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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 불공정한 전쟁 항의위해 시위 동참”/ 로즈 거시오 경실련 국제연대 수녀

    “나는 평소 시위에 참여하지 않지만,이라크 전쟁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에 나서게 됐습니다.유엔의 승인 없이 강행된 이번 전쟁은 명분이 없고,미국은 불공정한 전쟁보다는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25일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10여개의 시민·사회단체 등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연 시민대회에 참가,세인의 이목을 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국제연대 소속의 로즈 거시오 수녀의 말이다. ‘국가와 종교를 초월해서 모든 사람들이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내용의 이라크전 반대 항의 편지를 부시 대통령에게 띄우기도한 로즈 수녀는 우리 나이로 80세,한국생활만 30년이 넘었다. 메리놀 수녀회 소속으로 지난 1959년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뒤 간호사로서 의료선교활동을 펼치는 데 주력했지만,1972년 천주교 정의구현평화위원회에 위원으로 가담하며 시민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한 ‘시민운동가 수녀’이다. “인간의 삶은 진리에 기초를 두고 정의에 의해 세워져야 하며 정의롭지 못한 권력에 저항하고,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시민운동에 나서게 됐다.”라고 시민운동에 참가한 이유를 설명하는 로즈 수녀는 2001년 3월부터 경실련에서 근무해왔다.그녀의 일주일은 그야말로 쉴틈이 없다.수녀로서,시민단체의 일원으로서 ‘1인 2역’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사흘 동안은 경실련 사무실에 나와 경실련 발행 영문 계간지 ‘Civil Society’의 편집장으로,경실련 영문 홈페이지(www.ccej.or.kr/english)의 실질적 운영자로 역할을 하고 있다.나머지 날에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메리놀 수녀원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국에 남아 시민운동과 선교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그녀는 한국음식 가운데 순두부를 가장 좋아한다.그녀는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의원들 “어떡해”이번엔 보수단체서 파병 압박

    “내년 총선에서 파병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을 상대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파병에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을 응징하겠다.” 이라크전 파병 문제를 놓고 반전단체와 보수단체가 자기와 생각이 다른 국회의원을 내년 17대 총선에서 낙선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단순히 구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조직적인 낙선운동을 벌일 태세다. ●보수단체,“우리도 낙선운동”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자유수호협의회,자유시민연대 등 16개 보수우익단체는 29일자 일부 일간지에 ‘반미세력의 낙선운동이 겁난다고?진짜 낙선운동의 쓴맛을 보여주마.’라는 광고를 냈다. 이들은 “국익을 외면한 채 일부 반미세력의 낙선운동 협박에 굴해 파병에 반대한 의원들은 다음 선거에서 낙선의 쓴맛을 각오하라.”면서 “파병 동의안 처리를 연기해 국익에 걸림돌을 자처하고 있는 국회도 더 이상 반미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경고했다.또 “북한 핵에는 입을 봉한 세력들의 반전시위는 평화운동이 아닌 반미운동의 연장선”이라면서 “미국이 배신감에 주한미군을철수시키겠다고 하면 어쩔 셈인가.”라고 주장했다. ●반전단체,“국민 심판 받을 것”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 지원연대’ 등 반전단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파병 찬성 국회의원들에게 항의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이라크 파병안 관련 여야 의원 찬반 현황표’와 ‘찬성의원 전화번호·메일 연락처’까지 올려 놓았다.이들은 네티즌이 국회의원에게 항의메일을 보내면 자동으로 첨부되도록 만든 ‘편지’글에서 “국민 모두가 당신의 선택을 보고 있다.”면서 “파병에 찬성한다면 2004년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지금까지 1300여명이 파병에 찬성하는 의원에게 항의메일을 보냈다. ●국회 홈페이지 게시판도 가열 낙선운동을 앞세운 파병 찬반 논란은 연일 국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네티즌 ‘영호’는 “미국은 6·25 때 우리를 위해 피를 흘렸다.”면서 “파병에 반대하는 의원은 낙선시키겠다.”고 적었다.‘창준안’은 “파병에 찬성하는 의원은 낙선시킨다니까 무서워서 파병 반대로 생각이바뀌었나.”라고 꼬집었다. 반면 네티즌 ‘국민’은 “파병안에 찬성한 의원에게는 다음 선거에서 국민을 대표하지 못한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하은경’은 “파병에 찬성하는 의원은 자기 자식들부터 파병해야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민주주의의 본질 중시해야 파병안에 대한 국회의원의 찬반의사 표명이 낙선운동으로까지 비화되자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생각이 다르다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우려를 표명했다.아무리 명분을 갖춘 주장이라도 현행 법이나 민주주의의 원칙과 상충되는 낙선운동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내건 총선시민연대의 국회의원 낙천·낙선운동이 대법원의 유죄확정을 받은 점을 상기시켰다.당시 법원은 “동기나 목적에 정당성이 있더라도,가두시위나 피케팅 등 실정법을 어긴 행동까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헌법재판소도 2001년 8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의 낙선운동 금지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이영표기자tomcat@
  • [씨줄날줄] 반전가요

    “얼마나 더 많은 포탄이 터져야만/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끝날까?/친구여,묻지 말아요/오직 바람만이 알고 있는데.”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은 지난 1960년대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을 부르며 평화를 외쳤다.1941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태어난 밥 딜런은 미네소타대 2학년때인 1961년 학업을 때려 치우고 통기타 하나만을 달랑 들고 무작정 뉴욕으로 진출,동갑내기인 ‘포크의 여왕’ 조앤 바에즈와 함께 반전과 저항의 시대정신을 노래했다.1961년 처음 만나 동거에 들어간 두 사람은 1963년 노예해방선언 100주년을 기념하는 워싱턴 대행진 등에 참여해 ‘우리 승리하리라(We Shall Overcome)’를 부르기도 했다.이때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그 유명한 ‘나에겐 꿈이 있다’는 연설을 했다.조앤 바에즈는 1965년 베트남전이 전면전으로 번지자 ‘도나 도나(Donna Donna)’ 등을 통해 자유와 반전의 가치를 본격 설파하고 나섰다. 1960년대 미 반전운동과 히피의 정점은 1967년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몬트레이 페스티벌과 1969년 8월 뉴욕의 우드스톡 페스티벌.특히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40만여명의 젊은이들은 조앤 바에즈와 지미 핸드릭스,제니스 조플린,산타나,존 세바스티언 등 당대의 최고 가수들과 함께 뉴욕의 한 농장에 모여 사흘 밤낮을 지새며 평화를 노래하고 또 노래했다.‘평화와 음악의 사흘’이란 타이틀의 우드스톡 페스티벌은 베트남전과 냉전의 시기를 살았던 그 시절 젊은이들에겐 ‘평화운동의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집트 대중가수 압둘 라힘이 부른,‘이라크를 평화롭게 내버려둬라’란 반전 가요가 아랍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란다.국내 반전시위에서도 ‘전쟁을 반대해∼,평화를 사랑해∼’로 끝나는 반전가요가 등장했다고 한다.아랍어로 ‘당신께 평화가 함께 하기를’(앗살람 알라이 쿰)이란 제목의 노래를 이달초 시민가수 ‘리표 삐’가 만들어 인터넷에 음악파일을 올리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바람만이 아는 대답’과 ‘도나 도나’가 난데없이 국내에서 불온 가요로 분류돼 방송 금지됐다 1994년에야 해금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에 비춰 격세지감이 든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
  • NO WAR/ 美반전단체, 새달7일 시민불복종의날 선언

