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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력의 한복판서 ‘비폭력 저항’ 상징 된 두 여인

    폭력의 한복판서 ‘비폭력 저항’ 상징 된 두 여인

    전국 단위의 반정부 시위가 한창인 터키와 브라질에서 최루탄을 몸으로 견뎌 낸 두 여성이 비폭력 저항의 상징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위 당시 전투경찰이 쏜 최루가스를 얼굴에 맞고도 참아내 브라질 시위의 ‘아이콘’이 된 리브 올리베이라(왼쪽 사진)를 소개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에 다니는 학생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올리베이라는 “시위 직후 2000헤알(약 105만원)의 벌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체포 당시 충격으로 여전히 ‘정신적 고문’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상파울루의 시내버스 요금을 3헤알(약 1570원)에서 3.2헤알로 인상하겠다는 당국의 발표 직후 시작된 이번 시위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자제 요청에도 브라질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리베이라는 “우리는 모두 각 나라의 국민이기에 앞서 세계의 시민”이라며 “(월드컵 성공 개최 등을 명분 삼아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현 브라질 대통령의 국가주의적 발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위가 2주째로 접어든 20~21일 이틀 동안 전국 주요 도시에서 120만명이 거리로 나와 항의 집회를 여는 등 시위 열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동남부 히베이랑프레투에서는 시위에 참여한 18세 소년이 차에 치여 숨지면서 첫 사망자로 기록됐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시위 분위기가 격화되자 호세프 대통령은 긴급 각료회의를 여는 한편, 오는 26일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취소했다. 앞서 터키 일간 후리예트도 지난달 28일 터키 이스탄불 게지 공원에서 경찰의 최루액 분사에도 물러서지 않은 여성이 이스탄불기술대 건축학부 도시지역개발학과의 보조 조사원으로 일하는 제이다 순구르(오른쪽 사진)라고 보도했다. 당시 그는 파티복으로 보이는 붉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방독면을 쓴 경찰이 쏘는 최루가스에도 고개만 돌린 채 저항해 세계적 유명인이 됐다. 순구르는 “난 최루가스 맞은 수많은 시민 중 한명일 뿐 이번 행동의 상징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루액을 맞은 뒤에도 대학 동료와 함께 터키 시위의 발단이 된 게지 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대국민 서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범정부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 가세

    “경쟁당국(공정거래위원회)과 징세당국(국세청·관세청)이 법 집행 과정에서 기업 의욕을 약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김덕중 국세청장, 백운찬 관세청장을 만나 이렇게 당부했다. 그는 “경기 회복과 경제민주화는 서로 양립해야 한다”면서 “국회에 제출한 법안이 모두 정부의 정책인 것처럼 기업과 언론이 오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입법에는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 정부 차원에서 경제민주화 속도 조절론에 힘을 보태려는 것이다. 이른바 ‘남양유업법’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되지 않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현 부총리가 처음부터 경제민주화의 역(逆)기능을 강조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경제민주화를 외면하는 기업은 판단 착오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계 반발이 본격화되고 청와대에서 ‘속도 조절론’을 펴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지난 4월 국회에서 하도급법 등이 입법화되자 “무차별 과잉 입법”이라며 국회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상임위 차원이긴 하지만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는데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현 부총리가 경제사령탑으로서 정책을 이끌기보다는 청와대의 말을 옮기는 역할에 그친다거나 기업 입장을 앞장서서 대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현 부총리는 그동안 청와대의 말을 옮기는 수준에서 경제민주화를 다뤄 왔다”면서 “그러다 보니 오늘 발언만으로도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꼴이 됐다”고 했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현 부총리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것 같다”면서 “지금의 경제민주화는 그동안 경제 성장을 저해했던 재벌의 사익 편취 등 불법 행위를 막자는 것인데 이를 경제 성장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공정위 등 언급된 부처 공무원들은 혼란스러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언제 기업을 죽이려고 한 적이 있느냐”면서 “이미 공정위는 재계, 정치권 입장을 고려해 ‘30%룰’(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이면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 등을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 빼는 등 최소한의 범위에서 경제민주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조성국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부총리로서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개별 사건에 영향을 주는 듯한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신고받고도 7시간 뭉갠 경찰… 목격자 112 항의에 부랴부랴 출동

