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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 “국정화 고시땐 연가 투쟁” 교육부 “시국 선언하면 강경 대처”

    전교조 “국정화 고시땐 연가 투쟁” 교육부 “시국 선언하면 강경 대처”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을 둘러싸고 정부와 진보진영 간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시국 선언 등 적극적인 반대 행동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교육부는 ‘엄정 대처’를 강조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교조가 학교 현장에서 국정화 반대와 관련해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기 공동 수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가치판단이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정치적, 파당적, 개인적 편견이 포함된 편향된 시각을 심어 줄 우려가 있다”고 비난했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전교조의 시국 선언에 대해서도 강경 대처 방침을 밝혔다. 박제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교사들의 시국 선언 및 서명운동 참여, 정치 편향 수업 등으로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되는 사안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부 교사의 정치 편향적 내용의 동영상 등을 이용한 수업으로 교육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됐다”며 “학생들이 수업에 반발하거나 학부모의 민원이 발생하는 등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관할 교육청과 함께 학교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해당 학교와 교사에 대해 징계 등 엄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에 전교조 측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겠다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교육부가 막을 수는 없다”며 “학생 동원은 상상할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10·23 교사 행동’ 집회를 열고 국정화 폐기를 촉구했다. 약 300명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집회 뒤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까지 1.3㎞를 행진했다. 이날 전교조는 전국 16개 지부의 국정화 반대 교사 의견서를 모아 청와대에 제출했다. 전교조는 오는 29일 시국 선언을 한 뒤 정부가 다음달 5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강행할 경우 연가 투쟁 등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중도 성향 기독교 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도 교사 1017명 명의의 국정화 반대 선언을 참가 교사들의 실명과 함께 발표했다. 반면 보수 성향 연합 조직인 헌법수호국민운동본부 참여 단체들로 구성된 ‘좋은교과서만들기시민연대’는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씨줄날줄] 극장의 ‘강제 광고’/황수정 논설위원

    극장에 가면 ‘대한뉴스’라는 걸 봐야 하는 시절이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까지 꼼짝없이 앉아서 봐야 했던 그 뉴스는 정책 홍보용이었다. 대통령 얼굴과 태극기, 애국가가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영화가 아닌 다른 상영물을 강제로 봐야 했던 셈인데, 반골 기질의 관객은 그때도 있었다. 그 무렵의 극장 기사를 뒤져 보니 재미있다. 20분쯤 극장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대한뉴스가 끝나고서야 입장했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영화관은 작은 피안(彼岸)의 공간이다. 관람권 값에는 일상 잡사를 두어 시간쯤 맡아 주는 대가도 들어 있다. 공간의 특성상 사람들은 어지간해선 무장해제의 아량을 발휘해 준다. 뭔가 불편하고 부당하다는 느낌이 들어도 한눈을 감는다. 대한뉴스가 극장에서 사라지기까지는 30년 걸렸다. 정권 홍보물이라는 비판도 높았지만 그보다는 더이상 뉴스의 기능을 못 했던 까닭이 컸다. 라디오, 텔레비전이 세상 구석구석으로 확산됐던 터다. 뉴스를 계속 극장에서만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불평을 하면서도 관객들은 대한뉴스를 더 오래 참고 봤을지 모른다. 영화관의 광고가 법정에 서게 됐다. 참여연대, 청년유니온 등 시민단체들이 국내 최대의 극장 업체 CGV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와 위자료 청구 공익소송을 제기했다. 관객 동의 없이 무단으로 광고를 상영했으니 수입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다. CGV의 극장 광고 매출은 막대하다. 지난해 수입은 80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쯤이다. 사정이 이러니 관람권 값을 지불했는데 왜 꼼짝없이 광고를 봐야 하느냐고 불평하는 관객이 많아진다. CGV도 할 말은 있다. “교통 체증, 주차 등으로 늦어지는 관객을 위한 배려”라고 해명한다. 뒷말이 많자 관람권에 ‘영화는 10여분 뒤 상영된다’는 문구도 넣었다. 롯데시네마도 극장 전광판에 비슷한 문구를 내보낸다. 극장들은 “광고를 없애면 관람권 값이 인상될 수 있다”는 협박(?)을 한다. 우리나라 영화표 값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상대적으로 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광고를 빼고 말고의 문제를 떠나 시대가 바뀌면 관객을 대하는 극장의 태도는 재고될 필요가 있다. 영화 상영 직전까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온갖 광고를 입맛대로 골라 챙겨 보는 세상이다. 밀폐 공간에서 강제되는 상업광고 시청은 유효 기한이 다한 이야기다. 관객들의 인내를 더 강요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실제로 극장 광고 상영금지 청원은 해외 시민단체들도 꾸준히 하고 있다. 2004년에 같은 소송이 있었다. 그때 법원은 극장의 손을 들어 줬다. 강산이 한 번 바뀐 지금, 어떤 결론이 날지 궁금하다. 이건 어떤가. 정말 기발한 광고를 만들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에 보너스 필름처럼 붙이는 것은? 그래도 앉아서 봐 주는 광고라면 시비 걸릴 일이 없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생각나눔] 공공기관 식당 외부인 이용 불법 아니라는데…

    “공공기관 구내식당이니까 값도 싸고 반찬도 깔끔해서 자주 옵니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직원 구내식당에는 외부 사람이 많이 온다. 5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알찬 식사를 할 수 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하루 3000명 정도의 외부인이 이곳을 찾는다. 울상을 짓는 건 법원종합청사 주변 식당 상인들이다. 식재료를 대량 주문해 낮은 원가로 식사를 제공하는 구내식당과 가격경쟁이 될 리 없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 보면 구내식당이 외부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식품위생법은 1회 50명 이상의 특정 다수인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급식소를 집단급식소로 규정하면서 집단급식소는 영리 목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식품위생법 유권해석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집단급식소에서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지속적으로 급식을 제공해서는 안 되며 급식 대상자 이외의 손님에게 식사를 제공하려는 경우에는 ‘일반음식점’ 등 영업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골목 상권이 어려움에 처하자 시민단체들이 지원에 나섰다.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운영위원은 “불법인 줄을 알면서도 대부분의 기관이 시정하지 않고 골목 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일부 기관의 경우 외부인 수입을 전제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단체 회원 4000여명은 공공기관 식당들의 문어발식 불법 영업을 규탄하는 집회를 국회 앞에서 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와 서울시 등 지자체는 모두 공공기관 구내식당의 손을 들어줬다. 시민들이 공공기관에 업무적인 목적으로 방문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편의 도모 차원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공공기관의 식사 제공은 영리 목적이 아니라 민원인의 편의를 위한 것이란 얘기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식당 이용자가 민원인이냐 여부인데, 이에 대해서는 식약처 역시 “소수의 민원인이나 방문객들의 일시적인 구내식당 이용은 가능하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식당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일시적 방문인지 아닌지를 가를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법원종합청사 구내식당을 관리하는 서울고등법원도 “민원인에게 적극적으로 식사를 제공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공공기관이 골목 상권을 죽이고 있다”는 주장과 “민원인에 대한 최소한의 편의 제공”이라는 입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값싼 점심 식사를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구내식당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野3자, 국정화 저지 1000만 서명 운동 합의

    野3자, 국정화 저지 1000만 서명 운동 합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19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1000만 서명 시민 불복종 운동’을 함께 전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3자 연석회의’ 첫 회동을 하고 서명운동과 함께 역사학계, 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시민사회단체까지 참여하는 ‘4자 연석회의’를 여는 등 외연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했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3자 연석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역사학계, 교사, 교수, 학부모 등을 중심으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로 의견을 교류해 시민사회단체까지 포함하는 ‘4자 연석회의’를 여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진실과 거짓 체험관’(가칭)을 설치하고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체험관에는 “현행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 및 외국 교과서 등을 배치할 방침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연석회의를 바탕으로 내년 총선에서 야권 선거연대가 성사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 과정에서 협의하고 연대하는 것은 정당의 일상적인 활동”이라면서도 “통합은 또 다른 이야기”라고 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정의당이 주장한 선거제도 개혁 및 노동 개혁 등 현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혐오 범죄에 떠는 ‘캣맘’들

