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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기업들 “공적자금 달라” 신청 잇따라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정부의 공적자금에 손을 내밀고 있다. 이르면 30일 일시적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 구제를 위한 산업활력재생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22일 참의원을 통과한 개정안은 정부의 일본정책투자은행이 기업의 우선주나 우선출자증권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해당 기업이 경영부진 탓에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손실액의 50∼80%를 책임질 방침이다. 대상기업은 금융위기 탓에 ▲매출액이 일시적으로 급감 ▲3년 뒤 생산성이 향상될 가능성 ▲국내 종업원 5000명 이상 ▲대기업에 주요 부품을 30% 이상 공급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이에 따라 일본항공(JAL)은 이미 2000억엔(약 2조 7400억원)의 공적자금을 정부 측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 유일의 D램 반도체 메이커인 엘피다 메모리도 조만간 500억엔 규모의 공적자금을 받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음향영상기기 제조업체인 파이오니아의 경우 정부에 300억엔가량의 공적자금을 요청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1만여명의 사원을 둔 파이오니아가 파산하면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히타치제작소, 닛산자동차, 후지중공업, 이스즈자동차, 도시바 등도 공적자금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hkpark@seoul.co.kr
  • “시장 개척 내손으로” 통큰 글로벌 세일즈

    “시장 개척 내손으로” 통큰 글로벌 세일즈

    ‘후계자로서의 경영능력 검증은 해외에서부터’ 재계 1·2위 기업(삼성·현대기아차)의 후계자가 나란히 해외에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사진 왼쪽·41) 삼성전자 전무와 정의선(오른쪽·39)기아차 사장은 최근 들어 해외출장이 부쩍 잦아졌다. 지난해 5월 최고 고객책임자(CCO)에서 물러난 이 전무가 ‘무임소’로 비공식적으로 다니는데 반해 정 사장은 아버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을 대신하는 공식행사가 많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해외순환 근무에 나선 이 전무는 형식적으로는 중국 상하이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데 올 들어서는 동선이 더 넓어졌다. 2월초부터 3월중순까지는 미국·중국·유럽·일본을 숨가쁘게 오가며 삼성전자의 주요 거래선을 챙겼다. AT&T나 애플사 최고경영자(CEO)등이 포함된다. 이 전무는 지금까지는 별도의 수행원없이 혼자 움직이는 일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과 동행하는 일이 늘었다. 지난달 24~27일에는 이윤우 부회장과 함께 타이완을 방문했다. 이달 들어 지난 13~18일에는 이 부회장·최지성 사장 등 삼성전자의 ‘투 톱’과 함께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을 비롯, 닌텐도·도시바·NEC·캐논 등 일본 전자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을 면담했다. 이런 만남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금방 드러나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네트워킹 구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만나는 상대방도 이 전무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면담을 적극적으로 희망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검증받는 절차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의선 사장도 최근 들어 MK 몫까지 수행하며 ‘글로벌 세일즈’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달 기아차 대표이사직을 물러나면서 정 사장의 ‘독자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정 회장이 당분간 해외 현지 경영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져 정 사장의 역할 비중은 더욱 커졌다. 정 사장은 올 초 미국과 브라질·칠레 등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신흥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21일에는 전날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참석한 데 이어 중동으로 이동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이집트·시리아·오만 등 현지 기아차 딜러를 잇따라 만나 포르테·로체·프라이드·세라토 등 주력 모델의 현지 판매 확대를 독려했다. 정 사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해외 시장 개척만이 현 위기 극복의 해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전무와 정사장 등 재벌3세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해외 시장 개척을 발판으로 삼아 후계자로 가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수 이영표기자 sskim@seoul.co.kr
  • 이재용 전무 닌텐도 역발상 벤치마킹

    삼성전자가 전세계 게임기 산업을 평정한 일본의 닌텐도와 협력을 강화한다. 15일 삼성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 13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닌텐도·소니·도시바·소프트뱅크·KDDI·캐논 등 일본 주요 전자 및 통신업체를 방문하고 해당 업체 CEO들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 전무는 이날 부품(DS) 부문장인 이윤우 부회장과 동행해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을 만난 데 이어 16일에는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을 방문한다. 이 전무는 KDDI 등 일본의 통신업체를 방문할 때는 완제품(DMC) 부문장인 최지성 사장과 동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과 이 전무가 닌텐도를 방문한 것은 ‘역발상’ 경영으로 게임기 산업을 휩쓴 닌텐도가 삼성이 추구하는 ‘창조경영’ 모델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교육적이고, 건강에 좋지 않으며, 청소년들이나 하는 것 정도로 인식됐던 게임기를 두뇌발달에 이롭고 교육적이며, 온 세대가 즐길 수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생활정보기기로 바꿔놓은 닌텐도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닌텐도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그래픽 DDR 등 메모리 제품을 구매하는 주요 거래선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고려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버블 안 빠져… 큰 비 몰려올 것”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요즘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 불안해서다. 이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잠깐 비가 멈추고 햇살이 비친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면서 “머지않아 큰 비가 몰려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경고했다. 한국은행의 ‘매우 느린 경기 회복’ 전망에 이어 나온 경고라 주목된다.사실 그는 올들어 줄곧 ‘제2 쓰나미론’을 펴왔다. 그렇다면 그가 큰 비를 예보하는 근거는 뭘까. “버블(거품)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이내 돌아왔다. 이 사장은 “국내 경제든 세계 경제든 거품이 덜 빠졌다.”면서 “지금은 버블이 걷히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잘라말했다. 미국 금융기관 처리문제, 국내 소비 부진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게 없고, 무엇보다 국내 집값이 아직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이 사장은 “소니, 도시바 등 일본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왜 대규모 감원에 나섰겠느냐.”고 반문한 뒤 “바로 조만간 다시 몰려올 위기에 잔뜩 겁을 집어먹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반짝 반등’ 기미에 속아 구조 조정을 미뤘다가 경제가 다시 꺼지는 바람에 호된 대가를 치러야 했던 ‘잃어버린 10년’ 경험도 한 몫 했다고 덧붙였다.“삼성이나 LG의 선방 이면에는 환율 효과가 적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그는 “지금부터라도 제방 쌓기에 다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구조 조정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금융권은 부실 채권을 좀 더 과감히 털어내고 기업들은 체질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구조 조정은 실업 문제를 야기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이 사장은 “큰 비가 다시 오면 이번에는 기업들이 버텨내기 힘들어 어차피 고용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용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잠깐 볕이 났을 때 구조 조정을 더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캠코가 부실채권 인수 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재원을 총동원, 선제적 지원에 나설 작정이라고도 했다.정부가 추진 중인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과 관련해서는 “외환위기 때와 달리 부실 채권 매입뿐 아니라 구조 조정에도 (기금을)써야 하기 때문에 충분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일단 시작이 중요하다.”며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제2캠코로 불리는 민간 배드뱅크 설립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설립돼도 업무처리나 노하우 등에 있어 캠코의 주도적 역할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엔 ‘삼성’만,일본엔 ‘소니’말고도 회사 많아”