    신고받고도 7시간 뭉갠 경찰… 목격자 112 항의에 부랴부랴 출동

    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난 이대우(46)가 탈주 25일 만인 14일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탈주 뒤 전북 남원과 정읍, 광주, 서울, 부산 등 전국을 떠돌며 ‘제2의 신창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출귀몰한 도주 행각을 벌였다. 탈주 당일 그는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앞서 2월 22일 남원시의 한 농가에서 금품 2000여만원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다. 조사 중인 오후 2시 52분쯤 그는 수사관과 함께 화장실에 간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밖으로 달아났다. 전과 12범인 그는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동안 전북과 충남, 제주도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에서 무려 150여 차례에 걸쳐 금품 6억 7000만원을 훔쳤다. 7년 전 강도 혐의로 붙잡혔을 때는 경찰관을 흉기로 찔러 경찰은 그를 ‘위험 인물’로 분류했다. 도주에도 능했다. 정읍을 거쳐 광주에 잠입해 남구 월산동의 한 마트에서 현금 30만원을 인출한 뒤 택시를 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경찰은 현상금 1000만원을 내걸며 검거 의지를 불태웠지만 일주일 뒤인 지난달 27일 이대우는 서울까지 잠입했다. 서울 종로 근처에서 교도소 동기를 만나 ‘돈을 빌려 달라’면서 이달 1일 다시 만나기로 했으나 나타나지 않고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강화했지만, 그는 유유히 빠져나가 지난 10일 경기 수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경찰이 14일 오전 7시 30분쯤 부산 수영구 민락동 재건축 주택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그릇에서 그의 지문을 검출하면서 부산에 잠입한 것을 파악했다. 경찰은 부산과 인접한 경남 김해·진해 등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진행해 마침내 그를 붙잡았다. 해운대경찰서는 검문하던 정우정(42) 경사가 이대우를 불러 세우자 그가 별다른 저항 없이 수갑을 찼다고 밝혔다. 당시 옷 속 오른쪽 옆구리 쪽에 과도를 감추고 있었지만 꺼내 들지 않았다. 이대우는 경찰 조사에서 부산에 온 이유에 대해 “해운대는 사람이 많아 숨기도 좋고, 머리가 복잡해 생각을 좀 하기 위해 왔다”고 진술했다. 이어 “가족과 피해자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대우 검거 소식에 일단 시민들은 안도했다. 그러나 경찰을 향한 비난은 끊이지 않을 태세다. 특히 부산에서는 경찰이 신고를 받고도 무려 7시간 가까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오후 6시 40분쯤 김모(51)씨가 자신의 주거지 근처인 부산 동래경찰서 모 파출소에 가 “철거 작업을 한 수영구 민락동의 폐가에서 이대우를 본 것 같다”고 했으나 이 파출소는 상부에 보고하기는커녕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2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9시 3분쯤 부산 남부경찰서 모 지구대에 통보하고 김씨에게 정확한 위치를 물으려 전화하자 김씨는 “신고한 지가 언젠데 이제 전화를 하느냐”며 끊었다. 김씨는 오후 9시 24분쯤 112에 전화해 “이대우 비슷한 사람을 봤다고 아까 신고했는데 경찰이 이제야 전화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지구대가 부산지방경찰청 상황실에 보고한 시간도 오후 10시 가까이 돼서였다. 남부경찰서는 14일 오전 1시 15분쯤 폐가 주변을 한 차례 수색하고, 이날 오전 9시 10분쯤 그릇 등에서 지문을 채취해 오전 10시 55분에야 이 지문이 이대우의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가 신고한 지 무려 16시간 이상 지났고 이대우가 현장을 떠난 지 26시간이 지났을 때다. 부산 지역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문제의 파출소와 지구대 등에 대한 자체 감찰에 착수했고 잘못이 확인되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터키 총리, 반정부 시위 대표단과 만나기로

    터키 총리, 반정부 시위 대표단과 만나기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예정대로 반정부 시위대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터키 아노돌루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에르도안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앙카라 정의개발당 당사에서 학생, 학자, 예술가 등 11명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만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무아메르 귤레르 내무장관, 에르도안 바이락타르 환경도시계획장관, 오메르 젤릭 문화관광부장관, 휴세인 젤릭 정의개발당 부대표 등도 동석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대 대표단으로부터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격식 없이 대화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시위의 중심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의 게지공원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점령시위를 하고 있는 탁심연대는 이날 총리와의 회담과 관련해 사전에 연락을 받지 않았으며, 총리가 만나는 대표단은 시위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이번 회담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터키 야당은 경찰이 탁심광장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것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에르도안 총리가 게지공원 시위에 가장 앞장선 선동가”라고 비난했다. 민족주의행동당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 역시 총리를 향해 국민을 분열시켜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탁심광장에서 철수한 지 열흘 만인 11일 광장을 기습 진압하면서 시위대와 격렬히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에르도안 총리에게 법치주의 준수를 요구하며 이스탄불 지방법원에서 시위를 벌이던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70여명도 함께 체포됐다. 잡혀간 법조인들은 경찰의 불법 연행에 항의하며 구금 상태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터키에서 가장 큰 권력집단 가운데 하나인 법조인들조차도 총리에게 반발하면 사법조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시민들에게 공포를 심어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전두환 어떻게 사나 보자” 5·18 단체 사저 진입 시도

