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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 일 생기면 한살 딸은 남편이…” 목숨 걸고 시위 나서는 미얀마인들

    “내게 일 생기면 한살 딸은 남편이…” 목숨 걸고 시위 나서는 미얀마인들

    지금도 매일 미얀마의 보통사람들은 집회와 시위에 점점 더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군부에 맞서 싸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선택에 내몰린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적어도 149명, 많게는 235명으로 희생자가 집계된다.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영국 BBC는 21일 매일 힘겨운 선택을 해야 하는 미얀마인 4명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가 돋보이는 점은 가공하지 않고 그들이 자신의 얘기를 들려준다는 데 있어 옮긴다. 딸아이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여인 나우는 총파업 민족주의연맹의 지도자다. 더 나은 미래를 갖기를 원하는 한 살짜리 딸을 위해 시위에 참여한다고 말한다.난 (미얀마의 소수민족인) 카렌족 일원이다. 해서 시위는 내게 낯선 일이 아니다. 오늘날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은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과 윈 미인트 대통령의 석방과 2020년 선거 결과를 인정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 소수민족은 더 심도있는 요구사항들을 갖고 있다. 우리의 비전은 미얀마에 속한 모든 민족들이 함께 하는 연방제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군부는 몇년이나 분할 통치 전략을 써왔지만 지금 모든 민족은 단결돼 있다. 내겐 어린 딸이 있는데 한 살이다. 내 행동 때문에 그애가 힘들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딸이 나처럼 독재 밑에서 자라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딸을 위해 시위에 참여해왔다. 시위에 함께 하기 전 남편과 상의했다. 아기를 맡달라고 부탁했고 내가 이 운동을 하다 체포되거나 죽으면 견디며 살아가라고 했다. 우리는 이 혁명을 완성할 것이며 우리 자녀들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의 탈출을 돕는 의료 관리 난다(가명)는 메익이란 마을의 병원에서 일한다. 의료 종사자들은 미얀마 시위의 가장 앞선에 서 있지만 메익의 의료진들은 군부에 끌려갈까봐 숨어 지내야만 한다고 말한다.통금령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 7일 밤의 일이다. 난 창문이 검게 칠해진 자동차를 운전했다. 난 정형외과 의사, 그의 아내, 다른 의사와 그의 가족을 선발해 야음을 틈타 그들의 가방을 차에 싣고 안전한 가옥에 그들을 태워줬다. 하루 전 정부 관리들이 메익의 병원들에 전화를 걸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는 전문의, 의료 책임자, 간호사들의 이름을 적어내라고 했다. 왜 그들이 명단을 달라는 거지? 관리들이 그들을 소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두려움이 우리 사이에 퍼졌다. 정부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의사들은 잡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숨어지내기로 결정했다. 난 몇몇 의사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할당을 받았다. 차안으로 돌아가자면 분위기는 환멸과 역겨움 일색이었다. 한 의사는 “왜 (의사와 의료 관계자인) 우리 같은 사람들이 환영 받는 존재가 아니라 범죄자처럼 숨어야만 하느냐?”고 물었다. 난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의사들을) 숨기는 데 돕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일부터는 메익 사람들이 아프면 돌볼 수 있는 전문의는 얼마 남지 않게 된다. (군대 간부들이) 때려 손가락이나 손, 두개골이 부셔져도 치료해줄 의사가 충분치 않을 것이다. 메익에서 아기가 태어나는일을 도울 산부인과 의사는 한 명도 없게 된다. 의료 종사자는 이 운동에 중요하고 절실한 부분인데 지금 그들은 가버렸다. 카메라 뒤의 남자 마웅은 양곤의 영화감독이다. 시위가 시작했을 때 이 운동이 어떻게 발전해가는지 보여주려고 매일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지난 2월 28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난 (양곤 시내) 바르가야 거리의 가장 앞선, 바리케이드 바로 뒤에 서 있었다. 휴대전화로 찍고 있었다. 수백명의 시위대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병과 통조림캔 등을 두들겼다. 100명 정도의 사람이 우리 앞으로 빠르게 행진했는데 난 군인들인지 경찰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경고도 없이 그들은 우리를 향해 최루탄과 실탄, 연막탄을 퍼붓기 시작했다. 난 탈출 루트로 미리 점찍어둔 거리로 달리면서도 계속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우리 대부분은 간신히 탈출했다. 이제 난 시위 현장에 갈 때 헬멧과 방열 처리된 장갑을 챙긴다. 우리는 기회가 주어지면 최루탄 통을 집어 들어 다시 던져준다. 대부분 최루탄은 불발되는데 그러면 우리는 젖은 옷가지를 덮어주거나 물을 부어준다. 많은 이들이 가스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는 값싼 가스 마스크를 쓴다. 우리는 코카콜라가 얼굴에서 최루 가스를 씻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영화감독 겸 시위대원으로서 난 매일 시위에 나가 아주 짧은 단편영화를 찍고 있다. 이제 동영상들을 돌아보면 평화로운 시위에서 우리가 목숨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으로 바뀐 저항의 과정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물론) 현실은 어떤 영화보다 비현실적이다. 군부에 감금된 여인 피요(가명)는 양곤 시내 산차웅 지구의 시위에 참석했던 200명 중의 한 명으로 연구원이다. 그곳에서 그들은 군 간부들에 의해 감금돼 떠날 수가 없었다. 적어도 40명이 체포됐다.지난 8일 오후 2시쯤 보안군 요원들이 왔고 우리는 감금됐다. 그 집 주인들이 문을 열어 손을 흔들어 우리는 그곳에 들어갔다. 보안군이 바깥에서 우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우리 집에는 6명의 여성과 한 남성 등 7명이 있었다. 주인은 매우 친절해 우리에게 음식을 내줬다. 몇 시간 뒤 떠나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오후 6시 30분이 돼도 나갈 수가 없어 걱정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들(보안요원들)이 떠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빠져나갈) 계획을 짜기로 했다. 집 주인들은 어떤 거리를 선택하면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지 일러주고, 숨어지낼 만한 다른 장소를 추천하기도 했다. 우리는 첫 주인의 집에 소지품을 모두 맡겼다. 난 사롱(전통 치마)으로 갈아 입어 조금 더 현지 주민처럼 보이게 꾸민 뒤 집을 떠났다. 나도 휴대전화의 많은 어플리케이션을 지우고 약간의 여윳돈을 지녔다. 밤새 다른 안전한 장소를 찾아 헤맸다. 아침이 되자 보안군이 그곳에 있지 않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삽화 BBC 데이비스 수르야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폭력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인을 지지한다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폭력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인을 지지한다

