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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호주] 호주서 사라진 마스크, 세정제, 분유…알고보니 중국으로 가네

    [여기는 호주] 호주서 사라진 마스크, 세정제, 분유…알고보니 중국으로 가네

    호주 마트나 약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마스크, 손제정제, 의료 장갑이나 아기 분유 같은 제품을 구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이들 제품의 상당한 양이 이미 중국으로 들어갔거나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호주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호주 채널9 저녁 시사 프로그램인 ‘어 커런트 어페어’는 멜버른에 위치한 중국계 도매상과 창고 등을 기습 탐방 했다. 리포터가 찾아간 중국인 도매상과 창고에는 마스크, 손세정제, 보호복, 장갑, 아기 분유등이 컨테이너 박스에 담겨 중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자가 “호주 마트에서는 구하기도 힘든 이 모든 제품이 어디로 가는냐?”고 질문을 던지자 중국인 직원들은 머뭇거리며 “중국, 홍콩, 대만 쪽으로 간다”고 대답했다. 일부 직원은 “영어를 할 줄 모른다”고 대답을 회피하고 셔터문을 닫아버렸다. 현재 호주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재기 광풍에는 이들 중국인들의 중국 수출이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고 중국 전체로 확산되었지만 아직 호주내 코로나19가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고 있던 지난 1월부터 2월 사이 호주내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전 직원에게 본연의 업무를 중단하고 시중 마트와 약국을 돌며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사드리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당시 호주 내 마트와 약국에 있는 마스크와 손세정제와 아기 분유를 싹쓸이 해가면서 호주내에서도 이슈가 되었다. 문제는 이들이 사재기 하는 모습과 텅빈 진열대 모습이 호주내에 코로나19 공포를 불러 일으키며 사재기 광풍의 도화선이 된 것. 지난 2월 8일에는 중국계 부동산 개발회사가 90톤에 이르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컨테이너를 퍼스 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보낸 것이 확인됐고, 지난 2월 13일에는 다른 중국계 부동산 회사가 300만개의 마스크, 70만개의 의료 보호복, 50만개의 의료용 장갑을 중국으로 보냈다. 지난 2월 24일에는 또 다른 중국계 부동산 개발 회사가 80톤에 이르는 의료 장비를 중국으로 보냈다. 이 컨테이너에는 10만개의 의료 보호복, 90만개의 의료용 장갑이 포함되어 있다. ANU 대학 의학부 셰인 토마스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대응하는 호주 의료진에게는 마스크와 보호복이 절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호주내 마스크 부족으로 일선 의사들은 페인팅 할 때 쓰는 마스크를 쓰고서 환자를 보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아기 분유를 구입하려다 중국인들이 마트에서 분유를 싹쓸이 해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에바라는 아기 엄마는 “그들은 호주 시민들은 신경도 안쓰고 오직 호주 제품을 중국에 팔아 버는 돈에만 관심이 있다”며 분개했다. 호주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사재기를 하여 국내 국외로 빼돌려 고수익을 올리는 매점매석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한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이미 상당한 양이 중국으로 넘어간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그렇게 사재기하더니…멀쩡한 음식 내다버리는 英 시민들

    그렇게 사재기하더니…멀쩡한 음식 내다버리는 英 시민들

    사재기 광풍으로 속 끓던 영국이 이제는 멀쩡한 음식을 내다 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코로나19로 공황에 빠진 사람들이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을 사들였다가 결국 유통기한을 넘겨 쓰레기통으로 내다 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사이 영국 현지에서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멀쩡한 음식 꾸러미가 여럿 발견됐다. 이제 막 유통기한이 지난 파스타부터 포장도 뜯지 않은 닭고기, 푸른색이 가시지도 않은 바나나 송이까지 쓰레기통을 한가득 채울 만큼 많은 양이었다. 더비셔주 더비의 한 주민은 “공황에 빠져 진열대를 싹쓸이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이런 짓을 하고 있다. 벌금을 물려야 한다”며 분노했다. 그레이터맨체스터주 베리 지역에서도 따지도 않은 통조림이 쓰레기통에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비축한 식량을 채 소비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다 버리는 사람들이 늘자 현지인들도 “망신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몇몇 SNS 이용자들은 “왜 멀쩡한 음식을 내다 버리느냐”, “도대체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무분별한 사재기를 질타했다. 영국 자유민주당 전 의원인 아지트 싱 아트왈 역시 “공황에 빠져 불필요한 물건을 집에 쌓아두었거나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식료품을 사들이지는 않았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국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사재기가 계속됐다. 대형마트는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고, 매대는 채워지기 무섭게 텅텅 비었다. 영국의 한 간호사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교대근무를 마치고 마트에 들렀지만 아무것도 살 수 없었다며 사재기를 멈춰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영국 정부도 식료품 부족 사태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주문하고 나섰다. 21일 조지 유스티스 영국 환경식품지역문제 담당 장관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식료품을 사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BBC 등 주요 언론은 사재기가 없는 우리나라와 현지 사정을 비교하기도 했다. 영국 소매 컨소시엄 헬렌 디킨슨 대표는 최근 한 달 사이 영국인들이 비축한 식료품 규모가 10억 파운드(약 1조5000억 원)에 달한다면서 “사들인 것을 먼저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유통업체는 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하고, 싹쓸이 인파에 밀려 미처 생필품을 사지 못한 노인 가정에 우선적으로 배달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영국 정부는 외출금지령 등 봉쇄 조치를 취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집계에 따르면 31일 현재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2453명, 사망자는 1408명으로 전 세계에서 8번째로 감염자가 많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자치광장] 우후지실(雨後地實)/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자치광장] 우후지실(雨後地實)/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요즘 우리 사회는 온통 코로나19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코로나19가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어디를 가나 사람들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다. 북적이던 식당가는 한가하기 그지없다. 몇 장의 마스크를 손에 넣기 위한 긴 줄과 기다림…. 왠지 비현실적인 현실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낯선 풍경만큼 새로운 단어들이 등장했다. 자가격리, 역학조사, 사회적 거리 두기, 확진자, 밀접접촉자 그리고 이른바 신천지까지. 이에 비해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모습도 있다. 이 와중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먼저 계산하는 일부 정치세력의 모습은 식상할 따름이다. 또 마스크 사재기 등으로 한몫 챙기려는 자들의 행태에는 ‘분노게이지’가 상승한다. 하지만 사회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름 없는 영웅들의 빛나는 활약들을 보면서 차가워지려던 우리의 가슴이 다시 따스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의료용 고글 때문에 깊이 파인 의료진의 피부와 땀에 젖은 복장에서 우리는 강한 희망을 본다. 광주의 시민들이 병상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의 확진환자들에게 내민 병상 나눔 손길은 우리 사회의 성숙된 시민의식의 표상이다. 자신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마스크를 양보하자는 자발적인 캠페인, 구겨진 봉투에 100만원을 담아 보낸 어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성금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성금, 이어지는 임대료 인하 소식 등은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를 떠올리게 한다. 다행히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여 가고 있다. 코로나19에 맞서 그동안 보여 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 그리고 무엇보다도 열린 민주사회에 기초한 ‘투명하고 공개적인 위기관리 체계’의 작동은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 코로나19를 맞아 공공이 보여 준 위기관리 방식과 시민 영역에서 나타난 긍정적 에너지는 이후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또 함께 싸운 이들이 손 맞잡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갈 것으로 믿는다. 우후지실(雨後地實),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 황교안 “안전보다 중국이 먼저를 외친 무능한 문재인 정권”