    미국 샌프란시스코 반전단체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항의하는 의미로 다음달 7일을 ‘미국 시민 불복종의 날’로 선언하기로 했다. ‘전쟁 중지를 위한 신속한 행동’ 등 반전단체들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시민 불복종 운동은 우선 이라크전쟁으로 이득을 보려는 석유회사·무기제조업체 등을 상대로,이들이 문을 닫거나 친환경적·친인류적 기업으로 거듭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벡텔·시티그룹·칼라일 그룹 등 거대기업들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기업들이 이라크전쟁을 통해 수익을 올릴 뿐 아니라 그들이 투자·공작·무기제조·정치적 기부행위 등을 통해 이번 전쟁을 가능하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반전단체들은 개전 이후 거리를 점거한 채 반전구호를 외치고,석유회사·건설회사 등 전쟁 특수 업체들 건물 앞에서 ‘인간방패’로 나서 항의시위를 벌이다 지금까지 1700여명이 체포됐다. 민간인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전기·수도·식량이 끊겨 고통받는 이라크인들의 소식이 알려지면서전 세계의 반전 시위도 더욱 격렬해졌다. 인도네시아의 과격 이슬람단체인 ‘이슬람 수호자 전선’은 26일 이미 500여명의 이라크 전쟁 자원병을 모집했으며 이들을 최전방으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라크 공격이 멈출 때까지 미·영국 영화 상영을 중단하라는 위협과 미국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맥도널드,KFC 등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점들도 수난을 겪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초등학생을 포함한 반전시위대와 경찰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뒤 경찰관 3명이 부상을 입고 골프공과 돌,의자,병 등을 던진 혐의로 13세 소녀를 포함한 수십명의 시민들이 체포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라크전쟁은 인류의 양심에 의해 거부됐다는 메시지를 가톨릭 군인들에게 보냈고,후진타오 중국 주석도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시민단체 “”동의안 부결 관철”” “파병 반대여론 반영” 환영

    이라크전 국군 파병동의안 처리 일정이 다음달 2일로 연기되자 파병 반대를 요구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여론이 반영된 결과”라며 환영했다.이들은 파병동의안 부결을 관철하기 위해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고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지난 22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파병반대를 주장하며 철야농성을 벌여온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100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여야 합의로 본회의가 연기됐다는 소식을 듣고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전쟁반대 평화실현공동실천 정수영 상황실장은 “일주일만에 4만여명이 파병반대에 동참하는 서명을 할 정도로 국민여론이 모아졌다.”면서 “앞으로 국회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중연대 오종렬 상임대표는 “파병에 반대하는 여론이 반영됐고 국회 내부에서도 이같은 주장에 동의하는 의원수가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일정이 연기된 것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으로 파병동의안이 부결될 수 있도록 파병반대 운동을 상승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참여연대 박정은 간사는 “이번 결정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조항을 위반했기 때문에 민변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만약 파병동의안이 가결되면 효력정지 가처분결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5일에는 파병반대를 위해 800여개의 단체가 단일조직을 만들고 오는 30일과 31일에는 양대노총이 주관하는 대규모 항의집회가 열린다.한편 환경운동연합 최열 상임대표 등 70여명은 이날 국회 본회의 참관을 거부당한데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구혜영기자 koohy@
  • “파병반대” 전국24곳 집회

    국회 본회의의 파병동의안 처리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여의도 등 전국 24곳에서 파병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인터넷에서는 찬반 논란 속에 국군 대신 민간봉사단을 파견하자는 등 다양한 대안이 제기됐다. ●양노총 “찬성의원 낙선운동” 이날 시민·사회단체들은 여의도 국회와 광화문 주변에서 밤늦게까지 집회를 열었다.‘두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등은 시민 6만여명의 ‘이라크 파병 반대 서명’을 모아 국회에 제출한 뒤 광화문과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6·15 공동선언실천단’은 서울역 등지에서 파병 반대 기금모금 운동을 벌였고,참여연대는 국회 정문 앞에서 개그우먼 김미화와 영화배우 정진영 등 10여명이 참여한 1인 릴레이 시위를 주최했다.‘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광화문에서 ‘파병 반대 평화미사’를 가졌다.서울대 총학생회도 여의도에서 파병 반대 집회를 가졌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민주노동당 소속 회원 100여명은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병동의안이 통과되면 이에 찬성한 국회의원을 ‘전범 공범자’로 규정,지구당사무실 점거농성을 벌이고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와 종교계도 파병에 반대했다.대한변협은 “정부의 파병 결정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 헌법 5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불교단체인 정토회도 파병 반대 성명을 냈다. ●노사모 82% 찬성 반전 성명서 ‘노사모’는 전쟁 반대 성명을 낼 것인지를 놓고 투표한 결과 회원 2588명 가운데 82%인 2122명의 찬성으로 반전평화 성명서를 채택했다.‘노사모’는 성명서에서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은 평화를 바라는 인류의 염원을 짓밟는 침략행위”라며 정부의 지지 철회와 파병계획 취소,국회의 파병동의안 부결을 촉구했다. 일반 네티즌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표시(☜☞)를 단 항의메일을 청와대와 백악관에 발송하는 등 ‘사이버 반전운동’을 폈다.파병의 대안도 쏟아졌다.‘Jarlboro’라는 네티즌은 “민간 자원봉사자를 모집·파견해 이라크 난민들을 치료하고 현지 복구사업을 벌이는 것이 낫다.”면서 “비난 여론을 무마하고,미국 압력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불법적인 참전도 피해갈 수 있어 일석삼조”라고 제안했다.네티즌 ‘altaica’는 “파병 대상에서 공병을 제외하든지 의료병 비율을 높이자.”고 주장했다. 장택동 이영표기자 taecks@
  • 부시의 전쟁/커지는 反戰 목소리...세계 곳곳 전쟁 참상에 분노 폭발

