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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세계육상대회 성공은 시민의 손에/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대구 사람들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는 인사를 자주 듣는다. 그동안 지역 경제에 어려움이 닥치고 불미스러운 사고가 이어지면서 저마다 수심 가득했던 얼굴이 근래 부쩍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2011 세계육상대회 유치는 이러한 표정변화에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세계육상대회를 유치한 시민들이 모처럼 화사한 게 당연하다. 더욱이 육상 불모지에다 중앙정부의 지원조차 충분히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선수와 두터운 마니아 층을 가진 모스크바를 눌러 이겼으니 감격은 더할 수 밖에 없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여겨지던 대구가 글로벌 차원의 도시 경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둔 것은 여전히 상당한 저력과 외교력이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유치위원회는 세계 곳곳에 개최 의지를 알렸고, 한 치 오차 없이 상세한 부분까지 준비를 마친 가운데 국제육상경기연맹 현지실사단을 맞았다. 여기에다 대구시장은 세련된 감각, 유창한 외국어 실력, 놀라운 스포츠 이해력으로 위원회 활동을 뒷받침했으며, 시민들은 자발적인 참여 속에 엄청난 유치 열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수년 후 대규모 육상 잔치가 열린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대구의 미래를 바꾸거나 상황 반전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바람직한 결과는 오로지 지역의 열린 자세와 자원동원 능력에 달렸다. 우선 경제적이고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세계육상대회 개최 도시는 대구라 하더라도 경북과 한데 어울릴 때 고장의 역사와 다양성이 더 빛난다. 일류 도시, 희망의 도시 대구가 간직한 역동성을 뚜렷이 드러내면서 구미·포항의 산업시설, 경주·안동의 관광자원을 동반 홍보한다면 그야말로 상생효과를 낳게 된다. 이는 최근 지역의 최대 관심사인 대구경북 경제통합의 구체적인 실천이기도 하다. 시민 참여의욕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일찍이 로스앤젤레스는 자원 봉사자들의 노력에 힘 입어 올림픽을 무사히 마쳤고, 서울 올림픽 당시에도 시민 수만 명이 봉사정신을 발휘했다. 특히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2만 5000여 시민 서포터스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으로 순조로운 행사 진행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만일 이번 스포츠 제전에서 또 다시 열광적인 시민 참여를 이끌어 낸다면, 대구는 국내 육상 붐을 조성하고 이웃에 전파하는 전초기지로 재탄생할 게 분명하다. 아울러 시급한 과제는 시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글로벌 기준에 어울리도록 바꿔 나가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오늘날 대구사람들의 인식은 세계 수준과 비교하기 곤란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 비록 대구는 나라의 관문 구실을 한다거나 정치·경제적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지 않기에 다소 한계가 따르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일 경우 세계와 소통이 가능해진다. 멀리서 찾아 온 손님을 세계 수준에서 대접하는 자세, 국제적 시각으로 상황을 이해하는 안목이 곧 시민의 능력이자 지역의 경쟁력이다. 그리고 자칫 빠지기 쉬운 독점의 욕망을 견뎌내야 한다. 일단 대회 유치가 결정되었으니 우쭐해져 그저 내부의 인적·물적 자원에 의존한 채 모든 것을 준비하려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1 세계육상대회를 계기로 대구가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마련하고 각 부문에 걸쳐 도약을 이뤄내자면 외부 자원을 끌어올 수 있는 유연성 발휘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삼아 알찬 성과로 이어가는 것도 대구시민의 몫이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 통일염원 담은 아리랑 열창