    “전두환 어떻게 사나 보자” 5·18 단체 사저 진입 시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환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뒤 전 전 대통령의 사저에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광주진보연대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5·18 역사 왜곡저지 대책위원회 소속 등 시민 150여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전 대통령의 재산을 환수하라”고 촉구했다. 문경식 전남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어떻게 이 땅에 노동자와 농민,서민이 바로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나는 농민이다. 바쁜 시기임에도 역사를 바로 세우고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문 상임대표는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끝까지 추궁해서 부정축재한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면서 “전두환은 이 땅, 이 나라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는 사람이 어떻게 해외 골프여행을 다니겠나.”면서 “추징금 2000만원이 넘으면 아예 출국도 못하는 것이 현실인데 어떻게 해외 골프여행을 외교관 여권으로 다녀올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전 전 대통령의)추징금 시효를 연장하는 일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후 “전두환이 어떻게 사는지 보자”며 전 전 대통령 사저에 진입을 시도했지만 미리 출동한 경찰 30개 중대 180여명에게 가로막혔다. 이들은 “경찰은 살인마를 보호하지 마라”, “얼굴 한 번 보자”고 외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는 것으로 항의를 대신했다. 또 전 전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5·18 학살 주범 전두환의 부패재산을 환수하라’는 문구가 적힌 패널에 불을 붙이고 발로 밟기도 했다. 김은규 광주진보연대 사무처장은 “부조리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 이 곳까지 온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전두환 추징법’이 통과되는 등 5·18 정신이 바로서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책위는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에서 ‘5·18 역사 왜곡 규탄 집회’를 열고 “종편 방송의 도를 넘는 5·18 민주화운동 왜곡·폄훼는 국기문란 행위”라면서 “시청 거부를 비롯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 세종로 채널A와 TV조선 건물에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영등포구 국가보훈처로 자리를 옮겨 보훈처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은 것에 항의하며 박승춘 처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보훈처가 왜 소모적인 논란을 부추기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더욱이 최근 일련의 역사왜곡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는 등 보훈처는 자신의 직무를 망각한 채 방조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면서 박 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18단체, 전두환 前대통령 항의 방문한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을 항의 방문한다. ‘5·18 역사 왜곡 저지 국민행동 준비위원회’은 10일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부패재산 추징 촉구대회’를 열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이번 항의 방문에는 5·18 당시 피해자와 유족 관련단체, 광주와 전남 진보연대, 광주 시민단체협의회, 여성단체연합 회원 등 120여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광화문에서 5·18 역사 왜곡에 앞장선 종합편성채널(종편)에 대한 규탄대회를 가진 뒤 연희동의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부패재산 추징 촉구대회를 열 방침이다. 이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요구를 거부한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의도에서 열기로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8일 진주의료원 지키기 ‘생명버스’ 집결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전국에서 생명버스가 가세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7일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를 지키기 위한 생명버스가 8일 서울과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출발해 진주의료원으로 집결한다고 밝혔다. 생명버스 참가자들은 진주의료원에서 8일 오후 2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 30분까지 1박 2일 동안 생명텐트촌을 만들어 놓고 문화제 등의 행사를 한다. 노조는 8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참가자들은 8일 오후 2시 진주의료원 지킴이 생명텐트촌 입주식을 한 뒤 만국기 및 리본 달기, 생명텐트촌 설치, 시민들에게 홍보물 전달, 진주지역 선거구 국회의원 사무실 앞 항의 손피켓 부착,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항의 메시지 보내기, 진주의료원 정상화 소망 돌탑 쌓기, 돈보다 생명 문화제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노조는 폐업 뒤에도 퇴원하지 않고 현재 의료원에 남은 환자 2명을 상대로 경남도가 하루 52만원씩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추진함에 따라 이들 환자 지키기 국민모금운동도 생명텐트촌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이 처리될 예정으로 경남도의회 임시회가 열리는 기간인 오는 11·18일에는 조례안 처리 저지를 위한 집중 집회를 열 예정이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케말 파샤 비난하는 현 총리에 지지자들도 우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선거 때마다 40~45%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요. 하지만 어렵게 술탄(터키 황제) 제도를 없앤 케말 파샤(1881~1938)를 대놓고 모욕하는(insulting) 등 민주주의를 부정해 열성 지지자들도 걱정스러워하고 있어요.” 터키 반정부 시위의 중심인 이스탄불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알리 아카이(32·가명)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총리가 터키를 정교일치의 이슬람 근본주의 사회로 돌려놓으려 해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에 대한 전통적 지지층이 확고하고 언론도 장악돼 있어 (이번 시위로) 총리가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총리가 건재해도) 터키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게 국제사회가 관심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확산된 터키의 반정부 시위로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대규모 파업도 예고되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터키 NTV에 따르면 압둘라 코메르트(22)는 전날 남부 하타이주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앞서 1일 터키의사협회도 이스탄불에서 한 차량이 시위대를 덮쳐 메흐메트 아이발르타쉬(20)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최대 노동조합 가운데 하나인 공공노동조합연맹(조합원 24만명)은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터키의 민주주의’라는 투쟁 목표를 걸고 파업에 돌입했다. 한편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자 터키 정부가 시위대 부상자에 사과하면서 사태 진정에 나섰다. 뷸렌트 아른츠 부총리는 이날 TV를 통한 대국민 담화에서 “경찰은 자기방어 목적을 제외하고 최루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시인하고, 부상한 시위대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아른츠 부총리는 현재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에르도안 총리의 발표문을 대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정부의 이런 발언은 시위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세계 각국에서 쏟아지는 폭력진압에 대한 비판에 국가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오바마 “무인기 폭격 제한·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 “무인기 폭격 제한· 관타나모 폐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9·11 테러’가 일어난 지 12년 만에 대(對)테러 정책에 근본적 변화를 꾀할 것임을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의 미 국방대학교에서 연설을 통해 무인기(드론) 폭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두 가지는 미국 안팎에서 인권침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는 “나를 포함한 어떤 대통령도 테러의 완벽한 퇴치를 약속할 수 없다”고 토로한 뒤 “우리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자기방어라는 주장만으로 모든 게 인정될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이유에서 지난 4년간 행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한 무력사용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어제 나는 이에 관한 ‘대통령 정책지침’에 서명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생포가 불가능하고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 ▲미국 시민에 대한 지속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있는 경우 ▲목표물이 확인되고 민간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경우 등에만 무인기 폭격을 허용할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설명했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와 관련해 “나는 대통령으로서 수용소 폐쇄를 시도했으나 의회가 이를 막았다”면서 “오늘 의회에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 이송에 관한 제한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수감자들의 예멘 이송 금지 조치를 철회하는 동시에 국방부에 해당 업무를 담당할 특사를 지명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성명에서 “국방부에 대통령의 지침 이행을 위해 다른 정부기관들과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 같은 정책 변화가 미군 전력 약화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색스비 챔블리스 공화당 의원은 “대통령의 오늘 연설은 테러리스트에게 승리를 안겨준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반전단체 여성 회원의 항의시위로 3차례나 중단됐다. 반전단체 ‘코드핑크’의 회원인 미디어 벤저민이 오바마의 연설 도중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자, 오바마 대통령은 당황하지 않고 “연설을 계속 하게 해 달라”고 진정시켰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여성의 주장은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광주시민 부글부글… 5·18기념식 ‘보이콧’

