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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민 음성파일·갑질제보 속 귀국…‘조 에밀리 리’ 미국 시민권자

    조현민 음성파일·갑질제보 속 귀국…‘조 에밀리 리’ 미국 시민권자

    광고대행사 직원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35)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가 지난 12일 떠난 휴가를 중단하고 15일 귀국했다. 경찰은 “조 전무가 광고회사와 회의했다는 당시에 현장에서 상황을 목격한 대한항공 직원 몇 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히는 등 본격적인 수사 준비에 들어갔다.조 전무는 이날 베트남 다낭에서 이륙한 대한항공 KE464편을 이용해 오전 5시26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에 “제가 어리석었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조 전무는 피해자의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증언과 관련해선 “(얼굴에 물을 뿌린 게 아니라) 밀쳤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조 전무로 추정되는 여성이 고압적인 태도로 직원에게 폭언을 가하는 새로운 음성 파일이 전날 오마이TV ‘조현민, 대한항공 직원에게 욕설 음성파일 공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공개되면서 비판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 전무로 추정되는 여성은 내부 간부 직원으로 추정되는 상대방에게 “너 뭐야. 미리 나한테 보고를 했어야지. 그런데 뭐! 뭐! 어우 짜증나 진짜 정말”라고 말하며 일방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쏘아붙인다. 이밖에도 조 전무가 내부 생일준비위원회 구성을 지시하고, 아버지뻘 대행사 임원에게 무릎꿇고 사과를 하라고 했다는 등 갑질 의혹과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조 전무는 이날 오후 9시 4분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조현민입니다”라는 글로 시작한 이 이메일에서 그는 “이번에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받으시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먼저 사과했다. 그는 “특히 함께 일했던 광고대행사 관계자분들과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분들 모두에게 한분 한분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제가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 보니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다. 이로 인하여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앞으로 더욱 반성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이번 일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자 잘못이다. 앞으로 법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며 어떠한 사회적인 비난도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조 전무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 시민인 사실도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1983년 8월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조 전무의 미국 이름은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다.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서울외국인학교에서 초‧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학사과정을 밟았다. 미국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대표이사에 오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안전법 제10조에 따르면 외국인이 항공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거나 사실상 사업을 지배할 경우 항공기 등록을 불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진에어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이 맡고 조 전무는 부사장 직함을 달고 있다. 조 전무 언니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도 39살이던 2013년 5월 쌍둥이 자녀를 미국 하와이에서 출산했다. 출산 2개월을 앞둔 만삭 상태에서 장기간 비행기에 몸을 싣고 미국 하와이로 출국해 해외 원정출산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에 이어 이번에는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투척’이다. 이들의 안하무인격 행동에 국민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 조씨 3세들이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 뗄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와 국회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조 전무를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일단 당시에 어떻게 앉아있다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등 전후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접촉이 된 쪽부터 불러서 얘기를 들은 것”이라면서 “광고업체 쪽은 언론 관심이 집중되자 휴대전화를 끄는 등 접촉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는 10여명이 참석했다. 경찰은 이중 먼저 연락이 닿은 대한항공 직원들부터 불러 조 전무가 실제로 소리를 질렀는지, B씨 얼굴에 물을 뿌린 것인지 아니면 컵을 바닥에 던진 것인지 등에 관한 진술을 들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인천 화학공장 화재 때 자가용까지 동원해 출동한 소방관들

    인천 화학공장 화재 때 자가용까지 동원해 출동한 소방관들

    인천 화학공장 화재 때 소방대원들이 자가용까지 동원해 현장에 출동한 사진이 화제다.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시민으로부터 제보받은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 시민은 “인천 화재가 발생한 공단 근처에 엄마 회사가 있어서 서울에서부터 달려왔다”면서 “너무 마음이 급했는데 소방대원분들이 자가용에 산소통을 싣고 달려와주셨다”고 전했다. 긴박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화재 진화와 인명 구조를 빠르게 지원하기 위해 자신의 자동차에 산소통을 싣고 간 것이다. 시민은 “지금도 불길의 현장으로 달려들어 가 주시는 대원들에게 감사드리며 인명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희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삼성 공장 작업환경보고서 일반 공개 신중해야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공장에 대한 작업환경보고서 공개를 놓고 삼성과 고용노동부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고용부는 어제 “법원에서는 보고서에 영업비밀로 볼 만한 정보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공개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삼성은 핵심 노하우 유출 우려가 있다며 보고서가 국가 핵심 기술에 해당하는지 판단해 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다. 보고서 공개 논란은 근로자 건강보호와 첨단기술 유출 문제가 얽혀 있어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다만 작업 공정이 담긴 보고서를 산재 당사자와 소송 관련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나 언론 등에 모두 공개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번 논란은 지난 2월 대전고등법원이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결과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하면서 시작됐다. 온양공장에서 백혈병으로 숨진 근로자의 유족이 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다. 판결 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 삼성전자 구미공장, 평택공장, 기흥·화성공장 등의 보고서를 공개해 달라는 정보공개 청구가 줄을 이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 지원 모임인 ‘반올림’과 방송사 등이 요청했다. 이에 고용부가 법원 판결을 들어 공개하기로 하자 삼성은 공개를 막기 위해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을 제기한 상태다. 향후 쟁점은 보고서 내용이 핵심 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공개 범위 등이다. 보고서에 정말 반도체나 스마트폰 기술의 핵심이 담겨 있는지 산업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판단하게 된다. 사안이 중요한 만큼 산업부는 최대한 빨리 위원회를 열어 결과를 삼성전자에 통보하기로 했다. ‘반올림’ 등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삼성에서 일했던 320여명의 노동자가 직업병 의심 사례를 제보했고, 그중 118명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삼성이 그동안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작업환경 노출을 계속 꺼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공장 내 유해 인자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막아서도 안 된다. 온양공장에 대한 법원의 공개 결정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국가의 핵심 기술이 포함돼 있다면 공개에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삼성의 메모리반도체 기술은 ‘산업기술 유출 방지법’에 따라 국가 핵심 산업으로 보호받고 있다. 고용부는 산업부의 판단 결과가 나오면 이를 면밀히 검토한 뒤 공개 여부와 범위, 대상 등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산재 당사자가 아닌 일반인에게까지 핵심 기술을 공개하는 것은 재고해야 할 것이다.
  • 구의역 찾은 안철수… 첫 행보는 ‘안전’

    구의역 찾은 안철수… 첫 행보는 ‘안전’