    황교안 “안전보다 중국이 먼저를 외친 무능한 문재인 정권”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와 교회는 다르다. 교회 내 감염이 발생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종교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혀 협조하지 않은 것처럼, 마치 교회에 집단감염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여론을 악용해 종교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황 대표는 “대구시민들이 자발적 격리운동을 하고, 시민들 스스로 모임을 자제하고 있는 것처럼 종교계도 마찬가지”라며 “모든 신도들이 선의의 시민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진영 논리에 스스로 봉쇄된 정치꾼과 그 광신도뿐”이라며 “‘안전보다 중국이 먼저’를 외친 무능한 문재인 정권이 대구시민들을 폄훼·조롱하고 코로나로 야기된 사회적 분노를 이용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고 썼다. 황 대표는 “마스크를 벗고 시민의 미소를 볼 수 있는 날 우리 시민들은 정권의 무능과 야바위 정치꾼들을 기록하고 징비(懲毖)할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징비록2020’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또 “정부의 우한코로나 초기 대응 실패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료 종사자들의 헌신과 봉사 덕분에 코로나의 대규모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의료 종사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문재인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자화자찬해서는 안 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77년 도입한 의료보험이 코로나19 극복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은 매우 혁신적인 의료보험 정책과 고용보험 정책을 통해 위기 국면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속보] 황교안 “교회, 집단감염 책임 없어…신천지와 달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잇따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신천지와 교회는 다르다. 교회 내 감염이 발생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는 28일 페이스북 글에서 “종교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혀 협조하지 않은 것처럼, 마치 교회에 집단감염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여론을 악용해 종교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는 “대구시민들이 자발적 격리운동을 하고, 시민들 스스로 모임을 자제하고 있는 것처럼 종교계도 마찬가지”라며 “모든 신도들이 선의의 시민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진영 논리에 스스로 봉쇄된 정치꾼과 그 광신도뿐”이라며 “‘안전보다 중국이 먼저’를 외친 무능한 문재인 정권이 대구시민들을 폄훼·조롱하고 코로나로 야기된 사회적 분노를 이용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고 썼다. 황교안 대표는 “마스크를 벗고 시민의 미소를 볼 수 있는 날 우리 시민들은 정권의 무능과 야바위 정치꾼들을 기록하고 징비(懲毖:예전의 잘못을 제대로 다스려(懲) 뒤에 닥칠 우환을 경계(毖)하다)할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징비록2020’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남구 확진자 모녀 처벌 청원 하루새 10만명 넘어

    강남구 확진자 모녀 처벌 청원 하루새 10만명 넘어

    제주도 4박5일 여행을 다녀온 서울 강남구 코로나19 확진자 모녀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자가격리를 어기고 제주도 4박5일 여행. 미국유학생 강남구 **번 확진자 처벌해주세요’란 청와대 국민청원은 27일 제기되어 28일 현재 약 11만 7000여명이 찬성했다. 청원자는 강남구에 사는 40대 주부로 20년차 회사원이며 8살 4살 두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2월 중순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 첫째는 3년 다니던 유치원 졸업식도 못하고 지금 한 달째 집에서 온종일 휴대전화 게임만 하고 있고, 둘째는 최근부터 낮에 잠깐씩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자는 “아낌없이 희생하는 훌륭한 의료진과 공무원분들, 사재기 한번 없는 대한민국 국민의 높은 시민 의식에 나름 자부심을 느끼며 하루하루 사회 구성원으로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생활하고 있었다”며 “강남구의 **번 미국 유학생 확진자 동선과 4박 5일 제주도 여행 내용을 접하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자가격리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3월 15일 입국하여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무시하고 국민에게 혼란을 준 강남구 **번 확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주장했다.청원자는 “이번 처벌로 이후 외국 유입자들이 제대로 된 자가격리를 실행할 수 있도록 본보기를 만들라”며 “지금 같은 전시 상황에서는 더 과해도 과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 모녀에 대한 추가 역학조사와 전날 제주도가 밝힌 소송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는 26일 “유학생 모녀가 유증상이었음에도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었다”며 “방문 업소 폐쇄·방역 조치 등 피해를 고려해 1억 원대의 민사상 손해배상소송과 형사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정 구청장은 “유학생 딸 A씨는 지난해 9월 미국 보스턴 소재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강도 높은 시간표 등 학교생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기분 전환을 위해 애초 21일부터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항공편이 취소되자 지난 20일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후 코로나19 증상인 미각과 후각 이상 증세가 나타나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 어머니도 이틀 뒤인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남구청장이 미국 유학생 확진자 모녀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자 이들 모녀가 고위 공직자의 가족이라는 소문이 난무했다. 이에 산업자원부는 “제주도 여행을 한 유학생이 산업부 공직자의 딸이라는 일부 댓글, 사설 정보지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강남구는 유럽 입국 자가격리자가 26일 기준 300여명으로 해외입국 뒤 14일 자가격리자가 가장 많을 때는 2000명에 이를 전망이라며 내부직원을 1000명 가까이 자가격리 모니터링 요원으로 뽑아서 사전교육을 시키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의 ‘춘래불사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의 ‘춘래불사춘’