    5·18민주화운동 3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는 되살아난 ‘그날’의 열기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는 전야제 등 행사가 밤늦게 이어지면서 각종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정부에서 허용하느냐에 대한 논란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민주묘지 참배객도 크게 늘었다. 지난 1~15일 방문객만 8만 67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안철수 무소속 국회의원이 17일 금남로를 찾아 정부 주관 공식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에 대해 “국가가 무리해서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임을’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광주 시민들의 움직임과 관련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전통이자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을 국가에서 무리하게 바꾼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념식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는 본행사에서 ‘임을’ 제창을 제외해 관련 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5·18기념행사위원회와 기념재단, 5월단체 등은 이에 항의해 불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회원들의 개별 참여는 막지 않기로 했다. ‘임을’을 부르기로 했던 광주시립합창단은 공연을 거부했다. 광주시는 보훈처가 ‘임을’ 노래를 모든 시민들이 함께 제창해야 한다는 여론을 무시하고, 합창공연만 하기로 하자 시립합창단으로 하여금 공연을 고사하도록 했다. 18일 기념식에는 인천 오페라합창단이 ‘임을’ 합창공연을 할 예정이며, 보훈처는 행사 참석자들이 ‘임을’을 따라부르는 것은 괜찮다는 어정쩡한 입장이다. 시민단체들도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퇴 등을 촉구하는 100만인 서명 운동에 나섰다. ‘임을 위한 행진곡 5·18공식기념곡 추진대책위’는 “제창 제외는 5월 역사의 훼손”이라며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18일 오전 10시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는 정부 주요 요인과 유가족,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하며, 기념행사는 전남과 서울·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열린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종편 역사왜곡… “北 5·18 개입설”에 관련단체 ‘분노’

