왜란 등 조선시대 역사문학 도서 상품 매출도 225% 증가했다. 이순신 장군의 무용담을 재현한 장난감이 인기리에 판매됐다. 명량해전 해설강의도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명량’을 토대로 직원들에게 강의하고, ‘명량’ 입장권과 이순신 관련 서적을 사서 임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사회 전반적인 ‘이순신’ 현상 덕택 때문인지 극장에 잘 가지 않는 40~50대 관객들도 ‘명량’을 많이 관람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상영관 CGV에 따르면 20~30대 관객이 ‘명량’ 관객의 57.5%를 차지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으나 40~50대 관객도 37.5%나 됐다. 명량 흥행 신기록 소식에 네티즌들은 “명량 흥행 신기록, 대박”, “명량 흥행 신기록, 대단하다”, “명량 흥행 신기록, 경사났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란리본 단 파파, 고통받는 한국을 위로하다

    노란리본 단 파파, 고통받는 한국을 위로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광복절과 천주교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아 한국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거듭 축원하면서 고통과 아픔 치유에 천주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설 것을 당부했다. 방한 이틀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아픔을 위로했고, 유가족이 건넨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사목 행보를 이어갔다. 가톨릭계에 따르면 교황이 성직자 옷인 수단이나 미사를 집전할 때 입는 제의에 성물(聖物)이 아닌 다른 상징물을 부착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교황은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천주교 신자와 시민 등 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을 통해 “한국인들은 국가의 역사와 민족의 삶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모님의 사랑과 전구를 인식하면서, 전통적으로 성모승천대축일을 거행한다”면서 “하느님의 계획대로 세상을 변모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을 이끌어 주시도록 간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며 인간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자고 밝혔다. 교황은 또 “고귀한 전통을 물려받은 한국 천주교인으로서 여러분은 그 유산의 가치를 드높이고, 이를 미래 세대에 물려주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새롭게 회개해야 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예정됐던 헬기 대신 KTX를 이용해 대전으로 내려간 교황은 이날 미사를 마친 뒤 대전과 충남 당진 등을 찾았고, 가는 곳마다 신자와 시민들이 몰려들어 축복과 은혜를 청했으며 교황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교황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 초기 순교자 124위에 대한 시복식 미사를 집전하며 미사가 끝난 뒤 충북 음성 꽃동네로 이동해 장애인들과 수도자, 평신도들을 잇달아 만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집회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 3만명 모여…60대 남성 분신 소동 벌여

    서울광장 집회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 3만명 모여…60대 남성 분신 소동 벌여

    ’서울광장 집회’ 서울광장 집회가 15일 열려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8·15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범국민대회에는 유가족과 추모객 등 3만여명(경찰 추산 1만 2000명)이 모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여·야 정치권에 기소권과 수사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재협상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종로와 을지로 일대에서 도로행진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16일 열릴 시복미사를 앞두고 진입이 통제된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후 9시 15분쯤에는 한 60대 남성이 “특별법 제정의 기폭제가 되겠다”며 보신각 앞에서 자신의 몸에 시너를 뿌리며 분신을 시도하려 했으나 다행히 시민들의 제지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 소식에 네티즌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정치권은 뭐하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정부는 뭘 하고 있지?”,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어서 해결되기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가만히 있으라” vs “잊지 않겠다”/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가만히 있으라” vs “잊지 않겠다”/문소영 논설위원