    미·영 연합군의 바그다드로의 진격이 본격화되고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23일(이하 현지시간) 지구촌 곳곳에서 반전의 파고(波高)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포탄 파편과 피로 얼룩진 바그다드의 참상을 목격한 세계인들은 곳곳에서 전쟁의 참상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반전·반미를 토해냈다. ●이슬람권,“부시와 블레어는 ‘악의 축’”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에서는 어린이를 포함,20여만명의 시위대가 “악의 축은 부시와 블레어”라고 외치며 미·영 연합군의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1000여명의 시민들이 미 대사관을 에워싸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초상화를 불태우며 미국의 침공을 비난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만여명의 시위대가 “미·영에게 죽음을”,“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고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는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한 장애인들이 붕대를 감은 이라크 어린이의 사진을 들고 의회까지 행진했다. ●이웃나라들,“우리는 후세인 포기 않는다”” 이웃 요르단에선 대학생 4000여명이 남부 마안에서 “우리는 후세인 대통령과 이라크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외치며 미군과 미 대사를 요르단에서 추방할 것을 요구했다. 터키에서는 미군에게 영공을 개방한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700여명의 시위대가 이스탄불 시내에서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다. 1만 6000여명의 대학생이 3일째 반전집회를 이어간 이집트 카이로에선 이날까지 800여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전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자 일부 아랍권 지도자들이 사태진화에 나서기도 했다.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우리가 온 힘을 다해 전쟁을 피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해명했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형제 이라크인의 시련에 고통과 고뇌를 느낀다.”며 시위대에게 호소했다. ●콜로세움엔 애도의 검은 깃발이 이탈리아에선 이라크 침공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검은색 깃발이 로마의 상징 콜로세움에 내걸린 가운데 평화를 염원하는 마라톤이 열렸다. 스페인 내전 당시 최대의 학살지이자 피카소의 벽화로 유명한 게르니카에서는 주민 100여명이 “더이상 게르니카는 없다.”라고 새겨진 깃발을 들고 연합군의 공격 중단을 외쳤다. 호주에서는 캔버라를 비롯,시드니와 애들레이드 등에서 4만여명의 시위대가 2000명의 병력을 연합군에 파견한 존 하워드 총리를 비난하며 파병된 병력의 조속한 귀국을 촉구했다. 일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를 비롯,각 도시에서 2000여명이 평화행진을 벌였고 미국 워싱턴에서는 2차대전을 비롯,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에 참전했던 퇴역군인 수백명이 반전집회를 열였다. 황장석기자 외신 surono@
  • KBS사장 서동구씨 선임 진통...노대통령 대선캠프 언론고문 노조 “반대투쟁”

    KBS 이사회(이사장 지명관)가 서동구(66) 전 한국언론재단 부이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 제청키로 한 것과 관련,KBS 노조와 시민단체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반대 투쟁에 나섰다.여기에 야당과 KBS 직원까지 가세해 진통이 예상된다. 서씨는 일간지 편집국장을 지낸 뒤 해직된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의 언론 고문으로 활동했다.KBS 노조와 시민단체는 한달쯤 전부터 불거진 ‘서씨 내정설’에 “KBS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를 피할 수 없다.”며 사장추천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했었다. 이에 대해 KBS 이사회는 국민추천 방식을 택해 지난 19일까지 노조·시민단체가 추천한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등 3명을 포함,46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서씨는 3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사회는 서씨와 황규환 스카이라이프 사장,성유보씨,정연주 한겨레신문 논설주간,황정태 KBS 이사를 후보로 압축한 뒤 지난 22일 최종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한 서씨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키로 의결했다. KBS 노조는 이사회직후 ‘서동구 결사 반대’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김영삼 노조위원장은 “사장 후보 추천을 위한 사내 설문조사에서 서씨는 가장 적게 득표했다.”면서 “출근저지를 비롯한 거부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24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민중연대,전국언론노동조합 등과 서씨 임명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KBS 직원들도 PD총회를 비롯,실국별 총회를 열어 반대 운동을 펴기로 했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5월 중순 임기가 끝나는 현 KBS 이사회가 이라크 전쟁을 틈타 임명 제청을 강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KBS 이사회는 24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서씨의 임명을 제청할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이번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인선에 간여한 적은 없다.”며 “서씨가 노 대통령의 언론고문을 지냈다는 이유로 사장 임명제청이 방송의 독립성이 침해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purple@
  • 부시의 전쟁/ ‘전쟁 공황 증후군’ 확산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전쟁 스트레스’로 고통을 겪는 시민이 늘고 있다.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다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기도 한다. 상습적으로 심한 공포감을 느끼는 현상인 ‘공황장애’ 전문병원 ‘연세 Yoo & Kim 신경정신과’에는 21일 이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3명이 찾았다.이라크 공습이 시작된 20일에는 공황장애를 겪는 7명이 집단 치료를 받았다. 병원을 찾은 한 주부는 “계속 불안하고 초조해져 너무 힘들고 무섭다.이러다가 죽는 것 아니냐.”고 의사에게 호소했다.30,40대 남성 두명은 “미국이 북한에 미사일을 퍼부으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자식들에게 끔찍한 상황을 물려주면 큰일이다.”며 심리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유상우 원장은 “갑자기 큰 사건·사고를 겪은 뒤 며칠씩 우울증을 겪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1주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대문구 현저동에 사는 주부 양모(38)씨는 전쟁이 터진 이후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 출근하는 남편에게 “일찍 들어오라.”고 부탁하고,학교에 가는 딸에게는 “혹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니 절대 지하철을 타지 말라.”고 다짐받는다고 했다.또 한국전쟁을 겪은 윤모(70)씨는 “총을 든 북한 군인을 보고 덜덜 떨면서 도망다녔던 기억이 되살아나 밤잠을 설친다.”고 호소했다.서울 백제병원 노만희 원장은 “전쟁이 장기화되고 물가인상으로 경제위기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택동 박지연기자 taecks@ ●문화계도 이라크전 불똥 국내 문화예술계에도 이라크 전쟁의 불똥이 튀고 있다.극단과 공연기획사들은 예정됐던 해외공연이나 외국단체의 내한공연을 잇달아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다.반면 출판가와 서점은 서둘러 전쟁 관련 책들을 내놓거나 전쟁 코너를 만들 예정이다.방송사도 전쟁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을 집중 편성하고 있다. 극단 유시어터(대표 유인촌)는 이스라엘의 ‘하이파 어린이 연극제 2003’에 초청돼 다음달 19∼23일 현지에서 가족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를 공연할 예정이었으나,21일 취소했다.20일 서울 올림픽 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국의 R&B 그룹 ‘블루’의 공연은 취소됐다. 영국 뮤지컬 ‘맘마미아’와 ‘시카고’의 한국 공연을 추진하기 위해 22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런던 출장을 계획했던 신시뮤지컬컴퍼니 관계자도 서둘러 일정을 취소했다. 새달 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주최사인 MBC도 관람권이 팔리지 않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영화계는 관객이 줄까봐 전전긍긍이다.새달 4일 개봉할 나이지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 ‘태양의 눈물’ 배급사인 컬럼비아 트라이스타 관계자는 “영화가 반전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는 미군 특수요원 등이 등장해 관객 감소가 예상된다.”며 “다른 국산 영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교보문고 등 시내 대형서점들은 91년 걸프전과 2001년 9·11 사태 때 중동과 이슬람 관련 서적이불티나게 팔렸던 예에 비추어 이번에도 같은 류의 서적들을 매장에 내놓을 움직임이다. 문화관광부 조동희 공연예술과장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문화비 지출부터 줄이기 때문에 공연예술계에 불황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수 황수정기자 vielee@ ●反戰확산… 오늘 10만명 집회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정부의 파병 방침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주말인 2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등 반전운동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참여연대와 환경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 등 6개 단체는 이날 서울시청 앞마당에서 지난 16일 방한한 ‘틱낫한’스님을 초청한 가운데 10만여명 규모의 평화염원 국민대회를 갖는다.이들은 평화선언문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머지 않아 다른 형태의 전쟁으로 미국에 돌아갈 것”이라며 전쟁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6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도 이날 회원·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묘공원에서 ‘이라크 침략전쟁 중단과 한국군 파병·한반도 전쟁위협 반대를 위한 국민대회’를 가진 뒤 광화문 일대에서 촛불행진을 벌인다. 한편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직무대행 이시영)는 이날 성명을 발표,“미국은 이라크 침공을 당장 중단하고,미국의 강요에 굴복,전쟁지지를 표명한 노무현 정부는 우리 국민을 더러운 전쟁의 동참자로 만들지 말라.”고 촉구했다.전국민중연대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쟁지원 결정에 강력 항의했다. 구혜영기자 koohy@ ●보수단체 “전투병도 파병해야”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한국군 파병 방침과 관련,보수우익 단체들은 잇따라 국군의 적극적 참전을 주장하고,국내 반전시위의 자제를 촉구했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21일 논평을 내고 “국가의 이익과 한·미동맹 체제의 강화를 위해 국군의 참전은 필수적”이라면서 “가능하다면 전투병까지 파병해 세계 평화에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시민연대’도 논평에서 “정부가 파병을 공식 결정한 것은 국익 차원에서 매우 잘한 일”이라면서 “일부 반전시위는 국익을 해치고 안보를 위협하는 매우 부도덕한 짓으로 중단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강영훈 전 국무총리와 황장엽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 등이 참여한 ‘자유통일국민회의’도 “파병 시기는 빠를 수록 좋고,가능하면 전투병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PC방 금연구역 신설 시작부터 ‘삐걱’