    민생 집중… 박원순 실정 부각 ‘오른쪽 진영’ 확장 가늠 시험대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에 김문수 민주당, 安·金 연대 가능성 제기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의 ‘야권 대표선수’를 자처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5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 방문으로 후보로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2016년 5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19세 김모군이 열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을 방문하며 서울시민의 안전 문제를 강조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정을 부각시켰다. 이 같은 행보는 ‘진보 대 보수’의 이념 문제보다는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바른미래당이 이날 중앙당 차원의 첫 공약으로 과로사회와 독박육아 방지대책을 담은 ‘생활 업(UP) 5대 공약,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편’을 공개한 것도 안 위원장의 첫날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안 위원장에게 이번 선거는 바른미래당은 물론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중요한 승부다. 서울시장 당선이 최우선 목표지만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다면 여권과 양자 구도를 만드는 박빙의 승부를 벌이며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성적표는 대선 패배 이후 입은 상처가 얼마나 회복됐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여당은 물론 보수 야당과도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안 위원장으로서는 ‘오른쪽 진영’으로의 확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기도 한다.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현실적으로 여권 지지표를 흡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갈 곳을 잃은’ 보수 표심을 얻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사실상 확정했지만 득표력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바른미래당도 ‘안철수 카드’가 성공한다면 한국당을 넘어 대안 야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정치평론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출마선언문을 보면 기존 안 위원장의 기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선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여당 유력 후보를 이길 사람이 누구냐’, 한국당 후보가 아닌 결국 자신이란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 위원장과 한국당 후보의 야권연대 가능성을 제기하며 각을 세웠다. 민주당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야권연대를 부인하면서 야권대표 선수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마치 야권후보가 단일화된 것처럼 시민에게 오해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야권연대 가능성에 대해 “지방선거는 총선까지 보고 하는 것인데 나중에 총선에서도 연대하라는 것이냐”면서 “서울시장 하나 이기려고 연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공익제보로 표창받았지만… 삶을 잃었다”

    “공익제보로 표창받았지만… 삶을 잃었다”

    처음에는 반짝 주목받지만 이후엔 파면·왕따·피소 고통 ‘땅콩 회항’ 박창진 “강등·투병”공익신고자 체계적 지원 시급 우리 사회 깊숙이 곪아 있는 병폐가 드러나는 데에는 조직 내 공익 신고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폭로가 이뤄지는 순간 사회적 시선은 온통 비리를 저지른 사람과 혐의에만 집중된다. 용기를 낸 신고자는 뒷전이 되기 일쑤다. 해당 조직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신고자 색출에 혈안이 되고, 배신자로 낙인찍힌 신고자는 사지로 내몰리는 신세가 된다. 공익 신고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시민단체 공익제보자모임 회원 20여명은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용기에 돌아온 것은 쫓겨나고 왕따당하는 삶뿐이었다”면서 “정부는 공익 제보자 신상 보호와 명예회복, 처우개선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조직의 부패와 부정을 폭로하고 ‘투명사회상’, ‘의인상’, ‘호루라기상’ 등 국가와 시민단체의 표창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회사에서 해고 또는 파면되거나 각종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국내에 공익 신고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부족한 탓이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증언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폭로 이후 직위가 강등되고 사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 박 전 사무장은 지난 28일 “지난 3년간의 스트레스로 생긴 양성 종양으로 투병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법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날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물론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입법돼 있고 신고자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오는 5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법이 보호하는 신고자는 해당 조직·수사기관 등에 신고한 사람에 한정된다. 언론을 통한 폭로자는 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또 회사로부터 보복 조치를 당한 사실을 신고해도 회사가 발뺌하면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이 법이 제정된 2011년 이전 신고자들에 대해서는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더구나 신고자들의 법적 공방을 돕는 공식 기관도 없다. 회사가 보복성으로 소송을 제기하면 신고자들은 고액의 변호사 선임 비용 탓에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할 수 없는 처지다. 현재 시민단체 호루라기재단, 민변, 참여연대 등이 신고자들을 돕고 있지만 여전히 형편은 여의치 않다. 한편 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달 공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54점(100점 만점)으로 180개 국가 가운데 51위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에선 29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공무원들이 점심 때마다 공짜밥 먹은 수법 알고보니

    공무원들이 점심 때마다 공짜밥 먹은 수법 알고보니

    점심 때마다 단속권을 행사하며 배를 채운 대도시 공무원들이 적발됐다.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의 지방공무원 3명과 경찰 1명이 단속권 남용과 무단 압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약점을 잡기 쉬운 노점을 대상으로 표적 단속을 벌였다. 점심시간 또는 허기가 질 때마다 음식을 파는 노점을 찾아가 갖가지 이유를 들어 폐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노점에서 파는 음식을 모두 압수했다. "위생 규정을 어겼다" "허가에 문제가 있다"는 등 공무원들의 공갈협박에 노점상은 속수무책이었다. 공무원들의 행각이 드러난 건 용기를 낸 한 노점상이 동영상을 찍어 제보하면서다. 영상에는 공무원들이 압수한 음식을 갖고 자동차에 올라탄 후 낄낄 웃으며 압수한 음식을 나눠 먹는 장면이 담겨있다. 사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자 부패공무원 고발판 '미투' 운동이 벌어졌다. 자신도 문제의 공무원들에게 음식을 빼앗겼다는 피해자가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피해자는 모두 음식을 파는 노점상이었다. 점심시간 전후로 공무원들이 들이닥쳐 음식을 압수한 점도 공통점이었다. 복수의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문제의 공무원들은 압수할 음식이 없을 때는 규정위반을 눈감아주겠다며 돈을 뜯어갔다. 공범 중에는 현직 경찰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공무원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문제의 경찰과 만나 함께 노점의 음식을 빼앗았다"면서 "경찰관은 긴급체포할 수 있다고 겁을 주는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파렴치한 짓을 벌이고 다니던 공무원들과 경찰은 직위해제됐다. 코르도바의 시장 라몬 마에스트레는 "부끄러운 짓을 한 공무원들을 대신해 시민들에게 사죄한다"면서 최고의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은 "부패한 공무원을 더 알고 있다면 꼭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공무원들에게 빵을 빼앗긴 한 노점 (출청=페르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30년 부패감시한 매의 눈으로 시정 감시하죠”

    “30년 부패감시한 매의 눈으로 시정 감시하죠”