    “한국엔 ‘삼성’만,일본엔 ‘소니’말고도 회사 많아”

    외국인들의 입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전자회사 소니의 신입사원 공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을 졸업한 조연하(24)씨가 합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지난해 2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디자인과를 졸업한 조연하씨는 소니 디자인센터 인터랙션 부문에 신입사원으로 채용이 확정돼 내년 4월부터 근무한다고 모교인 한예종이 1일 밝혔다.  조씨는 한예종을 졸업하고 일본 치바대학교 공학대학원 디자인매니지먼트 연구실 입학해 현재 재학중이다.  일본 기업들은 대학원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인재를 선발한 후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근무하는 시스템이 대부분으로 조씨도 올해는 논문과 일본어 공부에 매진하고 내년부터 소니에서 일할 계획이다.  2005년 삼성 디자인멤버십 14기였으며 2006년에는 삼성전자와의 산학 프로젝트에 참여한 조씨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에서 각각 일했거나 일하게 된 경험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삼성 디자인 멤버십이라는 곳에 있을 때에는 삼성전자라는 회사의 문화가 절대적이었어요. 삼성의 모든 정책들은 마치 모든 기업의 표본이라도 되는 듯이 그 이름이 대명사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전자회사라고만 해도 소니, 파나소닉, 히타치, 도시바, 샤프, 카시오, 미츠비시, 쿄세라 등 여러 회사들이 공존해 있지요. 그리고 각 회사의 경영 방침이나 분위기도 천차만별이에요. 일본 기업은 대부분 우리나라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사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갖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기업은 ‘삼성’으로 대표되는 듯 하지만 일본에는 소니 외에도 다양한 문화와 디자인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조연하씨가 일하게 될 소니의 인터랙션 부서는 상품과 사용자의 교감에 관한 연구를 하는 곳. 화면 디자인에서부터 메뉴 구조, 제품의 조작, 제품과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 속의 감성을 디자인하게 된다.  대학 재학중에 영화 미술팀, 연극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외부활동을 했던 조씨는 “단순히 아르바이트가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했다.”면서 “학교라는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면 더 많은 것이 보이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조씨는 2일 한예종 미술원 석관동 교사에서 ‘인터렉션 디자인 과제와 예시’를 주제로 후배들 앞에서 특강을 갖는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두뇌대결과 순애보 사이에 길 잃은 ‘용의자 X의 헌신’

    두뇌대결과 순애보 사이에 길 잃은 ‘용의자 X의 헌신’