    1980년 5월의 어느 날 오후였다. 고등학생이던 나는 친구와 함께 우리 동네에 있는 국어 선생님의 하숙집으로 무작정 찾아갔다. 소설을 쓴다던 선생님은 자신이 기거하는 문간방 툇마루에 우리를 앉혀 놓고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ㄷ’자 형태의 한옥 마당에 쏟아지던 봄볕을 바라보다가 내가 불쑥 물었다. “선생님 고향이 광주라면서요, 지금 막 고향으로 달려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은 아무 대답 없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고, 저항하는 시민에게 군인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80년 5월의 광주를 떠올렸다. 그와 함께 깊숙이 묻어 둔 부끄러운 기억도 되살아났다. 이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여고생인 나의 입을 손바닥으로 재빨리 막아 버리고 싶은 심정이 되곤 한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대학생 언니들에게 귀동냥한 것이며 신문 기사 같은 것을 읽어서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나도 안다는 척을 하고 싶었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런 질문은 그 일이 광주 사람들만의 일이라고 여길 때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시절의 나는 광주항쟁을 서울에 사는 사람들 혹은 광주가 아닌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과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며칠 전 미얀마의 인권 활동가 이야기를 듣는 자리에 참석했다. 1988년 버마 민주화 항쟁에 참여했다가 군부의 탄압을 피해 도피했고, 여러 나라를 거쳐 93년 이후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윈라이가 현재 미얀마의 상황과 정치적·역사적 배경을 설명해 주었다. 요약하자면 미얀마에서는 군부독재가 지금 50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수많은 이들이 목숨 바쳐 민주화를 위해 싸웠다. 허울 좋은 2008년 개헌 이후 표면적으로는 민선 정부가 들어섰으나, 구조적으로는 여전히 군부가 막강한 부와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상·하원 합계 396석으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자 불안감을 느낀 군부가 부정선거라는 빌미를 내세워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내용이었다.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가면서 쿠데타 직후부터 파업하고 있는 이들의 생계를 돕고자 국외에 체류 중인 미얀마인들이 마련한 기금을 ‘지원금’이 아닌 ‘보상금’이라고 부른다는 것, 저항의 주축인 젊은 세대들은 ‘88년 세대’와는 다르며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 2008년 헌법을 개정하려면 미얀마 사람들은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윈라이는 한국의 민주화 경험이 미얀마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서 “저는 한국이 성장하는 것을 코앞에서 지켜봤어요. 1993년의 부천역 근처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특정 장소나 측면을 한국인인 나보다 훨씬 더 깊이 체험했을 것이다. 1980년 5월 이후로 4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나는 광주항쟁에 대해 모르던 것을 많이 알게 됐다. 이따금 ‘그때 그곳에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라고 스스로 묻곤 했다. 어리석은 질문이다. 잔혹한 폭력의 한가운데에 던져진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선택할 여지는 별로 없다. 물론 광주항쟁과 현재 미얀마의 상황은 세세한 부분에서는 다르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에게 자행되는 폭력이라는 면에서는 같다. 그러한 폭력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폭발처럼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모든 사람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단지 미얀마 사람들만의 재앙이 아니다. 어쩌면 지금 폭력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보다 시공간에서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미얀마 군대의 발포로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린다. 폭력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 사람들을 지지한다.
  •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 쓰면 심각한 문제인가요?”[이슈톡]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 쓰면 심각한 문제인가요?”[이슈톡]

    “본인이나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쓰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족의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우리말의 60%가 한자로 구성된 만큼 자기 이름 정도는 한자로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말에서 한자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만큼 굳이 한자를 쓰지 못한다고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뉘었다. 이 문제를 상견례에서 경험했다는 30대 여성 A씨는 “3년 사귄 남자친구 부모님을 처음 보는 날, 남자친구 아버지께서 종이랑 펜을 주시더니 내 이름과 부모님, 형제가 있으면 형제 이름까지 한자로 써보라고 했다”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속으로 ‘이거 테스트구나’라는 생각했다는 A씨는 “군말하지 않고 내 이름만 썼고, 남자친구에게 ‘자기도 써보라’며 바로 종이와 펜을 넘겼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이름도 쓰지 못했고 당황한 남자친구 아버지는 당신 아들 역시 쓰지 못하다 보니 아무 말 안 하시고 ‘다음부터는 외우고 다녀라’는 말씀만 하고 끝이 났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름의 의미만 알면 된다” “중화권 나라도 아닌데…” “내 이름만 쓸 수 있으면 되는 것 같다”며 가족의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아니라는 데 더 많은 의견을 냈다.‘어려운 한자어’ 쉬운 우리말로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단어 약 51만개 중 한자어가 58.5%다. 고유어는 25.5%로 한자어의 절반 이하다. 한글만으로 한국어를 온전히 표기할 수 없다는 근거로 활용된다. 한자가 많이 포함된 행정용어를 사용하는 공직사회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한자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은 ‘국어기본법이 한글전용·한자배척의 언어생활을 강요하고 있다’고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공문서 한글전용 작성을 규정한 국어기본법 제14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국민들은 공문서를 통해 공적 생활에 관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의 권리 의무와 관련된 사항을 알게 되므로 국민 대부분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한글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한자어를 굳이 한자로 쓰지 않더라도 앞뒤 문맥으로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전문용어나 신조어의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어를 병기할 수 있으므로 의미 전달력이나 가독성이 낮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초·중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선택적으로 받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고시도 재판관 5(합헌) 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한자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충분히 그 부족함을 보충할 수 있으므로 한자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글문화연대는 당시 성명을 통해 “국민 전체의 ‘알 권리’를 보호하는 말글살이가 중요하다는 ‘언어 인권’ 정신이 뿌리내린다는 의미”라면서 “지나친 한자 숭상론이 더는 우리 교육을 망가뜨려선 안된다는 주장이 올바르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환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박영선 “서울시민 모두에 10만원”…조수진 “고민정, 금권선거의 추억”