    “독립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가치 공공감시 강화, 시민 제보 중요 시민의 눈으로 권리 보호할 것”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서울시민이라면 꼭 알아 둬야 할 기구가 있다. ‘서울시 시민감사 옴부즈만위원회’다. 무엇을 하는 곳일까. 이달로 출범 2년을 맞은 이 기구의 정기창 위원장을 22일 중구 청계천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 취임 일성으로 ‘행정관료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의 방안을 모색해 시민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자’고 했다”며 “지난 2년 동안 시민의 눈으로 시의 행정을 감시하고 시민을 보호하는 위원회로 거듭났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부패방지위, 국가청렴위, 국민권익위 등을 거치며 공직 30년을 ‘부패 감시’에 천착한 뒤 2016년 3년 임기의 초대 옴부즈만위원장으로 임명됐던 정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옴부즈만위원회 제1의 가치로 ‘독립성’을 꼽았다. 시의 산하기구에서 독립된 위원회로 거듭나면서 시민의 눈으로 각종 민원과 시정을 돌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2016년 이전에도 시민감사원, 청렴계약옴부즈만 등 옴부즈만이 있었지만 시 감사관실 산하에 있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못 했다”며 “지금은 위원회에서 중요한 사안들을 논의해 합의를 도출하는 시스템이라 과거와 다르다”고 했다. 옴부즈만 위원들은 전직 감사원 공무원, 건축구조기술사, 변호사 등 전문가 7인으로 구성했고, 겸직·겸업을 금지했다. 위원회가 하는 일은 크게 3가지다. 시민이 불합리한 행정기관의 처분으로 권리를 침해받으면 구제하는 ‘고충처리’, 주민들이 구청장의 행정 업무가 공익을 해쳤다며 감사를 요청한 사안을 들여다보는 ‘주민감사청구’, 시가 발주한 공공사업을 감시하는 ‘공공사업 감시’ 등이다. 정 위원장은 “전 세계 지자체 가운데 서울시처럼 3대 기능을 갖추고 옴부즈만을 운영하는 곳은 없다”며 “얼마 전 대구시에서도 배우려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2016~2017) 접수된 고충민원은 총 2795건으로 출범 전 같은 기간 2471건보다 13.1% 증가했다. 정 위원장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옴부즈만에 바라는 점을 조사했는데 공공감시를 강화해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시민들이 많이 제보해 주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 주고,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위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 사진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얼굴 화상 입은 길고양이 ‘나리’, 학대범 찾는다

    얼굴 화상 입은 길고양이 ‘나리’, 학대범 찾는다

    동물권단체 케어가 대구 길고양이 ‘나리’ 학대자를 찾는데 1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지난 19일 케어에 따르면, 대구에서 얼굴에 화상을 입은 길고양이 ‘나리’ 학대자에게 100원의 현상금을 내거는 한편,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또 ‘나리’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모금 활동을 진행한다. 나리는 지난 3일 대구시 검단공단 공터에서 한 시민이 발견해 대구북구청에 신고했다. 당시 나리의 얼굴은 큰 화상을 입어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움직임이 없던 나리는 대구유기동물보호소로 옮겨졌다. 보호소 관계자는 입소 당시 나리 몸에서 탄내가 강하게 났으며 끔찍한 화상을 입은 채 고통을 체념한 듯 울음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마치 ‘살고 싶다’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듯 사료를 한 알씩 삼키며 삶의 의지를 보였다고 덧붙였다.발견 당시 ‘나리’의 얼굴은 심한 화상으로 인해 피부가 완전히 죽었고, 귀도 괴사해 절단을 해야 하는 상태였다. 오른쪽 눈은 고름이 가득 차 있었고, 시력도 장담할 수 없었다. 의료진 소견은 ‘순간적인 강한 불에 의한 화상’이다. 케어는 ‘나리’가 토치 같은 분사형 화염방사기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다른 부위는 괜찮은데 유독 얼굴에만 심한 화상을 입었다는 점과 만약 화재현장에서 일을 겪었다면 연기를 마셔 장기에 손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학대’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리가 완치되어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갈 때까지 책임지고 돌볼 것이며, 나리를 이렇게 만든 학대자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함께 나리 회복을 응원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학대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이메일(report@fromcare.org) 또는 전화(070-7727-8894)로 제보할 수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단독] ‘인쇄·홍보 물량 몰아주겠다’ 각서에 MB 캠프 연대서명했다