    금연지역을 새로 규정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이 발표되자 금연시설을 따로 둬야 하는 업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바뀐 시행규칙에 따라 PC방·만화방·게임방 등은 7월 시행 전까지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을 금연구역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20∼30평 크기의 영세 PC방 업주들은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흡연·금연시설을 나누기 위해 칸막이 등을 따로 설치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고,현행 소방법과도 상충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의약분업 시행 당시 항의성 민원이 쇄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실내 골프장,당구장 등도 추가로 금연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등 시민들의 격려전화가 많이 온다며 시행을 당연시하고 있다. 1만 3000여명의 PC방 업주를 회원으로 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관계자는 “금연·흡연구역으로 나눠서 운영하게 되면 칸막이,냉·난방기 등 시설비는 물론이고 관리비도 두 배로 들게 된다.”면서 “복지부의 ‘밀어붙이기’ 행정으로 영세업체의 무더기 도산이 불가피한 만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부시의 전쟁/시민들 표정...反戰 몸살 경제 걱정 테러 공포

    미국이 20일 오전 끝내 이라크를 침공하자 우리 사회 곳곳에도 심상치 않은 후폭풍이 몰려왔다. 시민들은 불안과 우려 속에 시시각각 전쟁 상황을 전하는 언론에 촉각을 기울였고,미 대사관 주변은 이날 밤 늦게까지 반전 촛불집회로 몸살을 앓았다. ●무고한 희생은 최소화돼야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통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뉴스를 지켜보던 실향민 이광민(66)씨는 “폭격이 쏟아지는 전쟁터를 겪지 않은 젊은이들은 참담함을 모른다.”면서 “무고한 국민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신경림 시인은 “비참하다.”고 말문을 연 뒤 “미국이 이번 전쟁을 마무리하면 세계 여론이 나빠져 오히려 북핵문제에는 유연한 자세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회사원 정희원(23·여)씨는 “전쟁이 혹시 국내 테러로 이어질까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라크에 가족을 둔 사람들은 더욱 마음을 졸였다.‘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인간방패’ 역할을 하며 바그다드에 머물고 있는 유은하(29·여)씨의 약혼자 이정기영(27)씨는 “연락이제대로 되지 않아 무사하기만을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와 상인들은 물가가 폭등하고 불경기가 이어질 것을 걱정했다.예지동 광장시장에서 한복도매상을 하는 이종임(41·여)씨는 “개시도 못한 상인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조되는 반전·반미 물결 7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과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등은 이날 오후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류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이들은 민중연대 오종렬 공동대표,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 등으로 대표단을 구성해 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 회원·직장인·대학생·네티즌 등 3000여명이 이날 밤 8시부터 1시간30분 남짓 광화문우체국 앞 8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촛불집회를 가졌다.22일 오후에는 1만명 이상의 시민이 종로 일대에서 대규모 반전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요르단에 체류 중인 민주노총 전쟁반대 대표단 김형탁(41) 단장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세계 각국의 평화운동가와 함께 요르단·이라크 접경지대로 몰려든 난민 구호 활동과 반전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30여개 기독교 단체로 구성된 ‘반전평화기독연대’,‘반전평화 불교대책위’ 등 종교계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반전평화 교회여성연대’ 등 여성계도 잇따라 반전 성명을 냈다. 반면 강영훈 전 국무총리,황장엽 탈북자동지회장 등이 참여한 ‘자유통일국민대회’는 이날 시국선언문에서 “동맹국 미국이 벌이는 전쟁에 적극 참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은 지난 18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공병·의료·수송 등 한국군의 비전투병 파병에 54.2%가 ‘동의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전투병 파병에는 75.6%가 동의하지 않았다. ●테러 대비 비상경계 강화 경찰은 이날 이팔호 경찰청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가진 뒤 미 대사관,미 8군,미 상공회의소 등 미국 관련 시설에 26개 중대 3200여명을 배치하는 등 주요 시설 690여곳의 경비를 강화했다. 인천국제공항은 경찰특공대 소속 장갑차를 여객터미널에 배치하고 외곽초소를 3배로 늘리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폭발물 처리반도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구혜영 유영규 이세영 이두걸기자 koohy@
  • 28일 개봉 ‘선생 김봉두’- ‘촌지 교사’가 벌이는 폭소해프닝