    혐오 범죄에 떠는 ‘캣맘’들

    지난 5월부터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이모(32·여)씨. 집 앞 골목만 챙기던 이씨는 최근 옆 동네로 진출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한 50대 남자가 다가와 “(고양이한테 밥을 주는) 당신 집을 알아야겠다”며 이씨를 쫓아왔다. 그 남자는 이씨가 남편에게 알리고, 경찰에 신고한 뒤에야 사라졌다. 이씨는 “이후로도 그 사람이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길목을 지키는 것을 종종 본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지난 8일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의 집을 짓던 50대 여성이 벽돌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길고양이들의 밥을 책임지던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은 주인 없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먹이거나 자발적으로 보호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캣맘’(여성) 또는 ‘캣대디’(남성)로 불린다. 집 근처 골목에 고양이 사료와 물 그릇을 두는 한편, 자비를 들여 중성화(TNR) 수술을 시키기도 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이들을 벌레에 비유한 ‘캣맘충(蟲)’으로 비하해 부르며 노골적인 혐오 정서를 드러내는 글이 떠돌고 있다. 글 게시자들은 ‘캣맘 엿 먹이는 방법’과 같은 글을 올려 “(고양이 먹이로 둔) 참치캔에 기름 버리고 부동액(차량용)을 넣어두라” 등과 같이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내놓기도 한다. 이 때문에 40여만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등에는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생겨난 일종의 ‘비책’도 있다. 되도록이면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곳에 사료를 두고, 오전 3~5시처럼 인적이 드문 시간을 골라 활동하는 것 등이다. 용인 캣맘 사망 사건 이후로는 ‘캣맘들이 가지고 다녀야 할 필수 아이템’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공사용 안전모가 언급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방법으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TNR 사업을 언급한다. 2008년부터 TNR 사업과 함께 2012년부터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가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정형기 강동구청 생활경제팀장은 “2008년부터 연 평균 200마리의 고양이들에게 중성화 수술을 해 오고 있다”며 “그 덕에 최근 포획틀에 잡히는 고양이들의 절반 이상이 이미 TNR이 완료된 고양이들일 만큼 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60곳까지 확대 배치한 길고양이 급식소는 길고양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캣맘들의 활동이 길고양이가 사람들에게 끼치는 위해를 막기도 한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줌으로써 굶주린 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파헤치는 등의 일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쥐의 천적인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면 쥐의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며 “TNR을 병행해 사람들이 싫어하는 발정기의 울음소리 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조희팔 2인자’ 강태용, 중국에서 검거 ‘조희팔 살아있나’ 사망 자작극 단서는?

    ‘조희팔 2인자’ 강태용, 중국에서 검거 ‘조희팔 살아있나’ 사망 자작극 단서는?

    중국에서 검거, ‘조희팔 2인자’ 강태용 잡혔다 ‘조희팔 사망 미스터리 풀리나’ 사망증 보니 ‘중국에서 검거, 조희팔 강태용’ ‘조희팔 오른팔’ 강태용이 중국에서 검거됐다. 4조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의 주범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이 도주 7년 만에 중국에서 검거됐다. 대구지검은 강태용을 11일 중국 장쑤성 우시시의 한 아파트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줄곧 산둥성에서 지내다 최근 장쑤성으로 은신처를 옮긴 강태용 씨는 잠복해 있던 중국 공안에 의해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을 통한 중국 당국과의 사법 공조를 통해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은 다단계 업체 ㈜씨엔의 실질적인 자금관리인으로 활동했으며 2008년 김광준(54)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에게 2억 4000만원 상당의 불법 자금을 건네는 등 정·관계 로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검사는 2012년 구속돼 뇌물수수 등으로 7년형을 받았다. 조희팔의 2인자로 알려진 강태용은 도피 직전 조희팔의 범죄 수익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2008년 12월 조희팔 등과 함께 중국으로 밀항했다. 중국 도피 직후 조희팔과 함께 인터폴에 적색 수배가 내려졌다. 강태용은 이르면 다음주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강태용이 검거됨에 따라 사망 자작극을 벌이고 중국에서 도주생활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조희팔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강태용의 신병을 넘겨받는 대로 그동안 미진했던 조희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조희팔의 사망 미스터리를 조명했다. 조희팔은 지난 2004년 10월부터 2008년 10월 말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의료기 재임대 사업과 기업차원의 재테크 사업이라는 명목의 유사수신 행위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후 조희팔은 투자금을 가로챈 뒤 중국으로 도주했다. 경찰 추산으로는 4조원의 피해액에 3만명의 피해자가 있으며, 자살한 피해자만도 10여명에 달한다. 피해자 단체 바른가정경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바실련, 대표 김상전)는 조희팔의 사기 행각으로 발생한 피해액이 8조원에 이르며, 조씨는 이 피해금액중 적어도 2조원 이상 가로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던 중 4년 뒤인 2012년 5월, 돌연 조희팔의 사망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조희팔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장례 동영상과 사망 서류를 근거로 조희팔의 사망을 단정 지었다. 하지만 조희팔의 죽음은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에 지난달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조희팔 사망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범죄 심리 전문가 표창원 박사와 함께 조희팔의 은신처였던 중국으로 향했다. 제작진은 골프광으로 알려진 조희팔의 생존 단서를 찾기 위해 칭다오의 한 골프장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작진은 2011년 12월 19일 사망한 조희팔이 사망한 날 이후에도 골프를 친 기록을 확인했다. 또 웨이하이 단골 식당에서는 조희팔이 올 초까지 거기서 식사를 하고 갔다는 종업원의 목격담을 확인했다. 골프장 직원은 “두 명이 쳤고 앞 팀과 뒤 팀 없이 그냥 둘이서 18홀 골프를 쳤습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중국에서 표창원 박사와 함께 경찰이 사망의 근거로 제시한 사망 증명 서류에 대해 취재했다. 위조 브로커를 취재한 결과 돈만 주면 무엇이든 위조가 가능했다. 하지만 조희팔 사망증을 발급한 병원에 확인한 결과 조희팔의 사망증 자체는 위조가 아니었다. 그런데 사망증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사망증에 있어야 할 중국 파출소 직인이 없는 사실을 알게 됐다. 표창원 박사는 추적을 마친 후 “조희팔 사건은 하나의 사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부정과 부패와 불합리, 그리고 우리의 모습들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사건”이라며 “조희팔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묻어 둔다면 대한민국 전체의 수치”라고 꼬집었다. 이어 표창원은 “이 나라 정계와 관계, 사법계에서 힘깨나 쓰고 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치고 조희팔이 검거돼 그의 입을 통해 열려질 ‘판도라의 상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몸이 날렵하지도 않고 현지 언어에 능통하지도 않으며 한국과의 연결·연락없이 장기간 버텨내기 어려운 그가 이토록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은 채 꼭꼭 숨어있을 수 있을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표창원은 “조희팔이 숨진 게 맞다면, 그가 더이상 도피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과 여건이 조성되면서 꼬리를 잡힐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그와 관계를 맺은 측에서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청부살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표창원은 “강하고 청렴하며 결코 타협하지 않는 동시에,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수사관과 검사, 판사의 연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대통령뿐 아니라 국회의 결의와 협조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진=방송 캡처(중국에서 검거, 조희팔 강태용) 뉴스팀 seoulen@seoul.co.kr
  • 北이 과시한 ‘핵테러 부대’...우리 대응책은 잘 준비돼 있나?