    ’무슨 영화 제목이 이래?’  시내 버스에 붙여진 영화광고 포스터를 보면서 든 생각이었다.’용의자 X’로도 충분히 괴이쩍은데 ‘헌신’은 또 뭔가 싶었던 것.결국 영화는 두뇌 싸움이란 추리극 요소와 지고지순한 순애보 둘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겠구나 싶었는데 30일 시사회에서 그 우려가 적중한 느낌이었다.일본에서 370만 관객을 끌어들였다는 이 영화는 다음달 9일 개봉,한국 팬들로부터 채점표를 받아든다.  기자는 러닝타임 128분 동안 엉뚱하게도 열흘 전,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과 일본의 준결승을 중계하던 허구연 해설위원의 말을 곱씹고 있었다.대충 취지만 간추리면 ‘일본애들,왜들 야구를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야구 대신 영화란 단어를 넣어도 좋겠다.  그리고 이 영화를 타작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낼 단 한가지 요소에 기꺼웠다.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꺼이 알리바이를 조작해 헌신하는 천재 수학교사 이시가미를 열연한 츠츠미 신이치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드라마 성공에 취해 더 나아가지 못해  도입부부터 그랬다.뉴스 화면이 나오고 ‘일본의 정우성’으로 한반도 직장여성들의 애간장을 충분히 녹일 법한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물리학부 교수 유카와 마나부로 분해 검은 화면 속에 나타나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라고 다소 지루한 강의를 늘어놓을 때부터 솔직히 김 빠지는 느낌이었다.차라리 이시가미가 어느 날 아침,벽을 타고 전해지는 이웃집 모녀의 소리에 예민해 보이는 쌍꺼풀 눈을 뜨는 장면이 훨씬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도입부를 넘기면서 기자의 머릿속은 ‘왜 이렇게 느려 터졌지?’하는 질문과 해답 찾기가 회로처럼 돌아가고 있었다.나중에야 드라마 ‘하얀 거탑’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이 ‘갈릴레오 탐정’ 시리즈의 완결편을 만들면서 이 영화로 얘기가 이어진다고 예고한 데 따라 정말 어울리지 않는 도입부를 끼워넣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영화는 이렇듯 드라마의 유명세를 타고 만들어져 정확히 그 지점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호스테스 생활을 접고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하나오카 야스코 모녀에게 어느 날,모녀에게 ‘일생에 도움이 안 됐던’ 전 남편 토가시 신지가 모녀 집에 들이닥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모녀를 괴롭혀 돈을 뜯어낸 토시가가 신발을 챙길 즈음,딸 미사코가 스노볼로 뒤통수를 가격해 토가시를 격분시켰고 셋이 뒤엉킨 과정에 모녀는 힘을 합쳐 그를 교살하기에 이른다.  옆집에서 셋이 싸우는 소리를 전해들은 이시가미가 초인종을 누르면서 그는 모녀의 삶에 틈입한다.그리고 부러 경찰이 하나오카를 용의자로 지목하게 만들고는 완벽한 알리바이로 이를 허물어버려 결국 경찰은 ‘갈릴레오 탐정’ 유카와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이 대목에서 요즘 유행하는 ‘전문가가 감각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형사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미드 수사물의 흥행 공식이 재연된다.원작에는 없던 인물이 나타난다.유카와를 이 사건에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어야 할 우츠미 여형사란 캐릭터가 아무래도 불안불안한 것이다.쓸데없이 진지하고 괜한 걱정을 많이 하는 듯한 시바사키 코우는 예의 ‘일본침몰’에서 드라마를 침몰시켰던 위력을 재연한다.기획사는 극에 오락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평했지만 우츠미-유카와를 하나오카-이시가미와 병렬시키려던 감독의 의도는 뒤틀리기만 한다.  유카와가 진실에 한걸음씩 다가오자 이시가미는 함께 산행을 가자고 제의한다.그리고 눈보라 치는 정상 부근에서 무서운 눈빛으로 진실에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한다.’그럼 누군가가 더 행복해지느냐.’고 되물으면서,사실 그 자신 어느 학생도 주목하지 않는 사이 열심히 칠판 위에 수학 공식을 썼지만 세상에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했고 그 상심의 결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일도 있던 터.  이시가미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도 천장에서 ‘4색 과제’를 푼다.진실을 밝히는 게 이시가미 말대로 누군가 행복해지는 길인지를 고민하던 유카와에게 우츠미가 한 번 더 매달리자 유카와는 구치소로 이감되기 전 이시가미를 찾아와 자신만이 꿰뚫고 있는 진실을 제시하지만 이시가미는 “가설만 있고 입증하지 못하면 진실이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그도 이감 차량에 올라타기 전 유카와가 데리고온 하나오카가 “도대체 왜 저희들을 도와주시느냐.”고 절규하자 그만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처절한 울음을 토해낸다.그리고 한 장면,이시카미가 왜 이 모녀를 사랑하게 됐고 그토록 처절하게 자신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지켜주려 했는지를 설명하는 한 장면이 알리바이의 비밀이 풀리는 장면에 이어 제시된다. ●지지부진한 영화를 살린 ‘츠츠미의 헌신’  캐릭터의 추는 물리학 천재와 수학 천재의 불꽃 튀는 대결보다는 수학 천재쪽으로 너무 쉽게 기운다.이시가미로 분한 츠츠미의 열연만이 영화를 외롭게 지키는 느낌이었다.극 중반.토가시 살해의 동기를 경찰에 설득시키는 것만으로 모자라 하나오카마저 납득시키기 위해 그녀에게 접근하던 중년 남성에게 자신이 살의를 품고 있음을 가장하는 이시가미의 눈빛 열연은 그 하나만으로 충분히 값어치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에는 이시가미가 뚱뚱하고 비호감형으로 그려졌다는데 영화에서 츠츠미는 그런 외형적인 면보다는 어깨를 앞쪽으로 구부리고 항상 등이 굽은 채 세상을 향해 도통 관심없는 시선을 보내면서 모녀를 지키기 위해 끔찍한 짓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야누스 연기를 실감나게 했다.  그리고 자신의 집을 찾아온 유카와와 학창시절 얘기를 나눈 뒤 잠든 유카와에게 담요를 덮어주기 위해 벽장을 열었다가 감춰둔 ‘위장용 살인도구’가 비어져 나왔을 때 재빨리 유카와가 잠들었는지를 확인할 때의 떨리던 그의 속눈썹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스크린으로 외출한 영화들이 흔히 말하는 스크린의 작법을 읽는 데 실패한 것처럼 이 영화 역시 그 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드라마와 영화 연출이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갈려야 하는지를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작품이라면 지나친 평가일까.기자는 무람하게도 할리우드식 작법에 재빠르게 길들여지고 있는 국내 영화팬들을 위해 군더더기 15분여를 가위질하는 게 어떨지를 수입사에 제안하고 싶어졌다.  그렇지만 이 영화, ‘츠츠미의 헌신’으로 구제받았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日 기업은 CEO 교체중

    日 기업은 CEO 교체중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대기업들의 최고 경영자 교체 바람이 거세다. 새로운 회계 연도에 들어가는 다음달을 기점으로 경쟁하듯 새로운 얼굴을 내세우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경영 기법 및 경영 노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성 성격도 없지 않다. 때문에 자동차와 전기·전자업계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이 뚜렷하다. 도요타자동차는 일찌감치 차기 사장에 창업가의 직계인 도요타 아키오(52)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창업가의 구심력을 기반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14년 만에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창업가문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도요타 부사장은 오는 6월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할 예정이다. 15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한 혼다는 6년간 사장을 맡았던 후쿠이 다케오(64)를 고문으로 뺀 뒤 6월에 이토 다카노부(55) 전무를 사장에 임명하기로 했다. 스즈키의스즈키 오사무(79) 사장 겸 회장은 22년간 경영을 책임지다 2000년 회장으로 물러났다가 지난해 12월 재등판,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와 같이 창업가문 체제의 구축이다. 소니의 경우 다음달 주바치 료지(61) 사장을 사실상 경영책임을 물어 부회장에 내려앉히는 동시에 하워드 스트링거(67) 회장이 지휘계통의 일원화를 겨냥, 사장을 겸직한다. 스트링거 사장은 임원 4명을 비교적 젊은 40∼50대로 바꿀 방침이다. 히타치제작소는 이례적으로 후루카와 가즈오(62) 사장보다 7살 많은 가와무라 다카시 그룹회장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히타치 측은 베테랑의 경험을 살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도시바는 18일 니시다 아쓰토시(65) 사장의 후임에 사사키 노리오(59) 부사장을 차기 사장에 전격 내정했다. 도시바의 니시다 사장은 “개혁과 그에 따른 성장을 같은 사람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며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재계에서는 “세계 경기 침체의 여파로 수출 의존형의 일본 성장 모델은 무너지기 직전이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말로 잇단 CEO의 교체를 설명하고 있다. hkpark@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 한국 원자력 현주소는

