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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왜 아동학대 사망사건은 계속되는 것일까/소라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임상교수

    [In&Out] 왜 아동학대 사망사건은 계속되는 것일까/소라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임상교수

    충분히 분노하고 애도할 시간을 가질 새도 없이 또 다시 발생하는 사건들로 앞서 사망한 아동의 이름조차 잊게 되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거듭되는 아동의 죽음들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기는 한 것일까. 작년 10월 양천 입양가정에서 아동학대로 사망한 생후16개월 아동의 소식을 접했을 때 ‘은비’사건이 떠올랐다. 2016년 은비는 대구 입양가정에서 지낸지 7개월 만에 두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 끝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학대 신고가 있었는데도 아동을 구하지 못했던 점, 입양가정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양천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당시 은비사건의 민간 진상조사단으로 참여하여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은비’사건 때 제대로 입양제도와 학대 시스템을 점검했다면 양천 사건에서 참혹한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을까. 작년 겨울 책임감과 절박함으로 국회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진상조사를 요청했지만 흔쾌히 나서는 곳이 없었다. 진상조사 할 계획이 있는지 관련 부처에 직간접적으로 확인했으나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양천 사건 발생 한 달 전에는 인천에서는 돌봄 공백 중 일어난 화재로 형제 중 한 아동이 사망했다. 2020년 6월 천안에서는 9살 아동이 여행용 트렁크 가방 안에 약 13시간 이상 감금되고 학대당한 끝에 사망했다. 2019년 9월 인천에서는 5살 아동이 목검으로 100여 차례 구타당하고 손발을 뒤로 묶인 채 학대당한 결과 사망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잔혹한 아동학대 소식 앞에서 우리는 슬펐다가 분노했다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번번이 정부는 긴급 대책을 내놓았고 국회는 아동학대 관련 법을 수차례 손보았는데도 왜 아동학대사망사건은 끊이질 않는 것일까. 정부와 국회는 매번 앞다투어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건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어디를 고쳐야하는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았다. 졸속 대책은 정작 해당 사건에 대한 해법조차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번번이 제시되는 ‘가해자 처벌 강화, 신고의무자 확대, 미신고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 아동학대 업무 담당자의 권한 강화, 가해자의 조사 불응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 같은 대책들은 법조문 한 두 개의 개정만으로 가능한 해법들이다. 예산과 인력의 추가 확보는 필요하지 않다. 손쉽게 실행할 수 있는 대책들로 시민들의 공분을 진정시켰고, 이제는 괜찮겠지 싶으면 또 다른 아동학대사망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2021년 2월 5일 여야 국회의원 139명이 제안한 ‘양천아동학대사망사건 등 진상조사 및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진상조사 특별법) 발의가 너무나도 반갑고 고맙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있어야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양천사건 발생 직후 20여건이 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으나 근본적인 처방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더 늦기 전에 양천사건, 인천사건, 천안사건이 어떻게 수사·조사 처리되었고 아동학대 업무에 관여하는 기관 간 협력과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아동의 의견은 어떻게 청취·반영되었는지, 분리된 이후 아동과 가정에 대한 지원과 개입은 어떠했는지 샅샅이 살펴봐야 한다. 누수지점을 찾아 구멍을 메우고, 끊어진 연결고리를 잇고, 인력과 예산이 필요한 곳에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 이러한 진단과 대책은 아동학대대응책에 국한될 수 없다. 입양제도를 포함한 아동보호정책과 한부모 등 위기가정에 대한 지원 및 돌봄 정책이 망라되어야 또 다른 학대사건으로부터 아동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40여명의 아동이 학대피해로 사망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루어 진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2014년 ‘서현이 사건’과 2017년 ‘은비사건’ 때 진행된 두 차례의 민간조사가 전부이다. 양천사건 발생 후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진상조사를 요청했으나 어느 곳도 책임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진상조사의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와 정부는 조속히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 특별법을 제정하여 아동인권 감수성과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충분한 예산과 인력, 활동기간을 보장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아동의 죽음으로부터 배워야할 의무가 있다. 한 아동에 대한 죽음에 대해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냄비뚜껑처럼 울분을 터뜨리길 반복하는 일을 이제는 그만두고 싶다.
  • ‘로힝야족 학살’ 미얀마 부대, 무차별 난사… 10대 소년도 희생됐다

    ‘로힝야족 학살’ 미얀마 부대, 무차별 난사… 10대 소년도 희생됐다

    만달레이서 시위대에 실탄·고무탄 발포反쿠데타 시민 총 569명 마구잡이 체포인권단체 “학살 부대 운용, 심각한 문제”英, 군부 제재 이어 美·EU도 조치 검토10개 소수민족 무장단체 “불복종 지지”미얀마 군부가 지난 20일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실탄과 고무탄 등을 무차별 난사해 최소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쿠데타 이후 약 3주 만에 본격적인 유혈 진압이 벌어진 것인데, 국내외의 잇따른 반발에도 군부가 꿈쩍하지 않으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커진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군과 경찰 수백명은 이날 오전부터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조선소에서 파업하는 노동자들과 대치했다. 시민 수백명이 군에 퇴각을 요구했고, 일부가 새총을 쏘거나 돌멩이를 던지며 저항하자 곧바로 군경은 고무탄과 새총, 최루탄에 이어 실탄을 무차별적으로 발포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숨진 사람 중에는 조선소 노동자들을 도우러 온 10대 소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민간 자경단 한 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특히 시위대에 총을 쏜 군대가 2017년 로힝야족 학살에 연루된 제33 경보병 사단 소속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사단은 민간인 수천명을 살해하고 집단 성폭행, 방화 등으로 터전을 초토화시켰다. 인권단체 포티파이 라이츠의 매슈 스미스 대표는 “이 부대가 여전히 운용되고 있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정의와 책임 없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군부는 또 인터넷 차단 조치를 계속 이어 가며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을 내린 6명 중 한 명인 배우 루민도 자택에서 붙잡혔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 발발 이후 군정에 의해 체포된 사람이 569명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내놓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에서의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비판한다”며 “누구나 평화적인 시위를 할 권리가 있다.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민주주의로 돌아가길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도 즉각 입장을 내고 관련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고,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은 회의를 열어 미얀마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미얀마 국방장관과 내무부 장차관 3명에게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조치를 적용하기도 했다. 과거 미얀마 정부와 전국적 휴전 협정(NCA)을 체결한 10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도 쿠데타 정권에 반대하며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카렌 국민연합과 친(Chin) 국민전선 등이 포함된 이들 무장단체는 “군부 독재를 끝장내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국제사회 및 국내외 활동가 단체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군경의 총을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사망한 20세 여성 카인의 장례식이 21일 열린 데 이어 22일엔 파업이 예정돼 더 큰 대치 상황이 벌어질 우려도 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내가 카인이다”라며 망자를 기리는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17세 소녀 강간살인에 40세 여성 출국제한까지…뿔난 네팔 거리로