    北이 과시한 ‘핵테러 부대’...우리 대응책은 잘 준비돼 있나?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것이라던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볼품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북극성 1호’를 비롯해 각종 무인기나 신형 전투함 등은 찾아볼 수 없었고, 등장한 장비들도 구형 장비 위주였으며, 동원된 숫자도 과거 열병식보다 적었다. 김정은은 열병식에 앞서 20여 분간의 연설에서 ‘인민’을 무려 97번이나 언급했다. 그만큼 인민을 중시해서인지 열병식도 철저하게 ‘인민 중심’으로 진행됐다. 미사일과 무인기 등의 장비가 빠진 대신 그 자리를 ‘인민’으로 메운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열병식을 두고 ‘인해전술’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등장한 열병 제대에는 항일무장투쟁 당시 복장을 재현한 부대부터 ‘오중흡7연대’와 같은 정예부대 칭호를 받은 현역 부대들, 김일성군사종합대학 등 학교기관 교육생,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 조선소년단과 같은 준군사·민간조직의 어린이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수십여 개의 제대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커다란 방사능 표식이 그려진 가방을 들고 등장한 ‘핵테러부대’였다. -北 핵배낭은 '가짜' 보통 사람들은 ‘핵무기’라고 하면 미사일에 실려 날아가거나 폭격기에 실려 투하되는 형태를 연상하지만, 핵무기의 형상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미사일과 폭탄에 들어가는 형태는 물론 대포에서 발사되는 핵포탄, 적의 대규모 폭격기 편대군이나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떨어뜨리기 위한 요격용 핵미사일, 핵지뢰와 핵어뢰, 심지어 보병이 들고 다닐 수 있는 핵배낭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형태의 핵무기들은 기본적으로 ‘핵분열장치(Nuclear fission device)'이다.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핵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파괴력을 얻는 방식이다. 이들 핵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서는 일정 질량, 즉 임계질량 이상이 있어야 하고 핵분열을 유도할 기폭장치, 이들 핵물질이 내뿜는 방사선 차폐를 위한 격납용기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핵물질의 가공형태와 반사재 기술 등 가용한 모든 첨단 기술을 적용했을 때 순도 99%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의 임계질량은 16kg, 플루토늄의 임계질량은 4kg 수준까지 떨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폭장치와 차폐용기 등을 감안하면 핵분열장치를 사람이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볍게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출신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대량살상무기 담당 부국장을 역임해 테러용 핵무기 관련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난 바히드 마지디(Vahid Majidi) 박사는 지난 2007년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핵배낭을 만들려면 플루토늄 9.9kg이나 고농축 우라늄 59kg 정도가 필요하고, 이들 핵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키도록 하기 위한 기폭장치에는 핵물질보다 더 많은 양의 폭약이 필요하다”면서 백팩이나 서류가방 수준의 소형 핵무기 개발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이 운용했던 소형 핵배낭 SDAM(Special Atomic Demolition Munition)의 무게는 68kg에 달했고, 가장 소형화된 핵무기라는 W54 탄두조차도 23kg 정도의 무게에 크기가 40 x 60cm에 달했던 사례를 생각해보면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들고 나온 백팩 형태의 핵배낭은 기술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가짜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굳이 복잡한 기술적 판단이 아니더라도 이번 열병식에 나온 핵배낭은 가짜라고 보아야 한다. 대단히 위험한 물질인 핵물질이 들어있는 배낭을 김정은 코앞까지 반입한다는 것은 북한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992년 ‘프룬제 아카데미아 반역모의 사건’과 1995년 ‘6군단 쿠데타 모의 사건’ 이후 김씨 일가의 친위부대인 보위사령부와 호위사령부, 평양방어사령부 외에는 그 어떤 병력도 무장하고 평양에 들어올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열병식에 등장한 전차는 사격통제장치와 주포 격발장치를 떼어낸 껍데기이고, 병사들이 들고 있는 총기는 실탄이 발사될 수 없도록 공이를 제거한 빈총이며, 미사일 역시 실물 탄두와 추진용 연료를 제거한 더미(Dummy)이다. 김정은이 등장하는 행사장에서 실탄을 휴대할 수 있는 것은 근접 경호 부대인 호위총국 행사과 소속 군관들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방사능 표식 가방은 실제 핵배낭이 아니라 핵배낭과 비슷한 테러 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기와 부대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고, 실제로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지난 2013년 등장 모습과 달리 도보로 등장했다.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은 저격여단 군관들이 핵배낭을 안고 트럭에 탑승한 채로 등장했던 2013년 열병식과 달리 이번 핵배낭 부대는 열병 제대 사이에 섞여 하나의 제대로 등장했다. 그것도 제대 앞에 하나의 단위부대임을 나타내는 부대기(部隊旗)까지 앞세우고 말이다. 등장한 제대의 병력은 약 300~330여명 수준이었다. 330여 명의 인원은 북한의 저격여단 1개 대대 편제 인원과 맞아떨어지며, 부대기는 그 부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번에 도보로 등장한 핵배낭 부대는 실제 핵 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총국 산하 특수작전부대로 실존하는 부대일 가능성이 크다. 즉,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핵배낭은 '가짜'지만, 핵 관련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의 존재는 '진짜'라는 이야기다. -'더티밤'의 공포 북한군에 핵 관련 특수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부대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핵분열장치를 이용한 진짜 핵폭탄, 그것도 휴대할 수 있을만큼 소형화·경량화된 핵배낭이 없다면 이 부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 북한이 핵배낭을 정말 만들려고 했다면 평균 신장 160cm에 불과한 북한 성인 남성이 휴대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핵분열장치를 소형화시켜야 하지만 이것은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굳이 대규모 폭발 형태로 테러 공격을 감행할 것이 아니라면 이번에 들고 나온 핵배낭의 사이즈보다 훨씬 더 가볍고 작은 장비를 이용해 남한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더티밤'(Dirty bomb)이다. 더티밤이란 일정량의 폭약 주변에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세슘이나 코발트 등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입혀 폭발시키는 무기다. 폭약을 얼마만큼 집어넣고 어떤 핵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방사성 물질의 비산 범위나 형태, 그에 따른 희생자 숫자가 달라지겠지만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티밤이 실제로 사용되었을 경우 얼마만큼 끔찍한 피해가 발생하는지 보여주었던 사례가 있다. 1987년 브라질 중부의 중소도시 고이아니아(Goiania)에서 발생했던 고이아니아 피폭사건이 그것이다. 폐쇄된 병원에 있던 원격치료기(Teletherapy) 장비 안에 들어있던 방사성 물질인 세슘(Cesium, Cs-137)이 유출되면서 도시 전체가 패닉 상태가 되었던 사건이다. 당시 폐병원에 숨어든 좀도둑 2명이 방사성 장비인 원격치료기가 비쌀 것으로 생각하고 그 장비를 분해해 훔쳐갔는데, 이 장비 속에 들어있던 세슘 캡슐을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이 캡슐을 파손해 캡슐 속에 들어 있던 가루를 만짐으로써 방사능에 피폭됐다. 세슘은 체렌코프 복사(Cherenkov radiation)에 의해 어둠 속에서 푸른빛을 내는데 좀도둑과 그 가족들은 그 빛이 신기해 만지거나 몸에 발라보기도 하고, 심지어 먹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 가루를 가지고 다니며 이웃 주민들에게 구경을 시켜주기도 했고 이 가루를 몸에 묻힌 채 버스를 타고 시내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수 그램에 불과한 극미량의 세슘은 고이아니아 시를 재앙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이 세슘가루를 지닌 채 고이아니아 시내를 활보했던 좀도둑의 부인의 동선에 있던 5,000여 명의 시민이 방사능에 피폭됐다. 이 가운데 20명은 급성방사선증후군, 28명은 국소피폭 진단을 받고 4명이 신체 일부를 절단했으며 17명이 골수암으로 입원했다. 피폭된 사람들 가운데 111명은 이후 10년간 피폭 증상으로 심각한 병에 시달리다가 사망했다. 타인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극미량의 방사성 동위원소에 노출되어도 심각한 수준까지 피폭되는데 만약 이 물질이 폭발에 의해 파편 형태로 수백 미터까지 흩뿌려지고, 그것이 바람에 의해 사방으로 흩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국내 방사선원 관리 규정 재정비해야 북한이 남한에 더티밤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작심했다면 열병식에 나왔던 ‘핵공격 특수부대’는 들고 있던 핵배낭 없이 맨몸으로 입국만 하면 된다. 더티밤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기본 재료인 폭약은 산업용으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방사성 동위원소는 전국 각지의 병원이나 대학, 연구소에서 원하는 수량만큼 구할 수 있다. 더티밤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아메리슘(Americium 241), 세슘(Cesium 137), 코발트(Cobalt 60), 라듐(Radium 226), 스트론튬(Strontium 90) 등 매우 다양하다. 이 물질들은 병원의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나 CT(Computed Tomography), X-레이(X-Ray) 등의 기계에서 사용되는데,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발간한 '2014 원자력백서'에는 이러한 방사성 장비를 운용하는 곳이 전국에 5,606개소에 달하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는 전국 의료기관에 보급된 MRI, CT 등 의료용 방사선 발생장치가 3,125개가 넘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정부는 이렇게 방대하게 보급된 방사선원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방사성동위원소 보안관리에 관한 규정’을 고시해 관련 장비 설치 장소에 외부인 접근 금지, 비상시 경비 인력의 즉각 조치 및 경찰관서 신고, 방사선원 이동 시 실시간 위치추적 및 이동경로 수시 변경 등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시설이나 대형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사선원 취급기관은 경보가 울리면 경비원이 출동하는 사설경비 서비스에 의존하거나 경비인력이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북한이 작심하고 이들 시설을 공격해 방사선원 탈취를 시도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더티밤에 의한 핵테러는 손쉽게 시도할 수 있으면서도 한번 발생하면 사회적 공황상태가 조성되고 국민들의 불안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대단히 매력적인 카드가 아닐 수 없지만, 방어하는 측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예측조차 어렵기 때문에 대응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원화된 감시 및 지휘통제 체계를 갖춘 전국가적인 방사선 감시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방사선원을 운용하는 전국 수천여개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인식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혐오 범죄에 떠는 ‘캣맘’들