    [2009 녹색성장 비전] 한국 원자력 현주소는

    ■ 원전 20기 전체 이용률 93.3%… 건설기간 50~52개월 기술 최고 한국 원자력 발전의 ‘메카’인 고 리 원전 단지에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년간 23개국에서 300여명이 방문했다고 신고리 1, 2호기 건설사무소의 이종찬 부소장이 전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크게 출렁인 데다 화석연료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국인 방문객은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과 터키, 이집트, 요르단 등 중동 지역에서 많이 왔다. 방문자는 에너지 분야 장관이나 왕족 등 국가 지도층이 대부분이다. 특히 미국에서도 원자력규제위원회(NRC)와 전력공급회사(Utility) 협회 관계자들이 다수 방문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원자력 발전국이다. 또 프랑스와 함께 독점적으로 원전 플랜트를 수출하는 나라다. ●완공 하루 단축땐 20억~30억 절감 그렇다면 미국의 원자력 전문가들까지 찾게 만드는 한국 원자력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한국수력원자력의 김종신 사장은 지난 30년 동안 꾸준하게 원자력 발전을 지속해온 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의 원천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원전 운영과 건설 기술 면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동 중인 한국 원전 20기 전체의 이용률은 93.3%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사실상 고장이 거의 없이 가동한다는 의미다. 세계 평균이 70%대이고, 일본도 80%에 지나지 않는다. 또 한국의 원전 건설 기간은 50~52개월. 다른 나라는 대부분 60개월이 넘게 걸린다. 공기를 하루 단축하면 20억~30억원의 건설비 절감효과를 얻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경쟁력이라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지난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TMI 원전의 방사능 누출,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의 원자로 폭발 사고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세계 대부분 국가가 원전 건설을 중단했다. 그러나 한국은 고리 1호기 완공 이후 원자력 발전 비중을 계속 늘렸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계속해온 나라는 한국과 프랑스, 일본, 중국 정도다. 이 때문에 미국도 원전을 다시 지으려면 엔지니어의 절반은 우리나라에서 데려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요르단·터키 등과 수출 협상 진행 국제사회가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운영 노하우를 높이 평가하지만, 좀처럼 원전 플랜트 수출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부품이나 기술 수출이 부분적으로 이뤄졌을 뿐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구경은 한국에서 하고, 구매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정부와 한국전력, 한수원 등은 한국형 원전 플랜트 및 관련 기술, 부품을 수출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수원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300기의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 요르단과 터키, 루마니아 등지에서 갖가지 형태의 원자력 수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원전 수출은 단순한 에너지 수출이 아니다. 원전 개발은 핵무기 개발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제정치적인 요소도 가미돼 있다. 현재 원전 플랜트 수출을 독점하는 미국과 프랑스는 유엔이 인정한 핵무기 보유국이다. 일본의 도시바가 최근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것도 원전 수출의 길을 열려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한수원도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의 AREVA 같은 기업들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등을 맺어 플랜트 수출의 길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버시바우 前 주한 미국대사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에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 대사가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로 지명됐다고 백악관이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날 백악관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이라크 대사로 지명하는 등 일부 고위 외교관 인사를 발표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가 상원인준을 받게 되면 국방부 서열 3위인 미셸 플라워노이 정책담당 차관 내정자 밑에서 전공분야인 러시아와 유럽 안보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2005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주한 미대사를 지낸 그는 1974년 예일대에서 러시아어와 동유럽 문제를 전공하고, 76년 컬럼비아대에서 국제관계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기업 ‘투잡’ 소리만 요란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기업들이 경기 침체 속에 잇따라 허용하는 사원들의 부업 즉 ‘투잡(two job)’이 무늬만 요란하다.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의 일환이라지만 시간·연령 등 현실 여건에 제대로 맞지 않는 탓에 부업에 나서는 사원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사원의 82%가 부업을 원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업체인 후지쓰와 도시바는 지난달 공장의 사원들을 대상으로 부업금지 규제를 풀었다. 닛산자동차도 지난 5일 최대 20%의 임금 삭감을 위한 휴업일에 한 해 하루에 8시간의 부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후지쓰는 부업과 관련, ▲같은 업종의 회사에서 일하지 않으며 ▲회사의 기밀을 유지해야 하는 데다 ▲후지쓰의 업무가 우선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달았다. 후지쓰 홍보실에 따르면 “사원 5000명 가운데 부업을 하는 사원은 거의 없다. 야근이나 오후 출근 등 다양한 교대 근무 때문에 정기적으로 일정한 시간을 확보할 수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가전 판매업체인 노지마는 지난달부터 부업을 인정한 제조업체로부터 아르바이트의 채용에 나섰지만 단 한 명도 모집하지 못했다. 사원의 기술이나 경험을 살려 매장에서 상품의 설명이나 검사를 맡길 방침이었다. 시간급도 최대 1400엔(약 2만 2000원)에다 근무시간도 원하는 시간으로 내걸었던 터다. 노지마 측은 “손님을 맞아 판매하는 일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사노무 상담사인 아오키 가쓰이치는 산케이신문에서 “본업 이외에 익숙하지 않은 부업에 나서기는 힘들다. 또 시간·장소·임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합한 아르바이트 거리를 찾기도 힘들다. 40대 이상은 체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기업에서는 부업 허용 이외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kpark@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조선왕조 500년’ 극작가 신봉승