    17세 소녀 강간살인에 40세 여성 출국제한까지…뿔난 네팔 거리로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네팔 시위가 여성 인권 운동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AF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미성년자 강간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수더르뻐침주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에서 비롯됐다. 지난 5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 실종된 바기라티 바타(17)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다. 숨진 소녀가 강간 후 목 졸라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 발표에 주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4년째 범인이 검거되지 않고 있는 ‘니르말라 판타 사건’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18년 7월 발생한 니르말라 판타(13) 강간살인 사건은 가해자들이 도주하면서 미제로 남았다.12일 수도 카트만두에 모인 여성인권운동가와 주민 수백 명은 거리 시위를 펼쳤다. 상여 대신 대나무 들것에 젊은 여성을 누이고 숨진 피해 소녀의 모의 장례를 치렀다. 하얀 상복을 입은 시위대는 들것을 이고 가두행진을 하며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바기라티에게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놓아 외쳤다. 현지 매체 ‘히말라얀타임스’는 사건이 벌어진 바이타디 지구를 포함해 수더르뻐침주 9개 지구 전역에서도 산발적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바리가티 사건 진상 규명과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인권운동가 레슈 아얄은 "여성은 점점 차별에 내몰리고 있다. 미성년 소녀들은 강간당하고 살해되고 있지만 경찰과 국가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최근 네팔 이민국이 내놓은 해외 취업 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11일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네팔 이민국은 네팔 여성의 출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40세 미만 네팔 여성은 앞으로 가족 구성원과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만 단독 출국이 가능하다.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조처라는 게 정부 측 입장이지만, 여성인권운동가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모냐 안사리 인권변호사는 “모든 시민에 대한 평등하고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는 헌법 조항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로뉴스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국제적 도시다. 에베르스트를 등반하기 위한 전 세계 등산객이 집결한다. 그런데 정작 네팔 여성들은 자유롭게 세계를 탐험할 권리를 거부당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2018년~2019년 사이 네팔 인신매매 피해자는 약 3만5000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1만5000명은 성인 여성이었으며, 5000명은 어린 소녀들이었다. 네팔 정부가 2017년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걸프 지역에서의 가사노동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법망을 피해 일자리를 구하려다 인신매매단에게 속아 착취당한 여성은 오히려 늘었다. 여행 제한이 인신매매를 방지하는 실질적 대책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여성에 대한 네팔 정부의 출국 제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간 여행제한 지역과 연령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2012년에는 30세 미만 여성의 걸프 지역 이주노동이 금지됐다.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 의존도가 높은 네팔 경제 특성상 해외로 돈벌이를 나가려는 여성이 많으나, 법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네팔 여성들이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실정이다. 공식 통계상 해외 취업자 90%가 남성이고, 여성 비율은 10%가 되지 않지만 벌써 300만 명 가까운 여성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서 가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갖은 학대와 착취, 인신매매에 시달리고 있으나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질병, 상해, 사망에 대한 국가 보상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에 대해 휴먼 라이츠 워치 측은 “(출국 제한은) 여성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처사”라며 “네팔 정부는 여성과 어린이를 2류 시민으로 취급하지 말고 의사 결정에 포함시키라”고 경고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 이후 사회·경제·교육 변화 조망한다…관련 서적 봇물

    코로나 이후 사회·경제·교육 변화 조망한다…관련 서적 봇물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견된 지 1년여가 지났고 백신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멈출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드러난 우리 사회·경제·교육 현장의 문제를 조명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떻게 달라질지를 전망하는 책들이 잇달아 출간됐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도 우리가 코로나19 이전처럼 살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한국 사회의 사각지대는…‘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창비는 인권활동가 미류, 문화인류학자 서보경 등 10명이 저자로 참여한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을 통해 코로나19를 계기로 드러난 한국사회의 사각지대를 짚었다. 인권, 환경, 노동, 젠더, 인종, 장애 등 다양한 관점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코로나 시대 이전과 이후 우리 삶이 같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인권활동가 미류는 갑자기 자가격리를 하게 되며 느꼈던 두려움을 털어놓고, 결국은 단절이 아닌 연결이 감염병을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문화인류학자 서보경은 언제 어떻게 바이러스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확진자에 대한 분노와 스스로 낙인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고리들을 파헤친다. 정치학자 채효정은 팬데믹 시기 여성에게 더 가혹하게 닥친 위기를 다각도로 살피면서 돌봄이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주장한다.●코로나 이후 경제 체제 대안…‘공유 경제 2.0’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 회장이 펴낸 ‘공유경제 2.0’(21세기 북스)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를 지배할 경제 체제의 대안으로 공유경제를 꼽았다. 사람들이 될 수 있는 한 대면 접촉을 피하고 백신이 개발됐지만, 바이러스도 진화하고 있어 이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우버는 음식배달을 하는 우버이츠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렸고, 에어비앤비는 최근 성공적으로 기업 상장을 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고도화된 정보통신(IT)과 네트워크 기술로 누구나 접근하고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 창업도 늘어났다. 저자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이득보다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고, 시민 중심의 협력적 공유경제 2.0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단언한다.●온라인 수업 1년, 이제 무엇이 필요한가...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 현직 초등학교 교사와 교육학자 등 7명이 우리 교육현장을 돌아본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오브바이포)도 출간됐다.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진통을 겪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김재현 이담초등학교 교사와 김종훈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등은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지금의 교육과정과 내년도 새로운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교육부의 하향식 지침에 익숙한 학교가 자율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한다. 온라인 수업과 등교수업을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이 시급하고, 교육부에서는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여 한다고 제시한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정부나 교육청의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긴 했지만, 아이들의 놀이·식사·생활 태도 등까지는 책임지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가장 이해해줄 수 있는 부모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왕실모욕 래퍼 처벌에... 스페인 ‘표현의 자유 옹호’ 한밤 시위

    왕실모욕 래퍼 처벌에... 스페인 ‘표현의 자유 옹호’ 한밤 시위

    왕실 모욕, 테러 찬양 가사를 쓴 래퍼가 징역형을 받고 수감되면서 스페인 전역에 ‘표현의 자유’ 논쟁이 불붙었다.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 성난 군중 수천명이 한밤 시위에 나섰다. “그의 투옥은 권력을 공개비판하려는 이들의 머리 위에 칼을 매달아 두는 것”이라고 일갈하며 시민들은 연대했다. 스페인 카탈루냐주 예이나 출신인 래퍼 파블로 하셀(32)이 17일(현지시간) 한밤 시위를 촉발시킨 주인공이다. 카탈루냐 분리 지지자인 하셀은 2014~2016년 스페인 왕가를 프랑코 파시스트 독재정권의 후예로 묘사하거나, 과거 폭력테러 집단인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ETA) 등을 옹호하는 가사를 담은 음원과 논평을 배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9개월형을 선고받았다. 하셀은 수감형 집행을 피해 예이나 대학교로 도주한 지 나흘 만인 16일 “억압해도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란 말을 남기고 강제 연행됐다. 도주했을 뿐 아니라 하셀이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기에, 스페인 당국에도 법 집행 명분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하셀의 처벌을 스페인에서 권력 비판을 봉쇄하려는 시도로 판단한 군중은 저항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구호와 박수, 행진으로 시작된 시위는 돌과 유리병을 던지고 불을 지르는 과격시위로 돌변해 수십명이 연행됐다.시위대는 특히 하셀이 왕실 모욕죄로 처벌받는 첫 번째 인물도, 마지막 인물도 아니라며 분노했다. 왕실 모욕죄와 테러 찬양 금지 조항이 있는 한 언제든 ‘공안 정국’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계 인사 200여명은 지난주 “오늘은 하셀이지만, 내일은 우리 중 한 사람일 것”이란 탄원서로 이 같은 불안감을 짚었다. 2018년 ‘왕의 목에 올가미를 씌우라’는 가사를 썼던 또 다른 래퍼 발토닉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벨기에로 망명하거나, 스페인 국왕 사진을 불태웠다고 선고된 벌금형이 유럽인권재판소(EBHR)에 가서 취소되던 촌극에 대한 기억을 반영한 논평이다. 시민들의 분노가 결국 법을 바꿀 수 있을까. 일단 스페인 집권연정 소속 3개 정당 중 포데모스와 좌파연합은 왕실모욕죄 등의 완전 폐지를 사회당에 요구했다. 모욕죄에 대해 벌금형만 허용하고 징역형을 배제하는 수준의 변화를 모색하던 스페인 행정부의 방침에 비해 정치권이 더 과감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960년 3·15의거 현장 3곳에 기념조형물 건립