    박영선 “서울시민 모두에 10만원”…조수진 “고민정, 금권선거의 추억”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로 위로금 지급”“작년 서울시 세입 많아 세금 돌려주는 것”조수진 “고민정 당선시 100만원 지급 생각”이인영, 고민정 총선 지원 유세 때 발언 겨냥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9일 서울시장 당선시 1호 결재로 “서울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의 보편적 재난위로금을 블록체인 기반의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재난위로금에 지급되는 예산은 약 1조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조수진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금권(金權) 선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다”며 지난해 총선 당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원 유세했던 민주당 지도부의 ‘당선되면 100만원 지급’ 발언을 상기시켰다. 조 대변인은 “박 후보의 당선이나 ‘서울시장 1호 결재’는 현실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 “스마트폰 없으면 기존 지원금 지급” 박 후보는 이날 종로구 안국빌딩 선거캠프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 1호 결재로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되는 보편적 재난지원 계획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렇게 공약했다. 그는 “위로금은 지급 6개월 내 소멸하는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로 발행될 것”이라면서 “지역 소상공인 경제에 기여하고,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투자와 관심을 늘려 서울을 프로토콜 경제의 허브로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는 지난해 세입이 예상보다 많아 약 4조원의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시민이 낸 세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박 후보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은 분들에게는 원래의 전통적 방법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스마트폰이 있는 분들에게 디지털화폐를 우선적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가 언급한 KS서울디지털화폐란 서울시가 가치를 보증하는, 원화와 가치가 동등한 전자화폐 구상이다. 스마트폰으로 지급결제가 가능해 편의성이 높고, 정책 목적에 따라 보유기간이나 사용처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재난위로금 유통 경로를 분석할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소비성향을 분석해 향후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 후보는 회견 후 서울 곳곳을 누빈 뒤 민주당 서울시당 직능위원회 발대식에도 화상회의로 참여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달라. 서울시민의 현안 해결사가 되겠다”고 말했다.조수진 “이인영, 고민정 당선되면100만원 지급하겠다고 해 재미 봤다” “박영선, 공약(空約)으로 끝날 것” 그러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 후보의 ‘전 서울시민 10만원 지급’ 발언을 언급하며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특정인이 당선되면 10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해 재미를 봤다”며 금권 선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의원이 언급한 특정인은 전날 ‘피해호소인’ 발언 논란으로 민주당 서울시장 캠프 대변인직을 사퇴했던 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를 물려 받은 고 의원은 후보 시절 청와대 ‘원군’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현재 통일부 장관인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시 고 의원에 대한 지원 유세를 하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언급하며 ‘당선되면 100만원’ 발언을 했었다. 이번에는 고 의원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조 의원은 지난 1월 ‘오세훈은 광진을에서도 선택 받지 못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공격하는 고 의원을 향해 SNS에서 “천박하기 짝이 없다. 선거 직전 여당 대표 이인영(현 통일부 장관)은 ‘서울 광진을에서 고 의원을 당선시켜 주면 전 국민 100만원을 준다’고 했다”면서 “이런 게 금권선거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조 의원은 이날 박 후보를 향해 “이번 박 후보의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끝날 것”이라면서 “소득 없는 1가구 1주택자 재산세 감면, 전셋값 안정 등 1인당 10만원 이상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우리(국민의힘)는 약속드린다”고 반격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시장의 ‘권력형 성폭력’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면서 “4월 7일은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심판하는 날”이라고 비판했다.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 등 2차 가해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뒤늦게 단일화 ‘룰 양보 전쟁’ 나선 안철수·오세훈

    뒤늦게 단일화 ‘룰 양보 전쟁’ 나선 안철수·오세훈

    “김종인·오세훈 안 수용(안철수)”→“적합도 빠졌다(오세훈)”“적합도+유선10% 수용(안철수)”, “무선 100% 수용(오세훈)”단일화 룰 협상으로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실패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19일 뒤늦게 ‘단일화 룰 양보 전쟁’에 나섰다. 안 후보는 “이제 만족하십니까”라며 경쟁력과 적합도 조사에 유선전화 10% 비율을 받겠다고 했고, 오 후보는 “제가 양보하고 안철수 후보 측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결정을 하려 한다”며 무선전화 100%를 받겠다고 했다. 두 후보가 대의를 위해 룰을 서로 양보했다고 주장하며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종로구 서울선관위에서 “비록 여론조사의 기본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전화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비슷한 시간대에 기자회견을 열어 “경쟁력과 적합도를 50%씩 반영하되, 응답자에게 한 항목씩만 물어보고 유선전화 10%를 포함하는 게 (국민의힘) 당의 입장이라고 한다”며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서로 양보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무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는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두고 ‘대의’를 차지하기 위해 뒤늦은 ‘양보 전쟁’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이 결정은 또 하나의 바보 같은 결정이 될지도 모른다. 이 결정으로 제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택되지 못하는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면서도 “서울시장을 탈환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저는 마음을 비웠습니다. 오직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과 서울 시민들만 보고 가겠다”며 “중요한 것은 단일화를 조속히 성사시켜 더이상 국민들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이날 오전에만 해도 두 후보 측의 의견은 엇갈렸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자회견을 통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후보가 “새로운 내용이 없어 더 혼란스러워졌다”고 했다. 경쟁력과 함께 적합도도 요구했는데 안 후보 측이 경쟁력만 받겠다고 하고, 유무선 비율도 협상을 하겠다고 한만큼 ‘국민의힘안’을 받은 게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안 후보가 이날 전격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단일화 시점을 하루라도 당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보수 지지층을 더 결집하기 전에 단일화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정권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 양보하는 모습까지 연출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유선을 받아들이면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있고, 양보를 하는 모습을 보이면 설령 단일화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향후 정치적 명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단일화가 안 되면 두 후보는 표를 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돌을 맞게 된다”며 “특히 안 후보는 처음부터 단일화를 말해온 만큼 단일화를 하지 못하면 정치인으로서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서울 자치구들, 역대 최악의 청년 고용 맞아 청년 지원사업 봇물