    서울 광화문에는 앙상하게 뼈와 가죽만 남은 김영오씨가 광복절인 8·15까지 33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를 타고 학교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 유민 학생의 아빠다. 그의 가슴에는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제정 단식 33일’이, 등에는 ‘대통령님! 힘없는 아빠 쓰러져 죽거든 사랑하는 유민이 곁에 묻어주세요’라는 글귀가 달렸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개월이 되는 “8월 16일까지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관을 짜놓고 여기서 쓰러져 죽을 때까지 단식하겠다”고 다짐한다. 이런 소식에 미국 학자 놈 촘스키는 지난 14일 그에게 편지를 보내 “당신의 고귀한 행동이 당연히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수사권·기소권을 가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그가 목숨 걸고 단식하지만, 주요 뉴스로 다뤄지지 않는다. 왜일까. 여야 간 이견도 있지만,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결정적 역할을 할 여당 의원들이 7·30 재·보선 이후 민심 반영에 관심이 없는 탓으로 본다. 광화문에서 농성과 단식을 하는 유가족에게 “노숙자 같다”거나 “제대로 단식했으면 벌써 탈이 났을 것”이라며 모욕을 줬다. 유족들에게 “당신들 가만히 있으라”고 호통치고,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규정하며 “국가유공자보다 더 많이 보상받으려 한다”는 말도 퍼뜨렸다. 유가족의 단식농성에 박근혜 대통령도 무심해 보였다. “유병언을 잡으라”고 3차례나 검경합동수사본부를 압박했던 박 대통령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은 지난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언급한 이후 침묵했다. 3개월 지난 11일에서야 “정치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이냐”고 호통쳤지만, 유가족의 반발로 여야 간 세월호 특별법 합의가 무산돼 질타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난도 받는 한국 대통령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유병언 수사 헛발질과 윤 일병 폭행살인치사와 관련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호통친 지 7시간 만에 경찰청장과 육참총장이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나 말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유가족이 환호할 만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신호를 여당에 보냈더라면, 입법권이 국회의 일이지만 여당은 결코 그 신호를 무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후 지난 4월 말 방한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그의 관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 검은색 양복을 입어 세월호 참사를 위로한다는 인상을 한국인에게 주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화사한 하늘색 상의를 입어 대조를 이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방한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고 위로했고, 15일 대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는 왼쪽 가슴에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배지를 달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광화문 천막 농성장 강제철거가 거론됐을 때 강우일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은 “눈물 흘리는 사람을 내쫓고 사랑의 시복식을 열 수 없다”고 옹호했고, 농성장 고수를 외치던 강경한 세월호 가족은 2개동을 제외하고 나머지 천막을 모두 철거하겠다고 화답했다. 권력 있는 자가 고통받는 자를 관용하면 그 관용은 소통의 시작이 된다는 것을 알리는 화답이었다. 어제는 69회째 광복절이었다. 일제 때 고통받았던 한국인 위안부와 강제징용자들은 69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사과와 배상은 끝났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한국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줬다고 주장한다. 피해자인 우리는 그 태도가 몰염치하고 뻔뻔하다고 느낀다. 때문에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도 아베 정부와의 정상회담도 거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역시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측면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정부를 돌아보면, 피해자가 충분히 납득하고 용서할 때까지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화답’이 가능하다. 유가족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윽박지를 게 아니라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가 교통사고라고 치더라도, 사고 이후 정부가 잘못 대처해 304명의 대형 인명피해로 키운 데 대한 속죄가 될 것이다. symun@seoul.co.kr
  • [설렘·간절함·경건함으로… 교황 맞이하는 사람들] “그분 곁에서 미사 돕게 돼… 생애 한 번뿐인 축복”

    [설렘·간절함·경건함으로… 교황 맞이하는 사람들] “그분 곁에서 미사 돕게 돼… 생애 한 번뿐인 축복”