    ‘선생 김봉두’(28일 개봉·제작 좋은영화)에 대해 풀어야 할 오해가 둘 있다.우선 하나는 거창한 일대기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제목과는 달리 영화는 지극히 소시민적인 소재에서 요령있게 몸집을 키운 폭소 드라마라는 점.다음은,싱겁게 헐렁한 이미지로 단독주연은 왠지 버거울 것 같던 차승원이 1인 주인공 구도의 드라마에 성공적으로 도전했다는 점이다.물이 오를 대로 오른 차승원의 코믹연기는 가장 큰 감상포인트. 초등학교의 총각 선생님 김봉두(차승원)는 첫눈에도 존경받을 스승상과는 거리가 멀다.촌지를 상습적으로 받아챙기는 그에게 아무래도 뭔 일이 생길 것만 같은데,아니나 다를까.학부모의 항의소동에 징계를 받고 시골 분교로 쫓겨난다. 전교생이 다섯명뿐인 강원도 산골학교로 재빨리 카메라를 옮긴 영화는 자잘한 폭소 에피소드들을 속사포처럼 토해낸다.마을주민들이 열어준 환영잔치에서 만취한 선생님은 가라오케에서 하던 버릇을 그대로 내놓고,아무리 기다려도 돈봉투 하나 들어오지 않는 맥빠진(?) 수업시간은 툭하면 자습으로 때우더니,그것도 모자라 술집 아가씨를 사택으로 불러들이기까지…. ‘불량선생’이 할 수 있는 온갖 아이디어들을 펼쳐놓는 영화는 주인공의 개인기에 철저히 기댔다.차승원이 끼지 않는 장면이나 설정이 하나도 없을 정도.담배 한갑 못 구하는 오지생활에 질린 그가 혼자 고스톱을 치는 대목쯤에 이르면 아무리 점잔을 빼려 해도 터지는 웃음보를 감당할 수 없다. 영화를 끌어가는 또 다른 힘은 다섯 제자들의 순수한 동심이다.땟국 줄줄 흐르는 아이들은 폐교를 획책하는 불량선생님의 음모를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깊은 정을 쌓아간다.비록 ‘소품’ 같은 느낌이 들지만,김봉두에게 참스승의 의미를 깨우쳐주는 신인 아역배우들의 순박한 연기는 놀랄 만큼 능청스럽다. 영화는 90% 이상을 강원도 산골에서 찍었다.청정 오지마을의 계절변화를 멀찍이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것도 낭만주의 관객에겐 별미.감독의 의도대로,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원풍광과 코미디가 절묘한 운율을 빚어내는 데는 성공했다.그러나 극장을 나설 때 까닭모를 허전함에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도있겠다.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코믹 에피소드들로 관객을 무장해제시키려는 감독의 욕심이 넘쳤다.주인공이 스스로의 위선에 갈등하고 주위와 화해하는 동기들이 에피소드 더미에 묻혀 흐리멍텅해졌다. 분교의 노총각 소사 역에 성지루,김봉두의 ‘천적’인 마을 어르신 역에 변희봉.연기력 탄탄한 조연들이자,나홀로 주인공의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힘의 균형을 찾아주는 장치다. 황수정기자 sjh@
  • 독자의 소리/한전 부정적 시각 아쉽다 ‘비리 불감증’ 극복해야

    전력사업의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주요지표를 외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전력사업은 선진 외국에 비하여 전혀 손색이 없다.전기품질의 척도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정전시간은,호당 연간 19.69분으로 일본보다는 뒤지나 미국의 122분, 타이완의 77.3분에 비해 월등하게 앞선다.전기가 사용지점에 이르기까지 전선과 변압기 등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량을 나타내는 송배전손실률도 4.5%로 일본의 5.2%,미국·영국의 8.9%보다 훨씬 낮다.전기요금은 당 73.88원인데 이를 100으로 볼 때 미국은 116,영국 129,일본은 267에 이르러 우리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싸다. 이처럼 우수한 경영성과와 더불어 한전은 기획예산처에서 주관하는 공기업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최근 4년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그런데도 한전에 대해 ‘방만한 거대 공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아울러 변전소·전신주 같은 전력 설비가 혐오 또는 기피설비로 인식되어 전력사업에 어려움이 날로 가중되는 현실은 매우 아쉽다. 박영호 (한전 홍보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예방할 수 있는 일인 데도 전철 당국의 불찰로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일부 시민의 행동에도 아쉬움은 있다.포악한 범행자가 전철에서 가솔린을 뿌리고 방화하려 할 때 승객 중 한사람이라도 달려들어 라이터를 빼앗았다면 참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텐데…. 우리 사회인들은 비리·부정을 너무 자주 접해 와서 만성적인 ‘비리 불감증’에 걸린 듯하다.비리를 보고도 항의를 못하는 세태가 돼 버렸다.지금은 용감한 의사(義士)가 필요한 때이다.이제 우리 시민들은 주변에서 비리를 발견할 때마다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 부정부패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부패의 부메랑이 우리에게 되돌아와 대구 지하철 사고와 같은 참화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변상복 (서울 노원구 하계동)
  • 오피니언 중계석/ 여성·노동·인권·정치에도 문화 개입돼야