    혐오 범죄에 떠는 ‘캣맘’들

    지난 5월부터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이모(32·여)씨. 집 앞 골목만 챙기던 이씨는 최근 옆 동네로 진출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한 50대 남자가 다가와 “(고양이한테 밥을 주는) 당신 집을 알아야겠다”며 이씨를 쫓아왔다. 그 남자는 이씨가 남편에게 알리고, 경찰에 신고한 뒤에야 사라졌다. 이씨는 “이후로도 그 사람이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길목을 지키는 것을 종종 본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지난 8일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의 집을 짓던 50대 여성이 벽돌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길고양이들의 밥을 책임지던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은 주인 없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먹이거나 자발적으로 보호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캣맘’(여성) 또는 ‘캣대디’(남성)로 불린다. 집 근처 골목에 고양이 사료와 물 그릇을 두는 한편, 자비를 들여 중성화(TNR) 수술을 시키기도 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이들을 벌레에 비유한 ‘캣맘충(蟲)’으로 비하해 부르며 노골적인 혐오 정서를 드러내는 글이 떠돌고 있다. 글 게시자들은 ‘캣맘 엿 먹이는 방법’과 같은 글을 올려 “(고양이 먹이로 둔) 참치캔에 기름 버리고 부동액(차량용)을 넣어두라” 등과 같이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내놓기도 한다. 이 때문에 40여만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등에는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생겨난 일종의 ‘비책’도 있다. 되도록이면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곳에 사료를 두고, 오전 3~5시처럼 인적이 드문 시간을 골라 활동하는 것 등이다. 용인 캣맘 사망 사건 이후로는 ‘캣맘들이 가지고 다녀야 할 필수 아이템’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공사용 안전모가 언급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방법으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TNR 사업을 언급한다. 2008년부터 TNR 사업과 함께 2012년부터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가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정형기 강동구청 생활경제팀장은 “2008년부터 연 평균 200마리의 고양이들에게 중성화 수술을 해 오고 있다”며 “그 덕에 최근 포획틀에 잡히는 고양이들의 절반 이상이 이미 TNR이 완료된 고양이들일 만큼 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60곳까지 확대 배치한 길고양이 급식소는 길고양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캣맘들의 활동이 길고양이가 사람들에게 끼치는 위해를 막기도 한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줌으로써 굶주린 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파헤치는 등의 일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쥐의 천적인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면 쥐의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며 “TNR을 병행해 사람들이 싫어하는 발정기의 울음소리 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유신으로 회귀” “교과서 제도의 퇴보”… 반발 확산

    정부가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12일 역사학계와 교육학계에서는 이를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박걸순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장(충북대 사학과 교수)은 “과거 사실을 시대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 재평가받는 것이 역사의 본질인데 하나의 교과서만 인정하면 역사가 정치적 논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국정 교과서를 채택한 나라는 3곳(터키, 그리스, 아이슬란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사학사학회 등 역사학 관련 단체 8곳도 지난달 성명을 통해 “국정교과서는 집필, 편찬, 수정, 개편까지 교육부 장관의 뜻대로 이뤄지는 독점적인 교과서”라면서 “국정제로의 회귀는 40여년에 걸친 민주화운동의 성과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전국 60여곳 대학과 대학원 역사 관련 학과 학생회도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한국사 교과서 검정제는 과거 국정제 아래 진행된 역사 왜곡과 일방적 역사 서술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정부의 국정화 결정을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등 400여 진보 성향 단체의 연대 기구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정부에 국정화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대학생 17명이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서 국정화 반대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석문 제주교육감 등도 각각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교육감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가 이룩해 온 민주주의의 가치와도 부합하지 않고 자율성과 다원성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대안 교과서’나 ‘보조 교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학문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합법적 권한 내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친일·독재”… 野의 저지 논리

    “친일·독재”… 野의 저지 논리

    교육부의 중·고교 역사 교과서 발행 체제 개편 발표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교과서=친일 독재 교과서’라는 구호를 앞세워 국정화 총력 저지를 선포했다. 이를 위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반대 서명운동 등의 카드를 꺼내 들며 대여 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경제는 나 몰라라 하고 교과서로 이념 전쟁을 벌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트위터 글에서도 “역사 국정교과서는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이 했고 북한이 하고 있다”며 “역사 통제를 통한 영구 집권 야욕은 오히려 국가와 정권을 패망시켰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새정치연합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있어 ‘정권의 노골적인 역사 개입’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고 있다. 집필, 편찬, 수정, 개편 등 전 과정에 정권이 개입할 경우 친일·독재 미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식민 지배와 권위주의 정권의 역사는 미화하고, 항일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는 무덤에 묻히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정치연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교과서 검정제나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국정화가 세계적 추세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역사 전쟁’의 전면에 나선 데는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이념 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특히 여권의 ‘색깔 논쟁’을 통한 선거 전략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유은혜 대변인은 “이념 갈등을 부추겨 총선 득실을 따지는 술수 앞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교과서를 특정 정치 세력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겠다는 파렴치한 작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학계,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 문 대표 등 지도부가 참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도 적극 검토 중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한·일 시민사회, 식민지역사박물관 함께 만든다