    “다른 신자들과 함께 교황님이 카퍼레이드하실 때 ‘비바 파파’(교황 만세)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기로 했어요. 교황님이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 15일 만난 이경순(57·여·세례명 루치아)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게 될 설렘에 소녀처럼 들떠 있었다. 이씨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의 영성체 예식 때 ‘성체 분배 복사’(사제를 돕는 평신도)로 참여한다. 영성체는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신다’는 의미로 밀 제병(성체)을 신자들에게 나눠 주는 의식이다. 이씨는 사제들이 성체를 나눠 줄 때 안내하는 일을 하게 된다. 700여명의 성체 분배 복사 중 한 명인 이씨는 천주교 평신도 리더를 양성하는 ‘꾸르실료’에서 활동하고 있어 역사적인 시복 미사의 봉사자로 뽑혔다. 이씨는 다섯 살 때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유아세례를 받은 후 50여년을 천주교도로 살아왔다. 남편과 아들, 딸 모두 천주교도다.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한국에 오셨을 때는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갈 수가 없었어요. 너무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교황님을 뵙게 돼 한을 풀게 됐습니다.” 교황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A블록’을 배정받아 더욱 기쁘다는 이씨는 “우리 본당(천주교 서울대교구 대치2동본당)에서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들 모두 ‘생애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며 환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교황님은 가톨릭 신도인지 아닌지를 떠나 모든 소외받는 이들을 공평하게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셔서 더 존경스럽다”면서 “특히 자식 잃은 아픔을 겪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교황님의 메시지로 위로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분초를 다투는 일정이던데 고령이신 만큼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그분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 카퍼레이드 멈추고 세월호 유족 위로 ‘감동 순간’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 카퍼레이드 멈추고 세월호 유족 위로 ‘감동 순간’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 세월호 유족 위로’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미사를 앞두고 세월호 희생자 유족을 위로해 눈길을 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시복미사를 앞두고 서소문 성지를 참배하고 시청에서 광화문까지 카퍼레이드 행사에 나섰다. 교황은 카퍼레이드를 하는 동안 시민들의 환영에 미소로 화답했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직접 차량에서 내려 그들에게 다가갔다. 유가족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잊지 말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유가족의 손을 맞잡고 눈시울을 붉히면서 그들을 위로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방한 당시 공항에 영접을 나온 유가족들에게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위로를 전한 바 있다. 네티즌들은 “교황 시복미사 전 카퍼레이드 생중계 봤는데 세월호 유족 위로하는 장면에서 마음이 뭉클했다”, “세월호 유족들이 많은 위로를 받았길 함께 기도한다”, “교황 시복미사 전에도 세월호 유족 위로 했구나”, “세월호 유족 위로, 교황의 모든 행보가 감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미사가 열렸다. 시복식 미사는 관례적으로 바티칸에서 교황청 시성성 장관 추기경이 교황을 대리해 거행하는 것. 교황이 지역교회를 방문해 이를 직접 거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진 = KBS 중계 캡처(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 세월호 유족 위로)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교황 방한 시복식 거행…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유족 만나 따뜻한 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시복미사를 열었다. 방한 사흘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24위의 순교자들이 천주교 복자로 시성되는 시복미사를 열었다. 이날 오전 9시 8분쯤 서소문 순교성지 방문을 마치고 서울광장에서 덮개 없는 흰색 차량에 올라탄 교황은 광화문 바로 앞 제단까지 카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시종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새벽부터 광화문 광장에는 교황을 보기 위한 신도들과 시민들의 발길로 속속 채워졌다. 행사 안전을 위해 높이 90센티미터의 방화벽을 설치했으며 경찰은 최고 수준 비상령을 내리고 3만 명이 넘는 경찰인원을 배치했다. 세월호 유족인 김영오 씨는 교황 손등에 입을 맞춘 뒤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세월호를 절대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시복식은 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이가 선종하면 일정한 심사를 거쳐 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로 추대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선종 후 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생애와 저술, 연설에 대한 검토와 함께 의학적 판단이 포함된 심사를 통해 현 교황이 이를 최종 승인한다. 시복식에 이어 시성식을 거친 후 성인으로 추대된다. 교황 방한 시복식 소식에 네티즌들은 “교황 방한 시복식, 세월호 유족에게 힘이 되기를” “교황 방한 시복식, 가슴 따뜻해졌다” “교황 방한 시복식, 감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방한 외신도 큰 관심…교황 광화문 시복식 미사 비중 있게 보도 및 생중계

    교황 방한 외신도 큰 관심…교황 광화문 시복식 미사 비중 있게 보도 및 생중계

    ‘교황 방한 외신’ ‘교황 광화문 시복식’ 교황 방한 외신 반응이 화제다. 교황 광화문 시복식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사흘째인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순교자 124위 시복식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교황환영 열기를 전했다. AP통신은 광장을 가득 메운 수십만 명의 인파가 교황을 맞았다면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복식이 열린 광화문광장에서 18세기 조선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이 이뤄졌다면서 다른 나라와 달리 선교사의 도움 없이 자생적으로 뿌리를 내린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소개했다. 미국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은 시복식을 여러 차례 생중계로 연결, 시복식이 시작되기 전 신자들이 줄지어 입장하는 모습과 시복미사 장면을 내보냈다. BBC는 “교황의 방한 일정 중 최대 행사인 시복식이 셀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교황을 처음 직접 본 사람들이 감동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닷새간의 교황 방한 일정 중 시복미사가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소개하면서 탈 없는 시복식을 위해 엄중한 경호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일부 참석자들이 오전 3시 30분쯤부터 광화문광장에 나와 조용히 성경을 읽으며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미사를 기다렸다며 시복식에 대한 한국 신자들의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막대한 부(富) 옆에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있다’는 교황의 강론에 주목했다. 통신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부유한 국가가 된 한국에서 노인 인구의 절반가량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화문 시복미사에 네티즌들은 “광화문 시복미사, 대단하다”, “광화문 시복미사, 개신교 반대집회라니”, “광화문 시복미사, 무사히 끝나서 다행”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신교 교황 반대집회 논란…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 행사장 인근서 노골적 비난 소동