    종편 역사왜곡… “北 5·18 개입설”에 관련단체 ‘분노’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을 앞두고 일부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이 ‘북한의 5·18 개입설’ 등 편향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방영해 관련 단체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관련 단체들은 방송 내용들에 대해 공식 대응하기로 했고, 민주당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들 프로그램의 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채널A’는 15일 ‘김광현의 탕탕평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5·18 특집’이라면서 민주화운동 당시 직접 광주로 내려왔다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 김명국(가명)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에서 김씨는 북한이 5·18에 개입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채널A는 이같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저녁 종합뉴스에서도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 특수군 출신이라는 탈북자 김명국씨 증언에 따르면 부대원과 정찰부대 남한 전문가 등 50명과 함께 북한 황해도 장연군을 떠나 5월 23일 광주로 들어갔다”면서 “이미 북한군이 여럿 들어와 있었고 이들이 시민군과 함께 전투를 치르며 장갑차도 몰았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13일 ‘TV조선’도 ‘장성민의 시사탱크’를 통해 북한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라는 임천용씨가 북한의 5·18 개입설을 주장했다. 임씨는 방송에서 “당시 600명 규모의 북한군 1개 대대가 침투했다”면서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시민군이 아니라 북한에서 내려온 게릴라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인 장성민씨는 “탈북자들의 직간접적 증언 등, 시민들이 빨갱이·폭도·간첩으로 매도된 데 대한 의구심을 해결한 결정적 증거와 단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특수게릴라들이 어디까지 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되어 있는지 그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송내용에 대해 5·18 관련 단체들은 반발했다. 신경진 5·18 부상자회장은 17일 “수차례 재방송까지 하면서 5·18 왜곡과 폄훼에 앞장선 언론은 자격이 없다”면서 “민주당에서 해당 종편에 대한 제재를 요구했지만 정부와 국가보훈처가 그 전에 방송심의 제도 등을 통해 엄중하게 제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5·18 기념재단과 구속부상자회·부상자회·유족회 등 5·18 관련 3단체도 일부 극우세력의 5·18 왜곡에 방송까지 동참하고 있다며 기념식 이후 정부에 대책을 촉구할 방침이다. 오재일 기념재단 이사장은 “5·18 왜곡 현상이 종편에서 점점 공개적, 노골적으로 나오는 상황을 방관하는 정부도 책임이 있다”면서 “언론의 자유도 있지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고, 정부의 태도를 지켜보고 5월, 시민 단체와 적극적으로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진보연대 김은규 사무처장은 “법적인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전반적인 내용에 대처하는 기구를 만들고 종편의 편향성에도 정식으로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시모토 위안부 망언에 美 하원 “역겹다”… 일본 시민들까지 “사죄하라” 항의 쇄도

    하시모토 위안부 망언에 美 하원 “역겹다”… 일본 시민들까지 “사죄하라” 항의 쇄도

    ‘위안부는 필요했다.’ ‘주일미군에 풍속업(매춘업)을 더 활용하라.’는 등의 망언을 한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시장이 나라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하원의원인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스티브 이스라엘(민주·뉴욕) 의원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당시 상황상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면서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은 경멸을 받을 만하고 혐오스럽다”고 밝혔다. 일본계인 혼다 의원은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주역이고 이스라엘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로 꼽힌다. 현재 이들 의원을 주축으로 미 하원은 ‘제2의 위안부 결의안’ 발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의원은 “하시모토 시장의 관점은 역사와 인류애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으며, 이스라엘 의원도 “위안부와 관련해 하시모토 시장이 내뱉은 말이 그저 역겨울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일본 내에서도 시민들의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16일 오사카시 민원 담당자에 따르면 전화와 메일 등을 통한 시민들의 의견이 400여건에 달했으며, 이 중 대다수가 하시모토 시장의 사죄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전날에는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에 항의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시장실 앞에 몰려들었다. 한때 일본 유신회와 개헌안 발의 요건을 완화하는 ‘96조 개헌’에 의기투합해 오는 7월 참의원(상원) 25개 선거구에서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하는 등 선거 공조를 추진하던 민나노당도 등을 돌릴 태세다. 와타나베 요시미 대표는 “일본유신회와의 선거 공조를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외로부터 파문이 지속되자 하시모토 시장은 이날 한 민방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제감각이 너무 부족했다. 주일 미군에 ‘풍속업 활용’을 제안한 데 대해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美 법무부, AP기자들 통화기록 대거 압수 파문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 등 권력기관들이 월권행위를 저지른 일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은 연방검찰이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AP통신 편집국과 소속 기자들이 쓰는 전화 회선 20여개의 2개월치 사용 기록을 압수해 조사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압수 자료는 AP 뉴욕 본사와 워싱턴,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사무실의 직통 전화와 기자들의 업무·개인 전화에 대한 수신·발신 내용과 통화 시간 등을 기록한 것이다. 이번 압수는 지난해 5월 7일 자 ‘예멘 테러 기도’ 기사가 촉발한 것으로 AP는 추정했다. 미국 사법당국은 이 보도를 ‘미 중앙정보국(CIA) 작전 기밀이 위험하게 유출된 사례’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AP는 이번 압수를 두고 “언론 자유에 대한 전례 없는 침해”라고 반발했다. 게리 프루잇 AP사장은 에릭 홀더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항의 서한에서 “정부가 언론사의 비밀 취재원이나 취재 활동 내용을 알 권리는 없다”며 압수한 통화 기록 반환과 사본 파기를 요구했다. 공화당과 시민단체 등도 이를 문제 삼고 나서 논란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파문은 최근 미 국세청(IRS)의 보수 성향 단체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 의혹 등으로 비판받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표적 세무조사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이날 기자들에게 “신문에 보도된 대로 IRS 직원이 표적 수사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또 의도적으로 보수 단체들을 겨냥해 한 일이라면 그것은 도리에 어긋난 것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IRS는 2010년부터 ‘티파티’(tea party·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 성향 정치단체) 혹은 ‘애국자’(patriot)란 이름이 들어간 사회복지단체에 대해 면세 혜택과 관련한 세무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IRS는 처음에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지난 10일 이를 시인하면서 “조사 초기 단계에서 하급 직원들의 실수가 있었으나 상부는 전혀 몰랐었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IRS 상부가 적어도 2011년 6월에 관련 일을 알고 있었으며 상부 보고 후에 오히려 세무조사 범위가 확대됐다는 내용의 재무부 감사관보고서가 12일 공개되면서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마저 발끈하며 청문회 개최와 함께 책임자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외에도 지난해 9월 리비아 벵가지에서 일어난 주재 대사 피살 사건의 진상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CIA의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수정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남양유업 파문 확산] 밀어내기·강제할당… 산업계 전반 ‘갑의 횡포’