    한·일 시민사회, 식민지역사박물관 함께 만든다

    일제강점기 일제의 침략과 수탈사를 전시하는 박물관이 한·일 양국의 시민사회가 주도해 건립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내년 8월 개관을 목표로 ‘식민지역사박물관’(가칭)을 건립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박물관은 일제의 침략과 수탈, 강제 동원 기록 등 일제 강점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과거사 청산을 위한 한·일 시민운동의 역사를 보전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 다음달 14일 일본 역사 시민단체 30여개가 박물관 건립을 지원하는 모임을 발족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2010년 역사학자 이이화씨가 위원장을 맡은 ‘시민역사관건립위원회’가 결성되면서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준비의 첫발을 뗐다. 그동안 민족문제연구소가 자체 수집한 자료와 강제동원 피해자를 비롯한 시민들이 기증한 유품 등 3만여점이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조세열(58)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독립기념관 등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를 다룬 박물관은 많아도 일제의 침략과 수탈을 조망한 곳은 국내에 한 군데도 없다”며 “최근 ‘식민지 근대화론’ 등 식민지 시대를 미화하는 논리가 득세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물증을 통해 반론을 보여 주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당초 광복 70주년인 올해 개관할 계획이었지만 일제 근대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한국사 교과서 개정 및 국정화 문제 등 현안이 많아 준비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건립에 참여하는 일본강제동원진상규명전국네트워크 등 일본 시민단체들은 건립 모금 운동뿐만 아니라 자료 수집에도 참여한다. 조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가 연대해 양국에 퍼져 있는 극우적인 역사관을 고쳐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공유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방사능 테러부대 만들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방사능 테러부대 만들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것이라던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볼품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북극성 1호’를 비롯해 각종 무인기나 신형 전투함 등은 찾아볼 수 없었고, 등장한 장비들도 구형 장비 위주였으며, 동원된 숫자도 과거 열병식보다 적었다. 김정은은 열병식에 앞서 20여 분간의 연설에서 ‘인민’을 무려 97번이나 언급했다. 그만큼 인민을 중시해서인지 열병식도 철저하게 ‘인민 중심’으로 진행됐다. 미사일과 무인기 등의 장비가 빠진 대신 그 자리를 ‘인민’으로 메운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열병식을 두고 ‘인해전술’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등장한 열병 제대에는 항일무장투쟁 당시 복장을 재현한 부대부터 ‘오중흡7연대’와 같은 정예부대 칭호를 받은 현역 부대들, 김일성군사종합대학 등 학교기관 교육생,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 조선소년단과 같은 준군사·민간조직의 어린이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수십여 개의 제대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커다란 방사능 표식이 그려진 가방을 들고 등장한 ‘핵테러부대’였다. ▶北 핵배낭은 '가짜' 보통 사람들은 ‘핵무기’라고 하면 미사일에 실려 날아가거나 폭격기에 실려 투하되는 형태를 연상하지만, 핵무기의 형상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미사일과 폭탄에 들어가는 형태는 물론 대포에서 발사되는 핵포탄, 적의 대규모 폭격기 편대군이나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떨어뜨리기 위한 요격용 핵미사일, 핵지뢰와 핵어뢰, 심지어 보병이 들고 다닐 수 있는 핵배낭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형태의 핵무기들은 기본적으로 ‘핵분열장치(Nuclear fission device)'이다.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핵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파괴력을 얻는 방식이다. 이들 핵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서는 일정 질량, 즉 임계질량 이상이 있어야 하고 핵분열을 유도할 기폭장치, 이들 핵물질이 내뿜는 방사선 차폐를 위한 격납용기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핵물질의 가공형태와 반사재 기술 등 가용한 모든 첨단 기술을 적용했을 때 순도 99%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의 임계질량은 16kg, 플루토늄의 임계질량은 4kg 수준까지 떨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폭장치와 차폐용기 등을 감안하면 핵분열장치를 사람이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볍게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출신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대량살상무기 담당 부국장을 역임해 테러용 핵무기 관련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난 바히드 마지디(Vahid Majidi) 박사는 지난 2007년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핵배낭을 만들려면 플루토늄 9.9kg이나 고농축 우라늄 59kg 정도가 필요하고, 이들 핵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키도록 하기 위한 기폭장치에는 핵물질보다 더 많은 양의 폭약이 필요하다”면서 백팩이나 서류가방 수준의 소형 핵무기 개발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이 운용했던 소형 핵배낭 SDAM(Special Atomic Demolition Munition)의 무게는 68kg에 달했고, 가장 소형화된 핵무기라는 W54 탄두조차도 23kg 정도의 무게에 크기가 40 x 60cm에 달했던 사례를 생각해보면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들고 나온 백팩 형태의 핵배낭은 기술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가짜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굳이 복잡한 기술적 판단이 아니더라도 이번 열병식에 나온 핵배낭은 가짜라고 보아야 한다. 대단히 위험한 물질인 핵물질이 들어있는 배낭을 김정은 코앞까지 반입한다는 것은 북한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992년 ‘프룬제 아카데미아 반역모의 사건’과 1995년 ‘6군단 쿠데타 모의 사건’ 이후 김씨 일가의 친위부대인 보위사령부와 호위사령부, 평양방어사령부 외에는 그 어떤 병력도 무장하고 평양에 들어올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열병식에 등장한 전차는 사격통제장치와 주포 격발장치를 떼어낸 껍데기이고, 병사들이 들고 있는 총기는 실탄이 발사될 수 없도록 공이를 제거한 빈총이며, 미사일 역시 실물 탄두와 추진용 연료를 제거한 더미(Dummy)이다. 김정은이 등장하는 행사장에서 실탄을 휴대할 수 있는 것은 근접 경호 부대인 호위총국 행사과 소속 군관들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방사능 표식 가방은 실제 핵배낭이 아니라 핵배낭과 비슷한 테러 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기와 부대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고, 실제로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지난 2013년 등장 모습과 달리 도보로 등장했다.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은 저격여단 군관들이 핵배낭을 안고 트럭에 탑승한 채로 등장했던 2013년 열병식과 달리 이번 핵배낭 부대는 열병 제대 사이에 섞여 하나의 제대로 등장했다. 그것도 제대 앞에 하나의 단위부대임을 나타내는 부대기(部隊旗)까지 앞세우고 말이다. 등장한 제대의 병력은 약 300~330여명 수준이었다. 330여 명의 인원은 북한의 저격여단 1개 대대 편제 인원과 맞아떨어지며, 부대기는 그 부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번에 도보로 등장한 핵배낭 부대는 실제 핵 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총국 산하 특수작전부대로 실존하는 부대일 가능성이 크다. 즉,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핵배낭은 '가짜'지만, 핵 관련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의 존재는 '진짜'라는 이야기다. ▶더티밤의 공포 북한군에 핵 관련 특수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부대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핵분열장치를 이용한 진짜 핵폭탄, 그것도 휴대할 수 있을만큼 소형화·경량화된 핵배낭이 없다면 이 부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 북한이 핵배낭을 정말 만들려고 했다면 평균 신장 160cm에 불과한 북한 성인 남성이 휴대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핵분열장치를 소형화시켜야 하지만 이것은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굳이 대규모 폭발 형태로 테러 공격을 감행할 것이 아니라면 이번에 들고 나온 핵배낭의 사이즈보다 훨씬 더 가볍고 작은 장비를 이용해 남한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더티밤(Dirty bomb)이다. 더티밤이란 일정량의 폭약 주변에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세슘이나 코발트 등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입혀 폭발시키는 무기다. 폭약을 얼마만큼 집어넣고 어떤 핵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방사성 물질의 비산 범위나 형태, 그에 따른 희생자 숫자가 달라지겠지만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티밤이 실제로 사용되었을 경우 얼마만큼 끔찍한 피해가 발생하는지 보여주었던 사례가 있다. 1987년 브라질 중부의 중소도시 고이아니아(Goiania)에서 발생했던 고이아니아 피폭사건이 그것이다. 폐쇄된 병원에 있던 원격치료기(Teletherapy) 장비 안에 들어있던 방사성 물질인 세슘(Cesium, Cs-137)이 유출되면서 도시 전체가 패닉 상태가 되었던 사건이다. 당시 폐병원에 숨어든 좀도둑 2명이 방사성 장비인 원격치료기가 비쌀 것으로 생각하고 그 장비를 분해해 훔쳐갔는데, 이 장비 속에 들어있던 세슘 캡슐을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이 캡슐을 파손해 캡슐 속에 들어 있던 가루를 만짐으로써 방사능에 피폭됐다. 세슘은 체렌코프 복사(Cherenkov radiation)에 의해 어둠 속에서 푸른빛을 내는데 좀도둑과 그 가족들은 그 빛이 신기해 만지거나 몸에 발라보기도 하고, 심지어 먹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 가루를 가지고 다니며 이웃 주민들에게 구경을 시켜주기도 했고 이 가루를 몸에 묻힌 채 버스를 타고 시내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수 그램에 불과한 극미량의 세슘은 고이아니아 시를 재앙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이 세슘가루를 지닌 채 고이아니아 시내를 활보했던 좀도둑의 부인의 동선에 있던 5,000여 명의 시민이 방사능에 피폭됐다. 이 가운데 20명은 급성방사선증후군, 28명은 국소피폭 진단을 받고 4명이 신체 일부를 절단했으며 17명이 골수암으로 입원했다. 피폭된 사람들 가운데 111명은 이후 10년간 피폭 증상으로 심각한 병에 시달리다가 사망했다. 타인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극미량의 방사성 동위원소에 노출되어도 심각한 수준까지 피폭되는데 만약 이 물질이 폭발에 의해 파편 형태로 수백 미터까지 흩뿌려지고, 그것이 바람에 의해 사방으로 흩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국내 방사선원 관리 규정 재정비해야 북한이 남한에 더티밤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작심했다면 열병식에 나왔던 ‘핵공격 특수부대’는 들고 있던 핵배낭 없이 맨몸으로 입국만 하면 된다. 더티밤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기본 재료인 폭약은 산업용으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방사성 동위원소는 전국 각지의 병원이나 대학, 연구소에서 원하는 수량만큼 구할 수 있다. 더티밤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아메리슘(Americium 241), 세슘(Cesium 137), 코발트(Cobalt 60), 라듐(Radium 226), 스트론튬(Strontium 90) 등 매우 다양하다. 이 물질들은 병원의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나 CT(Computed Tomography), X-레이(X-Ray) 등의 기계에서 사용되는데,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발간한 「2014 원자력백서」에는 이러한 방사성 장비를 운용하는 곳이 전국에 5,606개소에 달하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는 전국 의료기관에 보급된 MRI, CT 등 의료용 방사선 발생장치가 3,125개가 넘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정부는 이렇게 방대하게 보급된 방사선원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방사성동위원소 보안관리에 관한 규정’을 고시해 관련 장비 설치 장소에 외부인 접근 금지, 비상시 경비 인력의 즉각 조치 및 경찰관서 신고, 방사선원 이동 시 실시간 위치추적 및 이동경로 수시 변경 등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시설이나 대형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사선원 취급기관은 경보가 울리면 경비원이 출동하는 사설경비 서비스에 의존하거나 경비인력이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북한이 작심하고 이들 시설을 공격해 방사선원 탈취를 시도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더티밤에 의한 핵테러는 손쉽게 시도할 수 있으면서도 한번 발생하면 사회적 공황상태가 조성되고 국민들의 불안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대단히 매력적인 카드가 아닐 수 없지만, 방어하는 측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예측조차 어렵기 때문에 대응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원화된 감시 및 지휘통제 체계를 갖춘 전국가적인 방사선 감시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방사선원을 운용하는 전국 수천여개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인식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시청광장] “포천의 맛과 멋에 반하다”