    “모든 만물이 봄이 왔다고 해도 내 마음은 봄이 아니구나(春來不似春).”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발원지인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가 크게 줄어든 데 힘입어 중국이 빠르게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이 전염병에 대한 중국 정부의 초기 대응 부실을 비판한 인사들이 행방이 묘연한 채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국영 부동산개발업체인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任志强·69)이 지난 12일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 코로나19 대응을 강조하며 중국 전역의 당·정 간부 17만명과 화상회의를 연 것을 비판하는 글을 미국 웹사이트 ‘차이나 디지털 타임스’(China Digital Times)에 올리면서 당국의 눈 밖에 났다. 런 전 회장은 이 글에서 “(시 주석의 회의 연설을 보니) 내눈에는 ‘새 옷’을 선보이는 황제가 서 있는 게 아니라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고 신랄하게 퍼부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 공산당 내 ‘통치의 위기’가 드러났다며 언론 및 표현의 자유가 없는 탓에 코로나19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하고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밍(張鳴) 인민대 역사학과 교수는 그의 실종과 관련해 “한 시민이 이유 없이 사라질 수는 없다”며 “그가 어느 부서에 의해 납치됐는지, 어디로 갔는지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가 런즈창의 실종을 ‘납치‘라고 표현한 것은 그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이 담긴 글을 인터넷에 게재한 뒤에 사라진 까닭이다. ‘런다파오(任大砲)’라는 별명을 가진 런 전 회장은 중국 정부의 ‘저격수’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16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중국의 언론들은 공산당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1년간 행동 관찰이라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궈취안(郭泉·52) 전 난징(南京)사범대 교수는 지난달 말 공안 당국에 체포돼 난징 제2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코로나19 기밀사항을 폭로한 글을 인터넷에 올린 그의 공소장에 씌어진 혐의는 ‘국가전복선동죄’였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전했다. 궈 교수는 중국 공산당 2중대인 8개 민주당파 가운데 하나인 ‘중국민주동맹’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다. 2007~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에게 온라인 공개서한을 보내 중국 정치·사회 문제를 비판하며 널리 알려졌다. 특히 자유선거를 통한 다당제 실시를 주장하며 중국신민주당을 창당했다. 이후 난징사범대 교수직에서 해임됐고 2008년 11월 난징 공안당국에 체포됐다. 이 때문에 국가전복선동죄로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11월에 출소했다.‘분노한 인민은 더는 두렵지 않다’(憤怒的人民已不再恐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쉬장룬(許章潤·58) 칭화(淸華)대 법대 교수도 지난달 10일 이후 소식이 끊겼다. SCMP에 따르면 쉬 교수는 해외 웹사이트에 게재된 글을 통해 코로나19 초기 대응이 실패한 것이 시 주석의 장기집권 내내 중국에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자유가 말살됐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2018년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을 비판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은 그는 출국 금지와 중국 내 저작물 발행금지 처분까지 받았다. 쉬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의료계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억누른 것을 비난하며 “공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완전히 봉쇄됐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진핑의) 독재하에서 중국의 정치시스템은 무너졌으며 그 건설에 30년 이상 걸린 관료들의 통치 시스템은 가라앉고 있다”며 “정부는 관료들의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시하고 있으며 성과를 낼 의지가 없는 관료들만 넘쳐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주장한 인권운동가이자 법학자 쉬즈융(許志永·47)도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다. 그는 지난 4일 ‘공민자유운동’이란 웹사이트에 시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勸退書·퇴진을 권하는 서한)을 올렸다. 2013년 국가전복 선동죄로 체포돼 4년간 감옥생활을 하고 풀려난 쉬는 이 서한에서 “정치가는 사상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방향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 덩샤오핑(鄧小平)은 흑묘백묘(黑猫白猫)의 실용주의론, 장쩌민(江澤民)의 돈 벌기를 부추기는 ‘삼개대표(三個代表)론’, 후진타오의 서로 잘 어울려 살아가는 ‘화해(和諧)사회’론이 있는데, 당신(시진핑)의 사상은 뭐냐? ‘중국몽’(中國夢)이라고? 미국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의 베끼기? 민족부흥(復興)이라고? 어느 왕조, 어느 시대가 부흥의 본보기인가? 강권(强權)이 시장을 왜곡하고 경제는 날로 나빠지는데 어떻게 부흥한다는 말인가? 당신은 중국을 어디로 데려가려 하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당신은 중대한 위기를 처리할 능력이 없고 큰 위기 때마다 속수무책이었다”며 코로나19 등 현안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시 주석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쉬는 7년 전에도 시 주석의 취임을 맞아 “중국을 민주적인 정치로 이끌어가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공개서신을 쓴 적이 있다. 이번에 쉬는 “당신은 악한 사람은 아니지만 (국가지도자가 될 만큼) 충분히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진핑, 물러나라”고 일갈한 것이다. 시민기자 리쩌화(李澤華·25)와 천추스(陳秋實·35)도 행방불명이다. 리는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장례식장마다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우한의 장례식장을 잠입해 취재한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자신을 체포하려는 사복 경찰들을 향해 소리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천도 코로나19가 창궐한 우한에서 비참한 실태를 알리며 정부를 비판하다가 지난달 실종됐다. 가족들에겐 그가 강제로 격리됐다는 공안의 통보만 전해졌을 뿐이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출신으로 변호사 겸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천은 올해 1월 24일 봉쇄된 우한에 도착해 병원과 임시 격리병동 등을 방문하며 취재한 동영상을 올려 일반인들에게 혼란스러운 현장을 가감없이 전했다. 특히 그는 1월 30일 게재한 영상을 통해 “무섭다. 내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내 뒤에는 공안이 있다”며 “죽는 게 두렵지 않다. 내가 왜 공산당을 두려워하냐”고 리포트해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했다. 우한에서 코로나19로 고통받은 현장 실태를 영상으로 고발해온 지역 의류판매업자 팡빈(方斌)도 종적이 오리무중이다. 그는 우한의 한 병원 밖에 주차된 승합차에 시신을 담은 포대가 놓여있는 것을 포착한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팡은 지난 1일 우한의 ‘제5병원’에서 촬영한 영상을 자신의 웨이보에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팡빈은 자신이 지켜본 5분 동안 무려 8구의 시신이 자루에 담겨 병원 밖으로 실려 나왔다며 차 안에 실려 있는 자루를 공개했다. 그는 또 병원 직원에게 안에 얼마나 많은 시신이 있냐고 물었고 병원 직원은 “아직 많다”고 답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다. 팡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병원 안으로 들어가 상황을 살폈다. 한 병상 위엔 이미 숨진 환자가 누워 있었고 병상 머리 맡에는 그의 아들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해당 장면을 촬영해 공개하진 않았다. 팡은 이 영상을 올린 뒤 당국에 체포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워싱턴DC 소재 중국인권 고발단체인 ‘중국인권수호자’(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CHRD)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350명 이상이 코로나19와 관련해 “헛소문을 퍼뜨린 죄”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취중생] 하루 만에 20만명 넘은 ‘오덕식 판사 n번방 배제’…진짜 가능할까