    [단독] ‘인쇄·홍보 물량 몰아주겠다’ 각서에 MB 캠프 연대서명했다

    2008년 광우병 사태가 한창일 때 미국 시민권자인 50대 초반의 여성 사업가 두 명이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를 찾는다. 한 명은 각서를 들고 와 대선 전 약속했던 인쇄비를 달라고 했고, 한 명은 가타부타 얘기를 안 하고 김윤옥 여사를 만나겠다며 소동을 벌인다.이 둘은 시점도 달랐고 서로 다른 사안으로 청와대를 찾았지만, 미국 교포라는 점과 대선 때 이명박(MB) 후보 지지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나아가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는 명품 가방 에르메스로도 연결돼 있었다. ●그녀들의 ‘연결고리’ 에르메스 가방 기독교 장로였던 MB는 서울시장 재직 시절부터 국내외로 간증을 다닌다. 미국 뉴욕의 한인 사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뉴욕 교민과의 교유가 시작된다. 어쩌면 MB나 그와 연결된 교민 모두 잘못된 만남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사람이 MB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김용걸(80) 성공회 신부다. 그 외에 많은 교민이 ‘명박사랑’에 가입해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김 신부와 두 명의 여성 사업가 중 한 명인 강모(62)씨를 미국 뉴욕에서 각각 만났다. 이들은 2시간 가까이 지난 얘기들을 털어놓았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MB의 지지자였던 이들은 한국으로 와 MB의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미국에서 인쇄업을 하던 여성 사업가 강씨도 MB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를 자비로 구매해 미국 교민에게 나눠 주는 등 열성 지지자였다. 그러다 캠프 내 핵심 관계자와의 협의 끝에 선거 홍보물을 인쇄하기로 하고, 서울 강남에 ㈜비비드마켓이라는 인쇄 및 홍보 회사를 설립한다. 그때 그는 9800만원 상당의 홍보물을 수주했다. 하지만 그에게 건네진 돈은 5000여만원뿐이었다. 나머지는 대선 후보가 되면 인쇄물을 추가로 준다는 조건으로 ‘기부’를 요구받게 된다. “나야 거절할 이유가 없었지요. 나중에 더 큰 일감을 준다는데….” 강씨의 얘기다.드디어 MB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 이즈음 국내외 인맥을 활용해 MB를 지원하던 김 신부도 한국을 찾아 ‘안국 포럼’을 드나들게 된다. 그는 MB가 서울시장 시절일 때부터 복장 코디네이터를 소개해 주는 등 관계가 돈독했다. MB가 대선 후보가 된 이후 김 신부가 한국을 방문(김 신부는 경선 전이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해 김윤옥 여사와 서울 중구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에서 점심을 한다. 그 자리에는 김 여사와 김 신부 외에 김 신부의 후배 주모씨, 뉴저지에서 금은방을 하는 이모(61)씨가 함께 참석했다. 이씨는 노란 보자기를 건넨다. 거기에는 3000만원 상당(이씨 주장)의 주황색 에르메스 가방이 들어 있었다. 김 여사와 이씨는 구면이었다. 이씨가 “여사님, 얼마 전 타워팰리스 선교 모임에서 뵀지요” 하니까 김 여사가 “그래요, 어쩐지 낯이 익네요” 했다는 게 김 신부의 증언이다. 이씨는 당시 교민 사회에서 주씨와 한국에서 공무원 상대로 영어교육 사업을 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가방은 식사가 끝난 뒤 수행했던 여비서에게 건네졌다. 문제는 그 이후다. 대선 선거전이 치열했던 그해 10월 송영길 의원이 김 여사가 1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에르메스 가방(하늘색)을 들고 다닌다며 문제를 삼는다. 그 가방은 사위가 사 준 것이었지만, 이미 받아 둔 명품 가방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한 김 여사가 딸을 시켜서 김 신부에게 돌려준다. 김 신부는 이 가방을 어떤 이유에서인지 몇 달 지나고 나서 이씨에게 전달한다. (김 신부는 “이씨가 미국에 있어서 줄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뉴욕의 한 교민 방송에서 김 여사의 하늘색 에르메스 가방이 한국의 언론에 문제가 됐다는 보도를 한다. 이를 들은 이씨는 자신이 준 가방(주황색)을 문제 삼는 줄 알고 방송사에 전화를 해서 “그 가방을 내가 줬는데 왜 그러느냐”고 따지고, 방송사는 이를 녹음해 내보내면서 교민 사회에 가방 전달 사실이 퍼진다. (김 신부 증언) 대선 막바지인 12월 뉴욕의 교민 신문기자가 한국에 취재를 나온다. 기자가 가방 관련 문제를 한국 언론 등에 알리겠다고 하자 캠프에 비상이 걸린다. 가방뿐 아니라 그 안에 3만 달러가 들어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은 결국 김 여사 측근에게 금품 문제를 확인했고, 결국 강씨가 받을 인쇄비 가운데 2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처리한 후 캠프 측에서 그 돈을 교민 신문기자에게 주고 무마했다는 게 강씨의 얘기다. 강씨는 당시 “쇼핑백에다가 돈을 넣어 왔으며, 자신에게는 대선 이후 편의를 봐주겠다는 말에 영수증을 써 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다음날인 12월 6일 각서를 받았다.●강씨, 각서이행 요구하며 정두언 찾아가 하지만 강씨는 대선 홍보물도 따내지 못하고, 대선 뒤 편의제공도 받지 못하자 각서 이행을 요구하며 정두언 전 의원을 찾았다. 정 전 의원은 강씨를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소개했지만 원하는 것을 얻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정 전 의원 소개로 청와대를 찾아갔고, 거기서 민정수석실 김모 국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뿐이었고, 다음부터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여성 사업가 이씨는 가방을 건네받았지만, 2008년 광우병 사태가 한창이던 6월쯤 청와대를 찾아가 김 여사 면담을 요청하며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뉴욕의 이씨 지인은 “이씨가 ‘김 여사를 만나서 직접 얘기를 듣고 싶어서 찾아갔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했다. 이처럼 이씨가 김 여사를 만나기를 원했던 것은 가방 안에 3만 달러의 거금이 들어 있었지만, 자신에게는 가방만 돌아왔기 때문이라는 설도 유포됐었다. 이와 관련, 김 여사는 돈과 가방을 돌려 줬지만 중간에서 배달 사고가 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시 뉴욕 교민 사회에서는 이씨가 김 여사와 여권 관계자를 상대로 수억원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한다. MB 정권이 끝나고 이 문제를 상세히 보도했던 임종규 뉴욕 뉴스메이커 선임기자는 “이씨가 대가를 요구한 것은 맞다”면서 “이후 경찰청 특수수사대가 이를 강도 높게 조사하고 나서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뉴욕 김성곤 기자 sunggone@seoul.co.kr
  • 김기현 울산시장 “시청 압수수색은 선거 앞둔 정치적 의도 의심”

    김기현 울산시장 “시청 압수수색은 선거 앞둔 정치적 의도 의심”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16일 울산지방경찰청에서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울산지방경찰청은 시청 공무원이 아파트 건설현장에 특정 레미콘 업체 선정을 강요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시장 비서실, 건축주택과를 비롯한 공사관련 부서 등 사무실 5곳을 압수수색했다. 김 시장은 이날 SNS를 통해 “어제 울산시청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으로 시민 여러분께서 놀라셨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적 지시와 관여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법적·도덕적 책임을 다 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압수수색 직후 사실 관계를 알아보니, 관련부서는 지역 업체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울산시 조례의 통상적 지침에 따라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제보자의 일방적 진술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정치적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를 목전에 둔 이 시점에 경찰의 과도하고 편파적인 조치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찰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 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관계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중당 울산시당은 이날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최악의 고용 절벽 시대… 미취업 청년 33.6% 정신건강 위협