    1960년 3·15의거 현장 3곳에 기념조형물 건립

    경남 창원시 마산지역 3·15의거 현장 3곳에 3·15의거 기념조형물이 건립됐다.3·15의거기념사업회와 경남 창원시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의거기념탑공원과 마산의료원 앞, 마산합포구청 앞 등 3곳에 기념조형물을 건립해 18일 차례로 제막식을 했다. 기념 조형물이 들어선 3곳은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해 마산시민과 학생들이 시위를 했던 주요 현장이다. 3·15의거기념사업회는 지난해 의거 60주년을 기념해 3곳에 기념조형물을 세우기로 하고 창원시비 1억원을 지원받아 조형물을 제작·설치해 이날 제막했다. 3개 조형물은 각각 다른 모양으로 3·15의거 60주년을 기념하고 부정선거를 자행한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시민과 학생들의 불굴의 정신을 표현했다. 조형물 마다 의거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한 비문을 새겼다.3·15의거 기념탑 공원에는 당시 의거에 참가한 학생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해 3·15의거 학생참가비를 조형물로 세웠다. 학생참가비 조형물에는 당시 시위에 참여한 마산고·마산공고·마산상고·마산창신고·마산여고·마산제일여고·마산성지여고·마산간호고 등 8개 고등학교와 해인대학(현 경남대학) 학생들의 불의에 굴하지 않는 숭고한 정신을 비문에 새겼다.마산합포구청 앞 조형물 비문에는 ‘정의로운 분노가 피운 위대한 애국심의 꽃이었으니’라는 제목으로 3·15의거를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평가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마산의료원 앞 조형물은 3·15의거 당시 마산중앙부두 앞 바다에서 최루탄이 얼굴에 박혀 숨진채 떠오른 김주열 열사에 대한 존경과 감사하는 내용을 비문에 담았다. 마산의료원은 김주열 열사 시신이 옮겨진 뒤 시위가 벌어진 곳이다.이날 제막식에는 허성무 창원시장, 3·15의거기념사업회를 비롯한 민주화운동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마산시민과 학생들이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해 경찰과 충돌한 민주화 운동이다. 사망 7명을 비롯해 사상자 80여명이 발생했다. 마산상고 학생 김주열군의 시신이 최루탄이 박힌 모습으로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른 것을 계기로 시위가 전국으로 번져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광장] ‘다물어 민주주의’를 무사히 건너는 방법/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다물어 민주주의’를 무사히 건너는 방법/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페이스북에 ‘토론’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전 국민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공박하면서다. “정의롭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면서 “건강한 토론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런 문장도 있다.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  그는 달라지는 중인가.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에게 “집을 잘 지키라 했더니 안방 차지하려 든다” 했던 그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가 나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했다. 대선의 맛이 전어 구이보다 못할 리 없다. 여권 대선 후보들이 기본소득을 놓고 논쟁 비슷한 것을 비로소 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만 하는 것”(이낙연)이라 직격하고 “포퓰리즘에 기반한 정치는 실패할 것”(정세균)이라는 초강성 발언에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이광재)는 방법론까지. 범친문 진영의 이재명 견제 셈법인 줄 알면서도 진풍경이다. 단일대오 여당에서 이렇게 여러 목소리가 나왔던 적이 없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역경에 굴하지 말라는 뜻의 캐모마일 꽃다발을 줬다. 황 장관에게 법적 결격 사유는 없다. 문제는 장관의 ‘기적의 가계부’를 구차하게 따지게 되는 국민 자괴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 강행될 때의 국민 감정이 불공정에 대한 분노였다면, 이번은 상식이 반사된 모멸감에 가깝다. 권위가 희화화된 장관을 한마디 해명 없이 임명한 것은 국민 무시로 읽힌다.   정권의 586 인사들이 내로남불만큼 듣기 싫을 소리가 있다. “학생운동을 그렇게 하고도 토론과 설득에 이렇게 무능하냐”는 비판일 것이다. 그들의 무능과 오만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 사실이 국가적 난제다. 설득과 토론을 생략하는 일방통행이 반복될수록 상식의 과정을 기대하던 국민은 무력증에 빠진다. 역대급 약체인 야당은 어떤 정치 이슈에도 사흘을 못 버티고 나가떨어진다. 무능 야당은 대중 무기력을 부채질하는 결과론적 공범이다.  정치로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에 사유를 포기한 대중이 전체주의 국가를 허락한다. 70년 전 한나 아렌트의 경고는 우리라고 비켜 가지 않는다. 절망과 증오로 가득한 개인들을 끊임없이 일으켜 ‘대중 지지’의 허명 아래 정권에 유리한 정치운동을 반복한다. 그런 의구심을 실제 떨치기 어렵다. 검찰개혁으로 검사들이 공공의 적이었고, 판사 탄핵으로 판사들이 그 경계에 아슬아슬 세워져 있다.  동시에 속전속결되는 것이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다. 가짜뉴스를 몰아낸다는 취지 말고는 실체와 수위를 기자들도 알 수 없는 법이다. 어느 국민이 제동을 걸어 주겠나. 조국을 반대하면 검찰개혁 반대 세력의 프레임에 갇혔듯 이 법을 반대하면 언론개혁에 찬물을 끼얹는 세력이 된다. 시작부터 입이 막히는 ‘기레기 퇴치법’이 최소한 진정성을 얻었으려면 여당은 정무 감각을 발휘했어야 한다.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봤다는 가짜뉴스로 세상을 어지럽힌 유시민 이사장을 먼저 꼬집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 왜 내 편의 가짜뉴스는 못 본 척인가.  아무것도 아닌 법이 결코 아니다. 만약 녹취록이 없었다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거짓말한다는 임성근 판사의 주장을 실은 기자들은 소송에 묶인다. 걸리면 빠져나올 구멍이 없었던 매카시의 거짓말 열풍을 돌아보면 된다. 정부 부처에 공산주의자가 득시글댄다고 거짓말한 것은 매카시였지만, 공산주의자들이 있다고 증명하는 의무를 그는 떠안지 않았다. 거짓말에 걸린 사람들 스스로 ‘공산주의자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했다. 악마의 증명이었다.  이 법안이 준비되는 동안 여권 인사들은 소속 언론사를 상대하던 이전과 달리 아예 기자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걸기 시작했다. 조국 전 장관이 몸소 그렇게 하고 있다. 언론의 비판 근력 위축과 자체 검열은 손금 보듯 뻔한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명예훼손법을 개정해 비판 언론을 입막아 버리고 싶었다. 트럼프조차 그 법을 끝내 만들지는 못했다.  시민 증오를 자양 삼아 비판적 사유를 제어한다는 점에서 포퓰리즘과 전체주의는 쌍생아다. 국민 눈을 절반의 진실로 가린다면 판사 개혁이든 기자 개혁이든 반칙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입)다물어민주당’으로 바꿔 부르는 댓글을 봤다. 시민들이 이렇게 재치 있고 똑똑한 줄 알면 청와대와 여당은 일방독주가 스스로 무서울 것이다. s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근친상간’ 아니고 ‘친족성폭력’이다/홍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근친상간’ 아니고 ‘친족성폭력’이다/홍희경 국제부 차장