    [취중생] 하루 만에 20만명 넘은 ‘오덕식 판사 n번방 배제’…진짜 가능할까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많은 여성의 성 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판매한 ‘n번방’ 사건에 대한 여론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박사’로 알려진 조주빈(25·구속)을 비롯해 ‘와치맨’ 전모(38)씨, ‘켈리’ 신모(32)씨, ‘태평양’ 이모(16)군, ‘로리대장태범’ 배모(19)군 등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여성을 협박·착취한 피의자들이 붙잡혀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을 앞두고 ‘특정 판사를 n번방 사건에서 배제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습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n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자리에 반대, 자격박탈을 청원합니다’는 글에 하루 만에 20만명이 넘게 동의한 겁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른 오덕식 판사가 누구기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반발한 걸까요? 여성단체 “가해자 면죄부 주는 판사…성인지 감수성 전무” 오덕식 판사는 ‘태평양’ 이모(16)군의 재판을 담당하게 된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부장판사입니다. 이군은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과 다른 ‘태평양원정대’라는 대화방을 만들어 성 착취 영상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그간 오 판사가 성범죄 가해자에게 관대한 판결을 한다고 비판받았다는 점입니다. 가수 구하라에 대한 상해,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최종범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불법촬영 혐의를 무죄로 본 게 대표적입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오 판사가 ‘영상의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불법촬영 영상을 증거로 제출하라고 하고, 판결문에 두 사람이 성관계를 나눈 횟수와 장소까지 적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습니다.구하라가 지난해 11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 피해를 구경거리처럼 전시한 판사 오덕식은 사직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배우 장자연을 술자리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던 전 조선일보 기자 조모(50)씨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성추행이 있었다면 파티가 중단됐을 것’, ‘당시 가라오케 룸은 종업원이 수시로 드나들어 어느 정도 공개된 장소로 볼 수 있다는 것’ 등이 이유였습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실현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오 판사를 ‘성평등 걸림돌’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n번방 관련 사건도 맡게 됐다는 게 알려지자 여성단체 중심으로 큰 반발이 일었습니다. 여성단체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문제적 인물이 여전히 성폭력 관련 재판을 맡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면서 “사법부는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성폭력사건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재판부 배정 등 재발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조계 “사건 재배당은 어려워…사법부에서 청원 취지 공감해야” 그럼 국민청원대로 오 판사를 이군 사건에서 배제하는 건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현실적으로 사건을 다른 판사에게 다시 배당하는 건 어렵습니다. 현재 법관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라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재배당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배당이 가능한 건 실수로 단독사건이 합의부 사건으로 배당되거나 가사사건이 민사사건으로 배당된 때, 재판부와 개인적인 연고관계가 있는 변호사가 선임됐을 때 등입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중앙지법 성폭력 전담 단독 재판부 5곳 중 1곳에 무작위로 배당된 것”이라면서 “재판 진행은 재판장의 권한이기 때문에 특정 사유가 아니면 재배당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법조계 역시 단순히 여론이 원한다고 사법권이 침해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고려대 인권센터 자문위원인 박찬성 변호사는 “민주사회 시민으로 사법권이 제대로 행사되는지 감시하는 건 중요하다”면서도 “법관의 개인성향 등을 예단해서 재판부 구성이 온당치 않다는 식으로 비난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사법권의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n번방 사건 피해자 법률 지원을 맡기도 한 서혜진 변호사는 “엄연히 사법시스템이 있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국민청원에 의해 특정 판사에 대해 특정 사건을 배제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왜 이런 청원에 수많은 이들이 동의했는지 그 이면을 깊이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청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청원인은 “판사는 시험 잘 보고 나면 그 사람이 어떤 판결을 내리든 그 판결이 누가 봐도 잘못한 판결이면 아무 제재도 할 수 없는 겁니까”라면서 “이미 성 범죄자들을 이상할 정도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준 전적이 있는 판사입니다. 성인지감수성 제로에 가까운 판결과 피해자를 2차 가해를 한 판사를 n번방 담당판사로 누가 인정해줄까요”라고 썼습니다. 여성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인권을 유린한 이번 사건에 전국민이 분노하며 피의자 신상공개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재판부 판결이 피해자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보듬을 수 있을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코로나19에 의료시스템 붕괴 직전 스페인…의료진 14% 양성 반응

    코로나19에 의료시스템 붕괴 직전 스페인…의료진 14% 양성 반응

    스페인의 코로나19 희생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26일(현지시간) 기준 718명이 숨을 거두면서 누적 사망자가 4365명에 이른다. 확진자는 이날 6203명을 보태 모두 5만 7786명이다. 확진자 사망률은 7.5%대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던 치사율 3.4%의 두 배에 이른다. 같은 날 기준으로 이웃 이탈리아의 확진자 8만 589명에 사망자 8215명으로 10.1%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 사망률의 4.0%나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의 1.5%보다 훨씬 높다. 스페인에서는 비교적 늦은 편인 지난 3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스페인 사망률이 갑자기 높아진 것은 요양원을 중심으로 기저 질환을 가진 노인들의 희생이 크기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가 이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 내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바르셀로나 병원의 감염병 전문의인 오리올 밋하는 워싱턴포스트에 “의료 시스템이 벌써 붕괴된 병원들도 있다”며 “환자를 집중치료실로 보내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나이”라며 “고령자에겐 우선 순위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집중 치료실은 지난 주말에 다 찼다. 그곳에는 카르멘 칼보 부총리도 들어가 치료를 받고 있다.스페인 의료시스템은 붕괴 직전 상태다. 의사와 간호사 등의 노력은 처절할 정도다. 스페인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양성 반응자의 약 14%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직 종사자이다. 의료진의 고군분투에 따른 확진에 자가 격리 중인 스페인 사람들은 매일 저녁 8시 발코니에 나와 의료 및 보건 서비스 종사들을 위한 위로 행사도 갖는다. 스페인 국민의 성원이 고투하는 의료진에겐 힘이 되고 있다. 스페인 전국의 병원은 환자로 이미 가득 찼다. 카탈루냐지역은 의료 종사자들 약 10~15%가 아프거나 격리된 상태이다. 마드리드에 있는 라파스병원에서는 의료전문직 426명이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이 병원 의사 22%, 간호사 28%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이같이 의료 전문직의 감염률이 높은 것은 보호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스페인 TV보도 영상에 따르면 환자들은 병원 복도 의자에 앉아 벽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반면 병원 의료진은 의료 물품이 부족해 보호복으로 가운 대신에 대형 쓰레기 수거 봉투를 사용하고 있었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가벼운 증상자를 위해 호텔을 임시 병원으로 사용하고, 사망자가 폭증하자 마드리드의 아이스링크를 임시 영안실로 개조해 쓰고 있다. 스페인 합동 긴급보건대응팀을 이끄는 페르난도 시몬은 “보건 전문가들은 생명을 무릅쓰고 있다”고 말했다.보호장구 부족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였다. 마드리드 의사연맹 부사무총장인 안젤라 에르난데스 푸엔테는 “최일선 의료 종사자들은 수주동안 과로와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의사였던 그의 가족 2명도 코로나19 환자에 접촉한 후 사망했다. 의료 종사자들의 희생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병원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자 군대가 사람들을 조용한 지역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이런 작전 와중에 군대가 한 요양원에 들어가서는 참혹한 광경을 봤다. 마드리드에 있는 산타 호르텐샤 요양원에서 22명 이상이 숨졌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국방장관은 TV에서 요양원에서 직원들이 방치한 노인들이 침대에서 숨진채 그대로 있었다고 말했다. 로블레스 장관은 “우리는 이런 종류의 방치에 아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양원 직원들은 환자를 돌보거나 시신을 옮긴 적절한 보호 장비가 없다고 불만을 터트린다. 이에 스페인 보건부는 25일 중국으로부터 의료품 4억 6700만달러어치를 수입한다고 발표했다. 수입 대상은 인공호흡기 950개, 진단 키트 550만개, 장갑 1100만켤레, 마스크 5억장이다.스페인에서 코로나19가 이렇게 급속히 확산된 데는 정부의 대응 잘못이 가장 크다. 일각에서는 누구에게나 관대한 밤늦게 모이는 스페인 특유의 사회 문화를 지적하지만 뒤늦게 취한 봉쇄 조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지난 8일 마드리드에서 12만여명이 참여한 ‘여성 행진’이 있었고, 스페인 정부는 시민 참여를 독려했다. 밋하는 “행사가 감염자 확산의 도화선이 되었을 것”이라며 “마드리드가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인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행진 참여를 독려했던 칼보 부총리는 그와 부인 베고냐 고메스 여사, 또다른 여성 장관 두명이 모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사회주의 정당과 극좌 포데모스 간의 미숙하고 미덥지 못한 연정 탓이 초기 대응이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브라질 “대통령은 퇴진하라” 냄비 시위… 아르헨티나 ‘진실’ 적힌 흰 수건 내걸어