    통일염원 담은 아리랑 열창

    ‘근로자의 날인 1일 경남 창원시에서 남북이 하나되는 통일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민주노총·한국노총·북측 조선직업총동맹 등 남북 3개 노동단체가 참가하는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 3일째인 이날 경남 창원종합운동장에서는 이번 대회의 본행사인 노동자 단합대회·통일축구경기·축하공연 등이 개최됐다. 단합 대회는 창원시민과 전국에서 모인 근로자 등 3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후 3시30분쯤부터 3개 단체 공동 사회로 시작됐다. 주최측은 행사장을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72명으로 구성된 풍물단을 선두로 한반도기 기수단, 남북 노동자 대표단 등이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을 연호하면서 운동장으로 입장하고 공동 사회자들이 동시에 개회를 선언하면서 대회장 분위기가 고조됐다.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한반도기가 게양되고 6·15 공동위 남북 대표 축사, 남북 3개 노동단체 위원장 대회사 등이 이어졌다. 이어 남북 3개 노동단체 대표는 5개 항의 ‘남북(북남) 노동자 선언문’을 한문단씩 낭독하며 창원 5·1절 행사가 겨레의 가슴 속에 통일애국의 불길을 지펴 올린 뜻깊은 통일축전이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남북 노동단체는 선언문에서 조국통일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6·15 공동선언을 철저히 실천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통일운동에 민족을 중시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평화 수호에 앞장서고 남북노동자들의 연대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단합대회에 이어 오후 4시쯤부터 남북 선수들이 섞인 연대팀과 단합팀의 통일축구 경기가 축포를 신호로 전·후반 각 45분씩 열렸다. 경기내내 관중들은 크고 작은 단일기를 흔들며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통일”을 외치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시민 김경식(56)씨는 “보기 드문 뜻있는 행사인데 홍보부족으로 많은 시민들이 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축구시합에 이어 오후 6시쯤부터는 본부석 맞은편 특설무대에서 축포가 터지면서 흥겨운 축하공연이 열려 남북 노동자 대표단과 관중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에 동참, 남북화합과 통일에 대한 마음을 되새겼다. 노동자 노래패·영산마루 타악공연·안치환 공연·민족춤패 공연·노래극단 희망새 공연·창원시립교향악단의 아리랑 연주에 이어 불꽃놀이를 끝으로 남북노동자대회 본행사는 막을 내렸다. 남북노동자대표단은 앞서 이날 오전 양산 솥발산에 있는 노동자 묘역을 참배했다. 남측에서 처음으로 열린 창원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 60명은 2일 오전 10시 김해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간다. ●서울 도심곳곳 노동절 행사 근로자의 날인 1일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기념행사가 서울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예년과 같은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1만명(경찰추산 6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17회 5·1 노동절 기념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행사 이후 종로2가를 거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잠실 종합운동장에서는 한국노총 주최로 마라톤대회가 열려 이주노동자 400여명 등 2만여명이 참가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수 장관은 근로자들과 함께 5㎞ 구간을 완주했다. 서울 이동구·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국민훈장 모란장 받은 허진호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국민훈장 모란장 받은 허진호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대한법률구조공단 직원들 모두가 받아야 할 상인데 제가 대표로 받았을 뿐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제44회 법의 날 시상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법률구조공단 허진호(62) 이사장은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허 이사장은 2004년 10월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는 법률구조공단 창설 이후 첫 공개 모집을 통해 취임했다. 허 이사장은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되기 전부터 부산지역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부산 경실련 공동대표,YMCA시민법정 재판장을 지냈다. 변호사 시절 부산에서 무료법률상담 변호사로 유명했다. 허 이사장은 “1984년부터 3년간 모 라디오 방송국에서 매주 월요일 법률상담코너에 출연했다.”면서 “그 뒤로 방송국이나 변호사협회 등을 통해 수소문해 무료 법률상담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무료 법률상담은 허 이사장에게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도 불러왔다. 그는 94년 3월부터 ‘여성의 평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그는 상담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많았지만 그때만 해도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허 이사장은 “많은 여성들이 상담만으로도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보고 젊은 변호사들 10여명과 함께 여성문제의 상담·소송·변론·쉼터연결까지 하는 단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활동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여성 법률문제 상담을 한 뒤 남편 등이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와 “왜 남의 가정사에 끼어드냐.”고 항의를 하는 예도 많았다. 무료 법률상담 등으로 바빠 늦게 귀가하는 경우도 많아 부인으로부터 “집 밖의 여성의 평화만 위하지 말고 집안 여성의 평화도 신경을 써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그는 “예전에는 내 스스로 시간과 노력, 돈을 들여서라도 해야 하는 일인데 지금은 국가가 조직과 시간을 주니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이사장은 취임 이후 무료법률구조 확대를 강조해 왔다. 서민들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왜곡된 법률문화를 바로잡는 길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취임 첫해 ‘국내거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무료 법률구조를 실시했다. 내·외국인 근로자의 안정된 노동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노동부와 함께 ‘임금 및 퇴직금 체불 근로자’에 대한 무료 법률구조도 시작했다. 영세 소상공 자영업자에 대한 법률구조도 중소기업청과 협약을 맺고 활동에 나서고 있다. 허 이사장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인권취약 계층을 생각하면 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 “앞으로 6개월 정도 남은 임기동안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국민들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법률구조공단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중) 반기업 정서 해소해야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중) 반기업 정서 해소해야

    기업인들은 경영 활동에서 가장 맥 빠지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반(反)기업 정서’를 꼽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는 세계적 수준이다. 영국의 경영컨설팅회사 액센추어가 한국의 반기업적 정서 수준에 대한 조사결과 2001년 70%였다.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2월 기업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기업호감지수(CFI)는 50.2%로 집계됐다.2003년 첫 조사 이래 처음으로 50점을 넘어 호감이 비호감보다 조금 많았지만 반기업적 정서가 여전히 높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재계 “기업가 정신 살아야 경제 활력”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해 12월 대한상의 설문조사 결과 반기업 정서(35%)를 정부규제(24%)나 노사갈등(20%)보다 기업가 정신을 더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을 정도다. 반기업적 정서가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기업가 정신을 억누르고 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돈을 많이 벌면 죄악시하는 반기업 정서는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기업가 정신이 위축되면 경제의 활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도 지나친 반기업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윤이 창출돼야 고용도 늘고 결국 국민 개개인의 소득도 늘어나는 법이지만 우리의 사회 분위기는 이와는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다. 반기업 정서가 적지 않은 것은 과거에 기업들이 제대로 경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설득력이 있다. 과거 정경유착, 상속의 불투명성, 분식(粉飾)회계, 부정축재, 환경오염 및 노동탄압 등으로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국민에게 강하게 각인됐다. 최한수 경제개혁연대 팀장은 “정부가 재벌 총수에 대해 사면·복권 등의 특혜로 ‘유전무죄’를 조장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반기업 정서를 불러일으킨 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 총수가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자금을 내거나 사적으로 유용한 부분도 국민적 저항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게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에도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주원 기업책임을 위한 시민연대 사무차장은 “대기업들은 문제가 터지니까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는 등 기업의 진실성과 순수성이 여전히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반기업 정서가 줄어들고 있다. 기업들이 과거보다 경영이 투명해진 데다 기업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주원 사무차장은 “고용과 성장,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 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반기업적 정서가 국민들 사이에서 완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제조물책임(PL)법, 주주대표소송 등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생존 차원에서도 제대로 경영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인 셈이다. 이현석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과거 관행으로 용인되던 경영활동에 대해 법적·윤리적 잣대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기업이 소송에 잘못 휘말릴 경우 각종 안티사이트와 불매운동 등의 반기업적 정서로 연결돼 존립 자체가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과거 잘못된 행태에서 벗어나야 반기업 정서가 생존의 문제로 바뀌자 기업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삼성, 현대·기아차, 한화,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주요 대그룹들은 임직원에게 윤리경영과 관련된 사내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신세계는 1999년 기업윤리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접대비 규정, 내부고발제도 운영 등을 통해 윤리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박동민 대한상의 윤리경영팀장은 “윤리경영은 품질경영, 환경경영과 같은 국제 표준규격이 될 것”이라며 “이를 지키지 않는 기업은 유럽과 북미 등 선진 외국에 상품을 수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韓·아제르 정상 “통상협력 강화”