    강내희 교수 지난달 25일 출범한 ‘참여 정부’는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이 기조는 인사에서 잘 드러나 개혁적 장관에 실무형 차관이라는 ‘궁합’과,기수·연령 파괴의 강풍 등 숱한 화제를 낳았다.그러나 강한 개혁의 바람도 ‘문화’영역은 비켜갈 것이란 걱정이 적지 않다.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인 강내희 중앙대교수가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화적 기본권과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통해 이같은 우려와 함께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발제문 ‘문화적 권리 신장을 위한 노무현 정부의 과제’를 요약한다. 노무현 정부는 성장과 분배의 두 과제를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나섰지만 갈수록 전자로 기우는 것 같다.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비축한 문화적 역동성(‘오노 사건’과 네티즌 항의,노사모와 노풍으로 이어진 새 정치문화,‘붉은악마’현상과 월드컵 거리응원,촛불 시위 등)을 반영하기 어렵다.이 역동성은 문화적 요구이자 노정권의 지지 기반이었다. 현 정부는 영화감독을 문화장관으로 임명하면서 국민의 기대를 높이긴 했지만 우려되는 대목도 많다.먼저 국정 기조 전반에 ‘문화적 관점’이 결여되어 있다.청와대 비서진에서 문화 관련 수석자리를 없앤 것이나,태스크포스 구성에서 문화분야가 뒷전으로 처진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문화부장관의 비중이 커졌다.하지만 20여개 부처 중 문화부장관 혼자서,더구나 경제중심의 관행이 굳어진 상황에서 문화정책의 위상을 강화하기란 쉽지 않다.따라서 ‘문화적 관점을 지닌 사회운동’이 매우 중요하다.이를 위해선 문화개념을 문화예술이라는 좁은 의미에서 삶의 양식·형태를 가리키는 거시적 영역으로 넓혀야 한다.여성·노동·세대·환경·인권·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 문화가 개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확립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문화적 권리의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표현의 자유,언어습득의 기회,문화유산의 보존,초상권,문화적 삶에 대한 참여의 권리 등 직접적인 항목은 물론,정보·고용기회 등 간접적 위상의 권리도 포함된다.문제는 이런 목록을 작성하기 위한기구인데,국가인권위원회 산하의 소위원회나 분과를 두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둘째,문화권리장전을 채택하자.이는 현재의 바람직한 문화를 꾸미고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며,개개인이 다른 이들과 함께 자신들의 문화를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공적 약속을 의미한다.이 장전을 채택하는 과정을 책임지는 단위로는 국가인권위원회,문화관광부,유네스코,문화운동단체 등을 상정할 수 있다. 셋째,문화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하자.경제논리 때문에 문화유산이나 자연경관 등 문화의 기반이 파괴되면 문화적 권리를 향상시킬 기회는 줄어든다.따라서 문화관광부가 중심이 되어 문화영향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3가지 방법을 전략적으로 기획,추진하는 중심을 세우는 것이다.정치·경제논리가 문화를 압도할 때 문화영역에서 고유의 관점을 관철할 역량은 줄어들게 마련이다.문화부가 중심이 되어 문화적 관점을 국정에 반영하고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은 이에 따른 연구,조사,정책개발로 뒷받침해야 한다.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개혁하는 노력도병행되어야 한다.문화의 다양성과 문화권리의 보존,신장 등에서 유네스코 본부에 상응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의 성격을 바꿔야 한다.이를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정부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리 이종수기자 vielee@
  • 盧대통령.평검사 공개토론/“어쩌다…” 충격의 검찰

    ‘어쩌다 반개혁 세력으로 몰렸나.’‘진작 물러났어야 했다.’ 9일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의 토론이 끝난 뒤 김각영 검찰총장이 끝내 사퇴하자 검찰 수뇌부부터 평검사에 이르기까지 검찰은 충격과 당혹감에 술렁였다.고위 간부들은 김 총장이 퇴진을 안타깝게 여긴 반면 소장층에서는 좀 더 일찍 과감한 결정을 내렸어야 옳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자괴감 감추지 못하는 간부들 대다수의 검사들은 노 대통령이 검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을 표시한데 따른 결과로 받아들였다.일부 간부들은 “결국 이렇게 반개혁적인 세력으로 낙인찍혀 물러가는 것인가.”라고 자조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특히,평검사들조차 ‘정치검사를 솎아내야 한다.정치권에 빌붙는 선배들을 찍어내야 한다.’고 발언한 데 큰 충격을 받았다.간부들은 “할 말도 면목도 없다.”며 자괴감과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며 한탄했다. ●피할 수 없지만 비통하다 서울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충격적이다.검찰이 왜 이렇게까지 전락했는지….”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서울지검의 한 평검사는 “총장의 임기를 보장키로 했음에도 또다시 깨지게 됐다.”고 말했다.지방의 한 평검사는 “대통령이 총장을 노골적으로 불신임한 마당에 사퇴가 당연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일부 평검사와 법조계는 총장 퇴진을 계기로 검찰 조직을 일신,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토론을 지켜본 한 평검사는 “김 총장과 검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회의에서 총장 거취문제도 언급이 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재경지역의 지청장은 “평검사들의 지나친 요구가 결국 검찰 수뇌부에 대한 대통령의 불신임 발언을 낳았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임기제 총장임을 감안한다면 대통령의 발언도 지나친 감이 있었다는 느낌이다.”고 말했다.부부장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강 장관이 임명됐을 때 총장 이하 수뇌부들은 (사퇴)결심을 했었어야 했다.”고 했다. 대검의 한 과장은 “비통하다.사실 개인적으로 총장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TV토론에서 검찰 수뇌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그걸 원인으로 물러나는 형식은 검찰로서는 파격인사 이상의 타격이다.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토론회가 결국 검찰 수뇌부 탄핵용으로 쓰여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4시간 동안 고심 공개 토론 전 “검찰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검사들의 충정이 잘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던 김 총장은 토론이 끝난 뒤 내내 굳은 표정으로 말문을 닫고 있었다.김 총장은 4시간여 동안 집무실에 남아 대검 간부들과 거취 표명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간부들은 총장의 퇴진을 만류하고 “총장 및 수뇌부의 거취에는 입장 변화가 없다.”며 회의를 정리했으나 김 총장이 퇴근한 일부 간부들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사태가 긴박하게 흘러갔다.김 총장은 오후 7시30분쯤 퇴임사를 구술,이를 기획과장이 정리했으며 김 총장은 청와대와 강금실 법무장관에게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김 총장은 “인사권 통제에 대한 항의로 사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으나 이번 인사안이 부적절한 인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피했다. 안동환 조태성 홍지민기자 sunstory@ ◆네티즌.각계 반응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과 평검사간 거침없는 설전과 논쟁에 네티즌과 시민들이 후끈 달아올랐다. 생중계된 토론시간 내내 정제되지 않은 용어와 격앙된 어투가 오가자 네티즌도 열띤 사이버 대리전을 펼쳤다. ●네티즌,대통령 손 들어줘 9일 토론회를 전후해 청와대와 법무부,대검찰청 등 관련 사이트와 포털사이트 등에는 수천∼1만여건씩 의견이 폭주했다.토론 직후에는 한꺼번에 접속이 몰려 청와대 등의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될 정도였다. 글을 올린 대다수 네티즌이 검찰을 질타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격려했다.이들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어 실망스럽다.”“기회주의적이며,자질이 의심스럽다.”“평검사도 무소불위의 권위적 발상에 사로잡혔다.”며 검찰을 난타했다.일부 네티즌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10여건의 리플이 한꺼번에 달리는 글도 있었다. 소수이긴 하지만 파격인사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평검사의 주장이나 논리를 지지하는 글도 떠올랐다. ‘공명정대’라는 네티즌은 청와대 게시판에 “대통령의 인사권한에 정면 도전하는 검사들의 목소리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매우 분개한다.”고 밝혔다.‘옳은이’는 대검찰청 게시판에 “대통령을 범죄인 취조하듯 협박성 발언으로 대들었다.”고 흥분하기도 했다. 반면 ‘김홍삼’은 “검사만 쫓아내는 것이 원칙이고 개혁인가.”라고 반박했다.한 포털사이트 토론방에서 ‘kod4395’라는 네티즌은 “너무 파격적인 인사가 단기간에 일어났기 때문에 검사들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며 평검사들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각계 다양한 반응 시민단체는 “검찰개혁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질적 개혁을 위한 후속조치를 당부했다.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상명하달 폐지,재정신청권의 전면 확대,특검제 상설화 등을 통해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 사무처장은 “검찰 인사위원회 구성이 당장은 가능하지 않은 만큼 대통령의 인사권을 인정하는 것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대 법대 안경환 학장은 “젊은 검사들이 소신을 밝힌 것은 사명감의 발로이지만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검사들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평검사들의 인사권 이관 요구에 반대했다. 이석호(26·서강대 신방과4)씨는 “인사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한다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공무원 인사권이 훼손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한 행정부처 고위공무원은 “검찰의 특권의식과 집단이기주의의 표출과 옹호,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구혜영 유영규 이두걸기자 koohy@
  • ‘파격 각료’ 청문회 격전 예고