    최악의 고용 절벽 시대… 미취업 청년 33.6% 정신건강 위협

    ‘히키코모리’.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말이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이제 장년층이 돼 그들의 부모인 노년층과 더불어 사회문제가 됐다. 우리나라에도 최악의 청년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 은둔형 외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이 문제가 더욱 확산되기 전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청년들은 이미 스스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쓰고 있다.4년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29세 이현수(가명)씨는 최근 집에서만 웅크리고 있는 일이 잦다. 집 밖을 나서기도 두렵고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입사 최종 문턱에서 수차례 낙방하니 이젠 ‘꿈’이란 단어도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다. 이씨는 “자취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는 하고 있지만 집에 돌아오면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나는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만 든다. 주변에선 정신과에 가 보거나 정부 지원 무료 상담을 받아 보라고 하지만 신뢰가 가지 않을뿐더러 스스로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 같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정신질환 인정하는 것 같아 치료 기피 청년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갈수록 팍팍해지자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증, 정신장애 등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자리가 없는 청년의 정신건강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지난해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청년수당을 받는 청년 477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구직 의욕 등을 알아보는 심리정서 진단을 진행한 결과 정신건강 위험군인 정서적 고위험군(‘조기정신증’ 혹은 ‘자살’ 위험을 가진 사람)과 잠재적 위험군이 전체의 10.8%로 나타났다. 심리상담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13.2%, 정서적 어려움이 구직 활동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9.6% 등 미취업 청년의 33.6%가 정서적 처치가 시급하거나 필요했다. 보건복지부의 ‘2016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정신장애를 앓은 적이 있다’는 문항에 18~29세의 11.9%가 ‘그렇다’고 응답해 30~39세(8.1%), 60~69세(6.3%), 40~49세(5.5%), 50~59세(5.4%), 70세 이상(5.2%)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취업 상태에 따른 지난 1년간 정신장애 유병 경험 비율의 차이가 컸다. 전일제 직업을 갖고 있을 경우 그 비율이 5.3%였으나 파트타임(7.7%), 미취업(10.5%) 상태일 경우 유병 경험률이 높았다. 서울연구원의 ‘2016 정신보건통계’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서울시민 중 20대 비율이 58.2%로 가장 높았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정신건강센터장은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센터를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중증을 호소할 경우 외부 병원과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청년들 수는 적다. 이유는 다양하다. 본인 스스로 정신과 상담이나 약물치료 등에 거부감이 있거나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시선 때문에 꺼리는 경우도 있다. 이씨는 “가까운 지인 중 정신과에서 처방한 약을 먹고서 하루 대부분을 자는 데 보내는 사람이 있었다”면서 “내 의지와 관계없이 무기력해지거나 오랜 시간 잠을 자는 게 싫어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수년간 우울증을 앓아 온 김민호(32·가명)씨는 “처음엔 ‘내가 스트레스가 많구나’ 하고 넘겼지만 어느 순간 내 자신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까지 이르렀다”면서 “그때조차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이 나 자신이나 이 세상에 ‘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치료 용기 냈다가 냉담한 반응에 포기 치료를 위해 어렵게 용기를 냈지만 냉담한 반응으로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를 위해 정신과나 상담센터를 방문했지만 고민을 본인 잘못이나 의지 부족, 나약한 정신력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박지원(26·가명)씨는 누나의 폭력적 행동 때문에 매일 밤잠을 제대로 못 잔다. 자신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적은 없지만 술을 먹고 집에 들어와 행패를 부리거나 욕설을 하는 누나를 보며 부모와 자신 모두 방문을 잠그고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됐다. 박씨는 지역 소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가족상담을 무료 지원한다는 걸 알고 상담을 요청했으나 상담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지금 상황에 비해 박씨가 느끼는 공포가 과도’하며 ‘누나를 상담센터에 데려와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뿐이었다. ●고민 상담 병원 수소문… 목록 작성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쉽게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방문해도 좋을 정신과나 상담센터 목록을 직접 만들고 있다. 일명 ‘퀴어 프렌들리 정신과 지도’다. ‘퀴어 프렌들리’란 성 소수자 등 퀴어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 있다는 뜻이다. 병원은 모두 35개(서울 22개, 영남 9개, 충청 3개, 호남 1개)다. 인터넷으로 쉽게 확인 가능하도록 공유되며 병원 후기와 비용 등도 함께 정리돼 있다. 제보를 통해 새로운 정보들이 수시로 갱신되고 있다. 상담치료를 고민하던 김씨도 해당 지도를 검색해 본인에게 알맞은 병원을 찾아 방문했다. 김씨는 “퀴어는 아니지만 해당 목록에 올라온 정신과나 상담센터는 요즘 젊은층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무 병원이나 가서 ‘아직 어려서 그런 거다’, ‘그게 왜 고민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말을 듣기보단 내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 줄 병원을 수소문하는 편이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립춘천병원장인 박종익 강원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간에서 말하는 ‘명의’와 자신에게 맞는 의사는 다를 수 있으니 직접 대화를 나눠 보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청년층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마음먹는 과정 자체가 어려운데 치료를 보다 원활히 받을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한다는 것도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듯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약물이나 상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보다 더 확산돼야 지금처럼 홀로 힘겨워하는 청년들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청년층을 비롯한 정신건강 상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지역 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전문인력을 1455명 확충할 계획이다. 또 정신의료기관·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시설 등에서 정신건강 전문의 등과 함께 정신건강 사례 관리와 상담, 재활·지역사회 복귀 등 정신건강 증진 사업을 담당하는 ‘정신건강 전문요원’의 역량 강화 보수교육을 다음달부터 실시한다. 앞으로 정신건강전문요원들은 자격을 취득한 다음해부터 매년 12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상담 전문요원도 年 12시간 보수교육 복지부는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마음건강버스’를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시험운행한 뒤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마음건강버스는 노량진, 신촌 등 청년층 비율이 높은 곳을 거점으로 운행되며 정신과 전문의와 정신건강 전문요원이 탑승해 방문 청년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전경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청년층의 경우 앞으로의 사회생활 등에 해가 될까 염려해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활동 반경 안에서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마음건강버스를 통해 정신과 치료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령 이아당심리상담센터 소장은 “칩거 청년들을 은둔형 외톨이로 볼 수 있는데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극한경쟁, 사회의 다양한 폭력과 억압,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실업 탓이 크다”면서 “그럼에도 이에 대한 정부나 사회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해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심리상담 서비스는 기초 지원이고 여기서 나아가 치유공동체나 치유마을처럼 건강한 인간관계와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시민·대학생단체 “성폭력 규탄”… 집단행동 제2 촛불 번지나

    시민·대학생단체 “성폭력 규탄”… 집단행동 제2 촛불 번지나

    안희정 제3 피해자 존재도 밝혀 20여개大 ‘전국대학생네트워크’ “대학교수의 성폭력 치명적 위험 해결 전담기구·학생 참여 보장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동력 삼아 각종 시민·학생 단체들이 성폭력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미투 운동이 ‘제2의 촛불시위’로 격상되면서 세력화할지 주목된다.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는 1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폭력과 싸우는 것은 2차 피해와 싸우는 것과 같다”면서 “2차 피해는 진실에 대한 눈을 가리고 성폭력 문제를 지속시킨다”고 비판했다.정지원 변호사는 “피해자에게 ‘왜 첫 성폭행이 발생했을 때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비난하는 것은 폭로의 어려움과 피해자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 또 다른 범죄 행위이고, 피해자에게 불륜 혐의를 씌우는 것은 피해자들을 다시 파괴하는 것”이라면서 “피해자를 향한 비난과 공격에 대해 엄중하게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12일 자필 편지로 “가족들에 관한 허위 정보를 만들어 유통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없었다’는 안 전 지사 측의 입장도 반박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안 전 지사는 얼굴만 찡그려도 모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냈던 유력 대권주자였다”면서 “위치가 곧 위력이었던 사람을 제대로 처벌할 수 없다면 우리는 뜬눈으로 성폭력이 일어나는 현실에 눈감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배복주 전성협 상임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안 전 지사의) 다른 피해자도 있다고 알고 있고, 제보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배 상임대표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알고 있기로 최소 (추가 피해자가) 1명 이상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가 피해자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모두가 동의 없는 성관계”라고 공개했다. 20여개의 대학교 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 준비위원회도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교수에 의한 성폭력을 규탄하며 2차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대넷은 “대학 내 교수들에 의해 자행되는 성폭력은 학생의 학업과 진로까지 인질로 잡아 피해자의 증언을 가로막는다”면서 “피해자가 증언을 하면 ‘꽃뱀’으로 낙인찍히고 스스로 피해 사실을 증명해야 하며 학업과 미래가 단절될 수 있다는 치명적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대넷은 또 “피해 학생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학내 전담기구를 구성하고 사건 처리 과정에 학생 참여를 보장해 대학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강범석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2001년 술자리에서 재학생을 성추행한 서강대 모 교수는 복직했고, 학생들은 여전히 그 교수의 수업을 들어야만 졸업할 수 있다”면서 “학교와 교육 당국은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압박했다. 차안나 이화여대 총학생회장도 “학교 측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만나지 않도록 분리 조치를 전혀 하지 않는 등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장기자랑 간호사로 드러난 ‘직장 갑질’… 지금도 하루 100건씩”