    ‘프랑스가 근친상간 처벌법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저명한 정치학자가 30여년 전 미성년자인 의붓아들을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에 분노한 결과다.’ 이 문장 중 무엇을 잘못 썼는지 제목에 나와있다. ‘상간’이 아니라 ‘강간’ 혹은 ‘성폭력’이다.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았으니 ‘상간’이 될 수 없다. 이 한 줄 설명에 설복되는 오류인데도 지적받기 전에는 몰랐다. 몇 해 전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행동’(공폐단단) 활동을 했다는 독자들의 이메일을 본 뒤에야 잘못을 알았다. “피해자 혹은 생존자는 가정 내 권력관계에서 동등하지 않기에 상간이라기보다 강간이라는 말을 써 주십사 의견 드립니다.” 지난달 기사가 나간 뒤 바로 받은 메일을 놓쳤다 3주나 지나 메일함을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래도 부적절한 용어를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 잘못 쓴 말을 바꿨다. 공폐단단의 활동 덕분일까. 보도되던 당시 꽤 있었던 ‘근친상간’이란 용어가 다른 언론사 뉴스에서도 현저하게 준 것 같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근친강간’이나 ‘친족성폭력’ 같은 단어는 없고, ‘근친상간’이란 단어만 있는데도 말이다. 단 대사전에 있는 ‘근친상간’은 프랑스에서 벌어진 의붓아들 성폭력 범죄와는 결이 다른 뜻이다. 용어에는 인식이 담긴다.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부르고, ‘나영이 사건’이라고 하지 않고 ‘조두순 사건’이라 칭하고, ‘조선족·탈북자’ 대신 ‘중국동포·북한이탈주민’이라고 바꿔서 쓰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새 용어가 이질적이라면 어떤 대상에 대한 존중과 응원을 담는 행위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할 일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새 용어가 더이상 거북하지 않다면 드디어 진짜 변화를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할 단계가 된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민개혁 첫 행보로 관련 법의 용어를 불법체류자 이미지가 강한 ‘외국인 체류자’(alien)에서 ‘비시민권자’(noncitizen)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 단어에 익숙해질 때쯤 이민자를 포용하는 미국의 새로운 시스템이 본격 가동될 것이다. 막 출범한 정권이 새 용어로 정책 동력을 얻는 일은 이제 생경하지 않다. 누구도 혼자서는 용어를 만들 수 없다. 용어는 태생적으로 집단지성으로 만드는 콘텐츠다. 그래서 혐오와 비하의 뜻을 담은 용어는 견제받고, 그런 용어를 습관적으로 쓰는 집단은 고립되기 마련이다. 종국에 혐오와 비하의 말은 존중과 응원을 담은 새로운 용어로 대체된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문제는 좋은 용어일수록 생긴다. 민주주의, 공정, 정의…. 과거 어느 시점의 강력한 이미지에 박제된 이 용어들을 집단마다 저마다의 뜻으로 활용한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1987년 모델에만 있는지, 여야는 왜 양쪽 다 서로에게 ‘공정하라’고 윽박지르는지, 공수처와 검찰은 왜 한쪽만 ‘정의’라는지 모를 일이다. 설명할 용어를 찾는 게 아니라 좋은 용어에 자신들을 끼워 맞추려는 쟁탈전이 어지럽다. 오랫동안 한국인의 꿈이었던 ‘중산층’이란 말 앞에선 난감하다. 남들보다 더 벌어 안정을 찾는 계층인 줄 알았더니, 세상이 멈추면 함께 멈출 수밖에 없는 기반 약한 계층임을 코로나19로 인해 각성했다. 이번에도 일단 또 용어가 앞서 나갔다. 코로나19로 줄어든 노동·사업소득과 다르게 자산소득은 불어나자 다들 ‘벼락거지’를 경계하며 ‘동학개미’ 여정에 나서려 한다. 코로나19 이후엔 세상이 더 획기적으로 변한다니 늘 쓰는 용어부터 정비해야겠다. 나쁜 용어는 가다듬고, 좋은 용어엔 경계심을 갖겠다. saloo@seoul.co.kr
  •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 모의 장례…쌓인 恨 터진 네팔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 모의 장례…쌓인 恨 터진 네팔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네팔 시위가 여성 인권 운동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AF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미성년자 강간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수더르뻐침주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에서 비롯됐다. 지난 5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 실종된 바기라티 바타(17)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다. 숨진 소녀가 강간 후 목 졸라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 발표에 주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경찰이 4년째 범인 검거에 애를 먹고 있는 ‘니르말라 판타 사건’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18년 7월 발생한 니르말라 판타(13) 강간살인 사건은 가해자들이 도주하면서 미궁에 빠졌다.12일 수도 카트만두에 모인 여성인권운동가와 주민 수백 명은 거리 시위를 펼쳤다. 상여 대신 대나무 들것에 젊은 여성을 누이고 숨진 피해 소녀의 모의 장례를 치렀다. 하얀 상복을 입은 시위대는 들것을 이고 가두행진을 하며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바기라티에게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놓아 외쳤다. 현지 매체 ‘히말라얀타임스’는 사건이 벌어진 바이타디 지구를 포함해 수더르뻐침주 9개 지구 전역에서도 산발적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바리가티 사건 진상 규명과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특히 최근 네팔 이민국이 내놓은 해외 취업 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11일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네팔 이민국은 40세 미만 네팔 여성의 출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40세 미만 네팔 여성은 앞으로 가족 구성원과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만 단독 출국이 가능하다. 인권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모냐 안사리 인권변호사는 “모든 시민에 대한 평등하고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는 헌법 조항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성에 대한 네팔 정부의 출국 제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간 여행제한 지역과 연령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2012년에는 30세 미만 여성의 걸프 지역 이주노동이 금지됐다.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 의존도가 높은 네팔 경제 특성상 해외로 돈벌이를 나가려는 여성이 많으나, 법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이 때문에 네팔 여성들은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실정이다. 공식 통계상 해외 취업자 90%가 남성이고, 여성 비율은 10%가 되지 않지만 벌써 300만 명 가까운 여성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서 가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갖은 학대와 착취, 인신매매에 시달리고 있으나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질병, 상해, 사망에 대한 국가 보상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에 대해 휴먼 라이츠 워치 측은 “(출국 제한은) 여성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처사”라며 “네팔 정부는 여성과 어린이를 2류 시민으로 취급하지 말고 의사 결정에 포함시키라”고 경고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근친상간’ 아니고 ‘친족성폭력’이다/홍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근친상간’ 아니고 ‘친족성폭력’이다/홍희경 국제부 차장

    ‘프랑스가 근친상간 처벌법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저명한 정치학자가 30여년 전 미성년자인 의붓아들을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에 분노한 결과다.’ 이 문장 중 무엇을 잘못 썼는지 제목에 나와있다. ‘상간’이 아니라 ‘강간’ 혹은 ‘성폭력’이다.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았으니 ‘상간’이 될 수 없다. 이 한 줄 설명에 설복되는 오류인데도 지적받기 전에는 몰랐다. 몇 해 전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행동’(공폐단단) 활동을 했다는 독자들의 이메일을 본 뒤에야 잘못을 알았다. “피해자 혹은 생존자는 가정 내 권력관계에서 동등하지 않기에 상간이라기보다 강간이라는 말을 써 주십사 의견 드립니다.” 지난달 기사가 나간 뒤 바로 받은 메일을 놓쳤다 3주나 지나 메일함을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래도 부적절한 용어를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 잘못 쓴 말을 바꿨다. 공폐단단의 활동 덕분일까. 보도되던 당시 꽤 있었던 ‘근친상간’이란 용어가 다른 언론사 뉴스에서도 현저하게 준 것 같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근친강간’이나 ‘친족성폭력’ 같은 단어는 없고, ‘근친상간’이란 단어만 있는데도 말이다. 단 대사전에 있는 ‘근친상간’은 프랑스에서 벌어진 의붓아들 성폭력 범죄와는 결이 다른 뜻이다. 용어에는 인식이 담긴다.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부르고, ‘나영이 사건’이라고 하지 않고 ‘조두순 사건’이라 칭하고, ‘조선족·탈북자’ 대신 ‘중국동포·북한이탈주민’이라고 바꿔서 쓰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새 용어가 이질적이라면 어떤 대상에 대한 존중과 응원을 담는 행위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할 일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새 용어가 더이상 거북하지 않다면 드디어 진짜 변화를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할 단계가 된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민개혁 첫 행보로 관련 법의 용어를 불법체류자 이미지가 강한 ‘외국인 체류자’(alien)에서 ‘비시민권자’(noncitizen)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 단어에 익숙해질 때쯤 이민자를 포용하는 미국의 새로운 시스템이 본격 가동될 것이다. 막 출범한 정권이 새 용어로 정책 동력을 얻는 일은 이제 생경하지 않다. 누구도 혼자서는 용어를 만들 수 없다. 용어는 태생적으로 집단지성으로 만드는 콘텐츠다. 그래서 혐오와 비하의 뜻을 담은 용어는 견제받고, 그런 용어를 습관적으로 쓰는 집단은 고립되기 마련이다. 종국에 혐오와 비하의 말은 존중과 응원을 담은 새로운 용어로 대체된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문제는 좋은 용어일수록 생긴다. 민주주의, 공정, 정의…. 과거 어느 시점의 강력한 이미지에 박제된 이 용어들을 집단마다 저마다의 뜻으로 활용한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1987년 모델에만 있는지, 여야는 왜 양쪽 다 서로에게 ‘공정하라’고 윽박지르는지, 공수처와 검찰은 왜 한쪽만 ‘정의’라는지 모를 일이다. 설명할 용어를 찾는 게 아니라 좋은 용어에 자신들을 끼워 맞추려는 쟁탈전이 어지럽다. 오랫동안 한국인의 꿈이었던 ‘중산층’이란 말 앞에선 난감하다. 남들보다 더 벌어 안정을 찾는 계층인 줄 알았더니, 세상이 멈추면 함께 멈출 수밖에 없는 기반 약한 계층임을 코로나19로 인해 각성했다. 이번에도 일단 또 용어가 앞서 나갔다. 코로나19로 줄어든 노동·사업소득과 다르게 자산소득은 불어나자 다들 ‘벼락거지’를 경계하며 ‘동학개미’ 여정에 나서려 한다. 코로나19 이후엔 세상이 더 획기적으로 변한다니 늘 쓰는 용어부터 정비해야겠다. 나쁜 용어는 가다듬고, 좋은 용어엔 경계심을 갖겠다. saloo@seoul.co.kr
  • ‘작심’ 이낙연 “MB정부 불법사찰, 덮고 갈 수 없는 중대 범죄”(종합)

    ‘작심’ 이낙연 “MB정부 불법사찰, 덮고 갈 수 없는 중대 범죄”(종합)