    ‘국빈 환영은 시민들과 함께’ 청와대는 23일 오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국빈맞이 공식 환영식을 일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공식 환영식은 청와대 정문 바깥의 분수대 앞에서 90여명으로 이뤄진 취타대와 전통의장대가 알리예프 대통령 내외가 탑승한 의전차량을 맞이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의장대는 취타대의 전통음악 연주 속에 분수대 앞에서 청와대 정문을 거쳐 본관 앞에 이르기까지 300m 남짓 거리에서 의전차량을 선도하며 이동환영식을 거행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본관 앞에서 알리예프 대통령 내외를 영접한 뒤 본관 앞 대정원에서도 종전 방식대로 환영식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청와대의 국빈맞이 공식 환영식은 초청받은 외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 경내 본관앞 대정원에서만 비공개리에 거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빈맞이 공식 환영식이 서울의 문화명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 협의해 환영식 개선작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갖고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양국간 통상·투자 분야의 실질협력 증진을 위해 법적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0개항의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정부간 투자보장협정과 에너지·건설·교통·통신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 정상은 정부간 협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제·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하고, 인적교류 증진을 위해 사증발급 간소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FTA시대 친환경 통상 살리려면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FTA시대 친환경 통상 살리려면

    자유무역협정(FTA)은 거세지는 통상전쟁 속에서 짝짓기를 통한 생존전략이다. 국민경제 대부분을 통상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생존을 위해서 FTA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FTA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크다. 자유무역의 미명하에 맹독성 농약을 써서 재배한 마늘이나, 인체에 유해한 화학약품을 사용한 섬유 등이 대량으로 수입되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환경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수입을 제한토록 허용해야 하는데, 수출국은 보이지 않는 무역 장벽이라고 항의할 게 뻔하다. 때문에 환경보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FTA에 세세한 환경조항이 포함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한·미 FTA를 보면 칠레나 싱가포르와의 FTA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획기적인 환경보호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예컨대 한·미 양국은 “무역 및 투자로 인해서 기존 환경보호 수준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정부뿐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도 환경보호를 위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합의했다. 환경조항 불이행에 따른 분쟁해결 절차도 마련했다. 여기서 패소하는 경우 최대 150억원까지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이밖에 별도의 환경협력 협정을 맺고 환경보호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한·미 FTA는 단순히 무역으로 인한 환경피해로부터의 최소한의 보호를 넘어 친환경 통상국가 구현을 위한 획기적인 협정이 되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한·미 FTA에 이렇게 강력한 환경보호 조항이 들어갔을까? 미국이 강력한 환경보호 조항의 포함을 제기하였고, 이의 중요성을 동감한 우리나라가 적극 받아들였다. 미국이 이처럼 환경조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FTA의 비준동의권을 갖고 있는 미 의회의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당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을 추진하던 클린턴 정부는 자유무역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우려하는 의회내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력한 환경보호조항을 포함시켰다. 이후 미 의회는 유사한 환경보호 조항을 FTA에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 비준동의를 거부할 뜻을 명확히 해왔다. 이후 미 행정부는 모든 FTA에 강력한 환경보호 조항을 포함시켜 왔다. 우리나라도 곧 중국과 FTA 협상을 개시할 듯싶다. 자유무역을 통한 양국간 통상이익 증진과정에서 유해한 생산과정을 거친 중국산 물품이 수입되어 환경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경제개발에 정신이 없는 중국은 환경보호조항 포함을 강력히 반대할 게 뻔하다. 이에 대응하려면 우리는 환경조항 포함이 FTA 협상의 전제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국과 같이 환경보호에 대한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한·미 FTA의 환경조항을 토대로 우리가 요구하는 내용을 적극 포함시킬 수 있도록 정부 협상팀에 강력히 주문해야 한다. 물론 시민사회의 관심도 환경조항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냥 내버려두면 자유무역의 미명하에 우리가 입을 환경피해는 숫자로 계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막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명지대 교수(국제법)
  • 소방방재청 또 문자서비스 오류소동

    ‘22일 16시 지역 태풍경보, 총 ㎜의 많은 비 예상, 태풍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여 안전한 하루 되세요.’…‘22일 16:53에 발송된 태풍경보 휴대폰 문자는 잘못 전송된 것임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태풍·대설·호우 특보를 비롯한 ‘긴급 재난 문자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소방방재청이 휴일 ‘때아닌’ 태풍 경보 메시지를 발송해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오후 4시55분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 태풍 경보 지역과 예상 강우량 등을 뺀 채 태풍경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날 잘못된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중부지방 기지국 전파 관할대에 속한 모 이동통신사 가입자들로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기상청과 소방방재청 등에는 문의·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포털사이트 등에는 ‘태풍 경보’가 검색 순위 상위권으로 올랐다. 기상 관련 재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상청은 “현재 한반도는 물론 주변 지역에서도 태풍이 전혀 관측되지 않고 있다.”면서 “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했다.”고 말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소방방재청은 26분 뒤인 오후 5시21분에서야 정정 메시지를 보냈다. 소방방재청은 “자체 서버를 통해 시민들에게 무작위로 재해 정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는데 서버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면서 “실수로 태풍경보 기본 포맷이 송출된 것인지,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킨 것인지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소방방재청은 지난 1월 평창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도 10여분이나 늦게 ‘○○지역 지진으로 여진 우려, 당황하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 바람’이라는 내용 없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빈축을 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베의 ‘개헌 마이웨이’