    서울 자치구들, 역대 최악의 청년 고용 맞아 청년 지원사업 봇물

    서울 자치구들이 역대 최악의 청년고용 한파를 맞아 청년 창업 등 지원사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자수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줄고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지난달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은 26.8%로 역대 최고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청년고용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종로구는 다음달과 5월, 종각역 태양의 정원(종로서적 앞)에서 열리는 ‘종로청년숲 상설마켓’에 참여할 청년사업가를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2017년 시작된 ‘종로청년숲’은 판매 공간과 홍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수공예 작가들의 판로를 지원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지난해부터는 종각역 태양의 정원에 창업지원공간을 조성하고 상설 운영 중이다. 지난 1년 동안 총 150팀의 청년창업가가 참여한 가운데 약 1억 9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추가 조성한 판매 공간에서 한복, 봉제, 주얼리 등 종로구를 대표하는 지역 특성화 상품을 본격적으로 전시·판매할 계획이다. 구는 현재 4월~5월 사이 2주 단위로 참여할 청년 수공예 작가를 모집하고 있다. 대상은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서울시민으로 수공예, 아이디어 상품을 직접 제작·판매할 수 있는 청년 창업가다. 사업자 또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종로구인 경우,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사업자, 창업 준비 혹은 종로구 창업지원프로그램 참여자 등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증빙 서류 제출은 필수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보증금은 5만원이다. 신청을 원할 시 이달 28일(일) 오후 6시까지 담당자 이메일(market@respace.co.kr)로 지원신청서와 제작과정 및 사진 등을 제출하면 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올해 종로청년숲은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설 운영할 예정”이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켓 지원뿐 아니라 창업센터 운영과 관련 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운영하고 종로구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겠다”고 전했다.서초구는 연말까지 만 19살~34살의 관내 청년 400명을 대상으로 취업준비 전과정을 지원하는 ‘청사진(청년사회진출)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구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청년수요 중심의 선택형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희망하는 강의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으며, 중복수강도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우선 ‘자기소개서반’은 청년들이 사회진출하기 위한 첫 출사표인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클래스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취업전문 컨설턴트가 취업의 당락을 좌우하는 스토리텔링형 자기소개서 작성법부터 효과적인 취업전략 및 구직자의 기업 접근 전략을 소개하며 항목별 작성 요령 및 예시를 강의한다. 지원자 100명 전원의 자소서를 1:1로 첨삭하며 항목별 내용을 피드백하고 방향성을 점검한다. 수강생은 전문성 있는 컨설팅을 받아, 취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구는 청년들이 희망하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필기시험의 유형에 맞게 대기업·공기업·금융권반별로 특화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NCS 직무적성반’도 준비했다. 공기업·금융권의 필수 관문이 NCS(국가직무능력표준)라면, 대기업의 필수 관문은 직무적성검사다. 특히 ‘서초 청사진 아카데미’의 최고 특화 프로그램은 바로 ‘AI/VR 면접체험’이다. 코로나19로 AI면접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체가 증가함에 따라 최근 트렌드에 맞춰 구는 ‘AI/VR 면접컨설팅관’을 설치했다. 이번 교육과정은 오는 4월~6월은 자기소개서반(100명), 5월~10월은 NCS·직무적성반(100명)이 온라인 비대면 교육으로 진행되고, AI/VR 면접 프로그램(200명)은 3월~12월 동안 사전예약 접수 후 ‘면접컨설팅관’에 방문해 이용할 수 있다. 지원방법은 서초구청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 프로그램별 신청 마감일까지 메일(201601164@seocho.go.kr)로 제출하면 되며, 보다 자세한 문의 사항은 구청 아동청년과로 문의하면 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코로나의 확산으로 찾아온 고용절벽 시대에 청년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며 “청년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 밝은 미래로 오를 수 있도록, 청년 사회진출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2030 세대] ‘아랍의 겨울’로 본 미얀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아랍의 겨울’로 본 미얀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11년 3월 15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을 때 이것이 10년을 이어 갈 비극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사드 정권은 그 이전 무너진 다른 독재 정권보다 훨씬 강고했다. 아사드는 권좌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사살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러시아와 이란 같은 우방국들도 있었다. 여기에 해묵은 종파 갈등이 고개를 들면서 시리아는 곧 무질서와 혼란, 비극의 상징과 같은 땅이 되고 말았다. 2014년에 마침내 야만적 테러집단인 IS까지 등장하면서, 아사드는 자신감 있게 구체제가 더 낫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 있었다. 이집트는 시리아 같은 혼란이 펼쳐지진 않았지만 민주주의의 꽃이 피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정치ㆍ경제적 헤게모니를 잃지 않으려는 군부와 이슬람주의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려던 민선 정부의 갈등으로 이집트의 민주주의는 시작부터 표류했다. 2년간 경제난, 중산층의 이반, 종교 갈등 등이 겹치면서 민선 정부에 대한 지지가 떠나는 가운데 군부가 행동을 개시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나 군은 1000명 가까이를 순식간에 학살하면서 반대파를 찍어눌렀다. 이집트에서는 엘시시 장군이 그 후 8년째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 여기서도 급진 이슬람주의의 확산을 우려한 사우디 정부의 지원은 엘시시 정권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얀마 사태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총격으로 벌써 200명 가까이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상황이 나아질 것을 기대하기보다 악화할 것을 우려하게 된다. 지난 10년간 시리아와 이집트에서 벌어진 일들은, 집권 세력이 단결돼 있고 외부 세력의 지지만 받을 수 있다면 독재자들은 기꺼이 자국민을 사살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그런 비극은 독재자의 권력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공고히 하는 효과까지 지닌다. 물론 소수민족 무장세력과 시민사회가 군부를 몰아내려 투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력을 독점한 근대 국가를 반군이 몰아내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투쟁을 필요로 하는 일이고, 많은 경우 다른 강대국의 지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강대국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면 외부의 직접적 지원 또한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고, 무엇보다 내전 과정에서 빚어질 엄청난 혼란과 비극이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 주었다. 미얀마 군부가 이집트 군부나 시리아 아사드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안타깝게도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최선을 바라되 최악을 대비하라’는 말은 미얀마에서도 적용된다. 우리는 미얀마의 상황이 최선으로 흘러가기를 바라야 한다. 그러나 사태는 무심한 듯 최악으로 미끄러져 버릴 수도 있다. 그때가 되면 우리가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은 더이상 ‘남’이 아니기 때문이다.
  • “엄마 姓 따르려면 협의서 쓰라니”… 헌법씨, 도대체 왜?

    “엄마 姓 따르려면 협의서 쓰라니”… 헌법씨, 도대체 왜?

    “아이는 아빠 성(姓)을 따르는 게 기본이고 엄마 성을 따르려면 혼인신고를 할 때부터 부부가 협의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합니다. 이런 ‘부성우선주의’는 없어져야 할 구시대적 유물이죠.” 18일 오전 이설아(27)·장동현(30)씨 부부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부성우선주의 원칙을 폐지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현행 ‘민법 781조 1항’에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당 조항은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협의한 경우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일 혼인신고를 위해 구청을 찾은 부부는 아이에게 엄마 성을 붙여 주려면 해당 조항과 가족관계등록법 등에 따라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혼인신고서 4번에 있는 ‘자녀의 성·본을 모의 성·본으로 하는 협의를 했습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뒤 추가 협의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식이다. 두 사람은 아빠의 성을 따르는 것을 이른바 ‘디폴트’(기본 설정)로 하고 있는 해당 조항이 ‘혼인과 가족생활은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 36조 1항이 보장하는 기본권과 인격권,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봤다. 게다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성을 혼인신고 때 결정하도록 하는 것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2005년 호주제 폐지에 이어 2008년 가족관계등록법이 제정되면서 어머니도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붙일 수 있는 권리를 얻었지만 ‘다만’이라는 단서가 붙으며 ‘반쪽짜리’ 평등에 그쳤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됐다.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2013년 논문을 통해 “부계성본주의를 법적 원칙으로 유지하는 한 법 앞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되긴 어렵다”면서 “모성 부여 선택 시점을 ‘첫 자녀의 출생신고 시’로 늦추거나 국가법에 성본에 대한 강행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시민들에게 (자녀의 성본에 대한)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해당 조항은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지 않고 부성·모성을 차별했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 산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도 지난해 5월 해당 조항(민법 781조)을 폐지하고 부모의 협의를 통해 자녀의 성본을 결정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국회에서도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해당 조항을 폐지하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여성가족부는 올해 1월 부모가 협의해 자녀의 성을 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성추행 정읍시의원 제명안 부결…“성범죄자 감싸기에 통탄”