    李 “불법사찰 충격적, 반드시 진상 밝혀야”“선거용? 선거라고 덮는 게 정치 공세지”김경협 “청와대가 국정원에 지시한 것”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 “오래전 일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덮어놓고 갈 수 없는 중대범죄”라면서 “충격적이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겠다”고 규탄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 공세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선거 임박했다고 덮는 것이야말로 정치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불법 사찰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의 지시였다고 주장했다. 李 “불법사찰, 개인 기본권 침해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 “국회의원, 언론인, 연예인 등 1000명 조사”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사찰은 개인의 기본적 자유를 침해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8대 국회의원 299명 전원과 법조인, 언론인, 연예인,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1000여명의 인물 동향을 파악했다는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찰, 국세청, 경찰 등으로부터 정치인 관련 신원정보 등을 파악해 국정원이 관리토록 요청한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면서 “그 자료에는 돈 씀씀이 등 사생활까지 담겨 사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선거를 앞두고 꺼내든 정치공세용 카드라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불법사찰이 드러났어도 선거가 임박했으므로 덮으라는 것이라면, 야당의 그런 태도야말로 선거를 의식한 정치 공세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김경협 “MB국정원 사찰, 청와대 지시”“친박계 의원들도 낱낱이 조사하라 해” 민주당 소속 김경협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날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된 문건에 ‘청와대의 지시’라는 문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소수의 진보 인사의 뒷조사가 아니라 정치인 전체, 종교인, 연예인, 예술가, 노동조합 간부 등 아주 광범위하게 불법사찰이 이뤄졌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문건에) 청와대의 지시에 의해서라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정수석실이 이러이러한 사람들의 파일을 만들어라(고 지시하고), 그리고 이걸 민정수석실에서 보관하고 업데이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국정원에서 보안 책임 하에(사찰 하라고) 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18대 국회의원 전체, 특히 친박계 의원들에 대해서 아주 낱낱이 조사하라는 지시, 언론계나 법조계 부분도 나와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선거용 아냐, 대법서 공개 판결 나와서” 그는 “사찰 범위나 규모를 지금은 추정할 수 없기 때문에 목록들을 취합해서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내일(16일) 정보위원회에서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의 자료분류는 첩보단계, 정보단계, 전원존안자료 단계 등이 있는데 각 개인별로 여러 개의 이런 사찰 정보 문건이 존재한다”면서 “사찰 대상자로 거론됐던 분들이 정보공개를 청구해서 받아낸 자료들을 보면 이런 것이 다 드러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수집방식이나 의도, 정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 제기가 재보선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7년부터 ‘내놔라 내 파일 시민행동’이라는 시민운동이 국정원에 정보 공개를 요청했는데 그동안 국정원에서 거부해서 공개가 안 됐다”면서 “이분들이 소송을 제기해 최근 대법원에서 정보를 공개하라 본인 당사자 파일을 제공하라고 하는 판결이 나왔다”고 말했다.이낙연 “4차 지원금 두텁게 지급해야”“한국판뉴딜, 신산업지원법 3월 처리” 한편 이낙연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 “심각한 고용위기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써서 민간 고용을 유지하거나 늘리고 공공일자리도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당정 협의에서 추경(추가경정예산) 관련 예산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의 중심이 될 재난지원금은 이전 피해지원금보다 더 넓게 두텁게 지급돼야 한다”면서 “지원도 두터워져야 한다고 정부에 거듭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제가 반등의 불씨를 살려갈 수 있도록 우리가 입법으로 지원하겠다”면서 “기업활력법, 규제샌드박스5법 한국판뉴딜, 신산업 지원법 등을 이달 국회에서 시작해 3월 국회까지는 처리하겠다”고 말했다.이낙연 “포스코 산재 무책임에 분노”“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실행해야” 이 대표는 산업 재해가 다수 발생한 포스코를 향해선 “세계적 철강기업인 포스코에서 산재사고가 반복되고데도 안전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되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포스코 광양제철, 포항제철 등에서 5년 동안 42분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최고경영자가 책임지고 산업 안전과 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민기업이 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대로 실행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을 뜻한다.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스튜어드·steward)처럼 기관들도 고객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필요성에 의해 생겨난 용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는 데에 그치지는 것이 아니라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명한 경영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으로 하고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년 전 총선 승패 갈랐다…경고 주고 받은 여야 ‘막말 주의보’