    브라질 “대통령은 퇴진하라” 냄비 시위… 아르헨티나 ‘진실’ 적힌 흰 수건 내걸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 대다수가 자가격리를 하는 가운데 중남미에서 ‘발코니 시위’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무능한 정부에 대해 그간 쌓인 불만이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대응’을 기폭제로 터져 나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요즘 브라질에서는 매일 오후 8시 30분이 되면 전국의 시민들이 냄비나 프라이팬을 들고 창가나 발코니에 나선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주방용품을 두드리면서 “포라(나가라) 보우소나루!”라고 외친다.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다. 냄비와 프라이팬도 중남미 각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자주 쓰이는 도구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거리 시위에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동조의 표시로 창가나 발코니에서 냄비를 두드리곤 했는데, 이제는 소위 ‘발코니 연대’가 중심이 된 것이다. 지난해 1월 부임한 뒤 줄곧 극우적 정책과 발언을 이어 가며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인권 및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대해 부정적이던 보우소나루는 코로나19가 브라질에 처음 발생했을 때도 “히스테리”, “환상”, “언론의 속임수” 등으로 표현하며 무시했었다. 친정부 시위를 독려하는 데다, 미국 방문 중 확진자와 접촉하고도 지지자들과 의기양양하게 모임을 갖는 모습이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리우데자네이루 남부 레블론의 언어 교사인 윌마 두트라 드 올리베이라(56)는 “대통령 자리가 비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에겐 대통령 대신 자신이 뭘 하는지 모르는 광대가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시민은 1976년 군부 쿠데타를 기억하기 위한 ‘진실과 정의 기억의 날’(3월 24일)을 맞아, 창문과 발코니에 흰 수건을 걸었다. 흰 수건은 쿠데타로 유명을 달리한 자식들의 기저귀를 상징한다. 매년 열리는 이 시위는 지난해까지 흰 수건을 머리에 두른 어머니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 앞 5월 광장에 모여서 진행했었다. 이날 발코니 등에 내건 수건에는 ‘진실’, ‘정의’, ‘3만명’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3만명은 쿠데타 당시 군부정권의 손에 숨지거나 실종된 시민의 숫자다. 우루과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 보호 대책 등을 정부에 요구하는 냄비 시위가 예고됐다. 온두라스에서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거리에 나서는 전통적인 시위가 일어났다. 정부의 통행금지령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운수업 노동자 등이 생존 대책을 요구하며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여수 정치권, ‘여순사건’ 논란 점화된 이유는

    여수 정치권, ‘여순사건’ 논란 점화된 이유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수 정치권에 ‘여순사건’의 정당성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14연대 소속 군인들이 제주 4·3사건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하라는 명령을 거부하다 정부의 토벌군 진압 과정에서 주민 1만 1000여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지난 1월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여순사건 당시 반란군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아 군사재판에서 희생당한 민간인에 대해 무죄 판결을 했다. 억울하게 희생된 지 72년 만에 국가가 잘못을 인정한 사건이다. 하지만 아직도 여수·순천 등지에는 ‘빨갱이’라는 주홍글씨로 낙인찍힌 채 통한의 세월을 보낸 사람들이 많을 만큼 여순사건은 쉽게 사그러지 지지 않는 아픔이다. 이런 와중에 여수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김회재 후보가 공식 자리에서 ‘여순사건’을 ‘여수순천 반란사건’으로 왜곡 발언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정의당 김진수 후보는 지난 24일 여수 마래터널 인근에 위치한 여순사건 위령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순반란 운운한 김회재 후보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김회재 후보가 2018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여순사건을 여수순천 반란사건으로 명명해 여수를 반란의 도시, 여수시민을 반란군의 후예로 낙인찍었다”고 분노했다. 그는 “제70주기 여순사건 추모사업 실행위원장을 맡아 화해와 상생의 길을 모색하였던 당사자로서 결코 김회재를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검사장 출신의 김회재 후보는 변호사 개업 후 여수산단 대기오염 배출수치 조작사건에서 대기업을 변호하고, 서민 생계를 차단한 여수수산물특화시장 대표이사의 변호사를 맡는 등 돈과 권력을 쫓는 행보를 보여왔다”며 변호사 수임료 공개를 촉구했다. 무소속 권세도 후보도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회재 후보의 여순사건 역사 왜곡망언은 있을 수 없는 일로 큰 충격이다”며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권 후보는 “김회재 후보의 문제 있는 역사인식과 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공감능력 부재에 심히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김회재 후보는 “그런 발언을 했는지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말 많은 공매도, 6개월 금지했지만

    [최선을의 말랑경제] 말 많은 공매도, 6개월 금지했지만

    “제가 인터넷에서 욕을 많이 먹는 게 공매도 문제인데요….” 직전 금융당국 수장인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한 간담회 자리에서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다. 최 전 위원장뿐 아니라 역대 금융위원장들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공매도를 폐지하라”는 질타를 끊임없이 받아 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공매도 금지” 촉구가 쏟아졌다. 금융위원회는 결국 지난 13일 6개월 동안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는 지적을 피하진 못했다. 지난 10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 금융위는 시장이 계속 출렁이자 사흘 만에 추가 조치를 내놓아야만 했다. 게다가 금지 조치 이후에도 시장조성자 예외규정으로 일부 기관투자자가 공매도 거래를 지속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공매도 논란은 왜 계속되는 걸까. 우선 공매도 제도의 개념을 살펴보면 ‘없는 주식을 파는 투자 방법’이란 뜻이다. 언뜻 봐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없는 주식을 어떻게 팔까. 방법은 증권사 등에서 주식을 빌리는 것이다. A사의 주가가 20만원일 때 1주를 빌린다. 그리고 시장 가격인 20만원에 판다. 며칠 후 A사의 주가가 10만원으로 떨어지면, 1주를 10만원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다. 이를 통해 10만원의 차익이 생긴다. 결과적으로 A사 주식 1주를 10만원에 사서 20만원에 팔아버린 효과가 나는 셈이다. 보통 투자 수익을 얻을 때와 순서가 반대라고 생각하면 쉽다. 주식 가격이 떨어질 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다. 핵심은 현재 제도하에서 개인은 주식을 빌리기 힘들다는 점이다. 개인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보다 신용도와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돼 공매도 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얘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즉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국내 주식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1%대에 불과하다. 나는 못 쓰는 방법으로 다른 이들은 돈을 벌고 있다니. 불공정함이 분노의 출발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자본력이 센 공매도 세력이 타깃을 삼으면 실적이 탄탄한 주식도 이유 없이 폭락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다” 등의 불만을 쏟아 낸다. 오는 9월, 공매도가 재개된다. ‘개미’뿐 아니라 시민단체,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시적 금지에 그칠 게 아니라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물론 금융당국은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증시가 과열될 때 ‘거품’을 막는 공매도의 순기능도 고려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그저 손 놓고 있다간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 김부겸 선거사무실 ‘계란 테러’ 40대 남성 검거