    “장기자랑 간호사로 드러난 ‘직장 갑질’… 지금도 하루 100건씩”

    석달 만에 SNS로 5500건 접수 “미투는 남·여보다 갑·을 문제…노동자 최소한의 권리 보호되길”야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장기자랑을 해야 했던 간호사와 직원들, 현금 대신 상품권으로 임금을 받은 외주제작사 직원 등 최근 한국 사회의 직장 내 갑질 문화가 잇따라 폭로되고 있다. 내부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었던 이야기들은 ‘직장갑질119’라는 시민단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9일 만난 박점규(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 직장갑질119 스태프는 인터뷰 중에도 제보자들 상담을 처리하느라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직장갑질119에는 민주노총 법률원,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 기존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이들을 비롯해 변호사·노무사 등 241명이 참여하고 있다. 1998년 민주노총에서 일하면서 노동계에 처음 발을 들인 박 위원은 금속노조 등에서 있으면서도 유독 비정규직 문제에 매달렸다. 박 위원은 “비정규직뿐 아니라 일반 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이 너무나 먼 존재였다. 노조를 만들기 힘든 직장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직장갑질119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공정한 세상을 향한 국민들의 열망도 이 단체를 결성하는 데 큰 계기가 됐다. 하지만 처음 해보는 시도였기 때문에 단체가 출범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과연 사람들이 오픈채팅방에 들어오기나 할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의 우려와 달리 지난해 11월 만들어진 이 단체에는 지난 1월 말까지 카카오톡, 이메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5478건의 갑질 사례가 접수됐다. 그는 “지금은 손이 모자랄 정도로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지금도 하루 평균 90~100건의 제보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제보도 늘어나고 있다. 박 위원은 “자칫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당하거나 분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2차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제보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여직원이 성희롱 사실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연인에게 말해 연인이 이를 중단할 것을 회사에 요구했지만 두 사람 모두 해고당한 사연을 언급하면서 “안희정, 안태근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과 달리 일반적인 회사의 상사나 사장 등 구성원들은 단순히 미투 운동만으로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미투 운동에 대해 “남성과 여성의 문제보다 ‘갑과 을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한국 사회의 부당한 권력이 해체당하는 과정이자 불평등에 대한 반발과 저항의 과정”이라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앞으로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사건에 대해 여성 변호사들로 전담 대리인을 구성해 사회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직장갑질119를 통해 만난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를 중심으로 병원 직원들은 노조를 조직하고, 외주제작사·보육교사 등 부당한 사례가 쏟아지는 분야에서는 온·오프라인 모임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는 “저희 단체가 일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담아내고 해결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예컨대 추운 날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방한용품을 지급하고, 황사가 오면 마스크 정도는 주는 등 일터에서 최소한의 권리가 보호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흥인지문 화재, 시민 제보로 빠르게 진압…연기감지기 미작동 의문

    흥인지문 화재, 시민 제보로 빠르게 진압…연기감지기 미작동 의문

    흥인지문 화재 발생 당시 빠르게 불을 끄고 용의자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시민 제보와 상주한 경비 인력 덕분이었다. 그러나 경비 인력이 사전에 침입을 차단하지 못한 점과 연기감지기 등 안전장치 미작동은 문제점으로 남는다.소방당국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9일 새벽 1시 59분 112 상황실에 누군가 흥인지문 담벼락을 넘고 있다는 시민 제보가 접수됐다. 112 상황실에서는 곧바로 흥인지문 문화재 안전 경비원에게 연락을 했고, 경비원은 현장에서 초기에 화재를 진압했다. 또 흥인지문 외벽 넘어 위치한 누각 내부에 있던 용의자 정모(44)씨를 붙잡았다. 당시 흥인지문에서 경비를 담당하는 문화재청 안전 경비원은 총 3명으로 1명은 사무실, 2명은 외부 순찰을 돌고 있었다. 흥인지문에 배치된 안전 경비원은 모두 12명으로 3명이 한 조를 이뤄 3교대로 순찰을 담당한다. 문화재청은 2008년 숭례문 화재 이후 주요 문화재에 경비 인력을 배치해왔다. 다만 안전 경비원들은 용의자가 흥인지문 철제 울타리를 넘어가는 모습은 포착하지 못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누군가 흥인지문 담벼락을 넘고 있다는 시민의 신고로 화재를 포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화 용의자는 흥인지문 성벽에 설치된 철제 울타리를 넘어가 내부에 침입해 그 안에 있는 담벼락도 뛰어넘어 올라간 것으로 문화재청은 파악하고 있다.그러나 화재 당시 화재 경보기 등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불꽃 감지기가 작동할 만큼 온도가 올라가지 않았다”면서 “연기 감지기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더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흥인지문 소방시설은 소화기 21대와 옥외소화전 4대, 자동화재탐지 설비와 자동화재속보 설비 1대 등이 구비 돼 있다. 불꽃 감지기 총 5대와 CCTV(폐쇄회로 화면) 12대도 각각 설치돼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59분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에서 불이 나 담벽이 그을리는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용의자가 흥인지문 1층 외벽에 종이박스를 쌓아 라이터로 불을 피워 방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정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면서 “자세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차 피해 막아라…서울시 ‘#위드유’

    2차 피해 막아라…서울시 ‘#위드유’