    성추행 정읍시의원 제명안 부결…“성범죄자 감싸기에 통탄”

    동료 여성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전북 정읍시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되자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하고 나섰다. 정읍시의회는 지난 16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여성 의원을 성추행한 A 의원의 제명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참여 의원 14명 가운데 찬성 9표, 기권 5표로 찬성이 재적의원의 3분의 2를 넘지 못했다. 이에 전북여성단체연합은 17일 “정읍시의회가 성범죄를 방조하고 있다”며 “이런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통탄을 금하지 못하고 시민과 연대해 성평등에 반한 행동을 한 의원들의 이름을 기억하겠다”고 경고했다. 전북민중행동도 이날 성명에서 “정읍시의회는 법원의 유죄 선고를 받은 의원마저 감싸기로 일관했다”며 “최소한의 양심과 부끄러움도 없이 징계에 반대한 5명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읍 녹색당은 제명안 표결에서 사실상 반대인 기권표를 던진 무소속 이모 의원의 공개 지지를 철회했다. 녹색당은 “지역발전을 함께 고민하는 정당으로서 지지 후보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성범죄 시의원과 이를 옹호하는 세력에 대한 후속 대응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료 의원을 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의원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받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교황청 “동성결혼, 축복할 수 없는 죄”

    교황청 “동성결혼, 축복할 수 없는 죄”

    “성소수(LGBTQ) 가톨릭 신자에게 문을 열려는 교황의 시도가 벽에 부딪혔다.” 로마 교황청이 “가톨릭 교회는 동성 간 결합을 축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자 16일 CNN은 이런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교황청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동성결혼를 ‘죄악’으로 규정했다. 교황청 최고 교리 기구인 신앙교리성(CDF) 명의의 성명은 “동성 간 결합에 대한 축복은 (교회법상) 합법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 죄를 축복할 수 없는 만큼 동성 간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 성명은 게이 결합에 찬성하는 일부 사제·교구로부터 제기된 ‘가톨릭 사제들이 게이 결합을 축복할 수 있는지’에 답변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7개 언어로 나온 두 페이지짜리 이 답변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받았다. 다만 CDF는 “동성 간 결합을 축복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 이들 개인에 대한 판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교회가 성소수자들을 단죄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교회는 성소수자들을 존경심과 민감함으로 환영해야 하지만, 그 결합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시민 간 결합법’으로 성소수자들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동성애자들도 하느님의 자녀이며, 가족을 이룰 권리가 있다. 누구도 이 때문에 배척되거나 참담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발언에 논란이 일자, 교황청은 인터뷰 직후 “교리상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2019년에도 31쪽짜리 문서를 내고 성을 후천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성 정체성’ 개념을 비판했었다. 성소수자에 우호적인 일부 성직자와 신학자들은 “성소수자들에게 충격적인 선언”이라며 강한 반발을 드러냈다. 한 추기경은 “많은 동성애 가톨릭 신자들과 그 옹호자들이 이 발표에 실망했으며, 이는 더 많은 동성애자들과 그 지지자들이 교회를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톨릭 신자 10명 중 6명 이상 동성 결혼을 지지하고 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남편 성씨로 안 바꾸고 살래” 日 120년 ‘부부동성’ 바뀔까