    [시청광장] “포천의 맛과 멋에 반하다”

    은빛 억새숲 물결로 가득한 산정호수 명성산과 이동막걸리로 유명한 경기 포천. ”2015포천농산물축제 한마당”이 서울시청광장에서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12일 오후 2시 포천농산물축제한마당 개막식을 시작으로 100여개 매장에서 포천개성인삼, 한과, 버섯, 포도, 한우고기, 막걸리 등 다양한 지역특산물이 판매된다. 또 포천 허브아일랜드 코너에 가면 독특한 향이 나는 허브차를 맛볼 수 있다. 이밖에 농산물 판매행사를 빛내줄 문화예술한마당도 마련돼 있는데 첫날 포천시립민속예술단 공연에 이어 둘째날에는 포천아리랑공연, 국악비보이공연, 노래자랑경연대회 등이 열린다. 한편 도시민들의 귀농귀촌을 돕는 “포천시 귀농지원센터”가 마련돼 있어 은퇴후 귀농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창업지원 및 농가주택지원 등 현장에서 즉석 귀농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 그것이 알고싶다 조희팔, 4조원 사기범 사망 의혹 “청부살해 가능성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조희팔, 4조원 사기범 사망 의혹 “청부살해 가능성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조희팔, 대체 누구? ‘4조원 사기’ 피해자 10명 자살까지… 역대급 사기범 ‘그것이 알고싶다 조희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을 집중 취재했다. 지난 10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는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사망 미스터리를 조명했다. 조희팔은 지난 2004년 10월부터 2008년 10월 말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의료기 재임대 사업과 기업차원의 재테크 사업이라는 명목의 유사수신 행위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후 조희팔은 투자금을 가로챈 뒤 중국으로 도주했다. 경찰 추산으로는 4조원의 피해액에 3만명의 피해자가 있으며, 자살한 피해자만도 10여명에 달한다. 피해자 단체 바른가정경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바실련, 대표 김상전)는 조희팔의 사기 행각으로 발생한 피해액이 8조원에 이르며, 조씨는 이 피해금액중 적어도 2조원 이상 가로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던 중 4년 뒤인 2012년 5월, 돌연 조희팔의 사망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조희팔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장례 동영상과 사망 서류를 근거로 조희팔의 사망을 단정 지었다. 하지만 조희팔의 죽음은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에 지난달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조희팔 사망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범죄 심리 전문가 표창원 박사와 함께 조희팔의 은신처였던 중국으로 향했다. 제작진은 골프광으로 알려진 조희팔의 생존 단서를 찾기 위해 칭다오의 한 골프장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작진은 2011년 12월 19일 사망한 조희팔이 사망한 날 이후에도 골프를 친 기록을 확인했다. 또 웨이하이 단골 식당에서는 조희팔이 올 초까지 거기서 식사를 하고 갔다는 종업원의 목격담을 확인했다. 골프장 직원은 “두 명이 쳤고 앞 팀과 뒤 팀 없이 그냥 둘이서 18홀 골프를 쳤습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중국에서 표창원 박사와 함께 경찰이 사망의 근거로 제시한 사망 증명 서류에 대해 취재했다. 위조 브로커를 취재한 결과 돈만 주면 무엇이든 위조가 가능했다. 하지만 조희팔 사망증을 발급한 병원에 확인한 결과 조희팔의 사망증 자체는 위조가 아니었다. 그런데 사망증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사망증에 있어야 할 중국 파출소 직인이 없는 사실을 알게 됐다. 표창원 박사는 추적을 마친 후 “조희팔 사건은 하나의 사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부정과 부패와 불합리, 그리고 우리의 모습들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사건”이라며 “조희팔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묻어 둔다면 대한민국 전체의 수치”라고 꼬집었다. 이어 표창원은 “이 나라 정계와 관계, 사법계에서 힘깨나 쓰고 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치고 조희팔이 검거돼 그의 입을 통해 열려질 ‘판도라의 상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몸이 날렵하지도 않고 현지 언어에 능통하지도 않으며 한국과의 연결·연락없이 장기간 버텨내기 어려운 그가 이토록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은 채 꼭꼭 숨어있을 수 있을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표창원은 “조희팔이 숨진 게 맞다면, 그가 더이상 도피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과 여건이 조성되면서 꼬리를 잡힐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그와 관계를 맺은 측에서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청부살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표창원은 “강하고 청렴하며 결코 타협하지 않는 동시에,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수사관과 검사, 판사의 연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대통령뿐 아니라 국회의 결의와 협조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노동개혁·예산안 흔드는 ‘국정교과서’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마무리됐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노동개혁 등 휘발성 강한 이슈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보 진영의 세 대결 양상마저 빚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 새누리당은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라며 정면 돌파를 공언했다. 반면 야당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섰다. 오는 13~16일 대정부질문은 물론 이어지는 내년 예산안 심사까지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교육부의 한국사 국정화 여부 발표(구분고시)를 앞두고 새누리당은 11일 당정협의와 당내 역사교과서 개선특위 회의를 잇달아 여는 등 지원사격 태세를 갖출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9일 “국감 이후 노동개혁 등 중점법안들을 다뤄야 할 시기여서 역사교과서 문제가 정무적으로 부담스럽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이슈”라면서 “총선에 앞서 이참에 매듭지어야 한다는 게 당정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화는 유신 역사교육 부활, 친일파 미화”란 메시지를 내세워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여당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본질은 내년 총선은 물론 2017년 대선을 앞둔 보수층 결집이라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색깔론으로 덮어씌워 보수층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위험한 음모”라고 말했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황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을 포함해 12일 국회 본청 앞 장외집회 개최, 법안·예산 등 의사일정과의 연계, 외부 시민사회단체 등과의 연대 강화 방안 등이 보고됐다. 여당은 내심 역사교과서 논란에 노동개혁 법안 처리가 휘말릴 것을 우려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사안의 본질이 다른 만큼 야당에서 역사교과서와 연계해 법안 처리를 보이콧한다면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압박했다. 반면 야당은 쟁점법안은 물론 예산안 처리 연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장외투쟁은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후순위로 미뤄 둔 상황이다. 여당이 제출한 노동개혁 5대 법안 중 실업급여 지급을 50%에서 60%로 늘리는 ‘고용보험법’과 산업재해 범위 확대를 다룬 ‘산재보상보호법’에는 동의하지만 ‘기간제 사용기간 2년 연장 조항’ 등 나머지는 합의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옛 국세청 별관 변신 어떻게

    옛 국세청 별관 변신 어떻게

    78년 만에 철거됐던 옛 국세청 별관 터가 광장과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옛 국세청 지상·지하를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실시한 설계공모에서 미국 건축사무소 ‘터미널 7 아키텍츠’(Terminal 7 Architects)의 ‘서울 연대기’(Seoul Chronicle)가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서울 연대기는 비어 있는 지상부를 땅에서 들어 올려진 작은 광장으로 계획했다. 플랫폼을 활용해 지하공간의 지붕 역할을 함과 동시에 열린 조망을 제공한다. 현재 단층으로 돼 있는 지하부는 3개의 층으로 나눠진 전시공간으로 계획했다. 시민청과 연계돼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위원회는 당선작이 옛 국세청 별관 터가 가진 역사성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완성도 있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시는 당선작 설계자에게 실시 설계권을 주고 약 5개월간의 실시 설계를 거쳐 내년 상반기 공사에 들어간다. 2017년 상반기에는 완공될 예정이다. 당선작을 비롯한 수상작들은 옛 국세청 별관 부지에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전시,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용궁 가는 길’ 따라 자갈치로 오이소!