    한나라당이 국회 상임위에서 새 정부 장관들에 대해 인사청문회 수준의 검증을 실시키로 한 가운데 신임 장관들의 공·사적 의혹들이 하나둘씩 불거져 국회와 내각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장남의 이중국적에 따른 병역면제뿐만 아니라 본인의 주민법상 ‘15년간 해외거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과연 ‘악의’가 없는 병역회피인지,국내에서 투표권도 행사하지 않은 공직자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부당내부거래와 편법증여에도 개입했다는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무엇보다 발끈한 대목은 해명 과정에서 진 장관의 말바꾸기와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이중잣대이다. 이규택 총무는 6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그냥 덮고 갈 수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딸의 이중국적 문제로 장관직을 사임했던 박희태 대표대행도 “국회 차원에서 정식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최연희 사무부총장은 “진 장관은 김문수 의원과 경북중 동기,이주영 의원과 경기고 동기로 아주 훌륭한 엔지니어라던데 멀쩡한 사람을 사전검증 없이 불러 바보로 만들었다.”고 혀를 찼다.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도 국회 첫 업무보고에서 의원들과의 격돌이 점쳐진다.박종희 대변인은 “공무원 조직을 총괄하고 선거관리를 담당하는 최고위 공직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8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면서 “법률적 판단의 정확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김 장관의 해명이 더 가관”이라고 비난했다.특히 몸 담았던 신문사를 ‘군청 기관지’로 이용한 사람이 어떻게 언론의 자유니,기자실 폐지니 운운할 수 있느냐며 비꼬았다.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입각 첫날부터 야근 사무실 설치와 평일 워크숍 개최로 구설에 올랐다.간호협회장 출신으로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시민단체의 반발도 문제다.의료계는 평소 의사들에 적대적인 김 장관의 발언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원형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는 “장관이라면 과거의 편향된 시각을 버려야 한다.”며 단단히 따질 것을 시사했다.법사위 심규철 의원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 대해 “입각 사실을 알고도 기업의 송사를 계속 맡았는지 여부를 따지겠다.”고 별렀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남로당 간부였던 부친의 좌익전력이 시비가 될 것 같다. 한나라당은 “연좌제는 아니지만 노무현 정권의 정체성을 밝히는 작업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재경부 출신 금융통인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에 대해서는 산자부 공무원협의회가 취임직후 항의성명을 냈다.무역·에너지 등 분야에 전문성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박정경기자 olive@
  • [오늘의 눈] ‘작은 사고’ 가벼이 볼때 아니다

    ‘염통 곪은 줄은 몰라도 손톱 곪은 줄은 안다.’는 말이 있다.눈에 보이는 작은 결함은 알아도,보이지 않는 큰 결함은 모르기 쉽다는 얘기다. 이번 대구지하철 사고도 평소 조금만 대비했더라면,지하철 관계자들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했더라면 그렇게 큰 인명피해만은 피할 수 있었을 텐데,그러지 못해 대형참사로 이어진 게 못내 안타깝다.대구 현지에서 취재하는 동안 수백명의 꿈과 희망을 앗아간 처참한 사고현장,유족들의 애절한 슬픔과 절규,시민들의 애도물결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곪아 온 우리 사회의 일면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공교롭게도 대구참사 후에도 크고 작은 지하철사고가 서울과 부산에서 잇따라 터졌다.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전철 이용 승객들은 이제 하찮은 고장에도 불안하기만 하다.평소 같으면 별일 아닌데,워낙 큰 사고를 겪고 난 탓인지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작은 사고들이 승객들의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해서 그냥 지나칠 일은 결코 아니다.대구참사도 어느 누가 그렇게 큰 사고로 번질 것으로 상상이나 했겠는가.‘안전불감증’이 얼마나 값비싼 희생을 치르는지를 겪고 나서야 대책 마련에 법석을 떠는 일을 이젠 그만뒀으면 한다. 서울지하철의 한 관계자는 사고가 이어지자 “조금이라도 전동차가 지연되면 승객으로부터 집단 항의가 들어오기 때문에 운행중에도 웬만한 결함은 그냥 넘어간다.”고 털어놨다. ‘빨리빨리’를 핑계로 그동안 승객의 안전을 얼마나 도외시했는가를 실토한 셈이다. 물론 사고 때마다 생명과 안전을 위해 질서있고 현명하게 대처하는,성숙한 시민의식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누구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당국은 당국대로 승객은 승객대로 차분하게 우리 모두의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비할 때다. 송 한 수 전국부 기자 onekor@
  • 대구지하철 대참사/ “정부차원 특별지원단 구성”