    ‘개신교 교황 반대’ ‘교황 반대집회’ 개신교 교황 반대 집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톨릭과 교황 제도에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 단체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미사를 겨냥해 맞불 기도회를 개최했다. ’로마 가톨릭·교황 정체알리기 운동연대’ 소속 회원 3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청계천 한빛공원에 모여 기도회를 열고,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톨릭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기도회에서 “가톨릭의 비성경적 행동을 반대한다”, “오늘은 영적 전쟁의 나팔이 우는 날”이라고 주장했다. 일부는 천주교를 ‘마귀’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단체 관계자는 “로마가톨릭은 정식종교가 아니라 이단이다. 이들에게 (광화문) 광장을 내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라면서 “경찰 병력을 동원해서 너무 예우를 해주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기도회가 열리는 청계 2~3가 사이의 한빛광장이 시복 행사가 열리는 곳과 직선거리로 600여m 떨어져 있어 물리적 충돌 우려는 적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식 인근 현장에서 일부 개신교 신자들이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15분쯤 서울 광화문 우체국 옆에서 개신교 신자 2명이 “예수님은 신이다. 마리아는 사람이다”라는 발언을 하며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의해 제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쟁이 오간 정도로 물리적 마찰은 없어 돌려보냈다”라고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에 네티즌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에 반대집회라니 황당하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 개신교 반대집회 어이가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미사, 개신교 반대집회 열렸지만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반대집회 300여명 모여…일부 신도 “천주교는 마귀” 노골적 비난

    ‘교황 반대집회’ 교황 반대집회가 열려 시선을 모으고 있다. 가톨릭과 교황 제도에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 단체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미사를 겨냥해 맞불 기도회를 개최했다. ’로마 가톨릭·교황 정체알리기 운동연대’ 소속 회원 3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청계천 한빛공원에 모여 기도회를 열고,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톨릭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기도회에서 “가톨릭의 비성경적 행동을 반대한다”, “오늘은 영적 전쟁의 나팔이 우는 날”이라고 주장했다. 일부는 천주교를 ‘마귀’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단체 관계자는 “로마가톨릭은 정식종교가 아니라 이단이다. 이들에게 (광화문) 광장을 내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라면서 “경찰 병력을 동원해서 너무 예우를 해주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기도회가 열리는 청계 2~3가 사이의 한빛광장이 시복 행사가 열리는 곳과 직선거리로 600여m 떨어져 있어 물리적 충돌 우려는 적었다. 한편 교황 방한에 반대하는 개신교 일각의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15일에도 광화문광장에 설치 중인 제단 근처에서 기독NGO ‘예수재단’ 대표 임요한 목사가 제단을 바라보며 ‘진리수호 구국기도회’를 열다 천주교인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 개신교 교황 반대집회 ‘시끌’…광화문 시복미사 행사장 인근서 소동 빚어져

    ‘개신교 교황 반대’ ‘교황 반대집회’ 개신교 교황 반대 집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가톨릭과 교황 제도에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 단체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미사를 겨냥해 맞불 기도회를 개최했다. ’로마 가톨릭·교황 정체알리기 운동연대’ 소속 회원 3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청계천 한빛공원에 모여 기도회를 열고,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톨릭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기도회에서 “가톨릭의 비성경적 행동을 반대한다”, “오늘은 영적 전쟁의 나팔이 우는 날”이라고 주장했다. 일부는 천주교를 ‘마귀’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단체 관계자는 “로마가톨릭은 정식종교가 아니라 이단이다. 이들에게 (광화문) 광장을 내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라면서 “경찰 병력을 동원해서 너무 예우를 해주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기도회가 열리는 청계 2~3가 사이의 한빛광장이 시복 행사가 열리는 곳과 직선거리로 600여m 떨어져 있어 물리적 충돌 우려는 적었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식 인근 현장에서 일부 개신교 신자들이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15분쯤 서울 광화문 우체국 옆에서 개신교 신자 2명이 “예수님은 신이다. 마리아는 사람이다”라는 발언을 하며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의해 제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쟁이 오간 정도로 물리적 마찰은 없어 돌려보냈다”라고 전했다. 한편 광화문 시복미사에 네티즌들은 “광화문 시복미사, 대단하다”, “광화문 시복미사, 개신교 반대집회라니”, “광화문 시복미사, 무사히 끝나서 다행”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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