    아베의 ‘개헌 마이웨이’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헌법개정 행보가 거침이 없다. 지난해 9월 취임 때 밝힌 ‘임기내 개헌’을 위해 반대 여론에도 개의치 않고 ‘마이 웨이’를 계속하고 있다. 집권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12일 중의원 헌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심의시간 부족을 내세워 민주당 등 야당이 불참하자 단독으로 헌법개정 절차를 규정한 국민투표법을 가결시켰다. 이어 13일 중의원 본회의에서도 통과시켰다. 참의원 본회의에서는 16일 논의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다음달 3일로 시행 60년을 맞는 전후 헌법의 개정을 향한 관문들을 ‘과감하게’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투표법은 국민투표 대상을 헌법개정으로 한정하고 투표권자는 만 18세 이상으로 규정했다. 또 공표일로부터 3년 동안 헌법개정안을 제출하거나 심사하지 않도록 못박았다. 아베 총리는 전날 법안의 통과와 관련,“상당히 오랫동안 깊이있게 논의를 해왔다.”면서 “드디어 채택 시기가 온 것으로 본다.”며 환영했다.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에 대한 집착은 역대 총리들보다 훨씬 강하다. 전후세대 첫 총리로서 개헌을 ‘새로운 국가 만들기’로 표현할 만큼 ‘야망’으로 여기는 듯싶다. 전후 세대에 맞게 헌법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논리다. 취임 이래 “임기 3년내 개헌을 지향하겠다.(지난해 10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새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 국가의 모습, 형태를 뜻하는 헌법개정 논의를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1월26일 국회 시정방침 연설)” 등 줄곧 개헌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피력해왔다. 아베 총리의 개헌 일정은 무엇보다 오는 7월 치러질 참의원 선거에 맞춰져 있다. 아베 총리 역시 올해 연두 기자회견에서 참의원 선거 때 개헌을 쟁점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강경 보수의 이미지와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워 보수 집단들의 세력을 결집하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더욱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아베 총리는 총리로서 ‘롱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쥘 가능성이 크다. 향후 3년간 예정된 선거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판정승을 거둠에 따라 국정운영과 개헌추진에 한층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민당이 추진하는 헌법개정안은 군사력 보유 금지 조항을 없애고 자위대를 군대로 규정했다. 동맹국이 공격을 받으면 일본의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담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개헌 과정에는 난관도 적지 않다. 일단 ‘역사적 오점’,‘졸속’,‘다수 당의 횡포’라며 비판하고 나선 야당과 여론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간사장은 “헌법개정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절차법을 강행 처리한 것은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공산당 시이 가즈오 위원장도 “법안 폐지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헌법개악 반대’,‘강행 처리 항의’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항의 집회를 갖기도 했다. hkpark@seoul.co.kr
  • 송파 군부대 이전지역 발표…수도권 “반대” 비수도권 “환영”

    국방부가 송파신도시 조성을 위한 군부대 이전지역을 발표하자 이전대상지역 자치단체들의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특히 수도권은 모두 반대, 비수도권은 일제히 찬성이라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 이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천시 “토지공사와 사전협의 없었다” 이 가운데 이천시는 하이닉스 공장유치 무산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여서 국방부의 군부대 이전조치 발표에 대한 반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종합행정학교와 정보학교어학처가 이전되는 이천시는 ‘날벼락’으로 비유하며 자치단체와 주민단체 모두가 반대수위를 높였다. 군사보호구역 확대에 따른 재산권행사제한이 주요 이슈였다. 이천지역에는 현재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와 7군단 및 예하 10개 부대(육군교도소, 육군정보학교),55사단 예하 2개 부대가 있다. 또 2009∼2010년 이전 목표로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있는 육군 도하부대를 포함하면 283만 9000㎡가 군사보호시설이다. 이천시는 토지공사와 시가 사전에 협의했다는 내용을 부인하고 있으며, 진위여부 파악을 위해 12일 관계공무원들을 토지공사로 급파하기도 했다. 하이닉스 공장증설쟁취 이천시비상대책위원회 신광철 공동대표는 “하이닉스 공장유치에 대한 주민 염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더니 군사시설만 떠안으라는 정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늘어나는 군부대로 인해 군사보호구역만 늘어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 주민들은 2002년 미군부대인 ‘캠프페이지’ 이전이 추진되자 미군기지 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에 집단 청원하는 등 반발해 이천 이전을 무산시킨 바 있다. ●하남시 “가뜩이나 개발제한구역 넓은데…” 육군복지단문류센터가 이전하는 하남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과 넓은 개발제한구역 때문이다. 하남시는 시전체 면적의 98%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적인 권리행사에 피해를 받아온 지역으로 정부의 일방적일 개발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황식 하남시장은 “하남시와 사전 협의 없이 국방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다음주 중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국방부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동·괴산등 “지역경제 활성화 도움” 수도권과는 반대로 육군 종합행정학교와 학생중앙군사학교가 이전하는 충북 영동군과 괴산군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영동군은 500여명의 군무원이 상주하고 연간 5000여명의 교육생이 오가는 종행교를 유치함에 따라 지역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처리시설과 탄약재처리시설 등 군관련 위험시설의 입주로 악화돼 있는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구복 군수가 군 교육기관 유치를 위해 삭발까지 감행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반응으로 분석된다. 군사학교를 유치한 괴산군은 12일 시내 곳곳에 환영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군사학교가 들어서면 2800여명이 상시 거주하고 연간 3만여명이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한 경북 문경시도 다양한 국제규격 수준의 체육시설을 갖출 수 있게 돼 스포츠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국종합 이천·하남 윤상돈기자 yoonsang@ seoul.co.kr
  • 수도권 “반대” 비수도권 “환영”