    “남편 성씨로 안 바꾸고 살래” 日 120년 ‘부부동성’ 바뀔까

    “메이지유신 시대부터 이어져 온 부부동성(同姓) 120여년 만에 바뀔까.” 일본의 대법원인 최고재판소에서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한 ‘부부동성’ 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6년 만에 재심리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부부동성 문제가 다시 일본 정치·사회 분야를 뒤흔들고 있다. 현재 일본 민법 750조는 부부의 성에 대해 결혼하면 남편 혹은 부인의 성을 따르도록 했다. 또 부부 중 한쪽이 사망했을 때 남은 배우자는 결혼 전 성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부부동성의 기원은 메이지유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5년 세금 부과를 위해 귀족만 쓰던 성씨를 농민계층도 쓸 수 있도록 했고, 1898년부터는 서양 법을 참고해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규정했다. 이후 120년 넘게 지켜 왔던 부부동성 규정이 이번 최고재판소의 재심리로 깨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부장적이다” vs “전통 지켜야” 이제는 서양 각국에서도 부부동성을 강제하지 않는 시대에 아시아 국가인 일본이 유독 부부동성을 고수하는 이유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족 모두가 같은 성씨를 쓰면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는 논리가 여전히 설득력을 지니는 것이다. 부부동성에 찬성하는 여성들은 혼인신고를 하고 남편 성을 쓰게 되면서 진짜 가족이 됐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찬성 이유를 밝히고 있다. 또 보수층은 자녀의 성씨가 안정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서 부부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많다. 민법에는 남편 혹은 부인의 성을 따른다고 했지만 데릴사위로 가지 않는 이상 부인이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일본인과 외국인이 결혼하게 되면 성을 일치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아사쿠라 무쓰코 와세다대 명예교수는 아사히신문에 “부부동성으로 아내가 남편 성을 따라가는 경우가 96%”라면서 “아내가 개명의 고통을 더 겪는다”고 했다. 이를테면 부인의 성씨만 바뀌면서 관공서며 은행 등에 바뀐 성씨를 알리는 행정적인 번거로움은 모두 여성의 몫이다. 결혼 뒤 이름을 바꾸면서 커리어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물론 정체성을 잃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에게 유독 사회적 불편함이 몰리는 모습은 일본이 선진국이면서도 성평등 의식이 낮은 국가라는 점을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하다. 지난해 발표한 유엔개발계획(UNDP)의 성불평등지수(GII)에서 189개국 중 일본은 24위였고, 한국은 11위였다. 또 세계경제포럼(WEF)의 성격차지수(GGI)에서 153개국 중 일본은 121위로 거의 바닥 수준이었다. 한국의 순위도 일본보다는 높았지만, 108위로 역시 낮은 편이다.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여성 폄하 논란을 일으켜 사퇴한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의 근본적 문제도 이런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녀평등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시대 변화에 따라 부부별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15년 NHK 여론조사 결과 부부동성을 찬성하는 응답자는 50%였는데, 별성 찬성자(46%)보다 많았다. 시간이 흘러 지난해 10월 가족법 전문가인 다나무라 마사유키 와세다대 교수가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실시한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20~50대 남녀 7000명 중 71%는 부부가 동성이든 별성이든 상관없다고 답하며 부부가 다른 성을 써도 된다는 인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015년에는 부부동성 합법 부부동성을 유지할지, 부부별성으로 전환할지 논쟁은 최근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이미 1990년대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돼 20년 가까이 이어진 해묵은 논쟁이다. 법무성은 1996년과 2010년 부부별성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민법개정안을 준비했지만 자민당이 “가족의 일체감을 해칠 수 있다”고 반대하면서 입법에 실패했다. 이어 2015년 최고재판소가 민법상 부부동성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는 등 법 개정의 문턱은 높았다. 최고재판소는 “부부동성은 일본 사회에 정착된 것으로 가족의 호칭을 통일하는 것은 합리성이 있다”고 합헌 이유를 밝혔다. 이후 부부별성을 인정해 달라며 여러 차례 소송이 제기됐지만 최고재판소의 2015년 결정을 근거로 관련 소송이 모두 패소했다. ●자민당, 법 개정 시도할까 이런 상황에서 부부별성에 대한 재심리를 앞두고 최고재판소의 인적 구성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89곳은 최고재판소의 여성 재판관 비율을 3분의1로 늘려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최고재판소는 모두 15명의 재판관으로 꾸리는데 현재 여성 재판관은 2명밖에 없다. 이 가운데 남성 재판관 3명과 여성 재판관 1명이 올해 3분기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시민단체 요구를 따르려면 4명 모두 여성 재판관으로 채워야 한다. 최고재판소가 부부동성 문제를 규정한 민법 조항에 대해 재심리에 들어갔고 위헌 판결을 내린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논쟁의 결론을 내는 것은 정치권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지난 10일 선택적 부부별성 문제를 논의하는 팀을 설치한다며 이달 말쯤 첫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정당에서 정책위의장에 해당하는 시모무라 하쿠분 정조회장은 당 내부나 국민들 사이에서도 부부별성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졸속으로 논의하지 않겠다”며 기간을 정해 두지 않고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자민당이 적극적으로 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자민당이 부부별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당내 기반인 보수층의 지지를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민법 개정에 앞서 정부의 제5차 남녀 공동참가 기본계획안에 선택적 부부별성을 포함시키는 것을 놓고 당 내에서 반대 의견이 속출하기도 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 자민당 내 개혁파에 속하는 의원을 제외한 유력 관계자들이 부부별성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뜨뜻미지근한 입장이라는 점도 부부별성 추진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법무상이기도 한 모리 마사코 자민당 여성활약추진특별위원장은 지난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부부별성 문제에 대해) 국민의 논의를 심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세우자”고 제안했지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한국의 여성가족부 장관에 해당하는 남녀공동참여담당상인 마루카와 다마요 참의원은 한발 더 나갔다. 그는 지난달 부부별성 제도에 반대하는 서한에 다른 자민당 의원들과 함께 서명해 논란을 일으켰다.마루카와는 “서한의 내용에 찬성한 것은 개인의 신념 때문”이라며 현재 부부가 같이 성을 쓰는 것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마루카와는 같은 당 오쓰카 다쿠 중의원과 부부인데 정작 정치 활동을 할 때는 오쓰카라는 성을 쓰는 게 아니라 마루카와라는 성을 쓰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자민당의 태도에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비판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지난 9일 한 고등학교의 특강에서 부부별성에 대해 “공명당은 일관되게 찬성하고 있다”며 “(부부별성으로 민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유는) 자민당의 일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인데 전통적인 가족관에만 집착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가족·친인척까지 조사한다지만…특수본, LH 수사 장기화 불가피

    가족·친인척까지 조사한다지만…특수본, LH 수사 장기화 불가피

    부동산 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조사 대상을 국토교통부·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에서 가족과 친인척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특수본은 주말인 14일에도 국토부·LH 직원 등의 땅 투기 의혹을 조사 중인 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 등 18개 시도경찰청으로부터 수사 상황을 보고 받으며 지휘를 하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현재 내사·수사 중인 사건은 16건으로 대상자는 100여명이지만,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친인척 차명거래까지 파헤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범법 행위가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조사단은 지난 11일 국토부(4천500여명)·LH(9천800여명)·지방자치단체(6천여명)·지방공기업(3천여명) 등 직원 2만 3000여명과 그 배우자·직계 존비속 조사 임무를 특수본에 넘겼다. 조사 대상자 범위만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특수본이 이들을 전수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정부·시민단체 등의 제보나 첩보를 통해 투기 의혹을 포착한 혐의자 위주로 수사할 방침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특수본에는 전수조사 권한이 없다”면서도 “친인척을 포함해 차명거래 여부까지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국세청·금융위원회·한국부동산원 인력을 수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강제수사에 나서려면 검찰을 통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경찰과 달리 국세청은 제한 없이 자금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어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조사 대상이 광범위하고 내부 정보를 이용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이번 기회에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수사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수본도 한두 달 안에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특수본은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LH 임직원 2명의 사인도 분석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투기 첩보 들어온 상태” LH 직원 또 숨진 채 발견(종합)

    “투기 첩보 들어온 상태” LH 직원 또 숨진 채 발견(종합)

    파주서 50대 직원 A씨 숨진 채 발견투기의심자로 보인다는 첩보 입수 상태전날에도 LH 고위 간부 극단적 선택 13일 경기 파주시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쯤 경기 파주시 법원읍 삼방리의 한 컨테이너 안에서 LH 직원 A(5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동네 주민이 A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컨테이너는 A씨가 2019년 2월 토지를 산 뒤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투기의심자’로 보인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1일 첩보 접수된 단계로 아직 내사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며 “현재까지 경찰에서 접촉하거나 연락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이날 새벽 가족과 통화한 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2일 정상 출근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경찰은 A씨 유족과 동료 직원 등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전날에도 땅 투기 의혹에 휩싸인 LH의 고위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B(56)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는 시민이 발견했다. 그는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는 “전북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했다. 괴롭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정년이 1년 남은 고위 간부로, 현재도 LH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핵잼 사이언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인공지능과 수중 로봇