    ‘갑(甲)의 횡포’인 밀어내기·강제할당 관행은 비단 남양유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는 게 불편한 진실이다. 식품과 화장품, 자동차 업계에서도 밀어내기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 농심의 한 특약점 점주는 9일 “남양유업처럼 무식한 방식이 아닌 교묘한 방법으로 식품업계 대부분이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면서 “농심은 내부 전산망을 통해 특약점(계약을 통해 판매대행하는 업체) 판매목표를 15~20% 높게 정하고, 80% 이상을 달성하면 판매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 물량을 떠넘긴다”고 털어놨다. 특약점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매월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할인판매 등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고 있는 사안으로, 우리는 특약점 월간 판매량에 따라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화장품업계는 점주가 주문하지도 않은 물량을 막무가내로 점포에 배달한 뒤 대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흔하다. 서울지하철 강남역 근처의 한 화장품점 주인은 “주문하지 않은 제품이 배달돼서 항의했더니 ‘본사의 방침’이라며 따르지 않으면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면서 “결국 ‘을’인 가맹점만 죽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자동차업계의 한국지엠 산하 274개 판매 대리점들은 강제할당된 판매물량을 팔지 못하면 경영개선 약정을 체결한 뒤 보조금을 삭감하고 수수료를 축소하는 등 횡포가 심하다며 최근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했다. BMW와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4인방과 토요타 등도 판매·정비 등을 책임지는 딜러사(판매사, 한독모터스, 한성자동차 등)에 물량 떠넘기기나 자사 파이낸스 프로그램의 이용 강요 등으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빵 프랜차이즈인 크라운베이커리도 가맹점에 일방적으로 각종 할인과 적립카드 제휴 중단, 주문제도 변경 등을 통보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정유업계도 자영주유소에 가격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기름을 공급하고서 나중에 정산하는 사후거래나 특정 업체 기름만 전량 공급받도록 의무화한 배타적 조건부거래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도 비수기에 남는 항공기 좌석을 여행사에 떠넘기는 게 관행처럼 통하고 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은 근본적으로 관련 법 개정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가맹점주에 대한 가맹본부의 횡포를 막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국민본부 관계자는 “기업의 반성도 중요하지만 가맹사업법 개정안처럼 법과 제도를 통해 갑의 횡포를 막는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정치권은 기업의 눈치를 보지 말고 서민을 위한 법개정안 처리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산업부종합 hihi@seoul.co.kr
  • [막나가는 아베] “70% 지지율 업은 군국야욕… 시작에 불과”

    [막나가는 아베] “70% 지지율 업은 군국야욕… 시작에 불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침략전쟁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항의하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라고 표현하는 등 연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이에 한·일 전문가들은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세력 결집을 위한 아베의 정치적 노림수라고 보는 한편 최근 지지율이 높은 틈을 타 아베 총리가 본색을 일찍 드러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아베 총리가 일본의 침략을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처음에는 아베 내각 2기가 1기 때의 실패를 거울 삼아 현실적인 외교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했는 데 전혀 달라진 게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기미야 교수는 “아베 총리의 일련의 행동은 ‘앞으로 한국이나 중국은 소용없다’라는 태도로 일본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한·일 양국이 대립하면 미국이 중재에 나서겠지만 미국 입장에서도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와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장기화하면 아베 총리가 불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도 “아베 총리의 발언에서 일본이 벌인 침략전쟁 전체를 부정하고 싶어하는 아베 총리의 본심이 노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와다 교수는 “아베의 지지율이 70%대를 넘는 등 권력기반이 굳어져 본심을 표현한 것이어서 이런 아베의 공세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한국, 중국은 물론 미국과도 충돌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며 “아베 총리가 자신의 발언을 수정해야 하는 데 이번에는 좀처럼 수정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안타까와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아베 총리는 당초 7월 참의원 선거까지는 경제에 집중하고 선거에 승리 한 뒤 여유를 가지고 한·일 관계를 풀 것으로 예상했는 데 지지율이 높고 견제세력이 없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센터장은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이후 헌법 개정이나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고 8·15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의 대응방식과 관련해 “앞으로 5년 동안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에 원칙적 대응을 하는 게 중요하지만 정경분리 원칙과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한·일관계를 완전히 단절시키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작년부터 심해진 동북아 영토갈등과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도발 등 와중에 일본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 경향이 가속화한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당내 라이벌과 강력한 야당의 부재 속에 지지율이 높자 집권 초반만큼 발언을 자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금 한·일 관계는 교육, 역사인식 후퇴, 헌법개정, 집단적 안전보장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 중 특히 역사인식 후퇴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상세한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일본 전체를 적으로 몰아세우는 건 적절치 않다”며 “참의원 선거 이후 본격화할 아베의 역사 공세에 국제사회와 일본내 건전한 시민사회와 연대해 긴 호흡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 ‘릴레이 망언’ 파장] “아베 망언, 제국주의 범죄 되풀이 행위” “주일대사 소환·망언 장관 입국금지를”