    ‘용궁 가는 길’ 따라 자갈치로 오이소!

    ‘부산 자갈치축제’가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자갈치시장과 용두산공원, 광복로 등 중구 일원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올해로 24회로 국내 최대 수산물축제다. 용신제, 회요리 경연대회, 가요제, 최대 회 비빔밥 만들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참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라는 슬로건과 ‘용궁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자갈치축제는 ‘여는 마당’, ‘오이소 마당’, ‘보이소 마당’, ‘사이소 마당’ 등 4개 마당, 35개의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 생선회데이 선포식, 그땐 그랬지, 전국 어로요 (노래)공연, 생선회 등 8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나는 물고기 포토존’ 등 4개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등 더욱 알차게 꾸몄다. 본 행사에 앞서 7일 저녁 자갈치 특설무대에서 열린 전야제는 푸짐한 생선회와 막걸리로 ‘얼씨구 좋다’ 신명나는 한판 ‘어울림’ 마당으로 축제의 성공과 지역의 발전을 기원했다. 8일 개막식 행사인 길놀이는 용두산공원~근대역사관~중앙로·광복로~자갈치 축제장까지 이어진다. 경찰차를 선도차량으로 해서 자갈치의 태동과 역사, 참여시장의 수산물상징 행렬, 부산 취타대 등 축제교류의 장을 함께 만들어 풍성한 볼거리 퍼레이드가 함께한다. 이어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불꽃 쇼가 남항 앞바다에서 펼쳐져 아름다운 불꽃들이 가을 하늘을 수놓는다. 관광객 참여 체험행사로 인기종목인 장어·문어 이어달리기 등은 내·외국인이 함께하는 릴레이 경기로 내용과 규모를 강화했다. 또 ‘고기야 친구 하자’, 즐거운 낚시, 생선회 정량 달기, 생선회 젓가락 묘기 등의 프로그램은 가족과 연인·친구가 함께 즐길 수 있다. 도전 프로그램인 ‘2400인분 세계 최대 회 비빔밥 만들기’에서는 부산시민과 타시·도 시민이 함께 참여해 회 비빔밥을 만들고 관람객들에게 제공한다. 또 축제기간 중 점심 때에 자갈치시장 친수 공간과 신동아시장 앞에서 전복죽과 복국을 무료 시식할 수도 있다. 전시행사는 각종 수산물과 생선회에 관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생선회 상식 전시를 겸한 요리시연 및 작품전을 운영한다. 우리 근해에서 나는 어종과 계절별 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 등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개막축하공연으로 KNN 쇼 유랑극단과 실버예술단, 경헌 예술단의 공연과 부산 중구와 자매결연도시인 일본 오노미치시 공연단의 전통 베차북 특별공연이 열린다. 국제영화제 관람객과 부산시티투어 점보버스 탑승자는 축제 기간 자갈치 식당을 이용할 때 요금의 5%를 할인해 준다. 이 밖에 ‘수산물 난전거리’와 ‘자갈치 특산물 판매전’에서는 싱싱한 수산물과 질 좋은 건어물을 맛보거나 살 수 있다. ‘미니 회 센터’에서는1만 5000원에 생선회, 장어구이, ‘꼼장어’ 구이, 전복죽, 조개구이 등을 제공한다. 김은숙 중구청장은 “올해는 자갈치축제가 시작된 지 24년이 되는 만큼 더 많은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해 부산과 한국을 대표하는 수산물 축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돈 없는 할매는 ‘도둑 구경’밖엔…” 누가 국가 하천에 가림막을 쳤나

    “돈 없는 할매는 ‘도둑 구경’밖엔…” 누가 국가 하천에 가림막을 쳤나

    “무료였던 유등축제에서 입장료를 1만원이나 받으면 시민의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유료화가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유등축제를 여는 남강 일대를 가림막으로 둘러 막은 행위는 지나친 상업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남 진주시는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남강유등축제에 처음으로 성인 1만원, 학생은 5000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경로할인은 없었다. 다만 진주시민에게는 축제 중 평일에 무료 입장할 수 있는 초대권을 1인당 한 장씩 나눠 주었다. 시는 정부의 축제 일몰제 정책으로 축제지원금이 줄어 자구책으로 유료화를 했다고 밝혔다. 시는 남강유등축제에 유등 제작을 비롯해 모두 35억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2011년에는 국비 8억원과 도비 2억원 등 10억원이 지원됐으나 올해는 국비 2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도비도 절반이 줄어 1억원 등 3억원이 됐다. 유료화가 불가피했다는 항변이다. 이창희 시장도 “남강유등축제는 대한민국 최우수 축제와 대표축제, 글로벌육성 축제에 선정되고 미국·캐나다에 수출된 명품 축제이니 입장료를 내고 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축제가 개막되자 십자포화처럼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류재수 시의원이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결정적이었다. 비난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시골서 남강유등축제를 구경 왔던 할머니들이 비싼 입장료로 가림막 밖에서 애태우다가 서로 무릎을 꿇고 동료에게 유등을 구경하게 하는 사진이었다. 류 의원은 “어젯밤(지난 5일) 시골에서 오신 열 명의 할머니 관광객들을 보면서 참담했습니다. 돈 내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말라는 놀부심보에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래서 뭘 얻겠다는 겁니까”라고 적었다. 그는 “옳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에게 충분히 이해를 구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시의 유등축제 유료화 결정은 그러지 못했다”며 “축제가 끝나고 나면 시의회에서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한진 진주참여연대 사무처장도 “공론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유료화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진주남강유등축제 및 시 홈페이지에도 유료화를 비판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한 시민은 “남강은 국가 하천인데 시가 맘대로 조망권을 차단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불꽃놀이도 하늘에 천막을 쳐 가려 놓고 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관광객은 “아름다운 유등을 보게 하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 텐데 가림막으로 막아 놓으니 아름다운지 알 수가 없어 관람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야박하다”며 “남강유등축제의 좋은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남강 주변 상인들도 “유등축제 기간에 한 해 수입을 올렸는데 올해는 유료화로 손님이 크게 줄고 돈도 쓰지 않는다”며 유료화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기고] 대한민국 공무원 김혜선과 한글날/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기고] 대한민국 공무원 김혜선과 한글날/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모처럼 단맛의 휴식이 찾아온 지난달 5일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 문화체육관광부 김혜선 과장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그가 국어정책과를 떠난 직후부터 1년 가까이 교육부의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방침과 싸우느라 난 그에게 문자 한 번 보낼 틈이 없었다. 때마침 전날 공청회에서 이 방침을 유보하겠다는 교육부의 공식 답변이 나온 터라 그가 축하 문자를 보냈나 싶었다. 하지만 나의 짐작과 달리 부고였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누가 세상을 떠났는지 얼른 파악하기 어려운 알림이었다. 갑자기 몸이 오싹해졌다. 허둥지둥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 확인해 보니 불길한 느낌대로 그가 돌연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이제 겨우 마흔두엇의 나이인데. 김혜선. 그가 국어정책과장으로 있던 2012년에 우리 국민은 한글날을 공휴일로 되찾았다. 당시 나는 한글날 공휴일 지정 범국민연합 집행위원으로, 그리고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로 이리저리 발품과 글품을 팔았다. 가장 반대가 심했던 경총 앞에서 도끼 상소를 벌이고, 경총 사람들의 주장을 논박할 자료를 마련하느라 밤을 새우기도 했다. 이런 나를 두고 친구들은 “당신이 한글날을 공휴일로 다시 만들었다”고 치켜세운다. 그러나 그런 큰 일이 어찌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겠는가. 국무총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회의원,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국어운동계 원로 선배 등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은 결과였다. 하지만 누군가 이 일을 자신의 운명처럼 짊어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으리라. 그 주인공이 바로 김혜선 과장이었다. 우리나라 공휴일 수가 선진국 수준이라는 재계의 주장을 되풀이하던 다른 부처 공무원을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설득한 뒤 들뜬 분위기로 전화하던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솔직히 난 그가 국어정책과장이 되기 전까지는 그 과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심지어 그 전에는 국어정책은 옆에 있는 과와 합쳐져 이름조차 국어민족문화과였을 정도로 국어정책이 푸대접을 받았다. 그가 오고 나서야 한글날 공휴일, 공공언어 쉽게 쓰기, 한글박물관 개관, 언어문화 개선 범국민 운동, 국어책임관 제도와 국어문화원 활성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굵직한 국어정책이 자리를 잡고 성과를 거뒀다. 그중 공공언어 쉽게 쓰기 정책을 굳건하게 세워 놓은 것이야말로 길이 남을 일이다. 이 정책에 따라 정부대변인협의회에서는 보도자료 쉽게 쓰기 결의대회를 열었고, 문체부 장관은 텔레비전에 나와 “선진국에서는 언어도 인권이라고 여긴다”는 말까지 했다. 그 일이 있기까지 그가 쏟은 땀과 시간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문체부에서 한글날을 앞두고 성금을 모아 추모 행사를 열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그와 일 때문에 밤늦게 주고받은 수많은 문자에서 한글에 쏟은 그의 사랑과 열정을 다시 읽는다. 평생 해야 할 일을 짧은 세월에 몰아쳐 해치우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김혜선. 그는 부지런하고 다정다감했으며, 또한 무엇보다 매우 겸손한 공무원이었다. 김혜선 과장은 단연코 내가 만난 ‘진정한 대한민국 공무원’이었다. 그가 떠난 자리에 다가오는 한글날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 [자치단체장 25시] 정책 간담회 ‘소통지사’부터 마을 모임 ‘홍보대사’까지