    [만나고 싶었습니다] ‘조선왕조 500년’ 극작가 신봉승

    “역사를 관장하는 신이 있다고 믿습니다. 역사는 언제나 나의 감시자였고, 나는 그 역사의 섭리 안에서 살아왔지요. 역사와 벗하며 살아온 지난 40년은 나의 존재이유인 사극을 쓰기 위한 지적 몸부림의 세월이었습니다.” 1980년대 만 8년 동안 MBC TV를 통해 방영된 대하사극 ‘조선왕조 500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신봉승이란 이름은 결코 낯설지 않다. 1972년 ‘사모곡’을 시작으로 정통 사극에 천착해온 그는 ‘연화’ ‘인목대비’ ‘임금님의 첫사랑’ ‘왕조의 세월’ ‘한명회’ 등 숱한 히트작을 내며 역사드라마의 현장을 지켜온 한국의 대표 극작가.올해로 77세, 붓을 드는 데 지쳤을 법한 나이지만 1975년에 발표한 ‘임금님의 첫사랑’을 새롭게 고쳐 쓰며 10여년 만에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내년 초 SBS에서 방영될 이 작품은 벌써부터 사극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인사동 한국역사문학연구소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사극 얘기뿐 아니라 최근 공개된 정조 어찰의 의미, 문단 데뷔시절 일화, 정치권과의 인연 등 다양한 화제를 예의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로 풀어놨다. 연구소에 들어서니 책꽂이 한 편에 가득 꽂힌 ‘조선왕조실록’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오늘의 작가 신봉승을 만든 건 8할이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실록 국역본은 모두 413권입니다. 하루 100페이지씩 읽어도 꼬박 4년이 걸려요. 웬만해선 진력이 나 그거 다 못 읽습니다. 나는 40년 세월을 그걸 붙들고 살았어요. 그러지 않고는 사극을 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죠.” 총 48권의 대하소설 ‘조선왕조실록 5백년’도 펴낸 역사마니아인 그는 요즘 사극작가들에게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사극을 잘쓰는 비결은 실록을 통독하는 것입니다. 자기 작품에서 다루는 시대만 골라 읽으면 안 돼요. 적어도 앞뒤 30년의 역사는 드라마와 직접 관련이 없어도 반드시 찾아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인물에 대한 온전한 해석이 가능하죠. 예컨대 양반집 첩의 소생으로만 알았던 조선 성종 때 권신 유자광이 경복궁 문지기인 갑사(甲士) 벼슬을 했다는 사실은 그가 죽고 30년 뒤에 나온 얘기입니다.” ●역사의식 심어주는 게 사극 임무 사극이든 역사소설이든 그는 철저한 독서와 고증을 통한 ‘정통’ 역사물을 고집한다. 그러면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임금님의 첫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강화도령 철종의 사랑을 다룬다. 하지만 철종은 더이상 땔나무나 하는 ‘바보’ 도령이 아니라 사뭇 똑똑한, 갈등하는 임금으로 등장한다. 철종 때 좌의정을 지낸 심암(心庵) 조두순이 쓴 철종 행장기에 나오는 ‘성군의 자질이 보였다.’라는 대목을 참고했다. “더벅머리 총각이 14년 동안이나 임금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입니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을까요. 이 작품의 극적 재미는 여기서 출발합니다.” 사극이든 역사소설이든 그가 작품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대중에게 역사의식을 불어넣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작가, 특히 역사작가의 몫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런 맥락에서 그가 주목하는 작가가 일본의 시바 료타로다. “일본이 시바 료타로 같은 역사소설가를 갖고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그는 전후 실의에 빠진 일본인들에게 확고한 역사의식과 민족적 긍지를 심어줬어요. ‘료마가 간다’라는 그의 소설 한 권이 오늘의 일본을 만들었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그가 소설을 통해 부각시킨 메이지 유신의 영웅 사카모토 료마는 지금도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뽑히지요. 우리에게도 그런 의식 있는 역사작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이 한국과 일본에서 종종 ‘한국의 시바 료타로’로 불리는 게 싫지 않은 표정이다. 조선왕조사에 정통한 그에게 정조 어찰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기존의 ‘정조 독살설’은 이제 폐기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정조가 반대세력인 노론 벽파 영수 심환지에게 수백통의 어찰을 내렸다고 해서 둘 사이가 가까웠고, 따라서 정조 독살설의 배후가 심환지일 수 없다는 논리는 지나친 비약”이라며 “임금의 독살 문제는 속성상 언제나 설(說)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정조 어찰을 통해 개혁군주 정조의 인간적 면모를 알고 시대사 자료를 얻게 된 데서 의미를 찾아야지 독살설 논란은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는 얘기다. 작가 신봉승은 스스로 “문자로 하는 장르는 모두 섭렵했다.”고 말한다. 시인, 문학평론가, 소설가, 극작가 등 가히 르네상스맨이라 할 만하다. 그는 1957년 청마 유치환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에 ‘이슬’이란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시로 출발해 역사드라마로 입신하기까지 그의 삶은 곧 우리 문학사의 축도다. “데뷔 당시 우리 문단엔 100명 정도의 문인밖에 없었어요. 청마 선생은 추천이 박하기로 유명했습니다. ‘추천받을 만하지만 당신의 분발을 위해 추천하지 않는다.’는 식이었죠. 미당 서정주 선생의 추천을 받은 사람은 100명이 넘었지만 청마의 추천을 받은 이는 10여명에 불과했어요.” 그 뒤 그가 평생 문학스승으로 삼은 사람은 편운(片雲) 조병화 시인이다. 조 시인이 중앙대에서 경희대 교수로 자리를 옮기자 학생 신봉승 또한 잘 다니던 중앙대를 떠나 경희대 국문과로 편입, 사승(師承)관계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카고’ 영화화되길…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그이지만 다시 돌이키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다. 1970년 ‘해변의 정사’라는 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던 일이다. “윤정희·남성우 주연의 멜로영화였지요. 시나리오 창작 경험만 믿고 불쑥 남의 세계에 뛰어들었던 것입니다. 참패했지요. 그러곤 미련 없이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꼭 영화로 만들었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 물론 감독이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로서다. “마지막으로 쓴 ‘크리스마스 카고(cargo)’라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신상옥 감독이 연출을 맡기로 했는데 갑자기 타계하는 바람에 영화가 되지 못했어요. 1·4후퇴가 한창인 크리스마스 전날, 10만명의 민간인을 배에 태우고 흥남 부두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극적인 상황을 다룬 작품입니다.” 재주 많은 사람에게 뛰어난 재주 없다는 서양속담이 있다. 하지만 작가 신봉승에게 그 말은 공허하게 들린다. 그는 드라마와 소설, 시나리오에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해 모두 일가를 이뤘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에게 의미있는 것은 역사드라마다. 젊은 시절 연비의식을 치르고 법련거사(法蓮居士)라는 법명까지 받은 불교신자이지만 그는 “나의 종교는 역사다.”라고 강조한다. ●“남의 밭에서 노는 건 위험” 선 굵은 보스 기질과 해박한 역사지식으로 늘 주위를 압도하는 그는 문화계 최고의 마당발이다. 문화 쪽뿐 아니라 정·관계, 재계, 종교계까지 그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나 “역사를 알기에 절대로 발을 담그지 않은” 곳이 있다. 정치다. “나는 아마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회장의 ‘사업가 아닌 유일한’ 친구였을 겁니다. 정 회장이 국민당 대통령 후보로 나갈 때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아달라고 그렇게 간청했는데, 나는 출마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으니…. 한운사 선생을 비롯해 당시 한 가락 하는 극작가들이 모두 국민당 발기인 목록에 이름을 올렸지요. 나는 그것도 거부했습니다. 그 대신 내가 추천한 탤런트 K씨, C씨 등은 나중에 국회의원이 됐지요.” “남의 밭에서 노는 건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변함없는 소신이다. ●“친구여, 심려치 말게…” 희수(喜壽)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몸도 마음도 강건한 노()작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그는 지금도 한달에 10여차례 대중강연에 나서고, 추계예술대 영상문예대학원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 나이에 내가 강의하면 나 때문에 강의를 맡지 못하는 젊은이가 하나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전에 대학 강의를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학교측에서 오히려 ‘석좌’라는 타이틀까지 주며 부탁해 아직 선생 노릇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날로 이악해져 가는 세상이기에 그 따뜻한 배려의 마음씨가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작가는 인터뷰를 마친 기자에게 얼마 전에 쓴 것이라며 ‘요즘 형편’이란 시 한 구절을 들려줬다. “친구여, 심려치 말게/목조이듯 밀려드는/숨가쁜 약속은/미움을 받더라도 거절하기로 했네/설혹, 어쩌다가 가게 된/호화로운 연석이라도/사진 찍히는 헤드 테이블 근처에는/얼씬거리지 않기로 했다네” 김종면 편집위원 jmkim@seoul.co.kr ●극작가 신봉승 약력 ▲1933년 강원도 강릉 출생 ▲강릉사범·경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회장,대종상심사위원장,공연윤리위원회 부위원장 역임 ▲한국방송대상,서울시문화상,대한민국예술원상 등 수상 ▲저서:‘조선왕조 5백년’‘한명회’‘왕건’‘이동인의 나라’등 소설과 ‘직언’‘신봉승의 조선사 나들이’‘국보가 된 조선 막사발’‘조선의 마음’등 역사에세이 외 다수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추계예술대 영상문예대학원 석좌교수,한국역사문학연구소장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역사의 대하(大河)에 빠져 지내는 신봉승씨. 그는 “‘역사를’ 배우기보다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삼성전자 휴대전화 美 판매 첫 1위