    국방부가 송파신도시 조성을 위한 군부대 이전지역을 발표하자 이전대상지역 자치단체들의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특히 수도권은 모두 반대, 비수도권은 일제히 찬성이라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 이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이천시 “토지공사와 사전협의 없었다” 이 가운데 이천시는 하이닉스 공장유치 무산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여서 국방부의 군부대 이전조치 발표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특전사 이전도 이천으로 선정되면서 갈등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천시는 ‘날벼락’으로 비유하며 자치단체와 주민단체 모두가 반대수위를 높였다. 군사보호구역 확대에 따른 재산권행사제한이 주요 이슈였다. 이천지역에는 현재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와 7군단 및 예하 10개 부대(육군교도소, 육군정보학교),55사단 예하 2개 부대가 있다. 또 2009∼2010년 이전 목표로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있는 육군 도하부대를 포함하면 283만 9000㎡가 군사보호시설이다. 이천시는 토지공사와 시가 사전에 협의했다는 내용을 부인하고 있으며, 진위여부 파악을 위해 12일 관계공무원들을 토지공사로 급파하기도 했다. 하이닉스 공장증설쟁취 이천시비상대책위원회 신광철 공동대표는 “하이닉스 공장유치에 대한 주민 염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더니 군사시설만 떠안으라는 정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늘어나는 군부대로 인해 군사보호구역만 늘어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 주민들은 2002년 미군부대인 ‘캠프페이지’ 이전이 추진되자 미군기지 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에 집단 청원하는 등 반발해 이천 이전을 무산시킨 바 있다.●하남시 “가뜩이나 개발제한구역 넓은데…” 육군복지단문류센터가 이전하는 하남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과 넓은 개발제한구역 때문이다. 하남시는 시전체 면적의 98%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적인 권리행사에 피해를 받아온 지역으로 정부의 일방적일 개발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황식 하남시장은 “하남시와 사전 협의 없이 국방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다음주 중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국방부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영동·괴산등 “지역경제 활성화 도움” 수도권과는 반대로 육군 종합행정학교와 학생중앙군사학교가 이전하는 충북 영동군과 괴산군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영동군은 500여명의 군무원이 상주하고 연간 5000여명의 교육생이 오가는 종행교를 유치함에 따라 지역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처리시설과 탄약재처리시설 등 군관련 위험시설의 입주로 악화돼 있는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구복 군수가 군 교육기관 유치를 위해 삭발까지 감행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반응으로 분석된다. 군사학교를 유치한 괴산군은 12일 시내 곳곳에 환영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군사학교가 들어서면 2800여명이 상시 거주하고 연간 3만여명이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한 경북 문경시도 다양한 국제규격 수준의 체육시설을 갖출 수 있게 돼 스포츠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전국종합이천·하남 윤상돈기자yoonsang@seoul.co.kr
  • 정치권 ‘反FTA연대’ 가속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정책적 연대가 강화될 전망이다.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FTA 졸속체결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워크숍’에 참석한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전문가 등 30여명은 오는 6월 한·미 양국의 체결 조인식을 앞두고 ‘반(反)FTA’행보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오는 20일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반FTA’연대체인 ‘한·미 FTA 비준저지를 위한 국민회의’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들은 그간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의 반대 운동을 결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선 활동 목표는 정보공개를 촉구하는 데 맞춰져 있다. 워크숍에서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협상 개시부터 타결 때까지의 정부의 밀실협상, 법률개정사항의 비공개, 합의없는 타결 선언 등 협상 전 과정의 내용적·절차적 하자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보공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최근 협정 타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부의 홍보전에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수단으로 이해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정부의 다음달 중순 공개방침은 사실상 민간자문위원회 검토일정을 감안한 미국측의 요구”라면서 “주요쟁점의 협상 원문과 부속서 등 모든 협정문을 늦어도 이달 내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공개에 이은 다음 활동목표는 협상 내용 검증이다. 국회 민생정치준비모임의 김태홍 의원은 “국회내 관련특위가 있지만 활동시한도 오는 6월로 종료되는 데다 지금까지 권한없는 정보공개와 보고청취 등 한정된 활동에 국한됐다.”면서 “특위를 재구성하고 상임위별로 검토를 충실히 해서 협정 전 과정과 내용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홍업 출마’ 반기 든 호남시민단체

    6일 낮 12시쯤 전주 전북대 정문앞이 아수라장이 됐다. 특강을 마치고 나오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승용차를 30여명의 시위대가 기습적으로 막아서자, 주위의 전경들이 강제로 해산에 나선 것이다.광주·전남지역 시민단체 소속 시위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 김홍업씨 국회의원 출마를 반대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전경들의 ‘신속한 조치’로 현장은 금세 정리됐지만, 이날 DJ는 적잖이 당황했을 것 같다. 자신의 정치역정 내내 호남은 누구보다 강력한 ‘서포터스’였기 때문이다. 광주YMCA 김호림 기획조정실장은 “DJ가 호남에서 곤욕을 치른 건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DJ의 차남 홍업씨가 4·25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공천을 받았을 때만 해도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다. 정치인들은 DJ를 의식, 감히 홍업씨의 처신을 비판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뜻있는’ 호남 시민들이 들고일어나면서 간단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62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5일 ‘김홍업 출마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신대운)’를 구성, 본격적인 낙천·낙선운동에 나섰다. 신대운 위원장은 “부정을 저지른 사람을 민주당이 공천한 것은 호남인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며 공천 철회와 출마 포기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곧 서울 동교동 DJ 자택을 방문,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4일에는 문병란 전 조선대 교수, 일연 스님 등 지역 원로들이 ‘지역자존지키기 100인 선언’을 통해 “DJ가 권력형 범죄를 저지른 둘째 아들의 출마를 자제시키기는커녕 명예회복을 위해 열심히 뛰라고 했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비판적인 민심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광주 무등일보가 지난달 31일 무안·신안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홍업씨는 20.0%의 지지율로 무소속 이재현 전 무안군수(24.2%)에 이어 2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런 기류가 선거 결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재·보선의 경우 투표율이 낮아 조직표를 앞세운 홍업씨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민주당 관계자는 “홍업씨 지지율이 오르는 추세”라며 “공천 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광주YMCA 김호림 실장은 “역사의 고비마다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정의를 실천해온 호남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심판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결의를 굽히지 않았다.●“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 가능성” 한편 이날 전북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특강을 통해 “동북아 안보협력을 위한 장관급 회담이 열려야 하고, 나아가 남한과 북한, 미국, 중국 4자의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프로세스를 진행시키는 일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전망’이란 주제의 특강에서 “2007년은 6·15 정상회담에 이은 제2차 해빙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여의도in] 한나라 ‘자산가공천’에 사무처노조 반발시위

    한나라당이 4·25 재보선 공천에서 수백억원대의 재산가들을 잇따라 공천, 연말 대선을 앞두고 구설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가 5일 경기도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에 고희선 농우바이오 회장을 확정한 데 대해 사무처 노조가 ‘밀실 공천’으로 규정하며 당무를 거부한 채 국회 대표의원실을 기습 점거했다. 사무처 노조원 50여명은 이날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 앞에서 항의시위를 갖고 “고 회장의 647억원 재산이 그리도 좋은가. 당 지도부는 고 회장과의 커넥션을 즉각 밝히라.”면서 “여론조사 1위였던 박보환 전 경기도당 사무처장 대신 4위 후보를 공천한 것은 화성시민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동두천시장 후보로 자산가인 이경원 대진대 교수를 확정했다. 또 양천구청장에 오경훈 양천을 당원협의회위원장이 공천심사위원회의 추천을 받았지만 최고위원회에서 반려된 뒤 ‘학원재벌급’인 모씨의 공천이 거론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카드결제 자영업자엔 “꼭 해”