    김부겸 선거사무실 ‘계란 테러’ 40대 남성 검거

    출입문에 ‘문재인 폐렴’ 대통령 비난 글도 붙여경찰이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 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 의원 선거사무실에 계란을 투척하고 대통령 비난 글을 붙인 4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25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A(44)씨는 지난 24일 오후 9시 40분쯤 수성구 김 의원 선거사무실을 찾아가 출입문에 계란을 던지고 대통령 비난 글을 적은 종이를 출입문에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붙인 종이에는 ‘문재인 폐렴, 대구 초토화, 민주당 OUT’, ‘신적폐 국정농단, 혁명, 문재인을 가두자’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선거사무실 관계자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뒤 용의자를 특정하고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서구 한 주택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범행을 인정했으며 특정 정당 가입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추가 조사 후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젯밤 어둠을 틈타 누군가 제 선거사무실에 계란을 투척하고, 우리 당과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붙였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에서 치르는 네 번째 선거인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늦은 밤에 사람이 일하고 있는데 계란을 던진 것은 폭력이다. 분노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막내 비서가 계란 껍데기를 주워 담는 사진을 봤다. 속에서 피눈물이 났다”며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시민들이 두 달 이상 두려움과 긴장에 싸여있는 대구에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면 이 민심을 어떡하자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분노를 꾹꾹 눌러 담으려 한다”면서 “CCTV가 있어 경찰에 일단 신고는 했으나, 일을 크게 벌이지는 않겠다. 저까지 흥분해 대구 시민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앞으로 계란을 던지려거든 제게 던지라”며 “이를 악물고 싸우겠다. 코로나에 맞서 끝까지 대구를 지키겠다. 증오의 정치에 맞서 통합의 정치를 외치겠다.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원은 추가 글에서 이날 오후 한 젊은 여성이 선거 사무실에 히아신스 꽃다발과 함께 놓고 갔다는 손편지도 소개했다. ‘절박한 대구 시민’이라고 자신을 밝힌 이 편지에는 “몹쓸 행동 하나가 의원님 가슴 속의 작은 불씨 하나라도 꺼트리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 조악한 편지를 연료 삼아 대구를 진정으로 아끼는 이들을 위해 큰일을 이뤄내고 변화를 이끌어달라”는 응원의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편지를 보고) 사무실 구석으로 가서 한참 마음을 진정시켰다”며 “히아신스에 담긴 마음을 어찌 저버리겠나. 다시 사람들을 만나러 거리로 나간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현정 서울시의원, ‘N번방 사건’ 서울시 차원의 피해자 지원 및 재발방지 대책 촉구

    오현정 서울시의원, ‘N번방 사건’ 서울시 차원의 피해자 지원 및 재발방지 대책 촉구

    미성년자 14명을 포함한 여성 74명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에서 유포하여 26만명이 공유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사건인 ‘N번방’ 문제로 시민들이 충격과 분노로 공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특별시의회 여성의원들은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본관계단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가해자 강력 처벌과 재발 방지 방안을 촉구하는 결의 대회를 가졌다. 이날 모인 서울시의회 여성의원들은 “N번방 26만명의 신상공개”, “아동·청소년 성폭력 가해자 엄중 처벌”, “N번방 3법 및 디지털 성범죄 처벌 특별법 제정”, “서울시 차원의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폭력 대응방안 마련” 등을 법무부와 국회, 서울시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촉구 결의 대회를 제안한 오현정 의원(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광진2)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착취가 이뤄진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언급하며 “이에 앞서 시의원으로서, 자녀를 키우는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이 사건은 단순히 아동과 청소년, 여성의 문제를 넘어서 모두가 안전한 서울시를 위해 반드시 강력한 처벌과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결의 대회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같은 날 결의 대회에 앞서, N번방 사건 관련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의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보고 받는 자리를 가진 오 의원은 “서울시의회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성범죄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미 작년부터 서울시가 디지털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예산을 증액하고 정책을 견인해 왔다.”라면서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함께 앞으로 ‘N번방’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아동·청소년·여성 대상 디지털 성폭력 방지 및 대응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부겸 대구 사무실에 “문재인 폐렴” 계란 투척

    김부겸 대구 사무실에 “문재인 폐렴” 계란 투척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 의원 선거사무실이 계란 투척을 당했다. 김부겸 의원은 2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젯밤 어둠을 틈타 누군가 제 선거사무실에 계란을 투척하고, 우리 당과 대통령을 빈나하는 글을 붙였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쯤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김 의원의 대구 선거사무실에 계란을 던지고 “문재인 폐렴, 대구 초토화, 민주당 OUT”, “신적폐 국정농단, 혁명, 문재인을 가두자”라는 내용을 각각 적은 종이를 출입문 양쪽 기둥에 부착했다. 김 의원은 “대구에서 치르는 네 번째 선거인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늦은 밤에 사람이 일하고 있는데 계란을 던진 것은 폭력이다. 분노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이 장면이 담긴 건물 CCTV 화면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김 의원은 “막내 비서가 계란 껍데기를 주워 담는 사진을 봤다. 속에서 피눈물이 났다”며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시민들이 두 달 이상 두려움과 긴장에 싸여있는 대구에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면 이 민심을 어떡하자는 말인가”라고 말했다.그는 “분노를 꾹꾹 눌러 담으려 한다”면서 “CCTV가 있어 경찰에 일단 신고는 했으나, 일을 크게 벌이지는 않겠다. 저까지 흥분해 대구 시민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계란을 던지려거든 제게 던지라”며 “이를 악물고 싸우겠다. 코로나에 맞서 끝까지 대구를 지키겠다. 증오의 정치에 맞서 통합의 정치를 외치겠다.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원과 대구 수성갑에서 맞붙은 미래통합당 주호영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계란을 던진 것은 분명한 폭력행위”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과정인데,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심대하게 위협하는 불법 행위”라며 “절대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의원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며 “경찰은 지체하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 수사에 착수해 이번 사건의 전말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말많은 공매도, 6개월 금지했지만

    [최선을의 말랑경제] 말많은 공매도, 6개월 금지했지만

    공매도 한시적 금지했지만 ‘개미’ 불만 여전 “제가 인터넷에서 욕을 많이 먹는 게 공매도 문제인데요….” 직전 금융당국 수장인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한 간담회 자리에서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다. 최 전 위원장뿐 아니라, 역대 금융위원장들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공매도를 폐지하라”는 질타를 끊임없이 받아 왔다. 은성수 현 금융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공매도 금지” 촉구가 쏟아졌다. 금융위원회는 결국 지난 13일 6개월 동안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라는 지적을 피하진 못했다. 지난 10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 금융위는 시장이 계속 출렁이자 사흘 만에 추가 조치를 내놓아야만 했다. 게다가 금지 조치 이후에도 시장조성자 예외규정으로 일부 기관 투자자가 공매도 거래를 지속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공매도 논란은 왜 계속되는 걸까. 우선 공매도 제도의 개념을 살펴보면 ‘없는 주식을 파는 투자 방법’이란 뜻이다. 언뜻 봐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없는 주식을 어떻게 팔까? 방법은 증권사 등에서 주식을 빌리는 것이다. A사의 주가가 20만원일 때 1주를 빌린다. 그리고 시장 가격인 20만원에 판다. 며칠 후 A사의 주가가 10만원으로 떨어지면, 1주를 10만원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다. 이를 통해 10만원의 차익이 생긴다. 결과적으로 A사 주식 1주를 10만원에 사서 20만원에 팔아버린 효과가 나는 셈이다. 보통 투자 수익을 얻을 때와 순서가 반대라고 생각하면 쉽다. 주식 가격이 떨어질 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다. 불공정함이 분노의 출발…‘대수술’ 기회로 핵심은 현재 제도 하에서 개인은 주식을 빌리기 힘들다는 점이다. 개인은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보다 신용도와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돼 공매도 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얘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즉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국내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1%대에 불과하다. 나는 못 쓰는 방법으로 다른 이들은 돈을 벌고 있다니. 불공정함이 분노의 출발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본력이 센 공매도 세력이 타깃을 삼으면 실적이 탄탄한 주식도 이유 없이 폭락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다” 등의 불만을 쏟아 낸다. 오는 9월, 공매도가 재개된다. ‘개미’ 뿐 아니라 시민단체,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시적 금지에 그칠 게 아니라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물론 금융당국은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증시가 과열될 때 ‘거품’을 막는 공매도의 순기능도 고려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그저 손 놓고 있다간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 박상혁 후보 “텔레그램n번방 성범죄 재발방지·피해자보호 앞장설 것”