    고건(高建) 신임 국무총리는 27일 대구 지하철참사와 관련,“중앙정부 차원의 차관보급 또는 1급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지원단을 구성,사고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구에 상주시키겠다.”고 밝혔다. 고 총리는 이날 오후 취임 첫 일정으로 대구시민회관 합동분향소를 찾아 실종자 가족대표와 면담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대구시 중심이 아닌 별도의 사고대책본부를 원하지만 이와 동등한 위상을 갖춘 지원단을 만들어 유가족이 원하는 바를 수렴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 총리는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하는 과정에 근처에 있던 수백명의 유가족들이 정부의 대책이 부실하다며 심한 욕설과 함께 항의를 해 곤욕을 치렀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지하철공사 오모(58) 감사부장이 사고 당일인 18일 오후 중앙로역 구내를 촬영한 CCTV 녹화테이프를 멋대로 가져가 보관해 온 사실을 확인,공사 경영진이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를 기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경찰은 운전사령실과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열(39)씨와 오간 대화내용 일부가누락된 녹취록을 공사 감사부가 작성한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감사부 안전방재팀장인 김모(42)씨 등 직원 3명이 유선테이프 녹취록을 조작한 사실을 자백받고 이들의 직속상관인 오모씨와 윤진태 전 사장 등이 미리 알았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 송한수기자 shkim@
  • 대구지하철 대참사/ 쓰레기더미서 유해 4구 발견

    대구지하철 화재 현장에서 수거된 잔해물에서 25일 희생자의 시체 일부를 포함해 실종자 신원확인이 가능한 단서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실종자 유가족들이 대구시 사고대책본부에 몰려와 거칠게 항의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중앙로역 사고현장 훼손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 합동감식팀은 이날 실종자 유가족과 공동으로 대구시 동구 방촌동 안심차량기지 야적장에서 잔해물 더미 300여부대를 풀어헤친 뒤 정밀검색을 벌였다. 이 검색에서 왼쪽·오른쪽 발등 각 1개씩,오른쪽 손등,불에 타 확인이 불가능한 신체일부 등 시체 4구와 틀니 1개,뼛조각 2개,머리카락 뭉치 7개 등을 찾아냈다. 시커멓게 불에 탄 채 발견된 유해는 한눈에도 실종자 시체임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여서 현장수습이 졸속으로 이뤄졌음을 증명했다. 또 모자와 불에 탄 휴대폰,옷가지,안경테,머리띠 등 유류품 100여점도 찾아냈다. 이 유류품들에 대한 정밀 감식은 잔해물 부대가 대구 안심차량기지에 방치돼 땅에 묻힐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대한매일 2월23일자 1면 보도)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합동감식팀은 “발견된 유해는 각기 다른 사람의 것으로 보이며 손등은 어린이 시체의 일부로 추정된다.”면서 “유해는 유전자 검사를 하고 유류품은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소유자 확인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잔해물에서 유해가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경찰이 사고현장에 대한 초동 수색을 얼마나 엉성하게 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문제의 잔해물을 매립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따졌다. 유가족들은 이어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로 몰려와 “쓰레기로 처리한 잔해물에서 시체가 발견된 것에 대해 조해녕 시장이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대구시는 이날 윤진태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을 해임하고 김영창 종합건설본부장을 사장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지하철공사 감사부서 직원들의 녹취록 조작과 관련,지하철공사 경영진이나 간부들이 개입됐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또 종합사령팀 운전사령이 기관사에게 ‘전동차 전원을 끄라(마스컨키를 빼라).’고 수차례 되풀이한 것이 승객들의 대피를 막는 원인이 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구체적 정황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대구 황경근 강원식 김상화기자 kkhwang@kdaily.com ◆실종자가족 “”정황증거 인정”” 대구지하철 안심차량기지에 보관된 잔해물 부대에서 사망자의 시체 부위를 포함한 신원확인 단서가 될 유류품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실종자 문제 처리가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대구 지하철 사고대책본부에 신고된 실종자는 모두 520명.이중 248명은 사망·부상 등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됐으나 나머지 320명은 미확인 상태다. 사고전동차에서 수습된 시체는 25일 현재 128구.90% 정도가 수습된 단계다.하지만 200여구에 가까운 실종자는 흔적도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화재로 철구조물까지 녹일 정도의 높은 온도가 상당기간 지속된 밀폐공간에서 일부 시체는 잿가루로 변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이를 감안해 정황증거가 증명되면 사망으로 인정하는 ‘인정사망제’를 도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발견된 유류품과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에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이날까지 실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을 요청한 222건 가운데 159건의 통화시간대와 위치를 확인한 결과 71건이 사고 당시 중앙로역 지점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정황증거조차 없는 실종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이들의 발발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들은 대구시가 사고 다음날부터 현장 보존은커녕 물청소를 하면서 많은 증거를 훼손시켰다며 법정다툼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대구 한찬규 송한수기자 cghan@
  • ‘애도의 날’ 弔鐘… 울음삼킨 대구

    대구 지하철 참사 엿새째이자 ‘시민 애도의 날’인 23일 달구벌에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졌다.노래방을 포함해 대부분의 상가가 영업을 전면 중단,추모행렬에 동참했다.사건 현장인 중앙로역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지하2층 입구에는 시민들이 두고간 국화꽃 수만 송이가 쌓여 숙연함을 더했다. ●실종자 가족 항의농성 지하철 중앙로역 복구공사에 반발하며 지하1층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실종자 가족 300여명은 지하철운행 전면중단과 사건 현장보존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이들은 “새벽 2시쯤 지하3층 승강장에서 이번 사건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을 발견했다.”면서 “대구시와 지하철공사측이 현장수습을 서둘러 유골과 유류품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모비 위치 놓고 신경전 피해자대책위측과 대구시가 추모비 위치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대책위측은 “사건현장인 중앙로역 근처에 추모비를 세워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고 시민을 위한 안전교육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그러나 대구시측은외곽공원에 추모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감식 직원 과로로 실신 사건 전동차가 옮겨진 월배차량기지에서 유골 및 유류품 수습 작업을 하던 김상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물리분석실장이 새벽 3시쯤 숙소에서 실신,병원으로 옮겨졌다.국과수의 한 관계자는 “김 실장이 이틀간 밤샘조사를 벌여 피로가 쌓인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 박지연기자 ann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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