    #1 최근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고등학생 아들의 복수여권(5년)을 신청하기 위해 서울 모 구청 여권과를 찾은 회사원 조모(52)씨는 수수료 카드 결제를 거부당했다. 조씨는 창구 직원에게 항의를 했지만 “외교통상부에서 카드 결제는 수납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들어야 했다. 결국 그는 근처 은행에서 현금을 뽑아 수수료 4만 7000원을 내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2 지난달 말 근저당 설정을 하기 위해 서울의 한 지법 등기과를 찾았던 회사원 나모(29)씨는 등록세 등 수수료 인지대 14만원 가량을 카드로 결제하지 못했다. 나씨는 어쩔 수 없이 현금을 냈으나 현금영수증마저도 발급받지 못했다. 나씨는 “요즘 동네 편의점에서 과자 한봉을 구입해도 카드 결제는 물론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데 공공기관에서 카드 사용을 외면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세원 파악을 위해 국민들에게 신용카드 사용과 현금영수증 발급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정작 공공기관들이 카드결제를 외면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정부 당국에는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지만 수수료 부담과 시스템 미비 등을 이유로 이를 외면하고 있다. ●서울지역 여권수수료 카드결제 전무 A씨는 친구들과 함께 최근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카드결제를 놓고 직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박물관 소장품에 대한 설명이 담긴 영상·음성안내기를 대당 대여료 4000원씩 주고 빌리기 위해 카드 결제를 물어봤지만 직원이 거부했다.A씨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10분가량 승강이를 벌인 끝에 겨우 카드로 결제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여행사 직원 오모(32)씨는 여권 발급때마다 ‘뭉칫돈’을 들고 다녀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서울에 여권발급 수수료를 신용카드로 받아 주는 곳은 단 한곳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명의 고객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법인카드를 쓰지 못해 뭉칫돈을 들고 다녀야 한다.”면서 “정부에서 자영업자들에게 카드사용을 권고하고 5000원 이상 결제면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주라고 난리치면서 정부기관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대행은행도 카드수납 안해 외교통상부 여권과 관계자는 “민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에 대한 손비 처리를 국가예산 문제로 해결해야 해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에 협의를 요구했지만 아직 답이 오지 않고 있다.”면서 “내년 7월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전자여권 시스템으로 변화할 때 지로 형태로 수수료를 받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지로 수수료 문제가 있어서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에서 수입인지대 수납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원 등기나 소송 업무처리와 관련한 수수료를 수입인지대로 받는데 이 업무를 대행해 국고에 입금해주고 이 가운데 1%를 떼어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카드 수수료를 우리가 물게 되면 수수료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에 카드 수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휴대전화,철학과 통화하다/고현범 지음

    출근이나 외출하면서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온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 큰 낭패감을 맛보았다면 휴대전화는 이미 그의 신체의 일부분에 다름 아니다. 상당수 사람들이 한동안 전화벨이 울리지 않으면 괜히 폴더를 열어보고, 주머니 속의 휴대전화 진동이 울린 것 같은 ‘환각’도 경험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또 단순히 통화만을 위한 도구도 아니다. 기능의 ‘급진화’는 음악감상이나 사진촬영,TV시청은 물론 어학학습까지도 휴대전화만으로 가능케 했다. 지난 2001년 필리핀의 민주화시위나 2002년 우리나라의 대규모 촛불시위 때 시민들의 시위를 추동한 매체는 바로 휴대전화였다. 니체가 “글쓰기 도구는 단순히 도구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 과정에 개입한다.”고 지적했듯이 휴대전화 역시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 과정에 부단히 개입하고 간섭한다고 할 수 있다. 휴대전화가 철학의 사유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어차피 정신과 물질의 관계는 철학의 오래된 물음이기도 하다. 때마침 휴대전화에 대한 근원적인 사유를 시도한 책,‘휴대전화, 철학과 통화하다’(고현범 지음, 책세상 펴냄)가 나왔다. ‘우리의 눈으로 우리시대를 읽는다.’는 취지로 기획된 ‘책세상문고·우리시대’의 115번째 책으로 출판된 이 책에서 저자는 매체를 대상으로 삼는 매체철학의 틀을 빌려 휴대전화에 대한 철학을 전개한다. 충북대에서 철학 강의를 맡고 있는 저자는 매체 사용자의 자각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의 뉴미디어가 자본 중심의 세계화 이데올로기와 결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는 기술적 환경의 변화에 단순히 휩쓸릴 것이 아니라 그 변화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뉴미디어는 전지구적 네트워크를 매개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세계화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 맥락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저자가 휴대전화를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개인적 경험도 있었지만 수강 학생들 상당수가 휴대전화와 관련된 고민을 리포트 등을 통해 토로한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는 본말이 전도된 이런 상황을 “마치 꼬리가 강아지를 흔들어대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매체철학의 기본개념에서 출발해 축음기, 영화, 타자기 등의 기술매체와 뉴미디어의 성격을 비교한 뒤 뉴미디어를 대변하는 휴대전화의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기본적인 철학적 소양이 담보되어 있지 않다면 상당히 어렵게 읽힐 수 있다.225쪽,59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Local] 울산 시민들 생태도시 조성 주도

    울산 생태환경도시 조성에 울산 각계 기관·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울산지역 환경·경제 단체와 행정·유관 기관 등 모두 34개 단체는 28일 ‘에코 폴리스 울산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울산을 세계적인 생태환경도시로 조성하는데 적극 참여할 것을 결의했다. 추진위원회에는 울산시·울산환경운동연합·음식업중앙회 울산지회·울산공장장협의회·울산상공회의소·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에너지관리공단 부산울산지사 등이 참여했다. 추진위는 생태도시 조성에 시민·단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10개항의 시민실천과제를 담은 범시민 종합대책을 적극 실천하기로 서명했다.
  • 무고한 시민 절도범 오인 노모·이웃 앞서 마구폭행