    삼성전자 휴대전화 美 판매 첫 1위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1997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9일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2008년 미국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2%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2007년 점유율(18.1%)과 비교해 3.9%포인트 상승했다. LG전자 휴대전화도 2007년 15.1%에 비해 5%포인트 이상 성장한 20.7%의 점유율로 모토로라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로써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과 LG는 42.7%의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팔린 휴대전화 10대 중 4대 이상은 한국산인 셈이다. 반면 미국 시장 부동의 1위였던 모토로라 휴대전화 점유율은 2007년 33.4%에서 지난해에는 21.6%로 떨어지면서 2위로 밀렸다. 캐나다 림(RIM)과 노키아가 각각 9.0%와 8.5%의 점유율로 4, 5위를 지켰다. 미국시장은 그동안 모토로라의 아성이었으나 지난해 삼성전자가 전년 대비 15.5% 성장한 반면 모토로라는 38% 하락했다. 작년 캐나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24%의 점유율로 모토로라(18%)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삼성과 모토로라에 이어 림(17%), LG전자(16%), 노키아(10%)가 3~5위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들은 미국 디지털TV시장에서도 처음으로 소니, 도시바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미국 디지털TV 점유율은 삼성전자(26.1%), 소니(14.5%), 도시바(7.5%), 파나소닉(7.2%), LG전자(6.6%) 순이다. 한국 업체의 점유율(32.7%)이 일본 업체 점유율(29.2%)을 누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제품들이 일본 제품보다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뛰어나 미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로맨틱 토요일, 특별한 프러포즈

    로맨틱 토요일, 특별한 프러포즈

    최근 3년 동안 제과업체들의 2월 초콜릿 매출은 조금씩 성장해 온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AC닐슨 조사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2월 매출 증가율은 2006년 13.81%, 2007년 18.88%, 2008년 3.87%인 것으로 추산됐다. 초콜릿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든 점에 비춰 보면 2월14일 밸런타인 데이의 영향력이 작용했음을 짐작해볼 만한 대목이다. 이 기간 크레파스 초콜릿으로도 불렸던 ‘카카오 99% 초콜릿’ 등의 제품이 나와 ‘카카오 열풍’을 일으킨 시기를 제외하곤 초콜릿 매출 수준이 매년 비슷했다는데 업계는 동의했다. 그럼 이 통계는 최근 3년 동안 연인의 숫자가 증가했다는 의미가 될까.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업계는 여기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밸런타인 데이에 가족이나 동료 등 지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게 2월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우정 초콜릿’의 역할이 부각됐다는 것이다. 여성이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인 밸런타인 데이의 원래 의미 자체가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제약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제과업계, 특히 규모가 큰 업체들은 이미 빼빼로 데이(11월11일)의 매출과 성장 잠재력이 밸런타인 데이보다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빼빼로를 사서 지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줄 수 있는 빼빼로 데이가 ‘특별한 사람에게만’ 선물하는 날인 밸런타인 데이보다 제품을 많이 팔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올해 밸런타인 데이는 토요일로 주말이다. 지인에게 선물하는 초콜릿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으로 제과업계들이 긴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신 설 연휴 이후 마케팅 기간이 2주 정도로 다른 때보다 긴 점은 기회로 작용한다. 지난해의 경우 설이 2월7일로 마케팅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하기도 했다. 업계는 다시 신제품 출시와 이벤트 개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리온은 겉의 초콜릿을 베어 물면 안에 다른 초콜릿이 나오는 오리온의 투유 로맨틱 36.5와 초코와 딸기의 2개 층으로 구성한 투유 스윗하트 등을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허쉬코리아는 사랑 고백뿐 아니라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함께 선물할 수 있는 유고걸 패키지 등을 내놓았다. 롯데제과는 카카오 함량을 높인 드림카카오 제품들을 세트로 구성했고, 팬시바구니 세트 등을 내놓았다. 1973년 첫 선을 보인 가나초콜릿의 인기도 여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화이트엔젤 등 화려한 포장의 제품을 내놓은 해태제과는 제품에 맞춰 포장용 금박 상자나 리본 등을 증정하는 행사를 하기로 했다. 이벤트로는 사랑 전달 방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올린 사람을 추첨해 아이팟 터치, 베니건스 마켓오 식사권 등을 증정하는 오리온의 ‘사랑을 전하는 365가지 방법’, 곰TV 홈페이지에 프러포즈 사연을 응모한 고객 가운데 4명을 선정해 커플링 등을 증정하는 훼미리마트의 ‘여우들은 알고 있다’, 프리미엄 피자 주문 고객 중 추첨된 300명에게 2월14일 피자를 배달해 주는 미스터피자의 ‘러브피자 이벤트‘ 등이 있다. 거꾸로 아워홈 다이닝은 싱글족을 겨냥했다. 메짜루나와 루825, GS업타운다이너 등에 비치된 카드로 신청하면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주관하는 스피드 미팅파티 참가 기회를 준다. 지난해 멜라민 파동의 기억이 남아 있는 점을 노려 ‘초콜릿의 아성’을 파고드는 상품들도 생겼다. 천지양은 “사랑과 함께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선물”이라며 남성용 홍삼인 천지력과 홍삼청을 추천했다.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의 활기단, 한삼인의 6년근 홍삼순액 등이 업계의 추천 상품이다. 브라운은 “(초콜릿처럼) 먹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 10만~30만원대 면도기를 2월 한달 동안 2만~4만원 할인한다. 샴페인 브랜드 돔 페리뇽은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가의 리미티드 에디션 돔 페리뇽 로제 러브 기프트 박스(66만원) 60세트를 백화점에서 판매한다. 하이네켄은 “초콜릿은 덤으로 받을 수 있게” 다크 비어 2병을 마시는 고객에게 키세스 다크 초콜릿을 증정하는 행사를 다음날 28일까지 전국 600여개 바에서 진행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캠벨 보고서/박정현 논설위원