    [아베 ‘릴레이 망언’ 파장] “아베 망언, 제국주의 범죄 되풀이 행위” “주일대사 소환·망언 장관 입국금지를”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부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 등 최근 일본의 급격한 우경화 움직임과 관련해 각계에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한일시민선언실천협의회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관료 및 정치인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일본이 강한 우경화의 모습을 보이며 식민지 지배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도를 넘어선 행위”라고 말했다. 뒤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보다 높아졌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침략을 나라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은 제국주의 범죄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말을 독일 등 유럽에서 했으면 구속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토론방의 ‘일본의 역사 도발, 노림수는 따로 있다’라는 게시물은 올라온 지 6시간 만에 조회 수 3만여건을 돌파했다. 한 네티즌은 댓글에 “침략과 강탈을 조국을 위해서라고 정당화시키는 것은 이웃 국가의 아픔과 피해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정치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은 “일본의 역사 부정 행위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항의 성명만 발표하고 이래서 되겠느냐”며 “항의 표시로 주일 대사를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명철 의원은 “주일 대사를 소환하고 망언 주동자의 입국을 금지시키라”고 주문했다. 외통위 소속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 후루야 게이지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 등 3명에 대해 입국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합의한 동성애도 쌍방 처벌”…軍 형법 개정 추진

    군대 내에서 합의하에 동성 성행위를 해도 처벌하도록 하는 군 형법 개정안이 추진 중이다. 민홍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동성 간 성행위를 처벌할 근거와 처벌 대상을 명확히 하는 내용의 군 형법 일부 개정안을 의원 공동 발의로 준비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민 의원은 군 형법 제92조 6항의 ‘추행죄’를 ‘동성 간의 간음죄’로 명칭을 바꾸고 처벌 대상에 ‘변태 성교’ 뿐 아니라 ‘기타 유사 성행위’ 등을 포함하는 쪽으로 조항을 수정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군 형법상 추행죄는 원래 동성애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인데 강제로 항문 성교를 한 어느 한 주체만을 처벌하는 것처럼 잘못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군 형법상 추행죄는 다른 이에게 항문 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민 의원의 주장은 ‘강제력에 의한 항문성교’ 처벌 조항과의 혼동을 막고 동성애 행위를 한 양쪽을 모두 처벌하는 근거를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군 인권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민 의원의 주장은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민 의원의 군 형법 개정안 추진은 군대가 특수조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법 위에 군림하는 행태이며 자기 결정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멸종위기 금개구리 서식지에 슬그머니 삽질 시작한 LH

    멸종위기 금개구리 서식지에 슬그머니 삽질 시작한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 장남평의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금개구리 서식처에서 최근 건설 공사를 강행해 논란이다. LH가 공사를 재개하려면 멸종위기종 보존 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이런 절차를 무시해 반발이 커졌다. 유관 기관들 역시 손을 놓고 있다. 22일 LH와 농어촌공사,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세종시 장남평 일대 200만㎡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국립수목원과 주거지역 등의 건설 공사가 진행되던 곳이다. 2011년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공사 재개는 오는 11월 녹색사회연구소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지난 21일 참여연대와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 등 지역 시민단체가 장남평을 찾아 현지조사를 한 결과 일부 공사를 재개한 흔적이 발견됐다. 논에 물을 대기 위한 배수로를 제거하는 등 공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벌인 것이다.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금개구리는 논과 같은 습지에 사는 생물로 물 공급이 끊기면 살 수 없다”면서 “최근에도 이런 사례가 발견돼 LH에 항의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설명했다. LH는 외곽 순환도로 기초 공사와 중앙호수공원 진입로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모두 서식지를 파괴할 수 있는 작업이지만 LH는 환경단체의 동의 하에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1월 금강에서 장남평으로 물을 공급하던 연기면 양화리 양수장이 철거된 것이다. LH가 금개구리 서식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공사를 중단한다는 구두 약속을 했던 지난해 8월 이후 벌어졌다. 임산 LH 세종사업본부 사업관리처 차장은 “양수장 철거는 한국농어촌공사 소관이며, 배수로도 우리가 지시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시설물 이전 보상 계약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이를 반박한다. 서재남 농어촌공사 세종대전금산 차장은 “양수장을 LH에 팔았기 때문에 철거 권한이 없다”면서 “농어촌공사는 물을 대고 빠지게 하는 것이 목적인 기관인데 양수장을 없앨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금개구리 보호를 위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는 2016년까지 혹은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는 11월까지만이라도 이 땅을 농지로 쓸 수 있도록 임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행복청 등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시민단체들은 ‘LH와 유관 기관들이 공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 등이 23일 장남평 습지 물공급 실태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에 나서는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서다. 임비호 푸른세종 사무처장은 “최근엔 논도 생태보전구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면서 “10년 전 수립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계획에 매몰되지 말고 새롭게 도시 개발 청사진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남평은 원수산·전월산·금강으로 둘러싸여 수시로 고라니가 내려와 뛰놀고 해마다 철새 2만여 마리가 찾는 곳”이라면서 “이 일대를 보존해야 금개구리와 생태계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번 ‘금개구리 사태’처럼 중간에 생겨난 환경문제를 협의·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시민·전문가들로 구성된 논의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 극우의 발목을 묶어라/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극우의 발목을 묶어라/이종락 도쿄특파원