    성희롱·성폭력 대책 발표서울시가 최근 ‘미투’ 운동에 발맞춰 제3자 익명제보 제도·성희롱 예방 전담팀 신설 등의 성희롱·성폭력 대책을 새롭게 내놨다. 기존에도 독립적 성희롱 조사기구인 시민인권보호관을 운영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도 펼쳤지만 신고를 꺼리는 조직문화로 인해 사건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8일 서울시는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쉽고 빠르고 안전한 신고기반 구축, 피해자 보호, 가해자 처벌, 2차 피해 예방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및 2차 피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엄규숙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쉽고 빠르고 안전한 신고시스템과 신고를 꺼리는 문화의 개선이 필요해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2차 피해를 중점적으로 예방해 직원들이 신고를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시는 신속 신고 시스템인 제3자 익명제보 제도를 신설한다. 기존에는 당사자 또는 제3자에 의한 ‘신고’만 가능했다. 제3자는 피해자가 사건 조사를 희망하는지 확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했고, 이는 신고의 장애물로 작용해 왔다. 이제는 단순히 익명으로 ‘제보’가 가능토록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다. 기존에 가해자·피해자 공간분리 규정에 더해 업무적으로 연관되지 않도록 인사시스템으로 이력관리도 진행한다. 2차 피해 방지대책도 강화한다. ‘서울시 성희롱 예방지침’에 2차 피해의 의미를 ‘신분상 불이익, 불이익한 인사조치, 집단 따돌림’ 등으로 명확하게 표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1차 가해자에 준하는 중징계’를 기본 방향으로 한 징계규정도 신설한다. 가해자는 기존과 동일하게 중징계(정직 이상)로 처벌할 예정이다. 시는 조직 내 성희롱·성범죄와 관련된 업무를 전담할 성희롱예방전담팀도 연내 신설해 대책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담보한다. 장기적으로는 ‘과’ 단위의 ‘젠더폭력예방담당관’(1개 과, 4개 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성희롱·성폭력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과 민간단체를 지원하는 ‘서울위드유프로젝트’(#With You·당신과 함께하겠다)를 가동한다. 또 홍보대사 등 서울시 관련 인물이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 지정·위촉을 해제하고 기념장소를 철수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군인권센터 임태훈 “軍, 촛불시민 무력진압 수차례 논의”

    군인권센터 임태훈 “軍, 촛불시민 무력진압 수차례 논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 군 수뇌부가 소요사태 발생 시 군 병력 투입을 수차례 검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군인권센터는 8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부터 2개월 간 국방부가 사실상 위수령에 해당하는 군 병력 투입을 수 차례 논의했다”고 밝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정기 참모회의가 아닌 수도방위사령관들만 모인 긴급회의였다. 합참에 회의록이 남아 있으며 내란예비죄로 수사하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같은 기간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이 위수령 폐지를 미룬 점도 정황 증거로 제시했다. 센터에 따르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인 2016년 12월과 이듬해 2월 2차례 국방부에 위수령 폐지 의견을 질의했고, 이에 합참이 위수령 폐지 의견을 국방부에 보고했으나 한 전 장관은 존치 의견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센터는 “국방부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다가 탄핵이 인용된 직후인 지난해 3월 13일 이철희 의원실에 ‘위수령 존치 여부에 대해 심층 연구가 필요해 용역을 맡기겠다’는 회신을 보냈다”고 말했다. 센터는 “한 전 장관과 합참 간 의사소통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주도 하에 이루어졌으며, 당시 법무관리관은 청와대 파견 법무관들과 자주 연락하며 지냈다. 위수령 존치는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수령과 같은 반헌법적 명령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위수령을 즉각 폐지하고 당시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차장 등을 엄정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만 센터는 “이 같은 사실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제보자가 누구인지, 몇 명인지 등은 밝힐 수가 없다”고 했다. 회의 기록도 기밀에 해당해 센터가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보낸 ‘알림’ 문자를 통해 “군인권센터의 주장과 관련해 오늘부터 즉시 감사관실 등 가용인력을 투입하여 사실관계를 조사할 것”이라며 “그 결과가 나오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고 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미투 운동 확산 속 서울시, 제3자 익명제보 제도·성희롱 예방 전담팀 신설

    미투 운동 확산 속 서울시, 제3자 익명제보 제도·성희롱 예방 전담팀 신설

    서울시가 최근 ‘미투(#Me Too) 운동’에 발맞춰 제3자 익명제보 제도·성희롱 예방 전담팀 신설 등의 성희롱·성폭력 대책을 새롭게 내놨다. 기존에도 독립적 성희롱 조사기구인 시민인권보호관을 운영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도 펼쳤지만 신고를 꺼리는 조직문화로 인해 사건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8일 서울시는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쉽고 빠르고 안전한 신고기반 구축, 피해자 보호, 가해자 처벌, 2차 피해 예방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및 2차 피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엄규숙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쉽고 빠르고 안전한 신고시스템과 신고를 꺼리는 문화의 개선이 필요해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2차피해를 중점적으로 예방해 직원들이 신고를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시는 신속 신고 시스템인 제3자 익명제보 제도를 신설한다. 기존에는 당사자 또는 제3자에 의한 ‘신고’만 가능했다. 제3자는 피해자가 사건 조사를 희망하는지 확인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했고, 이는 신고의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이제는 단순히 익명으로 ‘제보’가 가능토록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다. 기존에 가해자·피해자 공간분리 규정에 더해 업무적으로 연관되지 않도록 인사시스템으로 이력관리도 진행한다. 2차 피해 방지대책도 강화한다. ‘서울시 성희롱 예방지침’에 2차 피해의 의미를 ‘신분상 불이익, 불이익한 인사조치, 집단 따돌림’등으로 명확하게 표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1차 가해자에 준하는 중징계’를 기본 방향으로 한 징계규정도 신설한다. 가해자는 기존과 동일하게 중징계(정직 이상)로 처벌할 예정이다. 시는 조직 내 성희롱·성범죄와 관련된 업무를 전담할 성희롱예방전담팀도 연내 신설해 대책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담보한다. 장기적으로는 ‘과’ 단위의 ‘젠더폭력예방담당관’(1개 과, 4개 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성희롱·성폭력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과 민간단체를 지원하는 ‘서울위드유프로젝트’(#With you·함께하겠다)도 가동한다. 또 홍보대사 등 서울시 관련 인물이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 지정·위촉을 해제하고 기념장소를 철수한다. 위탁기관에서 성희롱이 발생하고, 피해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을시 계약해지가 가능하도록 표준계약서에 조항 신설을 추진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발족… 김병섭 민간 부문 공동의장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발족… 김병섭 민간 부문 공동의장