    [핵잼 사이언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인공지능과 수중 로봇

    매년 많은 사람이 물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해수욕장에서 발생하는 물놀이 관련 사고는 물론 극단적인 선택을 목적으로 강이나 호수에 빠지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사람은 물속에서 오래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얼마나 빨리 구조하는지가 생사를 가르는 문제가 됩니다. 수난사고 발생 시 즉시 구조대가 출동하지만, 그래도 제시간에 구조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깁니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산하의 광학, 시스템 기술 및 이미지 개발팀(Fraunhofer IOSB-AST)은 독일의 도시인 할레의 한 호수에서 자동으로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수중 로봇의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했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인 구조 로봇의 임무는 물속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수난사고 발생 시 빠르게 접근해 사람을 물속에서 건져내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간단합니다. 수많은 강과 호수, 해안마다 구조 대원을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신속하게 사람을 건져낼 수 있는 수중 로봇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구조 로봇 개발팀에게 가장 큰 문제는 단순히 수영을 즐기는 시민과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 그리고 의식을 잃고 물속에 빠진 사람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잘못하면 오히려 로봇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물에 빠진 사람을 빠르게 인지하고 분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감시하는 것은 로봇 본체와 떨어져 있는 CCTV 카메라입니다. 카메라가 수집한 영상은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에 의해 판독됩니다. 사고가 의심되는 경우 인공지능이 로봇에게 출동 명령을 내립니다. 구조 로봇 본체는 수중 도킹 스테이션에서 충전된 상태로 물속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출동해 구조대원이 오기 전에 사람을 구조합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의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80kg의 더미 인형을 호수에 빠뜨린 후 구조했습니다. 프로토타입 로봇은 3m 수심에서 더미 인형을 건져낸 후 2분 안에 40m 떨어진 장소에 있는 구조대에 전달했습니다. 이 구조 로봇은 상부에 의식이 없는 사람을 다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풍선 형태의 운반 장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로봇을 잡고 올라타거나 매달릴 수 있습니다.  현재는 초기 단계이지만, 이런 비슷한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여러 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복잡한 수중 로봇 방식은 물론 원격으로 조종하는 수상 드론 형태의 인명 구조 로봇은 이미 등장했습니다. 또 드론을 이용해서 신속하게 사고 지점을 확인하고 구조 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구명 조끼를 내려보내 사람을 구조하는 방법도 연구 중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드론, 로봇, 인공지능이 한 팀이 되어 매년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속보] LH 고위간부 분당 아파트서 투신…“국민에 죄송” 유서

    [속보] LH 고위간부 분당 아파트서 투신…“국민에 죄송” 유서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본부장급 전문위원이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에서 LH 현직 고위 간부 A(56)씨가 투신해 사망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A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는 시민이 발견했다. 그는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과거 전북 지역 LH 책임자로서 최근 불거진 이번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이 1년 남은 A씨는 2018년부터 2019년 2월까지 LH 전북본부장을 지내고, 지난해 초 LH 부동산 금융사업부 전문위원(본부장급)으로 위촉돼 근무하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 대상 100여명안에 포함된 인물이 아니고, 지난 11일 정부가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LH의 전 직원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토지거래를 조사한 결과 총 20명의 투기 의심 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7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타살 등의 혐의점은 없었으나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 파악할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생존자의 트라우마와 오염수 방출…동일본대지진 10주기가 남긴 과제

    생존자의 트라우마와 오염수 방출…동일본대지진 10주기가 남긴 과제

    2만 2000여명의 사상자와 실종자를 낸 동일본 대지진 10주기를 맞은 11일 일본 전역이 추모 분위기에 들어갔다. 2011년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해결하지 못한 과제는 현재 진행형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정부 주최로 도쿄에서 10주기 추도식을 열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추도식 참석 인원은 200명으로 축소했고 일반인들의 헌화는 생략했다. 또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올해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제1기 부흥·창생 기간으로 정하며 복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외적인 복구와 달리 정신적 트라우마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경찰청 집계 결과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현 등 대지진 피해 3개 현의 가설주택이나 재해 공영주택(부흥주택)에서 고독사한 사람들은 모두 614명이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68.4%를 차지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대지진으로 오랫동안 살던 고향을 떠나 부흥주택 등에 살게 됐지만 정신적 고립감에 따른 후유증은 계속됐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지난해 자살 대책 백서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자살한 사람은 5명이었다. 2011년 55명이 자살한 이후 2012년 24명, 2013년 38명으로 두자릿수를 계속 이어갔다. 2018년 9명, 2019년 16명으로 여전히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피해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로 발생한 오염수의 방출도 과제로 남아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 6일 후쿠시마현을 찾아 오염수 방출 문제에 대해 “언제까지고 미룰 수는 없다”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정부가 책임을 가지고 처분 방침을 결정하고 싶다”고 말하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 시민회의’는 본지의 서면 질문에 “해양 방출이 가장 저렴하고 기술적으로 간단해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도쿄전력은 오염수 보관탱크 용지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불가능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와의 교섭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후쿠시마현 식품 등에 대한 수입 규제 철폐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이날 담화문에서 “지진 후 10년이 지났는데도 일본 식품의 수입을 규제하는 국가나 지역이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나라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중국 등 후쿠시마산 농림수산물에 대해 규제하고 있는 국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모테기 외무상은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농림수산물 수출량이 2017년 이미 대지진 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이후 3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하루빨리 규제 철폐가 실현되도록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며 “농림수산물의 수출 확대를 위해 한층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순간의 선택으로 고통받는 두 남자 [이보희의 TMI]

    한순간의 선택으로 고통받는 두 남자 [이보희의 TMI]

    한순간의 선택으로 평생을 고통받는 두 남자가 있다.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과 MC몽(본명 신동현)이다. 두 사람 모두 가요계에서 한때 뜨거운 전성기를 누렸다. 그리고 지금은 ‘병역기피’라는 낙인이 드리워졌다. 유승준은 2002년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미국으로 갔다. 그러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병역의 의무는 사라졌다. 그는 미국인이 됐으며, 다시는 한국땅을 밟을 수 없었다. 그는 법무부로부터 ‘병역회피’를 이유로 입국 제한 조치를 당했다. 이후 2015년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하도록 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거부당했고, 소송 끝에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그러나 정부는 같은 해 7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재외동포법을 내세워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한국땅을 밟고 싶다”고 눈물로 호소하며 싸워 오던 유승준은 지난해 12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승준방지법’을 발의하자 “그동안 참아 왔던 한마디 이제 시작하겠다”며 폭발했다. 그는 “내가 정치범이냐, 살인범이냐, 아동 성범죄자냐.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연예인 하나를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후 꾸준히 유튜브를 통해 “정부가 20년간 한 개인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았다”, “언론을 선동해 ‘국민 욕받이’를 만들었다”, “정의롭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 3·1절에는 MC몽이 화제에 올랐다. 컴백을 앞두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병역기피 논란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MC몽은 2010년 12개 치아를 고의 발치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혐의로 법정에 섰다. 2012년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기피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공무원시험을 통한 병역 연기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인정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MC몽은 자숙 기간을 거쳐 2014년 컴백 앨범을 냈고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다. 다만 싸늘한 여론을 의식해 방송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유튜브에 출연해 군대 문제에 대해 입을 연 것이다. 그는 ‘국방부에서 늦게라도 입대시켜 주겠다고 했지만 MC몽이 거절했다’는 루머를 언급하며 “면제를 받고 무죄를 받은 저는 죽어도 군대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는 꼬리표다. ‘억울하다’는 말도 하기 싫다. 앞으로 더 도덕적으로 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대중의 반감으로 인해 하루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병역기피는 대한민국에선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자신의 인생에서 약 2년이라는 시간을 국가에 내어주지 않은 대가를 그들은 평생 갚아 나가야 할 것이다. boh2@seoul.co.kr
  • 吳-安, 단일후보 경선 초박빙… 국민의‘힘’ 총력전