    박상혁 후보 “텔레그램n번방 성범죄 재발방지·피해자보호 앞장설 것”

    박상혁 경기 김포시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출마의 변과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구래동 선거사무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코로나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대한민국 정부의 대처는 전세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며 “문재인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저 역시 시민의 힘을 신뢰하고 깊은 책임감을 갖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공약 발표에 앞서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여성과 어린이·청소년이 많은 도시 김포의 출마자로서 이번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보면 매우 분노하고 경악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가해자 엄벌을 위한 구체적인 법·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지역 현안 및 정견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예전 김포가 한반도 물류중심지였던 한강하구에 대한 정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 후보는 “제가 10여년 전 칠레 산티아고 둘레길을 가본 적이 있는데 예전의 흔적이 사라져버린 지역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지금은 한 해 수백 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김포시는 산티아고보다 훨씬 매력적인 지리적 자산과 역사성을 가진 한강하구와 조강포 등 3대포구가 있다”며, “전류리부터 시암리~마근포·조강포·강녕포 일대에 시민들이 자유롭게 북녁땅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평화둘레길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또 국회 진출시 어느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으냐는 물음에 “문재인정부 청와대 근무시절에 주로 국토부와 산업부에서 활동했다. 우리 김포는 GTX-D 유치 등 광역교통망이 매우 절실한 실정이다. 현안이 뭔지 잘 알고 있고 중앙의 인적네트워크도 다양하게 갖고 있다”며, “향후 김포에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인프라구측에 힘을 쏟고 싶어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여섯 가지 분야 주요 공약으로 지하철5호선과 GTX-D 실현, 도시철도 학운 연장 및 증차, 일산대교 통행료 재구조화 실현 등이다. 박상혁 후보는 서울 공항고교와 한양대 법학과,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김포와더불어 박상혁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 임채정 국회의장 비서관을 역임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진행을 맡은 민주당 선거대책본부 대변인 김철환 도의원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으나 선거를 20여일 앞둔 시점에 조촐하게라도 언론인분들을 통해 시민들에게 후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주요 장면은 유튜브 ‘박상혁TV’에서 25일 이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박 후보의 주요 공약이다. ▲산업경제분야: 5천개 일자리 창출, 노후공장 정비 및 특화산업 육성 ▲교육분야: 과대·과밀학급 문제 해결, 푸른솔초·중 인근 송전탑 지중화 ▲복지분야: 공공돌봄 강화, 공공의료시설 확충, 대학병원 유치 지원 ▲생활기반시설분야; 김포종합운동장, 한강문화예술의전당 건립, 복합SOC 건립 ▲청년분야: 장학금,학자금 대출,교통비 지원 확대, 창업·취업 지원.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의료진 뼈 갈아서 막아내고 있는데 법적 조치라니…”

    “의료진 뼈 갈아서 막아내고 있는데 법적 조치라니…”

    의사에 처벌 협박…의료계 분노·허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관리를 소홀히 한 의료기관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 지침에 의료계가 분노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는 23일 “감염병과 사투 중인 의사에 대한 처벌 협박이 웬 말이냐”며 “환자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계를 마녀사냥 하듯 징벌해야 하는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개협은 “코로나19 위험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상황임에도 벌써부터 의료계를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은 많은 병의원과 의사가 구상권 청구나 행정처분을 당해야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규제가 난무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개협은 “제대로 된 방호복이 없어 수술 가운을 입고 선별진료소로 향해야 한다는 공문을 받으면서 참담했다”며 “우리나라는 역병을 높은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뼈를 갈아서 막아내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개협은 “감염관리료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요양병원은 초기부터 자발적인 감염차단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등 열악한 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결과가 나쁘면 구상권을 청구하고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것은 협박과 다름이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일선 의료현장의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 등에 대한 형사 고발 및 구상권 청구 검토 조치는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계 과실만 지적한 것으로 과한 처분이라는 지적이다. 대개협은 “의료계에서는 이미 의학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의료 시스템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위기를 극복할 대응 방안을 수차례 주문했다”며 “지금과 같이 간다면 제2, 제3의 분당제생병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어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돌보는데 감염이 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의료진 전체의 사기를 짓밟는 것”이라며 “의료진들이 걱정 없이 국민들을 지킬 수 있도록 (국민들도)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의료계의 분노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권 시장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시설 및 병원의 관리 소홀로 대규모 감염병 확산이 확인되면 책임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지난 20일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방역관리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정부는 방역관리 지침을 어겨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경우 요양병원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트럭에 흉기 가득 싣고 상경… 강남 인파 속 그놈, 전 부인을 찌르고 찔렀다