    ‘네티즌의 힘’에 떠밀려 4년 전 폭행 피해 사건을 뒤늦게 수사해 물의를 빚었던 서울 광진경찰서 형사들이 이번에는 무고한 시민을 절도 피의자로 오인해 욕설을 퍼붓고 폭행해 경찰이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G아파트에 사는 이모(33)씨는 전날 오전 엘리베이터 앞에서 광진서 형사과 강력2팀 소속 경찰관 4명에게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청 민원 게시판을 통해 신고했다. 이씨는 이날 외출하기 위해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 낯선 남자 4명이 달려들며 “당신 ○○○맞아?그것만 말해”라며 갑자기 반말을 퍼부어 항의했더니 엄모 경사가 주먹으로 왼쪽 얼굴을 때리며 “말리지 마, 저 XX반쯤 죽여 놓게”라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봉변을 당한 뒤 강력히 항의하자 이들이 “광진서에서 나왔다. 처음부터 아니라고 말했으면 맞았겠느냐. 당신도 반말했고 같이 때리지 않았느냐.”며 책임을 피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또 “미란다 원칙은커녕 신분조차 안 밝히고 다짜고짜 반말과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하는 게 폭력배와 뭐가 다르냐.”면서 “대낮에 환갑이 넘은 노모와 다른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이렇다면 경찰서 안에선 멀쩡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겠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광진서 측도 폭행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광진서 조희배 형사과장은 “이씨가 절도 용의자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데다 나이와 신체가 비슷해 오해했고 욕설이 오가는 과정에서 한 형사가 욱하는 감정에 주먹으로 이씨의 얼굴을 때린 점을 인정한다.”면서 “경찰관이 시비를 건 것도 잘못 됐고 손찌검도 잘못이기 때문에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서 철저하게 교육시키겠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날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형사 4명에 대해 서울경찰청 감찰계 차원에서 조사에 들어갔으며 부적절한 행동이 드러나면 징계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광진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시민 항의가 빗발쳤다.‘박현규’라는 시민은 “4년 전 사건을 네티즌 덕분에 겨우 해결하더니, 이제는 시민을 범죄자로 오인해 폭행까지 했다. 설령 그 사람이 정말 범죄 피의자였다고 하더라도 미란다 원칙도 무시하고 무죄추정의 원칙도 무시한 폭력 행사와 욕설을 어떻게 설명할 건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녹색공간] 미국을 위한 FTA는 그만두자/김제남 녹색연합 정책위원

    아버지의 나라로 자임하는 미국은 국익을 쌓기 위해 항상 바쁘다. 미 정부는 그 아버지의 당연한 권위과 책임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아 세계 여러 나라와 미국의 이익에 충실하게 관계를 맺어 간다. 미국은 그 국익을 위해 때로는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도 한다. 미국의 국익은 곧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일인 것처럼 말이다. 한·미 간에 1년 이상 계속 협상이 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그중의 하나다. 미국도 국익을 관철한다고 하고 한국도 국익이 아니면 안 한다고 하는데 무엇이 진실인 것인가. 지난주 양국 고위급회담을 마치고 이번 주부터 끝을 향한 통상장관급회담을 개최한다. 미 행정부에 주어진 이른바 무역촉진권한 마감시간을 엄수하려고 고위급 회담을 열어 일괄 정치타결을 서두르는 모양이다. 반대여론이 높고 쟁점이 산더미 같은데 통상장관급에게 맡겨 해치운다는 것은 대단히 불유쾌한 일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나 김종훈 협상대표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만이 목표일 것이다. 총리 내정자인 한덕수 부총리도 자유시장주의를 신봉하는 자유무역협정 추진론자이기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억으로 1999년 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협상이 결렬되던 시애틀에서 당시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대표발언에서 “다자간 무역자유화 촉진이 미래 번영에 최선의 길이며 뉴라운드 협상은 일괄 타결돼야 한다.”며 농산물 개방 등을 주장하다 환경보호, 농업주권 등을 요구해 온 한국의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대표성을 보장받은 통상라인이 밀어붙일 졸속협상이 무척 우려된다. 이번 주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국익을 주장하는 요구와 압박은 미 무역대표부 및 미 의회에 이르기까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사실상 그동안 한·미 간 협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협상시한과 협상의 내용에 한국 정부가 방어하고 쫓아가기에 급급한 과정이었다. 미국의 무역촉진권한 시기라는 것을 내세워 협상시한을 한정해 두고, 협상의 큰 쟁점은 대부분 미국 이익을 위주로 한 것이다.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하지만 이미 우리 국민들은 상식의 주판알을 튕겨 보아도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는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 미국이 곶감 빼 먹듯이 우리로부터 거의 모든 양보를 욕심스럽게 얻어내고 있다는 것도 다 보고 있다. 미국은 쌀을 포함한 농산물의 완전개방을 요구하며 특히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자유를 전면 보장하라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다. 우리 쇠고기 값이 비싸니까 광우병에 걸릴 수 있는 싼 미국산 쇠고기를 먹도록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일인가. 또한 미국산 대형 승용차의 한국 진출을 완전개방하라며 우리 환경기준과 세제까지 바꾸라고 한다. 자동차로 인한 수도권 대기오염이 심각해 올해부터 강화하고 있는 우리나라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완화하라 하고 큰 차에 중과세하고 있는 배기량 기준 세제까지 바꾸라는 것은 우리 환경정책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 국민의 생명과 공공안전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권을 흔드는 처사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동안의 협상 과정과 내용을 드러내 놓고 차분하게 진단하는 용기와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이 정한 시한에, 대통령 임기 안에 서둘러 결속할 이유가 없다. 반대를 무릅쓰고 국민합의 없이 협상을 마무리하면 국회비준 등 겪어야 할 홍역은 물론이거니와 한국 사회의 공공성과 민생 등 근본을 뒤흔들 수 있는 태풍이 심히 우려된다. 미국을 위한 자유무역협정의 대가로 내주기에는 그동안 시민 사회가 일구어 온 녹색을 향한 정신과 환경정책 그리고 공공선, 환경농업의 씨앗이 너무나 소중하다. 김제남 녹색연합 정책위원
  • 록·힙합·국악 리듬에 통영이 춤춘다