    1년 전 총선 승패 갈랐다…경고 주고 받은 여야 ‘막말 주의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여야 모두 ‘막말 주의보’를 발령했다. 1년 전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야기한 막말 논란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똑똑히 지켜본 만큼, 보선 직전 사소한 말실수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최근 여야는 막말 논란으로 나란히 ‘경고’를 주고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지난달 29일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부산에 계신 분들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TV조선, 채널A를 너무 많이 봐서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부산시민이 정부 비판 보도를 분별없이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려 “분명히 저의 본심과 다른 잘못된 발언”이라며 “제 발언으로 불편하셨을 시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에서는 조수진 의원이 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빗댓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조 의원은 고 의원이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한 같은 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지난 총선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고 저격하자 이에 반격하는 과정에서 후궁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고 의원이 지역구 선거에서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점을 부각하며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해당 발언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자 조 의원도 입장문을 내 “저의 비판이 애초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 고 의원님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는 유권자를 의식해 평소보다 더 센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발언이 막말로 번질 경우 당은 치명타를 입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1대 총선이다. 당시 미래통합당에서는 지역구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세월호와 노인 비하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며 유권자들을 분노케 했다. 그 결과 미래통합당은 수도권에서 단 17석을 얻는데 그쳤다. 20대 총선 당시 35석에 비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번 보선의 핵심은 서울이고, 서울에는 아직 지지정당을 정하지 못한 무당층이 많다는 점에 있어 막말 논란은 선거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무당층은 28%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 내 무당층은 29%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초반부터 지난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막말을 꼽았다”며 “이후 당 내부적으로도 수차례 말조심을 하라는 경고를 했기 때문에 이번 보선을 앞두고는 지난 총선과 같은 실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서울 유권자들은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여야 후보가 팽팽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선 말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며 “특히 여야에 공히 ‘응징론’ 프레임이 걸려있기 때문에 균형 추가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슬로건으로 당찬 출사표를 던졌던 여성 정치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그렇게 사람들 기억에 박혀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에 무소속으로 출마, 3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여넷)라는 단체를 만들어 피해자 지원 및 여성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을 때 누구보다 빨리 ‘장 의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지지했다. 행동하는 정당인, 정치인, 활동가로 ‘살아 있는’ 신 대표를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어떻게 지냈나. “한꺼번에 많은 일이 돌아가서 정신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성폭력 사건 1심이 끝났고, 피의자와 검사가 모두 항소해 2심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맡으면서 그 안에서 정치 세력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다. 정치권 성폭력 사건이 계속 터지는데 예방도 중요하지만, 사후 우리 사회가 이를 제대로 처벌하느냐 또한 중요하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사건 관련해서는 진상 규명 활동 및 공론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신문 젠더폴리틱스연구소에서 매주 글을 쓰며 여성 재산권 보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 관련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정치권 성폭력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정의당의 조처를 어떻게 봤나. “정의당이 기존에 조직이 보여주지 못했던 ‘공동체적 해결’을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해자가 그곳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사건에 대해 다른 구성원들도 2차 가해를 하지 않고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 해결에 천착하는 것이 필요한데,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사건 해결을 맡은 배복주 부대표의 강단 있는 결정, 장혜영 의원의 용기가 시작을 잘 열어줬다. 다음 몫은 정의당 당원들의 힘에 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올렸다. “작년 2월 같은 당 당직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바로 고소했고, 조사를 받았다. 이후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왜 녹색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지 설명해야 했다. 정치인은 국민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고 피해를 받는 게 아니라 피해당한 사람을 구제하고 도와줘야 하는 존재다. 그런 사람이 ‘내가 피해자’라고 나서면서 출마하는 걸,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됐다. 이번에 장 의원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밝힐 때 주홍글씨가 될까 봐 두렵다. 그런데 장 의원은 용감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다. 이게 윗세대들이랑 다른 지점이다. 수많은 여성이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에 고통을 속으로 삭이지 않고, 이것이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정치적 문제라고 밝히며 사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신지예라는 개인도, 장혜영이라는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완전히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야망’을 넘어, ‘투철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 사건으로 넘어가 보자. 지난달 부산지법에서 나온 1심 판결에서 피의자는 준강간치상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치상 혐의를 인정한 재판부에 감사드리지만 죄질에 비해 형량이 낮다고 생각한다. 상해 정도가 미미하다는 것과 가해자가 반성한다는 점, 가해자 가족들이 쓴 탄원서 등을 감경 요인으로 꼽았다. 가해자의 어린 딸도 탄원서를 썼는데, 그 사실 자체로 가슴 아팠다. 또 다른 폭력 아닌가. 가해자 측 변호인은 내가 약속된 한 행사에 축사를 하러 참석한 것을 근거로 ‘상해가 미비하다’고 주장한다. 상해가 심했으면 축사를 할 수 있었겠느냐는 논리다. 그렇다면 성폭력 피해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해진 업무를 다 취소하고 집안에 틀어박혀야만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여성들이 부지기수다. 전형적인 피해자다움 요구다. 이것이 반성하는 가해자의 태도인지 묻고 싶다.” -사건 발생 1년 만에 나온 녹색당의 입장문에 대해 SNS에 쓴 글을 봤다. 진상조사단을 꾸려 달라는 요청에 수개월 묵묵부답하다 이제 와 안전망 구축과 제도개선 교육을 얘기한다는 내용이었다.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이후 서울시가 내놓은 입장도 ‘시스템 정비’였다. 그러나 제도 개선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이야기다.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려면 제도 개선뿐 아니라 처벌이 필수적이다. 내부에서 제대로 조사하고 기록해야 한다. 녹색당도 그걸 제대로 하지 않고 사건의 맥락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성폭력 사건은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였다. 당시 녹색당에 비례위성정당을 준비하는 집단이 있었다. 나는 당 공동 운영위원장임에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당내 가부장 권력을 중심으로 한 모든 논의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됐다. 나는 ‘녹색당’ 차원의 선거 준비를 제안했으나 오히려 ‘신지예 때문에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시작됐다. 이 상황에서 가해자는 나에 대한 허위 소문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유인해 성폭력을 저질렀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성폭력이 벌어진 게 아니라 위성정당 합류의 흐름 속에서 당 내부에서 자행됐던 마녀사냥의 끝이 성폭력이었다. 한국 위성정당의 흐름,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 등이 매우 가부장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가부장적 정치가 개인에게는 성폭력이라는 사건으로 발생한 것이다. 사건 이후 당에 진상조사단을 만들 것을 요구했는데, 아직까지도 꾸려지지 않았다. 작년 3월, 당이 위성정당 참여 결정을 내릴 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했다.”신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며 ‘한국청소년모임’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이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대안학교(하자작업장학교)에 입학했다.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정당활동과 세 번의 선거에 출마(2016년 총선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 서울 서대문갑)했다. 그가 끊임없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서는 이유와 동력이 궁금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두발자유화운동에 나섰나. 당시 많은 중·고등학생이 두발 제한 규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어도 선생님한테 반항하는 것 이상의 용기를 내는 일은 드물었다. “‘중2병’이었던 것 같다.(웃음) 세상에 반항하고 싶고,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았다. 학교는 ‘늙은 아버지’ 같았다. 선생님 중에 왜 두발단속을 해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파마, 염색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헌법에 ‘모두에게 신체의 자유가 있다’고 써놓고 학교는 그걸 왜 안 지키는지 얘기해주지 않았다. 당시 막 생겨난 ‘다음 아고라’에 이런 얘기를 올리면 “학생은 공부나 할 것이지” 같은 답을 들었다. 화가 났고, 많이 분노했다.” -왜 정치를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정치를 할 거라고 생각 못했고,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는 편이었다.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면서 정당에 일찍 발을 들였는데, 당시 치고받고 싸우는 어른들을 보면서 ‘저렇게는 세상을 바꿀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안학교에 가고, 사회적 기업·시민단체 회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라 이윤 창출이 제1 목표더라. 시민단체에서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월세 8만원짜리 쪽방촌에 들어가 어르신들과 함께 사는 프로젝트를 했다. 그런데 재개발, 재건축 바람이 불며 망원동이 갑자기 ‘망리단길’이 되었다. 여든, 아흔 되는 어르신들이 쫓겨났다. 3평짜리 방에서 할머니들이 이웃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게 큰 꿈도 아닌데 그걸 사회는 못 지켜보는구나, 결국은 법과 정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보면서 탈핵, 기후 생태에 대한 정치적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전원 추첨제 대의원 제도를 가진 녹색당이 민주주의적 권력 분배에 관심이 많은 정당 같아 2012년 가입했다. 당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15년이다.” -신지예 하면 사람들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슬로건을 기억할 것이다. “부끄럽지만 당시 나올 사람이 없었다. 서울시당 위원장이었는데, 후보자를 못 만들어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페미니스트’라는 슬로건에 부담감은 없었다. 사회적 기업이나 대안학교처럼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들과 일하며 ‘온실 속 화초’처럼 산 것인지, 포스터 훼손 등 구체적 공격이 현실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를 돌아본다면. “여성의 정치적 열망을 구체적으로 권력화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8만 표를 얻었는데, 그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느냐, 미래를 같이 그릴 수 있는 정치적 동료 혹은 느슨한 형태의 연대체라도 만들어졌느냐는 점에서 많이 부족했다. 페미니즘 정치라는 게 의회에 더 많은 여성을 보내는 것, 질적인 능력을 높이는 것 등 많은 게 있겠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적 조직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한데 그걸 못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필요하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이 8만 명 이상이라는 걸 확인한 건 나에게도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였다.” -2016년 20대 총선부터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까지 세 번의 선거를 치렀다. 힘들지 않았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옛날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고 은퇴해 노후를 즐긴다는 삶의 노선이 더 이상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길이 됐다. 한국에서 살 방법은 ‘영끌’해서 주식투자하고 부동산 투자해서 시세 차익 노리고, 연봉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도 여성은 유리천장 때문에 더 어렵다. 정치가 아직까지도 굉장히 구리고, 재미없는 영역이긴 해도 바꿔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기술보다 빠르게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해 계속 하고 있다. 하다 하다 안 되면 어쩔 수 없고.”-한여넷 얘기를 해보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 이후 발족한 것으로 안다.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활동을 하나.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긴급회의를 했다. 단체를 만들어 반복되는 정치권 성폭력을 막고, 해결책을 내놓고, 더 많은 여성이 정치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자는데 뜻이 모였다. 녹색당에서 활동했던 사람, 선거 때 활동했던 분들, 여성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박 전 시장 사건 직권조사 결과에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다. “인권위 결과에 매우 박한 평을 주고 싶다. 예전에 서울대 신 교수 사건(1993년) 때 성희롱·성추행에 관한 얘기가 나와 어떤 것이 성희롱인지 명징하게 밝혔는데,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쓴 보고서와 수십 년 전에 나온 보고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낀다. 2021년 다운 보고서라면 더 나아가 2차 가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피해자한테 2차 가해를 하거나 묵인해온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포함한 전·현직 비서실장, 젠더특보, 오성규, 김민웅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또한 피해자에게 박 전 시장이 서울대병원에 처방전을 갖고 가 약을 타오라고 한 의료법 위반 의혹,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이용해 개인적 용도로 물품을 구매하도록 지시한 부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여넷에서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출했다.” -4월 재보궐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15일 ‘줌’(ZOOM)으로 ‘미투선거 시국회의’를 열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치적 전망을 내부에서부터 만들어나가자는 취지로 각계각층의 사람을 초대해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130명 정도는 두 시간 반 내내 참석해 여성들의 의지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는 10일 저녁 8시30분 2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재보궐선거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출마할 계획은 없나. “시민연합후보를 내자는 제안을 금태섭 후보와 권수정 정의당 후보께 제안했었다. 금 후보께는 시민연합선거의 판을 만들자고 제안 드렸다. 여성뿐 아니라 성소수자, 동물, 장애인, 세입자, 자영업자, 노동자, 노인 등을 대변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선거 이후에는 새로운 정치의 판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숙고 끝에 거절하시더라. (금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의지를 밝혔고, 정의당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 아직 시간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조금이라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후보들 정책을 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적은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는 강을 메워 주택을 짓겠다고 하는데 후대에 죄를 짓는 범죄다. 박영선 후보는 ‘콤팩트 시티’의 개념을 잘못 차용해 갖고 왔다. 서울은 이미 ‘메가 시티’인데 이 도시를 어떻게 더 밀집시킨다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도 개발을 외치고 있는데, 서울을 끝없이 개발하는 정책으로는 한국 사회의 산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 집중의 문제는 결국 일자리, 부의 재분배, 풀뿌리 민주주의, 낮은 에너지 자립도 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50년 후, 100년 후를 바라보고 큰 비전 아래 도시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성평등도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생태도시, 빈틈없는 사회 안전망을 갖춘 돌봄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을 지키며 살기 쉽지 않다.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사는가. “요즘에는 기를 모아 SNS에 글을 쓰고, 마이크를 들고 기자회견을 한다.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데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말하고 설득하면서’ 분노가 삭여지는 것 같다. 또래 여성들로부터 큰 힘을 받는다. ‘2030’ 여성들은 무슨 일이 터지면 자기 일처럼 분노하고, 댓글이라도 달면서 움직인다. ‘나 혼자만 고군분투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때 버틸 수 있다. 현 민주당 집권 세력, ‘586’도 운동하던 시절의 그 자신만만한 열망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정권을 창출하고, 180석이라고 하는 유례없는 의석을 만들어냈다. 페미니스트라고 그러면 안 될까. 페미니스트들이 ‘나라 한 번 뒤집어 봐’하는 작정으로 일상 속 실천과 사회적 싸움을 계속해나가며 느슨하고도 너른 정치적 연대체를 꾸린다면 10년 안에는 결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10년 안에 결실’이라는 건? “평등한 한국을 만들 진정한 페미니스트 정권창출이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화성시민사회단체, “강압적 AI 살처분 추진 중단” 촉구