    2011년 9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북과 세레소 오사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때 전북 응원석에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종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를 발견한 세레소 오사카 측의 항의로 플래카드는 바로 제거됐지만 이 사진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일본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한 일본 주재 한국 대사관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문화관광부를 통해 전북 구단에 사과성명 발표와 축구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요구했다. 전북 구단은 곧바로 오사카 구단에 유감을 표했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제의 플래카드를 제작·게시한 사람의 신원도 파악해 공개 사과하는 장면을 한·일 미디어를 통해 보도하게끔 조치했다. 한·일 간 외교문제가 될 뻔한 플래카드 사건의 여파는 이내 잦아들었다. 이번에는 일본 극우세력이 우리를 자극했다. 일본의 극우단체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회’(이하 재특회) 간부가 지난달 24일 오사카에서 열린 ‘일·한 국교 단절 국민 대행진’ 시위에서 “한국인 여성을 강간하라”는 발언을 내뱉으며 시민들을 선동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아무리 극우단체라지만 그런 말을 했을까”라며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동영상을 직접 보고는 차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우익 남성의 발언은 일본 누리꾼들에게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재특회를 비난하는 댓글도 쇄도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자국에 불리한 이 사건을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도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재특회가 공식사죄를 하거나 문제의 남성을 제명하는 최소한의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 두 가지 사안을 처리하는 모습만 보면 한국 정부와 국민의 수준이 일본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재특회가 속한 ‘네트 우익’은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네트 우익’ 참가자 대부분이 일정한 직업이 없는 ‘프리타’(프리 아르바이터)이며, 부모에게 얹혀사는 ‘워킹 푸어’(working poor)라는 점을 들어 그들의 존재감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민족파를 자처하는 ‘전통 우익’ 등은 뚜렷한 조직도 없이 그때그때 이슈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네트 우익’을 ‘거품 우익’이라고 조롱한다. 하지만 ‘네트 우익’의 주장이 ‘건전한 내셔널리즘’의 틀을 일탈해 극단적인 민족 차별주의로 변질되고 있는 현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극우 세력의 행동을 철없는 짓으로만 보고 무시하기에는 이들의 일탈 행위가 이미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번 오사카 집회에서의 발언에 대해서도 재특회와 당사자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여성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도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앞으로 극우 세력의 과격 행동과 발언에 대해 외교문제로 삼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사법 당국이 재특회에 대한 법적 제재를 강화하게끔 일본 정부를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일본 극우세력의 발목을 묶을 수 있다. 부임을 앞두고 있는 이병기 신임 주일본대사가 특히 명심해야 할 점이다. jrlee@seoul.co.kr
  • [미주통신] 美 경관, ‘후드티 표적’ 샀다가…

    [미주통신] 美 경관, ‘후드티 표적’ 샀다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지역에 근무하던 한 경관이 후드티를 입은 소년의 모습이 그려진 사격 표적물을 소지한 이유로 파면되었다고 미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론 킹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 경관은 인터넷을 통해 이 표적물 티 두 장을 구입해 차에 보관하였으나 동료 경찰들이 발견하여 신고하는 바람에 자체 조사를 받고 파면되고 말았다. 이유는 이 표적물에 등장한 후드 티를 입은 모습의 소년이 작년에 인근 지역인 샌퍼드에서 자경단장을 하던 조지 짐머만에 의해 총으로 살해된 트레이번 마틴과 너무도 유사하게 닮았기 때문. 당시 마틴의 죽음은 비무장 상태에서 음료수를 사서 집으로 가던 죄 없는 흑인 소년을 사살했다는 이유로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와 함께 추모 열기를 불러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마틴 측 변호사는 “시민을 보호해야 할 지역 경관이 죽은 소년의 이미지 그림을 사격 표적물로 삼았다는 것은 고의적이며 유가족에 대한 무관심의 표출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존 왈스 지역 보안국장은 “유가족에게 아들의 죽음을 다시 사과드리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과를 표시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지역 방송(WFTV)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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