    [자치단체장 25시] 정책 간담회 ‘소통지사’부터 마을 모임 ‘홍보대사’까지

    지난달 17일 오전 8시 20분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흰색 전기차가 스르르 소리 없이 도청 마당으로 들어왔다. 말끔한 양복 차림의 원희룡 지사가 조수석 뒷문을 열고 내렸다. 도지사가 도착하면 수행비서가 잽싸게 차 문을 열어 주는 게 보통인데 낯선 풍경이 연출된다. 원 지사가 수행비서한테 “이런 일은 하지 말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원 지사는 전국 자치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를 관용차로 이용하고 있다. 지사 집무실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두고 원 지사와 마주 앉았다. “전기차가 작고 좁아 불편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에쿠스 등 대형 승용차에 비해 전기차 쏘울은 뒷좌석이 좁고 팔걸이도 없다. 지사가 타기엔 왠지 좀 옹색해 보이기도 하고…. 그러나 원 지사는 “전기차 보급과 산업을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오히려 업무용으로 제격인 것 같다”며 “전기차는 소음이 없어 이동하면서 정책을 구상하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좋다”고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동석한 강홍균 소통정책관은 “종전 휘발유 관용차 1년 기름값 500만원에 비해 전기 관용차는 충전요금이 70여만원에 불과해 예산 절감 효과도 크다”고 경제성을 거들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도내에 굴러다니는 자동차를 모두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원 지사는 아침 출근길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다. 정국 현안이나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한 해석과 거침없는 답변으로 생방송 시사프로그램마다 출연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요즘 방송 출연이 뜸한데 이유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원 지사는 “일부에서 ‘소는 누가 키우냐’며 자치단체장이 중앙언론에서 너무 나댄다는 식으로 곡해하고 있어 (출연 요청을) 사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 말이 많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이와 관련해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입을 닫았지만 그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서운한 표정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잠룡인 원 지사를 두고 일각에선 ‘몸만 제주에 있고 마음은 여의도(중앙정치)에 가 있다’고 종종 시비를 건다. 오전 10시 원 지사는 실·국장 간부공무원들과 함께 시민사회단체와 정책간담회가 예정된 제주도청 별관으로 이동했다. 시민사회단체와의 정책간담회는 협치를 내세운 원 지사가 시민사회단체와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현안인 외국의료기관(영리병원) 설립과 유원지 개발(예래휴양형 주거단지) 논란이 이날 의제로 올랐다. 도 입장에서 곤혹스럽지만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한 이들 의제를 원 지사가 전격 수용하면서 간담회가 성사됐다. 의료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한 국내 1호 영리병원 설립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도는 지난 8월 중국 녹지그룹이 조성 중인 서귀포 헬스케어타운 내 의료시설 건축허가 신청을 승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영리병원 허용은 의료민영화와 양극화를 초래하고 건강보험체계를 흔들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원 지사는 “46병상 규모의 작은 외국인투자병원이 무슨 대한민국 건강보험체계를 흔들고, 의료비 폭등을 가져 오느냐”며 “침소봉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뉘앙스다. 2조 5000억원의 말레이시아 자본을 유치한 서귀포 예래종합휴양단지 조성 사업도 논란거리다. 지난 3월 대법원은 “영리를 추구하는 이 사업은 유원지의 원래 목적인 일반시민의 오락과 휴양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제주도의 사업 인·허가는 무효라고 판시해 공사가 중단됐다. 비록 전임 도지사 시절 인·허가가 이뤄진 일이지만 원 지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해법 찾기에 고심을 거듭,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한 사업 재개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원 지사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채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18명의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마주 앉은 원 지사는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고 사회적 의견을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가치를 중시할수록 대립으로 가기 쉽다. 다만 대립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의 주요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시민사회단체에 비판은 하되 수위와 품위는 지켜 달라는 주문으로 들렸다.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도 실·국장들 간의 열띤 토론은 두 시간 내내 이어졌고 원 지사는 자리를 지키며 이들의 날 선 공방을 지켜봤다. 간담회 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가 “의미 있는 행사였다. 앞으로 사안별로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하자 원 지사는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도민의 행복을 위해 대안을 갖고 머리를 맞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원 지사는 한국공학교육학회가 주관한 ‘2015년 한국공학교육 학술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으로 오후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2시 40분 제주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원 지사는 전기차 풍력발전 등 제주의 친환경 정책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제주에서는 전국의 각종 단체 등의 학술대회나 친목행사 등이 일년 내내 이어진다. 도지사가 참석해 행사를 빛내 달라는 막무가내 요청이 쏟아진다. 원 지사는 “도지사 얼굴 부조를 좀 해 달라는 건데 도의 입장에서는 다들 제주를 찾은 손님이어서 뿌리칠 수만도 없다”며 ‘제주홍보대사’ 역할도 소화한다. 제주는 한 다리 건너면 도지사와 친·인척이고 학교 동문 선후배이고 고향 이웃사촌일 정도로 좁은 사회다. 더구나 특별자치도 광역 단일행정체제로 시장, 군수 등 기초단체장이 없다 보니 각종 마을 단위 행사에도 도지사 참석 요청이 줄을 잇는다. 원 지사는 도민과의 소통을 위해 가급적 많은 행사에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오후 3시 30분 원 지사는 제주시 연동 뉴크라운 관광호텔로 이동, 관광 유관기관 합동 워크숍에 참석했다. 도와 제주관광공사, 도관광협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컨벤션뷰로 등 관광전문가 120명이 모여 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원 지사는 “메르스 사태 때 교훈을 얻었겠지만 제주는 관광의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 하고 이를 지속하기 위해 양적인 규모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관광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지만 결국 관광객을 진정으로 환영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이 우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오후 6시 30분 원 지사는 연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중앙언론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원 지사 앞에는 삼다수 한 병이 놓였다. 소주 2병 폭탄주 20잔 정도의 주당이었던 원 지사는 2년 전 술을 끊었다. 원 지사는 “국회의원 하면서 평생 마실 술 다 마셨다. 술을 끊고 나니 집중력이 더 생기는 것 같다”며 “평소 집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해 짬짬이 운동을 하면서 건강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도지사가 된 후 골프와는 이별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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