    화성시민사회단체, “강압적 AI 살처분 추진 중단” 촉구

    경기 화성지역 25개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산안마을 살처분 반대 화성시민대책위원회’는 8일 화성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강압적인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적 살처분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화성시민사회단체는 이미 전염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된 산안마을에 강압적으로 살처분 집행을 추진하고, 탄압하는 방역 행정에 분노한다”며 “예방적 살처분 명령권자가 기초 지자체장인 만큼 화성시장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산란계 3만7000 마리를 사육하는 산안마을 농장은 지난 12월 23일 반경 3㎞ 내 또 다른 산란계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살처분 대상에 포함돼 살처분 행정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친환경 농법으로 1984년부터 36년간 단 한 번도 AI가 발생하지 않았고, 3㎞ 내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2014년과 2018년에는 당시 법에 따라 살처분하지 않았다며 행정명령을 거부하고 있다. 발생 농가 반경 3㎞ 내 가금류를 강제 살처분하는 규정은 2018년 12월 새로 생긴 것이다. 앞서 지난달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산안농장이 낸 ‘살처분 강제집행 계고 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화성환경운동연합 박혜정사무국장은 “정부는 AI에 대한 지역방역의 모범을 보여준 농장에 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모두 죽여야 한다는 행정 편의적이며 폭력적인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지역민 갈등으로 전환되기 전에 화성시장이 나서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물행동권 카라도 “살처분과 예찰지역의 법적 명령권자는 시장·군수”’라며 “시대에 역행하는 농축산식품부의 일괄적 살처분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안농장 관계자는 “강제집행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은 받아들여졌으나 우리 농장은 여전히 살처분 대상으로 분류돼 달걀 90만 개를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잠복기마저 지나 감염 위험이 없는 상황인데도 2018년 개정된 법률 때문에 강제 살처분해야 한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야당에서도 “사실상 린치…조국 딸, 놔두자”(종합)

    야당에서도 “사실상 린치…조국 딸, 놔두자”(종합)

    조국 딸, 한일병원 인턴 합격한 듯조국 “최소한의 인권 보장받을 수 있기를”야당 의원도 “조국 딸, 놔두자” 지난달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조국 법무부 전 장관 딸 조씨의 병원 인턴 지원 및 합격 여부가 낱낱이 공개되고 있는 데 대해 야당에서도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근식 “조국 딸, 아직 정식 기소되지 않았다. 사실상 린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근식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저도 누구보다 조국을 비판하는 사람이지만 조씨의 인턴 지원 상황을 생중계하듯이 일일이 공개하고 비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4일 밝혔다. 김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연히 부정입학이기 때문에 의사 자격 박탈이 맞지만, 부산대가 최종 확정판결 이후에 입학자격 박탈을 결정하겠다고 하니 아직 형식적으로는 인턴 지원이 가능하다”며 “물론 조씨도 부정입학의 공범이지만 아직 정식으로 기소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현실이지만 이것도 현실인 만큼, 조씨의 인턴 지원을 지금 강제로 봉쇄하거나 막을 수는 없다. 그의 취업 활동을 강제로 막는 건 지금 단계에서는 사실상 린치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또 “임모 의사회장처럼 조씨 인턴 지원마다 쫓아가서 항의하고 막는 것도 그래서 보기에 좋지 않다”며 “국민적 감정과 분노에서 조씨의 인턴 지원이 화나고 짜증 나는 것도 맞지만, 그건 법원의 최종 판결과 부산대의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 아비의 심정에서 자식의 인턴 지원이 일일이 중계방송되듯 알려지는 게 불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국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자식의 인턴 지원을 만류하고 조씨도 스스로 뉘우치고 본인이 인턴 지원을 포기하는 게 최선이지만 조국 딸 인턴 지원은 이제 관심 밖으로 놔두자”며 “과도하면 일을 그르치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러한 글과 함께 조 전 장관의 ‘호소’가 담긴 기사를 올렸다.조국 “최소한의 인권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 조 전 장관은 전날 “호소합니다”라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근래 제 딸의 병원 인턴 지원과 관련하여 악의적 허위보도가 있었고, 그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과 온·오프라인에서의 무차별 공격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스토킹’에 가까운 언론 보도와 사회적 조리돌림이 재개된 느낌”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제 딸의 거취는 법원의 최종적 사법판단 이후 관련 법규에 따른 학교의 행정심의에 따라 결정 나는 것으로 안다”며 “제 딸은 자신의 신상에 중대한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이 과정에서 진솔하고 진지한 소명을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 딸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앞서 조 씨가 지난달 14일 의사 국가고시에 최종 합격한 사실이 알려진 뒤 국립중앙의료원 인턴에 지원하고, 불합격했다는 소식까지 잇따라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 매체가 조 씨의 인턴 지원과 국립의료원의 피부과 레지던트 증원을 연관지어 의혹을 제기하면서, 보건복지부가 유감을 표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정정 보도를 청구하기도 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조 씨의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조 씨의 응시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의사회가 조 씨의 국시 응시와 관련한 법률 당사자가 아니라서 가처분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조국 딸, 한일병원 인턴 합격한 듯 “총 3명 지원, 3명 모두 합격” 병원 측은 합격자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초 3명 모집에 조씨를 포함해 3명이 지원해 조씨 역시 합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일병원은 2021년도 전반기 1차 인턴 전형 합격자를 4일 발표했다. 다만 합격자 발표는 당사자에게 개별 공지했다며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다. 한일병원은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이다. 한일병원은 지난 1~2일 이틀간 2021년도 전공의(인턴) 1차 후기 모집을 실시했다. 모집 예정 인원은 3명으로, 조씨를 포함한 3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 관계자는 “지원자는 3명이었고, 3명 모두 합격했다”면서도 조씨의 합격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 실명은 거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주시의회, 국토부에 강천역 신설 촉구 공문 접수

    여주시의회, 국토부에 강천역 신설 촉구 공문 접수

    여주시의회(의장 박시선)는 지난 3일 국토교통부에 강천역 신설을 촉구하는 공문서를 접수하였다. 2016년 판교-여주 구간이 개통된 경강선은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여주-원주 구간을 건설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철도건설 고시에 강천지역 경유역 건설계획이 없어 시민들의 분노와 원성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여주시장이 공식적으로 건의를 한 상태임에도 강천역 건설은 아직 미확정 상태이다. 이에 여주시민들은 지난 1일 강천면민을 중심으로 강천역유치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박시선 여주시의회 의장, 이충렬 강천면 이장협의회장, 신병달 강천면 체육회장)를 발족하여 시민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에 여주시의회도 국토부에 강천역 신설을 요청하는 촉구 공문을 접수하며, 강천면 주민들과 여주시민의 뜻을 받들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국토부가 강천역 신설을 즉시 확정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당하면 증명하라”…野, 북한 원전 의혹 국정조사 공식 요구