    오는 23일부터 7일 동안 펼쳐지는 ‘2007 통영국제음악제’는 미국의 현대음악 전문단체 크로노스콰르텟이 개막공연에 나서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한다. 25일 클로드 볼링 빅밴드처럼 알기 쉬운 공연이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인구 13만 3000명 남짓한 전통적 어항의 시민들에겐 적지 않게 머리 아픈 메뉴들로만 채워져 있다. 그럼에도 음악제가 열리면 통영항에 줄지어 있는 ‘충무김밥’ 할머니까지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것은 ‘프린지 페스티벌’이 있기 때문이다. 변두리라는 뜻의 프린지(Fringe)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주변부에서 벌어지는 비공식 공연을 말한다. 공식 초청을 받지는 못했지만, 독창성을 인정받으면서 각광을 받는 공연이 많아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은 ‘난타’도 에든버러 프린지에서부터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정만 맞으면 제한없이 무대에 설 수 있는 통영 프린지 페스티벌도 젊은 예술인들이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다. 올해는 클래식에서부터 국악, 크로스오버, 록, 재즈, 힙합까지 80개 단체가 100여차례 공연한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도천동의 옛 통영시청 청사를 리모델링한 페스티벌 하우스의 프린지홀과 음악제의 공식 공연장인 시민문화회관에서 가까운 강구안의 야외무대에서 주로 열린다. 또한 해양공원과 해저터널, 충렬여중, 열방교회, 미수교회 등 곳곳에서 나뉘어 열린다. 토요일인 24일에는 무려 40개 공연이 펼쳐진다. 프린지홀에서는 한빛타악기앙상블과 듀레이트리오, 전국아카펠라동호회의 페스티벌, 한음퓨전국악그룹 등 9개가 오후 1시부터 공연한다.강구안에서는 중남미민속악기연주단체 바람소리앙상블, 힙합팀 LSI레이블, 경기 시흥시의 ‘초딩밴드 개구쟁이’, 연세대 록밴드 소나기 등 14개 공연이 밤 10시까지 쉬지 않고 열린다. 열방교회에서는 드림필오케스트라와 베누스토현악앙상블, 충북대 클래식기타 동아리 폴리포니 등 9개, 해양공원과 해저터널 등에서도 하늘소리오카리나앙상블과 대전기타오케스트라 등 8개 공연이 쉴 사이 없이 펼쳐진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연극대학에서 마리오네트 인형제작을 공부한 김종구 연출의 25∼28일 ‘목각인형콘서트’와 일본 피아니스트 야마기시 마유미의 28일 독주회도 눈길을 끈다. 야마기시는 도쿄음대와 베를린국립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발렌시아 국제콩쿠르에서 3위에 오른 실력파이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특히 통영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음악제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마당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영청소년오케스트라와 통영플루트앙상블, 통영 충렬여중 록밴드 아이리스(IRIS), 통영중 모듬북, 통영동중 그룹 더샵의 공연이 그것이다. 나아가 프린지 페스티벌은 개막공연을 비롯해 상당수 공식공연의 티켓이 이미 매진된 상황에서 통영을 찾는 이들이 음악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관광자원이다.(www.timf.org)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우리가 새마을운동 발상지” 청도군 vs 포항시 원조 논란

    “우리가 새마을운동 발상지” 청도군 vs 포항시 원조 논란

    경북 포항시와 청도군이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창한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놓고 원조 논쟁이 치열하다. 12일 경북 청도군과 포항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30여년간 새마을운동 발상지로 국내외에서 공인받은 경북 청도군 청도읍 신도1리에 대해 포항시 기계면 문성리가 ‘진짜 새마을운동 발상지’라며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문성리 지역 홍보와 역사적인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내년까지 부지 7500여㎡(2300여평)에 29억원을 들여 660여㎡(200평) 규모의 새마을기념관을 짓기로 했다. 새마을기념관이 건립되면 전국에서 기증받은 당시 새마을운동 관련 자료를 보존·전시해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시 홈페이지에 새마을운동 발상지 사이트를 개설하고 1500만원을 들여 기계면 입구에 안내간판을 세웠다. 또 문성리가 새마을운동 발상지임을 나타내는 청와대 문서, 생존자 자료와 회고록 등이 담긴 홍보용 책자 600여부를 제작해 전국 자치단체에 배부했다. 문성리가 1970년대 일어난 역사적인 새마을운동에서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혀 1971년 9월 박 전 대통령이 전국 시장·군수 비교행정 현지 회의에서 “전국 시장·군수는 임지에 돌아가서 문성동(리) 부락과 같이 지도하고 실천하여 ‘새마을 정신’ 즉 자조, 자립, 협동하는 정신 주입에 점화역할을 할 것”을 지시하면서 문성리가 사실상 새마을운동의 발상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구체적인 증거로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청와대 비서실공문 대비정 150-68(1971.9.23)호를 제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문성리는 1967년부터 주민 스스로 마을길을 넓히고 지붕개량 등 온 동네가 뭉쳐 노력한 사실이 대한뉴스로 제작됐다.”며 “이곳이 바로 새마을 사업의 진짜 발상지”라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또 “앞으로 문성리를 전국에 적극 알리고 재조명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청도군이 발끈하고 나섰다. 청도지역 사회·시민단체들은 규탄대회라도 개최해야 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새마을단체 등은 조만간 포항시청을 항의 방문하는 한편 중앙정부 등에도 분명한 입장 정리를 촉구할 방침이다. 포항시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억지라며 적극 반박했다. 1969년 여름에 경부선 열차를 타고 수해지구 시찰에 나섰던 박 전대통령이 철도변의 유난히 잘 정비된 신도1리를 지나다 ‘전국 농촌이 이 마을만큼 됐으면 좋겠다.’고 잘살기운동 방향을 제시한 뒤 이듬해 5월부터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면서 청도가 발상지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또 신도1리는 이후 포항을 비롯해 국내외 공무원과 외국 자치단체, 전국 각지 새마을지도자 수천명이 새마을운동을 배우겠다며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성리는 1967년부터 새마을사업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도1리는 1957년부터 새마을사업의 원조격인 농촌환경 개선사업을 했다며 응수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고증작업과 각계 의견을 바탕으로 올해 말 ‘경북 새마을운동 36년사’를 발간하면서 이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청도군은 올해 말 완공예정으로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신도마을 입구 부지 1만 2200여㎡(3700평)에 총 46억원(국비 10억, 도비 7억, 군비 29억원)을 들여 새마을운동 전시관·기념공원·야외전시마당 등을 갖춘 ‘새마을운동 기념관’을 건립 중에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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