    한·미 동맹과 공조는 정권에 따라 곡절을 겪어 왔지만 참여정부 시절이 아마 최악이었을 게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 대사는 2005년 경주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동결 조치를 놓고 1시간 넘게 논쟁을 벌였다는 비화를 지난해 공개했다. 2007년 호주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평화조약에 대해 더 분명히 말해 달라고 요구하자, 부시 대통령은 짜증을 내는 ´외교 사건´마저 벌어졌다. 부시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디스 맨’이라고 말할 정도로 공조는 삐걱거렸지만 참여정부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을 놓고 갈등을 빚던 2006년 “한·미 공조는 구조조정 중”이라는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의 언급은 한·미 동맹의 주소를 그대로 전한 표현이다. 이명박-오바마 대통령 시대를 맞아 아직은 베일에 싸여있는 한·미관계는 동맹복원 쪽으로 가닥이 잡힐 조짐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내정자 시절에 상원 청문회에서 “미·일 동맹은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초석”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일본은 대아시아 외교의 초석’이라는 민주당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보고서 내용과 거의 똑같다. CNAS의 커트 캠벨 회장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내정된 상태다. ‘캠벨 보고서’는 중국의 힘을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혀, 중국 견제론을 펴온 부시 행정부와 다른 대중국 정책을 펼 것 같다. 캠벨 보고서는 “한·미동맹은 강력하면서도 잘 통합된 군사동맹”이라면서 “워싱턴은 동맹을 중시하는 한국정부를 양국간 협력확대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한·미 관계 방향을 제시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정식으로 동참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동맹과 공조가 군사적인 분야를 뛰어넘어 북한 핵문제, 경제분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안보분야에서 아무리 찰떡공조를 구축해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같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편다면 한·미공조는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美 새 희망의 시대로] 南과 동맹 강화… 北엔 비핵화 원칙

    [美 새 희망의 시대로] 南과 동맹 강화… 北엔 비핵화 원칙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는 대외정책에 있어 동맹과 다자주의를 강조한다. 한반도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할 뿐 아니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동북아의 다자안보틀을 구축하는 데 관심이 높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는 핵문제가 해결된 뒤라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한·미간 가장 껄끄러운 현안은 역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다. 재협상 또는 추가 협상 가능성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지명자의 입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기되면서 한·미 FTA는 또 한번 양국 관계의 결속 정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 한동안 소원했던 한·미 양국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관계가 많이 회복했다. 양국은 동맹 강화, 특히 21세기 전략적 동맹을 구축해 나간다는 원칙에는 합의했고, 구체적인 내용들은 이명박·오바마 정부가 채워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한반도 문제는 경제 현안은 물론 국제적인 현안들에 있어 동맹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조기에 마무리짓기 위해 병력의 증강을 결정한 뒤 국제사회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정부에도 추가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로 내정된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대사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초청 강연에서 “한·미 양국은 21세기 전략적 동맹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 관계를 보다 광범위하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경제 재건, 식량안보, 에이즈 퇴치 등에 한국이 함께 기여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전시작전권 이양 연기 여부나 주한미군 재편 등은 여전히 양국간에 현안으로 남아 있다. 한반도 정책을 담당할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라인이 윤곽을 드러냈다.국무부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윌리엄 번즈 정무담당 차관→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가 한반도 정책을 다루게 된다.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은 장관 자문직을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이며, 대북 특사를 둘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방부도 월러스 그렉슨 아태차관보가 내정되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정책 국장에 제프리 베이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확정됐다. ●한·미 FTA 한·미간에 당면한 뜨거운 감자다. 오바마 당선인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주 열린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힐러리 국무장관 지명자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 가능성을 제기해 우리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부문 협상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고, 최근의 미 자동차업계의 위기가 상황을 더욱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 버시바우 전 대사 등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창의적인’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양국의 동맹과 우호관계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차선책을 모색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국내의 거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우리 정부는 미국측에 새로운 균형을 적극 요구할 필요가 있다. ●북핵 등 북한정책 오바마 행정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강력하고 직접적인 외교’로 요약되는 대북정책이다. 오바마 당선인이나 클린턴 지명자는 모두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북한의 지도자나 관리를 만날 수 있다고 천명했다. 일단 대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를 녹록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고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바마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후 핵무기 포기를 제안하고 있지만, 미국은 관계정상화는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북핵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여기에 인권 개선까지 관계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놓았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오바마 행정부에도 통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오바마 행정부에는 과거에 북한과 핵은 물론 미사일 협상에 참여했던 북한 베테랑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들은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북한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협상 상대가 아니라는 평가다. 스캇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을 지지하지만 북한이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보다 강경하고 단호한 조치들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강력하고 직접적인 외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책화될지 주목된다. kmkim@seoul.co.kr
  • 日 반도체업계 대대적 구조조정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반도체 업계가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불어나는 적자에 견디지 못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도시바를 비롯, 후지쓰·NEC 등 5대 반도체사의 2008 회계연도(지난해 4월∼올해 3월)영업적자는 무려 5000억엔(약 7조 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정보기술(IT)산업의 거품 붕괴로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던 2002년 3월의 결산 수준에 가까운 수치다.결국 히타치제작소 그룹의 반도체회사인 르네사스는 다음달 말까지 정규직 300명, 3월까지 비정규직 1000명을 감원키로 결정했다. 도시바는 플래시 메모리의 생산을 30% 줄인 데다 3월까지 비정규직 1000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후지쓰와 NEC도 3월까지 비정규직을 각각 400명과 1200명을 줄이기로 했다. 엘피다 메모리도 지난해 9월부터 D램 생산을 10%정도 감축하면서 추가 감원도 추진하고 있다. 5개 반도체 업체 이외에 산요전기도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2000억엔가량의 적자가 예측되는 가운데 1200명을 감축할 방침이다. 산요전기는 해외 공장도 7곳에서 4곳으로 줄인다.hkpark@seoul.co.kr
  • [모닝브리핑] 버시바우, 美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 내정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가 미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로 내정돼 유럽과 러시아 안보정책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12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워싱턴의 국방관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버시바우 전 대사는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로 내정됐으며 국방부는 현재 최종 발표에 앞서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kmkim@seoul.co.kr
  • 국산 LED TV 화질에 “원더풀”