    “당당하면 증명하라”…野, 북한 원전 의혹 국정조사 공식 요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3일 국회 의안과에 ‘문재인 정부의 대북 원전 건설 문건 의혹 관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 제출했다. 양당은 국조 요구서에서 “북한 원전 건설 문건, 시민단체 사찰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사건 등 탈원전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실체를 신속하게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문재인 정권은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원전 타당성을 터잡아 다루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뒤로는 북한에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했다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국정조사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실들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복원된 추진계획이 문서로 드러났음에도, 이를 ‘북풍공작’이라고 폄훼하고 있다”며 “도리어 문제를 제기한 제1야당 대표를 사법조치하겠다고 겁박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북한 원전 문건’ 의혹 국정조사 요구서는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성원, 이철규 의원 3인이 공동 제출했다. 요구서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 105명이 모두 서명했다. 이 의원은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이 제21대 국회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한국형 원전 관련 산업부 기밀자료가 북한에 넘어가지 않았는지, 여당이 감출 것이 아니라 앞장서서 국조를 요구하고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논평에서 “모든 죄를 공무원 한 명에게 뒤집어씌우는 이 정부의 졸렬함에 할 말을 잃을 뿐”이라며 “국조를 해야 할 이유는 더 분명해지고 있다. 당당하다면 집권여당이 먼저 국민의 의문을 풀어 달라”고 촉구했다. 성일종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국정철학인 탈원전과 완전히 다른 일이 정부에서 벌어졌다”며 야당의 국정조사 실시 요구에 응하거나 국회 정보위 차원에서라도 관련 문건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야당의 정보 공개 요구를 일축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을 향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에서 문서로 나왔고 파기한 것이다. 여러분(청와대)이 증명해야 할 문제”라고 일침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예비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국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건 우리 스스로 불법적인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나서 북한에 원전을 제공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형준 예비후보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산업부 공무원의 개인적인 아이디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조금 납득이 안 된다”며 “투명하게 밝히는 게 정부·여당의 1차적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야당이 공개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지 확정적인 결론을 갖고 공세를 펴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어도 공개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다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국 딸 ‘의사국시’ 합격…정경희 “숙명여고 쌍둥이와 대조적”(종합)

    조국 딸 ‘의사국시’ 합격…정경희 “숙명여고 쌍둥이와 대조적”(종합)

    野 의원 44명 “검찰, 조국 딸 기소하라”“입학부정행위 조민 기소 않은 것 직무유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씨(29)가 최근 의사국가고시에 최종 합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씨의 의사자격 여부를 놓고 시민·의료계·정치권의 여론이 분열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씨의 입시비리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정경희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44명은 1일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씨를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의원 44인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하며 “검찰은 입학 부정 주범 조씨를 기소하라”고 했다.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조씨는 정경심과 공모해 부산대 의학대학원 입학부정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경심 1심 재판 결과 명백히 확인됐다”며 “가짜 동양대학교 표창장, 거짓경력을 적극 활용해 본인이 직접 자기소개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하고 허위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가짜 증명서와 상장을 첨부한 입학 부정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심 재판부는 자기소개서의 표창장을 수상 사실을 기재하지 않고 위조된 표창장을 제출하지 않았다면 합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모든 것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고 재판에서 인정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조씨를 기소하지 않았다”고 했다.“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기소한 것과 대조적” 정 의원 측은 “이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를 미성년인데도 불구하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한 것과 대조적”이라며 “조씨의 범죄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입학부정행위자 조씨를 기소하지 않은 것은 검찰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은 조씨를 비롯한 조국 일가의 후안무치함에 분노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정의와 공정이 끝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 참담하다 못해 절망하고 있다. 조씨를 즉각 기소해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 세우고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대검찰청을 방문해 정진석, 권성동, 김도읍 의원 등 44명의 의원이 서명한 성명서를 전달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당시 모친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허위로 작성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자기소개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해당 표창장 위조을 위조하고 조씨의 자기소개서 내용을 부풀렸다는 혐의가 인정되면서 지난해 12월 23일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선고 형량은 징역 4년, 벌금 5억원이었다.정 교수에 대한 1심 판결 이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조씨의 의사국시 필기시험 응시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행정청의 행정행위를 민사집행법상 가처분으로 금지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소송을 낸 대한소청회에 대해선 조씨에 대한 응시 효력정지를 요청할 수 있는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법원은 판결했다. 조씨 부정입시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부산대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법령과 학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학생 정서 위험” vs “교사 감염 위험”… 美 대면수업 딜레마

    “학생 정서 위험” vs “교사 감염 위험”… 美 대면수업 딜레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 내에 등교를 재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대면수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위협을 받고, 빈부에 따른 교육 격차도 커지는 탓이지만 교원 노조는 여전히 학교 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기 때문에 출근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 언론들은 최근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 이사회가 학생들의 정서적인 건강 상태를 염려해 지난 14일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대면 교육의 재개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학생만 32만 6953명으로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클라크카운티 학군이 이런 결정을 한 건 지난해 3월 이후 19명이나 되는 학생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2019년(9명)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그간 ‘코로나 블루’(우울증), ‘코로나 레드’(공포·분노) 등을 감안해 학생들의 정신건강 검진을 진행했던 지역 교육 당국은 결국 학교를 여는 것만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봤다. 이 지역에선 학력 격차도 커져 F학점자는 6%에서 13%로, D학점자는 10%에서 12%로 증가했다. A학점자 비율은 2019년과 2020년에 31%로 같았지만, 이 지역 학교의 90.4%가 2019년보다 지난해에 F학점을 더 줬다고 응답했다. 대면수업을 통한 학사관리가 절실하다는 의미다. 학부모들도 온라인 수업으로 교육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여전히 학교 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는 3월 1일 등교를 위해 교사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방침이지만 교원 노조 관계자는 NBC방송에 “2월까지 2번의 접종을 못 받는 교사도 꽤 있을 테고, 변종 바이러스도 나오고 있다. 무모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원들은 최근 위스콘신주 우드카운티 초·중·고교의 학내 감염 비율이 3.7%뿐이었다며 등교에 힘을 실었지만 무증상 감염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나온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최근 20억 달러(약 2조 2400억원)를 지원해 초등학교의 문을 2월부터 다시 열 계획이었지만 가장 큰 7개 학군이 반대하고 나섰다. 뉴섬 주지사는 “(등교 재개를 위해) 모든 교사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 시민들을 현혹하지 말고 대면수업은 없다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 낫다”며 좌절감을 드러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 노벨평화상 후보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난해 여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퍼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LM 운동을 후보로 추천한 노르웨이의 페테르 에이드 의원은 추천서에서 “BLM은 전 세계가 인종차별을 자각하는 데 큰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운동은 흑인 등 억압된 이들뿐 아니라 모든 사회집단의 구성원을 결집시켰다는 점에서 이전의 운동과 다르다”라면서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에 맞서는 중요한 운동으로 거듭났다”라고 평가했다. BLM 운동은 2013년 17세 흑인 청년 트레이본 마틴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히스패닉계 백인 남성이 미국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분노한 시민들이 처음 조직했다.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해온 BLM은 지난해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눌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미국을 넘어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당시 비무장 상태였던 플로이드는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약 9분간 목이 짓눌려 숨졌다.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기 직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영상이 퍼져나가면서 전 세계 시민들의 분노를 낳았고, 이 말은 BLM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상징적 구호가 됐다. 에이드 의원은 미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폭력적으로 전개됐다는 보수진영의 비판에 대해 “당연히 폭력 사태도 있었지만 대체로 경찰이나 맞불 시위대가 일으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BLM 시위 대부분이 평화로웠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고 말했다.무력분쟁·테러 자료를 분석하는 다국적 단체 ACLED가 지난해 9월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벌어진 BLM 시위의 93%가량이 심각한 인적, 재산 피해를 낳지 않았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기한은 내달 1일까지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3월 말까지 간추린 후보 명단을 공개하고 10월에 수상자를 발표한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은 세계식량계획(WFP)에 돌아갔다. 당시 노벨위는 300건 넘는 후보 추천을 받았다. BLM 운동을 주관하는 ‘BLM 글로벌 네트워크 재단’은 스웨덴의 2020년 올로프 팔메 인권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고 이날 BBC방송이 전했다. 상 주최 측은 BLM 운동이 경찰의 과잉진압과 인종적 폭력에 대항하는 평화적 시민 불복종을 전 세계에 확산시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로프 팔메 전 스웨덴 총리를 기리기 위한 이 상은 매해 10만 달러(약 1억 12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수여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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