    경제·직능·언론·학계·시민사회 등 사회 각계 대표 30명이 참여해 반부패·청렴 정책을 수립하고 점검·평가하는 ‘청렴사회 민관협의회’가 6일 발족했다.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사회 각계 대표 30인이 참석하는 제1차 청렴사회 민관협의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부패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사회 각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1월 3일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총리훈령)을 제정했다. 이날 협의회를 이끌 민간부문 공동의장으로 서울대 평의원회 의장인 김병섭 교수가 선출됐다. 민관협의회는 ▲재계 4명(대한상의·중기중앙회·경총·여성경제인협회) ▲직능부문 5명(대한변협·감사협회·공인회계사회·사회복지협의회·공기업청렴사회협의회) ▲공익부문 3명(내부제보실천운동·대학문화아카데미·서울대평의회) ▲시민사회 8명(경실련·참여연대·여성단체연합·여성단체협의회·청소년단체협의회·투명성기구·YMCA·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언론·학계 7명 ▲공공부문 3명(권익위·시도지사협의회·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으로 구성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In&Out] 미투 운동 이은 부패고백 운동 이어지길/이지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In&Out] 미투 운동 이은 부패고백 운동 이어지길/이지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 게시판에 검찰 간부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면서 미투(#Me tooㆍ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거세다. 종교, 문학, 예술 할 것 없이 가해자 이름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피해 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내부 고발로 미투 운동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또 다른 고백 운동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상급자의, 조직의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부패에 관여했다는 ‘부패고백’ 운동이다.지난주 발표된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180개국 중 51위다.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세계 6위 수출국가라는 명성에도, 촛불혁명을 통해 최고 권력자까지 물러나게 한 민주주의 국가의 자부심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제적 권한을 갖는 반부패국가기관의 출범과 함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고위층 부패에 대한 단호한 처벌, 내부고발자 보호 등을 강화해야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역시 내부고발자들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을 뿐 아니라 군 부정선거, 국무조정실 민간인 사찰 등 우리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사건 대부분은 내부자의 용기 있는 제보를 통해 실태가 드러났다. 공공분야 부패행위를 신고하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로, 민간분야 공익침해 행위를 신고하면 ‘공익신고자보호법’으로 내부고발자 보호와 보상이 이뤄진다. 두 법은 누구든 부패행위 또는 공익침해행위를 알게 됐을 때 실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특히 공직자는 부패행위 또는 공익침해행위를 알게 됐을 땐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부패행위를 강요받거나 제의받았다면 의무 신고하게끔 돼 있다. 그럼에도 부패 고백 운동을 말하는 것은 고백에 나서는 이들이 소극적이더라도 연루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고자에게는 비밀보장, 신분보장, 신변보호 등과 함께 보상금 및 포상금과 같은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특히 관련 범죄가 발견되더라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냥 있으면 아무 처벌도 받지 않을 수 있는데 굳이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처벌뿐만 아니라 왜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는지, 왜 가담했느냐 하는 비난까지도 걱정해야 된다면 고백 행렬에 동참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부패행위는 은밀하게 이뤄져 부패행위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다. 그렇기에 가담한 이들의 고발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선 내부고발자의 신분노출을 막기 위해 본인이 실명을 밝히고 신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변호사를 통한 대리신고를 허용해야 한다. 국가기관에 법인이나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시민단체를 통한 대리신고도 고려돼야 한다. 다른 하나는 공익신고자지원기금 설립을 통한 내부고발자 지원이다. 부패 몰수자산의 일정액 등으로 재원을 모은 뒤,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다 직접적 경제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장치는 부패행위에 연루되지 않은 내부고발자들에게도 유용하다. 제도 개선과 함께 사회적 인식 변화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투 운동에서 피해 여성들이 자신들이 입은 상처를 지금이라도 말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자도 마찬가지다. 부패에 가담했다가 뒤늦게 반성하더라도, 이를 배척하기보단 보듬을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잠재적 내부고발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 문제 의식 드러낸 작은 영화로 귀환 “100억 들여 사람 꼭 죽여야 하나요”

    문제 의식 드러낸 작은 영화로 귀환 “100억 들여 사람 꼭 죽여야 하나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선 핸드볼 감독이 다 됐던, ‘제보자’에선 진실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사회를 비판했던 임순례(58) 감독이 4년 만에 돌아왔다. 현실에 상처입은 청년들이 시골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겪고 맛보며 스스로를 보듬고 답을 찾아간다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서다.상업영화로도 흥행을 거두고,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로도 관객들을 끄는 그는 왜 순제작비가 고작 15억원에 불과한 ‘작은 영화’로 돌아온 걸까. “요즘엔 소재가 자극적이고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블록버스터 위주로 영화가 만들어지잖아요. 한국영화가 예산을 너무 크게 가져가면서 내용을 폭력으로 채워가는 데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어요. ‘꼭 100억원을 들여 사람을 죽여야 되나’, ‘돈이 많이 들어갈수록 더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줄을 이었죠. 일본 원작 영화를 보고 조용하고 담담한 영화도 관객들에게 영화적으로 색다른 재미와 의미를 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관객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요.”1996년 영화 ‘세 친구’ 연출로 데뷔한 임 감독에겐 줄곧 ‘한국 대표 여성감독’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가 영화계에 발을 붙인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국 영화계에서 여성 감독 작품,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은 ‘극소수’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국내 상업영화 가운데 여성 감독의 작품은 총 83편 가운데 7편(8.4%), 여성이 주연을 맡은 작품은 66편 가운데 17편(25.8%)에 불과했다. 임 감독은 대작들이 많아지는 환경이 여성 감독, 여배우 주연 작품 탄생을 가로막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목했다. “예산이 크면 스타 배우가 붙고 메이저 투자사, 배급사가 붙어 상영관을 1500개, 2000개씩 잡아 휩쓸고 가는 패턴으로 영화가 만들어져요. 큰 영화는 폭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 남자 감독들에게 연출 기회가 많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여성 감독들의 작품은 살아남기 힘든 거죠. 이런 투자배급 상황에서는 다양성이 있는 영화도 상영관이 보장되지 못하면 여배우가 아예 필요가 없거나 여성 캐릭터도 대상화되고 왜곡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요.”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제보자들’(2014) 등 그간 임 감독의 작품들은 주제도 결도 다채로운 모자이크를 이룬다. 하지만 늘 소외된 이들에게 곁과 시선을 주고 보듬는 시선만큼은 그의 모든 작품을 또렷이 관통하고 있다. 대표 여성 감독인 만큼 그의 이름 뒤에는 고사하질 못해서 거느리고 있는 직함들이 빼곡하다. 인천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이사,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공동 대표도 맡았다. “사실 작품 하는 데는 다 방해가 돼요. 감독들은 영화를 만들지 않는 시간 동안에도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이나 찾아오는 아이디어가 창작의 재료가 되니 사실 영화를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제일 좋거든요. 하지만 제가 1세대 여성 감독으로 상징적인 존재가 되다 보니 일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거부할 수가 없어서 하게 돼요.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게 선배 세대의 역할이니까요.” 바쁜 일정 중에도 차기작은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 임 감독은 화가 이중섭의 생애에 관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엔 외부 활동이 많다 보니 제가 선택하기보다 제작사에서 제의가 오면 받아들이는 쪽으로 영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이중섭이 너무 많이 알려진 인물이라 거절했어요. 이후 몇 달 뒤 우연히 제주도에 가서 아침 산책을 하다 이중섭 생가와 미술관을 들렀는데 그의 작품에서 울림이 오더라구요. 바람은 올해 안에 촬영에 들어가 내년에 개봉하는 거예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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