    국산 LED TV 화질에 “원더풀”

    │라스베이거스 김성수특파원│“정말 얇아요(It´s really thin).” 8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세계적 가전박람회인 ‘2009 소비자가전쇼(CES)’의 막이 올랐다. 센트럴홀의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은 20대 미국 여성은 입구쪽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TV ‘럭시아(Luxia)´의 측면 두께를 손가락으로 재고 있었다. “6.5㎜로 세계에서 가장 얇다.”고 직원이 설명해 주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550여개의 제품을 선보였지만, 특히 향후 차세대 TV시장을 선도할 LED TV Luxia(럭시아) 6000·7000·8000시리즈를 여러 곳에 나누어 전시했다. 그림보다 더 선명한 조선시대 산수화를 담은 LED TV의 탁월한 화질에 관람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삼성전자 550여개 제품 선보여 전통적인 방식의 LCD(액정표시장치) TV와 LED TV를 위 아래로 나란히 배치해 뚜렷한 화질 차이도 직접 느끼도록 했다. 삼성전자 상품기획팀 이경식 상무는 “LED TV는 디자인·화질·새로운 기능을 모두 갖췄으며, 현재 같은 크기의 TV에 비해 수백달러 정도 비싸지만 올해부터 대량생산에 들어가면 가격 차이도 크게 줄어들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시장에서 7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LG전자 전시장은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붉은 빛깔로 도배해 멀리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LG는 430여개의 제품을 내놨는데, 손목시계 겸용 휴대전화인 ‘와치폰’과 뒤에서 빛을 쏘아주는(백라이트) 방식으로는 세계에서 두께가 가장 얇은(24.8㎜) LED TV가 특히 돋보였다. 콘텐츠만 보강되면 조만간 수요가 급증하게 될 3D TV도 LED프로젝터, LCD TV, PDP TV별로 따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LG는 최대 80%까지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TV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브로드밴드 TV, 어떤 환경과도 조화를 이루는 슬림 디자인 등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는 신개념 기술을 유독 강조했다. ●日업체선 주목할 만한 신제품 안보여 한편 소니·샤프·도시바·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TV를 비롯해 주목할 만한 신제품을 내놓지는 못했다.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소니는 TV보다는 핸디캠·넷북·워크맨·사이버 샷 카메라 등 중저가 범용제품의 홍보에 치중했다. 사무용 봉투 크기의 바이오 P500시리즈 넷북이 주목할 만한 제품이었다. 샤프도 108인치 대형 LCD 모니터를 입구에 세워 관심을 끄는 정도였고, 도시바도 셀TV를 강조했지만 관람객들은 많지 않았다. 일본 경쟁사의 전시장을 둘러본 LG 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은 “(일본업체의 TV가) 디자인 차별화도 안 되고 사업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sskim@seoul.co.kr
  • SMAP 이나가키 고로-칸노 미호 커플 결별

    SMAP 이나가키 고로-칸노 미호 커플 결별

    연말을 앞두고 일본 대형 스타 커플이 또 한번 결별을 맞이했다. 일본 ‘스포츠 니폰’은 “결혼을 앞두고 있던 ‘SMAP’의 멤버 이나가키 고로와 여배우 칸노 미호가 헤어졌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나가키 고로는 인기그룹 ‘SMAP’의 멤버로 노래 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다. 칸노 미호는 드라마 ‘무지개를 이은 왕비’에서 이방자 여사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스포츠 니폰은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두 사람인 만큼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기 힘들어 최근 결별했다고 관계자의 말을 빌어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1998년 가을 후지TV 드라마 ‘소물리에’와 영화 ‘최면’에 함께 출연한 뒤 교제를 시작했다. 지난 2000년 6월에 주간지를 통해 교제 사실이 알려진 뒤로 끊임없이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10년에 걸쳐 교제하는 동안 이나가키와 칸노가 결혼할 것이라는 보도가 끊이지 않았으나 연말을 앞두고 두 사람은 결국 결별하게 됐다. 지난 11일 인기배우 쓰마부키 사토시와 시바사키 코우 커플의 결별 소식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데 이어 또 하나의 스타 커플이 결별을 맞아 일본 연예계는 뒤숭숭한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칼럼니스트 “추성훈은 올해 최고 기인”

    日칼럼니스트 “추성훈은 올해 최고 기인”

    추성훈은 ‘기인’? 일본의 한 격투기 칼럼니스트가 인터넷에 연재하는 칼럼에서 추성훈(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을 ‘기인’으로 묘사했다. 일본 잡지 ‘스포츠 그래픽 넘버’(Sports Graphic Number) 온라인판에 ‘종합격투기 초대’를 연재하는 칼럼니스트 이시즈카 타카시(石塚隆)는 16일자 칼럼 ‘변혁자들의 2008년’에서 추성훈을 “올해 최고의 기인”이라고 밝혔다. 이시즈카는 “올해를 돌아보면 종합격투기계는 변화의 한해”였다고 정의한 뒤 “2008년 MVP는 누가 될까?”라는 질문을 꺼냈다. 그리고 ‘DREAM’(드림)의 라이트급 챔피언 요아킴 한센, 미들급 챔피언 게가드 무사시, 유도 금메달리스트 이시이 사토시를 차례로 후보 명단에서 제외한 뒤 “역시 떠오르는 것은 추성훈의 존재”라며 추성훈을 MVP로 뽑았다. 이시즈카는 “(추성훈이) 한국에서 가요제에 나가 노래를 부르고 마이클 잭슨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했더니 시바타 카츠요리를 KO로 이기고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감탄했다. 또 “링 위에서 연말에 요시다 히데히코와 싸우고 싶다며 다른 단체의 에이스를 지명해 도전장을 던졌다.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쯤 되면 다음에 어떤 발언을 할지 기대된다.”며 관심을 보였다. 또 “아오키 신야가 도전신청을 했지만 무시하고 결국 다이너마이트 참가를 거부했다.”며 이런 추성훈의 행동은 “기인의 행동”이라고 밝혔다. 사진=넘버(Number) 홈페이지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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