    트럭에 흉기 가득 싣고 상경… 강남 인파 속 그놈, 전 부인을 찌르고 찔렀다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 2008년 6월 17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 앞. 날카로운 비명이 허공을 갈랐다. 어색한 장발 가발을 쓴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한 여자를 뒤에서 감싼 채 수차례 공격했다. 예리한 접이식 칼을 든 남자의 손이 옆에 있던 남자에게 향했다. 갑작스럽고 무자비한 공격에 김수영(34·가명)씨와 김씨의 남자친구 박상철(가명)씨는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쓰러졌다. 김씨는 “딸을 서울로 보낼 테니 마중을 나오라”는 전 남편의 말에 터미널을 찾았다가 끝내 숨졌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 터미널 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 대범한 범행이었다. 혈흔이 낭자한 현장을 뒤로하고 장발 머리의 남자는 유유히 터미널 앞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사라졌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피해자 박씨는 곧바로 범인을 지목했다. “수영이 전 남편이에요. 황주연(당시 33).”●치밀한 계획 뒤 망설임없는 범행 황씨가 김씨 몸에 남긴 흔적은 참혹했다. 상체, 그중에서도 목숨에 치명적인 목과 옆구리에만 집중된 깊은 상처는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김씨 몸에 남은 자창은 심장 등 17군데에 달했다. 황씨와 김씨는 1996년 결혼한 뒤 2003년 이혼했다가 재결합했고 2006년 또다시 헤어졌다. 부인과 질병이 있던 김씨는 “결혼한 상태면 보험금을 탈 수 없으니 위장 이혼을 하자”고 제안했고, 황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씨는 그 길로 황씨를 피해 달아났다. 김씨의 지인들은 살인사건이 일어난 뒤 이렇게 진술했다. “수영이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에게 시달렸어요. 가정폭력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고 진심으로 이혼하고 싶어 했죠.” 두 번째 이혼 이후 황씨의 집요한 집착이 시작됐다. 흥신소를 여러 군데 찾아다니며 “인터넷 IP 주소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범행 사흘 전에는 119에 전화를 걸어 “아기 엄마가 자살한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통화한 지역을 알 수 있느냐”는 문의도 넣었다. 스토킹에 가까운 집착에도 김씨의 행적을 찾을 수 없던 황씨는 점차 이성을 잃었다. 황씨 지인들은 경찰에 “며칠 전부터 혼잣말로 화를 내고 욕설도 하는 등 좀 이상한 모습이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황씨는 속임수를 썼다. 김씨를 불러내려고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 유미(가명)양을 핑계 삼았다. “내가 부산에서 하던 사업이 망해서 곡성에 주저앉았어. 유미만 보낼 테니 터미널로 마중 나와.” 황씨는 김씨에게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황씨는 1t 포터 트럭을 직접 몰아 딸과 함께 상경했다. 트럭에는 옷장과 김장용 비닐봉지, 칼, 손도끼, 삽 등이 실려 있었다. 길거리 습격이 황씨의 ‘플랜 A’가 아니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렇게 황씨는 인근 호텔에 차를 주차하고, 딸에게는 “엄마를 데려올 테니 여기서 기다려라”는 말을 남겼다. 황씨는 터미널을 이 잡듯이 뒤졌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황씨의 눈에 김씨와 그의 남자친구 박씨가 들어왔다. 목격자에 따르면 황씨의 공격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김씨와 팔짱을 끼며 걸어가던 박씨의 등 뒤를 먼저 노렸다. 수차례 박씨를 찔러 쓰러뜨린 다음 바로 옆에 있는 김씨를 공격했다.●유별난 집착… 추가 피해 우려도 범행 다음날 황씨는 뜻밖의 장소에서 자신을 드러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공중전화에서 자신의 매형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매형, 지금 숨을 끊으러 가요. 딸을 좀 부탁해요.” 매형과의 통화 이후 확인된 황씨의 행적은 어딘가 묘했다. 신도림역에서 영등포시장역으로, 또 강남역으로, 그다음은 사당역과 삼각지역으로. 서울 서쪽과 남쪽을 가로지르며 헤맨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이 수천 건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돌려 보고, 황씨의 교통카드를 조회한 결과였다. 그의 마지막 행선지는 경기 안양의 범계역이었다. 역 주변 CCTV에서 우산을 쓰고 유유히 범계역 주변을 빠져나가는 황씨의 모습이 발견됐다. 특정된 범인, 확실한 범행 동기까지. 황씨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서초경찰서 천현길(현재 경정) 팀장은 “지인들도 황씨를 말주변 좋고, 꼼꼼한 성격이라고 설명했을 만큼 보통내기가 아니었다”면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서울 이곳저곳을 일부러 돌아다닌 것을 보며 ‘이 친구가 경찰 수사 기법을 알고 치밀하게 행동하는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24일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황씨의 외모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키 180㎝에 건장하고 호리호리한 체격. 웃을 때 왼쪽 입술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고, 가발을 쓰거나 안경을 벗어 위장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수배 전단에 적힌 문구다. 또 다른 특징은 크고 일그러진 듯한 양쪽 귀였다. 추가 피해 우려 때문에 수사를 서둘러야 했다. 황씨의 유별난 집착 때문이었다. 당시 가장 두려움에 떨었던 사람은 황씨와 교제했던 전 애인 이희정(가명)씨였다. ‘다음 차례는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황씨는 범행 전 한동안 이씨를 찾아가고, “안 만나 주면 죽겠다”며 병원에 입원한 자신의 사진을 보내는 등 이씨를 협박했다. 김씨에게 보인 집착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전 부인 김씨에게 “이혼하라”고 권유했던 고향 친구 정다영(가명)씨도 “황씨가 범행 직전 우리 남편에게 ‘네 부인도 죽여 줄까’라고 윽박질렀다”며 두려워했다.●“절대 스스로 목숨 끊지 않았을 것” 수사팀의 노력은 계속됐다. 경찰은 당시 가능한 수사 기법을 모두 동원했다. 천 팀장은 황씨가 난시에 시력도 좋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안경점 7000곳에 일일이 수배전단을 담은 편지를 돌렸다. 제보도 적극적으로 확인했다. 어느 해 여름 경북 구미에서 “한 숙박업소에 중국집 배달을 갔다가 황씨와 닮은 사람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천 팀장은 제보가 들어온 날로부터 한 달간 해당 모텔의 각 방에 설치된 컴퓨터 검색 기록을 다 뒤져 보기도 했다. 도망 다니는 범죄자의 심리를 고려할 때 ‘혹시나 자신의 이름이나 사건 담당 경찰서인 서초서와 같은 키워드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지는 않았을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소득은 없었다. 황씨는 벌써 12년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건은 2010년 검찰로 넘어가 기소 중지됐다. 결정적인 단서가 단 하나라도 있으면 수사는 바로 재개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사용, 인터넷 접속 등 뚜렷한 생활 반응이 없다. 올해 마흔다섯 살이 된 황씨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현재 강남서에서 경제범죄수사1과장으로 근무하는 천 경정에게도 황씨 사건은 죄의식처럼 남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지는 않았을 겁니다. 당시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범죄자들이 잡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경찰에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다녔더군요. 어딘가에 숨어 조용히 남의 신분을 도용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사건을 담당했던 팀장으로서 지금도 주기적으로 추적할 만한 단서를 찾고 있습니다. 단 하나의 확실한 제보만으로도 황씨의 꼬리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경찰은 황씨의 죄를 잊지 않았습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신문 이메일 police@seoul.co.kr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안철수 “질본, 방역 전권 부여…‘질병통제예방청’ 개편 추진”

    안철수 “질본, 방역 전권 부여…‘질병통제예방청’ 개편 추진”

    “질병예방청장, 선조치·후보고 권한”“미국 CDC 수준의 방역 전권 주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다음 국회에서 당의 총의를 모아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를 국무총리 직속 ‘질병통제예방청’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봉사 후 자가 격리 중인 안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화상 연결로 참석해 “질병통제예방청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준의 방역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질병통제예방청장은 방역 분야 전문가로 임명하고, 방역 전권을 부여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감염병 위기 단계 격상, 감염지역 방문자 입국 금지, 군 인력 파견 등의 조치를 청장이 선조치한 뒤 대통령에게 후보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하얗게 센 머리와 피곤에 찌든 얼굴에서 공직자의 헌신과 사명감을 본다”면서도 “본부장에게 일할 때 필요한 권한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관리행정 체계의 수준에 분노한다”고 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안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장한 3월 임시국회 내 ‘진정한 영웅들을 위한 특별 결의안’ 통과도 거듭 강조했다. ‘진정한 영웅 결의안’은 일선 공무원,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봉사, 통합, 공동체, 시민의식 등을 기리자는 취지다. 그는 항말라리아약이 코로나19 치료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에 효과를 검증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국민의당은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비례대표 예비추천후보자 40명에 대한 집단 토론을 진행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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