    吳-安, 단일후보 경선 초박빙… 국민의‘힘’ 총력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야권 단일후보 경선이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극적인 내부 경선 승리로 상승세를 탄 오 후보가 당 지도부의 총력 지원까지 등에 업으며 한발 앞서 있던 안 후보를 맹추격하는 형국이다. 오 후보는 10일 서울 중구 명동 상가 일대를 찾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상인들을 위로하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일정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당 핵심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제1야당의 힘을 과시했다. 지도부는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최근 오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과 관련, “당연한 현상”이라며 “국민의힘 후보로 오 후보가 확정됐고, 자연적으로 거대 정당에 바탕을 둔 오 후보의 지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선거에서 누가 빨리 서울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당연히 과거 서울시를 운영해 봤던 오 후보가 나을 수밖에 없다”며 “야권 단일 후보로 오 후보가 확정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지지율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안 후보 측은 대세를 굳힐 수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 오 후보의 상승세에 대해 “최근 정부의 많은 문제점들이 국민 마음에 상처를 안기며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며 “하지만 저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와 그 가능성이 불안한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하겠나”라며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당세를 앞세운 선거전을 지속할 경우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만큼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전략적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이날 안 후보는 오 후보가 제안한 ‘비전 발표회’를 즉각 수락했다. 선거전 규모의 열세를 후보 개인기로 극복하는 동시에, 토론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비전 발표회는 저도 지속적으로 제안했던 내용”이라며 “후보들의 계획을 국민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도 토론에 자신이 있다. 굳이 이런 제안을 피해 나쁜 이미지를 키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양 후보 간 지지율 차가 크지 않고, 현 시점에서 판을 깨는 후보는 지지자들의 공분을 살 수 있다는 전망 등으로 인해 야권 단일화가 결렬될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후보들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한 발씩 물러서며 입장 차를 좁혀 가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단일화 협상의 쟁점 중 하나였던 경선 방식과 관련, 국민의당 측이 요구했던 ‘일반시민 여론조사 경선’을 사실상 수용했다. 오 후보는 “최종적으론 여론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처음부터 당연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당 총력 지원 吳 vs 개인기 정면돌파 安…野 단일화 초박빙

    당 총력 지원 吳 vs 개인기 정면돌파 安…野 단일화 초박빙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야권 단일후보 경선이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극적인 내부 경선 승리로 상승세를 탄 오 후보가 당 지도부의 총력 지원까지 등에 업으며 한 발 앞서 있던 안 후보를 맹추격하는 형국이다. 오 후보는 10일 중구 명동 상가일대를 찾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상인들을 위로하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일정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당 핵심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제1야당의 힘을 과시했다. 지도부는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최근 오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과 관련 “당연한 현상”이라며 “국민의힘 후보로 오 후보가 확정됐고, 자연적으로 거대 정당에 바탕을 둔 오 후보의 지지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가 일년 밖에 남지 않은 선거에서 누가 빨리 서울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당연히 과거 서울시를 운영해봤던 오 후보가 나을 수 밖에 없다”며 “야권 단일 후보로 오 후보가 확정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지지율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안 후보 측은 대세를 굳힐 수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 오 후보의 상승세에 대해 “최근 정부의 많은 문제점들이 국민 마음에 상처를 안기며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며 “하지만 저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와 그 가능성이 불안한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하겠나”라며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당세를 앞세운 선거전을 지속할 경우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만큼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전략적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이날 안 후보는 오 후보가 제안한 ‘비전 발표회’를 즉각 수락했다. 선거전 규모의 열세를 후보 개인기로 극복하는 동시에, 토론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비전 발표회는 저도 지속적으로 제안했던 내용”이라며 “후보들의 계획을 국민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도 토론에 자신이 있다. 굳이 이런 제안을 피해 나쁜 이미지를 키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양 후보 간 지지율 차가 크지 않고, 현 시점에서 판을 깨는 후보는 지지자들의 공분을 살 수 있다는 전망 등으로 인해 야권 단일화가 결렬될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후보들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한 발씩 물러서며 입장 차를 좁혀가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단일화 협상의 쟁점 중 하나였던 경선 방식과 관련, 국민의당 측이 요구했던 ‘일반시민 여론조사 경선’을 사실상 수용했다. 오 후보는 “최종적으론 여론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처음부터 당연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의원직 승계 예정’ 김의겸 “김진애, 헤아릴 수 없이 통이 크다”

    ‘의원직 승계 예정’ 김의겸 “김진애, 헤아릴 수 없이 통이 크다”

    김진애-박영선 단일화, 野단일화와 비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여권의 단일화가 통 이상의 크기라면, 야권의 단일화는 맥주잔보다 작은 게 아닐까”라며 소속 정당인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 간 단일화를 추켜세웠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만나 호기롭게 맥주를 들이켰다고 하는데, 여전히 샅바싸움이고 신경전“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서울시장 후보의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할 예정인 김의겸 전 대변인은 ”대범하고 시원시원한 사람을 일컬어 통이 크다고 한다. 무량무변(無量無邊)“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지켜보며, 아직도 김진애라는 통의 테두리를 아직 만져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당원투표 결과를 단순 합산하는 양당 단일화 방식을 두고 ”이론적으로는 100대 2로 지는 게임“이라며 ”김 의원의 ‘비상식적 선택’이다.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면 이렇게라도 하죠’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당원 비율로 비용을 부담하자고 제안했지만, 열린민주당은 반반이라고 딱 잘랐다“며 ”영화 ‘베테랑’의 장면이 떠오른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라고 말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안철수 오세훈 두 쪽은 여론조사냐 언택트 시민참여냐를 두고 갈리고 있고,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도 다툼을 벌인다“면서 ”김진애-박영선 단일화와 오세훈-안철수 단일화는 ‘여 대 여’와 ‘남 대 남’의 차이뿐만 아니라, 배포와 기량의 차이도 볼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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